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tions/Ani Times 2012.06.29 09:17

             


2013년부터는 TV 시리즈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야마토.

ⓒ 宇宙戦艦ヤマト2199 製作委員会



2009년과 2010년, 각각 극장 아니메와 실사판 극장영화로 화려하게 부활을 시도한 니시자키 요시노부(西崎義展) · 마츠모토 레이지(松本零士)의 '우주전함 야마토'. 생각보다는 그리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두면서 2부작으로 기획되었던 극장 아니메는 후속편 제작이 불투명해졌고, 원작자이자 프로듀서였던 희대의 풍운아 니시자키 요시노부가 자신의 배 '야마토'에서 실족사하면서 2010년을 마지막으로 야마토의 시계는 멈춰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뒤, 이 오래된 구식 우주전함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승무원들과 함께 우주로 향하는 또다른 항해에 오르게 되니 '우주전함 야마토 2199(2012)'가 바로 그것입니다.

☞ 야마토 2199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로운 항해라 하지만, 야마토 2199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스토리는 74년 TV 시리즈를 다시 리메이크한 것인데요. 이는 키무라 타쿠야 주연의 2010년 실사영화와 동일한 전개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보다 늦게 개봉했지만 실제 이 야마토 2199는 이미 수차례의 제작시도를 거쳐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기획이 진행되어 왔다고 합니다. 원작자인 니시자키와 원작 만화가인 레이지의 길고긴 법정 다툼 끝에 2009년 극장판 부활편은 니시자키가 레이지와 그의 캐릭터 디자인을 모조리 들어내고 새로운 캐릭터로 승부를 걸었었는데요. 그렇다면 이 새로운 TV 시리즈는 아마도 니시자키가 아닌 레이지의 영향 하에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야마토 2199에 그의 캐릭터 디자인이 베이스가 된 걸 보면 말이죠)

캐릭터 디자인은 레이지의 캐릭터 디자인을 계승하기는 했지만 상당히 현대적인 컨셉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시리즈의 실질적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오키타 쥬죠 함장의 경우는 원안 거의 그대로 그려지고 있구요. 이 밖에도 기관장인 토쿠가와, 군의관인 사도 선생과 같은 인물들도 원안에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묘하게도 나이를 먹은 중장년급 캐릭터들은 원안 그대로, 신세대라 할 수 있는 청년 캐릭터들은 새로운 터치로 그려지면서 신구세대 간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올드팬들을 위해서 오키타 함장과 같은 캐릭터는 원안을 그대로 유지하되 신세대 팬들을 위해서 청년 캐릭터들은 요즘 추세에 맞는 터치로 그렸다고 봐야겠지요. 특히, 모리 유키 외에는 전부 남성으로 채워졌던 야마토의 남성중심적 세계관이 신 TV 시리즈에서는 변화를 맞이하여 유키 외에도 무려 4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게 되는데요. 이는 근래의 미소녀 위주의 아니메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제작사가 XEBEC과 AIC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럴 것이라는 예상도 되구요)

캐릭터 디자인은 이미 '우주해적 캡틴 하록 Endless Odyssey(2003)'에서 레이지의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재해석한 유키 노부테루(結城信輝)가 맡았는데요. 그 때와 달리 이번에는 레이지의 느낌보다는 좀 더 요즘의 취향에 맞추려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기획 단계에 그런 식의 주문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됩니다만, 그로 인해 특색은 사라진 다소 밋밋한 캐릭터가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까지 유키의 필모그라피와 비교하면 그다지 인상적인 느낌이 아닙니다만, 그래도 유키가 그려서 이 정도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군요. 다만 안타깝게도 실제 아니메에서는 작화감독이 다른 이유로 유키의 스타일이 그나마 더 반감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감독을 맡은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는 아시다시피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 등으로 잘 알려진 일류 메카닉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이미 '라제폰(2002)'으로 제법 인상적인 연출 데뷔를 한 적이 있지요. 위키 재팬에 따르면 감독으로 추천받은 그는 자신보다는 안노 히데아키(이즈부치나 안노 모두 야마토의 열혈팬)를 감독으로 앉히고 자신은 그를 보조하는 역할로 머물기를 원했습니다만, 때마침 시작된 에반게리온 극장판 프로젝트 때문에 결국은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그는 총감독으로서 시리즈 구성과 메카닉 디자인에도 관여했는데요. 스토리보드와 연출 쪽은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2007)', '투러브루(2008)' 등에서 연출 스탭으로 활약한 에노모토 아키히로(榎本明弘)나 가이낙스 출신으로 특촬물과 실사영화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히구치 신지(樋口真嗣) 등이 이즈부치를 보좌하고 있습니다. 

메카닉 디자인은 이즈부치 외에도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 '카우보이 비밥(1998)' 등으로 유명한 야마네 키미토시(山根公利)가 참여하고 있으며, '기동전사 Z 건담(1985)', '기동전사 ZZ 건담(1986)'의 메카닉 디자이너 였던 코바야시 마코토(小林誠)와 사야마 요시노리(佐山善則)도  디자인 스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함대전은 3D로 연출되고 있는데, 이 3D는 '기동전사 건담 MS IGLOO(2004)'를 연출했던 이마니시 타카시(今西隆志)가 담당하고 있군요. 음악은 오리지널 야마토의 음악을 맡았던 미야가와 히로시의 아들 미야가와 아키라(宮川彬良). 보시다시피 주요 스탭진의 면모는 꽤 비중있는 편입니다만, 이들 대부분이 야마토를 보고 자란 아니메 1세대에 해당하는 인물임을 볼 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완벽히 새로운 세대에 의해 야마토가 다시 부활하는 셈인 것이죠. 아, 주제가 만큼은 사사키 이사오(ささきいさお)가 그대로 불러주시는군요. 하긴 일본의 올드팬들에게 이 부분은 꽤 크리티컬 부분일지도.

아쉬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마토의 구시대적인 내러티브는 야마토 2199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군국주의의 상징적 골동품 같은 야마토야 그렇다치더라도 민족주의적 정서가 깊게 베인 시놉시스, 과도한 비장미, 시대를 벗어난 장렬함, 카미카제식 희생에 대한 미화 등, 야마토가 간직하고 있는 부정적인 정서들은 사실 글로벌한 감성과는 거리가 멀 뿐더러 일본의 신시대들에게도 그다지 먹히지 않는 테마입니다. 과연 이러한 고정관념을 야마토가 얼마나 극복해낼지는 미지수, 아니 부정적으로 보이는군요. 오리지널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면서 원작이 내포하고 있던 몇가지 모순점을 조정하고 스토리 템포를 변화시킨 것이 이번 야마토 2199의 큰 구성이기에 이러한 예상은 거의 틀리지 않을 듯 합니다. (실사판 야마토에서 보여준 전혀 공감되지 않는 비장미가 아니메에서는 그나마 덜 거슬리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좋아질 것 같지도 않을 듯)

야마토 2199는 3화까지를 극장을 통해 선행방송 형태로 상영한 후, 2013년부터 TV 시리즈로 방영을 한다고 합니다. 1화가 이미 4월에 개봉을 했고, 5월에 블루레이와 DVD로 릴리즈가 되었지요. 2화는 6월 30일에 개봉예정에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2008년 극장 아니메에 비해서는 나아진 모습으로 평가도 좋은 듯 싶은데요. 근래 들어 다시금 시작되는 아니메 마스터피스들의 부활 프로젝트가 일견 반갑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소재 고갈로 인해 한계에 다다른 아니메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도 합니다. 야마토가 부활을 했고, 건담도 부활 예정이니 다음에는 또 어떤 마스터피스가 부활 티켓을 예매할지 기대가 되는군요.

☞ 우주전함 야마토 시리즈 (보러가기)

ⓒ 宇宙戦艦ヤマト2199 製作委員会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宇宙戦艦ヤマト2199 製作委員会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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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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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름 보기 좋았습니다..
    기무타쿠의 야마토도 후반부 빼곤 봐줄만했구요.

    사이보그 009, 캐산 sins(이건 원작보다 훨 나았다고 봅니다), 보톰즈 페일젠 파일즈 정도 빼곤
    리메이크작들은 절대 하지 말았어야 할 정도라고 보는데
    요놈은 꽤 잘빠진 축에 속하지 싶네요.

    건담은 오리진이겠죠?

    2012.06.29 11: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우 전 실사판 영화는 오글거려서 영... ^^; 그래도 이번 야마토 2199는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합니다. ^^

      2012.07.01 08:43 신고 [ ADDR : EDIT/ DEL ]
  2. 뭐랄까 요즘애들 보라고 만든다기보다는 나이든 아저씨들 모여서 돈받고 덕질하는걸로밖에 안 보이니 참으로 만시지탄의 감이...(뭔소리여)
    유키 노부테루가 '테라에...' tv판도 맡았다보니 마츠모토보다는 오히려 그쪽 느낌이 더 들더군요.

    2012.06.30 19: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고보니.. 이 기획이 첨에는 지구로 TV판을 만든 제작사 측에서 기획하던 프로젝트라더군요. 그 때 유키가 발탄된건 아닌가 싶네요. ^^

      2012.07.01 08:54 신고 [ ADDR : EDIT/ DEL ]
  3. 볼쇼이

    오리지널 시리즈에선 마네킹보다 더 심하게 슬림했던 모리유키에게

    현실적인 '슴가'가 장착되었군요.

    일단 저기에 눈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

    2012.06.30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일단 첫야마토 (야마토쪽은 잘 몰라서 "업계용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군요)를 가지고는 있는데 작화 이런것 보다도

    전함의 선회 타이밍, 그와 관련된 엔진분사 타이밍, 폭발 이펙트 등등 그런거에 위화감이 너무 느껴져서 봐야지 하면서 안보게 되더군요.

    그나저나 캐릭들이 너무 미형이라 뭔가 애매 합니다......흠

    2012.07.02 17: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리지널 시리즈가 74년작이다보니 지금보면 그런 부분에서 적응하시기가 힘들겁니다. 말마따나 미형 캐릭터가 시리즈랑 좀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래도 다행인건 여성 캐릭터에 한정되어 있고, 오키타 함장과 같이 중장년 캐릭터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다른 미형 캐릭터 위주의 작품과는 차별화된다는 것이랄까요. ^^

      2012.07.03 13:18 신고 [ ADDR : EDIT/ DEL ]
  5. 우주전함 태극호!!!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어릴때 본거랑 많이 다르네요.^.^

    2012.07.04 2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우와, 이 시리즈 정말 장수하는군요! +_+

    얼마전(?)에 나왔던 실사판 영화도 나름 상당히 괜찮은 느낌이었는데 말입니다. (특히 우주 공간 상에서 펼쳐지는 함대전 부분이...)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엘로스님의 리뷰를 보니 야마토라는 작품 역시 꾸준히 발전을 거듭하며 한층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는 것 같아서 사뭇 기대가 되네요. (특히 야마토 전함의 디자인이 요즘 트렌드에 비추어 보더라도 절대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환골탈태했다는 점에 시선이 갑니다~ :D )

    2012.07.05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근데 사실 함선 디자인은 거의 원안 그대로에요. 침몰된 전함 야마토라가 디자인 모티브다보니 그 상징성으로 다른 디자인으로 바꾸긴 좀 그렇지요. 실제로 바꾼 적이 한 번 있었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구요. ^^

      2012.07.06 09:59 신고 [ ADDR : EDIT/ DEL ]
  7. 오프닝은 사사키 이사오 그대로 가는데, 엔딩곡 작사가가 하필이면 하타 아키라는군요. 게다가 음악 관리는 란티스!!!!!!!

    제대로 뒤통수를 때린 꼴입니다. 허허헝~~~

    2012.07.19 09: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지나가다가

    필자님의 블로그 항상 잘구독하고있습니다^^
    이번글도 잘읽었구요..근데 하나 제생각과 틀린건..야마토가 먹히는건 아마 비장미때문일지도 모릅니다.사실 순수한 아니메팬도 있지만 B급 문화로서의 아니매팬층으로는 히키코모리나 니트족등도 있지요..여기에 넷우익등의 층이 많이포함되어있고 이들은 요즘세대 젊은층임에도 강한 일본에서 대리만족을 하는식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더라구요...

    2012.09.06 15: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비장미는 사실 야마토라는 작품의 하나의 특색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 예전 70년대만 하더라도 이것이 먹혔지만, 80년대를 기점으로 그러한 비장미가 일본의 전후세대들에게 구시대적 가치관으로 여겨지며 멀어져버렸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에는 일본에서도 민족주의적 가치관이 강조되면서 일부 신세대들에게도 그러한 테마가 먹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

      직전에 개봉했던 야마토 부활 극장판이 그닥 좋은 성적을 못거둔 점으로 미루어 야마토의 그런 비장미가 역시 요즘에도 통용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

      2012.09.06 15:57 신고 [ ADDR : EDIT/ DEL ]
  9. 미나루

    이번에 10화까지 보게됐는데 생각보다 일본 특유의 군국주의적 색채는 옅더군요.
    잘만든 작품이란걸 느꼈습니다. 설정이나 음향 케릭터 색채에 신경을 쓴게 보이고
    오리지널이나 이후 극장판과 좀 다른게 전체적으로 비교하자면 성계의 전기 느낌이 나더군요. 말씀하시대로 심플해졌달까??
    앞으로 기대되요.

    2013.01.11 15: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