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Movie Review 2014.01.08 09:43

             



ⓒ 201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스탭>

◈ 감독: 피터 잭슨(Peter Jackson)
◈ 원작: J.R.R 톨킨(Tolkien)의 '호빗'
◈ 제작: 뉴 라인 시네마, MGM, 워너 브러더스


<줄거리> 

외로운 산으로의 여정이 시작되기 1년 전, 프랜싱포니 여관에서 간달프(이안 멕켈런 분)와 소린(리처드 아미티지 분)이 비밀스럽게 만남을 갖는다. 흩어진 드워프들을 규합하기 위해 아르켄스톤을 찾아야 한다고 드워프 왕자를 설득하는 간달프. 사악한 용 스마우그(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가 차지한 자신의 왕국 에레보르로의 발길을 주저하는 소린에게 간달프는 용으로부터 아르켄스톤을 빼내오기 위해서는 솜씨 좋은 도둑을 고용해야 한다고 귀띔을 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아르켄스톤을 찾기 위한 드워프의 원정대에는 솜씨 좋은(?) 도둑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 분)가 함께 하고 있었다. 아조그가 이끄는 오크 무리들의 끈질긴 추격을 피해 머크우드 숲까지 다다른 원정대. 숲에서 사악한 기운을 감지한 간달프는 그 자신의 원래 목적, 즉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악한 악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소린들에게 잠시동안의 작별을 고한체 사악한 이들이 잠든 곳으로 향하게 되고,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준 마법사와 이별하게 된 빌보와 소린의 드워프들은 신비함과 사악함이 묻어있는 머크우드 숲의 미로 속으로 향하게 되는데...


흥미진진한 모험과 액션, 그리고 부족한 참신함

킨의 '반지의 제왕'에 비해 이야기, 스케일 등 모든 면이 부족했던 톨킨의 습작 '호빗'을 3부작의 대작 시리즈로 제작하는 것이 결정났을 때 사실 영화 '호빗'의 한계나 우려는 있을 수 밖에 없었다. 3부작으로 영화화하기에는 내용이 많이 부실했던 호빗을 2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을 가진 대작 3부작으로 만든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전작인 반지의 제왕을 의식한 행보였고, 애초에 볼륨의 차이가 나는 두 작품을 비슷한 체급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호빗은 상당 부분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새로이 창조하고 구성하는 작업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MGM의 파산으로 야기된 제작 지연(호빗 1편 확장판의 제작비화를 보면 그만큼 스토리를 각색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제잔진들은 언급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 결과물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느낌이다.), 프리 프로덕션 중에 델 토로에서 잭슨으로 감독이 교체되는 등, 여러 부침을 겪은 호빗은 출발부터가 사실 상당한 부담과 불안요소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영화사의 레전더리가 되어버린 전작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부담이었고, 호빗은 아무리 피터 잭슨이라 할지라도 잘해봐야 반지의 제왕과 엇비슷한 수준에 머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2편까지 공개된 현재의 상황에서 이 부정적인 예상은 아쉽게도 거의 들어맞고 있다.

이번 2편 '호빗:스마우그의 폐허', 그리고 1편인 '호빗:뜻밖의 여정'까지 통틀어서 이 시리즈의 가장 거슬리는 점은 바로 참신함의 부재이다. 안타깝게도 호빗 시리즈는 2편까지의 줄거리 전개, 설정 등이 전작인 반지의 제왕을 그대로 답습하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머크우드 숲으로 향하는 소린 원정대의 모습은 팡고른 숲으로 향하는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의 아라고른 일행의 모습과 겹쳐진다. 도중에 원정대를 이탈하여 돌 굴드르로 향하는 간달프의 행보 역시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에서 오르상크의 탑으로 갔다가 사루만에게 사로잡히는 간달프의 모습과 너무도 동일하다. 독에 중독된 드워프 킬리를 치료하는 엘프 타우리엘(에반젤린 릴리 분)의 모습 또한 반지원정대에서 프로도를 치료하는 아르웬의 그것 그대로다. 이런 유사함은 긴 러닝타임과 지루한 전개와 어우러져 일부 관객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캐릭터의 사용도 많은 이들이 지적한 듯이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이미 많이 언급된 원정대의 주축 드워프들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 그것. 1편에서는 전작의 핵심 인물들인 엘론드, 갈라드리엘, 사루만, 골룸에 라다가스트 등이 등장하여 드워프들의 매력이 초반부를 제외하고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면, 스마우그의 폐허에서는 레골라스, 타우리엘, 스란두일, 바드와 같은 인물들로 인해 역시 드워프들이 끼어들 틈이 없다. 이는 많은 인물들의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개성과 이야기가 살아있던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면 분명히 비교된다. 전작의 인기인이었던 레골라스의 경우는 용맹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했던 모습과 달리 차갑고 사나운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러한 캐릭터의 성격 변화의 이유가 극중에서 설명되지 않아 어리둥절함을 안겨주고 있다. 타우리엘과 킬리의 다소 생뚱맞은 로맨스와 함께 레골라스의 캐릭터와 이야기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각색과 설정상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호빗은 분명 블록버스터급 하이판타지 어드벤쳐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즉, 극적인 전개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스케일과 액션의 웅장함, 그리고 고급스러움은 전작인 반지의 제왕 외에 마땅히 비교할만한 판타지가 없는 것 역시 사실인 것이다. 급박한 전개 속에서도 간간히 보여주는 서정적인 모습들이나 유머러스한 대사는 능숙한 완급조절을 보여주고 있으며, 머크우드 숲에서 사악한 거미들과 사투를 벌일 때 반지의 사악함에 선한 마음을 잠시 잃어버린 빌보의 모습에서도 그저 치고 받고 싸우는 액션물 이상의 감상을 보여줌은 분명 이 작품의 격이 그저그런 블록버스터와는 몇 차원이 다름을 느끼게 해준다.

배급사와 극장사의 부율전쟁 등으로 인해 일반 디지털 극장에서 관람했는데, 많은 이들의 평으로 보아 이번 액션들은 보다 더 HFR에 맞춰진 느낌이 아닌가 싶다. 특히, 통나무 통을 타고 급류에서 펼쳐지는 엘프들과 드워프, 오크들의 속도감 넘치는 추격전은 HFR에서 더 진가를 발휘할 듯. 다만, 아직도 관람객들의 시각은 HFR에는 다소 적응이 안되어 있는 듯 싶다. 그에 비해 후반부는 다소 늘어지는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아우라가 빛을 발휘하는 스마우그의 압도적인 위용이 극을 좌지우지 한다. 어떤 면에서 스마우그와 빌보의 시퀀스는 1편 뜻밖의 여정에서 보았던 골룸과 빌보의 시퀀스와 대비되는 느낌이다. 음성변조가 아닌 실제 목소리로 펼쳐지는 베네딕트의 연기는 스마우그와 완벽한 싱크로를 보이며, 드라마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프리먼이 연기하는 빌보의 능청스러움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클라이막스가 되는 스마우그와 드워프들의 사투는 돌 굴드르에서 펼쳐지는 간달프와 네트로맨서의 대결과 교차편집되면서 흥미를 안겨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전개였다. 다만, 그것이 연속극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멈춰지는 부분은 많은 관람객들에게 그다지 와닿는 부분은 아닌 듯. 반지의 제왕이 1편이나 2편 모두 그 안에서 기승전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비해 이번 2편은 기승전에서 이야기가 갑자기 중단되어 허망함을 주는 느낌이다. 다만, 이 시리즈를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감상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다음 편을 몹시도 기다리게 하는 기대감이 공존하는 엔딩이 아닐까 한다.

호빗 시리즈는 앞서도 말했듯이 3편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반지의 제왕의 아성을 결코 넘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의 이야기 전개에서 보여준 너무도 많은 전작의 기시감, 캐릭터의 설정과 이들을 극 안에 녹아들어가게 하는 부분에서의 허술함은 분명 디테일한 각색에 있어서 많은 허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십여년 사이 진화되어온 특수효과를 기반으로 한 스펙타클한 영상미와 흥미로운 모험, 그리고 고급스러움은 여전히 이 작품과 비교할만한 판타지가 반지의 제왕 외에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라면 3편 역시 상당히 많은 전작의 기시감을 떠안게 되겠지만, 그 재미만큼은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201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덧붙임)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늘어놓기는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몹시 재미있게 감상했다. 그런 점에서 엘로스의 영화 감상기준이 그다지 세심하지 않음을 유추할 수 있다.

덧붙임) 간달프와 더불어 꽃미남이었던 레골라스마저 반지의 제왕보다 설정상 수십년 전의 이야기에서 더 나이가 들어보임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의 한계인가.


덧붙임) 사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스마우그의 최후가 2편에서 그려지고, 다섯 부족의 전쟁이 3편에서 다루어질 걸로 예상했는데, 이게 3편으로 넘어갔다. 볼그와 레골라스의 추격전까지 더하면 3편은 그야말로 마무리 짖지 못한 액션들이 몰아치는 액션의 홍수가 되어버릴 듯. 이야기의 부재를 액션으로 메울 기세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에게 있습니다.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2013)

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7.4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차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 올랜도 블룸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뉴질랜드 | 161 분 | 2013-12-12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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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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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영화는 왠지 반지의 제왕 팬들 보다는 셜록 팬들에게 먹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즌3과 발맞춰 개봉되는 센스라니! ^^

    2014.01.08 09: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