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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만에 DVD 리뷰를 하게 되는군요. 사실 그동안 몇 편의 타이틀을 구입하기는 했습니다만, 저 정도의 AV 유저가 DVD 리뷰를 한다는 것이 왠지 겸연쩍어서, 사진을 찍거나 캡쳐하여 편집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귀찮아서 등등의 이유로 한동안 DVD 리뷰를 중단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블루레이가 점점 대세로 굳어가고 있는데, 아직까지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구비되지 않은 열악한 저의 AV 시스템 문제도 있구요. 여러가지 하드웨어적인 한계와, 글쓴이의 역량부족으로 중단했던 DVD 리뷰를 다시 쓰게 된 것은 좋은 타이틀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뭔가 이야기를 하고 가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로 인해 이렇게 DVD 타이틀 리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스피커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사운드 리뷰가 거세된 반쪽짜리 리뷰가 될 수 밖에 없음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하긴 갖춰져도 제대로된 리뷰는 불가능하겠습니다만)

오랜만에 저에게 DVD 리뷰를 다시 쓰게끔 한 타이틀은 바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cm(2007)'입니다. 출시한지 벌써 4년을 채워가는 중고 타이틀인지라 많이 늦은 감이 있긴 합니다. 초속 5cm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07년 작품으로, 현재 제작중인 '별을 쫓는 아이(2011년 개봉예정)'를 제외하면 신카이 감독의 최신작인 셈입니다. DVD 리뷰 후 빠른 시일 안에 작품에 대한 감상기도 적을 계획인지라 이번 글에서 자세한 감상기는 생략하겠지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제까지 그가 만든 4편의 작품에서 일관된 테마였던 러브스토리를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물론 5분짜리 단편이자 그의 데뷔작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1999)'는 러브스토리가 아닙니다만) 우주를 무대로 했던 '별의 목소리(2002)'나, 분단된 일본과 정체불명의 탑을 배경으로 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2004)'와 같이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한 이야기가 아닌 실제 일본을 무대로 하는 현실적인 드라마라는 점도 특색이지요.

초속 5cm는 3부로 이야기를 나누어 타카기의 중학생 시절과 고교시절, 그리고 사회인으로서 청년이 된 후의 모습을 그리는 옴니버스 식의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젊은 소년 소녀들의 세심한 사랑의 감정을 아름다운 배경과 잔잔한 롱테이크로 조용하면서도 인상적으로 풀어갔으며, 참고 참아온 듯한 감정의 파도를 뮤직비디오식 구성으로 풀어낸 라스트가 일품인 작품입니다. 흔한 십대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눈을 뗄 수 없는 멋진 배경과 서정적인 터치로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으며, 더불어 멜로와 성장이라는 테마를 동시에 그려낸 감독의 스토리텔링도 영민하다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카이 감독의 작품 스펙트럼이 좁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멜로드라마를 고급스럽게 그려나가는 데 있어서는 탑 클래스의 능력을 갖고 있다 말하지 않을 수 없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속 5cm 한국판 DVD는 이렇게 고급스럽고 정갈한 본작의 느낌을 잘 살리는 A급 타이틀이라 말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 초속 5cm - 서정적인 롱테이크, 드라마틱한 여운 (감상기 바로가기)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패키지 리뷰

키지는 깔끔하고 인상적입니다. 스틸샷이 그대로 월페이퍼가 될 정도로 선명하면서도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초속 5cm의 배경미술로 인해 몇 장의 스틸컷만으로도 패키지가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랄까요. 패키지 디자인은 일본판 DVD와 흡사합니다만, 뒷면 하단에 으례 들어가 있는 DVD 기본 스펙 정보는 한국판 DVD에는 빠져 있습니다. 아웃케이스나 이너케이스나 모두 없군요.


내부 구성은 20페이지 분량의 북클릿과 2장의 DVD를 담은 이너케이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북클릿은 주요 스탭소개, 신카이 감독의 서문, 작품의 줄거리, 초속 5cm의 기획안이기도 했던 신카이 감독의 짧은 스케치 문장 전문,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된 일본의 실제 지명에 대한 사진과 간단한 설명, 그림 콘티 및 동영상 콘티에 대한 짧은 프리뷰, 작화 및 색상 설정과 같은 부분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배경미술과 캐스팅, 그리고 음악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 등, 짧은 페이지수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북클릿으로는 충분하다 싶군요. 근래 많은 타이틀들이 북클릿이 소홀해지는 추세인지라 이런 세심한 북클릿은 내용의 완성도를 떠나 꽤나 반갑다 하겠습니다.


이너케이스의 바깥 표지는 본작의 세편의 에피소드에 대한 일러스트로 꾸며져 있습니다. 내피의 경우에는 에피소드 2편의 배경이 되는 가고시마의 모습을 담고 있네요. 별다른 디자인 없이 그저 배경 일러스트 만으로도 상당히 인상적인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깔끔하고 무난한 디자인과 기대 이상으로 알찬 북클릿으로 구성된 타이틀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염가판으로 발매되면서 구성과 디자인에 변경이 가해지지 않은 체 온전히 첫출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네요. 이 정도만으로도 아니메 마니아에게는 보관할 만한 타이틀이 아닐까 합니다.


DVD 리뷰 - 디스크 1

번째 디스크의 구성은 본편과 스페셜 피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타카기와 아카리가 초등학교 시절 같이 손을 잡고 걷던 벚꽃 가득한 거리를 배경으로 한 화사한 타이틀 화면이 눈길을 사로잡는군요. 설정화면은 타이틀 화면의 구도에서 카메라를 아래쪽으로 내린 장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선명하고 화사한 배경에 CG로 원근처리와 광원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느낌이 깔끔하고 좋습니다. 애초에 풀 HD로 작업된 작품인지라 그 배경을 메뉴배경으로 활용한 DVD 메뉴 역시 다른 타이틀에 비해 무척 화사하고 선명하군요.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에피소드 메뉴는 노을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하여 또다른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메뉴 배경만으로도 초속 5cm는 소장가치가 느껴진다고 말하면 좀 과장된 칭찬이려나요.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화질은 DVD급으로서는 최상의 화질을 보여줍니다. 원체 풀 HD로 제작된 작품이다보니 선명도는 이루 말할 수 없군요. 다만 역시 풀 HD로 제작된 작품이니만큼 DVD보다는 블루레이에서 그 진가를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8년에 블루레이로 출시가 되었습니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블루레이 발매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군요.

풀 HD급의 선명한 영상에 디테일한 배경묘사, CG를 활용한 각종 특수효과 등이 어우러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감성이 잘 조화된 배경을 보여줍니다. 인물묘사가 이 탑 클래스급의 배경미술에 비해 너무 평범한 감이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작품의 감상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구요.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많지 않고 롱테이크가 빈번한 정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배경 덕에 크게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겠습니다. 작품의 아름다운 배경들을 아래 스틸샷으로 잠시 감상해 보실까요. (누르시면 커집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스페셜 피쳐에는 두편의 트레일러(예고편)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인터뷰, 그리고 한국에서 열린 SICAF 당시 신카이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영화 DVD에 삽입되는 스페셜 피쳐의 제작비화 같이 다양한 컨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감독 본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는 갖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을 만든 감독의 의도를 엿보게 된다는 점은 꽤 즐거운 발견이라고나 할까요. 인터뷰 영상은 약 36분 정도의 길이에 삽입영상 없이 감독만을 비추고 있기에 조금 지루한 감도 있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마지막 스페셜 피쳐인 스크리닝 토크(Screening Talk)는 한국판 DVD에만 들어간 특전영상으로, 이런 부분은 다른 작품의 타이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부분입니다. SICAF에 방문한 신카이 감독과 텐몬 음악감독, 니시무라 타카요 작화감독, 마지마 아키코 미술감독 등이 한국의 팬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공식적인 질문이 끝나고난 뒤에는 자막없이 현장의 통역자가 스탭들의 이야기를 번역하는 것을 그대로 들려주는데, 통역자의 말을 그대로 영상에 싣는 것보다는 자막을 입히는 편이 깔끔한 편집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DVD 리뷰 - 디스크 2


스크 2에는 본편의 스토리보드와 작품의 메인테마인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의 PV(프로모션 비디오), 그리고 에피소드 1인 앵화초편의 야후 프리뷰 버전, 성우 인터뷰와 제작현장의 모습을 담은 스틸사진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맨 먼저 볼 수 있는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은 실제 만화영화 제작전에 구성된 콘티를 바탕으로 사운드와 대사를 입힌 결과물입니다. DVD 타이틀을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라 아니메 제작을 위해 스탭진이 제작한 결과물인 것이죠. 다른 작품들의 스페셜 피쳐에 담겨진 콘티 영상은 타이틀 제작을 위해 별도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주인공 타카기의 경우는 신카이 감독 본인이 직접 연기하고 있다는군요. 성우 캐스팅도 이뤄지기 전에 제작된 프리(Pre) 콘티영상인 셈입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의 프로모션 비디오 영상은 라스트 클라이막스에 등장한 것과는 달리 에피소드 전편의 스토리를 압축한 형태로 재구성된 뮤직 비디오입니다. 야마자키 마사요시가 부른 이 곡은 1997년에 발매된 그의 다섯번째 싱글로, 이미 일본 내에서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곡이기도 합니다. 신카이 감독은 일부러 많은 일본인들이 잘알고 있는 곡을 사용하여 극장을 찾은 관객들과 팬들에게 손쉬운 감정이입을 이끌어 내려한 듯 보이는군요. 그러나 이 곡을 전혀 몰랐던 제게도 곡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왔다 하겠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야후 프리뷰 버전은 에피소드 1인 앵화초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총 6개의 챕터로 나뉘어 선택 감상도 가능합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초속 5cm의 성우 4인방의 인터뷰. 조연이 거의 없다시피한 작품이라 주요 성우는 이 4명 외에는 없군요. 에피소드 2편의 히로인 카나에 역을 맡은 하나무라 사토미 외에는 모두 배우나 탤런트 출신들로 이번이 첫 성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중학생 아카리 역을 맡은 콘도 요시미, 남자 주인공 타카기를 맡은 미즈하시 켄지, 어른 아카리 역을 맡은 오노우에 아야카, 그리고 카나에 역의 하나무라 사토미 순이 되겠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마지막 스페셜 피쳐는 본작의 제작과정의 모습을 담은 스틸 사진 갤러리. 동영상이 아닌 사진 슬라이드쇼로 특별한 음성해설 없이 자막으로 설명이 진행되는 짧은 영상입니다. 제작 과정을 거쳐 첫 시사회와 제작진들의 무대 인사 사진까지 실립니다. 시부야 시네마라이즈의 개봉첫날 객석을 메운 수많은 남자관객들의 사진이 인상적이군요. 말로만 듣던 오덕들이신건가요? 왠지 어두침침한 포스가...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여러모로 초속 5cm는 깔끔하고 인상적인 타이틀입니다. 혹시나 블루레이 타이틀로 출시된다 하더라도 이 DVD 타이틀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 듯도 싶군요. 마니아적인 색체보다는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멜로 드라마인지라 아니메를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특히, 이 정도 퀄리티의 타이틀이 출시 4년 후인 지금에 와서는 많이 저렴해진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에 와서 더 가치가 있다 하겠습니다. 소장가치와 경제성을 동시에 지닌 점에서 초속 5cm는 한국에 출시된 아니메 타이틀 중 높은 완성도를 가진 타이틀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에게 있습니다.

초속 5센티미터(2disc) - 디지팩 - 10점
신카이 마코토 감독/아인스엠앤엠(구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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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의 DVD, 12편의 강의를 통해 보는 센델 교수의 명강의   

'의란 무엇인가(What's the Right Thing to Do?)'를 통해 2010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마이클 센델 교수의 하버드 강의가 EBS 미디어센터에 의해 DVD로 발매되었습니다.

하버드대 교수로, 정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공동체주의 4대 이론가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센델교수는 그 학문적 내공 뿐만 아니라 강의에 있어서도 청중을 사로잡는 유려한 말투와 물흐르는 듯한 진행으로 하버드 역사상 가장 많은 학생들의 들은 강좌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한 대학에서 20년 씩 강의를 하면서 이토록 꾸준한 지지를 얻는다는 것은 말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죠. 게다가 세계최고의 지성집단 중 하나로 꼽히는 하버드 대학생들을 상대로 말입니다.

DVD는 총 6장에 12편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디스크 1에는 벤담의 공리주의에 대한 이야기와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구요. 디스크 2에서는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세금에 대해서, 그리고 존 로크에 대해서 각각 알아보게 됩니다. 디스크 3은 합의의 조건과 칸트의 도덕론을 이야기 합니다. 디스크 4는 거짓말의 교훈이라는 제목을 통해 칸트의 이론을 살펴보며, 존 롤스의 정의론을 통하여 공정한 분배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게 됩니다. 디스크 5는 소수집단 우대정책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민정치를, 디스크 6은 충성이라는 명제를 통해 자유주의적 정치론의 맹점과 공동체주의의 대안을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동성결혼을 소재로 한 자유주의 정치와 공동체주의의 비교 및 대안을 제시하게 됩니다.

현재 센델 교수의 하버드 특강 12편은 EBS를 통해 1월 3일부터 매주 월~수 밤 12시에서 12시55분에 방영 중에 있습니다. 방송은 1월 26일 종영하며, 이것을 DVD로 제작하여 2월 중순이후로 출시할 예정인 듯 하네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오늘이라도 EBS를 통해 센델 교수의 강의를 청강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주말에 하는 재방송을 우연치 않게 접하게 되었는데요. 저번주 토요일, 그러니깐 1월 15일에 제 2 강, 즉 공리주의의 문제점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식 교육의 특징인 학생들에게 사고를 하도록 권유하는 강의방식으로 진행되는 센델 교수의 강의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열린 강연이라느 느낌이었습니다. 공동체주의자로 자유주의적 사고방식과 이제까지의 철학과 가치관의 맹점을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강압적이지 않고, 예시와 증명을 통해 특유의 달변으로 학생들을 사로잡더군요.

교수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학생에게도 그는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게 하고, 자신의 해답을 제시해줍니다. 문득, 이런 토론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서는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까지 들더군요. 적어도 정치분야에서 이러한 수준높은 토론을 우리는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철학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가면서도 결코 깊이가 떨어지지 않는 센델 교수의 강의는 마법과도 같은 힘이 있더군요. 그가 쓰는 영어도 상당히 유려하면서도 결코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고 쉽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으며, 발음이나 발성도 정확하고 또렷해서 듣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십수만원에 이르는 가격은 DVD를 자주 사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예상 이상의 가격부담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인터넷 서점에서는 예판기간 동안 할인쿠폰을 제공하기도 한다는데요. 센델 교수의 명강연을 소장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심사숙고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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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도 인정한 애니메이션의 전설을 만나다.

ⓒ WALT DISNEY



월트 디즈니의 저주받은 걸작 '환타지아(1940)'과 전설의 리메이크 '환타지아 2000(2000)'이 한국에서 블루레이와 DVD로 곧 출시예정에 있습니다.

바하, 차이코프스키, 스트라빈스키, 베토벤과 같은 클래식 거장의 음악을 테마로 하여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클래식 음악의 느낌을 표현해 낸 환타지아는 1940년도 당시 228만 달러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만든 디즈키의 모든 영상 노하우의 정수가 담겨진 애니메이션입니다. 어찌보면 최초의 애니메이션 뮤직 비디오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시대를 앞서간 클래식과 애니메이션의 앙상블은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외면받으며 잊혀져 버렸던 비운의 작품이었으나,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 후대로부터 애니메이션의 마스터피스로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된 걸작이기도 합니다. 테즈카 오사무나 미야자키 하야오 등 일본의 전설적인 거장들이 그토록 도달하고 싶은 목표점이기도 하였다죠.

환타지아 2000는 이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환타지아의 후속편으로 아이맥스용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일반 영화가 아닌 아이맥스로 용으로 만들어 전세계에 개봉시킨 것만 보아도 작품에 대한 디즈니의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죠. 21세기를 맞이한 작품답게 셀 애니메이션이 아닌 CG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특유의 유려함과 아름다운 미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블루레이와 DVD로 모두 정발되는데, 가격차이도 생각만큼 크지 않은지라 블루레이로 구입해도 좋을 듯 싶군요. 아직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없는지라 어찌해야하나 싶은데, 소장용으로서, 그리고 나중에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구입하게 된다는 전제조건에 이번에는 한 번 블루레이로 질러볼까 고민중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 WALT DISNE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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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개의 박스셑으로 구성된 10장의 DVD 패키지.

출처: 인터파크.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 미디어파크 (한국판 DVD)


마츠모토 레이지의 또다른 히트작 천년여왕 TV 시리즈가 11월 말 한국판 DVD로 출시예정이네요. 제작사는 미디어파크. 총 10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었으며, 2개의 박스셑 형태로 패키징되었습니다. 출시예정인 패키지 사진은 상당히 깔끔하군요. 가격대는 역시 저가 DVD가 아닌지라 8만원이 넘어가는군요. 4:3의 화면비율에 돌비 디지털 2.0을 지원하고 있으니 DVD 자체로는 평범한 사양인 셈입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깔끔하고 무난한 수준의 패키지인 셈인데요. 한가지 무척 아쉬운 것은,

바로 한국어 더빙버전이 지원이 안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입니다. 일단 알라딘에 나온 사양에는 일본어만이 지원되는 것 같네요. 당시의 만화영화 더빙 퀄리티는 원작에 버금가는 싱크로를 제공하곤 했는데요. 은하철도 999와 천년여왕 등 MBC가 방영한 레이지버스의 작품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김국환 옹의 원작을 뛰어넘는 한국판 주제가의 매력은 잊을 수가 없는 추억의 명곡인데 말입니다. 아쉽게도 이번 DVD에서는 이 한국판 천년여왕 주제가를 들을 수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ㅠㅠ

☞ 천년여왕 (1981~1982) (보러가기)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 미디어파크 (한국판 DVD)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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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6 디스크의 LE버전으로 출시, 블루레이도 추후 출시예정.

'울테이커(2001)', '안녕, 절망선생(2007~2010)', '아라카와 언더 브릿지(2010)'으로 잘 알려진 신보 아키유키 감독의 2009년도 화제작 '바케모노가타리'가 한국에도 DVD로 출시되었습니다. 불법다운로드로 인해 이미 왠만한 아니메 마니아들은 다 보았으리만큼 유명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DVD로, 그것도 꽤 괜찮은 패키지로 출시되네요. 한국 DVD 시장이 점차 살아날 징조려나요.

바케모노가타리는 니시오 신 원작의 동명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한 TV 시리즈 아니메로, 현재시대를 배경으로 요괴와 관련된 기이한 현상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인데, 미스테리 호러 장르인데다가 신보 아키유키 특유의 언어유희, 컷사용, 색감 등으로 인해 마니악한 취향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인데요. 첫 에피소드의 등장인물이자 어찌보면 이 작품 전체의 히로인이라 할 수 있는 센조가하라 히타기 외에도 여러 매력적인 여자 캐릭터들의 힘이 아마도 큰 원동력이 된 듯 합니다.

소울테이커에서도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와타나베 아키오의 캐릭터 디자인과, 안녕 절망선생에서 호흡을 맞춘 아즈마 토야코(東冨耶子인데 맞는지 확실치 않군요)가 시리즈 구성으로 참여하고, 그 외에 이이지마 토시하루(미술감독), 타키자와 이즈미(색체설계) 등 절망선생의 스탭들이 대거 참여하여 작품을 보는 순간 절망선생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소울테이커를 보신 분들도 이 작품을 보시면서 데자뷰를 느끼실 듯도 싶군요.

언어유희가 스토리의 상당수를 차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움직임은 거의 없고 정지컷이 즐비합니다. 이런 부분은 일견 지루함을 유발시킬 수도 있지만, 독특한 스토리텔링이나 화면구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움직임을 상쇄하는 편입니다. 아마도 부족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리미티드 기법보다 더 경제적인 화면구성을 보여준 하나의 예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움직이는 비주얼 노벨 정도로 생각해도 어떨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굉장히 까칠한 매력을 발산하는 센죠가하라양의 매력이 놓칠 수 없는 작품의 포인트. 일러스트 카드와 72페이지 분량의 해설집까지 포함된다고 하니 바게모노가타리의 한국팬들이라면 놓치기 힘든 콜렉션일 수도. DVD 제작은 미라지 엔터테인먼트로 10월 28일 발매예정.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西尾維新/講談社・アニプレックス・シャフト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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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에 이야기해볼 타이틀은 일본 아니메를 대표하는 초인기작, 에반게리온 파 2.22입니다. 아시다시피 95년 방영을 했던 에반게리온을 재해석한 안노 감독의 신극장판 4부작 중 2부인 작품이죠. 15년 전보다 월등하게 향상된 비주얼 퀄리티는 CG의 도움으로 압도적이기까지 합니다. 특히, 다이나믹한 콘티를 즐겨 보여주는 가이낙스의 스탭진들이 참여했이기에 CG의 정교함과 더불어 로봇 아니메의 역동적인 영상미가 어우러져 멋진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죠.

게다가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완벽한 리빌드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극이 전개될 수록 원작과 달라지는 이야기 전개로 인해 팬들에게 또다른 기대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2.02버전을 건너뛰어 한국에서는 바로 2.22 버전이 발매되었네요.


패키지 리뷰


'반게리온 신극장판 2부 파(이하 에바 파)'는 1부에 이어 아인스엠엔엠(구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 및 발매되었습니다. 1.01 패지키를 구입하거나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거의 동일한 디자인의 패키지로 나왔지요. 물론, 1.11은 레이의 일러스트로 장식된 흰색의 패키지입니다만.

 
심플한 패키지 디자인은 1부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텍스트도 인쇄되지 않은 심플한 디자인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DVD의 관련정보는 보시는 것처럼 띄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구요. 


1.01 패키지와의 비교. 보시는 바와 같이 색상은 오렌지색에 더 가깝습니다. 붉은 색이었던 1편과 차이가 있는데요. 이것이 작품 내에서의 어떤 분위기나 4부작 각 편이 표현하는 어떤 의미를 담아내려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안노 감독이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으로 볼 때 뭔가의 의미가 담겨져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메탈 그레이에 가까운 속 커버 역시도 검은색이었던 1부의 속 커버에 비해 옅은 색으로 변했네요. 두께는 1.01버전에 비해서 얇습니다. 디스크 1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에바 서의 경우 1.01일 때는 디스크 두 장으로 나왔다가 1.11에서 디스크 1장으로 출시된 것처럼, 에바 파도 2.22 버전은 디스크 1장으로 나온 듯 합니다. 2.02가 아예 발매가 안된 한국에서는 2.02의 셔플먼트는 영영 볼 기회가 없을 것 같네요. 마리의 짧아진 스커트 길이(마리가 신지의 학교 옥상에 낙하하는 씬에서 힙을 완벽히 거렸던 마리의 스커트는 2.22버전에서는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수준으로 다시 그려집니다.)에 만족하고 셔플먼트 디스크는 포기해야할 듯 싶습니다. 


디지팩 패키지의 내부는 커버의 색과 같은 주홍색입니다. 디스크와 북클릿까지도 영롱한 주홍색으로 이루어져 상당히 강렬한 느낌을 주는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1.01처럼 북클릿 외에 추가 구성은 없었습니다. 역시 2.02가 나왔다면 포함되었으려나요. 2.02를 건너뛰고 2.22로 발매를 하니 이런 아쉬운 점이 있군요. 레이의 일러스트가 인쇄된 마우스패드로 만족을 해야할 듯. 


북클릿은 16장으로 구성되어 에바 파의 모든 것을 간략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북클릿의 내용 구성은 상당히 충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도 1장 뿐이고, 추가 구성도 없는 심심한 타이틀이긴 하지만 바로 이 알찬 북클릿이 모든 것을 상쇄해주는 듯. 캐릭터와 사도, 키워드에 대한 소개와 함께, DVD에 포함되어 있는 스페셜 피쳐(Special Feature)에 대한 간략한 개요, 챕터 리스트와 DVD 스탭롤, 그리고 에바 2.02 제작노트가 섹션별로 설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셔플먼트 디스크에 들어갈 내용을 충실히 북클릿으로 옮겨준 경우라 하겠군요.


DVD 리뷰

상비율은 1.85:1입니다. 요즘의 패키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돌비디지털 6.10EX와 2.0을 모두 지원하여 저사양의 구매자들을 고려하고 있구요. 


DVD 타이틀 메뉴는 햇빛이 내리쬐는 숲의 정경을 보여주다가 흑백 톤으로 화면이 전환되면서 하단에 주홍색의 메인메뉴가 뜨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배경 선택도 제법 독특하지요. 보통은 작품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배경이미지가 사용되지만, 이번 에바 파 DVD에서는 나무만 등장하고 있습니다. 에바 서의 DVD 타이틀 배경이미지인 전신탑과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데요. 특히, 서브 메뉴로 넘어가도 하단의 메인메뉴는 그대로 유지한 체, 메인메뉴 바로 위에 서브 메뉴를 위한 컨트롤 페이지바가 나타난 것도 일반적인 DVD 타이틀과는 차별화되는 구성입니다.


1장으로 구성된 타이틀이지만, 본편과 함께 추가되어 있는 스페셜 피쳐에서는 몇 가지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위의 그림과 같이 완성된 영상이 아닌, 콘티와 레이아웃, 원화와 CG 골격으로 구성된 편집된 장면인데요. 총 4장면으로 구성되어 어떤 장면이 본편에서 대체되고 삭제되었는지와 함께 완성된 영상과는 또다른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아니메 제작 과정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구요.


또한, 에바 서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CG 작업 할당된 이번 에바 파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위와 같이 스페셜 피쳐를 통해 CG 제작의 단계를 보여줌으로써 CG가 이번 작품에서 어떤 식으로 아니메 영상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D 모델링으로 구축된 에바의 모형은 애플시드 극장판에서 보여줬던 툰쉐이딩과 같은 기법으로 CG이면서도 CG와는 다른 2D의 유려한 질감을 보여줍니다. 이로 인해 과거 원작에 비해 훨씬 더 부드럽고 역동적인 모습을 갖춘 새로운 에바로 재탄생하게 되었지요.


에바 파의 작화 퀄리티는 전체적으로 원작을 압도하는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원작 자체도 당시 아니메의 평균적인 퀄리티를 몇 단계 상회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에바 신극장판은 결론적으로 그러한 원작의 비주얼을 몇 단계 더 상회하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보다 더 다이나믹해진 에바의 움직임은 이번 극장판의 최대 볼거리 중 하나. 압도적인 영상미와 완전히 새로운 재해석으로 인해 팬들에게 십년이 넘은 지금 다시금 에바에 열광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DVD의 퀄리티는 단연 국내 아니메 패키지 중에서는 최상급에 속하고 있습니다. 1장짜리 구성이지만, 어설픈 2장짜리 패키지를 능가하고 있군요. 게다가 워낙에 압도적이면서도 선명한 작화 덕에 화질에 있어서도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BD로 본다면 너무 선명해서 눈이 부실지도.(물론 농담입니다.)


에반게리온: 파(破) 2.22 - 10점
안노 히데아키 외 감독, 사카모토 마야 (Maaya Sakamoto 외 목소리/아인스엠앤엠(구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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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리뷰할 타이틀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썸머워즈 DVD 입니다. 이 작품으로 호소다 감독은 이제 여름철 극장 아니메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듯 싶네요. 시달녀의 성공이 얻어걸린 것이 아니다라는 것 역시 이 작품으로 증명한 듯 싶구요. 물론, 작품의 주제의식이나 전개는 구태의연한 측면이 있어서 아직 오리지널 아니메를 만들어내는 역량에는 의문점이 남긴 하지만 단연 현재 아니메에서는 떠오르는 기대주라 하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저같은 가난한 AV 마니아를 배려해서인지 블루레이로는 출시되지 않았나 봅니다, 믿거나 말거나.


패키지 리뷰

머워즈 DVD 역시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이어 CJ 엔터테인먼트 측에서 제작과 공급을, 아트서비스 측에서 판매를 맡았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CJ가 만든 타이틀의 패키지는 깔끔하고 정갈합니다. 오랫동안 식품업계에서 비즈니스를 한 때문일까요... 네, 뭐... 그런데 꼭 뭔가가 하나 부족하다는 특징이 있네요. 시달녀에 이어 이번 썸머워즈도 한 두가지 아쉬운 점이 있군요.


익숙한 썸머워즈의 포스터 일러스트입니다. 본 편의 캐릭터 디자이너인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그린 일러스트죠. 


뒷면에는 작품에 등장하는 가상현실의 아바타 캐릭터들이 사다모토의 일러스트와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마다 마사루, 오카자키 미나, 아카자키 요시오(응? 둘이 형제나 부부려나요) 삼인의 캐릭터 디자인인데요.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작품처럼 DVD 타이틀도 앞뒤로 다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내부 케이스의 모습입니다. 쥬얼 케이스에 역시 깔끔한 사다모토의 일러스트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군요.


뒷면의 구성입니다. 캐스트와 스탭진 명단은 그대로 일어를 가져다 썼네요. 뭔가 시간에 쫓겨 대충한 듯한 느낌입니다. 몇 %가 부족한 고급스러움, CJ의 스타일인 것 같네요. 뒷면의 상영시간 표시에는 295분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마도 오타이겠죠? 썸머워즈는 1쿨짜리 TV 아니메는 아닐테니 말입니다.


디스크는 총 2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왠 걸. 북클릿이 빠져있네요. 한국에 출시되는 아니메 DVD의 경우 상당수가 북클릿이 빠져 있었습니다만, 좀 아쉽네요. 이정도 급의 타이틀이라면 단 몇장으로 구성된 북클릿이라도 갖춰주는 것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염가판도 아니고 재판본도 아닌 초판본인데 좀 아쉽습니다.


빠진 구성과 부실한 마감처리가 아쉬운 고급스러운 패키지 구성입니다, 흠흠.


패키지 리뷰

스크의 구성은 본편 디스크와 커멘터리 디스크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본편 디스크에는 다른 부가 영상이 실려 있지는 않은 대신, 호소다 감독과 캐스팅 성우들의 커멘터리를 작품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메뉴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죠. (물론, 다른 DVD 타이틀에서도 이런 형식의 커멘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오디오는 5.1채널과 2.0채널 사용자 모두를 위해서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지원하고 있습니다. 화면비율은 16:9이군요.


커멘터리 디스크에는 예고편 영상과 제작보고 무대인사 영상, 그리고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 참가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카미키 류노스케나 나나미 사쿠라바와 같은 신예 탤런트들을 기용했네요. 특히, 남자주인공인 카미키 류노스케는 여자애라고해도 믿을만큼 선이 곱군요. (반한 건 아닙니다.)

©2009 SUMMER WARS FILM PARTNERS.


화질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 합니다. AV 마니아라고 하기에는 너무 내공이 부족한 블로거인지라 언급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만, 적어도 노이즈나 인터레이스 같은 현상은 없는 듯 하군요. 단, HD 급에 서서히 길들여지기 시작하는 요즈음 SD급의 DVD 화질은 이제 서서히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인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좋은 패키지이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몇 가지 디테일에 있어서 부족함을 드러낸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감상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말이죠. 아쉬운 것은 BD로는 출시가 안되어 블루레이로 수집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듯 싶습니다. 전작인 시달녀의 경우도 DVD로만 출시되었기에 아마 이번 썸머워즈도 BD로의 출시는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썸머워즈 (2Disc) - 8점
호소다 마모루 감독, 사쿠라바 나나미 외 목소리/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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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P 해설집과 선착순으로 오리지널 포스터 증정

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 이어 쿄토 애니메이션의 2009년 화제작 케이온도 한국에서 DVD로 정식발매된다고 합니다. 나름 의외의 소식인데요.

거의 사멸되었다고 생각했던 한국의 DVD 시장, 그중에서도 아니메 시장에서 근래에 예상 외로 최신 타이틀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기현상은 국내 아니메 팬들에게는 즐거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케이온의 경우에는 요즘의 10대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타이틀인지라 그 출시가 남다르지 않나 싶네요. 물론,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라는 대형 타이틀이 얼마전 출시된 상황인지라 충격파는 생각보다 적지만 말입니다.

DVD 출시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 이어 미라지 엔터테인먼트가 맡았습니다. 그동안 공각기동대 극장판 트릴로지나, 카라스, 은하철도 999 TV 박스세트, 교향시편 에우레카 극장판 등, 상당히 좋은 퀄리티의 패키지를 제작해온 회사이기에 이번 패키지 역시 기대에 부흥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판권의 수준낮은 패키지의 DVD가 넘쳐나던 국내 아니메 DVD 시장을 감안했을 때, 요즘의 페이스는 좋아보입니다. 아니메를 보던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구매력이 어느 정도 생기면서 수요가 발생해서 그런 걸까요.

폐부위기에 처한 경음악부(한국으로 치면 밴드부 정도)를 살리기 위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테마로 한 학원 코미디물인지라 학생들이나 라이트하고 이쁜 스타일을 좋아하는 아니메 팬들에게 적합할 것 같은 작품입니다. 주요스탭들이 여성들(감독, 각본, 캐릭터 디자인)인지라 여성적인 감성을 잘 살리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이번에 출시된 타이틀은 케이온 1기 전편으로, 총 7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16:9의 화면비율에 오디오는 아쉽게도 2.0채널만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7월 30일 발매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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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버전 디지팩 케이스로 출시, 1.11과 동일한 디자인

침내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 '에반게리온 2.22 You Can(not) Advance'가 국내에서도 블루레이와 DVD로 동시에 발매예정이라고 합니다.

1.01 버전 출시 이후 1.11 버전이 나왔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2.22 버전으로 바로 출시가 되는군요. 저처럼 1.01 버전 산 다음 1.11 출시에 땅을 쳤던 사람들에게는 이번 2.22 출시는 이전처럼 삽질할 수 있는 여지는 지워준 셈이 되겠습니다.

사실, 마니아의 입장에서라면 2.02 버전도 나름의 소장품이 될 수 있을텐데, 왠일인지 이번에는 2.22로 바로 점프하고 계십니다. 극장에서 상영된 버전이 2.02라면 일부 작화가 수정된 버전이 2.22인데요. 두 버전을 모두 구입할 정도의 마니아가 예상 외로 없어서 였는지 궁금하네요.

마니아층이 옅은 한국만의 경우라면 모를까, 일본에서도 2.02 버전은 출시가 안된 것 같더군요. 뭐, 하여간에 저같은 캐주얼 팬에게는 별 문제 없는 일이올습니다만.

이번 2.22의 패키징은 1.01 혹은 1.11과 동일한 스타일의 패키징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블루레이 버전의 경우에는 OST CD 합본팩도 출시된다고 하는군요. 비슷한 구성에 엽서와 스티커가 들어 있던 1.01 DVD SE 버전과 달리 DVD 2.22 버전에는 마우스패드가 포함될 모양인 것 같습니다. 이 구성은 블루레이 버전에서도 동일한 것 같군요.

전작의 스토리를 압축하고 재구성하고 뒤바꿔 버린 새로운 해석, 15년전에 정점에 달했던 작화 퀄리티를 압도하는 절정의 퀄리티와 박진감 넘치고 압도적인 비주얼, 아슬아슬한 각도로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을 담은 덕후적인 카메라 구도 등, 명실상부 새로운 에반게리온의 임팩트를 이번 DVD를 통해 맛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월말부터 8월초 사이에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 DVD 출시는 아인스앰엔앰(구 태원 엔터테인먼트)에서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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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에서는 2007년 본즈에서 제작한 극장용 아니메인 '스트레인저 무황인담'의 한국판 DVD를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라제폰, 강철의 연금술사 등으로 알려진 일본의 아니메 제작사 본즈의 극장판 아니메로 국내에서는 SICAFF나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통하여 상영이 되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스토리보다는 아니메의 장점을 잘 살린 스피디하고 다이나믹한 사무라이 액션을 장점으로 내세운 작품이죠. 
 
생각 외로 극장판 아니메 제작편수가 많지 않은 본즈의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 라제폰 다원 변주곡, 강철의 연금술사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에 이어) 4번째 극장 아니메입니다.


패키지 리뷰

번 한국판 DVD는 아트서비스에서 제작 판매하는 타이틀로 역시 아니메 타이틀 중에서는 상급의 패키지를 보여주는 타이틀 입니다. 처음 DVD를 살 때만 해도 패키지 구성보다는 싼 가격만 보고 산 타이틀이 좀 있었는데, 컬렉션으로서의 가치를 위해서라면 역시 좋은 패키지를 갖춘 타이틀이 정답이겠죠.


하드커버로 제작된 외장 패키지의 모습입니다. 흑백 일러스트의 심플하면서도 멋스러운 패키지입니다. 한국판 만화영화 패키지도 이만하면 수준급이지 않나 싶네요. 비록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많이 망가져 있는 한국 DVD 시장이지만 여전히 어느 정도의 수요가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단, 뒷면에 써져 있는 '공각기동대 제작진이 선사하는...'이라는 광고문구는 약간 어폐가 있습니다. 비록 공각기동대의 제작사인 프로덕션 I.G가 제작지원을 하고 있고, 감독인 안도 마사히로 씨나 작화감독인 이토 요시유키 씨 등이 공각기동대 원화맨으로 참여한 경력이 있긴 합니다만, 공각기동대의 핵심 제작진이 이 작품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내부 구성은 디지팩 패키지 2장 그리고 북클릿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디지팩 팩키지에는 각각 한장의 디스크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본편 디스크와 셔플먼트 디스크의 표준적인 2장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타이틀은 2장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도 오버스러운 감이 있죠. 그런 면에서 딱 좋은 구성입니다. 


첫번째 사진은 본편 디스크 패키지의 커버 디자인, 두번째 사진은 안쪽 디자인입니다. 주인공인 나나시(오른쪽)과 맞수인 라로우(왼쪽)의 결투 장면을 앞쪽과 뒤쪽의 일러스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컷은 이 작품의 클라이막스 씬에서 보여지는 컷입니다. 


셔플먼트 패키지입니다. 커버 일러스트는 전체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캐릭터 디자인은 사이토 츠네노리가 맡고 있습니다. 


북클릿은 '달인의 서'라는 재미있는 제목이 붙여져 있는데요, 바람의 장, 물결의 장, 꿈의 장, 이야기의 장으로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람의 장에서는 캐릭터 설정자료가, 물결의 장에서는 액션 원화, 꿈의 장에서는 작화감독이 수정한 원화 컷들, 그리고 이야기의 장에서는 짧은 커멘터리가 실려 있습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상당히 알찬 구성입니다. 캐릭터 설정집도 좋았지만, 액션 원화집의 경우에는 꽤 괜찮은 내용이지 않나 싶군요. 요즘 몇몇 타이틀에서 작품에 사용된 콘티를 통채로 북클릿으로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던데, 그에 비해서 한글어 해설이 들어가 있는 일부 원화소개가 한국팬들에게는 더 낳은 것 같네요. 콘티집이 통채로 실려있는 것도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아무래도 이쪽이 일반인들에게 더 친절한 구성이지 않나 합니다.

작화감독이 수정한 원화컷들도 색다른 느낌입니다. 보통 만화영화는 콘티를 기본으로 원화맨들이 원화를 그리면 작화감독의 수정을 받게 되는데요. 이렇게 수정을 거친 원하는 다시 동화작업을 통해 채색에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 실린 컷들은 바로 원화작업 후 작감들의 수정을 거친 컷들입니다.

마지막 장인 이야기의 장에는 안도 마사히로 감독가 각본가인 타카야마 후미코의 커멘터리가 짧게 실려 있습니다. 두 스탭들이 밝혔듯이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B급 액션물이라는 생각을 갖고 사무라이 액션연출을 극대화하는 느낌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그로 인해 작품에서 보여지는 사무라이들의 검술 액션은 만화영화 특유의 다이나믹함과 스피디한 연출이 극화적인 스타일의 작화와 어울려 만화에 비해서는 현실적이고 영화에 비해서는 비현실적인 다이나믹한 액션이 일품인 작품입니다. 

B급의 팝콘 무비수준의 이야기이지만, 짜임새 있는 전개와 앞서 설명된 다이나믹한 액션 연출로 인해 별 지루함 없이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지 않나 싶네요.


DVD 리뷰

대물, 그리고 동양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보니 타이틀 메뉴의 구성도 동양적인 느낌이 살아 있는 색감과 일러스트가 구성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묵화스러운 느낌의 일러스트들이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피가 난무하는 사무라이 액션작품을 표현하기 위해 핏자욱의 느낌을 준 것도 독특한 느낌을 주는군요. 그러고보니 한국어 타이틀 디자인도 꽤 괜찮은 것 같은데, 패키지에는 이례적으로 일본어 타이틀만이 사용되었군요. 사무라이 액션물이라 그랬으려나요.

셔플먼트 디스크의 메뉴는 본편과는 달리 밝은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도 마사히로 감독의 커멘터리, 그리고 본 작품이 제작되기 전에 만들어졌던 무황인담의 파일럿 필름, 시사회 현장과 주인공들의 성우를 맡은 유명배우 나가세 토모야와 신예 치넨 유리의 인터뷰 영상, 예고편 등이 실려 있습니다. 셔플먼트의 구성도 모범적이고 깔끔하군요.


화질은 무리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블루레이 타이틀이 나온 이상 비교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만족스러운 화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음질의 경우는 역시나 부실한 스피커 시스템으로 인하여 생략을. 리뷰의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트레인저 무황인담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과 디자인을 보여준 상급의 애니메이션 패키지입니다. 난해하지 않은 화끈한 재미와 멋진 작화 완성도에 버금가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사무라이 액션물로서 그 맛을 100% 살린 멋진 작품입니다. 비록, 카무이의 검이나 수병위인풍첩과 같이 아니메 史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의 네임밸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웰메이드'라는 표현을 아낌없이 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감독 스스로도 B급 액션물을 지향했다고 했듯이 스토리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구요. 상당히 하드한 액션이 보여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10대 후반의 청소년들부터 볼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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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en of the East Production Committee / ⓒ 버즈픽쳐스 (한국판 DVD)

TV 시리즈가 DVD로 출시된지 체 얼마 되지도 않아 동쪽의 에덴 첫번째 극장판 'King of Eden'도 DVD로 6월 18일에 출시되었습니다. 오, 예상 외의 빠른 대응이로군요. TV 시리즈 출시 후 체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동쪽의 에덴은 TV 시리즈로 전 11화, 극장판으로 2부작으로 기획되어 있습니다. 별도의 스토리가 아닌, TV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극장판 2부작을 통해 비로소 완벽한 결말이 나는 작품입니다. TV 시리즈를 구하신 분이라면 당연히 같이 구비해야할 목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쉽게도 이번 극장판 DVD는 2부작이 모두 실린 DVD가 아닌, 극장판 1부만이 실린 패키지입니다. 디스크도 1장으로 구성되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셔플먼트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부족한 패키지일 것 같은데, 추후 출시될 극장판 2부 역시 디스크 1장으로 출시되겠군요. 조금 기다렸다가 1, 2부 통합 패키지로 출시해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아직 구입을 한 타이틀은 아닙니다만, 빠른 시일 내에 TV 시리즈와 극장판 DVD에 대한 리뷰로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지갑이 허락해준다면 말이죠, 흑.

극장판 DVD 역시 버즈 픽쳐스에서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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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07년에 발매가 되었으나, 차일피일 구입을 미루다가 잊고지내던 차, 썸머워즈 DVD 발매소식과 함께 불현듯 생각이 나, 구입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 DVD(이하 시달녀, CJ 엔터테인먼트 제작)입니다. 시기상으로는 발매된지 몇년이나 지난 제품이지만, 때마침 극중 배경과 일치하는 초여름인데다가 곧 발매를 앞둔 섬머워즈 DVD의 전야제 개념으로 늦은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패키지 리뷰

저, 이번에 구입한 패키지는 2007년에 초판된 스틸북과 필름컷이 포함된 디지팩 한정판이 아닌, 2009년 8월에 재판된 일반판이 되겠습니다. 일반판이라고는 하지만, CJ 엔터테인먼트라는 거대기업에서 제작한 타이틀이니만큼 무판권이나 제작여건이 열악한 중소 DVD 제작사에서 출시한 일반판 DVD에 비해서는 비교적 좋은 패키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깔끔한 형태의 외장 커버입니다. 시원스러운 블루 계열 텍스트와 화이트 배경은 패키지를 더욱 깔끔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실제 DVD 케이스의 디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대표적인 시달녀 일러슽트가 커버 전면을 시원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투명 케이스가 확실히 정답. 일반 불투명 검은 케이스였다면 에러였을 텐데 말입니다.


내부에는 3장의 디스크와 일러스트 몇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디지팩 한정판에서 필름컷과 스틸북이 빠진 구성인데, 가격차이는 2,000원이 조금 안되는군요. 필름컷과 스틸북이 날림이었나 봅니다. ;;;; 일러스트 모음이 위와 같이 케이스 내에 끼워져 있을 경우에는 케이스가 완전하게 닫히지 않고, 가운데 부분이 조금 벌어지는 것은 옥의 티로군요. 일러스트를 케이스에 넣지 않고 외장 커버에 넣으면 괜찮긴 합니다.


2번 3번 디스크의 라벨. 2번 디스크는 커멘터리, 3번 디스크는 콘티와 음성해설이 들어간 본편 영상입니다.


일러스트 모음을 뺀 케이스 내부. 투명 쥬얼 케이스이니 만큼 커버의 내측에도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


배경 일러스트 모음. 이례적으로 캐릭터 디자이너인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일러스트가 아니라 시달녀의 배경미술 감독인 야마모토 니죠의 일러스트가 실려 있습니다. 의외이긴 하지만 사실 업계에서의 명성이나 경력 등은 야마모토 니죠가 사다모토를 훨씬 앞서긴 하지요.

저 유명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술감독으로서 미야자키 햐아오 감독과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과 함께 숱한 지브리의 명작들을 만들어낸 그인데요. 이번 시달녀의 성공 역시 그의 유려한 배경미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브리의 게드전기와 맞붙었던 2006년 개봉 당시, 지브리의 걸출한 배경미술 감독들이 가세한 게드 전기의 미술적 완성도와 비교해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지요. (물론, 시달녀 역시 야마모토 니죠 외에도 오구라 히로마사나 오가 카즈오 같은 톱 클래스의 배경미술 감독이 합세하여 레전드급 배경스탭 진용을 보여줬습니다만.)


일러스트의 뒷면에는 해당 일러스트에 대한 해설이 들어가 있습니다. 사실 이 일러스트 모음은 비록 필름컷과 스틸북의 대용으로 포함되긴 했지만 야마모토 감독의 일러스트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데요. 아쉬운 것은 이렇게 낱장 형태로 딸랑 몇 장만 제공된지라 그 가치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은 있습니다 .

일반판의 한계를 간직하고는 있지만, 고급스럽고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네요.


DVD 리뷰

끔하고 심플한 느낌의 패키지에 비하여 DVD 내부에서는 몇 가지 부분에서 아쉬움이 눈에 띕니다. 먼저 디스크 1의 DVD 메뉴의 경우는 텍스트의 색이 번지거나 흐릿하여 뭉그러지는 느낌인데요. 깔끔한 메뉴 구성에 비해서 이 부분은 기대에 못미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2006 TOKIKAKE Film Partners


위의 메뉴는 디스크 1의 구성입니다. 재생, 챕터 선택, 설정, 스페셜 피쳐, 그리고 스탭진으로 구성됩니다. 스페셜 피쳐는 예고편과 뮤직비디오, TV CF 등으로 구성되어 있구요. 스탭진 목록(캡쳐한 영상에는 없습니다.)의 경우에는 하얀색 배경에 번짐이 심하고 해상도가 떨어지는 듯한 텍스트로만 스탭들을 표시하고 있어 고급스러운 패키지에 비해서 너무 조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2006 TOKIKAKE Film Partners


디스크 2와 디스크 3의 메뉴 구성. 배경 톤이 디스크 1에 비해 조금 어두워져 상대적으로 텍스트의 번짐이 심하지 않습니다. 디스크 2의 경우에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커멘터리와 시사회의 뒷 이야기 등이 실려 있는데요. 커멘터리는 시달녀의 여러가지 연출의도를 알 수 있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해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커멘터리가 그러하듯 지루한 감은 있습니다. 마니아나 만화영화 팬이 아니고서야 끝까지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지도.

반면, 시사회 뒷 이야기는 여러가지 생생한 모습이 담겨져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건담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본 애니메이터들의 우상이기도 한 야스히코 요시카즈 선생이 시사회장을 찾은 장면이었습니다. 야스히코 선생이 호소다 감독에게 사인을 요청하자 너무나 감격한 호소다 감독이 어쩔줄 몰라 하는 장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더군요. (마이클 조단을 우상으로 받들었던 소년이 NBA 최고 플레이어가 되어 마이클 조단에게 칭찬받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 2006 TOKIKAKE Film Partners


본편의 영상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훌륭하긴 하지만, 압도적인 선명도나 화질을 보여준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렇게 서정적인 미술을 보여주는 작품의 경우 반드시 선명하고 깔끔한 화질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흔히들 (불법으로) 보는 DivX 영상에 비해서도 월등한 퀄리티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요.

사운드의 경우도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고는 있습니다만, 열악한 저희집 사운드 여건상 만족스러운 리뷰를 해볼 수가 없겠습니다. 사운드 쪽은 아쉽지만 좀 더 높은 내공의 AV 전문가 분들의 글을 참고하시도록 하구요.

DVD 리뷰인지라 본편의 내용에 대한 리뷰는 여기서는 다루지 않을 생각입니다. 시달녀의 리뷰는 나중에 애니 리뷰에서 다시 다룰 예정인데요. 간략하게나마 작품에 대해 소개를 드리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자로 낙점받으며 지브리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던 호소다 감독이 지브리 경영진 교체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제작도중 강판당하고 나서, 프리랜서로 전업하여 만든 작품으로, 같은 해 개봉되었던 지브리의 차세대 기대주 미야자키 고로 감독(미야자키 감독의 아들)의 '게드 전기'와의 대결에서 초기에는 개봉관 수를 적게 확보했기에 흥행에서 밀리는 듯 싶었으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어 롱런을 한 작품이지요.

비록 흥행에서는 어느 정도 선전을 했으나 평단의 혹평을 들었던 게드 전기에 비해 관객과 평단 모두의 호평 속에 게드 전기를 K.O 시키며 호소다 마모루를 극장 아니메의 떠오르는 블루칩으로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를 앞세운 도쿠마 서점과 스튜디오 지브리가 오랫동안 쌓아온 극장 아니메 시장에서의 아성을 카도카와 서점과 매드하우스가 오랜만에 무너뜨린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구요.

앞서도 언급했던 지브리의 대표적인 미술감독 야마모토 니죠들의 가세로 서정적이고 깔끔해진 배경과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매력적인 캐릭터, 단순화된 선과 컬러링으로 심플함과 정갈함을 극대화시킨 작화, 호소다 만의 신선하고 재미있는 카메라 워킹과 연출 등 모든 면에서 아니메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간단한 작품소개를 끝으로 시달녀 DVD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에 정발된 아니메 DVD 중에서는 상급의 패키지를 갖춘 타이틀이 아닐까 합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일반판 (3disc) - 8점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이시다 타쿠야 외 목소리/아트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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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SUMMER WARS FILM PARTNERS. / CJ 엔터테인먼트 (한국판 DVD)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최신히트작 썸머워즈가 한국판 DVD로 마침내 발매됩니다.

블루레이로의 출시는 아직 미정입니다만, DVD가 나온 이상 곧 발매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제작은 극장배급을 맡았던 CJ 엔터테인먼트가 맡았으니 아니메 DVD로는 괜찮은 패키지가 될 듯 한데요. CJ로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도쿄 마블 초콜릿' 이후 세번째로 출시하는 아니메 타이틀이 되는 셈이군요.

현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제외하고 극장 아니메로 전연령대의 관객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주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이기에 DVD로서도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이어 이번에도 재미있으면서도 말초적이지 않고, 넓은 관객층을 고려하였으되 상투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마음에 드는군요. 전작에 비해서는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그렇다고 소장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작품은 아닙니다.

패키지는 2장의 디스크로 본편과 호소다 감독의 인터뷰가 실린 디스크 1과 예고편과 성우 인터뷰, 그리고 호소다 감독의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에서의 인터뷰가 실린 디스크 2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셔플먼트에 대한 정보는 아직 불명인데, 전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디스크 3장으로 구성된 DVD 패키지인 것에 비하면 다운그레이드된 느낌이 들긴 합니다. (가격은 같은데 말이죠.)

발매예정일은 6월 17일로 되어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여름을 맞이하여 발매 되는군요. 일부러 여름에 맞춰 출시하려고 CJ는 1년이 지나서야 DVD를 제작한걸까요. 믿거나 말거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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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에덴 국내 DVD 케이스

ⓒ Eden of the East Production Committee / ⓒ 버즈픽쳐스 (한국판 DVD)


프로덕션 I.G 제작, 카미야마 켄지 감독의 2009년 화제작 '동쪽의 에덴'이 국내에 DVD 출시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YES24, 인터파크, 무비4989, 오즈DVD 등 국내 대형 인터넷서점과, 중소형 DVD 쇼핑몰 등에서 출시예정인데요. TTB를 제공하는 알라딘 쪽은 아직 출시상품으로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군요.

디스크는 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85:1의 Anamorphic 와이드 스크린과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기존의 와이드 스크린보다 더 넓은 화면비율을 제공함에 따라 라스트 씬의 미사일 격추 등과 같은 장면에서 꽤 좋은 느낌의 영상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5.1채널 지원도 그렇고 아니메 DVD로는 꽤 좋은 사양으로 출시되는군요.

카미야마 켄지 감독의 전작 공각기동대 SAC가 국내에서 제법 팔린 타이틀이라서 그런건지, 2010년도 노이타미나(NOITAMINA) 인기 프로라는 네임밸류 덕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판권의 저가 DVD보다는 확실히 콜렉션으로서 좋은 가치를 할 듯 합니다.

그러나저러나, 동쪽의 에덴도 나온 마당에 카미야마 감독의 이전작인 정령의 수호자도 출시해줬으면 하는데... 일본 내에서도 (완성도가 좋았음에도) 좋지 않은 시청률을 보였던 작품인지라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동쪽의 에덴은 '슬럼독 밀리어네어', '국가대표' 등을 출시한 버즈 픽쳐스에서 출시됩니다. 5월 26일 출시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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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BONES·Project EUREKA Movie / ⓒ 미라지엔터테인먼트 (Korean Edition)


2005년도 TV 시리즈로 방영되었던 BONES의 '교향시편 에우레카 7'의 극장판 '교향시편 에우레카 7: 포켓이 무지개로 가득 (2009)' DVD가 한국에도 출시예정이라고 합니다. 출시예정일은 4월 20일이구요. 인터파크나 YES24 등은 현재 예약판매를 받고 있네요.

TV 시리즈가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상황에서 극장판만 발매하는지라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번 극장판 DVD 발매가 TV 시리즈 발매로도 이어졌으면 하는데... 작품의 성격상 국내에 많은 어필이 될지 어떨지는 두고봐야 겠네요.

DVD 제작사는 미라지 엔터테인먼트로 카라스 한국판 DVD나 공각기동대 트릴로지 박스셑 등을 제작한 업체입니다. 앞선 두 작품들이 국내 DVD로서는 꽤 괜찮은 패키징을 보여주었기에 이번 에우레카 극장판 DVD도 패키지 퀄리티는 꽤 괜찮을 듯 싶습니다.

라제폰부터 이어져온 본즈스러움(부담스러운 시리어스함과 십대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난해함 정도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싶은데)을 십분 간직한 SF 로봇물이니만큼 조금 높은 연령대의 청소년들에게 어필할 작품입니다. 전체관람가라고는 했지만, 저연령대의 아이들이 흥미를 끌기에는 내러티브가 좀 길고 전개가 느린 편. 단 본즈의 일류 작화진의 힘 덕분에 보여줄 곳에서는 확실하게 보여주는 (아, 물론 베드씬이 아니라 액션씬이.... -0-)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번 DVD 국내 출시를 맞이하여 저도 오랜 만에 렌턴과 에우레카의 또다른 모험 이야기 속으로 다녀올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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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엔이 미디어 제작

크라잉 프리맨 디지팩 패키지 한정판 (이미지 출처: 알라딘)

 
이케가미 료이치(그림), 코이케 카즈오(글)의 전설적인 성인극화 코믹스 '크라잉 프리맨'의 OVA가 이제서야 정식 DVD로 한국을 찾아오는군요.
 
80년대 당시 VHS 비디오 타이틀의 서두에 항상 등장하는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음란물과 폭력 영상물에 대한 위험성을 설명하는 공익광고의 배경 씬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이들이 그 제목은 몰라도 그 장면만큼은 모두 어렴풋이 기억하는, 어찌보면 일본 성인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한국인들이 짧은 컷이나마 시청하지 않았나 싶은 크라잉 프리맨은, 일본 성인만화계의 거성 이케가미 료이치의 신필에 의해 탄생한 살인을 하면 눈물을 흘리는 독특한 매력의 주인공으로 인해 아니메는 물론 헐리우드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던 이케가미 료이치 최대의 히트작이기도 합니다.
 
80년대 한국의 무판권 성인만화계를 선도하던 구호 성인만화에 의해 소개(당시 제목은 '자유인'인가 그랬는데... 원제를 번역한 울부짖는 자유인은 어감이 이상해서인지 제목을 짧게 하려함인지 그냥 자유인으로만 표기)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케가미 료이치의 작품은 당시 청소년들에게도 음성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요. 이번에 DVD로 발매되는 크라잉 프리맨은 바로 이 코믹스를 원작으로 88년부터 94년까지 총 6부작으로 제작된 OVA 아니메입니다.

 

ⓒIkegami Ryoichi / Shogakukan

이 작품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구호 성인만화를 통해 국내에 음성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씨티 헌터 등과 함께 당시 청소년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불건전 만화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원래 일본에서도 성인극화 만화였던 이 작품을 국내에서 무판권으로 들여오면서 아무런 제약없이 청소년들이 접했기 때문인데요. LD를 비디오 테입으로 더빙하는 당시의 아날로그식 복사 배포(일부 레코드 가게에서 이 본사본을 판매)에 의해 당시 많은 아니메 매니아들이 이 작품을 감상하게 되면서, 그 존재를 영등위가 눈치챘는지 후에 등장하는 많은 비디오의 공익광고에 이 크라잉 프리맨의 OVA 2편 클라이막스 씬이 그대로 인용되게 됩니다.
 
하여간에 어린 시절의 아련하면서도 18금스러운 기억들과 맞닿아 있는 작품인지라 DVD 발매 소식을 들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불과 십 수년전만해도 공익광고에까지 사용되면서 폭력적이고 음란한 영상물의 상징으로 치부되던 이 작품이 이렇게 정식으로 국내에 DVD로 발매되다니, 정말 너털웃음이 나오는 일이군요.
 
총 6부작의 OVA는 각 작품마다 스탭진이 조금씩 다릅니다. 성인작품보다는 아동용 전연령가 작품을 주로 만드는 도에이가 의외로 제작을 맡아(그만큼 이 작품의 흥행 가능성이 뛰어났다는 반증이겠지만) 상당수의 스탭진이 도에에 동화 출신의 인물들인데요. 먼저 1편은 드래곤 볼 시리즈와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3X3 Eyes의 감독으로 유명한 니시오 다이스케가, 2편은 은하철도 999 TV 시리즈와 천년여왕 TV 시리즈로 유명한 노장 니시자와 노부타카가 맡았습니다. 이 두 편은 모두 아라이 코이치가 작화감독을 맡으면서 가장 원작과의 싱크로가 높은 비쥬얼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3편과 4편에 이르러서는 주요 스탭진이 많이 바뀌게 됩니다. 드래곤 볼, 그랑조트, LAIN 등에서 연출 등을 맡아온 죠헤이 마츠우라가 3편을, 역시 다수의 드래곤 볼 시리즈에서 연출을 맡아왔고 성투사 성시의 감독으로 알려진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4편의 감독을 맡았는데요. 특히 이 두 시리즈는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작화를 맡으면서 기존의 이케가미 료이치의 스타일과는 그다지 융합이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적어도 비주얼에 있어서는 앞선 두 작품에 비해 많은 이질감을 주었다고 기억이 됩니다.
 
5편과 6편은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쭉 감독을 맡았습니다. 디지몬 시리즈나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시간을 달리는 소녀, 퍼팩트 블루 등에서 원화스탭으로 참여한 신예 야마시타 타카아키가 작화감독을 맡았는데요. 1편이나 2편에 비해서는 동화적인 연출보다는 정적인 연출에 치중한 느낌이지만, 3편이나 4편에 비해서는 원작의 그림체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무삭제판으로 원화집이나 포스터와 같은 부록 등도 제공한다니 부실한 내용의 북미판보다 훨씬 좋은 패키지일 듯 하군요. 이제와서 잊혀져버린 이 작품, 그것도 매니악한 취향의 성인물이 이 정도 퀄리티의 패키지로 출시된다는 것이 조금 의문이긴 합니다만, 올드 팬으로서는 꽤나 기대가 되는 타이틀이 아닐 수 없습니다. 8월 14일 출시 예정.

크라잉 프리맨의 실사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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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매되었던 '에반게리온: 1.01 You are (not) alone'(이하 에바 序)의 초회 한정판 DVD 패키지를 얼마전 구입했습니다. 초회 한정판이라면서 1년 이상 판매되고 있군요.


에반 序 DVD는 일본의 원 패키지를 거의 100% 그대로 옮겨온 제품으로, 일단 기본 이상의 충실한 구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초회 한정판에는 DVD 외에 OST CD가 패키지 형태로 포함되어 있지요. 원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대본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CD 패키지의 구성은 무난합니다. 사기스 시로의 묵직한 음악들이 전편을 장식하고 있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우면서도 긴장감을 자아내는 음악 구성이죠. CD 북클릿에는 각 수록 음악의 키와 템포, 그리고 그에 대한 간단한 주석과 함께 작곡가와 세션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너스 트랙까지 포함하여 총 26곡 수록.


본 DVD 패키지의 모습. 심플하고 강렬한 빨간색의 하드 커버 속에서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색 디지팩 패키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1.01이라는 상당히 소프트웨어적인 라벨링으로 패키지를 묘사하고 있는데요. 최상위 1은 이번 4부작 극장판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임을 표현하는 듯 싶고, 0.01은 말 그대로 이 새로운 극장판 시리즈의 버전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블루레이 버전의 경우에는 1.11이라는 버전이었죠. 소제목인 'You are (not) alone.'은 주인공인 신지, 혹은 작품을 보는 당신이 혼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는 상반되는 조합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작품 전체의 주제를 미리 암시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디지팩 패키지의 내부는 다시 붉은 색으로 컬러링이 되어 있습니다. 작 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붉은 LCL 용액을 표현하는 듯한 느낌인데요. 어찌보면 지나치게 심플한 감도 있습니다. DVD 커버 역시 메탈릭 레드의 바탕에 빛을 받아야지만 식별이 가능하도록 라벨링이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타이틀과 같은 정보를 노출하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듯한 디자인 컨셉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내부 부록의 구성은 북클릿과 스티커, 그리고 수록된 일러스트 코팅 필름을 끼울 수 있는 종이 앨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차, 패키지 구성시 실수로 북클릿이 접혀진 체 패키징이 되어버렸나 보군요. 이정도는 뽑기운이라고 위로하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총 14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 북클릿은 비록 짧지만 나름대로 알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의 제작 의도, 이번 극장판의 제작 키워드인 'Rebuild'의 의미(물론,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등장인물 및 각종 작품 속의 키워드에 대한 짧은 설명. 셔플먼트 디스크의 수록 내용 설명 및 스탭진 리스트. 셔플먼트 디스크에 수록된 'Rebuild of Evangelion: 1.01'에 대한 해설. 만화영화 제작에 사용되는 용어들에 대한 간단 해설 및 DVD 챕터 리스트. 마지막으로 총감독이자 원작작인 안노 히데아키의 인사말 등이 북클릿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위의 사진처럼 신지와 레이의 전신 일러스트도 수록되어 있구요.



위의 사진은 디스크의 메뉴 구성으로, 그 중 위의 세 컷은 본편인 디스크 01의 메뉴 구성이며, 마지막 컷은 셔플먼트 디스크인 디스크 02의 메뉴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 네 컷의 공통점은 모두 메뉴가 실행된 이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서서히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점인데요. 본편에서도 그렇고 몇 번씩 무지개에 대한 묘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 작품에 있어서 꽤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설정 메뉴에는 돌비 디지털 EX 6.1과 2.0, 그리고 돌비 디지털 ES 6.1의 세가지 사운드 방식을 제공하는군요. 하지만, 집에는 달랑 2.1채널 스피커만 있는지라 사운드 리뷰는 아쉽게도 통과.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제품 설명에는 일본어 자막도 지원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어 자막 밖에 지원되지 않습니다. 지원되는 언어 역시 일본어 뿐.

 

챕터 리스트 역시 다른 작품들과 달리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는데요. 얼핏 보면 메뉴 제작을 위해 쓰이는 스크립트 언어를 미처 제대로 된 라벨로 바꾸지 못하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는 음악감독인 사기스 시로가 OST 작곡시 부여한 곡의 이름으로 이를 그대로 챕터에 적용하여 음악이 바뀌는 시점으로 각 챕터를 나누었다고 하는군요. 역시 안노 감독 이하 스탭들만의 독특한 센스를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셔플먼트는 안노 감독이 각 장면마다 텔롭 형태의 주석을 첨부한 에바 序의 본편 영상과, 실제 만화영화가 완성되기 전의 레이아웃과 원화, 동화들을 촬영한 'Rebuild of Evangelion: 1.01' 영상(배경음악만 다른 사기스 시로 버전과 죠셉 버전의 두 가지로 보여짐), 그리고 본편의 영상을 재구성하여 편집한 Promotion Video인 'Angel of Doom PV', 마지막으로 트레일러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에 안노 감독이 직접 텔롭을 입혀 다시 재구성한 본편은 흥미로운 시도이지만, 동시에 텔롭 연출 이외에는 본편과 완벽히 중복되는지라 DVD 패키지로서의 가치에는 약간 의문이 드는군요. 특히, 왠만한 셔플먼트에는 기본적으로 수록되는 스탭들과의 인터뷰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바 序 (좌측) / 에바 TV 시리즈 (우측)


원 TV 시리즈와의 비교 영상(좌측이 이번 에바 序, 우측이 원 TV 시리즈). 전체적으로 선명하고 풍부한 색감입니다. 아울러 현대적인 취향에 맞는 좀 더 샤프한 느낌으로 그려졌구요. 원 시리즈에 비하여 훨씬 CG 작업이 많이 추가되어 업그레이드 되어진 원화/동화와 함께 현대적인 감각에 어울리는 영상미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전 시리즈의 퀄리티가 워낙 좋았기에 12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리빌드 작품과 비교해도 굉장히 떨어진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어쩌면 1.01이라는 이번 시리즈의 버전 표기는 이런 시각적인 측면에서 꽤 타당한 버전 명기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첫번째 시리즈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이전 TV 시리즈의 총집편의 일부라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개봉된 두번째 시리즈 인 '破'의 전개로 보아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띌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시리즈의 마지막 즈음에 등장한 카오루의 대사 '여전히 세번째구나.'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은 이번 리빌드 4부작의 전개를 암시하는 키워드가 아닌가 싶군요. (뭐랄까, 윤회적인 세계관이 그 테마가 될 듯한 느낌인데요. 자세한 얘기는 후일 극장판 리뷰를 쓰게 된다면 다루도록 하구요.)

 

전체적으로 충실한, 그러나 몇 몇 부분, 특히 셔플먼트 디스크의 구성 측면에서는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패키지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에반게리온의 팬들에게는 나름 훌륭한 패키지가 아닐까 싶군요. 무엇보다도 다시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에바의 DVD라는 점에서, 이번 버전업은 괜찮았다고 생각되는군요. (확실히 제타 건담 3부작보다는 나은 모습이 될 듯 한데요. 제타 건담을 완전히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이번 에바의 리빌드를 볼 때마다 드는 개인적인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에반게리온 : 서(序) 1.01 SE [한정판] + O.S.T - 10점
안노 히데아키 외 감독/아인스엠앤엠(구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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