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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vel Comics

 
DC를 시샘한 마블의 영화 사랑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 슈퍼맨과 배트맨이 실사영화를 통해 80년대와 90년대를 풍미하는 동안, DC 코믹스와 함께 북미 코믹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마블 코믹스는 그저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등, DC에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히어로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마블이었지만, 영화시장에서는 좀처럼 그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던 것입니다. TV 시리즈와 실사영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마블 스튜디오를 80년대에 설립했지만, 85년부터 거론되던 자사 최고의 히트 캐릭터 스파이더맨의 실사영화가 판권을 둘러싼 문제로 감독으로 선임되었던 제임스 카메론이 도중하차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블의 히어로들은 스크린에 입성하지 못한 체 21세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영화계에서는 배트맨 시리즈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히어로 영화가 예전만큼의 임팩트를 갖지 못하던 시절이었는데, CG라는 신기술이 실사영화에 서서히 접목되면서 히어로 영화는 다시금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기 시작했고, '블레이드(1998)'를 통해 그토록 염원하던 실사영화에의 진출을 성공한 마블은 그로부터 4년 뒤인 2002년 마침내 '스파이더맨(2002)'을 개봉하여 DC 코믹스의 히어로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히트 대작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실사영화에서는 마블의 일대 반격이 시작됩니다. 블레이드 시리즈는 이후에도 3편까지 제작되면서 대표적인 R 등급 뱀파이어 히어로물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3편까지 연달아 빅히트하며 마블의 대표 히어로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되지요. 여기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엑스맨 3부작(3부는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하지 않았습니다만) 역시 이전과는 다른 고뇌하고 소외받는 히어로들을 묘사하면서 영화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게 됩니다. 실사영화의 DC 히어로들과 달리 마블의 21세기 히어로들은 보다 더 인간적이고 불완전했습니다. 그들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불행했고, 그래서 연민이 느껴지기까지 했지요. 이제 영화의 히어로 월드는 마블의 히어로들이 지배할 것 만 같았습니다.

ⓒ 20th Century Fox


ⓒ Columbia Pictures



풍요 속의 빈곤,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만족 못하게 된 마블

21세기 초반 헐리우드는 심각한 소재고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실사영화로 만들 만한 소재들이 바닥이 나기 시작한 것이죠. 이즈음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마어마한 흥행에 성공하자 헐리우드의 제작사들은 앞다투어 판타지 영화에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작품은 소수에 불과했고 대안으로 풍부한 컨텐츠를 자랑하는 일본  아니메를 소재로 삼게 되지만, 원작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로컬라이징에 실패한 헐리우드식 아니메 해석은 이제까지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랜스포머의 경우는 실제 원작은 일본이지만, 완구와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북미에서 로컬라이징이 된 소재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한때 인기를 끌었다가 사그러들었던 히어로물은 재활용 소재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구어내게 됩니다. 기존의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히어로물은 아직 그만큼 팬층이 형성되지 않는 일본산 애니메이션보다는 더 관객에게 어필하기가 쉬운 소재였고, CG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장면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러한 트렌드를 타고 등장한 마블의 히어로들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실사영화에 들이닥치게 됩니다.

하지만 풍요 속에 빈곤은 존재하는 법, 우선 수많은 히어로 무비들의 양산으로 인해 일부 작품들은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으로 인해 기대치가 높아진 탓에 그 뒤에 등장한 '헐크(2003)'나 '데어데블(2003)', '일렉트라(2005)', '판타스틱 포(2005)' 등은 그 완성도가 앞선 히트작들과 비교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흥행 역시 앞선 작품들에 비해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안았구요. 여기에 실사영화를 위해 캐릭터 사용료 만을 받고 판권을 영화사에 넘겨버린 마블로서는 자신의 히어로들이 등장한 영화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그저 손가락만 빨며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2003년 라이벌인 DC 코믹스가 워너브러더즈 계열사인 DC 엔터테인먼트로 편입되면서, 마침내 DC의 히어로들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특히 크리스토퍼 놀란이 새롭게 리부트시킨 배트맨 2부작 '배트맨 비긴즈(2005)'와 '다크나이트(2008)'는 히어로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단의 극찬 속에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게 되며, 엑스맨 시리즈로 마블의 히어로들을 성공적으로 실사로 이식했던 브라이언 싱어가 슈퍼맨 리부트 프로젝트로 자리를 옮겨 '슈퍼맨 리턴즈(2006)'을 제작하는 등 DC의 공세는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마블로서는 이제 결단의 시기를 내릴 때가 온 것이었습니다.

ⓒ Paramount Picture



어벤져스, 마침내 전모를 드러낸 마블의 히어로 월드

2008년 드디어 마블 자신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아이언맨(2008)'과 '인크레더블 헐크(2008)'가 스크린으로 찾아오게 됩니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비록 같은 해에 개봉한 DC의 다크나이트에는 못미쳤지만, 아이언맨은 기록적인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었으며, 인크레더블 헐크 역시 준수한 결과를 남기게 되었던 겁니다. 이에 자신을 얻은 마블은 원대한 계획을 꿈꾸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어벤져스'의 시동이었습니다.

아이언맨을 보시면 크레딧이 끝나고 영화 마지막에 비밀조직 쉴드의 국장 닉퓨리가 등장하여 토니 스타크에게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깁니다. '당신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나?' 바로 이것이 어벤져스의 시동을 암시하는 대사였던 것입니다. 어벤져스는 마블의 대표 히어로들이 결성한 조직으로, 1963년 코믹스로 발표되기 시작한 작품인데요. 그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마블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마블은 몇몇 대표 히어로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세계관 그 자체를 영화로 옮기는 방대한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를 한 두편의 영화로 영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코믹스처럼 각각의 히어로들을 주제로 한 영화를 차례로 선보인 다음, 이후에 그 모두가 한자리에 모인 별도의 영화로 공개한다는 것인데요. '아이언맨2(2010)'를 선보인 뒤 마블은 지속적으로 대표 히어로인 '토르(2011)'와 '캡틴 아메리카(2011)'를 자체 제작하여 개봉할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에는 이들 히어로 영화들을 한자리에 묶을 '어벤져스(2012)'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딱히 마블의 팬이 아니지만 이러한 마블의 프로젝트는 몹시도 흥미롭고 기대된다 하겠습니다. 방대한 세계관을 하나의 작품에 무리하게 집어넣지 않고 독립적인 작품들로 그 단편들을 보여주어 종래에는 하나의 완성된 월드를 보여주는 이러한 방식은 영화의 속편 제작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가 아닌가 싶군요. 특히, 마블 엔터테엔먼트가 2009년부로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이러한 마블의 장대한 프로젝트는 더더욱 무게가 실려 보입니다.

여기에 마블이 제작하지는 않았지만, 마블의 히어로들을 소재로 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 역시 개봉 예정에 있으며, 소니가 별도로 시동하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4번째 작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도 제작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20세기 폭스사에서 제작하는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의 속편 '더 울버린(2012)' 역시 2011년 4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에 있습니다. 그야말로 마블의 파상공세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자, 이렇게 되면 역시 DC의 반격 역시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DC 쪽도 올해 '그린 랜턴(2011)'을 필두로, 놀란 감독이 다시 배트맨 속편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를 제작중에 있으며, 슈퍼맨의 속편인 '슈퍼맨: 맨 오브 스틸(2012)'은 '왓치맨(2009)'을 통해 R등급 성인 히어로물의 진수를 보여준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을 맡을 예정에 있죠. 거대한 베일을 벗은 마블의 어벤져스 프로젝트에 비견될 DC의 져스티스 리그가 과연 시동될지 역시 관심거리라 하겠습니다. 세계를 뒤흔드는 거대한 히어로들의 전쟁이 이제 스크린에까지 그 전장을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 Paramount Pictures


ⓒ Paramount Pictures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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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화사 집


<스탭>

◈ 감독/각본: 최동훈
◈ 캐스팅: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外
◈ 제작: 영화사 집


<시놉시스> 

태초에 땅에선 인간과 짐승이 조화로웠고, 하늘 깊숙한 감옥엔 요괴들이 갇혀 있었다. 도력 높은 신선 표은대덕은 신비한 피리를 삼천일 동안 불며, 요괴의 마성을 잠재우고 있었다. 삼천일의 마지막 날 열렸어야 할 감옥문이 그곳을 지키던 미관말직 신선 셋의 실수로 하루 먼저 열리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요괴들의 마성은 다시 깨어났고, 표은대덕의 피리는 사악한 기운에 묻혔다.

요괴들은 모두 피리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 피리를 빼앗긴 표은대덕은 요괴의 마성에 젖은 체 지상으로 떨어졌다. 마성에 빠진 표은대덕과 요괴들은 지상으로 쫓겨와 인간의 몸에 숨어들었고, 자신이 누군지 그 기억마저도 잃어버렸다. 사람들 사이에선 오직 피리를 가진 자만이 요괴들을 다스릴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자신들의 실수로 피리를 잃어버린 신선 셋은 지상으로 내려와 이름 높은 도사 화담에게 요괴와 피리를 찾아줄 것을 부탁하게 되고, 화담은 이 부탁을 받아 요괴들의 추적에 나서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이 실제 영화의 프롤로그 내레이션을 옮긴 글입니다.)


기대 이하의 스토리텔링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재미를 보여주다.

번에 구정특선으로 감상하게 된 전우치는 이제까지의 한국 판타지 영화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영화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은행나무 침대(1996)'의 성공 이후, 한국 영화계는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귀천도(1996)', '비천무(2000)', '단적비연수(2000)', '천년호(2003)',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중천(2006)'과 같은 일련의 판타지 무협 액션물들을 잇달아 선보이게 되지만, 거의 대부분이 조악한 완성도와 뒤떨어지는 서사로 인하여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이 와중에 등장한 전우치는 비록 히어로 물로 홍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술과 부적이 사용되고 신선과 요괴가 등장하는 등, 전형적인 오리엔탈 판타지의 형식을 취한 작품으로, 이들 한국적 판타지 영화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전우치 이전의 한국 판타지 영화들은 우선 중국의 무협 액션에 비해 한참 세기가 부족했던 액션연출이나 다른 작품에서 자신이 보여주었던 만큼의 아우라를 보여주지 못한 배우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연기력, 판타지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못했던 감독들의 성향과 엉성한 각본과 같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대부분이 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보다 더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판타지라는 장르문학에 대한 편견과 이해력 부족이 먼저라 하겠는데, 이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에게도 마찬가지의 문제라 하겠다. 이제까지 한국영화 중 성공한 영화 대부분이 현실세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코미디나 드라마, 혹은 범죄액션물이 대부분이었고, SF나 판타지와 같은 장르 영화는 한국영화로서는 거의 성공한 전례가 없었던 것이 그 반증은 아닐까. 한마디로 만드는 이나 보는 이나 판타지라는 소재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었던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소설이나 코믹스, 온라인 게임 등을 통해 판타지라는 소재가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대중적인 이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로 인해 발달된 촬영기술과 막대한 제작비가 확보되었음에도 2000년대 들어 제작한 대부분의 판타지 영화들은 흥행 참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둔 것이 이제까지의 상황이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에 이르러서야 전우치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 (주)영화사 집


'범죄의 재구성(2004)', '타짜(2006)' 등을 통해 하이스트 무비와 범죄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최동훈 감독은 2006년 판타지 영화 중천의 각본 작업에도 잠시 참여한 경력이 있다. 수준 이하의 스토리 텔링을 보여준 중천의 각본이 온전히 최동훈 감독의 작품은 아니지만, 이 대목은 확실히 불안감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이다. 즉, 흥미진진한 두뇌 싸움을 보여주었던 앞선 두 작품에 비해 판타지라는 이야기 형식이 최동훈 감독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전우치는 최동훈 감독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미흡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품이다. 오락영화로 만들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단선적인 전개는 둘째치고 그 완성도도 생각만큼 만족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연출 역시도 그러한데, 피리를 요괴에게 빼앗긴 체 인간계로 떨어진 표은대독의 이야기와 전우치의 등장과 난동, 그리고 화담과 세 신선의 요괴쫓기 에피소드를 시간 순에 맞춰 평이하게 배열하지 않고 각자의 시점에 따라 교차로 진행시킨 서두 부분은 분명 최동훈 감독의 재기가 엿보이는데, 이후의 이야기는 서두와는 달리 그저 평범하게 시간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 이것은 단조로운 이야기 흐름이 기교있는 연출을 보여줄 여지를 만들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닐까도 싶다. (그래도 영화 초반에 주어진 두어가지의 복선이 클라이막스와 결말부분에서 다시금 등장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런 단조로운 전개에도 불구하고 전우치는 위트가 넘치고 즐겁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껄렁껄렁한 강동원의 연기와 언제 어디서나 제 역할을 다해내는 유해진의 코믹 연기는 이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일등 공신이다. 여기에 송영창, 주진모, 김상호로 이어지는 얼빠진 세 신선 역시 감초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들로 인해 전우치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가득한 오락영화가 되었다. 이전에 비해 훨씬 수준이 높아진 액션연출도 일품이다. 도술을 사용하는 전우치의 액션장면은 꽤 잘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은데, 극장이 아닌 TV로 감상했음에도 불구하고 CG의 이질감을 제외하고는 큰 흠결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모습이었다. 유쾌한 캐릭터들의 코미디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다소 허술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전우치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이는 최동훈 감독의 작품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우직한 전개가 아닌가 싶다.

ⓒ (주)영화사 집


하지만 캐스팅이나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는 일부 미스나 사족이 느껴진다. 많은 미디어에서 지적했듯이, 히로인 역의 임수정의 비중이 너무 미약하여 히로인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은 아쉬운 부분이다. 오히려 특별출연한 염정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느낌인데, 이는 같이 특별출연한 김효진이나 백윤식에 비교하면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비중이 커보인다. 또한, 화담 역의 김윤석 역시 기이하게도 캐릭터와 잘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장면에서는 섬뜩할 정도로 오싹한 연기를 펼치는 듯 싶다가도 어떤 장면에서는 묘한 불협화음이 느껴지는데, 타짜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악역의 연기나 이때까지의 그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볼 때 이는 의아한 점이라 하겠다. 어쩌면 판타지라는 옷이 김윤석과는 그다지 맞지 않는지도. 반면 특별출연한 천관대사 역의 백윤식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는데, 확실히 이런 부분은 연기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록 여러가지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지만, 동시에 전우치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유쾌한 도사 영웅의 이야기는 너무 현실적인 영화에만 열중하는 한국의 영화 정서에 좋은 청량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전우치를 통해 부디 한국 영화계도 SF나 판타지 같은 장르 영화들이 제작되고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주)영화사 집


덧붙임) 백윤식의 아들 백도빈도 이 영화에 출연하는데, 최동훈 감독의 전작 타짜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부자 동반출연이다. 아버지는 특별출연이지만, 아들은 레벨이 떨어져서 그냥 단역인가.

덧붙임) 개인적으로 백윤식 선생의 왕팬이다. 찌질한 연기부터 중후한 연기까지 작품이나 캐릭터, 출연 비중과는 상관업이 언제나 멋진 연기를 선보이신다는... 게다가 이런 판타지 스타일까지 소화를 해내시다니 사랑합니다.

덧붙임) TV로 흥미진진하게 보려던 찰나, 아드님의 취침 관계로 인하여 부득이 시청이 중단되고 말았다. 집이 좁아서 안방에 TV가 있는데, 이런 연휴나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아주 쥐약이다. 덕분에 네이버에서 2,000원내고 마저 다봤다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주)영화사 집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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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OPUS Pictures


<스탭>

◈ 감독/각본/각색: 이정범
◈ 캐스팅: 원빈, 김새론, 김희원, 김성오, 김태훈
◈ 제작: 오퍼스 픽쳐스
◈ 관람등급: 미성년자 관람불가


<시놉시스> 

과거가 알려지지 않은 사나이 차태식(원빈 분)은 누구와도 인연을 만들지 않은체 홀로 외로이 전당포를 운영하고 있다. 옆집에서 효정(김효서 분)과 단둘이 사는 불우한 소녀 소미(김새론 분)가 태식의 유일한 벗. 무뚝뚝한 태식이지만 소미는 그에게 마음을 열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며, 태식 역시 꼭 닫은 마음의 문 틈을 살짝 열어 소미만을 유일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악몽과 같은 과거로 인해 세상을 등진 그에게 소미는 거친 사막 속 자그마한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 셈이다.

한편, 나이트 클럽의 무희로 일하는 효정(김효서 분)은 불법장기 매매업자이자 마약 중간상인 만석(김희원 분)과 종석(김성오 분) 일당의 마약 샘플을 중간에서 가로채고 만다. 마약 조직의 보스 오명규 사장(송영창 분)은 만석을 호되게 폭행하고, 이에 만석의 동생 종석은 샘플을 찾기 위해 추적 끝에 효정을 찾아낸다. 소미를 납치하고 효정을 폭행한 종석과 그 일당은 마약 샘플이 담긴 카메라 가방이 태식의 전당포에 저당 맡겨졌음을 알고 태식의 전당포에 들이닥치게 되는데...


라스트 액션씬은 한국 액션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난 2010년 화제의 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원빈의 아저씨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유약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오던 원빈의 연기 변신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의 한국 영화 중 가장 세련되고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선보이면서 여성관객과 남성관객의 호응을 동시에 이끌어 냈으니 말이다. 특히, 미성년자 관람불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62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해 한국 영화 중 가장 큰 흥행성적을 올렸고, 이는 역대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의 방화 중에서도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단순히 인기스타 원빈의 액션영화여서 였을까?

그동안 귀동냥으로만 들어왔던 아저씨를 본 소감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점이었다. 물론, 서사구조는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했던 옆집 소녀가 마약조직에 납치된 후, 세상을 등진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사나이가 소녀를 살리기 위해 마약조직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시놉시스 자체에서 어떤 새로운 것을 이끌어내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단조로운 스토리라인 속에서 아저씨가 빛났던 것은 감성과 스타일리쉬였다.

많은 기사와 블로거들의 리뷰에서도 언급되어 왔겠지만, 이 이야기는 뤽 베송 감독/쟝 르노,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레옹(1994)'이나 피에르 모렐 감독/리암 니슨 주연의 '테이큰(2008)'과의 데자뷰를 연상시킨다. 물론, 어딘가에서도 한두번 이야기 되었겠지만, 감정을 모르는 살인기계 레옹이 옆집소녀 마틸다에 의해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레옹의 시퀀스는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세상을 등져버린 태식과 소미의 관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납치한 딸을 찾기 위해 제한된 단서로 그들을 추적하는 테이큰의 전직 특수요원 브라이언 밀스의 이야기와도 차별점이 존재한다. 전자인 레옹은 킬러가 소녀에 의해 인간의 의미를 되찾고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닌 살리기 위해서 싸운다는 이야기이며, 후자인 테이큰은 영문도 모른체 납치당한 딸을 찾기 위해 남겨진 실낱같은 단서에 의지하여 범인을 추적하는 스릴러적 시퀀스가 가미된 작품이다.

반면 아저씨의 그것은 피도 눈물도 없을 정도로 잔혹하고 비열한 만석과 종석 일당에게 사로잡힌 옆집 소녀 소미를 찾기 위해 오랫동안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한 남자의 사투를 다루고 있다. 시퀀스는 앞선 두 작품보다 단순하지만, 감성적 흡입력은 레옹에 필적하고 테이큰을 능가하는 듯 싶다. 특히, 악당으로 등장하는 만석역의 김희원과 종석역의 김성오의 연기는 100%의 싱크로를 자랑하는데, 사이코패스에 가까울 정도로 냉혹하면서도 교활하기까지 한 이들의 악당 연기에 의해 원빈의 복수의 당위성은 관객들에게 별 설명없이도 크게 와닿는 느낌이다. 즉, 저렇게 잔인하고 비열한 악당들을 부디 응징해주었으면 마음을 들게 하는 것이다. (이들 만석 종석 형제 외에도 동양계 킬러 람로완 역을 맡은 타나용 웡트라쿨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목소리 톤도 중후하고 멋졌으며 원빈과의 라스트 액션 역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 2010 OPUS Pictures


아저씨에서 악당들을 응징하는 원빈의 연기는 가히 최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애초에 이정범 감독은 주인공인 아저씨 역할을 50~60대의 중년 남성으로 설정했다가 다시 40대까지 낮추었다고 되어 있는데, 만약 원래의 설정대로 아저씨가 만들어졌다면 이 정도의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가녀리고 유약한 인상의 원빈은 과거 슬픈 상처를 간직한 특수부대 요원 출신의 태식과는 너무 거리가 멀 정도로 깔끔한 마스크지만, 그로 인해 여성관객들의 호감도를 최대로 이끌어 내게 된다. 만약 라스트의 그 처절한 액션씬이 원빈이 아닌 진짜 아저씨였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하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다. 그저 주연 배우의 외모만이었다면 오히려 이 영화는 그저그런 영화로 전락했을 수도 있지만 이제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원빈의 연기는 배역과의 놀라운 싱크로를 보여주고 있다. 말랑말랑한 꽃미남의 멋진 액션 영화라 생각하면 오산일 정도로 원빈은 현실감 있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데, 잔혹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높은 표현수위와 더불어 영화를 일반적인 액션영화가 아닌 감성이 살아있는 액션영화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소미 역의 김새론은 이 작품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한 듯 싶다. 감정을 폭발해야 하는 씬에서는 아직 어린 소녀라 그런지 조금 미숙한 부분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한 편이었다.) 

주조연들의 연기 외에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한 또 하나의 원동력, 그리고 주인공 원빈에게는 다소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남성팬들을 열광하게 한 것은 바로 감각적이고 세련된 액션 씬이다. 아저씨는 한국 액션영화, 특히 조폭들이 등장하는 액션 범죄 장르로서는 드물게 스타일리쉬하고 세련된 액션씬을 선보이고 있다. 원빈이 선보이는 특공무술은 이제까지 한국영화에서 선보인 무술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살상과 제압을 위해 간결화된 동작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마치 과거 미국의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이 선보였던 특공무술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다만, 이것이 극에서 자주 등장하면서 남발되지 않고 꼭 필요한 흐름에서만 등장하면서 단순한 서사 구조임에도 이야기의 흐름은 좋은 편이다. 즉, 볼거리에 너무 치중하면서 서사가 매끄럽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은 것이다.

원빈의 액션이 절정을 이루는 영화의 클라이막스 씬은 이제까지 억눌려왔던 모든 분노를 한번에 폭발시키듯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공식 사이트에서 시사회를 마치고 나온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이 라스트 액션씬에 대해 극찬을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작품을 보고 나니 이것이 단순한 인사치레는 아니었다 싶다. 이제까지 스크린 속에서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왔던 악인들에 대한 원빈의 냉혹하고 비정한 복수는 그 잔인함으로 인해 오히려 리얼리티가 살아나고 큰 공감을 자아낸다. 유혈이 낭자하는 이러한 씬에 익숙하지 않은 팬들에게는 거북한 장면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원빈이라는 배우가 해서 그런지 오히려 이 씬의 잔혹함이 상쇄되는 느낌이 있다.

단순한 액션영화에 감성과 스타일리쉬함, 그리고 리얼리티를 더함으로써 아저씨는 평범을 넘어서는 작품이 되었다. 솔직히 기대 이상의 완성도에 개인적으로 놀랐다고 해야겠다. 감독, 배우 모두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이 영화는 오히려 말랑말랑한 헐리우드의 액션 블록버스터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 2010 OPUS Pictures


덧붙임) 형사팀장 김치곤 역의 김태훈의 욕 연기는 작중의 어지간한 조폭들보다 더 상스러웠다. 뭐 터프한 세계에서 이런 욕이야 일상다반사겠지만, 들었을 때 기분 좀 상할 정도로 톤이 까랑까랑하다고나 할까. (나무라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거다.)

덧붙임) 만석 역의 김희원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악당 역에 제격이지 않았나 싶다. 딱 보기에도 악당같아 보이는 김성오보다 오히려 이런 쪽이 더 무섭다. 욕도 정말 맛깔나게 발음해주시고 계시다. 실례일지는 모르나 마스크가 마치 차태현과 유해진을 섞어놓은 듯한 인상이랄까.

덧붙임) 클라이막스 전 불법장기 시술을 하는 마약중독 의사 역의 조연배우는 순간 살찐 김윤식인줄 알고 잠시 착각했다는.

덧붙임) 솔직히 결말부분은 좀 늘어지지 않았나 싶은 느낌이 든다. 그 전에 호송되는 씬에서 태식이 소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달리는 경찰차를 줌아웃하면서 끝내도 무난하지 않았을까 싶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럼 너무 뻔하려나.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OPU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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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리드(Buried)에 이은 또다른 형태의 공간제약 스릴러

ⓒ 2010 20th Century Fox


'레인스포팅(1996)'을 통해 방황하는 청춘의 심리를 스피디하고 리듬감 넘치는 카메라워크로 승화시켰으며, '28일 후(2002)'와 '28주 후(2007)'를 통해 스릴러에서도 번뜩이는 감각과 재치를 선보이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를 통해 아카데미 8개 부분 석권, 골든 글로브 4개부분 석권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모두 휩쓸면서 드라마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대니 보일의 신작 '127시간(2010)'이 2010년 11월 미국개봉에 이어 2011년 2월 한국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의 블루 존 캐년 등반에 나섰던 아론 랠스톤이 불의의 사고로 인해 절벽 밑으로 떨어져 바위에 오른팔이 끼어 버린 체 옴짝달짝하지 못하고 절벽 아래에 갇히게 되면서, 생존을 위해 벌이는 127시간 동안의 사투를 담은 이 드라마는 제한된 공간에 갇힌 극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 아론의 몸부림을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가미하여 긴박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여기에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극단의 선택을 내려야 하는 인간의 심리를 드라마틱하게 묘사함으로써 스릴러와 드라마의 뛰어난 조합과 완성도를 선보일 듯 합니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127시간은 그 결말에 대해 이미 관객들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실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으로 묘사함으로써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궁금증 보다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궁금증으로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유도하는 작품이라 하겠네요.

이미 여러편의 작품에서 우리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탑 클래스의 연출가 대니 보일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우리에게 커다른 믿음을 심어주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의 일등공신은 역시 지옥에서 생환하는 청년 아론을 100% 완벽하게 연기해낸 제임스 프랑코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 거의 1인 등장인물로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제임스 프랭코는 팔을 잘라내야만 탈출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속에 처한 아론의 심리를 신들린 듯 연기해냈는데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해리 오스본 역으로 우리에게 익숙할 뿐 이렇다 할 주연작이 없는 그에게 있어서 이 127시간은 연기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 2010 20th Century Fox

사실, 이 127시간을 보면 자연스럽게 얼마전 개봉한 영화 '베리드(2010)'가 연상됩니다. 테러리스트에 납치되어 관에 갇힌 체 땅속에 묻힌 한 남자의 상황을 충격적으로 표현한 베리드는 여러 면에서 127시간과 닮아 있습니다. 제한된 공간에 갇힌 인간의 극한상황을 이야기한 점이나, 그것을 드라마와 절묘하게 매치업시킨 장르적 크로스오버, 여기에 직전작까지는 대표적인 주연작이 없었던 베리드의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가 왠지 127시간의 주인공 제임스 프랭코의 처지와 비슷하다는 점, 여기에 둘 다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정도로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는 점 등등... 두 작품은 마치 형제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하겠죠. 제한된 공간 안에 갇힌 극한 상황을 묘사한 작품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두 작품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여 극한 상황이라는 서스펜스에만 치중한 것이 아닌, 그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심리를 좀 더 세밀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전작들에 비해 좀 더 디테일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흥행에 있어서는 127시간이 더 나은 평가를 받을 듯 싶습니다. 베리드를 연출한 로드리고 코르테스의 연출내공이 아무래도 대니 보일에 비할 바가 안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의 관 속에서 모든 씬을 찍은 베리드의 정직할 정도로 우직한 연출에 비해, 블루 존 캐년의 장관과 가족들과의 회상 씬으로 보다 더 풍부한 구성의 127시간이 아무래도 관객에게는 좀 더 다가기가 쉬울 듯 싶군요. 여기에 테러나 냉혹한 현실을 우회풍자한 베리드에 비해 미국 영화의 테마인 가족애와 한 개인의 기적적인 생환사를 다룬 127시간 쪽이 아무래도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베리드보다는 관객에게 우호적인 평가를 받을 듯 싶습니다. 

'Box Office Mojo'의 자료에 의하면 베리드는 북미에서 약 백만 달러, 전세계적으로 천7백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여 총 천8백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러가기) 반면 127시간은 북미에서만 약 천백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으며, 글로벌 수익은 아직 추산 중에 있는데요. 베리드의 제작비가 약 2~3백만 달러, 127시간이 천8백만 달러 정도의 제작비가 들었음을 감안할 때 둘 다 제작비 대비로서는 성공적인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만, 역시 규모 나 네임밸류 측면에서는 127시간이 베리드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물론, 단순 흥행수익 수치 비교만으로 이 작품들을 평가하는 것은 단선적인 시각입니다만, 적어도 관객들의 호응면에서는 127시간이 좀 더 우위에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83회 아카데미에서 과연 제임스 프랭코와 라이언 레이놀즈가 맞붙을 수 있을까요? 적어도 작품의 직접 비교를 떠나 이 두 작품으로 인해 제임스 프랭코와 라이언 레이놀즈는 연기력을 겸비한 차세대 스타로서 발돋움 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제임스 프랭코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로 선정되면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으며, 라이언 레이놀즈 역시 데드풀 외에도 몇 작품의 주인공으로 낙점되면서 상한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적어도 헐리웃은 두 명의 젊고 유능한 연기자를 발굴한 셈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20th Century Fox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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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턴 호러 판타지, 전작 '리전'의 전례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인가.

ⓒ 2010 Sony Pictures


민우의 코믹스로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던 '프리스트'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실사영화로 2011년 3월에 개봉 예정에 있습니다. 감독은 '리전(Legion, 2010)'을 통해 이미 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선보여 그닥 성공적이지 못했던 장편영화 데뷔를 마쳤던 신예 스콧 챨스 스튜어트. 주인공은 '다빈치코드(2006)'에서 사일러스 역을 맡아 우리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영국계 배우 폴 베타니가 맡았습니다. 폴 베타니는 스콧 감독의 리전에서도 주인공인 대천사 미카엘을 맡았는데요, 감독이나 주인공이나 모두 비슷한 전작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리전은 프리스트를 위한 일종의 습작물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 '겟썸(2008)'의 떠오르는 신예 캠 지겐뎃, '미션 임파서블3(2006)'과 '다이하드 4.0(2007)' 등에서 뇌쇄적인 매력을 선보인 매기 큐,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로한 왕국의 기마대 대장으로 활약했던 칼 어번, 관록의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 A급 블록버스터에 근접한 캐스팅 파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2010 Sony Pictures

아시다시피 영화 프리스트는 묵시록적인 색체를 보여주었던 코믹스의 원 줄거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등장인물도 원작의 인물들이 아닌 오리지널 캐릭터들로서, 이야기와 인물들에 있어서는 전혀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별개의 작품인 셈입니다. 상대하는 적들도 타천사들이 아닌 흡혈귀이며, 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스스로를 복수의 도구로 만들어버린 원작의 주인공 이반 아이작과는 달리 신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인물 프리스트(이름없이 그냥 프리스트로 불리는 듯)가 주인공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종교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오히려 이런 설정은 형민우 작가의 프리스트보다는 일본 아니메 중에서 교황청 소속으로 흡혈귀들과 싸우는 신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요시다 스나오(글)/토레스 시바모토(그림)의 코믹스 '트리니티 블러드'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제작사가 소니인 것으로 보아 기획단계에서 이런 컨셉의 이야기가 프리스트의 반기독교적 색체를 밀어냈을 가능성도 의심되긴 하네요.

원작 프리스트가 북미에서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았기에 원작의 파격적인 각색이 더 용이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적어도 주인공이라도 같은 이름과 비주얼을 사용했을 법도 한데, 철저히 새로운 비주얼과 스토리를 선보인 점이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군요. 프리스트는 온라인 게임으로도 2002년 제작되었으나 큰 인기를 끌지 못해 서비스가 중단된 적이 있는데요. 영화는 원작과 전혀 다르고, 온라인 게임은 일찌감치 서비스 중단을 하는 등 여러모로 미디어 믹스 면에서는 각개 전투가 행해지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실사영화가 좀 더 빨리 진행되었거나 실사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게임기용 타이틀로 발매되었다면 보다 더 성공적인 원소스 멀티유즈가 되었을 법도 한데 말이죠.

ⓒ 2010 Sony Pictures

일단, 원작과 너무도 다른 이야기 전개는 원작 팬들에게는 큰 실망감을 줄 듯 합니다. 새로이 각색된 스토리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뱀파이어와의 결투인지라 식상한 부분도 있구요. 더군다나 스콧 감독의 전작 리전이 프리스트와 비슷한 장르로서 평단의 혹평과 관객의 싸늘한 외면을 받았던 전례 덕에 프리스트에 대한 기대감을 반감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폴 베타니가 드라마 중심의 작품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인 반면, 액션물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개인적인 감상도 있구요. 다만, 작품 스타일이 리전과는 달리 호러 판타지적인 색체를 가지고 있는지라 괴기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폴 베타니에게 리전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 기대도 공존하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원래 연출을 맡을 예정이었던 샘 레이미가 빠졌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 영화의 기대치를 완벽하게 깎아내린 일등공신이 아닌가 합니다. 적어도 이야기의 얼개가 느슨한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스토리텔링에 비주얼만 화려한 작품이 될 듯한 예감이 드는데요. 예고편 영상은 분명 화려한 비주얼과 고딕풍의 암울한 비주얼로 인해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만, 과연 얼마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줄지는 여전히 물음표라 할 수 있겠습니다.

☞ 공식 홈페이지 예고편 보러가기 (클릭)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ny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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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의 새로운 시도, 마케팅 전략과 작가주의의 절묘한 접목


'드보이(2003)', '박쥐(2009)'의 거장 박찬욱 감독이 동생 박찬경 미디어 아티스트와 함께 스마트폰(정확히 말하면 아이폰4)을 사용하여 촬영한 독특한 단편영화 '파란만장'이 2011년 1월 27일 CGV를 통하여 개봉 예정에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감독이 단편영화라는 비상업적 분야에 도전을 했다는 점에서 비인기 분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끌게 했다는 의의가 있구요. 또하나는 스마트폰이라는 보편적인(?) 장비로도 영화 촬영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에서 또한 의의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스마트폰만을 사용하여 촬영한 작품이지만, 영화적인 연출을 위해 고성능 렌즈를 부착하는 등, 여러가지 부가장비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500만 화소에 720p의 HD 동영상의 녹화가 가능한, 카메라폰으로서는 고성능의 카메라를 장착한 아이폰이지만 야간촬영이나 근접촬영과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한계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장비 촬영장비가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많은 영세한 독립영화 제작진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셈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아이폰 4로 보다 더 고품질의 동영상 촬영을 위한 OWLE사의 아이폰 액세서리가 출시되고 있더군요. 물론, 일반인에게는 고가의 장비이지만, 일반적인 영화장비에 비해 저렴한 이 장비들은 저예산의 장비로도 훌륭한 영상미를 구현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가 된 셈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촬영하겠다는 이야기는 Olleh CF를 통해 TV에서들 많이 접하셨을 줄 압니다. 저는 그것이 단순히 CF를 위한 영화적 영상을 찍겠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극장에서 상영가능한 영상물을 내겠다는 소리인줄은 어제 뉴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거장은 뭔가 다르긴 하달까요. 작품은 2010년 11월 17일에 크랭크인하여 불과 열흘만인 11월 26일에 모든 촬영을 끝냈다고 하는군요.

영화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낚시를 하던 한 남자(오광록 분)가 낚시에 걸린 무언가를 끌어올렸더니 그것이 왠 여인(이정현 분)이었다는 전개는 현실과 판타지가 미묘하게 조합된 박찬욱표 영화답다고 해야겠습니다. 30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장비의 한계상 움직임이 많은 작품이라기보다는 정지영상과 대화 중심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보는데요.(제작기를 들어보면 이정현이 강도높은 액션장면을 찍었다는 소리도 있으니 어쩌면 이 예상은 틀릴지도 모르겠네요.) 특히, 이 영화는 메인 카메라인 스마트폰 외에도 주변의 스탭들이 자신들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별도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여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즉, 다양한 각도에서 비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장면들이 추가된 다큐멘터리적인 연출이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때문에 네이버 영화에서는 이 영화의 장르를 판타지와 다큐멘터리로 정의한 듯도 싶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한 스타 감독의 단편영화라는 작가주의적 의의 외에도, 이 작품은 이러한 작가주의를 실로 기막히게 스마트폰의 마케팅 전략과 연결시킨 마케팅 전략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이미 CF를 통하여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촬영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대중에게 심어준 다음, 번듯한 영화로 극장에 개봉시킴으로써 영화를 본 관객들이나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아, 스마트폰으로도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게다가 박찬욱 감독이 만들었네!'라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의 위상을 드높인 케이스라 하겠는데요. 그간 서비스에 비해 CF에서 더 탁월한 감각(?)을 선보였던 KT가 CF와 실제 영화제작을 연결시키면서 보다 수준높은 비즈니스 전개를 선보였다 하겠습니다.

물론, CF와 영화를 접목시키는 마케팅 전략은 이미 모토 클래식 CF에 사용된 류승완 감독/정두홍 무술감독의 '타임리스'나 윈저 CF에 사용되어 화제를 모았던 이재규 감독/이병헌 한채영 주연의 '인플루언스' 등에서 이미 시도된 바 있습니다만, 별도의 단편영화로 만들어 극장에서 개봉한다는 점에서 이번 박찬욱/박찬경의 파란만장은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박찬욱/박찬경 형제는 파란만장을 기점으로 'PARKing CHANce'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여 단편영화나 다큐멘터리 등 실험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영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디 이 거장의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단편영화나 실험영화들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으면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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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물간 배우와 그저그런 감독이 만들어내는 판타지 영화의 성공가능성.

ⓒ Relativity Media


미에서는 오는 금요일인 2011년 1월 7일, 그리고 한국에서는 다음 주 목요일인 1월 13일에 개봉예정인 도미닉 세나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론 펄만 주연의 판타지 영화 '시즌 오브 더 위치'.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두 기사가 고향이 흑사병으로 폐허가 되어있음을 목격하게 되고, 그 배후가 마녀의 짓이라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마녀로 낙인찍힌 한 소녀를 수도원으로 호송하는 과정 중에 일어나는 모험과 서스펜스를 다룬 이 작품은, PG-13이라는 관람등급에 맞게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말랑말랑한 판타지 영화가 아닌 보다 더 드라마가 강조된 시리어스한 판타지 영화가 될 듯 합니다.

감독은 '캘리포니아(1993)'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한 도미닉 세나 감독으로, '식스티 세컨즈(2000)', '소드 피쉬(2001)' 등으로 한국 영화 팬에게도 익숙한 인물입니다. 프로듀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로 유명한 챨스 로벤. 각본은 이 작품이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브라기 F. 슈트. 주연을 맡은 니콜라스 케이지는 식스티 세컨즈를 통해 이미 도미닉 세나 감독과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으며, 챨스 로벤과는 '시티 오브 엔젤(1998)'을 통해 손을 잡은 적이 있지요. 여기에 '헬 보이' 시리즈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하지만 맨 얼굴은 그리 친숙하지 않은) 개성파 배우 론 펄만이 케이지의 파트너로 활약합니다. 로드 무비와 버디 무비의 구조를 동시에 갖춘 판타지 영화라 할 수 있겠네요.

ⓒ Relativity Media

이미 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과 언론들에 의해 소개가 되면서 형식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긴 했습니다만, 실제적으로 영화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감독인 도미닉 세나가 캘리포니아 이후 제작한 작품들이 줄줄이 평단의 혹독한 질책을 받아왔거든요. 그나마 식스티 세컨즈와 소드 피쉬는 흥행에서 나름 선방한 작품이긴 합니다만, 최신작인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의 '화이트아웃(2009)'은 평단의 혹평 뿐만 아니라 흥행에서도 참패하는 실적을 남기기도 했지요. 여기에 최근하는 작품마다 줄줄이 범작 내지는 졸작 수준에 그쳤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역시 불안요소가 존재합니다. 이쯤되면 과연 이 작품이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지 아쉽게도 예상이 가능하게 되어버리게 됩니다. 그나마 개인적으로는 론 펄만의 캐스팅이 반가운 소식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로 판타지 영화는 성인용 드라마로는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나 '나니아 연대기' 3부작은 성공한 판타지 영화이긴 하지만,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전연령가 형태의 작품이었죠. 성인 영화에서 감각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던 잭 스나이더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가디언의 전설(2010)' 역시 성인물을 주로 만든 감독이 전연령가 작품을 연출하면서 그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에 영향을 받아 시리즈로 기획되었던 일련의 판타지 영화들이 모두 첫 작품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면서 기획을 접어버리는 등, 21세기 초반에 반짝했던 판타지 열풍은 근래에 들어 거의 사그라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이번 시즌 오브 더 위치는 그런 면에서 오랜 만에 등장하는 성인 판타지 대작 영화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만,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계속 기대 이하의 역량을 보여준 감독과 이제는 A급 스타에서 B급으로 전락해버린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두 위험요소로 인해 시작 전에 이미 많은 기대감이 들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부디 많은 언론들의 부정적 견해를 극복하고 밀도 있는 스토리 텔링과 볼거리로 성인용 판타지 영화의 한 장을 장식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임1) 그래도 2010년 초에 개봉했던 '솔로몬 케인(2010)'보다는 나을거라는 믿음은 있습니다. 제가 판타지 영화 팬이긴 합니다만, 솔로몬 케인은 뭐 정말이지...

덧붙임2) 시즌 오브 더 위치라는 제목의 영화가 하나 더 있더군요. 1972년 작으로 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A 로메오 감독의 작품인데, 이번 작품과는 아무런 연관은 없습니다. 72년작은 로메오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그리 유명하지 않은 작품인 듯. 

덧붙임3) 시즌 오브 더 위치는 영국의 고급 속옷 브랜드인 아장 프로보카퇴르(Agent Provocateur)가 2008년에 런칭한 언더웨어 콜렉션의 명칭이기도 하다는군요. 뭐, 이제까지 언급한 시즌 오브 더 위치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듭니다, 험험.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Relativity Media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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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역사상 최대의 SF 영화가 될지도 모를 야마토를 바라보며.

ⓒ 2010 SPACE BATTLESHIP ヤマト製作委員会


마침내 일본 SF 영화의 자존심을 건 'SPACE BATTLESHIP 야마토'가 12월 1부로 일본에서 개봉되었습니다. 관련된 영상은 사자왕님의 블로그 포스팅을 참고하시구요.

☞ [우주전함 야마토]의 영상 by 사자왕, Sci-Fi 스테이션 (보러가기)

야마토가 도대체 뭐시여?라고 하시는 분은 제 포스팅을 한 번 보고 오셔도 되겠습니다.

☞ 우주전함 V호 시리즈 (우주전함 야마토, 1974~2010) by 엘로스 (보러가기)

한마디로 야마토는 일본인에게 있어서는 미국의 '스타워즈 시리즈'와 같은 상징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SF인 셈이죠. 한국에는 이런 SF 창작물이 없는 것이 이쯤에서 살짝 속상하네요. 어찌되었건, 이 야마토는 70년대에 한국에서 '우주전함 V호'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어 당시 어린아이들에게 스타워즈와 함께 강렬한 감동을 선사했던 작품이기도 한데요. 그리고, 이것이 후일 일본의 만화영화고 야마토는 일제시대 일본이 건조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전함을 모델로 한 것이라는 사실로 큰 충격을 준 작품이기도 하죠. 뭐, 당시에도 반일감정이 상당한 편이었는데, 그렇게 좋아한 만화영화가 실은 일본 만화영화인데다가 그 주역 전함이 제국주의의 상징이니 배신감이나 허탈감 같은 것들이 참 컸다 하겠습니다.

이런 작품이 다시 부활 프로젝트를 통해 등장하는 상황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제국주의 망령의 부활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2009년에 먼저 제작된 아니메 '우주전함 야마토 - 부활편(2009)'은 원작자인 니시자키 요시노부(불과 한달여 전 정박중이던 선박 '야마토'에서 바다로 추락하여 유명을 달리하셨다는군요. 참...)의 지휘하에 한국에서도 망언제조기로 이름 높은 극우 정치가겸 작가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각본을 맡기도 했죠. 이번 실사영화는 아니메와는 전혀 다른 스탭진들에 의해 만들어지긴 했습니다만, 완전하게 그 색체를 지우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출연한 배우들이 거기까지 생각하면서 연기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저 일본의 고전 SF를 부활한다는 자긍심만 있었겠죠.

예고편 영상이나 꽤 거창하게 선행방송된 메이킹 필름을 볼 때 CG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훌륭하다 하겠습니다. 거의 글로벌한 수준에 근접하지 않았나 싶네요. 뭐, 아직 세트 디자인이나 여러 부분에서는 좀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뭔가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지는 함교 디자인은 의도한 건지는 몰라도 세트 디자인 같은 티가 난다고 해야 하나요. 영화로서는 조금 모자라는 잘 만든 한편의 SF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 스크린으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러한 아날로그적 디자인은 원작과의 연결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뭔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레버를 당기고, 선이 달린 마이크폰으로 무선통신을 하는 등, 야마토를 보았던 올드팬들에게야 반가운 모습이겠지만, 야마토를 모르는 세대들이 보기에는 좀 어색한 부분이 있을 듯 싶습니다. 

어찌되었건 영상만으로 볼 때 야마토는 아시아권에서 만든 SF 영화로서는 뛰어난 영상미와 스케일을 보이는 대작이 될 것 같습니다. 일본 내에서의 기대도 상당히 큰 것 같구요. 이쯤에서 일본역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의 흥행여부가 아무래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겠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이 부분에서 일본에서만큼은 큰 성공을 거두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사회를 보면서 감동하는 관객들의 모습은 물론 매스컴이 골라낸 부분이기는 하지만, 일본인의 관점에서는 추억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일본식 블록버스터의 힘을 보여준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글로벌 영화시장에서라면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내고 싶은데요. 같은 극동 아시아권인 한국이나 중국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제국주의의 잔재라는 이유 때문에 여러가지로 문제가 될 듯 싶구요. 개봉 자체도 큰 가능성이 없어 보이긴 합니다. 어쩌면 한국이나 대만 정도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헌데, 군국주의를 따로 떼어놓고 보아도 이 영화가 외국사람들에게는 큰 어필이 되지 않을 듯 해보입니다.

우선, 문화적 차이가 큽니다. 물론, 요즈음 일본 드라마나 일본 아니메가 한국에서도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인지라 일본적 스타일이 낯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과거 일본 영화 대부분이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이 영화가 나빠서라기보다는 문화적 차이가 컸기 때문이 아닌가 싶거든요. 특히,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대사를 교환하는 시퀀스는 뭐랄까,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줍니다. 일본 만화영화의 그것과 거의 유사한 방식의 시퀀스를 따르는데요. 이런 것들이 만화영화에서는 괜찮지만, 실사에 와서는 좀 어색하고 과장된 느낌을 주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 2010 SPACE BATTLESHIP ヤマト製作委員会

트렌디 드라마나 가벼운 코미디 물에는 잘 어울리는 느낌인데, 심각한 드라마나 스케일 큰 대작에서는 왠지 위화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예고편에서 땅속에 묻힌 야마토가 공중으로 떠오를 때 야마토의 위용에 놀란 고다이가 '고래와?(이것은?)'하고 혼잣말을 하자 오키타 함장이 비장한 표정으로 '소다, 야마토다(그래, 야마토다)'라고 읊조리는 장면도 왠지 현실적인 느낌도 안들고 작위적입니다. 일본인들이야 '우와~' 할지는 몰라도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라는 반응을 보일 것만 같네요. 메이킹 필름에서 잠깐씩 보여준 과도한 신파극도 얼마만큼 어필할지 의문입니다. 이건 마이클 베이의 '아마겟돈'에서도 등장한 전형적인 시퀀스이기도 하죠.

어찌되었건 일본인에게만큼은 꽤나 의미있는 작품이 될 듯 합니다. 야마토를 보고 자랐던 저같은 한국의 올드팬들에게도 여러모로 복잡한 감정을 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구요. 내용적으로는 한국에 그다지 먹힐 것 같은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일본만의 SF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그네들의 모습을 보며, 어서 한국에도 제대로 SF 영화가 한 번 정도는 나와줘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참 아쉬운게 한국은 이런 상상력의 실현에 있어서 여러모로 사회적 분위기가 인색한 것 같아요. 뭐랄까,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그걸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좀 배척하는 경향이랄까요. 유치하고 허무맹랑할지라도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훌륭한 과학자들이나 문화적 저변을 만들어낼 수 있는 불씨가 되지는 않을까 이쯤에서 생각해봅니다.



덧붙임) 아, 뭐 이야기가 좀 거창해지긴 했는데, 어쨋든 저쨋든 저 메인테마만큼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선입견을 갖고 듣더라도 명곡이라고 인정해줄 수 밖에는 없네요. 주제가는 에어로 스미스의 보컬 스티븐 타일러가 불렀다고 합니다. 제목은 'Love Lives'라는군요.

덧붙임) 키무라 타쿠야가 확실히 비주얼도 그렇고 작품 내에서의 표현력도 그렇고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인가 보내요. 마스크와 연기력 모두 갖춘 건 사실인가 봅니다. 자꾸 윤상현씨가 겹쳐지는...

덧붙임) 저 유니폼은 쪼~끔 탐나내요. 일부분이 가죽 재질인 라이더 재킷인 것 같은데, 실사영화에 걸맞는 멋진 의상으로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그다지 유치해보이지도 않구요.

덧붙임) 메이킹 필름에서 계속 외쳐대는 기적의 초 SF 엔터테인먼트라는 과장된 수식어는 야마토에 대한 일본인의 기대감을 대변해주는 것 같네요. 그래도 초 SF까진 이해하겠는데, 기적까지는 좀 오버인 것 같아요. 마치 울트라 캡숑 짱 뭐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SPACE BATTLESHIP ヤマト製作委員会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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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극 최초(?) 2부작 시리즈가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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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와 백제가 각 지방의 사투리를 쓰면서 삼국시대에 대치한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시작한 이준익 감독의 코미디 사극 '황산벌(2003)'의 속편이 무려 8년만에 극장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백제를 정복한 나·당 연합군이 고구려를 공격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의 제목은 '평양성'.

서로 다른 언어장벽으로 인해 벌어지는 유쾌한 코미디와 처절한 전쟁 드라마의 완급조율에 실패하면서 매력적인 시놉시스에 비해 그 감상 포인트를 찾기가 애매했던 황산벌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게 감상했던 터라 이번 속편의 제작소식은 상당히 반갑다고 해야겠습니다. 전편에서 '김유신'을 맡은 정진영씨가 여전히 김유신을 거기에 백제의 유일한 생존자 '거시기'역을 맡았던 이문식씨가 이번에도 계속 출연한다고 하는군요. '계백' 박중훈을 대신하여 김유신과 대적할 고구려의 수장은 연개소문의 아들 '연남건'으로 이 역할에는 요즘 한창 주가가 높은 배우 류승룡씨가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 뭐 캐스팅만으로는 벌써 기대가 만발입니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황산벌 때에 비해서 연출내공이 급격히 늘어난 이준기 감독이기에, 흥행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영화의 완성도는 황산벌보다 더 좋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다만, 당나라라는 외세를 끌어들여 통일을 시도하면서도 자주적인 통일 원했던 김유신이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바쳤던 계백, 그리고 그 때문에 비명에 죽어야 했던 계백의 가족과 같이 결코 코미디로만 풀기에는 쉽지 않은 역사적 사실로 인해 작품의 성격이 애매해졌던 황산벌처럼, 이번 작품도 결국 실제 역사 드라마와 코미디라는 유쾌한 풍자 속에서 그 줄다리기가 성공적일지는 의문이긴 하네요. 배우들이야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면서 모두 폭넓은 연기 내공을 보여주는 인물들이긴 하지만, 완전히 코미디로 가자니 우리네 가슴 아픈 역사를 너무 희화화한다는 비평을 들을 수도 있고, 사투리를 쓰는 이상 유쾌한 이야기들이 나와야하는 작품에서 지나치게 역사적인 비장함에 묻힐 경우에는 사투리를 쓰느니만 못한 작품이 될테고 말입니다.

이래저래 양립되는 이 두 소재를 이번에는 과연 어떤식으로 요리해낼까요. 드라마와 코미디에 모두 능한 이준익 감독이라는 점에서 그래도 조금은 성공 가능성에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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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녀 액션 아니메의 잭 스나이더식 재해석 (?)

ⓒ 2010 Warner Bros. Pictures


2011년 봄에 상영이 예정되어 있는 워너 브라더스/잭 스나이더의 액션 판타지 '서커 펀치'의 두번째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네요.

☞ 애플의 트레일러 페이지로 가기. 단, 퀵타임 설치 필요 (클릭)
☞ 사자왕님의 포스터에 걸린 예고편으로 보기. (클릭)

이전의 트레일러에 비해 보다 더 구체적인 씬들과 압도적인 액션들이 가미되어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세라복을 입은 미소녀들, 밀리터리, 판타지, SF까지... 이건 뭐 백화점적인 구성이나 다름 없는데요. 이 상이한 비주얼을 모조리 하나의 세계에 녹여놓은 영상미는 역시 잭 스나이더답습니다. 확실히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감독이네요.

대충 트레일러로 짐작컨데 이 신비로운 세계는 아마도 주인공인 소녀들의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같습니다. 다만, 그 상상이 현실의 키워드나 해결책을 위한 요소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 같네요. 아마도 감금생활을 당하는 소녀들이 상상 속의 미션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 될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큽니다. '가디언의 전설'을 통해 자신이 가진 마니악한 감성이 전연령가 작품과는 아무래도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 잭 스니이더 인데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그의 스타일 때문에 가디언의 전설이 아동틱한 판타지가 아닌 좀 더 어른스러운 판타지가 될 것 같아 몹시도 기대했건만 기대보다는 낮은 반응을 보였던 바, 이제 다시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 만들어 낸 이 작품이 그 아쉬움을 메워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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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7일, 환상의 디지털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되다.

ⓒ WALT DISNEY Pictures


1982년 개봉되어 시대를 앞서간, 아니 앞서도 너무 앞서간 영상미로 SF 마니아들에게는 찬사를, 대중에게는 싸늘한 냉대를 받았던 월트 디즈니의 저주받은 SF 고전 트론(스티븐 리스버거 감독).

1990년대 말부터 이 트론의 후속작에 대한 이야기가 소문처럼 오고가기 시작하더니 2008년 마침내 티져 필름을 통해 트론 레거시의 실체가 공개가 되며, 트론의 올드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고, 마침내 2010년 12월 17일 실로 28년만에 그 속편이 극장가에서 관객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흑, 살아생전에 트론의 속편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비록, 80년대의 조악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의해 괴작에 가까운 작품이 되어버린 트론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만큼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입니다. 비슷한 시기의 TV 시리즈 '오토맨(1983)'과 함께 컴퓨터와 전자세계, 그리고 그래픽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갖게 했구요. 1992년 브랫 레너드 감독의 '론머맨'이 등장했을 때는 그 때의 트론에서 느꼈던 혁신적인 영상미를 만족시키는 작품이 나오는가 싶어 내심 기대하기도 했지만, 이런 바람은 아쉽게도 불발로 끝났고 말았습니다.

ⓒ 1982 WALT DISNEY Pictures

1982년 트론 포스터

이번 트론 레거시는 전편의 감독이었던 스티브 리스버거가 제작자로 나서고, 컴퓨터 그래픽에 조예가 깊은 신예 죠셉 코진스키가 감독을 맡아 디즈니의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 되리라 봅니다. 전편에서 컴퓨터 천재였던 플린 역할의 제프 브리지스가 여전히 나이든 플린으로 등장하여 속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고 있으시구요. 트론 역할의 부르스 윌리엄 복스레이트너도 캐스팅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저를 비롯한 트론의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상미는 뭐,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전편의 설정 자체가 수십년이나 앞서간 설정이니만큼 지금의 시대에 정말 잘 들어맞는 듯 싶구요. 훨씬 세련되어진 컴퓨터 세계의 모습도 그렇고, 컴퓨터 세계라는 설정이니만큼 이보다 더 CG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 있을 수 있을까도 싶습니다. CG로 만들어진 티가 나야되는 컴퓨터 세상이니 뭐...

다만, 역시 이번에도 관건은 스토리텔링의 완성도, 그리고 스토리텔링과 비주얼의 적절한 균형미가 아닐까 싶은데, 이 점에서는 역시 판단을 유보해야할 듯 싶구요. 참고로 각본은 로스트 에피소드를 다수 집필했던 아담 호로윗츠, 에드워크 킷시스 콤비가 맡았다고 합니다.

자, 과연 트론 레거시가 과거의 불명예(최악의 흥행참패로 월트 디즈니를 도산직전까지 몰고갔으며, 그로 인해 경영진까지 교체)를 뒤엎고 성공적인 부활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참 그러고보면 이 작품이 이런 아픔이 있기는 하지만 그 가치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디즈니도 인정하나 봅니다. 자신들을 망가뜨릴 뻔한 괴작을 다시 리메이크해서 당당히 내놓는 걸 보면 말이죠. 시대를 앞서갔던 과거의 흥행실패를 딛고 새로운 재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됩니다. 이 작품이 그저그렇게 사람들에 뇌리에서 잊혀져 버린 작품이지만, 이렇게 다시 리메이크하는 걸 보면 이 작품에 대해 당사자인 디즈니도 나름의 애착을 갖고 있는가 봅니다. (흥행참패로 디즈니를 도산직전까지 몰고 갔다는 소문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정정했습니다. 페니웨이님 포스트 참고)

ⓒ WALT DISNEY Pictures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LT DISNEY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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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효과의 대가가 연출하는 SF, 기대와 우려가 교차

ⓒ 2010 Universal Pictures


'일리언vs프레데터: 레퀴엠'의 감독이자 특수효과 아티스트 출신인 스트로즈(Strause) 형제(그렉 스트로즈, 콜린 스트로즈)의 대작 프로젝트가 2010년 11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외계인의 압도적인 침략 앞에 위기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제목은 '스카이라인(Skyline)'.

☞ 공식 홈페이지 가기 (클릭)

스트로즈 형제는 영화감독 이전에 특수효과 아티스트로서 영화와 뮤직비디오 등에서 맹활약해온 특수효과의 전문가들입니다. 그들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너티 프로세서'를 거쳐 '볼케이노'와 '엑스파일' 극장판 등에서 특수효과 스탭으로 참여했다고 하는군요. 이제는 전설이 된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에서는 빙해의 특수효과를 맡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U2,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뮤직비디오와 나이키, 펩시 등의 CF에서도 활약하기도 했구요. 콜린 스트로즈는 2000년 레드 핫 칠리 펩퍼즈(Red Hot Chili Peppers)의 뮤직비디오 '캘리포니케이션(Californication)'으로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에서 아트디렉터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특수효과 회사 하이드로럭스(Hydraulx)를 세운 뒤에는 '터미네이터 3', '투모로우', '판타스틱 4', '엑스맨: 최후의 전쟁', '300' 등의 굵직굵직한 작품의 특수효과를 맡아 왔습니다. 특수효과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재들인 셈입니다. (위키피디아 'Brothers Strause' 참조)

특수효과의 전문가들이 연출한 이번 작품은 한밤중을 틈타 지구를 침략한 거대 외계인 군대의 위협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우주선이 내뿜는 눈부신 빛에 의해 사람들이 이상한 모습으로 변하여 거대한 우주선에 한꺼번에 빨려 올라가는 장면은 압도적이라는 단어 그 자체입니다. 이미 '인디펜더스데이'나 '우주전쟁', '지구가 멈추는 날' 등을 통해 강력한 외계인의 침략 앞에 속수무책으로 멸망해가는 인류의 모습을 다룬 SF 블록버스터는 흔하고 흔한 소재입니다만, 예고편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CG를 바탕으로 한 놀라운 특수효과는 어김없이 큰 기대를 갖게 합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현재까지 사용된 제작비가 2000만달러 미만이라고 하니 비용대비 뛰어난 특수효과를 보여주었다 하겠는데요.(사자왕님 포스트 참조) 스티븐 스필버그/톰 크루즈의 우주전쟁이 1억3천2백만 달러, 스콧 데릭슨/키아누 리브스의 지구가 멈추는 날이 8천만달러의 제작비가 들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작품의 캐스팅이 초호화급이 아니라는 점도 한 몫을 했겠습니다만, 그렇더라도 특수효과의 전문가다운 작품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결국, 이 작품의 성패는 이토록 압도적인 특수효과와 어울릴 만한 매력적인 스토리텔링과 연출에 있겠는데요, 아무래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비주얼에 비해 그닥 신뢰도가 가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스토로즈 형제의 전작 '에일리언vs프레데터:레퀴엠'의 경우도 스토리텔링은 엉성하기 그지 없었고, 이번 각본을 맡은 죠슈아 코데스나 리암 오도넬 또한 대표작이 없는 신인인 것으로 짐작되기에 과연 얼마만큼 좋은 스토리로 특수효과와의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여 연출해내느냐에 따라 작품의 향방이 가려진다 해야겠습니다. 예고편만 그럴싸하고 실제 본편은 예고편에서 본 게 다인 작품들을 우리는 숱하게 보아왔으니까요. (그러고보면 참 헐리웃의 예고편 제작능력은 볼 때마다 인정해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예고편을 보면 정말 기대가 가게끔 만드는 내공만큼은 아직 어느 나라도 못따라오는 듯.)

SF 스릴러라는 장르를 표방한 것처럼 과연 SF에 스릴러를 적절히 혼합시킨 모습을 보여줄지도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요즘은 블록버스터에 갖가지 장르적 코드를 더하는 것이 대세인 것 같은데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이후에는 특히 더 그런 것 같군요. 과연 스트로즈 형제의 야심작이 얼마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줄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할 듯 합니다.

☞ 애플 사이트 예고편 보러가기 (클릭) - 퀵타임 설치필요
☞ 유튜브 예고편 보러가기 (클릭)

ⓒ 2010 Universal Pictures


아, 그러고보니 피터 잭슨이 제작한 네일 블롬캄프 감독의 '디스트릭트 9'의 제작비는 약 3,000만불이라고 하니 이 작품과 엇비슷하겠군요. 하지만 스카이라인이 디스트릭트9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Universal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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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인 원톱 주연 블록버스터의 성공 가능성

ⓒ 2010 Relativity Media


미 오래전부터 화제가 되어왔던 장동건 원톱 주연의 헐리웃 블록버스터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습니다. 서부에서 펼쳐지는 무협액션이라는 크로스오버적 성격을 띈 이 작품의 제목은 '워리어스 웨이(Warrior's Way)'.

애초에는 'Laundry Warrior'라는 타이틀롤을 가졌던 이 작품은 장동건 외에도 이번 작품으로 첫 감독 데뷔를 하는 이승무 감독(정준호, 김효진 주연의 천년호에서 각본을 맡음)의 작품이라는 또다른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장쯔이가 물망에 올랐던 히로인에는 '슈퍼맨 리턴즈'에서 로이스 레인역을 맡았던 케이트 보스워스가, '캐러비안 해적' 시리즈의 매력적인 해적두목 역의 제프리 러쉬 등이 등장하여 무게감도 이전까지의 한국 배우 출연 영화와는 격이 다른 듯 합니다.(이병헌이 출연한 G.I.Joe는 블록버스터라지만 출연진의 무게감은 그다지 높지 않았음) 게다가 제작에는 무려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헐리웃의 명제작자 베리 오스본.

이미 국내 포털 등에서 예고편이 공개되어 어느정도 실체를 벗고 있는 중인데요. 제15회 PIFF를 맞이하여 베리 오스본이 장동건, 이승무 감독과 함께 제작보고회를 갖기도 했었죠. 이병헌과 비에 이어 장동건의 헐리웃 진출이 어떤 형태의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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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의 영상미는 헐리웃의 기술과 한국적 연출방식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매트릭스 이후 액션 연출에 자주 쓰이는 슬로우모션과 스피디한 영상의 교차편집이라든지, 블루톤과 옐로우톤의 배경 등 CF적인 촬영기법이 돋보이긴 합니다.(잭 스나이더의 '300'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 동일한 메트페인팅 기법을 도입했다는군요.)영상미는 블록버스터에 근접한 모습이지만 참신할 것이 없어보이는 것 역시 단점인 듯. 전설적인 암살자가 자신의 조직을 배신하고 바다 건너 미국의 서부로 숨어들어가 살다가 그를 쫓아온 조직의 암살자들과 맞서 싸우는 형태의 내용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히어로물의 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전개는 비가 출연했던 '닌자 어쌔신'과 거의 동일해 보이자 않나 싶은데요. 한국인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인 배우가 출연했다는 것 외에는 큰 감상 포인트가 없는 팝콘무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장동건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히 비나 이병헌과 같은 다른 한국 배우(물론, 비는 배우가 아닌 만능 엔터테이너이지만)에 비해 월등해보이는데요. 헐리웃 영화에서도 빛을 발하는 비주얼은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주윤발에 버금가지 않나 싶습니다. 영어만 문제없다면 당장 헐리웃에 나가도 밀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물론, 연기력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장동건이 명성에 걸맞는 연기력을 갖추긴 했지만, 아직 그 내공은 주윤발에 비해 그리 깊지 않은게 단점이긴 하지요.)

결국, 관건은 배우보다는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점에서는 한국 영화계에서도 초보 연출가에 속하는 이승무 감독이 얼마만큼 헐리웃의 베테랑 제작스탭과 좋은 호흡을 갖고 영화를 만들어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각본 역시 이승무 감독이 쓴 만큼 제작 의도에 최대한 가까운 연출을 했으리라 보여지긴 합니다만, 겉모습에서도 기존의 영화들과 큰 차별점이 없어보이는, 현란하고 판타스틱한 액션연출이 큰 볼거리인 이 영화가 이미 엄청난 스케일의 영상미에 익숙해진 미국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호응을 얻을지는 두고 보아야 할 듯 하네요. 게다가 무술과 서부극의 만남은 이미 성룡이 '상하이 나이츠'에서 한번은 보여준 장르인지라 더더욱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 개봉예정일은 12월 3일로 올 연말 한국발 액션 블록버스터의 진정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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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Relativity Media


아 참, 예고편에 등장하는 장동건과 케이트 보스워스의 키스씬은 역시 장동건의 파워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네요. 보통 아무리 아시아의 탑 클래스 남자 배우라고 하더라도 헐리웃 영화에서 키스씬을 찍기는 좀체로 힘든데, 장동건은 한 방에 해주시네요. (갑자기 불쌍한 이연걸이 생각납니다.  ㅠㅠ)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Relativity Media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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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영상미학의 대가와 초특급 판타지 소설, 그리고 3D의 하모니.

ⓒ 2010 Warner Bros. Entertainmnet Inc


'300', '왓치맨' 등을 통해 특유의 감각적이고 고어적인 성인취향의 액션 판타지를 선보인 헐리우드의 기대주 잭 스나이더 감독. 얼마전 엘로스의 블로그에서도 2011년 봄 상영예정에 있는 그의 신작 '서커 펀치'를 소개한 바 있는데요.(서커펀치 소개 포스트 보러가기) 그보다 앞서 잭 스나이더의 특급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개봉되었으며, 한국에서도 10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의 신작은 3D 판타지 대서사 애니메이션 '가디언의 전설'.

캐쓰린 래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미국에서만 500만부 이상 팔린 특급 베스트셀러로서, 올빼미를 주인공으로 한 서사 판타지 대작입니다.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을 맡아 지난 9월 24일 미국에서 개봉되어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평단과 관객에게 열렬한 찬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 by 곽명동 기자, 데일리 포커스 (기사 보러가기

이미 앞선 여러 작품들을 통해 영상미에 있어서만큼은 A급에 올랐다고 생각되는 잭 스나이더의 연출에,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장대한 서사시가 가미되면서 그 구성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입니다. 하늘을 나는 올빼미들의 모험이다보니 속도감과 역동성이 비주얼의 중요한 이슈일텐데, 3D로 제작되면서 이러한 속도감과 역동성을 100% 살려주었을 듯 하구요. 게다가 이 속도감과 역동성이 3D의 묘미를 살려주면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형세가 된 듯 하네요. 미국 평단에서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라는 찬사가 나올만하다는 수긍이 갑니다. 아바타 이후 이제까지의 3D 영화들은 거의 대부분이 트렌드에 편승한 작품들로, 3D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던 작품들도 대부분이었거든요.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만, 이번 가디언의 전설은 판타지 장르에서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 있어서도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성인취향의 작품, 그것도 역동적이고 극사실주의적 영상미를 선보였던 잭 스나이더가 메가폰을 잡았기에 픽사나 드림웍스의 말랑말랑한 작품들에 비해 좀 더 파워풀하고 실사영화적인 비주얼을 선보일 것 같다는 점에서 그런데요. 마치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을 연출하면서 성인층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길만한 판타지 영화를 보여준 것처럼, 가디언의 전설 역시 잭 스나이더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보다는 보다 높은 연령대의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영상과 드라마를 선보이리라 기대합니다. 

과연 가디언의 전설이 2010년 하반기 최고의 작품이 될 수 있을까요. 올 한해 헐리우드의 화제작이 그다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디언의 전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요. 올 여름 헐리우드 최고 히트작인 '인셉션'과의 비교는 아직 무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놀랄만한 영상미와 장대한 판타지 서사시의 결합이 결코 허언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2010 Warner Bros. Entertainmnet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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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과 '왓치맨'에 이은 잭 스나이더 스타일의 영상미학

ⓒ 2010 Warner Bros. Pictures


화 '300'에서 CF와도 같은 감각적이면서도 고어적인 영상미학을 선보인(물론, 작품의 스토리는 그와는 별개로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지만) 잭 스나이더가 '왓치맨'을 통해 보다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더니 이번에는 또다른 독특한 작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아니메에서나 볼법한 세라복과 각종 코스튬을 입은 미소녀들의 강렬한 액션을 선사할 이 작품의 제목은 바로 '서커 펀치(Sucker Punch)'.

스티브 시부야의 단편소설을 토대로 하여 공동작업으로 시나리오를 집필한 이 작품은 사실 잭 스나이더의 전작인 왓치맨보다 앞서서 기획되었던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제작은 왓치맨 이후에 시작이 된 것 같네요. 덕분에 이 작품에는 왓치맨에 참여했던 스탭진들이 상당수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라복을 입은 소녀나, 공각기동대 등에서 볼법한 메카들의 등장은 확실히 일본 아니메에서 많은 영감을 얻은 듯 합니다. 아마도 원작자인 스티브 시부야가 그 성으로 미루어보아 일본계이기 때문에 그런 듯도 싶구요. 사실 전체적으로 요즘 헐리웃의 영화들이 일본 아니메에서 많은 모티브를 가져다 쓰는 관계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듯도 합니다. 다만, 어린 미소녀들이 액션의 주인공을 맡는다는 이 설정은 전형적인 미소녀 SF 아니메에서 등장했던 설정인지라 근래의 헐리웃의 아니메 사랑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꽤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잭 스나이더의 작품이니 만큼 CF처럼 현란하고 스타일리쉬하며 동시에 고어스러운 영상이 되리라는 기대는 어긋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300에서는 비록 왜곡된 원작의 역사관에 기인한 유치한 민족주의와 감상주의가 가득한 영화가 되어버려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작인 왓치맨에서 보여준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300에 비해서 발전했다고 생각되는데요. 물론, 잭 스나이더의 스토리텔링은 그의 뛰어난 영상연출에 비해서는 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만, 스타일리쉬한 장르 영화 수준에서 볼 때 그 정도면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린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 싶구요.

그런 면에서 이번 서커 펀치도 스토리보다는 잭 스나이더만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큰 실망을 주지 않으리라는 믿음입니다. 특히, 현시점에서 볼 때 아니메 스타일의 영상미를 실사영화로 멋지게 살릴 수 있는 감독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점에서, 감독 자신의 '기관총을 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표현한 이 작품은 그 표현 그대로 아니메에 근접한 영상미를 자신의 스타일로 멋지게 해석해낸 또다른 멋진 팝콘무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참, 300이나 왓치맨에서 에로티시즘의 한 자락을 놓치 않았던 그이기에 미소녀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 작품에서도 므흣함을 한번 기대해 봐도 되겠네요. 어이쿠, 왠지 흐뭇해지는게...

서커펀치는 미국에서 2011년 3월 25일 개봉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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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Warner Bro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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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각본: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셉 고든-레빗, 와타나베 켄, 마리온 꼬띨라르, 엘렌 페이지, 톰 하디
◈ 배급: 워너 브라더스


<시놉시스> 

인의 꿈에 접속할 수 있는 드림 머신 PASIV가 개발된 어느 미래, 타인의 꿈에서 정보를 추출해내는 최고의 실력자(극중에서는 추출자라 부른다)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파트너인 아서(조셉 고든-래빗 분)와 함께 코볼사의 의뢰로 비밀스런 업무를 실행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코볼사의 의뢰는 실패로 끝나게 되고 그들이 꿈 속에서 정보를 빼내려 했던 기업의 CEO 사이토(와타나베 켄 분)는 코브의 실력을 인정하고 역으로 한가지 의뢰를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꿈을 통해 모종의 무의식을 심는 작업인 인셉션(Inception).

경쟁사의 회장인 피셔가 임종할 시간이 다가오자, 사이토는 경쟁사를 분사시켜 그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인셉션을 실행하려 한다. 인셉션의 타겟은 피셔 회장의 아들인 로버트 피셔 주니어(킬리언 머피 분). 이제까지 공식적으로 성공된 인셉션은 한 건도 없을 만큼 일류 추출자들에게도 인셉션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내키지 않아 하는 아서와 달리 코브는 무언가에 홀린 듯 사이토의 의뢰를 수락한다. 그것은 바로 모종의 이유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어 아이들을 두고 고국을 떠나온 그의 신변 문제를 사이토가 해결해 주겠다고 하는 매력적인 제안 때문이었는데...

© 2010 Warner Bros. Pictures


 이제, 블록버스터급의 지적 유희를 즐겨라!!
 

2010년의 전반부 영화계를 돌아온 블록버스터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휩쓸었다면 (물론, 아카데미 상에서는 '하트 로커'에 밀렸지만, 영화계 뿐만 아니라 3D 기술까지 새로운 이슈를 가져온 아바타의 영향력은 하트 로커를 능가했다고 봐야할 듯. 아바타가 2009년 작이긴 하지만 12월에 개봉된 영화이기에 실제 영향력은 2010년 초반부를 장악했다고 생각된다.), 아마 후반부는 블록버스터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키는 '아트 블록버스터'의 귀재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이 휩쓸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이제 불과 10일 남짓한 개봉기간에도 불구하고 이 예상은 거의 확실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 예상은 빗나가지 않을 듯 싶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을 인셉션에 열광하게 만드는가?

많은 평론가들이나 블로거들이 이미 지적했다시피 인셉션에서 등장하는 꿈을 훔치는 추출자의 이야기는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는 가상현실을 다룬 내용으로 오랜 고전소설부터 정신분석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언급되어온 이야기거리이다. 바꿔 말하면 그리 놀라울 것이 없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특히, 이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이야기는 10여년전 '매트릭스(1999)'를 통해 이미 세상사람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 소재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줄줄이 제작되었던 적이 있었기에 과연 10년이나 지난 후에 비슷한 소재(물론,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이긴 하지만)로 제작된 이 영화가 얼마만큼의 차이점을 보여줄 것인가도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인셉션이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 더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어필한 것은 아바타나 매트릭스와 같은 현란한 영상미라기보다는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에 일어나는 서스펜스, 즉 긴박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것이 꿈과 현실의 단순한 이중 중첩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들어간 꿈과 그 꿈속에 다시 들어간 꿈, 그리고 그 꿈 속에서 또다시 진입한 꿈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다층적 구조의 서스펜스이기에 관개들은 강렬한 몰입감과 함께, 스탭들이 만들어낸 복잡다단한 꿈과 현실의 중첩구조에 혀를 내두룰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꿈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아키텍쳐(꿈 설계자)와 추출차로 나뉘어지는 이론적인 정연함, 그리고 무의식의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 '토템'이라는 아이디어, 꿈에서 헤어나지 못한체 무의식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림보',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사용되는 ''의 개념 등 단순한 꿈과 현실의 넘나듬이 아닌, 이야기가 존재하기 위한 논리적이고도 현실적인 설정의 등장으로 이 영화는 판타지이면서도 판타지가 아닌, 꿈이면서도 꿈같지 않은 영화로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 외의 설정이나 음악에서도 여러가지 재미있는 점이 눈에 띈다.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킥을 발동시킬 때, 꿈 속에 빠진 팀원들에게 킥이 발동됨을 무의식 속에 알려주기 위해 사용되는 음악인 에디트 삐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라는 샹송은 에디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라비앙 로즈'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래로서, 과거의 후회 속에 트라우마에 빠져사는 주인공 코브의 상황과 묘하게 대비되는 느낌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극 중에서 코브의 아내 맬로 출연하는 마리온 꼬띨라르는 라비앙 로즈에서 에디트 삐아프 역할을 맡았다는 것. 이것이 놀란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는 모르겠으나(아마도 어느 정도 의도한 것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묘한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놀란 감독은 이외에도 관객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교묘한 설정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결말부분의 결정적 힌트라고 할 수 있는 코브의 결혼반지 아이템도 바로 그것. 관람에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이 부분(이걸 한번 관람에 눈치채신 분이 있다면 정말 뛰어난 관찰력을 지니고 계시다고 해야할 듯) 역시 우연이 아닌 감독의 의도된 장치라고 보는게 맞을 듯 싶다. 마치 복잡한 퍼즐을 연상시키는 듯한 영화 속에 교묘하게 내재되어 있는 설정들은 단순하게 재미로만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의 작품에서 지적인 희열을 느끼게 해주며 관객들을 인셉션으로 끌어들이는 두번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인셉션은 이러한 복잡한 다층구조의 공간과 교묘한 퍼즐로 인해 관객에게 지적인 호기심을 줄지언정 현학적인 대사와 난해한 전개로 관객들에게 불편하거나 어려운 느낌을 심어주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오락영화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은 체 기존의 오락영화와 차별화되는 적절한 난해함과 적절한 복잡함을 부여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구태의연하지 않으면서도 본질인 재미를 놓치지 않은 이러한 균형미는 이 영화가 범대중적인 공감과 센세이션을 동시에 일으키며 흥행몰이를 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트 블록버스터'라는 놀란 감독 자신으로 인해 창조된 이 신조어에 그야말로 완벽하게 부합하는 영화, 그것이 인셉션인 것이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사실, 이렇게 적절한 깊이를 갖춘 블록버스터 내지는 오락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저예산 영화를 만들면서 그 영화적 내공과 깊이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놀란 감독의 정체성에 있지 않을까도 싶다. 특히 미스테리와 같은 지적인 게임을 필요로 하는 영화에서 쌓인 감독의 연출력이 오락영화와 만나면서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이면에는 놀란 감독이 오락영화랑 의외로 좋은 궁합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 이러한 오락성은 영화의 가치를 깎아 내리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실제 대중성을 담보로 하여 전개된 꿈과 현실의 다층구조는 생각 외로 단순한 직렬성을 보여주고 있어 예민한 관객이라면 오히려 기대치보다 단순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 아니메 '이노센스'에서는 전자두뇌에 해킹을 당한 바토와 토구사가 현실과 해킹당한 가상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실과 비현실의 다층구조로 볼 때 오히려 이 쪽이 좀 더 난해하고 능란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비록 놀란 감독의, 놀란 감독에 의한 영화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도 무시할 수 없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겉멋들은 연기가 아닌, 살아있는 드라마와 같은 영화를 위해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연기력은 인셉션의 완성도를 뒷받침한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배트맨 시리즈부터 인셉션에 이르기까지 아트 블록버스터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힘이 바로 완성도 높은 배우들의 연기력인 것이다. '타이타닉' 이후 주춤했던 디카프리오에게 '셔터 아일랜드'와 이 '인셉션'은 다시금 그의 저력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조연인 조셉 고든-래빗의 매력은 어느 부분에서는 디카프리오를 능가하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칙칙한 남자들 사이에서 빛나는 상큼한 엘렌 페이지의 모습이 흐뭇하기까지 하다. (에헴...)

일반 극장에서 관람하는 바람에 그 저력을 완벽하게 실감하지 못했지만, 압도적인 영상미 역시 인셉션의 장점이다. 현란하다기 보다는 압도적이라고 해야할까, 특히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 분)가 처음 꿈으로 들어와 만들어내는 꿈속의 세계나, 림보의 단계에서 코브와 멜이 구현해놓은 세계는 아이맥스 영화관에서야 진정한 느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물론, '인셉션(Inception), 크리스토퍼 놀란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기대되는 미스테리 대작'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애초에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되지 않은 인셉션이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여질 때 얼마만큼의 차별화를 둘지는 의문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압도적인 꿈의 스케일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점에서는 아이맥스도 나름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열린 결말로 인해 관객들에게 수많은 뒷 이야기를 남기게 하는 끝매듭 역시 유려하고 세련되다. 단순히 개운치 않은 뒷맛을 전달해주기 보다는 살짝 작은 탄성을 일으키게 하는 여운을 남겨준다. 감독이 생각한 진정한 결말은 무엇일까? 그것을 추론해보는 것도 좋지만 그 자체의 느낌으로 간직하는 것도 나름 좋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인셉션, 이제 블록버스터급의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 2010 Warner Bros. Pictures


© 2010 Warner Bros. Pictures


덧붙임) 아차, 한가지 더. 극 중에서 피셔의 꿈 속에 들어간 코브들이 빗속의 추격전에서 모는 세단은 놀랍게도 현대의 중형세단 제네시스다. '트랜스포머 2'의 마티즈에 이어 한국 자동차들의 영화 속 선전이 놀랍다. (돈 좀 많이 썼겠다.)


<참고 사이트>

[1] [정보] 인셉션 : 25가지 완벽 분석 가이드 by 늑대발, DVDPrime.com (스포일러 있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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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탤론의 노익장인가, 삽질인가.  

© 2010 Lionsgate


익후, 이건 정말 뭐라해야할지... 2008년 람보4로 아직도 액션스타로서의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려고 했던 실베스터 스탤론이 2년만에 또다시 각본과 감독에 주연까지 겸하며 들고온 작품은 놀랍게도 왕년의 액션스타들에 현역 액션스타까지 모두 뭉친 액션드림팀 '익스펜더블스(Expendables:소모품)'입니다.

2006년의 록키 발보아와 2008년의 람보4에 이어 각본과 감독 주연의 1인 3역을 모두 소화해내고 있으니 대단한 노익장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함께 80년대 액션 블록버스터의 한획을 그었던 그가 오랜 슬럼프 끝에 클리프행어, 데몰리션 맨 등으로 재기에 성공하고, 90년대 후반부터 다시 잊혀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액션 스타로서의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건만 그 괴력은 어떤 면에서 인정해주지 않을 수가 없군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한 때 람보 4, 아니아니 록키 4에서 그의 맞수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B급 영화시장에서 장 클로드 반담과 함께 80년대를 주름잡던 또다른 액션스타 돌프 룬드그렌과, 영원한 쿵푸스타 성룡의 뒤를 잇는 쿵푸액션의 지존 이연걸, 근래 들어 가장 돋보이는 액션 스타 중 한명인 제이슨 스태덤 등 액션 영화의 원톱 주연으로 손색없는 이들이 모두 출연하며 말 그대로 액션 드림팀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키루크에, 에릭 로버츠, 특별출연하는 부루스 윌리스와 아놀드 슈왈체네거까지! 이건 뭐, 캐스팅으로는 정말 후덜덜이군요.

다만 시놉시스는 전형적인 헐리우드의 미국식 액션 시퀀스를 따라가는 고리타분한 설정인 것 같아 이 레전드급 캐스팅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두고보아야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레전드급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그에 어울리는 수준의 구성력으로 완성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만큼 되려면 아무래도 각본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어야 할텐데, 스탤론 옹께서 각본마저 써버린 이상 그걸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요.

인질구출 미션을 수행하는 용병부대의 이야기는 저 옛날 대테러 진압부대 델타포스의 활약상을 다루었던 척 노리스 주연의 델타포스식 이야기일 듯 싶습니다. 각자의 장기를 가진 특수요원들이 펼치는 액션씬도 이와 흡사하구요. 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모종의 음모와 약간의 스토리 비틀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왠지 관객들의 예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질 듯한 예감이 드네요.

미국 만세주의를 얼마만큼 걷어내느냐에 따라 전세계적인 흥행이 가능할 듯 합니다만, 옛날부터 미국식 민족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작품에만 출연해온 스탤론인지라 이것을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싶습니다. 예상컨데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흥행을 거두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반응을 얻을 것 같네요.

다만, 올드팬들에게 있어서는 과거의 액션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의의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8월 13일 개봉예정.

© 2010 Lionsgate


올해로 65세 되시는 스탤론 옹께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음해에는 람보 5를 감독/주연할 예정이라고 하십니다. 노익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왠지 좀 멈추셨으면 하는 바램이...

그러고보니 스탤론 옹, 장 클로드 반담씨는 왜 안 부른...

☞ 익스펜더블스 예고편 보러가기 (퀵타임 설치필요)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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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Warner Bros. Pictures

그림을 누르시면 공식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미스테리와 블록버스터를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 크리스토퍼 놀란과 '셔터 아일랜드' 이후로 또다시 미스테리로 우리를 찾아온 왕년의 꽃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신작 인셉션(Inception).

시작, 시초를 의미하는 단어인 인셉션이 타이틀로 쓰인 이 영화는 트레일러만으로는 과연 무슨 영화인지가 궁금할 정도로 신비롭고 미스테리합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가상세계에서나 볼법한 세상은 영화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순식간에 접혀지는 도시의 모습이나, 중력의 영향의 미치지 않는 우주 공간인 듯 자유자재로 벽면을 타고 넘는 사람들, 그리고 시간이 멈춰진 양 공중에서 굳어져 버린 사람들의 모습은 다시금 놀란 감독이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습니다. 

미스테리와 스릴러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블록버스터에 연결시키는 이전작의 모습처럼 이 작품 역시 단순하게 치고 받는 헐리우드의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이상의 무언가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꿈 속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의 꿈을 해킹하는 마인트 해커라는 설정은 이미 매트릭스를 전후로 잠시 붐을 타고 만들어졌던 일련의 가상현실 영화(다크시티, 엑시스텐즈, 13층 등)들과 그리 다를 바는 없어보입니다. 가상현실을 기본으로 제작된 영화들 대부분이 미스테리라는 장르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도 과연 동일한 미스테리를 소재로 다룬 이 영화가 얼마나 차별점을 보여줄지 의문이 들구요.

하지만, 놀란 감독이라는 네임밸류만으로 우리는 이 영화과 이전의 많은 가상현실 미스테리 영화들과는 무언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줍니다. 이미 슈퍼히어로물을 훌륭한 범죄수사물로 탈바꿈 시킨 그의 역량이나 메멘토나 프레스티지에서 보여주었던 독특한 감각, 그리고 다른 영화들에 비해 보다 더 가까운 느낌을 주는 듯한 현장감 등은 인셉션을 이전의 선배격인 영화들과는 차별화시켜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하는군요. 놀란 감독 자신도 이 영화에서 현장감, 현실감을 상당히 중요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현실감있는 영상을 위해 IMAX 카메라가 아닌 Anarmorphic 35mm와 65mm, 그리고 비스타비전(VistaVision) 등을 혼합하여 촬영했다고 하는군요. (위키피디아 참조)

이미 '셔터 아일랜드'를 통해 미스테리에서도 훌륭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이 영화에서 재 역활을 해줄 것이라는 신뢰를 줍니다. 그의 경우에는 인셉션 후에도 프리즈너(Prisoner)나 로우 드웰러(The Low Dweller)와 같은 일련의 스릴러 물에 캐스팅이 예정되어 있는데 당분간 미스테리 스릴러 계열의 작품에서 계속적인 활약을 보여줄 것 같은 예감이군요.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에서 앳띈 모습으로 얼굴을 알리고 '주노'를 통해 연기력을 겸비한 주연급으로 성장한 앨렌 페이지가 이번 영화에 출연하며 전작과는 다른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스토리 상으로는 페이지보다 더 큰 역할을 맡지 않을까 싶은 일본계 배우 와타나베 켄이 트레일러 상에서는 그닥 하이라이트가 비춰지지 않은 듯한 모양새군요. 와타나베 킨의 경우에는 '배트맨 비긴즈'의 라스 알 굴 역을 통해 이미 놀란 감독과 한 번 일해본 경험이 있기도 합니다. 

인셉션은 2010년 7월 15일 전세계 동시 개봉예정에 있습니다. 이 모든 기대감과 호기심은 앞으로 두 달도 체 안되는 시간 안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듯 싶군요. 그것도 아이맥스로 말입니다.

인셉션 한국판 포스터

인셉션의 또다른 포스터1

 

인셉션의 또다른 포스터2

인셉션의 또다른 포스터3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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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또다시 시작된 J.J 에이브람스의 초특급 떡밥

 내년 여름 개봉을 앞두고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인 'SUPER 8'의 트레일러입니다. 캐스팅도, 스태프도 비공개인체 감독/각본의 J.J 에이브람스에 프로듀서는 무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가세하여 황금의 투톱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트레일러로 본 바에 의하면 이번 작품 역시 J.J 에이브람스가 프로듀서를 맡았던 '클로버필드(2008)'에 이어 무언가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일설에 의하면 이 작품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전 작내지는 그의 과거의 아이디어와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도 합니다만, 정확히 무슨 작품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불명입니다.

자, 과연 어떤 스타일의 작품을 공개하려고 사람들에게 이리 호기심을 던져주는 걸까요. J.J 에이브람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던진 떡밥의 실체는 내년에 가서야 그 의문이 풀릴 듯 합니다. 깜짝 파티를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군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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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RISE Inc. All Rights Reserved.


연일 쉴새없이 쏟아지는 일본 아니메들의 헐리우드 영화화 소식 속에 또하나의 걸작이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기획 중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무려 카우보이 비밥.

 

사실, 카우보이 비밥의 실사화 얘기는 이미 올초에 등장한 이야기입니다만, 엘로스가 너무 늦게 이 소식을 접하는 바람에 이제서야 뒷북을 울리고 있습니다. 어쨋던 간에 꽤나 놀라운 소식이면서 동시에 기대 3, 우려 7의 그다지 크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입니다.

 

근래에 개봉된 많은 아니메 원작의 헐리우드 영화들은 대부분 기대 이하의 완성도를 보여준 것이 사실입니다. '스피드 레이서(2008)'나 '드래곤 볼 에볼루션(2009)'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구요. 전지현의 주연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2009)' 역시 헐리우드 영화는 아니었지만, 기대 이하의 완성도(사실 개인적으로는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로 흥행에 참패하였지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경우가 가장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작품은 80년대부터 미국에서 현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과는 조금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하튼 간에 그런 점에서 이번 카우보이 비밥의 실사화 역시 기존의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공식을 대입할 경우에는 원작 특유의 색체를 잃어버린 그저 그런 범작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로봇과 같은 아니메 특유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전까지의 작품들에 비해 비밥은 원작 자체가 이미 영화적이면서도 서양적인 색체(웨스턴 느와르와 SF 어드벤쳐의 결합)를 띄고 있기, 가장 영화화가 무난하면서 동시에 그만큼 타 작품과 비교되는 매력적인 부분을 끌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작품이 아니니까요.

 

특히,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보여주었던 비밥의 캐릭터에 맞는 배역의 캐스팅, 재즈 스타일의 음악을 작품과 적절하게 매치시킨 음악적 감성을 과연 얼마만큼 영화에서는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내느냐, 2시간의 러닝 타임 동안 비밥의 매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시나리오 작업 등이 매우 어려운 난제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칫 잘못 만들면 앞서 언급했던 문제(원작 자체가 이미 굉장히 서양적인 색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로 인해 비밥의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비밥의 색깔이 아닌 그냥 단순한 헐리우드식 SF 액션물에 그치기 때문인 것이죠. 드래곤볼의 독특한 외모의 주인공들이나, 트랜스포머의 로봇과 같은 아니메만의 색체가 비밥에는 없다는 것이 실사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구요.

 

캐스팅은 이미 올초에 언급이 되었듯이 키아누 리브스가 현재 스파이크 역으로 내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 역시 기대반 우려반의 캐스팅이 아닐까 싶은데요. 확실히 근육질의 헐리우드 액션 스타들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지만, 동시에 스파이크의 날렵한 절권도 액션이나 시니컬한 그의 스타일을 과연 리브스가 얼마나 잘 살려낼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그 어설픈 쿵푸 실력은 분명 날쌘 스파이크와는 안어울리는 모습이니까요.(게다가 요즘들어 살도 많이 찐 듯) 동시에 매트릭스 이후 긴 슬럼프를 겪고 있는 그가 과연 이 작품으로 멋진 재기에 성공할지도 관심사이구요. 그나마 조금 다행인 것은 '콘스탄틴(2005)'에서 보여준 모습이 나름 스파이크와 잘 매치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이번 9월 들어 리브스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시나리오의 재작업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초안이었던 시나리오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듯 싶은데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되는 만큼, 높은 완성도의 시나리오로 태어나길 기대해봅니다. 또한, 이번 작품에는 헐리우드의 스탭들 이외에도 아니메 비밥을 만들어내었던 일등 공신들인 와타나베 신이치로(감독), 노부모토 케이코(각본), 미나미 마사히코(프로듀서, 現 BONES 대표이사) 등이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만큼 원작의 색체를 잃지 않는 영화가 되는 것 역시 기대 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페이는 도대체 누가 맡으려나요.

 

Live-Action Cowboy Bebop Proposal Officially Announced

Keanu Reeves: Live-Action Cowboy Bebop is in Rewriting

 

ⓒ SUNRISE Inc.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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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88mm, DEIZ / Geneon Universal Entertainment


2008년 극장판 아니메 '스카이 크롤러'로 우리를 찾아왔던 아니메의 철학자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다시금 새로운 신작으로 우리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실사영화로 말이죠.

 

'아발론(2001)' 이후 다시금 새롭게 만들어지는 그의 실사영화는 '어썰트 걸(Assault Girl)'로, SF 장르의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사막을 무대로 하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의 배경 속에서 '수나 쿠지라'라 불리는 거대한 모래 고래와 같은 괴물과 싸우는 세명의 여성 헌터가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그레이라 불리는 여성헌터는 메이사 쿠로키가 맡았는데요. 그녀는 '벡실 - 2077년 일본쇄국'에서 벡실 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루시퍼 역의 린코 키쿠치는 오시이 감독의 전작 '스카이 크롤러'에서 쿠사나기 스이토 역을 맡아 이미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의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대령  역의 히나코 사에키는 오시이 감독옴니버스 영화인 진·여립음사열전(真 女立喰師列伝)의 첫번째  에피소인 '어썰트 걸: 켄터키의 히나코'에서 출연하며, 이미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어썰트 걸과는 많은 공통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앞서 언급한 린코 키쿠치 양도 오시이 감독의 또다른 단편 'Assault Girl 2'에 출연했다고 하는군요.

 

세 명 다 아니메와 영화 등에서 강인한 여전사의 역할을 맡아본지라 배역의 이해에는 큰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캐스팅보다는 오시이 감독이 전작 아발론과 여타 그의 아니메에서 보여준 그 난해하고 불친절한 스토리와 연출을 이번에도 고스란히 이 어썰트 걸에 대입할 것인지가 관건이 되겠군요. 40여초 정도의 분량으로 공개된 트레일러는 일단 괴물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세 명의 여주인공의 모습이 부각되었습니다만, 실제 전개는 어떨지.

 

어썰트 걸은 올 12월 19일 일본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상영될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썰트 걸과 더불어 오시이 감독이 2011년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는 극장판 아니메와 또다른 두 편의 실사영화도 기대를 해봅니다.

 

기사 출처: Oshii's Live-Action Assault Girls Feature in December, Anime News Network

 

예고편 보러가기

 

세 명의 여주인공 좌측부터 메이사 쿠로키, 린코 키쿠치, 히나코 사에키.

어익후, 좌측에서 우측으로 갈수록 연령대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래보이는군요, 불행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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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tarou Miura·Hakusensha

총몽을 헐리우드 실사영화로 제작하도록 한 프로듀서 노스롭 데이비스(Northrop  Davis)가 이번에는 베르세르크, 그래플러 바키, 멘발의 겐 등을 연이어 실사영화로 제작할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해당 기사의 출처.

 

Berserk, Baki, Barefoot Gen Pitched to Hollywood

 

아직, 구체적인 제작계획이나 스탭진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만, 헐리웃에서 이 작품들의 실사영화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인 듯 합니다. 이 세 작품 외에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일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전차남 역시 그 프랜차이즈 권리를 따온 것 같군요. 한꺼번에 4작품이나 런칭을 시작했으니 적어도 한 작품 이상은 실사영화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베르세르크는 많은 분들이 아시듯 강렬한 하드고어적 액션과 처절함으로 가득한 어두운 판타지 작품입니다. 이런 류의 작품이 오락성이 가득한 헐리웃의 실사영화로 제작될 경우, 아무래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인데요. 요 근래 헐리웃 오락 영화에서도 굉장히 탄탄하고 사실적인 묘사들을 잘 해내는 감독들이 많이 늘어난지라 좋은 감독만 만난다면, 의외로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 역시 큽니다.

 

그래플러 바키는 이타가키 케스케의 격투기 장르 코믹스로, 사실적이고 과격한 액션묘사가 일품인 작품입니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 전개는 굳이 아니메나 코믹스가 아니더라도 쟝 끌로드 반담과 같은 액션 배우들이 수차례 선보인 B급 격투영화에서 익히 보아온 전개이기에 영화화에 그리 큰 메리트가 있는지는 의문이 들긴 하는군요.

 

오히려 이들 중에서는 맨 발의 겐의 그 의의가 가장 크지 않을까 합니다. 원폭이 떨어진 일본의 처참한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이 작품은 지극히 일본적이지만, 동시에 전쟁의 폐해와 군국주의 모순, 그리고 핵무기의 처참함을 알려준 의미있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핵무기의 위기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지금의 세계에 어쩌면 공감가는 메시지를 선사할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좋은 감독과 각본가, 그리고 명배우들을 만나서 완성도 높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선 과제이겠지만요.

 

헐리웃의 아니메에 대한 러브콜은 근래에 들어서는 거의 노골적이다시피 굉장한 러쉬를 이루는 듯 합니다. 아직까지는 트랜스포머 외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 없었습니다만, (사실 트랜스포머도 이미 하스브로 컴퍼니를 통해 미국 내에서 일찍 현지화를 이룬 후 실사영화화 되었기에 완전히 아니메를 옮겨온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군요.) 속속 제작되는 아니메 원작의 실사영화가 더 높은 완성도로 큰 반응을 일으킨다면, 일본의 아니메, 아니 대중문화는 지난 수십년간 세계에 끼친 파급력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플러 바키(좌) ⓒItagaki Keisuke/Akita Shotend·Free Will / 맨발의 겐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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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20th Century Fox


타이타닉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던 헐리우드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이 마침내 다시 돌아옵니다. 무려, 두 편의 영화와 함께 말이죠.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어비스 등에서 이미 SF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의 이번 복귀작은 당연스럽게도 SF입니다. 게다가 단순한 실사영화가 아닌, 3D 최신기술이 총동원된 3D 애니메이션 + 실사영화의 조합이 될 듯 하군요. 퍼포먼스 캡쳐 방식과 3D 퓨전 카메라 시스템 등이 동원되어 굉장히 독특한 영상미를 보여줄 것 같습니다. 2008년 개봉예정이었으나 2009년으로 연기된 이 작품의 제목은 아바타.
 
올해 터미네이터 4: Salvation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샘 워딩튼을 비롯, 조 샐다나, 라즈 알론소를 비롯하여 제임스 카메론의 이전 작에 출연했던 시고니 위버(에일리언2), 마이클 빈(터미네이터, 에일리언2) 등도 출연하는 등, 캐스팅도 몹시 기대가 됩니다. 과연 오랜동안의 공백기를 접고 돌아온 거장의 SF가 어떤 모습으로 탄생될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한가지 더 반가운 것은, 카메론 감독은 이 아바타 외에도 무려 한편의 작품을 더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 두번째 작품의 제목은  바로 베틀 엔젤(총몽)입니다.
 
일본 아니메 팬들이라면 많이들 아실법한 이 작품은 기시로 유키토의 사이버펑크 작품으로, 90년에 출간되어 SF 매니아들에게 좋은 평을 얻었던 작품입니다. 선택받은 자들만이 사는 공중도시 자렘과 그 아래 지상에서 살아가는 극빈층의 사람들. 자신의 몸을 사이보그 화하는 것이 일반화된 이 사회에서 인간의 생몸은 자렘의 이들에게는 비싼 값으로 거래되는 물품이며, 지상의 빈민들은 이를 통해 자렘으로의 진출을 꿈꾸게 됩니다. 총몽은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 속에서 기억을 잃어버린체 쓰레기더미 속에서 발견된 사이보그 소녀 갈리가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내재된 격투기술을 통해 강적들과 싸워나가면서 자신의 과거를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는 SF 격투 액션물의 수준이지만, 굉장히 암울한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잔인하고 리얼한 격투 장면의 묘사, 암울한 세계 속에서 사이보그와 인간의 경계 속에 서있는 벼랑 끝의 인간군상이 겹쳐지면서 상당히 무게감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1993 Yukito Kishiro/Business Jump/Shueisha/KSS

 요즈음, 소재고갈로 인해 헐리우드가 일본 아니메를 영화화하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습니다만, 이번 카메론 감독의 배틀 엔젤은 그 중에서도 완성도 면에서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수준이 다른 작품이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봅니다. 게다가 터미네이터나 에일리언 2, TV 미니 시리즈 다크 엔젤 등에서 이미 강인한 여전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를 연출해왔던 카메론 감독인지라 이번 배틀 엔젤의 싱크로는 몹시 높지 않나 싶구요. 거기에 아바타에서 사용한 퍼포먼스 캡쳐 방식과 3D 퓨전 카메라 시스템, 그리고 실제 배우와 CG 캐릭터의 실시간 합성방식 등이 적용되어 코믹스에서 보여주었던 하드코어한 액션씬의 재현 역시 높은 수준으로 구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현재 아바타의 잇단 개봉연기로 인해 2009년 여름에 개봉예정이었던 배틀 엔젤 또한 무기한 개봉연기에 들어가게 된 듯 합니다. (아바타가 아직 공식 트레일러조차 공개 안된 것으로 보아 더 길어질 듯 싶군요.) 10년만의 복귀작이어서 그런지 카메론 감독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듯한 느낌이군요. 그가 다시 한 번 거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지 몹시 기대가 됩니다.
 
아, 이번 배틀 엔젤 기획은 총 3부작으로 첫번째 시리즈의 흥행 여부를 보고 차기 시리즈의 제작여부를 결정 짓는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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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zzard Entertainment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블리자드 사의 대표작 워크래프트가 마침내 영화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감독은 무려 샘 레이미 감독.

공포영화 '이블 데드(1982)'로 독특한 감성을 선보였던 샘 레이미는 이후 다양한 영화를 거쳐 스파이더 맨 3부작으로 메이저 급 감독으로 우뚝서게 됩니다. 그런 그가 이번 워크래프트의 감독을 맡았다는 것은 영화화에 대한 신뢰도를 보장하는 보증수표와 같다고나 할까요.

ⓒ Bizzard Entertainment

근래 들어, 오락 영화를 스릴러 물이나 호러 물들을 연출했던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완성도가 높아지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보아왔습니다. '데드 얼라이브(1992)'나 '프라이트너(1997)'의 피터 잭슨 감독이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사례, '메멘토(2001)'의 크리스토 놀란 감독이 배트맨 시리즈를 대성공시킨 사례, '유주얼 서스펙트(1996)' 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엑스맨 시리즈와 슈퍼맨 리턴즈를 성공시킨 사례 등...

이런 측면에서 샘 레이미 감독의 워크래프트는 흥행을 위해 억지스런 재미에 치중하거나 단선적인 전개를 보이기 보다는 좀 더 현실감있는 판타지 영화로 재탄생 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큽니다. (물론, 우웨 볼 감독과 같은 예외도 있지만 말입니다.)

또한, 반지의 제왕 3부작 이후로 봇물처럼 제작된 판타지 영화들이 근래 들어 해리포터 시리즈나 나니아 연대기 외에는 대부분이 이렇다 할 완성도나 만족할만한 흥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래프트에 거는 기대 또한 무척 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톨킨의 중간계, AD&D의 포가튼 렐름에 버금가는 방대한 세계관과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는 아제로스 대륙의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영화화될지가 벌써부터 큰 기대를 갖게 하는군요.

ⓒ Bizzard Entertainment

영화 시나리오가 현재 공개되지 않은 상황인지라 과연 어떤 에피소드가 영화에 채택될지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서스 왕자의 타락과 아키몬드의 최후, 일리단의 음모와 리치왕의 부활을 다루었던 워크래프트 3편의 스토리가 가장 매력적인 에피소드이지만, 티리스팔의 최후의 수호자였던 메디브의 이야기도 영화화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싶구요.

워크래프트의 제작은 2011년 개봉 예정에 있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4 촬영이 끝나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3편에서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이번 4편의 촬영은 샘 레이미에게는 또다른 분수령이 될 듯 싶은데요. 우려가 되는 것은 이 4편의 성공 여부가 워크래프트의 영화제작에도 나름의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 것이군요. 직전 영화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을 경우 상대적으로 차기 작품에서 힘을 발휘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모쪼록 높은 완성도로 제작되어 게임에서 느꼈던 전율을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기사>

☞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기사: BLIZZARD ENTERTAINMENT® AND LEGENDARY PICTURES SIGN SAM RAIMI TO DIRECT UPCOMING WARCRAFT® MOVIE
☞ XPorts News 한글 번역 기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레전더리 픽처스, 워크래프트 영화에 샘 레이미 감독 선정


※ 워크래프트까지 영화화되는 마당에 이제 남은 것은 포가튼 렐름의 다크 엘프 영웅 드리즈트 두어덴의 이야기일 듯. 과연 이것은 언제쯤이나 영화화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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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shizaki Yoshinobu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소문으로만 무성하는 듯 하던 마츠모토 레이지의 장편 스페이스 판타지 우주전함 야마토의 실사영화화가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아래는 Anime News Network에 게재된 해당 기사.

 

Noboru Ishiguro Confirms Live-Action Yamato in Development, Anime News Network

 

감독은 야마토 첫번째 TV 시리즈의 작화감독에서부터 이후의 TV 시리즈에서 연출을 맡았던 야마토의 원년멤버이자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의 노장 이시구로 노보루가 맡았고, 야마토의 공동 창조자로, 긴 옥고와 길고긴 마츠모토 레이지와의 저작권 분쟁 끝에 마침내 돌아온 풍운아 니시자키 요시노부가 프로듀싱을 맡았습니다. 게다가 SMAP의 리더이자 일본의 대표 미남배우인 키무라 타쿠야를 캐스팅하여 다시금 야마토 부활을 위한 힘찬 시동에 들어간 듯 하군요.

 

올드팬들은 잘 아시겠지만, 우주전함 야마토는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인 마츠모토 레이지의 첫번째 히트작으로, 70년대 후반 아니메 르네상스의 초석을 다지게 한 일본 아니메의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전 아니메의 SF 설정을 한단계 상회한 당시 야마토의 과학적 고정과 장대한 서사적 스토리는 수많은 매니아층을 생성했으며, 안노 히데아키와 같은 당시의 꿈나무들에게 기동전사 건담과 함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국내에서는 우주전함 V 호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어 역시 커다란 인기를 끌며 국내 아니메 1세대들에게도 깊이 각인되어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의 핵심인 전함 야마토가 일본 제국주의 시절 건조되었던 일본 최대(最大)의 전함 야마토의 겉모습을 오마쥬(실제로, 작품 내에서 태평양 전쟁시절 침몰되었던 야마토의 잔해를 모티브로 삼아 야마토를 재건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지금도 기억)하는 등, 여러 면에서 일본의 보수적(우리의 관점에서는 제국주의적) 관점을 강하게 드러내며 불편한 감정 역시 가져다 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2009년 중에 원래 극장판 아니메 '우주전함 야마토 - 부활편'의 제작이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사편 영화의 제작 발표소식은 꽤나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니시자키 프로듀서가 오랜만에 현업으로 돌아와 노구의 몸을 이끌고 꽤나 적극적으로 야마토의 부활에 앞장서는 듯한 느낌입니다. 극장판 아니메는 현재 12월에 개봉 예정에 있으니 실사 영화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말 즈음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군요.

 

 

그러나, 이런 와중에 여러가지 우려와 불안감도 갖게 하는데요. 일단, 아니메의 그 방대한 SF 서사시를 실사영화화한다는 것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준의 자본과 연출력이 필요한 것인데, 과연 그것을 아니메 감독 출신의 이시구로 감독이 잘 해낼 것인지가 궁금하구요.(물론, 전문 영화스탭들이 보조하겠지만.) 프로듀서와 감독 모두 70대의 노장들인데다가 원체부터 보수적인 색체를 띄었던 레이지버스의 작품인지라 과연 신세기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작품으로 탄생할지도 역시 걱정이기도 합니다.

 

아니메를 섣불리 헐리우드식 스타일로 변형하여 실패한 사례는 이미 '스피드 레이서'나 '드래곤 볼 에볼루션' 등에서 보아왔습니다만, 그렇다고 아니메적 감성으로 실사영화를 연출하는 것도 분명 이질감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을 터이니 그 부분의 조율과 노하우가 영화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관건이 아닐까 싶군요. 물론, CG의 완성도 역시 당연히 필요한 문제겠지요. 마지막으로, 군국주의의 정취가 풍기는 이 아니메가 실사영화로 등장했을 때, 과연 얼마만큼 일본적 보수주의가 배제되느냐 하는 것도 한국의 아니메 팬들로서는 나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기대와 불안감 속에 마침내 발진을 하는 야마토. 야마토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 실체를 드러낼지가 자못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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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zzle Animation Studio / Shanghai Media Group

금번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7.16 ~ 7.26)의 '애니 판타'에서 무협팬들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이 개봉예정이라고 합니다.

홍콩의 인기 만화가 마영성 원작의 '풍운'을 만화영화한 'Storm Rider - Clash of Evils(2008)'가 그것인데요. 풍과 운이라는 두명의 주인공이 난세의 강호를 헤쳐 나가는 무협액션물로, 89년부터 20년에 걸쳐 장기간 연재되는 중국을 대표하는 무협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년 동안의 장기 연재이니만큼, 풍운의 소재는 상당히 식상해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만큼 무협만화에서 풍운이라는 두 글자를 빠뜨릴 수 없을 정도로 굳건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런 작품을 만화영화로 한만큼, 이번 극장판 만화영화는 중국 애니메이션의 자부심이 집결된 작품이라는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트레일러로 감상한 풍운의 영상미는, 적극적인 CG의 사용으로 인해 현란한 비쥬얼을 자랑합니다. 애니메이션 계통에서는 아직 연륜이 깊지 않은 중국이기에 디테일한 작화 퀄리티에 있어서는 여전히 한 수 아래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겠지만, 기대 이상이라고나 할까요. 문제는 스토리와 그것을 작품에 적절히 적용하는 감독의 스토리보드 및 연출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그러고보니 풍운의 원소스 멀티유즈(일본식 용어로는 미디어 믹스)는 이번 극장판 만화영화가 처음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폭발적인 코믹스의 인기에 힘입어 풍운은 최초로 영화화 되었던 것이죠.


ⓒ Golden Harvest Pictures

 고혹자 시리즈와 함께 후일 무간도 시리즈로 명성을 얻게 되는 유위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곽부성, 정이건이 주연을 맡은 실사영화 '풍운(1998)'은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CG 특수효과를 접목시켜 무협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조합해 냅니다. 아크로바틱한 무술 연출에만 집중되어 있던 홍콩 무협영화에 헐리우드식 스케일과 특수효과가 접목되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던 것이죠.

 

거기에 당대 최고의 꽃미남 배우였던 반항적인 이미지의 곽부성과, 긴머리가 인상적이었던 부드러운 이미지의 정이건 투톱은 만화와의 싱크로를 100%로 이끌어 줍니다. 지금까지의 홍콩 영화들 중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 대부분이 너무나 동떨어지는 주연배우와 원작 주인공과의 미스매치와 조악한 설정재현이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면, 이 풍운은 적어도 곽부성과 정이건, 그리고 웅패 역의 소니 치바(당시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일본 배우가 홍콩영화의 배역을 맡은...)와 같은 주요 배역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로 멋진 캐스팅을 보여주었으며, 설정이나 장면연출 등에 있어서도 당시의 홍콩 영화들에 비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유위광 감독이 촬영감독 출신이었기에 그만큼 영상미에서 당시의 홍콩영화와는 궤도를 달리한 스타일리쉬한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나도 싶습니다. 유위광 감독은 풍운 후 정이건을 원톱 주연으로 내세워 역시 마영성 원작의 '중화영웅(1999)'를 선보입니다만, 초반부의 너무도 긴 배경설명 덕에 무협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지루함을 주었습니다. 결국 라스트 씬의 액션 외에는 볼거리가 전혀 없는 '팥없는 찐빵'이 되어버렸고, 각본의 완성도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드러내며 전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전작인 풍운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단, 라스트 씬의 액션 연출과 CG는 그 나름대로 괜찮은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 2009 UNIVERSE Entertainment

풍운은 그 외에도 PC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도 찾아오게 됩니다. 조악한 게임성을 보여주었던 첫 패키지 게임(98년도였나 싶은데, 무려 정품으로 구입하셔서 좋아라 플레이했던...)에 이어 속편이 출시되고 온라인 게임으로까지 등장했죠. 그 외에도 대만에서는 2002년과 2004년에 각각 TV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그로부터 무려 4년이 흘러 만화영화로써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풍운 극장 만화영화를 통해 다시금 풍운의 폭풍이 극장가에 불듯 합니다. 2008년 불기 시작한 만화영화의 바람이 다시금 영화에까지 미쳐 올 12월 마침내 풍운의 속편이 개봉예정에 있다는군요.  

주연은 풍운 1편의 곽부성과 정이건이 다시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감독은 '방콕 데인져러스'나 '디 아이' 등으로 이름을 알린 팽 형제가 맡았는데요. 최근의 헐리우드의 진출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그들이 다시금 홍콩으로 유턴해서 만든 작품인지라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헐리우드에서의 실패가 이들 형제에게 좋은 약이 되었으면 싶습니다만...

 

트레일러의 영상미는 오랜 만의 속편답게 1편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CG 들로 가득합니다. 어찌보면 2년전에 개봉되었던 '300'과 같은 매우 독특한 색감의 비주얼인 듯 싶은데요. 역시 이번에도 관건은 액션과 스토리의 적절한 배치와 연출이 아닐까 합니다. 액션 위주로 흐를 경우, 이야기의 흐름이 무너지고, 이야기에 집중할 경우 지리한 액션 작품이 되어버릴 공산이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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