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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쥔 경기, 새벽을 지샌 보람

마침내 한국 축구가 원정 첫 16강이라는 쾌거를 일구어냈습니다. 한국 화이팅!입니다.

실, 월드컵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16강 진출에 있어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습니다. 전 유로 챔피언 그리스나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라, 모두 객관적으로 한국을 압도하는 전력이었으니까요. 그것도 그렇지만, 월드컵 직전의 세계 대회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한국팀이었기에,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더랬습니다. 박지성이나 이청용 정도가 세계에서 통하는 레벨이 아니냐는 생각도 갖고 있었구요. 자연스레 대표팀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경기결과만 보고 마는 정도로 관심 밖으로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을 보면서 기대치는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해외파가 가세하니 확실히 전력이 올라가는 느낌이더군요. 물론, 벨라루스의 평가전은 실망스럽긴 했지만 이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비력과 골결정력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보이긴 했지만요. 이러한 기대는 그리스전을 기점으로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이거 정말 16강 가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월드컵은 단순한 실력을 넘어 확실히 관록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유로챔피언인 그리스도 월드컵 경험이 없어서 이번 예선에서 고배를 마신 듯 싶어요. 한국도 16강 진출이 2002년말고는 없었기에 항상 아슬아슬한 느낌이었구요. 북한 역시 그런 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원정 16강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쌓은 만큼 한국의 월드컵 경기도 예전과는 달라질 것 같습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간 경험을 얻었으니까요. 그것도 한국 코치진의 힘으로 일구어 냈으니 이 경험은 나중의 대표팀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만큼 국민들이 기대치는 더욱 커지겠지만. 매번 16강 진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대표팀에게 부담을 주지는 말았으면 하네요. 날고 기는 유럽팀들도 자칫 잘못하면 탈락하는 것이 16강이니 말이죠. 한국이 서너 번은 더 이런 경험을 쌓아야 진짜 세계 축구 강국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hoto by The_Adventures_of_Steph en_Heckman, From Flickr


번 남아공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코칭스태프의 용인술이 아닌가 합니다. 스타팅 구성, 교체선수의 선택, 교체 타이밍이 모두 언론과 팬들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네요. 물론, 전문가인 코칭스태프의 선택이 비전문가인 팬들이 못보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겠지만, 아르헨전도 그렇고 이번 나이지리아 전에서도 교체한 선수(누구지는 다 아시리라 믿고 실명 공개는 하지 않을랍니다)에 의해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가슴을 졸이게 했네요. 16강에 진출했기에 망정이지 탈락이라도 했다면 다시 한 번 언론과 팬들의 집중포화를 맞았을 듯.

교체카드가 그다지 없다는 점도 좀 안타깝습니다. 애써 뽑은 몇몇 공격수들은 얼굴을 보기가 힘드네요. 왠지 지난 대표팀에 비해서 선수층이 더 얇아진 거 아닌가 싶은 착각에 빠지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공격라인의 구성은 확실히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낳은 구성인 것 같아 보입니다. 해외파로 구성된 양박쌍용은 네임밸류도 그렇고 공격기여도에 있어서도 확실히 이름값을 해주고 있는 듯. 이영표나 김정우는 확실히 믿음직한 수비라인을 구성해주지만 전체적인 수비진용은 여전히 구멍이 있는 것도 같네요. 곽태휘의 결장이 아쉽습니다.

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했으면 싶은 나라는 아르헨티나입니다. 사실, 어려서부터 외국 대표팀 중에서는 아르헨티나를 가장 좋아하는 편인데요. 메시의 환상적인 플레이가 월드컵 우승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한국전에서 보여준 메시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스트라이커가 아니더라도 플레이메이커로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더군요. 저런 플레이어의 경기라면 개인적으로는 결승까지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감독(마라도나)이 맘에 안들긴 하지만요. 메시를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메시가 마라도나보다 더 낳은 듯 합니다. 멘탈적인 면도 마라도나보다 월등한 것 같구요. 이제 겨우 23살 청년이! 다음 월드컵에서도 그를 볼 수 있겠죠? 그땐 같은 조에 속하지 맙시다, 인간적으로.

Photo by tpower1978, From Flickr


이버에서 실시간으로 월드컵을 중계해주는군요! SBS가 이번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따냈지만, KT의 QOOK과 네이버 역시 월드컵을 실시간 중계해준다고 합니다. KT야 공식후원사니 그렇다치고, 포탈인 네이버에서 실시간 중계를 해준다는 것은 의외네요. 물론, 엄청난 사용료를 지불했겠지만, 그 덕분에 인터넷으로도 월드컵 중계를 마음 놓고 감상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저희 집 같은 경우에는 TV가 있는 안방에서 애기를 재우는 관계로 이번 나이지리아 전을 보는 것이 여러모로 문제가 있었는데, 덕분에 PC에서 깔끔한 영상의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HD 중계(물론, 실제로 HD급 화면은 아니고 480p 정도 되는 것 같은데)로 화질도 선명하고, 게다가 끊김현상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네이버의 이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TV 인프라도 이제 디지털 방송에 웹 환경으로 넘어가는 추세인지라 네이버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갑자기 왠 IT 이야기로 흘러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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