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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 잭 스나이더(Zack Snyder)
◈ 각본: 데이빗 S. 고이어(David S. Goyer), 크리스토퍼 놀란
◈ 제작: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챨스 로번, 에마 토마스, 데보라 스나이더


<줄거리> 

무차별적인 자원개발로 붕괴의 위기에 놓은 행성 크립톤. 크립톤 최고의 과학자 조 엘(러셀 크로우 분)은 원로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크립톤의 정수를 담은 코덱스를 자신에게 맡겨 달라 제안하지만, 원로들은 조 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때마침 과격파인 조드 장군(마이클 섀논 분)이 이끄는 쿠데타 군이 원로원을 급습하고, 혼란을 틈타 조 엘은 코덱스를 탈취하여 자신의 거처로 급히 피신한다. 인공적으로 출산을 조절하는 크립톤에서 자연 출산으로 태어난 그의 갓난 아들 칼 엘(헨리 카빌 분)과 코덱스를 태양계에 위치한 행성 지구로 피신시키려는 조 엘 부부. 그러나, 칼 엘이 탄 비행선이 출발하기 직전, 조드 장군의 반란군이 조 엘의 거처를 급습하고 사투 끝에 간신히 아들을 떠나보낸 조 엘은 그만 조드에 의해 숨을 거두고 만다.

쿠데타는 실패로 끝나고 조드 장군과 쿠데타 군은 원로원에 의해 팬텀 존에 유배되는 형벌에 처해진다. 하지만, 조 엘의 예언대로 크립톤은 결국 멸망에 이르르고, 크립톤의 마지막 생존자 칼 엘은 코덱스와 함께 낯선 행성인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그를 처음 발견하는 조나단 켄트(케빈 코스트너 분)와 마사 켄트(다이안 레인 분)에 의해 칼 엘은 클라크 켄트라는 이름의 지구인으로 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태양에 의해 세포가 강화된 클라크는 평범한 지구인과는 다른 초능력을 보유하게 되고,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 체 방황을 거듭하게 되는데...


SF로 풀어낸 신화적 이야기,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다.

금으로부터 약 30여년전인 80년대 초반 쯤일까, 리차드 도너의 슈퍼맨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흥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존 윌리암스의 시대를 초월하는 테마와 함께 시작하는 '슈퍼맨(1978)'은 비록 TV 브라운관에서의 시청이었지만, 당시 어린 나에게는 강렬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아있다. 엘로스에게 있어서 슈퍼맨은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와 함께 이제까지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보아온 영화 시리즈이기도 한데, 슈퍼맨은 미국의 히어로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 아이들에게는 상당한 임팩트를 준 캐릭터였음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슈퍼맨의 첫 극장영화는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 내에서만 알려져 있던 슈퍼맨이라는 만화 주인공을 전세계에 깊이 각인시킨 장본인이다. 비록 다른 나라의 만화 캐릭터이지만, 영화라는 영상매체를 통해 슈퍼맨은 글로벌한 대중 문화의 아이콘으로 수십년 동안 사람들의 뇌리에 남게 되었으며, 굳이 코믹스의 팬이 아니더라도 슈퍼맨과 그를 연기한 故 크리스토퍼 리브라는 두 인물은 이제 미국인을 포함하여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신화적인, 혹은 상징적인 무언가로 자리매김했다고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신화가 되어버린 슈퍼맨과 크리스토퍼 리브에 대한 노골적인(?) 오마쥬였던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2006)'가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이것은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많은 이들이 슈퍼맨에게 걸었던 기대 심리를 관점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엘로스의 관점에서 싱어의 슈퍼맨은 꽤 잘만든 '오마쥬'였다. 물론, 많은 한국 관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듯 하지만)로 막을 내렸을 때, 이제 DC의 간판 히어로는 슈퍼맨 보다는 크리스토퍼 놀란에 의해 새롭게 그려진 배트맨으로 바뀐 듯 보였다. 더 이상 빨갛고 파란 스판 덱스를 입은 우스꽝스런 철의 사나이가 등장할 무대는 그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히어로 장르 무비에서조차 없는 듯 싶었으며, 더군다나 2010년대에 이르러 히어로 장르의 주도권은 DC가 아닌 라이벌 마블에게로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도너 감독에 의해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코믹북 히어로가 미국을 대표하는 신화적인 캐릭터로 재창조된 후부터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슈퍼맨은 끝까지 잊지 않고 싶은 노스텔지어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세계화에 의해 그 미국적인 색깔이 비판받는다 할지라도 슈퍼맨은 많은 이들에게 그러한 존재이고 그러한 컨텐츠는 아닐까. 그리고 결국 그러한 사람들의 바람이 모아져 마침내 2013년 강철의 사나이가 우리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배트맨 시리즈를 완벽하게 부활시킨 각본가 데이빗 S. 고이어와 그의 단짝(?)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맨 오브 스틸(2013)'에 참여하는 것이 결정되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했던 것이 사실이다. 놀란이 감독을 맡지 않더라도 고이어의 각본이라면 충분히 슈퍼맨을 매력적으로 그려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나 할까. 비록 몇 차례의 작품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잭 스나이더가 감독이었지만, 그의 영상 미학 만큼은 계속 인상적으로 여겨왔기에 스토리만 잘 받쳐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과연 맨 오브 스틸은 이 기대를 100% 충족한 영화일까.


고이어와 스나이더, 그리고 놀란이 그려낸 슈퍼맨은 우선, 기존의 슈퍼맨 시리즈를 다시금 리부트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리하여 크립톤에서부터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고 있는데, 이미 도너 감독이 거의 완벽하게 그려냈던 설정에 대한 고이어판 해석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물론,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인상적인 크립톤의 모습과 말론 블란도의 '조 엘'이 보여준 카리스마를 넘어서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퍼스트이자 베스트였던 것을 재해석해야하는 난제를 풀어낸 이번 방식은 오리지널을 능가하진 못했어도 충분히 준수한 모습이었으며, 러셀 크로우의 '조 엘'은 블란도의 그것을 넘어서지는 못해도 충분히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슈퍼맨 1편과 2편의 이야기를 한 편으로 재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맨 오브 스틸은 사실 개봉 전부터 이 거대한 이야기를 한 편 안에 다 담아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스토리에 치중하면 볼거리를 상실한 드라마가 되어버릴 것이고, 볼거리에 치중하다는 스토리의 밀도가 떨어진 그저 그런 블록버스터에 그치지 않겠는가. 그렇게 볼 때 맨 오브 스틸은 주어진 러닝타임에서 나름 최선을 다한 각본이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시간 순에 의한 전개가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클라크가 과거를 부분부분 회상(플래쉬 백)하면서 관객들에게 그의 이방인으로서의 삶과 고뇌를 풀이하는 부분은 많은 것을 담아내야 했던 이 영화에 있어서 적절한 선택이었다. 다만, 그가 방랑의 길에서 지구를 구원하는 메시아로 재탄생하기 위한 심경의 변화를 관객들에게 납득시키기에는 아무래도 짧았던 것이 사실이고, 마찬가지로 히로인인 로이스 레인과의 유대관계가 깊어지는 부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SF 장르로 슈퍼맨이라는 히어로물을 풀어낸 모양새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원 시리즈만큼 독창적이진 않지만 크립톤 행성의 묘사와, 조드 장군의 일행이 지구를 침략하는 부분도 인상적. 다만, 많은 SF 영화들, 특히 최근에 개봉했던 작품들('우주전쟁', '트랜스포머', '스카이라인' 등등)이 반복적으로 보여준 모습이다보니 다소 식상한 것도 사실이다. 이와는 별개로 연출 부분에서도 식상한 점들이 눈에 띄는데, 기존의 스나이더 식 슬로우 액션이 사라진 대신 급격스러운 줌 인으로 마치 핸드 헬드를 연상시키는 촬영기법은 분명 현장감을 더해주기는 했지만, 이미 '아바타(2009)'에서 보았던 인상적인 방식이다보니 그 역시 다소 신선도가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설정과 멋진 영상기법이 펼쳐지고 있지만, 독창적인 면이 부족함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예고편을 통해 많은 이들을 열광시킨 슈퍼맨의 강렬한 액션은 확실히 압도적인 스펙타클함으로 관객들을 빠져들게 한다. 이제껏 보아온 모든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 그 강력함과 스피드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다만 비교적 최근 히어로물인 '어벤져스(2012)'와 비교하면 그 흐름이 단조롭다. 파워는 대단하지만 그 세기(디테일)가 모자란 셈이다. 상당히 몰입하며 감상한 것은 분명한데, 끝나고 나서 뭔가 알 수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고나 할까. 그런 면에서 조드 장군과 슈퍼맨의 라스트 클라이막스는 그 파괴적이고 압도적인 힘의 대결만큼은 기대를 넘어섰지만 영화 전체적인 맥락 면에서는 다소 호흡을 끊는 부분이 있다.

맨 오브 스틸은 신화적인 초인의 이야기를 상당히 고급스럽고 또한 흥미진진하게 풀이했다. 다만, 영웅의 탄생과 성장, 방황과 각성, 그리고 세상의 구원을 모두 한편의 이야기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로 인한 캐릭터의 소비도 매우 아쉬운데, 데일리 플래닛의 편집장인 페리 화이트역의 로렌스 피쉬번과 같은 인물은 실제 캐릭터나 배우의 비중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에서는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었다. 다만, 맨 오브 스틸의 성공이 확실해 보이는 지금, 1편이 성공 여부에 따라 후속편을 제작한다는 워너의 기획이 실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이 캐릭터들은 후속 시리즈에서 제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조나단 켄트로 분한 케빈 코스트너도 마찬가지. 비록 클라크의 회상으로 계속 얼굴을 내밀지만, 인상적인 아버지의 연기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등장시간이 짧아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함은 아쉽기 그지 없다.

여러가지 인상적인 모습들에도 불구하고 맨 오브 스틸의 완성도는 아쉬움이라는 단어를 생략하고 이야기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고이어-스나이더의 투톱 시스템이 상당히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맨 오브 스틸의 완벽한 평가는 3부작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가 끝난 즈음에야 좀 더 확실해질지도 모르겠다. 완성도에서는 일말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SF 영화로 재탄생한 슈퍼맨의 리부트는 꽤 만족스러운 편이다.

ⓒ Warner Bros. Pictures

덧붙임) 맨 오브 스틸은 어떤 면에서 '매트릭스'와 맞닿아 있다. 자연출생이 아닌 인공 수정란에서 태어나는 크립톤인의 설정, 지구를 테라포밍하기 위해 지표를 꿰뚫는 크립톤의 우주선 등은 매트릭스의 그것과 닮은 부분이 있으며, 심지어 로렌스 피쉬번과 함께 스완익 장군으로 등장하는 해리 레닉스는 매트릭스 시리즈의 락 장군을 연기했던 인물이다.

덧붙임) 비록, 신화적인 존 윌리암스의 테마가 구축한 아성과 고정관념을 무너뜨릴 수는 없겠지만, 한스 짐머의 테마는 맨 오브 스틸과는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그만큼 이번 슈퍼맨은 어두운 편이었고, 그것이 기존 팬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측면도 있을 듯.

덧붙임) '이모탈스(2011)'에서 헨리 카빌을 보는 순간, 그전까지는 반신반의로 생각했던 그가 슈퍼맨에 상당히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른건 몰라도 슈퍼맨의 캐스팅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덧붙임) 다이안 레인. 매혹적인 미모의 이 여배우조차 세월의 흐름에는 어쩔 수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오히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체 마사 켄트를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비록 짧은 등장이었지만 꽤 인상적이었다.

덧붙임) 조드 장군 역을 맡은 마이클 섀논을 보는 순간, 정웅인 씨가 오버랩된 것은 나뿐만이었을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맨 오브 스틸 (2013)

Man of Steel 
7.5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헨리 카빌, 에이미 아담스, 마이클 섀넌, 케빈 코스트너, 다이안 레인
정보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43 분 | 2013-06-13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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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 잭 스나이더(Zack Snyder)
◈ 각본: 잭 스나이더, 스티브 시부야(Steve Shibuya)
◈ 캐스팅: 에밀리 브라우닝(Emily Browning), 애비 코니쉬(Abbie Cornish), 제나 말론(Jena Malone), 바넷사 허진스(Vanessa Hudgens), 제이미 청(Jamie Chung)
◈ 제작: 워너 브러더스 픽쳐스


<시놉시스> 

여기 방금 어머니를 여읜 두 자매가 있다. 소녀들의 아버지는 탐욕에 찬 계부, 모든 재산을 딸들에게 남긴다는 아내의 유언장에 격분한 그는 자신의 의붓딸들을 위협하려 했고, 엉겁결에 소녀는 권총을 발사하게 된다. 하지만, 두려움에 떨며 발사된 총알은 계부가 아닌 자신의 동생에게로 향하고 만다. 동생마저 잃고 마는 소녀, 이제 그녀에게 의지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계부는 소녀가 어머니를 여의고 정신착란 증세를 보여 동생을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소녀는 결국 정신병원으로 끌려간다. 정신병원의 책임자 블루는 계부에게 뒷돈을 건네받고 소녀를 평생 정신병원에서 썩게 할 것을 약속한다. 정신병원에 보낸 것도 모자라 계부는 뇌수술을 통해 소녀의 기억을 지우게 될 것을 원하고... 뇌수술을 받게 될 동안 남은 시간은 5일, 과연 소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소녀가 수술대에서 눈을 감은 순간, 그녀는 베이비돌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주류를 향한 잭 스나이더의 두번째 도전, 다시 한 번 실패로 돌아가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디언의 전설(2010)'을 통해 이제까지보다 한 레벨 더 올라간 블록버스터의 기대주가 되려 했던 잭 스나이더는 여러가지 의미있는 시도와 멋진 영상미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헐리우드는 잭 스나이더에게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듯 싶다. 가디언의 전설이 극장에서 내려온지 반년이 못되어 잭의 또다른 야심작이 극장가를 통해 우리를 찾아왔고, 내년에도 한편의 대작 블록버스터가 대기중이니 말이다.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지난 4월에 개봉한 잭 스나이더 연출/각본/제작의 '써커 펀치(2011)'가 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그의 한계를 보여준 가디언의 전설에도 못미치는 실패작으로 귀결되었다. 흥행성적으로만 보아도 약 8천만 달러의 엇비슷한 제작비가 소요된 이 두 작품에서 가디언의 전설이 약 1억 4천만 달러의 글로벌 흥행수익을 거둬들이며 나름 선방한 반면, 써커 펀치는 9천만 달러에 조금 못미치는 성적(그것도 글로벌 흥행 성적으로)을 거둬들이며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물론, PG등급으로 상영되었던 가디언의 전설에 비해 PG-13인 써커 펀치가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삼았던 가디언의 전설과 달리 그가 직접 각본작업에 참여했던 써커 펀치의 이야기 완성도가 분명 전작에 못미쳤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음은 부정할 수가 없다. 실제로 그가 써커 펀치 이전에 작업한 4편의 작품들은 모두 원작을 가진 이야기였다. 써커 펀치는 그런 면에서 잭에게 있어서 한단계 더 높은 수준의 연출가로 거듭나기 위한 일종의 시험무대였던 셈인데, 결과적으로 첫번째 시험은 낙방에 가까운 점수가 나온 셈이다.

☞ 가디언의 전설 - 잭 스나이더의 장점과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애니메이션 (바로가기)

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라면, 이 작품은 흔히들 말하는 병맛이라고 불리는 영화는 적어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늘씬하고 매혹적인 미소녀가 다섯명씩이나 등장해서가 아니다.(아니라고 완벽히 부정하진 못하겠다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분명 감독이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실험을 했구나라는 것이었다. 다만, 그로 인해 이 작품은 음식의 시식으로 비유하자면 좋았다가 씁쓸했다가, 달콤했다가 너무 시큼하다가, 쫄깃하다가 푸석하다가를 반복하며 들쭉날쭉한 맛이 느껴지는 음식이었다. 전체적인 영화의 구성은 화려한 데코레이션을 제거하고 나면 너무 빈약하고 보잘 것 없다. 하지만 부분 부분을 장식한 데코레이션에서만큼은 상당히 일류적인 감각과 재치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아마 이것이 헐리우드가 잭 스나이더를 계속 사랑하고 있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재산을 노리는 계부에 의해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소녀, 계부는 소녀에게서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누명을 씌워 정신병원에 가두고 뇌물을 써서 기억을 지우는 뇌수술을 소녀에게 시키려 한다. 남은 시간은 5일, 이 이야기는 그 5일 사이에 벌어지는 소녀의 이야기를 소녀의 환상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소녀의 또다른 환상의 삼중 구조로 풀어가는 이야기이다. 이 현실과 환상, 그리고 환상 속의 환상으로 이루어지는 삼중구조는 얼핏 작년도에 개봉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2010)'에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들며, 스릴러라는 형식을 채택한 점에서는 오히려 마틴 스콜세지의 '셔터 아일랜드(2010)'와의 접점을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두 작품과 비교해서도 써커 펀치는 확연히 내공이 부족해 보인다.

꿈에서 꿈으로, 다시 꿈으로 들어가면서 각각의 상황이 중첩되면서 긴장감을 높였던 인셉션과 달리, 써커 펀치는 환상에서 환상으로 들어가는 중에 그 어떤 긴장감도 가중되지 않는다. 현실에서 정신병원에 들어간 주인공 베이비돌이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일련의 위기상황 속에서 환상, 그리고 환상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아니라 그저 현실의 상황이 환상 속의 다른 상황으로 재구성되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인데, 그 베이스가 되는 이야기 구조 자체가 느슨하기 때문에 긴장감이나 몰입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환상 속의 환상으로 들어간 뒤 펼쳐지는 판타지와 SF, 밀리터리가 결합된 기묘한 세계에서의 액션에 잠시 몰입하다가 환상이 끝나고 나면 영화는 갑작스레 싱거워지면서 특유의 맛을 잃고 만다. 

또한, 계부에 의해 억울하게 정신병원에 갇혀 정신적으로 크나큰 위기에 직면한 베이비돌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있어서도 이 작품은 부인의 죽음이라는 과거 속에 숨겨진 트라우마를 안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속에 살아가는 수사관의 이야기를 다룬 셔터 아일랜드에 비교하면 그 드라마성과 스릴러성이 너무도 부족하다. 스릴러를 표방한 작품임에도 써커 펀치에서는 어떤 스릴러도 느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이 작품의 또하나의 크나큰 미스이기도 하다. 실제 이야기의 짜임새가 단순하고 느슨하다 보니 환상 속의 환상에서 벌어지는 잭 스나이더만의 독특한 영상미학을 제외하고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별반 없는 셈이다. 그로 인해 음침하고 메마른 정신병원과 퇴폐적이면서 암울한 클럽을 표현한 미술과 색감은 상당히 훌륭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큰 빛을 발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 인셉션, 아트 블록버스터의 진수를 보여주다. (바로가기)
☞ 셔터 아일랜드, 스릴러가 아닌 한편의 싸이코 드라마 (바로가기)

결국, 영화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환상 속의 또다른 환상인 가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미소녀들의 화끈한 액션장면에 한정된다. 사실 이 부분은 잭 스나이더의 원래 장기이기도 한데, 비주얼 노벨을 영상화하는데에서도 나름 일가견을 보인 잭은 아니메 스타일의 캐릭터들을 서구식 영화로 해석하는데 있어서도 나름의 노하우를 가진 듯 싶다. 교복을 입고 일본도를 휘두르는 베이비돌의 스타일은 아무리봐도 일본 아니메의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물론, 이는 공동으로 각본을 작업한 스티브 시부야의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까지 아니메를 실사영화화했던 많은 실패작들과 비교해서 그 영상적 완성도는 써커 펀치가 단연코 월등하다. 다만, 이 만화적 씨퀀스들이 작품의 일부분에 한정되면서 이야기는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하는 갈짓자 행보를 걷고 있다. 현실과 첫번째 환상의 이야기가 화려한 영상미의 두번째 환상만큼 매력적이었다면 이 영화의 평가는 달라졌겠지만, 아쉽게도 잭 스나이더가 그 정도의 수준에 미치려면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듯 싶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엔딩 스탭롤에 펼쳐지는 블루(오스카 아이삭 분)와 고스키(칼라 구기노 분)의 듀엣 퍼포먼스는 이 작품을 고풍스러운 클럽 스타일과 테크노스러운 분위기를 오가는 작품으로 꾸미고자 했던 감독의 의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만약, 작품 내에서 그러한 분위기 전환이 잘 묘사되었다면 엔딩 역시 빛났으련만, 아쉽게도 본편에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엔딩은 오히려 뜬금없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재미있는 것은 클럽을 배경으로 삼았으면서도 본편에서 여배우들의 공연장면은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

이제 바톤은 내년에 잭 스나이더가 연출할 슈퍼맨 시리즈의 후속편 '맨 오브 스틸(2012)'에게로 넘어갔다. 과연 가디언의 전설에 이은 두 번의 실패를 교훈 삼아 잭 스나이더는 부활할 수 있을까. DC의 히어로 수퍼맨이 내년도 마블 진영의 야심작 어벤져스와의 싸움에서 패한다면 잭 스나이더는 헐리우드의 신뢰를 잃을지도 모른다. DC의 모회사이기도 한 워너는 이번 써커 펀치의 실패를 통해 벌써부터 큰 고민에 빠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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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와 캡틴 아메리카, 엑스맨들과 대결하는 DC의 새로운 녹색 히어로

ⓒ 2011 Warner Bros. Pictures


벤져스 프로젝트의 일환인 마블의 히어로 무비 '토르(2011)'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DC의 히어로 무비 '그린 랜턴(2011)'이 6월 16일 한국에서 개봉 예정에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DC와 마블 간의 히어로 전쟁이 그 막을 올리고 있는 셈인데요. 올 한 해에만 세 편이 개봉 예정되어 있는 마블에 비해 DC는 그린 랜턴 하나만이 개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올 한해로만 놓고 보면 마블의 초반 공세가 무섭다고 해야 하겠군요. 하지만 내년에는 DC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슈퍼 히어로들이 몰려온다, 시작된 마블의 거대 프로젝트 (보러가기)

그린 랜턴은 히어로 코믹스의 팬들에게는 유명한 DC 코믹스의 대표적인 히어로입니다. DC의 3대 히어로인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의 뒤를 잇는 네임 밸류를 갖고 있는 히어로로서, 한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그 시작은 1940년 빌 핑거(Bill Finger)와 마틴 노델(Martin Nodell)의 작품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으니 실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히어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그린 랜턴은 이 1940년에 등장한 그린 랜턴(알란 스콧)이 아니라 1959년 존 브룸(John Broome)과 질 케인(Gil Kane)이 창조해낸 그린 랜턴(할 조단)이 주인공인 영화가 되겠습니다.

최초의 그린 랜턴이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활약한다는 설정을 가진 고전적인 히어로(그런 면에서는 마블의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와 비슷한 설정을 지녔군요)인 반면, 할 조단의 그린 랜턴은 외우주의 행성 오아(Oa)에 거점을 두고 있는 우주의 수호자의 일원이 되어 수호자들의 힘의 원천인 녹색의 파워 링을 받고 그린 랜턴으로 선택되는 인물입니다. 그로 인해 영화는 지구에 한정되지 않고 우주와 지구를 넘나드는, 이제까지의 '히어로 무비' 중에서는 가장 넓은 지역을 커버링하는 인물이 되시겠습니다. (클립톤 행성 출신인 슈퍼맨도 결국 활약은 지구에서 만이었으며, 우주에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판타스틱 포 역시 지구 근처의 우주에서 사고를 겪은 뒤 실제 활약은 지구에서 벌이게 되니 그린 랜턴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지구로 무대가 한정된다 할 수 있겠지요.)

먼저 개봉한 토르가 신들의 세계에서 추방당해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 신이라면, 그린 랜턴은 평범한 인간에서 선택을 받아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서로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거기에, 이제까지의 히어로들과는 다르게 유니크한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우주의 수호자 중 한명이라는 것도 특이하네요. 압도적인 CG 기술로 인해 이제까지의 히어로들 중에서는 가장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줄런지도 모르겠군요. 특히 영롱한 녹색 불빛으로 인해 그 화려함은 다른 히어로들을 능가하지 않나 싶습니다. (원더우먼이 등장해준다면 모를까나 이제까지 히어로 중에서는 가장...)

ⓒ 2011 Warner Bro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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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랜턴인 할 조단은 '베리드(2011)'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관 속에 갇힌 체 생매장 당한 한 남자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 내면서 뒤늦게 주목받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았는데요. 작년 한 해 '127시간(2010)'을 통해 레이놀즈와 비슷한 상황의 배역을 신들리게 연기하면서 오스카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제임스 프랑코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통해 얼굴을 알렸던 것과 비교하면 둘의 행보가 흥미롭다 하겠습니다. 감독은 '007 골든아이(1995)', '007 카지노 로얄(2006)'부터 '마스크 오브 조로(1998)', '레전드 오브 조로(2005)' 등 제법 굵직굵직한 블록 버스터들을 연출해온 영국계 감독 마틴 캠벨, 각본은 마이클 그린 외 다수. 그린은 TV 시리즈 '스몰빌(2001)'이나 '히어로즈(2006)' 등에 참여한 경력이 있기에 히어로 무비에 대한 적응력은 좋을 듯 싶군요.

개인적으로 그린 랜턴은 히어로 무비로서는 평작 정도의 수준을 보여줄 작품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스타 캐스팅도 아닌데다가 감독인 마틴 켐벨이 괜찮은 흥행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유명감독이긴 하지만, 카지노 로얄 이후 약 4년간의 공백이 있었으며 오랜만에 연출한 멜 깁슨 주연의 '엣지 오브 다크니스(2010)'도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못본 체 평단에서도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이본 작품에서 그닥 강한  임팩트를 주지는 못할 것 같거든요. 어벤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등장해주는 마블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솔로잉이라는 점에서도 파워가 밀리는 감이 있습니다.

다만, DC의 히어로라면 으례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만을 생각하고 있는 중에 그린 랜턴이 영화화 되었다는 점은 무언가 다른 뉘앙스가 풍기기도 합니다. 저스티스 리그의 핵심 멤버였던 그린 랜턴이 등장했으니, DC 역시 마블과 마찬가지로 '저스티스 리그'를 영화화 시키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죠. 아직까지는 DC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으나 2007년부터 실사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꽤 진전되고 있었던 만큼 영화팬들이라면 조심스레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 듯 싶은데요. 과연 토르와 엑스맨,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로 이어지는 2011년의 공세 속에서 그린 랜턴이 얼마만큼의 선전을 해줄지가 저스티스 리그의 앞날을 밝혀줄 한줄기 녹색 섬광이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 DC C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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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녀 액션 아니메의 잭 스나이더식 재해석 (?)

ⓒ 2010 Warner Bros. Pictures


2011년 봄에 상영이 예정되어 있는 워너 브라더스/잭 스나이더의 액션 판타지 '서커 펀치'의 두번째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네요.

☞ 애플의 트레일러 페이지로 가기. 단, 퀵타임 설치 필요 (클릭)
☞ 사자왕님의 포스터에 걸린 예고편으로 보기. (클릭)

이전의 트레일러에 비해 보다 더 구체적인 씬들과 압도적인 액션들이 가미되어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세라복을 입은 미소녀들, 밀리터리, 판타지, SF까지... 이건 뭐 백화점적인 구성이나 다름 없는데요. 이 상이한 비주얼을 모조리 하나의 세계에 녹여놓은 영상미는 역시 잭 스나이더답습니다. 확실히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감독이네요.

대충 트레일러로 짐작컨데 이 신비로운 세계는 아마도 주인공인 소녀들의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같습니다. 다만, 그 상상이 현실의 키워드나 해결책을 위한 요소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 같네요. 아마도 감금생활을 당하는 소녀들이 상상 속의 미션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 될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큽니다. '가디언의 전설'을 통해 자신이 가진 마니악한 감성이 전연령가 작품과는 아무래도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 잭 스니이더 인데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그의 스타일 때문에 가디언의 전설이 아동틱한 판타지가 아닌 좀 더 어른스러운 판타지가 될 것 같아 몹시도 기대했건만 기대보다는 낮은 반응을 보였던 바, 이제 다시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 만들어 낸 이 작품이 그 아쉬움을 메워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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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영상미학의 대가와 초특급 판타지 소설, 그리고 3D의 하모니.

ⓒ 2010 Warner Bros. Entertainmnet Inc


'300', '왓치맨' 등을 통해 특유의 감각적이고 고어적인 성인취향의 액션 판타지를 선보인 헐리우드의 기대주 잭 스나이더 감독. 얼마전 엘로스의 블로그에서도 2011년 봄 상영예정에 있는 그의 신작 '서커 펀치'를 소개한 바 있는데요.(서커펀치 소개 포스트 보러가기) 그보다 앞서 잭 스나이더의 특급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개봉되었으며, 한국에서도 10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의 신작은 3D 판타지 대서사 애니메이션 '가디언의 전설'.

캐쓰린 래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미국에서만 500만부 이상 팔린 특급 베스트셀러로서, 올빼미를 주인공으로 한 서사 판타지 대작입니다.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을 맡아 지난 9월 24일 미국에서 개봉되어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평단과 관객에게 열렬한 찬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 by 곽명동 기자, 데일리 포커스 (기사 보러가기

이미 앞선 여러 작품들을 통해 영상미에 있어서만큼은 A급에 올랐다고 생각되는 잭 스나이더의 연출에,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장대한 서사시가 가미되면서 그 구성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입니다. 하늘을 나는 올빼미들의 모험이다보니 속도감과 역동성이 비주얼의 중요한 이슈일텐데, 3D로 제작되면서 이러한 속도감과 역동성을 100% 살려주었을 듯 하구요. 게다가 이 속도감과 역동성이 3D의 묘미를 살려주면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형세가 된 듯 하네요. 미국 평단에서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라는 찬사가 나올만하다는 수긍이 갑니다. 아바타 이후 이제까지의 3D 영화들은 거의 대부분이 트렌드에 편승한 작품들로, 3D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던 작품들도 대부분이었거든요.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만, 이번 가디언의 전설은 판타지 장르에서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 있어서도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성인취향의 작품, 그것도 역동적이고 극사실주의적 영상미를 선보였던 잭 스나이더가 메가폰을 잡았기에 픽사나 드림웍스의 말랑말랑한 작품들에 비해 좀 더 파워풀하고 실사영화적인 비주얼을 선보일 것 같다는 점에서 그런데요. 마치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을 연출하면서 성인층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길만한 판타지 영화를 보여준 것처럼, 가디언의 전설 역시 잭 스나이더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보다는 보다 높은 연령대의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영상과 드라마를 선보이리라 기대합니다. 

과연 가디언의 전설이 2010년 하반기 최고의 작품이 될 수 있을까요. 올 한해 헐리우드의 화제작이 그다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디언의 전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요. 올 여름 헐리우드 최고 히트작인 '인셉션'과의 비교는 아직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놀랄만한 영상미와 장대한 판타지 서사시의 결합이 결코 허언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2010 Warner Bros. Entertainmnet Inc

ⓒ 2010 Warner Bros. Entertainmnet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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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과 '왓치맨'에 이은 잭 스나이더 스타일의 영상미학

ⓒ 2010 Warner Bros. Pictures


화 '300'에서 CF와도 같은 감각적이면서도 고어적인 영상미학을 선보인(물론, 작품의 스토리는 그와는 별개로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지만) 잭 스나이더가 '왓치맨'을 통해 보다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더니 이번에는 또다른 독특한 작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아니메에서나 볼법한 세라복과 각종 코스튬을 입은 미소녀들의 강렬한 액션을 선사할 이 작품의 제목은 바로 '서커 펀치(Sucker Punch)'.

스티브 시부야의 단편소설을 토대로 하여 공동작업으로 시나리오를 집필한 이 작품은 사실 잭 스나이더의 전작인 왓치맨보다 앞서서 기획되었던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제작은 왓치맨 이후에 시작이 된 것 같네요. 덕분에 이 작품에는 왓치맨에 참여했던 스탭진들이 상당수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라복을 입은 소녀나, 공각기동대 등에서 볼법한 메카들의 등장은 확실히 일본 아니메에서 많은 영감을 얻은 듯 합니다. 아마도 원작자인 스티브 시부야가 그 성으로 미루어보아 일본계이기 때문에 그런 듯도 싶구요. 사실 전체적으로 요즘 헐리웃의 영화들이 일본 아니메에서 많은 모티브를 가져다 쓰는 관계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듯도 합니다. 다만, 어린 미소녀들이 액션의 주인공을 맡는다는 이 설정은 전형적인 미소녀 SF 아니메에서 등장했던 설정인지라 근래의 헐리웃의 아니메 사랑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꽤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잭 스나이더의 작품이니 만큼 CF처럼 현란하고 스타일리쉬하며 동시에 고어스러운 영상이 되리라는 기대는 어긋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300에서는 비록 왜곡된 원작의 역사관에 기인한 유치한 민족주의와 감상주의가 가득한 영화가 되어버려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작인 왓치맨에서 보여준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300에 비해서 발전했다고 생각되는데요. 물론, 잭 스나이더의 스토리텔링은 그의 뛰어난 영상연출에 비해서는 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만, 스타일리쉬한 장르 영화 수준에서 볼 때 그 정도면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린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 싶구요.

그런 면에서 이번 서커 펀치도 스토리보다는 잭 스나이더만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큰 실망을 주지 않으리라는 믿음입니다. 특히, 현시점에서 볼 때 아니메 스타일의 영상미를 실사영화로 멋지게 살릴 수 있는 감독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점에서, 감독 자신의 '기관총을 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표현한 이 작품은 그 표현 그대로 아니메에 근접한 영상미를 자신의 스타일로 멋지게 해석해낸 또다른 멋진 팝콘무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참, 300이나 왓치맨에서 에로티시즘의 한 자락을 놓치 않았던 그이기에 미소녀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 작품에서도 므흣함을 한번 기대해 봐도 되겠네요. 어이쿠, 왠지 흐뭇해지는게...

서커펀치는 미국에서 2011년 3월 25일 개봉예정입니다.

☞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 2010 Warner Bro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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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각본: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셉 고든-레빗, 와타나베 켄, 마리온 꼬띨라르, 엘렌 페이지, 톰 하디
◈ 배급: 워너 브라더스


<시놉시스> 

인의 꿈에 접속할 수 있는 드림 머신 PASIV가 개발된 어느 미래, 타인의 꿈에서 정보를 추출해내는 최고의 실력자(극중에서는 추출자라 부른다)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파트너인 아서(조셉 고든-래빗 분)와 함께 코볼사의 의뢰로 비밀스런 업무를 실행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코볼사의 의뢰는 실패로 끝나게 되고 그들이 꿈 속에서 정보를 빼내려 했던 기업의 CEO 사이토(와타나베 켄 분)는 코브의 실력을 인정하고 역으로 한가지 의뢰를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꿈을 통해 모종의 무의식을 심는 작업인 인셉션(Inception).

경쟁사의 회장인 피셔가 임종할 시간이 다가오자, 사이토는 경쟁사를 분사시켜 그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인셉션을 실행하려 한다. 인셉션의 타겟은 피셔 회장의 아들인 로버트 피셔 주니어(킬리언 머피 분). 이제까지 공식적으로 성공된 인셉션은 한 건도 없을 만큼 일류 추출자들에게도 인셉션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내키지 않아 하는 아서와 달리 코브는 무언가에 홀린 듯 사이토의 의뢰를 수락한다. 그것은 바로 모종의 이유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어 아이들을 두고 고국을 떠나온 그의 신변 문제를 사이토가 해결해 주겠다고 하는 매력적인 제안 때문이었는데...

© 2010 Warner Bros. Pictures


 이제, 블록버스터급의 지적 유희를 즐겨라!!
 

2010년의 전반부 영화계를 돌아온 블록버스터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휩쓸었다면 (물론, 아카데미 상에서는 '하트 로커'에 밀렸지만, 영화계 뿐만 아니라 3D 기술까지 새로운 이슈를 가져온 아바타의 영향력은 하트 로커를 능가했다고 봐야할 듯. 아바타가 2009년 작이긴 하지만 12월에 개봉된 영화이기에 실제 영향력은 2010년 초반부를 장악했다고 생각된다.), 아마 후반부는 블록버스터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키는 '아트 블록버스터'의 귀재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이 휩쓸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이제 불과 10일 남짓한 개봉기간에도 불구하고 이 예상은 거의 확실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 예상은 빗나가지 않을 듯 싶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을 인셉션에 열광하게 만드는가?

많은 평론가들이나 블로거들이 이미 지적했다시피 인셉션에서 등장하는 꿈을 훔치는 추출자의 이야기는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는 가상현실을 다룬 내용으로 오랜 고전소설부터 정신분석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언급되어온 이야기거리이다. 바꿔 말하면 그리 놀라울 것이 없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특히, 이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이야기는 10여년전 '매트릭스(1999)'를 통해 이미 세상사람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 소재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줄줄이 제작되었던 적이 있었기에 과연 10년이나 지난 후에 비슷한 소재(물론,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이긴 하지만)로 제작된 이 영화가 얼마만큼의 차이점을 보여줄 것인가도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인셉션이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 더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어필한 것은 아바타나 매트릭스와 같은 현란한 영상미라기보다는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에 일어나는 서스펜스, 즉 긴박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것이 꿈과 현실의 단순한 이중 중첩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들어간 꿈과 그 꿈속에 다시 들어간 꿈, 그리고 그 꿈 속에서 또다시 진입한 꿈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다층적 구조의 서스펜스이기에 관개들은 강렬한 몰입감과 함께, 스탭들이 만들어낸 복잡다단한 꿈과 현실의 중첩구조에 혀를 내두룰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꿈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아키텍쳐(꿈 설계자)와 추출차로 나뉘어지는 이론적인 정연함, 그리고 무의식의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 '토템'이라는 아이디어, 꿈에서 헤어나지 못한체 무의식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림보',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사용되는 ''의 개념 등 단순한 꿈과 현실의 넘나듬이 아닌, 이야기가 존재하기 위한 논리적이고도 현실적인 설정의 등장으로 이 영화는 판타지이면서도 판타지가 아닌, 꿈이면서도 꿈같지 않은 영화로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 외의 설정이나 음악에서도 여러가지 재미있는 점이 눈에 띈다.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킥을 발동시킬 때, 꿈 속에 빠진 팀원들에게 킥이 발동됨을 무의식 속에 알려주기 위해 사용되는 음악인 에디트 삐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라는 샹송은 에디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라비앙 로즈'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래로서, 과거의 후회 속에 트라우마에 빠져사는 주인공 코브의 상황과 묘하게 대비되는 느낌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극 중에서 코브의 아내 맬로 출연하는 마리온 꼬띨라르는 라비앙 로즈에서 에디트 삐아프 역할을 맡았다는 것. 이것이 놀란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는 모르겠으나(아마도 어느 정도 의도한 것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묘한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놀란 감독은 이외에도 관객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교묘한 설정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결말부분의 결정적 힌트라고 할 수 있는 코브의 결혼반지 아이템도 바로 그것. 관람에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이 부분(이걸 한번 관람에 눈치채신 분이 있다면 정말 뛰어난 관찰력을 지니고 계시다고 해야할 듯) 역시 우연이 아닌 감독의 의도된 장치라고 보는게 맞을 듯 싶다. 마치 복잡한 퍼즐을 연상시키는 듯한 영화 속에 교묘하게 내재되어 있는 설정들은 단순하게 재미로만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의 작품에서 지적인 희열을 느끼게 해주며 관객들을 인셉션으로 끌어들이는 두번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인셉션은 이러한 복잡한 다층구조의 공간과 교묘한 퍼즐로 인해 관객에게 지적인 호기심을 줄지언정 현학적인 대사와 난해한 전개로 관객들에게 불편하거나 어려운 느낌을 심어주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오락영화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은 체 기존의 오락영화와 차별화되는 적절한 난해함과 적절한 복잡함을 부여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구태의연하지 않으면서도 본질인 재미를 놓치지 않은 이러한 균형미는 이 영화가 범대중적인 공감과 센세이션을 동시에 일으키며 흥행몰이를 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트 블록버스터'라는 놀란 감독 자신으로 인해 창조된 이 신조어에 그야말로 완벽하게 부합하는 영화, 그것이 인셉션인 것이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사실, 이렇게 적절한 깊이를 갖춘 블록버스터 내지는 오락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저예산 영화를 만들면서 그 영화적 내공과 깊이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놀란 감독의 정체성에 있지 않을까도 싶다. 특히 미스테리와 같은 지적인 게임을 필요로 하는 영화에서 쌓인 감독의 연출력이 오락영화와 만나면서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이면에는 놀란 감독이 오락영화랑 의외로 좋은 궁합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 이러한 오락성은 영화의 가치를 깎아 내리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실제 대중성을 담보로 하여 전개된 꿈과 현실의 다층구조는 생각 외로 단순한 직렬성을 보여주고 있어 예민한 관객이라면 오히려 기대치보다 단순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 아니메 '이노센스'에서는 전자두뇌에 해킹을 당한 바토와 토구사가 현실과 해킹당한 가상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실과 비현실의 다층구조로 볼 때 오히려 이 쪽이 좀 더 난해하고 능란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비록 놀란 감독의, 놀란 감독에 의한 영화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도 무시할 수 없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겉멋들은 연기가 아닌, 살아있는 드라마와 같은 영화를 위해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연기력은 인셉션의 완성도를 뒷받침한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배트맨 시리즈부터 인셉션에 이르기까지 아트 블록버스터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힘이 바로 완성도 높은 배우들의 연기력인 것이다. '타이타닉' 이후 주춤했던 디카프리오에게 '셔터 아일랜드'와 이 '인셉션'은 다시금 그의 저력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조연인 조셉 고든-래빗의 매력은 어느 부분에서는 디카프리오를 능가하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칙칙한 남자들 사이에서 빛나는 상큼한 엘렌 페이지의 모습이 흐뭇하기까지 하다. (에헴...)

일반 극장에서 관람하는 바람에 그 저력을 완벽하게 실감하지 못했지만, 압도적인 영상미 역시 인셉션의 장점이다. 현란하다기 보다는 압도적이라고 해야할까, 특히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 분)가 처음 꿈으로 들어와 만들어내는 꿈속의 세계나, 림보의 단계에서 코브와 멜이 구현해놓은 세계는 아이맥스 영화관에서야 진정한 느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물론, '인셉션(Inception), 크리스토퍼 놀란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기대되는 미스테리 대작'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애초에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되지 않은 인셉션이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여질 때 얼마만큼의 차별화를 둘지는 의문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압도적인 꿈의 스케일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점에서는 아이맥스도 나름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열린 결말로 인해 관객들에게 수많은 뒷 이야기를 남기게 하는 끝매듭 역시 유려하고 세련되다. 단순히 개운치 않은 뒷맛을 전달해주기 보다는 살짝 작은 탄성을 일으키게 하는 여운을 남겨준다. 감독이 생각한 진정한 결말은 무엇일까? 그것을 추론해보는 것도 좋지만 그 자체의 느낌으로 간직하는 것도 나름 좋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인셉션, 이제 블록버스터급의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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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아차, 한가지 더. 극 중에서 피셔의 꿈 속에 들어간 코브들이 빗속의 추격전에서 모는 세단은 놀랍게도 현대의 중형세단 제네시스다. '트랜스포머 2'의 마티즈에 이어 한국 자동차들의 영화 속 선전이 놀랍다. (돈 좀 많이 썼겠다.)


<참고 사이트>

[1] [정보] 인셉션 : 25가지 완벽 분석 가이드 by 늑대발, DVDPrime.com (스포일러 있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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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와 블록버스터를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 크리스토퍼 놀란과 '셔터 아일랜드' 이후로 또다시 미스테리로 우리를 찾아온 왕년의 꽃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신작 인셉션(Inception).

시작, 시초를 의미하는 단어인 인셉션이 타이틀로 쓰인 이 영화는 트레일러만으로는 과연 무슨 영화인지가 궁금할 정도로 신비롭고 미스테리합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가상세계에서나 볼법한 세상은 영화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순식간에 접혀지는 도시의 모습이나, 중력의 영향의 미치지 않는 우주 공간인 듯 자유자재로 벽면을 타고 넘는 사람들, 그리고 시간이 멈춰진 양 공중에서 굳어져 버린 사람들의 모습은 다시금 놀란 감독이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습니다. 

미스테리와 스릴러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블록버스터에 연결시키는 이전작의 모습처럼 이 작품 역시 단순하게 치고 받는 헐리우드의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이상의 무언가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꿈 속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의 꿈을 해킹하는 마인트 해커라는 설정은 이미 매트릭스를 전후로 잠시 붐을 타고 만들어졌던 일련의 가상현실 영화(다크시티, 엑시스텐즈, 13층 등)들과 그리 다를 바는 없어보입니다. 가상현실을 기본으로 제작된 영화들 대부분이 미스테리라는 장르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도 과연 동일한 미스테리를 소재로 다룬 이 영화가 얼마나 차별점을 보여줄지 의문이 들구요.

하지만, 놀란 감독이라는 네임밸류만으로 우리는 이 영화과 이전의 많은 가상현실 미스테리 영화들과는 무언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줍니다. 이미 슈퍼히어로물을 훌륭한 범죄수사물로 탈바꿈 시킨 그의 역량이나 메멘토나 프레스티지에서 보여주었던 독특한 감각, 그리고 다른 영화들에 비해 보다 더 가까운 느낌을 주는 듯한 현장감 등은 인셉션을 이전의 선배격인 영화들과는 차별화시켜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하는군요. 놀란 감독 자신도 이 영화에서 현장감, 현실감을 상당히 중요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현실감있는 영상을 위해 IMAX 카메라가 아닌 Anarmorphic 35mm와 65mm, 그리고 비스타비전(VistaVision) 등을 혼합하여 촬영했다고 하는군요. (위키피디아 참조)

이미 '셔터 아일랜드'를 통해 미스테리에서도 훌륭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이 영화에서 재 역활을 해줄 것이라는 신뢰를 줍니다. 그의 경우에는 인셉션 후에도 프리즈너(Prisoner)나 로우 드웰러(The Low Dweller)와 같은 일련의 스릴러 물에 캐스팅이 예정되어 있는데 당분간 미스테리 스릴러 계열의 작품에서 계속적인 활약을 보여줄 것 같은 예감이군요.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에서 앳띈 모습으로 얼굴을 알리고 '주노'를 통해 연기력을 겸비한 주연급으로 성장한 앨렌 페이지가 이번 영화에 출연하며 전작과는 다른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스토리 상으로는 페이지보다 더 큰 역할을 맡지 않을까 싶은 일본계 배우 와타나베 켄이 트레일러 상에서는 그닥 하이라이트가 비춰지지 않은 듯한 모양새군요. 와타나베 킨의 경우에는 '배트맨 비긴즈'의 라스 알 굴 역을 통해 이미 놀란 감독과 한 번 일해본 경험이 있기도 합니다. 

인셉션은 2010년 7월 15일 전세계 동시 개봉예정에 있습니다. 이 모든 기대감과 호기심은 앞으로 두 달도 체 안되는 시간 안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듯 싶군요. 그것도 아이맥스로 말입니다.

인셉션 한국판 포스터

인셉션의 또다른 포스터1

 

인셉션의 또다른 포스터2

인셉션의 또다른 포스터3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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