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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BONES·Project EUREKA Movie / ⓒ 미라지엔터테인먼트 (Korean Edition)


2005년도 TV 시리즈로 방영되었던 BONES의 '교향시편 에우레카 7'의 극장판 '교향시편 에우레카 7: 포켓이 무지개로 가득 (2009)' DVD가 한국에도 출시예정이라고 합니다. 출시예정일은 4월 20일이구요. 인터파크나 YES24 등은 현재 예약판매를 받고 있네요.

TV 시리즈가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상황에서 극장판만 발매하는지라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번 극장판 DVD 발매가 TV 시리즈 발매로도 이어졌으면 하는데... 작품의 성격상 국내에 많은 어필이 될지 어떨지는 두고봐야 겠네요.

DVD 제작사는 미라지 엔터테인먼트로 카라스 한국판 DVD나 공각기동대 트릴로지 박스셑 등을 제작한 업체입니다. 앞선 두 작품들이 국내 DVD로서는 꽤 괜찮은 패키징을 보여주었기에 이번 에우레카 극장판 DVD도 패키지 퀄리티는 꽤 괜찮을 듯 싶습니다.

라제폰부터 이어져온 본즈스러움(부담스러운 시리어스함과 십대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난해함 정도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싶은데)을 십분 간직한 SF 로봇물이니만큼 조금 높은 연령대의 청소년들에게 어필할 작품입니다. 전체관람가라고는 했지만, 저연령대의 아이들이 흥미를 끌기에는 내러티브가 좀 길고 전개가 느린 편. 단 본즈의 일류 작화진의 힘 덕분에 보여줄 곳에서는 확실하게 보여주는 (아, 물론 베드씬이 아니라 액션씬이.... -0-)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번 DVD 국내 출시를 맞이하여 저도 오랜 만에 렌턴과 에우레카의 또다른 모험 이야기 속으로 다녀올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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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 커뮤니케이션즈의 신간. 초보 프라모델러 및 건프라 입문자들을 위한 지침서 '건프라 입문' 입니다.


부제 'NOMOKEN Extra Edition'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건프라 입문'은 프로모델러 노모켄(노모토 켄이치의 애칭.)의 또다른 저서(?)로 이미 AK 커뮤니케이션즈에 의해 번역 출간된 'NOMOKEN 1', 'NOMOKEN 2'에 이은 노모켄의 세번째 프라모델 강좌가 되겠습니다. 앞선 두 권이 프라모델 제작을 위한 A to Z의 내용을 다룬 조금 깊은 내용이었다면, 이번 편은 초보 입문자들을 위한 내용으로 짜여진 말그대로 입문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까요.


목차를 살펴보면, 먼저 스트레이트 빌드를 위한 기초적인 시작편과 스트레이트 빌드 마무리편, 여기서 좀 더 발전된 테크닉인 마감제/부분 도색/웨더링 편, 그리고 부품 가공/접합선 수정과 같은 추가공작 편, 마지막으로 도색 편에 이르는 총 다섯 파트의 구성과, 구판 건프라를 개조하는 좀 더 상위레벨의 제작기법 편,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프라 제작시 벌어지는 각종 사고 및 부품 파손에 대처하는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 편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장인 스텝 1 '우선 키트를 조립해 보자'의 시작 페이지. 좌측에는 노모토 켄이치 씨의 서문이 실려 있군요.


전체적인 구성은 NOMOKEN(이하 노모켄) 1, 2편의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기본적인 형식은 촬영 사진과 그에 대한 세부 설명이라는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각 스텝의 첫 페이지는 해당 스텝에서 수행해야할 작업 순서를 간단하게 요약하여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위 사진에서 보시면 좌측 페이지의 '1. 키트의 내용물을 살펴보자', '2. 부품 떼어내기', '3. 부품 조립', '4. 씰 붙이기', '5. 부품의 관리', '6. 완성'의 설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반적인 문서에서 익히 보는 구성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사진이 많이 등장하여 보기에 조금 번잡스러운 서적에서는 이와 같은 일목요연한 정리가 입문자로 하여금 순서대로 따라하기에 적합한 형태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우측 페이지에는 이번 스텝에서 사용하게 될 도구들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나열되어 각 스텝의 준비작업을 위한 설명으로서는 최적의 구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스텝 1의 첫번째 절인 '1. 키트 내용물을 살펴보자'의 구성. 보통 각 스텝의 항목들은 대게 2~4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그리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은 적당한 분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수준으로는 적당한 길이가 아닐까 싶은데요. 게다가 각 절의 세부 항목 역시 큰 글씨체로 기본적인 지침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 순서대로 번호가 붙은 사진과 각 사진에 대한 세부 설명으로 들어가는 계층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세밀하고 철저한 일본인다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페이지 9에는 편집 실수 때문인지, 키트 설명을 위한 붉은 색 주석표시 부분에 테이핑으로 인쇄된 부품 설명 문자가 붙여져 있습니다. 제게 전달된 서적이 리뷰를 위한 샘플 제품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인쇄 후 문제가 발견되는 바람에 부득이 초판본은 이런 형태로 나온건지는 모르겠는데요. 민감할 정도로 큰 문제는 아닌지라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달롱넷의 달롱님 리뷰의 사진도 제가 받은 책과 같은 것처럼 보이는군요.)


각 페이지 하단에는 해당 작업시 주의해야할 부분이 별도의 사진과 주석 형태로 표현되어 있어, 주요 수행요소와 참고 수행요소를 깔끔하게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책의 구성은 이렇게 세밀하게 모듈화된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장의 마지막 절은 해당 장에서 설명한 제작기법으로 완성된 최종 모델의 사진을 실어줌으로써 각 장의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한 사진만이 아닌, 각 절에서 설명한 기법들이 어떤 식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또한 설명하고 있네요.


각 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해당 장의 내용과는 별개로 노모켄 씨의 작례가 하나씩 실려 책 안의 작은 작례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뒤이어 두번째 장 스텝 2 '스트레이트 빌드. 이번 장에서는 이만큼만 하면 OK'에서는 스트레이트 빌드, 즉 가조 상태에서 더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몇가지 기법들, 즉 게이트 자국/퍼팅 라인의 처리, 먹선 넣기 및 씰 붙이기 기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장의 마지막 절에는 완성 후의 취급과 같이 제작기법 외의 건프라 관리 부분까지 다루어줌으로써 초보자들에게 여러가지 폭넓은 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장 스텝 3 '스텝업 테크닉 마무리 편'의 시작. 이번 장에서는 가조 후 디테일을 더 살리는 기법들인 마감제 처리, 부분도색, 웨더링 등의 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통 가조까지 하시는 초보분들의 경우, 스텝 1을 거쳐 스텝 2와 스텝 3까지 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기에 이 스텝 구분은 확실히 입문자들에게 알맞는 단계적 구성인 것 같네요.


특히, 4번째 절인 마커를 이용한 웨더링 기법의 경우는 그리 큰 스킬 없이 입문자들도 부담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웨더링은 고급 모델러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던 분들에게도 좋은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웨더링 마커펜을 구입해서 한 번 시도해 보아야 할 듯.


4장인 스텝 4 '스텝 업 테크닉 공작 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앞선 두 장이 최초 입문자들을 위한 내용이라면 3장과 함께 이 4장은 좀 더 건프라 제작에 경험이 쌓인 초중급 모델러들을 위한 강좌가 되겠습니다. 특히, 이번 4장의 경우는 앞선 3장에 비해 좀 더 숙련된 모델러들이 시도하는 부품 가공, 접합선 수정, 표면 정리와 같은 기법들이 소개되고 있기에 모델러로서의 레벨 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 가야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접합선 수정이나 표면 처리 등은 이후의 도색 작업의 밑바탕이 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도 확실히 이번 편은 중급 모델러로 가는 관문이라고 봐야할 듯.


자, 이제 여기까지 어느 정도 마스터한 당신은 도색 작업을 위한 중급의 단계까지 들어온 것입니다. 5장 스텝 5 '전체도색으로 마무리 하자.'의 시작. 특히 이번 장에서는 중급 모델러로의 승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에어 브러쉬 기법이 소개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캔 스프레이 도색까지는 어느 정도 하시는 분들도 고가의 장비와 별도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에어 브러쉬 도색에서는 대부분 좌절을 하시는데요. 비록, 당장은 아니더라도 후일 제대로 된 도색을 하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차원에서 이번 장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에어 브러쉬 도색작업을 하지 않고서는 그 이상의 레벨 업을 바라기는 힘들다는 사실.


에어브러쉬 도색 절에서는 에어 브러쉬 도색을 위해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파일케이스나 나무 젓자락, 빈 병 등을 이용한 방법들을 사진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어 도색 입문자들에게 좋은 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섯 장에 걸친 건프라 제작 기법에 대한 설명이 끝난 이후에는 고급 모델러로의 첫발을 위한 테크닉, 개조편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물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은 그를 위한 간단한 기초 테크닉의 설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스크래치 빌드와 같은 더 상위 기법의 습득을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방법인 동시에, 비록 고급 모델러와 같은 수준이 아닌 초보 모델러의 경우라도 어느 정도 흉내내볼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를 다루어 봄으로써 입문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구판 1:144 모델인 즈고크를 활용하여 여기에 관절 가동 기능을 부여하고 표면정리와 도색작업까지 완료하는 개조 작업 전반에 걸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조 부품인 조인트, 프라봉 등에 대한 사용 설명이나 개조 작업의 팁들이 표시되어 입문자들에게는 해당 작업의 진입장벽을 많이 낮춰주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 이런 수준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몇 번의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어야 하겠지만, 1:144 같은 저가 모델을 통해 고급 기술을 연습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자들에게 좋은 예시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마지막 장에는 건프라 작업시 자주 발생하는 사고나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간단한 팁과 주의사항을 설명함으로써 입문서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분홍색 글 상자의 설명의 경우는 부품 트러블, 오렌지 색 글 상자의 경우는 조립/접착 트러블 등과 같이 색깔별로 대처법을 구분하는 세심함이 돋보입니다만, 거기까지의 분류는 가독의 편의성이라기보다는 편집 디자인적 사족의 느낌도 있긴 합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든 서적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건 아닙니다만.

전체적으로 이번 노모켄의 건프라 입문은 노모켄의 앞선 두 서적인 노모켄 1, 2에 비해서는 훨씬 입문자들에게 가치 있고, 이해가 쉬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엑스트라 에디션이라는 부제가 오히려 무색할 정도라 하겠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내용과, 저렴한 가격으로 모형 초보자들이 모형 작업시 참고하기에는 최적의 지침서이지 않나 싶구요. 초보 모델러로서 이 책을 참고한 연후에 좀 더 심화된 내용을 다룬 노모켄 1, 2를 보는 것이 (엑스트라 에디션이라는 부제에도 불구하고) 더 옳은 순서인 듯 싶네요. 노모켄 1, 2가 매뉴얼이라면 이 건프라 입문은 튜토리얼(tutorial) 내지는 가이드라인(guideline)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건프라 입문 - 8점
노모토 켄이치 지음/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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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P・W/ヒーローマン製作委員会 ・テレビ東京

미국 히어로 만화계의 대부 스탠 리와 일본을 대표하는 투철한 장인정신의 아니메 제작사 본즈가 힘을 합친 기대작이 올 4월 TV 도쿄를 통해 방영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목은 '히어로맨'.

 

아시다시피 '스파이더 맨', '판타스틱 4', '엑스맨', '아이언 맨', '헐크', '데어데빌'과 같은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을 음으로 양으로 탄생시킨, 작가이자, 편집자이며 프로듀서인 동시에 배우(영화화된 몇몇 그의 작품에 카메오로 등장하신 전력이 있으심. 아마 이번 아니메에서도 캐릭터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시는 듯)이기도 한 마블코믹스의 명예회장 스탠 리가 무려 원작을 담당한 이 작품은, 그의 장기인 히어로 장르를 기본으로 일본 아니메의 스타일이 퓨전을 이룬 새로운 히어로물이 될 듯 합니다.

 

감독인 난바 히토시는 '달려라! 부메랑(1989)', '보노보노(1995)' 같은 아동물부터 '정글의 왕자 타짱(1993)' 같은 엽기코믹물과 '그래플러 바키(2001)'과 같은 격투 액션물까지 연출한 베테랑이며, 캐릭터 디자인은 '톱을 노려라! 2'에서 메카닉 디자인/게스트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여한 이래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천원돌파 그렌라간', '정령의 수호자', '에반게리온: 서' 등등에 참여한 코야마 시게토가, 크리쳐 디자인은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라제폰', '울프스레인',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등 다수의 본즈 작품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타케바 신고가, 미술 디자인/감독은 '므네모쉬네의 딸들'의 유미코 콘도가 맡았습니다. 카와모토 토시히로가 치프 애니메이터로 뒤를 받쳐주기에 일단 비주얼 쪽에서는 믿음이 가는군요. (다만, 히어로맨의 옆구리에 수놓아진 별모양의 장식과 파란색 띄 등에서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전형적 미국식 디자인이 약간은 거슬리는 감이 있긴 합니다만. 원작자인 스탠 리의 취향이려니 하고 조금은 참아줘야할 듯.)

 

과연, 미국식 히어로의 아버지인 스탠 리의 아이디어가 정통 스타일의 아니메를 대표하는 제작사 중 하나인 본즈를 만나서 어떤 식으로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또한, '망념의 잠드(2008)' 이후로 전통적인 일본식 로봇물에서 벗어나 조금식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는 본즈의 SF 물에 대한 접근 방법이 이번 '히어로맨'을 통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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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TSU · SUNRISE (captured from Official Website)


마침내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와 극장을 통해 공개된 기동전사 건담 유니콘(이하 U.C) 1화.
 
(네, 사실 이 U.C 1화에 대한 감상기가 많은 블로그나 카페에 소개되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이 정식적인 루트가 아닌 경로를 통해 감상을 했다는 얘기겠지요. 될 수 있으면 공식적인 루트가 아닌 작품의 감상기는 자제를 하려고 했는데, 간만에 꽤 흥미진진하게 감상했던지라 짤막하게나마 얘기를 해보고 싶어서 그만...)
 
일단 30주년을 터닝 포인트로 삼아 새롭게 시작된 우주세기의 건담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말해서,
 
많은 부분에서 합격점이라고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비주얼 부분에서는 거의 A를 줘도 아깝지 않을 합격점이었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 선생 특유의 필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나름 잘 살려낸 캐릭터 디자인은 '카드캡처 체리'와 같은 클램프의 작품들에서부터 '위치헌터 로빈'과 같은 극화적인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여주고 있는 다카하시 쿠미코의 작품인데요. 특히, 위치헌터 로빈에서 보여주었던, 리얼한 드라마풍에 어울리는 극화적인 캐릭터 라인을 베이스로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스타일을 잘 적응시킨 모습입니다. 6화 분량의 OVA인지라 일반 TV 시리즈에 비해서는 확실히 높은 퀄리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듯 합니다. 동화적인 측면에서도 평균 이상의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구요.
 
이러한 작화적, 동화적 완성도는 비단 캐릭터 뿐만 아니라, 건담 아니메에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MS 전투에서도 돋보입니다. MS의 전투를 360도 전방위 콕핏트 내에서의 시점과 우주공간의 관찰자 시점으로 번갈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를 빠른 시점 전환으로 묘사하여 그 박진감을 더해주고 있구요. 특히, 전반부의 크샤트리아와 제간 편대의 전투 장면은 이번 U.C의 MS전 연출이 어떤 스타일이 될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듯 합니다.
 
세련되면서도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조종석의 그래픽 디스플레이 표현, MS가 선보이는 중량감 넘치는 총격/포격신 등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묘사는 박진감 넘치는 MS끼리의 백병전 연출을 멋지게 상호보완해주고 있습니다. 과거 '바람의 검심 극장판'이나 '슈발리에' 등에서 선보였던 후루하시 감독의 액션 연출이 이번 U.C의 MS 전에서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듯 싶군요.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이전의 건담 시리즈의 오마쥬가 여러군데 등장하여 매니아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디제님의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 - 제1화 유니콘의 날'을 보시면 좀 더 세세한 이야기들을 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되구요. 특히, 이 작품의 히로인인 그녀(누군지는 머리모양을 보시면 짐작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공식 사이트에서도 그 본명을 소개하지 않고 있기에 밝히지 않겠습니다. 디제님의 블로그를 보시면 누군지는 아시겠지만.)가 가명으로 사용하는 오드리 번은 작중에서 그녀가 마주치는 극장 간판 '로마의 휴일'의 여주인공 故 오드리 햅번의 이름을 오마쥬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게다가 '로마의 휴일(본편에서는 '런어웨이 프린세스'라는 몹시도 그녀에게 어울리는 제목으로 대체가 되었구요.)' 옆에 '4번째 비극'이라는 또다른 영화의 간판 또한, 작품의 전개를 암시하는 또다른 복선이기도 합니다. (일년 전쟁과 그리프스 전쟁, 그리고 네오지온 항쟁에 이은 4번째 전쟁을 암시하는 뜻인 듯.)
 
단,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서는 일부분에 있어서 다소 심한 비약이 눈에 띄어 억지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중반부에 오드리 번의 도움이 되고 싶다며, 지금의 생활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외치는 주인공 바나지의 모습은 그가 느꼈던 소외감이 작중에서 그다지 잘 설명되지 않았기에 갑작스럽고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역시, 종반부에 유니콘 건담 앞에서 이루어지는 바나지와 비스트 재단의 당주 카디아스의 대화 역시 급작스럽게 출생의 비밀이 언급되면서 전반적으로 어리둥절한 느낌을 가져다 줍니다. 이런 부분은 러닝 타임의 제약(6부작)이라는 한계 속에서 많은 내용을 축약할 수 밖에 없었던 제작진의 현실적인 문제인 듯 싶네요.
 
또하나, 비스트 재단이 재단 자체적인 목적으로 만들어낸 유니콘 건담은 비록 재단의 모든 역량이 투입된 일급 비밀의 MS이긴 하겠지만, 당주가 직접 MS에 탑승하여 기동 테스트를 한다는 모습은 억지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빌 게이츠가 MS의 회장이 된 후에도 윈도우즈  개발을 위해 직접 코딩을 하는 모습처럼 뭔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원 소설 속에서는 어떤 설명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OVA에서는 좀 어리둥절한 느낌이군요.) 어떤 면에서는 퍼스트 건담의 아무로나 제타 건담의 카미유 모두가 그 부친이 건담의 개발자였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둔 전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 자체가 그다지 좋은 평을 듣지 못한 상황에서 아니메로의 이식은 이 정도면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록, 샤아를 연상시키는 풀 프론탈의 등장이라든지, 소년이 뜻하지 않게 자신에게 닥친 시련 속에서 건담을 타게 되는 시퀀스 등 우주세기의 전형적인 스토리 공식을 따르는 모습은 식상함을 주는 대목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로 인해 그동안 잠잠해졌던 우주세기의 불씨를 어느 정도 살려주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있습니다.
 
샤아나 아무로 같은 건담의 아이콘들이 거의 다 사라진 우주세기가 과연 어느 정도의 관심을 이끌지, 그리고 신세대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을 할지 역시 앞으로의 우주세기 시리즈의 연이은 제작을 위한 척도가 될 듯도 싶구요. 제목인 U.C가 우주세기와 유니콘을 모두 의미하는 이니셜이라는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을 듯 합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1편의 전개를 어느 정도 후속편들이 잘 이끌어 갈지, U.C의 앞으로의 전개에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덧붙임) 작품 초반부에 소데츠키 소속의 수송선 '가란쉐르'에 몰래 탑승한 히로인 오드리가 우주복을 갈아 입는 장면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 만약, 요즘 아니메였다면 저 부분에서 분명 속옷 바람으로 옷을 갈아 입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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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Z 건담 신 극장판의 MS들을 중점으로 한 3부작 건프라 작례집 '건담 웨폰즈 - 기동전사 Z 건담 신역편'의 마지막, '별의 고동은 사랑' 편(이하 신역 3편)입니다.

사실, 이미 1월에 구입을 한 서적이었습니다만, 개인적인 사정 덕분에 이제서야 리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신역 3편의 발행 직전 발행된 기동전사 건담 UC 편도 있는데, 이 쪽은 신역 3편의 리뷰 이후에 진행하도록 하구요.



무엇보다도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타 건담의 최신 모델 작례집이니만큼 그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습니다. 2부까지의 아쉬웠던 점이나 2% 부족했던 모습이 이번 신역 3편을 통해 보완이 이루어지리라는 바람도 크거니와, 실제 극장판 3부에 등장을 시작하는 MS들의 작례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에 여러모로 풍성한 작례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역시 갖게 하는 작례집이라할 수 있겠지요.



마침내 등장한 MG v2.0 제타 건담의 작례. 더 이상의 업그레이드는 없을 듯한(물론, 실제 제품 자체로는 몇 가지 수정사항이나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완벽한 모습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제타 건담을 다시금 프로모델러의 손으로 디테일업한 이번 작례집의 헤드라인입니다.

MG v2.0 제타 건담은 원래의 조금은 짤막했던 제타 건담의 디자인 컨셉을 벗어나 요즘 추세에 맞게 더 길고 슬림한, 여성적이면서도 샤프한 라인업으로 출시되어 기존의 MG나 HGUC, 심지어 PG보다도 더 세련된 라인업을 보여줍니다. 특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면서도 튼튼한 고정성을 자랑하는 웨이브라이더 형태로의 변형 메커니즘 구현 등은 확실히 기존의 MG 제타를 뛰어넘는 하이테크놀러지를 보여주고 있죠.



사진에 보이는 작례는 프로모델러인 키무라 나오키의 작례로서, 특히 MG v2.0의 치명적인 프로포션상의 오류라고 생각되는 애매한 고관절의 위치와 설정보다 너무 작은 프론트 스커트의 크기 등(이 두가지 점으로 인해 MG v2.0 제타 건담은 긴 다리에 상체가 얹혀져 있는 듯한 애매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전체적인 프로포션의 훌륭함으로 인해 그 부분이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습니다만,)을 보완하여, 프론트 스커트 부분을 원 설정과 가까운 크기로 재구성함으로써 조금 미흡했던 전체적인 프로포션 밸런스를 완벽한 비율로 바꾸어준 듯 싶으며, 적절한 디테일 업과 모서리 및 곡면의 다듬기로 인해 아주 깔끔한 작례로 재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작의 재현에 충실한 키무라 나오키의 작례를 뒤로 하고 오랜 만에 등장한 개성파 모델러 세이라 마스오의 MG 제타 건담 작례. 세이라 마스오 특유의 현란한 디테일업이 적용되어 흡사 제타 건담 MSV와 같은 수준의 디테일로 재탄생했습니다.

세이라 마스오의 작례까지 포함 거의 3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MG v2.0 제타건담의 작례에 할애됨으로써 역시 2부와 비슷한 책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가지 차이점이라면, 그 뒤부터의 작례가 그 다양성과 볼륨 덕에 2부보다 훨씬 풍성해 보인다는 점이겠네요.



특히, 이번 편에는 모처럼 짐 계열의 배리에이션 작례가 3연속으로 등장하여,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세 작례는 극장판에서의 등장 장면이 거의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짧거나, 주변 엑스트라 급 정도로 묘사되기에 매니아들이 아니고서야 그 등장을 알아채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MS들의 것인데요. 원 제타 건담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으나 후에 0083을 통해 소개되면서 이후 신 극장판에 역으로 사용되는 기체들이기도 합니다.

MG 네모라든지 MG 퍼스트 Ver.Ka, 레진 키트 등을 활용하여 주역기체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는 신역 3편의 숨겨진 킬러 컨텐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듯.



이번 신역 3편의 헤드라인이 MG v2.0 제타건담이라면,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이 작례에게 가는 것이 마땅할 겁니다. MG로 출시가 되지 않은 시로코의 기체 디 오를 1:100의 스크래치 빌드로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로 탄생시킨 아틀리에 사이 조형 2과의 작례.

개인적으로 MG로 출시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MS 중 1순위로 꼽는 디 오인데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본 작례집에서는 2페이지에 걸친 짧은 작례 소개만으로 끝나버려 앞서 언급했던 하이라이트라는 표현이 무색하기는 합니다.



대신, 이번 신역 3편에는 작 중에서 디 오와 버금가는 포스를 보여주었던 하만 칸의 큐베레이 작례가 세 가지나 등장하여 디 오의 아쉬움을 나름대로 상쇄해주고 있습니다. MG로 출시가 된 젝품이기에 아무래도 앞선 디 오에 비해서는 좀 더 작례가 용이한 녀석이긴 합니다만, 워낙 다른 MS와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과 곡면 위주의 구성을 갖고 있는 큐베레이의 특성상 대부분의 작례는 새로운 프로포션으로의 구성이나 디테일 업의 추가보다는 펄 도장과 같은 도색 측면에 신경을 쓴 작례가 많이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3개의 큐베레이 작례가 등장하는 구성이라면 오히려 하나의 작례를 생략하고 디 오 쪽에 좀 더 비중을 실어주거나, 혹은 뒤의 HGUC 작례 중 1부와 2부에서 이미 등장했던 MS를 생략하고 디 오쪽에 좀 더 구성을 실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단연코 신역 3편 HGUC 파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완전 변형이 가능한 HGUC 제타 건담의 개조 작례. 완벽한 웨이브라이더 형태로의 변형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프로포션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정말 완벽한 꿈의 HGUC 제타 건담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80페이지 하단에 등장한 웨이브라이더 형태로의 연속변환 사진은 입을 다물게 하지 못할 정도의 감흥을 주지 않았나 싶은데요. 어정쩡하게 디테일업에만 주안점을 둔 몇몇 MG 작례보다 훨씬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디 오 다음으로 MG로 출시되길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는 디제의 1:144 작례. HGUC 제품마저도 출시가 안되어 디제 팬인 저로서는 많은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는데요. 이번 작례에서 이전의 구판 1:144 키트를 활용하여 멋진 모습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

사실, 신 극장판에서는 스토리 축약 상 등장하지 못한 디제입니다만, 이번 작례집에서는 특별히 디제에 대한 지면이 할애되어 디제 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채워준 듯 싶군요. 신역 3편은 디제 외에도 바잠이나 바운드 독, 사이코 건담 MK-II와 같이 신 극장판에서는 등장하지 못한 MS들의 작례를 다루어 내용적으로도 굉장히 풍성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례집의 클라이막스는 PG 제타 건담으로 장식되었습니다. 1:60이라는 엄청난 크기 상 어지간한 개조로는 원 제품과의 차이를 느끼기가 힘든 PG 제타 건담을 전투기의 디테일을 적용한다는 컨셉으로 놀라우리만치 세심하고 리얼한 디테일이 부여된 작례. 특히, 과하지 않은 적절한 웨더링 기법의 적용으로 현실적인 병기의 느낌으로 재탄생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 뒤이어 등장하는 다른 모델러의 PG의 작례가 상대적으로 싱거워져 버린 느낌이 들지 않았나 싶은데요. 오히려 이런 경우에는 하나의 작례에 대해 좀 더 많은 사진을 실어주는 형태의 구성이 내용적으로 풍성해 보이지 않나 싶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작례 설명에 한 페이지만 할애되다보니 프리뷰적인 느낌이 더 강하군요.



마지막 대미는 무려 더블 제타 건담의 작례. 개인적으로 더블 제타 건담을 등장시킨 마지막은 이번 신역 3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성 중 하나가 아닌가 싶은데요. 비록 출시된 라인업이 적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엄연히 제타 건담의 후속 시리즈인 더블 제타 시리즈를 상기함으로써 팬들에게 다시금 새로운 기대감(더블 제타 건담의 등장 MS의 작례를 실은 신 건담 웨폰즈의 출간 정도?)을 갖게하는 여운을 준 페이지라 생각이 됩니다.

특히, MG 더블 제타는 백식과 함께 MG v2.0 출시를 바라는 기대 1순위의 제품이기에 조심스레 그 가능성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신역3편은 기존의 1,2부작의 아쉬운 점을 거의 다 상쇄시킨, 말 그대로 3부작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해준 작례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대를 뛰어넘는 몇몇 예외적인 작례와 뛰어난 완성도의 작례들이 대거 등장하여 볼거리는 풍성합니다. 기존의 구성에서도 매번 선보였던 스토리 다이제스트나 설정자료집 등은 여전히 이 작례집의 구성을 풍부하게 하고 있구요. (물론, 몇 몇 부분은 사족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지만.)

다만, 일부 번역에 있어서 너무 일본 원서의 느낌에 충실하게 하려 했던 탓인지, 일본 특유의, 문장이 끝을 맺지 않고 계속해서 나열되는 것과 같은 일본식 표현이 왕왕 등장하고 있는데요. 익숙한 이들에게는 그닥 대단치 않은 문제지만, 아무래도 한국적 정서와는 맞지 않는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편집 레이아웃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좀 더 능동적인 의역을 적용했으면 어땠을까 싶긴 합니다만, 이것은 취향적인 차이도 있거니와 원판 그대로의 표현으로 번역하여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쪽과 최대한 우리 쪽의 정서에 맞는 단어와 문장으로 번역하는 것과의 합의점을 찾는 것이 매번 쉬운 것은 아니기에 번역 쪽의 문제는 한글판 건담웨폰즈의 문제점이라기보다는 그냥 한 독자의 아쉬운 소리 정도로 보아도 어떨까 싶습니다.


Gundam Weapons - 기동전사 Z건담 별의 고동은 사랑 3 - 10점
Hobby Japan 편집부 엮음/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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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웨폰즈 기동전사 제타 건담 신역 1편'에 이어 출간된 '건담 웨폰즈 기동전사 제타 건담 신역 2편, 연인들(이하 신역 2편)'.


주인공 카미유와 샤아의 잠시동안의 지구권 생활, 그리고 카미유에게 또다른 멘토로서 부활한 1년 전쟁의 영웅 아무로와 그의 연인이 되는 벨토치카 일마, 카미유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되는 비운의 히로인 포우 무라사메, 시로코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을 바치면서도 카츠 코바야시의 순수함에 이끌리는 사라 자비아로프, 샤아가 자신을 이끌어 주길 바랬으나 그의 확실치 못한 태도에 결국 시로코에게로 돌아서는 레코아 론드, 쉽사리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는 헨켄과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에마 신 등, 다양한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극장판 2편의 등장 MS 들을 위주로 많은 작례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포우 무라사메의 초거대 MS 싸이코 건담이라든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제타 건담, 독특한 변형과 스타일을 보여주었던 시로코의 MS 멧사라나 함브라비, 극장판 마지막에 등장한 하만 칸과 엑시즈의 가자 C 등 새로운 MS에 대한 기대감이 큰 작례집이기도 하지요.


먼저 이번 신역 2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작례는 MG 2.0 건담 마크 투입니다. 신역 1편이 출간 준비중이던 당시 출시된 제품으로, 신역 1편에서는 제대로 된 작례를 실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작례집에서는 MG 2.0 마크 투 특집이라 할 정도로 많은 페이지가 할애되었는데요. 명작 MG 중 하나로 불리워지는 마크 투인만큼 이번 작례집에서도 특별히 큰 개조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포스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에우고 타입의 마크 투보다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은 티탄즈 타입의 마크 투. 검은색과 진청색으로 칠해진 검은 건담의 포스는 최초 TV 시리즈 방영 당시에도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역시 큰 개조 없는 작례만으로 굉장한 포스를 뿜어내고 있지요.

위의 에우고 타입, 티탄즈 타입 마크 투와 함께, 1:100 풀 스크래치 빌드 플라잉 아머 작례, 마크 투의 건프라 강좌까지 포함되어 신역 2편은 총 26페이지에 해당하는 MG 2.0 마크 투의 작례로 시작을 합니다.(스토리다이제스트마저 그 뒤부터 시작.) 이것이 상당히 파격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찌보면 1편에 미처 실리지 못한 마크 투 작례가 이번 신역 2편에 이르러 부록으로 먼저 실린 듯한 느낌도 듭니다.


본격적인 신역 2편의 작례는 이 백식부터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마침 표지 사진도 백식) 1편에 비해 훨씬 더 날렵한 프로포션과 세밀해진 디테일의 작례로, 1편의 작례에 비해 좀 더 고급스러워진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MG 2.0으로 나왔으면 하는 MG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모델이기도.


릭 디아스도 1편의 작례에 비해 보다 중량감있고 병기적인 느낌으로 만들어진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1편의 릭 디아스 작례가 많이 아쉬웠던 터라 몹시 반가운 부분. 이번 편의 릭 디아스는 아무로 레이가 탑승하여 앗시마를 물리친 바로 그 릭 디아스의 구현을 목표로 했다는군요. 아무로의 릭 다이스라 그런지 왠지 포스가 남다릅니다.


마침내 등장한 시리즈의 주역 제타 건담의 작례. 이번 제타 건담의 작례 역시 해당 작례집이 만들어질 당시에 MG 2.0 제타 건담이 출시된 관계로 MG 1.0 제타 건담의 작례만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모델인지라 프로포션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한 MG 1.0 제타건담에 MG 제타 플러스의 부품을 다수 적용하여, 원 제타와는 또 다른 색다른 맛의 작례로 탄생.

다만, 앞선 마크 투의 작례가 너무 많이 실려있는 관계로, 그리고 신역 3편에서 MG 2.0 제타 건담의 비중이 높아지는 관계로 MG 제타 건담의 작례는 이번 하나로 끝나 아쉬움을 안겨주는군요. 개인적으로는 MG GM II나 MG 하이잭의 작례 중 하나를 빼고 제타 건담의 또다른 작례를 하나 정도 더 실었어도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만.


명품 키트 중 하나로 불리는 MG 네모의 작례. 역시 신역 1편에서 1:144 키트로 선보인 네모 작례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페이지로, 키트 자체의 디테일은 단순한 편이지만 밸류트 시스템을 위한 자석의 부착 등 세세한 부분에 많은 손이 간 작례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번 신역 2편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은, 1:100 멧사라 풀 스크래치 빌드 작례. 일반 MS에 비해 큰 덩치(전고 30.3m)를 갖고 있기에 1:100 스케일로 풀 스크래치 빌드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멋진 작례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이 멧사라는 풀 스크래치 빌드임에도 불구하고 완전변형이 가능한 작례다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둘 수 있겠는데요. MG는 아니더라도 HGUC라도 발매되었으면 싶은 MS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시로코의 MS들은 모두 독특한 매력들이 있지요.

다만, 애니메이션적 모습의 재현에 충실한 작례인지라 디테일 적으로는 조금 심심한 느낌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디테일보다는 이렇게 단순화된 작례의 멋도 나름대로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색감 또한 가벼워 전체적으로는 그 크기에 비해 중량감이 조금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MG 1.0 제타 건담 작례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HGUC 제타 건담의 작례. 기본 HGUC와 웨이브 슈터 형태, 그리고 구 1:144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제타 건담 등 세가지 작례가 선보여 제타 건담의 부족함을 조금이나마 메워주고 있습니다. 특히, HGUC 제타 건담은 프로포션 자체가 MG 1.0 제타 건담에 비해 월등하여 비록 1:144지만 멋진 느낌을 보여주고 있군요. MG 작례에는 생략된 웨이브라이더 형태의 작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역 2편의 HGUC 작례의 하이라이트, HGUC 싸이코 건담. 40m라는 거대한 크기 덕분에 HGUC로만 출시되어있는 싸이코 건담을 디테일업을 통해 그 존재감을 더욱 보완한 작례입니다. 이외에도 LED 발광기믹을 도입하여 메가입자포 발사 모습을 재현한 작례도 실려 있는데요. 후자의 작례는 적절한 웨더링 효과로 인해 그 현실감이 더욱 높아보이기도 합니다.


극장판 마지막에 등장하여 3편의 기대감을 높여준 액시즈의 주력 MS 가자 C. 특히, 이전 TV 시리즈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하만 칸 전용 가자 C가 등장하여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만 칸의 가자 C는 레진 키트를 이용한 작례로 원 HGUC와는 조금 다른 독특한 느낌.


신역 3편의 예고편과도 같은 MG 2.0 제타건담의 스트레이트 작례 및 제작기법 강좌. 1편에서도 MG 2.0 마크 투의 간단 소개에 이어 2편에서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여 마크 투의 작례가 나온 만큼, 신역 3편도 MG 2.0의 제타 작례가 큰 부분을 할애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신역 2편은 3부작의 두번째라는 어중간한 위치, 그리고 여러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와 이야기를 다루느라 하나하나의 깊이가 생각만큼 깊지 못해 아쉬움을 주었던 극장판 신역 2편처럼 전체적으로 거쳐가는 느낌의 작례집이었습니다. MG 2.0 마크 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할당된 것은 좋았으나, 건프라 제작강좌나 플라잉 아머 작례 때문에 실제 실린 작례는 두 가지 뿐이었구요. 결과적으로 마크 투에 할애된 페이지만큼 타 MS의 작례 비중을 줄어들었지요. GM II는 몰라도, MG 하이잭 같은 경우의 작례는 또 실을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이미 1편에서 많은 작례가 선보였기에)

또한, 신역 1편의 풀스크래치 빌드 앗시마나, MG 프리덤의 프레임을 사용한 1:100 갈발디 베타처럼 강렬한 포스를 보여준 작례가 부족해 보이기도 합니다. 1:100 멧사라 풀스크래치 빌드는 훌륭했지만 확실히 앗시마에 비해서는 밀리는 감이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갸브스레이나 메타스 둘 중의 하나 정도는 1:100의 작례가 나왔다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비록 HGUC 작례가 두 가지씩 등장하기는 했지만, MG에 비해서는 역시 HGUC 작례는 부록의 느낌이 강하군요.

하지만 덕분에 3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MG 2.0 제타 건담이라든가, 비록 HGUC지만 압도적인 포스를 자랑하는 디오, 하만 칸의 큐베레이 등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 작례들이 가득할 것 같군요.


Gundam Weapons - 기동전사 Z건담 A New Translation편 02 - 8점
Hobby Japan 편집부 엮음/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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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Seoul Cultural Publishers, Inc.

가튼 렐름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 중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지도를 갖고 있는 R.A. 살바토레의 '아이스윈드데일' 트릴로지(3부작)가 마침내 한글판으로 번역되었습니다. 2년전 소설의 주인공인 드리즈트 도어덴의 성장기를 다루었던 '다크엘프' 3부작의 출간에 이어 번역된, 시리즈 중 가장 초기의 작품(소설의 시간대 상으로는 다크엘프 3부작에 이어 두번째 이지만)이자 가장 인지도가 높은 아이스윈드데일 3부작은 렐름에서 가장 매력적인 주인공 중 한명인 다크엘프(또는 드로우) 드리즈트 도어덴과 그의 절친한 동료들의 첫번째 모험담으로, 그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포가튼 렐름이라는 세상은 원래 TRPG(TableTalk RPG의 줄임말로, 주사위 보드게임 형태로 즐기는 롤플레잉게임을 이르는 말)의 세계관으로 사용되는 D&D(정확히는 후속편격인 AD&D)의 여러 세계관 중 하나로서, 아비어 토릴이라고 불리는 가상의 행성에서, 중세를 배경으로 다양한 환상 속의 종족, 천사와 악마, 요정과 괴물, 그리고 마법들이 지배하는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드로우라 불리는 다크엘프는 원래 고귀한 요정족인 엘프족의 하나였으나, 지상의 엘프들과는 달리 지하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악하고 잔인한 검은 피부의 엘프들을 일컫고 있죠.

주인공 드리즈트 도어덴은 드로우로 태어나 드물게도 선한 마음과 정의감을 갖게 된 나머지 동족을 버리고 지상으로 올라온 유일한 인물입니다. 악의 인물이 선한 마음을 갖고 악당들과 싸운다는 시놉시스는 비슷한 류의 판타지 소설이나 코믹스 등에서 많이 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흑요석에 비견될 정도로 새카만 피부와 눈부신 은발, 보랏빛의 눈동자를 지닌 이 미남 요정은 그 출신이나 그 외모만으로도 이미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지요. 거기에 전광석화와 같이 빠르고 현란한 쌍검술, 항상 그를 도와주는 마법의 검은 표범 구웬휘바와 함께 한 그의 모습은 속된 말로 '그림이 된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R.A. 살바토레 소설의 매력은 드리즈트 도어덴의 비극적인 출신이나 매력적인 외모, 출중한 실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닐 겁니다. 실제로 소설 속의 그는 뛰어난 전사이지만, 그에게 닥치는 시련은 언제나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내야 할 정도로 절박하고 위험천만합니다. 아슬아슬한 위기를 겨우 극복할 만하면 또다른 위기상황이 숨쉴 틈 없이 몰아치며 독자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도록 합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그의 빠른 검놀림처럼 위기와 극복, 모험과 전쟁은 3부작으로 이루어진 소설 내내 독자들을 열광시킵니다.

ⓒ Wizard of the Coast (Illustrated by Todd Lockwood)

아칼 케셀의 사악한 군대와 맞서 사투를 벌이는 드리즈트 일행들


엔터테인먼트적 성격이 강한 아이스윈드데일 3부작입니다만, 재미에 천작하여 소설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겐 생소한 렐름의 각 지역과 그곳에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종족들의 생활방식의 묘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 환상의 세계를 마음 속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해주는 세심함은 재미를 주는 것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묘사와 설명을 등한시하는 연륜이 짧은 판타지 작가들의 그것에 비해서는 확실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출신과 피부색 때문에 많은 렐름의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는 드리즈트의 모습, 그의 고독과 갈등, 그리고 친구들의 믿음과 우정과 같은 테마는 모험과 재미로만 흘러가는 이 소설의 중심을 잡아주는 훌륭한 테마입니다. 매 장마다 서두를 장식하는 드리즈트 본인의 회고록 또한 이 이야기의 현실성을 부여해주며, 동시에 들뜨는 분위기를 조용히 가라앉히는 역할을 훌륭히 해주고 있습니다.

시리즈가 오래 연재되면서 근래에 출간되는 드리즈트 도어덴의 이야기는 이러한 초심을 잃고 뻔한 흥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아이스윈드데일 3부작은 그런 점에서 무게감이 잘 잡혀져 있는 대표적인 모험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 Wizard of the Coast (Illustrated by Todd Lockwood)

미스랄 홀의 참상을 마주한 체 할아버지의 갑옷과 무기를 들고 복수를 다짐하는 브루노어 배틀해머


3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줄거리 역시 크게 3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1부 '마법의 크리스탈' 편은 사악한 힘을 지닌 유물 크렌쉬니본를 얻어 아이스윈드데일 지역의 텐타운을 정복하려는 사악한 마법사 아칼 케셀과 역시 크렌쉬니본을 노리는 악마 에르투, 그리고 드리즈트 도어덴과 그의 친구들인 드워프 브루노어, 바바리안 울프가, 하플링 레지스의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2부 '은색의 강' 편에 이르러서는 이야기가 전환되어 브루노어의 잊혀진 고향인 미스랄홀을 찾기 위해 아이스윈드데일을 떠나 렐름의 내륙으로 모험을 떠나는 드리즈트 일행과, 하플링 레지스의 뒤를 쫓는 드리즈트의 최대 라이벌, 암살자 엔트레리와의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3부 '하플링의 보석' 편은 엔트레리에게 납치당한 레지스를 구하기 위해 소드코스트 해안을 따라 최남단의 도시 칼림포트로 향하는 드리즈트와 울프가, 그리고 브루노어와 캐티브리의 모험을 이야기합니다.

환상의 모험이 가득한 세상, 아이스윈드데일 3부작은 오랜만에 일상의 반복된 생활을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의 짜릿한 모험을 위한 훌륭한 여행권이 될 겁니다.

ⓒ Wizard of the Coast (Illustrated by Todd Lockwood)

다른 차원인 타르테루스에서 데모단드와 사투를 벌이는 드리즈트 일행들


☞ 아이스윈드데일 3부작은 시간 상으로는 다크엘프 3부작보다는 나중의 이야기이지만, 쓰여진 것은 먼저이기 때문에 드리즈트의 과거를 언급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다크엘프 3부작과 모순되거나 안맞는 부분이 종종 있습니다. 이 부분은 독자들이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듯.

☞ 드리즈트 도어덴의 이야기에는 그의 일행 말고도 렐름의 세계관에서 이름 높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미스트라 신의 힘을 이어받은 7명의 자매들인 세븐시스터즈는 미스트라에게 선택된 자들과 함께, 렐름의 세계관에서는 유명 인사이자 강대한 힘을 가진 이들인데요. 특히, 세븐시스터즈의 둘째인 실버리문의 여왕 알루스트리엘은 이 작품에서 드리즈트에게 연정을 품게 되는 설정으로 등장하시기도. 각종 렐름 팬 사이트에서 알루스트리엘이 드리즈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글을 본적은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접하니 몹시 반가운 대목이었다는. 그런데 이분, 아들들이 꽤 많으시답니다. 선덕여왕의 미실과 비교할만한...

☞ 그외에 워터딥에서 잠시 대면한 켈벤은 바로 저 유명한 미스트라에게 선택된 자 블랙스태프 켈벤 아룬선이며, 그의 제자인 멜코어 할펠 역시 등장합니다. 다크엘프 3부작에서는 세븐시스터즈의 셋째인 도브 팔콘핸드가 지상에 처음 나온 드리즈트를 추적하는 레인저로 잠시 등장했지요.

마법의 크리스탈 - 10점
R. A. 살바토레 지음, 손원석 옮김/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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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엘렌 실:라 루:멘 오멘티엘보 at NAVER'에 실려 있는 '정령의 수호자 (2007), 성장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동양 판타지'을 본 블로그에 옮긴 글입니다.

ⓒ上橋菜穂子 · 偕成社 · 精靈の守り人」製作委員会

<스탭>

◈ 감독: 카미야마 켄지
◈ 원작: 우에하시 나오코
◈ 제작: Production I.G


<시놉시스>

우연히 신요고황국의 둘째 황자를 구하게 된 호위무사 바르사. 둘째 황비의 초청으로 궁에 들어간 그녀는 황비로부터 둘째 황자를 호위해 이 나라에서 도망쳐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둘째 황자의 몸에 요괴가 붙어 있고, 이것이 황제의 신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둘째 황자는 암살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8명의 목숨빚을 짊어지고 있던 바르사는 그 의뢰를 받아들여 둘째 황자와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둘째 황자의 몸에 붙어 있는 것은 요괴가 아닌 정령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 넘어온 정령의 알이었는데...



등장인물



1. 십이국기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오리엔탈 판타지 대작 아니메

아시다시피 반지의 제왕에서 비롯된 서양의 판타지 세계관(편의상 유럽 판타지로 표기)은 21세기를 맞이하여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등 전반적인 문화산업 새로운 소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속된 말로 개나 소나 다 판타지 세계관을 쓰는 양상이 되었습니다.) 원래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삼시 세끼를 매 번 먹다보면 질리는 법. 그런 면에서 질리도록 소비되고 있는 서양 판타지에 대안으로 동양의 판타지 세계관(편의상 오리엔탈 판타지로 표기)은 그만큼 방대하고 다양한 소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몇 몇 컨텐츠 외에는 아직까지는 이를 훌륭하게 묘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오리엔탈 판타지를 소재로 한 작품들. 좌측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십이국기(코바야시 츠네오 감독)',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천녀유혼(서극 감독)', '후시기 유우기(카메가키 하지메 감독)'.

이런 오리엔탈 판타지 소재는 오히려 진부함을 벗기 위해 유럽 판타지에 곁들여진 양념마냥 작품에서 조금씩 사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TRPG의 세계관으로 유명한 '포가튼 렐름'의 세계관에는 일본의 도검을 모델로 한 카타나나 중국의 소림사 승려를 기본으로 한 몽크와 같은 소재와 캐릭터가 등장하고, 일본의 아니메나 RPG 게임에는 권법가나 사무라이와 같은 동양적이거나 일본적인 색체를 가진 캐릭터와 소재가 등장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컨텐츠 전체를 오리엔탈 판타지로 구성한 작품들은 아직도 유럽 판타지에 비해 그 수가 적고, 또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판타지를 소재로 컨텐츠의 현주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을 전제 하에서 이번에 얘기할 작품인 '정령의 수호자'는 오리엔탈 판타지를 상당히 고급스럽고 정갈하게 묘사해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 공각기동대 SAC의 스탭진들이 다시 뭉치다

감독과 각본은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로 떠오르는, 또한 개인적으로 상당히 팬이기도 한 카미야마 켄지 감독입니다. (정령의 수호자가 방영된 시점에서) 아직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 외에는 이렇다 할 필모그라피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만, 만들어낸 작품 대부분이 (흥행여부와는 관계없이)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들이기에 앞으로의 작품에 대한 기대치도 굉장히 높은 인물이라고나 할까요. 그의 데뷔작은 패트레이버의 외전격 단편인 '미니 파토(2002)'라는 작품으로 종이로 오려낸 캐릭터들을 실사로 촬영하는 독특한 영상기법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때부터 범상치 않은 그의 연출력은 빛을 발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미니 파토의 독특한 연출 방식은 그의 최신작 '동쪽의 에덴'의 엔딩 영상에서 다시 한 번 사용되기도 하지요.)

ⓒHEADGEAR / EMOTION / TFC

켄지 감독의 데뷔작인 미니파토. 종이인형을 이용한 특이한 연출과 특유의 개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패트레이버 세번째 극장판 DVD에 부록으로 들어가 있다. 공각기동대 DVD 부록인 '타치코마의 일상'과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

ⓒ 士郎正宗 · Production I.G · 講談社 · 攻殻機動隊製作委員会

정령의 수호자 스텝진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걸작, 공각기동대 SAC TV 시리즈. 비록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아니었지만,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이 전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시점에서 후속작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음에도 불구, 극장판과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높은 완성도의 작품으로 새롭게 구성.

음악 역시 공각기동대 극장판 1편과 이노센스 등으로 유명한 일본 아니메의 대표적인 음악감독인 카와이 켄지씨가 만들어 작품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제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인기 락 그룹 라르크엔시엘이 맡아 작품 초반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지요. 그외에 고토 타카유키 이하 여러 작화스탭들, 다케다 유스케 미술감독 등 많은 스탭진들은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에 참여한 Production I.G의 베테랑 스탭진들인지라 완성도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줍니다.

캐릭터 디자인 원안을 맡은 아소 가토우씨는 18금 헨타이 코믹스 작품을 여럿 그려낸 꽤 재미있는 이력을 갖고 있는데요, 물론, 이 작품에서는 그의 이런 장기는 전혀 발휘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생각 외의 완성도를 보여준 듯 합니다. 작품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일러스트가 아마 그의 일러스트가 아닐까 추정되는군요.

원작자인 소설가 우에하시 나오코씨는 정령의 수호자를 1부로 하여, 어둠의 수호자, 꿈의 수호자 등의 집필했으며, 주인공 중의 한 명인 챠그무가 주체가 되는 여행자 시리즈 또한 있다고 하니 소설로도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원작자체가 상당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베스트셀로서, 우헤하시 나오코 본인이 아니메와 공각기동대의 열렬한 팬이라고도 하는군요.


3. 판타지라는 색상으로 훌륭하게 채색된 성장 드라마

오리엔탈 판타지를 그 외관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정령의 수호자는 액션이나 어드벤처보다는 드라마에 더 집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바르사와 바르사가 호위하게 된 정령의 알을 품은 어린 황자 챠그무, 이야기는 뜻하지 않은 대자연의 숙명을 짊어지게 된 아이가 그 숙명과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하여 한 인간으로,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커다란 나무에 자그마한 에피소드들이 나뭇잎처럼 붙어서 하나의 거대한 나무로 형성화하는 듯한 느낌을 보여줍니다.

ⓒ上橋菜穂子 · 偕成社 · 精靈の守り人」製作委員会

성장 드라마에 걸맞게 챠그무는 확실히 자라고 있다, 무럭무럭. 우리 아이가 26주만에 이렇게 컸어요.

성장 드라마는 아동과 청소년이 주시청 대상인 애니메이션, 특히나 아니메에 있어서는 거의 어느 장르에나 쓰여지는 하나의 테마입니다만, 정령의 수호자는 그 주인공을 이미 성장한, 그리고 챠그무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자라난 바르사라는 인물로 상정한 다음, 그가 지켜야 하는 인물인 챠그무가 성장하는 모습을 제3자적인 입장에서 보여줌으로써, 청소년 층 뿐만 아니라, 성인층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줍니다.

거기에 판타지라면 의례 등장하는 마법이나 괴물과 같은 요소들이 이 작품에서는 주된 이야깃거리가 아닌(물론, 정령의 알이라는 작품의 가장 중요한 소재는 판타지 요소, 그 자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는 그리 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보조적인 역할로 사용되면서, 흥미보다는 스토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에서도 성숙한 전개를 원하는 고연령대의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上橋菜穂子 · 偕成社 · 精靈の守り人」製作委員会

작품 속에 등장하는 판타지 소재는 때로는 양념처럼, 때로는 메인 음식처럼 사용되어 결코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은 느낌이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그리고 작품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이러한 전개가 자칫 지루함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정령의 수호자는 지루할 수도 있는 이런 전개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각본과 연출로 멋지게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 밀도있고 심도있는 재미를 선사하지 않나 싶습니다. 공각기동대 시리즈에 이어 켄지 감독은 상당히 영화적이고도 리얼한 연출방식으로 작품을 이끌어 나갑니다.


4. 세계관 속에 교묘하게 녹아든 일본과 중국의 문화

오리엔탈 판타지는 그리스/로마 신화, 북구신화, 이집트 신화 등으로 그 소재가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가 높은 몇가지에 고정되어 있는 유럽 판타지와는 달리, 각 나라의 설화나 건국신화 등에 그 모티브를 두고 있어서 나라 별로 다양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일본인이 만든 정령의 수호자는 일본의 옛모습을 모티브로 판타지 세계를 창조해내고 있습니다. 챠그무의 나라이자 이야기의 주된 배경인 신 요고황국은 그 복식, 병사들의 무장, 주민들의 생활방식, 황궁의 모습 등을 일본의 옛모습에서 모티브를 받았다는 것이 눈에 뜨일 정도이고, 바르사의 고향인 칸발은 마치 중국을 연상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쉽게도 한국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지만요.)

ⓒ上橋菜穂子 · 偕成社 · 精靈の守り人」製作委員会

전체적인 복식이나 건축물, 생활상은 일본의 그것을 사용하고 있으나 간간히 외국의 것들도 등장하고 있다. 스틸 샷의 좌측 하단에 보이는 의상은 중앙 아시아나 러시아의 전통의상을 기본으로 한게 아닌가 하는 싶다. (실제로 등장인물도 파란 눈에 금발이다.)

특히, 이 작품에 바르사 일행과 대척하고 있는 요고황국의 황실무사들은 일본의 사무라이와 닌자를 연상시키는 듯한 복식과 행동으로 마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전설적인 작품 '7인의 사무라이'를 그 모티브로 삼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러나, 작품에서는 7명이 아닌 8명이 나오니 거기까지는 억측일지도 모르겠군요.)


5. 쿠사나기 모토코의 환생? 강인한 여성상과 모성상을 동시에 보여준 바르사

정령의 수호자는 주인공의 한 명인 챠그무의 성장을 그 주제로 한 작품이지만, 그를 보살피고 인격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지켜주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인 바르사의 절대적인 영향력이 작품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술의 달인으로 탁월한 임기응변과 대담함, 그리고 용의주도함을 갖춘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아니메 팬들은 어떤 여성 캐릭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바로 공각기동대 시리즈의 히로인 쿠사나키 모토코 소령말입니다.

물론, 쿠사나기 모토코가 바르사의 롤모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모토코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 원작이 공각기동대보다 먼저 나왔다고 하니 말이죠. (애니메이션보다 소설이 먼저 나왔다는 것이고, 실제 공각기동대 코믹스보다는 정령의 수호자 쪽이 나중에 출간됐습니다. 공각기동대 코믹스는 80년대 작품.) 아마, 감독 이하 공각기동대의 스탭진이 대거 투입되다보니 작화같은 부분에서부터 자연스레 비슷한 인상을 주지 않았나 싶군요. (제 경우에는 성우가 같다는 착각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바르사는 안도 마부키씨가, 모토코는 타나카 아츠코씨가 맡았습니다.) 그러나, 바르사는 모토코와 다른 점을 하나 갖고 있는데, 그것은 어쩌면 이 작품에서 그녀를 가장 돋보이게 해줄지도 모르는 모성애가 아닐까 합니다.

ⓒ 士郎正宗 · Production I.G · 講談社 · 攻殻機動隊製作委員会 (좌) / ⓒ上橋菜穂子 · 偕成社 · 精靈の守り人」製作委員会 (우)

같은 스텝진이 그려낸지라 둘의 느낌은 외모 상으로도 상당히 비슷하다. 인조피부의 효과인가 화장술의 덕인가, 모토코 여사가 좀 더 뽀샤시 해보이는...

챠그무를 대하는 바르사의 모습은 단순한 호위무사 이상의, 챠그무를 강인한 인간으로 키우는 데 많은 역할이 할애되어 있고, 실제 중간의 전개과정은 그러한 바르사와 챠그무의 관계와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모성애라기보다는 오히려 부성애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앞에서는 엄하게, 뒤에서 따뜻하게 지켜보는 그런 모습은 확실히 어머니보다는 아버지에 가까운 모습이랄까요. 그것은 그녀가 어머니없이 먼 타국에서 외롭게 자란 탓에 여성스러움을 잃어버린 것도 있겠지만, 지그로에게 맡겨져 길러져 온 탓에 지그로의 남성적인 육아방식에 많은 영향을 받은 탓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여성인 이상, 그것은 부성애보다는 모성애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듯 합니다. 다만, 그 외향적 모습이 무뚝뚝하고 남성적일 뿐이겠지요.

어떤 분들께선 첫 도입부에서 보여준 바르사의 현란한 액션씬에 매료되어 이 작품을 보셨을 수도 있겠고, (물론, 이 현란한 액션 역시 정령의 수호자의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그로 인해 중간 에피소드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액션 때문에 많은 실망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바르사의 진정한 매력은 그 현란한 무예보다는 오히려 그녀의 강인한 모성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上橋菜穂子 · 偕成社 · 精靈の守り人」製作委員会

3화에 등장한 바르사와 황실 무사들의 액션장면. 이 씬 하나로 초반 이 작품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최고조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현란한 움직임을 스피디하게 표현해낸 것도 훌륭지만, 그 빠른 전개 중에 사이 사이 슬로우 모션으로 주인공의 위기 상황을 강조한 연출력은 애니메이션으로선 매우 높은 수준의 연출 중 하나일 듯. (특히 저 창의 끈이 격투 중간중간에 조금씩 풀리는 연출은 매우 감탄)


6. 수호자 시리즈의 연이은 애니화를 기대하면서...

정령의 알을 품은 탓에 나라의 재앙으로 오인받으며 죽음에 몰린 왕자를 맡아 도망길에 오르는 젊은 여자무사의 이야기는 최초에는 긴장감 넘치는 탈주극으로 우리를 이끈 연 후,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원치 않은 사명과 업을 짊어진 어린 왕자가 백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드라마적인 전개와 잔잔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하다가 말미에 이르러서는 왕자가 품은 정령의 알을 빼앗기 위한 정령계의 괴물과, 시시각각 왕자를 쫓아오는 황국무사들의 추격, 그리고 정령의 알을 꺼내고 왕자를 구하기 위한 바르사 일행의 실마리 찾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로 다시 늦춰진 긴장감을 팽팽히 당겨줍니다.

특히 그 중간에 등장하는 바르사의 감춰진 과거, 지그로와의 추억 등은 이 이야기의 또다른 사이드 스토리로서의 흥미를 주는 요소라고도 할 수 있지요. 사실 원작 소설의 경우는 이 에피소드의 완결 이후, 바르사가 다시금 그녀의 고향인 칸발로 돌아가 지그로 등과 얽혀진 오랜 이야기를 해결해 나가는 원톱 주인공으로서의 바르사의 모험 이야기가 다루어 집니다만, 아쉽게도 정령의 수호자의 후속작이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듯 싶습니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저조했던 시청률 덕에 이 작품의 후속이 더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기도 합니다. 물론, 액션에 많은 관심을 두고 보신다면 지루한 작품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 번쯤 이런 진지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은 매일 자극적인 패스트푸드와 서양식 식단으로 지친 우리의 몸에 깔끔한 웰빙음식과 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글쎄요,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니메 팬들의 입맛이 다시금 새로운 패러다임을 원할 때는 바르사를 다시 볼 수 있지는 않을까요. 기약없는 바르사의 모험 이야기가 언제고 다시금 우리에게 들려올 날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上橋菜穂子 · 偕成社 · 精靈の守り人」製作委員会

시작은 또 다른 이야기의 결말. 끝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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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TSU · SUNRISE (captured from Gundam UC Homepage)


2010년 봄 개봉예정인 건담 U.C의 프로모션 영상. 이번 건담 엑스포에서 공개되었던 영상이 마침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여 네티즌들에게도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 그런데 공개는 되었는데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프로모션 영상의 링크가 깨진 듯 싶군요. 결국은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으로 감상을 했는데 말입니다.

일단 비주얼은 기대를 갖을 만 합니다. 6부작의 OVA인지라 자본 및 업무 집중도가 높아서 그런지 작화 퀄리티는 꽤 좋군요. 거기에 캐릭터 디자이너인 타카하시 쿠미코(카드캡터 사쿠라, 동경 바빌론, 위치헌터 로빈 등의 캐릭터 디자이너)가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스타일을 나름 잃지 않으면서도 요즘의 취향에 맞게 캐릭터 디자인을 잘 뽑아내준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치헌터 로빈을 통해서 이분의 캐릭터 디자인에 큰 신뢰를 보내고 있었기에(이쁘장한 스타일도, 극화적이고 사실적인 스타일도 다 소화가능하구나라고 인정) 꽤 만족스럽다는 생각이구요.

포로모션 영상을 통해 보여진 등장한 제간, 크샤트리아, 유니콘 등의 모습도 꽤 만족스럽습니다.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 및 작화는 일단 합격점이 아닌가 싶군요. 관건은 역시 스토리와 연출이 될 듯 합니다. 바람의 검심 추억편/슈발리에의 후루하시 카즈히로 감독인 이상, 내러티브 전개에는 그닥 문제는 없을 듯 싶은데 재미면에서는 과연 어떨지.

그간 저연령 취향의 엔터테인먼트적 전개와 상업성에 치중해온 신 건담 시리즈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는 보입니다만.

ⓒSOTSU · SUNRISE (captured from Youtube.com)



☞ 공식 홈페이지 프로모션 영상 (보러가기)
☞ 유튜브 포로모션 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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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RISE Inc. All Rights Reserved.


연일 쉴새없이 쏟아지는 일본 아니메들의 헐리우드 영화화 소식 속에 또하나의 걸작이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기획 중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무려 카우보이 비밥.

 

사실, 카우보이 비밥의 실사화 얘기는 이미 올초에 등장한 이야기입니다만, 엘로스가 너무 늦게 이 소식을 접하는 바람에 이제서야 뒷북을 울리고 있습니다. 어쨋던 간에 꽤나 놀라운 소식이면서 동시에 기대 3, 우려 7의 그다지 크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입니다.

 

근래에 개봉된 많은 아니메 원작의 헐리우드 영화들은 대부분 기대 이하의 완성도를 보여준 것이 사실입니다. '스피드 레이서(2008)'나 '드래곤 볼 에볼루션(2009)'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구요. 전지현의 주연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2009)' 역시 헐리우드 영화는 아니었지만, 기대 이하의 완성도(사실 개인적으로는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로 흥행에 참패하였지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경우가 가장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작품은 80년대부터 미국에서 현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과는 조금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하튼 간에 그런 점에서 이번 카우보이 비밥의 실사화 역시 기존의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공식을 대입할 경우에는 원작 특유의 색체를 잃어버린 그저 그런 범작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로봇과 같은 아니메 특유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전까지의 작품들에 비해 비밥은 원작 자체가 이미 영화적이면서도 서양적인 색체(웨스턴 느와르와 SF 어드벤쳐의 결합)를 띄고 있기, 가장 영화화가 무난하면서 동시에 그만큼 타 작품과 비교되는 매력적인 부분을 끌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작품이 아니니까요.

 

특히,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보여주었던 비밥의 캐릭터에 맞는 배역의 캐스팅, 재즈 스타일의 음악을 작품과 적절하게 매치시킨 음악적 감성을 과연 얼마만큼 영화에서는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내느냐, 2시간의 러닝 타임 동안 비밥의 매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시나리오 작업 등이 매우 어려운 난제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칫 잘못 만들면 앞서 언급했던 문제(원작 자체가 이미 굉장히 서양적인 색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로 인해 비밥의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비밥의 색깔이 아닌 그냥 단순한 헐리우드식 SF 액션물에 그치기 때문인 것이죠. 드래곤볼의 독특한 외모의 주인공들이나, 트랜스포머의 로봇과 같은 아니메만의 색체가 비밥에는 없다는 것이 실사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구요.

 

캐스팅은 이미 올초에 언급이 되었듯이 키아누 리브스가 현재 스파이크 역으로 내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 역시 기대반 우려반의 캐스팅이 아닐까 싶은데요. 확실히 근육질의 헐리우드 액션 스타들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지만, 동시에 스파이크의 날렵한 절권도 액션이나 시니컬한 그의 스타일을 과연 리브스가 얼마나 잘 살려낼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그 어설픈 쿵푸 실력은 분명 날쌘 스파이크와는 안어울리는 모습이니까요.(게다가 요즘들어 살도 많이 찐 듯) 동시에 매트릭스 이후 긴 슬럼프를 겪고 있는 그가 과연 이 작품으로 멋진 재기에 성공할지도 관심사이구요. 그나마 조금 다행인 것은 '콘스탄틴(2005)'에서 보여준 모습이 나름 스파이크와 잘 매치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이번 9월 들어 리브스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시나리오의 재작업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초안이었던 시나리오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듯 싶은데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되는 만큼, 높은 완성도의 시나리오로 태어나길 기대해봅니다. 또한, 이번 작품에는 헐리우드의 스탭들 이외에도 아니메 비밥을 만들어내었던 일등 공신들인 와타나베 신이치로(감독), 노부모토 케이코(각본), 미나미 마사히코(프로듀서, 現 BONES 대표이사) 등이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만큼 원작의 색체를 잃지 않는 영화가 되는 것 역시 기대 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페이는 도대체 누가 맡으려나요.

 

Live-Action Cowboy Bebop Proposal Officially Announced

Keanu Reeves: Live-Action Cowboy Bebop is in Rewriting

 

ⓒ SUNRISE Inc.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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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Yukinobu Hoshino, Futabasha / TO Production Committee (from TO Official Website)


3D 툰 셰이딩 기법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의 Full 3D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었던 아라마키 신지 감독의  '애플시드(2004)'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리고, '벡실 2077 일본쇄국(2007)'을 통해 보다 더 실사에 가까워진 3D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던 소리 후미히코 감독의 최신작 TO가 이번 10월, DVD를 통해 선행 렌탈 형식으로 공개될 예정에 있다고 합니다.

 

소리 후미히코 감독은 애니메이션 감독이기 이전에 영화 '핑퐁(2002)'의 감독을 맡기도 했으며, 그전부터 영화와 드라마의 특수효과 등을 담당한 영화통으로, 이번 TO 역시 벡실과 더불어 기존의 아니메와는 다른 그만의 색체를 보여줄 듯 합니다. 특히나 3D 특수효과 등에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는 감독이기에 이번 작품은 분명 3D 특수효과에 있어서 만큼은 높은 완성도로 구현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더군다나 이 작품은 일본 SF 만화의 대작인 유키노부 호시노의 원작 '2001 밤 이야기(1984)'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깊이 있고 진지한 이야기 전개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방대하고 서사적인 설정으로, 만화를 뛰어넘는 작품성을 보여주었던 유키노부 선생의 작품이 차세대 영상미를 이끌어 갈 3D 실사 애니메이션과 만났을 경우의 시너지 효과가 무척이나 기대가 가는군요.

 

공식 트레일러의 영상은 마치 한편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보는 듯한 장대함으로 가득합니다. 스타워즈나 에이리언과 같은 고전 우주 SF 영화들에서 느꼈던 스펙타클함과 함께,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오딧세이 등에서 느꼈던 심오함을 기대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너무 이 작품을 추켜세운 표현일까요. 그만큼 원작이 주는 스토리에 대한 신뢰성과 이미 이전작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던 3D 연출력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라고 하고 싶군요.

 

공식 홈페이지 가기(클릭)


© 2009 Yukinobu Hoshino, Futabasha / TO Production Committee (from TO Official Website)


소리 후미히코의 이전작 벡실이 뛰어난 영상미와 참신한 시놉시스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우려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고전 SF 명작의 현대적인 재해석이라는 측면만 볼지라도 이번 TO는 꽤 기대해봄직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입니다. 특히나 SF 팬들에게는 말이죠.

 

이번 TO는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모두 담아내지 않고 원작을 기본으로 하여 '공생혹성(Symbiotic Planet)'과 '타원궤도(Elliptical Orbit)'의 두 가지 에피소드로 작품을 구성한 듯 합니다. 에피소드에 맞춰 등장인물도 나누어져 있는 듯 하군요. 특히, 공생혹성 에피소드에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성우 겸 가수로 유명한 히라노 아야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벡실을 제작했던 OXYBOT.

 

아, 그러고보니 유키노부 호시노의 2001 밤 이야기는 이미 80년대 OVA 아니메를 통해 한 번 제작된 사례가 있지요. 데자키 오사무 감독 밑에서 연출수업을 쌓았던 타케우치 요시오 감독과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영원한 파트너 스기노 아키오 감독 등이 참여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과의 비교도 좋을 듯 싶군요.


© Yukinobu Hoshino/Futabashi • TMS • Vi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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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웨폰즈의 한글번역판 그 네번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건담 시리즈 중 가장 다양하고 멋진 MS 들이 등장했던 '제타 건담 신 해석판 제1탄, 별을 잇는자(이하 별을 잇는자)'입니다.



물론 제타 건담이 취향이 아니신 건담 팬들이야 이런 도발적인 발언에 별로 동의하실 생각이 없으시겠지만, 퍼스트 건담의 새로운 물결을 이어받아 당시 선라이즈의 최정예 스탭들이 참여했으며, 수많은 메카닉 디자이너들의 협업에 의해 실로 엄청난 수의 다양한 MS들이 출연했던 제타 건담의 아니메에서의 위치만큼은 분명 건담 시리즈 중 가장 최고인 것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지요.

 

아니메 로봇 디자인 史에 한 획을 그을 제타 건담 뿐만 아니라, 마크 투, 백식, 릭 디아스, 네모, 앗시마, 사이코 건담과 같은 초기 MS들부터 멧사라, 파라스 아테네, 큐베레이, 디오 등에 이르는 후반기 MS까지 각각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포스는 시대를 넘어서 수많은 건담 시리즈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 제타 건담의, 그것도 2005년에 새롭게 해석된 극장판의 MS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이번 건담 웨폰즈 별을 잇는 자 편은 지금까지 출간된 건담 웨폰즈 번역판 중에서는 가장 큰 기대를 갖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게다가 이번 별을 잇는자 편은 제목 그대로 새롭게 제작된 제타 건담 극장판 1편에 등장하는 MS들의 작례만을 위주로 다루고 있기에, 자연스레 2편과 3편의 MS들이 등장하는 건담 웨폰즈 제타건담 편의 속편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건담 팬들로서는 무척이나 설레이는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더불어, 2000년도 이후 들어 새롭게 출시된 제품들을 기본으로 한 작례는 분명 이전의 제타 건담 시리즈의 작례와는 다른 프로포션과 디테일을 선사하리라는 기대감 역시 크다고 할 수 있겠죠.

 

극장판 1편에서 신작화를 통해 시대를 뛰어넘은 매력을 보여준 건담 마크 투의 발차기 씬을 재현한 작례부터 만나게 될 다양한 작례에 설레이는 마음을 벌써부터 금할 길이 없습니다. 에구머니나, 너무 흥분했군요.

 


일단 첫 도입부는 극장판 1편의 스토리 요약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극장판의 다양한 컷들은 거의 신작화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중간 건프라로 해당 씬을 재현한 작례 사진도 끼워져 작례집이라는 자신의 본분을 잊지는 않고 있지요. 원본의 편집 디자인의 구성상 여전히 세로 읽기는 어쩔 수 없는 한글번역판 편집진의 선택이었겠지만, 기왕이면 문단나누기 등으로 조금은 운용의 묘를 발휘했으면 어땟을까 싶은 아쉬움이 들기는 합니다. 세로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경우는 읽다가 줄을 놓치는 경우가 왕왕 일어나거든요.

 


자, 드디어 시작된 첫번째 작례는 극장판 1편의 주역기체인 건담 마크 투의 MG 작례입니다. 이 건담 웨폰즈의 일본원판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MG 버전 2.0이 출시되기 전이었기에 (정확히는 버전 2.0이 극장판의 제작에 발 맞추어 출시된 모델이지만, 이번 별을 잇는자 편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해당 작례가 없었기에) 쓰여진 모델은 MG 1.0입니다만, MG 1.0의 어설픈 디테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변모한 마크 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원한 붉은 혜성 샤아의 또다른 컬러링이라고 해도 잘 어울릴 정도로 샤아와 완벽한 싱크로를 보여주었던 백식의 작례. 붉은 색이 샤아의 퍼스널 컬러라지만, 이 금빛의 백식이 가장 샤아와 어울렸던 MS가 아니었나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제타 건담 MS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례는 금색 맥기로 출시되었던 MG를 기반으로 다시 모델러가 금색 컬러링으로 재도장하여 훨씬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재탄생한 케이스로, 마치 근래에 출시되었던 HD 컬러의 느낌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게다가 HGUC에서만 출시된 백식의 메가런쳐를 MG 스케일로 풀스크래치 빌드로 작례해내어 오히려 본체인 백식보다 더 많은 공을 들인 작례이기도 합니다. MG 백식의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짧은 목 등도 개수를 통하여 훨씬 좋아진 프로포션으로 탄생되었구요. MG 백식의 작례는 이 외에도 밸류트 시스템을 탑재한 작례도 실려 있습니다.

 


MG 프리덤 건담의 내부 프레임을 기본으로 하여 새롭게 개조된 1:100 갈발디 베타의 작례. 늘씬한 프로포션을 자랑하는 MG 프리덤의 내부 프레임에 1:100으로 출시되었던 구 모델의 외장을 여기에 이식하는 대수술을 거쳐 완벽한 프로포션을 자랑하는 작례로 제탄생한 모습.

 


역시 출간 당시 구판 1:144 모델 밖에 출시되지 않은 네모를 구판을 기본으로 하여 믿기지 않는 프로포션으로 재탄생시킨 1:144 스케일의 네모 작례.

 


다소 실망스러웠던 자쿠의 후계기 하이잭을 대신하여, 훨씬 나아진 모습으로 많은 올드 팬들의 호응을 얻었던 마라사이의 HGUC 작례. 이 녀석은 MG로 한 번 나와도 어떨까 싶은 녀석이긴 한데 말입니다. 사실, 너무나 많은 커스텀 MS들의 등장으로 제타 건담 시리즈에서는 크게 호응을 받는 양산 MS를 보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릭 디아스나 마라사이, 네모 외에는 그닥 꼽을 만한 녀석들이 없는데, 릭 디아스나 네모는 MG로 나왔으니 마라사이도 한번쯤은 MG로 나와주었으면 어떨까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 별을 잇는 자편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앗시마의 풀 스크래치 빌드 작례. 전 일본 오라자쿠 선수권 기동전사 Z 건담 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이번 별을 잇는 자편에 특별출연 해주셨는데요. 1:100 스케일이지만 실제 앗시마보다 더 큰 스케일로 디자인하여 무려 40cm에 육박하는 엄청난 볼륨감을 자랑하는 녀석입니다.

 

게다가 자체 변형까지 가능한 괴물같은 작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존의 앗시마에 비해 더 커진 볼륨감과 울퉁불퉁한 디테일 등이 압도적인 위압감을 자랑합니다. 이 괴물같은 작례를 물리친 대상작은 다음 건담 웨폰즈 연인들 편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대상작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할지 기대가 큽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MG 2.0을 작례가 아닌 스트레이트 빌드로 알아보는 페이지도 마지막에 추가되어, 다음 편에 등장할 MG 2.0 작례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겨 주는군요. 아울러, 마지막 페이지의 건담 웨폰즈 연인들 편의 예고에는 제타 건담의 작례까지 등장하여 2편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채질 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건담 웨폰즈 별을 잇는 자편은 확실히 건담 시리즈의 최고 인기작인 제타 건담편의 작례집 답게 화려하고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했습니다. 다만, 전 3부작으로 나뉘어진 극장판 시리즈를 기본으로 했기에 작례집 역시 이 하나만으로는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제타 건담의 등장 MS들을 세 부분으로 나누게 된 만큼 각 파트별 작례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어 이번 별을 잇는자 편의 경우에는 출시된 제품 카탈로그와 같은 홍보용 페이지들도 추가되어 있기도 하죠.

 

그러나, 이 세 편을 다 모은 시점에서는 분명 가장 볼거리가 풍부한 멋진 작례집 3부작이 되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출시될 2부 3부에 대한 기대감을 더더욱 크게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작례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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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니메의 산증인이자 명감독인 린타로(69세) 감독이 실로 오랜만에 신작을 들고 찾아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메트로폴리스(2001)'이후 8년만의 극장판 아니메 소식이며, OVA 였던 '우주해적 캡틴 하록, 끝없는 오딧세이(2002)' 이후로는 7년만의 소식입니다. 2004년도에 '48 X 61'이라는 단편을 발표하기는 했습니다만, 제대로 된 극장판의 제작소식은 실로 오랜만인지라 반가울 따름입니다.

 

게다가 이번 신작 발표 소식은 하나가 아닌 둘인지라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시들지 않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그 첫번째 소식은 바로 올겨울에 개봉 예정에 있는 3D 극장 애니메이션인 '요나 요나 펭귄'입니다. 제목이나 포스터를 통해 한 눈에 알 수 있듯이 이번 작품은 전연령가의 가족 만화영화가 될 듯 합니다. 태국과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스탭들이 참여해서 글로벌한 느낌의 작품이 되리라는 예상 또한 할 수 있겠군요.


ⓒ2009 Rintaro·Madhouse / Yona Yona Penguin Film Partners·DFP

그동안 성인취향의 스타일리쉬하고 일본적인 작품을 주로 만들어오던 린타로 감독인지라 이번 신작은 꽤나 이례적인 느낌입니다. 그의 라이벌로 비교되던 미야자키 감독과 비슷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요(전연령가의 가족 만화영화라는 측면에서). 미야자키 감독 또한 이번 '벼랑 위의 포뇨(2009)'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연령대를 낮춘 아동취향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었던 점을 볼 때, 이 두 명장의 작품관이 황혼기에 접어들어 변모했음을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합니다. 린타로 감독 스타일의 가족 만화영화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또 하나의 소식 또한 몹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린타로 감독은 4년 내에 한일합작 프로젝트로 또 하나의 3D 애니메이션을 구상중이라고 합니다. 곽재용 감독의 한일합작 영화 '사이보그 그녀(2008)'의 프로듀서였던 지영준 프로듀서가 린타로 감독과 함께 작업한다고 하니 어떤 작품이 될지 기대가 되는군요.

 

린타로 감독은 삼성 코엑스 몰에서 열린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기획중인 작품은) 헐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이번 요나 요나 펭귄을 통해 글로벌한 취향의 3D 애니메이션에 대한 모의 테스트를 해본 후, 그 노하우를 신작 3D 애니메이션의 제작에 대입하는 린타로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정말, 저 연세에 대단한 창작욕이 아닐 수가 없군요. (남들은 은퇴를 논할 시기인데 말입니다.)

 

사실, 린타로 감독은 이미 '알렉산더 전기(2000)'를 통해 한일 합작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본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의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매드하우스는 오랜동안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애니메이터들과의 교류가 빈번했던 지라 이번 한일 합작이 굉장히 이례적인 이벤트는 아니긴 합니다만, 이전에 비해 규모나 방향성에서 더욱 글로벌해진 이번 프로젝트에 한국 일본 양국의 유명한 스탭들이 참여하여 제작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이전까지의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에 비해 확실히 비중이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극장 아니메의 제작을 다국적 컨소시엄 형태로 이끌어 나간다는 점에서 예전과는 달라진 아시아권의 애니메이션 저변을 가늠해볼 수도 있구요.

 

과연, 린타로 감독은 미야자키 감독에 이어 여전히 녹슬지 않은 노장의 내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노쇠로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신하여 근래에 그들의 영역과 비슷한 작품들을 연속으로 선보이는 매드하우스가 과연 글로벌한 만화영화사로 떠오를까요.(이번 프로젝트에 매드하우스가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거의 그럴 것이라고 추측 중) 이번 린타로 감독의 프로젝트는 그런 면에서 꽤 의미가 클 듯 싶습니다.

 

Metropolis Helmer Rintaro Announces New Fantasy An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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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Yasuomi Umetsu, Kite Liberator Production Committee, Fever Dreams LLC.

2008년 3월, 오랜만에 자신의 신작 '카이트 리버레이터(Kite Liberator)'를 내놓았던 우메츠 야스오미. 최근 일기당천 시리즈나 퀸즈 블레이드 등의 원화나 오프닝/엔딩 등의 스탭등으로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1년 반이 지나도록 신작 소식이 없던 그가 최근 새로이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단, 현재는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파이널 에피소드의 키 애니메이션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하는군요.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캐릭터 디자이너인 노자키 아츠코가 그의 작품 카이트 리버레이터에 참여했던 것에 대한 일종의 고마움의 표시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역시 카이트 리버레이터에 참여했던 코지마 히로카즈가 캐릭터 디자이너로 참여하는 (현재 제작중으로 타이틀이 알려지지 않은)모 작품에도 참여하여 키 애니메이터로서 도움을 주는 중이라고 합니다. 알게 모르게 여러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었군요.

 

이런 그가 이번에는 그의 이름을 제대로 걸고 새 작품을 내놓을 요량인데요, 먼저 첫번째로는 EA사의 신작게임인 단테스 인페르노(Dante's Inferno)의 애니메이션 판에 그 모습을 드러낼 듯 합니다. 아직 캐릭터 디자이너일지 연출가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메츠 외에도 '위치헌터 로빈', '에르고 프록시'의 감독이었던 무라세 슈코도 참여하고, '세이버 마리오넷 J'의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코토부키 츠카사 등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Production I.G 제작의 옴니버스 형식 아니메가 될 것 같습니다. (Production I.G 외에도 사무라이 참프루의 Manglobe나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동우 애니메이션 등도 참여예정이라고 하는군요.)

 

그리고, 이 작품 외에 그는 이번에 별도로 그의 이름을 건 오리지널 작품을 하나 기획 중인 듯 합니다.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황인데요, 과연 2008년 이후 소식이 없는 카이트 리버레이터의 신작일지, 아니면 별도의 다른 작품일지는 좀 더 두고보아야할 듯 합니다. 카이트 리버레이터의 신작이라면, 굳이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듯 하니 새로운 신작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릴 듯 하군요.

 

아니메의 전설적 애니메이터로 추앙받던 카나다 요시노리 씨가 돌아가신 지금, 그와 비견될 만한 애니메이터로 불릴 이는 이제 이타노 이치로와 바로 이 우메츠 야스오미가 아닐까 하는데요. 모쪼록 이번에 새로운 신작을 통해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신들린 작화를 유감없이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굳이 환상적인 베드씬이 빠져도 괜찮습니다. 정말입니다, 정말입니...

 

Kite, Mezzo's Umetsu Plans His Next Original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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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ヤマトスタジオ/「宇宙戦艦ヤマト 復活篇」製作委員会

captured from official website

2009년 12월 12일 개봉예정인 '우주전함 야마토'의 새로운 극장판 '우주전함 야마토 부활편'(이하 야마토 부활편)의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트레일러 영상 보러가기 (클릭)

 

야마토 부활편은 첫번째 TV 시리즈로부터 21년, 마지막 극장판 아니메였던 '우주전함 야마토 완결편(1983)'으로부터 17년 뒤의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블랙홀의 출현으로 지구를 탈출하는 인류를 수호하는 새로운 야마토의 이야기로, 오리지널 시리즈의 항해사였던 스스무 코다이가 중년의 함장으로 새로운 야마토를 이끌게 됩니다. (아마, 스스무 코다이는 이전 시리즈에서도 야마토의 함장 대리를 맡았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군요, 너무 오래 지난 일이라 좀 가물가물합니다만.)

 

공식 트레일러를 통해서 본 야마토 부활편은 CG를 도입하여 이전보다 더 사실감과 입체감이 배가된 전투씬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단, 그에 비해 캐릭터 디자인은 이전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질감과 함께 우려감을 느끼게 하는데요. 이 씨리즈의 프로듀서이자 총감독인 니시자키 요시노부 옹이 공동 원작자이자 캐릭터 디자인 원안을 맡았던 마츠모토 레이지 옹과의 오랜 저작권 싸움 끝에 공동 저작권을 인정받으며 사실상 그와 갈라서고 새로운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인 결과입니다만, 그 완성도가 지금으로서는 그다지 좋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하게 하는군요.

 

어쩌면, 이번 야마토 부활편은 CG 장면 외에 셀 애니메이션 쪽에는 기대 이상의 저조한 완성도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야마토 씨리즈의 하나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했던 마츠모토 레이지의 캐릭터 디자인이 사라진 야마토는 확실히 기대 이하의 모습이군요. 그나마 발전적인 모습이었다면 좋으련만, 니시자키 요시노부 옹이 이번에는 의욕만 앞서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직 개봉이 안된 상태에서의 성급한 결론으로 끝났으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이 제국주의의 상징같은 야마토의 부활이라니... 한 노인네의 과거 향수에 대한 집착 정도로 치부하면 좋겠습니다만, 이렇게 21세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것이 저로서는 그닥 내키지는 않는군요. 어렷을 적 무척이나 재미있게 봤던 이 시리즈를 오랜 시간동안 외면했던 것도 다분히 그런 상징성 때문이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팬들이 보면 안된다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트레일러 영상 (captured from official website)


☞ Yamato, Japanese Atom, Battle Spirits 2 Promos Posted, 기사 원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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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ES・岡村天斎/DTBG製作委員会・MBS / Illustrated by Komori Takahiro


BONES 스튜디오/오카무라 텐사이 감독의 2007년 화제작 'Darker than Black ~ 흑의 계약자'의 2기 시리즈인 'Darker than Black ~ 유성의 제미니'가 2009년 10월 마이니치 방송의 심야시간대를 통해 방영예정이라고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5초 분량의 프로모션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프로모션 영상 보러가기 (클릭)

 

스탭진은 1기와 거의 동일합니다. 오카무라 텐사이 감독이 이번에도 감독을 맡았으며, 스가 쇼타로나 오니시 신스케와 같이 1기에 참여했던 각본 스탭들도 여전히 2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마이 히메' 시리즈나 '기동전사 건담 시드' 시리즈 등에 참여했던 요시노 히로유키나, '데드 걸즈', '레드 가든'부터 '아리아', '토라도라', '스케치 북' 등 여성적 취향과 잔잔한 이야기 등에서 활약한 오카다 마리 등이 각본 스탭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1기와는  다른 형태의 이야기 전개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그 밖에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 역시 코모리 타카히로가 맡고 있구요, 미술감독 또한 아오이 타카시가 그대로 맡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스탭진의 변화는 음악감독을 맡게 된 이시이 야스시로, 헬싱 TV 시리즈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이야기 전개는 행방불명되었던 헤이가 스오우 파블리첸코라 불리우는 러시아-일본 혼혈인 소녀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새로운 에피소드가 될 듯 합니다. 1기 시리즈로부터 2년 뒤의 이야기인데요, 아직 공식 홈페이지의 캐스트 명단에 키리하라 미사키나 마오와 같은 1기 시리즈의 등장인물에 대한 언급은 되고 있지 않고, 오직 헤이만이 그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입니다. 아, 1기에 에이전트 노벰버와 함께 등장했던 에이프릴은 캐릭터 소개란이나 프로모션 영상에 얼굴을 비춰주고 있군요. (팬들의 관심사인 인의 소식은 감감무소식입니다만.)

 

스오우 파블리첸코 이하 이번 2기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이 1기에서 연장된, 내지는 별개의 사건을 통해 계약자와 연루된 에피소드에 휘말리고 결국, 헤이와 조우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형태가 아닐까 추측을 해보는데요, 공식 사이트의 캐스팅이나 일러스트, 그리고 변화된 각본 스탭들로 유추해볼 때, 1기보다는 조금 더 캐릭터 성에 주안점을 둔(새로이 등장하는 소녀 캐릭터들만 4명, 거기에 혹시나 인이 합류하는 것까지 계산하면 확실히 캐릭터에 주안점을 둔 모습이라고 보여지는군요.) 요즘 아니메스러운 전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오카무라 감독이 어느 정도 자신의 스타일과 병행시켜 적정선을 유지해주겠지만 말입니다.

 

어쨋든 모든 궁금증은 다가오는 10월 풀리겠군요. 사신이 꾸는 꿈은 흑색보다 짙은 암흑일 것인가, 아니면 소녀들과 함께 하는 파스텔 색이 될 것인가...가 말입니다.

 

©BONES・岡村天斎/DTBG製作委員会・MBS / Illustrated by Komori Takahiro

2기 시리즈의 새로운 등장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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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en of the East Production Committee

마전, 후지 TV의 애니메이션 전문 방영 시간대인 노이타미나를 통해 방영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던 카미야마 켄지 감독의 작품 동쪽의 에덴.

2010년이라는 비슷한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세계관을 다룬 이 작품은, 미스터 아웃사이드라는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특수한 휴대폰을 통해 100억엔의 전자화폐를 자유롭게 사용하며, 쥬이스라는 정체불명의 여성 비서를 통해 어떤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은 12인의 세레손들이 일본을 구하기 위한 구세주가 되어야 한다는 다소 황당무게한 임무를 부여받은 상황에서, 기억을 잃어버린 세레손 중의 한명인 타키자와 아키라가 모리미 사키라는 평범한 취업준비 중인 대학생 아가씨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미스테리하면서도 다소 가볍고 코믹한 터치로 다루고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10발의 미사일이 떨어진 일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은 평온한 삶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요. 그런 평온함 속에서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체 직업에 대한 의지도 없어져 버린 수많은 NEET 족들이 범람하는 일본의 사회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엄청난 자금과 힘을 얻게 된 세레손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가진 자의 의무)'라는 명제 속에서 어떤 식으로 세상을 구하려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작품 속에서 하나의 사회 문제로 대두된 NEET 족, 그리고 스스로 기억을 지운 체 이 모든 위험을 헤쳐나가는 주인공 타키자와 아키라의 이야기는 오랜만에 온전히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춰 아니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너무 짧아서 조금 스토리가 급진행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특히,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키 일행들이 개발한 화상 검색엔진인 동쪽의 에덴은 휴대폰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내지는 보여지고 있는) 영상을 웹 상에 실시간으로 올려 그 검색결과를 휴대폰의 화면에 오버래핑 시킴으로써, 굉장히 진보된 개념의 모바일 검색 엔진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 기술이 단지 만화영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기술이 아닌 실제 구현이 가능한 단계까지 와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흥미를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바로 동쪽의 에덴에서 등장했던 화상 검색엔진의 모티브라고 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아니메와 함께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물론, 아주 디테일한 기술적 레벨까지 다루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준 정도로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자료를 본 게 몇 개 안되는지라...)


증강현실, 모바일 아니 모든 IT 기기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될 것인가.

가상현실이라는 단어는 굳이 해당 기술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당히 우리에게 널리 퍼진 개념입니다. 가상의 입체공간에 현실감을 불어 넣어 사용자들이 마치 실제 현실 속에서 행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의미하는 것이죠. 궁극적으로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진 것과 같이 가상인지 현실인지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시각 뿐만 아닌 모든 감각기관에 자극을 주는 것이겠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현실과 가깝게 묘사된 온라인 게임 속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역할을 수행하거나, 비행기 조종 시뮬레이터를 통해 실제와 똑같은 환경으로 비행조종 연습을 할 수 있는 등의 범위에 국한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상현실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증강현실은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이 인간을 가상공간에 초대하는 형태라면, 증강현실은 가상의 인터페이스와 가상의 객체를 인간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로 끌고 나온, 어떻게 보면 가상현실과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갖고 있는 개념인 것이죠. 자신이 어떤 사물을 눈으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가상의 캐릭터가 등장하여 보고 있는 사물의 명칭, 용도, 가격, 제품라인, 판매처 등에 대한 정보를 음성이나 팝업 메시지로 알려준다면 어떨까요? 바로 이것이 증강현실의 궁극적인 완성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가상의 캐릭터와 가상의 사물이 등장하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개발초기부터 이러한 형태로의 개발은 분명 불가능한 이야기였기에 현실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증강현실을 제공하게 됩니다. 가상현실이 오감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기술적 수준이 아직 미비했기에 컴퓨터와 같은 IT 기기를 이용한 것처럼, 증강현실은 이러한 가상의 캐릭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바로 이 기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모바일 기기, 즉 휴대폰인 것이지요.

초기 증강현실 장비인 MARS(좌)와 DWARF(우) (from 모바일 증강시스템에 대한 연구동향, 광주과학기술원)


물론, 애초부터 증강현실이 휴대폰에 적용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증강현실의 개념이 등장하던 당시에는 휴대폰에 카메라가 부착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시절이었고, 증강현실을 위해 필수적으로 구비되어야할 이미지 인식, 3D 처리와 같은 고성능의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이미지 처리 작업을 해낼 수 있는 휴대폰이란 것은 상당히 요원한 이야기였지요. 그래서 초창기에는 노트북을 등에 매고, 고성능 카메라를 어깨나 머리에 매단 체, 특수 고글을 쓰고 처리된 영상을 고글에 투사하는 형태의,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증강현실이 구현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이하여 카메라 폰, 그것도 몇백만 화소급의 고성능 카메라가 휴대폰에 내장되고, 고화질의 영상을 쉽사리 재생할 수 있는 고성능의 CPU와 고화질의 LCD가 속속 휴대폰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합니다. 증강현실이 모바일 기기에 적용될 수 있는 여건이 조금씩 조성되기 시작한 것 입니다. PC에서 점차 휴대 IT 기기로 그 흐름이 바뀌면서 증강현실 기술은 좀 더 빠르고 쉬운 형태의 인터페이스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증강현실의 다양한 사용예 (image from flickr.com)

증강현실의 기술을 적용하면 거리에서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각 건물에 입점해 있는 상점과 식당들의 정보(메뉴, 가격, 인테리어 및 사람들의 평가 등등), 지나가는 자동차의 성능, 행인들의 옷이나 악세사리에 대한 가격과 판매처, 유서깊은 관광명소에 대한 간단한 정보 등을 휴대폰의 LCD 화면을 통해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용 모바일 기기가 장착된 고글을 쓰고 의사가 수술에 임하면 고글에서 각종 수술에 관련된 정보와 그래픽 영상이 나타나 수술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교육분야에서도 이러한 증강현실을 이용한 다양한 시청각 교육이 가능합니다. 특수 고글을 쓰고 빈 공간을 바라보면 천체가 입체적으로 디스플레이 됩니다. 선생님이 그 중에서 은하계를 클릭하면 줌인을 통해 은하계의 구조가 학생들에게 확대되어 보여지게 되겠죠. 화성을 클릭하면, 다시금 줌인을 통해 화성의 확대된 모습과 위성들의 모습이 디스플레이됩니다. 이처럼 단순히 보는 것만이 아닌, 터치 센서 등의 활용을 통해 증강현실은 인터랙티브하게 활용될 수도 있지요.

그 밖에도 자동차나 비행기 등의 전면 유리에 HUD(Head Up Display) 등과 연계하면, 3차원 캐릭터들에 의한 내비게이션 및 각종 상태 정보의 확인이 가능할 겁니다. 또한, 공업 디자인이나 제품 설계시 증강현실을 활용하여 3차원적인 설계가 가능할 수도 있겠구요. 이러한 예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아이언 맨' 등의 3차원 인터페이스의 컴퓨터 등에서 그 모습을 잠깐 엿볼 수가 있습니다.


동쪽의 에덴에 등장한 화상 검색엔진을 구축하기 위해 놓여진 난제들

자, 이러한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된 동쪽의 에덴의 화상 검색엔진을 구현할 때 어떤 과제와 문제점들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을까요. (아차, 텍스트만 나열된다고 동쪽의 에덴의 화상 검색엔진이 증강현실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하시지는 마시길. 실제 현실의 영상과 가상의 텍스트/이미지 등이 결합된다는 점에서는 증강현실의 한 예라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3D 그래픽 효과만이 빠졌을 뿐.)

일단, 엄청난 성능상의 발전을 이루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폰 카메라의 성능상의 한계가 큰 걸림돌 중 하나일 겁니다. 화소수는 높다하더라도 CMOS 센서의 특성상 어두운 곳에서의 화질 저하가 심하기 때문에 과연 정확한 영상인식과 처리가 가능할지가 관건일 테니까요. 그것은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악천후의 날씨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영상인식이 잘못되어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표시되는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있어야 할 겁니다.

동쪽의 에덴에서 사용된, 모바일 증강현실을 활용한 화상 검색엔진의 예. (ⓒ Eden of the East Production Committee)

 
영상 인식의 처리엔진을 휴대폰에 실을 것인지, 아니면 서버 쪽에 실은 것인지도 화두가 될 수 있습니다. 고성능의 휴대폰이라 하더라도 높은 프로세싱 능력을 필요로 하는 영상 처리는 머신에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 제품의 가격상승을 유발할테니까요. 촬영한 이미지를 서버에 보내면 서버가 이를 영상처리를 통해 분석하여 결과 정보를 보낸다면, 휴대폰의 하드웨어적 부담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서버에서 이를 처리할 경우에는 서버 측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에, 서버를 분산하여 운용하는 시스템적 고려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속도를 감안하면 초창기에는 서버에서 영상 처리를 하다가 후에 휴대폰 쪽으로 이를 옮기는 순서로 갈 수도 있구요.

또한, 사용자가 현재 있는 위치를 측정하기 위한 GPS의 도입 역시 필요할 겁니다. 현재 있는 위치정보를 통해 좀 더 정확하고 빠르게 사용자가 보낸 영상 정보를 분석할 수 있을 테니까요. 현재 각광 받기 시작하는 LBS(Location-Based System: 위치기반 시스템)가 모바일에 적용되면 증강현실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을 찍어 보낸 다음 그에 대한 검색 결과를 받을 수도 있지만,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있는 영상에 대한 검색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더 적합한 구현일 겁니다, 바로 동쪽의 에덴의 시스템처럼 말이죠. 이는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3G 영상통화보다 더 고화질의 영상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에 따른 통신속도 및 대역폭의 확보와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의 마련 역시 중요한 이슈가 되겠지요. 어쩌면 이것이 가장 관건이 될 문제일런지도 모를 일입니다. 기껏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요금제가 너무 비싸 이용하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하면 안될테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영상 인식을 통한 해당 사물에 대한 검색 정보를 제공해야할 서버와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역시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기존의 검색엔진과의 연동만으로는 사용자들이 찍은 사진과의 비교 분석이 원활하지 않을테니까요. 같은 사물을 찍어도 모두 제각각의 각도와 밝기, 전혀 다른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기에 그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좀 더 확장된 개념의 데이터베이스가 구비되어 있어야 할 겁니다.

물론, 이 모든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을 특정 업체나 특정 컨소시엄의 구성을 통해서 제공한다는 것은 무리이겠지요. 이를 위해 사용자들이 찍은 영상 정보를 네티즌들과 모바일 유저들이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웹 포탈이 구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커멘트를 달면 그것이 영상을 찍은 사용자에게 피드백이 되어야 겠지요. 이것은 동쪽의 에덴의 시스템이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즉,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오픈 시스템의 형태인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오픈 시스템의 도입에 따른 개인정보의 유출과 초상권 침해와 같은 문제들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일 겁니다. 누군가 몰래 자신을 도촬하여 이를 증강현실 시스템을 통해 악용하거나 놀림거리로 삼는다면, 이 역시 또다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증강현실. 그 새로운 가능성의 탐색

증강현실은 아직 상용화 단계라기보다는 여러 기업과 연구소에서 그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풍부하며, 제대로 실현된다면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양방향성과 오감을 자극하는 인터페이스는 분명 우리의 세상을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꾸며낼 테니까요. 자신의 옆에 자신을 보좌하는 아바타 비서가 같이 걸어다니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그런 세상은 상상만 해도 굉장히 특이한 경험이 될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자칫 인간끼리의 소통에 점점 어려움을 느껴가는 현대인들의 습성을 더더욱 가속화시킬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기술의 발전을 위한 인간의 행보는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겁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우려와 걱정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세상 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갈 방법과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겠지요.

© SHIROW MASAMUNE ~ PRODUCTION I.G / KODANSHA

전자두뇌와 사이보그 장기를 통해 가상현실(좌)와 증강현실(우)의 궁극적 진화형태를 보여주었던 공각기동대 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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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88mm, DEIZ / Geneon Universal Entertainment


2008년 극장판 아니메 '스카이 크롤러'로 우리를 찾아왔던 아니메의 철학자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다시금 새로운 신작으로 우리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실사영화로 말이죠.

 

'아발론(2001)' 이후 다시금 새롭게 만들어지는 그의 실사영화는 '어썰트 걸(Assault Girl)'로, SF 장르의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사막을 무대로 하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의 배경 속에서 '수나 쿠지라'라 불리는 거대한 모래 고래와 같은 괴물과 싸우는 세명의 여성 헌터가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그레이라 불리는 여성헌터는 메이사 쿠로키가 맡았는데요. 그녀는 '벡실 - 2077년 일본쇄국'에서 벡실 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루시퍼 역의 린코 키쿠치는 오시이 감독의 전작 '스카이 크롤러'에서 쿠사나기 스이토 역을 맡아 이미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의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대령  역의 히나코 사에키는 오시이 감독옴니버스 영화인 진·여립음사열전(真 女立喰師列伝)의 첫번째  에피소인 '어썰트 걸: 켄터키의 히나코'에서 출연하며, 이미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어썰트 걸과는 많은 공통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앞서 언급한 린코 키쿠치 양도 오시이 감독의 또다른 단편 'Assault Girl 2'에 출연했다고 하는군요.

 

세 명 다 아니메와 영화 등에서 강인한 여전사의 역할을 맡아본지라 배역의 이해에는 큰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캐스팅보다는 오시이 감독이 전작 아발론과 여타 그의 아니메에서 보여준 그 난해하고 불친절한 스토리와 연출을 이번에도 고스란히 이 어썰트 걸에 대입할 것인지가 관건이 되겠군요. 40여초 정도의 분량으로 공개된 트레일러는 일단 괴물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세 명의 여주인공의 모습이 부각되었습니다만, 실제 전개는 어떨지.

 

어썰트 걸은 올 12월 19일 일본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상영될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썰트 걸과 더불어 오시이 감독이 2011년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는 극장판 아니메와 또다른 두 편의 실사영화도 기대를 해봅니다.

 

기사 출처: Oshii's Live-Action Assault Girls Feature in December, Anime News Network

 

예고편 보러가기

 

세 명의 여주인공 좌측부터 메이사 쿠로키, 린코 키쿠치, 히나코 사에키.

어익후, 좌측에서 우측으로 갈수록 연령대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래보이는군요, 불행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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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iyama Akira·Bird Studio / Shueisha Inc ⓒDBO Project

어익후, 8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 코믹스 시장을 강타했던 토리야마 아키라의 최대 히트작 드래곤 볼이 온라인 게임으로 돌아옵니다, 그것도 한일합작으로.


사실 이미 개발 소식은 2008년 초부터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었습니다만, 그동안 개발 일정연기로 인해 이제서야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듯 하군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2008년 국내 서비스 시작 → 2009년 일본 서비스 시작이라는 스케줄이었다고 합니다만, 아직도 국내에서 클로즈베타 테스트 중인 듯 합니다.

 

넷마블 개발 / CJ 인터넷 서비스로 제작되는 이번 드래곤 볼 온라인은 원작자인 토리야마 아키라 씨가 개발단계에 참여하여 캐릭터 디자인과 세세한 설정 등에 많은 조언을 준 듯 합니다. 뿐만 아니라 반다이 코리아와 슈에이샤 등이 참여한 본격적인 한일 합작 프로젝트이기도 하지요. 일본 내 로컬라이징에도 용이하고 원작 팬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게다가 원래 전 연령대를 커버하며 글로벌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작품의 게임화이니 만큼 세계 시장의 공략도 좀 더 좋은 어드밴티지를 갖고 출발할 듯 보입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본 바에 의하면, 드래곤 볼 온라인의 특징은 제일 먼저 3D 툰 셰이딩 기법을 들 수 있겠습니다. 3D로 그래픽을 생성한 다음, 만화영화 같은 셀 애니메이션 효과를 입힌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덕분에 원작 코믹스와의 높은 싱크로를 이끌어 낸 동시에, 전 연령가적인 취향에 알맞는 비주얼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각종 필살기가 펼쳐지는 원작의 액션 효과를 최대한 살릴 예정이라고 하니, 격투기 대전 게임과 같은 느낌이 강한 게임이 될 듯 싶구요. 천하제일 무도회 이벤트나, 타임머신을 타고(게임의 시간대는 원작으로부터 250년이 흐른 뒤라고 하는 군요.) 원작의 시간대로 돌아가 원작의 주요 캐릭터들의 모험에 동참하는 이벤트가 가미되어 원작 팬들에게는 큰 기대를 심어줄 듯 합니다. 만화책으로만 보아오던 천하체일 무도회의 참여는 단순한 P2P를 꽤나 유니크한 이벤트로 만들어주는 효과를 안겨준다고 할 수 있겠죠. 더불어, 원작 캐릭터와의 만남은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WOW에서 영웅 캐릭터들을 직접 만나는 것과 같은 설레임을 플레이어들에게 심어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래곤 볼의 가장 큰 이슈인 드래곤 볼 모으기를 통해 유니크/레어 아이템의 획득을 가능케 하는 등, 원작의 갖가지 요소들을 MMORPG라는 게임적 특성에 잘 끼워맞춘 모양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클로즈베타 중인 드래곤 볼 온라인의 성공여부는 일단, 보여진 모습으로서는 굉장히 낙관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드래곤 볼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과, 원작의 요소들을 온라인 게임 속에 잘 녹여낸 특징 등은 세계시장과 국내시장 모두의 전망을 몹시도 밝게 하는군요. 엔씨소프트나 넥슨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려있던 넷마블/CJ 인터넷의 반격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역시 실제 서비스가 시작하고 나서의 안정적인 서버 운영과 즉각적인 패치 및 애프터 서비스가 이 게임의 지속적인 흥행을 가능하게 해주겠지만 말입니다.


ⓒToriyama Akira·Bird Studio / Shueisha Inc ⓒDBO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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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의 30주년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건담 관련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일본에서 또다른 빅 뉴스가 있습니다.

 

토미노 요시유키 옹의 신작 건담?


일단 건담 BIG EXPO에서 이벤트 형태의 단편으로 상영된 이 작품은 현재 "Ring of Gundam"이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현재 방영 형태나 방영시기 등에 대해서 정확히 정해진 바는 없는 듯 하구요. 제작 스튜디오 역시 선라이즈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로봇' 아니메 스튜디오(카토 쿠니오 감독의 단편작 La Maison en Petits Cubes나, TV 시리즈 나나미 짱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아 3D 애니메이션과 셀 애니메이션이 혼합된 형태로 제작될 듯 합니다. 메카닉 디자인은 역시나 원년 멤버인 오카와라 쿠니오가, 그리고 음악은 칸노 요코가 맡아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새로운 건담 시리즈에 큰 힘을 실어줄 듯 합니다.

 

일단 배경은 우주세기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가 될 듯 하구요. 달 궤도에 지름 600Km에 육박하는 거대한 링 모양의 인공 구조물이 떠있는 지구권이 그 배경인 듯 합니다. 주인공인 에이지가 'Beauty Memory'라는 것을 지구의 어느 산 속에서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이 'Beauty Memory'라는 것이 건담 시리즈의 첫 주인공이었더 아무로 레이와 관련이 있는 물건이라고 하는군요.

 

이번 30주년 기념의 실사모형 건담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동안 가지고 있던 건담에 대한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벗어버린 듯한 토미노 옹이 만든 신작이니만큼 어떤 형태로 전개가 될지 궁금합니다. 또한, 턴에이 건담에서 보여준 탈 건담적인 모습이나 제타 건담 극장판에서 보여준 좀 더 희망적인 메시지들로 보아 이번 건담 시리즈 역시 확실히 그가 전성기를 누리던 70~80년대와는 분명 다른 모습을 띌 것 같군요.

 

이제 초로의 노인이 된 '몰살의 토미노'가 '희망의 토미노'가 되어 보여주는 건담의 세계가 자못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세대에게 공감을 얻기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이지만 말입니다.)

 

마이니치 신문의 기사: ガンダム,30周年作品の映像公開 富野由悠季原作・総監督で制作

Animation News Network의 기사: Part of Yoshiyuki Tomino's 'Ring of Gundam' Previewed (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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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TSU · SUNRISE (captured from Gundam UC Homepage)


제작 발표 후 한동안 잠잠하던 기동전사 건담 UC가 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새로운 소식을 올렸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UC 홈페이지 바로가기

 

일본어 페이지 뿐만 아니라 영문 페이지 역시 만들어서 이전까지와는 다른 글로벌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군요. 확실히 21세기 들어 일본 아니메의 화두는 세계화인 듯 합니다. 공식적으로 외국인을 위한 홍보활동을 벌이지 않았던 건담 시리즈 조차도 이렇게 영문 페이지로 홍보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일단 최신 뉴스 측은 일본어 홈페이지만 업데이트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8월 22일자로 새로이 제작중인 건담 UC 아니메에 관한 소식이 업데이트 되었군요.


우주세기를 배경으로 한, 역습의 샤아 편으로부터 3년 뒤의 이야기인 건담 UC 아니메는 2010년 봄, OVA 형태로 발매될 예정인 듯 합니다. 총 6부작으로 제작된다고 하는군요. 1화는 50분이라고 합니다. 아마 2~6화는 30분 정도의 일반 OVA 분량 정도일 듯 하네요. OVA 발매가 완료된 이후에는 아마도 총집편 형태의 극장판으로 개봉될 듯 합니다.

 

자, 과연 새로운 우주세기의 이야기가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 자못 궁금하군요. 이제 이쯤되면 건담 시리즈도 어떻게 국내에서 DVD 정도로 정발 좀 되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이번 UC가 그 물고를 터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세계 동시 발매라는데, 한국은 제외되겠군요.)


ⓒSOTSU · SUNRISE (captured from Gundam UC Home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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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tarou Miura·Hakusensha

총몽을 헐리우드 실사영화로 제작하도록 한 프로듀서 노스롭 데이비스(Northrop  Davis)가 이번에는 베르세르크, 그래플러 바키, 멘발의 겐 등을 연이어 실사영화로 제작할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해당 기사의 출처.

 

Berserk, Baki, Barefoot Gen Pitched to Hollywood

 

아직, 구체적인 제작계획이나 스탭진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만, 헐리웃에서 이 작품들의 실사영화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인 듯 합니다. 이 세 작품 외에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일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전차남 역시 그 프랜차이즈 권리를 따온 것 같군요. 한꺼번에 4작품이나 런칭을 시작했으니 적어도 한 작품 이상은 실사영화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베르세르크는 많은 분들이 아시듯 강렬한 하드고어적 액션과 처절함으로 가득한 어두운 판타지 작품입니다. 이런 류의 작품이 오락성이 가득한 헐리웃의 실사영화로 제작될 경우, 아무래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인데요. 요 근래 헐리웃 오락 영화에서도 굉장히 탄탄하고 사실적인 묘사들을 잘 해내는 감독들이 많이 늘어난지라 좋은 감독만 만난다면, 의외로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 역시 큽니다.

 

그래플러 바키는 이타가키 케스케의 격투기 장르 코믹스로, 사실적이고 과격한 액션묘사가 일품인 작품입니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 전개는 굳이 아니메나 코믹스가 아니더라도 쟝 끌로드 반담과 같은 액션 배우들이 수차례 선보인 B급 격투영화에서 익히 보아온 전개이기에 영화화에 그리 큰 메리트가 있는지는 의문이 들긴 하는군요.

 

오히려 이들 중에서는 맨 발의 겐의 그 의의가 가장 크지 않을까 합니다. 원폭이 떨어진 일본의 처참한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이 작품은 지극히 일본적이지만, 동시에 전쟁의 폐해와 군국주의 모순, 그리고 핵무기의 처참함을 알려준 의미있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핵무기의 위기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지금의 세계에 어쩌면 공감가는 메시지를 선사할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좋은 감독과 각본가, 그리고 명배우들을 만나서 완성도 높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선 과제이겠지만요.

 

헐리웃의 아니메에 대한 러브콜은 근래에 들어서는 거의 노골적이다시피 굉장한 러쉬를 이루는 듯 합니다. 아직까지는 트랜스포머 외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 없었습니다만, (사실 트랜스포머도 이미 하스브로 컴퍼니를 통해 미국 내에서 일찍 현지화를 이룬 후 실사영화화 되었기에 완전히 아니메를 옮겨온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군요.) 속속 제작되는 아니메 원작의 실사영화가 더 높은 완성도로 큰 반응을 일으킨다면, 일본의 아니메, 아니 대중문화는 지난 수십년간 세계에 끼친 파급력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플러 바키(좌) ⓒItagaki Keisuke/Akita Shotend·Free Will / 맨발의 겐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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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Imagi Crystal Limited / Original Manga ⓒTezuka Production Co., Ltd.


일본 아니메의 상징, 철완 아톰이 헐리우드에 의해 3D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합니다. 2009년 10월 23일 개봉예정.

 

서양권의 소재 고갈로 인해 일본 아니메를 원작으로 삼은 헐리우드의 영화들이 한참 제작 러쉬 중인 요즈음, 이 아스트로 보이는 이례적으로 영화가 아닌 만화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만화영화의 종주국인 미국이 만화영화의 소재를 아니메에서 가져오는 현실은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불과 수십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황은 정반대였는데 말입니다. (일본에게는 무척이나 문화적 자긍심을 느끼는 상황이겠죠.)

 

개인적으로 이번 아스트로 보이의 3D 애니메이션 이식은 꽤 성공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일찌감치 3D 에니메이션으로의 이전을 통해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한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트랜스포머 외에는 실사영화로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일본 아니메를 그 소재로 택함으로써, 애니메이션의 맛을 십분 살린 훌륭한 퓨전요리가 탄생될 듯한 예감이랄까요.

 

트레일러의 영상으로 본 미국식 아스트로 보이의 모습은 완전히 미국적 가치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만, 아톰이 가진 외향적 특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체, 원작보다는 훨씬 활기차고 개구장이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되어 실사영화로의 이식보다는 확실히 성공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그대로 아스트로 보이의 외향적인 컵셉을 그대로 간직한 체,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스타일로 뒤바뀐 것이죠.

 

얼마전 개봉하여 쓰디쓴 혹평과 참패를 기록했던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경우도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면, 훨씬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와 애니메이션만의 맛을 100%  살리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스케일 큰 드래곤볼의 황당무게한 액션연출이 3D 애니메이션과 접목되었다면, 훨씬 제대로 된 맛을 보여주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 이번 아스트로 보이의 국내 더빙판에서 아스트로 보이의 성우를 무려 유승호 군이 맡았다고 합니다. 설마 유승호의 목소리를 들으러 수많은 누님팬들이 아스트로 보이를 관람하러 오시지는 않으시겠죠?

 

아스트로 보이 공식 홈페이지 (트레일러, 스틸샷 출처)

ⓒ2009 Imagi Crystal Limited / Original Manga ⓒTezuka Production Co., Ltd.



ⓒ2009 Imagi Crystal Limited | Original Manga ⓒTezuka Production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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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 Ryoichi Yokomizo

본 추리소설의 거장 故 요코미죠 세이시 선생의 1951년작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이라고는 하지만, 한 세기 전에 태어난 인물인지라 사실 국내에서 요코미조 세이시의 인지도 자체는 그닥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른다 하더라도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탐정의 이름을 들어보면 어디선가 낯익은 느낌을 갖게 되는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긴다이치 코스케'.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추리만화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한국판 제목: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주인공인 김전일이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명탐정이신 우리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의 바로 그 할아버지로, 요코미조 세이시가 창조해낸 희대의 명탐정이 바로 이 긴다이치 코스케인 것입니다. 실제 김전일이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긴다이치로 발음하며, 김전일의 원 일본이름은 긴다이치 하지메이죠.
 
일본 추리만화 초유의 베스트셀러에서 매번 거론되는 이 인물은 요코미조 선생과 그가 창안해 낸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에 대한 일종의 존경의 표현이며, 동시에 많은 일본 추리 매니아들이 그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일 것입니다. 그리고, 김전일(실제로는 긴다이치 하지메)은 그 이름으로 인해 긴다이치 코스케의 명성과 아우라를 어느 정도 등에 업고 작품을 이끌어 가는 것이기도 하구요.
 
자, 이 정도로 일본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이 작품 '악마과 와서 피리를 분다.'는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77편의 에피소드들 중 15번째에 해당하는 비교적 초창기의 작품입니다. 초창기이다보니 당시 한참 전성기의 필력을 과시하던 요코미조 선생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실제로 당시 요코미조 선생은 이 작품을 포함하여 무려 세 편의 긴다이치 코스케 이야기를 집필 중이었다고 하는군요(시공사판 소설의 후기 참조).
 
비록, 영화로 대성공을 거두며 요코미조 선생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지게 된 '이누가미 일족'이나, '옥문도', '팔묘촌'과 같은 작품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긴다이치 코스케 팬들의 인기투표에서 당당히 3위에 올랐으며, 요코미조 본인은 베스트 7에 선정할 정도로, 이 작품의 완성도와 인지도는 높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로도 수차례 제작된 사례도 있지요.
 
 
기괴하고 미스테리한 몰락귀족의 가족사에 접근하는 명탐정의 여행기
 
작품의 전개는 밀실살인을 포함한 기묘하고 괴기스러운 살인 징후, 피해자와 주변인물들의 과거 속에 숨겨진 경악스러운 진실, 범인은 결국 주변인물들 중 하나라는 결과 등이 포함되어 있는 전형적인 요코미조식 추리 전개를 따르고 있습니다. 비록 요코미조 선생의 작품을 읽지 못한 이들이더라도 이러한 전개는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에서 익히 보아온 모습이기도 하지요. 정확히 말하면, 요코미조 선생의 스타일을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스토리 작가들이 이어받았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요코미조 선생이 이전까지 그려왔던 피해자 가문에 얽혀 있는 낡고 고루한 인습과 삐뚤어진 과거에서 좀 더 나아가, 전후 몰락한 일본의 귀족제(일본에서는 화족제도)와 사회상이 반영되었단 점에서 이전 작품들과는 달라진 스타일을 보이고 있으며, 추리소설의 백미 중의 하나인 밀실살인이나 전혀 불가능 할 것 같은 범죄장면의 묘사보다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았던 과거의 실마리를 하나둘 짜맞추어가는 이야기 전개에 그 비중이 더 맞추어져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첫번째의 밀실사건이 발생한 후, 긴다이치 코스케는 사건 현장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보다는 이미 본편이 시작되기전 자살을 시도하면서 사건의 발단을 알린 피해자 가문의 가장 츠바키 자작의 행방을 쫓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30장에 이르는 본작의 구성에서 중반부는 바로 이 긴다이치 코스케의 츠바키 자작 행적 찾기에 할애되고 있지요. 이후 중후반부에 이루어지는 몇 건의 살인사건은 초반부의 밀실사건과 같은 불가능 범죄가 아닌, 일반적인 살인현장에 그치고 있어 상대적으로 살인사건 자체가 갖고 있는 미스테리함은 경미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작품은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며, 세 건의 살인사건마다 축음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플루트 곡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의 기괴한 느낌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살한 츠바키 자작이 마지막으로 남긴 이 기괴한 플루트 곡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음산한 츠바키 가문의 저택과, 몰락한 옛 귀족들의 음험한 과거, 그리고 피폐해진 패전 후의 일본(굳이 이 작품에서는 패전이라는 말보다는 전후로만 묘사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야 일본인이 쓴 이야기니만큼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치고)의 상황과 어울려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몹시도 괴기스럽게 이끌어가고 있지요. 특히, 한국어판을 출간한 시공사가 자사의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이 기묘하게 음산한 플루트 곡을 들으면서 책을 읽어본다면 그 느낌은 확실히 평상시보다 강렬해질 듯 합니다.
 
 
깊은 풍미를 가진 고전적인 일본스러운 맛의 미스테리
 
전체적으로 작품의 흡입력은 강력합니다. 짧지 않은 분량이지만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느낌이 강렬하다고 할까요. 다만, 그 원동력이 긴다이치 코스케의 사건해결보다는 어둡고 사악한 악마의 과거가 숨겨진 귀족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긴다이치 코스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미비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명탐정이 모든 사건에서 항상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에피소드 등에서도 몇 차례 보아온 모습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와 많은 동질감을 느끼는(물론, 김전일의 스토리 작가들이 요코미조 선생의 스타일을 답습한 것이지만) 전개 방식은 어떤 면에서는 친근감을 느끼게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식상함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것은 작품 자체의 식상함이라기보다는 우연치 않게 비슷한 맛에 너무 길들여져 버린 독자들이 운이 없는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실제로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를 권당 2~30여번은 족히 보아왔던 제게 이 작품은 분명 멋지지만, '뭔가 예전에 한번은 먹어보았던 맛인데?'라는 느낌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익숙한 맛도 확실히 거장이 만들어 낸 맛인지라 식상함 속에서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의 작품이 몇 번씩이나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다시 김전일을 통해 비슷한 스타일로 미디어 믹스화 되는 것은 바로 이런 깊은 풍미에 대한 팬들의 욕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봅니다.
 
음산하고 음울하며 충격적인 귀족사에 얽힌 미스테리... 어쩌면 이 무덥고 습한 여름의 날씨에 제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렛츠리뷰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 10점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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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엔이 미디어 제작

크라잉 프리맨 디지팩 패키지 한정판 (이미지 출처: 알라딘)

 
이케가미 료이치(그림), 코이케 카즈오(글)의 전설적인 성인극화 코믹스 '크라잉 프리맨'의 OVA가 이제서야 정식 DVD로 한국을 찾아오는군요.
 
80년대 당시 VHS 비디오 타이틀의 서두에 항상 등장하는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음란물과 폭력 영상물에 대한 위험성을 설명하는 공익광고의 배경 씬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이들이 그 제목은 몰라도 그 장면만큼은 모두 어렴풋이 기억하는, 어찌보면 일본 성인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한국인들이 짧은 컷이나마 시청하지 않았나 싶은 크라잉 프리맨은, 일본 성인만화계의 거성 이케가미 료이치의 신필에 의해 탄생한 살인을 하면 눈물을 흘리는 독특한 매력의 주인공으로 인해 아니메는 물론 헐리우드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던 이케가미 료이치 최대의 히트작이기도 합니다.
 
80년대 한국의 무판권 성인만화계를 선도하던 구호 성인만화에 의해 소개(당시 제목은 '자유인'인가 그랬는데... 원제를 번역한 울부짖는 자유인은 어감이 이상해서인지 제목을 짧게 하려함인지 그냥 자유인으로만 표기)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케가미 료이치의 작품은 당시 청소년들에게도 음성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요. 이번에 DVD로 발매되는 크라잉 프리맨은 바로 이 코믹스를 원작으로 88년부터 94년까지 총 6부작으로 제작된 OVA 아니메입니다.

 

ⓒIkegami Ryoichi / Shogakukan

이 작품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구호 성인만화를 통해 국내에 음성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씨티 헌터 등과 함께 당시 청소년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불건전 만화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원래 일본에서도 성인극화 만화였던 이 작품을 국내에서 무판권으로 들여오면서 아무런 제약없이 청소년들이 접했기 때문인데요. LD를 비디오 테입으로 더빙하는 당시의 아날로그식 복사 배포(일부 레코드 가게에서 이 본사본을 판매)에 의해 당시 많은 아니메 매니아들이 이 작품을 감상하게 되면서, 그 존재를 영등위가 눈치챘는지 후에 등장하는 많은 비디오의 공익광고에 이 크라잉 프리맨의 OVA 2편 클라이막스 씬이 그대로 인용되게 됩니다.
 
하여간에 어린 시절의 아련하면서도 18금스러운 기억들과 맞닿아 있는 작품인지라 DVD 발매 소식을 들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불과 십 수년전만해도 공익광고에까지 사용되면서 폭력적이고 음란한 영상물의 상징으로 치부되던 이 작품이 이렇게 정식으로 국내에 DVD로 발매되다니, 정말 너털웃음이 나오는 일이군요.
 
총 6부작의 OVA는 각 작품마다 스탭진이 조금씩 다릅니다. 성인작품보다는 아동용 전연령가 작품을 주로 만드는 도에이가 의외로 제작을 맡아(그만큼 이 작품의 흥행 가능성이 뛰어났다는 반증이겠지만) 상당수의 스탭진이 도에에 동화 출신의 인물들인데요. 먼저 1편은 드래곤 볼 시리즈와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3X3 Eyes의 감독으로 유명한 니시오 다이스케가, 2편은 은하철도 999 TV 시리즈와 천년여왕 TV 시리즈로 유명한 노장 니시자와 노부타카가 맡았습니다. 이 두 편은 모두 아라이 코이치가 작화감독을 맡으면서 가장 원작과의 싱크로가 높은 비쥬얼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3편과 4편에 이르러서는 주요 스탭진이 많이 바뀌게 됩니다. 드래곤 볼, 그랑조트, LAIN 등에서 연출 등을 맡아온 죠헤이 마츠우라가 3편을, 역시 다수의 드래곤 볼 시리즈에서 연출을 맡아왔고 성투사 성시의 감독으로 알려진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4편의 감독을 맡았는데요. 특히 이 두 시리즈는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작화를 맡으면서 기존의 이케가미 료이치의 스타일과는 그다지 융합이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적어도 비주얼에 있어서는 앞선 두 작품에 비해 많은 이질감을 주었다고 기억이 됩니다.
 
5편과 6편은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쭉 감독을 맡았습니다. 디지몬 시리즈나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시간을 달리는 소녀, 퍼팩트 블루 등에서 원화스탭으로 참여한 신예 야마시타 타카아키가 작화감독을 맡았는데요. 1편이나 2편에 비해서는 동화적인 연출보다는 정적인 연출에 치중한 느낌이지만, 3편이나 4편에 비해서는 원작의 그림체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무삭제판으로 원화집이나 포스터와 같은 부록 등도 제공한다니 부실한 내용의 북미판보다 훨씬 좋은 패키지일 듯 하군요. 이제와서 잊혀져버린 이 작품, 그것도 매니악한 취향의 성인물이 이 정도 퀄리티의 패키지로 출시된다는 것이 조금 의문이긴 합니다만, 올드 팬으로서는 꽤나 기대가 되는 타이틀이 아닐 수 없습니다. 8월 14일 출시 예정.

크라잉 프리맨의 실사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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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SUMMER WARS FILM PARTNERS. / CJ 엔터테인먼트 배급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검색)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2007년 큰 호응을 얻었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2년만에 다시 새로운 작품을 들고 여름 극장가를 찾아왔습니다. 여름에 딱 어울리는 그 제목은 '썸머 워즈(Summer Wars)'.
 
일본에서는 8월 1일에 개봉을 했고, 국내에서는 오는 8월 13일 개봉예정이라는군요. 이전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하 시달녀)'가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소규모로 개봉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썸머 워즈는 확실히 규모도 커지고 프로모션도 전에 비할 바가 아닌 듯 합니다. 호소다 마모루와 그의 작품의 입지가 이제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군요.
 
주요 스탭들은 전작인 시달녀와 거의 동일합니다. 특히나, 캐릭터 디자인을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다시 맡아, 호소다 마모루-사다모토 요시유키의 특급 듀오가 이번에도 큰일을 낼 것 같은 포스를 뿜어주고 있군요. 각본의 오쿠데라 사토코, 작화감독인 아오야마 히로유키도 모두 시달녀에 참여했던 이들이죠. 야마모토 니죠 대신 미술을 맡은 다케시게 유우지 배경감독 역시 시달녀에서 배경미술스탭으로 참여하였으며, 액션 작화감독인 니시다 타쯔죠 역시 시달녀의 원화스탭이었습니다. 제작사 또한 시달녀의 제작을 맡았던 전통의 명문 제작사 매드 하우스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달녀에서부터 이번 썸머워즈에 이르기까지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느낌은 지브리 특유의 풍부한 감성과 아기자기함이랄 수도 있겠는데요. 이러한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이 두 작품의 배경미술이 철저히 지브리적 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듯 합니다. 시달녀의 배경미술 감독이었던 야마모토 니죠와 이번 썸머워즈의 배경미술 감독인 다케시게 유우지가 모두 지브리 소속의 대표적인 배경미술 감독이기 때문인데요. 거기에 가이낙스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캐릭터가 움직이면서 시달녀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꽤나 상큼하면서도 풍부한 느낌이 가득한 작품이 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더불어 펼쳐지는 가상현실과 CG의 독특한 영상미가 풍성하면서도 색다른 맛을 보여줄 듯 하군요.
 
사실 이 스탭진의 구성은 참 재미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가이낙스의 대표주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와, 도에이 동화 출신의 감독으로 한 때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미야자키의 후계자 중 하나로 지목되기까지 했던 호소다 마모루, 그리고 도에이 A 스튜디오와 일본 애니메이터의 아버지 모리 야스지의 스타일을 이어가는 스튜디오 지브리와, 데즈카 오사무와 무시 프로덕션의 유지를 가장 많이 이어받은 매드 하우스... 신구의 조합과 라이벌 간의 합심은 이제 일본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에 천작하기 보다는 글로벌한 관점에서 모든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일본 스타일 아니메를 만들어가보고자 하는 그들의 시도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썸머 워즈가 이번에도 큰 성공을 거둔다면, 호소다 마모루의 입지는 얼마만큼 커질까요. 과거 그를 내쳤던 스튜디오 지브리는 땅을 치고 울까요? 호소다 마모루식 스타일의 아니메는 과거 미야자키의 그것과는 다른 스타일이지만, 보편적인 감성의 테두리 안에서 재미와 감동을 간직하고 풍부한 미술과 색감으로 일본 아니메만의 맛을 낸다는 점에서 미야자키의 뒤를 이을만 해보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미야자키 만큼의 스케일과 디테일함을 겸비하지 못했지만, 아니 미야자키의 스타일을 어느 한명이 모두 이어가기는 이제 불가능할지도 모르지요. 그렇다면, 미야자키 스타일을 이어갈 수 있는 많은 후배 애니메이터들 중에서 호소다 마모루의 존재감은 이번 썸머 워즈를 기점으로 더더욱 커질런지도 모르겠습니다.

©2009 SUMMER WARS FILM PARTNERS. / CJ 엔터테인먼트 배급 (이미지 출처: 썸머워즈 한국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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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Moon/Fate Project

Fate/Stay Night 극장판 공식 홈페이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극장판 Fate/Stay Night이 내년 초인 2010년 1월 23일 개봉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래는 해당 기사의 원문.
 
 
도쿄 시네마 필름 이케부쿠로를 포함 최소 11개 개봉관에서 상영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이번 극장판은 Fate의 주요 스토리라인인 Unlimited Blade Works를 포함하여 독자적인 스토리로 구현될 것 같습니다. Fate의 팬들이라면 잘 아실 Unlimited Blade Works는 스토리라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린의 서번트인 아쳐의 궁극의 기술이기도 하지요. TV 시리즈에서도 헤라클레스와의 마지막 결전에서 예의 그 장엄한 주문영창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스튜디오 딘에서 제작을 맡고 야마구치 유지 감독, 사토 타쿠야 각본, 이시하라 메구미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등 주요 스탭진은 TV 시리즈의 스탭들이 그대로 계승할 예정이군요. 개인적으로는 움직임이 많아야할 장면에서 정적인 컷 씬으로 대부분을 처리했던 Fate TV 시리즈에 대해서 일말의 실망감도 갖고 있었던지라, 이번 극장판은 좀 더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모습으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현재로서는 TV 시리즈를 압도할 정도의 퀄리티는 아닐꺼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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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20th Century Fox


타이타닉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던 헐리우드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이 마침내 다시 돌아옵니다. 무려, 두 편의 영화와 함께 말이죠.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어비스 등에서 이미 SF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의 이번 복귀작은 당연스럽게도 SF입니다. 게다가 단순한 실사영화가 아닌, 3D 최신기술이 총동원된 3D 애니메이션 + 실사영화의 조합이 될 듯 하군요. 퍼포먼스 캡쳐 방식과 3D 퓨전 카메라 시스템 등이 동원되어 굉장히 독특한 영상미를 보여줄 것 같습니다. 2008년 개봉예정이었으나 2009년으로 연기된 이 작품의 제목은 아바타.
 
올해 터미네이터 4: Salvation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샘 워딩튼을 비롯, 조 샐다나, 라즈 알론소를 비롯하여 제임스 카메론의 이전 작에 출연했던 시고니 위버(에일리언2), 마이클 빈(터미네이터, 에일리언2) 등도 출연하는 등, 캐스팅도 몹시 기대가 됩니다. 과연 오랜동안의 공백기를 접고 돌아온 거장의 SF가 어떤 모습으로 탄생될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한가지 더 반가운 것은, 카메론 감독은 이 아바타 외에도 무려 한편의 작품을 더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 두번째 작품의 제목은  바로 베틀 엔젤(총몽)입니다.
 
일본 아니메 팬들이라면 많이들 아실법한 이 작품은 기시로 유키토의 사이버펑크 작품으로, 90년에 출간되어 SF 매니아들에게 좋은 평을 얻었던 작품입니다. 선택받은 자들만이 사는 공중도시 자렘과 그 아래 지상에서 살아가는 극빈층의 사람들. 자신의 몸을 사이보그 화하는 것이 일반화된 이 사회에서 인간의 생몸은 자렘의 이들에게는 비싼 값으로 거래되는 물품이며, 지상의 빈민들은 이를 통해 자렘으로의 진출을 꿈꾸게 됩니다. 총몽은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 속에서 기억을 잃어버린체 쓰레기더미 속에서 발견된 사이보그 소녀 갈리가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내재된 격투기술을 통해 강적들과 싸워나가면서 자신의 과거를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는 SF 격투 액션물의 수준이지만, 굉장히 암울한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잔인하고 리얼한 격투 장면의 묘사, 암울한 세계 속에서 사이보그와 인간의 경계 속에 서있는 벼랑 끝의 인간군상이 겹쳐지면서 상당히 무게감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1993 Yukito Kishiro/Business Jump/Shueisha/KSS

 요즈음, 소재고갈로 인해 헐리우드가 일본 아니메를 영화화하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습니다만, 이번 카메론 감독의 배틀 엔젤은 그 중에서도 완성도 면에서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수준이 다른 작품이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봅니다. 게다가 터미네이터나 에일리언 2, TV 미니 시리즈 다크 엔젤 등에서 이미 강인한 여전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를 연출해왔던 카메론 감독인지라 이번 배틀 엔젤의 싱크로는 몹시 높지 않나 싶구요. 거기에 아바타에서 사용한 퍼포먼스 캡쳐 방식과 3D 퓨전 카메라 시스템, 그리고 실제 배우와 CG 캐릭터의 실시간 합성방식 등이 적용되어 코믹스에서 보여주었던 하드코어한 액션씬의 재현 역시 높은 수준으로 구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현재 아바타의 잇단 개봉연기로 인해 2009년 여름에 개봉예정이었던 배틀 엔젤 또한 무기한 개봉연기에 들어가게 된 듯 합니다. (아바타가 아직 공식 트레일러조차 공개 안된 것으로 보아 더 길어질 듯 싶군요.) 10년만의 복귀작이어서 그런지 카메론 감독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듯한 느낌이군요. 그가 다시 한 번 거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지 몹시 기대가 됩니다.
 
아, 이번 배틀 엔젤 기획은 총 3부작으로 첫번째 시리즈의 흥행 여부를 보고 차기 시리즈의 제작여부를 결정 짓는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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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인간 캐산 (1973), 新造人間キャシャーン / Neo Human Casshern


ⓒ Tatsunoko Production


<정보>

◈ 원안: 요시다 타츠오
◈ 감독: 사사가와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 요시다 타츠오, 아마노 요시타카
◈ 작화감독: 카와바타 히로시
◈ 음악: 키쿠치 슌스케
◈ 기획: 요시다 켄지, 쿠리 잇페이
◈ 제작: 타츠노코 프로덕션
◈ 저작권: ⓒ Tatsunoko Production
◈ 방영일자: 1973.10.02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아즈마 박사의 숙원은 인류에게 봉사하기 위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 마침내 개발에 성공하여 눈을 뜨게 된 로봇. 그러나, 지구의 환경보존을 위해 일해야 할 로봇은 지구환경에 가장 위협이 되는 원인을 인간으로 판단하고 아즈마 박사를 살해하고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안드로 군단을 만들어내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브라이킹 보스라 칭하는데...

한편, 아즈마 박사의 아들인 테츠야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그리고 브라이킹 보스의 안드로 군단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아즈마 박사가 남겨놓은 인간과 기계의 융합으로 움직이는 신조인간의 탄생을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기로 결심한다. 마침내 탄생한 신조인간. 이제 그는 더이상 테츠야가 아닌 브라이킹 보스에게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사나이, 바로 캐산이다.


<소개>

갓챠맨에 이어 방영된 타츠노코 프로의 캐산은 명실공히 타츠노코 프로를 히어로물의 본가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갓챠맨처럼 장기 시리즈화되지는 못했지만,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인간의 몸을 버리고 기계가 되어 고독한 싸움을 계속하는 외로운 영웅의 모습, 인간과 기계의 경계선에서 고민하는 캐산의 번뇌 등, 전체적으로 작품의 배경 자체는 상당히 무거운 편이었음에도 이를 아이들이 보기에도 무난한 수준의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타츠노코 프로의 대표작으로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런 수작들을 연달아 만들어 낸 당시 타츠노코의 역량은 이제와 생각해 보아도 높이 평가할 부분이다. (직전년도에 방영을 시작했던 개구리 왕눈이도 이런 측면, 즉 무거운 주제와 예리한 풍자를 담고 있으면서도 결코 아이들이 주시청층인 아동 만화영화의 본질을 흐리지 않은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할 듯 싶다.) 

어머니의 혼을 담은 백조 로봇 스와니와 캐산과의 애틋한 만남, 그 스와니가 다름 아닌 브라이킹 보스의 애완로봇이며 브라이킹 보스는 아직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설정 등은 애절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불러 일으키는 장치였다, 또한, 캐산을 항상 따르는 사이보그 개인 프렌더가 비행기나 오토바이 등 다양한 탈 것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당시 아이들(엘로스까지 포함하여)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이 프렌더의 변신 컨셉은 타츠노코의 40주년 기념 작품인 '카라스(2005)'에서 카라스의 다양한 변신형태로 재활용되기도.)

93년 리메이크를 거쳐 2004년과 2008년에 각각 실사영화와 새로운 TV 시리즈 아니메로 다시 찾아오기도 했다.

ⓒ Tatsunoko Production

ⓒ Tatsunoko Production



캐산 (1993)


ⓒ Tatsunoko Production

<정보>

◈ 감독: 후쿠시마 히로유키 外
◈ 각본: 아이카와 노보루 外
◈ 캐릭터 디자인: 우메츠 야스오미, 코가와 토모노리
◈ 메카닉 디자인: 야마네 키미토시, 후쿠이 히토시
◈ 음악: 오시마 미치루
◈ 제작: 타츠노코 프로덕션
◈ 저작권: ⓒ Tatsunoko Production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OVA / 중학생이상 관람가 (PG-13) 


<소개>

90년도 들어 현저히 활동이 줄기 시작한 타츠노코 프로는 중반부에 이르러 두 개의 작품을 내놓는데, 그것은 바로 자사의 빅히트작이었던 갓챠맨과 캐산의 리메이크였다. 이 두 작품들은 시퀄 형태가 아닌 원 시리즈의 줄거리를 그대로 사용하되 OVA에 맞게 적절하게 축약하고, 대신 작화만 신작화를 사용한 일종의 팬서비스 차원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들이 화제를 모았던 것은 바로 그 캐릭터 디자인에 있었는데, 85년 제타 건담 오프닝으로 매니아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메가존 23 파트 2(1986)'와 '로봇 카니발에(1987)'에서 그 천재적인 작화로 이름을 알린 우메츠 야스오미가 오랜 공백을 딛고 캐릭터 디자이너로 참여한 작품이라는데 있었다. 앞선 두 시리즈에서 탈 일본적이고 독특하면서도 탐미적인 그림체를 선보였던 그의 손을 거쳐 캐산은 신세대에 걸맞는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히로인인 루나의 육감적인 자태는 역시 우메츠 야스오미!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다만, 팬서비스적인 특성상 작품 자체는 큰 변화 없이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에 전체적인 느낌은 싱거운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캐산 (2004)


ⓒ 2004 Casshern Partners

<정보>

◈ 감독: 키리야 카즈아키
◈ 각본: 키리야 카즈아키, 사토 다이, 스카 쇼타로
◈ 촬영: 키리야 카즈아키
◈ CG: 쇼노 하루히코
◈ 시각효과: 키무라 토시유키
◈ 미술: 하야시다 유지
◈ 음악: 사기스 시로
◈ 주제가 : 우타다 히카루 (키리야 카즈아키의 부인)
◈ 저작권: ⓒ 2004 Casshern Partners


<소개>

사진작가 출신의 키리야 카즈아키 감독이 혼자서 감독, 각본, 촬영의 1인 3역을 해낸 실사판 캐산. 2004년 일본에서 개봉되어 200만 이상의 관객과 15억 3천만엔의 수입을 거둬들여 2004년 상반기 최대 히트작으로 기록되며, 성공적인 캐산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다. ([5] 참조)

실사판은 사진작가 출신의 감독과 일본을 대표한 SFX 스탭들의 참여로 인해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한편의 CF나 몽환적인 사진 전시회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비주얼은 독창적이고 이질적이며, 강렬하기까지 하다.

다만, 내용 전개는 지루함을 넘어서 괴롭기까지 한데, SF 히어로물임에도 불구하고 전개부분은 지나칠 정도로 늘어지고 사색적이며, 대사량도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무척이나 불친절한 느낌을 준다. 일본에서의 성공과는 반대로 국내에서는 흥행참패 (사실, 개봉했다는 것조차 몰랐을 정도로 한국에서 이 영화의 인지도는 암울할 정도다. 엘로스는 언제인가 인터넷 VOD로 감상했는데, 당시 결제했던 1,000원(?)이 아까울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기도.)를 기록하며 한국과 일본의 감성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하나의 사례라고 봐도 어떨까 싶다.


캐산 SINS (2008)


©2008 タツノコプロ/キャシャーンSins Project

<정보>

◈ 감독/스토리보드: 야마우치 시게야스
◈ 각본: 코바야시 야스코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유마코시 요시히코
◈ 음악: 와다 카오루
◈ 제작: 매드하우스
◈ 저작권: © 2008 タツノコプロ/キャシャーンSins Project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 중학생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캐산의 신(SIN이 아니라 新) 시리즈는 놀랍게도 타츠코노가 아닌 매드 하우스에서 제작되었다. 나름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서, 캐산의 작품 노선이 이전과는 무척이나 다름을 예측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매드하우스는 항상 독자적인 자신들만의 작품 스타일과 해석을 추구해왔기에, 이번에도 이 고전명작을 어떤 형태로 잘 살려낼 것인가에 대해 무척이나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신 시리즈의 제목이 SIN인 것은 묘한 중의적 의도를 느끼게 한다. 제목처럼 이 작품에서의 새로운 캐산은 기억을 잃어버린체, 구원자인 루나를 살해한 온 인류의 적으로 등장하는데, 이 파격적인 설정의 변경은 역시 원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비주얼과 함께 캐산의 속편이라고 보기에는 많은 이질감을 선사한다. 속편으로 기대하고 보기보다는 이 작품 자체의 매력을 찾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옳을 듯 싶다.


<참고 사이트>

[1] Shinzo Ningen Casshan (TV), Anime News Network
[2] Casshan: Robot Hunter (OVA), Anime News Network
[3] Casshern (live-action movie), Anime News Network
[4] Casshern Sins, Anime News Network
[5] Neo-Human Casshern, Wikipedia
[6] 실사영화로 환생한 신조세포 '캐산' by 캅셀, 캡슐 블로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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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매되었던 '에반게리온: 1.01 You are (not) alone'(이하 에바 序)의 초회 한정판 DVD 패키지를 얼마전 구입했습니다. 초회 한정판이라면서 1년 이상 판매되고 있군요.


에반 序 DVD는 일본의 원 패키지를 거의 100% 그대로 옮겨온 제품으로, 일단 기본 이상의 충실한 구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초회 한정판에는 DVD 외에 OST CD가 패키지 형태로 포함되어 있지요. 원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대본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CD 패키지의 구성은 무난합니다. 사기스 시로의 묵직한 음악들이 전편을 장식하고 있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우면서도 긴장감을 자아내는 음악 구성이죠. CD 북클릿에는 각 수록 음악의 키와 템포, 그리고 그에 대한 간단한 주석과 함께 작곡가와 세션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너스 트랙까지 포함하여 총 26곡 수록.


본 DVD 패키지의 모습. 심플하고 강렬한 빨간색의 하드 커버 속에서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색 디지팩 패키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1.01이라는 상당히 소프트웨어적인 라벨링으로 패키지를 묘사하고 있는데요. 최상위 1은 이번 4부작 극장판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임을 표현하는 듯 싶고, 0.01은 말 그대로 이 새로운 극장판 시리즈의 버전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블루레이 버전의 경우에는 1.11이라는 버전이었죠. 소제목인 'You are (not) alone.'은 주인공인 신지, 혹은 작품을 보는 당신이 혼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는 상반되는 조합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작품 전체의 주제를 미리 암시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디지팩 패키지의 내부는 다시 붉은 색으로 컬러링이 되어 있습니다. 작 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붉은 LCL 용액을 표현하는 듯한 느낌인데요. 어찌보면 지나치게 심플한 감도 있습니다. DVD 커버 역시 메탈릭 레드의 바탕에 빛을 받아야지만 식별이 가능하도록 라벨링이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타이틀과 같은 정보를 노출하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듯한 디자인 컨셉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내부 부록의 구성은 북클릿과 스티커, 그리고 수록된 일러스트 코팅 필름을 끼울 수 있는 종이 앨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차, 패키지 구성시 실수로 북클릿이 접혀진 체 패키징이 되어버렸나 보군요. 이정도는 뽑기운이라고 위로하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총 14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 북클릿은 비록 짧지만 나름대로 알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의 제작 의도, 이번 극장판의 제작 키워드인 'Rebuild'의 의미(물론,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등장인물 및 각종 작품 속의 키워드에 대한 짧은 설명. 셔플먼트 디스크의 수록 내용 설명 및 스탭진 리스트. 셔플먼트 디스크에 수록된 'Rebuild of Evangelion: 1.01'에 대한 해설. 만화영화 제작에 사용되는 용어들에 대한 간단 해설 및 DVD 챕터 리스트. 마지막으로 총감독이자 원작작인 안노 히데아키의 인사말 등이 북클릿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위의 사진처럼 신지와 레이의 전신 일러스트도 수록되어 있구요.



위의 사진은 디스크의 메뉴 구성으로, 그 중 위의 세 컷은 본편인 디스크 01의 메뉴 구성이며, 마지막 컷은 셔플먼트 디스크인 디스크 02의 메뉴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 네 컷의 공통점은 모두 메뉴가 실행된 이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서서히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점인데요. 본편에서도 그렇고 몇 번씩 무지개에 대한 묘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 작품에 있어서 꽤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설정 메뉴에는 돌비 디지털 EX 6.1과 2.0, 그리고 돌비 디지털 ES 6.1의 세가지 사운드 방식을 제공하는군요. 하지만, 집에는 달랑 2.1채널 스피커만 있는지라 사운드 리뷰는 아쉽게도 통과.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제품 설명에는 일본어 자막도 지원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어 자막 밖에 지원되지 않습니다. 지원되는 언어 역시 일본어 뿐.

 

챕터 리스트 역시 다른 작품들과 달리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는데요. 얼핏 보면 메뉴 제작을 위해 쓰이는 스크립트 언어를 미처 제대로 된 라벨로 바꾸지 못하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는 음악감독인 사기스 시로가 OST 작곡시 부여한 곡의 이름으로 이를 그대로 챕터에 적용하여 음악이 바뀌는 시점으로 각 챕터를 나누었다고 하는군요. 역시 안노 감독 이하 스탭들만의 독특한 센스를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셔플먼트는 안노 감독이 각 장면마다 텔롭 형태의 주석을 첨부한 에바 序의 본편 영상과, 실제 만화영화가 완성되기 전의 레이아웃과 원화, 동화들을 촬영한 'Rebuild of Evangelion: 1.01' 영상(배경음악만 다른 사기스 시로 버전과 죠셉 버전의 두 가지로 보여짐), 그리고 본편의 영상을 재구성하여 편집한 Promotion Video인 'Angel of Doom PV', 마지막으로 트레일러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에 안노 감독이 직접 텔롭을 입혀 다시 재구성한 본편은 흥미로운 시도이지만, 동시에 텔롭 연출 이외에는 본편과 완벽히 중복되는지라 DVD 패키지로서의 가치에는 약간 의문이 드는군요. 특히, 왠만한 셔플먼트에는 기본적으로 수록되는 스탭들과의 인터뷰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바 序 (좌측) / 에바 TV 시리즈 (우측)


원 TV 시리즈와의 비교 영상(좌측이 이번 에바 序, 우측이 원 TV 시리즈). 전체적으로 선명하고 풍부한 색감입니다. 아울러 현대적인 취향에 맞는 좀 더 샤프한 느낌으로 그려졌구요. 원 시리즈에 비하여 훨씬 CG 작업이 많이 추가되어 업그레이드 되어진 원화/동화와 함께 현대적인 감각에 어울리는 영상미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전 시리즈의 퀄리티가 워낙 좋았기에 12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리빌드 작품과 비교해도 굉장히 떨어진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어쩌면 1.01이라는 이번 시리즈의 버전 표기는 이런 시각적인 측면에서 꽤 타당한 버전 명기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첫번째 시리즈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이전 TV 시리즈의 총집편의 일부라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개봉된 두번째 시리즈 인 '破'의 전개로 보아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띌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시리즈의 마지막 즈음에 등장한 카오루의 대사 '여전히 세번째구나.'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은 이번 리빌드 4부작의 전개를 암시하는 키워드가 아닌가 싶군요. (뭐랄까, 윤회적인 세계관이 그 테마가 될 듯한 느낌인데요. 자세한 얘기는 후일 극장판 리뷰를 쓰게 된다면 다루도록 하구요.)

 

전체적으로 충실한, 그러나 몇 몇 부분, 특히 셔플먼트 디스크의 구성 측면에서는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패키지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에반게리온의 팬들에게는 나름 훌륭한 패키지가 아닐까 싶군요. 무엇보다도 다시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에바의 DVD라는 점에서, 이번 버전업은 괜찮았다고 생각되는군요. (확실히 제타 건담 3부작보다는 나은 모습이 될 듯 한데요. 제타 건담을 완전히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이번 에바의 리빌드를 볼 때마다 드는 개인적인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에반게리온 : 서(序) 1.01 SE [한정판] + O.S.T - 10점
안노 히데아키 외 감독/아인스엠앤엠(구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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