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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1988), アキラ / AKIRA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정보>

◈ 원작/감독/캐릭터 디자인: 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
◈ 조감독: 타케우치 요시오(竹内啓雄), 사토 히로아키(佐藤博暉)
◈ 각본: 오토모 가츠히로, 하시모토 이죠(橋本以蔵)
◈ 작화감독/작화감독보: 나카무라 타카시(なかむらたかし) / 모리모토 코지(森本晃司)
◈ 미술감독: 미즈타니 토시하루(水谷利春)
◈ 원화: 오키우라 히로유키(沖浦啓之),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이노우에 토시유키(井上俊之), 카나다 요시노리(金田伊功), 코사카 키타로(高坂希太郎), 키타쿠보 히로유키(北久保弘之), 후쿠시마 아츠코(福島敦子)
◈ 작곡/지휘/음악감독: 야마시로 쇼지(山城祥)
◈ 프로듀서: 스즈키 료헤이(鈴木良平), 가토 쥰조(加藤俊三)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아키라 제작위원회
◈ 저작권: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 일자: 1988.07.16
◈ 장르: SF, 드라마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1988년 7월 16일, 도쿄를 폐허로 만든 신형폭탄의 폭발과 함께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하였다. 31년의 세월이 흐른 2019년, 도쿄는 네오도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흥에 성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타락과 부패, 그리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로 시끄러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10대 소년 폭주족의 리더인 카네다와 그의 소꿉친구인 테츠오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른 폭주족들과의 힘겨루기에 한창이다. 거리를 어지럽히며 난투극을 벌이다 경찰의 출동과 함께 테츠오들이 도망치던 어느날 밤, 정체불명의 남자가 부상을 입은체 한 소년과 필사의 도주를 감행하고 있었다. 경찰들의 포위망에 갇혀버린 둘, 남자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자 품 속에서 소년이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다. 놀랍게도 노인의 얼굴을 갖고 있는 소년. 남자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소년이 비명을 지르자 주변 빌딩의 유리창과 간판이 모두 부서지고 건물마저 무너지는 이상현상이 발생한다. 아수라장 속에서 사라진 소년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주중이던 테츠오, 그리고 카네다와 우연치 않게 마주치게 되는데...


<소개>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1982년 12월부터 '주간 영 매거진'에 연재되던 오토모 가츠히로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순 제작비만 10억엔이 소요되었으며, 약 15만장의 셀화가 사용되어 초당 20프레임에 이르는 풀 애니메이션 대작 아니메로 거듭난 작품이다. '철완 아톰(1963)', '기동전사 건담(1979)', '공각기동대(1995)',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등과 함께 일본 SF 아니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며, '왕립 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와 더불어 80년대 수작업 셀 아니메의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이다. 기존 아니메를 넘어서는 리소스가 투입된 왕립 우주군의 제작비가 홍보비와 마케팅비 포함 8억엔이었음을 감안할 때 아키라의 제작비(총 제작비는 20억엔으로 전해짐)는 당대 아니메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즉 초대형 아니메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규모였던 셈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블록버스터용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정통 하드 SF물이었다.

초당 20프레임 정도가 들어가는 풀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선녹음 후작화 방식의 프리스코어링 제작방식은 60년대부터 일본 아니메에 정착된 리미티드 기법이 아닌 전통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법이다. 완벽주의자인 오토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결국 이 두 요인이 천문학적인 제작비의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본적인 제작 방식 외에도 CG의 도입, 각종 실험적인 연출기법의 적용 등 아키라는 영상미학에 있어서도 그 때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일본 아니메의 정점에 올라서 있는 작품이다. 아니메에서 이토록 완벽하고 치밀한 장면구성을 추구하는 이는 오토모 가츠히로와 더불어 미야자키 하야오와 오시이 마모루, 이제는 고인이 된 콘 사토시 정도가 그 이름을 나란히 하지 않나 싶으며,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묘사는 감탄을 넘어 위화감마저 줄 정도로, 오시이 마모루와 함께 영상적으로 가장 난해한 작품을 만드는 연출가 중 한명이라 하겠다.

83년 '환마대전(1983)'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아니메 제작현장에 몸을 담았던 오토모는 옴니버스 작품 '미궁물어(1987)'의 세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아니메 연출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환마대전 당시 감독이었던 린 타로가 아니메에서 최초로 시도한 프리 프로덕션 시스템, 즉 제작위원회 시스템을 경험한 오토모는 아키라에서도 이 제작위원회 방식을 적용하였으며, 환마대전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팀 '아르고스' 출신의 나카무라 타카시, 모리모토 코지, 카나다 요시노리, 우메츠 야스오미 등이 참여하는 등 여러 면에서 린 타로와 그가 만들어낸 시스템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린 타로는 리미티드 아니메 기법에 있어서 일본 최고의 연출가로 인정받는 인물이라는 점. 오토모는 리미티드 아니메의 대가로부터 배운 아니메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 아니메 중에서도 손에 꼽는 풀 프레임 아니메를 만들어낸 것이다.

동남아의 민속악기 세션이 인상적인 독특한 인트로는 이국적이면서도 이질적인데, 싸이버펑크적인 배경과 이국적인 음악, 그리고 압도적인 비주얼 등은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와 교집합을 갖고 있다. 또한 주인공인 카네다와 친구이자 적이 되는 테츠오, 그리고 본 작품의 주요 인물인 통칭 28호 아키라는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철인 28호(1963)'에 등장하는 주인공 카네다 쇼타로와 철인(일본어로 테츠진인 철인의 발음은 테츠오와 대비된다), 그리고 철인의 별칭인 28호와 묘하게 일치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2] 참조)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의 분위기는 압도적이고 치밀한 비주얼과 이질적인 음악이 맞물려 다소 불편하다는 것인데, 싸이버펑크적인 주제의식과 어우러져 상당히 마니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원작 코믹스는 오토모를 명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히트작이긴 하지만, 그 방대한 내용이 124분 안에 모두 압축되지 못했다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떠나 하나의 극장 아니메로 보았을 때 스토리는 크게 모나지 않고 알맞은 기승전결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본작의 타이틀롤이자 키워드이며, 가장 강한 능력자인 아키라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대거 삭제되었다는 점에서 본 작품은 역시 프롤로그적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원작의 많은 부분을 이야기 하지는 못한 셈이다.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흥행수익은 약 7억5천만엔으로, 상당히 하드한 SF 임을 감안했을 때 준수한 성적을 거둔 작품이었다. 문제는 20억엔이라는 천문학적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는 것으로, 결국 제작비의 반도 거둬들이지 못한 참패작이 되어버린 셈. 하지만, 일본에서는 거의 망작에 가까운 작품으로 전락해 버린 이 작품은 외국에서 개봉되며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이윽고 일본 만화영화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전세계 만화영화 팬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는 약 7년 뒤 일본에서 저주에 가까운 흥행참패를 기록한 후, 외국에 개봉되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SF 걸작 중 하나로 올라서는 오시이의 공각기동대와 같은 전개이기도 하다. 아키라는 이후 비디오와 LD, DVD 등으로 발매되어 꾸준한 인기를 끌며 명실상부 아니메 마니아들의 필수 콜렉션으로도 자리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개봉된 최초의 일본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아직 일본문화의 수입이 금지되어있던 관계로, 홍콩영화로 속여서 개봉했다가 1주일만에 극장에서 내려온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갖고 있기도 하다. 관련 에피소드는 Kaonic 님의 포스트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바로가기)


<참고 사이트>

[1] AKIRA, Wikipedia Japan
[2] AKIRA, 위키피디아
[3] AKIRA (1988), allcinema.net
[4] AKIRA, 엔하위키
[5] <아키라> DVD로 만나는 전설의 재패니메이션 by 한청남, 씨네 21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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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닉 식스 (1987), Bionic Six 


ⓒ TMS · MCA/Universal


<정보>

◈ 총감독: 데자키 오사무(出崎統)
◈ 연출: 샘 니콜슨(Sam Nicholson), 존 워커(John Walker), 리 미시킨(Lee Mishkin), 존 엠(John Ahem), 마크 글래맥(Mark Glamack)
◈ 각본: 쟝 마크 로피셔(Jean-Marc Lofficier), 고든 브레섹(Gordon Bressack), 파멜라 힉키(Pamela Hickey), 크레이그 밀러(Craig Miller)
◈ 스토리보드: 마이크 보스버그(Mike Vosburg)
◈ 캐스팅: 존 스테펜슨(John Stephensen), 카롤 빌거(Carol Bilger), 할 라일(Hal Rayle), 바비 블락(Bobbie Block), 노만 버나드(Norman Bernard), 브라이언 토치(Brian Torchi)
◈ 음악: 토마스 체이스(Thomas Chase), 스티브 룩커(Steve Rucker)
◈ 제작사: 도쿄무비 신사, MCA TV (現 NBCUniversal TV)
◈ 저작권: ⓒ TMS · MCA/Universal
◈ 일자: 1987.04.19 ~ 1987.06.28 / 1987.09.08 ~ 1987.11.12
◈ 장르: SF, 모험,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22화/43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근 미래의 지구, SPL의 천재 과학자 아마데우스 샤프 박사는 생체공학을 이용, 인간에게 강력한 초능력을 부여하는 연구에 성공한다. 샤프 박사의 테스트 피험자로 특수요원 잭 베넷이 선정되었으며, 투시와 망원, 에너지파를 발산하는 특수한 눈과 강력한 청력, 그리고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된 그에게는 바이오닉 1이라는 코드명이 부여된다. 하지만, 베넷 가족이 스키여행 도중 불의의 사고로 바이오닉 1을 제외하고 모두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자, 샤프 박사는 바이오닉 1에게 사용했던 생체공학기술을 사용하여 그들을 모두를 부활시키게 된다.

부인인 헬렌 베넷은 텔레파시 능력과 예지력, 그리고 환영을 보여주는 능력을 가진 마더 1으로, 장남인 에릭 베넷은 전자파를 이용하여 금속을 자유자재로 조정하거나 파괴할 수 있으며, 괴력을 발휘하는 팔을 가진 스포츠 1으로, 딸인 메그 베넷은 어깨에 달린 장치를 통해 음파 광선을 발사하며, 초인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는 다리를 가진 록 1로, 입양된 흑인 아들인 J.D 베넷은 강력한 괴력과 엄청난 지적 능력을 소유한 IQ로, 막내이자 입양된 동양계(일본계) 아들인 분지로 베넷은 파워업된 가라데 기술을 사용하는 가라데 1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초인적인 능력을 보유하게 된 베넷가족은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요원 '바이오닉 식스'로 불리게 되는데...


<소개>

일본의 도쿄 무비신사와 미국의 MCA TV가 합작으로 만든 작품. '고르고 13(1983)' 이후 수년간 아니메를 떠나 일미 합작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던 데자키 오사무가 총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총감독이라고는 하지만, 작품 대부분의 스토리나 콘티 등이 미국 스탭진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에피소드 연출 역시 미국이 연출가 등에 의해 이루어졌기에 전반적인 모양새는 데자키의 스타일과는 상이한 작품이며, 아니메적인 느낌은 거의 묻어나지 않는 미국식 히어로물로 볼 수 있다.

다만,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부터 드러나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스타일리쉬한 히어로 액션은 이 작품의 어딘가가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연출이나 콘티 뿐만 아니라 작화에 있어서도 미국의 아동 애니메이션이나 여타 히어로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세심한 터치와 디테일이 인상적인데, 이는 역시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도쿄무비 신사의 영향력임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도쿄무비 신사가 84년에 제작했던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마이티 오봇트(1984)'라든지 프랑스와의 합작으로 제작했던 '우주전설 율리시즈 31(1981)'와도 스타일에서 연계가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일본 스타일도 아니며, 미국 스타일도 아닌 무국적인 스타일의 작화에는 한국 출신 애니메이터들이 힘도 어느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출동! 바이오 용사 by 송락현, TIME CAPSULE | 1991 (보러가기)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인상적이었던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비해 본편의 에피소드가 모두 이런 놀라운 움직임과 장면을 선사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야기 전개는 스캐럽 박사의 팀 스캐럽이 일으킨 소동을 바이오닉 식스가 힘을 합쳐 매회 해결하는 형태의 단편 에피소드 형태로 진행되는데, 상당 에피소드는 비교적 얌전(?)하고 비폭력적인 양상을 띄고 있었으며, 그러다가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상당히 스케일이 큰 액션씬을 선사하면서 기대에 부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초능력을 보유한 히어로 전대라는 점에서는 과거 '사이보그 009(1966)'나 '갓챠맨(1972)'에서 이어져온 일본식 히어로의 편린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베넷 가족이 바이오닉 식스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손목에 찬 시계를 사용하는 장면은 갓챠맨의 오마쥬로 봐도 무방할 듯.

여기에 아프리카 계나 일본계 입양아를 가족의 일원으로 포함시켜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가족상을 보여주는 부분도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히어로 가족이라는 점에서는 픽사의 '인크레더블(2004)'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가족애라는 미국 불변의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두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도 88년 KBS2를 통해 방영되면서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과 다이나믹한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시리즈는 시즌2의 65화를 끝으로 종영되었으며, 아쉽게도 이후에 후속작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데자키 오사무는 바이오닉 식스의 시즌 2가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하스브로의 피규어 완구를 모델로 한 'Visionaries: Knights of the Magical Light(1987)'이라는 또다른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에 크리에티브 컨설턴트로 참여하기도 한다.


<참고 사이트>

[1] Bionic Six, Wikipedia
[2] バイオニックシックス, Wikipedia Japan
[3] Bionic Six (U.S. TV), ANN
[4] Bionic Six, Garn's Guide
[5] BionicSix.net
[6] 바이오닉 식스 (Bionic Six, 1987), 뿌리의 이글루스 
[7] 출동! 바이오 용사, Your Friendly Neighborhood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MS · MCA/Universal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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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명탐정 홈즈 (1984), 名探偵ホームズ / Sherlock Hound 


ⓒ RAI · TMS


<정보>

◈ 원작/원안: 아서 코난 도일, 마르코 파곳, 지 파곳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1~6화) / 미쿠리아 쿄스케 (7~26화)
◈ 연출/콘티: 미야자키 하야오, 하야카와 케이지, 오쿠다 세이지
◈ 시리즈 구성/각본: 야마자키 케이지, 시마자키 마유미 / 아라키 요시히사, 카타부치 스나오, 이토 츠네히사 外
◈ 캐릭터 디자인: 콘도 요시후미
◈ 작화감독: 콘도 요시후미, 키타하라 타케오, 타나카 헤이하치로, 코사카 키타로 外
◈ 미술감독: 야마모토 니죠, 카게야마 진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다 카포
◈ 프로듀서: 타카하시 요시미츠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RAI, REVER
◈ 저작권: ⓒ RAI · TMS
◈ 일자: 1984.03.04 (극장판) / 1984.11.06 ~ 1985.05.20 (TVA)
◈ 장르: 모험, 세계명작, 스팀펑크, 우화, 코미디
◈ 구분/등급: 극장판, TVA (2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날카로운 추리력과 관찰력을 지닌 명탐정 셜록 홈즈와, 그의 절친한 친구인 의학박사 왓슨은 베이커가의 허드슨 부인의 하숙집에 기거하면서 사건의 의뢰를 받고 있다. 기발한 발명품으로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모리어티 교수와 그의 두 어벙한 조수 토드, 스마일리가 사건을 벌일 때마다 홈즈와 왓슨은 항상 그들의 음모와 범죄를 막아내지만, 모리어티 일당은 항상 아슬아슬하게 체포되지 않고 탈출한다. 홈즈와 왓슨이 TV 시리즈를 위해 제작사 측으로부터 모리어티 교수를 체포하지 말라는 암묵적 요청을 받은 것으로 추정... 어흠.


<소개>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가 기획한 홈즈의 이야기를 일본의 아니메 제작사 도쿄무비신사와 합작하여 만든 작품. 실제 제작은 이탈리아의 경우 RAI의 하청을 받은 REVER사가, 일본 측은 도쿄무비신사 산하의 텔레콤 애니메이션이 맡았다. 도쿄무비신사는 81년도에 프랑스의 DIC 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으로 '우주전설 율리시즈 31(1981)'을 제작한 바가 있는데, 이들 사례를 보듯 다른 제작사에 비해 외국 합작 애니메이션의 사례가 많은 편이라 하겠다. 

이탈리아 측 스탭으로는 파곳 형제가 참여하여 시리즈의 얼개를 만들어 냈으며,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 성(1979)'를 통해 도쿄무비신사로 이적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연출을 담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후일 미야자키의 후계자로 지목받기도 했던 비운의 애니메이터 콘도 요시후미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를 맡고, '미래소년 코난(1978)' 이후 미야자키와 호흡을 자주 맞춰온 야마모토 니죠(후일 지브리 대표 미술감독 중 한명),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1982)'의 음악감독 하네다 켄타로 등 일류급 인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홈즈의 영상미는 현재의 애니메이션의 그것과 비교해도 그다지 뒤지지 않는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를 개로 만들도록 제안한 것은 이탈리아 측의 요청이었다고 전해지며, 이것에 대해 미야자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지는데, 이미 도에이 동화시절부터 자주 동물의인화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그의 이력을 생각해보면 이같은 그의 반대는 작품을 접근하는 그의 의식변화로 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미야자키는 동물 캐릭터들이 출현하는 유아용 작품이 아닌 명탐정의 유쾌한 모험이 가득한 전연령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을까.

6화까지 진척중이던 명탐정 홈즈는 돌연 이탈리아 측 사정으로 인해 제작이 무기한 지연되게 된다. 일본판 위키피디아에는 제작 중에 코난 도일 유족과의 저작권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측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당시 '리틀 니모(1989)'의 제작 의뢰를 받게 된 텔레콤 애니메이션 측이 제작을 중단했기 때문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명탐정 홈즈는 82년도에 전면 제작이 중단되고 만다. 이대로 묻혀질 작품이었지만 사태는 의외의 곳에서 해결조짐을 보였다. 텔레콤 애니메이션을 퇴사한 미야자키가 토쿠마 서점의 지원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개봉하는 와중에 토쿠마 서점이 발간한 잡지 아니메쥬에서 명탐정 홈즈의 소식을 간간히 소개하던 인연으로 인해 그제까지 제작되었던 에피소드를 극장용으로 편집하여 나우시카와 동시 개봉하는 형태로 84년 3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던 것이다.

ⓒ 二馬力 · 徳間書店 · 博報堂


작품의 반응은 의외로 좋았던 듯 싶다. 이로 인해 홈즈가 다시 제작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니 말이다. 당시 텔레콤 애니메이션 측 역시 리틀 니모의 지지부진한 제작지연의 문제를 겪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다시금 명탐정 홈즈의 제작으로 스탭들이 복귀하게 된다. 다만, 미야자키는 이미 텔레콤 애니메이션을 퇴사한 관계로 후임 연출가에는 도쿄무비신사가 제작했던 '루팡 2기(1977)'에서 연출과 콘티를 맡았던 미쿠리야 쿄스케가 맡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탭진을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9화와 10화에서 연출과 콘티를 맡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작품에 대해 미야자키도 나름의 애착을 갖고 있었기에 퇴사 후에도 잠시 도움을 주었던 것은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다. 특히, 미야자키가 연출과 콘티를 맡은 4화와 10화는 명탐정 홈즈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완성도 높은 에피소드로 회자되고 있다.

모리어티 교수와 두 명의 어벙한 조수가 기발한 발명기계로 사건을 벌일 때마다 홈즈와 왓슨이 이를 해결하는 구도는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어드벤쳐물이라 할 수 있다. 전설적인 추리물을 유쾌한 어드벤쳐물로 변주한 미야자키의 감각은 최근에 개봉된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2009)'보다 오히려 뛰어나지 않나 싶다. 특히, 매번 홈즈에게 패퇴한 체 다음을 기약하며 초라하게 도망가는 모리어티 일당의 모습은 흡사 타츠노코의 '얏타맨(1977)'에 등장하는 도론보 3인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모리어티 교수가 사용하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기계들에서는 스팀펑크적인 메카닉 취향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미야자키의 다른 작품들에서 그 편린을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제작 당시 미야자키는 다른 캐릭터는 모두 개로 의인화 해도 허드슨 부인만은 인간으로 그리길 희망했다고 전해진다. 여기에 그녀의 활약상도 단순한 하숙집 여주인으로서의 주변인물이 아닌 보다 적극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미야자키의 페미니즘 적인 색깔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 <명탐정 홈즈>(1984년): 전설의 멍멍이 홈즈, 혹은 번개 by 키웰 (보러가기)


ⓒ RAI · TMS



<참고 사이트>

[1] 名探偵ホームズ, Wikipedia Japan
[2] Sherlock Hound (TV), ANN
[3] 명탐정 홈즈, 베스트아니메
[4] 박창선의 애니산책 <명탐정 홈즈>, 씨네 21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RAI · TMS 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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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가제트 시리즈 (1983~2005), Inspector Gadget 


ⓒ DIC · FR3 · FIELD


<정보>

◈ 원작: 앤디 헤이워드 (Andy Heyward), 쟝 샬로핀 (Jean Chalopin), 브루노 비앙키 (Bruno Bianchi)
◈ 각색: 쟝 샬로핀
◈ 감독: 브루노 비앙키, 히루마 토시유키 外 
◈ 각본: 피터 사우더 (Peter Sauder), 엘레노어 부리안-모르 (Eleanor Burian-Mohr), 마이크 오'마호니 (Mike O'Mahoney)
◈ 음악: 슈키 레비 (Shuki Levy), 하임 사반 (Haim Saban)
◈ 총지휘: 앤디 헤이워드, 쟝 샬로핀, 카타야마 테츠오
◈ 제작사: DIC Entertainment, Nelvana 스튜디오, 도쿄무비신사, AIC, Cuckoo's Nest 스튜디오, FR3 (방영)
◈ 저작권: ⓒ DIC · FR3 · FIELD
◈ 일자: 1983.09.12 ~ 1986.02.01
◈ 장르: 모험, 코메디
◈ 구분/등급: TVA (시즌2/86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중절모에 버버리코트를 트레이드 마크로 하는 형사 가제트는 보통 형사와는 다른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온몸에 각종 특수장치가 내장된 기계인간인 것. 다리에 달린 용수철로 높이 뛸 수도 있고, 머리에 달린 프로펠러로 비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제트가 다른 형사들과 다른 점은 형사로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어눌한 판단력과 억세게도 좋은 운이라 할 수 있다. 매번 가제트가 사건현장에서 사고를 치면, 조카인 천재소녀 페니와 페니의 애완견으로 변장의 귀재(?)인 브레인이 사건을 마무리 해낸다. 이 완벽한(?) 3인조의 호흡에 의해 악당 크로우 박사는 매번 헛물을 켜게 되는데...


<소개>

'우주선장 율리시즈(1981)'를 제작한 프랑스의 DIC 엔터테인먼트와, 캐나다의 Nelvana 스튜디오가 기획과 제작을 하고, 일본의 도쿄무비신사와 대만의 Cuckoo's Nest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을 맡았으며, 프랑스의 FR 3와 미국의 Field 커뮤니케이션이 방영을 맡은 다국적 애니메이션으로, 사고뭉치 로봇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빅 히트작이다. 사고뭉치 실수투성이 얼간이 형사라는 점에서는 핑크팬더 시리즈의 쟈끄 끌로소 경감을 연상시킨다. 매번 엉뚱한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천재 조카와 애완견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하는 가제트는 항상 자신이 사건을 해결하는 줄 아는 유쾌한 나르시스트로 묘사된다. 여기에 매번 이 엉성한 형사에게 무릎을 꿇는, 어찌보면 가제트보다 더 모자란 악당 클로나, 매번 5분의 시간제한을 가진 폭탄 지령서를 가제트에게 건네주지만, 항상 폭발직전 그 지령서를 건네받고 자폭해버리는 큄비 반장(그리고 항상 삶아남는다) 등, 시리즈는 완벽하게 개그적인 시퀀스를 따르고 있다.

시리즈의 기본적인 기획은 DIC 엔터테인먼트의 전 CEO인 앤디 헤이워드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쟝 샬로핀과 브루노 비앙키가 가세하여 구체화 한 뒤, 쟝 샬로핀의 각색을 거쳐 애니메이션을 위한 이야기로 완성된 것이다. 캐나다의 Nelvana 스튜디오가 코 프로덕션(프로덕션 전단계 작업)에 합세하면서, 시즌 1의 이야기의 각본과 스토리보드, 디자인과 녹음 등이 Nelvana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선녹음이 끝난 뒤, 후 작화작업은 율리시즈를 통해 DIC와 함께 작업했던 일본의 도쿄무비신사가 맡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 디자인이나 장면구성에서는 왠지 모를 아니메적 정취가 느껴지기도 한다. 스포츠카 형태로 변하는 경찰차 가제트모빌이나, 가제트의 조카인 소녀 페니의 생김새 등은 서양 애니메이션보다는 일본 아니메의 스타일이 언뜻 엿보인다. 몇몇 에피소드에는 대만의 Cuckoo's Nest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을 맡았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손만 등장하는 악당 클로나, 비밀스럽게 지령을 주고 받는 큄비 반장과 가제트, 그리고 온몸에서 특수한 장비가 나오는 가제트의 기능 등은 얼핏 보아도 007 시리즈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007스러운 요소를  희화화 시키면서 잔잔한 재미를 주고 있는 셈. 여기에 누가 보아도 그 정체를 알 수 있는 애완견 브레인의 변장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든지, 그 변장을 조카인 페니만 한눈에 알아채는 점 등은 가제트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페니만 빼고는 몽땅 다 바보임을 증명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MBC에서 방영된 컴퓨터 형사 가제트가 가장 유명하다. 특히, 가제트의 성우를 맡은 배한성씨의 연기는 원작의 성우 돈 아담스를 능가하는 싱크로로 일약 배한성=가제트가 될 정도로 자신의 대표적인 필모그라피가 되고 만다. 또한, 메인 테마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 셀러가 될 정도로 인상적인 멜로디를 들려주었다. 멜로디의 친숙함 때문인지 엽기 정치가 허경영의 노래 '콜미'에 사용되어 표절이냐 샘플링이냐의 논란을 낳기도 했다.


후속 시리즈 (1992~2005) 


형사 가제트는 83년 TV 시리즈 외에도 각종 TV 스페셜과 스핀오프 시리즈, 속편 등이 존재하고 있다.

1. 형사 가제트 크리스마스를 구하다 (Inspector Gadget saves Crhistmas, 1992)

크리스마스 TV 스페셜로 제작된 작품. 클로에 의해 사로잡힌 산타클로스를 구하기 위한 가제트와 페니들의 모험이 그려지고 있다. 왠일인지 에미상 후보에까지 올랐다고 한다. 가제트가 혼신의 내면 연기를 선보인 것일까나.


2. 가젯 보이 (Gadget Boy and Heathers, 1995)

소년판 가제트의 모험을 다룬 스핀오프. 어눌한 성격의 형사 가제트와는 정반대의 영특하고 장난기 가득한 소년 가제트의 모험 이야기가 되겠다. 캐릭터의 구성은 원작과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다. 소년 가제트를 돕는 요원 헤더는 페니를, 로봇강아지 G-9는 브레인을, 가제트의 상사인 스토롬볼리 반장은 큄비 반장을, 악당 스파이드라는 클로를 연상시킨다. 26화의 1시즌으로 제작되었으나 98년에 두번째 시즌인 'Gadget Boy's Adventure in History Episodes'가 26화 분량으로 방영되었다.


3. 형사 가제트의 견학 (Inspector Gadget's Field Trip, 1996)

실사영상과 결합하여 교육용 시리즈로 제작된 스핀오프. 가제트가 아이들에게 세계각지의 명소를 소개해주는 형태의 작품으로 전 26화가 제작되었으며, 히스토리 채널을 통해 방영되었다. 교육시장에까지 진출한 가제트의 활약이 눈부시다.


4. 형사 가제트, Gadget's Greatest Gadget (1999)

45화 '집시들의 왕자', 69화 '케이프맨이 오다', '가제트의 잡동사니' 편을 편집하여 가제트가 이를 회상하는 듯 해설하는 작품. 비디오 애니메이션으로 출시되었다.


5. 형사 가제트의 최후의 사건 (Inspector Gadget's Last Case, 2002)

새롭게 그려진 가제트의 비디오 애니메이션. 기존과는 달라진 캐릭터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가제트와 그의 가제트모빌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원 시리즈에서 가제트를 보좌하던 페니와 브레인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성우는 원 시리즈의 돈 아담스에서 모리스 라마쉬로 교체되었다. 모리스 라마쉬는 원시리즈에서 큄비 반장의 성우를 맡았었는데, 'Gadget's Greatest Gadget' 편부터 이후의 시리즈는 모리스가 계속 가제트의 성우로 활약하게 된다. . 


6. 돌아온 형사 가제트 (Gadget and Gadgetnis, 2003)

2002년에 출시된 'Inspector Gadget's Last Case' 편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2001년부터 제작된 새로운 스핀오프 TV 시리즈. 다만, 제작사정으로 인해 2003년에 이르러서야 유럽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가제트 외에도 가제트의 형상을 한 새로운 로봇 캐릭터인 디짓과 피젯이 등장한다. 원제의 가제트니스는 바로 이 디짓과 피젯을 의미하는 것. 원시리즈의 브레인과 큄비반장은 시리즈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가제트는 형사가 아닌 WOMP(World Organization of Mega Power)라는 특수조직의 요원으로 등장한다. 시리즈의 전개 방식은 원시리즈와 동일한 형식을 따르고 있다.  


7. 형사 가제트의 최대의 사건 (Inspector Gadget's Biggest Caper Ever, 2005)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CG로 제작된 가제트 이야기. 페니는 어린 소녀에서 10대 중후반으로 성숙했고, 큄비 반장과 브레인이 오랜만에 시리즈로 복귀했으며, 가제트도 원래대로 형사로 등장한다. 페니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이는 전작인 Inspector Gadget's Last Case 편이나 Gadget and Gadgetnis와는 다른 설정상의 오류라 할 수 있다. 형사였다가 WOMP라는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고 상정한다면, 이번 시리즈의 페니의 나이가 전작보다 더 어렸어야 했을테니 말이다.  


실사영화 (1999, 2003) 


ⓒ WALT DISNEY Pictures

1. 형사 가제트 (1999)

원작자 중 한명인 앤디 헤이워드가 각본을 맡고, '라이온 킹'에서 주인공 사자 심바의 목소리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섹스 앤 더 시티'의 히로인 사라 제시카 파커의 남편이기도 한 연기파 배우 매튜 브로데릭이 주연을 맡은 첫 가제트 실사영화. CF 감독 출신의 신예 데이빗 캘로그가 연출을 맡으면서 가족영화로서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체 특수효과만 무성한 무미건조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재미도 감동도 모두 잡지 못하며 평단의 혹평을 들었으나 원작의 네임밸류 덕인지 흥행에서는 나름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


ⓒ WALT DISNEY Pictures

2. 형사 가제트 2 (2003)

속편은 극장개봉이 이루어지지 않은체 비디오 용으로 제작되었다. 가제트와 같은 기계몸을 가진 여성용 로봇 G2가 등장하여 가젯과 승부를 벌인다는 전형적인 속편스러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주인공은 매튜 브로데릭에서 프렌치 스튜워트로 바뀌었다. 저래뵈도 메튜 브로데릭은 A급이 아닌가. 


<참고 사이트>

[1] Inspector Gadget, WIkipedia
[2] Inspector Gadget spinoff incarnations, Wikipedia
[3] Inspector Gadget(film), Wikipedia
[4] 형사 가제트,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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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시공세기 오거스 (1983), 超時空世紀 オーガス / Super Dimension Century Orguss


ⓒ BIGWEST · TMS


<정보>

◈ 원작: 스튜디오 누에, 아트랜드 (협력)
◈ 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미카모토 야스미
◈ 시리즈 구성/협력: 마즈자키 켄이치 / 미야타케 카즈타카, 오오노기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 미키모토 하루히코
◈ 메카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케이시 데이비드 랜킨
◈ 기획/제작: 大西良昌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마이니치 방송
◈ 저작권: ⓒ BIGWEST · TMS
◈ 일자: 1983.07.03 ~ 1984.04.08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35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서기 2062년, 셔틀을 이용하지 않고 지구에서 우주로 이동이 가능한 궤도 엘리베이터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지구는 두개의 세력으로 갈라져 대립을 시작한다. 카츠라기 케이가 속한 자유우주군(Freedom Space Corps)는 최신병기인 시공진동탄을 사용하여 궤도 엘리베이터의 에너지 플랜트 파괴작전을 감행하지만, 적의 격렬한 저항에 의해 패퇴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상부의 지시에 의해 케이는 아직 조정이 끝나지 않은 시공진동탄을 작동시키게 되고 그 폭발력에 의해 시공이 그만 뒤틀리는 이상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뒤틀린 시공에 의해 우주는 다차원의 세계가 존재하는 상극계가 되어버리고, 케이는 이 뒤틀린 시공에 의해 현재의 우주에서 그만 튕겨져 나가고 만다. 

케이가 도달한 곳은 혼란시공세기 20년의 어느 세상, 즉 시공진동탄에 의해 세상이 뒤바뀐 뒤 20년이 흐른 세상이었다. 이 세계의 상업국가이자 모계사회인 에만의 사람들에 의해 구조된 케이는 자신이 이 시공의 뒤틀림을 수복할 수 있는 '특이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케이의 존재는 시공의 뒤틀림 이전 지구의 후손들이 주축이 된 전투민족 '치람'에게도 노출이 되고 만다. 이제 특이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에만과 치람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세상은 또다른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되는데...


<소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대히트 이후로 제작된 초시공시리즈 제2탄. 세계관은 마크로스와 전혀 별개의 것으로, 그저 초시공이라는 타이틀과, 제작진 등이 공유된 작품이다. 마크로스의 정체성이라 불릴 수 있는 카와모리 쇼지가 이 작품에서는 참여하지 않고 있음은 아쉬운 일이지만, 마크로스 SF 설정의 전반을 책임졌던 창작팀 스튜디오 누에와 마크로스의 정체성을 책임지는 또하나의 인물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인하여 마크로스와의 연계성이 어느 정도 느껴진다고 하겠다.

시공진동탄에 의해 다차원 우주가 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SF와 판타지가 적절히 혼합되어 만화영화로서는 수준높은 설정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발키리의 창조자 카와모리 쇼지가 빠졌다지만, 스튜디오 누에의 간판 메카닉 디자이너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디자인한 오거스는 발키리의 획기적인 변신컨셉을 이어받아 특유의 독특한 라인을 자랑하는 메카닉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비행형태와 이족보행의 거워크 형태, 인간형태 뿐만 아니라 지상전차 형태로 까지 탈바꿈하는 오거스의 컨셉은 발키리의 재탕임에도 불구하고 SF 병기로서 수준급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에서는 하루히코 특유의 미소녀들이 화면을 가득 수놓아 메카닉 + 미소녀라는 아니메 오타쿠의 전형적인 기호를 충족하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TV 시리즈로서는 파격적으로 연출된 주인공 케이와 히로인들의 베드씬 또한 보다 고연령대의 시청자들을 상정하고 만든 작품임을 짐작케 한다. 물론, 그 수준은 R 등급 수준으로 소프트하지만 당시 TV 만화영화에서 베드씬의 등장은 상당한 센세이션이라 하겠다. 극중 바람둥이로 묘사되는 주인공 케이가 하룻밤 불장난으로 태어난 딸이 시공을 뛰어넘은 세계에서 아버지와 적으로 만나는 등, 골육상잔의 비극(?)이라는 성인드라마적 전개도 보이지만 이는 비극적이거나 막장 전개라기 보다는 다소 가벼운 터치로 묘사되고 있다. 주인공 케이는 히로인 밈지와도 관계를 통해 아이를 낳게 되니 SF 만화영화 주인공으로서는 전무후무한 정자왕... 아니 바람둥이라 하겠다.

여러가지 볼거리와 멋진 세계관을 보여준 오거스였으나 시청률은 기대 이하였다. 이는 초시공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마크로스와 별개의 스토리로 인해 인기의 후광에 편승하지 못했다는 점 외에도 생각보다 복잡한 세계관이 대중적 관심을 끄는데 실패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건담 이후 등장한 리얼로봇들은 마크로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시청률에서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오고 있었다. 타카하시 료스케의 '태양의 어금니 더그람(1981)'과 '장갑기병 보톰즈(1983)' 역시 시청률에서는 그저그런 성적에 그치고 말았으며, 토미노 요시유키의 '전설거신 이데온(1980)'이나 '성전사 단바인(1983)' 역시 시청률에서는 암울한 성적을 거두었던 것이 그 예라 하겠는데, 이런 측면에서 오거스 역시 시리어스한 로봇물이 대중적인 평가는 좋을 수 없다는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보여준 셈이다.

스폰서의 완구 및 프라모델 매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더그람이나 보톰즈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장기 시리즈로 연재되었던 반면, 매력적인 컨셉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오거스의 완구 비즈니스는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둔다. 이로 인해 스폰서를 맡았던 타카토쿠 토이즈가 그만 파산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고 만다. (타카토쿠토이즈는 오거스 외에도 타츠노코의 '이타다키 맨(1983)'과 '은하질풍 사스라이거(1983)'에서도 시청률 실패, 완구 판매 부진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게 된다. 말 그대로 손대는 족족 꽝이었던 셈) 이는 미야타케의 메카닉 디자인이 SF적인 측면에서는 두말할 나위없는 명작이지만, 상업적으로는 하자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미야타케가 디자인에 참여했던 단바인 역시 완구와 프라모델에서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두어 스폰서인 크로바가 파산하게 되는 원인을 가져왔음은 이를 뒷받침하는 또하나의 사례이다.

하지만 상업적인 성공과는 별개로 매력적인 세계관과 메카닉이 등장하는 오거스의 세계는 리얼 SF 로봇장르를 이야기할 때 언급하고 넘어가야할 걸작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와 하드 SF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오거스는 마크로스를 이어 또 하나의 계보를 구축한 셈이다. 초시공 시리즈는 이듬해인 84년 다시 '초시공기사단 서던크로스(1984)'를 통해 분위기를 일신해보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되면서 결국 막을 내리고 만다. 그리고 이들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후속 시리즈를 제작한 마크로스의 인기 속에 초시공 시리즈는 어느덧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버리고 만다.

미국으로 수출된 마크로스 시리즈는 원작과는 별도로 '기갑창세기 모스피다(1983)'와 서던크로스를 묶어서 '로보텍 시리즈'로 방영하게 된다. 마크로스와 모스피다, 서던크로스가 모두 타츠노코 프로가 제작을 맡았던 것과는 달리 오거스는 도쿄무비신사가 제작했기 때문으로 로보텍 시리즈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Illustrated by Haruhiko Mikimoto

ⓒ BIGWEST · TMS



초시공세기 오거스 02 (1993)


ⓒ BIGWEST · ORGUSS 02 PROJECT

<정보>

◈ 원안/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
◈ 각본: 세키지마 마요리, 야마구치 히로시, 키시노 유지
◈ 캐릭터 디자인/원안: 카와모토 토시히로 / 하루히코 미키모토
◈ 메카닉 디자인: 아베 쿠니히로, 스튜디오 누에 (협력)
◈ 디자인 웍스: 모리키 야스히로
◈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
◈ 음악: 히카슈, Torsten Rasch
◈ 제작사: 히로, J.C.STAFF, 반다이, 빅웨스트, 마이니치 방송, 소학관
◈ 저작권: ⓒ BIGWEST · ORGUSS 02 PROJECT
◈ 일자: 1993.12.05 ~ 1995.01.21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6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전혀 다른 스탭진으로 재시동된 오거스의 후속편. 원안과 감독을 맡은 타카야마 후미히코가 원 시리즈에 참여했던 아트랜드 출신이라는 점과 디자인 협력으로 스튜디오 누에가 참여했다는 것 외에는 원작과의 특별한 교집합은 눈에 띄지 않는다. 후일 '카우보이 비밥(1998)'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 특급 작화가로 성장하게 되는 카와모토 토시히로의 초창기 캐릭터 디자인이 눈에 띄며, 타카야마 감독 역시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1989)'울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기에 이 작품은 오리지널 오거스 시리즈보다는 선라이즈 계열의 리얼로봇 아니메들과 비슷한 색체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원 시리즈와 내용적 연관성은 거의 없다. 시공진동탄에 의한 시공간 왜곡을 해결해낸 뒤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시공의 균열이 이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정으로, 원 시리즈로부터 200여년 뒤의 다른 차원의 세계를 다룬 스핀오프 형태의 작품이다. 왕정시대와 근대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시간대에서, 시공의 균열로 인해 생겨난 인간형 병기 아머를 발굴하여 서로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아머를 탐지하고 염력을 사용하여 아머를 기동하는 시커 같은 존재가 등장하는 등, 세계관은 크로스오버적인 색체가 눈에 띈다.

포켓 속의 전쟁 편이나 'WXIII 기동경찰 패트레이버(2001)' 등에서 선보인 타카야마 만의 색체는 이 작품에서도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원안을 갖고 그려낸 캐릭터의 경우, 전반적으로 깔금하고 무난하지만, 하루히코의 스타일이 보다 사실적인 극화체의 카와모토 토시히로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싶다. 스케일 큰 전쟁 드라마로 90년대 초반의 작품으로서는 꽤 참신한 설정이었으나 에반게리온 이후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일련의 시리어스한 SF물과 비교할 때 차별점은 그다지 없는 듯 싶다.


<참고 사이트>

[1] 超時空世紀オーガス, Wikipedia Japan
[2] The Super Dimension Century Orguss (TV), ANN
[3] Orguss 02 (OAV), ANN
[4] 초시공세기 오거스, 엔하위키 미러
[5] 초시공세기 오거스 (1983) by 리얼보이, 리얼보이의 열혈 블로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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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ITO Production · TMS · FILMLINK


<스탭>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원작: 사이토 타카오
◈ 제작: 도쿄무비신사


<시놉시스> 

세계적인 부호 레오나르드 도슨의 아들인 로버트 도슨의 암살 의뢰를 받은 전설적인 스나이퍼 듀크 토코. 의뢰받은 일은 한치의 오차나 실수도 없이 반드시 수행해 내고야 마는 지상 최고의 킬러인 그의 암호명은 고르고 13이다. 도슨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지는 역사적인 순간, 도슨 회장의 앞에서 로버트는 고르고 13의 저격에 의해 그만 즉사하고 만다.

로버트 도슨의 암살 이후, 그는 또다시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신흥 마피아의 보스 닥터Z의 암살 의뢰를 받는다.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닥터Z의 암살에 성공한 고르고13에게 돌연 습격이 시작된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고르고13은 닥터 Z 암살의뢰인을 찾아가지만, 이미 그는 고문을 당하고 숨을 거둔 뒤였다. 숨쉴 겨를도 없이 몰아치는 암살자들의 습격과 군대 수준의 화력을 앞세운 공격. 고르고 13의 일거수 일투족은 하나도 빠짐없이 정체불명의 적에게 노출되어 있었다. 과연 고르고 13은 누구에게 습격을 당하는 것일까. 사방에서 밀려드는 강력한 적들을 하나 둘 물리치며, 고르고 13은 그 의문을 풀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아니메라마, 하드보일드 액션으로 부활하다

'일의 죠(1970)', '에이스를 노려라(1973)', '보물섬(1978)',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와 같은 70년대의 명작 애니메이션을 관통하는 연출가 데자키 오사무의 특징은 (영상미학의 대가라 불리는 그의 불세출의 연출력을 제외하고) 만화영화임에도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인간 드라마에 있다 하겠습니다. 밑바닥 인생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우뚝선 뒤 자신의 젊음을 하얗게 불태웠던 풍운의 권투선수 죠, 수많은 라이벌과의 경쟁을 통해 진정한 테니스 에이스로 성장해 가는 소녀 오카 히로미, 악당임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가슴에 사나의 로망을 아로 새겨넣었던 외다리 사나이 캡틴 실버, 여자로 태어나 운명을 극복하고 불꽃 같은 삶은 살다가 간 오스칼 프랑소와에 이르기까지... 그가 연출하는 만화영화의 등장인물은 드라마틱한 이야기 속에서 실사영화 이상의 생동감으로 팬들을 사로잡고,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데자키 감독의 작품들이 모두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 사랑받고 인정받는 이유는 바로 만화영화의 범주를 넘어선 드라마틱한 인간 드라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데자키의 스승 테즈카 오사무가 창립한 무시 프로덕션은 일본 만화영화의 두가지 방향성을 제시했었습니다. 하나는 디즈니에 필적하는 만화영화를 만들자는 것으로, 이는 전통적인 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는 압도적인 제작력을 가진 디즈니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테즈카 오사무로 하여금 리미티드 기법이라고 하는 일본 아니메 고유의 제작기법을 낳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고품격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 실험적 도전이었습니다. 이제는 성인 만화영화의 본산으로 불리는 일본 만화영화로서도 당시 이 시도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 아래 만화영화의 일본식 발음인 아니메이숀과 드라마의 합성인 '아니메라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무시 프로덕션의 아니메라마 3부작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입니다.

'천일야화(1969)', '클레오파트라(1970)', '슬픔의 벨라돈나(1973)'로 이어지는 아니메라마 3부작은 영상예술로 승화된 비주얼과 이야기로 성인 만화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만, 지나치게 앞서간 작가주의와 무리한 재정투입으로 인해 무시 프로덕션의 도산을 야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무시 프로덕션의 수많은 후학들에게 큰 경험과 교훈, 그리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게 되었지요. 무시 프로덕션 출신으로 현재에 이르러 명장으로 칭송받는 스기이 기사부로, 린 타로, 토미노 요시유키, 타카하시 료스케 등의 감독들이 연출한 작품들은 모두 만화영화의 범주를 넘어선 깊이 있는 드라마로 일본 아니메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던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는 이번에 이야기할 데자키 오사무와 그의 작품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이야기이구요. 앞서 이야기한 70년대 그의 명작들은 하나같이 아니메라마가 지향했던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테마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데자키만의 영상미학이 가미되어 시대를 넘어서도 하나같이 칭송받고 있지요.

그렇다면, 사이토 타카오가 창조해낸 희대의 스나이퍼로 일본 성인만화에 큰 족적을 남긴 전설적인 인물 고르고 13은 과연 아니메라마의 계승자이자 영상미학의 대가인 데자키 오사무의 손에 의해 어떻게 만화영화로 태어나게 되었을까요. 강렬한 하드보일드 액션과 아니메의 스타일리스트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큰 기대를 가질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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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섹스를 고급화시킨 데자키의 영상미학의 절정

록 이제까지의 필모그라피가 거의 대부분 성인취향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자키의 작품은 80년대에 들어와 좀 더 과격하게 변모합니다. 직전년도에 연출한 '스페이스 어드벤쳐 코브라(1982)' 역시 테라사와 부이치의 동명 SF 하드보일드 액션물을 원작으로 한 성인취향의 액션 영상을 선보였는데요. 이전과는 달리 육감적인 여성미의 강조와 잔인한 폭력씬으로 인해 드라마성이 강조된 이제까지의 데자키 작품에 비해 자극적인 느낌을 주었다 하겠습니다. 물론, 내일의 죠나 보물섬 등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 장면을 연출해온 데자키 감독입니다만, 코브라는 몽환적인 연출로 인하여 액션장면에서는 호흡이 느려지고, 이야기는 허공에 뜬 느낌을 주었지요.

이듬해에 나온 고르고 13은 그런 면에서 분명 코브라에 비해 템포도 빠르고 긴장감도 배가되었습니다. 고르고 13에게 암살당하는 인물들의 공포에 질린 표정은 다소 과장된 표정으로 죽음의 문턱에 선 인간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냅니다. 여기에 특유의 하모니 기법은 정과 동을 오가는 작품의 분위기에서 매순간마다 강렬한 하이라이트를 선사하게 되지요.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회심의 결정타를 날리는 순간에 어김없이 화면은 정지되며 극화체의 일러스트가 화면을 대신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연출은 실로 데자키 감독의 작품들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내는 기가 막힌 수법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역동적인 액션장면 사이사이에 등장하여 역동성을 오히려 배가시키는 실로 데자키만의 필살기라고 할 수 있지요.

원작과 마찬가지로 성적인 표현에서도 이 작품은 도전적인 장면들을 선보입니다. 천일야화에 이어 만화영화에 베드씬을 그려넣는 파격을 선보인 것이죠. 스기노 아키오에 의해 그려진 육감적인 여성들은 실로 만화영화로서는 놀라울 정도의 관능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고르고에게 남편을 살해당한 비련의 여인 로라가 암살자 스네이크에게 능욕당하는 장면은 괴기스럽고 몽환적으로 표현되었으며, 고르고와 조력자 리타와의 정사장면 역시 어두운 음영과 실루엣으로 고혹적으로 표현해 냅니다. 이러한 선정적 묘사는 과거 아니메라마 3부작 정도는 아닐지더라도 노골적인 컷을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묘사하고 있지요. 

감각적인 화면분할은 동시간대에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묘사를 실로 기막히게 표현해 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기법이지만 이러한 화면분할을 통해 고르고 13은 스파이 액션 영화로서의 진면목인 서스펜스의 느낌을 잘 살려냅니다. 오디오의 시간대와 비디오의 시간대를 달리하는 연출방식, 중요한 장면을 반복해서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등, 작품은 만화영화로서는 절정의 테크닉과 수많은 시도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동문지간인 린타로 감독 역시 즐겨 사용하는) 투과광 기법과 입사광 기법까지 선보이는 등, 고르고 13은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데자키의 모든 영상미학이 집결된 영상미학의 결정체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3년 뒤에 자신의 영상미학을 모두 쏟아낸 린 타로 감독의 사무라이 액션물 '카무이의 검(1985)'과도 비교된다 하겠습니다. 움직이는 그림에서 보다 더 고도의 기법이 적용될 여지가 많은 만화영화의 특성상 두 거장은 액션물을 연출하면서 실로 절정의 영상미학을 담아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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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의 CG 도입, 과유불급으로 인해 실패한 시도

화영화로서 시도할 수 있는 최고의 영상연출을 화면에 쏟아부은 것 외에도 고르고 13은 아니메史의 한획을 그을 또하나의 영상적 시도를 선보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최초로 만화영화에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한 것인데요. 당시 컴퓨터 그래픽은 디즈니가 제작한 '트론(1982)'과 같은 실사영화에 등장했을 뿐 전세계적으로 영화나 만화영화에서 시도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조차도 절반의 성공에 그친 체 막을 내려야 했던 CG를 불과 1년 뒤에 만화영회에 전격 도입한 데자키 오사무와 제작진의 시도는 실로 엄청난 모험이었던 셈이죠.

직전년도의 극장판 코브라에서도 4채널 돌비 입체 음향 시스템을 일본 영화 최초로 도입했던 데자키 감독은 이번에도 영상예술에 있어서 선구적인 시도를 보여준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그의 도전적인 모험은 안타깝게도 불발로 그치게 됩니다. 당시의 CG는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자본과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었기에, 이로 인해 작품에서 오프닝 씬(그나마 여기서도 Full CG가 아닌 실사 스톱모셥과의 조합으로 제작)과 라스트의 헬기 전투 씬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못했던 겁니다. 게다가 조악한 당시의 CG 기술로는 지금과 같은 셀과 CG의 결합을 시도할 수 없었으며, 질감의 표현 역시 셀로 그려진 아니메 컷과 너무도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던 탓에 전체적으로 영상 속에서 너무 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물론, 이 조악한 CG가 컷에 많이 사용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작품의 전체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만, 세계 최초로 CG를 도입한 야심찬 시도라는 의의에 부합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포스터의 COMPIX(COMputer와 PICture의 조합어.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만화영화라는 의의를 부각하기 위한 신조어라 볼 수 있을 듯)라는 홍보가 무색한 이 모습은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부작용만 낳았습니다.

획기적으로 시도한 CG의 아쉬움 외에도 과도한 원작의 재해석은 원작의 팬들에게는 외면을 받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액션물이지만 너무도 판타지스럽게 표현된 데자키의 영상미학은 사실적이고 냉소적인 암살자 고르고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잔인한 폭력묘사와 선정적인 장면 역시 극장 애니메이션으로서는 흥행의 저해요소이기도 했을 겁니다.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성공할텐데 고르고 13은 여기저기 마니악한 측면이 눈에 띈 작품이라고 해야 겠지요. 여러가지 흥행의 저해요소는 결국 놀라운 영상미로 무장된 이 걸작에게 흥행참패라는 굴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게 됩니다. 전년도의 코브라에 이은 고르고 13의 흥행 패배는 70년대를 풍미했던 데자키 오사무로 하여금 도미를 결심하게 되는 하나의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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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아니메의 진수를 보여준 안타까운 걸작

록 최초의 시도라는 의의 외에는 작품에서 사족이 되었던 CG 기술이나 성인 등급의 과격한 표현 수위로 인해 대중적 호응을 얻지 못한 고르고 13이었지만, 데자키 오사무의 모든 영상미학이 담겨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성인용 액션 만화영화 이상의 작품성과 아우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실사영화를 무색케 하는 각종 영화적 연출기법과 시퀀스로 인해 아니메의 영상 레벨을 한차원 끌어올린 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지요.

또한 이 작품은 과거 아니메라마에서 보여주었던 판타지스러운 연출기법들에 의해 하드보일드 액션물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가져다 주는데요. 바로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하드보일드 액션과 판타지스러운 연출기법의 조합이 80년대 들어 사실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팬들의 취향과 궤를 달리하며 인기몰이에 실패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상 테크닉을 지양하고, 화끈한 액션물에 충실한 연출방식을 선보였다면, 고르고 13은 원작의 팬들 뿐만 아니라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품의 상업적인 성공여부나 장르적 특징과는 어울리지 않는 영상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선보인 데자키의 모든 영상 테크닉이 전부 녹아져 있으며, 거기에 더불어 CG라는 당시로서는 실로 선구적인 시도로 인해 세월이 흘러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의의를 지닌다고 하겠습니다. 선정성과 폭력성이라는 두 키워드에 의해 성인용 아니메의 정체성을 가지게 된 고르고 13은 영상적 표현기법에 있어서도 성인용 아니메라는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성인 아니메의 걸작을 만나고 싶다면 고르고 13은 놓치지 말아야할 작품 중 하나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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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1] 고르고 13 (1983~2008) by 엘로스, 별바다의 서고
[2] 出﨑統,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AITO Production · TMS · FILMLINK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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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어드벤쳐 코브라 (1982), Space Adventure コブラ


ⓒ BUICHI TERASAWA · TMS


<정보>

◈ 원작: 테라사와 부이치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각본: 테라사와 부이치, 야마자키 하루야
◈ 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 미술감독/미술감독보: 고바야시 시치로 / 오가 카즈오
◈ 음악/노래: 쇼지 오사무 / 마츠자키 시게루, EVE
◈ 프로듀서/제작: 이케우치 타츠오 / 카타야마 테츠오, 후지오카 유타카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TMS
◈ 방영일자: 1982.07.08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관람가 (R)


<시놉시스>

먼 미래의 지구, 평범한 샐러리 맨인 존슨은 반복되는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중, 집안 일을 도와주는 가사 로봇의 권유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트립 무비'라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가상현실 속에서 존슨은 멋진 우주해적이었다. 아름다운 아마로이드 레이디와 함께 우주를 유랑하는 무법자인 그의 앞에는 항상 모험이 끊이질 않았다. 낭만적인 정통파 해적이기에 이권을 위해 악행을 일삼는 거대한 해적집단 우주해적 길드와는 사이가 좋지 않아 잦은 충돌이 있었다. 그러나, 길드의 수많은 위협 속에서도 전 우주에 하나만 존재하는 사이코 건을 왼팔에 장착한 그를 제거할 수는 없었다. 점점 더 조여오는 길드의 포위망과 쫓고 쫓기는 생활에 지친 그는 결국, 자신의 생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얼굴을 바꾸고 기억을 지운체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그의 이름은 코브라, 바로 전설의 우주해적이다.

꿈 속으로만 그려오던 흥분되는 모험 속에 흠뻑 빠진 존슨은 귀가하던 중 차로를 가로 지르던 한 사내를 미쳐 못보았다가 황급히 피하면서 사고를 낸다. 놀라 차에서 내린 존슨은 자신의 차에 치일뻔한 그가 왠지 가상현실 속에서 만난 우주해적 길드의 일원과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무의식적으로 아는 체를 한다. 그리고 사내의 안색이 변하는 순간, 존슨은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내는 정말로 우주해적 길드의 일원이었던 것. 존슨을 향해 사내의 레이저 총이 불을 뿜으려는 순간 존슨 역시 무의식적으로 왼팔을 뻗게 된다.

존슨의 왼팔에서 레이저 빔이 발사되고 사내는 일격에 쓰러지고 만다. 그의 왼손이 없어지고 대신 팔전체에 총이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패닉 상태에 빠진 존슨은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정신을 수습하려 하지만, 자꾸만 이상한 기억이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이 몇 년 전까지만 머물러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거울을 응시하다가 그 옆의 이상한 장치를 작동시키는 순간, 숨겨진 벽장이 열리면서 나타나는 매그넘 권총과 의수. 수년 동안 잊고 살아왔던 옛날의 기억이 존슨의 머리 속에서 서서히 생각나기 시작하는데... (본 줄거리는 원작 코믹스의 내용으로 극장판의 내용은 원작과는 조금 다르다.)


<소개>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된 테라사와 부이치의 대표적인 고전 SF 명작. 1978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은 동시기의 대표적인 우주해적 캡틴 하록과는 거의 반대선상에 놓여진 SF 해적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지극히 일본적이고 비장하며 무거운 하록과는 달리, 코브라는 너무도 미국적이고 유쾌하며 가벼운 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몽키 펀치의 루팡 3세의 유쾌한 도적 루팡 3세와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섞어놓은 듯한 주인공이 스타워즈 같은 세계에서 벌이는 SF 어드벤쳐라고 보는 것이 이 작품을 요약하기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코믹스의 그림체는 기존의 일본식 만화체를 탈피하여 극히 서양적인 느낌이 강렬하다. 타이트한 코브라의 복장이나 등장 히로인들의 육감적이고 뇌쇄적인 의상 등은 서양의 코믹스에서 볼법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어떤 위기에서도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 유쾌한 사나이 코브라의 캐릭터 또한, 서양의 액션 히어로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야기 또한 심각한 주제의식이나 교훈을 전달하기보다는 성인취향의 하드보일드 액션 스타일로, 몹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곱슬머리 금발에 주먹코를 가진 우스꽝스럽게 생긴 코브라는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절대적인 일본 만화영화에서 이례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인 루팡3세의 루팡과도 동일한 접근법이다.

'내일의 죠(1972)', '보물섬(1978)',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 등에서 독창적인 연출기법을 통해 스타일리쉬한 연출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데자키 오사무가 연출을 맡은 극장판은 이제까지의 데자키식 연출기법이 십분 녹아든 데자키식 코브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원작자인 테라사와 부이치가 직접 각본에 참여하여 원 코믹스의 에피소드 중 첫번째 에피소드인 로얄 3자매와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여 독자적인 오리지널 스토리로 제작되었으며, 4채널 돌비 시스템과 3D 입체 애니메이션 기법을 도입([5] 참조)하는 등, 이 극장판에 투입된 스탭들의 노력은 실로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완성도에 비해 흥행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는데, 원체 서양적이고 성인취향적 느낌이 강한 원작인지라 많은 일본 팬들에게는 그리 어필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으며,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영상미에 비해 스토리 자체는 액션 어드벤쳐치고는 조금 싱거운 느낌이 있는 것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데자키 오사무의 스타일이 십분 살아있는 고급스러운 SF 어드벤쳐물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극장판에서는 가수이자 배우 겸 탤런트인 마츠자키 시게루가 직접 코브라를 연기하고 주제가까지 부르고 있다.


스페이스 코브라 (1982) 


ⓒ BUICHI TERASAWA · TMS

<정보>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미키 코스케, 테라다 켄지 
◈ 콘티: 데자키 오사무, 코다마 켄지, 松島ゆうじ, 中西久男 外
◈ 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오츠카 신지
◈ 메카닉 디자인: 무라카미 카츠시
◈ 오프닝 애니메이션: 모리모토 코지
◈ 미술감독: 미즈타니 토시하루 (이시가키 츠토무로 교체)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오노 유우 / 마에노 요코 (엔딩)
◈ 기획/제작: 카타야마 테츠오, 쿠보타 에이치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후지 TV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TMS
◈ 방영일자: 1982.10.07 ~ 1983.05.19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3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극장판이 개봉된 지 3개월 뒤에 제작된 TV 시리즈. 원작의 성적 표현을 많이 자제하여 보다 낮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볼 수 있도록 각색이 된 작품이다. 스토리 전개는 극장판 보다 더 원작에 충실하게 전개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캡틴 하록이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1982)'를 극장에서 개봉한 후, '무한궤도 SSX (1982)'를 방영했듯이, 코브라 역시 극장 개봉 후 TV 시리즈가 방영된다. 우주해적, SF 모험이라는 공통적 테마를 지닌 작품으로서 우연치 않게 비슷한 전개가 이루어진 셈이다.

극장판의 스탭진이 그대로 참여하여 스타일에 있어서는 극장판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좀더 몽환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던 극장판에 비해 TV 시리즈는 원작의 느낌에 충실한 정공법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극장판이 데자키 오사무의 스타일에 보다 더 가까운 형태였다면, TV 시리즈는 원작자인 테라사와 부이치의 스타일에 더 근접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보통 원작을 그대로 연출하지 않고 항상 자기식의 해석을 즐겨했던 데자키의 스타일로서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데자키 특유의 하모니 기법과 같은 연출 스타일은 여전히 유효하다.

메카닉 디자인에는 초합금 시리즈로 유명한 포피의 전설적인 완구 디자이너 무라카미 카츠시가 참여하여 상품화를 전제로 수정이 가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터틀호가 뱀(혹은 기차)과 같은 형태의 모드로 변형하는 완구적 메커니즘이 가해지기도. 코브라의 성우는 극장판의 마츠자키 시게루가 아닌, 알랑 드롱의 더빙 성우로 유명한 노자와 나치가 맡게 된다. 그 전에는 루팡 3세로 잘 알려진 야마다 야스오가 물망에 오르기도 하지만, 코브라 캐릭터 자체가 루팡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미지가 같다는 우려에 의해 노자와가 최종 낙점되기에 이른다.([2] 참조) 노자와는 후일 2008년부터 시작되는 신 코브라 시리즈에서 다시 코브라를 맡게 되지만, 건강 악화로 인해 2010년 TV 시리즈의 코브라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2010년 10월에 폐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코브라: 더 사이코건 (2008) 


<정보>

◈ 원작/감독/각본/콘티: 테라사와 부이치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미술감독: 코바야시 시치로
◈ 음악/노래: 이케 요시히로 / 요코 타카하시
◈ 제작: 길드 프로젝트, 매직버스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 일자: 2008.08.29 ~ 2009.02.2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4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코브라 탄생 30주년을 맞이하여 테라사와 부이치가 직접 감독과 각본, 콘티까지 맡으며 노익장을 과시한 작품. 더 사이코건과 타임 드라이브까지 총 6부작의 OVA를 만들어 내었다. 이 중에서 사이코 건 4부작은 테라사와가 직접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82년 TV 시리즈의 노자와 나치(코브라 역)와 사카키바라 요시코(레이디 역)를 그대로 기용하여 원 시리즈의 팬들에게도 오랜만에 감동을 전해주게 된다. 깔끔한 작화에 CG까지 더해져 이전 시리즈의 투박함을 많이 벗어버린 코브라이지만 디자인 자체가 아니메의 일반적인 스타일과 다른 미국의 고전 SF에 기반한 것들인데다가 캐릭터 역시 아니메의 트렌드인 모에 취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관계로 신세대 팬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브라: 타임 드라이브 (2009)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정보>

◈ 원작/감수: 테라사와 부이치
◈ 감독/연출/콘티: 시미즈 케이조
◈ 제작: 길드 프로젝트, 매직버스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 일자: 2009.04.24 / 2009.06.26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2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4부로 마감한 싸이코 건에 이어 출시된 2부작.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코브라의 파트너 아마로이드 레이디의 과거가 등장하는 등, 올드팬들에게는 큰 흥미를 주고 있다. 이번 2부작에서는 테라사와가 원작과 감수만을 맡고 더 사이코 건에서 작화감독을 맡았던 시미즈 케이조가 감독을 맡아 활약하게 된다.


코브라 디 애니메이션 (2010)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연출: 노시타니 미츠타케(熨斗谷充孝), 나카지마 토요아키, 오카오 타카히로 外
◈ 시리즈 구성/각본: 코이데 카즈미 / 우에다 코지, 末長光代
◈ 콘티: 시미즈 케이조, 오오쿠보 마사오, 마에지마 켄이치 外
◈ 캐릭터 디자인: 시미즈 케이조, 야마모토 케이코, 마스이 잇페이
◈ 작화감독: 야마모토 케이코, 코바야시 유카리
◈ 미술감독: 코우노 지로
◈ 음악/노래: 이케 요시히로 / Sasja Antheunis, 마츠자키 시게루
◈ 제작사: 길드 프로젝트, 매직버스, BS11 디지털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 방영일자: 2010.01.02 ~ 2010.03.2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13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6부의 OVA를 끝으로 코브라는 TV 시리즈로 다시 등장한다. 건강 악화로 시리즈를 하차한 노자와를 대신하여 타임 드라이브에서 젊은 시절의 코브라 역을 맡았던 우치다 나오야가 코브라를 맡게 되는데, 능청스럽고 익살스러운 코브라의 이미지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기도 하다. 또한, TV 시리즈에 등장하는 원 시리즈의 비운의 히로인이었던 도미니크 로얄을 닮은 시크릿 역할에는 가수 겸 성우인 사카모토 마아야가 캐스팅 된다. 원래 TV 시리즈는 데자키 오사무가 맡기로 되어 있었으나 제반 사정에 의해 다시 타임 드라이브에서 감독을 맡았던 시미즈 케이조가 감독을 맡게 된다. 21세기를 맞이하여 과거의 스타일 그대로 유지한체 깔끔한 작화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가치를 둘 수 있지만 루팡 3세의 대중적 인기에 비해서 코브라는 일본 팬들에게는 마니악한 취급을 받는 듯 싶다.


<참고 사이트>

[1] コブラ (漫画), Wikipedia Japan
[2] コブラ (アニメ), Wikipedia Japan
[3] SPACE ADVENTURE コブラ (1982), allcinema.net
[3] Space Adventure Cobra - The Movie, ANN
[4] Space Adventure Cobra (TV), ANN
[5] 스페이스 어드벤쳐 코브라(SPACE ADVENTURE コブラ) 1982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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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설 율리시즈 31 (1981), 宇宙伝説ユリシーズ31 / Ulysses 31


ⓒ TMS · DIC


<정보>

◈ 원작: 니나 월마크, 쟝 샬로핀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베르나르 데리에즈
◈ 연출: 미쿠리야 쿄스케, 아오키 유오조 外
◈ 각색: 스즈키 요시타케, 아사쿠라 치후데
◈ 캐릭터디자인/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 메카닉디자인: 스튜디오 누에, 모토노리유키
◈ 미술감독: 스즈키 모리시게, 이토 신지
◈ 음악/노래: 와카쿠사 케이 / 타카 토모아키
◈ 프로듀서: 이케우치 타츠오, 타카하시 요시미츠,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DIC, 나고야 TV (감수)
◈ 저작권: ⓒ TMS · DIC
◈ 일자: 1981.09.??
◈ 장르: SF, 모험, 판타지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트로이 우주기지를 떠나 지구로 돌아가려는 율리시즈. 아들인 텔레마커스와 함께 이들은 우주선 오딧세이호에 오른다. 지구로 향하는 여정 중에 율리시즈의 아들 텔레마커스가 사이클롭스를 추종하는 외계인들에게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납치된 혹성에서 이성인 소녀 유미의 도움으로 율리시즈에 텔레파시를 보내는 텔레마커스. 율리시즈는 텔레마커스를 구하기 위해 혹성으로 잠입하지만, 그 와중에 그만 사이클롭스를 파괴하고 만다. 사이클롭스와 함께 붕괴하는 혹성에서 외계인은 율리시즈에게 저주를 내뱉는다. '다시는 네가 사랑하는 이와 네 고향땅을 밟지 못하리라!"

오딧세이호에 귀환한 율리시즈 일행은 그만 블랙홀에 빨려들고 만다. 블랙홀의 입구에서 율리시즈를 부르는 신의 목소리. 올림푸스의 신 포세이돈은 사이클롭스를 파괴한 율리시즈를 신들의 우주로 끌어들이고 우주선의 승무원들을 모두 무의식 상태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오직 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은 율리시즈와 아들 텔레마커스, 그리고 이성인 소녀 유미와 로봇 노노 뿐인데...

과연 율리시즈는 신들의 우주를 벗어나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의식을 잃어버린 동료들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인가.


<소개>

'우주형사 가제트(1983)'의 제작사로도 유명한 프랑스의 DIC Entertainment가 일본의 도쿄무비신사와 함께 기획, 제작한 작품.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모험 이야기로 각색한 스페이스 판타지이다. 유럽방영을 목표로 DIC와 도쿄무비신사가 의견을 내었고, 여기에 스튜디오 누에의 SF 디자인과 아라키 신고의 멋진 캐릭터 디자인에 의해 기존의 일본 만화영화와는 다른 이질적인 비주얼과 서양 만화영화에서 느끼기 힘든 극화적 감성이 살아있는 독특한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서양식 SF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캡틴 퓨처(1978)'와 비교할 수도 있겠으나, 캡틴 퓨처가 미국식 SF 모험물의 성격에 가깝다면, 율리시즈 31은  유럽의 그리스 전설을 토대로 한 스페이스 판타지의 모습을 보여주어 양자간의 차이가 느껴진다.

감독은 낭만로봇 시리즈로 로봇 아니메史에 한획을 그은 드라마의 대가 나가하마 타다오.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 이후로 로봇 만화영화에서 손을 땐 그는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나 '돈데라만챠(1980)'와 같은 비로봇계열의 작품들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의 필모그라피 중에서도 스페이스 판타지와 유럽합작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특이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아동용 만화영화로서 드물게 높은 연령대의 주인공인 율리시즈는 수염을 기른 중후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애초에는 히어로적인 요소를 강조하려 하였으나 DIC 측과의 의견조율 끝에 인간적인 면모와 부드러움을 지닌 과학자로서의 율리시즈가 탄생하게 되었다. 아라키 신고의 미형 디자인 덕분에 이러한 캐릭터 설정이 더더욱 잘 살아나기도. 원작의 영웅 율리시즈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설정이라 할 수 있지만 이 덕분에 우주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신비한 모험을 풀어나가는 이지적인 모험가로서는 잘 어울리는 모습이 되었다. 반면, 광선총과 광선검으로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무기와 광선 실드는 전사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또다른 매력포인트라 하겠다.

한국방영 당시 오프닝에 등장한 이 광선검/광선총은 아이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첫인상을 심어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만, 이야기가 액션보다는 어드벤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오프닝을 보고 광선검을 갖고 싸우는 용사 율리시즈의 호쾌한 액션을 기대했던 아이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었을지도. 하지만 인공지능 컴퓨터 샤카와 율리시즈의 모험을 책임지는 우주선 오딧세이 등 작품이 보여준 SF적 매력은 지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1981년 제작된 율리시즈는 그해 9월 프랑스를 통해 방영되어 좋은 평가를 얻게 된다. 다만, 회당 2,200~2,300만엔에 이르는 높은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 공급단가를 높이면서 일본내에서는 방송국을 잡지 못한체 방영이 연기되고 만다. 이로 인해 86년도에 이르러서야 OVA 형태로 발매되었으며, 이것을 88년 2월에 나고야 TV에서 방영하게 된 것이 일본 내 첫 방영이었다. 제작시점으로부터 무려 7년여가 흘러서야 방영된 셈이다. OVA로 12화까지 밖에 출시가 안되었기 때문에 12화에서 종영한 율리시즈는 91년에 이르러서야 온전히 26화가 NHK 위성 제2TV를 통해 방영된다. 이 NHK 버전은 OVA/나고야 TV 버전과는 성우가 다르다. NHK 판의 텔레마커스 역은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의 카미유 비단역을 맡았던 토비타 노부오가 맡은 것이 눈길을 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작품의 제작 도중 나가하마 타다오가 극증간염으로 인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점이다. 열혈 스포츠 드라마와 낭만로봇 시리즈로 일본 아니메 연출에 한획을 그었던 명연출가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아니메 업계 전체에 있어서 커다란 손실이 아니라 할 수 없다.

ⓒ TMS · DIC



<참고 사이트>

[1] 宇宙伝説ユリシーズ31, Wikipedia Japan
[2] Ulysses 31, Wikipedia
[3] 우주선장 율리시즈,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MS · DIC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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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ルパン三世 カリオストロの城 / Lupin III The Castle of Cagliostro


ⓒ モンキー パンチ · TMS


<정보>

◈ 원작: 몽키 펀치
◈ 감독/콘티: 미야자키 하야오
◈ 각본: 미야자키 하야오, 야마자키 하루야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오츠카 야스오
◈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
◈ 음악/노래: 오오노 유지 / 바비
◈ 프로듀서/제작: 카타야마 테츠오 / 후지오카 유타카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 (협력), 토호 (배급)
◈ 저작권: ⓒ モンキー パンチ · TMS
◈ 일자: 1979.12.15
◈ 장르: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G)


<시놉시스>

세계적인 괴도 루팡 3세와 그의 파트너인 세계최고의 명사수 지겐 다이스케는 모나코 국영 카지노의 금고에서 거액의 현금을 강탈한 뒤 경찰들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리고 사라진다. 막대한 현금에 환호는 두 남자. 그러나 지폐를 자세히 살펴본 루팡은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루팡은 위조지폐의 출처를 쫓던 와중 유럽의 자그마한 나라인 칼리오스트로 공국까지 다다르게 되는데, 이 와중에 우연치 않게 웨딩 드레스를 입고 도망치는 묘령의 소녀를 구하게 된다. 그녀는 바로 칼리오스트로 대공 가문의 후계자인 클라리스 칼리오스트로. 하지만, 클라리스는 곧이어 나타난 칼리오스트로 백작 휘하의 부하들에게 다시 납치되고 말고... 칼리오스트로 백작은 공국의 칼리오스트로 대공의 급서 이후 섭정으로 공국을 다스리는 인물로, 클라리스와 강제로 혼인하여 대공의 지위를 물려받으려 하고 있었다.

클라리스를 구하기 위해 루팡은 친구이자 지상 최고의 검객 고에몽을 부른다. 클라리스를 구하러 간 이들 3인조는 칼리오스트로 백작이 나라를 집어삼키려는 야심 외에도 한가지 비밀을 더 갖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소개>

모리스 르블랑의 걸작 추리소설의 주인공 괴도 루팡을 모델로 삼아 몽키 펀치(필명. 본명은 카토 카즈히코)가 1969년부터 '만화액션'에 연재한 하드보일드 액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루팡 3세 시리즈의 두 번째 극장판. 첫번째 극장판인 '루팡 3세, 루팡 vs 복제인간(1978)'이 배급수익 9억1천만엔이라는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이끌어내자 이에 고무되어 다음 해에 전격적으로 다시 제작된 극장용 만화영화이다.

애초에 몽키 펀치가 그린 원작 시리즈는 성인취향의 작품으로, 하드보일드한 전개와 성적인 묘사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전형적인 007 시리즈의 공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TV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조금씩 순화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71년도에 방영을 시작한 TV 시리즈 1기의 후반부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와 타카하타 이사오 등이 연출에 참여(참여 당시는 익명으로 참여했다고 전해짐. [1] 참조)하면서 시리즈는 원작과는 달리 성인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즐거운 모험물 형태로 서서히 컨셉이 바뀌기 시작하게 된다. 그 후 루팡3세는 77년도에 방영된 2기를 통해 큰 인기를 얻게 된다.

두 번째 극장판인 이 작품은 TV 시리즈 2기의 멤버들이 아닌 1기 시리즈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오츠카 야스오와, 1기 후반부에 작품에 참여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으로 낙점된다. 이로 인해 TV 시리즈 2기와 2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첫번째 극장판의 설정이 아닌 첫번째 TV 시리즈의 설정이 가미되었다. 루팡의 재킷 색인 녹색(1기)과 빨간색(2기, 첫번째 극장판)은 후일 '루팡 3세 GREEN vs RED(2008)'에서 그린 재킷과 레드 재킷을 입고 등장하는 수많은 가짜 루팡들을 위한 소재로도 사용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연출을 맡은 극장판은 이제까지의 루팡과는 그 스타일이 다른, 미야자키식 어드벤쳐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이 되었다. 초반부의 차량 도주씬이나 칼리오스트로 백작의 수하들과 루팡들이 벌이는 일대 왁자지껄한 액션연출은 특유의 역동적인 화면구성과 큰 스케일의 액션, 그리고 유쾌하고 건전한 모험극을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미야자키의 전작 '미래소년 코난(1978)'에서 이미 한번 선보인 것들로, 후일 미야자키 하야오의 수많은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스타일로 정형화된다.

작품의 히로인인 클라리스의 경우는 미야자키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보여준 인물로, 소녀같은 외모에 여성미를 감춘 대표적인 청순가련형의 히로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미래소년 코난의 라나부터 루팡 3세의 클라리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터(1986)'의 시타 등 이후 계속적으로 등장하는 이러한 미야자키의 여성 캐릭터는 미야자키가 로리타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으로, 그것 때문인지 루팡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불멸의 히로인 미네 후지코는 이제까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미약한 활약을 보여주기도. 게다가 미야자키의 미네 후지코는 미야자키식 해석에 의해 이번 작품에서 에로티시즘이 모두 거세된 카메오로 등장하였으니 어차피 후지코가 메인 히로인이었다 하더라도 원작의 팬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했으리라 예상된다. 미네 후지코의 이런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개봉 당시의 수익은 전작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미야자키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전까지 한동안 극장 만화영화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대에 못미쳤던 극장흥행 결과와 달리 TV 재방송이나 특별 상영회 등에서는 커다란 인기를 얻게 된다. 이러한 뒤늦은 인기는 예상을 뒤엎는 것이어서 후일 루팡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조차 이 작품을 기억할 정도로 루팡 3세 시리즈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는 작품이 되었다. 인지도 뿐만 아니라 완성도 면에서도 이 작품은 역대 루팡 극장판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후대에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보여준 미야자키의 콘티는 이후 아니메 제작현장에서 하나의 모범 교과서로 평가받게 된다.

ⓒ モンキー パンチ · TMS


<참고 사이트>

[1] ルパン三世, Wikipedia Japan
[2] ルパン三世 カリオストロの城, Wikipedia Japan
[3]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엔하위키 미러
[4] 루팡3세 - 카리오스트로의 성 (ルパン三世 · カリオストロの城) 1979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モンキー パンチ · TM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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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 (1979), ベルサイユのばら / The Rose of Versailles


ⓒ Ikeda Riyoko · TMS


<정보>

◈ 원작: 이케다 리요코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1~12화) / 데자키 오사무 (19~40화)
◈ 각본: 시노자키 요시미, 야마다 마사히로, 스기에 케이코
◈ 스토리보드: 요시카와 소지, 타카야시키 히데오, 세키네 요시히사 (1~18화) / 데자키 오사무 (19~40화)
◈ 연출: 야마요시 야스오, 이마자와 테츠오, 나가오카 아키노리 外 (1~18화) / 타케우치 요시오, 니시쿠보 미즈호, 오오가 슌지 (19~40화)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 미술감독: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마카이노 코지 / 스즈키 히로코
◈ 기획: 우메타니 시게루, 야마모토 마타이치로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TMS), 니혼TV
◈ 저작권: ⓒ Ikeda Riyoko · TMS
◈ 일자: 1979.10.10
◈ 장르: 드라마, 순정, 시대물
◈ 구분/등급: TVA (40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프랑스의 귀족가문 출신으로 전통적인 무인가문의 레니에 드 쟈르제 장군은 지금 여섯째 아이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딸만 다섯인 쟈르제 장군은 자신을 이어 프랑스 군을 통솔한 남자아이의 탄생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만, 얄궂게도 이번에 태어난 여섯째 아이마저 여자아이였다. 쟈르제 장군은 할 수 없이 막내딸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기로 마음 먹고, 이후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처럼 엄하고 강하게 교육을 시키게 된다.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용모의 금발 소녀는 씩씩하고 정의감 넘치는 사내같은 여자아이로 커가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오스카 프랑소와 드 쟈르제. (한국에서는 오스칼로 불린다.)

같은 해, 오스칼보다 한달 앞서 오스트리아의 황녀 마리 앙뜨와네트 죠세프 쟌느 드 로레인 도트리슈(김 수환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석... 과 같은 과냐;)가 태어난다. 마리는 14세가 되던 해에 프랑스의 황태자 루이 오귀스트와 결혼하게 되니 이 황태자가 바로 프랑스의 마지막 절대군주 루이 16세이다. 오스칼은 마리의 총애를 받아 근위대에 근무하게 되며 승승장구하게 되지만, 여자로서의 정체성과 민중의 고통이라는 현실 속에서 조금씩 방황하기 시작하는데...


<소개>

이케다 리요코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순정 애니메이션. '캔디 캔디(1976)'와 함께 순정 애니메이션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순정 만화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진취적인 여성상과 시대물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한 편의 드라마로 승화시킨 스토리는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이케다 리요코의 코믹스는 오스트리아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마리 앙뜨와네트'에서 영감을 받아 실존인물이었던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궁정생활에, 가상인물인 남장 여인 오스칼 프랑소와 같은 매력적인 인물들의 드라마가 가미된 팩션 형태의 작품이다.

72년부터 집영사(슈에이샤)의 '주간 마가렛'에서 연재되며 인기를 끈 이 코믹스가 도쿄무비신사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결정되었을 때, 원작자인 이케다 리요코는 자신의 그림체를 만화영화로 승화시킬 인물로 바로 아라키 신고와 히메노 미치를, 그리고 '내일의 죠(1970)'와 '보물섬(1978)'에서 인상깊은 연출력을 선보인 데자키 오사무를 지목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전칠한 친구이자 후배인 스기노 아키오를 평생의 작화 파트너로 삼고 있던 데자키 오사무는, 아라키 신고와 히메노 미치의 작화컴비에 난색을 표하며 연출직을 사양하였고, 이로 인해 당시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를 연출하고 있던 나가하마 타다오에게 도쿄무비신사가 급히 접촉을 시도하게 된다. 도쿄무비신사에서 연출가로 성장한 나가하마 타다오는 때마침 시청률 고전으로 인해 스폰서와 마찰을 겪고 있던 달타니어스의 연출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전격적으로 이 작품의 감독을 맡게 되었으며, 이로서 드라마의 대가 나가하마 타다오와 절세의 작화가 아라키 신고/히메노 미치라는 무게감 넘치는 스탭진이 구성되는 것이다. 원작의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에 완벽하게 묘사하는 아라키 신고와 미려한 디자인으로 순정만화풍의 그림체에 능한 히메노 미치(부부 작화가로도 유명)는 이케다 리요코가 그린 화려한 캐릭터들을 실로 완벽하게 화면 위에 묘사한다. 거기에 탑클래스 미술감독인 무쿠오 다카무라의 무쿠오 스튜디오가 배경으로 참가하는 등, 화려한 순정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은 다 갖추어진 셈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연출에서 일어났다. 스탭들을 강하게 휘어잡아 자신의 스타일대로 작품을 이끌어가기로 유명한 나가하마가 주인공인 오스칼의 성우 타지마 레이코와 캐릭터 해석을 놓고 충돌이 발생하면서 12화까지만 연출하고 작품에서 도중하차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급해진 제작진은 다시 데자키 오사무에게 SOS를 요청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데자키 오사무도 스기노 아키오라는 카드를 일단 양보하고 제작진의 요구에 응했으며, 이로 인해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19화부터 데자키 오사무의 손을 거치게 된다.

원작에 비교적 충실한 노선을 따르고 있던 나가하마 스타일의 작품은 데자키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좀 더 역동적인 스타일로 변모하게 된다. 총감독이면서도 19화부터 40화까지의 스토리보드를 자신이 직접 그린 열정에 의해 완벽하게 데자키식 스타일로 탈바꿈하게된 것이다. 특히, 그의 전매 특허인 하모니 기법(애니메이션 동화 컷에서 절정의 순간에 일러스트 정지컷으로 변하는 기법)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가는 오스칼과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격변기의 시대배경에 실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아니할 수 없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드라마의 대가를 거쳐 아니메 영상 아티스트의 손에 의해 비로소 진정한 매력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특히, 데자키 특유의 하모니 기법으로 바스티유 감옥을 향해 포격전을 지휘하는 오스칼의 클라이막스 씬은 아름다운 한 폭의 명화와 같은 여운을 남겨준다.

비주얼 뿐만 아니라 스토리나 연출방식에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녹여내어 오스칼의 기구한 삶과 이야기를 극적인 이야기로 표현해 내었다. 전반부가 남자처럼 자란 오스칼이 마리 왕비와 그녀의 연인 페르젠, 그리고 자신의 하인이자 친구, 그리고 연인이었던 앙드레를 통해서 여성으로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이야기였다면, 후반부는 귀족이었던 오스칼이 민중의 고통을 깨닫고 혁명가 오스칼로 변하는 여정이라고 하겠다. 그리하여 전반부는 마리와 오스칼이 비슷한 비중으로 이야기되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오스칼 1인 주인공 체제로 변하게 된다. 성별을 초월한 오스칼의 아우라는 아니메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캐릭터 중 하나라 할 수 있으며, 데자키의 작품이야말로 이를 완벽에 가깝게 애니메이션으로 묘사해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총집편 형태의 극장판은 TV 시리즈 종료 후 무려 11년의 세월이 지난 1990년에 개봉되었다. 이것은 비디오 판으로 87년에 발매된 작품을 다시 편집한 작품이기도 하다. TV 시리즈보다 앞선 79년 3월에는 일본 내에서 실사영화로도 개봉되기도 하였다. ([1] 참조) 한국에서는 상당히 시간이 지난 93년과 98년에 두번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어서 뒤늦은 인기를 끌었다. 원제인 '베르사이유노 바라(ベルサイユのばら)'는 '베르바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기도 했다.

ⓒ Ikeda Riyoko · TMS



<참고 사이트>

[1] ベルサイユのばら, Wikipedia Japan
[2] The Rose of Versailles, Wikipedia
[3] 베르사이유의 장미, 위키피디아
[4] 베르사이유의 장미, 엔하위키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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