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AK Communications 2012.04.30 09:00

             

☞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기동전사 건담부터 역습의 샤아까지 4개 시리즈에서 추려낸 150가지의 명대사들.

2012년 4월 15일부터 발매를 시작한 '영원한 건담 어록'은 각종 건담 관련 서적들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한국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AK 커뮤니케이션즈의 번역판 중에서도 나름 독특한 색채를 보여주는 서적입니다. 출판사이지만 대게 코믹스나 무크지, 설정집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AK의 라인업에서 텍스트 중심의 구성을 갖춘 서적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AK도 소설 쪽에서 꾸준히 많은 책들을 출간하는 건 사실이지만 건담 관련 서적으로서는 개성적이라 하겠습니다.

영원한 건담 어록은 일본의 렉카(レッカ, 견인차? 견인차 동호회에서 만든 회사...는 물론 아니구요)사에서 2007년 1월에 발행한 서적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입니다. 시기상으로는 살짝 지난 책인데요. 같은 해 11월에 출간된 렉카 사의 '영원의 건담 시리즈 vol.04, 기동전사 건담 어록'과는 조금 겹치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어록이 오로지 퍼스트 건담의 명대사만을 수록했다면, 영원한 건담 어록은 퍼스트 건담부터, 제타 건담, 더블 제타 건담, 역습의 샤아에 이르는 4개 작품의 명대사를 수록한 책입니다. 역시 건담 컨텐츠는 여러 각도로 재구성이 가능한 컨텐츠랄까요. 우려먹기라는 말이 나올만도 합니다만, 그래도 사주시는 일본 팬(이라 쓰고 오덕이라 읽는...)들이 워낙 많으니 뭐... 

아마도 한국어판으로는 이번 영원한 건담어록만 출간되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건담에 숱한 명대사가 많다는 것에는 100% 동감합니다만, 이 영원한 건담 어록에 실린 150개의 대사 중에는 일부 공감되지 않는 대사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퍼스트 건담 46화(TV 시리즈 43화에 극장판 3편 포함), 제타 건담 50화, 더블제타 건담 47화, 역습의 샤아 1화까지 포함하여 144화에 해당하는 분량 중에서 150개의 대사를 추렸으니 1화당 1개씩은 뽑아낸 셈이죠. 이렇게 계산하면 좀 많이 추려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여러 스탭들이 대사를 추려내다보니 각자가 느낀 감성이 달라 그런 측면에서 대사가 다소 많아진 점도 있을 듯 싶습니다. 물론, 상업적인 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구요. (앞서 언급한 기동전사 건담 어록에는 100개의 대사를 싫었다더군요. 편당 2개의 대사라... 이것도 너무 많아 보이는군요?)


영원한 건담어록은 150개의 대사를 추려내어 10명의 필자가 그에 대한 감상을 짧은 수필 형식으로 써내려간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필자 대부분은 프리라이터(자유기고가) 출신들인데요. 모두가 애니메이션 관련 직종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아니메라는 굴레를 벗어나서 하나의 영상매체라는 관점에서 감상을 전개할 수 있기에 좀 더 보편적인 느낌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다만, 자유기고가들의 필력이 개인적으로는 100%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점이랄까요.

 

 

총 4장으로 구성된 영원한 건담어록은 약 350페이지의 분량 중 거의 절반인 150페이지 정도를 퍼스트 건담의 대사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퍼스트 건담에 대한 팬들의 지지가 크다보니 다른 작품들에 비해 추려진 대사가 많은 것으로 보이군요.

 

 

건담이 구세대와 신세대의 대결을 상징하는 작품임을 의미하는 아무로의 대사. 젊은이들이 어른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을 통렬히 비판하는 토미노식 대사는 이후 더블제타 건담까지 계속됩니다.

 

 

무척이나 어른스러운 샤아의 대사. 20대 청녀의 입에서 나온 대사치고는 무척이나 건방지기까지...

 

 

이제는 조금 구식으로 느껴지는 브라이트의 대사. 나약한 신세대에 대한 비판적인 어른의 시각도 이렇게 작품에서 왕왕 보여집니다. 구세대의 부조리함을 비웃고, 신세대의 어리광을 나무라는 토미노식 화법이랄까요.

 

 

 여기저기서 줄기차게 인용되고 패러디 되어온 란바 랄의 명대사도 당연하게 실려 있습니다.

 

 

약 70여개의 퍼스트 건담 대사 중에는 반가운 대사들도 무척이나 많았지만,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대사도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대사가 돋보이는 부분은 주인공이 아닌 단역이나 엑스트라들에게서도 의미가 있는 대사가 등장한다는 것이죠. 주인공인 아무로 레이의 대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건 이해가 가는데 라이벌인 샤아의 대사가 3개 밖에 꼽히지 않은 것은 의외군요.(물론, 퍼스트 건담에서 샤아는 한동안 작품에서 등장하지 못하는 적이 있기는 합다만) 단, 제타 건담에서는 샤아의 활약에 눈에 띄게 많으니 그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래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퍼스트 건담보다 제타 건담에 더 공감가는 대사가 많은 편입니다. 너무 어렸을 때 본 건담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대사보다는 모빌슈트에 더 관심이 갔었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본 제타 건담의 경우는 만화영화의 수준을 넘어서는 어른스러운 대사들이 좀 더 마음에 와닿았던 듯 싶네요. 카미유를 질책하는 에마의 따끔한 대사.

 

 

굉장히 어른스러운 벨토치카의 대사. 저 적극적인 발랄함이 당시에는 무척이나 매력적이라 느꼈졌었는데요. 실제로 제 경우에는 저런 적극적이 여성과는 코드가 잘 안맞는 듯. 

 

 

제타 건담에서는 무엇보다도 크와트로(샤아)의 대사 중에서 인상적인 대사가 많습니다. 제타 건담에서의 샤아는 흔히들 토미노 감독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대사들이 자주 등장하곤 했지요.

 

 

비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더블 제타 역시 앞선 시리즈들 못지 않게 인상적인 대사들이 등장합니다. 다만, 시리즈의 인기가 높지 않다보니 전반적으로 공감대 형성에는 실패했지요. 제타 건담의 포 무라사메와 비슷한 역할이었던 비운의 히로인 엘피 플의 대사. 

 

 

더블 제타의 히어로 쥬도 아시타의 결의에 찬 대사. 사실, 근래에 들어서는 저런 대사가 일본 아니메에 너무 자주 등장하면서 오히려 옛날 만큼의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도 같습니다.

 

 

앙케이트를 통해 뽑은 인기대사 베스트 3을 소개하는 페이지. 인기도를 위주로 뽑아 본 편에는 실리지 않은 대사도 눈에 띕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기대사 리스트를 TOP100 정도로 소개하는 챕터가 별도로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다음에는 명사들이 좋아하는 건담의 대사도 소개됩니다. 이 부분도 너무 짧아서 아쉬운 감이 있네요. 일부 대사를 줄이고 이런 코너를 좀 더 확장했다면 좀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곁들여 봅니다.

 

 

역습의 샤아편은 기성세대를 질타하는 신세대라는 이제까지 건담의 기조와는 다소 다른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주인공인 아무로와 샤아가 모두 어느 정도 성장하여 기성세대에 속하게 된 나이(물론, 그렇다고 하기에는 실제로 극중 나이가 너무 어립니다만)가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이전 시리즈의 신세대적이고 진보적인 대사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색체를 띄는 대사들이 왕왕 등장합니다. 지구로 낙하하는 액시즈를 막기 위한 브라이트의 비장한 대사도 그런 편이죠.

 

 

영원한 건담 어록은 이야기보다는 설정 위주로 소비되었던 이제까지의 건담 컨텐츠와는 달리 건담의 본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컨텐츠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그를 위해 추려진 대사의 양이 너무 많고, 필자들의 견해가 그리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인기 대사를 추려낸 코너를 확장해서 신설하는 등 챕터의 다양화를 추구했다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도 있구요. 명장면집으로 대사와 그 상황 전체를 스크린 샷과 함께 좀 더 디테일하게 소개하고 해설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면 좀 더 공감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어쨋건 간에 이런 류의 컨텐츠가 그리 많지 않다보니 분명 이 책만의 개성적인 매력은 갖고 있는 셈입니다. 영원한 건담 어록은 단순히 모빌슈트의 일러스트나 설정 말고도 대사 자체도 건담 월드의 멋진 컨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책이라 하겠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 / RECCA SHA / AK 커뮤니케이션즈(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영원한 건담 어록 - 6점
타니타 슌타로 지음, 이혁진 옮김/에이케이(AK)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저작권은 엘로스에게 있으며, 허락없이 불펌과 재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링크 또는 트랙백을 이용해주세요.

Posted by 엘로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혜진

    저는 읽는 동안.. "좋은 여자가 되어라" 문장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ㅎㅎ
    좋은 여자의 조간은 무엇인지.. 화두가 되네요..^^

    엘로스님~ 즐거운 한주..행복한 5월 맞이하세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2012.04.30 14: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ㅎ, 이미 되셨잖아요(?) ^^;;;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네요. 멋진 5월이 되시길 ^^

      2012.04.30 19:34 신고 [ ADDR : EDIT/ DEL ]
  2. 그러고보면 현재까지도 곳 곳에서 인용되는 여러 명대사들이 바로 건담 시리즈로부터 나온 것들이었지요.

    그중에서도 특히나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의 비중이 상당히 큰 것 같아요!
    +_+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묵직하게 다가오는 브라이트 노아의 한마디 역시 빼놓을 수 없겠지만서도...)

    2012.04.30 14: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단역이나 엑스트라들도 멋진 대사를 날렸던 작품이었죠. 이책을 보고나니 더더욱 건담 오리진 프로젝트에 기대가 커집니다. ㅎㅎ

      2012.04.30 19:37 신고 [ ADDR : EDIT/ DEL ]
  3. 핑퐁77

    미안하지만 모두의 생명을 주게! 라는 저 역습의 샤아는 이상하게 마음에 남더군요...왜냐면 그뒤에 각오를 다지며 경례하던 보통 파일럿들에게 동질감 비슷한것을 느꼇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뉴타입보다 건담시리즈가 생명력을 가질수 있었던것은 약한 보통사람들이 항상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2.10.08 07: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이런책이 있을줄은 ㄷㄷ
    근디 다 좋음데 더즐제타가 비인기작이라는건 아니죠 국내팬덤만 그런거고 당시에 제타 망작이라는 소리 들었고 더블제타가 상업적으로나 인기가 현지에서는 더 많았습니다

    2017.02.13 18: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