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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읽지 마세요. : )

ⓒ CJ E&M


<스탭>

◈ 연출: 김병수
◈ 극본: 송재정, 김윤주
◈ 기획/제작: TvN / 초록뱀 미디어, JSPICTURES


<줄거리> 

안나푸르나 원정대 취재를 위해 네팔에 머물고 있던 CBM 기자 주민영(조윤희 분)은 5년 동안 열렬히 짝사랑 중인 선배기자 박선우(이진욱 분)가 온다는 소식에 단숨에 공항으로 달려가 그를 맞는다. 그런 민영에게 선우는 다짜고짜 진한 키스를 하고, 그동안 끊임없는 애정공세에도 꿈쩍않던 선우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민영에게 선우는 6개월만 같이 살자는 농담섞인 프로포즈를 한다.

한편, 형인 정우(전노민 분)가 1년 전 히말라야에서 동사했다는 사실은 확인한 선우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형을 만난 그날, 한눈에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던 형을 붙잡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한다. 그날 밤,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던 선우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출처: TvN 나인 공식 홈페이지)


시간여행을 다른 관점으로 묘사한 보기 드문 수작

시간여행, 혹은 타임 슬립이라 불리는 소재는 H.G 웰스의 SF 소설 '타임머신(1895)' 이전부터 그 후의 많은 영화와 소설 등에 사용되면서 우주여행과 함께 인간의 또다른 로망으로 오랫동안 자리잡아 왔다. 헐리웃에서도 상당히 많은 수의 영화들이 시간 여행을 테마로 삼아 만들어져왔지만, 아쉽게도 그 중에 우리의 뇌리에 남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새긴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은 시간 여행자가 과거에서 행한 어떤 행동이 현재의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제법 일리 있는 가정 덕택에 매력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험난한 창작의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말 그대로 어려운 소재인 셈이다.

몇 년전부터 한국에서도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제법 등장하기 시작했다. 의미 있는 시도였지만 이들 모두 완성도를 떠나 시간 여행을 완벽하게 드라마 속에 녹여내지는 못했다. 대게의 작품들은 주인공이 과거로 혹은 현재로 넘어와 겪는 단선적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는 시간 여행이 그저 단순한 설정에만 그쳤을 뿐 시간을 거스르는 주인공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기게 했다.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2013)'은 이런 시간 여행을 다룬 한국의 많은 드라마와 영화 중 가장 발군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품이다.

나인이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세심한 설정에 있다. 20년 전으로 돌아간 선우가 바꾸어 버린 과거가 시간대에 영향을 미쳐 현재가 뒤바뀐다는 가정은 이 드라마의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포인트다. 이를 통해 나인은 빠른 극 전개와 맞물려 매회 시청자들에게 놀라운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는데, 덕택에 우리는 선우의 연인인 주민영이 그의 조카 박민영으로 뒤바뀌고, 뇌종양으로 시한부 인생을 마감하는 선우가 다음 순간 극적으로 부활하며, 악독한 사업가 최진철이 순식간에 비루한 의료기기 판매점 사장님으로 전락하는 것과 같은 짜릿한 반전을 여러차례 경험하게 된다.

향이 정확히 20년 전의 그 시간으로만 시간을 되돌리게 한다는 점, 그리고 과거에 머무는 시간 역시 30분으로 제한된다는 점은 나인에서 극적인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이끌어내는 또하나의 매력적인 설정이다. 그 제한된 시간 안에서 선우는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 최진철에게 복수하며, 형인 정우를 살리고, 연인인 민영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펼쳐지는 이 긴박한 스릴과 서스펜스는 시청자들에게 영화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 탄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와 설정에 혼을 불어넣은 것은 다름 아닌 연기자들이다. 주연을 맡은 이진욱과 조윤희는 나인을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캐릭터와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주었다. 만약, 이 드라마가 지상파를 통해 방영되었다면, 이진욱과 조윤희(특히 이진욱)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지금의 몇 배를 상회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특히, 절제된 감정 연기를 선보인 이진욱은 (최고는 아닐지라도) 이 드라마에 가장 잘 맞는 최선의 연기였다.

박선우와 대척점에 서있는 최진철 역의 정동환은 오랜 그의 연기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악역(정동환 씨는 점잖은 연기도 일품이지만, 악역에도 일가견이 있는 연기자이다)이었으며, 러블리한 캐릭터를 잘 표현하며 드라마의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조윤희와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전노민, 이진욱의 아역을 인상적으로 표현한 박형식 등 초호화 캐스팅은 아니었어도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인상적인 대본과 어울려 최상의 화학작용을 보여주었다.

물론, 나인에서 보여준 시간여행이 반드시 논리적으로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연인에서 조카로 변해버린 박민영이 과거 주민영일 당시 선우에게 남겼던 레코드 판의 메시지가 뒤바뀐 현재에서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민영이 뒤바뀐 과거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소재로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굳이 논리적인 문제점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 회에서 20년 넘게 보관되어온 선우의 스마트 폰이 배터리를 교체하자 바로 동작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 하지만, 이런 사소한 오류를 무시해버릴 만큼 나인의 극적 완성도와 몰입감은 뛰어나다.

나인은 근래 들어 만들어진 한국의 드라마 중 가장 인상적이고 완성도 높은 드라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판타지와 서스펜스를 적절하게 잘 조화해낸 장르적 완성도도 그렇지만, 시간을 되돌리며 벌어지는 인과관계를 오락물로서는 제법 근사하게 표현한 부분도 뛰어나다. 엔딩이 이렇게 아쉬웠던 한국 드라마가 근래에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지난 10주간의 시간 여행은 시청자에게 매우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덧붙임1) 마지막 회의 과도한 PPL은 나인이니까 봐줄 수 있었다. 타임슬립이 소재이다보니 PPL 측면에서는 빈도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도 있었고.(VIPS는 아시다시피 CJ 계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이번 나인에서는 제작 지원을 겸했다) 극 중에서 CBM의 기자들과 선우와 정우가 입는 아웃도어 브랜드 EIDER 역시 제작 지원에 참여했다. 재미있는 건 선우의 스마트폰으로 주요 PPL 중 하나였던 갤럭시 노트 II는 삼성 전자의 제품. 그룹사 간의 앙금이 남아있지만, PPL은 통크게(?) 서로 상부상조하는 듯.

덧붙임2) 나는 19화에서 숨을 거둔 현재의 선우가 부활하기 위해서 과거의 어린 선우가 무언가의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결과는 반은 맞고 반을 틀린 셈?

덧붙임3) 열린 결말을 예상했는데, 이건 열린 결말이라기보다는 뫼비우스의 띄와 같은 무한으로 반복되는 결말이 아닐까. 선우는 자신의 과거를 뒤바꿈으로 인해 현재의 무언가를 잃어버렸지만, 굴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또다시 과거로의 여행을 계속 택한 셈이다.

덧붙임4) 나인에서 살인청부업자 '박'으로 열연한 이는 연극배우 출신의 김원해씨. 김원해씨는 지난해 SNL 코리아에서 '여의도 텔레토비' MB와 진중건 캐릭터로 활약했다. 덕분에 초반에는 이미지가 겹치면서 몰입이 안되더라는.(물론, 그는 극중의 청부업자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CJ E&M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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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 마니아 계층을 인정하지 못하는 문화후진국의 현주소.

ⓒ Blizzard Entertainment


2012년 5월 14일부터 시작된 '디아블로 D-1 행사'는 이제껏 보기 힘들었던 한국 게임문화 새로운 형태입니다. 마치 서태지 컴백 콘서트나, 아이폰 발매에 앞서 밤을 세워가며 기다리던 팬덤현상의 데자뷰인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솔직히 디아블로 시리즈를 1편부터 경험해온 원년(?) 디아블로 유저(라지만 그다지 열혈 디아블로 마니아는 아닙니다) 엘로스이지만 이번 디아블로 3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놀랍습니다. 출시 몇주전 부터는 저희 회사 건물 휴게실에서도 심심치 않게 디아블로 3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10~20대의 젊은 세대들에게만 한정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디아블로 3는 비단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만의 이슈는 아닌가 봅니다. 유력 일간지들도 앞다투어 디아블로 3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다들 행사장에 모인 수천의 게임팬들에 대한 놀라움의 기사로 가득합니다만, 아니나 다를까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담은 기사도 눈에 띕니다. ('ㅁ'일보의 모기사입니다만, 일단 링크는 안하겠습니다) 하긴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입니다. 불과 몇달전 청소년 셧다운제를 도입하며 여전히 게임과 같은 일부 장르에 대해 인색한 편견을 보내던 한국의 문화적 잣대를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닌 셈이죠. 

개인적으로는 이같은 기사 하나에 대해서 우려감을 표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이상, 언론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제약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인데요. 게임에 대한 우려감을 표현한 기사부터 그것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담은 기사까지 그 어떤 제약 없이 다양하게 노출되고 또 이를 인정해주는 저변이 생겨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정부가 크게 못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이 언론의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기 때문임을 상기하면 시민들과 네티즌은 부디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야 겠지요.


다만, 우리가 상기해야할 것은 이런 게임과 같은 마이너(?)한 대중문화에 대한 보수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이 단순히 시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시대착오적 제도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사실일 겁니다. 7~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만화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이것이 얼마나 미개한 짓인지는 이제 많이들 인식하고 계실겁니다. 덕분에 한국의 만화는 오랜 세월 하청업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고, 요즈음에 와서야 비로소 조금씩 부활의 날개짓을 펴고 있지요. 만약, 당시 만화에 대한 인식이 전향적이었다면 한국은 지금쯤 훌륭한 문화 컨텐츠를 보유한 만화강국(비록 일본과 미국에는 못미칠지언정)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 문화적으로도 선진국의 위치에 올라야 할 시기에 한국은 다시금 그 옛날의 미개한 짓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자신들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자충수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인정할런지는 모르겠지만

만화강국인 일본도 과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주전함 야마토 극장판(1977)'과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I(1981)' 개봉당시 였는데요. 주옥같은 만화영화를 여러편 만들었으면서도 여전히 영화에 비해 만화는 아이들의 문화쯤으로 인식하던 일본 사회는 야마토 극장판을 관람하기 위해 밤을 세고 줄을 선 팬들과, 건담 극장판 상영 전 특별 이벤트로 개최한 아니메 신세기 선언에 모여든 만오천명의 건담 팬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이를 일제히 신문기사에 대서특필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일부 언론들은 이를 보수적인 시각으로 다루기도 했었겠죠. 하지만, 그로부터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일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다양성을 무시하지 않은 결과, 현재 일본은 미국만큼 엄청난 문화적 컨텐츠를 가진 국가가 되었습니다. 만성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이 변치않는 선진국 대열에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 문화적 선진성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한국이 문화적으로 일본을 월등히 앞서는 문화대국이었는지는 몰라도 20세기 들어와서는 분명 일본이 문화적 선진국입니다. 한국은 이를 따라잡는 입장이구요. 그것은 식민지 시대와 6.25 전쟁에 따른 역사적 암흑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후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인 일본과 그렇지 못한 한국의 서로 다른 선택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2차 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이 저렇게 선진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단순히 경제적 성공만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일본도 만화와 같은 일련의 '젊은 대중문화'를 저급한 문화로 인식하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문화적 전성기를 지났다고도 볼 수 있구요. 하지만, 그 다양성을 무조건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를 규제하지는 않습니다. 그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바로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는 기준 중 하나는 아닐까요. 선진국일 수록 마니아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러한 다양성과 선진국의 상관관계가 근거없는 가정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일 겁니다.

디아블로 3 행사장에 모인 수천명의 게임팬들을 게임 중독자로 비약해버리는 경직된 시각은 이런 점에서 몹시 위험스러운 생각입니다. 시각의 다양성을 인정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런 식의 가정은 이러한 시각의 기사를 싣는 보수언론의 문화적 가치관이 획일적이고 편향적이라는 비약적 가정도 가능하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한쪽에서는 게임의 부정적인 시각을 담은 사설과 기사를 쏟아내면서 자사의 게임 뉴스 사이트를 통해 게임 공략을 연신 쏟아내는 'ㅈ' 일보의 이중적 모습 또한 언론의 무책임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단면입니다. 디아블로 3의 출시는 하나의 게임 타이틀이 지닌 폭발적인 영향력과 함께 한국의 문화적 현주소를 또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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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한 모형 동호인들의 전시회, 해외 모델러들도 참여

릭터 라이선싱 페어와 SICAF 전시회가 코엑스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던 24일, 근처 섬유센터에서는 MMZ(Miniature & Modeling Zone)가 주최하는 제3회 하비페어가 열렸습니다. 국내 모형 동호인들의 작품 전시회 겸 홍보 및 판매행사라 할 수 있겠는데요. 마침 제 친구의 모형 동호회가 참가한 덕분에 겸사겸사 들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입장료는 친구가 지불해... 주지는 않았구요. 캐릭터 페어와 SICAF 참관으로 저 뿐만 아니라 아내와 아이가 모두 체력이 바닥난 터라 사실 이번 관람도 일단 사진을 많이 찍고 감상은 나중에 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캐릭터 페어 관람기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하루종일 정신을 놓고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사진기 모드가 바뀐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어대는 바람에 정작 볼만한 사진이 별로 없다는 것이 최대의 오점이라 하겠네요.

참가 동호회의 면면이나 전시회의 개요 등은 MMZ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바로가기)


입구는 '네덜랜드'의 전시 부스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끈 작품은 바로 위 사진의 철도 모형 디오라마인데요.


토마스 기차 모형도 보이고, 기차모형들이 자동으로 선로를 이동하는 등, 여러모로 디테일과 볼거리가 풍부한 작품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 관람객들 대부분이 이곳에서 오랫동안 시선을 떼지 못하게 되었지요. 제 아들도 넋을 잃고 보고 있었구요. 저 사진에도 넋나간 제 아들이 보이는군요.


Ma.K(Maschinen Krieger; 마쉬넨 크리거) 모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a.K 동호회의 작례들. 마쉬넨 크리거는 일본의 모델러 겸 메카닉 디자이어닌 코우 요코야마가 디자인한 오리지널 SF 밀리터리 모형 브랜드로, 모델러들에게는 나름 유명한 제품입니다. 엘로스도 어렷을 적에 몇 작품 만들어본 기억이 새록새록 하군요. 보시다시피 하드코어 SF와 밀리터리 스타일의 조합으로 스타워즈나 스타 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메카닉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꽤 많이 찍었는데, 다 초점이 안맞고 이거 한 장 겨우 구했네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 마쉬넨 크리거(Maschinen Krieger: Ma. K)란? by imuki (보러가기)


이 멋진 F-18 곡예비행단 모형은 놀랍게도 페이퍼 크래프트, 속칭 페크 모형입니다. 말 그대로 종이로 만든 모형인데요. 프라모델에 버금가는 디테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습니다. 하드크래프트 동호회의 작품.


역시 같은 페크 전차. 제가 탱크 쪽은 문외한인지라 정확한 모델명칭까지는 파악을 못했네요.


알투공방 동호회의 인디펜던스 데이 모형. 이건 100% 자작 모형인 것으로 보이더군요.


어딜가나 눈길을 끄는 스타워즈 모형들. 압도적인 포스를 자랑하는 스타 디스트로이어의 위용은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데쓰 스타의 표면으로 생각되는 지상의 디테일이 더해져 더더욱 웅장한 느낌을 재현하고 있네요.


영화에서 앞면보다 더 자주 등장한 스타 디스트로이어의 뒷면.


스타워즈의 또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밀레니엄 팔콘. 언제봐도 아름다운 라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SF 메카닉 디자인 중 하나이기도 하죠.


그밖의 스타워즈 관련 작례들.


슈퍼로봇 모형들을 자작하는 오프로 스튜디오의 작품들입니다. 철인 캉타우, 로보트 킹과 같은 한국 만화부터 메칸더 V, 고바리안 등 일본 만화의 캐릭터들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입니다. 제천대성이라는 제목으로 보아 손오공을 모델로 한 듯 싶은데요. 정교한 디테일과 사실적인 묘사가 눈길을 끌더군요. 역시 사진 찍는 이의 실수로 건진 사진은 한장 밖에 없습니다.


역시 같은 동호회의 작품. 악마적인 매력이 풀풀 나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꽤나 좋아라 하는 편이라서...


개인으로 참가한 김경환님의 작품. 한국군 피규어와 곡사포 모형들을 직접 자작한 작품입니다. 군복의 묘사도 그렇고 실제감이 대단하네요.


개인적으로 밀리터리 모형, 특히 탱크같은 것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군인 모형은 어렷을 적부터 무척 좋아라 했었는데요. 그런 이유로 이런 디오라마를 보면 무척 반갑고 그렇습니다. 마치 그 시대의 전장을 재현한 듯한 실제감이나 현장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도색이나 제작시간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현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후일 여유가 되면 이런 것들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네요.

국내 유수의 모델러들과 동호회 외에도, 노리오 타케무라를 위시한 일본의 중견 모델러들과 서양 모델러도 참여하는 등, 한국만의 전시회로는 그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나라 모델러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통해 우리 쪽도 그쪽 전시회에 참여하고 그들도 우리의 전시회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싶네요.

개인적으로 건프라 작례들이 비중을 많이 차지했던 건담 엑스포에 비해서 하비페어 쪽이 훨씬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았나 합니다. 3회 째를 맞이한 하비페어가 좀 더 많은 호응을 얻어 한국도 서브컬쳐나 취미 분야에 있어서 보다 많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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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년보다 커진 부스, 작년보다 적어진 이슈.

담 엑스포는 작년에 이어 이번이 2회째인데요. 이번에도 역시 SICAF 전시회 내에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여 열리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작년보다 공간이 커진 동시에, 작년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해 보이지 않았나 하는데요. 사실, 이번 건담 엑스포 개최 시기를 전후로 발표되는 신제품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애초에 이슈는 적을 수 밖에 없었던 전시회이긴 했습니다. MG로는 델타 플러스와 에피온이, HG로는 드라이센과 GM III 정도가 있었으며, 새로운 건담 시리즈의 주역인 건담 AGE의 메가사이즈 버전과 HG 등이 신제품으로 등장했지만, 작년의 RG 퍼스트와 같은 화제를 주지는 못한 듯 싶더군요. MG 더블 오라이저 건담과 RG 스트라이크 건담의 출시 시점과 맞았다면 좀 더 이야기거리가 많은 엑스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부스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작년에 비해 공간이 넓어진데다가 중앙을 차지하던 전시 테이블이 모두 벽면으로 이동하면서 작년에 비해 쾌적하게 건프라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입구에는 시리즈별 건프라와, 등급별 건프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섹션이 한쪽 벽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등급인 RG가 제법 라인업을 갖추게 된 것이 눈에 띄는군요.


신작 건담 시리즈인 기동전사 건담 AGE의 주역기체인 건담 AGE의 1:48 모형과 1:144 HG 모형. AGE 외에도 지구측 양산형 MS인 제노에이스와, 이성인의 병기인 가프랑도 HG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신제품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메인 이슈가 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1987년에 출시된,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내부 프레임을 갖추고 있었던 1:72 퍼스트 건담. 우측에는 80년대 초반에 한국에서도 발매된 적이 있는 1:100 건담이 있군요.


금번 신작 MG인 델타 플러스. 백식과 제타 건담의 라인을 계승하고 여기에 카토키 하지메식 스타일링이 더해져 제법 매력적인 모습의 디자인으로 태어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토키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백식을 베이스로 했는지라 여전히 그 스타일은 매력적이네요. 맞은 편으로는 드라이센도 보입니다. 델타 플러스와 드라이센을 찍은 사진은 대부분이 다 망가졌고, 겨우 하나 구한 한 장이 이 사진이네요. 


신제품이나 이슈가 적다보니 한쪽 면에는 건프라의 제조과정을 보여주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작년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군요.


실제 목업이나 금형, 런너와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건프라 제작의 일부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건담 엑스포는 건프라 라인업이나 신제품 소개보다는 국내 모델러들의 작례 전시회에 좀 더 비중이 실려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냥 제품 소개만으로는 볼거리가 적다보니 이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요. 일부 작례의 경우는 작년에도 전시되었던 것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새로운 작례들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역시 사진들 대부분이 잘못 나와서 건져낸 사진은 얼마 안되는군요.


UCHG 코어파이터. 밀리터리적인 디테일과 스타일 덕에 꽤 작례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디오라마 소재로도 사용되었죠.


크샤트리아에게 밀리터리적 스타일링을 대폭 가미한 작례.


민봉기 건프라월드의 디오라마. 화이트베이스에서 출격 대기중인 건담과 건캐논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망중투한이라는 작품명을 가진 손영석님의 작례. UCHG 라인업의 람바랄 유격대 세트와 M61A5 메인 배틀 탱크 세트 등을 조합하여 만든 작례입니다.


반다이 하비사업부에서도 작례가 나왔네요. 크샤트리아에게 비행형 구프타입의 컨셉을 대입시킨 듯한 모습입니다.


가와구치 명인의 작례도 전시되어 있군요. 코어 파이터에 올라탄 세일러 마스를 묘사한 작례.


PG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압도적인 포스.


UCHG를 활용한 또다른 멋진 디오라마. 이번 디오라마는 코어파이터와 브리핑 세트를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락한 코어파이터의 묘사가 상당하네요.

이밖에도 멋진 작례들이 상당히 많이 전시되어 엑스포의 단조로움을 상쇄해주고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중 많은 사진이 못쓰게 되어 소개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작년과 마찬가지로 건프라 체험 이벤트나 한정판 및 건프라 특가 판매도 열리고 있었는데,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판매 이벤트의 경우는 이미 많은 제품들이 팔려 나가 대부분이 매진된 상황이더군요.

금번 건프라 엑스포는 작년보다 대체적으로 여유롭고 쾌적한 느낌을 주었습니다만, 볼거리에서는 오히려 작년보다 못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공간이 넓어진 만큼 프라모델들의 전시 밀도가 옅어진 부분도 있고, 작년에 비해 큰 이슈거리가 되는 신제품이 이번 엑스포 시기에는 없다보니 조금 싱거운 느낌이긴 했는데요.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엑스포의 개최를 통해 좀 더 많은 노하우를 습득하여 보다 더 내실 있는 엑스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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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년에 비해 좀 더 전시회스러운 느낌에 가깝게 변한 SICAF

릭터 라이선싱 페어와 동시에 코엑스 3층 D홀에서는 제15회 SICAF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전시회와 함께 CGV 명동과 서울 애니시네마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제도 열렸다고 하는군요. 이번 전시회는 한적한 D홀에서 열린 관계로 인적은 드문 편이었습니다만, 오히려 그로 인해 관람에는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느낌이었다 하겠습니다. 1층의 아비규환 뒤의 관람이라서 그런지 더더욱 평온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더군요.

다만, 아내와 아이를 1층에 두고 잠깐 들린 관계로 여유로운 전시회의 분위기와 달리 개인적으로는 조금 빠르게 움직인 편이었습니다. 결국 여기서도 카메라의 모드를 확인할 여유도 갖지 못한체, 전시회를 설명하는 여러 텍스트나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할 시간도 갖지 못한체 셔터를 누르기에만 급급하고 말았는데요. 앞으로는 이렇게 시간에 쫓기는 관람은 될 수 있으면 지양해야 겠다 싶습니다. 내년에도 관람이 가능하다면 그 때는 캐릭터 전시회는 아예 건너뛰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작년의 경우에는 SICAF를 먼저 관람하고 캐릭터 전시회로 이동하면서 나름 여유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역으로 해서 그런지 여러모로 힘든 관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SICAF 2010의 하이라이트를 허영만 화백이 장식했다면, 이번 SICAF 2011에서는 한국 순정만화계를 대표하는 작가 원수연 님이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로 인한 영향 때문인지 이번 SICAF는 순정만화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화사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되는군요.


원수연 님의 인터뷰 영상이 한쪽 구석에서 재생되고 있네요.


전시부스는 상당히 큰 편이며, 여러가지 다양한 소품으로 순정만화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부스의 타이틀이자 원수연 작가 최대의 히트작인 풀 하우스와 꽤 어울리는 분위기라 하겠습니다.


다시 보아도 세련된 느낌의 일러스트. 80년대 후반 그녀가 데뷔했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엘로스는 순정만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그림체를 꽤 좋아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게도 순정만화에 대한 선입견으로 그녀의 작품을 끝내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근래 들어 코믹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웹툰 작가들의 공간. 임강혁을 필두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일러스트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커버격인 임강혁 작가의 일러스트는 웹툰 레벨을 넘는 디테일과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군요.


프랑스 만화를 별도로 소개하는 부스입니다. 봉쥬르(Bon Jour; 프랑스 인사말)라는 타이틀이 인상적인 세련된 공간이었습니다. 흡사 디자인 전시회를 온 듯한 느낌이더군요.


프랑스 만화라 다소 거리감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슬쩍 본 느낌으로는 꽤 친숙한 필체랄까요, 크게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일부 작품은 미국 코믹스보다도 더 익숙한 느낌을 주더군요.


제6회 국제 디지털 만화 공모전 수상작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상작인 파리의 골목길 여행, 김나영 작. 만화의 레벨을 넘어서는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급하게 사진 찍는다고 제대로 음미해보지도 못하고 간 것이 후회됩니다. 사진찍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작품을 음미했다면 사진은 못올리더라도 보다 더 내실있는 관람기가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정보근의 최우수상 Nanuk. 에스키모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스크롤 만화입니다.


송시현/이민용의 인기상 네로의 실험실. 흑백의 투박한 터치지만 의외로 몰입감이 좋은 듯 합니다.

이들 수상작들은 SICAF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점 안맞은 허접한 사진보다는 사이트의 선명한 이미지가 작품의 진가를 좀 더 확실히 보여줄 듯 싶군요. (보러가기)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 서당. 이것참 오랜만에 보는군요.


아베 야로의 심야식당은 아예 식당을 모티브로 한 부스로 꾸며져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일본의 선술집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벽면에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심야식당의 컷들. 아베 야로는 이번 SICAF 행사에 참여하여 사인회도 가졌다고 하는군요.


한쪽에 마련된 코스튬 플레이 부스.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아가씨들과 포토타임도 있는 듯 한데, 멀찌감치서 보니 한 아가씨는 사진찍는 것을 거부하는 듯 하더군요. 아마추어들이라 아무래도 수줍은가 봅니다. : )

SICAF 행사는 이 외에도 대학 동아리들의 전시회도 마련되어 만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실력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시간상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넘어갔지만요. 또한 작년 SICAF의 경우 2010년의 이슈였던 3D 상영에 일부 부스를 할애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여 올해에는 4D 체험관을 하나 정도 마련하여 관객들에게 4D 영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라 좋았습니다만, 여전히 만화계의 열악한 현실이 피부에 와닿는 다소 힘이 빠진 전시회이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활기찬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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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코엑스에서 열리는 캐릭터 페어 및 SICAF 행사와, 근처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모형전시회 하비페어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인 캐릭터 페어는 주말까지 겹쳐 그야말로 인산인해, 정말 정신줄을 놓고 관람을 하게 되었는데요. 아내와 아들은 이벤트 행사 라인에 세워 놓고 저는 급한대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포스팅을 위한 사직찍기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서둘렀던 탓일까요. 카메라 모드가 잘못 되어있었던 것을 잊어버린 체 사진찍기에만 급급했던 나머지 대부분의 사진들이 초점이 엉망인 사진들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집에 와서 사진들을 확인하는데 어찌나 허탈하던지... 아들 사진도, 전시회 풍경 사진도 거의 대부분이 포스팅으로 쓰기에는 처참하리만큼 초점이 안맞게 되어버렸네요. 찍으면서도 계속 느낌이 이상했는데, 워낙 사람도 많고 손에 든것도 많다보니 차분하게 카메라 모드를 확인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사진들로 스무장 가까이 추려서 관람기를 꾸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상태가 좋지 못한 점 양해바라겠습니다.

 
인산인해를 이룬 캐릭터 페어, 정상적인 관람이 힘들어...

국 콘텐츠 진흥원(KOCCA)과 코엑스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서울시가 후원한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는 한국의 캐릭터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해외로의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되는 전시회로,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행사입니다. 7월20일부터 7월 24일까지 5일에 걸쳐 코엑스 A홀과 B홀에서 전시회가 이루어졌지요. 그냥 캐릭터 전시회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이벤트 등이 준비되어 그야말로 전시회는 혼잡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평일날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지만 마지막 전시일인 어제는 도저히 제정신으로 관람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체감상으로는 작년의 전시회에 비해 보다 더 혼잡했던 것 같네요.


전시회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A홀의 입구에는 좌측으로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의 꼬마버스 타요와, 우측으로 부즈클럽의 캐니멀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마련된 꼬마버스 타요의 모형은 포토존으로 쓰이고 있었는데요. 워낙에 사람이 많다보니 줄을 서서 기다려야 사진을 찍을 수 있더군요. 겨우겨우 차례를 기다려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좀처럼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아드님 덕분에 겨우 건진 사진은 이 사진 달랑 하나.


안쪽에는 각종 캐릭터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꼬마버스 타요는 아직까지는 캐릭터 상품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죠.


뿌까 캐릭터로 잘 알려진 부즈의 자회사 부즈클럽의 히트 캐릭터 캐니멀. 전시회에 등장한 캐릭터 중 가장 상품화가 착실히 준비된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요. 캐릭터 상품의 종류도 완구를 넘어 팬시와 각종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상품으로서도, 미디어로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하네요. 정작 아들과 와이프는 그닥 좋아라 하는 눈치는 아닙니다만. (아내는 캐니멀의 표현방식이 유아들에겐 다소 과격하다는 이유로, 아들은 자동차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로 좋아라 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캐니멀은 5세 이하의 유아들보다는 6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만.)


캐니멀의 엄마뻘 캐릭터인 뿌까도 캐니멀 부스 옆에서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뭐, 번들인 셈이군요.


마찬가지로 타요와 같이 아이코닉 엔터테인먼트의 캐릭터 상품이자 한국 캐릭터의 대표작인 뽀느님, 아니 뽀로로는 타요의 부스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뽀로로는 특별히 뭘 하겠다기보다는 상징적 의미로 나와준 듯 싶네요. 타요 캐릭터의 지원사격이라고 할까요? 그러고보니 캐니멀+뿌까와 타요+뽀로로 조합은 서로가 상반되는 구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후배 캐릭터에게 도움받는 선배 캐릭터와, 선배 캐릭터에게 도움받는 후배 캐릭터의 구도...랄까요.


올리브 스튜디오의 히트 캐릭터 코코몽. 근래에는 그 파워가 다소 약해진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변치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시즌인 코코몽2에서는 코코몽이 만든 로봇 로보콩를 중심으로 세균킹과 그의 일당들과의 대결이 주 에피소드가 되고 있습니다. 다소 남자아이들 취향으로 기운 듯한 느낌이죠.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코코몽 인형. 캐릭터의 네임 밸류에 비해 코코몽 브랜드는 캐릭터 상품 비즈니스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캐릭터들이 아직 캐릭터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몇몇 외에는 그다지 원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네요.


KBS의 인기 캐릭터 후토스. 개인적으로 요즘 만들어진 캐릭터 중에는 젤 맘에 들어라 하는 캐릭터인데요. 작년의 시즌2 제목인 잃어버린 숲을 타이틀로 내걸고 각종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은 없는 듯 하네요.


후토스의 캐릭터 '아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드님. 후토스의 새로운 시즌 소식이 없어지면서 다소 요즘은 애정이 식은 듯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좋아라 합니다.


또다른 캐릭터 '조아'의 뾰루퉁한 모습.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누군가 조아의 이마 위에 낙서를 해놓았더군요. 그래서 기분이 저리 안좋은가 봅니다.


대원 미디어는 자사의 캐릭터인 눈보리 외에 원피스와 같은 일본산 캐릭터를 같이 전시하고 있습니다. 대원은 캐릭터 사업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본 듯 싶죠. 전시회에서 원피스 캐릭터가 더 전면에 위치한 느낌입니다.


뽀느님, 아니 뽀로로를 위협할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는 2011년 돌풍의 캐릭터 로보카 폴리의 전시부스. 돌풍의 캐릭터답게 그야말로 전시부스는 아비규환에 가깝습니다. 구석진 B홀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물론, B홀 입구에서는 가장 첫 부스입니다만) 인기는 모든 부스를 통틀어 단연 최고입니다.


각종 체험 이벤트로 부스 내는 정말로 정신이 없습니다. 잠시만 방심해도 아이를 잃어버릴 판.


상반기 돌풍의 중심지에 있었던 로보카 폴리의 변신 완구와 미니카 세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상반기의 모습과는 달리 부스 바깥 쪽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캐릭터 페어는 전반적으로 로보카 폴리라는 거물 루키와 기존 히트 캐릭터들을 투톱으로 양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 시장에서 폴리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겠네요. 반면, 부즈클럽의 캐니멀처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각종 상품화 사업에서는 다른 캐릭터들이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느낌입니다. 중소기업들과의 연계를 공고히 하고 좀 더 높은 퀄리티와 매력적인 디자인의 캐릭터 상품들을 만들어 내어 비즈니스 전반의 활력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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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미션과 접대에 익숙한 기성 언론과, 이제와서 나몰라라 하는 거대 포탈이 무슨 자격으로 블로그의 폐단을 논하는가.


시는 분은 다 아시고 모르시는 분에게는 전혀 딴 세상의 이야기겠지만 현재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는 그야말로 뒤숭숭합니다. 인기 상한가의 와이프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공동구매를 진행중이던 살균 세척기의 안정성 문제가 불거진 것 때문인데요. 아실만한 분은 다 아실 이야기이니 자세한 상황은 제 블로그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미도리님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우려했던 와이프로거의 상업화가 곪아터지다 by 미도리 (바로가기)

한마디로 해당 블로거는 살균 세척기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체 업체의 요청을 받고 판촉을 위한 포스팅을 써서 자신의 블로거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상품을 홍보하고 공동구매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들리는 바에 의하면 해당 제품의 냉정한 사용기가 아닌, 블로거 자신의 인지도와 감성에 호소하는 형태로 리뷰를 작성하여 이 블로거를 신뢰하는 수많은 방문객들과 이웃들이 별 의심없이 제품을 구매했고, 결과적으로 큰 낭패를 보았다고 하는군요. 사실 유무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건강에 심각한 이상을 가져온 분도 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엄청난 대형 사고가 터진 셈이죠.

물론 해당 블로거는 이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세척기 업체로부터 수수료까지 챙겼으니 그것이 거액이건 소액이건 간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책임을 받아야 겠지요. 일각에서 이야기되는 환불 책임론은 블로거와 제조회사가 함께 져야할 문제라 생각됩니다. 공동구매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블로거는 제품의 책임에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만, 현재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나 포탈들의 쇼핑물 중 해당 제품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그들이 100% 책임을 지는 곳은 없습니다. 쇼핑몰이 해당 제품의 하자를 확인하지 못한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원칙적으로 이들 제품의 하자를 100% 책임지는 것도 앞뒤는 안맞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블로거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다만 회사 측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이 피해자들의 분노를 블로그로 향하게 하고 있는 듯도 합니다.

평범한 주부에서 스타 블로거로 추앙받던 이 블로거는 네티즌들의 분노에 찬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블로그를 폐쇄했습니다. 어찌보면 예정된 수순인데, 마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비춰지면서 더더욱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잘못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안돼 보입니다. 업체와 공조하여 적절한 보상책과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텐데 왠지 둘이 따로 놀고 있는 인상을 주는군요. 블로그 폐쇄는 한마디로 악수라 하겠습니다.

자, 사실 여기까지는 한 블로거의 잘못된 공동구매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와, 해당 업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안전기준 준수여부가 이슈가 되었다 하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시야를 넓혀 그녀와 비슷하게 업체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챙기고 제품을 홍보해주는 블로거들의 과도한 상업화와 부도덕적인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실제로 소위 돈에 환장한 블로거들이 늘어나면서 블로고스피어가 지저분해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블로거들이나 네티즌이 누차 이야기했듯이 이건 언젠가는 한번쯤 터질 재앙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는 그 예견된 재앙으로서는 꽤 심각한 편이라 하겠습니다.

헌데 이 이슈가 시간이 지나자 이상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언론들이 앞다퉈 파워 블로거의 과도한 상업성을 떠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파워 블로거들을 규제하겠다고 하는군요.

☞ 파워블로거 상품평, 믿을게 없네 from 스포츠 서울 (바로가기)
☞ 입소문 내드릴께요... 얼마 줄래요? from 머니투데이 (바로가기)
☞ 수상한 파워블로거들 세무조사 날벼락...국세청-공정위-정치권 함께 나설 듯 from 전자신문 (바로가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블로거에 대한 세무조사(물론 아직 계획된 것은 없다고 국세청에서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만), 좋습니다. 블로거들 스스로의 자정의 노력과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서 기업들이 보다 더 주의깊은 접근을 요하자는 말도 좋습니다. 그런데, 블로거 법안이라니... 그것도 이 문제가 발생한지 채 며칠이 지나지도 않아서 그런 얘기가 들리는 것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지금의 정부는 아무래도 블로거들과는 여러모로 사이가 좋지 않은데요. 왠지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블로거들을 압박한 구실을 찾은 듯한 느낌을 주는군요. 블로거들의 과도한 상업성을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면 같은 형태로 그동안 무수한 수익을 챙겨온 언론사들은 어쩌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돈받고 기사 써주기를 넘어 아예 대놓고 돈을 주면 기사를 써주겠다는 언론사들은 그동안 어떤 제재를 받아 왔는가요. 그런 그들이 그들과 같은 짓을 저지른 블로거들을 지금 점잖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잘못한 블로거들이 야단을 맞는 건 이해하겠는데, 그걸 기성 언론들이 자신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시침 뚝떼고 기사를 쓰고 있으니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군요.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사랑이다... 뭐 이런걸까요. 언론들의 이율배반적인 태도 역시 자신들과 적대관계인 블로그들을 이참에 견제하겠다는 듯한 제스쳐로 보입니다.

☞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어느 파워블로그 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점.. by 학주니 (바로가기)

포탈들은 또 어떻습니까. 현재 블로그 서비스의 과반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포탈들, 특히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N 포탈의 경우는 언제나 그렇듯이 일일이 자신들이 관리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발을 빼고 있습니다. 이 블로거는 하자가 있는 제품을 자신의 블로그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식의 공동구매를 통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블로그는 분명 포탈이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블로그입니다. 음란물을 올리는 블로그를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검색 상단에 노출시키고도 이건 자신들이 잘못한게 아니라 블로거의 잘못이라고 발뺌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건지 모르겠군요. 이런 블로거들을 공공연히 키우고 그 블로그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통해 수익을 벌어온 곳은 그럼 어디일까요.

☞ 포털은 파워블로그 문제를 어떻게 키웠나 by 그만 (바로가기)

블로거가 비판받는 작금의 이슈는 기성 언론들도 반성해야할 부분입니다. 이 블로거들은 말 그대로 기성언론이 벌여온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여 과도한 상업성을 추구한 나머지 씻을 수 없는 우를 범한 이들입니다. 비단, 언론만이 아닙니다. 기업이든 조직이든 초심을 잃어버린 결과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성의 목소리는 없고 견제의 눈초리만 가득한 대다수 언론들의 모습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번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을 느껴야 할 포탈들의 소극적인 행태도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자신들의 시스템 위에서 벌어진 일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추가 대책을 강구하는 제스처라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저 법이 알아서 해주길 뒷짐지고 바라보는 모습은 거대 포탈이 블로거를 대하는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사태로 인하여 블로고스피어와 블로그의 타격은 생각보다 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넘치는 바이럴 마케팅에 의한 과도한 상업성과 편중된 이슈(이것도 포탈들이 조장한 결과인데, 자신들은 아니라고 부정하겠지요.)로 인해 블로그는 이미 예전과 같은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번 사태로 인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군요.

동시에 이런 파장이 블로그의 자정능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좀 더 성숙한 블로고스피어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빌어 봅니다. 안타깝게도 가뜩이나 수입원이 없는 한국의 블로거들(몇몇 파워블로거나 저렇게 거액을 받지 대부분은 돈벌이가 별로 안되는 이짓을 자신이 좋아서 하고 있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시길)은 이번 사건으로 더더욱 입지가 좁아지겠지만, 그로 인해 양질의 포스팅을 생산해내는 진짜 파워 블로거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또한 기원해 봅니다. 아울러, 포탈에 종속되어 엇비슷한 포스팅을 쏟아내는 현재의 블로그 트랜드에도 전환점이 생기길 바래 봅니다. 요리와 여행, 연예와 같은 인기 이슈들의 과도한 편중현상 역시 블로그의 상업화를 이끌어낸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보다 더 성숙한 블로그 생태계를 구축하고 블로거 스스로 과도한 상업성을 지양하며 상업성을 띈 포스팅임을 스스로가 밝히고 언론의 기본이기도 한 중립성을 지키는 등 블로거들의 적극적인 대처도 필요하겠지요. 아울러 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포탈들은 지금처럼의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름의 대안과 대책을 구비하는 것이 옳은 처사라 생각됩니다. 또한 언론은 블로그를 적대시하고 견제하는 소모성 기사에 연연하지 말고 블로그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먼저라 보입니다. 인터넷 페이지에 덕지덕지 광고 배너를 버젓이 붙이고서 블로그의 상업성과 폐단을 운운하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무슨 이슈만 있으면 허겁지겁 규제책을 내놓는 정부는 좀 더 긴 안목으로 대책을 세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만약 하겠다면 블로거를 자신들의 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일 생각으로 좀 더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처럼 며칠만에 생각없이 규제 법안 낸다는 소리를 하는 것 보단 말이지요.

☞ 베비로즈와 소셜미디어, 천민 자본주의 from 블로터닷넷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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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최고인 로보카 폴리의 흔적을 찾아서

린이날을 맞이하여 4일간의 연휴를 얻게 된지 이틀째인 5월 6일, 남산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열리는 '로보카 폴리 구조대작전 이벤트'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3~6살의 남자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라면 많이들 공감하시겠지만, 로이 비주얼에서 제작하고 EBS가 올 3월부터 방영하고 있는 3D 아동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는 현재 그 연령대의 아이들에게는 빅 이슈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나이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동차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며, 주인공인 경찰차 폴리, 소방차 로이, 구급차 앰버, 헬리콥터 헬리가 클라이막스에 로봇으로 변신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컨셉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영화죠.

☞ 로보카 폴리 소개 (바로가기)

로보카 폴리를 향한 아이들의 환호는 마징가 Z나 그레이트 마징가의 출격장면을 보며 가슴을 두근 거렸던 30~40대나, 90년대 TV에서 방영하던 용자 로봇 아니메의 변신 합체 장면을 보며 환호하던 20대의 추억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하겠습니다. 특히, 얼마전 아카데미 과학에서 출시한 로보카 폴리 변신완구와 다이캐스팅 자동차 완구는 예약만으로 거의 대부분의 초도 물량이 소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으며, 현재 주문 쇄도로 인해 출시일이 연기되는 과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하지요. (제 경우는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으로 인해 4개의 변신완구 중 세 개를 어찌어찌 구하게 되었습니다만)

☞ 로보카 폴리 완구 (바로가기)

이번 행사는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남산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로보카 폴리 체험 이벤트로서, 전시와 공연, 관람, 그리고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로보카 폴리에 열광하는 아이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이벤트라 하겠습니다.

 

장소가 남산이다보니 아무래도 주차에 있어서는 난항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센터 내에는 거의 주차가 불가능하시다고 보면 되시구요. 될 수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고, 굳이 차량을 이용하시겠다면 남산 근처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신 후 도보로 이동하실 수 밖에 없을 듯 하네요. 물론, 이럴 경우 주차비의 부담은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이번 로보카 폴리 이벤트의 메인 스폰서는 현대 자동차입니다. 현대차는 실제 애니메이션의 스폰서이기도 하지요. 현대차 외에도 SK 브로드밴드 역시 폴리의 스폰서이기도 합니다. 빵빵한 두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작품이어서인지 뽀로로 이후로 가장 완성도와 재미를 지닌 국산 아동 만화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체감상 지금 시점만으로는 오히려 '절대성역' 뽀로로를 능가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역시 변신의 힘은 대단하다랄까요...

☞ 5월 기획행사 <로보카 폴리 구조대작전> 개최 (바로가기)

 

 

전시, 공연, 상영, 체험이라는 네 가지 거창한 테마를 가진 폴리 이벤트 중 체험 이벤트는 애니메이션 센터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체험 이벤트가 주차장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센터 내부의 주차는 불가능하다 하겠는데요. 다만 제가 관람했던 5월 6일은 날씨가 흐린데다가(나중에는 비까지 내렸지요), 그 때문인지 관람객이 많지 않은 편이라 체험 이벤트는 썰렁한 편이었습니다. 스톱 애니메이션 제작체험, 캐릭터 팬시물품 직접 만들어보기 체험, 캐릭터 소품 제작체험, 코스프레 체험, 페이스 페인팅, 캐리커쳐 그리기, 4D 라이더, 캐릭터 인형과 사진찍기 등등 총 9개의 섹션이 열리게 되어 있었지만, 몇몇 섹션은 열리지 않는 듯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더군요.
 

 

뭐 각 섹션 명칭은 거창하지만 캐릭터 인형과 사진찍기는 이렇게 폴리의 주인공 캐릭터를 프린트한 판 앞에서 그냥 각자 알아서 사진찍기 정도가 되시겠습니다. 팬시 직접 만들기의 경우는 프린트한 캐릭터 그림을 준비된 색연필로 알아서 색칠한 뒤 진행요원에게 가져다 주면 뱃지나 열쇠고리로 찍어주는 정도이구요. 전체적으로 보면 체험 이벤트는 소박한 느낌을 줍니다. 그마저도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린 바람에 축소 진행된 듯 하네요.

 
전시와 공연 이벤트는 이곳 애니센터 1층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 이벤트 역시 기대보다는 썰렁한 편입니다. 전시라기보다는 놀이공간에 가까운 느낌인데요. 일단 폴리가 올 3월에 방영을 시작한 작품으로 관련 캐릭터 상품이 아카데미에서 출시한 완구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보니 전체적으로 전시 이벤트는 허술한 편입니다. 애니메이션센터 홈페이지의 행사 안내글에 적힌 전시 섹션 1은 위의 사진 좌측 벽에 있는 것이구요. 섹션 2의 소방안전 체험은 사진 우측에 있는 불이난 모형 건물에 파란색 공을 던지는 놀이입니다. 벨크로(찍찍이) 재질로 되어 있는 불 모양의 천에 파란색 천공을 던져 붙이는 형태의 놀이죠.

 

 

섹션 3의 치료체험은 벽에 붙여져 있는 각 캐릭터 프린트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붙여주는 일종의 퍼즐과 같은 게임입니다. 역시 벽에다 그냥 프린트 붙이기로 되어 있는 간단한 놀이. 아드님, 왠지 벙찌신 표정으로 그저 벽만 바라보고 계십니다.

 

 

섹션 4의 구조 체험은 보시다시피 구조대 데스크 모형으로 아이들이 구조대 체험을 해본다는 건데요. 별건 없고 보시다시피 가운데의 빨간 버튼을 누르면 벽에 붙여진 사이렌의 불이 들어오는 정도라 하겠습니다. 나머지 섹션 3이나 섹션 5도 이정도 수준인데요. 보시디사피 기대보다는 상당히 썰렁하고 부실한 컨텐츠를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이벤트의 제작비나 제작기간이 여러모로 부족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하겠지요. 관련 캐릭터 상품은 적다치더라도 폴리, 로이, 앰버, 헬리의 거대 모형과 같은 뭔가 입체적인 아이템들이 있었더라면 아이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선사했을 듯 싶은데,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이러한 것들이 현실화되지는 못한 듯 싶습니다. 뭐, 주최측도 다 사정이 있는 거겠지요. (하긴 입장료가 저렴한 편이었으니 그쯤에서 눈치를 체긴 했어야 했지만)

 

 

공연 이벤트는 애니센터 내의 애니 시네마에서 열렸는데요. 기다리는 막간을 이용해 홀에 있는 캐릭터 디오라마를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한국의 유명 캐릭터들 거의 대부분을 모아놓은 디오라마라군요.

 


이정문 화백의 철인 캉타우나 로보트 태권브이 등 꽤 고전적인 캐릭터들부터 둘리, 엽기토끼, 뽀로로, 코코몽, 로보카 폴리, 거기에 로티(롯데월드 마스코트)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안타깝게도 두서없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좀 더 캐릭터들의 상황에 맞게 스토리를 갖고 배치가 되어 있다면 좋으련만, 애니메이션 센터조차 이런 디테일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애니 시네마 옆에 있는 캐릭터 체험 전시실도 잠시 들려보았습니다. 조트로프나 키네토스코프, 크로마키 모션 캡쳐와 같은 간단한 애니메이션 제작원리를 보여주는 장치들부터 사진과 같이 로보트 킹의 거대한 흉상 모형이 전시된 섹션 등 좁은 공간 치고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역시 뭔가 관리가 부실한 느낌이랄까요. 바닥의 인터렉티브 플로어는 색감이 진하지 못하고 거의 뿌옇게 보여지는 등 전체적으로 낡은 박물관의 느낌을 줍니다. 뭐, 이것도 여러가지 사정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공연 이벤트는 약 2~30분 정도의 러닝 타임으로, 기억하기에는 20분의 간격으로 공연을 했던 것 같은데요.(그러니깐 대충 1시간에 한 공연 정도) 로보카 폴리가 등장하는 아동연극과, 레크리에이션, 마술공연, 로보카 폴리 성우 더빙공연의 4가지 컨텐츠가 차례대로 상영을 합니다. 저희는 아동연극을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배우분들 모두 열심히 공연을 해주셨지만 역시 전반적으로 각본도 그렇고 아이들이 기대하는 폴리의 등장과 활약도 미미한 편이라 초반에 반짝반짝하던 우리 아들의 눈빛이 중반 이후로는 꺼져버리더라는...

비도 오고 시간적인 문제도 있고 하여 상영 이벤트는 건너뛰게 되었습니다. 로보카 폴리와 우비소년, 내친구 해치의 편집본을 상영해준다고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이번 로보카 폴리 구조대작전 이벤트는 4개의 큰 테마로 구성된 꽤 풍성해보이는 이벤트였습니다만, 전반적인 이벤트의 임팩트는 그리 크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체험 이벤트가 좀 더 활성화되었더라면 아마 느낌은 달랐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시 이벤트의 컨텐츠가 너무 부족했기에 체험 이벤트가 활성화되었더라도 볼거리보다는 소박한 체험 부분에 더 집중된 이벤트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공연도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몰입을 준 듯 싶지는 않았구요. (아마 마술공연이었다면 달랐겠지만)

메인스폰서가 현대차나 SK 브로드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벤트에 이 두 대기업은 거의 관여를 안한 듯 싶어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 대기업들이 이런 이벤트에도 나름의 신경을 써서 지원을 해준다면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동시에 기업 이미지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덧붙임) 아, 마지막 사진에서 저희 아들이 갖고 노는 완구가 바로 아카데미가 제작한 로보카 폴리 변신완구(물론, 중국에서 만든 OEM입니다만)인데요. 물론, 이번 이벤트에서 받은 것은 아니고, 별도로 제가 구입한 것들입니다. 요녀석들도 리뷰를 해볼까 하는데, 저희 아들이 잘 때도 꼭 끌어안고 자는 바람에 당분간은 불가능할지도... 그 아래에 깔린 스케치 북이 이번 이벤트에서 받은 것들이네요. 입장할 때 지급된 택을 반납하면 주는 사은품이랍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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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으로 하나된 민심의 위력, 소통에 소홀했던 방송사의 오판


즘 연예가 최고의 핫 이슈 중 하나는 MBC의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와 관련된 논란일 겁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지난 3월 20일 방영되었던 가수 김건모의 재도전 결정 이후 촉발된 강력한 네거티브 여론은 이소라와 김건모의 인간성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고, 제작진의 해명과 가수들의 해명을 거쳐 프로그램 책임자인 김영희 PD의 전격경질, 거기에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건모의 자진사퇴 결정으로 인해 이제는 프로그램의 존폐위기라는 막다른 길까지 도달했습니다. 말 그대로 '폭풍의 4일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제까지 방송 프로그램 중 이토록 드라마틱하고 강렬한 부정적 여론에 부닥친 프로그램이 있었던가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크고 작은 방송실수와 말실수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만, 이토록 큰 비난에 직면하여 PD까지 교체되는 프로그램은 그 전례가 없어보입니다. 그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큰 기대를 걸었고, 기대만큼 큰 실망을 했었다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겠구요. 근례들어 한국 사회에서 실종된 공정사회, 원칙고수와 같은 진정성과 관련된 가치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증오가 이 프로그램에 집중된 모습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전자의 관점으로 보자면 이는 해당 방송국과 프로그램 관계자들의 크나큰 실수라 할 수 있으며, 후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프로그램 기획자와 출연자들이 자신들의 실수 이상의 비난에 노출되는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음모론까지 들먹이기엔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겠죠?)

네티즌, 블로거들이 자신의 소셜 홈페이지나 블로그, 그리고 게시판 등에 쓰기 시작한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과 비난, 그리고 동정 여론(물론, 비난 여론이 너무 강해서 동정 여론은 이슈가 되지 못했습니다만)은 과거 선술집이나 모임 등에서 오고가는 산발적인 대화와는 달리 포털과 메타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집중되어 강력한 파괴력과 이슈로 여론을 이끌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이 앞다투어 포털 메인을 장식하며 이슈를 선점했지만 실상 이는 네티즌들이 촉발시킨 여론몰이로 인해 가능한 것이었다 하겠습니다. 즉, 이제 여론은 언론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 의해서도 움직임이 가능한 것입니다. 수년 전부터 이런 현상들은 종종 목격되어 왔는데, 이번 나는 가수다로 인해 다시 한 번 이를 입증한 셈입니다. 새삼 여론의 무서움, 그리고 인터넷으로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재차 통감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재도전을 제의한 김영희 PD, 아무 생각없이 재도전을 수락한 '것처럼 보여진' 김건모, 부적절한 행동을 보인 '것처럼 편집된' 이소라, 부적절한 제안을 한 '것처럼 묘사된' 김제동, 개인적으로는 이들 모두 이 정도의 강력한 비난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당시 정황상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이상 섣불리 단정짖지 말자는 차원에서 '보여진', '것처럼' 등의 표현을 썼습니다.) 실제로 비난을 한 우리 자신도 그 장소에 있을 때 현명하고 올바른 행동을 할지 안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우리들 역시 살면서 저들만큼의 잘못을 저지르고 실수를 저지르지만, 방송에 나오지 않았기에 그저 조용히 넘어갈 뿐이니까요. 지하철에서 할머니에게 욕을 한 누군가는 분명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렇다고 인터넷에 신상이 낱낱이 공개되어 전국민의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할 이유는 없듯이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온국민이 보는 TV 프로그램에서 저지른 실수나 오판이었다 하더라도 끊임없는 비난과 조롱에 시달리는 상황은 누군가 말했듯이 마녀사냥의 21세기식 버전 같습니다.

시청자와 소통하지 못한 MBC 측이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잘못이 있어 보입니다. 예능이 솔직하고 진솔한 리얼 버라이어티를 지나 이제는 감동을 주는 예능으로 바뀌어가는데, 이러한 변화의 조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시청자와의 교감입니다. 이것은 사실 예능 프로 뿐만 아니라 대중 매체, 상품 판매, 서비스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활동에 적용되는 작금의 테마이기도 합니다. 교감이 없는 감동은 그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소통없는 감정의 전달일 뿐입니다. 작년 한 해 예능 프로로 감동과 음악을 가장 잘 매치업시켰던 '남자의 자격 - 합창단 편'은 일반인들이 출연하여 소통과 동질감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고, 이들과 남격 멤버들, 거기에 박칼린이라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향한 강한 열정과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한 케이스입니다. 

나는 가수다는 7명의 '진짜' 가수들이 보여주는 음악을 향한 열정, 500명의 청중평가단들이 그를 통해 느끼는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발생하는 소통의 동질감, 여기에 개그맨/MC 출신의 매니저들을 활용한 웃음과 서바이벌 방식의 흥미진진함이라는 예능 코드가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램인데, 소통이라는 테마를 잠시 망각함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고, 이제 프로그램 존폐의 위기까지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현 사회에서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며, 그만큼 한국사회가 노블리스 오블리제, 사회 지도층이나 유명인사들의 도덕적 불감증에 대한 염증을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더 공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가, TV 방송이, 그리고 사회가 되기를 빌어봅니다. 동시에 비평을 비난이나 힐난과 착각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도 빌어봅니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그것이 일으킬 파장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일부 네티즌과 언론들이 보여준, 마치 트래픽을 목적으로 한 듯한 원색적인 글들은 우리 사회의 숙제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타인의 실수에는 가혹하고 자신의 실수에는 관대한 것도 결국 공정한 사회라는 테마에는 부합하지 못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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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대로 그 모양새는 원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될 듯

도쿠마서점에서 새로 출간된 시티헌터 완전판 ⓒ 北条司, 徳間書店

년부터 소문이 무성하던 이민호 주연의 '시티헌터'가 마침내 방영일자가 공개되었습니다. 2011년 5월 25일 SBS를 통해 방영되는군요. 연출은 전과 동일하게 진혁 PD가 다만 극본가는 작년에 언급되었던 이영종 작가가 아니라 황은경 작가가 맡을 것이라 하는군요. 그로 인해 작년에 언급되었던 전직 CIA라는 설정은 MIT 출신의 청와대 공무원이라는 설정으로 바뀌게 됩니다. 일단 설정에서부터 원작과는 그 정체성이 몹시 다르다 하겠군요. 

☞ 시티헌터, 이민호와 만나다?! (보러가기)

☞ 무늬만 '시티헌터', 아이리스 짝퉁 아니겠는가 by 이문원, 뉴시스 (보러가기)

시티헌터의 드라마에 대한 제 느낌은 사실 뉴시스의 이문원 씨의 기사를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하겠습니다. 청와대 공무원 출신의 주인공과 청와대 경호원으로 근무하는 씩씩한 여성 주인공(박민영 양이 히로인에 캐스팅되었구요), 여기에 주인공 이민호와 삼각구도를 형성하는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의 등장, 이런 주인공 구도라면 굳이 시티헌터를 가져다 쓸 이유가 있었겠느냐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원작이 화장실 코미디와 성적인 농담이 짙은 작품이긴 하지만, 이를 없애도 꽤 흥미진진한 드라마로서의 구실이 가능할텐데, 이 정도라면 과연 원작 타이틀은 그저 얼굴마담의 역할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는 못할 듯 싶습니다.

사실, 한국의 드라마 특성상 여성 시청층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마초적 스타일이 강한 시티 헌터의 드라마화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문원 씨의 기사를 보면 시티 헌터는 아이리스와 도망자 플랜 B, 아테나로 이어지는 첩보액션 TV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들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첩보액션의 장르에 멜로라는 여성적 취향을 버무려, 마초적인 맛을 많이 누그러뜨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실제로 강렬한 액션을 벌이는 남성미가 넘치는 주인공들이 여성 캐릭터에게는 한없이 순종적이고 로맨틱하지요. 물론, 비의 도망자 플랜 B의 경우에는 조금 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원작의 시티헌터는 강렬한 마초적 매력 외에도 겉보기에는 더없이 호색한에 변태스러운 남자이지만 실제로는 뛰어난 실력과 따뜻한 마음씨,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진짜 남자라는 이중성과 의외성이 매력인 캐릭터 입니다. 화장실 개그나 성적 유머가 작품을 재미를 견인하는 요소이긴 했지만, 결정적으로는 이 캐릭터적 매력이 작품에 잘 살아난 것이 시티헌터의 인기요소였다는 것이죠. 이는 겉으로는 까칠하고 차갑지만 속으로는 무척이나 따뜻하고 섬세한 인물이라는 트렌디 드라마 특유의 남성 캐릭터와 맏닿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시티헌터와 트렌디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시티 헌터는 마초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춘 캐릭터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겉으로 보기에는 바람둥이에 진지함이 부족한 인물이지만 실제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재로 그를 묘사하고, 원작이 보여준 출생의 비밀 역시 TV 드라마 형태로 변주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거든요. 이문원 씨의 기사대로 아웃사이더의 인물을 번듯한 직장을 갖춘 사회 엘리트로 묘사하는 것이 트렌드를 반영한 어쩔 수 없는 선택(서민생활이 불안정하고, 실업률이 높아서 그런지 이번 정권 들어와서는 특히 이런 캐릭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듯 합니다.)이었다 치더라도 이런 시티 헌터의 캐릭터적 특징들이 드라마에 잘 묘사되었으면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군요.

여자 주인공을 사이에 둔 전형적인 삼각구도 역시 여성 시청층을 의식한 설정이라고 보입니다. 만약, 원작대로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에 사랑을 받는 주인공으로 묘사된다면, 아무래도 여성층의 매력을 얻기에는 어렵겠지요. 이런 부분은 남자여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에피소드별로 차갑고 도도한 의뢰인 여성이 결국은 주인공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되어가는 설정은 남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측면이 있기는 하거든요. 하긴 근래의 트렌드상 이런 설정은 조금 시대착오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반면, 남자 주연과 조역이 모두 성공한 커리어를 가진 인물로 묘사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런 캐릭터들로 인해 일종의 대리만족을 주는 것도 좋겠지만, 화려한 과거와는 달리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성공한 커리어의 경쟁자들을 실력으로도, 마음으로도 이겨나가는 플롯이 오히려 시티헌터와도, 그리고 지금 한국의 상황과도 잘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노가미 사에코와 같이 일종의 시티헌터의 본드걸이라 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했으면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드라마의 트렌드상 분명 여자 주인공과 대치되는 여자 조역은 있으리라 예상되니 문제는 이 사에코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얼마나 잘 묘사하느냐가 관건이겠네요.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정도의 이미지로 등장했으면 싶은데, 과연 어떨지... 원작에서 시티헌터의 양부이자 시리즈 최대의 적인 가이바라 신에는 김상중씨가 캐스팅되었다 합니다. 이 부분은 나름 믿을만한 캐스팅이 아닌가 싶군요. 김상중 씨의 캐릭터가 가이바라 신과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구요.

드라마 시티헌터는 메가톤급 인기를 끌었던 원작을 베이스로 했으면서도 원작의 설정과는 거의 다른 전개로 인해 일단 원작과는 다른 독자적인 매력으로 승부를 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같은 스타일의 작품들인 아이리스나 도망자 플랜 B와 같은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강조하느냐가 관건이라 하겠군요.

이런거 기대하면 혼나겠죠? ^^; (Illustrated by 北条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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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리웃과 디즈니의 유명 피규어 + 추억의 장난감 만나기

'예술의 전당 The 토이쇼 관람기 (1부)'에 이은 토이쇼 관람기 2부입니다. 1부를 요약해보면 아들을 위해서 토이쇼 관람을 갔다가 되려 아빠가 더 불타올랐다 정도로 압축되겠습니... 험험. 어쨋든 이번 토이쇼는 앞서도 말했지만 토이키노에서 주최한 토이쇼로 캐릭터 피규어와 장난감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요. 캐릭터 피규어의 경우는 한쪽 면은 만화영화 캐릭터, 반대쪽은 영화 캐릭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다만 크기별로 전시하다보니 같은 시리즈의 캐릭터 피규어인데도, 여기저기 분산이 되어있는 편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피규어에 비해 비교적 작은 크기의 반신상 캐릭터 피규어들이 진열되어 있는 장식장입니다. 가운데에는 판타지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캐릭터 피규어가 전시되어 있네요.


반신상 피규어 맞은 편에 전시되어 있던 반지 원정대 3인의 흉상 피규어입니다. 좌측부터 보로미르, 레골라스, 아라곤 순서로 있네요.


아마 위 사진의 아래 칸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간달프 흉상과 아라곤vs우루크하이의 대결 씬을 묘사한 피규어입니다. 모두 반지의 제왕 1편 반지원정대를 모티브로 하고 있군요.


사우론의 충실한 부하, 나즈굴의 수장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의 본 모습입니다. 멘족이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반지의 포로가 된 형상이죠. 이 모습은 반지의 제왕 1편 반지원정대에서 나즈굴에게 쫓기던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낀 순간 보게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사진에는 한쪽 팔 밖에 안나왔지만 오른쪽에는 로브를 뒤집어쓴 마술사왕의 흉상이 같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역시 1편 반지 원정대에서 등장한 우르크하이와 오크의 전신 피규어.


캐릭퍼 피규어 중 단일 시리즈로 가장 많은 전시공간을 차지한 것은 역시 스타워즈 시리즈의 캐릭터들입니다. 신시리즈와 구시리즈의 피규어들이 모두 진열되어 있네요.


루크 스카이워커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전신 피규어. 이건 크기가 상당합니다. 대략 40cm 이상 되었던 것 같네요.


요다의 박력있는 피규어. 이것말고도 두쿠 백작과 요다의 결투를 묘사한 피규어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아마 진열되어 있는 스타워즈 피규어 중 가장 역동적이었던 피규어가 아닌가 기억되네요.


눈길을 확 잡아끈 1대1 스케일의 제국군 빔건.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 편에서 등장했었죠. 진열된 피규어/모형 중 아바타 2족 보행병기, 헬보이 권총과 함께 가장 탐났던 녀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 밑에는 광선검 1대1 모형입니다. 오 역시 이것도 눈길을 확 잡아끈 녀석. 다만 빔 날의 재현이 안되는 관계로 위의 레이저건에 비해 수집욕구는 감소되었네요.


어느 정도 피규어 관람을 마친 뒤에는 장난감 부스로 향했습니다. 요즘도 절찬리에 판매되는 플레이모빌 완구들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이 브랜드도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얼핏 보면 레고 시리즈와 비슷한 부분도 있죠.


개인적으로 요런 제품은 아이들 장난감으로도 그렇지만, 장식용으로도 하나쯤 놔두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야, 이건 또 뭔가요. 추억의 장난감 퍼레이드네요. 제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도 있으니 30년 이상 된 것들도 족히 눈에 띕니다. 이 전시회의 또다른 백미라 하겠네요.


야, 이 장난감 권총들은 정겹습니다. 어렸을 때 이 장난감 권총을 허리에 차고 카우보이 흉내를 내곤 했죠. 당시에는 카우보이 영화가 꽤 유행했었거든요.


그 옆의 또다른 추억의 물건, 바로 물총입니다. 지금의 물총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조악한 물건이지만 당시에는 문방구에서 저 물총 한 번 안사본 어린이가 거의 없을 정도였죠.


한쪽에 늠름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추억의 로봇 완구들. 프라모델을 제외한 완구제품만 진열되어 있는데, 이 역시 감동의 쓰나미입니다. 저들 중 몇몇은 저희 집에도 있었던 놈들이네요. 그 당시에는 정말 멋졌던 놈들인데... 30년 정도 되가니 이 녀석들 미모가 예전같지 않네요.


예전 문방구에서 한두번쯤은 보았을 법한 저가 싸구려 장난감들이 대거 진열된 벽. 이런식으로 문방구 한쪽 부스를 차지하고선 아이들을 기다리곤 했었죠.


스트리프 파이터의 캐릭터 베가(실제는 발록이죠)의 가면과 갈퀴 세트 완구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건 아마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반 즈음에 나왔던 물건이겠군요. 저희 어릴 때나 그때나 저가 완구의 조악함은 별 차이가 없는 듯 싶네요.

생각보다 전시 공간이 협소했던 지라 사실 관람 시간은 몹시 짧았던 듯 싶습니다. 볼거리도 많았지만 좁은 공간에 의해 뭔가 보다가 만 듯한 아쉬운 느낌도 드는 전시회더군요. 관람 시간을 고려할 때 관람료가 좀 높게 책정된 느낌도 듭니다. 이곳의 전시회보다는 오히려 삼청동의 토이키노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더 나을런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삼청동이 너무 멀고 길이 복잡하다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탁트인 예술의 전당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살짝 아쉬운 전시회이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여러가지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네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추억을 생각나게 했던 즐거운 전시회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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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 전당 지하 1층 V 갤러리에서 2월 27일까지

길고 긴 연휴의 마지막날, 마나님과 아들님을 모시고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The 토이쇼'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The 토이쇼는 삼청동과 헤이리에 각각 위치한 장난감 박물관 토이키노(바로가기)가 주최와 주관을 맡아 토이키노가 소장하고 있는 장난감과 피규어들을 전시하는 행사인데요. 어린이부터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전시회로, 영화 캐릭터 피규어도 다수 전시되어 있어 영화 마니아들에게도 좋은 전시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헤이리 쪽 토이키노와 삼청동2관은 휴관이라고 하는군요. 어쩌면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장난감들은 이곳 헤이리와 삼청동 2관에서 온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까지 연차를 내면서 장장 9일에 이르는 긴 휴가를 받았으나, 1년여 전부터 고생하고 있는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본가와 처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집에서 쉬고 있던 터라 와이프와 아들한테 미안하던 차에, 마침 이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연휴 마지막날에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와이프나 아들보다는 저한테 좀 더 좋았던 전시회가 아니었나 싶네요,쩝.


입구에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커다란 배트맨과 스파이더맨 피규어. 우측에는 슈렉의 피규어도 있습니다. 이번 토이쇼는 헐리웃이나 디즈니의 영화, 만화영화 캐릭터 피규어들이 전시회의 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반은 옛날 추억의 장난감들과 일부 최신 장난감들이 나머지를 책임지는 구성입니다.


맨먼저 눈에 띄는 디즈니의 고전 캐릭터들. 신데렐라, 판타지아, 백설공주 등 전설적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피규어들이 한자리를 장식하고 있네요.


과거 디즈니의 유명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픽사와 손을 잡고 새로운 부활의 신화를 쏘았던 토이스토리 이후의 캐릭터들도 한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TV 박스 형태의 전시 케이스 속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은 상당히 맘에 들더군요. 아, 돈만 많으면 저도 이런 특색있는 진열장에 시리즈별로 피규어와 프라모델을 전시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만, 욕심만 있을 뿐입니다. 


드림웍스의 터닝포인트가 된 슈렉의 캐릭터들도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고양이의 가련한 표정은 피규어에서도 잘 살아 있군요.


디즈니/픽사나 드림웍스의 작품은 아니지만, 팀버튼의 유령신부 피규어도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슈퍼맨과 로이스의 로맨틱한 비행장면을 묘사한 피규어. 모습으로 보아하니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이 아니라, 브랜든 루쓰의 슈퍼맨이네요.


캐릭터 피규어는 크게 위에서 보여드린 만화영화 피규어와 히어로 코믹스/영화 피규어, 그리고 오리지널 영화 피규어 정도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강렬한 포스를 보여주는 배트맨 피규어와 배트모빌들이 눈길을 끄네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외에도 애니메이션의 배트맨 피규어도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습니다. 조커 피규어는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배트맨에 뒤지지 않는 포스를 보여주더군요.


마블 코믹스나 DC 코믹스의 히어로는 아니지만, 독특한 매력을 가진 다크 히어로 헬보이의 피규어입니다. 트레이드 마크인 거대한 오른손만 따로 전시되어 있는데다가 묵직하고 거대한 무기들까지 1:1 스케일로 전시되어 그 위용을 자랑하는군요. 개인적으로 헬보이의 저 거대한 권총은 집에다가 전시해놓고 싶을 정도로 멋집니다.


곧 있으면 실사영화로 개봉할 예정인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전대 어벤져스의 멤버들인 캡틴 아메리카(좌)와 토르(우)의 흉상 피규어.


엑스맨의 인기 캐릭터 울버린의 코믹스판 모습을 형상화한 피규어입니다.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보다는 더 히어로에 가까운 모습이죠.


그밖에도 스파이더맨이나 헐크의 흉상 등 다채로운 히어로 피규어들이 전시회를 빛내주고 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피규어는 여러개가 있는데, 사진의 좌측은 1편인 레이더스편의 인디를, 우측의 피규어는 2편인 죽음의 사원편의 인디를 묘사한 피규어 같습니다. 확실히 좌측의 인디가 젊어 보이네요.


잭 스패로우 선장의 피규어는 영화보다 훨씬 더 용맹한 해적처럼 묘사되었습니다만, 이 피규어는 조니 뎁의 잭 스패로우와는 좀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뭔가 좀 더 얼빠져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300에서 레오니다스 왕이 쓰던 투구도 1:1 스케일로 전시장 위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캬~ 이것도 집에다 전시해두고 싶은 물건이네요. 


이제는 좀 레어한 타이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만, 개봉 당시 폴 버호벤 감독의 로보캅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작품이기도 했죠. 속편 얘기가 들려오는 것 같더니 감감 무소식이네요.


SF 영화에서 잊혀지지 않을 캐릭터인 터미네이터와, 요즘 제법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아이언맨의 흉상입니다. 야, 아놀드의 터미네이터 흉상은 무척 정교하군요.


터미네이터 피규어는 아놀드 외에도 이번 4편인 터미네이터 셀베이션 편의 피규어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크리스챤 베일은 이 터미네이터 피규어와 앞선 배트맨 피규어로 두 번이나 전시회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요. 크리스챤 베일말고도 스타워즈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과 스타워즈 시리즈 두쿠 백작의 크리스토퍼 리도 두번씩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찾아보면 더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최신작 아바타의 피규어는 이 이족보행 병기 하나만 전시되어 있습니다만, 그 디테일로 인해 상당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이것도 지갑만 두둑하면 구입하고 싶은 제품인데 말입니다.


터미네이터, 아바타 말고도 카메론 감독의 또 하나의 역작인 에일리언 2의 해병대 피규어도 한자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좁은 전시공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양의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그야말로 박물관에 온 느낌이더군요. 셔터를 제법 많이 눌렀는데도 반도 소개가 안된 듯 합니다. 나머지 사진은 조금 있다 2부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부에 계속)

※ 이 리뷰는 프레스블로그 MP(Monthly Posting) 2010년 3월차에 선정된 글입니다.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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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의 DVD, 12편의 강의를 통해 보는 센델 교수의 명강의   

'의란 무엇인가(What's the Right Thing to Do?)'를 통해 2010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마이클 센델 교수의 하버드 강의가 EBS 미디어센터에 의해 DVD로 발매되었습니다.

하버드대 교수로, 정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공동체주의 4대 이론가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센델교수는 그 학문적 내공 뿐만 아니라 강의에 있어서도 청중을 사로잡는 유려한 말투와 물흐르는 듯한 진행으로 하버드 역사상 가장 많은 학생들의 들은 강좌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한 대학에서 20년 씩 강의를 하면서 이토록 꾸준한 지지를 얻는다는 것은 말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죠. 게다가 세계최고의 지성집단 중 하나로 꼽히는 하버드 대학생들을 상대로 말입니다.

DVD는 총 6장에 12편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디스크 1에는 벤담의 공리주의에 대한 이야기와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구요. 디스크 2에서는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세금에 대해서, 그리고 존 로크에 대해서 각각 알아보게 됩니다. 디스크 3은 합의의 조건과 칸트의 도덕론을 이야기 합니다. 디스크 4는 거짓말의 교훈이라는 제목을 통해 칸트의 이론을 살펴보며, 존 롤스의 정의론을 통하여 공정한 분배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게 됩니다. 디스크 5는 소수집단 우대정책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민정치를, 디스크 6은 충성이라는 명제를 통해 자유주의적 정치론의 맹점과 공동체주의의 대안을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동성결혼을 소재로 한 자유주의 정치와 공동체주의의 비교 및 대안을 제시하게 됩니다.

현재 센델 교수의 하버드 특강 12편은 EBS를 통해 1월 3일부터 매주 월~수 밤 12시에서 12시55분에 방영 중에 있습니다. 방송은 1월 26일 종영하며, 이것을 DVD로 제작하여 2월 중순이후로 출시할 예정인 듯 하네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오늘이라도 EBS를 통해 센델 교수의 강의를 청강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주말에 하는 재방송을 우연치 않게 접하게 되었는데요. 저번주 토요일, 그러니깐 1월 15일에 제 2 강, 즉 공리주의의 문제점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식 교육의 특징인 학생들에게 사고를 하도록 권유하는 강의방식으로 진행되는 센델 교수의 강의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열린 강연이라느 느낌이었습니다. 공동체주의자로 자유주의적 사고방식과 이제까지의 철학과 가치관의 맹점을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강압적이지 않고, 예시와 증명을 통해 특유의 달변으로 학생들을 사로잡더군요.

교수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학생에게도 그는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게 하고, 자신의 해답을 제시해줍니다. 문득, 이런 토론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서는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까지 들더군요. 적어도 정치분야에서 이러한 수준높은 토론을 우리는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철학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가면서도 결코 깊이가 떨어지지 않는 센델 교수의 강의는 마법과도 같은 힘이 있더군요. 그가 쓰는 영어도 상당히 유려하면서도 결코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고 쉽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으며, 발음이나 발성도 정확하고 또렷해서 듣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십수만원에 이르는 가격은 DVD를 자주 사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예상 이상의 가격부담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인터넷 서점에서는 예판기간 동안 할인쿠폰을 제공하기도 한다는데요. 센델 교수의 명강연을 소장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심사숙고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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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WoW 두번째 확장팩이 시작할 즈음 제 네이버 블로그에 썼던 글을 세번째 확장팩에 발맞춰 재활용하는 포스트입니다. 네번째 확장팩이 나올 때는 재활용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쩝)

 다른 듯 서로 닮은 두 세계의 카리스마 악역들

ⓒ BLIZZARD Entertainment


으로 약 한달 뒤인 2010년 12월 9일이면 블리자드의 인기 MMORPG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번째 확장팩 '대격변(Cataclysm)'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와우저들에게는 다시금 피를 끓게 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비록, 오픈베타 때 만렙 찍고 쉬고, 첫번째 확장팩인 '불타는 십자군, 아니 성전' 때 70렙 찍고 바로 쉬고, 두번째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 때 80렙 찍고 바로 쉬어버린 레이드 경험 전무의 '어쩌다 와우저'인 엘로스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까지 와우를 계속 플레이하고 있는 까닭은,

방대하고 치밀한 세계관과 그 속에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죠. 영상 매체든 게임 타이틀이든, 소설이건 코믹스이든 간에 이 스토리텔링은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 수가 없는 것입니다. 특히, 블리자드가 창조해낸 아제로스의 이야기는 TRPG 세계관으로서 방대한 스케일과 영웅들이 즐비한 포가튼 렐름의 세계나 J.R.R 톨킨 교수가 창조해낸 모든 중세 판타지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중간계의 세계관(이하 톨킨의 세계관) 만큼이나 치밀하고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한데요. 물론, 그 오랜 역사나 스케일 등에 있어서 앞선 두 세계관이 여전히 우위에 있음은 사실입니다만, 아제로스의 이야기도 그에 못지 않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제로스의 이야기에서 항상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게 되는 악마들과 악당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톨킨의 세계관에도 이와 비슷한 위치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떠오르게 되었는데요. 두 시리즈의 주요 악역들이 모두 서로 대칭되는 위치에 있어서 몹시도 흥미롭다 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어떤 면에서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이 톨킨의 세계관에 많은 영향를 받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판타지 세계가 모두 톨킨의 세계관에 많게든 적게든 영향을 받았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악역들의 대칭은 주목할만하지 않을까 싶군요.

자, 그래서 이번 시간은 워크래프트 세계에 등장한 악역들과 톨킨의 세계관에 등장한 악역들을 서로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모르고스 vs 살게라스

저, 톨킨의 세계관에서 가장 강대한 악의 원흉은 멜코르로, 후에 모르고스라 불리게 되는 한 발라(톨킨의 세계관에서는 창조주 일루바타르를 섬기는 존재들로 쉽게 기독교에서의 천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입니다. 절대신 일루바타르를 섬기는 발라들 중에서도 가장 총명한 존재였던 그는, 일루바타르가 창조해낸 선율(이 톨킨의 세계에서 세상을 창조하는 신들의 힘은 바로 음악으로, 개인적으로 참으로 낭만적이면서도 멋진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습니다.)에 의문을 품고 발라들의 합창 중에 홀로 자신만의 음색을 만들어내려다 큰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결국 천계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천계에서 쫓겨난 그는 앙심을 품고 일루바타르가 창조해낸 새로운 세상 중간계와 중간계의 생명체인 엘프들을 증오하게 되는데요. 중간계로 숨어든 그는 때로는 감언이설로, 때로는 압도적인 폭력과 증오로 엘프들과 멘족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끝없는 전쟁을 일삼다가 결국, 중간계의 발라들과 엘프들이 힘에 의해 세계 저편으로 추방되기에 이르릅니다.

기독교 세계관의 타천사 루시퍼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모르고스는 처음에는 선량한 존재였다가 신을 의심하고 악마로 타락한다는 점에서 고귀한 청동거인에서 악마의 제왕으로 변화하는 살게라스와 비교된다고 하겠습니다.

살게라스(좌)와 모르고스 (우)



아키몬드 vs 고스모그, 킬제덴 vs 사우론

라들은 마이어라 불리는 존재들을 휘하에 두고 있습니다. 마이어들은 발라들을 보좌하는 일종의 하급천사와 같은 존재들로, 발라들에게는 못미치지만 강대한 힘을 갖고 있는데요. 타락한 발라 모르고스를 따르던 마이어들은 모르고스와 함께 사악함에 물들어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버리고 끔찍하고 흉측한 모습들로 변하게 됩니다. (모르고스를 따르던 엘프들 또한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오크들입니다.)

이런 마이어들 중에는 모르고스의 총애를 받는 두 존재가 있었는데, 발록(영화 '반지의 제왕' 1편과 2편에서 회색의 간달프와 사투를 벌이던 거대한 악마)의 대장인 고스모그와 영화 '반지의 제왕'을 통해 모르고스보다 더더욱 유명해진 악의 제왕 사우론이 그들입니다. 강대한 힘을 지닌 고스모그가 모르고스의 왼팔이라면, 사악하고 교활한 사우론은 모르고스의 오른팔이라고 해야겠지요. 실제로, 누메노르 왕국을 술수로 멸망시킨 것도 사우론이며, 절대반지를 통해 중간계의 엘프와 멘족, 그리고 드워프들을 타락시킨 것도 사우론입니다.

이 둘은 그 위치와 성격에 있어서 살게라스의 군대를 이끈 총사령관 아키몬드(워크래프트 3편의 하이잘 산에서 세계수와 함께 폭사)와 책략가 킬제덴(리치왕을 만들어내고, 일리단을 수하로 부려 아제로스를 괴롭히는 악마)의 모습과 비교됩니다. 힘을 앞세워 정면공격한 아키몬드는 발록을 이끌고 수차례의 엘프와 멘족의 전쟁에서 앞장을 선 고스모그와 비슷하며, 술수와 책략을 좋아하는 킬제덴 역시 사우론의 스타일과 비슷하다 하겠지요.

킬제덴(좌측상단)과 사우론(우측상단), 아키몬드(좌측하단)와 고스모그(우측하단)



리치왕 아서스 vs 앙그마르의 마술사 왕

르고스가 발라들과 엘프들에 의해 세계저편으로 영원히 추방된 후, 조용히 숨어서 때를 기다리던 사우론은 강대한 누메노르 왕국을 술수와 책략으로 파멸시키고 중간계로 숨어듭니다. 중간계로 돌아온 그는 엘프와 멘족, 그리고 드워프들에게 환심을 산 뒤에 각 지도자들에게 마법의 반지를 선물하게 되는데요. 그 와중에 사우론은 몰래 어둠의 산에서 이 반지들을 지배할 수 있는 절대반지를 만들어내어 중간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냅니다. 엘프들은 사우론의 흉계를 눈치채고 반지를 버린 체 몸을 피했고, 드워프들은 보물에 대한 탐욕이 너무 강했던 나머지 반지를 끼고 있었음에도 사우론의 힘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지만, 반지를 선물받은 9명의 멘족 왕들은 절대반지의 마력에 사로잡혀 사우론의 충실한 수하들이 되지요. 이들 9명이 바로 사우론의 측근인 나즈굴들이며, 그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나즈굴이 앙그마르의 마술사 왕(Witch King of Angmare)인 것입니다.

이쯤되면 눈치채셨겠지요? 이 마술사왕은 서리한(Frost Moune)에 의해 타락한 데스나이트가 되었다가, 후일 킬제덴이 만들어 낸 리치왕 넬쥴과 한 몸이 되어 새로운 리치왕으로 거듭나게 되는 비운의 인간족 왕자 아서스 메네실의 운명과 유사하다 하겠습니다. 게다가 리치 킹(Lich King)이라는 이름은 위치 킹(Witch King)이라는 이름과 발음마저 유사하기까지 하지요.

리치왕 아서스(좌)와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우)




론, 세세한 설정과 이야기는 다릅니다만, 두 세계관에서 동일한 구도를 갖고 있는 악역들의 모습은 상당히 흥미로운 발견이었습니다. 마침 워크래프트의 실사영화까지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 과연 이런 매력적인 악당들이 영화 속에서 다시 등장할지 어떨지도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군요.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세번째 확장팩의 시작, 이런 숨겨진 뒷 이야기를 알고 와우를 즐긴다면 좀 더 재미있는 아제로스의 모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참, 이번 대격변의 최대 악인 데스윙은 과연 톨킨의 세계관에 무엇과 비유할 수 있을까요. 톨킨의 세계관에는 용이 모르고스의 사악한 부하들로 등장하는지라 숭고한 존재에서 타락한 악의 용이 된 데스윙의 모습과는 대비될만한 존재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굳이 비슷한 드래곤을 꼽자면,

톨킨의 세계관에서 모든 용들의 시조로, 핀로드 펠라군드의 나르고스론드 왕국을 멸망시킨 고룡 글라우룽이나 날개 달린 용으로 발라들과 에아렌딜의 군세에 맞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던 흑룡 앙칼라곤이 어떨까요. (생김새로는 앙칼라곤이 더 비슷하겠군요.)

빈킬로트에 탄 에아렌딜과 사투를 벌이는 앙칼라곤. 에아렌딜에게 패한 앙칼라곤은 모르고스의 당고르드림 위로 떨어져 탑과 함께 최후를 맞이한다. (Illustrated by Simone G. Des Roches)

투린의 칼에 깊은 상처를 입는 글라우룽. 여기서 글라우룽은 최후를 맞이한다. (Illustrated by Guy Gondro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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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박물관과 토이뮤지엄, 동심의 세계로

람버스(성인은 6,000원, 아이들은 3,000원입니다.)를 타고 헤이리를 대강 둘러본 후에는 몇 군데만을 선정하여 갤러리에 입장하기로 했습니다. 워낙 규모도 넓은지라 그냥 바깥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 것 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군요. 거기에 무료 갤러리보다는 유료 갤러리가 많은 관계로 경제적인 문제도 있구요. 아무래도 예술작품들이 전시되는 곳인데다가 작가들의 개인 작업공간이나 갤러리가 위치한 곳이다보니 관람료는 비교적 비싼 편입니다. 관람버스의 경우에는 기사님께서 헤이리의 이곳저곳을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시는 장점이 있지만, 자신의 스타일대로 관람을 원하시면 자전거도 괜찮을 듯 합니다. 이인용 자전거도 대여가 가능하더군요. 게다가 뒤에는 아이들이 탈 수 있는 카트까지 달려 있어 아이들이랑 같이온 관람객들에게도 그만인 듯 합니다. 4~5살 어린이들 둘이 한 번에 탈 수 있는 크기더군요.


뭐, 역시 만화영화/영화 블로그를 지향(아, 현재는 제 블로그가 만화영화에 집중되어 있지만 언젠가 여유가 되면 영화 쪽도 제대로 다뤄볼 요량입니다)하다보니 역시 자연스레 이곳을 첫번째 관람장소로 선택했습니다. 입구에 즐비한 포스터와 캐릭터 피규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피규어와 포스터가 대량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4,000원이구요.


입구부터 어마어마한 양의 피규어가 마니아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헐리웃 영화부터 일본 아니메까지 엄청난 피규어와 완구들이 장식되어 있더군요. 아, 부럽습니다. ㅠㅠ


아, 엘로스의 어린시절의 그녀인 메텔의 피규어가 거의 한칸을 차지하는 레이지버스 피규어들입니다.


배트맨이나 슈퍼맨 같은 미국 히어로부터 반지의 제왕, 터미네이터, 300, 글라디에이터 등 최신영화의 피규어도 한 가득입니다.


한쪽 벽면에는 올드 무비들의 국내극장 개봉시 포스터가 프린트되어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희귀한 영화 포스터들의 경우에는 엄청난 가격대를 호가하고 있다고 하지요. 그러고보니 영화 포스터말고 예전에 극장에서 돈주고 샀던 영화 팜플렛들도 상당히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고 합니다. 헉~ 중학교 시절 미술시간에 몽타쥬 한답시고 당시 거금 주고 샀던 영화 팜플렛을 모조리 가위질 했던 생각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그게 돈을 가위질한 거 였습니다, 흑. 


만화영화 포스터들도 눈에 띄는군요. 벽면에 붙여진 포스터들은 모두 오리지널이 아니라 오리지널을 스캔한 것인 반면, 이것들은 오리지널 포스터 같습니다. 최근작부터 고전작까지 다양하군요. 아, 태권브이 포스터는 탐이 좀 납니다.


절대반지의 창조자이자 악의 화신 모르고스의 오른팔로, 그의 몰락 이후 중간계를 위협한 악의 제왕 사우로 피규어. 오옷~ 피규어가 가득한 이 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피규어 중 하나입니다.


2층에도 각종 영화 포스터와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층은 피규어에 집중되어 있고, 2층은 포스터에 집중되어 있군요. T-800 터미네이터의 얼굴 피규어. 아, 이것도 멋집니다. 이곳에는 T-800 말고도 T-X의 얼굴 피규어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스타워즈의 제다이마스터 요다 피규어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요다가 워낙 자그맣다 보니 혹시 이게 1:1 스케일이려나요.


좀 더 자세한 관람을 해보고 싶었지만, 역시 아드님의 컨디션 관계로 간단한 관람만을 마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샌드위치와 커피를 제공하는 LIME TREE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들었는데, 이 집 샌드위치 소문대로 괜찮네요. 연어날치알 샌드위치인데 아들녀석도 제법 맛있게 먹더라는.


아트 갤러리 한 곳을 더 방문해보고도 싶었으나 역시 아드님을 위하여 LIME TREE 옆의 토이뮤지엄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1층은 카페테리아, 2층에는 장난감들을 전시하고 3층은 놀이방, 지하에는 아이들을 위한 테마 놀이방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아이들한테는 그만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들도 정신줄을 놓으시... 아, 그건 아니고 하여간 정말 재미있게 놀더군요. 유의할 건 2~3층의 토이 전시장/놀이방과 지하의 테마 놀이방은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다는 것. 

짧고도 아쉬운 4시간의 헤이리 관람기였습니다. 하루만에 모든 걸 다보려는 것보다는 자연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면서 산책을 즐기듯이 쉬엄쉬엄 둘러보는 것이 헤이리를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군요. 예술과 자연이, 대중과 예술가가, 아이들과 어른이 모두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들이 헤이리에는 다양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다시 시간을 내서 들려와야 겠군요. 4시간으로는 헤이리의 1/10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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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건축 디자인과 함께 하는 가을 산책길

난 주 일요일에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갔더랬습니다. 한동안, 파견근무에 적응을 못해서 주말이면 거의 퍼져있다 시피 했는데, 더이상 빈둥거렸다간 가을 나들이를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요즘, 특히 블로그를 하게 된 이후로는 집에 있는 시간을 더 좋아라 했습니다만, 와이프나 아들 녀석과 같이 모처럼 외곽으로 나가 기분 전환도 해볼겸 헤이리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헤이리는 이번이 첫 방문입니다. 어찌저찌 하다보니 찾아갈 기회가 없었는데요. 상상 이상으로 큰 규모에 살짝 놀랐다고 하겠습니다. 날씨도 선선하면서 햇빛이 좋았던 터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들이가 되었던 것 같네요. 공원이나 유원지가 아닌, 마을이다보니 공용주차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 주변에 여기저기 주차가 가능합니다. 사시는 분들에게는 이쪽이 더 좋긴 합니다만,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주말 같은 경우에는 꽤 혼잡한 느낌이더군요.


헤이리의 다섯 다리 중 세번째 다리인 환(環)입니다. 철창처럼 생긴 다리의 지붕을 통해 분산되는 빛으로 인해 마치 포토샵 처리를 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하더군요. 클로즈업한 와이프와 아들 사진을 보니 어느 정도 맞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잘 나왔더라구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제목은 들었는데 기억이...)에도 등장했다고 하는 버스 형태의 숍. 간단한 수제 액세서리와 봉제인형 등을 팔고 있습니다. 길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차들로 인해 좀 번잡하고 사진찍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 되어버렸습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별도의 공용 주차장이 있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있지만, 대부분이 사유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별로 여의치는 않은 듯.


2002 월드컵의 주역들을 묘사한 93 뮤지엄 앞의 조형물.


헤이리의 중간 부분 즈음에 자리잡고 있는 한향림 현대도자 미술관. 미술관과 카페가 어우러져 예술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미술관과 함께 도예 스튜디오와 디저트 카페가 자리한 UNA로 이어지는 이 부분은 1층과 2층에 자리한 카페테리아 덕에 유럽의 정취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스토리빌(?) 즈음에 위치한 남성 누드 조형물. 설명에 의하면 특이하게도 건축가 분이 만드신 조형물이라고 하는군요. 차디찬 메탈블루의 감촉이 신선해지는 가을과 잘 어우러집니다. 좀 추운가 보군요, 포즈가 경직된 걸 보니...(뭐래, 정말)


수제 초콜릿과 케잌을 제공하는 카페와 아트샵 등이 위치한 K SPACE. 종영한 SBS TV 예능 프로그램 '골드미스가 간다'에서 맞선장소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는군요.


500년 된 느티나무. 수천만원의 거액들여 거의 죽어가던 이 노목을 극적으로 구해냈다고 하는군요. 왼쪽 가지의 둥그런 부분이 종양이라고 합니다. 이 나무, 굴곡이 좀 있군요.


도로 위로 삐져나온 나무도 자르지 않고 예술작품을 옆에 위치시켜 자연과 예술의 조화라는 헤이리의 명제를 실현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아, 저 담벼락이 예술작품이구요.

 
헤이리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 갤러리 MOA. '죽기전에 꼭 보아야할 세계건축 1001'에 한국현대건축으로는 처음 선정된 곳이라고 합니다. 독특한 공간감과 조형미가 돋보이는 군요. 아직 아들 놈이 어린 관계로, 이번에는 관람을 패스. 다음 기회에는 한 번 들려보려 합니다.


갤러리 MOA 근처에서 또 만만치 않은 포스를 보여주시는 포네티브 스페이스. 도예가 한영실님의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벽재질이 마치 녹슨 쇠같은 질감을 보여주는데, 물론 실제로는 녹슨 쇠가 아니올습니다.


국내 최대규모의 영화세트 공간이 위치하고 있는 아트서비스. 박찬욱 감독의 '박쥐'나 '올드보이', '여고괴담 시리즈',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수많은 한국영화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는군요. 말 그대로 건물 내에 거대한 세트장이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영화의 특성상 일반인에게 공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갤러리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는 고양이. 모 예술가가 키우는 고양이라고 하는군요. 예술을 좀 아는 듯(;) 포즈를 제법 잘 취하고 있습니다.


건물 내에 나무가 자라고 있는, 건물을 지을 당시 건물 터에 위치한 나무를 잘라내지 않고 그냥 건축한 것으로 보이는 금산 갤러리의 모습. 이처럼 헤이리에는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건물이나 조형물이 자주 눈에 띄는데요. 북카페 반디의 경우에는 건물 터에 있는 두 그루의 거목을 건물 주가 너무 좋아한 나머지 건물 자체를 축소하여 지었다는 후문도 전해집니다.


미술 전시회와 음악회 등이 열리는, 보라색의 색감이 인상적인 공간 퍼플.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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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거진과 함께 다양한 샘플제품 제공

프레스 블로그를 통해서 얼마전 건네받게 된 엠브레인마스의 바이럴 마케팅 매거진 M.A.S(More Attractive Selection)와 그의 샘플들입니다. 바이럴 마케팅(바이러스 마케팅, 혹은 입소문 마케팅이라고도 하며 네티즌들의 소문이나 자발적인 리뷰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방식을 말함)의 일환으로 제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여러가지 편리한 정보를 담은 매거진과 함께 일련의 샘플을 보내어 블로그들로 하여금 샘프를 접해보고 리뷰를 써서 제품을 홍보하게 한다는 방식인데요. 엠브레인마스는 이 샘플제품들의 제작/판매회사가 아니라 마케팅 전문회사로 바이럴 마케팅에 의한 제품 홍보 전략을 수행하고 있는 회사가 되시겠습니다. 엠브레인마스에게 자사의 제품들을 홍보하도록 샘플을 제공한 회사가 있으면, 매거진과 함께 이 샘플들을 몇몇 파워 블로거들에게 보내주는 형태인 것이죠. 이를 위해서 비슷한 형태의 바이럴 마케팅을 추구하고 있는 프레스 블로그와 손잡고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전 대단한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운이 좋아 얻어 걸리게 되었군요.


패키지 구성은 제법 풍성합니다. 창간호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6개의 샘플이 제공되고 있네요.


첫번째는 요즘 가장 활발하게 바이럴 마케팅이 시도되고 있는 품목 중 하나인 화장품 샘플입니다. DHC의 클렌징, 세안, 보습, 보호 샘플. 와이프 쓰라고 줘야할 듯.


차앤박 화장품의 피부 재생 촉진 프리미엄 BB 크림. 역시 와이프에게로.


폰즈의 대나무 차콜을 원료로 한 클렌징과 페이셜 폼 세트. 역시 와이프 당첨.


케라시스 샴푸 샘플. 오, 이건 저도 좀 쓸 수 있겠군요.


the saem(더 샘)의 스페셜 트라이얼 키트인 젬 미라클 다이아몬드와 타로텔러. 이렇게 말하면 뭔 말인지 모르겠는데, 젬 미라클 다이아몬드는 세럼을 말하고, 타로텔러는 마스크 시트올습니다. 저야 세럼이 아직도 뭔지 정확히 모르지만요. (단어의 원뜻은 혈청입니다만, 뭐 그건 아닐테구...) 이거 남자도 사용가능한건가요? 이승기군이 광고에 나오니 남자용인가? 아이고 무식함이 줄줄 흐릅니다. 기름종이로 닦아야 할 듯.


아아, 정말 반가운 샘플. 카레 되시겠습니다. 이 제품은 샘플을 받기 전에 이미 몇 번 집에서 먹어본 적이 있는 제품인데, 생각 이상으로 맛이 좋았다는 기억이...


우리 와이프님이 가장 좋아하실 이승기 군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매거진. 제공된 각 샘플에 대한 제품 소개와 함께 정보성 글로 구성된 간단한 매거진입니다.


M.A.S 제작진 일동의 단체 사진과 인사말.

 
샘플 제품 소개 외에 매거진의 구성은 건강과 웰빙 쪽에 상당부분이 할애되어 있습니다.

M.A.S는 1,000명의 파워 블로거(엉? 전 아닌데...)에게 발송되어 그 평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1월부터는 1,000명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발송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현재 핫 이슈 중의 하나인 바이럴 마케팅에서 M.A.S가 과연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두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샘플 제공이라는 방식은 이제까지의 바이럴 마케팅 방식과는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만, 샘플 제공이 가능한 제품에만 한정된다는 아쉬움도 있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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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멜로디, 하모니의 감동을 전하다.


몇몇 연예인들의 불법적인 행동으로 의기소침해져버린 예능 프로그램에 보석처럼 빛나는 코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 에피소드죠.

이 프로그램은 현재 예능프로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감동을 전하는 새로운 전달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연예인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일반인들과 함께 힘을 합쳐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어가는 성장 드라마의 형식을 취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메인 캐스트인 남자의 자격 멤버들보다는 그 외 초짜 합창단원들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일반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만큼은 올 예능 그 어떤 코너보다 탁월한 감동과 재미를 보여주지 않을까 이른 예상을 해봅니다.

이미, 초반부에 혜성처럼 등장한 배다해 양이나 선우, 서두원과 같은 새로운 인물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클라이막스를 향해 다다른 남자, 그리고 하모니 편은 어제 마침내 최종장의 직전에 도달했습니다. 그들의 목적지이자 종착지이기도 한 거제 합창대회에 입성한 것이죠.

그러나, 어제의 에피소드는 주인공은 그들이었으되 스포트라이트는 그들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합창대회에 참가한 바로 (남자의 자격 표현대로) 문제의 팀 때문이었죠. 60세 노인들로만 구성된 '한사랑 Silver 합창단'이 바로 어제 에피소드의 진정한 주인공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부른 '그대 있는 곳까지 (Eres Tu)'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애잔한 가사에 황혼의 나이에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듯한 은백의 합창단의 어설프지만 아름다운 하모니로 객석과 시청자들을 크게 감동시켰습니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흘린 감동, 아니 정체모를 그 눈물은 그들만의 눈물이 아닌, 이 광경을 시청한 모든 이들에게도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아름답고 짠 해지는 순간이었죠.

아, 그러고 보니 이 멜로디... 어디선가 들은 듯한, 마치 잊어버린 첫사랑의 추억인 듯 아련하네요. 과연 어디서 들었던 것일까요.


2009년 강대규 감독이 연출하고 김윤진, 나문희 등이 출연한 '하모니'는 교도소에 수감된 여자죄수들이 합창을 통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진정한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휴먼 스토리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비록 너무 상투적인 전개나 얼기설기 짜여진 엉성한 스토리는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악재가 되기도 하였지만, 적어도 하모니라는 명제 아래 하나가 되어가는 합창단의 감동만큼은 진한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해야겠지요. 바로 이 하모니에도 이 음악 Eres Tu가 쓰였습니다.

올드팬들에게는 이 영화의 OST보다는 오히려 7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혼성 6인조 '쌍투스'의 곡으로 더 많이 기억하실 겁니다. 원곡은 스페인의 7인조 대학생 보컬그룹인 '모세다데스'의 음악이기도 하지요.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젊은이들이 애절한 사랑의 마음을 서정적인 멜로디로 연인에게 전달하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톨릭 성가로도 번안되었죠. 그래서 이 곡은 왠지 종교적인 정갈함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의 애절한 사랑의 마음은 종교적인 경건함을 지나 죄수들의 한많은 세상을 향한 그리움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남자의 자격에 이르러 인생을 되돌아보며 아련한 추억과 변치않는 사랑의 마음을 부르는 멜로디로 승화되었습니다. 부르는 이들에 따라 어찌도 이리 느낌이 다를 수 있을까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적셔주는 감동을 선사해준다는 점입니다.
 
마치, 그대를 향했던, 혹은 그대를 향하는 그리움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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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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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보일드 성인 개그 액션물이 트렌디 드라마물로 변신할 것인가         

ⓒ 北条司, 集英社


어이쿠, 이건 갑자기 왠 뜬금없는 소식이랍니까, 츠카사 호죠의 초히트 코믹스 '시티 헌터(1985~1990)'가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2009)'을 통해 작년 한 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진혁 PD가 연출을, 이영종 작가가 극본을 맡아 한국식 시티 헌터를 새로이 탄생시킬 모양입니다. 게다가 주연은 요즘 트렌디 드라마계의 블루칩인 이민호 군. 

☞ 이민호, 세계 최초 안방극장 '시티헌터' 된다 from OSEN (클릭)

시티 헌터는 하드보일드한 건(Gun)액션과, 남성의 성기를 이용한 낯 뜨거운 개그, 츠카사 호죠의 환상적인(80년대 당시에는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듯. 그의 밑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던 타케히코 이노우에는 후일 '슬램덩크'를 통해 초특급 만화가로 대접받게 됨) 데생력에 힘입은 매력적이고 섹시한 여성 캐릭터들로 인해 당대 최고의 코믹스 중 하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엘로스의 십대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코믹스 중 하나이죠. (그 덕분에 밝힘증이 생기고 말았다는... 쿨럭쿨럭)

특히, 이 작품의 경우에는 진지함과 개그스러움을 자유자재로 소화해 내는 시티헌터 사에바 료의 매력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인공의 매력이 도드라지는 작품입니다. 한마디로 주인공이 거의 모드 에피소드를 웃고 울리고 하는 셈인데요.

일단 이민호 군은 비주얼에 있어서는 원작의 시티헌터와는 그닥 맞지는 않습니다. 전직 용병 출신으로, 연령은 불명이지만 30대에 가까운 완숙한 남성인 사에바 료는 태생 자체가 마초적인 캐릭터인지라 꽃미남과에 속하는 이민호와는 이미지 차이가 크죠. 체격도 근육질의 체형으로 슬림하고 여려보이는 이민호의 체격과도 맞지 않구요. 체격이야 앞으로 몸 만들기를 통해 어느 정도 만회는 되겠습니다만, 시티헌터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산전수전 다겪은 남자인지라 역시 젊고 싱싱한(?) 이민호와는 아무래도 틀릴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원작과 가까운 이미지라면 큰 키 정도일까나요. 개인적으로는 김남길 군 같은 캐릭터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싶네요. 살기와 코믹함을 동시에 지닌, 보기에는 가벼워 보이지만 속에는 여러가지를 가진 캐릭터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결국, 시티헌터는 이민호의 캐릭터와 연출/극본가의 성향상 트렌디 드라마의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원작의 성적인 코드는 모조리 거세되겠죠. 이건 뭐 공중파에서는 도저히 나와줄 수 없는 설정들이니 당연하구요. 결국, 원작의 매력 대부분을 트렌디 드라마의 스타일로 변주해낸 작품이 될 듯 합니다. 아마 시티 헌터의 정체성이 거의 사라진 모습이겠죠.

시티헌터 드라마는 분명 아니메나 일본 코믹스 팬들로서는 흥미로운 소식임은 분명할테지만, 시청 타깃층이 그들이 아니기에 원작 팬들에게는 큰 반응을 얻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시티헌터의 매력을 드라마로 잘 변형하여 대중적인 형태로 가공해내는 것이 관건이겠죠. 다만, 트렌디 드라마의 속성인 가벼움에 너무 치우친 작품이 되기보다는 좀 더 시리어스한 전개가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엇보다 마초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남성적인 작품이 과연 여성 시청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TV 드라메에서 어떤 형태로 가공될지가 궁금하네요.

덧붙임) 아, 그러고보니 시티 헌터 드라마는 애초에 정우성 씨가 캐스팅된다는 설이 몇 년전부터 돌기도 했었죠. 이미지 상으로는 정우성 씨도 나쁘지는 않아 보입니다. 데뷔부터 거의 늘지 않는 연기력이 걸림돌이긴 하지만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北条司, 集英社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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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틱한 전개로 강렬한 흡입력 선사

☞ 이번 스타크래프트 2 리뷰는 싱글 플레이 캠페인에만 한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편의 주인공인 반란군의 총사령관 짐 레이너, ⓒ Blizzard Entertainment


난 7월 27일부터 오픈베타를 시작한 블리자드의 최신작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수년간 게이머들의 기대를 받아온(그리고 끝끝내 출시를 질질 끌었던) 이 타이틀은 WoW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패키지 형태가 아닌 온라인 다운로드 형태로 제공되며, 온라인 게임과 같이 오픈베타 기간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입니다만,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하는 신규 유저들, 그리고 패키지를 사서 게임을 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지 않은 온라인 게임 세대에게는 적합한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일단, 오픈베타 기간에 무료로 이용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 그 덕에 이렇게 공짜로 플레이하고 리뷰도 쓰고 말입니다.) 하지만, 배틀넷의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야 싱글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시스템이기에 온라인 다운로드 외에도 팬들을 위해 한정판 형태의 패키지 구입방식도 제공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는군요.

배틀넷을 통해 통합 아이디를 만들어서 접속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온라인 게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실 스타크래프트 2는 패키지 게임의 성격을 갖고 있는 타이틀이라 하겠습니다.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 게임 세대의 스타일에 적절하게 맞춰 개발한 블리자드의 아이디어는 제법 참신하다고 해야겠네요. 현재 개발 중에 있는 디아블로 3(스타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개발기간이 늘어지고 있습니다만) 역시 이런 형태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디아블로 3 역시 국내에서는 온라인 다운로드 형태로 제공한다는 얘기가 될까요.

테란의 유령요원이었던 캐리건(위)과 칼날여왕이 된 캐리건(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이번 오픈베타 기간 동안 스타크래프트 2의 캠페인 모드를 진행하여 완결을 본 소감은, '시네마틱한 게임 진행으로 한 편의 SF 영화를 감상한 것과 같은 멋진 감동을 주었다.'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과 완결된 후에는 항상 3D 캐릭터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체화면 스케일의 동영상이 추가되어 게임의 진행을 계속적으로 이어가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서는 보다 높은 퀄리티의 시네마틱 동영상으로 몰입감을 높여주고 있구요. 이러한 전개는 이미 WoW를 통해 거의 완성되었던 형태를 스타크래프트 2에 맞춰 이식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배틀 스테이지가 끝난 다음에는 주인공인 짐 레이너의 기함 내부를 재현한 배경에서 레이너가 직접 각종 무기시스템과 능력의 업그레이드를 수행하고 NPC들과의 대화, 뉴스의 시청, 게다가 미니게임의 플레이까지 가능하도록 구현하여 미션 클리어 후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중간의 과정이 삭제되었던 이전 시리즈에 비해 훨씬 더 스토리의 연계성과 몰입감을 높여주었지 않나 싶습니다. 마치 RPG와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공간은 초기 시작시에는 행성의 한 주점에서, 전개 과정에서는 함선 내부의 여러 공간, 그리고 클라이막스의 무대가 되는 '차' 행성에서는 전선의 한 캠프로 변경되면서 스토리의 진행에 따른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짐 레이너의 기함 내 휴게실(위)와 차 행성의 야전사령부(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이 공간에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재미있는 컨텐츠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먼저 TV를 통해 시청이 가능한 UNN 뉴스는 게임의 배경적인 설명을 들을 뿐만 아니라 자치령의 대변인격인 앵커 도니 버밀리언의 개그라는 부가적인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함선 내부의 휴게실에는 쥬크 박스와 오락실용 게임기도 구비되어 있는데, 쥬크 박스를 클릭하면 배경음악이 바뀌며, 오락실용 게임기에서는 미니 게임을 실행할 수도 있네요. 과거 인베이더 형 슈팅게임으로 휴식 삼아 하는 것도 꽤 괜찮은 듯. 거기에 게임 진행 중 1편에 등장했던 프로토스의 영웅 제라툴이 레이너에게 건낸 수정은 제라툴의 기억을 담은 물건으로, 이 수정을 통해서 프로토스의 유닛을 컨트롤한 캠페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과거의 단선적인 진행방식에 비해서 업그레이드된 미션 진행방식이라 하겠습니다. (그 외에 두어가지 재미있는 설정도 눈에 띄던데 한 번 찾아보시길)

스토리의 진행은 전작의 확장팩인 '브루드 워' 이후부터 이어집니다. 특히, 프로모션 영상으로 알려져 있는 해병대 장갑슈트 장착 영상은 단순한 프로모션 영상이 아닌, 스토리와 연계를 가진 장면으로 이후의 전개를 암시하는 복선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는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하지만, 복선의 깊이나 반전은 예상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며, 스토리의 전개나 캐릭터의 모습도 모두 헐리웃의 어느 영화에서 한번씩은 봄직한 설정입니다. 드라마틱한 전개는 워크래프트에는 좀 미치지 못하는 감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스토리의 완벽한 일체감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것이 아닌, 마치 자신이 영화 속에 들어가 플레이를 하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이러한 일체감과 적절한 드라마틱함으로 인해 캠페인 플레이의 흡입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의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겨하는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이 캠페인 모드는 꼭 한번은 해볼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짐 레이너(위)의 친구로, 그의 몫까지 감옥에서 썩다가 특별 석방된 의문의 사나이 타이커스(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특히, 스토리의 흡입력에는 누가 뭐라해도 완벽한 한글화가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우들의 뛰어난 싱크로율, 거기에다가 배경의 사소한 부분까지 손이 미친 한글화 작업(벽의 낙서, 탄피에 새겨진 글자까지... 이 정도의 한글화는 다시 없을지도 모를 듯)은 훌륭하다 못해 혀를 내두를 지경인데요. 이러한 완벽한 한글화는 스토리의 몰입감을 100%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또한, 건물을 짓는 방식이나 유닛의 사용법은 전작의 것을 거의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 위화감을 최소로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상성이 강화되어 네트워크 플레이의 양상은 전작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만, 싱글 플레이에서는 그 차이를 크게 느낄 수가 없는 것 같군요. 어찌 보면 (전작에 비해) 너무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냐 싶은 생각도 있지만, 블리자드로서는 모험보다는 안전한 방향을 선택한 듯 싶습니다. 검증이 되지 않은 유닛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이 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소극적인 전개는 전작과 유사한 친밀감을 주는 동시에 신선함이 떨어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전작과 디자인마저 거의 유사한 건물과 유닛들, ⓒ Blizzard Entertainment


캠페인 모드에서는 현재 테란 플레이와 제라툴의 기억 속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프로토스 플레이만이 지원됩니다. 즉, 저그를 이용한 캠페인 모드가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이것으로 미루어볼 때 스타크래프트 2 역시 확장팩으로 게임이 계속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보게 됩니다. 이야기 자체가 완전하게 마무리되었다고 보기에는 여러가지 해결되지 못한 상황과 이야기들이 남아 있기에 아마도 이 예상은 어긋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2의 백미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네트워크 대전 플레이에 있습니다. 이것을 빼고 스타크래프 2를 논하는 것 자체는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구요. 그러나, 캠페인 모드의 훌륭한 완성도는 분명 스타크래프트 2가 가진 매력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실제, 전세계적인 빅히트작인 WoW 역시 완성도 높은 게임성 못지 않게 정교한 세계관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흥행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구요)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스토리, 저사양부터 고사양을 모두 커버하는 최적화된 그래픽, 뛰어난 게임성, 3박자를 모두 갖춘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력은 이번 스타크래프트 2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로딩화면마다 등장해주시는 멋진 포스의 배틀크루져, ⓒ Blizzard Entertainmen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Blizzard Entertainment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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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작은 스케일이었지만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며...

☞ 이 글은 제14회 SICAF 행사 / 건담 엑스포 참관기 (1부)에 이은 글입니다.


건담 엑스포는 크게 입구 겸 더블오 관련 섹션, SD 건담 섹션, MG/HG/신제품 및 모델러들의 작례 전시 섹션, 그리고 건프라 만들어보기 및 제품판매 섹션의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좁은 전시 공간에 이것저것 설치되어 있어 비좁고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인데요. 비록 적은 공간이지만 나름 공을 들인 국내 모델러들의 작례들이 소개되어 있어 부족한 컨텐츠를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위의 사진은 PG 스트라이크 건담에 MS 케이지를 자작한 작례가 되겠습니다.


PG 스트라이크 건담에 자작한 I.W.S.P를 장착한 작례. 아시겠지만, 1:60의 대형 스케일에 저런 부속장비를 자작하는 것은 우주인급의 모델러라고 할만하겠죠. 앞선 PG 스트라이크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포켓볼을 연상시키는 색상의 HG 앗가이 작례. 독특한 아이디어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습니다.


PG 퍼스트 건담을 리얼 컬러 버전으로 개조한 작례. 컬러링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디테일을 수정한 멋진 작례입니다.


MG 페담 배리에이션. 리얼컬러부터 아니메 컬러, 풀 아머 컬러, G3 컬러까지 전시되어 있습니다. 퍼스트 건담은 특히 여러 배리에이션으로 보유하고 싶은 킷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양산형의 멋을 보여준 MG 짐 시리즈, 그 중에서도 파워드 짐은 0083 MS 특유의 볼륨감이 더해져 멋진 라인을 보여줍니다. 여러 짐 배리에이션이 한번에 모인다면 자쿠 시리즈 부럽지 않은 풍성한 라인업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짐이죠. 여건만 된다면 양산형 MS들은 이렇게 세트로 모아서 집에다 전시해놓고 싶지만 현실은 이런 곳에서 보면서 만족하는 것으로 패스.


양산형 MS의 지존 자쿠. 그 중에서도 이번에 HG로 발매되면서 많은 건프라 마니아들에게 명품이라는 극찬을 받은 HGUC 자쿠 F2의 작례입니다. 디오라마 형태의 작례가 멋진 느낌을 주는군요.

국내에서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프라모델 제품 전시회였으나, SICAF 행사의 서브 행사로 들어오면서 전반적으로 볼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특히, 반다이 건프라에만 한정된 행사인지라 하비쇼로 보기에도 많이 부족한 행사였구요. 하지만, 이제 첫발을 내디딘 행사이니만큼 이 정도에서 만족해줘야할 듯도 싶습니다. 어찌보면 건담 엑스포나 SICAF나 모두 단독으로 개최되기엔 볼륨이나 관심도가 미약한 만큼 서로 힘을 합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했던 측면도 있을 듯 합니다.

아내와 아기를 데리고 온 관계로 후다닥 건담 엑스포 관람을 마친 다음에는 잠시 짬을 내어 SICAF도 둘러보았습니다. 아들 녀석을 위해 1층의 캐릭터/라이선싱 페어에 가야했기에 아무래도 SICAF는 거의 수박 겉핡기 식으로 대충 둘러본 감이 있어서 아쉽군요. 전반적으로 1층에 관람객이 몰리는 바람에 3층의 SICAF 쪽은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그나마 관객들이 건담 엑스포 쪽과 게임 관련 부스에 몰리는 바람에 관람은 오히려 여유있게(?) 할 수 있는 분위기 였구요.


전체적으로 SICAF는 근래에 이슈가 되고 있는 3D의 붐을 타고 각종 3D 애니메이션이 활발히 전시되는 분위기 였습니다. 여러가지 3D 애니메이션에 4D 체험관(그림 우측 하단의 버스 모양의 상영관)까지 운영되고 있더군요. 시간상 관람을 못했습니다만, 얼마전 아바타 4D 상영에서도 드러났듯이 아직 4D는 완성도 면에서는 조악한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3D도 아직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4D는 그냥 재미... 삼아서 정도랄까요.


SICAF의 메인은 허영만 화백 특별전이 되시겠습니다. 아,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녹색 원피스의 여성과 아기는 제 와이프와 아들 놈입니다. 다른 분들도 초상권 문제상 모자이크 처리를 했으니 양해바라구요. 와이프가 사진이 잘 안나온 관계로 섣불리 노출시켰다가 원성을 들을 여지가 있어서 그만 모자이크를... 아하하.

각설하고, 기존의 프로 만화가 외에도 아마추어 만화가 대학생 애니메이션, 웹툰과 같은 여러 작품들과 컨텐츠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시간 문제로 후다닥 넘어간 부분이 많이 아쉽네요. 특히 허영만 특별전은 좀 자세히 보고 싶었건만, 건담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바람에 그만... 한 켠에는 스머프 관련 부스도 있었는데, 2011년에 3D 영화로 다시 찾아온다고 합니다.


중앙에는 한국 애니메이션 특별전이 열리는 부스가 있었습니다. 현재의 애니메이션과 과거의 애니메이션이 모두 어우러진 시공을 초월한 공간이었는데요. 다만, 부스의 스페이스나 기타 여건 상 모든 작품을 망라하기보다는 몇몇 작품만이 골라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옛날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가장 인지도가 높은 김청기 감독이 아닌 '마루치 아라치'나 '전자인간 337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임정규 감독의 작품이 메인으로 걸려 있어 굉장히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이 때의 애니메이션이 디자인에 있어서 많은 표절, 또는 표절의혹으로 인해 현재에 있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극장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풀 애니메이션 기법이 사용되면서 굉장히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 것 또한 사실입니다. 80년대 들어 한국 애니메이션의 암흑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에는 예상 외의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 여럿 있었지요.

너무 후다닥 관람을 해버리느라 제대로 된 이야기를 전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네요. 이어서 방문한 캐릭터/라이선싱 페어의 경우에는 엄청난 인파로 인해 사진은 커녕, 아들 놈 신경쓰느라 제대로 된 관람이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대원동화의 '뚜바뚜바 눈보리'나 디지아트 프로덕션의 '후토스'(개인적으로 제일 캐릭터들이 맘에 들더군요.), 올리브 스튜디오의 '냉장고 나라 코코몽', 아이코닉스의 '뽀롱뽀롱 뽀로로' 등 걸출한 한국 3D 캐릭터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이 분야에 있어서 국내 제작사의 제작력은 기대 이상인 듯 합니다. 집에 아기가 있다보니 가끔 주말이면 EBS를 통해 이 작품들을 보고 있는데, 외국의 캐릭터들과 비교해서도 밀리지 않는 느낌이네요. 여기에 마로 스튜디오의 '우당탕탕 아이쿠'까지 포함하면 완성도 높은 3D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입구에서 받은 SICAF 안내책자입니다.


건담 엑스포에서는 위의 전단지를 받았구요. 반다이 건프라 간략 카탈로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건담 베이스 홍보도 있구요.


건담 엑스포 내의 건프라 매장에서 구입한 MG 페담 G-3 버전입니다. 맘에 드는게 없을 듯 싶어 그냥 갈까 했었는데, 이녀석이 눈에 딱 뜨이더군요. 마침 살까말까 고민중이던 놈이라 낼름 집어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관련행사는 거의 처음 참여해본 듯 싶습니다. 결혼 전에는 회사일에 치여서, 결혼하고나서는 육아와 집안일을 거들다보니 이런 기회를 오랜만에 갖게 되었는데요. 이번 행사를 통해 앞으로는 기회가 생기면 종종 찾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들놈도 좋아하겠지만, 저도 무척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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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AF 내의 독립부스로 건담 엑스포 오픈


제14회 서울 국제 만화 페스티벌(SICAF: Seoul International Cartoon & Animiation Festival)이 7월 21일부터 2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0과 같이 열린 행사로, 캐릭터/라이선싱 페어가 메인, 그리고 SICAF가 서브 행사 정도로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 중에서 반다이의 건프라를 다룬 건담 엑스포는 SICAF 내에서 별도의 부스를 차리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구요.

사실 이번 참관기는 1부 건담 엑스포, 2부 SICAF로 나뉘어 리뷰를 써볼 요량이었지만, 아내와 아기를 데리고 나온 외출이었기에, 건담 엑스포만 자세히 본 이후부터는 가족들과 같이 왔다갔다 하느라 SICAF 쪽은 제대로 관람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제 똑딱이 디카께서 이젠 배터리가 금방 닳아버리는 (정확히 말하면, 건담 엑스포에서 너무 오버히트 하는 바람에) 통에 정작 SICAF 쪽에서는 제대로 된 사진을 거의 못찍고 가족 사진 몇 장만 찍고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지라 부득불 건담 엑스포 참관기를 주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이럴 때 정말 보급형 DSLR이라도 하나 갖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입구에는 연방군 코스튬을 한 나레이터 모델이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조금만 더 돈이 투자되서 지온군 복장을 한 나레이터 모델과 페어를 이루어 방문객을 맞이해줬으면 좋았겠건만 불행히도 그런 바람은... 흑.

보시다시피 SICAF 행사의 일부분으로 오프된 건담 엑스포이기에 규모는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하비쇼 정도의 스케일은 당연히 못되었구요. 그저 반다이의 제품들이 전시되는 코너인데다가 그 마저도 작은 공간에 빼곡하게 들어차는 바람에 관람 여건은 그닥 좋은 편은 못되었습니다. 일찍 움직인 덕에 그나마 조금 여유를 갖고 봤다고나 할까요.

캐릭터/라이선싱 페어와 이 건담 엑스포에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SICAF는 더더욱 썰렁해졌습니다. 왠지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군요.


입구를 들어가면 건담 아니메 작품의 연표와 함께 더블오 관련 상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신작이고 요즘 아니메 팬들에게 잘 알려진 건담 시리즈이다보니 첫 관문을 장식하고 있네요. 다만 적은 스페이스 내에 입구부터 너무 조밀하게 관련 포스터들이 붙어 있는 덕분에 비좁은 느낌이 듭니다. 사람이 붐비면 제대로 사진 찍기도 곤란했겠군요.


다음 입구에서는 SD 건담 시리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더블오, SD 시리즈 등 확실히 진입장벽이 낮고, 연령대가 낮은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친숙한 제품 라인업이 먼저 노출이 되게 했군요.


자, 그다음부터 건프라 마니아와 건담 팬들을 위한 본격적인 공간이 시작되겠습니다. 의외로 Ex-S 건담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네요. 부스에는 더블오 건담과, Ex-S 건담, 그리고 뉴 건담의 거대 미니어쳐가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맨 처음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전시부스 중앙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아마추어 모델러들의 작례 전시입니다만, 실제 이번 건담 엑스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일본이나 중국에서 열렸던 하비쇼와 마찬가지로 신 브랜드인 RG(Real Grade)와 그 첫번째 제품인 RX-78-2 건담(이하 퍼스트 건담)이 되시겠습니다.

건프라의 역사를 말해주는 퍼스트 건담이기에 RG 뿐만 아니라 최초의 1:144 스케일과 1:100 스케일부터 최근에 출시된 1:48 사이즈 건담까지 모든 퍼스트 건담 라인업(배리에이션 킷 제외하고)이 전시되어 있네요. 말그래도 건프라의 역사로 봐도 무방합니다.


가장 좌측 상단에 위치한 1:144 퍼스트 건담(좌)과 1:100 퍼스트 건담(우). 저 두 제품을 만들던 어린 시절이 벌써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가 되었군요. 그 때는 저 킷들도 지금보다 더 멋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퍼스트 건담 또한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세련된 외모로 바뀌어 왔습니다. 옆의 케이스 일러스트도 감회가 새롭네요.


RG 퍼스트 건담은 얼마전 일본에서 열린 시즈오카 하비쇼와 비슷한 구성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HG와 MG2.0 퍼스트 건담의 부품을 같이 비교 전시하여 RG의 놀라운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지요. RG는 예약구매를 한 상태로, 다음 주 말이나 다다음 주 초쯤이면 만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가 크네요.

RG 외의 제품들은 모두 옆 벽면의 진열장에 차례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신제품이나 기존 출시제품을 가리지 않고 주욱 늘여놓았기에 보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하죠. 하지만, 건프라 전시회를 코엑스에서 볼 수 있다는 의의만으로 참 괄목할만한 인식의 변화가 있지 않나 합니다.


RG와 함께 이번 여름 최대의 이슈가 된 MG 디오는 진열장 하단에 위치하고 있어 하이라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공식 사진 등을 통해 기대 이하의 디테일을 보여주어 팬들의 기대치가 많이 떨어진 녀석인데요. 이렇게 실제로 디오를 접한 소감은 우선 존재감만큼은 역시 남다르지 않나 합니다.

비록 디테일이 최신 MG에 비해 밀린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출시된지 많은 시간이 흐른 HG에 비해서는 월등하구요. 압도적인 불륨감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는 나름 훌륭하지 않나 싶습니다.


반면, 허리의 동력을 제외한 팔부분이나 다리 내부의 동력선은 예상대로 자쿠 2.0의 동력선 구현이 아닌 통짜부품 형태인 덕에 디테일은 확실히 떨어지는군요. 전체적으로 패널라인이 없는 거대한 외장장갑이다보니 여러 면에서 심심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만, 근래의 MG 들이 대부분 아니메 본래의 느낌을 살리는 데 충실한 편이다보니 그런 측면에서는 이해해줘야 할 수 밖에 없을 듯도 합니다. 무엇보다 데칼이 적용되지 않은 모델이기에 데칼작업이 이루어지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일 수도 있구요.

물론, 건프라 팬들에게 원성을 듣는 부분은 이런 디테일에도 불구하고 너무 높은 가격대로 출시되었다는 점이지만요. 저도 만엔(국내에서는 13만원 이상)이 넘는, 고가의 가격 덕택에 현재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디오 외에도 곧 출시를 앞둔 신작들도 역시 공개되었습니다. 7월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 V2 Dash 건담은 디오와 사이좋게 진열장 가장 밑에 전시되어 있구요.


기동전사 건담 UC에 등장하는 소데츠키의 풀 프론탈 친위대 리더 안젤로 자우퍼의 전용기인 보라색 기라 줄루 커스텀도 눈에 띕니다. 컬러링은 인터넷에 공개된 그대로인데요. 원래 설정색에 비해서는 조금 밝고 가벼운 느낌이 듭니다.


기라 줄루 커스텀 옆에는 역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HGUC 볼이 눈에 띕니다. 이번 건담 엑스포에서 유일하게 색분할이 되지 않은 제작 중인 모델로 전시된 녀석인데요. 외부 장갑이 통짜가 아닌 부분별로 분할되어 있어 입체감과 디테일이 훌륭한 제품이 되리라 기대가 됩니다.


역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건담 더블오 극장판 주역기체 건담 콴타. 생각 외로 프로포션이나 디테일이 그저 그래서 좀 아쉬움이 있네요. 이번 엑스포에서 목업 형태의 제품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건담 UC의 사자비 HGUC 버전이나 더블오 극장판에 등장하는 다른 주역 건담들의 HG는 안타깝게도 전시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출시된 다른 건프라들의 비중을 줄이고 신제품 소개에 좀 더 많은 영역을 할애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얼마전 출시된 MG 2.0 풀아머 건담. 빈약한 외장갑옷 덕에 볼륨감이 떨어진다는 불평들이 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기대 이상인 것 같네요.


건담 UC에 등장하는 리젤 양산기 (좌),  리젤 대장기 (우). 리젤은 차기 MG로 현재 계획되어 있지요. 조금 애매한 품질의 HG 리젤에 비해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퀄리티와 완전변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UC의 HG는 이제 사자비와 델타 플러스가 기대작인 것 같네요.

다음 시간에는 건담 엑스포에 출시된 다양한 작례들과, SICAF 관련 사진 몇장을 갖고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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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nk of Me, 천상의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압도


즈음 방영되는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은 여러모로 흥미진진합니다. 일반인과 방송 연예 관계자들로 구성된 아마츄어 합창단원이라는 소재 자체도 왠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나 만화영화 '노다메 칸타빌레' 등에서 등장했던 흥미로운 소재와 중첩되는데다가, Britain's Got Talent와 같이 숨겨져 있던 보석같은 목소리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는지라 개인적으로는 몹시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이번 남자의 자격 에피소드는 해피 선데이의 간판격인 1박 2일을 압도하는 듯 합니다. 신선한 아마추어리즘이 능숙한 프로페셔널리즘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청량음료처럼 느껴지는 듯 싶네요. (물론, 이런 느낌의 이면에는 KBS의 파업과, 각종 구설수로 인해 여러 악재에 시달리는 1박2일 자체의 문제도 있습니만...)

앞선 에피소드에서는 종합 격투기 선수 서두원 씨가 시청자들과 네티즌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었습니다. 과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어떤 신데렐라가 등장할지 큰 관심이었는데요. 마침내 한 신인 여가수가 혜성처럼 등장하고 맙니다. 바로 바닐라 루시의 리드보컬 배다해 양입니다.

어제 남자의 자격 에피소들 보신 분들은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에 깜짝들 놀라셨을 겁니다. 마치 Britain's Got Talent의 폴 포츠나 수잔 보일을 만난 듯한 느낌을 받으셨을 텐데요. 우연치 않게도 그녀가 선택한 곡은 뮤지컬 오페라 유령의 삽입곡 'Think of me'입니다.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곡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무명의 크리스틴이 혜성처럼 무대에 등장하면서 관객의 뜨거운 찬사를 받을 때 부른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은 몹시 좋아하는 장면으로, 저보고 영화 명장면을 뽑으라 한다면 꼭 선택하고 싶은 장면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마치 작중 무명에서 순식간에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크리스틴처럼 배다해 양도 이 노래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군요.


청아한 그녀의 목소리는 원곡을 부르며 뮤지컬 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하게 되는 뮤지컬계의 전설 사라 브라이트만의 압도적인 가창력에는 못미치겠지만, 적어도 영화에서 크리스틴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었던 에미 로섬의 목소리에 비견될 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사라 브라이트만도 에미 로섬도 모두 이 노래를 부른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는데요. 이 곡, 혹시 무슨 마법이라도 있는 걸까요?

저작권 문제로 동영상이나 음원파일을 걸어놓을 수 없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만, 마음만 먹으시면 인터넷을 통해 그녀의 멋진 목소리를 들어보실 수 있을 터이니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한 번 찾아보세요. 에미 로섬이나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곡도 한 번 들어보시구요. 개인적으로 뮤지컬 곡 중에서는 가장 좋아라 하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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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쥔 경기, 새벽을 지샌 보람

마침내 한국 축구가 원정 첫 16강이라는 쾌거를 일구어냈습니다. 한국 화이팅!입니다.

실, 월드컵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16강 진출에 있어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습니다. 전 유로 챔피언 그리스나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라, 모두 객관적으로 한국을 압도하는 전력이었으니까요. 그것도 그렇지만, 월드컵 직전의 세계 대회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한국팀이었기에,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더랬습니다. 박지성이나 이청용 정도가 세계에서 통하는 레벨이 아니냐는 생각도 갖고 있었구요. 자연스레 대표팀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경기결과만 보고 마는 정도로 관심 밖으로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을 보면서 기대치는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해외파가 가세하니 확실히 전력이 올라가는 느낌이더군요. 물론, 벨라루스의 평가전은 실망스럽긴 했지만 이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비력과 골결정력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보이긴 했지만요. 이러한 기대는 그리스전을 기점으로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이거 정말 16강 가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월드컵은 단순한 실력을 넘어 확실히 관록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유로챔피언인 그리스도 월드컵 경험이 없어서 이번 예선에서 고배를 마신 듯 싶어요. 한국도 16강 진출이 2002년말고는 없었기에 항상 아슬아슬한 느낌이었구요. 북한 역시 그런 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원정 16강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쌓은 만큼 한국의 월드컵 경기도 예전과는 달라질 것 같습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간 경험을 얻었으니까요. 그것도 한국 코치진의 힘으로 일구어 냈으니 이 경험은 나중의 대표팀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만큼 국민들이 기대치는 더욱 커지겠지만. 매번 16강 진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대표팀에게 부담을 주지는 말았으면 하네요. 날고 기는 유럽팀들도 자칫 잘못하면 탈락하는 것이 16강이니 말이죠. 한국이 서너 번은 더 이런 경험을 쌓아야 진짜 세계 축구 강국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hoto by The_Adventures_of_Steph en_Heckman, From Flickr


번 남아공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코칭스태프의 용인술이 아닌가 합니다. 스타팅 구성, 교체선수의 선택, 교체 타이밍이 모두 언론과 팬들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네요. 물론, 전문가인 코칭스태프의 선택이 비전문가인 팬들이 못보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겠지만, 아르헨전도 그렇고 이번 나이지리아 전에서도 교체한 선수(누구지는 다 아시리라 믿고 실명 공개는 하지 않을랍니다)에 의해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가슴을 졸이게 했네요. 16강에 진출했기에 망정이지 탈락이라도 했다면 다시 한 번 언론과 팬들의 집중포화를 맞았을 듯.

교체카드가 그다지 없다는 점도 좀 안타깝습니다. 애써 뽑은 몇몇 공격수들은 얼굴을 보기가 힘드네요. 왠지 지난 대표팀에 비해서 선수층이 더 얇아진 거 아닌가 싶은 착각에 빠지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공격라인의 구성은 확실히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낳은 구성인 것 같아 보입니다. 해외파로 구성된 양박쌍용은 네임밸류도 그렇고 공격기여도에 있어서도 확실히 이름값을 해주고 있는 듯. 이영표나 김정우는 확실히 믿음직한 수비라인을 구성해주지만 전체적인 수비진용은 여전히 구멍이 있는 것도 같네요. 곽태휘의 결장이 아쉽습니다.

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했으면 싶은 나라는 아르헨티나입니다. 사실, 어려서부터 외국 대표팀 중에서는 아르헨티나를 가장 좋아하는 편인데요. 메시의 환상적인 플레이가 월드컵 우승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한국전에서 보여준 메시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스트라이커가 아니더라도 플레이메이커로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더군요. 저런 플레이어의 경기라면 개인적으로는 결승까지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감독(마라도나)이 맘에 안들긴 하지만요. 메시를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메시가 마라도나보다 더 낳은 듯 합니다. 멘탈적인 면도 마라도나보다 월등한 것 같구요. 이제 겨우 23살 청년이! 다음 월드컵에서도 그를 볼 수 있겠죠? 그땐 같은 조에 속하지 맙시다, 인간적으로.

Photo by tpower1978, From Flickr


이버에서 실시간으로 월드컵을 중계해주는군요! SBS가 이번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따냈지만, KT의 QOOK과 네이버 역시 월드컵을 실시간 중계해준다고 합니다. KT야 공식후원사니 그렇다치고, 포탈인 네이버에서 실시간 중계를 해준다는 것은 의외네요. 물론, 엄청난 사용료를 지불했겠지만, 그 덕분에 인터넷으로도 월드컵 중계를 마음 놓고 감상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저희 집 같은 경우에는 TV가 있는 안방에서 애기를 재우는 관계로 이번 나이지리아 전을 보는 것이 여러모로 문제가 있었는데, 덕분에 PC에서 깔끔한 영상의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HD 중계(물론, 실제로 HD급 화면은 아니고 480p 정도 되는 것 같은데)로 화질도 선명하고, 게다가 끊김현상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네이버의 이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TV 인프라도 이제 디지털 방송에 웹 환경으로 넘어가는 추세인지라 네이버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갑자기 왠 IT 이야기로 흘러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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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에 대한 아쉬움과 메시에 대한 감탄 

Photo by CLF, From Flickr


4번째 골이 들어가는 순간 너무 실망스러운 나머지 TV를 끄긴 했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죠. TV는 꺼져도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나라의 평, 이런 거 지금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신경쓰면 선수도 선수고, 국민들도 지는 겁니다. 고소하다고 네거티브 기사 쓰는 일본이나 중국애들 기사 보면서 지레 열받을 필요 있습니까.

그래도,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자책골로 부담이 큰 박주영을 전반은 그렇다치고, 왜 그렇게 늦게 교체를 했는지, 최소한 염기훈이라도 먼저 다른 공격수로 교체시켜줬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고,

그리스 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차두리는 왜 뺐는지, 특히 그의 빠른 발과 터프한 수비는 우리 수비수들을 능가하는 스피드를 보여준 아르헨의 공격수들에게 좋은 대비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박지성이 메시의 수비까지 가담하는 상황이 되면서 공격을 이끌 선수가 없었다는 점, 후반 교체 투입된 김남일이 박지성의 부담을 덜어줬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질 못했고, 덕분에 컨디션 좋았던 기성용을 빼면서 플레이메이커까지 해야하는 박지성의 부담은 더더욱 가중.

물론, 어차피 전문지식 제로인 단순한 팬의 생각이니 앞뒤는 않맞겠습니다만, 뭐 여러가지로 아쉬움은 많이 남네요. 이기리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너무 큰 점수차로 지니 괜히 열불이 나고 그럽니다.

이번 아르헨 전은 어쩌구 저쩌구 말은 많았어도 마라도나 감독의 지략이 허정무 감독을 앞선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아르헨티나의 구멍은 마라도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략 실패) 뭐, 온전히 마라도나 감독의 전술인지는 모르겠거니와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작전 대충 짜도 잘한다라면 할 말은 없겠지만, 스트라이커 메시를 중원 플레이어메이커로 내린 것은 정말 백미였던 것 같다는. 그에 비해 허정무 감독의 경우는 교체 타이밍도 최악이었고, 아무래도 스타팅 구성에 있어서 내일 언론의 뒷말들이 많을 것 같군요.

메시는 단순한 스트라이커 이상이군요. 넓은 시야와 날카롭고 침착한 패스, 창조적인 세트피스 운영에, 수비수 3~4명 사이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드리블은 정말... 골욕심을 내지 않고 침착하게 찬스를 만들어내는 정신력까지 과연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점에서 이견을 달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팀이 메시에 집중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네요. 다만, 메시가 그것을 알고 플레이메이커의 위치에서 다른 선수들의 능력을 살려줬던 것이죠. 비록, 한국의 패배는 안타깝긴 하지만, 메시의 재능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밖에는... (아, 뭐, 씁쓸하네요. 박수를 보내긴 하는데)

Photo by Ali Brohi, From Flickr


그러나 저러나 패배원인 분석 이런 것은 좋은데, 또 뭐가 문제니 뭐가 잘못됐느니 이러면서 언론들은 제발 설레발 좀 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르헨 전 직전에 보인 호들갑스러운 태도도 불만이긴 했는데, 졌다고 여기저기서 질책하는 것은 아직 조 예선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는 제발 좀 자제를... (라면서 위에다 대고 이런저런 아쉬운 소릴 끄적이다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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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점중계에 대한 날선 비판은 과연 공정한 것일까  


Photo by rarye, From Flickr

보시다시피 들으셨다시피 아시다시피 지난 토요일 마침내 한국이 그리스를 상대로 2:0이라는 완벽한 승리를 일궈내며 원정 16강행을 향한 산뜻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로 엄청난 숫자의 국민들이 거리 응원에 나서는 열정을 보여주었고, 대표팀도 이러한 국민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하며 완벽한 승리를 일구어 냈지요. 그러나, 이런 신명나는 일들에도 불구하고 남아공 월드컵의 이면에는 여러가지 갈등이 내재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월드컵은 그동안의 방송 3사 공동중계를 벗어나 SBS의 단독중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얼마전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SBS 단독중계로 인한 여러 잡음이 들려왔던 바, 이번 단독중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을 대체적으로 곱지 않은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의 주변에도 SBS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중론이 되고 있구요.


이러한 배경에는 공동중계를 성사시키지 못한 KBS와 MBC들의 부정적인 여론조성도 한몫을 하고 있지만, 이미 직전의 동계 올림픽 중계에서 보여준 SBS의 미숙한 방송운영, 어설픈 진행, 특정 경기만의 집중보도 등에 따른 방송운영 측면에서의 문제와 함께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PV(Public Viewing)를 외치며, 공공장소의 월드컵 상영에 제한을 두려한 SBS의 태도가 이제껏 공공장소에서 아무런 제한없이 응원을 해왔던 시민(그러나 실제로는 여러가지 비즈니스적 속사정이 숨어있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체)들에게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심어주고 있는 것 역시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독중계가 아닌 공동중계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여러가지 문제는 있어왔습니다. 3사 모두 똑같은 경기를 방송하면서 벌어지는 시청자 채널 선택권의 박탈,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간 중에는 모든 방송이 해당 경기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획일화된 방송 편성은 그동안 끊임없이 재기되어왔던 문제인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전까지의 공동중계는 나름 큰 문제가 있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선택권 외에 주어진 선택권이 시청자에게는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이번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는 남아공 월드컵부터 FIFA가 직접 중계권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개별방송사와 협상을 시작하면서 벌어진 결과입니다. (흔들리네, 삶도 축구도 by 유현산, 한겨레 21) 결국 시장논리에 의해 SBS가 중계권을 획득한 것인데요, 이전까지의 공동중계는 법적으로 정해져 온 것이 아닌 방송 3사간의 협의에 의한 관행이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의 경우에는 방송 3사의 합의서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법적인 효력은 없었던 것이며, 쉽게 말해서 비싸게 팔고 싶은 FIFA에게 SBS는 사활을 걸고 큰 돈을 내면서 독점중계권을 따온 것입니다. 욕먹을 것을 각오하고 말이지요. (출혈경재에 값만 올리고 본전 찾으려 광고 늘리고 by 김순배, 한겨례신문)


자, 그렇다면 이런 단독 중계로 인해 시청자의 볼 권리는 확보된 것일까요. 이미 동계올림픽에서 보아왔듯이, 그리고 이번 그리스 전과 주말에 방영된 SBS의 월드컵 특집 버라이어티의에서 볼 수 있듯이 인력면에서 KBS와 MBC에 뒤지고 있던 SBS에게 있어서 이 거대한 이벤트의 중계는 확실히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8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중계료를 낸 상황에서 또다시 추가적으로 월드컵 특집 버라이어티 등을 위해 쏟아부을 여력이 얼마나 될지도 궁금하구요. 어마어마한 중계료를 쏟아부은 여파로 SBS는 PV를 들먹이며, 공공장소의 월드컵 방영에 제한을 두고, 비싼 광고료를 기업들에게 제시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사실, PV로 손해를 보는 것은 응원을 나온 일반국민은 아닙니다. 경기를 중계하고 그것으로 이득을 취하게 되는 이벤트 주관사 등이 그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죠. 한때, 동네 호프집과 같은 곳에서의 방영 역시 제한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SBS는 비상업적인 행사, 즉 일상적으로 TV를 틀고 있는 일반 음식점에서의 상영에는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형호텔이나 거대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에서 월드컵 경기를 상영하고 월드컵 관련 이벤트를 여는 것은 아마도 제한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벤트와 별개로 응원 또한 FIFA에 의해 규제되고 있습니다. 특히, 거리 응원의 경우에는 공식 후원사를 구성하고 해당 후원사의 주관 하에 지정된 장소에서 수행해야 하는데, 이미 서울시와의 협의하에 월드컵 기간 중 서울광장의 사용권을 선점한 SK가 FIFA 주관 공식 후원사가 아니라는 점 역시 갈등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요. 공식 후원사가 아님에도 이미 2002년에 인상적인 광고로 공식 후원사보다 짜릿한 수입을 거둬들였던 SK로서는 이번 행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드컵 응원의 메카 서울광장을 잡아라 by 손재권, 매일경제)

실제 중계에 있어서도 위험요소가 존재합니다. 800억원의 중계권료를 비롯하여 1000억원 가까운 비용을 사용한 SBS가 과연 이번 중계로 얼마만큼의 수익을 거둬들일지가 의문이구요. 이를 위해 엄청난 광고료를 책정하고 있지만, 자칫 한국이 16강에라도 떨어지는 날이면 SBS의 월드컵 특수는 심각한 상황이 될지도 모릅니다. (독점한다고 살림살이 나아질까 by 전용배, 시사저널)

이런 정황을 놓고 보면 이번 월드컵의 중계에 있어서 국민에게 돌아가는 피해는 표면적으로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해설자의 선택권이 박탈당했다(?)라는 것 외에는 실제로 경기 시청에는 무리가 없었지요. 물론, 경기초반 캐스터의 방송실수가 있긴 했습니다만, 그것은 3사가 공동으로 중계를 했더라도 생방송에서 늘 있어왔던 문제였습니다. 물론, SBS의 미숙한 운영은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만, 단독 중계에 따른 폐단이라기보다는 SBS의 방송 실수라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김병지 선수의 해설 논란이 제기되고는 있습니다만, 동계 올림픽 당시의 몇몇 해설자들의 자질논란과 비교해서는 경미한 편이며, 개인적으로는 김병지 위원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질논란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구요.

월드컵 특집 버라이어티의 퀄리티 논란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직접적인 월드컵 방송의 질적저하와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KBS의 연애프로 남자의 자격에서의 월드컵 영상 사용을 SBS가 걸고 넘어진 것 역시 정서적인 부분에서의 문제이지 그것으로 시청자의 알권리가 침해되었다거나 실제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SBS 예능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굳이 이번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이전부터 있어왔던 일입니다. 과연 KBS나 MBC가 독점 중개하여 좀 더 높은 퀄리티의 해설과 특집 버라이어티가 보여졌다면 어떤 평가가 내려졌을까요.

거리 응원은 기업간의 사용권 논란이 있습니다만, 거리응원 자체에 국민들이 받는 피해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네 맥주집과 같은 음식점에서의 응원도 이전과 별 차이가 없었구요. 다만, 월드컵 이벤트를 열지 못하는 일부 기업의 피해가 있습니다만, 비가 오던 토요일의 경우 치킨집과 피자집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지요.


Photo by adam_flix, From Flickr


그럼, 이번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는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앞으로 벌어진 중계권 쟁탈전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방송사 간의 출혈경쟁과 이에 따른 외화낭비 등의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SBS는 2016년까지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모두 가져온 상태입니다. 즉, 2012년의 런던 하계 올림픽과 2014년의 소치 동계 올림픽,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까지 무려 4번의 지구권 스포츠 이벤트가 SBS의 독점 중계로 예정되어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의 월드컵, 올림픽 중계는 불을 보듯 뻔하게 치열한 경쟁의 각축장이 될 겁니다.

아마도 MBC나 KBS가 공동으로 연합을 형성하여 SBS를 배재시키고 중계권을 선점할지도 모릅니다. 현재 독점금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가격경쟁이 점화되어 비싼 가격에 중계권을 습득하면 이번 SBS와 같이 이를 위해 광고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겁니다. 치솟은 광고비용은 기업들이 부담하게 되지만, 그만큼 기업들 역시 그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올리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구요. 결국, 물가의 상승은 국민의 부담으로 넘어오게 됩니다.

또한, 월드컵 중계를 제외한 부분에서의 타 방송사의 중계권 침해논란과 그로 인한 진흙탕 싸움은 바라보는 국민들로서는 분명 좋지 않은 모습인 것이 사실입니다. 독점 중계로 주가에서는 짭짤한 수익을 봤을지도는 몰라도 SBS의 이미지는 거의 악의 축으로 비춰지는 것 같군요. 월드컵 특수가 끝난 후의 SBS의 리바운드 낙폭은 어쩌면 생각보다 더 클지도 모릅니다.

이런 점에서 SBS의 단독중계에 대한 KBS와 MBC의 비난은 제 얼굴에 침뱉기라는 점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입니다. 이미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중계당시 단독중계를 통해 타 방송사의 중계를 막았던 MBC가 이번 SBS 독점 중계에 눈에 불을 켜고 대드는 형상은 '국민의 볼 권리를 침해했다'라는 말로 포장하기에는 그 행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KBS도 마찬가지이구요. 두 방송사에 밀려 그동안 홀대받던 SBS에게는 그런 측면에서 동정심이 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적 손실과 후일 벌어질 외화낭비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SBS 역시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이 SBS의 독점중계로 인한 SBS 마녀 사냥으로 귀결되는 것은 그닥 공정한 시선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특히, SBS가 중계 상의 실수, 방송운영 미숙을 독점중계의 폐해로 몰고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군요. SBS의 역량부족이다라는 점에서는 공감합니다만, 악의 축으로 몰고가기에는 위에서 말했듯이 다른 방송국도 매한가지인 것입니다.

월드컵, 순수한 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하기에는 씁쓸한 현실들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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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위드 블로그 리뷰 아이템은 Hamelin Paperbrand사의 'Oxford MEETINGBOOK'(이하 옥스포드 미팅북)이 되겠습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Hamelin Paperbrand의 대표적 문구 브랜드인 Oxford의 오랜 정수가 담긴 제품으로, 특별히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International 라인업의 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같은 라인업의 트윈 와이어트(Twin Wired) 노트북(물론, 컴퓨터를 말하는게 아니라 필기장을 말하는 건데, 요즘은 왠지 노트북 하면 컴퓨터가 더 먼저 연상되네요.)과 거의 같은 디자인 컨셉을 갖고 있지만, 몇가지 부분에서 차별점을 갖고 있군요.

그럼, 지금부터 옥스포드 미팅북을 간단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페이지에는 미팅북의 간단한 가이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노트북임에도 이런 사용법을 표기한 것에서 다른 브랜드와의 차이점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유럽의 제품들은 사용설명서가 상당히 꼼꼼하면서도 잘 되어 있는 편인데, 이 미팅북 역시 예외가 아니네요. E.U의 특성을 반영하여 영어(미국영어라기보다는 영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국적에 맞는 가이드가 갖춰져 있습니다. 상단에는 옥스포드 미팅북에 대한 전반적 설명을, 가운데 부분에는 미팅북의 각 부분에 대한 그림이 번호와 함께 표시되고, 하단에 각 번호에 해당하는 설명이 씌여져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형태의 꼼꼼하면서도 모던한 구성을 좋아하는지라 단순한 필기장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뒷 면에는 국가별 지역코드와 시간대를 표시한 페이지가 있습니다. 다른 다이어리 들에도 이런 세계시차표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기에 특별한 구성이라 볼 수는 없지만, 지역코드와 연계하여 상당히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어 여타의 시차표에 비해 더 섬세한 느낌이네요. '관록이 있다'라는 표현이 어울릴까요.


미팅북의 본 페이지는 우리가 대체적으로 접해온 여타의 다이어리, 연습장, 공책과 유사한 형식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상단에 타이틀과 요약문을 쓸 수 있는 기입란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고, 보다 더 촘촘한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서 꼼꼼한 유럽인들의 스타일 역시 엿볼 수가 있기도 합니다. 특히, 각 페이지는 모두 세계 규격에 맞는 펀칭처리가 되어 있고, 각 페이지마다 쉽게 낱장으로 뜯어낼 수 있는 점선 처리가 되어 있어서 작성 후 별도의 철로도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충 쓰는 연습장 이상의 용도를 지닌 '미팅북'이라는 용도에 최적화된 모습입니다.

낱장 페이지는 A4의 크기로, 트윈와이어드로 묶여지는 부분과 본 페이지보다 약간 큰 커버를 감안하면 의외로 굉장히 큰 크기입니다. 직장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다이어리에 비해서는 상당히 큰 크기이고 학생들이 쓰는 일반적인 공책에 비해서도 역시 크네요. 옥스포드 노트북의 경우에는 다양한 사이즈로 제공되고 있습니다만, 현재 미팅북은 A4 사이즈로만 제공되는 것 같습니다.


낱장을 뜯어서 별도의 철로 구성할 때는 맨 앞장의 플라스틱 커버와 미팅북 가장 뒤의 하드커버지를 같이 사용하여 철이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 이 미팅북은 리필의 개념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다 기입된 미팅북의 커버와 본문을 빼내 분류에 맞춰 별도의 바인더에 끼워넣어 보관하는 형태로 쓰인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글쓰기와 분류를 좋아하는 꼼꼼한 분들에게 더 적합한 모양인 것 같네요.


뒤 커버는 별도의 프린물이나 CD 등 간단한 것들을 수납할 수 있는 서류함의 구성을 갖고 있는데요. 세개의 접힘선이 있어서 수납하는 프린트물이나 책 등의 두께에 따라 조절이 가능합니다. 3단이면 상당히 두꺼운 책도 같이 수납이 가능한데, 대략 300~400페이지 정도의 책도 넣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영어 학원 등에 공부하러 갈 때 교재와 프린트물을 넣고 들고가기에 적당한 크기일 것 같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모던하고 심플한 구성으로,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무리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A4크기의 넉넉함 덕에 별개의 프린트물을 받았을 경우 접히거나 구겨지지 않도록 뒷 커버에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구요. 프린트물 외에도 씨디와 같이 얆고 파손위험성이 있는 사물 또한 보관이 용이하여 간단한 사물을 보관하는 것에도 용이한 제품입니다. 물론, 그만큼 크기가 크다는 점 때문에 작은 크기를 워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요.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갈수록 글씨를 쓰는 일이 적어지는 요즘 현대인들이지만, 실용성과 휴대가치를 동시에 지닌 옥스포드 미팅북은 필기에 대한 매력을 잃지 않게 해줄 제품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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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블로그 캠페인을 통해 리뷰하게 된 내추럴 회전 리모콘 홀더 입니다.


포인트 하나, 우선 나무재질의 홀더 디자인이 플라스틱 홀더에 비해 인테리어적인 관점을 고려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듭니다. 물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라기보다는 무난한 디자인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인테리어와도 무난한 매치업을 보여줄 것 같네요. 


포인트 둘, 중앙 부분에는 조절이 가능한 분리대가 있어서 가운데에 놓인 리모컨이 쓰러지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파티션을 나눈 것보다는 더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지막 포인트. 밑면에 회전 받침대가 부착되어 있어 테이블이나 협탁 위에 올려놓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서 리모컨을 꺼낼 수가 있습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이 제품에서는 꽤 유용한 장치입니다. 밑면에는 베트남에서 제조되었다는 표시가 붙어 있군요.


침실 옆 아기 책장 위에 올려놓아 보았습니다. (책장은 벌써 녀석의 손자취가 남아 여기저기 낙서가 되어 있군요.)


주변에 놓인 리모컨과 휴대폰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희 집에서는 저렇게 두질 못합니다. 아들 놈이 가만 놔둘리가 없지요, 흑.


살짝 돌려봤습니다.


내추럴 리모콘 홀더는... 이런 식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리모콘 말고도 여러가지를 꽂을 수 있어 취향대로 사용하셔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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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4 홈페이지

ⓒ SOFTMAX Co., Ltd.

창세기전 4 홈페이지 메인 (이미지를 클릭하면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년 후반부부터 들려오던 창세기전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가 서서히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개발자를 현재 모집 중인 듯 한데요. 지디넷 코리아에 의하면 프로젝트는 현재 2011년 말경에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내년에 공개예정인데 현재 개발자들을 모집하고 있으니... 많이 빡빡해보이는 일정이군요.

이미 소프트맥스는 이 창세기전의 개발을 위해 지난해 10월 60억원 규모의 파이낸싱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액이 이 창세기전 4 프로젝트에 사용될지는 의문이지만, 어쨋든 소프트맥스로서는 사활을 건 도전이 될 듯 합니다.

올초까지만 해도 '코드 G 프로젝트'로 불리던 프로젝트는 홈페이지가 열리면서 '창세기전 4'라는 제목과 '스파이럴 제네시스'라는 부제가 달리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타이틀은 이것으로 확정이 된 듯 싶군요. 온라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4라는 숫자를 부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프로젝트는 전 시리즈의 후속이라는 의미를 좀 더 강하게 전달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궁금한 것 중의 하나는 게임의 배경이 이전 창세기전과 얼마만큼의 연관성을 갖느냐 인데요. 아르케 행성이 파괴되면서 12주신과 13악신이 안타리아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시점에서 파트 2가 막을 내렸으니, 만약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게 된다면 무대는 다시 안타리아로 넘어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불어서 이전 시리즈에 등장했던 많은 인물들이 이번 이야기에도 다시 모습을 보일지 역시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홈페이지의 모습을 통해 유추해보면, 우선 '나선'이라는 의미를 지닌 스파이럴이 부제로 쓰인 만큼 이번 이야기는 윤회적인 세계관을 표방했던 창세기전 시리즈의 테마가 적용되어 다시금 창세기전 시리즈의 이전 시간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거나 동일한 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형태로 전개가 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이것은 창세기전 3 파트 2의 마지막 챕터였던 '뫼비우스의 우주'가 의미하는 것과도 상통하는 측면이 있구요. 창세기전의 올드팬들에게는 이런 식의 추측과 상상이 꽤 흥미로운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창세기전 4는 그 제작시점에 있어서 여러가지 우려감을 감출 수가 없는데요. 이미 이전 시리즈에서부터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후에 발매된 후속 시리즈인지라, 이전 창세기전 팬들의 충성도도 상당히 약해져 있으며(특히, 저주받은 타이틀이었던 마그나 카르타의 흥행참패로 소프트맥스의 이미지는 떨어질대로 떨어졌구요.), 신세대 팬들에게도 너무 생소한 타이틀이라는 점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듯 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10년 동안 게임 업계에서 크게 후퇴한 소프트맥스의 인지도나 개발역량, 비즈니스 역량 등이 과연 높은 완성도의 타이틀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팬들의 기대치에 부흥할지가 의문입니다.
 
특히, 전성기를 누리던 90년대 말 당시에도 잦은 버그와 낮은 게임성 등으로 많은 지탄을 받았으며, 근래의 'SD 캡슐파이터'와 같은 온라인 타이틀에서도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던 소프트맥스가 과연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얼마나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 줄지가 가장 관건이 아닐까 합니다. 자칫 창세기전이 갖고 있는 기존의 명성마저 깎아내릴 가능성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진작에 온라인 게임 타이틀로 나와줬어야 했을 타이틀인데, 사세가 너무 많이 기운 다음에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나온 듯한 느낌이라서 안타까운 마음이 좀 듭니다. 투자액이 충분하지는 않은 액수같지만, 그래도 60억 정도라면 어느 정도는 해볼만한 규모가 아닌가도 싶은데 어떨지요.

일단은 스타크래프트 2의 후폭풍은 피한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습니다만, 과연 그동안 엄청나게 성장한 온라인 게임의 기술력과 팬들의 눈높이를 창세기전이 얼마나 따라가 줄까요. 후기 창세기전 3의 핵심이었던 캐릭터 디자이너 김형태 씨의 부재(게다가 엔씨 소프트에서 새로운 타이틀 개발에 참여중)가 이 시리즈의 성공에 큰 영향을 줄지 어떨지도 관심입니다.

일단, 시위를 떠난 스파이럴 제네시스가 부디 좋은 점수로 과녁에 맞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창세기전 1편 표지

ⓒ SOFTMAX Co., Ltd.

창세기전 2편 표지

ⓒ SOFTMAX Co., Ltd.


김진씨의 일러스트로 그려진 창세기전 1, 2편 패키지 타이틀 일러스트

창세기전 3편 파트 1 포스터

ⓒ SOFTMAX Co., Ltd.

창세기전 3편 파트 2 포스터

ⓒ SOFTMAX Co., Ltd.


김형태씨의 일러스트로 그려진 창세기전 3편 파트 1, 2 포스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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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iyama Akira·Bird Studio / Shueisha Inc ⓒDBO Project

어익후, 8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 코믹스 시장을 강타했던 토리야마 아키라의 최대 히트작 드래곤 볼이 온라인 게임으로 돌아옵니다, 그것도 한일합작으로.


사실 이미 개발 소식은 2008년 초부터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었습니다만, 그동안 개발 일정연기로 인해 이제서야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듯 하군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2008년 국내 서비스 시작 → 2009년 일본 서비스 시작이라는 스케줄이었다고 합니다만, 아직도 국내에서 클로즈베타 테스트 중인 듯 합니다.

 

넷마블 개발 / CJ 인터넷 서비스로 제작되는 이번 드래곤 볼 온라인은 원작자인 토리야마 아키라 씨가 개발단계에 참여하여 캐릭터 디자인과 세세한 설정 등에 많은 조언을 준 듯 합니다. 뿐만 아니라 반다이 코리아와 슈에이샤 등이 참여한 본격적인 한일 합작 프로젝트이기도 하지요. 일본 내 로컬라이징에도 용이하고 원작 팬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게다가 원래 전 연령대를 커버하며 글로벌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작품의 게임화이니 만큼 세계 시장의 공략도 좀 더 좋은 어드밴티지를 갖고 출발할 듯 보입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본 바에 의하면, 드래곤 볼 온라인의 특징은 제일 먼저 3D 툰 셰이딩 기법을 들 수 있겠습니다. 3D로 그래픽을 생성한 다음, 만화영화 같은 셀 애니메이션 효과를 입힌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덕분에 원작 코믹스와의 높은 싱크로를 이끌어 낸 동시에, 전 연령가적인 취향에 알맞는 비주얼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각종 필살기가 펼쳐지는 원작의 액션 효과를 최대한 살릴 예정이라고 하니, 격투기 대전 게임과 같은 느낌이 강한 게임이 될 듯 싶구요. 천하제일 무도회 이벤트나, 타임머신을 타고(게임의 시간대는 원작으로부터 250년이 흐른 뒤라고 하는 군요.) 원작의 시간대로 돌아가 원작의 주요 캐릭터들의 모험에 동참하는 이벤트가 가미되어 원작 팬들에게는 큰 기대를 심어줄 듯 합니다. 만화책으로만 보아오던 천하체일 무도회의 참여는 단순한 P2P를 꽤나 유니크한 이벤트로 만들어주는 효과를 안겨준다고 할 수 있겠죠. 더불어, 원작 캐릭터와의 만남은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WOW에서 영웅 캐릭터들을 직접 만나는 것과 같은 설레임을 플레이어들에게 심어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래곤 볼의 가장 큰 이슈인 드래곤 볼 모으기를 통해 유니크/레어 아이템의 획득을 가능케 하는 등, 원작의 갖가지 요소들을 MMORPG라는 게임적 특성에 잘 끼워맞춘 모양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클로즈베타 중인 드래곤 볼 온라인의 성공여부는 일단, 보여진 모습으로서는 굉장히 낙관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드래곤 볼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과, 원작의 요소들을 온라인 게임 속에 잘 녹여낸 특징 등은 세계시장과 국내시장 모두의 전망을 몹시도 밝게 하는군요. 엔씨소프트나 넥슨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려있던 넷마블/CJ 인터넷의 반격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역시 실제 서비스가 시작하고 나서의 안정적인 서버 운영과 즉각적인 패치 및 애프터 서비스가 이 게임의 지속적인 흥행을 가능하게 해주겠지만 말입니다.


ⓒToriyama Akira·Bird Studio / Shueisha Inc ⓒDBO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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