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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마녀의 택급편 (1989), 魔女の宅急便 / Kiki's Delivery Service


ⓒ 角野栄子 • 二馬力 • 徳間書店


<정보>

◈ 원작: 카도노 에이코(角野栄子)
◈ 감독/각본/프로듀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 콘티: 미야자키 하야오, 콘도 요시후미(近藤喜文)
◈ 캐릭터 디자인: 콘도 카츠야(近藤勝也)
◈ 작화감독: 오오츠카 신지(大塚伸治), 콘도 카츠야, 콘도 요시후미
◈ 미술감독/배경: 오오노 코지(大野広司) /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감독: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
◈ 음악/노래: 히사이시 조(久石譲) / 아라이 유미(荒井由実)
◈ 연출보조: 카타부치 스나오(片渕須直)
◈ 기획/제작: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外 / 토쿠마 야스요시(徳間康快)
◈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
◈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 저작권: ⓒ 角野栄子 • 二馬力 • 徳間書店
◈ 일자: 1989.07.29
◈ 장르: 드라마,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G)


<시놉시스>

한적한 어느 시골마을, 한 소녀가 풀밭 위에 누워 라디오를 듣고 있다. 뉴스를 듣던 소녀는 날씨 예보를 듣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다. 보름달이 뜨는 오늘 출발하겠다는 소녀. 엄마는 소녀를 말리려 하지만 소녀는 이미 마음을 결정한 뒤다. 소녀의 이름은 키키, 마녀인 엄마와 평범한 인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키키는 오래된 마녀의 관습에 따라 13살이 되는 해에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마녀수행을 떠나려 하고 있다. 마녀가 인간의 삶 속에서 사는 것이 익숙한 시대, 하지만 마녀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세상은 산업화의 시대를 걷고 있는 중이다. 점점 예전의 것을 잃어가는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서 꼬마 마녀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그녀의 말하는 고양이 친구 지지와 함께 빗자루에 몸을 싣고 하늘로 향하는데...


<소개>

카도노 에이코의 6권 짜리 소설 중 1권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극장용 만화영화.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히트작으로 '안녕, 우주전함 야마토. 사랑의 전사들(1978)'이 세운 극장용 아니메의 일본내 흥행기록을 11년만에 경신한 작품이다. 이제까지의 작품들이 모두 비평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극장개봉시 시원치 않은 성적을 기록했었기에 본 작품은 어떤 면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에 대한 평가를 새로이 하는 일종의 터닝 포인트와 같은 작품이 된 것이다. 오늘날 미야자키 하야오를 보면 당연시 하게 되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명감독이라는 이미지 역시 본 작품부터 시작되기에 이른다. (이전까지 하야오가 연출했던 극장용 아니메는 모두 주옥같은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흥행에서는 모두 실패를 거두었었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2)' 이후 오리지널 작품으로만 승부해오던 미야자키가 연출한 첫번째 지브리표 소설 원작 작품이다. (지브리의 첫번째 소설 원작 작품은 타카하타 이사오의 '반딧불의 묘(1988)'이다.) 그로 인해 이전까지의 미야자키 작품에 담겨져 있던 환경주의적 메시지는 본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마녀라는 환상적인 소재와 19세기 유럽을 연상시키는 배경요소는 분명 미야자키의 작품세계와도 접점이 닿아 있다. 이는 후일 미야자키가 연출하게 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과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마술이라는 판타지스러운 소재, 유럽적인 배경, 비환경주의적 메시지의 채택, 타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미야자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둘은 확실히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 또하나 키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또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애초에 이 작품이 미야자키의 연출작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카도노의 작품을 아니메화할 것을 결정한 후 지브리는 후계자 양성차원에서 연출은 새로운 인물에게 맡기고 미야자키는 프로듀서를 맡아 후방을 지원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인물은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도큐무비신사 산하의 해외합작 애니메이션 제작용 하청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도 예전에 몸을 담았던 곳) 시절부터 미야자키나 타카하타 이사오 등과 작업을 해왔던 30살의 신예 가타부치 스나오. 하지만, 제작이 진행되면서 각본과 콘티 등에 미야자키의 손길이 가해지면서 작품의 스케일이 애초 기획단계보다 커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스폰서들이 네임밸류가 있는 감독을 원하면서 결국 가타부치는 감독에서 연출보조로 물러나게 된다.

가타부치의 연출보조 격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감독으로 내정되었다가 도쿠마 서점의 의사에 의해 조기 강판당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가타부치는 후일 스튜디오4℃를 거쳐 매드하우스로 자리를 옮겨, '블랙 라군(2006~2010)' 시리즈로 아니메 팬들에게 그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버림받은 뒤 매드하우스에서 연출가로 대성하는 점 역시 호소다 마모루의 궤적과 같음을 알 수 있다. 키키가 제작되던 시점부터 이미 지브리의 구조는 미야자키나 타카하타 이외의 연출가가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였는지도 모른다.

키키에는 한가지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일본판 원제인 마녀 택급편에서 택급편이라는 명칭이 당시 일본의 운수회사인 야마토 운수의 등록상표였던 점. 이는 원작자인 카도노가 택급편이 등록상표인줄 모르고 제목에 사용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으나 이 실수로 인해 본 작품은 야마토 운수가 결국 스폰서로 참가하게 되며, 나중에는 야마토 운수가 역으로 작품을 자사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게 된다. 본 작품의 히트 이후 야마토 운수는 자사의 CF에 키키의 컷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여기에 야마토 운수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고양이가 우연치 않게 이야기에 등장하는 등, 본 작품은 카도노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묘하게 야마토 운수와 여러 면에서 얽혀 있는 부분이 있다. 
 
거대한 스케일과 화끈한 모험은 없었지만, 아기자기하고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은 흥행에 큰 장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직전 작품인 '이웃의 토토로(1988)'와 다를바 없었지만, 오리지널 작품이었던 토토로에 비해 키키는 유명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어느 정도의 네임밸류를 확보하고 있었고, 여기에 야마토 운수와 니혼 TV와 같은 거대 스폰서의 참여로 홍보면에서도 전작에 비할 바 없이 큰 물량이 투입되었다. 이는 결국 많은 이들을 극장으로 오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막상 극장에서 접한 미야자키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하게 된다. 이는 제대로 된 홍보전략이 있었다면 앞선 작품들 역시 키키 못지 않은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케하는 대목으로, 실제 미야자키의 작품들이 지금도 지속적인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음을 상기한다면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또한, 본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프로듀서로 참가하게 되는 스즈키 토시오의 등장이다. 미야자키가 스튜디오 지브리에 참가하게 되는 데 있어서 일익을 담당한 스즈키는 1989년 도쿠마 서점에서 스튜디오 지브리로 자리를 옮긴 후 키키의 프로듀서로서 지브리 아니메에 처음 참여하게 되는데, 니혼 TV 제휴와 같은 적절한 전략으로 작품의 흥행에 있어서 크나큰 역할을 해내기에 이른다. 키키를 시작으로 '미야자키-스즈키'라는 극장 아니메 시장의 미다스의 듀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참고 사이트>

[1] 魔女の宅急便_(スタジオジブリ作品), Wikipedia Japan
[2] 魔女の宅急便 (1989), allcinema.net
[3] Kiki's Delivery Service (movie), ANN
[4] 마녀배달부 키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角野栄子 • 二馬力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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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을 노려라! 건버스터 (1989), トップをねらえ!Aim for the Top! GunBuster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정보>

◈ 원작/기획: 오카다 토시오(岡田斗司夫)
◈ 감독: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 각본: 안노 히데아키, 오카다 토시오
◈ 콘티·설정: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樋口真嗣)
◈ 캐릭터 디자인: 하루히코 미키모토(美樹本晴彦)
◈ 메카닉 디자인/로봇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宮武一貴) /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쿠보오카 토시유키(窪岡俊之), 모리야마 유지(森山雄治)
◈ 미술감독: 키쿠치 마사노리(菊地正典), 사사키 히로시(佐々木洋)
◈ 음악/노래: 다나카 고헤이(田中公平) / 사카이 노리코(酒井法子)
◈ 제작총지휘: 무라하마 쇼지(村濱章司)
◈ 제작사: 가이낙스, 반다이, 빅터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 일자: 1989.10.07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2015년, 우주로 진출한 인류는 돌연 우주괴수의 습격을 받는다. 이 습격으로 우주군의 제독이자 전함 룩시온의 함장이었던 타카야 제독 이하 수많은 승무원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우주군 제독이었던 아빠 타카야 제독을 동경하던 소녀 노리코는 아빠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우주 파일럿이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룩시온의 비극으로부터 6년 뒤 우주괴수에 대항하기 위해 지구는 RX 계획을 발동하고, 노리코는 파일럿의 등용문인 오키나와 여자 우주고교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우주 파일럿으로의 길은 생각보다 고되고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개>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를 통한 가이낙스의 야심찬 시도는 커다란 실패로 귀결되었으나, 문제는 단순히 작품의 실패에 그치지 않았다. 반다이를 통해 거둬들인 거액의 투자비가 가이낙스의 부채로 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애초에 왕립우주군을 위해 한시적으로 조직된 프로젝트 집단이었던 가이낙스는 이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체를 뒤로 미루고 수익을 벌어들일 방법을 모색해야할 상황에 처한다. 왕립우주군을 통해 보여주려했던 정통 SF 드라마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음을 통감한 가이낙스는 아니메의 수요가 여전히 오타쿠를 중심으로 한 특정계층에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그로 인해 그들 오타쿠의 근원이기도 했던 '우주전함 야마토(1974)'와 함께, '기동전사 건담(1979)'을 보고 자란 그들 세대가 처음으로 스탭으로 참여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컨셉을 다시금 활용하기로 마음먹게 되니, 이것이 바로 가이낙스의 본격적인 태동을 알린 동시에 그들의 정체성에 있어서 하나의 기준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1989, 이하 건버스터)'인 것이다.

☞ 만화영화 연대기: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보러가기)

건버스터는 마크로스를 시작으로 80년대 OVA시장을 주름 잡고 있던 미소녀와 메카닉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의 테마로 삼아, 여기에 우주전함 야마토의 장중한 SF 드라마를 얹은 전형적인 오타쿠용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80년대 당시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던 이들 오타쿠들이 모여 오타쿠라는 편견을 벗어나기 위해 야심차게 만든 첫작품이 실패로 돌아가자, 결국 오타쿠들의 입맛에 맛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는 당시 아니메를 보는 시청층의 저변이 한정적이라는 문제도 있었지만, 과거 5~60년대를 풍미하던 도에이의 극장용 만화영화들이 70년대를 기점으로 쇠퇴한 후, 지나치게 일본적인 스타일(특히, 로봇물)에 아니메가 한정되면서 보편적인 감성을 잃어버린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아니메의 한계를 벗어나려 했던 가이낙스였으나 그들의 첫 시도인 왕립우주군 또한 보편적인 감성보다는 마니악한 측면이 강했고, 이로 인해 커다란 실패의 아픔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은 가이낙스의 초대 멤버로 왕립우주군에서 첫 작화감독을 맡았던 신예 안노 히데아키가 맡아 이례적으로 감독으로 데뷔한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30세로, 나우시카와 마크로스 등 불과 몇 작품에서의 작화스탭 경력이 전부였는데, 당시 안노와 동년배 중 감독으로 데뷔한 인물은 마크로스 극장판에서 25살의 나이에 공동감독으로 데뷔한 카와모리 쇼지 정도가 유명해졌을 뿐이다.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데뷔한 카와모리에 비해 안노는 다소 주목을 덜 받으며 등장했지만, 건버스터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가로서의 재능은 후일 카와모리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게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소녀와 메카닉, 그리고 SF 드라마라는 키워드를 접목한 건버스터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미 그런 작품은 당대에 넘치고 찰만큼 유행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안노는 이 기본 구도 위에 몇가지 색다른 시도를 첨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건버스터는 이전까지의 마크로스 아류작을 뛰어넘는 스타일과 매력을 겸비하게 된다. 우선, 특촬물에 근원을 둔 히어로와 괴수라는 대결구도는 리얼로봇으로 인해 경직되어버린 당대 로봇 아니메의 구도를 일신하는 새로운 참신함을 부여하게 된다. 울트라맨이라는 히어로가 아닌 버스터 머신이라는 로봇이 그 자리를 대체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버스터의 액션은 틀촬물의 히어로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스타일과 멋이 넘쳤다. 재미있는 것은 로봇의 내부 메커니즘은 리얼로봇의 그것에 근거한 하이테크놀로지적인 모습이었지만, 실제 로봇이 움직이고 싸우는 모습은 특촬물과 슈퍼로봇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모양새였던 것이다.

안노만의 감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건버스터의 초반부는 SF 액션물이 아닌 학원물을 연상시키는데 이 부분은 야마모토 스미카 원작의 '에이스를 노려라(1972)'의 구조를 그대로 패러디한 것으로, 주인공인 타카야 노리코는 에이스를 노려라의 주인공인 오카 히로미를, 학교의 히로인 아마노 카즈미는 류자키 레이카를, 코치 오오타 코이치로는 무나가타 진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렇게 소녀들의 경쟁을 다룬 학원물에서 본격적인 우주의 모험으로 넘어가는 전개를 취하면서 건버스터는 기존의 SF 액션물과는 다른 다양한 맛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한다. 안노의 패러디(내지 오마쥬)는 단순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작품의 곳곳에 드러나게 되는데, 오오타 코치의 바둑판에 부착된 전자계기판이나 우주전함 엑셀리온의 기관부 등 많은 부분에서 우주전함 야마토의 오마쥬를 확인할 수 있으며, 등장인물의 방에서 볼 수 있는 미야자키 아니메의 포스터나 만화잡지 등에서는 감독과 스탭들의 오타쿠적 취향마저도 느껴진다.

여기에 한가지 더, 건버스터는 정통 SF 이론을 접목하여 극의 또다른 흥미를 유발하게 되는데, 바로 광속과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시간이 더 느리게 흘러간다는 우라시마 효과의 도입이 그것이다. 아광속의 속도로 날아간 주인공들이 지구로 돌아왔을 때 그녀들이 겪은 시간은 불과 수개월이지만 지상에서는 이미 십수년이 흐른 뒤라는 이 설정은 단순한 극적 재미 이상의 의미를 작품에 부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초반부만 하더라도 다소 가벼웠던 극의 분위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무거워지는데, 이렇게 몇가지 과학적, 철학적 소재를 극에 적절하게 도입하고 활용하는 안노의 재능은 후일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에 이르러 만개하여 작품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과 해석, 추측과 가십을 낳는 매개로 발전하게 된다.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전형적인 SF 아니메의 특장점과 정통 SF적인 요소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지만 부정적인 요소 또한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불필요한 성적 표현과 노출이다. 버스터 머신에 탑승하는 여성 파일럿들의 복장이 에어로빅 유니폼인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듯. 여기에 이미 과거에 안노가 DAICON III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 선보였던 바스트 모핑(여성의 가슴이 흔들리는 모습을 묘사한 씬을 일컫는 용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든지, 필요 이상으로 목욕씬과 속옷 씬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80년대 OVA의 대표적인 상술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불필요하게 많아 극의 흐름을 끊는다. 이는 이 작품이 그럴듯한 테마와 중후한 설정으로 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상업적인 노선을 걷는 작품임을 증명하는 사례로, 이후 에반게리온을 위시한 여러 가이낙스 작품에서도 이러한 노선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을 하루히코 미키모토가, 메카닉 디자인을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맡고 있다는 것은 이 작품이 마크로스의 적자임을 증명하는 뚜렷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장귀병 MD 가이스트(1986)', '대마수격투기 강의 귀(1987)' 등에서 특촬물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메카닉을 선보인 오하타 코이치나, '프로젝트 A코(1986)'를 통해 미소녀와 SF를 그전과는 다른 형태로 접목시켰던 모리야마 유지, 스튜디오 비보 출신으로 당시에는 미완의 대기였던 쿠보오카 토시유키, 후일 특촬물 감독으로 성장하게 되는 가이낙스의 멤버 히구치 신지 등의 진용도 믿음직스럽다. 

작품은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간 제작비 역시 만만치 않았기에(제작비의 압박 때문이었는지 최종화에서는 채색이 되지 않은 콘티가 그대로 작품의 컷으로 사용되는 씬이 등장한다. 이는 에반게리온을 포함한 후대 가이낙스의 작품에 종종 엿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가이낙스의 재무상황은 더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가이낙스는 아니메 제작 외에 제작 하청과 컴퓨터 게임 등 닥치는 대로 수익사업에 매진하게 되니 이 때까지만 해도 가이낙스의 앞길은 어두운 터널 속이었다.



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2004), トップをねらえ2!


ⓒ GAINAX · TOP2 委員会


<정보>

◈ 원안/감독: 츠루마키 카즈야(鶴巻和哉)
◈ 감수: 안노 히데아키
◈ 각본: 에노키도 요지(榎戸洋司)
◈ 콘티: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 히라마츠 타다시(平松禎史) 外
◈ 캐릭터 디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버스터머신 디자인/퓨처 비주얼: 이즈나요시쯔네(いづなよしつね) / OKAMA
◈ 메카닉 디자인: 이시가키 쥰야(石垣純哉), 코야마시게토(コヤマシゲト) 外
◈ 작화감독: 사다모토 요시유키, 시바타 유카(柴田由香), 스시오(すしお), 니시고리 아츠시(錦織敦史) 外
◈ 3D 감독/CG 모델링: 나스 신지(那須信司) / Viewworks
◈ 미술감독: 가토 히로시(加藤浩)
◈ 음악/노래: 다나카 고헤이 / ROUND TABLE, ACKO
◈ 기획/제작: TOP2 제작위원회
◈ 제작사: 가이낙스, 반다이 비주얼, JVC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GAINAX · TOP2 委員会
◈ 일자: 2004.11.?? ~ 2006.0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가이낙스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제작된 건버스터의 후속편. 건버스터를 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부채에 허덕이며, 어두운 내일 밖에 보이지 않았던 가이낙스가 이제는 일본 아니메를 대표하는 제작 스튜디오가 되어 당당히 20주년 창립작품을 내놓는 모습은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바로 그 기념작이 그들의 최초 히트작인 건버스터라는 사실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20년이 흘러 아니메의 트렌드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로봇 아니메나 미소녀와 SF를 접목하던 트렌드는 모두 과거의 일이 되었으며, 가이낙스 스스로가 아니메의 흐름을 바꾸었던 에반게리온 이후의 아니메 부흥기를 지나 업계가 다시금 매너리즘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그리고 가이낙스 자신도 에반게리온 이후 로봇 아니메에서 손을 뗀 채 말랑말랑한 연애, 메이드물에 주력하고 있을 당시, 가이낙스의 새로운 도전이 이 20주년 기념작 '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2004, 이하 다이버스터)'에서 그 전조를 알렸다면 다소 과장된 표현일까.

후속편이라 하지만, 시대배경은 건버스터에서 무려 1만 5천년 후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조차도 작품의 초반부에서는 언급되지 않는다. 시대 배경도, 캐릭터도 완전히 상이한 모습과 전개인지라 후속편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색할 정도. 캐릭터 디자인은 가이낙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또 한명의 인물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맡았는데, 사다모토 특유의 슬림한 소녀적 취향에, 가이낙스의 만화영화적 표현이 접목되어 비주얼은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그것은 레트로풍의 슈퍼로봇스러운 매력을 진하게 풍기는 버스터 머신들도 마찬가지. 슈퍼로봇스러운 모습을 간직했지만 그 내부 메커니즘에서는 리얼로봇과 정교한 변신합체로봇의 컨셉을 간직했던 건버스터와 달리 다이버스터는 과거 비현실적인 변신합체 컨셉을 보여준 겟타로보와 같은 뉘앙스가 느껴진다. 건버스터라는 타이틀을 떼고 보면 오히려 이러한 다이버스터의 모양새는 근 몇년간의 가이낙스적 취향에 근접해 있다 하겠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다이버스터는 건버스터의 후속이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특히, 라스트에서 건버스터의 히로인인 노리코를 맞이하는 라르크와 지구의 모습은 과거 건버스터에서 인류를 구하고 1만5천년 후의 시간으로 튕겨나가버린 히로인 노리코와 카즈미의 엔딩을 그들의 관점이 아닌 그들을 맞이하는 지구인의 관점으로 바라본 모양새다. 이러한 결말은 상당히 극적인 재미를 작품에 부여하는데, 이로 인해 다이버스터는 종장에 이르러 건버스터의 후속임을 완벽하게 관객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애초에 다이버스터의 각본은 엔딩부터 거꾸로 써졌다는 후문이 있다)

ⓒ GAINAX · TOP2 委員会

레트로풍의 슈퍼로봇적 컨셉과 더불어 본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또하나의 비주얼적 매력은 속칭 '카나다버스'라 불리는 다이나믹한 화면처리 기법에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일본 아니메업계의 전설적인 작화가 카나다 요시노리가 창안한 이 기법은 같은 액션장면도 보다 더 역동적으로 묘사할 수 있어 이를 통해 다이버스터의 액션을 거대한 스케일과 함께 실로 과장과 함축이라는 만화영화의 특성이 십분발휘된 영상미를 관객에게 선사하게 된다.

다만, 주제의식이나 여러면에서는 원작에 비해 신선도나 깊이는 부족하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역동적인 화면은 과거의 슈퍼로봇을 가이낙스적인 것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모자람이 없었지만, 20주년 기념 스페셜 작품답게 다소 이야기에는 무리함이 따른다고나 할까. 이는 과거와 달리 지나치게 소년, 소녀들 위주로 진행되는 드라마 구조의 한계이며, 동시에 작금의 아니메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이버스터의 여러가지 시도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카나다버스에 입각한 감각적인 영상미와 뜨거운 열혈과 근성, 그리고 통쾌하면서도 극적인 이야기 구조는 그로부터 3년 뒤 가이낙스의 또다른 작품에 이르러 진정한 결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참고 사이트>

[1] トップをねらえ!, Wikipedia Japan
[2] トップをねらえ2!, Wikipedia Japan
[3] トップをねらえ! (1988), allcinema.net
[4] トップをねらえ!2 (2004~2005), allcinema.net
[5] 톱을 노려라!, 위키피디아
[6] 톱을 노려라!,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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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 (1989),
機動戦士 ガンダム 0080 ポケットの中の戦争 / Gundam 0080 War in the Pocket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야다테 하지메(矢立肇)
◈ 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高山文彦)
◈ 구성/각본: 유우키 쿄스케(結城恭介) / 야마가 히로유키(山賀博之)
◈ 콘티: 타카야마 후미히코, 사토 쥰이치(佐藤順一)
◈ 연출: 타카마츠 신지(高松信司), 요코야마 히로유키(横山広行)
◈ 캐릭터 디자인: 하루히코 미키모토(美樹本晴彦)
◈ 디자인 웍스: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 메카닉 디자인 협력: 아키타카 미카(明貴美加) 外
◈ 작화감독: 쿠부오카 토시유키(窪岡俊之), 카와모토 토시히로(川元利浩) 外
◈ 메카 작화감독: 이와타키 사토시(岩瀧智)
◈ 미술감독: 이케다 ?(池田繁)
◈ 음악/노래: 카시부치 테츠로(かしぶち哲郎) / 시이나 메구미(椎名恵)
◈ 기획/프로듀서: 선라이즈 / 우치다 켄지(内田健二), 타카시나 미노루(高梨実)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9.03.2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전쟁
◈ 구분/등급: OVA(6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지구연방군과 지온공국의 일년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무렵, 지구연방군이 북극에서 신형 건담을 개발하고 있다는 첩보가 지온공국에 입수된다. 지온공국 돌격기동군 소속 특수부대인 사이클롭스 부대가 개발된 신형 건담의 파괴작전을 위해 투입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신형건담을 실은 셔틀은 우주로 날아오르고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지온군은 이후 첩보를 수집하여 신형 건담이 사이드 6의 리보 콜로니에 있음을 포착, 사이클롭스 부대에게 신형 건담의 탈취/파괴 작전인 루비콘 작전의 실행을 지시한다. 하지만 이는 표면상의 목적일 뿐, 루비콘 작전에는 모종의 음모가 내재되어 있었다.

한편, 루비콘 작전을 위해 리보 콜로니에 투입된 사이클롭스 부대의 신병 버나드 와이즈먼(애칭 버니)은 콜로니에 사는 초등학생 소년 알프레드 이즈루하(애칭 알)와 우연치 않게 만나게 된다. 자신의 자쿠를 알에게 들킨 버니는 자신의 정체와 자쿠에 대해서 비밀을 지키는 조건으로 알에게 지온군 계급장을 건네 준다. 어느덧 버니와 알은 친형제처럼 가까워지게 되는데...


<소개>

ⓒ SOTSU • SUNRISE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를 통해 토미노가 창조해 낸 건담 월드는 사실상의 종언을 고했다. 시리즈를 이끌던 영원한 주인공이자 라이벌인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의 퇴장만큼 확실한 피날레는 없었지만, 스토리의 종결과는 별개로 이미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건프라와 관련 상품들로서는 계속적으로 새로운 추진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만약, 건담을 통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스폰서 반다이에게 건담을 대체할 회심의 브랜드가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수많은 리얼로봇 아니메의 프라모델들은 나름의 매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건프라 만큼의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고, 더 이상의 트렌드를 만들어내지 못한체 건담 시리즈보다 먼저 소멸되어버린 뒤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과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의 연이은 실패를 통해 리얼로봇의 시대가 저물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던 반다이와 선라이즈로서는 후속 건담 시리즈를 TV로 기획하는 것에는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로 인해 당시 대안 미디어로 각광받고 있던 OVA로의 기획이 자연스레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건담 시리즈가 OVA로 제작되는 것도 상당히 화제거리였지만, 당시 팬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건담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토미노 요시유키가 이 신시리즈에서 아예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토미노 감독이 빠진 최초의 건담 시리즈, 그것이 바로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1989)'이다.
 
새로운 시리즈답게 스탭들 역시 기존의 멤버들에서 새로운 멤버들로 일신하게 된다. 그것은 이 신 건담 시리즈가 OVA라는 저예산 작품으로 제작되는 상황이 한몫을 했을지 모르겠는데, 먼저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1982)'에서 연출파트를 맡았던 타카야마 후미히코가 감독으로 낙점받게 된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제작한 탑 크래프트 출신으로, 당시 프리랜서였던 타카야마 감독은 외부와의 접촉을 지나치게 싫어하는 괴팍한 성격으로 업계에서도 기인으로 취급받고 있었는데, 마크로스에서의 연출력을 높게 평가한 반다이와 선라이즈의 의견일치로 인해 은둔생활에서 벗어나 토미노가 빠진 건담호의 선장으로 오르게 된다. 로봇물에 대한 짙은 회의를 품고 있던 그였지만 건담 시리즈 이후로 '초시공세기 오거스 02(1993)', 'WXIII 기동경찰 패트레이버(2001)', '라제폰(2002)' 등 완성도 높은 로봇물을 계속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토미노 감독과 같은 길을 걸었다고도 할 수 있다.

가이낙스의 설립멤버로 마크로스 TV 시리즈에 참가하기도 했으며,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를 통해 감독과 각본가로 데뷔한 야마가 히로유키의 참여도 인상적이다. 또한, 마크로스의 정체성을 설립한 캐릭터 디자이너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참여는 본작이 이전의 건담 시리즈와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구별되는 중대한 포인트이기도 했다.(개인적으로 하루히코의 캐릭터는 건담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는데, 그와는 별개로 하루히코는 이후 많은 건담 소설과 코믹스 등에서 일러스트를 맡으며 꾸준히 건담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들 주요 스탭들이 마크로스라는 공통 키워드로 묶여 있는 점은 흥미롭다. 건담의 영향을 받고 자라난 신세대들이 만든 마크로스, 그 마크로스의 스탭진들이 건담을 만든다는 것은 당시 아니메 업계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메카닉 디자인은 더블제타 건담 이후로 건담의 대표적 메카닉 디자이너로 자리를 굳힌 이즈부치 유타카가 맡았다. 이전작까지만해도 자신의 스타일보다는 건담의 원 디자인 철학을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던 이즈부치는 본작에서는 좀 더 자신의 스타일을 담아낸 MS들을 선보이게 된다. 특히, 독일 밀리터리 마니아인 이즈부치의 취향을 그대로 담아낸 MS 캠퍼는 여타의 MS와는 상당히 다른 모양새로, 오히려 그가 디자인을 맡았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 시리즈의 레이버와의 유사점이 더 많은 기체이기도 하다. 

새로운 건담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모빌슈트와 뉴타입이라는 전통적인 건담 시리즈의 테마에서 벗어나 있다. 신형건담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콜로니에 잠입한 지온의 신병 버니는 우연치 않게 콜로니의 초등학생 알과 만나 친분을 쌓으며 첩보활동을 계속한다. 알은 버니가 지온군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아직 어린 소년인지라 그것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여기에 건담의 테스트 파일럿으로 참가한 크리스티나가 우연치 않게 알을 통해 버니를 알게 된다. 알은 둘의 신분을 서로에게 얘기하지 않고서 이 좋은 만남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크리스티나와 버니는 서로의 신분을 모른채 조금씩 호감을 품게 된다.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로 가까워지는 안타까운 구도는 결국 마지막 파국을 향한 일종의 복선이라 하겠다.

전쟁 속에 피어나는 이 묘한 상황은 전통적인 건담 시리즈보다는 오히려 마크로스 시리즈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주인공인 이들 셋의 관계도 관계이지만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모빌슈트 간의 전쟁묘사나 뉴타입과 같은 거창한 주제 대신 좀 더 드라마적인 흐름을 타고 있으며, 등장인물 역시 이제까지 우리가 건담 시리즈에서 알아온 인물들이 모두 배제된 전혀 새로운 인물들로 이는 정통 건담 시리즈의 세계관 내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사이드 스토리였던 것이다. 건담 0080에서 보여준 이야기는 상당히 노련하면서도 만화영화의 수준을 넘어선 극적 긴장감과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로 인해 모빌슈트나 뉴타입이 사실상 극의 중심축에서 멀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상당한 임팩트와 여운을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토미노 감독이 빠졌음에도, 리얼로봇의 파워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얻은 이 호응은 반다이와 선라이즈에게 건담 시리즈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가져다준 것이었다. 이로 인해 표류하던 건담 호는 다시금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또한번의 출항을 시작하게 된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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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전기 (1989), ヴイナス戦記 / Venus Wars


ⓒ ヴイナス戦記製作委員会


<정보>

◈ 원작/감독/캐릭터 디자인: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
◈ 각본: 야스히코 요시카즈, 사사모토 유이치(笹本祐一)
◈ 작화감독: 카미무라 사치코(神村幸子)
◈ 메카닉 작화감독: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
◈ 작화감독 보조: 카와모토 토시히로(川元利浩), 나카 모리푸미(仲盛文)
◈ 메카닉 디자인: 고바야시 마코토(小林誠), 요코야마 코우(横山宏)
◈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小林七郎)
◈ 음악: 히사이시 조(久石譲)
◈ 프로듀서: 쿠라타 유키오(倉田幸雄)
◈ 제작사: 반다이 비주얼, 쇼치쿠, 각켄
◈ 저작권: ⓒ ヴイナス戦記製作委員会
◈ 일자: 1989.03.11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때는 21세기, 거대한 얼음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이 금성에 충돌한다. 거대한 운석의 충돌로 뜨겁던 금성의 대기는 시원해지고, 소행성을 이루고 있던 거대한 얼음이 녹아 금성에 거대한 바다를 형성하게 된다. 지축은 기울고 자전속도가 변화하면서 금성은 인간이 살 수 있는 땅으로 변하게 된다. 금성으로의 이주가 시작된지 어언 반세기, 비너스(금성)는 거대한 두 세력인 이슈탈과 아프로디아로 갈라져 전쟁과 반목을 거듭하게 된다.   

아프로디아 출신의 히로키 세노오(애칭 히로)는 이민 4세 소년으로, 오토바이 경기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히로가 참가한 오토바이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이슈탈의 전면공격이 시작되면서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금성력 72년 3월 7일, 이슈탈의 정예 101 기갑부대의 기습으로 아프로디아의 수도 이오가 하루만에 점렴되고 만 것이다. 이슈탈의 침공으로 목적없던 히로의 삶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데...


<소개>

각켄(학연, 학습연구사의 줄임말)사의 소년만화잡지 '월간 코믹 NORA'를 통해 연재되었던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대작 극장 아니메. 원작자인 야스히코 본인이 직접 감독과 각본, 캐릭터 디자인에 참여하여 작품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크러셔 죠(1983)', '거신 고그(1984)', '아리온(1986)'부터 이 비너스 전기에 이르기까지 야스히코는 감독을 맡는 작품마다 원작부터 각본, 작화, 연출에 이르는 다방면에 역량을 발휘하는데, 이는 당시 그의 라이벌이라 일컬어지던 미야자키 하야오를 어느 정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야스히코 스스로도 미야자키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소외하고 있으며, 건담의 두 창조자인 토미노 요시유키와 야스히코 요시카즈 모두 미야자키에게 경외심과 라이벌 의식, 그리고 일종의 트라우마를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한다.

작화면에서는 단연 80년대 극장 아니메들 중 탑 클래스에 위치하는 작품으로, 아리온에 참가하기도 했던 카미무라 사치코가 작화감독을 맡아 야스히코의 캐릭터들을 훌륭하게 그려내고 있다. 카미무라는 '시티헌터' 시리즈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적이 있으며, 계속된 야스히코의 영향 때문인지 극장 아니메 '시티헌터 베이시티 워즈 / 백만달러의 음모(1990)'에서는 야스히코의 필체가 느껴지는 캐릭터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외에도 아리온부터 애니메이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카와모토 토시히로가 본 작품에서는 작화감독보조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카미무라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이지만 야스히코 휘하에서 일해온 덕분인지 '기동전사 건담 0083(1991)'이나 '카우보이 비밥(1998)' 등 카와모토의 초창기 대표작들은 알게 모르게 야스히코가 그려온 캐릭터들과의 동질감이 느껴진다.

원작과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메카닉 디자인이다.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 이후로 유명세를 탄 고바야시 마코토도 참여하고 있지만, 마쉬넨 크리거(Ma.K) 브랜드로 프라모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이기도 한 모델러 겸 메카닉 디자이너 요코야마 코우의 참여로 인해 극장판의 메카닉들은 밀리터리적인 감성과 SF적인 스타일이 혼재한 독특한 느낌의 메카닉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후일 선라이즈를 대표하는 메카닉 작화감독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성장하는 사노 히로토시의 메카닉 작화가 뒤를 받침하여 작화의 수준만 놓고 보면 근래의 CG 애니메이션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세밀함과 정밀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일본 아니메의 대표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와, 미야자키의 파트너와도 같은 히사이시 조 음악감독의 참여는 대작 극장 아니메에 어울리는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히사이시 조는 아리온에 이어 두번째로 야스히코와 호흡을 맞추었다.

SF를 표방하고 있지만, 비너스 전기는 전쟁 드라마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금성의 패권을 둘러싼 전쟁과 그 소용돌이에 휩싸인 주인공과 사람들의 이야기. 어떤 면에서 이러한 부분은 야스히코의 출세작인 '기동전사 건담(1979)'과의 데자뷰가 느껴진다. 로봇이 등장하지 않을 뿐, 우연치 않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나 적대 세력간의 권모술수와 헤게모니 싸움이 그려지고 있는 부분 등은 확실히 건담의 영향 아래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듯. 다만, 원작의 흐름은 다소 건조하고 드라마틱함이 부족하여 마치 다큐멘터리 전쟁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실제 코믹스를 보면 입신의 경지에 이른 작화에 비해 이야기는 다소 흡입력이 떨어지는 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부분은 극장 아니메의 흥행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아니메 팬들만을 위하는 듯한 비너스 전기의 마니악한 스토리는 당시의 극장 아니메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일본의 아니메 시장은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기침체와 맞물려 투자 감소라는 악재를 맞이하고 있었고, 건담 이후 10년 가까이 지속된 하드 SF 장르 역시 그 생명력을 잃어가던 시기였던 것이다. 대외적인 여건도 좋지 않았지만, 스토리텔러로서 야스히코의 능력이 그가 가진 절세의 작화력에 비해서 떨어지는 것도 문제였다. 거대한 세계관을 구성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창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원작을 맡은 작품들은 밋밋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것이 야스히코의 작품과 미야자키의 작품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했다. (다만, 신들은 공평했기에 스토리텔러로서 야스히코를 능가한 미야자키는 결코 작화에서는 야스히코를 능가할 수 없었다. 야스히코의 캐릭터/작화와 미야자키의 스토리/장면구성이 힙을 합칠 기회가 있었다면 어떤 놀라운 작품이 나올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부분이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극장 아니메는 흥행에 참패했다. 야스히코는 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자각하고 아니메 업계를 떠나게 되고, 연재 중이던 코믹스마저 완결을 보지 못한 체 지금에 이르르고 있다. 아니메의 전성기를 이끌던 대가의 퇴장은 80년대 후반에 시작된 아니메의 침체기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우연을 보여준다.

ⓒ ヴイナス戦記製作委員会



<참고 사이트>

[1] ヴイナス戦記, Wikipedia Japan
[2] Venus Wars, AN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ヴイナス戦記製作委員会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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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스타 스토리 (1989), ファイブスター物語 / Five Star Stories


ⓒ 永野護 · 角川書店


<정보>

◈ 원작: 나가노 마모루(永野護)
◈ 감독: 야마사키 카즈오(やまざきかずお)
◈ 각본: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유키 노부테루(結城信輝)
◈ 메카닉 작감/메카닉 디자인 협력: 모토이기 히로아키(本猪木浩明) / 아키타카 미카(明貴美加)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金子英俊)
◈ 음악/노래: 아사카와 토모유키(朝川朋之) / 나가야마 요코(長山洋子)
◈ 기획/제작: 타미야 타케시(田宮武) /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
◈ 프로듀서: 우에다 마스오(植田益朗)
◈ 제작사: 카도카와 서점, 선라이즈
◈ 저작권: ⓒ 永野護 · 角川書店
◈ 일자: 1989.03.11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이스터, 웨스터, 서전드, 그리고 노오스, 4개의 태양계로 구성된 조커 태양성단에는 현재 수많은 국가들이 난립해 있다. 행성 델타베룬을 지배하는 연합국인 A.K.D(Amateras Kingdom Demesnes),  행성 쥬노의 왕정국가 콜러스, 캘러미티를 지배하는 필모어 제국, 보오스 행성의 연합국가 하스하 연합공화국 등등... 동시에 그곳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인간형 거대 전투병기 모터 헤드와 조종사인 헤드라이너, 그리고 그들의 파트너인 파티마들이 싸움을 펼치는 무대이기도 하다. 파티마, 그것은 인공생명체로서 모터 헤드와 헤드라이너 사이에서 모터 헤드를 보다 더 쉽게 컨트롤하기 위해 태어난 여성형 컴퓨터 안드로이드이다. 그러나 그녀들의 몸 속에는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고, 모습 역시 보통의 여성과 다를 바가 없었다.

성단 최고의 천재 과학자인 크롬 발란셰는 이 때까지 모두 44명의 파티마를 창조해낸 전설적인 파티마 마이트로, 그가 최후에 만들어 낸 세 명의 파티마는 후일 조커 성단의 미래를 좌우할 가공할 힘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아트로포스, 라키시스, 클로소로 알려진 이들 세자매는 운명의 3여신이라 불리웠으며, 이중 둘째인 라키시스는 조커 성단의 창조주이자 A.K.D의 지배자인 아마테라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으니, 그것은 조커 성단 전체에 있어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자 4개의 태양계 전체를 전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할 슬픈 운명의 서막이기도 했다.

때는 성단력 2988년, 역사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극장판 프롤로그 해설 일부 참조)


<소개>

선라이즈의 애니메이터 출신이었던 나가노 마모루가 카도카와 서점의 아니메 잡지 뉴타입을 통해 연재했던 코믹스 '파이브 스타 스토리(Five Star Stories, 이하 FSS)'를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1986년 4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코믹스는 25년이 흐른 2011년 현재 단행본으로 12권까지 발간된 채 여전히 그 완결을 알 수 없는 초장기 연재 작품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그나마 1, 2년 단위로 발간되던 단행본은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3년의 시간이 걸리게 되었고, 2006년 12권이 발간된 이후로는 5년째 연재가 멈춰선 상태로, 이는 워낙 괴팍하고 개성이 강한 원작자도 원작자이지만,(비디오 게임에 빠져 연재가 더디어졌다는 소문도 있다) 수만년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와 수많은 국가, 거기에 수많은 등장인물과 파티마들, 그리고 인간형 병기 모터헤드들에 대해 일일이 세세한 설정과 디테일이 부여되고 있기에 물리적으로도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괴이한 성격의 작가 덕택에 설정이 안드로메다급으로 복잡해진 부분이 있기는 하다)

나가노 마모루가 워커홀릭이라면 모를까, 대개는 이렇게 거대한 설정을 부여한 뒤에는 작가 스스로 그 무게에 짓눌려 연재가 더디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나가노는 FSS 연재 중에 종종 다른 작품들에도 손을 대었으나 대부분은 완결을 보지 못한 채 중단하게 된다.) FFS의 경우는 엄청나게 더딘 연재속도 덕에 몇 년 전의 설정이나 인물들을 나가노 본인도 잊어버린 채 작품을 연재한 뒤 이를 보충하는 별개의 설정을 만들어내기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권당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수는 대하 역사소설이나 김용의 무협소설에 비견될 만큼 많으며, 독자도 독자지만 창조해내는 작가조차 헛갈릴 정도로 많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수많은 인물들에게 일일이 설정을 부여한 작가의 디테일은 혀를 내두를 지경인데, 패션감각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나가노에 의해 창조된 다채로운 코스튬들은 미학적으로도 다른 만화가들의 그것을 상회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하나의 컷에 들어가는 노력 또한 다른 만화에 비해 수 배가 넘는다. 

FSS는 가상의 세계인 조커 성단을 배경으로 하여 이스터, 웨스터, 서전드, 노오스의 4개 태양계에 위치한 수많은 나라들과 각 나라들의 다채로운 등장인물, 그리고 그 중에서도 모터헤드 조종사인 헤드라이너와 그들의 파트너인 여성형 안드로이드 파티마가 이야기의 중심에 서있다. 여성형 안드로이드로 작품의 주요 테마이기도 한 파티마의 경우는 보통의 여성과 다를 바 없는 외모를 갖고 있지만 영원히 늙지 않고 주인인 기사의 파트너로 봉사한다는 점에서 은연중에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로 인해 벌어지는 그녀들의 갈등과 번민을 작품 속에 그리고 있기에 단순히 흥미 위주로 그치지는 않았다.) 작품의 주인공 중 한명인 아마테라스의 경우에는 일본의 신화에 등장하는 최고의 신으로 본 작품에서도 역시 조커 성단의 창조주로 등장하고 있는데, 아마테라스가 원래 여신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FSS의 아마테라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여자로 착각할 미모로 그려지고 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이 캐릭터들이 상당히 길고 슬림한 모델과 같은 체형으로 그려지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나가노의 여성스러운 미학관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나 파티마들의 속옷까지 디자인하고 계셨으니 뭐...)

애니메이터로서 활약하던 시절, 선라이즈의 작품에서 보여준 나가노의 메카닉적 재능은 본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그가 메카닉 디자이너 겸 설정 디자이너로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던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중전기 엘가임(1984)'과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캐릭터는 엘가임에서 모티브를 받은 것으로 보이며, 엘가임의 인간형 병기 헤비메탈(HM)은 FSS의 모터헤드(MH)와 거의 같은 컨셉을 보여주는데, HM과 MH로 양 작품의 인간형 병기의 명칭이 대칭되는 것도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으로 추측된다. 실제 나가노는 엘가임의 펜타고나 월드와 FSS의 조커 성단을 같은 세계관에 묶어서 이야기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로 인해 FSS보다 나중의 시대로서 펜타고나 월드가 등장하며, 이 시기에는 파티마의 제조방법과 같은 구시대의 기술이 많이 사라졌다는 설정이 부여된다. 다만, 더딘 연재 속도로 이러한 계획이 언제쯤 반영될지는 미지수이며, 그나마 연재 중 잦은 설정 추가와 번복으로 원작자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FSS의 세계관이니만큼 앞으로의 방향은 미지수라 하겠다.

엘가임 뿐만이 아니라 엘가임 이후 그가 참여한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서 그가 제출한 메카닉들도 후일 상당수가 FSS에 쓰이게 된다.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그가 그려낸 메카닉들은 너무도 세밀한 디테일을 갖고 있어 당시 기술력으로는 프라모델로서의 상품화가 용이하지 않았고,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제타 건담에서 중도 강판 당하는 사건을 겪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나가노가 제출했던 상당수의 MS 디자인들은 FSS의 모터헤드에 적용되었고, 이 모터헤드들은 후일 상품화가 불가능할 것 같던 프라모델로 등장하여 놀라운 디테일을 선보이기도 한다. 작품의 이야기적 완성도를 차치하고서라도, 캐릭터와 코스튬, 메카닉 등 작품 전반에 걸쳐 나가노가 보여준 치밀한 디테일과 설정은 범인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 하겠다.

카도카와의 만화잡지 뉴타입 부록 FSS 극장판 100% 콜렉션. ⓒ 角川書店

극장 아니메는 FSS의 단행본 1권에서 2권까지의 이야기인 '운명의 3여신 파트1, 라키시스'를 기본으로 66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중편 아니메로 제작되었다. 감독은 애니메이터 출신으로 '시끌별 녀석들 3 Remember My Love(1985)', '시끌별 녀석들 4 Rum the Forever(1986)' 등을 통해 연출파트로 자리를 옮긴 야마자키 카즈오가 맡았다. 유키 노부테루가 맡은 캐릭터는 나가노의 독특한 캐릭터를 극장 아니메라는 성격에 맞게 변주한 최고의 선택으로, 유키 특유의 미적감각이 더해지면서 다소 괴기스러운 나가노의 캐릭터들은 보다 더 매력적인 생명력을 부여받기에 이른다.

카도카와 극장 아니메답게 하이 퀄리티의 영상미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특히 라스트 클라이막스에 등장하는 성단 최강의 모터헤드 나이트 오브 골드의 등장씬은 본작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하는 씬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방대한 설정과 수습이 불가능한 원작의 성격상 극장 아니메는 애초부터 많은 것을 담으려 하지 않고 초반부의 이야기만을 갖고 작품을 구성하게 되는데, 그 결과 원작의 스토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점에서는 비약이 심하지 않은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아무래도 서장에 불과한 초반부의 스토리가 극적인 효과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한계 역시 가지고 있었다.



<참고 사이트>

[1] ファイブスター物語, Wikipedia Japan
[2] ファイブスター物語 (ストーリーズ) (1989), allcinema.net
[3] 파이브 스타 스토리,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永野護 · 角川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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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아이 고쿠 (1989), Midnight Eye ゴクウ


ⓒ 寺沢武一 · A-GIRL


<정보>

◈ 원작: 테라사와 부이치(寺沢武一)
◈ 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테라사와 부이치-1부, 나카니시 류조(中西隆三)-1,2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1부, 하마사키 히로츠구(浜崎博嗣)-1,2부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오카무라 텐사이(岡村天斎)-1부,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2부
◈ 미술감독/배경: 야마카와 아키라(山川晃)-1부, 오제키 리쿠오(小関睦夫)-2부 /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노래: 타케가와 유키히데(タケカワ ユキヒデ), KAZZ TOYAMA / 카츠라기 유키(葛城ユキ)
◈ 제작: 도에이 비디오-1,2부, 스코라/테라사와 프로덕션-2부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寺沢武一 · MADHOUSE
◈ 일자: 1989.01.27, 1989.12.22
◈ 장르: SF, 성인, 액션
◈ 구분/등급: OVA (2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시놉시스>

서기 2014년의 도쿄시티. 두번의 대지진을 겪은 도쿄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 하이테크놀로지의 도시로 재탄생하였다. 전직경찰 출신인 후린지 고쿠는 이 도시의 뒷세계에서는 제법 유명한 사립탐정. 하지만, 근래 들어 고쿠의 경찰시절 동료들이 하나둘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부분 자살로 잠정 결론이 나지만 고쿠는 이를 믿지 않고 나름의 수사를 계속하려 한다. 고쿠는 예전 동료인 여형사 야부키 요코를 찾아 동료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물어보고 그들이 모두 하쿠류 겐지라는 무기 상인과 얽혀 있음을 알게 된다. 

함께 하쿠류 겐지 소유의 빌딩으로 향하던 고쿠와 요코는 감시를 서고 있던 두명의 형사가 투신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이제 겐지 수사팀에는 요코만이 유일한 생존자, 동료들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고쿠는 겐지의 빌딩에 직접 잠입을 시도하는데...


<소개>

'우주해적 코브라'를 집필한 만화가 테라사와 부이치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코믹스는 1987년부터 '코믹버거(現 코믹버즈)'를 통해 연재되었으며, 단행본으로는 단 4권만 발간되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신의 눈'이라 불리는 초소형 컴퓨터를 왼쪽에 눈에 장착한 사립탐정 고쿠를 주인공으로 한 하드보일드 액션물인데, 테라사와의 출세작 코브라와 비교하여 전반적으로 비슷한 취향의 작품이지만 묘사나 표현이 이전보다 더 성인취향에 맞게 조정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시리어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하겠다. 주인공의 이름이 고쿠(한국어로는 오공)인 것은 그가 사용하는 무기가 여의봉처럼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애초에 손오공을 모티브로 해서인지 헤어스타일에서도 어딘지 모르게 원숭이의 머리모양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테라사와 본인이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테즈카 오사무의 제자였기 때문일까. 테즈카의 직계제자인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코브라에 이어 고쿠는 테즈카의 또다른 제자 린 타로의 제자이기도 한 카와지리 요시아키와 매드하우스가 제작을 맡는다. 서양 SF적인 뉘앙스를 가진 코브라를 일본적인 아니메라마 스타일로 재해석했던 데자키 오사무와 달리, 카와지리는 테라사와의 서구적인 센스를 가져와 자신의 B급 컬트 액션 스타일과 접목시킨다. 이미 '요수도시(1987)'와 '마계도시(1988)' 등을 통해 보여주었던 카와지리 만의 독특한 감각이 개인적으로는 데자키-테라사와의 조합보다는 더 나은 듯한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쿠는 그렇게 걸출한 작품은 아니다. 다만, OVA로서 그리고 B급 하드보일드 액션물로서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 寺沢武一 · A-GIRL

본작의 캐릭터 디자인에는 카와지리 외에도 하마사키 히로츠구가 참여하는데, 타츠노코 출신으로 87년에 매드하우스로 자리를 옮긴 그는 마계도시 원화로 카와지리와 인연을 쌓은 뒤 바로 고쿠에서부터 카와지리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올라서게 되며, 카와지리의 차기작 '사이버시티 OEDO 808(1990)', '철완 BIRDY(1996)', '뱀파이어 헌터 D(2001)' 등에서도 활약하게 된다. 캐릭터 디자인보다는 메카닉 디자인 쪽의 스탭들이 더 놀라운데, 우선 1부의 메카닉 디자인과 작화를 책임진 오카무라 텐사이는 후일 '울프스 레인(2003)', '흑의 계약자(2007, 2009)' 등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탑 클래스 연출가로 성장하게 되며, 2부에서 메카닉을 맡게 되는 사노 히로토시는 '기동전사 건담 0083(1991)', '기동무투전 G건담(1994)',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 '라제폰(2002)' 등에서 멋진 그림을 선보이는 일류 작화가로 대성하게 된다. 이외에도 모리모토 코지나 오가 카즈오와 같은 초특급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하여 기대 이상의 탄탄한 작화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원작의 느낌에 비교적 충실하게 재현하려 했는지 앞선 두 작품에서 보여졌던 카와지리 감독만의 하드고어한 느낌은 다소 완화된 느낌으로, 완성도나 재미는 평균 이상의 작품이다. 특히, 눈에 장착된 초소형 컴퓨터로 모든 자료를 수집, 검색, 판독한다든지, 컴퓨터로 동작하나는 전세계의 모든 전자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CPU와 운영체제,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장착되는 요즘의 세상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는 점에서 설정은 다소 황당하더라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코브라가 스타워즈적인 느낌이었다면, 본 작품은 007에 가까운 모양새라고 할 수 있을 듯.


<참고 사이트>

[1] ゴクウ, Wikipedia Japan
[2] MIDNIGHT EYE ゴクウ(1989), allcinema.net
[3] MIDNIGHT EYE ゴクウ II(1989), allcinema.ne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寺沢武一 · MADHOU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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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외전, 우리가 정복하는 것은 별의 대해 (1988),
銀河英雄伝説外伝, わが征くは星の大海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원작: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
◈ 감독/연출: 이시구로 노보루(石黒昇) / 사카이 아키오(さかいあきお)
◈ 각본: 슈도 타케시(首藤剛志)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오쿠다 마츠리(奥田万つ里)
◈ 메카닉 디자인: 카토 나오유키(加藤直之), 스튜디오 누에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金子英俊)
◈ 제작/프로듀서: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타카 히데노리(多賀英典) / 타하라 마사토시(田原正利) 外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88.02.06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서기 2801년, 태양계 제3행성인 지구로부터 알데바란계 제2행성 테오리아로 무대를 옮겨 은하연방을 설립한 인류는 그해를 우주력 1년으로 삼아 우주로의 영토 확장을 개시한다. 아공간 도약항법과 중력제어라는 기술을 손에 넣은 인류는 끝없이 우주로 진출하였고 때는 바야흐로 인류 최고의 번성시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이백여년 동안 번성을 거듭하던 인류는 어느 순간 극심한 피로와 권태에 빠지게 된다. 과학기술은 정체되고 개발은 중지되었으며, 인류의 생활은 퇴폐와 향락에 찌들게 된다. 그리고 오랜 세월 인류의 정치이념이던 민주 공화주의가 타락할 즈음, 한 사나이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니 그가 바로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었다.

뛰어난 군인으로 혁혁한 무훈을 세우며 국민들의 인기를 얻게 된 그는 약관 28세의 나이에 정계로 진출, 정치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선보이며 국민들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거침없이 정상을 향하던 그는 결국 우주력 310년 은하제국을 설립하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이것이 바로 은하제국의 시작이자 제국력 1년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루돌프가 보여준 달콤한 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강력한 독재정권을 수립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열악 유전자 배재법'이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법을 수립, 사회적 약자들과 장애인들을 사회에서 배재시키기 시작한다. 마침내 골덴바움 왕조의 공포정치가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골덴바움 왕조의 피도 눈물도 없는 탄압이 계속되던 제국력 164년, 알타이 성계에 유배되었던 공화주의자들은 알레 하이네센의 인도 하에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제국의 감시를 벗어나 길고 긴 여정에 오른다.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여정 끝에 이들이 당도한 곳은 제국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바라아트 항성계. 제국력 218년, 우주력 527년 마침내 은하제국의 철권통치에 반대하는 이들의 새로운 민주 공화국이 우주에 탄생하니 이것이 바로 자유행성동맹이다.

그로부터 수세기 뒤인 우주력 8세기말, 제국력 5세기말,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던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하니 은하제국 몰락귀족 가문 출신으로 전쟁의 천재라 불리는 라인하르트 폰 뮤젤과 자유행성동맹의 젊은 장교로 후일 (전쟁의) 마술사로 불리게 되는 지략가 얀 웬리라는 두 젊은이들의 등장이 그것이었다. 이들의 등장과 함께 은하계의 역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소개>

타나카 요시키의 SF 소설로서 일본 SF 문학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인 장편소설 '은하영웅전설(1981, 이하 은영전)'을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원작소설은 라이트노벨이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고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지만 장중한 서사와 대하소설을 방불케 하는 스케일은 라이트노벨의 범주를 넘어서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만 총 1500만부라는 누적 판매고를 올렸으며, 흡사 역사소설을 연상시키는 듯한 장중한 문체, 가상의 인물들의 모략과 권모술수, 삼국지를 연상시키는 천재 전략가들의 지략과 전술은 놀라운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텍스트의 묘사만으로도 살아 숨쉬는 매력을 선보인 금발의 천재 전략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불패의 마술사라 불리는 희대의 전략가 얀 웬리, 제국의 쌍벽 볼프강 미터마이어와 오스카 폰 로이엔탈, 장미기사단의 바람둥이 연대장 발터 폰 센코프와 격추왕 올리비에 포플란 등 다양한 캐릭터들은 영상 미디어를 능가하는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 시점에서야 전설적인 작품으로 회자되고는 하지만, 출간 초기만 하더라도 은영전의 인기는 미미한 편이었으며, 은영전보다 앞서 도쿠마 서점에서 발간되었던 타나카 요시키의 단편작 '백야의 조종(1981)'이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두었기에 애초에 은영전 시리즈는 3부작에서 그칠 운명이었다. 허나 3편인 사복편에 이르러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은영전은 이후로 초고속 인기행진을 거듭하게 되며, 소설 외에도 코믹스, 연극, 컴퓨터 게임, 보드게임, 파칭코 등으로 미디어 믹스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중 미치하라 카츠미(道原かつみ)의 코믹스는 1986년 외전 황금의 날개 편이 단편으로 등장한 이후 1990년부터 본편이 연재되었으나 2000년 11권을 끝으로 더이상 연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미치하라가 그려낸 순정만화 풍의 작화 스타일은 장중한 대하소설 스타일의 본작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라인하르트나 키르하아이스, 로이엔탈 같은 제국의 청년장교들을 순정만화 풍의 캐릭터로 재해석한 것은 오히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미치하라 카츠미는 외전편에서 삽화 일러스트를 맡기도 했으며, 2011년 하반기에 국내에서 출간 예정인 은영전 완전판에는 이 미치하라의 일러스트가 삽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치하라의 일러스트가 삽입되는 것으로 보아 완전판은 2000~2002년에 일본에서 발간된 도쿠마 듀얼문고 판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성공한 SF 소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은영전은 SF 소설로서는 SF적인 요소가 몹시 부족한 작품이기도 하다. 대규모의 함대전을 제외한 인류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은 20세기의 것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으며, 전투에서조차 최첨단 무기없이 전투용 도끼를 들고 유혈이 낭자한 전투를 벌이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미래라는 배경을 가져왔으되 SF적인 요소는 많이 빈약한 셈이다.(혹자가 말했듯이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장대한 역사소설의 형식을 빌려 후대의 역사가들이 이를 재조명하는 형태의 해설을 취하고 있지만, 그 역사적 사건들이 일부 주요 인물들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역시 작품의 한계로 볼 수 있다. 특히, 민주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행성동맹의 경우는 정치적인 부패가 극심했음을 감안해도 언론이나 지식인, 대중들의 역할이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미한데, 이렇게 사회 전체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정치적 사회적 수준이 낮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라는 점에서 몇세기 후의 세상이라고 보기에는 어폐가 있다. 

은하제국의 경우도 뛰어난 인재들에 의한 엘리트주의나 선민주의를 연상시키는 등, 어찌보면 이 작품은 극적인 전개를 위해 현실적인 설정을 일부 무시했거나 반영할 여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얀 웬리와 라인하르트를 위시한 주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매력적인 함대전과 전술은 멋진 묘사와 흡입력있는 전개로 이러한 작품의 맹점을 보상하고 남을 정도의 재미와 흥미를 보여주었다. 결국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들의 대서사극이라는 점에서 은영전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매력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보여준 이 작품은 87년 11월 마지막 10권이 출간된지 약 3개월 만에 극장용 아니메로 첫 영상화를 선보이게 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작품이 완결되기 전에 아니메 제작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작을 맡은 도쿠마 서점은 이미 스튜디오 지브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었지만, 본작의 아니메화는 지브리가 아닌 키티 필름이 맡게 된다. 감독은 '우주전함 야마토 시리즈'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1984)', '메가존 23 파트1(1985)' 등 장대한 SF 어드벤쳐 작품을 연출해온 이시구로 노보루가 맡았으며, 각본은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나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1982)' 등 인상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슈도 타케시가 집필하여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슈도 타케시의 아이디어에 의해 함대전에 사용된 모리스 라벨의 발레곡 볼레로는 대규모 전쟁인 우주함대전과 기이한 앙상블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다수의 클래식 곡이 후속편의 BGM으로 쓰여 중후한 작품의 이미지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극장판의 내용은 86년 발행된 은영전 외전 1권 별들의 정복자 후반부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제4차 티아매트 회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이 전투에서의 공적으로 라인하르트는 뮤젤이라는 성을 버리고 로엔그람이라는 성을 하사받게 된다.


은하영웅전설 (1988), 銀河英雄伝説 / Legend of the Galactic Heroes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총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연출: 이시구로 노보루, 사카이 아키오, 키요즈미 노리후미(清積紀文), 토미자와 카즈오(冨沢和雄) 外
◈ 시리즈 구성: 카와나카 시마오(河中志摩夫)
◈ 각본: 슈도 타케시, 야나가와 시게루(柳川茂),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外
◈ 캐릭터 원안/디자인: 오쿠다 마츠리,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카와모리 요시노리(兼森義則) / 모토키 히사히루(本木久洋)
◈ 총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清水恵蔵)
◈ 메카닉 디자인/총 메카작화감독: 카토 나오유키 / 키요즈미 노리후미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
◈ 음악/노래: 카자토 신스케(風戸慎介) / 먼데이 미치루-1,2기, LISA-3기, 콘노 히토미(こんのひとみ)-4기
◈ 제작/프로듀서: 야마시타 타츠미, 타카 히데노리 / 타하라 마사토시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TV 도쿄,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88.12 ~ 1997.03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110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88년 2월에 개봉한 극장 아니메는 사실 이 본편을 위한 일종의 프로토 타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극장 아니메가 개봉된지 10개월 뒤인 88년 12월 마침내 은영전의 본편의 내용을 영상으로 담아낸 '은하영웅전설(1988)' OVA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OVA임에도 불구하고 편수는 무려 110편으로 8쿨의 길이에 해당하는 실로 방대한 러닝타임을 자랑하고 있다. 방대한 러닝타임만큼이나 이례적인 판매방식도 눈에 띄었는데, OVA 제1기의 경우, 제1기를 전편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1회가 담긴 VHS 비디오를 1주일마다 배달해주는 방식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1] 참조) OVA를 마치 TV 아니메처럼 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낸 셈이다. 1기가 VHS로 모두 릴리즈된 이후에는 심야방송을 통해 TV 전파를 타게 된다.

엄청난 성우진도 화제거리였다. 특히,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본작에서 대부분을 1인 1역으로 진행하면서 은영전에 출연하는 성우는 통상의 성우진을 가볍게 능가하는 규모로 커졌으며, 이로 인해 거물급 성우들이 대거 참여하여 항간에는 '은하성우전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다만, 은영전에서 여자 캐릭터의 비중은 안네로제와 프레데리커, 힐더와 제시카 에드워즈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전체적으로는 남자 성우의 비중의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적으로 OVA는 원작의 설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일부 설정의 변화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원작의 모든 에피소드가 잘 반영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마치 대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중후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OVA라는 매체의 한계상 TV 시리즈에 비해 투입되는 예산이 부족했던 이유 등으로, 상당수의 씬을 하청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작품의 작화수준은 평균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후일 신작화와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출시된 DVD와 블루레이는 기존의 작품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작화수준이 나아졌다고 전해지고 있다.([7] 참조)


은하영웅전설외전, 황금의 날개 (1992)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코이데 카즈미(小出一巳)
◈ 스토리보드: 타키자와 토시후미(滝沢敏文)
◈ 캐릭터 원안/디자인, 작화감독: 미치하라 카츠미 / 이케다 유우지(池田裕治)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타카하시 히데키(高橋英樹)
◈ 미술감독: 이시가키 츠토무(石垣努)
◈ 음악/노래: 하세가와 토모키(長谷川智樹) / 마츠다 히로유키(松田博幸)
◈ 제작: 야마시타 타츠미, 이지치 케이(伊地智啓)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2.12.12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은영전의 두번째 극장판. OVA 2기가 종료되고 3기가 시작하기 전의 시점에 개봉되었다. OVA로 출시되었다가 다시 극장에 걸린 케이스로, 미치하라 카츠미가 86년에 연재했던 단편만화 황금의 날개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이로 인해 미치하라 카츠미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작화가 이루어지면서 기존의 OVA와는 위화감이 생겼고, 성우 역시도 기존의 OVA와는 전혀 다른 성우들을 기용하여 전반적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의 유년시절을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제5차 이젤론 공방전이 주요 사건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라인하르트의 모친의 죽음이나 누나인 안네로제의 입궁과 같은 라인하르트의 유년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에피소드들이 이야기 되고 있다. 이 황금의 날개편은 후일 도쿠마 듀얼문고판에서 외전 1권으로, 다른 단편들과 묶여서 발간된다.


은하영웅전설외전, 새로운 싸움의 서곡 (1993)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캐릭터 원안/디자인, 작화감독: 오쿠다 마츠리 外 / 이케다 유우지
◈ 메카닉 작화감독: 타카하시 히데키
◈ 미술감독: 타니무라 신이치(谷村心一)
◈ 제작: 야마시타 타츠미, 이나미 무네타카(稲見宗孝)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3.12.18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소설에서 최초의 함대전이자 라인하르트와 얀 웬리가 처음으로 서로를 인식하게 되는 아스타테 성역 회전을 그린 극장 아니메. 이미 OVA 1기에서 다루어진 내용이지만, 극장 아니메를 위해 다시 리메이크 되었다. 앞선 두 편의 극장판이 모두 60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반쪽 자리 극장 아니메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면 본작은 90분이라는 제대로 된 러닝타임을 갖고 본격적인 의도로 제작된 극장 아니메라 할 수 있다.


은하영웅전설외전 1기 (1998)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백은의 계곡 (1998, 4화)
    연출: 니시야마 아키히코(西山明樹彦) 外 
    레이아웃·콘티: 시미즈 케이조 外 
    작화감독: 치노 쿄코(茅野京子) 外 
    메카 작화감독: 니시무라 사토시(西村 聡)
◈ 아침의 꿈, 밤의 노래 (1998, 4화)
    연출: 오카지마 쿠니토시(岡嶋国敏) 外 
    콘티: 토노카츠 히데키(殿勝秀樹) 外
    작화감독: 다니구치 모리야스(谷口守泰)
◈ 오명 (1998, 4화)
    연출·작화감독: 이마이즈미 켄이치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 천억의 별, 천억의 빛 (1998, 12화)
    레이아웃·콘티: 시미즈 케이조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작화감독: 치노 쿄코, 이마이즈미 켄이치 外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제작사: 키티 필름, 매직버스, 샤프트,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8.02 ~ 1988.?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24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110화의 OVA가 종결된 뒤에는 외전의 스토리를 아니메로 제작한 외전 OVA가 곧이어 등장하게 된다. 외전 역시 52화라는 장대한 러닝타임을 갖고 있으며, 편의상 1기와 2기로 나뉘어 지게 된다. 1기는 '백은의 계곡', '아침의 밤, 꿈의 노래', '오명', '천억의 별, 천억의 빛'의 4장 24화로 구성되어 있다. OVA 1기는 모두 은하제국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네 개의 장이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 있지는 않다.


은하영웅전설외전 2기 (1999)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나선미궁 (1999, 14화)
    연출: 우에노 후미히로(上野史博) 外
    콘티·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外
◈ 폭도 (2000, 4화)
    연출: 이마이즈미 켄이치(今泉賢一)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결투자 (2000, 4화)
    연출: 우에노 후미히로 外
    콘티: 타이츄 세이키(大宙征基)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탈환자 (2000, 4화)
    연출: 이마이즈미 켄이치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이마이즈미 켄이치
◈ 제3차 티아매트 회전 (2000, 2화)
    연출: 오카지마 쿠니토시 外
    콘티: 우에노 후미히로 外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제작사: 키티필름, 매직버스,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9.12 ~ 2000.7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28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외전 2기는 '나선미궁', '폭도', '결투자', '탈환자', '제3차 티아매트 회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선미궁만 얀 웬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나머지 장은 모두 라인하르트의 이야기이다. 전반적으로 OVA 외전은 라인하르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며, '율리안의 이젤론 일기'를 비롯한 자유행성동맹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아니메로 제작되지 못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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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스킨 패닉 매독스-01 (1988),
メタル スキン パニック MADOX-01 / Metal Skin Panic MADOX-01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정보>

◈ 원안/감독: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
◈ 기술고문: 니시모리 아키요시(西森明良)
◈ 캐릭터 디자인: 타무라 히데키(田村英樹)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야마네 키미토시(山根公利)
◈ 작화감독: 고다 히로아키(合田浩章)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음악: 야지마 켄(矢島賢)
◈ 기획: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제작사: 아트믹, AIC, 창영신사, 포니캐년
◈ 저작권: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 일자: 1988.12.16
◈ 장르: SF, 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시가전 및 대 테러전을 상정하여 개발된 자위대의 인간형 기동병기 마독스-01. 각국의 군사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벌인 데몬스트레이션에서 최신형 전차 3대를 상대로 압도적인 전투력을 선보여 관계자들을 놀래키게 된다. 더군다나 마독스를 조종한 이는 이 병기의 소프트웨어 개발담당이기도 한 여성 개발자 카스모토 에리코. 하지만 데모전투에서 마독스에게 굴욕을 당한 전차 시뮬레이션 담당자 킬고어 중위는 마독스에게 필요 이상의 적개심을 품게 된다.

한편, 데몬스트레이션이 끝나고 마독스를 이송중이던 자위대 트럭이 앞서 달리던 승용차의 운전부주의로 그만 고가도로에서 큰 사고를 내고 만다. 커다란 폭발과 함께 마독스가 실린 컨테이너가 그만 고가 도로 아래에 주차되어 있던 카센터 트럭에 떨어지고 만다. 카센터 직원인 오노세는 난생 처음보는 이 컨테이너를 같은 카센터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메카닉 마니아 코지에게 알리고, 뭔가 재미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직감한 코지는 마독스의 컨테이너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게 되는데...


<소개>

아라마키 신지의 첫번째 감독 데뷔작. 아라마키 메카닉의 특징 중 하나인 파워드 슈츠(Powered Suits) 혹은 웨어러블 아머(Wearable Armor)를 소재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보여준 단편 OVA이다. 제작은 변함없이 스즈키 토시미치와 그가 설립한 스튜디오 아트믹이 맡았으며, 아라마키와 같은 아트믹 출신으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의 메카닉 디자인으로 후일 유명세를 떨치는 야마네 키미토시가 가세하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카나메 프로덕션 출신으로 카나다 요시노리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타무라 히데키가 맡고 있다.

오프닝부터 펼쳐지는 놀라운 디테일의 메카닉 연출씬은 도저히 80년대 작품이라고는 믿기기 힘든 디테일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 병기를 연상시키는 파워드 슈츠의 멋진 디자인과 함께 쇼크업소버, 모터 팬, 조종레버, 보행기구와 같은 각부의 세밀한 묘사는 지금 봐도 놀랍기 그지 없는데, 수작업 셀 애니메이션으로 이 정도의 디테일을 표현해낸 인트로 씬 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어느 정도 입증되지 않나 싶다. 하드한 메카닉 디테일은 아라마키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으로, 메카닉 마니아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이야기는 세심한 메카닉 디테일에 비하여 단순한 편이다. 자위대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인간형 병기인 마독스가 우연한 사고로 대학생 코지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유학을 떠나는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앞둔 코지는 실수로 마독스에 탑승한 뒤 빠져나오지 못한 체 무작정 마독스를 타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게 된다. 여기에 마독스를 되찾기 위한 자위대와 미군의 추적이 그를 압박하고, 마독스에게 당한 패배를 앙갚음 하려는 전쟁광 킬고어 중위와의 긴장감 넘치는 시가전이 벌어지게 된다. 40분이 채 안되는 러닝타임 속에서 이야기는 그럭저럭 준수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메카닉 디테일에 치중한 작품이다보니 드라마적 매력은 약하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별다른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며, 마독스의 멋진 메카닉 연출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강조하여 이야기 할만한 부분도 없다. 이는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아라마키 작품의 공통된 특색이기도.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OVA의 인기 코드가 대입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히로인의 역할이 약하고, 타무라 히데키의 캐릭터가 너무 특징이 도드라져 결과적으로 둘의 조합에서도 그다지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라스트에서 벌어지는 NSR 빌딩 내에서 킬고어와의 사투는 마치 3개월 전에 먼저 개봉되어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존 맥티어난 감독,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 1(1988)'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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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황계획 제오라이머 (1988), 冥王計画ゼオライマー / Hades Project Zeorymer



<정보>

◈ 원작: 치미모리오(ちみもりを. 타카야 요시키의 또다른 필명)
◈ 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弘)
◈ 각본: 아이카와 쇼(会川昇)
◈ 캐릭터 디자인: 키쿠치 미치타카(菊池通隆. 아사미야 키아의 가명)
◈ 메카닉 디자인: 모리키 야스히로(森木靖泰)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1,2편 / 쿠시다 타츠야(串田達也) - 3,4편
◈ 음악/노래: 카와무라 에이지(川村栄二) / 야마가타 유키오(山形ユキオ)
◈ 기획/제작: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 제작사: AIC, 아트믹, 도시바 EMI
◈ 저작권: ⓒ ちみもりを · AIC
◈ 일자: 1988.11.26 ~ 1990.02.2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4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철갑룡, 혹은 하우 드라곤이라고 불리는 결사단체는 세계를 장악하려는 계획을 품고 팔괘중이라는 거대 로봇군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중 한대가 누군가에 의해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탈취당한 로봇은 팔괘중의 로봇 중 가장 강력하다 전해지는 하늘의 제오라이머. 천재과학자 키하라 마사키가 빼앗은 제오라이머는 철갑룡의 중심부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힌 뒤 일본으로 사라지고, 철갑룡은 조직을 복구하기까지 15년이라는 세월을 필요로 하게 된다. 15년 후, 마침내 지상으로 돌아온 철갑룡은 황제 유라테이를 중심으로 지구 정복에 앞서 배신자 키하라 마사키가 숨긴 제오라이머의 탈환을 명령한다.

일본의 어딘가에 비밀리에 감춰진 제오라이머를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은 이제 지구상에 오로지 두명 뿐이다. 아키츠 마사토라는 평범한 14세의 소년과 정체불명의 소녀 히무로 미쿠. 하지만, 이 제오라이머에는 스스로가 명계의 왕이 되기 위한 명황계획이라는 비밀 프로젝트가 숨겨져 있었고, 이 계획을 위해 평범한 소년이었던 아키츠 마사토는 영문도 모른 채 의문의 남자들에게 납치되고 마는데...


<소개>

타카야 요시키의 코믹스 표지. ⓒ ちみもりを · 久保書店

'강식장갑 가이버(1985)'의 원작자인 타카야 요시키가 치미모리오라는 필명으로 1983년부터 1984년까지 연재한 동명의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4부작 OVA. 원작 코믹스는 성인만화적 설정과 묘사가 포함된 작품으로 가이버 연재를 시작하면서 단행본으로 1권까지 발간된 후 잠정 종료 되었다. 그로부터 무려 20년이 흐른 뒤인 2004년부터 다시 연재를 재개하여 2007년이 되어서야 완결되었는데, 단 3권의 작품을 연재하는데 무려 23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니 가이버와 함께 과연 타카야 요시키의 작품이라고 부를만(?) 하다.

84년 연재가 일단락 된 뒤 4년 뒤에서야 OVA로 만들어졌는데 감독은 히라노 토시키(본명: 히라노 토시히로)로, 제오라이머는 '싸워라, 익저 1(1985)', '파사대성 단가이오(1987)',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 등 그의 일련의 필모그라피와 같은 선상에 놓인 작품으로서 미소녀와 로봇을 테마로 한 일련의 작품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역시 만화가 출신의 아사미야 키아. 애니메이터 필명(이자 본명)인 키쿠치 미치타카로 참여한 그는 한동안 그 정체를 숨기고 있었기에 키쿠치 미치타카와 아사미야 키아가 한동안 동일인물이냐 아니냐는 가십거리를 낳기도 했다. 원작자와 캐릭터 디자이너 모두 필명으로 참여한 작품인 셈이다. 메카닉 디자인으로 참여한 모리키 야스히로는 본 작품 직전 출시된 히라노 토시히로의 또다른 OVA '흡혈희 미유(1988)'에서 크리처 디자인을 맡았으며, 익저 1의 속편인 '모험! 익저 3(1990)'에서도 디자인을 담당하게 된다. 모리키는 '기동전함 나데시코(1996)', '제너레이터 가울(1998)', '초중신 그라비온(2002)', '기신포후 데몬베인(2006)', '기신대전 기간틱 포뮬러(2007)' 등 근래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의 인연 때문인지 키아 아사미야가 원작/총감독/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사일러트 뫼비우스(1991)'에서도 디자인을 맡게 된다.

팔괘를 형상화한 8대의 로봇과 각각의 로봇을 조종하는 개성있는 캐릭터, 그리고 영문도 모른체 최강의 로봇에 탑승하는 소년과 그를 보조하는 정체불명의 미소녀 등, 여느 로봇물에서 익히 보아옴직한 설정을 사용하고 있는지라 사실 임팩트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모리키 야스히로의 독특한 감각이 살아있는 제오라이머, 그리고 다른 팔괘중의 로봇들과의 격돌은 역시 슈퍼로봇 특유의 박진감이 넘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의 매력은 키하라 마사키라 불리는 인물의 숨겨진 명왕계획, 그리고 그 전모가 밝혀지면서 나타나는 반전과 충격적인 결말 등이라 하겠는데, 4화로 제작된 본 OVA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유기적이고 짜임새 있게 그려진 편은 아니다. 그로 인해 결말 역시 상당히 허무한 편. 한마디로 폼은 폼대로 잡았으나 풀어놓은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급하게 마무리 지은 모양새이다.

원작의 성적 묘사가 많이 순화되기는 했지만, 1편의 베드씬 등 오타쿠들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 컷은 존재하고 있다. 물론,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 여러모로 좋은 소재와 꽤 큰 스케일을 가진 작품이었으나, 4화에 이 모든 것을 풀어내기에는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고, 각본의 완성도도 아쉬운 작품이라 하겠다.


<참고 사이트>

[1] 冥王計画ゼオライマー, Wikipedia Japan
[2] 명황계획 제오라이머, 엔하위키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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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도시 (1988), 魔界都市 <新宿> / Demon City Shinjuku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정보>

◈ 원작: 키쿠치 히데유키(菊地秀行)
◈ 감독/캐릭터 디자인: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오카무라 카오리(岡村香織)
◈ 작화감독: 온다 나오유키(思田尚之)
◈ 미술감독: 이케다 유우지(池田祐二)
◈ 음악: 시노다 모도카즈(篠田元一)
◈ 기획/제작: 쿠리 코스케(久里耕介) / 쿠라타 켄지(倉田研次)
◈ 제작사: 매드하우스, 재팬 홈비디오
◈ 저작권: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 일자: 1988.10.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어둠을 가르며 두 남자가 검을 맞댄 채 생사를 건 결투를 벌이고 있다. 한때 동문이기도 했던 레비라와 겐이치로. 레비라가 어둠의 힘을 손에 넣어 신주쿠를 마계의 도시로 만들려 하자 겐이치로가 이를 저지하려 맞선 것이다. 호각의 싸움을 벌이던 중 레비라가 마계의 힘을 사용하자 거대한 균열과 함께 신주쿠가 둘로 갈라진다. 겐이치로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레비라의 가슴을 꿰뚫지만 순식간에 원래대로 복구되는 레비라의 몸. 마계의 힘을 받아들인 레비라는 결국 겐이치로를 살해하고, 레비라를 관통한 겐이치로의 목검은 푸른 빛을 뿜은 체 갈라진 신주쿠의 깊은 균열 틈으로 모습을 감추고 만다. 

마계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10년여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레비라의 힘으로 신주쿠는 엄청난 타격을 입지만 주변지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이 신비한 지진은 사람들로부터 '데빌퀘이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날...


<소개>

1982년에 쓰여진 키쿠치 히데유키의 데뷔작이기도 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OVA 아니메. 작품의 타이틀인 '마계도시 신주쿠'는 키쿠치 히데유키의 작품 대부분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단어로, 마계도시 신주쿠 외에도 그의 소설 '마계도시 블루스(1986)', '마계의사 메피스토(1988)', '마계도시 느와르(19??)', '마궁바빌론(19??)' 등 키쿠치 소설의 대부분에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키쿠치의 마계도시 사랑(?)으로 인해 일부 동료에게선 '마계도시 선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1] 참조)

그의 또다른 작품 '어둠 가드'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요수도시(1987)'가 대성공을 거둔 뒤 제작된 작품으로, 키쿠치 원작의 아니메 중에서는 세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며 동시에 키쿠치와 카와지리의 두번째 콤비작이기도 하다. 제작 스튜디오도 매드하우스로 동일하며, 전체적으로 펼쳐지는 블루톤과 블랙의 조화 역시 요수도시와 비슷한 느낌. 요수도시보다 먼저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로서는 요수도시의 후속처럼 느껴진다 하겠다. 요사스러운 느낌은 요수도시에 비해 많이 감쇄되었으며, 동시 에로티시즘의 표현도 거의 상쇄되어 있다.(이 부분은 너무 아쉽...에헴) 요수도시보다 좀 더 넓은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작품으로 기획되었던 듯 싶다.

아니메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캐릭터 디자인이라 하겠는데, 카와지리 요시아키가 만들어 낸 캐릭터를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온다 나오유키가 재해석하면서 요수도시에 비해 보다 더 미형의 캐릭터들로 그려졌다 하겠다. 온다 나오유키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나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7)',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등의 작품에서 작화 스탭으로 활약한 인물인데,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그 재능은 같은 비보 출신의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그늘에 가려져 그저 키타즈메의 아류 저도로 인식되고 있던 참이었다. 개성은 다소 부족했지만 그래도 온다의 그림체는 상당한 미형에 샤프한 라인을 보여주었는데, 그러한 부분이 마계도시의 괴기적인 캐릭터와 만나 상당히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특히 히로인인 사야카는 요염함이 숨겨진 청순함으로, 평면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멋진 광원 효과와 감각적인 장면구성은 요수도시에 이어 이번에도 유효하다. 목검에 기를 실어 상대방을 베어버리는 주인공 카츠야의 모습은 흡사 카와지리의 93년작 '수병위인풍첩(1983)'의 쥬베이를 연상시킨다. 괴력의 거대한 거미 인간과, 뱀의 형상을 한 여인, 거기에 환술을 쓰는 캐릭터까지 마도사 리베라의 수하들로 등장하는 이들 셋은 왠지 카와지리의 2000년작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의 삼인중과 닮아 있다.(물론, 시간 상으로 봤을 때는 뱀파이어 헌터 D가 마계도시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마찬가지로 최후의 적이자 마도사인 리베라는 '뱀파이어 헌터 D(1985)'의 뱀파이어 귀족 리 백작을 떠올리게 하는 등, 여러 면에서 카와지리의 다른 작품 캐릭터들과 오버래핑되는 느낌을 준다 하겠다. 이는 이들 작품이 키쿠치의 작품이기에 서로가 비슷한 컨셉을 공유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괴력의 마인, 요사스러운 마녀, 환술을 사용하는 요괴 등 키쿠치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대게 비슷한 특색으로 구분지어져 있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이야기 구조는 느슨하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같은 80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스와 호러틱한 분위기를 잘 살렸던 요수도시에 비해 확실히 싱거운 느낌을 준다고 할까. 카츠야와 사야카가 마계도시로 들어가게 되는 도입부도 그렇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으며, 마계도시에서 펼쳐지는 둘의 모험도 어딘지 모르게 싱겁다. 밀도가 느슨한데다가 액션도 심심한 편이라서 전체적으로 요수도시처럼 큰 임팩트를 주는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

작품에서는 수수께끼의 인물 메피스토가 나와 주인공 일행을 도와준다. 정체불명의 이 남자는 사실 키쿠치의 또다른 소설 마계의사 메피스토의 주인공 메피스토를 모델로 한 인물. 다만 소설의 캐릭터와 OVA의 캐릭터는 실제 설정상으로는 차이가 존재하는 듯 하다. 다소 밋밋한 구성과 재미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적 완성도는 뛰어나며 퀄리티 역시 요수도시에 밀리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5회 일본 아니메 대상 오리지널 비디오 소프트 최우수 작품상 수상.


<참고 사이트>

[1] 魔界都市 <新宿>, Wikipedia Japan
[2] 魔界都市 <新宿> (1988), allcinema.ne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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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 프리맨 (1988~1994), クライング フリーマン / Crying Freeman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정보>

◈ 원작: 코이케 카즈오(小池一夫) - 글, 이케가미 료이치(池上遼一) - 그림
◈ 감독: 니시오 다이스케(西尾大介) - 1편 / 니시자와 노부타카(西沢信孝) - 2편 / 마츠우라 죠헤이(松浦錠平) - 3편 / 야마우치 시게야스(山内重保) - 4~6편,
◈ 각본: 시미즈 히가시(清水東) - 1편 / 오노 류노스케(小野竜之助) - 2~6편
◈ 작화감독: 아라이 코이치(新井浩一) - 1,2편 /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 3,4편 / 야마시타 타카아키(山下高明) - 5,6편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中村光毅) - 1~5편 / 토쿠시게 켄(德重 賢) - 6편
◈ 음악: 요시노 히로아키(義野裕明)
◈ 기획: 요시다 토오루(吉田徹) - 1편 / 타카하시 나오코(高橋尙子) 外 - 2~6편
◈ 제작사: 도에이 비디오
◈ 저작권: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 일자: 1988.09.XX ~ 1994.01.XX
◈ 장르: 갱스터, 느와르, 성인, 액션
◈ 구분/등급: OVA (6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시놉시스>

가족을 모두 여의고 혼자서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는 히노 에무. 화가인 그녀는 홍콩에서 풍경화를 그리던 도중, 우연치 않게 살인 청부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살인자는 조각같은 외모의 동양계 미남자였는데, 특이하게도 사람을 죽인 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녀에게 남자가 다가서자 에무는 얼떨결에 손수건을 내민다. 눈물을 닦은 남자는 자신의 이름이 '요'라고 밝힌 뒤 그녀의 앞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요가 목격자인 그녀에게 이름을 밝히고 사라졌다는 것은 언젠가 돌아와 그녀를 제거하겠다는 의미였다. 일본에 돌아와서도 그를 잊지 못한체 그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에무는 우연치 않게 길가에서 그를 연상시키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소개>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일본의 성인극화 만화계의 대부 코이케 카즈오와 이케가미 료이치의 걸작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폭력과 섹스 등 성인코드를 작품에 접목시켜 만화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에까지 영향력을 미쳐온 코이케 카즈오의 글과 간판가게에서부터 그림을 그려 입신의 경지에 오른 입지전적인 작화가 이케가미 료이치 필력이 탄생시킨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이다. 식당 종업원 출신의 코이케 카즈오는 '고르고 13'으로 유명한 사이토 프로덕션에서부터 만화업계에 뛰어들어 70년대부터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 그가 설립한 학원 '코이케 카즈오 극화촌숙(小池一夫 劇画村塾)'을 통해 '메존일각', '란마1/2'의 타카하시 쿠미코, '북두의 권'의 작가 하라 테츠오, '바키'의 이타가키 케이스케, '각오의 스스메'의 야마구치 타카유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창조한 작가겸 게임 디자이너 호리이 유우지 등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케가미 료이치는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간판 등을 그리면서 익혀온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인체 대생 교본을 방불시키는 뛰어난 작화를 선보인 불세출의 작화가로, 한 때 80년대 한국 성인만화에 큰 획을 그은 구호 성인만화의 상당수가 바로 이 이케가미 료이치의 작품이기도 하다.
 
눈물을 흘리는 살인자라는 컨셉은 지금 보아도 신선하고 매력적인 설정이다. 정체불명의 결사조직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암살자로 세뇌당한 비운의 주인공이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돌아갈 수 없는 자유로웠던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서 무의식적인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는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이케가미 료이치가 그려낸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원작의 인기에 한몫을 하였다. 조각같은 완벽남인 주인공 프리맨 역시 이케가미 료이치의 필력이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며, 본드걸처럼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매혹적인 미녀들 역시 이케가미의 신들린 붓끝을 통해 살아있는 여인들마냥 관능미와 청순미를 뿜어내었다. 대충 몇번 붓터치를 한 것 뿐인데도 완벽한 비율과 모습으로 탄생되는 그의 필력은 말 그대로 신필의 경지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엘로스가 한참 그림을 그리던 당시, 엘로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작화가가 셋이 있는데, 이케가미 료이치 옹도 그중 한명이다)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성인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은 프리맨은 전통의 제작사 도에이를 통해 OVA 아니메로 탄생하게 된다. 문제는 기존의 아니메 스타일과는 너무도 다른 극화풍의 캐릭터를 어떻게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구현해내느냐 였는데, 도에이부터 매드하우스와 Production I.G 등 많은 제작사의 아니메를 그려온 아라이 코이치가 작화를 맡은 1, 2화는 원작의 느낌을 당시로서는 훌륭하게 살려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프리맨이 초반부에 백진회의 보스 후자사키를 암살하는 시퀀스라든지 프리맨과 황덕원이 백진회의 사무실을 습격하는 씬 등은 슬로우 모션을 적절히 섞은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를 보여주었다. 1편과 2편은 6부작의 프리맨 중 작화와 스토리의 균형이 가장 잘 잡힌 에피소드라 하겠다. 

멋진 퀄리티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프리맨은 이후 3편과 4편에 이르러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된다. 우선 캐릭터 디자인이 원작과는 너무도 상이하여 몰입을 방해하는데다가, 마치 작화감독 없이 수정되지 않은 원화가 그대로 채색에 들어간 것인냥 거친 펜음영이 그대로 셀에 보여지는, 비주얼적으로는 완벽한 실패작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3편과 4편의 작화감독을 18금 일러스트의 대명사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맡았다는 것인데, 실제 3편과 4편의 캐릭터들을 자세히 보면 언뜻언뜻 사토시의 터치가 느껴진다 하겠다. 다만 기대 이하의 퀄리티는 스탭진들의 실력문제라기 보다는 제작상에 발생한 모종의 이유로 인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안타까운 것은 3편과 4편의 에피소드는 프리맨 에피소드 중에서도 상당히 스케일이 크고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라는 점.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제작된 프리맨의 5편과 6편은 비주얼 면에서는 앞선 시리즈를 능가하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도에이 동화의 후반 로봇물에서 연출과 콘티를 맡았으며, '성투서 성시' 극장판이나 '드래곤 볼' 극장판 등 도에이 계열의 작품에서 활약해온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바톤을 넘겨받았는데, 원작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식하면서도 기존보다 훨씬 높아진 퀄리티로 인해 극화만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하겠다. 다만 에피소드 자체의 흡입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데, 3, 4편이 1, 2편이나 5, 6편의 수준에 근접했다면 OVA 6부작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독특한 경로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이 아니메가 알려지게 되었는데, 과거 비디오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공익광고를 통해 유해한 영상물의 본보기로 프리맨이 제시되기도 했다. 덕분에 프리맨은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암적인 존재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엄연한 성인만화를 어린이들이 봐서는 안되는 유해만화로 지정한 당시의 개념 자체가 아직은 만화를 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문화적 인식의 부족을 보여준 사례로 보아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나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1990년에 홍콩에서 두번이나 실사영화로 제작되긴 했으나 완성도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아니메 원작 홍콩영화가 그러하듯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단 1995년에는 헐리웃에서 미일 합작 액션영화로 제작되는데, 영화자체는 B급 액션영화 수준에 그쳤으나 비교적 원작의 이야기를 잘 살리고 있으며, 특히 프리맨 역의 마크 다카스코스는 조각같은 얼굴과 근육질의 몸매로 원작의 프리맨과 놀라운 싱크로를 보여주었다.



<참고 사이트>

[1] クライング フリーマン, Wikipedia Japan
[2] Crying Freeman, Wikipedia
[3] 크라잉 프리맨, 엔하위키
[4] 한국판 DVD 북클릿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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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1988), アキラ / AKIRA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정보>

◈ 원작/감독/캐릭터 디자인: 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
◈ 조감독: 타케우치 요시오(竹内啓雄), 사토 히로아키(佐藤博暉)
◈ 각본: 오토모 가츠히로, 하시모토 이죠(橋本以蔵)
◈ 작화감독/작화감독보: 나카무라 타카시(なかむらたかし) / 모리모토 코지(森本晃司)
◈ 미술감독: 미즈타니 토시하루(水谷利春)
◈ 원화: 오키우라 히로유키(沖浦啓之),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이노우에 토시유키(井上俊之), 카나다 요시노리(金田伊功), 코사카 키타로(高坂希太郎), 키타쿠보 히로유키(北久保弘之), 후쿠시마 아츠코(福島敦子)
◈ 작곡/지휘/음악감독: 야마시로 쇼지(山城祥)
◈ 프로듀서: 스즈키 료헤이(鈴木良平), 가토 쥰조(加藤俊三)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아키라 제작위원회
◈ 저작권: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 일자: 1988.07.16
◈ 장르: SF, 드라마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1988년 7월 16일, 도쿄를 폐허로 만든 신형폭탄의 폭발과 함께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하였다. 31년의 세월이 흐른 2019년, 도쿄는 네오도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흥에 성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타락과 부패, 그리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로 시끄러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10대 소년 폭주족의 리더인 카네다와 그의 소꿉친구인 테츠오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른 폭주족들과의 힘겨루기에 한창이다. 거리를 어지럽히며 난투극을 벌이다 경찰의 출동과 함께 테츠오들이 도망치던 어느날 밤, 정체불명의 남자가 부상을 입은체 한 소년과 필사의 도주를 감행하고 있었다. 경찰들의 포위망에 갇혀버린 둘, 남자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자 품 속에서 소년이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다. 놀랍게도 노인의 얼굴을 갖고 있는 소년. 남자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소년이 비명을 지르자 주변 빌딩의 유리창과 간판이 모두 부서지고 건물마저 무너지는 이상현상이 발생한다. 아수라장 속에서 사라진 소년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주중이던 테츠오, 그리고 카네다와 우연치 않게 마주치게 되는데...


<소개>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1982년 12월부터 '주간 영 매거진'에 연재되던 오토모 가츠히로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순 제작비만 10억엔이 소요되었으며, 약 15만장의 셀화가 사용되어 초당 20프레임에 이르는 풀 애니메이션 대작 아니메로 거듭난 작품이다. '철완 아톰(1963)', '기동전사 건담(1979)', '공각기동대(1995)',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등과 함께 일본 SF 아니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며, '왕립 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와 더불어 80년대 수작업 셀 아니메의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이다. 기존 아니메를 넘어서는 리소스가 투입된 왕립 우주군의 제작비가 홍보비와 마케팅비 포함 8억엔이었음을 감안할 때 아키라의 제작비(총 제작비는 20억엔으로 전해짐)는 당대 아니메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즉 초대형 아니메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규모였던 셈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블록버스터용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정통 하드 SF물이었다.

초당 20프레임 정도가 들어가는 풀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선녹음 후작화 방식의 프리스코어링 제작방식은 60년대부터 일본 아니메에 정착된 리미티드 기법이 아닌 전통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법이다. 완벽주의자인 오토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결국 이 두 요인이 천문학적인 제작비의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본적인 제작 방식 외에도 CG의 도입, 각종 실험적인 연출기법의 적용 등 아키라는 영상미학에 있어서도 그 때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일본 아니메의 정점에 올라서 있는 작품이다. 아니메에서 이토록 완벽하고 치밀한 장면구성을 추구하는 이는 오토모 가츠히로와 더불어 미야자키 하야오와 오시이 마모루, 이제는 고인이 된 콘 사토시 정도가 그 이름을 나란히 하지 않나 싶으며,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묘사는 감탄을 넘어 위화감마저 줄 정도로, 오시이 마모루와 함께 영상적으로 가장 난해한 작품을 만드는 연출가 중 한명이라 하겠다.

83년 '환마대전(1983)'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아니메 제작현장에 몸을 담았던 오토모는 옴니버스 작품 '미궁물어(1987)'의 세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아니메 연출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환마대전 당시 감독이었던 린 타로가 아니메에서 최초로 시도한 프리 프로덕션 시스템, 즉 제작위원회 시스템을 경험한 오토모는 아키라에서도 이 제작위원회 방식을 적용하였으며, 환마대전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팀 '아르고스' 출신의 나카무라 타카시, 모리모토 코지, 카나다 요시노리, 우메츠 야스오미 등이 참여하는 등 여러 면에서 린 타로와 그가 만들어낸 시스템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린 타로는 리미티드 아니메 기법에 있어서 일본 최고의 연출가로 인정받는 인물이라는 점. 오토모는 리미티드 아니메의 대가로부터 배운 아니메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 아니메 중에서도 손에 꼽는 풀 프레임 아니메를 만들어낸 것이다.

동남아의 민속악기 세션이 인상적인 독특한 인트로는 이국적이면서도 이질적인데, 싸이버펑크적인 배경과 이국적인 음악, 그리고 압도적인 비주얼 등은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와 교집합을 갖고 있다. 또한 주인공인 카네다와 친구이자 적이 되는 테츠오, 그리고 본 작품의 주요 인물인 통칭 28호 아키라는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철인 28호(1963)'에 등장하는 주인공 카네다 쇼타로와 철인(일본어로 테츠진인 철인의 발음은 테츠오와 대비된다), 그리고 철인의 별칭인 28호와 묘하게 일치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2] 참조)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의 분위기는 압도적이고 치밀한 비주얼과 이질적인 음악이 맞물려 다소 불편하다는 것인데, 싸이버펑크적인 주제의식과 어우러져 상당히 마니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원작 코믹스는 오토모를 명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히트작이긴 하지만, 그 방대한 내용이 124분 안에 모두 압축되지 못했다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떠나 하나의 극장 아니메로 보았을 때 스토리는 크게 모나지 않고 알맞은 기승전결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본작의 타이틀롤이자 키워드이며, 가장 강한 능력자인 아키라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대거 삭제되었다는 점에서 본 작품은 역시 프롤로그적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원작의 많은 부분을 이야기 하지는 못한 셈이다.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흥행수익은 약 7억5천만엔으로, 상당히 하드한 SF 임을 감안했을 때 준수한 성적을 거둔 작품이었다. 문제는 20억엔이라는 천문학적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는 것으로, 결국 제작비의 반도 거둬들이지 못한 참패작이 되어버린 셈. 하지만, 일본에서는 거의 망작에 가까운 작품으로 전락해 버린 이 작품은 외국에서 개봉되며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이윽고 일본 만화영화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전세계 만화영화 팬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는 약 7년 뒤 일본에서 저주에 가까운 흥행참패를 기록한 후, 외국에 개봉되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SF 걸작 중 하나로 올라서는 오시이의 공각기동대와 같은 전개이기도 하다. 아키라는 이후 비디오와 LD, DVD 등으로 발매되어 꾸준한 인기를 끌며 명실상부 아니메 마니아들의 필수 콜렉션으로도 자리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개봉된 최초의 일본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아직 일본문화의 수입이 금지되어있던 관계로, 홍콩영화로 속여서 개봉했다가 1주일만에 극장에서 내려온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갖고 있기도 하다. 관련 에피소드는 Kaonic 님의 포스트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바로가기)


<참고 사이트>

[1] AKIRA, Wikipedia Japan
[2] AKIRA, 위키피디아
[3] AKIRA (1988), allcinema.net
[4] AKIRA, 엔하위키
[5] <아키라> DVD로 만나는 전설의 재패니메이션 by 한청남, 씨네 21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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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왕 귀환제 (1988), 孔雀王 鬼還祭 / Spirit Warrior


ⓒ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원작: 오기노 마코토(荻野真)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각본: 아이카와 쇼(会川昇)
◈ 캐릭터 디자인: 오치 히로유키(越智博之)
◈ 크리쳐 디자인: 와타나베 쥰이치(わたなべぢゅんいち)
◈ 작화감독: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음악/노래: YAS-KAZ / SPLASH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阿部高久), 요시다 나오타카(吉田尚剛), 마루야마 히사토시(丸山寿敏) / 노무라 카즈후미(野村和史)
◈ 제작사: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AIC (?)
◈ 일자: 1988.04.29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흥복사의 지하 보관실에 모셔져있던 8부상 중 가장 걸작으로 평가받는 아슈라상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물샐 틈도 없는 최첨단 경비 시스템이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쪽같이 사라진 아슈라상. 일반 사람이 아닌 마물의 짓이라 생각한 주지는 공작명왕의 현신으로 불리는 밀교의 퇴마사 공작왕을 부른다. 

사건을 조사하려는 찰나 요기를 느낀 공작, 요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금강저를 던지자 벽속에서 시키귀신이 뛰쳐나온다. 순식간에 거대한 몸집으로 변하는 시키 귀신. 시키 귀신의 공격을 피하면서 귀신의 눈에 금강저를 꽂은 공작이 곧바로 밀교의 인법을 읊기 시작한다.

'임,병,투,자,개,진,열,재,전!'  .


<소개>

오기노 마코토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퇴마와 오컬트라는 소재를 코믹스와 아니메에 널리 퍼뜨린 장본인격인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그 가치와 완성도는 비슷한 류의 작품들을 능가하는 아우라를 갖고 있다. 1985년부터 89년까지 슈에이샤(집영사)의 '주간 영 점프'를 통해 연재되었으며, 단행본으로 17권까지 발행되었다. 이후 1990년부터 92년까지는 '공작왕 퇴마성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어 총 11권의 단행본이 발매되었으며, 2006년부터 다시 '공작왕 곡신기'라는 제목으로 2010년까지 연재되는 등([1] 참조), 최근까지도 연재될 정도로 시리즈는 장기화되었었지만,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첫 시리즈에 비해 퇴마성전과 곡신기의 평가는 좋지 않은 편이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밀교의 주술과 퇴마술, 여기에 오컬트적인 요소와 호러장르를 접목시킨 스타일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으며, 80년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성인용 코믹스의 전개에 발맞춰 마니악한 소재의 선정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상당했다. 소재의 신선함도 신선함이지만, 각종 오컬트적인 소재와 종교적 소재를 갖고 상당히 설득력있게 구성한 설정 역시 본 작품의 인기의 견인차가 되었다 하겠다. 불교와 도교, 인도와 중국의 신화적 요소에 일본의 전승설화와 민속신앙, 여기에 기독교적 세계관까지 크로스오버시킨 본작의 세계관은 실로 감탄스러울 정도로, 어떤 것이든 자신들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해석하고 재가공하는 일본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공작왕 실사영화 일본버전의 포스터.

아니메는 OVA 시장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AIC에 의해 제작되었다. 다소 하드고어하고 괴기스러운 원작의 스타일에 비해 아니메는 예상보다 훨씬 순화된 수위로 묘사되고 있다. 각본은 같은 시기에 유사한 호러 스타일의 작품들을 많이 써온 아이카와 쇼가 맡았으며, 일본 헤이안 시대의 실존인물로 알려진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델로 하여 쓰여진 오리지널 스토리이다. '아미테이지' 시리즈와 '솔비앙카(1999)'의 감독을 맡는 오치 히로유키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작화를 맡는 등, 코가와 토모노리가 이끄는 작화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인물들이 작화를 도맡고 있다. 다만, 애초에 그다지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 작품은 아니었는지 비슷한 시기에 이들이 그려냈던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빠져있는 느낌. 전반적으로 볼 때 평범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으로, 원작의 아우라나 스탭진의 네임밸류에 비하면 그리 임팩트가 있는 작품은 아니라 하겠다.

OVA 출시 후 불과 반년이 안되서는 실사영화로도 등장한다. 후지 TV와 홍콩의 영화 제작사인 골든 하베스트가 합작하고 베테랑 액션배우 원표가 공작왕을 연기했으며, 당대 청춘스타로 떠오르던 글로리아 입이 아슈라를 맡아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다만, 일본판 공작왕의 경우는 주연을 맡은 원표와 글로리아 입이 조연으로 등장하고 홍콩판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일본 배우 미카미 히로시와 히다카 노리코가 공작과 아슈라를 맡아 연기한다. 90년에 '공작왕 아슈라 전설'로 속편이 제작되며 주요스탭과 캐스팅은 1편과 거의 동일하나 일본판 공작왕은 아베 히로시가 맡게 된다.


공작왕 2 환영성 (1989), 孔雀王2 幻影城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정보>

◈ 감독: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
◈ 각본: 아이카와 쇼
◈ 작화감독: 후지카와 후도시(藤川太)
◈ 미술: 카네무라 카즈요시(金村勝義)
◈ 음악: YAS-KAZ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 요시다 나오타카, 마루야마 히사토시 / 노무라 카즈후미
◈ 제작사: 스튜디오 88,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 일자: 1989.07.0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이타노 써커스'로 유명한 일본 최고의 액션 작화가 중 한명인 이타노 이치로의 연출작. '메가존 23 파트 2 (1985)' 이후 그의 네번째 감독작으로, 전반적으로 하드고어에 가까운 그의 연출취향이 원작과는 괜찮은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아닌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여 사용하였으며, 왕인환(오니마루) 외에 또 한명의 사이드킥 황해봉(코우 카이호)도 등장하여 흥미를 더한다.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었던 1편과 달리 액션에서만큼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기대 이하의 작화 퀄리티로 인해 그러한 부분이 그다지 잘 살아나지는 못했다. 오치 히로유키나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그렸던 극화풍의 1편 캐릭터에 비해 눈 크고 코 작은 전형적인 아니메 스타일의 캐릭터로 돌아선 부분도 퇴마 호러물이라는 본작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1편의 음양사 세이메이에 이어 2편은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인 오다 노부나가를 소재로 하였다. 과거의 전설적인 인물을 부활시키려는 무리들이 있고, 부활한 전설의 인물들은 대개 인간을 초월한 능력자들로 세계의 멸망이나 정복을 꿈꾸는 인물들이다라는 시놉시스는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미이라'와 같은 헐리웃 어드벤쳐 영화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소재라 하겠다.


공작왕 앵화풍양 (1991), 孔雀王3 櫻花豊穣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
◈ 각본: 나츠키 레오(夏木玲生)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키시다 타카히로(岸田隆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
◈ 제작사: AIC
◈ 저작권: ⓒ
◈ 일자: 1991.9.2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세번째 OVA는 1편의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가 다시 맡았다. 작화나 미술은 2편에 비해 안정된 수준으로 돌아섰지만, 스토리와 더불어 좋은 퀄리티라기보다는 그냥 무난한 수준의 비주얼이라 하겠다. 전편들에 비해 조금 더 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묘사되는 등, 수위는 다소 높아졌으나 호러물로서의 느낌은 그다지 나아진 점이 없어 보인다.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였으나 각색이 좋지 못했던 관계로 스토리텔링 역시 몰입도가 높지 않다.


진 공작왕 (1994), 真・孔雀王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정보>

◈ 감독: 린 타로(りんたろう)
◈ 각본: 우라하다 타츠히코(浦畑達彦), 이나바 카즈히로(稲葉一広)
◈ 캐릭터 디자인: 아베 히사시(阿部恒), 코이케 타카시(小池健)
◈ 작화감독: 아베 히사시
◈ 미술감독: 히라키 노리히로(平城徳浩)
◈ 음악: 혼다 토시유키(本多俊之)
◈ 기획/제작총지휘: 이시자키 쿠니히코(石崎邦彦), 아오키 마사미(青木雅美) /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 일자: 1994.06.17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2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네번째 아니메 프로젝트는 AIC의 손을 떠나 전통의 명가 매드하우스와 거장 린타로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퀄리티와 완성도로 태어난 작품이 되었다. 아무래도 눈길을 끄는 것은 극장 아니메의 수준에 버금가는 작화와 미술이라 하겠는데, '폭렬헌터(1995)', '펫숍 오브 호러즈(1999)', '쵸빗츠(2002)'와 같은 TV 시리즈 부터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 '하이랜더: 원수를 찾아서(2007)' 등 내노라하는 작품들에서 활약한 매드하우스의 A급 작화가 아베 히사시가 참여하여 뛰어난 퀄리티로 재탄생되었다. 각본에는 역시 매드하우스 소속으로 '마스터 키튼(1988)', '몬스터(2004)', '딸기100%(2005)', '건슬링거 걸 IL TEATRINO(2008)', '라이브 온 CARDLIVER조(2009)'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우라하다 타츠히코가 참여하고, '버블검 크라이시스 8편(1991)', '사일런트 뫼비우스(1991,1992)'에서 미술을 담당한 히라키 노리히로가 미술을 맡는 등, 전반적으로 평범한 OVA의 수준을 넘어서는 스탭진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공작의 누나로, 공작의 수호신인 공작명왕과 함께 최강의 마신으로 손꼽히는 천사왕의 현신 토모코가 등장하는 공작왕 최후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린타로 감독만의 독자적인 재해석이 들어갔다. 원작의 하드고어함과 강렬한 액션보다는 이야기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거듭났으며, 여기에 용배라 불리는 아티팩트를 손에 넣기 위한 나치잔당, 밀법승과 중국의 선도까지 가세하여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특히, 용배를 찾는 나치 잔당의 모습은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을 연상시키며, 도입부에서 용배를 탈취하는 나치의 수하는 인디아나 존스 1편인 '레이더스 오브 더 로스트 아크(1981)'에서 로널드 레이시가 분한 나치 장교 토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작품이었지만 영상미나 드라마 등 공작왕의 라스트를 장식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급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孔雀王, Wikipedia Japan
[2] 孔雀王 鬼還祭 (1988), allcinema.net
[3] 孔雀王2 幻影城 (1989), allcinema.net
[4] 孔雀王3 櫻花豊穣 (1991), allcinema.net
[5] 真・孔雀王 (1994), allcinema.net
[6] 공작왕,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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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경찰 패트레이버 Early Days (1988),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 Patlabor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정보>

◈ 원작: 헤드기어, 유키 마사미(ゆうきまさみ)
◈ 감독: 오시이 마모루(押井守) - 6화까지 / 요시나가 나오유키(吉永尚之) - 7화
◈ 각본: 이토 카즈노리(伊藤和典)
◈ 콘티/연출: 오시이 마모루 / 나카무라 류타로(中村隆太郎), 사와이 코지(澤井幸次),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
◈ 캐릭터 디자인: 타카다 아케미(高田明美)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黄瀬和哉), 와다 타쿠야(和田卓也), 다카하시 나오토(高橋直人)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小倉宏昌)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川井憲次) / 카사하라 히로코(笠原弘子)
◈ 제작사: 스튜디오 딘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88.04.25 ~ 1989.06.2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OVA(7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하이퍼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수많은 분야에 진출한 범용 인간형 기계 레이버(Labor). 하지만 그것은 레이버 범죄라 불리는 새로운 사회적 위협을 만들어 내었다. 계속되는 레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시청은 산하에 특수차량 2과를 창설하게 된다. 통칭 특차 2과로 불리는 패트레이버 중대, 패트레이버의 탄생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창설된 특차 2과는 경시청 내부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단 세 대의 고물 레이버만이 지급된 형식상의 조직으로, 경시청 내부에서도 따돌림을 받는 허울뿐인 조직이기도 했다.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3개월 째, 마침내 최신형 레이버 3대가 특차 2과에 지급되기에 이른다. 이와 동시에 이 패트레이버의 운용을 위한 풋내기 요원들이 특차 2과에 배속되는데... (줄거리 서두는 OVA 프롤로그의 대사를 그대로 인용)


<소개>

'기동전사 건담(1979)'을 시작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리얼로봇이 87년 사실상의 종언을 고한 직후 등장한, 어찌보면 이제까지의 거대로봇 아니메 중 가장 현실적인 진짜 리얼로봇물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 오시이 마모루를 위시한 창작집단 헤드기어의 첫 작품이자 헤드기어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며, 동시에 막다른 골목까지 다다랐던 오시이 마모루를 기사회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로봇물이면서도 프라모델이나 완구 업체를 스폰서로 삼지 않고 미디어 믹스적인 비즈니스 전개를 취하여 로봇물 중 거의 유일하게 스폰서의 입김에 놀아나지(?) 않은 작품이 바로 이 작품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이다.

보통 TV 시리즈로 등장하여 인기를 끌면 극장 아니메가 제작되고, 이후 후속편이나 스핀오프 형태의 이야기가 OVA로 제작되는 것이 거의 관행이던 당시의 아니메 제작 시스템과는 달리, OVA로 등장하여 인기를 얻은 후, 극장 아니메가 제작되고 TV 시리즈가 제작되는 보편적인 방식을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역시 특이하다 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패트레이버가 당대의 로봇물과는 다른 출발점과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982년, 회사원에서 전업 만화가로 전향한 유키 마사미가 친한 친구들과 설정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던 와중 '바이돌'이라는 기획에서 인간형 로봇 레이버가 등장하게 된 것이 패트레이버의 시작이다.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 가는 과정에서 몇년 뒤 건담의 메카닉 디자이너로 유명해지는 이즈부치 유타카가 가세하고, '시끌별 녀석들(1981)'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토 카즈노리가 합류하면서 초기의 아이디어는 점차 애니메이션을 위한 기획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여기에 보다 애니메이션에 알맞는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시끌별 녀석들과 '마법천사 크리미 마미(1983)', 그리고 '변덕쟁이 오렌지로드(1987)'를 거쳐 80년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 중 한명으로 성장한 타카다 아케미가 참가하게 된다. 여기에 오시이 마모루까지 가세하면서 창작집단 '헤드기어'가 최초로 결성된다.

오시이 마모루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이 기획에 동참하게 된다. 당시 그는 '달로스(1983)'와 '시끌별 녀석들 2 뷰티풀 드리머(1984)', '천사의 알(1985)'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입지가 많이 좁아진 상황으로, 일감이 거의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가 스스로 밝혔듯이 이 패트레이버는 오시이에게 있어서 기사회생의 기회이자 터닝포인트 였던 셈이다. 다만 기획이 어느 정도 잡힌 후에 참여한 본 작품에 오시이가 100% 만족하지는 않았다고 전해지며, 그중 주역 메카인 98식 잉그램의 경우에는, 슈퍼로봇에서 이어져온 인간형 로봇의 컨셉이라는 점에서 몹시나 언짢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디자이너인 이즈부치를 '메카 음치'라고 깔아내릴 정도.) 사실적인 로봇을 그리는 작품에서 인간형 로봇은 비현실적이다라는 것을 오시이는 주장한 셈인데, 결국 본 작품에는 잉그램과 같은 인간형 레이버 외에 상당수의 레이버가 오시이의 뜻에 따라 산업기계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등장하게 된다.

오프닝의 서두에서 펼쳐지는 잉그램의 놀라운 액션장면을 보고 본 작품에 빠져든 로봇 마니아들도 많았는데, 사실 오프닝의 컷은 거의 떡밥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본편의 전개는 로봇들의 강렬한 메카 액션과는 거리가 먼 시트콤 수준의 코미디와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작품으로, 이제까지 등장한 로봇 아니메 중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코미디 영화 '폴리스 아카데미'의 인물 설정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에 작품의 주무대이자 주인공들이 소속된 특차 2과는 개성이 강한 개그 캐릭터들로 넘실거린다. 다만, 빵 터지는 강한 개그보다는 전체적으로 잔잔한 시트콤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는 오시이표 개그의 특징이기도 하다. 개그에서조차 느린 호흡을 자랑하는 오시이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리얼로봇이라는 범주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패트레이버는 여타의 리얼로봇에 비해 태생이나 성격이 다른 별개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다. 거대한 세력과 세력간의 전쟁을 테마로 삼았던 여타의 로봇 아니메와는 달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부터 테러 사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범죄를 해결하는 범죄수사물에 가까우며, 주인공들 또한 천재 파일럿이나 고뇌하는 주인공이 아닌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빠진 경찰 공무원들이라는 점이 기존의 로봇물과는 다르다 하겠다. 시대 배경, 장소, 생활방식 등 모든 면에서 작품이 만들어졌던 80년대를 연상시키는데, 그저 6~8미터의 인간형 로봇이 등장한다는 것만이 다를 뿐 이러한 익숙한 배경과 평범한 이야기 전개는 패트레이버를 다른 로봇 아니메와는 다른 성격의 리얼로봇물로 그려주고 있다.

로봇의 활약이 거의 없는 독특한 형식의 로봇물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애초에 6부작으로 기획했던 OVA는 이후 1편이 더 연장되었으며 연출은 오시이 마모루가 아닌 시끌별 녀석들에서 콘티와 연출을 맡았던 요시나가 나오유키가 맡게 된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키사하라 히로코의 주제가 '미래파 Lover'는 일본 아이돌 여가수들의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싫어하던 당시의 엘로스에게 마크로스의 노래들과 더불어 그 편견을 날려준 곡으로, 톡톡 튀는 멜로디와 상큼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이기도 하다. OVA 2기와 구분하기 위해 나중에 출시되는 영상 소프트에는 'Early Days'라는 부제가 붙는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he Movie (1989)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오시이 마모루
◈ 각본: 이토 카즈노리
◈ 캐릭터 디자인: 타카다 아케미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디자인 협력: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사야마 요시노리(佐山善則), 이토 타케히코(伊東岳彦)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
◈ 음악: 가와이 켄지
◈ 기획/프로듀서: 헤드기어 / 우노사와 신(鵜之沢伸), 마키 타로(真木太郎)
◈ 제작사: 스튜디오 딘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일자: 1989.07.1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한 레이버의 폭주를 다룬 패트레이버의 첫 극장판 아니메. 키세 카즈치카의 현실적인 극화체풍의 작화는 극장판에 와서 더더욱 두드러졌는데, 그로 인해 타카타 아케미의 터치는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후일 두번째 극장판과 세번째 극장판으로 이어지는 보다 심각한 패트레이버를 위한 일종의 포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에피소드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참신한 설정이었는데, 무엇보다 80년대 후반은 PC의 보급률이 전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시대로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개념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나 앞서간 소재라 할 수 있겠다. 

극장판의 레벨에 맞게 이즈부치 유타카 외에 다수의 디자이너가 참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원작자겸 메카닉 디자이너인 거물 카와모리 쇼지의 가세라든지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으로 데뷔하여 여러 건담 시리즈에서 활약하게 되는 사야마 요시노리나 이토 타케히코 등으로 인해 한차원 더 높아진 메카닉 디테일을 경험할 수 있다. 극장판에 어울리는 뛰어난 수준의 작화 역시 볼거리로, 이후로 계속되는 압도적 퀄리티의 오시이표 극장판 아니메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V (1989)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정보>

◈ 감독: 요시나가 나오유키
◈ 각본: 이토 카즈노리, 오시이 마모루, 요코테 미치코(横手美智子), 키무라 ?(木村直人)
◈ 콘티/연출: 타키자와 토시후미(滝沢敏文), 카세 미츠코(加瀬充子) 外 / 토모나가 케이타로(元永慶太郎), 아오키 야스나오(青木康直)
◈ 작화감독: 니시무라 노부요시(西村誠芳), 타카미 아키오(高見明男)
◈ 미술감독: 시부야 유키히로(渋谷幸弘)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 / 카사하라 히로코
◈ 프로듀서: 호리코시 토오루(堀越徹), 이시카와 세이지(石川清司)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89.10.11~1990.09.26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TVA(47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극장판을 거치면서 인기를 입증한 패트레이버의 첫번째 TV 시리즈. 흥미로는 것은 본 작품의 제작을 선라이즈가 맡았다는 사실인데, 리얼로봇 아니메를 최초로 제작한 아니메 제작사와 리얼로봇의 개념을 다른 형태로 정립한 작품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 조우는 몹시도 흥미롭다 하겠다. 오시이 마모루가 각본 스탭으로 한발 물러나고 요시나가 나오유키가 OVA 7편에 이어 감독을 맡으면서 전반적으로 오시이 색체는 옅어졌으며, 선라이즈의 가세로 분위기도 일신하게 된다. 다만, 이토 카즈노리나 오시이가 여전히 각본을 맡고 있어 패트레이버만의 정체성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특차2과의 일상에 대한 묘사나 현실적인 에피소드 등은 본 작품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TV 시리즈에서는 이즈부치 유타카의 최고의 디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검은색 레이버 그리폰이 최초로 등장하고 있다. 미려하고 세련된 유선형의 검은색의 바디와 인상적인 빨간색 바이저는 산업용 기계로봇이 주로 등장하는 현실적인 패트레이버의 작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52화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여건상의 이유로 47화로 종영하게 된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OVA 2기 (1990)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요시나가 나오유키
◈ 각본: 오시이 마모루, 이토 카즈노리, 요코테 미치코 外
◈ 콘티/연출: 요시나가 나오유키, 키쿠치 카즈히토(菊池一仁) 外 / 토모나가 케이타로, 아오키 야스나오 外
◈ 작화감독: 야마다 키사라카(山田きさらか), 타카기 히로키(高木弘樹)
◈ 기획: 헤드기어
◈ 제작사: ?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90.11.22~1992.04.23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OVA(1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TV 시리즈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제작된 두번째 OVA. 전체적으로 각각의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스토리적 연관성이 별로 없는 패러랠 월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본 OVA와 TV 시리즈는 뚜렷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애초에 5화를 마저 다 채우지 못하고 종영된 TV 시리즈의 이야기를 마무리 짖자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2 the Movie (1992)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Production I.G


<정보>

◈ 감독: 오시이 마모루
◈ 각본: 이토 카즈노리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 디자인 협력: 카와모리 쇼지,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후지시마 코스케(藤島康介)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
◈ 음악: 가와이 켄지
◈ 기획/제작: 헤드기어 / 우노사와 신, 하마와다 츠요시(濱渡剛)
◈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 프로덕션 I.G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Production I.G
◈ 일자: 1992.08.07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오시이의 정체성이 다시금 불을 뿜은 패트레이버의 두번째 극장판. 애초부터 비현실적인 인간형 로봇의 등장이 마뜩치 않았던 오시이는 본작에 이르러 레이버의 활약을 대폭 축소시켰으며, 도쿄 시내에서 일어난 테러와 쿠데타, 그리고 이 일련의 사건에 연루된 음모를 파헤치는 서스펜스가 주를 이루는 작품으로 패트레이버를 변주하게 된다. 작품의 모티브는 첫번째 OVA의 에피소드 5, 6편인 '2과의 가장 긴하루'에 그려졌던 자위대의 쿠데타가 모티브가 되었다. 어떤 면에서는 패트레이버이지만 패트레이버라고 보기 힘든 작품인 셈이다. 패트레이버를 통해 이전과는 달리 좀 더 대중취향적인 작품을 만들던 오시이의 작품 세계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음을 알려준 작품이기도 하다. 

무거운 주제와 정적인 연출, 느린 호흡으로 긴 가치관과 이념을 읊는 오시이표 스타일로 인해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정체불명의 테러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정치적 헤게모니, 어눌하지만 뛰어난 상황판단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특차2과의 코토 등 서스펜스 물로서는 영화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메카닉 디자인에 있어서도 비록 레이버의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서두의 군사형 레이버를 비롯하여 상당히 하드한 밀리터리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건프라 디자이너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카토키 하지메나 '오, 나의 여신님'의 작가로 메카닉 마니아이기도 한 후지시마 코스케 등이 참여하여 현실적인 병기와 탈 것들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시이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폐기물 13호 (2002), WXIII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高山文彦)
◈ 각본: 도리 미키(とり みき)
◈ 캐릭터 디자인: 타카기 히로키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카와모리 쇼지, 카토키 하지메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타카기 히로키 外
◈ 미술설정: 와타베 타카시(渡部隆)
◈ 음악: 가와이 켄지
◈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시노하라 아키라(篠原昭)
◈ 제작총지휘: 와타나베 시게루(渡辺繁), 카와시로 카즈미(川城和実)
◈ 제작사: 매드하우스, 반다이, 토호쿠신사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일자: 2002.03.30
◈ 장르: SF, 괴수물,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10년만에 등장한 패트레이버의 신작 극장판. 오시이 마모루나 유키 마사미, 이토 카즈노리 등 패트레이버의 핵심진용이 대거 불참한 작품으로, 기존의 패트레이버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작품이다. 주인공 또한 특차 2과가 아닌 형사 쿠스미 타케시와 하타 신이치로이며, 특차 2과의 인물들과 레이버는 작품의 후반부에나 등장하게 된다. 그저 패트레이버의 세계관을 빌어온 스핀오프인 셈.

총 22권으로 완결된 유키 마사미의 원작 코믹스의 에피소드 '폐기물 13호'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나 원작과는 달리 상당히 시리어스한 성인취향의 전개가 눈길을 끈다. 이로 인해 뉘앙스는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시리어스한 오시이의 극장판 2편과 같은 어두운 색체를 풍기고 있다. 다만, 정치논리라든지 이념적인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던져 우리를 어지럽게 했던 오시이의 극장판 2편과는 달리 본작은 괴수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한 여인과 그에 얽힌 슬프고도 충격적인 진실, 이를 뒤쫓는 두 민완형사의 이야기가 담긴 스릴러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결과적으로 부제인 패트레이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물건이 되었지만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으며, 몰입감도 뛰어나다. 키세 카즈치카의 극화체는 본 작품과 완벽한 싱크로를 자랑한다.

한때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에 등장한 괴물이 폐기물 13호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표절 논란에 휘말리기도. 형체를 알기 힘든 그로테스크한 몸체에 크고 강한 꼬리, 인간처럼 팔 다리가 달린 부분은 일견 표절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는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양서류나 어류(실제 모티브는 아구라고 전해짐)를 연상시키는 외형에, 개구리의 다리와 흡사한 네 개의 다리를 갖고 있는 반면, 폐기물 13호는 인간의 유전자가 결합되어 인간과 같은 팔다리와 여성의 가슴까지 달려있고 치아가 있다는 점에서 표절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폐기물 13호의 디자인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언급하기에는 실루엣의 일부가 비슷한 것도 사실. 이로 인해 국내 일부 네티즌과 혐한류에게 본의 아니게 여러가지 가십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다만 디자인 외에 스토리 상의 표절을 주장하는 부분은 근거가 없는 악성 루머다.(그런 식이라면 공각기동대는 블레이드런너의 표절이다.)


미니 파토 (2002) 


ⓒ HEADGEAR · EMOTION / TFC · Production I.G

<정보>

◈ 감독: 카미야마 켄지(神山健治)
◈ 각본/연출컨셉/음향 프로듀스: 오시이 마모루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니시오 테츠야(西尾鉄也)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 / 히요도 마코(兵藤まこ)
◈ 제작사: 프로덕션 I.G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Production I.G
◈ 일자: 2002.03.30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구분/등급: 단편(옴니버스 3부작)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폐기물 13호와 동시에 상영된 단편 애니메이션. 여러가지 실험적 기법이 적용된 작품으로 얼핏 보기에는 종이를 오려 만든 캐릭터를 카메라로 찍은 인형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풀 CG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가분수의 귀여운 2등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런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일본에서는 '파다파다 아니메(パタパタアニメ)'라고 부르기도 한다.([5] 참조) 파닥파닥 아니메로 명명해도 좋을 듯.

각본부터 연출컨셉에 이르는 기본 얼개는 오시이 감독이 아웃라인을 잡았으며, '인랑(2000)'에서 연출을 맡았으며, 오시이가 기획자 양성을 위해 세운 오시이 학원 출신이기도 한 신예 연출가 카미야마 켄지가 감독을 맡아 범상치 않은 연출력을 선보였다. 카미야마는 본 작품에서 선보인 종이 인형극과 같은 애니메이션 기법을 후일 자신의 TV 시리즈인 '동쪽의 에덴(2009)'의 엔딩 애니메이션에서 다시 한 번 선보이기도. 본편의 작화는 키세 카즈치카와 함께 Production I.G의 양대 작화가이자 오시이 마모루의 또다른 작화 파트너이기도 한 니시오 테츠야가 맡고 있다. 

엉뚱한 관점과 마니악한 지식을 바탕으로 풀어가는 황당한 코미디는 패트레이버 본래의 스타일을 극장판보다 더 잘 살리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Wikipedia Japan
[2]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the Movie, Wikipedia Japan
[3]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2 the Movie, Wikipedia Japan
[4] WXIII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Wikipedia Japan
[5] ミニパト, Wikipedia Japan
[6]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OVA 第1期) (1988), allcinema.net
[7] Patlabor, Wikipedia
[8] Patlabor The Mobile Police (OAV 1/1988), ANN
[9]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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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이웃집 토토로 (1988), となりのトトロ / My Neighborhood Totoro


ⓒ 二馬力 · 徳間書店


<정보>

◈ 원작/감독/각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 작화감독: 사토 요시하루(佐藤好春)
◈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원화: 단나이 츠카사(丹内司), 오츠카 신지(大塚伸治), 카나다 요시노리(金田伊功), 콘도 카즈야(近藤勝也)
◈ 음악/노래: 히사이시 조(久石譲) / 이노우에 아즈미(井上あずみ)
◈ 기획/제작: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오카다 히데오(尾形英夫) / 도쿠마 야스요시(徳間康快)
◈ 프로듀서: 하라 토오루(原徹)
◈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도쿠마 서점
◈ 저작권: ⓒ 二馬力 · 徳間書店
◈ 일자: 1988.04.16
◈ 장르: 드라마, 모험,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G)


<시놉시스>

때는 1950년대의 일본,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대신하여 집안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의젓한 소학교 6학년 소녀 쿠사가베 사츠키는 호기심 많은 동생 메이와 고고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곧 퇴원할 엄마를 위해 물 맑고 공기 좋은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된다. 이사짐과 함께 털털 거리며 굴러가는 작은 고물 삼륜차에 몸을 싣고 꼬불꼬불한 논길을 거쳐 다다른 시골. 나무들이 우거진 터널 같은 계단을 지나 넓은 언덕 위에 새로운 집이 사츠키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에 들떠하는 사츠키와 메이.

근처의 거대한 녹나무가 보이는 뜰과 동화속 존재인 마쿠로쿠로스케가 존재하는 듯한 시골집은 전원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정취를 풍기고 있어 사츠키와 메이에게는 따사로우면서도 왠지 모를 위화감이 으스스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사츠키가 학교에 가고, 아빠가 일을 하고 있는 어느 화창한 오후, 혼자서 집주변을 살펴보며 자연과 벗삼아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던 메이는 생전 처음보는 희한한 모양의 동물(?)을 발견하고 뒤를 쫓던 도중 녹나무 밑의 깊은 구덩이 속으로 떨어지고 마는데...


<소개>

스튜디오 지브리의 두번째 극장 아니메(동시 상영으로 제작된 '반딧불의 묘(1988)'가 있으니 둘 다 지브리의 두번째 극장 아니메라 보면 될 듯. 지금에서야 '바람의 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지브리 아니메로 여기지만, 원래 나우시카는 지브리가 창립하기 전 탑 크래프트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지브리의 탄생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이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네번째 극장 아니메. 이제는 지브리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이자 하나의 정체성으로 여겨지는, 일본 아니메의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아이콘인 토토로를 주인공로 한 작품으로, 상영 당시만 하더라도 그 파급력은 미비했었다. 지브리 사상 최저 흥행성적을 거둬들인 '천공의 성 라퓨타(1986)'보다 살짝 앞선 약 5.9억엔의 수입(라퓨타는 약 5.8억엔)과 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니 지금의 네임밸류에 비하면 무척 초라한 성적을 거둔 셈.

토토로의 기원은 사실 197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에이 동화를 떠나 A 프로덕션(現 신에이 동화)에 입사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A 프로덕션과 밀접한 관계에 있던 도쿄무비신사의 극장 아니메를 하청받아 기획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아기 팬더와 아빠 팬더가 등장하는 작품을 생각해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토토로의 원형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당시 제작된 도쿄무비신사의 '팬더와 아기팬더(1972)'의 팬더는 생김새나 표정 등이 토토로와 무척 흡사하였으며 주인공 여자아이인 미미코는 토토로의 주인공인 사츠키와 메이를 섞어 놓은 듯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 팬더와 아기팬더(パンダコパンダ) 1972 1972 by 캅셀 (보러가기)

토토로의 초기 기획서가 미야자키에 의해 스폰서인 도쿠마 서점에 제출될 때만 하더라도 도쿠마 서점은 이 기획안을 그다지 마뜩치 않게 여겼다고 전해진다. 시대 배경도 너무 오래된 옛날인데다가 스케일이나 드라마성이 전작인 나우시카나 라퓨타에 비해 너무 소박하고 밋밋해서 흥행하기에는 뭔가 한 방이 부족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더군다나 당시 기획된 작품의 러닝타임도 6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단독 상영으로는 다소 어정쩡한 길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 물꼬는 의외의 방향에서 터졌다. 당시 지브리에서 기획 중이던 또다른 극장 아니메 반딧불의 묘 역시 60분 정도 밖에 안되는 러닝 타임이었기에 이 두 작품을 동시상영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이로 인해 극적으로 토토로는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후일 제작 과정 중에서 반딧불의 묘나 토토로나 모두 90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가진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태어나게 된다.

반딧불의 묘에 지브리의 A급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한데다가 스튜디오마저 이들이 쓰고 있었기에 토토로의 제작은 신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으며, 스탭 역시 반딧불의 묘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인재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본 작품을 통해 지브리와 첫 만남을 갖게 된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의 경우는 일본 아니메 양대 거장 미술감독으로 불리는 코바야시 시치로와 무쿠오 다카무라 둘 모두를 스승으로 모셨던 인물로서, 그 천부적인 감각으로 인해 완벽주의자인 미야자키에게마저 극찬을 받기 이른다. 실제 토토로에서 보여준 카즈오의 미술은 20여년 전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름답고 푸르렀으며, 그때까지 지브리의 미술을 이끌고 있던 야마모토 니죠(당시에는 반딧불의 묘에서 미술감독을 역임)와 비교했을 때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반딧불의 묘에 비해 애니메이터의 진용이 다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토토로의 미술적 가치는 지브리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겠다.

50년대 일본의 농촌생활을 묘사한 작품의 디테일은 역시 미야자키답게 명불허전이다. 상당히 세심한 디테일까지 신경을 쓴 결과 도저히 아동용 만화영화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섬세한 느낌이 전달되는 것은 이제까지도 유효한 지브리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특히, 그 때까지만 해도 주로 유럽의 전원적 정취를 묘사하면서 일부 팬들로부터 백인우월주의자라는 편견을 들어왔던 미야자키가 일본의 전통적인 생활상이 물씬 풍기는 작품을 연출함으로써 그러한 일각의 편견을 일축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 중 일본적 배경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나 '원령공주(1997)'가 역대 극장 아니메 랭킹 1위와 3위에 올라있는 것은 미야자키가 동양적이고 일본적인 가치관의 표현에 있어서도 높은 내공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살던 주인공 소녀가 시골로 이사를 와 신비한 현상을 겪고 모험을 하는 이야기 전개는 후일 미야자키 최고의 히트작 센과 치히로...와 동일한 스타트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보다 긍정적이고 밝은 사츠키와 메이, 그리고 잔잔한 극의 분위기는 다소 어둡고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었던 센과 치히로...에 비해 낙관적이고 유아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작중에 등장하는 삼륜차나 수도 펌프 등은 과거 한국에서도 70년대까지는 볼 수 있었던 것들로, 우리의 역사 중 일부가 일본과 좋지 않은 형태로 얽혀 있던 지난 시절의 잔재를 느낄 수 있다 하겠다. 다만 동시 상영으로 방영되었던 반딧불의 묘가 태평양 전쟁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국내 팬들에게 반일 감정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토토로의 경우는 그러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아이템과 소소한 생활 스타일을 제외하고는 민족주의적 편향이나 왜곡된 역사적 관점을 거의 느낄 수가 없는 소박한 작품이기에 이러한 역사적 유물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편이다.

극장에서는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지만 TV 방영시에는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했다. 방송 때마다 시청률은 20%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이는 전작인 라퓨타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일어났던 현상이기도 하다. 토토로의 봉제인형도 큰 인기를 끌어 1991년 당시 판매 개수는 약 210만개에 이르기도 했는데([1], [3] 참조) 이는 지브리의 캐릭터가 시장에서 통한 최초의 사례로, 토토로에 이르러 캐릭터 사업이 지브리의 고정적인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비디오나 DVD로도 쾌조의 순항을 지속하였으며, 모 공원에서는 작품에 등장하였던 사츠키와 메이의 시골집이 실제로 재현되기에까지 이른다. 명실공히 지브리와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평단의 찬사도 줄을 이었다 방영해인 1988년 일본의 저명한 영화잡지 키네마준보 베스트 10에서 일본영화 베스트 10 1위를 차지했으며, 독자선정 일본 영화 베스트 1위, 독자선정 일본영화 감독상 등 그해의 일본 실사영화들을 모두 제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또한 마이니치 영화콩쿨 일본영화 대상, 제6회 일본 애니메이션 대상·아톰상 최우수 작품상/각본부분 최우수상/미술부문 최우수상/주제가부문최우수상, 제20회 성운상 미디어부분 수상 등 수상경력 역시 화려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계속적인 극장흥행 부진은 지브리와 미야자키의 불안요인이기도 했다. 나우시카를 통해 뭔가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건만 흥행은 계속 저조한 상황에 흐르고 있었고, 지브리에게는 무언가 결정적으로 큰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 二馬力 · 徳間書店


<참고 사이트>

[1] となりのトトロ, Wikipedia Japan
[2] となりのトトロ, allcinema.net
[3] 이웃집 토토로, 위키피디아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二馬力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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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노 감독의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목차>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1988), 逆襲のシャア / Char's Counter Attack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총감독/각본: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 보조연출: 카와세 토시후미(川瀬敏文), 타카마츠 신지(高松信司)
◈ 캐릭터 디자인: 키타즈메 히로유키(北爪宏幸)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사야마 요시노리(佐山善則), 스즈키 마사히사(鈴木雅久), GAINAX
◈ 디자인 협력: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키타즈메 히로유키,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이나노 요시노부(稲野義信), 이소 미츠오(磯光雄)
◈ 작화감독보: 온다 나오유키(恩田尚之), 고바야시 토시미츠(小林利充), 나카자와 카즈노리(中沢数宣), 시게타 아츠시(重田亜津史)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池田繁美)
◈ 음악/노래: 사에구사 시게아키(三枝成彰) / TM NETWORK
◈ 기획/제작/프로듀서: 야마우라 에이지(山浦栄二) / 이토 아키노리(伊藤昌典) / 우치다 켄지(内田健二)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8.03.12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하만 칸이 이끄는 네오 지온과 에우고 간의 제1차 네오 지온 항쟁(U.C0088~0089)이 에우고의 승리로 막을 내린 지 4년이 흐른 우주세기 0093년. 그리프스 전쟁 당시 종적을 감추었던 샤아 아즈나블이 돌아왔다. 그는 미네바 자비를 수령으로 받들었던 하만 칸의 네오 지온이 아닌, 지온공화국의 창시자이자 자신의 아버지이기도 한 지온 줌 다이쿤의 유지를 이어가는 새로운 네오 지온을 세우고, 지구 연방에게 선전포고를 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제2차 네오 지온 항쟁의 시작이었다.

전쟁의 재발을 두려워 한 연방의 지도자들은 샤아와 협상을 원하게 되고, 실제 연방과는 전력 면에서 열세였던 네오 지온은 이를 기회 삼아 소행성 기지 액시즈를 연방에게서 인도받은 뒤 이를 지구에 낙하시켜 지구를 더 이상 사람이 살지 못하는 땅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이는 어스노이드와 스페이스노이드의 갈등 자체를 없애버리고, 지구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오염시키는 인류를 벌하기 위한 샤아의 전략으로, 그로 인해 벌어질 결과는 엄청난 희생을 초래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끔찍한 것이었다.

한편, 미적지근한 연방의 태도와 달리 독립부대 론도벨에 소속된 왕년의 에이스 아무로 레이는 샤아와 네오 지온의 재등장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자신이 직접 설계에 참여한 사이코뮤 프레임이 적용된 최신형 모빌슈트 ν(뉴) 건담의 개발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14년 동안 지속되어온 둘의 질긴 인연은 이제 그 최종장을 향해 접어들고 있었다.


<소개>

1987년,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를 끝으로 리얼로봇은 사실상 종언을 고했지만, 건담에게만은 예외였다. 이미 거대한 팬덤과 관련 비즈니스의 폭넓은 성장으로 인해 원작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관성 항행을 계속하고 있던 건담 시리즈는 리얼로봇의 몰락과는 별개로 계속해서 후속작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처한 것이다. 특히,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서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이나 중반부 이후 작품에서 모습을 감추었던 '영원한 에이스' 아무로 레이가 후속작인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에서도 등장하지 않자 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고, 사실상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분위기를 반전하려던 토미노 감독의 시도 역시 팬들에게는 먹혀들지 않았다. 이로 인해 토미노 감독은 더블 제타 시리즈를 제작하는 도중 우주세기의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새로운 후속 시리즈에 착수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우주세기의 사실상의 종장이라 할 수 있는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인 것이다.

제목 역습의 샤아는 제타 건담 기획 초기 토미노 감독이 기획하던 소설의 타이틀이기도 하다. 소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퍼스트 건담의 속편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기획 과정에서 메인 스토리의 뼈대가 바뀌면서 이 타이틀은 본작에 이르러서야 빛을 본 것이다. 당시 기획했던 역습의 샤아는 극장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아무로와 샤아가 주인공이자 같은 동료로 활약하는 이야기로 전개될 예정이었다. 사실 이러한 구도는 둘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제외하면 제타 건담에서 그대로 적용된 것이었으나 극장판에 이르러서 우주세기의, 그리고 건담의 진정한 결말을 위해 토미노는 이를 수정하여 아무로와 샤아의 리턴 매치로 이야기 방향을 바꾸게 된다.

메카닉 디자인에 가이낙스가 참여한 것이 이채롭다. 특히, 가이낙스의 창립멤버로 건담과 토미노 감독의 열혈 팬이던 안노 히데아키의 경우는 자신이 건담에 참여하게 된 사실을 무척이나 기뻐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그러한 기쁨과 달리 스스로가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했던 뉴건담의 러프 디자인은 토미노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러프 스케치가 발기발기 찢어지는 치욕을 겪기도 했다. 퍼스트 건담의 그늘에서 탈피하고 싶었던 토미노에게 안노가 그려간 뉴건담의 디자인은 퍼스트 건담과 너무 유사한 디자인이었으니 어찌보면 욕먹을 짓을 했다고 볼 수도.

☞ 안노가 그려간 뉴건담 러프스케치. 엔하위키 '토미노 요시유키' 설명 중 12.14 항목에 링크된 MAFTY님의 포스트. (바로가기)

뉴건담의 디자인 및 등장 MS는 거의 대부분 이즈부치 유타카의 손길을 거쳐갔다. 더블제타 건담부터 건담 시리즈에 합류한 그는 본작을 통해 건담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 MS 디자인을 그려내며 일약 차세대 메카닉 디자이너로 거듭나기도. 이즈부치는 소설판인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벨토치카 칠드런'에 등장하는 주역메카 Hi-ν 건담이나 극장판의 사자비를 대신한 나이팅게일 역시 디자인하여 큰 인기를 얻는다. 그 외에 오하타 코이치나 사야마 요시노리 등 제타와 더블제타에 이어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러프 디자인을 그려내고 이를 한 두명이 클린업하는 형식으로 메카닉 디자인이 전개된다.

캐릭터 디자인은 더블제타에 이어 키타즈메 히로유키가 맡아 활약을 펼친다. 제타부터 역습의 샤아에 이르기까지 80년대의 후속 건담 시리즈가 모두 키타즈메의 손을 거치게 된 셈. 키타즈메 외에도 오오모리 히데토시와 온다 나오유키 등 코가와 토모노리 직계의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애니메이터들이 다수 작화진에 가세하여 건담의 정체성 중 하나인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그늘을 완벽하게 걷어내고 있다. 이런 면에서 역습의 샤아 이후 제작된 '기동전사 건담 F-91(1991)'의 캐릭터 디자인이 야스히코인 것은 원점으로의 회귀라고도 볼 수 있다.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아무로와 샤아의 복귀작이었지만, 그 전개는 그렇게 팬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인다. 제타 건담을 통해 라이벌인 아무로와 교감했으며 지온의 반대편에 서서 싸우던 샤아가 다시 지온의 수장으로 돌아오면서 팬들에게는 어리둥절함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아무로도 마찬가지로, 반연방 소속의 카라바에 몸담고 있던 그가 어떻게 다시 연방의 장교가 되었는지, 그리고 제타 당시 연인이었던 벨토치카의 존재는 사라진체 그 자리를 첸 아기가 차지하고 있는 등 어떤 면에서 제타와 더블제타의 이야기가 대거 삭제된 리부트의 느낌을 주고 있다. 애시당초 굉장히 많은 사전지식을 필요로 하는 이 작품에서 제타 이후 5년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아무로와 샤아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삭제되었기에 건담의 팬조차 조금은 생소한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여기에 이제까지와는 달리 악의 축으로 돌아서서 모든 인류를 말살하려 하는 샤아의 모습은 그의 아버지인 지온 줌 다이쿤의 사상과도 대치되는 것으로, 어찌보면 스스로 그 당위성을 상실하고 있는 셈이었다.

퍼스트 건담 시절 연인이었던 라라아의 환상에 사로잡힌 체 부관인 나나이 미겔이나 철모르는 뉴타입 소녀 퀘스 파라야의 마음을 이용하는 그의 모습은 샤아의 팬들에게는 큰 반감으로 다가왔다. 사실 다소 비정한 샤아의 이런 모습은 이미 복수를 위해 자신의 친우를 음모에 빠뜨려 숨지게 한 퍼스트 건담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기도 했으나 이미 샤아를 일종의 신화적인 인물로 생각해오던 당시의 팬들에게는 그다지 원치 않는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유부단한 캐릭터에서 패기와 여유로움을 가진 지휘관으로 성장한 아무로 레이는 이전의 입체적인 모습에 비해 오히려 그 개성은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작품의 히로인 격인 퀘스의 경우는 제타의 히로인 포우 만큼이나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웠는데, 그녀의 변심과 그녀를 사랑한 브라이트 노아의 아들 하사웨이의 엇갈림과 그로 인해 벌어진 여러 비극은 전형적인 토미노식 파국을 보여주고 있다.

ⓒ SOTSU · SUNRISE

우주세기의 끝을 보려는 토미노의 계획은 본 작품에서 상당히 대담하면서도 그다운 방향으로 진행된다. 샤아가 지구로 추락시킨 거대한 소행성 액시즈를 무모하게도 모빌슈츠로 막아선 아무로와 아무로에게 패해 탈출포트 째 사로잡힌 샤아가 액시즈의 추락을 극적으로 막아내면서 대기권의 고열로 인해 산화해버리는 엔딩은 팬들로서는 충격 자체였다. 이야기의 엔딩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계속되는 우주세기의 재생산을 막기 위해 토미노는 시리즈의 아이콘이기도 한 두 주인공을 아예 우주세기의 역사에서 완벽하게 퇴장시켜 버린 것이다. 아무로와 샤아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일부 팬들의 예상이나 매체들의 추측성 기사와 달리 토미노는 공식석상에서 둘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하지만, 몰살의 토미노다운 강수에도 불구하고 건담 시리즈의 재생산은 결코 멈출 수 없는 거대한 소행성의 낙하와도 같이 토미노 자신을 짓누르게 된다.

주제가인 'Beyond the Time'은 TMN이 불러 화제가 되었다. '시티 헌터(1987)'의 엔딩 테마 'Get Wild'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TMN의 13번째 싱글로 싱글 음반 판매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건담 OST로서, 아니메 OST로서 우주세기의 대미를 장식한 명곡으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건담 극장판이라는 네임 밸류에 걸맞는 뛰어난 작화와 훌륭한 미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우주세기의 대미를 장식하려 했던 뉴건담은 건담 시리즈의 극장 애니메이션 중에서 현재까지도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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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수격투 강의 귀 (1987), 大魔獣激闘 鋼の鬼 / Demon of Steel


ⓒ AIC · 徳間書店

<정보>

◈ 원작/각본: 아이카와 쇼(會川昇)
◈ 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貴)
◈ 캐릭터 디자인: 온다 나오유키(恩田尚之)
◈ 메카닉 디자인/특수효과: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온다 나오유키,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
◈ 미술감독: 아라이 카즈히로(荒井和浩)
◈ 음악/노래: 가와사키 마사히로(川崎真弘) / J-WALK
◈ 기획/제작: 오가타 히데오(尾形英夫) /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横尾道男)
◈ 제작사: AIC, 토쿠마 서점
◈ 저작권: ⓒ AIC · 徳間書店
◈ 일자: 1987.12.10
◈ 장르: SF, 괴수,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1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서기 1999년, 외딴 섬에 위치한 군사연구시설 '산사라'는 신 에너지 입자를 실험하던 도중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만다. 차원 공간을 통해 하늘에서 나타난 정체불명의 물체, 산사라 소속의 연구원인 타쿠야와 하루카는 목숨을 걸고 이 물체의 샘플을 회수하지만 연구책임자였던 가룬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의해 실망한 타쿠야는 산사라를 떠나게 된다.

그로부터 3년 뒤, 친구인 하루카의 편지를 받은 타쿠야는 다시금 산사라에 돌아온다. 하지만 하루카는 타쿠야가 알던 예전의 하루카가 아니었다. 타쿠야와 연인사이였으나 산사라를 떠난 후 하루카의 연인이 되어버린 리즈, 하루카의 옛연인이기도 한 동료 루이 역시 하루카가 변한 것을 염려하고 있었는데... 타쿠야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카, 도대체 3년 사이에 이곳 산사라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소개>

AIC가 제작한 독특한 느낌의 OVA 괴수물. '파사대성 단가이오(1987)'과 함께 중지된 '대마징가' 기획을 활용하여 제작된 두번째 작품이다. 단, 전통적인 슈퍼로봇물의 스타일에 미소녀 SF 액션을 접목시켰던 단가이오와 달리 이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는 차원을 넘어온 이형의 존재와 생체 병기라는 설정, 호러 괴수물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로 단가이오와는 다른 색다른 맛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세기말적, 혹은 묵시록적인 작품색을 보여주는 나가이 고와의 세계관과도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

원작과 각본은 아이카와 쇼로, 단가이오에 이어 이번 강의 귀에서도 스토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그가 애초 대마징가 기획초기부터 참여한 멤버였기 때문이며, 특촬물에서 주로 활약한 아이카와 덕분인지 로봇과 생물을 혼합한 듯한 거대한 괴물들의 모습은 특촬물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같은 해 그가 '三陽五郎'라는 필명으로 참여하는 '초신전설 우로츠키 동자(1987)'에 등장하는 초신이나 마신 역시 이런 면에서 유사한 모습인데, (우로츠키 동자의 원작자는 마에다 토시오지만) 아이카와가 이런 스타일의 작품과 궁합이 잘 맞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호러적인 분위기에서도 두 작품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 AIC · 徳間書店

생체병기를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메카닉 디자인은 오하타 코이치의 것으로, 여기에 오바리 마사미의 터치가 더해져 기괴하면서도 육감적인 멋을 선사하고 있다. 금속을 근육질과 같은 형태로 스타일링하는 오바리의 디자인 감각이 생체병기와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감각적인 메카 작화를 구사하는 사노 히로토시가 가세하여 환상의 원투펀치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본작에서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두 주인공의 메카닉을 오바리 마사미와 사노 히로토시 나누어 원화를 담당함으로써 저예산 OVA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퀄리티의 메카 작화가 라스트에 펼쳐지는 부분은 본 작의 백미라 하겠다. ("대마수 격투 강의 귀, 대마징가의 추억", CAPSULE 블로그: 총천역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애초에 같은 기획에서 출발한데다가 비슷한 스탭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단가이오와 여러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 두 작품의 이질감이 큰 이유는 호러 괴수물을 연상시키는 스토리와 상이한 캐릭터 디자인에 있다.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온다 나오유키가 가세하면서 히라노 토시키/카기노우치 나루미로 대표되는 단가이오의 미소녀적인 취향과는 대조적인 느낌인데, '메가존 23 파트 1(1985)'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를 맡았던 히라노와 '메가존 23 파트 3(1989)'에서 작화감독 보조로 활약한 온다의 관계가 본 작품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된 듯.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온다 나오유키의 그림체는 완성되지 않은 단계였지만 작화는 준수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호러괴수물이라는 점에서 히라노의 스타일보다는 온다의 그것이 작품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당시 아니메에서는 그다지 보기 힘든 스타일의 작품으로, 완성도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나 당시 AIC가 자사의 히트작인 메가존 시리즈나 버블검 크라이시스 시리즈 등 여러 작품들을 프로듀싱하고 있는 과정에서 본 작품은 단 1화만 제작된다. 애초에 4부 이상을 제작할 예정에 있었던 단가이오와는 달리 강의 귀는 소재의 마이너함으로 인해 애초부터 1화만 기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 사이트>

[1] 大魔獣激闘 鋼の鬼, Wikipedia Japan
[2] 大魔獣激闘 鋼の鬼 (1987), allcinema.net
[3] Daimaju Gekito Hagane no Oni (OAV), AN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AIC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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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메 삼총사 (1987), アニメ三銃士 / Anime Sanjushi


ⓒ NHK (Italian Version DVD Box Cover)


<정보>

◈ 원작/번안: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 몽키펀치(モンキー・パンチ)
◈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汤山邦彦)
◈ 각본: 타나미 야스오(田波靖男)
◈ 캐릭터 디자인/서브 캐릭터 디자인: 오자키 신고(尾崎真吾) / 츠지 하츠키(辻初樹)
◈ 작화감독: 츠지 하츠키, 신도 미츠오(進藤満尾), 사토 마사토(佐藤真人)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中村光毅)
◈ 음악/노래: 타나카 코헤이(田中公平) / 사카이 노리코(酒井法子)
◈ 프로듀서: 카네코 야스오(金子泰生)
◈ 기획사/제작사/협력사: NHK 엔터프라이즈 / 각켄, KORAD / 스튜디오 갤럽, 세영동화
◈ 저작권: ⓒ NHK
◈ 일자: 1987.10.09 ~ 1989.02.17
◈ 장르: 모험, 시대물, 액션
◈ 구분/등급: TVA (5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줄거리>

때는 17세기 전반, 부르봉 왕가 루이 13세가 통치하던 프랑스에서도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드의 남부 지방 가스코뉴. 귀족집 도련님과 한 소년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날쌔고 민첩한 이 소년의 이름은 달타냥. 둘이 다투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으로, 귀족 도련님은 자기집 소가 제일 크다고 한 반면 달타냥은 파리에 있다는 코끼리가 더 크다고 받아치면서 싸움이 벌어진 것이었다. 다툼 끝에 도련님은 달타냥에게 지고 말았지만, 도련님은 다름아닌 영주의 아들이었다. 용서를 구하려면 달타냥이 직접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야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은 절대 굽히기 싫어하는 달타냥은 파리에 가서 직접 코끼리를 보고 오기로 결심한다. 

한밤 중에 집을 떠나려는 달타냥에게 달타냥의 할아버지는 달타냥의 아버지가 사용하던 검을 건낸다. 아버지의 전우였던 트레빌의 얘기를 해주며 트레빌이나 리슐리외를 찾아 도움을 청하라는 할아버지. 뒤이어 나타난 할머니에게서 받은 모자와 봇짐, 그리고 할아버지가 건네준 검과 말 로시난테를 타고 달타냥은 파리로 향한다. 코끼리를 확인하기 위해 떠난 달타냥의 이 소소한 여정은 훗날 프랑스, 아니 유럽 전역을 뒤흔드는 거대한 모험의 서막이었으니...


<소개>

알렉상드르 뒤마의 고전명작 '삼총사'를 각색한 TV 시리즈 아니메. NHK 엔터프라이즈가 기획하고 출판사로 더 유명한 각켄(학연)사와 한국의 KORAD가 제작한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이다. 실제 제작 역시 스튜디오 갤럽과 세영동화가 한일합작으로 제작했다. NHK 종합 TV에서 금요일 5:30에 방송되었는데, 본작의 성공을 기점으로 NHK의 금요일 5:30 시간대가 '푸른색 링크(1989)',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1990)', '아니메 비밀의 화원(1991)'으로 이어지는 아니메 시간대로 바뀌게 된다. 당시 아니메 삼총사의 인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삼총사를 모티브로 삼았지만, '루팡 3세'의 원작만화가 몽키 펀치가 번안에 참여하면서 설정에 있어서 여러가지 변화가 가미되었다. 먼저 어린이용 만화영화로 기획되면서 주요 등장인물들의 연령대가 대폭 낮춰졌는데, 달타냥은 10대 후반의 소년으로, 그의 파트너인 콘스탄스 역시 16살의 어린 소녀로 그려지면서 성인들의 모험극에서 어린이를 위한 모험극으로서의 눈높이를 조절했고, 이에 보조를 맞춰 삼총사인 아토스와 포르토스, 아라미스도 20대의 청년들로 연령이 조정된다. 다만, 아토스의 경우에는 콧수염으로 인해 그다지 그런 느낌이 들어보이지는 않은 듯. 원작에 등장하지는 않는 소년 쟝 역시 어린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만화영화의 활력소로서 그 역할을 100% 수행하게 된다.

모험의 시작은 고향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치기어린 다툼으로 인해 달타냥이 파리로 떠난다는 것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총사가 되겠다는 출세욕을 안고 파리로 떠나는 원작의 달타냥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작의 변주가 소년 만화영화라는 작품의 색깔에 적절하게 맞춰진 변형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총사 중 한명인 미남 아라미스를 남장 여자로 변주해낸 제작진의 시도는 신선한 충격이자 센세이션 그 자체. 이로 인해 주인공인 달타냥이나 히로인 콘스탄스보다 아라미스가 더 주목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야기도 물론 (원작이 그랬듯이) 흥미로운 편이지만, 그보다는 아라미스라는 캐릭터의 변주가 삼총사의 성공에 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판단된다. 아라미스는 이후에도 아니메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인기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다.


'요술 공주 밍키(1982)', '환몽전기 레다(1985)' 등 인상깊은 작품을 연출해온 유야마 쿠니히코가 감독을 맡으면서 소녀적 감성과 소년만화스러운 모험이 공존하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태어났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인기 아이돌 사카이 노리코의 주제가도 큰 히트. 삼총사라는 고전 소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당시 시대 트렌드에 맞는 형태로 각색되어 고전이 갖고 있는 원래의 매력 외에도 다른 여러가지 현대적인 인기요소를 갖춘 셈이다. 

1987년 5월에 25분짜리 파일럿 판이 방영된 뒤 약 5개월이 지나서 본방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파일럿판 영상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TV 시리즈의 내용전개와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본 방송은 87년 10월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듬해인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시작으로 NHK가 올림픽 방송을 시작하면서 방송일정에 차질이 생겨 89년에 이르러서야 방송을 마칠 수 있게 된다. TV 시리즈가 종영된 후 약 1개월 뒤에는 인기 캐릭터 아라미스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 극장판 '아라미스의 모험(1989)'이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비너스 전기(1989)'와 함께 동시 상영으로 공개되기도 하였다. 러닝타임 46분이라는 한계로 아라미스의 이야기 외에 많은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는데, 아쉽게도 이후로 아니메 삼총사의 후속작은 만들어지지 못했다.

일본 내에서 종영된 뒤에는 한국에서도 KBS를 통해서 방영되었다. 방영당시 제목은 '달타냥의 모험'. 닛폰 애니메이션이 만들었던 '천하무적 멍멍기사(1981)'와 함께 삼총사의 만화영화판 중에서는 꽤 인지도가 높은 편으로, 천하무적 멍멍기사 방영당시 경쟁작이 국민적 캐릭터 '도라에몽'이었던 것처럼 아니메 삼총사는 방영 당시 경쟁작이 '호빵맨(앙팡맨)'이라는 것도 묘하게 대칭되는 부분이다.

☞ 만화영화 연대기: 천하무적 멍멍기사 (바로가기)

ⓒ NHK



<참고 사이트>

[1] アニメ三銃士, Wikipedia Japan
[2] アニメ三銃士(1987), allcinema.net
[3] 달타냥의 모험,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HK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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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대성 단가이오 (1987),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 Dangaio 


ⓒ AIC · EMOTION


<정보>

◈ 원작/감독/캐릭터디자인/총작화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貴)
◈ 각본: 아이카와 쇼(會川昇)
◈ 콘티: 히라노 토시키,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1,3편 /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1편 / 니시모리 아키라(西森章)-2편
◈ 메카닉 디자인: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오바리 마사미
◈ 몬스터 디자인: 와타나베 슌이치(わたなべぢゅんいち)
◈ 작화감독: 오오누키 켄이치(大貫健一), 오바리 마사미, 니시이 마사노리(西井正典)-3편
◈ 작화감독보: 카기노우치 나루미(垣野内成美)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渡辺宙明), 미즈타니 카오루(水谷薫)-3편
◈ 노래: 미즈키 이치로(水木一郎), 호리에 미츠코(堀江美都子)
◈ 프로듀서: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아시누마 마코토(浅沼誠),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제작사: AIC
◈ 저작권: ⓒ AIC · EMOTION
◈ 일자: 1987.09.2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뛰어난 과학자이자 무기상인인 타산 박사에 의해 초능력자로 개조된 미아 아리스, 롤 크랑, 파이 산다와 란바 노무. 과거의 기억을 잃은 그들은 현재 영문도 모른체 소행성 기지에 갇혀 있다. 기지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타산 박사의 목소리. 5분 내에 기지를 탈출하지 않으면 기지와 함께 폭사할 운명에 놓인 그들은 초능력을 사용하여 추격하는 전투 메카닉들을 물리치고 격납고로 향한다. 가까스로 격납고로 향한 네 명, 격납고에는 4기의 우주비행기가 놓여있었고 미처 탑승하기도 전에 아리스들은 수많은 전투 메카닉들이 그들을 포위당하고 만다.
 
힘을 다 써버린 3인과 달리 아직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줄 모르는 아리스는 점점 조여드는 메카닉들의 포위망에 어쩔줄 몰라한다. 메카닉들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된 절체절명의 순간, 아리스의 초능력이 마침내 발동한다. 강력한 능력으로 기지를 통체로 폭파시킨 아리스, 폭발의 한가운데서 거대한 강철 거인이 어두운 실루엣을 드러내는데...


<소개>

'싸워라 익저 1(1985)'에 이어 AIC가 제작한 오리지널 로봇물. 원래 다이나믹과 합작으로 기획 예정이던 '대마징가'의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대마징가를 위해 기획되었던 아이디어의 일부를 재활용하여 AIC의 오리지널 아니메로 거듭나게 된 작품이다. '메가존 23 파트 1(1985)'의 캐릭터 디자이너에 이어 익저 1을 감독하면서 OVA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히라노 토시키(본명 히라노 토시히로)가 원작과 감독,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에 이르는 원맨쇼를 펼쳤으며,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 등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메카닉 애니메이터 오바리 마사미와 베테랑 메카닉 디자이너 오하타 코이치, '마크로스(1982)'의 창조자 카와모리 쇼지가 가세하여 캐릭터 디자인 만큼이나 매력적인 메카닉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1987년부터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게 되는 각본가 아이카와 쇼(본명 아이카와 노보루)가 각본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아이카와를 포함하여 이들 중 상당수는 대마징가의 기획에 참여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단가이오는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아니메 마니아들의 핵심 키워드를 훌륭하게 조합했던 마크로스 시리즈의 영향으로 인해 탄생한 일련의 작품들의 계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마징가의 부활 프로젝트인 대마징가의 아이디어가 조합되어 특이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메카닉과 미소녀를 결합한 일련의 아니메들은 그 뿌리가 원래 리얼로봇물(정확히 말하면 마크로스)에 있었기에 슈퍼로봇과의 조우는 상당히 특이한 사례라 하겠다. 이는 87년도를 기점으로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된 리얼로봇 아니메의 흐름과도 어느 정도 연관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총작화감독까지 해낸 히라노 토시키의 열정으로 캐릭터들은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인이자 작화감독보로 참여한 카기노우치 나루미의 터치가 더해지면서 히라노 본래의 스타일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그려진 듯한 느낌이며, 개인적으로 본 작품의 히로인 미아 아리스는 히라노가 그려낸 캐릭터들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다만, 비주얼에 비해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밋밋하고 싱거운 느낌이다. 히로인 3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캐릭터들의 개성이 떨어지는 점도 아쉬운 점. 
 
고혹적인 캐릭터와 함께 단가이오의 눈길을 끄는 또하나의 매력은 마징가로부터 이어져온 슈퍼로봇의 혼이 오바리 마사미를 통해 세련되고 육감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미 드라고나를 위시한 몇몇 작품에서 메카닉에 육감적인 라인을 살려내는 천부적인 능력을 보여준 오바리의 단가이오야말로 마니아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감각적인 메카닉 라인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루어지는 세밀하고 뛰어난 합체 메커니즘은 메카닉의 귀재 카와모리 쇼지의 작품이다. 이 두명의 합작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단가이오는 작품과는 별개로 아니메史에서 유니크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나 싶다. 리얼로봇과는 다른 박력이 넘치는 전투씬 역시 가슴을 뜨겁게 하는 매력을 보여주엇다.

멋진 메카닉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조화를 이룬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오바리가 직접 그려내 강렬한 잔상을 남겼던 드라고나의 오프닝보다는 떨어지지만, 작품의 매력을 잘 살려낸 멋진 오프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아니메 주제가의 형님 미즈키 이치로와 호리에 미츠코라는 두 레전드가 듀엣으로 부른 주제가는 열혈 슈퍼로봇 아니메의 정수를 담아낸 듯한 박력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작곡가 역시 슈퍼로봇 아니메 불멸의 작곡가 와타나베 츄메이.

뛰어난 퀄리티로 팬들의 환호 속에 야심차게 시작한 단가이오였으나, 제작과정의 난항으로 인해 초반부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한 체 3화를 끝으로 돌연 시리즈가 종료되고 만다. 이로 인해 시리즈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우주해적 벙커와의 본격적인 대결은 그려지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고 서두의 전개도 다소 엉성한 편이라 눈길을 잡아끄는 캐릭터나 메카닉 디자인에 비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작품이다. AIC는 단가이오 외에도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를 연이어 선보이며, 엎어진 대마징가 기획을 멋지게 재활용하는 내공을 보여준다.

ⓒ AIC · EMOTION



파사거성 G 단가이오 (2001), 破邪巨星Gダンガイオー


ⓒ 平野事務所 / AIC · SHO-PRO · テレビ朝日 · avex

<정보>

◈ 원작/감독: 히라노 토시키
◈ 각본: 우에다케 스미오(植竹須美男)
◈ 캐릭터 디자인: 야마다 마사키(山田正樹)
◈ 메카닉 디자인: 오가와 히로시(小川浩), 무타라 고로(村田護郎)
◈ 총작화감독: 타카오카 쥰이치(高岡淳一), 야마다 마사키
◈ 메카닉 총작화감독: 카모가와 히로시(鴨川浩), 하시모토 타카시(橋本敬史), 니시이 마사노리
◈ 미술감독: ?(佐藤勝)
◈ 음악/노래: 와타나베 토시유키(渡辺俊幸) / 타카하시 코우(たかはしごう), 미즈노 나나비(水野愛日)
◈ 기획/제작: 미우라 토오루, 나가사와 타카유키(長澤隆之), ?(赤羽根徳則)
◈ 제작사: AIC, 소학관 프로덕션, TV 아사히, avex
◈ 저작권: ⓒ 平野事務所 / AIC · SHO-PRO · テレビ朝日 · avex
◈ 일자: 2001.04.05 ~ 2001.07.05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1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단가이오의 속편에 해당하는 작품. 실제로 내용상의 연관은 크게 없으며, 원작의 히로인인 미아 아리스의 텔레파시를 들은 여성과학자 미야가 설계한 탄핵왕 단가이오를 타고 싸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단가이오는 원작의 단가이오와는 그 디자인의 거의 일치하지 않으며 오히려, 단가이오의 모티브였던 대마징가의 기획의 마징가 디자인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야마다 마시키로, '버블검 크라이시스 도쿄 2040(1998)'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26화로 기획되어 있었으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지 13화를 끝으로 종영한다.


<참고 사이트>

[1]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Wikipedia Japan
[2] 破邪巨星Gダンガイオー, Wikipedia Japan
[3]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彈劾凰) (1987), allcinema.net
[4] 파사대성 단가이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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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카니발 (1987), ロボットカーニバル / Robot Carnival


ⓒ A.P.P.P


<정보>

◈ 오프닝/엔딩 애니메이션:
    감독·각본·콘티: 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 / 캐릭터디자인·원화: 후쿠시마 아츠코(福島敦子) / 미술: 야마모토 니죠(山本二三)
◈ 에피소드1 - 프랑켄의 톱니바퀴: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모리모토 코지(森本晃司) / 미술: 이케하타 유지(池畑祐治)
◈ 에피소드2 - DEPRIVE: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 마츠모토 켄지(松本健治)
◈ 에피소드3 - PRESENCE: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 / 작화협력: 테라사와 신스케(寺沢伸介), 후타무라 히데키(二村秀樹) / 미술: 야마카와 아키라(山川晃)
◈ 에피소드4 - STARLIGHT ANGEL: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키타즈메 히로유키(北爪宏幸) / 미술: 시마자키 ?(島崎唯)
◈ 에피소드5 - CLOUD: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원화·미술: 오오하시 마나부(大橋学) - 감독, 각본, 캐릭터 디자인은 마오라무도라는 필명으로 참여.
◈ 에피소드6 - 메이지 꼭두각시 문명기담, 붉은 머리 사람의 습격사건:
    감독·각본: 키타쿠보 히로유키(北久保弘之) / 캐릭터 디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메카닉 디자인: 마에다 마히로(前田真宏) / 작화협력: 모리야마 유지(森山雄治), 모우리 카즈아키(毛利和昭) / 미술: 사사키 히로시(佐々木洋)
◈ 에피소드7 - 닭 남자와 빨간 목: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나카무라 타카시(なかむらたかし) / 미술: 사와이 ?(沢井裕滋)
◈ 음악: 히사이시 조(久石譲), 후지타 ?(藤田意作), 타케이치 마사히사(武市昌久)
◈ 제작: 노무라 카즈푸미(野村和史), A.P.P.P 컴퍼니
◈ 제작사: A.P.P.P 컴퍼니
◈ 저작권: ⓒ A.P.P.P
◈ 일자: 1987.07.21
◈ 장르: 드라마, 사이버펑크, 옴니버스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소에이신샤와 함께 일본 최초의 성인용 OVA 아니메인 '크림레몬(1984~1987)' 시리즈와 OVA 시대의 최고 히트작 중 하나인 '프로젝트 A코(1986, 1987)'를 제작했던 A.P.P.P 컴퍼니의 세번째 OVA 작품. 소위 오타쿠적인 취향이 짙게 베인 상업적인 작품을 제작하던 그들이 내놓은 세번째 작품은 공교롭게도,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작가주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작품이었다. 특히, 기존의 감독이나 연출가들이 아닌 캐릭터 디자이너나 작화감독 출신의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연출과 각본까지 담당한 단편작들이 하나로 묶인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것은 본 작품 '로봇 카니발(1987)'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환마대전(1983)'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으며 아니메 업계에 데뷔한 인기만화가 오토모 가츠히로가 환마대전 이후 두번째로 참여한 애니메이션으로 오토모는 로봇 카니발에서 오프닝과 엔딩 애니메이션을 맡게 되는데, 본작을 통해 기존의 아니메와는 느낌을 달리하는 오토모 만의 독특한 비주얼의 서막을 느낄 수 있다. 오토모 외에도 환마대전의 제작을 위해 특별히 결성되었던 프로젝트 팀 '아르고스'의 멤버인 모리모토 코지, 우메츠 야스오미, 나카무라 타카시가 본 작품에서 각각 단편작을 연출하기 때문에 로봇 카니발은 이들 아르고스 멤버들의 스타일이 짙게 베여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여성 애니메이터 후쿠시마 아츠코는 모리모토 코지와 부부지간이기도.

오토모와 더불어 독특하고 컬트적인 영상미를 선사하는 모리모토 코지의 단편이 끝난 뒤에는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와 같은 선라이즈 계열의 작품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오오모리 히데토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오오모리의 경우는 네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한 당대 최고의 인기 캐릭터 디자이너 키타즈메 히로유키와 같은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애니메이터로, 둘다 코가와 토모노리의 제자이기도 하다.그런 연유로 두 에피소드는 어딘지 모르게 작화적인 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실험적이고 비대중적인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 당대 주류의 느낌이 살아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하겠다. 특히, 전체적으로 템포가 느리고 난해하고 어두운 전개 속에 달콤하고 트렌디한 느낌을 선사하는 키타즈메의 단편은 본 작품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키타즈메 이전의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로봇 카니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천재 애니메이터 우메츠 야스오미의 에피소드이다. 제타 건담 오프닝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하는 그는 '메가존 23 파트 2(1986)'을 통해 업계와 팬 모두에게 강렬한 비주얼 쇼크를 안겨준 바 있는데, 10여분의 러닝타임에 불과한 이번 에피소드 '프레센스'에 와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듯한 압도적인 작화 퀄리티를 선사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게 된 로봇을 두려워하게 된 남자의 인생사가 잔잔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본편의 비주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하겠다. 

ⓒ A.P.P.P

그외에도 중학교 졸업 직후 도에이 동화에 입사한 뒤 다양한 스튜디오를 거친 오오하시 마나부(마오라무도)의 다섯번째 에피소드는 그가 혼자서 연출과 각본, 캐릭터 디자인과 원화, 미술까지 1인 제작 시스템으로 그려낸 독특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의 작품이며, 여섯번째 에피소드의 경우는 '크림레몬 4탄 팝체이서(198?)'에서 원안과 감독, 각본, 콘티 등 1인 다역을 수행한 키타쿠보 히로유키와 90년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떠오르게 되는 당시 신예 사다모토 요시유키, 가이낙스의 설립자 중 한명이며 후일 곤조를 설립하게 되는 마에다 마히로, 프로젝트 A코에서 감독과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으로 대활약한 모리야마 유지가 참여하는 등 에피소드 중 가장 많은 인재들이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아르고스 멤버 중 한명으로 '미래경찰 우라시맨(1983)'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나카무라 타카시가 맡았다.

 

로봇 카니발은 당대의 아니메의 조류를 따르지 않고 실험적인 영상미를 선보인 작가주의 정신이 가득한 작품이다. 상업적인 고려보다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본 컬트적인 성격의 작품이며, 그렇기에 여전히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숨겨진 걸작 아니메라 할 수 있다. 오토모 가츠히로나 후쿠시마 아츠코, 나카무라 타카시 등은 이후에도 매드하우스의 옴니버스 작 '미궁물어(1988)'에 참여하게 되며, 오토모 가츠히로는 모리모토 코지와 함께 '메모리즈(1995)'를 통해 세번째로 옴니버스 스타일의 컬트 작품을 선보이게 되니, 로봇 카니발은 어떻게 보면 이들 두 작품에게 일종의 모티브를 제공한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ロボットカーニバル, Wikipedia Japan
[2] Robot Carnival, Wikipedia
[3] Robot Carnival (OAV), ANN
[4] 로봇 카니발, 베스트 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A.P.P.P에게 있습니다.


로봇카니발 OVA - 8점
오오토모 카츠히로 외 8명 감독/대원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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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수도시 (1987), 妖獣都市 / Wicked City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


<정보>

◈ 원작: 키쿠치 히데유키(菊地秀行)
◈ 감독/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쵸우 키세이(長希星)
◈ 설정: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노래: 쇼지 오사무(東海林修) / 토야마 히토미(当山ひとみ)
◈ 제작/프로듀서: 스미 즈타다오(升水惟雄), 쿠리 고스케(久里耕介) / 쿠라타 켄지(倉田研次), 세야 진(瀬谷慎)
◈ 제작사: 매드하우스, 재팬 홈비디오, 조이파크 필름(극장 배급)
◈ 저작권: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
◈ 일자: 1987.04.25
◈ 장르: 고어, 성인,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시놉시스>

인간들이 사는 인간계와 마족이 사는 마계가 공존하는 세상,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고 서로가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기로 한 인간계와 마계는 500년마다 이 조약을 갱신하고 있다. 올해가 바로 그 500년의 주기가 돌아오는 해. 인간계의 A클래스 어둠의 경호원 타키 렌자부로는 오랫동안의 노력 끝에 미모의 바텐더 카나코를 유혹하여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중이다. 타키와 카나코의 정사가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갑자기 요기를 띄며 타키를 공격하는 카나코. 그녀의 정체는 카나코가 아니라 카나코의 모습을 한 마계의 암살자였다. 500년 동안의 평화를 무시하는 듯 등장한 마계의 암살자, 타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타키에게 마계와의 평화조약을 위해 바티칸에서 파견된 마도사 쥬세페를 경호하라는 임무가 내려진다. 공항으로 쥬세페를 마중 나간 타키에게 이번에도 마계의 암살자들이 기습공격을 가해오고 위기일발의 순간, 미모의 여성 경호원이 나타나 타키를 도와준다. 그녀의 이름은 마키에, 쥬세페의 경호를 위해 마계에서 파견된 어둠의 경호원이다. 타키와 마키에는 이 일련의 사건들이 평화조약의 핵심인물인 쥬세페를 해하려는 음모로 단정짓게 되는데...


<소개>

'하드 고어 아니메의 대가', '폭력미학의 귀재', '아니메의 쿠엔틴 타란티노(는 엘로스가 붙인 별명)' 카와지리 요시아키의 첫번째 히트작. 수위 높은 폭력씬과 에로티시즘이 가미된 OVA로, 극장시장이 아닌 비디오 시장을 노린 B급 호러 판타지 액션물이었지만, B급을 뛰어넘는 뛰어난 영상미와 연출력으로 인해 극장에서까지 상영되며 카와지리 요시아키를 일약 떠오르는 아니메의 신예 연출가로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무시 프로덕션과 매드하우스를 중심으로 '만화일본 옛날이야기(1975)', '에니메이션 기행 마르코폴로의 모험(1979)', '유니코(1981)', '유니코 마법의 섬에(1983)', '환마대전(1982)' 등의 작품에 참여해오던 카와지리는 1984년 CG 애니메이션 'SF 신세기 렌즈맨(1984)'을 통해 연출가로 뒤늦은 신고식을 올리게 되었으나, 기대 이하의 흥행으로 인해 큰 좌절을 겪게 된다. 그것은 당시 렌즈맨이라는 작품에 애초부터 카와지리가 감독으로 내정된 것이 아니라 제작 사정으로 인해 뒤늦게 연출로 참여한데다가 공동감독의 성격을 갖고 있었기에 그만의 스타일을 발휘할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하겠다.

렌즈맨으로부터 3년 뒤 카와지리는 자신의 연출 스타일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한편의 작품에 정식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공포소설의 대가 키쿠치 히데유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요수도시(1987)'이다. 작품의 전반적인 배경은 키쿠치 히데유키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러브 크래프트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 기괴하고 요사스러운 색체를 띄고 있다. 뇌쇄적이 미녀가 일순간에 징그럽고 흉측한 거미로 변한다든지, 사람의 피부가 벗겨지며 본색을 드러내는 요괴, 잘려진 머리가 괴물로 변하는 시퀀스 등은 실로 만화영화의 상상력을 어두운 방향으로 최대한 발휘해낸 기기묘묘한 장면들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카와지리 특유의 요사스러운 캐릭터 디자인이 가해져 작품의 전반적인 느낌은 음산하고 징그러우면서도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공포스러운 괴물들의 묘사도 그렇지만, 이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표현해내는 연출력도 발군이다. 그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리미티드 아니메의 대가 린 타로로부터 배운 듯한 적절한 광원효과의 사용으로, 작품의 긴장감이나 서스펜스를 배가시켰으며, 슬로우 모션과 줌인/아웃 등의 기법으로 다이나믹함을 극대화한 액션연출은 세밀한 움직임 묘사가 부족한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극복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묘사를 화면에 수놓고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블랙컬러를 사용하여 어두운 작품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상황에 따라 하드한 액션이 펼쳐지는 부분에서는 블루톤으로, 에로티시즘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레드톤으로 분위기를 표현하는 등, 색체 설계에 있어서도 기존의 아니메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

폭력과 선정성이라는 만화영화로서는 금기사항에 가까운 두가지 요소를 사용한 B급 호러 판타지 액션물임에도 불구하고 연출과 미술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완성도와 퀄리티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이후에도 카와지리 요시아키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되며, 이후 '키쿠치 히데유키-카와지리 요시아키'라는 황금콤비의 결성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단, 이 강렬한 카와지리/키쿠치 식 호러판타지는 이후 카와지리 감독의 일종의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뛰어난 영상미에 비해 단순명료한 스토리, 폭력과 에로티시즘으로만 카와지리를 평가하게 되는 편협된 선입견의 제공 등 비슷한 연배의 오시이 마모루, 오토모 가츠히로와 함께 해외에서도 이름 높은 아니메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세계는 앞선 두 감독의 작품에 비해 아무래도 저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제5회 일본 아니메 대상OVA 부분 작품상, 연출상 수상작. 1992년에는 당시 홍콩 최고의 흥행감독이던 서극 감독에 의해 실사영화로도 제작된다.


<참고 사이트>

[1] 妖獣都市, Wikipedia Japan
[2] 妖獣都市(1987), allcinema.net
[2] 요수도시(妖獣都市) 1987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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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헌터 (1987), シティーハンター / City Hunter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정보>

◈ 원작: 츠카사 호조(北条司)
◈ 감독: 코다마 켄지(こだま兼嗣)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星山博之), 히라노 야스시(平野靖士), 타케가미 쥰키(武上純希),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 카미무라 사치코(神村幸子) / 아키타카 미카(明貴美加)
◈ 작화감독: 키타하라 타케오(北原健雄)
◈ 미술감독: 미야마에 ?(宮前光晴), 히가시 쥰이치(東潤一)
◈ 음악: 야노 타츠미(矢野立美), 쿠니요시 료이치(国吉良一)
◈ 노래: 코히루이마키 카호루(小比類巻かほる), 오오사와 요시유키(大澤誉志幸), TM NETWORK
◈ 기획: 스와 미치히코(諏訪道彦)
◈ 제작사: 선라이즈, 요미우리 TV
◈ 저작권: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 일자: 1987.04.06 ~ 1988.03.26
◈ 장르: 액션, 모험, 코믹
◈ 구분/등급: TVA (51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거대한 빌딩의 숲이 정글처럼 펼쳐진 도시는 눈부신 겉모습 만큼이나 어두운 이면이 존재하고 있다. 화려한 조명과 현란한 네온사인이 만들어낸 그림자 저편에는 어두운 악의 세력들이 도시의 밤을 지배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폭력 앞에 힘없는 시민들은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한 체 억울함을 하소연할 곳도 없는 딱한 신세에 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곤란에 처한 이들에게도 한가지 해결책이 존재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신주쿠 역 동쪽 출구 게시판에 'XYZ'라는 암호로 도움을 청하면 그들의 문제를 도와주는 해결사와 연락이 닿는다는 것이다. 해결사의 이름은 사에바 료,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전설적인 스나이퍼이자 스위퍼로 도시의 밤 속에서 법이 닿을 수 없는 곳의 사건을 해결하는, 뒷골목의 세계에서는 속칭 '시티 헌터'라 불리는 사나이이다.


<소개>

츠카사 호조의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시티헌터는 1985년부터 '주간 소년점프'를 통해 연재된 작품으로, '북두의 권(1983)', '드래곤 볼(1984)'과 함께 80년대 소년 점프의 막강 아성을 구축한 전설적인 코믹스 중 하나로 지금까지도 기억되고 있다. 애초에는 호조의 첫 히트작인 '캣츠 아이(1981)' 연재 중에 단편으로 그려졌던 작품이 도화선이 되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캣츠 아이를 능가하는 호조의 대표작으로 많은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90년대 소년 점프의 메가 히트 코믹스인 '슬램덩크(1990)'의 작가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츠카사 호조의 문하생이었다는 것. 슬램덩크는 후일 드래곤 볼, 유유백서 등과 함께 소년 점프를 대표하는 코믹스로 명성을 떨치니 청출어람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듯.)

연재 초창기만하더라도 시티헌터는 대부분의 팬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과 같이 요절복통하는 개그가 남발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시티헌터는 주인공 사에바 료와 그의 파트너 마키무라 히데유키의 콤비를 일컫는 코드네임으로, 하드보일드 액션이 일품인 버디물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뒷골목을 주름잡는 야쿠쟈와 거대한 범죄조직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해결사 사에바 료가 보여주는 성인취향의 액션이 매력적인 작품이긴 했으나, 소년 점프의 작품으로서는 다소 어둡고 성인취향의 이야기 전개로 인해 대중적인 코드는 다소 부족한 작품인 편이었다. 

하지만, 파트너인 마키무라 히데유키의 죽음과 그의 여동생이자 본 작품의 히로인인 마키무라 카오리의 등장, 그리고 히데유키를 죽음에 이르게 한 거대한 신디게이트 유니온 데오페와의 일전이 일단락 된 후에 분위기는 서서히 하드보일드 액션에서 코믹과 개그가 섞인 작품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이는 당시 연재 중이던 북두의 권과의 차별화된 노선을 바랐던 편집부의 요구라 전해지고 있다.) 특히, 작품의 또다른 히로인이자 팜므파탈적인 분위기로 카오리를 능가하는 매력을 보여준 여형사 노가미 사에코의 등장부터 사에바 료의 과도한 성적 욕망과 변태적인 욕구가 서서히 개그 코드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더니 남자의 성기를 적극 활용(?)한 엽기적인 개그를 선보이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물론, 성인취향의 하드보일드 액션물에서 화장실 개그와 성적 농담이 만발하는 작품으로 성격이 변했다고 해도 성인취향의 작품이라는 점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지만, 당시 시티헌터의 개그는 저질 개그만으로 폄하하기에는 센스 넘치는 폭발적인 웃음코드가 담겨 있었으며, 그 와중에서도 소년지에 연재하는 만화의 본분을 잊지 않고 아슬아슬한 한계선에서 표현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재미가 반감되지 않은 호조의 센스는 가히 놀라웠다고 할 수 있다. (진지함과 엽기를 왔다갔다하는 작품의 색깔은 한국의 히트코믹스 '열혈강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하겠다.) 한국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무판권의 해적코믹스로 유출되어 당시 성인만화계의 대명사 구호의 '도시의 욕망'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당시 사에바 료의 한국식 이름은 '방의표', 후일 재출간된 정식 한국어판, 아니 그림터 코믹스 해적판에서는 '우수한'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뒤, 후일 정식 한국어판을 통해 사에바 료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한다. (카오리는 엄화란과 사우리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구호판 성인만화의 방의표, 엄화란이 더 친근한 편)

80년대 중후반에 들어 리얼로봇 아니메의 쇠퇴와 함께 SF와 로봇장르가 동반몰락할 즈음, '더티 페어(1985)'를 통해 비로봇계열 작품의 성공 가능성을 엿본 선라이즈는 1987년 3월, 오오시마 야스이치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배트 앤 테리(1987)'를 극장 아니메로 개봉한 뒤 곧이어 4월 시티헌터 TV 시리즈를 방영하기에 이른다. 이제까지 SF 로봇 아니메에 주력하던 선라이즈에게 이 두 작품은 장르적으로도 첫 시도였지만, 동시에 오리지널 아니메가 아닌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아니메라는 점에서도 첫 시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도전이 성공을 거둠으로 인해 선라이즌 리얼로봇의 후퇴 속에서도 주춤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 87년에는 사명 역시 닛폰 선라이즈에서 선라이즈로 개명하게 되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은 선라이즈의 다양한 도전과 시도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 배트 & 테리(バツ&テリー) 1987 by 캅셀 (보러가기)

시리즈의 연출은 코다마 켄지로, 시티헌터와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루팡 3세 2기(1977)'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전례가 있는데다가 '캣츠 아이(1983)' TV 시리즈 아니메의 감독으로 활약한 도쿄무비신사 출신의 연출인지라 본작의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코다마 켄지 외에도 캐릭터 디자인의 카미무라 사치코나 작화감독인 키타하라 타케오 등도 모두 도쿄무비 출신. 카미무라 사치코의 경우는 켄지 감독과 부부지간이기도 하다. (시티헌터의 판권이 선라이즈로 넘어오기 전에는 도에이나 도쿄무비 측이 유력한 제작사로 거론되었다고 한다.)

ⓒ 北条司 · 集英社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모리모토 코지가 맡았다. 한달 정도 앞서 개봉된 '더티페어 극장판(1987)'에서 007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이고 영화적인 오프닝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이기에 본작의 오프닝 역시 감각적인 구도와 연출이 돋보이는 오프닝이라 하겠다.(개인적으로 80년대 오프닝 중 제일 좋아하는 오프닝 애니메이션 중 하나)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수놓은 코히루이마키 카호루의 곡 '사랑이여 사라지지 말아줘'도 오리콘 TOP 10에 진입하며 인기를 끌었으며, TM Network의 엔딩 테마 'Get Wild'는 가히 폭발적인 반응으로 당시 일본의 JPOP 챠트 대부분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이 곡을 기점으로 TM Network의 인지도가 전국구로 상승하게 되었다고 봐도 될 듯.

93년에는 성룡 주연의 실사영화로 만들어지고 했으나, 시티헌터라는 타이틀만 같을 뿐, 대표적인 성룡 스타일의 액션영화로 각색되어 원작과의 접점을 찾기는 힘들다. 2011년 5월 말 방영예정으로 현재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에 있는데, 인기 탤런트인 이민호와 이민영이 주연을 맡은 작품에, 한류스타인 카라의 구하라도 캐스팅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시놉시스나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아 드라마 역시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의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티헌터 2 (1988)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정보>

감독: 코다마 켄지
◈ 각본: 코다마 켄지, 호시야마 히로유키, 엔도 아키노리 外
◈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 카미무라 사치코 / 아키타카 미카
◈ 작화감독: 키타하라 타케오
◈ 미술감독: 미야마에 ?, 히가시 쥰이치
◈ 음악/노래: 야노 타츠미 / PSY·S, FENCE OF DEFENSE, 오카무라 야스유키(岡村靖幸), TM NETWORK
◈ 기획: 스와 미치히코
◈ 제작사: 선라이즈, 요미우리 TV
◈ 저작권: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 일자: 1988.04.02 ~ 1989.07.14
◈ 장르: 액션, 모험, 코믹
◈ 구분/등급: TVA (6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1기 종영 후 곧바로 시작된 2기 시리즈. 월요일 19:00~19:30시에 방영했던 1기와는 달리 토요일 18:00~18:30시에 방영시간이 조정되었다. 주요 스탭진의 구성은 1기와 거의 동일하다. 원작 단행본 12권부터 23권 사이의 내용에 해당되지만, 34편 정도는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리지널 에피소드의 경우는 전편과 후편으로 나뉘어져 방영되었다.


시티헌터, 사랑과 숙명의 매그넘(1989)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정보>

감독: 코다마 켄지
◈ 각본: 엔도 아키노리
◈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 카미무라 사치코 / 아키타카 미카
◈ 작화감독: 키타하라 타케오, 코지나 히로시
◈ 음악/노래: 야노 타츠미 / 카네코 미카(金子美香), 타카하시 마리코(高橋真梨子)
◈ 제작사: 선라이즈, 요미우리 TV, JVC
◈ 저작권: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 일자: 1989.06.17
◈ 장르: 액션, 모험, 코믹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시티헌터의 첫번째 극장판 아니메. 코믹스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오리지널 스토리로, 머나먼 이국에서 온 미모의 피아니스트의 의뢰를 받아 행방불명된 그녀의 아버지를 찾는 사에바 료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시티헌터의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표방하는 가족애를 테마로 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리즈 자체의 스케일이나 이야기는 기존 TV 시리즈에 비해 그다지 크게 변한 부분은 없다.


시티헌터 3 (1989)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정보>

감독: 코다마 켄지
◈ 각본: 히라노 야스시, 히구라시 유이치(日暮裕一), 히라야나기 마스미(平柳益実)
◈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 카미무라 사치코 / 코하라 쇼헤이(小原渉平)
◈ 작화감독: 키타하라 타케오
◈ 미술감독: 미야마에 ?, 히가시 쥰이치
◈ 음악/노래: 야노 타츠미 / 코무로 테츠야(小室哲哉), 스즈키 키요미(鈴木聖美)
◈ 기획: 스와 미치히코
◈ 제작사: 선라이즈, 요미우리 TV
◈ 저작권: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 일자: 1989.10.15 ~ 1990.01.21
◈ 장르: 액션, 모험, 코믹
◈ 구분/등급: TVA (1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2기로부터 3개월 뒤에 시작된 3기 시리즈. 13개의 에피소드 중 오리지널 에피소드는 거의 없다. 방영 당시 원작의 단행본이 22~24권까지 출간되던 시기(소년점프의 연재 상으로는 좀 더 진행되었겠지만)로, 오리지널 스토리 없이 원작의 이야기만을 갖고 제작했다면 이미 2기에서 23권의 내용까지의 내용을 다루었기에 13화 이상 시리즈를 지속시키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시티헌터, 베이시티 워즈 / 백만달러의 음모 (1990)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정보>

감독: 코다마 켄지
◈ 각본: 히라노 야스시 - 베이시티 워즈, 토노이케 쇼지(外池省二) - 백만달러의 음모
◈ 캐릭터 디자인: 카미무라 사치코
◈ 작화감독: 키타하라 타케오, 카미무라 사치코
◈ 음악/노래: 야노 타츠미 / 오기노메 요코(荻野目洋子)
◈ 제작사: 선라이즈, 요미우리 TV, JVC
◈ 저작권: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 일자: 1990.08.25
◈ 장르: 액션, 모험, 코믹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두번째 극장판은 2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만달러의 음모편은 료를 오빠의 원수로 생각하고 접근한 에밀리의 이야기이며, 베이시티 워즈 편은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에게 점거당한 베이시티 호텔을 무대로 펼쳐지는 액션이 그려지고 있다. 베이시티 워즈의 경우는 다이하드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음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 카미무라 사치코가 직접 작화감독으로 나서면서 전체적인 작풍은 그녀 자신이 많은 영향을 받은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잔상을 느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다른 시리즈에 비해 고급스러운 작화를 보여주고 있다.


시티헌터 91 (1991)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정보>

감독: 에가미 키요시(江上潔)
◈ 각본: 토노이케 쇼지, 고토 진페이(後藤信平), 히라노 야스시 外
◈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 코지나 히로시(神志那弘志) / 야마우치 노리야스(山内則康)
◈ 작화감독: 키타하라 타케오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 田原優子
◈ 음악/노래: 야노 타츠미 / GWINKO, AURA
◈ 제작사: 선라이즈, 요미우리 TV
◈ 저작권: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 일자: 1991.04.28 ~ 1991.10.10
◈ 장르: 액션, 모험, 코믹
◈ 구분/등급: TVA (1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원작의 23권~31권 사이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마지막 TV 시리즈. 캐릭터 디자인이 바뀌면서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이 시기에도 아직 원작의 연재가 종료되지는 않았기에 믹 엔젤과 유니온 데오페가 등장하는 클라이막스 에피소드가 다루어지지는 못했다. 예전같지 않은 원작의 위상마냥 시리즈는 10화로 방영이 끝났으며, 나머지 3화는 1시간 반짜리 스페셜 형태로 방영된다.


시티헌터 TV 스페셜 (1996~1999)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정보>

◈ 더 시크릿 서비스 (1996.01.05)
   감독: 코다마 켄지 / 구성: 엔도 아키노리, 코다마 켄지 / 작화감독: 키타하라 타케오
◈ 굿바이 마이 스윗하트 (1997.04.25)
   감독: 야마자키 카즈오(やまざきかずお) / 구성: 히구라시 유이치 / 작화감독: 사토 케이이치
◈ 긴급생중계!? 흉악범 사에바 료의 최후 (1999.04.23)
   감독: 오쿠와키 마사하루(奥脇雅晴) / 구성: 키시마 노부아키 / 작화감독: 사쿠마 신이치(佐久間信一)
◈ 음악: 야노 타츠미, 니시다 마사라(西田マサラ)
◈ 노래: 야노KONTA, 앤 루이스, HUMMING BIRD, NAHO, SEX MACHINEGUNS, TM NETWORK
◈ 제작사: 선라이즈, 요미우리 TV / 니혼 TV (스페셜 3탄만)
◈ 저작권: ⓒ 北条司 / NSP·YOMIURI TV·SUNRISE
◈ 일자: 1996.01.05 / 1997.04.25 / 1999.04.23
◈ 장르: 액션, 모험, 코믹
◈ 구분/등급: TV 단편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TV용으로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 1편 시크릿 서비스의 경우에는 원 시리즈의 핵심 스탭진이 참여하였지만 이후의 두 작품은 새로운 제작진들이 참여하여 작품을 끌어가고 있다. 비슷한 장르의 루팡 3세처럼 TV 스페셜이 몇 편이 제작되지만, 루팡 3세만큼의 롱런은 하지 못한체 21세기를 맞이하여 시티헌터의 시계는 정지하게 된다. 하지만 호조의 후속작 엔젤하트가 2005년 다시 TV 시리즈로 등장하면서 시티헌터 역시 부활을 맞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シティーハンター, Wikipedia Japan
[2] シティーハンター (アニメ), Wikipedia Japan
[3] シティーハンター <TV> (1987~1988), allcinema.net
[4] シティーハンター 愛と宿命のマグナム (1989), allcinema.net
[5] シティーハンター ベイシティウォーズ (1990), allcinema.net
[6] シティーハンター 百万ドルの陰謀 (1990), allcinema.net
[7] シティーハンター’91<TV>(1991), allcinema.net
[8] シティーハンター2 <TV>(1988), allcinema.net
[9] シティーハンター3<TV>(1989), allcinema.net
[10] シティーハンタースペシャル ザ・シークレット・サービス <TVM> (1996), allcinema.net
[11] シティーハンタースペシャル グッド・バイ・マイ・スイート・ハート <TVM>(1997), allcinema.net
[12] シティーハンタースペシャル 緊急生中継! 凶悪犯冴羽リョウの最期 <TVM> (1999), allcinema.net
[13] 시티헌터, 베스트 아니메
[14] 시티헌터,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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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1987), 王立宇宙軍 オネアミスの翼 / Wings of Honneamise


ⓒ BANDAI Visual · GAINAX


<정보>

◈ 원안/각본/감독: 야마가 히로유키(山賀博之)
◈ 각본협력: 오오노기 히로시(大野木寛)
◈ 조감독: 아카이 타카미(赤井孝美), 히구치 신지(樋口真嗣), 마스오 쇼이치(増尾昭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작화감독: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이이다 후미오(飯田史雄), 모리야마 유지(森山雄治)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小倉宏昌)
◈ 스페셜 이펙트 아티스트: 안노 히데아키
◈ 프로덕션/레이아웃 디자인: 마에다 마히로(前田真宏), 켄이치 소노다(園田健一), 후지와라 카무이(藤原カムイ)
◈ 음악/노래: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
◈ 기획: 오카다 토시오(岡田斗司夫), 와타나베 시게루(渡辺繁)
◈ 제작총지휘: 야마시나 마코토(山科誠) - 반다이 사장(1980~1999)
◈ 제작사: 가이낙스, 반다이 비주얼
◈ 저작권: ⓒ BANDAI Visual · GAINAX
◈ 일자: 1987.03.14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지구를 연상시키는 어느 행성의 오네아미스 왕국. 왕국의 우주개발을 위해 설립된 속칭 '왕립우주군'은 거창한 명칭과는 달리 열명 밖에 안되는 인원에 매번 실패만 거듭하는 명목 뿐의 군대로, 같은 군대 내에서도 따돌림과 무시를 당하는 집단이었다. 소속되어 있는 군인들 역시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무기력하고 나태한 체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으로, 어렷을 적부터 하늘을 나는 파일럿을 동경했으나 부적격자로 결정되어 낙방한 시로츠구 라닷트도 그들 중 하나.

하루하루를 아무런 목표 없이 살아가던 시로츠구는 동료들과 노닥거리던 어느날 밤 유흥가에서 헌신적인 포교활동을 하는 한 소녀를 우연치 않게 만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전단지를 받아든 시로츠구, 무료한 일상에 지쳐있던 그는 흥미삼아 전단지에 적힌 그녀, 리이쿠니 논데라이코의 집을 찾아가게 되는데...


<소개>

ⓒ BANDAI Visual · GAINAX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는 아니메 스튜디오로 성장하게 된 가이낙스의 첫 시작을 알린 작품. 81년 일본 SF 대회 'DAICON III'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의 실행위원으로서, 아마추어 대학생들을 모아 자체 제작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오카다 토시오는 자신이 운영하는 SF 용품 전문점 제너럴 프로덕츠를 통해 이 오프닝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시작된 DAICON FILM의 영상 소프트와 관련 상품을 판매하며, 전문 애니메이터가 아닌 오타쿠 기반 제작 시스템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이후 8mm 특촬물을 제작하는 등 오카다 토시오와 다이콘 필름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게 되었으며, 84년에는 16mm 필름으로 찍은 독립영화 '八岐之大蛇の逆襲'을 반다이를 통해 판매하면서 거대 기업 반다이와도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던 중, 제너럴 프로덕츠의 멤버로 다이콘 3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참여했던 대학생 야마가 히로유키가 모종의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다. 오카다와 야마가는 이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고, 역시 다이콘 3 오프닝에 참여했던 안노 히데아키와 사다모토 요시유키 등이 참여하면서 초기 핵심멤버 진용이 구축된다. 그들은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OVA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다이콘 필름에서 인연을 맺은 반다이와 접촉하는데, 프라모델사업을 넘어 영상 소프트 산업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반다이는 이들의 구상을 OVA가 아닌 장편 극장 만화영화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펼치게 된다. 이로 인해 거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 반다이와 촌티가 풀풀나는 아마츄어 오타쿠 집단의 극적인 태그 매치가 결성된다.

반다이가 제시한 극장 만화영화의 제작을 위해 오카다 토시오는 제너럴 프로덕츠와 다이콘 필름을 모체로 1984년 12월 24일, 별도의 아니메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오타쿠 집단 가이낙스의 시작이었다. 오타쿠에 대한 좋지 않은 사회적 인식을 피부로 느끼고 있던 그들은 이 작품을 통해 정말 제대로 된 고품격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적인 의지를 품게 되는데, 기실 이것이야말로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정신이기도 했다. 만화영화 제작에 노하우가 전무했던 스폰서 반다이 덕에 제작은 가이낙스의 뜻대로 별 무리없이 흘러가게 되었으니 어찌보면 이 역시 상업적으로 커다란 불안요소를 내재하고 있는 것이었다. 

재대로 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작품의 세계관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지만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상의 세계이기에 이 세계를 구성하기 위한 여러가지 설정들이 필요했는데, 하드코어 오타쿠 집단답게 그들은 이 세계관을 이루는 설정들을 세심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재창조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하나도 빠짐없이 애니메이션에 적용되었고, 이로 인해 한컷 한컷 느껴지는 정보량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아니메 중에서 이 정도의 치밀한 장면구성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키라(1988)'로 잘 알려진 거장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작품 정도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디테일로만 치면 근래의 CG 애니메이션을 능가하기까지 하며, 실제 이 작품에는 일부분에 CG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다만 CG로 기본 프레임을 완성하고 채색은 수작업으로 하는, 현재의 수준에서도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방식이 적용되었다고 전해진다. ([4] 참조)

NASA 견학, 자위대 체험을 통해 비행씬이나 로켓발사씬 등을 재현하기 위한 스탭들의 사전조사는 어떤 면에서는 아마추어의 그것을 뛰어넘는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것이 철저히 상업적인 고려가 배재된 오타쿠적 마인드에서 출발하였다는 것도 문제. 누군가 제동을 걸어줄 사람이 없이 그저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정열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년이 넘어갈 정도로 장기 프로젝트가 되었고, 그로 인한 제작비 상승도 애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반다이로부터 받은 제작비가 모두 동나자 오카다가 직접 발로 뛰면서 여기저기서 제작비를 빌려왔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문과 인터넷 상의 각종 자료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제작비는 8억엔에 다다랐다고 한다. 다만, 이 제작비는 홍보비와 마케팅비도 포함되어 있는 금액이다.

ⓒ BANDAI Visual · GAINAX

마침내 집념으로 완성된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가 87년 3월 14일 개봉되었다. 실로 막대한 제작비가 소요된 80년대 최대의 대작 아니메는 영상미에 있어서는 일본 아니메史를 새로 쓴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으나, 이야기에서는 대중적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니아적인 영상미로 똘똘 뭉친 이 작품에게 사실 상업적 성공을 바라는 것이 무리였다고나 할까. 로봇과 미소녀에 빠져사는 오타쿠라는 사회의 선입견을 보란 듯이 이겨보고자 했던 오타쿠들의 정공법적인 시도는 관객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사는 오타쿠의 마인드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캐릭터의 묘사라든지 이야기의 흐름 등 작품의 전반적인 모습은 드라마틱함이 부족하여 지루함을 유발하고 있다. 극한의 영상미가 스토리에 있어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왕립우주군은 지루하다, 재미없다라는 몇 마디로 평가절하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의의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수작업으로 그려낸 극한의 영상미는 다소간의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반드시 두 눈에 담아야할 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극장 개봉수익은 제작비의 반 수준에 그치며 참패하고 말았지만, 이후의 영상 소프트 판매에서는 지속적인 호조를 보이며 아니메의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게 되었고, 제5회 일본 아니메 대상 작품상, 미술상, 촬영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에서는 그 완성도에 상응하는 평가를 얻어내게 된다.

한편, 왕립우주군의 제작과 동시에 해산할 예정이었던 가이낙스는 작품에서 발생한 막대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오타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오타쿠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지극히 오타쿠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내게 된다. 하지만, 특유의 오타쿠적 마인드(?) 덕분에 가이낙스의 재무상황은 이후에도 수년동안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王立宇宙軍 オネアミスの翼, Wikipedia Japan
[2] Wings of Honneamise (movie), ANN
[3]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위키피디아
[4]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엔하위키 미러
[5] 왕립우주군 - 오네아미스의 날개(王立宇宙軍 オネアミスの翼) 1987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BANDAI Visual · GAINAX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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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검 크라이시스 (1987),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 Bubblegum Crisis


ⓒ AIC · 東芝 EMI


<정보>

◈ 기획/원작: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파트 1~4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파트 5~6 감독: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 파트 7/8 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高山文彦) / 고다 히로아키(合田浩章)
◈ 각본: 마츠자키 켄이치(松崎健一), 카키누마 히데키(柿沼秀樹),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 아키야마 카즈히토, 스즈키 토시미치, 요시다 히데토시(吉田英俊)
◈ 캐릭터 디자인: 켄이치 소노다(園田健一)
◈ 메카닉 디자인: 카키누마 히데키, 아라마키 신지, 켄이치 소노다, 유메노 레이(夢野れい), 야마네 키미토시(山根公利)
◈ 파트 1~2 작화감독: 타나카 마사히로(田中正弘), 나카 모리푸미(仲盛文)
◈ 파트 3~4 작화감독: 타나카 마사히로, 오쿠다 준(奥田淳)
◈ 파트 5~6 작화감독: 고다 히로아키, 오바리 마사미, 마츠바라 히데노리(松原秀典)
◈ 파트 7/8 작화감독: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요시모토 긴지(よしもときんじ) / 마츠바라 히데노리
◈ 미술감독: 아라이 카즈히로(荒井和浩), 이케다 시게미(池田繁美), 난고 유이치(南郷洋一), 히라키 노리히로(平城徳浩)
◈ 음악/노래: 마카이노 코우지(馬飼野康二) / 오오모리 키누코(大森絹子), 나이트 세이버즈 外
◈ 제작사: 아트믹, AIC, 유맥스(도시바 EMI의 자회사)
◈ 저작권: ⓒ AIC · 東芝 EMI
◈ 일자: 1987.02.25 ~ 1991.01.30
◈ 장르: SF, 액션
◈ 구분/등급: OVA (8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2025년의 관동 대지진으로 도쿄는 반으로 갈라지는 대참사를 맡게 된다. 참혹한 대지진으로부터 재건의 움직임이 일어난지 7년 후인 서기 2032년, 도쿄는 메가 도쿄로 이름이 바뀌어 과학기술의 힘을 빌어 거대한 부의 도시로 탈바꿈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형 안드로이드 부마(Boomer)의 개발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과 권력을 독점하게된 게놈(GENOM)사의 독주와 그로 인한 양극화 사회 체제가 자리잡게 된다. 특히, 산업용 로봇으로 개발된 부마 중 일부가 범죄에 악용되는 등 범죄의 강도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었으며, 대지진으로 인한 사회혼란을 막기 위해 창설된 특수 경찰조직으로 일반 경찰조직보다 강력한 화력을 겸비하고 있는 A.D 폴리스조차 부마의 막강한 힘 앞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메가 도쿄에서 경찰의 힘으로조차 어찌할 수 없는 강력한 머신들을 앞세운 범죄에 대항하는 수수께끼의 무장세력이 있었으니, 특수한 강화복으로 모습을 감춘 그들은 스스로를 나이트 세이버즈(Knight Sabers)라 칭하고 있었다. 란제리 숍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적이고 차가운 미녀 시리아 스팅레이, 라이브 가수로 바이크에도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야생마 같은 여인 프리스, 에어로빅 강사로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의 린나 야마자키, 그리고 A.D 폴리스 소속으로 특급 해커의 실력을 갖춘 네네 로마노바, 강한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여성들이 바로 수수께끼의 전사 나이트 세이버즈의 정체였으니...


<소개>

'메가존 23 파트 1(1985)'와 '메가존 23 파트 2(1986)'를 통해 OVA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스즈키 토시미치와 그가 설립한 아트믹은 술쉼틈도 없이 '갈포스 Eternal Story(1986)'을 발표하며 세번째 홈런을 터뜨리게 된다. 메카닉+미소녀라는 공식은 아트믹의 작품들을 통해 OVA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공식 중 하나임을 입증하게 되었으며, 여기에 OVA라는 매체의 특성상 메이저 가전업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던 이 시리즈들은 스폰서 업체들이 음반시장에까지 그 영역이 미치고 있었기에 OST에 있어서도 다른 작품들을 압도하는 파워를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80년대 아니메 중 주옥같은 명곡들 상당수가 아트믹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SF, 미소녀, 노래가 결부된 아트믹의 OVA는 명실공히 젊은 아니메 세대들에게 딱 맞는 맞춤형 상품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는 이 시리즈들의 실질적인 오리지널이라 할 수 있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성공 공식이기도 했다.

ⓒ AIC · 東芝 EMI

갈포스를 통해 메가존 시리즈와는 다른 새로운 미소녀 메카닉 액션 아니메를 선보인 아트믹은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미치가 직접 기획과 원작을 맡아 또다른 스타일의 미소녀 메카닉 액션물을 87년 선보인다. 갈포스에서 활약한 아키야마 카즈히토, 카기누마 히데키, 마츠자키 켄이치, 소노다 켄이치, 유메노 레이, 야마네 키미토시 등이 참여하고 여기에 메가존 시리즈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아라마키 신지까지 가세하여 또 한편의 걸작 OVA 아니메가 세상에 등장하니 그것이 바로 메가존 시리즈와 함께 아트믹이 만들어 낸 걸작 OVA 아니메로서 현재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버블검 크라이시스(1987)'이다.

인간형 사이보그 부머의 폭주와 이를 막기 위해 싸우는 나이트 세이버즈의 활약,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미래의 음침한 도시 등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SF 마니아들과 후대의 SF 영화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되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런너(1982)'에 상당한 영감을 받았음을 느낄 수 있다. 입고 싸운다는 개념의 강화형 장갑복은 그 옛날 토미노 요시유키가 '기동전사 건담(1979)'를 통해 아니메에 도입하려 했던 파워드 슈츠의 아니메식 재해석으로, 이제까지의 일본 SF 아니메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다. 이는 '기갑창세기 모스피다(1983)'부터 메가존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라이딩 아머와 가란드를 디자인해온 아라마키 신지의 결과물이다. 캐릭터 디자인의 소노다 켄이치는 갈포스와 버블검 크라이시스 단 두 시리즈 만으로 80년대 OVA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된다. (다르게 말하면 이 두 작품의 파급효과가 너무 커서인지 이후에는 그닥 두드러진 활약을 못보인다고 할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한 명 삽입곡과 함께 펼쳐지는 뮤직 비디오와 같은 연출은 이 작품의 백미이다. 정교한 메카닉 디자인, 매력적인 캐릭터와 함께 펼쳐지는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는 당대의 트렌드를 반영해낸 실로 대단한 장면들로, 지금 보면 다소 디테일이나 마감의 어설픔이 느껴질지언정 장면 구성이나 연출 감각 등에 있어서는 당대 아니메의 수준을 뛰어넘는 감각과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초의 에피소드에서 타이틀롤과 함께 펼쳐지는 메가 도쿄의 음산한 정경을 지나 도시의 평범한 밤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전운이 감도는 사운드가 펼쳐지고, 곧이어 메인테마 '오늘 밤은 허리케인'과 함께 시작되는 매력적인 프리스의 등장과 A.D 폴리스, 그리고 부머의 결전으로 이어지는 도입부는 시대를 뛰어넘는 아니메 명 시퀀스로 손색이 없다.

아키야마 감독의 주도하에 진행된 파트 1부터 파트 4 이후 시리즈는 노선의 변화를 꾀한다. 우선 당시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 오프닝을 통해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 천재 애니메이터 겸 메카닉 디자이너 오바리 마사미의 등장이 그것. 오바리의 가세로 인해 메카닉 프로포션은 일대 전환을 맞이하여 오바리 특유의 육감적인 라인으로 재구성된다. 후일 '오네가이 티쳐(2002)'의 캐릭터 디자인과 '오, 나의 여신님(2005)'의 감독으로 알려진 고다 히로아키와, 역시 오, 나의 여신님과 '사쿠라 대전'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유명해지는 마츠바라 히데노리 등이 참여하여 작화의 퀄리티는 파트 1~4보다 더 정교한 느낌을 준다. 파트 7에서는 18금 일러스트레이터로도 유명한 우루시하라 사토시와 요시모토 긴지 등이 참여하면서 또 한 번 스타일을 일신한다. 

ⓒ AIC · 東芝 EMI

갈수록 정교해지는 작화와 달리 스토리는 에피소드를 거듭할 수록 초반부의 매력과 신선함에 못미치는 감이 있다. 아키야마 카즈히토가 맡았던 파트 1부터 3까지의 스토리는 서로가 연관이 있었던 반면 이후는 개별 에피소드로 40여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서 기승전결을 갖추면서 이야기의 밀도나 스케일 등에서 이전 에피소드 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한 듯. 이런 이유에서 였는지 몰라도 당초 1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될 예정이었던 버블검 크라이시스 시리즈는 파트 8을 끝으로 일단락 되고 만다. 비디오 소프트의 판매량 감소와 같은 직접적인 원인이 작용하지 않았나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극에 등장하는 경찰 특공대 A.D 폴리스를 소재로 한 OVA 'A.D 폴리스(1990)'가 제작되기도 했다.

4년만에 시리즈는 막을 내리게 되지만 버블검 크라이시스는 80년대 OVA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타이틀로서 후대의 여타 아니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작품 자체로서도 OST로서도 시대를 앞서간 매력을 보여주었으며 주옥같은 당시의 곡들은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스타일과 멋이 살아있는 JPOP들로 귓가에 맴돌고 있다.


버블검 크래쉬 (1991) 


ⓒ アートミック

<정보>

◈ 기획/제작/원작: 스즈키 토시미치
◈ 감독: 1,3화 - 이시오도리 히로시(石踊宏) / 2화 - 후쿠시마 히로유키(福島宏之)
◈ 감수: 이시구로 노보루(石黒昇), 아라마키 신지
◈ 각본: 오리이 에무(有井絵夢)
◈ 캐릭터 디자인: 소노다 켄이치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아쿠츠 쥰이치(阿久津潤一), 토니 타케자키(トニーたけざき), 야마네 키미토시, 유메노 레이
◈ 미술감독: 오가타 유미코(緒方由美子)
◈ 음악/노래: 1,3화 - 나카자와 타케히토(中沢武仁), 2화 - 오오타 미치히코(太田美知彦) / 타치카와 료코(立川亮子)
◈ 제작사: 아트믹, 아트랜드, Polydor
◈ 저작권: ⓒ アートミック (?)
◈ 일자: 1991.04.25 ~ 1991.12.21
◈ 장르: SF, 액션 
◈ 구분/등급: OVA (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일단락 된 버블검 크라이시스는 도시바 EMI의 자회사인 유맥스의 손을 떠나 Polydor에서 다시 리부트된다. 제작사 역시 AIC에서 아트랜드로 교체. 시리즈의 명칭은 버블검 크라이시스에서 크래쉬로 조정된다. 전작의 시간대인 2032~2033년이 아닌 1년 뒤인 203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스탭진의 무게감은 전작만 못하며 연출진이나 각본 등 전작에 비해 네임밸류가 낮은 스탭들이 대거 기용되는데,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인지 감수자로 노장 이시구로 노보루와 원 시리즈의 핵심멤버인 아라마키 신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디자인 스탭의 토니 타케자키로, 토니는 후일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그림을 모사한 '토니 타케자키의 건담만화'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미처 마무리 되지 못한 시리즈의 후속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시리즈의 완성도는 전작만 못했고, 3화만에 시리즈는 종영되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만다.


버블검 크라이시스 도쿄 2040 (1998) 


ⓒ AIC · JVC

<정보>

◈ 원작: AIC
◈ 감독: 하야시 히로키(林宏樹)
◈ 각본: 코나카 치아키(小中千昭), 무라이 사다유키(村井さだゆき)
◈ 캐릭터 디자인: 야마다 마사키(山田正樹)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 작화감독: 야마다 마사키, 타카오카 쥰이치(高岡淳一)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
◈ 음악/노래: 코레나가 코이치(是永巧一) / 프리스 S 아사기리(プリス·S·アサギリ), 스도 아키라(須藤あきら)
◈ 제작사: AIC, TV 도쿄, 빅터 엔터테인먼트(JVC 자회사)
◈ 저작권: ⓒ AIC · JVC
◈ 일자: 1998.10.? ~ 1999.03.?
◈ 장르: SF, 모험
◈ 구분/등급: TVA (2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7년만에 리부트된 버블검 크라이시스는 1997년 도산된 아트믹을 대신하여 AIC가 저작권을 위임받아 제작에 착수했으며, 음반 소프트는 외국계 음반사였던 EMI와 Polydor의 뒤를 이어 빅터 엔터테인먼트가 맡게 된다. 이미 OVA 시장이 상당히 약화되고 대신 TV 시장에서의 표현의 자유도가 상승한 90년대 말이니만큼 리부트된 시리즈는 TV를 매체로 택했으며, 전작의 뒤를 이은 시퀄이 아닌 시리즈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리메이크 판 스핀오프가 되었다. 여러모로 새로운 옷을 입긴 했으나 전작의 아우라를 뛰어넘을 만큼의 매력은 보여주지 못한체 전체적으로 범작의 수준에 그쳤다는 느낌이 강하다.


<참고 사이트>

[1]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Wikipedia Japan
[2]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TOKYO 2040, Wikipedia Japan
[3]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1987), allcinema.net
[4] バブルガムクラッシュ!(1991), allcinema.net
[5] Bubblegum Crisis, Wikipedia
[6] 버블검 크라이시스 (1987년),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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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갑전기 드라고나 (1987), 機甲戦記ドラグナー / Metal Armor Dragonar


ⓒ SOTSU · SUNRISE


<정보>

◈ 원안: 야다테 하지메(矢立肇)
◈ 감독: 칸다 타케유키(神田武幸)
◈ 시리즈 구성/각본: 스즈키 요시타케(鈴木良武) / 호시야마 히로유키(星山博之), 마츠자키 켄이치(松崎健一), 타카하시 료스케(奇数和十八라는 필명으로 참여) 外
◈ 콘티/연출: 야타베 카즈요시(谷田部勝義), 이우치 슈지(井内秀治) 外 / 히다카 마사미츠(日高政光), 후쿠다 미츠오(福田己津央)
◈ 캐릭터 디자인/게스트 캐릭터 디자인: 오오누키 켄이치(大貫健一) / 아시다 토요오(芦田豊雄), 스튜디오 라이브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大河原邦男)
◈ 작화감독: 나카무라 유우이치(中村旭良),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中村光毅), 오카다 아리아키(岡田有章)
◈ 오프닝 애니메이션: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 1기 / 오오모리 히데토시 - 2기
◈ 음악/노래: 와타나베 토시유키(渡辺俊幸), 하네다 켄타로(羽田健太郎) / 아유카와 마미(鮎川麻弥) - 1기 OP/ED, 야마세 마미(山瀬まみ) - 2기 OP/ED 
◈ 기획/프로듀서: 선라이즈 / 神谷寿一→今井慎, 稲垣光繁, 요시 타카유키(吉井孝幸)
◈ 제작사: 선라이즈, 나고야 TV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7.02.07 ~ 1988.01.30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48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서기 2087년 달에 세워진 통일국가 기가노스 제국이 지구연합에 대해 일방적인 독립을 선언하며 선전포고에 들어간다. 독자개발한 2족 보행 인간형 기동병기 메탈 아머(MA)를 앞세운 기가노스의 파상공세 앞에 지구군은 후퇴를 거듭, 지구의 일부마저 기가노스에게 넘겨주고 고전에 처하게 된다. 전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기가노스가 개발한 신형 메탈 아머를 탈취할 계획을 세운 지구군. 탈취한 세대의 메탈 아머를 피난선에 싣고 빠져나오는 순간, 이를 눈치 챈 기가노스의 공격으로 피난선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피난선에 타고 있던 3명의 젊은이 케인과 탭, 그리고 라이트는 엉겁결에 빼앗은 세대의 신형 메탈아머 드라고나에 탑승, 추격하는 기가노스의 메탈 아머를 물리치고 피난선을 구하게 되는데...


<소개>

선라이즈의 3대 리얼로봇 아니메 감독인 칸다 타케유키의 작품으로, 80년대 마지막 리얼로봇 TV 시리즈이자, 건담 시리즈를 제외한 리얼로봇 TV 시리즈로는 마지막 작품. 칸다 감독 자신에게도 마지막 리얼로봇 TV 시리즈가 되었다. (이후 '기갑엽병 메로우링크(1988)'이나 '기동전사 건담 제08MS 소대(1996)'의 감독을 맡게 되지만, 이는 모두 OVA 시리즈이다.) 포스트 건담을 목표로 사그러져가던 리얼로봇 트렌드의 부활을 노린 작품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 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며 리얼로봇의 쇠퇴를 막지는 못하게 된다.

포스트 건담을 지향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여러가지 설정이나 디자인 등은 퍼스트 건담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달의 기가노스 제국이 지구연합을 향해 독립을 선언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이야기 전개는 퍼스트 건담의 지온공국과 지구연방의 구도와 완전하게 동일하며, 인간형 기동병기로 인해 지구연방이 수세에 몰리는 부분 역시 대동소이하다. 3인의 남자 캐릭터가 3기의 드라고나를 조종하는 설정 역시 건담, 건캐논, 건탱크로 이어지는 퍼스트 건담의 메카 라인업과 동일. 여기에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을 연상시키는 기가노스의 푸른매 마이요 플라토 등 어떻게 보아도 시리즈는 퍼스트 건담의 설정 대부분을 조금씩만 각색하여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역메카인 드라고나는 건담과 함께 칸다 감독의 전작인 '은하표류 바이팜(1983)'의 디자인을 계승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날개 달린 비행형 부스터 백팩을 장착한다는 설정이 그것으로 이는 바이팜의 슬링 패니어의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 설정이 '기동전사 건담 시드(2002)'의 백팩 시스템에서 다시 한 번 등장하는 것이다. 이는 세 작품의 메카닉 디자인을 모두 오카와라 쿠니오가 맡으면서 자신의 디자인을 재사용하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칸다 감독이 전작 바이팜의 감독이라는 점과 함께 본 작품에서 연출 스탭으로 참여한 후쿠다 미츠오가 후일 시드 시리즈의 감독을 맡는다는 점에서 연출가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되었음을 유추해볼 수도 있다.

본 시리즈 최대의 이슈는 바로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있다. 당시 '초수기신 단쿠가(1985)'로 업계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예 오바리 마사미가 담당한 드라고나의 1기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압도적인 메카닉 프로포션과 세련된 스타일로 로봇들을 묘사했으며, 정교하고 세심한 작화로 콕핏 내부를 묘사하는 등, 지금 보아도 놀라울 정도의 퀄리티로 인해 강렬한 임팩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게 된다. 후일 오바리 마사미의 이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우메츠 야스오미가 그린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의 2기 오프닝 애니메이션과 함께 80년대를 대표하는 걸작 오프닝 애니메이션으로 회자되기도. (오프닝 애니메이션의 드라고나는 오바리의 드라고나라는 뜻에서 특별히 '바리구나'로 불리기도 하였다. 아하, 그렇구나...)

ⓒ SOTSU · SUNRISE

다만 문제는 오바리 마사미의 매력적인 메카닉 스타일링이 본편의 메카닉 작화와는 너무나 상이하다는 점에 있었는데,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보고 앞다투어 브라운관 앞으로 달려들었던 아니메 팬들로서는 큰 특색없는 본편의 메카닉 작화에 큰 실망감을 표시했으며, 내용 역시도 그닥 새로울 것 없는 이전 퍼스트 건담 시리즈의 반복인지라 오히려 시리즈의 인기는 오프닝 애니메이션 때문에 급락하는 기현상을 맡게 된다. 다만 48화에서는 오바리 마사미 본인이 직접 메카작감으로 참여하면서 시리즈 중 유일하게 오바리식 메카닉 스타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시리즈의 초반 전개는 리얼로봇의 일반적인 전개와는 다른 가벼운 개그 터치가 더해진 모습이었다. 주인공들도 유쾌한 성격으로, 시리어스한 여타 리얼로봇과는 다른 모습. 하지만, 퍼스트 건담과 거의 비슷한 설정으로 인해 이러한 몇몇 새로운 모습들은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게다가 주인공보다 더 인기를 얻게 된 캐릭터 마이요의 경우는 후반부에는 주인공과의 대립이 아닌 독자적으로 기가노스 제국과 싸우는 사이드 킥으로 활약하며 이미 캐릭터적 매력을 상실한 세 주인공에 비해 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기도. 여러 면에서 스토리는 갈수록 밀도와 흡입력을 잃어버렸으나 시리즈는 조기 종영없이 온전히 49화로 마무리 짓는다.

포스트 건담을 표방했으면서도 건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드라고나의 실패는 리얼로봇의 시대가 종언을 고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리얼로봇은 건담 외에는 대안을 갖추지 못한 체 TV라는 무대에서 내려와야만 했고, 그로 인해 바톤은 다시 건담과 토미노 요시유키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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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장갑 가이버 (1986), 強殖装甲ガイバ / Bio Booster Armor Guyver


ⓒ 高屋良樹 · 徳間書店


<정보>

◈ 원작: 타카야 요시키(高屋良樹)
◈ 감독: 와타나베 히로시(渡辺浩)
◈ 각본: 이부 몬타(伊武紋太) - 아시다 토요오의 필명
◈ 캐릭터 디자인: 인도리 코야(いんどり小屋)
◈ 작화감독: 마쓰시다 하루미(松下浩美)
◈ 미술감독: 아라이 토라오(新井寅雄)
◈ 음악: 난바 타다시(難波正司)
◈ 기획/제작: 반다이 / 아시다 토요오, 가토 나카테루(加藤長輝), 아사카 타카오(浅賀孝郎)
◈ 제작사: 애니메이트 필름, 스튜디오 라이브, 반다이 비주얼, 무빅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BANDAI
◈ 일자: 1986.12.13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비밀결사 조직 크로노스에서 생체실험을 받고 있던 피험자가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피험자는 크로노스 소유의 유니트라는 물건을 탈취한 체 도주했는데, 이 유니트는 아주 먼옛날 지구에 방문했던 고도의 문명을 지닌 이성인 강림자가 남긴 유산으로 크로노스의 일급기밀이기도 했다. 크로노스의 조직원들은 유니트를 회수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한편, 평범한 고등학생인 후카마치 쇼는 소꿉친구인 미유키를 좋아하지만, 미유키의 마음은 학생회장 마키시마 아키토에게 쏠려 있었다. 섭섭한 마음에 미유키의 오빠인 테츠로와 근처의 호수를 거닐던 쇼는 크로노스의 조직원과 탈출한 피험자의 격투 중에 폭발로 멀리 날아온 유니트를 발견하게 된다. 호기심에 유니트를 만지작 거리던 쇼는 갑자기 살아있는 유기체 처럼 덤벼드는 유니트에게 삼켜져 호수에 빠져 버리고, 때마침 기괴한 괴물로 변신한 크로노스 대원과 나머지 조직원들에게 테츠로가 포위되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는 순간, 쇼는 유니트가 변화한 이상한 갑옷을 입은 체 호수에서 모습을 드러내는데...


<소개>

토쿠마 서점의 '월간 소년 캡틴'을 통해 1985년부터 현재까지도 연재 중인 타카야 요시키의 초장기 연재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27년의 장기연재도 연재지만 현재까지 발행된 단행본의 수가 겨우 27권이라는 사실도 놀랍다. 연재가 한참 이뤄지던 1997년, 소년 캡틴이 폐간되면서 2년에 가까운 휴식기를 갖게 되었던 이 작품은 1999년 카도카와 서점의 '월간 에이스 넥스트'를 통해 다시 연재를 시작하지만, 에이스 넥스트마저 2002년 폐간된 후에는 '월간 소년 에이스'에서 연재를 재개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기에 이른다.([1],[6] 참조)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작가의 연재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느리고 더디다. 게다가 코믹스를 본 팬들이라면 알겠지만 곳곳에 재사용 컷들이 무척이나 자주 등장해주고 있다. 세밀한 생체병기를 일일이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캐릭터의 얼굴과 같은 컷도 여기저기 틈날 때마다 재사용하는 등, 엄청나게 더딘 연재 속도를 무색케 하는 효율적인(?) 작업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으시다.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BANDAI

히어로 물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그 기저에는 가면 라이더 시리즈에서 이어져온 특촬물스러운 분위기가 깔려 있으며(이는 애초에 소년 캡틴 편집자의 기획의도를 반영한 것이라 한다.), 기기묘묘한 생체병기 조아노이드들이 등장하는 점에서는 여타의 히어로물과는 다른 호러틱한 괴수영화의 뉘앙스가 느껴지고 있다. 초반부만 하더라도 큰 몰입도를 주기에는 다소 밋밋한 스토리로 진행되던 가이버는 3권의 쇼와 아버지와의 골육상잔의 비극을 기점으로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주더니, 4권에서 마사키가 밝히는 강림자와 크로노스의 충격적인 진실부터는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하게 된다. 

거대한 비밀결사 조직 크로노스가 이야기 진행 중에 지구를 손아귀에 넣는 부분 역시 동일한 장르의 히어로 액션물과는 성격이 다른 흥미있고 심오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마이너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지만, 큰 스케일의 흥미로운 설정(그에 비해 이야기의 밀도나 세기는 다소 떨어짐)과 다양하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등장, 정교하고 세밀한 생체병기 디자인 등 작품 곳곳에서 풍기는 매력은 기대 이상이라 하겠다. 특히, 강림자에 의한 창세기와 그 뒤에 숨겨진 미스테리와 같은 부분은 마이너한 SF 코믹스에서는 기대하지 못했던 심오한 설정이기도.

생체병기의 설정과 디자인은 특촬물스러운 분위기를 적절히 수용하여 굉장히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매 단행본마다 설정 디자인의 일부를 공개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타카야 요시키가 그려낸 생체병기의 세심한 설정을 엿볼 수 있다. 생체병기인 조아노이드나 조아로드, 그리고 강식장갑인 가이버 외에도 강림자의 우주선이나 크로노스의 거대한 방주, 크로노스 지배의 상징 크라우드 케이트 등 작품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굵직굵직한 컨셉은 무척이나 대단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이것은 이 작품이 단편 OVA 정도로 표현하기에는 그 덩치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이버의 첫번째 영상 소프트는 최초에는 OVA로 기획되었나 결국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아시다 토요오 휘하의 스튜디오 라이브의 작화팀 인도리 코야의 가세로 캐릭터 디자인은 아시다 토요오의 스타일이 진하게 베여 있다. 본 작품은 단행본 1권의 내용을 기반으로 했기에 전반적으로 작품의 모양새는 프롤로그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겠다. 아시다 토요오는 본 작품에서 각본과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강식장갑 가이버 ACT I (1989) 


<정보>

◈ 감독: 이시구로 코이치(石黒光一)
◈ 감수: 타카야 요시키, MAX 와타나베(MAX渡辺)
◈ 구성/각본: 타카야 프로덕션 / 산조 리쿠(三条陸)
◈ 캐릭터 디자인: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東潤一)
◈ 음악: 코로쿠 레이지로(小六禮次郎)
◈ 기획/제작: 타카시나 미노루(高梨実), 사와노바리 마사키(沢登昌樹) / 카토 나카테루
◈ 제작사: 애니메이트 필름, 반다이 비주얼, 무빅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BANDAI
◈ 일자: 1989.09.25 ~ 1990.02.25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OVA (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극장판 이후 다시 제작된 6부작 OVA. 다소 어둡고 호러적인 성인취향의 느낌을 주는 작품이기에 당시로서는 OVA가 가장 이상적인 매체라 할 수 있겠다. 원작자인 타카야 요시키가 직접 감수를 맡고, 코가와 토모노리의 제자로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과 같은 작품에서 작화감독을 맡아온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있다. 그 때문인지 캐릭터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같은 코가와의 제자이기도 한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그것과 어딘지 모르는 유사함을 보여주고 있다. 극장판의 설정을 무시한 체 다시금 원작의 1권에 해당하는 이야기부터 내용이 진행되며, OVA 맞게 일부 내용은 축약과 각색이 가해졌다. 생각 이상의 작화 퀄리티와 원작의 분위기에 가까운 시리어스함으로 인해 꽤 기억에 남는 OVA가 되었다.


강식장갑 가이버 실사판 (1991, 1994) 


<정보>

◈ 감독: 스티브 웡(Steve Wang) 外 - 1편 / 스티브 웡 - 2편
◈ 각본: 죠 우 주니어(Joe Woo Jr.) - 1편 / 스티브 웡 - 2편
◈ 1편 캐스팅: 잭 암스트롱(Jack Armstrong), 마크 해밀(Mark Hamill), 비비안 우(Vivian Wu) 外
◈ 2편 캐스팅: 데이빗 헤이터(David Hayter), 캐씨 크리스토퍼슨(Kathy Christopherson)
◈ 프로듀서: 브라이언 유즈나(Brian Yuzna) - 1편 / 스티브 웡 - 2편
◈ 배급: 뉴라인 시네마
◈ 저작권: ⓒ ?
◈ 일자: 1991.03.18 / 1994.04.20
◈ 장르: SF, 액션, 특촬, 히어로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미일 합작의 가이버 실사영화. 가이버라는 작품이 북미에서도 나름의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일본식 특촬물을 미국 스탭들이 제작했다는 느낌을 주며, 중국계 연출가인 스티브 웡이 전담한 2편에 이르면 홍콩 무협액션물과의 공통분모도 느껴진다. 스토리나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그다지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전형적인 B급 SF 액션물이지만, 코스튬 디자인에서는 저예산 특촬물을 능가하는 리얼리티를 보여주어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물론 스토리는 병맛)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를 맡았던 마크 해밀이 조연급으로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 그로 인해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DVD 등에는 마치 주연처럼 표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사영화의 내용은 으례 대부분의 아니메 원작 북미영화가 그러하듯 원작과는 전혀 다른 미국식 액션어드벤쳐를 표방한 스토리이다.

한편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어내자 후속편도 제작되기에 이르는데, 1편만큼의 완성도는 아니라 하겠다. 한국의 경우 이 2편 DVD를 1편 DVD처럼 판매하여 1편을 기대하고 DVD를 구입했던 소수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엘로스도 그 중 한명)

☞ 괴작열전: 가이버 by 페니웨이™ (보러가기)


강식장갑 가이버 ACT II (1992) 


<정보>

◈ 감독: 하시모토 나오토(はしもとなおと), 야마토시 야스오(山吉康夫)
◈ 감수: 타카야 요시키, MAX 와타나베(MAX渡辺)
◈ 구성/각본: 타카야 프로덕션 / 立川元教
◈ 캐릭터 디자인: 오오모리 히데토시
◈ 미술감독: 나카야마 마스오(中山益男), 原田謙一
◈ 음악: 코로쿠 레이지로, 카와무리 에이지(川村栄二)
◈ 기획/제작: 도요타 켄지(豊田賢司), 사와노보리 마사키 外 / 시미즈 오사무(清水修)
◈ 제작사: 히어로 커뮤니케이션즈, KSS, 무빅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
◈ 일자: 1992.02.20 ~ 1992.08.21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OVA (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준 6부작 OVA에 이은 후속 OVA. 제작사가 교체되고 연출진도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다. 제작과정에서 일부 잡음도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때문인지 전반적인 완성도는 기대 이하이며 특히 작화면에서 원 OVA 시리즈에 비해 이질감도 있고, 퀄리티도 떨어진다. 로스트 넘버의 등장과 앱톰의 복수로 이어지는 단행본 5권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강식장갑 가이버 TV (2005) 


<정보>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총감수/설정: 타카야 요시키
◈ 시리즈 구성/각본: 타케가미 쥰키(武上純希) / 타케가미 쥰키, 고바야시 야스코(小林靖子)
◈ 캐릭터 디자인: 우마코시 요시히코(馬越嘉彦), 마츠바라 노리히로(松原徳弘)
◈ 작화감독: 이케다 유우지(池田裕治), 사와다 마사토(沢田正人)
◈ 미술감독/미술감수: 시미다 아키오(嶋田昭夫) / 고바야시 시치로(小林七郎)
◈ 음악/노래: 마츠오 하야토(松尾早人) / 레이리, BONNIE PINK
◈ 프로듀서: 스즈키 토모코(鈴木智子), 카타기리 다이스케(片桐大輔)
◈ 제작사: OLM, 강식장갑 가이버 제작위원회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強殖装甲ガイバー 製作委員会
◈ 일자: 2005.08.06 ~ 2006.02.23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2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ACT 2로부터 13년만에 재시동된 가이버의 첫 TV 시리즈. ACT2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원작의 1권부터 새로이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리메이크 작이 되었다. 전 26화로 원작의 10권까지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실로 오랜만의 리메이크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기대 이하로 평가되고 있다. 만들 때마다 매번 1화부터 리부트하면 도대체 언제쯤 뒷 이야기를 그리겠냐 말이다.


<참고 사이트>

[1] 強殖装甲ガイバー, Wikipedia Japan
[2] 強殖装甲ガイバー (1986), allcinema.net
[3] 強殖装甲ガイバー (1989~1990), allcinema.net
[4] 強殖装甲ガイバー II (1992), allcinema.net
[5] 強殖装甲ガイバー GUYVER THE BIOBOOSTED ARMOR <TV> (2005), allcinema.net
[6] 강식장갑 가이버(強殖装甲ガイバー)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7] The Guyver, Wikipedia
[8] Guyver: Dark Hero,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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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인이 있다! (1986), 11人いる! / They were 11


ⓒ 小学館 · KITTY FILM


<정보>

◈ 원작/구성: 하기오 모토(萩尾望都)
◈ 감독: 데자키 사토시(出崎哲), 토미나가 쓰네오(富永恒雄)
◈ 각본: 이마이즈미 토시아키(今泉俊昭), 코이데 카즈미(小出一巳)
◈ 캐릭터 디자인: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清水恵蔵)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東潤一)
◈ 음악/노래: 후쿠다 야스히코(福田裕彦) / 카와카미 신이치로(川上進一郎)
◈ 기획/제작: 오치아이 시게카즈(落合茂一) / 타카 히데노리(多賀英典)
◈ 제작사: 키티 필름, 매직버스, 토호 주식회사(배급)
◈ 저작권: ⓒ 小学館 · KITTY FILM
◈ 일자: 1986.11.01
◈ 장르: SF, 드라마, 스릴러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워프로 인해 먼 은하계까지 진출하게 된 인류는 수세기 사이에 수많은 혹성국가를 형성하며 거대한 세력을 형성했다. 사바계나 세글계와 같은 여러 이성인들과 조우하며 전쟁과 화해를 반복하던 은하계는 성간연맹의 형성과 함께 공존의 시대로 넘어갔으며, 우주시대를 짊어질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성간연맹이 창설한 코스모 아카데미도 어느덧 120년의 역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코스모 아카데미는 우주학의 모든 것을 가르치는 그야말로 우주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모든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코스모 아카데미의 졸업생은 우주의 엘리트로 그 어떤 은하계에서든 그 지위를 보장받게 된다. 3년마다 거행되는 코스모 아카데미의 입학시험에는 전우주에서 어마어마한 수의 지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테라계 시베리스 출신의 타다토스 렌(이하 타다)도 그들 중 하나.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통과한 타다는 이제 마지막 3차 시험만을 남겨놓고 있다 3차 시험은 10명씩 조를 이뤄 아카데미에서 지정한 우주선에서 치루어진다. 타다와 나머지 9명은 우주복으로 갈아입고 지정된 우주선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체 버려진 듯한 이 우주선의 이름은 에스페란자 호. 에스페란자호에 도착한 아카데미 응시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분명 10명이 이 우주선에 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도착하고보니 11명의 인원이 있는 것이다. 모두 자신들이 정당한 응시자들이라 주장하는 상황. 과연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누구란 말인가. 3차 시험은 이 에스페란자호에서 53일간 생활하는 것이며,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선내의 붉은색 박스의 스크램블 버튼을 누르는 것 외에는 외부와의 통신은 일절 불가능하다. 그리고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참여자 전원이 시험에서 탈락하게 된다. 타다 일행들은 53일 동안의 긴 시험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초대받지 못한 손님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소개>

순정만화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거장 하기오 모토의 중편 SF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 아니메. 원작은 '별책 소녀코믹'에 1975년 9월부터 11월호에 걸쳐 연재된 작품으로, 친구이자 라이벌인 타케미야 케이코의 '지구로(1977)'보다 2년 먼저 순정 만화와 SF의 접목을 시도한 선구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SF적인 요소는 배경으로서의 설정일 뿐 실제로는 미스테리 스릴러의 공식을 취하고 있는 독특한 작품으로 말 그대로 미래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추리물이라는, 만화로서는 이례적이고 매력적인 설정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지구로보다 먼저 등장한 이 작품은 77년도에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으나 아니메는 오히려 지구로보다 나중인 1986년에 이르러서야 제작된다. 제작사는 키티 필름으로, 당시 자체 스튜디오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실제 제작은 매직 버스에서 이루어 졌다. 키티 필름의 대표작인 '시끌별 녀석들(1981~1986)'이나 '메존일각(1986~1988)', '란마1/2(1989~1992)' 등이 스튜디오 딘에서 제작된 것과는 다른 선택이었는데, 이로 인해 매직 버스를 설립한 데자키 사토시가 작품의 공동 감독으로 선임되었으며, 데자키 사토시의 동생인 (얼마전 세상을 떠난) 리미티드 아니메 연출의 대가 데자키 오사무의 파트너 스기노 아키오가 본작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스기노 아키오의 참여는 11인이 있다에 있어서 천군만마와도 같은 것으로, 이미 '에이스를 노려라(1973,1979)'에서 순정만화 캐릭터를 멋지게 셀로 이식한 스기노의 필체는 이 작품에서도 변함없는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에스페란자 호에 도착한 응시생들이 10명이 아닌 11명이 승선한 사실을 알고 놀라는 장면과 함께 등장하는 타이틀롤이 인상적인 인트로는 앞으로 작품이 어떤 색체를 띌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특색있는 도입부다. 독특한 화면분할과 감각적인 광원효과 등으로 화면 자체를 드라마틱하게 꾸려가는 동생 오사무와 달리 형인 사토시는 정통파 연출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작품은 담백하면서도 이야기에 중점을 둔 정통 드라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소 밋밋한 연출은 하기오 모토가 창안해낸 서스펜스와 미스테리스러운 이야기로 인해 상쇄되고 있으며, 말 그대로 스토리 텔링이라는 기본기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각자 하나씩의 비밀을 품고 있는 응시생들, 직관력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닌 주인공 타다는 그 능력으로 인해 오히려 다른 이들의 의심을 사게 되며, 스스로도 에스페란자 호에 얽힌 알 수 없는 데자뷰로 인해 혼란스러워 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과 오해가 얽히고 섥히며 이야기는 상당히 좋은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프롤의 묘한 매력도 작품에서 빠져서는 안될 매력 포인트. 다만, 상당히 어두운 무언가를 보여줄 것 같았던 전개에 비해 초대받지 못한 마지막 1명의 정체가 드러나는 결말 부분은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준다. 만화영화 치고는 꽤 높은 서스펜스를 선사하고 있지만 죽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갈등의 해소도 몹시 깔끔한 편이라 보는 이들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원작과는 달리 엔딩 크레딧에는 11명의 에필로그가 그려지고 있다. 여기에 로맨틱한 카와카미 신이치로의 엔딩 테마 '나의 오네스티'까지 흐르니 확실히 엔딩 부분은 오프닝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인 셈. 전체적으로 긴장감 넘치는 인트로부터 갈등과 미스테리, 그리고 적절한 드라마가 조합된 본편을 지나 모든 갈등을 완벽히 해소한 엔딩으로 흘러가는 전개는 86년도의 작품, 그리고 만화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문제는 없다. 다만, 수많은 미스테리 물들을 접해온 요즘의 관객들이게는 갈등의 여지가 남지 않는 깔끔한 엔딩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KBS를 통해 11인의 우주용사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었다. 모두 입시생들인데 우주용사라니 매번 느끼는 거지만 당시의 네이밍 센스는 어떤 면에서는 놀랍기까지 하다. 반면에 만화영화가 어린이들 것이라는 인식과 분위기 속에 어린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작품의 주제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제목을 선택하는 당시 방송 제작자들의 고충도 알 듯 싶다.

☞ 11인이 있다 - 서스펜스와 스릴러, 그리고 기본이 있다. (보러가기)


<참고 사이트>

[1] 11人いる!, Wikipedia Japan
[2] 11人いる! (1986), allcinema.net
[3] They Were 11 (movie), ANN
[4] 11인이 있다!(11人いる!) 1986,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小学館 · KITTY FILM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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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天空の城ラピュタ / Castle in the Sky 


ⓒ 二馬力 · 徳間書店


<정보>

◈ 원작/감독/각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 작화감독: 탄나이 츠카사(丹内司)
◈ 미술감독: 야마모토 니죠(山本二三), 노자키 토시로(野崎俊郎)
◈ 원화두목: 카나다 요시노리(金田伊功)
◈ 원화: 마에다 마히로(前田真宏), 코사카 키타로(高坂希太郎), 콘도 카츠야(近藤勝也), 나쿠라 야스히로(名倉靖博)
◈ 음악/노래: 히사이시 조(久石譲) / 이노우에 마즈미(井上杏美)
◈ 프로듀서: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
◈ 기획/제작: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오가타 히데오(尾形英夫) / 토쿠마 야스요시(徳間康快)
◈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 저작권: ⓒ 二馬力 · 徳間書店
◈ 일자: 1986.08.02
◈ 장르: 모험,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어두운 밤 한 척의 비행선이 하늘을 날고 있다. 정부 비밀조사단 소속의 이 비행선에는 묘령의 소녀가 갖혀 있었는데, 조사단 소속의 한 남자에게 무언가를 말하라는 위협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한편 이 비행선을 공적(하늘의 도적) 도라 일당이 습격한다. 이들의 목적은 예의 그 소녀. 혼란을 틈타 소녀는 자신을 위협하던 그 남자의 옷주머니에서 펜던트를 빼앗은 뒤 비행선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해적과 조사단의 사이에서 위태하게 비행선 벽에 매달려 있던 소녀는 발을 헏디디는 바람에 그만 비행선에서 떨어져 지상으로 추락하고...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는 소녀는 이내 정신을 잃고 말지만,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만다. 소녀의 목에 걸린 펜던트가 강렬하도록 눈부신 푸른 빛을 내뿜자 소녀는 이내 그 빛에 감싸이면서 낙하하는 속도가 줄어들어 마치 깃털이 땅위로 내려앉듯 천천히 하강하게 된 것이다.

한편, 광산마을에서 견습기계공으로 사는 씩씩한 고아소년 파즈는 저녁 야식을 준비하러 바깥에 나오는 순간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하늘에서 왠 푸른 빛에 감싸인 무언가가 내려오는 것을 본 것이다. 푸른 빛에 다가간 파즈는 이내 그것이 한 소녀임을 알아보게 된다. 떨어지는 소녀를 붙잡은 파즈. 펜던트의 빛이 서서히 꺼지자 깃털처럼 가볍던 소녀가 갑자기 본래의 무게를 되찾고 만다. 가까스로 소녀를 구한 파즈. 과연 이 소녀는 누구이며, 펜던트가 가진 비밀은 무엇일까.


<소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에 이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번째 극장 아니메. 토쿠마 서점의 출자로, 85년 6월에 창립된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번째 극장 아니메로써, 후일 지브리의 신화의 서막을 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하늘에 떠있는 신비의 도시 라퓨타를 무대로 하여 판타지와 스팀펑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세계가 일품이며, 하늘을 향한 동경, 기술 문명주의에 대한 경고, 유럽식 목가생활의 정겨운 묘사, 페미니스트적인 캐릭터 설정 등 나우시카에 이어 미야자키식 스타일을 다시 한 번 정립한 작품이다. 다만, 메시지에 좀 더 치중했던 나우시카와 달리 라퓨타는 어드벤쳐에 중점을 둔 미야자키식 오락물을 표방하고 있다. 이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작품으로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는 토쿠마 서점의 기획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를 모델로 하고 있으나, 하늘을 나는 섬이라는 컨셉 외에는 걸리버 여행기와 큰 유사한 점은 없다. 오히려 캐릭터나 일부 전개는 미야자키의 전작 '미래소년 코난(1978)'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라퓨타로 가는 열쇠와 그 비밀을 간직한 소녀 시타는 태양 에너지의 비밀을 알고 있는 라오 박사의 손녀 라나를 연상시키며, 시타와 함께 험난한 모험에 뛰어든 소년 파즈는 역시 라나를 지켜주는 괴력의 소년 코난을 생각나게 한다. 여기에 라퓨타를 손에 넣으려하는 무스카는 인더스트리아의 행정국장 레프카를, 공적인 도라 일당은 다이스 선장과 바라쿠다호의 선원들과 비교된다. 라스트에 라퓨타를 손에 넣은 무스카에 대항하여 맨몸으로 싸우는 파즈의 모습은 거대 비행선 기간트를 손에 넣은 무스카와 기간트에게 맨몸으로 대적하는 코난과 유사하다.

어드벤쳐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스팀펑크적인 설정들이 적용된 도라 일당의 비행기와 비행선 타이거모스는 이전까지 보여준 미야자키의 메카닉과는 또다른 서민적인(?) 맛이 살아 있는데, 특히 겉으로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공적이지만 실상은 비행선 안에서 빨래하고 요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그들의 모습은 인간적이면서도 코믹한 매력이 있다. 타이거모스의 여자두목 도라의 경우는 미야자키의 모친을 모티브로 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후일 이들 공적의 모습은 미야자키의 '붉은 돼지(1992)'에서 다시 한 번 등장할 뿐만 아니라 '라스트 엑자일(2003)', '교향시편 에우레카 7(2005)', '망념의 잠드(2008)' 등을 통해 다른 형태로 여러번 오마쥬되기도 한다. 

☞ 하늘의 로망 공적, 그 흔적을 찾아서 (바로가기)

히로인인 시타는 나우시카와는 달리 좀 더 수동적이고 여성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전작 코난의 라나나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1979)'의 클라리스로 이어지는 미야자키식 히로인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본작에서 어린 소녀인 시타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느끼는 공적들의 모습에서는 왠지 모르게 미야자키의 로리타적 취향이 느낄 수 있다고 하겠다. 이와 함께 라스트에 펼쳐지는 무차별한 인명살상 장면 역시 전 연령가 가족 만화영화로서는 다소 적절치 못한 장면이 아닌가 싶은데, 직접적인 살상장면의 묘사는 없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대량살상 장면은 후일 미야자키가 감독한 뮤직비디오 'On Your Mark(1995)'에서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

고대 초문명의 비밀을 간직한 소녀, 그리고 그녀를 도와주는 정의감 넘치는 소년, 그들을 쫓는 비밀 조직 등 라퓨타의 일련의 테마는 안노 히데아키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1990)'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는 애초에 TV 시리즈로 제작할 목적으로 미야자키가 NHK에 제출했던 기획안이 실현되지 못하자 이를 미야자키가 라퓨타의 스토리 원안으로 가져다 쓴 것을 십수년이 흐른 뒤 자사에 남아있던 미야자키의 기획안을 바탕으로 NHK가 가이낙스에게 작품을 의뢰했기 때문이었다. 

ⓒ 二馬力 · 徳間書店

엔터테인먼트와 교훈적 측면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갖춘 수작이지만 흥행은 기대 이하로 저조했다. 라퓨타가 벌어들인 흥행수익 5.83억엔([4] 참조)는 지브리 역대 흥행성적 중 가장 낮은 것이기도. 이는 당시 미야자키나 스튜디오 지브리의 네임밸류가 그만큼 대중들에게는 생소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낮은 흥행성적과는 달리 애프터 마켓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되는데, 1988년의 니혼 TV 방송에서는 12.2%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1989년의 금요 로드쇼에서는 22.6%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TV 재방송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비디오 소프트 시장에서도 선전하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 셀러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여기에 제41회 마이니치 영화 콩쿨 오후지 노부로 상, 제9회 월간 아니메쥬 아니메 그랑프리 작품상, 제4회 일본 아니메 페스티벌 아니메 대상/아톰상/미술부분 최우수 상 등 86년도의 숱한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나우시카에 이어 다시 한 번 작품성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여기에 키네마 준보 86년도 베스트 10 일본 영화 8위/독자선정 일본영화 2위에 오르는 등, 저조한 흥행성적과 달리 평단과 관객은 라퓨타의 진가를 인정해준 셈이었다.([1] 참조)

일본 내에서의 극찬을 받으며 89년에는 스트림라인 픽쳐스를 통해 영국에서, 2003년에는 디즈니를 통해 미국에서 개봉되었다. 미국 개봉당시에는 원제인 라퓨타가 스페인어로 창녀를 의미한다는 지적이 있어 'Castle in the Sky'로 제목이 변경된다. 2004년 4월30일에는 CJ를 통해 한국에서도 개봉되었으나 흥행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못했다. 영화의 완성도나 모든 면에서 탑클래스의 수작임에는 분명하지만 왠지 모르게 극장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참고 사이트>

[1] 天空の城ラピュタ, Wikipedia
[2] 天空の城ラピュタ(1986), allcinema.net
[3] 천공의 성 라퓨타, 엔하위키 미러
[4] 천공의 성 라퓨타(天空の城ラピュタ)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二馬力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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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다리아 (1986), 童話めいた戦史 ウインダリア / Windaria


ⓒ あいどる · カナメ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원작/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藤川桂介)
◈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湯山邦彦)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이노마타 무츠미(いのまたむつみ)
◈ 메카닉 디자인: 코하라 쇼헤이(小原渉平), 토요마스 타카히로(豊増隆寛), 사토 토모히코(佐藤智彦)
◈ 애니메이션 코디네이터: 카게야마 시게노리(影山楙倫)
◈ 미술감독: 카츠마타 게키(勝又激)
◈ 레이아웃: 하야시 타카푸미(林隆文), 모우리 카즈아키(毛利和昭)
◈ 메인 애니메이터: 이노마타 무츠미, 카게야마 시게노리, 모우리 카즈아키, 무라나카 히로미, 고바야시 토시미츠, 고다 히로아키 外
◈ 음악/노래: 유키 사토시(門倉聡) / 아라이 아키노(新居昭乃)
◈ 기획/제작: 오노데라 슈이치(小野寺脩一), 나가오 아키히로(長尾聡浩)
◈ 제작사: 카나메 프로덕션(カナメプロダクション), Idol(あいどる)
◈ 저작권: ⓒ あいどる · カナメ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86.07.19
◈ 장르: 드라마, 로맨스,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북쪽의 왕국 파로와 남쪽의 왕국 이사의 중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윈다리아. 이곳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붉은 빛을 발하는 새가 되어 하늘로 승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즈는 심성이 고운 아내 마린과 함께 윈다리아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으나, 파로와 이사의 전쟁이 발발하자 마린의 근심을 뒤로 한 체 출세를 위해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들게 된다.

한편, 파로의 왕자 지르와 이사의 공주 아사나는 서로가 깊이 사랑하는 사이. 둘은 양국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동분서주하지만, 운명을 결국 둘을 전쟁터로 이끌게 된다. 전장에서 서로가 적으로 만나는 지르와 아사나. 한편, 이사의 편에서 싸우던 이즈는 출세와 탐욕에 눈이 멀어 파로의 스파이가 되고 만다. 마린은 잊어버린체 사치와 향락에 젖어버린 이즈. 그러나 그의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소개>

일본을 대표하는 미형 캐릭터 디자이너 이노마타 무츠미의 아름다운 캐릭터가 빛을 발한 작품으로, 카나메 프로덕션의 첫번째 극장 아니메가 되겠다. 카나메 프로덕션의 'BIRTH(1983)'는 극장 개봉작이긴 하지만, 이는 OVA로 제작된 작품을 극장에서 개봉한 사례(이런 사례 중에서는 BIRTH가 첫번째에 해당)인지라 온전한 극장용 아니메로는 윈다리아가 그들의 첫 작품인 셈이다. '환몽전기 레다(1985)'를 통해 유명세를 탄 이노마타 무츠미의 캐릭터는 윈다리아에 이르러 더더욱 세련되고 미형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전형적인 눈 크고 입 작은 일본식 미형 캐릭터지만, 무츠미의 캐릭터는 그렇고 그런 여느 아니메 캐릭터의 수준을 넘어서는 미학적인 포스가 느껴진다. 동시대에 그 정도의 아우라를 지닌 캐릭터를 그릴 수 있는 여성 디자이너는 '오렌지로드(1987)'의 다카타 아케미 정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둘 모두 소설 삽화와 일러스트로도큰 인지도를 얻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한다 하겠다.)

TV 시리즈 한 편과 서너 편의 OVA가 고작인 소규모 제작사 카나메 프로덕션으로서 당시 극장용 아니메의 도전은 상당한 모험이 뒤따르는 것이었다. 극장 아니메 제작을 위해 카나메 프로덕션은 '마징가 Z(1972)'부터 '우주전함 야마토(1974)', '은하철도 999(1978)' 등 숱한 히트 아니메의 각본을 집필해온 소설가 겸 방송작가인 후지카와 케이스케에게 각본을 부탁했으며, 그로 인해 중세 유럽 판타지 풍의 배경 위에 스팀펑크 적인 메카닉이 등장하는 신비로운 세상과, 엇갈리는 두 쌍의 남녀 커플 간의 애틋한 사랑, 그리고 비극적인 드라마가 조합된 한 편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게 된다.

ⓒ あいどる · カナメプロダクション

애초에 윈다리아는 3편의 옴니버스 형태로 카나메 프로덕션 내에서 3개의 팀으로 나뉘어 각 에피소드를 담당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1] 참조), 결국에는 1편의 극장용 아니메로 완성된다. 윈다리아는 바로 이 3개의 에피소드 중 세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감독은 유야마 쿠니히코로 이노마타 무츠미와의 세번째 감독&작화감독 콤비작이기도 하다.(물론, 이전 아시 프로덕션 때의 몇몇 작품에서도 같이 작품에 참여한 적은 있다.) 이미 '요술 공주 밍키(1982)'를 통해 드라마틱한 결말을 보여주었던 유야마 감독은 본작에서 또 한번 드라마틱하면서도 비극적인 로맨스를 연출하게 된다. 여기에 무츠미의 아름다운 캐릭터가 더해져 감정의 이입이 더더욱 극대화되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비극적인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마니아적인 색체를 갖고 있는 카나메 프로덕션의 취향은 완전히 억제되지 않아, 중간중간 등장하는 독특한 형태의 메카닉에서 이러한 욕구들이 분출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작품의 내용 전개와는 큰 상관이 없는 이러한 메카닉 소품의 등장은 역시 제작사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주인공 이즈 역은 아무로 레이의 성우 후루야 토오루가 맡았는데, 후일 이노마타 무츠미가 삽화를 맡은 후지카와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우주황자(1989)' 극장 아니메에서도 다시 한 번 주인공 역으로 캐스팅 되기도 한다. 80년대를 대표하는 완성도 높은 극장 아니메를 만들면서 위상을 드높인 카나메 프로덕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몇 년 뒤 역사 속으로 묻히고 만다.


<참고 사이트>

[1] ウインダリア, Wikipedia Japan
[2] ウインダリア, allcinema.net
[3] 윈다리아, 엔하위키 미러
[4] 윈다리아(ウインダリア)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あいどる · カナメプロダクション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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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 (1986), マシンロボ クロノスの大逆襲 / Machine Robo


ⓒ 葦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감독: 요시다 히로시(吉田浩)
◈ 콘티/연출: 요시다 히로시, 후지모토 요시타카(藤本義孝)
◈ 시리즈 구성/각본: 소노다 히데키(園田英樹) / 소노다 히데키, 키시마 노부아키(岸間信明)
◈ 캐릭터 디자인: 하바라 노부요시(羽原信義)
◈ 메카닉 디자인: 하라구치 사와키요(原口沢清), 야마다 타카히로(山田高裕)
◈ 작화감독: 스가누마 에이지(菅沼栄治), 히라야마 노리오(平山則雄) 外 / 오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 1화만 작감
◈ 미술감독: 東条俊寿
◈ 음악/노래: 아카노 타치오(あかのたちお) / 마틴(1기 오프닝), 시몬 마사토(2기 오프닝), 와타나베 에마(엔딩)
◈ 기획/제작: 카토 히로시(加藤博), 시마무라 카즈오(嶋村一夫) / 사토 토시히코(佐藤俊彦)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요미우리 광고사, TV 도쿄
◈ 저작권: ⓒ 葦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86.07.03 ~ 1987.05.28
◈ 장르: SF, 로봇,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47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기계생명체들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별 크로노스. 하지만 영원한 생명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에너지원 하이리비드를 노리는 우주 범죄조직 갼도라 일당이 크로노스를 침공한다. 크로노스 족장의 아들이자 천공우심권의 전수자인 롬 스톨은 갼도라 일당에 아버지 키라이를 잃은 뒤, 크로노스를 지키고 하이리비드를 수호하기 위해 제트 족의 블루제트와 배틀족의 로드 탱크, 트리플 짐, 그리고 동생 레이나 등과 함께 갼도라와 싸울 것을 결의하게 된다. 키라이가 죽기 전 롬에게 물려준 검랑은 거대한 거인 켄류와 바이캄프를 소환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검으로, 롬은 소환한 켄류와 바이캄프와 합체하여 갼도라의 기계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소개>

경영난에 빠져있던 완구회사 타카라(現 타카라 토미)가 미국의 메이저 완구회사 하스브로에게 판 완구 브랜드가 미국에서 트랜스포머로 공존의 히트를 기록한 뒤, 역수입되는 시점에서 반다이는 이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유사한 라인업인 머신로보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다. 트랜스포머의 아류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머신로보는 85년 큰 히트를 기록하면서 트랜스포머와 함께 로봇완구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오게 된다. 이에 자연스럽게 머신로보를 소재로하는 아니메 제작이 거론되는데, 바로 그 작품이 아시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1986)'이다. 

다만, 제작을 맡은 프로덕션이 아시 프로덕션이라는 사실은 아니메 팬들에게는 박수를, 스폰서인 반다이에게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예견하게 하는 선택이었다.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 '전국마신 고쇼군(1981)', '특장기병 돌바크(1983)', '초수기신 단쿠가(1985)'에 이르기까지 아시 프로덕션이 그동안 선보여온 로봇 아니메는 정통 거대로봇물이라는 껍데기 위에 리얼로봇에 근접하는 드라마가 담긴 마니악한 모습을 보여왔으며, 해당 작품의 완구 판매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해조기종영되는 사태가 왕왕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대에 선라이즈를 제외하고 그 정도 수준의 로봇물을 제작할 수 있는 프로덕션 역시 아시 프로덕션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도에이는 당시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하청제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완구 브랜드의 홍보를 위한 아동용 정통 로봇물을 원했던 반다이의 의도와는 달리 아시 프로덕션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독특한 형태의 아니메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무협과 히어로물을 로봇물에 결합한 것으로, 등장하는 로봇들이 전통적인 로봇 전투와는 다른 권법과 검법을 사용한 지극히 인간적인 액션을 보여주었으며, 주인공 롬 스톨이 로봇에 탑승하여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한몸이 되어 스스로 로봇인 것처럼 움직이는 합신이라는 드문 컨셉을 내세웠던 것이다. 롬 스톨-켄류-바이캄프로 이어지는 합신 컨셉은 과거 타츠노코 프로의 '투사 고디안(1979)'를 모티브로 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머신로보 브랜드가 아닌 별도의 메카 바이캄프와 켄류가 디자인되었으며, 머신로보의 변형로봇 컨셉을 가진 블루제트나 로드탱크는 조연급 캐릭터에 머무르게 된다. (이는 이 작품이 스폰서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속칭 스폰서를 엿먹인 작품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 葦プロダクション

멋진 대사를 읊조리며 악당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주인공 롬의 모습은 멀게는 아시 프로덕션의 오리진이라 할 수 있는 타츠노코 프로의 히어로 아니메를 연상시키는 클리셰이며, 가깝게는 당시 (리얼로봇물인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1986)'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에 그 영향력을 행사하던 '북두의 권'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과장된 멋과 스타일이 살아 있었다. 머신로보는 심오한 인간 드라마와 밀리터리적인 설정이 가득 담긴 리얼로봇이나 여러가지 신기한 무기와 변형합체를 선보이는 거대로봇물과는 다른, 말 그대로 폼나는 무협 액션물이라는 테마를 표방하고 있었고, 실로 이를 멋지게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히로인 레이나를 위시한 여러 여성 캐릭터들의 등장은 작품의 마니악한 멋을 더해주는 비장의 소스와도 같은 것으로, 이는 후일 2000년대 아니메 최대의 테마로 자리잡게 되는 '모에'의 선구적인 시도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 프로덕션의 이러한 일련의 재치있는 시도들은 예상대로 완구판매의 실적과는 직결되지 못했다. 변신 컨셉을 가진 머신로보 자체가 작품에서 조연급 캐릭터에 머물러 있었으니 이는 당연한 일. 이로 인해 시리즈는 방영 도중 반다이에 의해 급격한 노선변경을 강요받게 되며, 중반 이후에는 시리즈가 지향하던 무협 액션물의 요소를 걷어내고 원래의 테마인 변형합체 로봇 액션물로 복귀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전개는 작품 전체적인 흐름에는 악영향을 미쳐 시리즈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같은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급반전된 작품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는 47화로 조기종영 없이 종방되었으며, 이는 아시 프로덕션의 로봇물 중 최초로 4쿨을 온전히 방영한 작품이기도 하다.

☞ 아니메 집중분석 5 [머신로보 - 크로노스의 대역습] by 바이칸 (바로가기)


머신로보 완승 배틀 해커즈 (1987)


<정보>

◈ 감독: 요시다 히로시
◈ 각본: 소노다 히데키, 키시마 노부아키
◈ 캐릭터 디자인: 츠루야마 오사무(つるやまおさむ)
◈ 메카닉 디자인: 야마다 타카히로, 原口清
◈ 미술감독: 東条俊寿
◈ 음악/노래: 아카노 타치오 / 이가라시 토시야(오프닝)
◈ 프로듀서: 사토 토시히코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요미우리 광고사, 도쿄 TV
◈ 저작권: ⓒ 葦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87.06.03 ~ 1987.12.30 
◈ 장르: SF, 로봇,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31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완구판매는 오히려 급락했다. 비록 자신들을 엿먹이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어낸 아시 프로덕션의 능력을 인정했는지 반다이는 다시금 머신로보의 속편을 아시 프로덕션에게 맡기게 된다. 다만 이번에는 전작과 같은 실수가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가 된 듯 하다. 전작의 폭주(?)에 일등공신이기도 했던 하바라 노부요시가 스탭진에서 제외된 점이 주목할만하다.

다만, 시리즈의 인기가 완구판매로 직결되지 않은 점은 전작과 동일했다. 이는 어떤 면에서 보면 머신로보 브랜드 자체가 이미 상품가치를 상실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본 작품은 괜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조기종영이라는 결과를 맞게 되었으며, 머신로보 브랜드 역시 시리즈의 조기종영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재미있는 것은 아시 프로덕션은 후일 머신로보 시리즈의 탄생에 영향을 끼친 트랜스포머의 후속 시리즈 '비스트워즈 II 초생명체 트랜스포머(1998)'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1] 참조)

이후 반다이는 무려 17년 만에 선라이즈와 함께 머신로보 브랜드를 활용한 '출격 머신로보 레스큐(2004)'라는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다. 스탭진 대부분은 선라이즈 출신으로 꾸려지지만 각본만큼은 원작의 시리즈 구성을 맡았던 소노다 히데키가 그대로 기용된다. 다만, 전체적인 모양새는 원작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으로 오히려 선라이즈의 용자 시리즈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레이나 검랑전설 (1988)


ⓒ 葦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감독/콘티/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하바라 노부요시
◈ 연출: 카토 타카오(加戸誉夫), 무라야마 야스시(村山靖)
◈ 각본: 소노다 히데키
◈ 메카닉 디자인: 야마다 타카히로
◈ 미술감독: 東条俊寿
◈ 음악/노래: 와타나베 츄메이(渡辺宙明) / 와타나베 에마, 무라타 에리, 미즈타니 유우코 外
◈ 프로듀서: 타자키 히로시(田崎廣), 시모지 유키나오(下地志直)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 저작권: ⓒ 葦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88.02.05 / 1988.09.04 / 1989.04.26
◈ 장르: SF, 액션, 판타지, 히어로
◈ 구분/등급: OVA (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머신로보라는 완구 브랜드는 사멸되었고, 머신로보 시리즈도 조기종영 속에 잊혀져 버렸지만, 1기 시리즈의 히로인 레이나의 인기는 여전히 아니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효했다. 이로 인해 레이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별도의 OVA 시리즈가 탄생한다. 애초의 시리즈가 표방했던 로봇 액션물과는 동떨어진 미소녀 액션을 표방한 작품으로, 이는 몇년 뒤 '자이언트 로보(1992)'의 인기 히로인 긴레이가 '맨발의 긴레이(1994)'라는 별도의 OVA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 하겠다. 다만, 팬서비스 수준의 스핀오프에서 벗어나 오빠인 롬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레이나의 홀로서기와 검랑의 후계자로 태어나는 모습을 그리면서 머신로보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다. 머신로보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던 제트나 블루와 같은 변신 로보 캐릭터들이 모조리 인간의 얼굴을 한 미청년으로 등장하는 등, 메카닉 액션이 아닌 원 시리즈의 특징인 무협 액션의 요소를 강조한 소녀의 성장 스토리가 되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葦プロダクション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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