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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비해 좀 더 전시회스러운 느낌에 가깝게 변한 SICAF

릭터 라이선싱 페어와 동시에 코엑스 3층 D홀에서는 제15회 SICAF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전시회와 함께 CGV 명동과 서울 애니시네마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제도 열렸다고 하는군요. 이번 전시회는 한적한 D홀에서 열린 관계로 인적은 드문 편이었습니다만, 오히려 그로 인해 관람에는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느낌이었다 하겠습니다. 1층의 아비규환 뒤의 관람이라서 그런지 더더욱 평온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더군요.

다만, 아내와 아이를 1층에 두고 잠깐 들린 관계로 여유로운 전시회의 분위기와 달리 개인적으로는 조금 빠르게 움직인 편이었습니다. 결국 여기서도 카메라의 모드를 확인할 여유도 갖지 못한체, 전시회를 설명하는 여러 텍스트나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할 시간도 갖지 못한체 셔터를 누르기에만 급급하고 말았는데요. 앞으로는 이렇게 시간에 쫓기는 관람은 될 수 있으면 지양해야 겠다 싶습니다. 내년에도 관람이 가능하다면 그 때는 캐릭터 전시회는 아예 건너뛰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작년의 경우에는 SICAF를 먼저 관람하고 캐릭터 전시회로 이동하면서 나름 여유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역으로 해서 그런지 여러모로 힘든 관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SICAF 2010의 하이라이트를 허영만 화백이 장식했다면, 이번 SICAF 2011에서는 한국 순정만화계를 대표하는 작가 원수연 님이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로 인한 영향 때문인지 이번 SICAF는 순정만화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화사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되는군요.


원수연 님의 인터뷰 영상이 한쪽 구석에서 재생되고 있네요.


전시부스는 상당히 큰 편이며, 여러가지 다양한 소품으로 순정만화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부스의 타이틀이자 원수연 작가 최대의 히트작인 풀 하우스와 꽤 어울리는 분위기라 하겠습니다.


다시 보아도 세련된 느낌의 일러스트. 80년대 후반 그녀가 데뷔했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엘로스는 순정만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그림체를 꽤 좋아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게도 순정만화에 대한 선입견으로 그녀의 작품을 끝내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근래 들어 코믹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웹툰 작가들의 공간. 임강혁을 필두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일러스트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커버격인 임강혁 작가의 일러스트는 웹툰 레벨을 넘는 디테일과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군요.


프랑스 만화를 별도로 소개하는 부스입니다. 봉쥬르(Bon Jour; 프랑스 인사말)라는 타이틀이 인상적인 세련된 공간이었습니다. 흡사 디자인 전시회를 온 듯한 느낌이더군요.


프랑스 만화라 다소 거리감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슬쩍 본 느낌으로는 꽤 친숙한 필체랄까요, 크게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일부 작품은 미국 코믹스보다도 더 익숙한 느낌을 주더군요.


제6회 국제 디지털 만화 공모전 수상작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상작인 파리의 골목길 여행, 김나영 작. 만화의 레벨을 넘어서는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급하게 사진 찍는다고 제대로 음미해보지도 못하고 간 것이 후회됩니다. 사진찍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작품을 음미했다면 사진은 못올리더라도 보다 더 내실있는 관람기가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정보근의 최우수상 Nanuk. 에스키모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스크롤 만화입니다.


송시현/이민용의 인기상 네로의 실험실. 흑백의 투박한 터치지만 의외로 몰입감이 좋은 듯 합니다.

이들 수상작들은 SICAF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점 안맞은 허접한 사진보다는 사이트의 선명한 이미지가 작품의 진가를 좀 더 확실히 보여줄 듯 싶군요. (보러가기)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 서당. 이것참 오랜만에 보는군요.


아베 야로의 심야식당은 아예 식당을 모티브로 한 부스로 꾸며져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일본의 선술집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벽면에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심야식당의 컷들. 아베 야로는 이번 SICAF 행사에 참여하여 사인회도 가졌다고 하는군요.


한쪽에 마련된 코스튬 플레이 부스.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아가씨들과 포토타임도 있는 듯 한데, 멀찌감치서 보니 한 아가씨는 사진찍는 것을 거부하는 듯 하더군요. 아마추어들이라 아무래도 수줍은가 봅니다. : )

SICAF 행사는 이 외에도 대학 동아리들의 전시회도 마련되어 만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실력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시간상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넘어갔지만요. 또한 작년 SICAF의 경우 2010년의 이슈였던 3D 상영에 일부 부스를 할애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여 올해에는 4D 체험관을 하나 정도 마련하여 관객들에게 4D 영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라 좋았습니다만, 여전히 만화계의 열악한 현실이 피부에 와닿는 다소 힘이 빠진 전시회이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활기찬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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