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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왕 귀환제 (1988), 孔雀王 鬼還祭 / Spirit Warrior


ⓒ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원작: 오기노 마코토(荻野真)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각본: 아이카와 쇼(会川昇)
◈ 캐릭터 디자인: 오치 히로유키(越智博之)
◈ 크리쳐 디자인: 와타나베 쥰이치(わたなべぢゅんいち)
◈ 작화감독: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음악/노래: YAS-KAZ / SPLASH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阿部高久), 요시다 나오타카(吉田尚剛), 마루야마 히사토시(丸山寿敏) / 노무라 카즈후미(野村和史)
◈ 제작사: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AIC (?)
◈ 일자: 1988.04.29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흥복사의 지하 보관실에 모셔져있던 8부상 중 가장 걸작으로 평가받는 아슈라상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물샐 틈도 없는 최첨단 경비 시스템이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쪽같이 사라진 아슈라상. 일반 사람이 아닌 마물의 짓이라 생각한 주지는 공작명왕의 현신으로 불리는 밀교의 퇴마사 공작왕을 부른다. 

사건을 조사하려는 찰나 요기를 느낀 공작, 요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금강저를 던지자 벽속에서 시키귀신이 뛰쳐나온다. 순식간에 거대한 몸집으로 변하는 시키 귀신. 시키 귀신의 공격을 피하면서 귀신의 눈에 금강저를 꽂은 공작이 곧바로 밀교의 인법을 읊기 시작한다.

'임,병,투,자,개,진,열,재,전!'  .


<소개>

오기노 마코토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퇴마와 오컬트라는 소재를 코믹스와 아니메에 널리 퍼뜨린 장본인격인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그 가치와 완성도는 비슷한 류의 작품들을 능가하는 아우라를 갖고 있다. 1985년부터 89년까지 슈에이샤(집영사)의 '주간 영 점프'를 통해 연재되었으며, 단행본으로 17권까지 발행되었다. 이후 1990년부터 92년까지는 '공작왕 퇴마성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어 총 11권의 단행본이 발매되었으며, 2006년부터 다시 '공작왕 곡신기'라는 제목으로 2010년까지 연재되는 등([1] 참조), 최근까지도 연재될 정도로 시리즈는 장기화되었었지만,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첫 시리즈에 비해 퇴마성전과 곡신기의 평가는 좋지 않은 편이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밀교의 주술과 퇴마술, 여기에 오컬트적인 요소와 호러장르를 접목시킨 스타일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으며, 80년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성인용 코믹스의 전개에 발맞춰 마니악한 소재의 선정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상당했다. 소재의 신선함도 신선함이지만, 각종 오컬트적인 소재와 종교적 소재를 갖고 상당히 설득력있게 구성한 설정 역시 본 작품의 인기의 견인차가 되었다 하겠다. 불교와 도교, 인도와 중국의 신화적 요소에 일본의 전승설화와 민속신앙, 여기에 기독교적 세계관까지 크로스오버시킨 본작의 세계관은 실로 감탄스러울 정도로, 어떤 것이든 자신들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해석하고 재가공하는 일본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공작왕 실사영화 일본버전의 포스터.

아니메는 OVA 시장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AIC에 의해 제작되었다. 다소 하드고어하고 괴기스러운 원작의 스타일에 비해 아니메는 예상보다 훨씬 순화된 수위로 묘사되고 있다. 각본은 같은 시기에 유사한 호러 스타일의 작품들을 많이 써온 아이카와 쇼가 맡았으며, 일본 헤이안 시대의 실존인물로 알려진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델로 하여 쓰여진 오리지널 스토리이다. '아미테이지' 시리즈와 '솔비앙카(1999)'의 감독을 맡는 오치 히로유키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작화를 맡는 등, 코가와 토모노리가 이끄는 작화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인물들이 작화를 도맡고 있다. 다만, 애초에 그다지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 작품은 아니었는지 비슷한 시기에 이들이 그려냈던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빠져있는 느낌. 전반적으로 볼 때 평범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으로, 원작의 아우라나 스탭진의 네임밸류에 비하면 그리 임팩트가 있는 작품은 아니라 하겠다.

OVA 출시 후 불과 반년이 안되서는 실사영화로도 등장한다. 후지 TV와 홍콩의 영화 제작사인 골든 하베스트가 합작하고 베테랑 액션배우 원표가 공작왕을 연기했으며, 당대 청춘스타로 떠오르던 글로리아 입이 아슈라를 맡아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다만, 일본판 공작왕의 경우는 주연을 맡은 원표와 글로리아 입이 조연으로 등장하고 홍콩판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일본 배우 미카미 히로시와 히다카 노리코가 공작과 아슈라를 맡아 연기한다. 90년에 '공작왕 아슈라 전설'로 속편이 제작되며 주요스탭과 캐스팅은 1편과 거의 동일하나 일본판 공작왕은 아베 히로시가 맡게 된다.


공작왕 2 환영성 (1989), 孔雀王2 幻影城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정보>

◈ 감독: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
◈ 각본: 아이카와 쇼
◈ 작화감독: 후지카와 후도시(藤川太)
◈ 미술: 카네무라 카즈요시(金村勝義)
◈ 음악: YAS-KAZ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 요시다 나오타카, 마루야마 히사토시 / 노무라 카즈후미
◈ 제작사: 스튜디오 88,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 일자: 1989.07.0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이타노 써커스'로 유명한 일본 최고의 액션 작화가 중 한명인 이타노 이치로의 연출작. '메가존 23 파트 2 (1985)' 이후 그의 네번째 감독작으로, 전반적으로 하드고어에 가까운 그의 연출취향이 원작과는 괜찮은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아닌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여 사용하였으며, 왕인환(오니마루) 외에 또 한명의 사이드킥 황해봉(코우 카이호)도 등장하여 흥미를 더한다.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었던 1편과 달리 액션에서만큼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기대 이하의 작화 퀄리티로 인해 그러한 부분이 그다지 잘 살아나지는 못했다. 오치 히로유키나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그렸던 극화풍의 1편 캐릭터에 비해 눈 크고 코 작은 전형적인 아니메 스타일의 캐릭터로 돌아선 부분도 퇴마 호러물이라는 본작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1편의 음양사 세이메이에 이어 2편은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인 오다 노부나가를 소재로 하였다. 과거의 전설적인 인물을 부활시키려는 무리들이 있고, 부활한 전설의 인물들은 대개 인간을 초월한 능력자들로 세계의 멸망이나 정복을 꿈꾸는 인물들이다라는 시놉시스는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미이라'와 같은 헐리웃 어드벤쳐 영화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소재라 하겠다.


공작왕 앵화풍양 (1991), 孔雀王3 櫻花豊穣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
◈ 각본: 나츠키 레오(夏木玲生)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키시다 타카히로(岸田隆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
◈ 제작사: AIC
◈ 저작권: ⓒ
◈ 일자: 1991.9.2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세번째 OVA는 1편의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가 다시 맡았다. 작화나 미술은 2편에 비해 안정된 수준으로 돌아섰지만, 스토리와 더불어 좋은 퀄리티라기보다는 그냥 무난한 수준의 비주얼이라 하겠다. 전편들에 비해 조금 더 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묘사되는 등, 수위는 다소 높아졌으나 호러물로서의 느낌은 그다지 나아진 점이 없어 보인다.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였으나 각색이 좋지 못했던 관계로 스토리텔링 역시 몰입도가 높지 않다.


진 공작왕 (1994), 真・孔雀王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정보>

◈ 감독: 린 타로(りんたろう)
◈ 각본: 우라하다 타츠히코(浦畑達彦), 이나바 카즈히로(稲葉一広)
◈ 캐릭터 디자인: 아베 히사시(阿部恒), 코이케 타카시(小池健)
◈ 작화감독: 아베 히사시
◈ 미술감독: 히라키 노리히로(平城徳浩)
◈ 음악: 혼다 토시유키(本多俊之)
◈ 기획/제작총지휘: 이시자키 쿠니히코(石崎邦彦), 아오키 마사미(青木雅美) /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 일자: 1994.06.17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2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네번째 아니메 프로젝트는 AIC의 손을 떠나 전통의 명가 매드하우스와 거장 린타로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퀄리티와 완성도로 태어난 작품이 되었다. 아무래도 눈길을 끄는 것은 극장 아니메의 수준에 버금가는 작화와 미술이라 하겠는데, '폭렬헌터(1995)', '펫숍 오브 호러즈(1999)', '쵸빗츠(2002)'와 같은 TV 시리즈 부터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 '하이랜더: 원수를 찾아서(2007)' 등 내노라하는 작품들에서 활약한 매드하우스의 A급 작화가 아베 히사시가 참여하여 뛰어난 퀄리티로 재탄생되었다. 각본에는 역시 매드하우스 소속으로 '마스터 키튼(1988)', '몬스터(2004)', '딸기100%(2005)', '건슬링거 걸 IL TEATRINO(2008)', '라이브 온 CARDLIVER조(2009)'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우라하다 타츠히코가 참여하고, '버블검 크라이시스 8편(1991)', '사일런트 뫼비우스(1991,1992)'에서 미술을 담당한 히라키 노리히로가 미술을 맡는 등, 전반적으로 평범한 OVA의 수준을 넘어서는 스탭진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공작의 누나로, 공작의 수호신인 공작명왕과 함께 최강의 마신으로 손꼽히는 천사왕의 현신 토모코가 등장하는 공작왕 최후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린타로 감독만의 독자적인 재해석이 들어갔다. 원작의 하드고어함과 강렬한 액션보다는 이야기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거듭났으며, 여기에 용배라 불리는 아티팩트를 손에 넣기 위한 나치잔당, 밀법승과 중국의 선도까지 가세하여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특히, 용배를 찾는 나치 잔당의 모습은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을 연상시키며, 도입부에서 용배를 탈취하는 나치의 수하는 인디아나 존스 1편인 '레이더스 오브 더 로스트 아크(1981)'에서 로널드 레이시가 분한 나치 장교 토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작품이었지만 영상미나 드라마 등 공작왕의 라스트를 장식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급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孔雀王, Wikipedia Japan
[2] 孔雀王 鬼還祭 (1988), allcinema.net
[3] 孔雀王2 幻影城 (1989), allcinema.net
[4] 孔雀王3 櫻花豊穣 (1991), allcinema.net
[5] 真・孔雀王 (1994), allcinema.net
[6] 공작왕,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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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


은하철도 999 (1978), 銀河鉄道999 / Galaxy Express 999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총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연출: 아키히 마사유키, 유야마 쿠니히코, 사카타 유우 外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후지카와 케이스케, 요시다 요시아키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코가와 토모노리
◈ 총 작화감수: 코가와 토노모리 (1~63화 / 74~88화), 코마츠바라 카즈오 (64~73화)
◈ 미술설정: 우라타 마타지
◈ 음악/연주/노래: 아오키 노조무 / 콜롬비아 심포닉 오케스트라 / 사사키 이사오
◈ 기획: 벳쇼 타카하루, 요코야마 켄지, 小湊洋市
◈ 제작사: 도에이 동화, 후지 TV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8.09.1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1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은하계의 행성들이 우주를 달리는 특급열차 은하철도로 연결되어 있는 서기 2221년의 세상. 부유한 이들은 자신의 몸을 기계화한 속칭 기계인간이 되어 메가로폴리스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사는 반면, 기계인간이 되지 못한 가난한 진짜 인간들은 메가로폴리스 외곽의 빈민가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가난한 인간들에게도 신분상승을 위한 하나의 희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료로 기계인간의 몸을 준다는 꿈의 행성 안드로메다. 다만, 이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은하철도는 오로지 메가로 폴리스에서 출발하는 은하철도 999로, 이 999의 승차권 역시 가난한 이들에게는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빈민가에 살고 있는 철이(호시노 테츠로)와 철이의 엄마는 눈 내리는 어느날 밤 길을 가던 도중 나타난 기계백작의 일행의 습격을 받는다. 산 사람을 사냥하여 박제하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는 끔찍한 기계백작에게 철이의 엄마는 그만 목숨을 잃게 되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오열하던 철이는 정신을 잃고 한 여인에게 구조된다.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외모에 눈부시도록 긴 금발머리를 가진 여인 메텔은 철이에게 자신과 동행하는 조건으로 은하철도 999에 탑승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고... 어머니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기 위해 기계의 몸을 갖기로 한 철이는 마침내 메텔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긴 여정에 오르게 되는데...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의 가장 큰 출세작이자 레이지버스의 정점에 올라있는 작품. 이 작품을 통해 마츠모토 레이지는 드디어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품을 떠나 진정한 인기작가로 발돋움 했고, 레이지버스라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게 된다. '우주해적 캡틴 하록(1978)'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위해 기획되었으나 역시 하록과 비슷한 이유(로봇 아니메가 아닌 SF 만화영화가 과연 TV 시리즈로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이유)로 한동안 애니메이션화되지 못했던 이 작품은, '우주전함 야마토 극장판(1977)'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전면적으로 TV 시리즈로 기획된다.

기계화된 몸을 갖고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특권계급과, 원래 인간의 몸으로 기계인간들에게 핍박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나뉘어진 양극화된 시대배경은 당시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수준높은 설정이었다. 기계문명에 심취한 인간들의 말로를 그리는 것 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부에 심취하여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는 사회풍자적인 면면도 눈에 띈다. 이러한 부조리함 속에서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과 같은 기계의 몸이 되기를 결심한 철이가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여정에서 수많은 이들의 삶을 체험한 후 성장하여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는 이제까지의 레이지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주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 철이를 보살피는 작품의 상징이자 레이지버스의 상징인 메텔의 존재는 이제까지의 어떤 SF 애니메이션의 여주인공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는데, 특히 동시기의 캡틴 하록이나 실버 선장이 아이들의 이상적인 남성상이자 아버지상이었다면, 메텔은 그와 반대로 이상적인 여성상이자 어머니상의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따뜻하고 사려깊은 성격, 눈부신 미모, 그리고 베일에 쌓인 신비로운 모습 등 메텔은 레이지버스의 여성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당시 청소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당시의 아니메 세대에 있어서 메텔이라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은 실로 적절한 타이밍이었으며, 만화영화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것을 입증한 레이지버스의 작품을 통해 메텔이나 하록과 같은 성인 캐릭터들은 70년대 후반부 들어 부쩍 그 존재감을 발휘하게 된다.

작품의 성숙하고 깊이있는 스토리텔링 외에 999가 보여준 매력은 레이지버스라 일컬어지는 레이지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작품들과 999와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였다. 시리즈 중반에 까메오로 출현하게 되는 여해적 에메랄다스와 메텔의 이야기나, 철이에게 큰 영감을 주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사나이의 로망 캡틴 하록, 그리고 전 우주에 4자루 밖에 없다고 전해지는 전사의 총에 관한 이야기 등,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인해 작품에 대한 상상력의 나래를 더더욱 펼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특히, 아름다운 겉모습 속에 감춰진 메텔의 진짜 정체에 관해 시청자들의 큰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암시와 에피소드가 자주 등장하는데, 현재까지도 메텔의 정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체 팬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는 이슈가 되고 있다.

또한, 메텔의 수영복 씬이나 누드 씬 등 당시 일본 TV 만화영화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비록 코믹스에 비해 상당히 순화되기는 했어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어린이 만화영화에서 성적 상상력을 자극시킨 작품이라는 일부의 비평에 있어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편이기도 하다. (물론, 레이지의 이러한 묘사는 나가이 고의 노골적이고 반사회적인 그것에 비하면 얌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성숙한 여인으로서의 매력에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되는 성적 판타지의 대상으로서도 메텔은 오랫동안 청소년들에게 회자되어온 것이다.

첫 회 시청률이 15.5 %로 시작하여 최고 시청률이 22.8%에 달하는 등, 작품은 첫 방영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레이지가 참가한 작품으로 'SF 서유기 스타징가(1978)'에 이어 연속적인 성공이었는데, 특히 본격적인 레이지버스의 작품으로서는 은하철도 999가 첫 히트작인 셈이다.(하록 선장은 지금의 유명세와는 달리 시청률은 그닥 좋지 못했다.) 은하철도 999가 레이지버스의 대표작이자 그 신호탄이 되었던 셈이다.

한국에서는 2년 뒤인 81년 MBC를 통해 방영하게 된다. 식목일 특집으로 방영('푸른하늘 은하수'라는 기가막힌 네이밍 센스로 방영. 아마, 당시 방영한 에피소드는 1편과 12편인 화석의 전사편을 연결하여 방영한 것으로 기억된다.)한 것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자 반년 뒤인 10월부터 일요일 아침에 정식으로 방영되었다. ([6] 참조) 당시 이 999를 보기 위해 아이들은 일요일 아침에도 불구하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종교행사를 가야하는 일부 아이들 중에는 999를 보는 것으로 인해 부모님과 일대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다음 내용은 페니웨이님의 은하철도 999 블루레이 리뷰에 실린 내용을 참고로 하여 수정하였습니다.)
한국의 최초 방영은 81년 식목일 특집으로 방영되었다는 설이 그동안 위키피디아를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정설처럼 전해져왔으나, '페니웨이™의 In This Film'의 운영자 페니웨이님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는 정확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보여진다. 실제로 엘로스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통해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의 81년 4월 5일 방송편성표를 보았으나 은하철도 999는 커녕 아예 만화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신문을 통해 은하철도 999가 방영되었다는 흔적은 81년 10월 4일이 현재로선 최초로 보인다. 다만 글쓴이의 경우, 에피소드 12,13화인 화석의 전사편을 1화 뒤에 바로 본 기억이 남아 있는데, 페니웨이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MBC는 10월 4일 은하철도 999 1, 2화를 연속방영한 뒤, 일주일 뒤인 11일에 화석의 전사편을 방영하게 된다. 아마 엘로스의 기억은 이것에서 연유한 것으로 짐작된다. 은하철도 999의 정규방송은 82년 1월 2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현재로선 식목일 방영설이 설득력이 없는 정보라 할 수 있다.

☞ [블루레이] 은하철도 999 극장판 박스셋 - 안녕, 내 청춘의 환영이여 by 페니웨이 (바로가기)

한국판의 방영 초기 주제가는 '눈물실은 은하철도'로 번안곡이 아닌 독자적인 곡이었는데, 애절한 멜로디와 김국환의 절절한 창법이 어우러져 엄마를 잃고 먼 여행을 떠나는 소년의 감정을 실로 기막히게 표현해낸 원 주제가 이상의 아우라를 들려주었다. 다만, 주제가가 지나치게 우울하다는 지적에 의해 이 곡은 일본 주제가의 번안곡으로 바뀌어졌으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가 되시겠다. 비록 번안곡이었지만 이 곡 역시 김국환의 목소리와 완벽한 싱크로를 선보이며, 만화영화 주제가로서 영원히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곡에 얽힌 뒷 사연은 그리 개운치만은 않았으니 궁금하신 분은 [6]에 링크되어 있는 한국판 위키피디아 내용을 참고하시길.

☞ 애니메이션 인물열전: 소년시절의 연인, 청춘의 환상 메텔 (보러가기)


은하철도 999 극장판 (1979)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이치카와 콘 (영화감독)
◈ 감독: 린 타로
◈ 각본: 이시모리 시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고다이고
◈ 기획/제작 총지휘: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9.08.0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은하철도 999의 극장판은 이례적으로 TV 시리즈와 동시에 기획되었으며, TV 시리즈의 총집편이 아닌, 별도의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이것은 당시 극장판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로, 도에이 동화의 A형 극장판이 막을 내리고 일본 오리지널 아니메와 TV 시리즈가 그 바톤을 이어받은 후, 대부분의 극장판은 모두 TV 시리즈의 총집편이거나 스페셜 시리즈의 형태를 지닌 부가적인 작품에 그치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 999 극장판은 극장 상영을 위해서 별도로 기획되고 제작된 작품인 것이다. 내용 자체는 TV 시리즈의 도입부와 결말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지만, 달라진 캐릭터 디자인과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함께 TV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

극장판의 감독은 린 타로가 맡았다. 캡틴 하록을 통해 도에이의 이마다 치아키 사장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그는, 이 999에서 TV 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감독으로 낙점받게 된다. 또한, 캡틴 하록에서 린 타로와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었던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와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를 모두 기용함으로써 대작 극장판에 어울리는 위용의 스탭진을 갖추게 된다. 원작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구성하는 린 타로는 이 극장판에서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유감없이 드러내는데, 먼저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설정되었던 TV 시리즈의 철이를 10대 후반의 청소년으로 설정하고(게다가 외모도 보다 더 사람에 가깝게... 바꾸어 주셨다.), 거기에 자신이 연출했던 캡틴 하록의 주인공 하록과 아르카디아호를 카메오로 참여시켜 극적인 효과를 부여하는 등, 원작자인 레이지보다 더 레이지버스의 캐릭터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된다.

TV 시리즈와 동시에 기획되어 TV 시리즈가 완결되기도 전에 개봉된 이 극장판은 TV 시리즈나 원작보다 먼저 자신만의 결말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원작자인 마츠모토와의 또다른 충돌이 우려되기도 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무난하게 넘어갔다. 어찌보면 TV 시리즈는 최대한 원작의 분위기대로 연출하고, 극장판은 감독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실험적인 결과물이 나오길 바랬던 도에이 수뇌부의 기획이었을 듯 싶기도. 이러한 시도는 대단한 성공으로 귀결되는데, 79년 개봉당시 16억5천만엔이라는 흥행수입을 벌어들이며, 실사영화를 모두 제치고 그해 일본영화 흥행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만화영화가 실사영화를 누른 것은 이 999가 최초였으며, 이것은 야마토 극장판과 함께 레이지버스의 이야기가 성인들에게도 공감될 정도의 내러티브를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린 타로의 스승이었던 테즈카 오사무가 지향했던 또하나의 목표, 즉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인 '아니메라마'라는 고지에 린 타로는 999로서 도착한 것이었다. (테즈카 오사무는 디즈니 수준의 만화영화와 함께 영화 수준의 만화영화라는 두가지 명제를 꿈꾸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유력한 영화잡지 키네마 준보에서 그해 베스트 17위로 꼽는 등, 999 극장판은 만화영화의 범주가 아닌 영화의 범주에서 평론가들과 관객들에게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원작자의 네임밸류에 따라 작품을 평가하던 당시의 만화영화 풍토에서 린 타로는 최초로 만화영화 감독의 네임밸류로 작품을 가늠하게 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게 된다. 즉, 최초로 일반인들이 알게 된 애니메이션 연출가가 되는 것이다.

라스트 엔딩 역시 일본 만화영화사상 잊혀지지 않는 명엔딩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철이에게 이별의 입맞춤을 하고 떠나는 메텔. 기적 소리를 울리며 아련하게 떠나가는 999를 바라보며 나레이션이 들려온다. (TV 시리즈의 에피소드별 엔딩에서도 항상 들려오는 이 나레이션 역시 개인적으로는 한국판 나레이션 쪽이 더 느낌이 좋다는데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적이 운다.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차는 간다.
하나의 여행이 끝나고 다시 하나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안녕, 메텔. 안녕, 은하철도 999.

안녕, 내 어린 시절아.'


이어서 시작되는 고다이고의 엔딩 테마는 기막힌 싱크로로 극장판의 대미를 장식한다. 소년들의 연인이며 우리 청춘의 환상인 메텔의 퇴장과 함께 마침내 시대는 80년대로 넘어가게 된다.


은하철도 999, 유리의 클레어 (1980)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사사키 이사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0.03.15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특별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TV 시리즈 초반부에 등장한 은하철도 999의 승무원 클레어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단편 스페셜. 도에이 만화축제 중에 개봉되었다. 영원한 생명을 얻어 온몸이 유리로 변한 클레어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단편 에피소드였음에도 은하철도 999의 주제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이 이야기는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당시 클레어역에는 강수지가 그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녕, 은하철도 999 - 안드로메다 종착역 (1981)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구성: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린 타로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원화: 카나다 요시노리, 야마구치 야스히로, 키노시타 유키 外
◈ 음악/노래: 쇼지 오사무 / 메리 맥그리거 
◈ 기획/제작 총지휘: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8.01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첫번째 극장판 이후 2년만에 다시 찾아온 두번째 극장판은 메텔과 헤어진 철이의 다음 이야기로 은하철도 999의 진정한 엔딩을 장식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당시 방영을 시작한 천년여왕과 메텔과의 관계, 여해적 퀸 에메랄다스와 메텔의 관계, 기계제국의 탄생배경 등, 이제까지 레이지버스에서 숱하게 제기되었던 문제점이 이 극장판에서 그 전모를 드러낸다.

메텔의 어머니인 프로메슘이 천년여왕인 야요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는 설정은 당시 많은 팬들에게 화제를 몰고 왔다. 또한, 이제까지 그 존재가 언급되지 않았던 철이의 아버지 파우스트의 등장으로 메텔이 철이를 데리고 안드로메다의 여행길에 오른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등, 레이지버스에서 제기되어왔던 설정상의 오류를 바로 잡으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뚜렷한 설정이 잡히지 않은체 작품이 진행된 데다가 여러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설정의 일부가 재해석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여전히 설정 상에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전편을 능가하는 퀄리티와 많은 의문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두번째 극장판의 흥행수입은 11억 5천만엔으로 흥행에는 성공하였으나 전편만은 못했다. 그것은 이미 80년도에 기동전사 건담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극장판이 개봉되는 등 아니메의 환경이 급변한 현실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이 극장판의 개봉 한달 전인 7월부터 건담의 두번째 극장판이 개봉되고 있었다.) 그러나, 높은 완성도와 작품자체가 갖고 있는 명성으로 인해 건담의 후폭풍 속에서도 선전을 펼쳤으며, 이듬해인 3월에 개봉된 '천년여왕(1982)'에서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명성을 보였던 레이지버스는 같은 해 7월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1982)'의 흥행참패로 한동안 극장가에서 그 모습을 보이지 못하게 된다.

90년대 들어 다시 은하철도 999 이야기가 재개되지만 시간 상으로는 이 극장판이 가장 나중의 일을 다루고 있기에 현재까지는 은하철도 999의 결말을 다룬 작품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은하철도 999 이터널 판타지 (1998)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총설정: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우다 코노스케
◈ 각본: 타케가미 쥰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가미 타카히로
◈ 미술감독: 유키 신조
◈ 음악/노래: 타나카 고헤이 / ALFEE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98.03.07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두번째 극장판인 '안녕, 은하철도 999' 이후 무려 17년만에 등장한 은하철도 999의 후속편. 시간상으로는 안드로메다에 도착한 철이가 메텔과 헤어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번째 극장판과 같은 시간대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터널 판타지는 TV 시리즈의 엔딩을 이어간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캐릭터 디자인도 극장판이 아니라 TV 시리즈의 그것과 동일하다.

극장판이지만 한 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제작하여 몇 부작으로 개봉할 요량이었던 것 같다. 다만 문제는 흥행에 있었는데, 제작사인 도에이 동화의 기대치보다 훨씬 못미치는 저조한 흥행성적으로 인해 이 작품은 더 이상의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1부로 제작이 종결되고 만다. 이후, 도에이 동화는 한 때 자신들의 대표적 타이틀이기도 한 레이지버스의 제작에서 손을 떼게 되고(추측이지만, 까질한 레이지 옹이 도에이와 결별을 선언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후 레이지버스는 도에이 동화의 손을 떠나 다른 안식처를 찾게 된다.


메텔 레전드 (2000), メーテルレジェンド / Maetel Legend


ⓒ MATSUMOTO LEIJI · TSUBURAYA Creative · ART Collection House · AVEX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요코다 카즈요시
◈ 각본: 카미오 무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시마즈 이쿠오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 미술감독: 阿部泰三郎
◈ 음악: 아마노 마사미치
◈ 제작사: 베가 엔터테인먼트, 츠부라야 영상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SUBURAYA Creative · ART Collection House · AVEX
◈ 일자: 2000.X.X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OVA (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이터널 판타지의 흥행참패로 한동안 주춤했던 은하철도 999의 부활 프로젝트는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의 중심에 있는 은하철도와 메텔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메텔의 과거는 설정상에 많은 오류를 갖고 있었고, 레이지는 새로이 시작된 은하철도 부활 프로젝트를 통해 바로 이 레이지버스의 오류를 바로잡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새로이 시작된 은하철도의 이야기가 바로 메텔의 어린 시절을 다룬 메텔 레전드이다.

이 작품은 이제까지 은하철도 999의 주소재라 할 수 있는 은하철도와 주인공 철이를 배제하고 메텔과 에메랄다스를 주인공으로 한 프리퀄 형태의 작품이다. 이로 인해 타이틀 자체도 메텔 레전드로 붙여지게 된다. 메텔과 그녀의 언니인 에메랄다스가 아직 어린 나이일 때 어머니인 프로메슘과 함께 라메텔에서의 생활을 다룬 이 작품은 말 그대로 그녀의 어머니인 프로메슘이 어찌하여 기계인간이 되었고, 메텔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를 다루는 이야기라 하겠다. 특히, 에메랄다스를 메텔의 언니로, 프로메슘이 바로 천년여왕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선보이게 된다. 이것은 이전 시리즈에서의 설정을 레이지 스스로 뒤엎은 결과로, 이전 시리즈에서 천년여왕과 메텔은 프로메슘의 딸이며, 에메랄다스는 메텔과 친구 관계였었다.

천년여왕의 원 성우인 한 케이코가 프로메슘 역을 담당하는 등, 올드팬들에게는 반가운 점도 있지만, 비주얼 등에서는 이질감이 느껴지는데다가 유려한 선이 사라진 투박한 터치로, 작품 외적으로도 아쉬운 점이 눈에 띈 작품이다.


은하철도 이야기 (2003), 銀河鉄道物語 / Galaxy Railways


ⓒ 松本零士/プラネット・銀河鉄道管理局

<정보>

◈ 원작/총설정/디자인: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니시모토 유키 (1기)
    토미나가 츠네오 (2기)
    오오바 히데아키 (OVA)
◈ 각본: 소노다 히데키 (1기)
    야마다 야스노리 (2기) / 
    하세가와 나호코 外 (OVA)
◈ 캐릭터 디자인: 키자키 후미노리, 타케다
    이츠코 (1기) / 칸노 아키라 (2기)
    치바 미치노리 外 (OVA)
◈ 메카닉 디자인: 와타나베 코지 (1기) /
    미네기시 타츠미 外 (2기) /
    이시노 사토시 外 (OVA)
◈ 미술감독: 우미노 요시미 (1기, 2기) /
    水谷利治 (OVA)
◈ 음악: 아오키 노조무
◈ 기획/제작: 콘 히로시
◈ 제작사: BS FUJI, 은하철도 관리국 (1기) /
    CBC, 은하철도 이야기 프로젝트 (2기) /
    COMMON WEALTH Entertainment (OVA)
◈ 저작권: ⓒ 松本零士/プラネット・銀河鉄道管理局 (1기) / ⓒ 松本零士/銀河鉄道物語プロジェクト (2기)
◈ 일자: 2003.10.04 (1기) / 2006.10.04 (2기) / 2007.01.24 (OVA)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 OVA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의 만화가 데뷔 5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작품. 이번에는 은하철도 999의 메인 소재인 은하철도와 그 시스템을 가져오되 중심인물인 철이와 메텔 등을 모두 제외시키고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로 꾸려가는 스핀 오프 형태의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메텔과 철이를 제외하면서 오히려 구태의연한 이야기가 아닌 신선한 등장인물들에 의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 점은 원 시리즈와는 별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1기는 26화까지 방영되었으며, 3년 뒤인 2006년에 다시 26화 분량의 2기가 방영되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총 4화의 OVA로 발매되기도 했다.


우주교향시 메텔 (2004), 宇宙交響詩メーテル / Space Sympony Maetel


ⓒ MATSUMOTO LEIJI · SHOGAKAN · TSUBURAYA Entertainment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마사키 신이치
◈ 시리즈 구성/각본: 카미오 무기
◈ 캐릭터 디자인: 마스나가 케이스케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타무라 카츠유키
◈ 음악: 하카세 타로
◈ 기획/제작: 콘 히로시
◈ 제작사: 츠부라야 엔터테인먼트, 조이 스퀘어, AVEX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SHOGAKAN · TSUBURAYA Entertainment 
◈ 일자: 2004.08.0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OVA '메텔 레전드'의 속편격인 작품. 메텔 레전드가 어떻게 하여 프로메슘이 기계인간이 되었는지를 다루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프로메슘이 서서히 인간성을 잃고 사악한 기계인간으로 변하는 과정과, 메텔이 은하철도 999를 타게 되는 이유, 그리고 철이를 데려오게 되는 이유 등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그동안 까메오로만 줄곧 얼굴을 내밀던 하록과 토치로, 그리고 메텔의 언니로 그 비중의 훌쩍 커진 에메랄다스 등이 등장하여 그들의 과거의 인연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하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하록은 애꾸눈이 아니라든지 천년여왕 방영시 이미 죽음을 맞이한 천년여왕의 어머니 라레라의 등장이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또다른 설정상의 오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해설을 맡은 나이 든 메텔 역을 메텔의 원년 성우인 이케다 마사코가 맡은 것은 팬들에게 있어서는 또다른 매력일 듯 싶다. 애잔한 선율과 함께 레이지버스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드라마틱한 오프닝 영상은 추억과 현재를 이어주는 묘한 감동을 선사하지 않았나 싶다.


<참고 사이트>

[1] 銀河鉄道999, Wikipedia Japan
[2] 銀河鉄道999_(アニメ), Wikipedia Japan
[3] メーテルレジェンド, Wikipedia Japan
[4] 銀河鉄道物語, Wikipedia Japan
[5] 宇宙交響詩メーテル 銀河鉄道999外伝, Wikipedia Japa
[6] 은하철도 999, 위키피디아
[7] 은하철도 999(銀河鉄道999) 1979 1981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8] 은하철도 999 - 유리의 클레어(銀河鉄道999 ガラスのクレア) 1980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9] 은하철도 999,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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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


ⓒ MATSUMOTO LEIJI · VAP · NTV

 

우주해적 캡틴하록 (1978), 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Captain Harlock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린 타로
◈ 각본: 우에하라 쇼조, 야마자키 하루야
◈ 캐릭터 디자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쿠보타 마사시, 키쿠치 세이지 外
◈ 미술설정: 무쿠오 다카무라 
◈ 음악/연주/삽입곡: 요코야마 세이지 / 콜롬비아 심포닉 오케스트라 (연주) / 미즈키 이치로 (노래)
◈ 기획: 타미야 타케시, 小泰洋市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스튜디오 누에 (제작협력)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78.03.1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4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서기 2977년, 고도의 과학문명과 지나칠 정도로 풍요로운 환경에 취한 지구는 오래 전의 도전정신을 잊어버린체 향락과 유흥에 빠진 인간들의 별로 변모하였다. 바로 이 지구에 어느 날 정체불명의 거대한 구체가 외계로부터 추락하게 된다. 이 구체는 지구의 과학으로는 밝혀낼 수 없는 미지의 것으로, 타다시 박사는 이것이 외계문명 마존의 것임을 알아내고 이들이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왔음을 지구 정부에 알리려 하지만, 이를 흘려들은 지구 정부의 무관심 속에 타다시 박사는 마존의 침략자들에 의해 암살당하고 만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타다시 박사의 아들 다이바 타다시는 부폐한 지구 정부를 대신하여 인류 구원의 마지막 희망을 위해 자유로이 우주를 떠도는 해적, 캡틴 하록과 그의 우주선 아르카디아호를 찾아가게 되는데...


<소개>

1978년 방영을 시작한 마츠모토 레이지의 본격 스페이스 판타지 드라마. 그의 출세작인 '우주전함 야마토(1974)'가 사실상 프로듀서인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원맨쇼의 소산물이며, '혹성로봇 당가드 에이스(1977)'의 경우 도에이 동화가 대부분을 기획한 작품에 숟가락만 얹은 것임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그의 작품은 바로 이 캡틴 하록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야마토가 사회적 현상으로 떠오른 77년도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어린이용 로봇 만화영화가 아니메의 주테마임을 감안할 때 이 시기에 등장한 마츠모토 레이지의 새로운 스페이스 판타지는 이들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

애초에 TV 시리즈로 기획을 염두에 둔 레이지의 작품이었지만, 첫 시작은 코믹스로부터였다. 그것은 당시 도에이의 시선이 로봇물로 고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하는데, 비록 마츠모토 레이지가 떠오르는 기대주이긴 하지만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 SF 드라마가 아이들에게 먹힐 것인지는 의심스럽다라는 도에이의 시각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을까. 그러나 77년 3월에 방영된 로봇물 당가드 에이스에 뜬금없이 마츠모토 레이지를 끼워넣은 것이나 77년 8월에 개봉한 야마토 극장판의 파급력을 뒤늦게 깨닫고 자신들의 전국 배급망으로 서둘려 야마토 극장판을 재상영한 뒤, 1년 뒤에 야마토의 두번째 극장판 제작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바로 로봇물만을 바라보던 도에이의 생각이 이 때부터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TV 시리즈 연출은 린 타로 감독이 맡았는데, 그가 비록 도에이 동화에서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인재이지만, 중간에 테즈카 오사무를 따라 도에이를 떠난 이였다는 점에서 연출가 선정도 나름 이채로웠다. 린 타로 감독으로서는 '제타 마르스(1977)'에 이어 다시금 도에이와 조우한 것으로, 바로 이 린 타로와 하록과의 만남은 후일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들이 '레이지버스'라는 이름 하에 전 일본인이 사랑하는 작품세계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다. 또한, 린 타로 자신도 레이지의 작품을 통해 일류 연출가로서 그 이름을 전 일본인들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부폐하고 게으른 지구인들과 달리 우주인의 침략에 홀로 맞서는 아르카디아호의 선원들과 캡틴 하록의 모습은 당시 소년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어른 남성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특히, 이제까지 소년 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비슷한 또래거나 조금 나이가 많은 소년,소녀들에 한정되어 있던 반면, 캡틴 하록의 경우는 시청층과의 세대차이가 느껴지는 성인 남성이었고 이러한 시점의 차이로 인해 소년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캡틴 하록은 이전과는 다른 어른스러운 느낌이 묻어나고 있다. 특히, 흔들거리며 느릿느릿 걷는 하록 특유의 걸음걸이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은 당시 소년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서, '보물섬(1978)'의 실버 선장과 함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하게 된다. 

전후 패전의식에 사로잡힌 무기력한 일본의 기성세대를 부폐한 지구인에 빗대고 일본의 미래를 짊어진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을 하록과 아르카디아호의 선원으로 풍자한 설정이 눈에 띄지만, 야마토에 이어 카미카제 특공과 같은 비장미를 강조하는 등, 그 성격에 있어서는 역시 보수적 한계를 드러낸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마존과의 싸움을 그린 이 작품에서 린 타로 감독은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진행하는 대신 자신만의 설정을 가미하여 드라마틱함을 배가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하록의 친구로서 이제는 세상에 없는 작고한 친구 토치로에게 숨겨둔 딸 마야가 있다는 설정이다. 이 마야는 하록이 지구인과 지구에 염증을 느껴 우주를 방황하는 하록이 지구를 버리지 못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한데, 어린 소녀를 위해 목숨을 거는 어른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부성애를 보여주며 하록의 인간적인 매력을 배가시키게 된다. 마야를 구하려다 지구인들에게 붙잡혀 사형을 당하려는 순간 하늘에서 등장하는 아르카디아호의 위용은 당시로서는 소년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스토리 변경은 원작자인 마츠모토와의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야 레이지버스의 한축을 당당히 버티고 있는 하록이지만 방영 당시 시청률은 생각보다는 좋지 못했다. 역시 선굵은 남성적 판타지가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않았음을 예상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한 팬들로부터는 큰 지지를 받았다. 특히, 제1화 시사화에서 당시 도에이 동화의 사장이었던 이마다 치아키가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해지며, 린 타로에 대한 이러한 그의 첫인상은 반년 뒤 '은하철도 999 극장판(1979)'을 린 타로가 연출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우주해적 캡틴하록, 아르카디아호의 비밀 (1978)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린 타로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제작: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78.07.22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TV 시리즈의 재편집판 형태의 극장판으로 아직 TV 시리즈가 완결되지 않은 중에 나온 일종의 팬서비스적인 형태의 극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총 상영시간도 34분 정도로 스페셜 TV 시리즈의 성격이 강하다. 이로부터 불과 두 주 뒤인 8월 5일 '우주전함 야마토, 사랑의 전사들(1978)'이 방영되면서 레이지버스의 인기는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 (1982), 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기획/구성: 마츠모토 레이지
◈ 제작총지휘: 이미다 치아키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메카닉 캐릭터 담당: 쯔노다 코이치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스튜디오 누에 (아르카디아 디자인 협력)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연주: 키모리 토시유키 / 신일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기획: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82.07.28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78년도의 TV 시리즈 하록에 이어 새롭게 시작되는 82년도 TV 시리즈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무한궤도 SSX'의 프리퀄적 성격을 갖고 출발한 이 작품은, 하록이 아르카디아호의 선장이 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레이지버스 팬들에게는 자못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전 TV 시리즈에서 독자적인 해석으로 새로운 하록을 만들어 냈고, 은하철도 999 극장판으로 레이지버스 신화의 방점을 찍는데 큰 역할을 했던 린 타로 감독 대신 노장 카츠마타 토모하루 감독을 기용하고 마츠모토 레이지 본인이 기획과 구성을 담당한 만큼 이번 작품은 좀 더 마츠모토 레이지의 색깔이 심화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덕분일까, 이 작품은 시종일관 비장함과 진지함으로 가득하다. 마치 연합군에 패배해 백기를 들었던 일본 제국주의 시절의 모습을 담아내려 한 듯한 느낌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점령군 일루미다스 군과 그에 저항하는 하록 이하 지구인들의 모습이 왠지 일본 제국주의 시절 그들에게 항거하던 한국인이나 중국인들과의 모습과도 일치한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마츠모토 레이지의 보수적인 색체가 깔려 있던 탓인지 시대가 급변하기 시작한 80년대에 이르러 그의 작품세계는 이전만큼 큰 어필을 하지 못한 체 생각 외로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거기에 레이지버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린 타로 감독마저도 도에이를 떠나 카도카와 서점 휘하 아르고스 프로젝트 팀에 합류하는 등, 여러가지 상황 속에 레이지버스의 작품들은 이 극장판 이후로 (동시에 기획되었던 TV 시리즈 무한궤도 SSX를 제외하고는) 10여년 동안 아니메로 만들어지지 못하게 되었으며, 더불어 후속으로 기획되고 있던 퀸 에메랄다스조차 백지화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8] 참조)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 - 무한궤도 SSX (1982)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1화 각본 담당)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사사키 마사미츠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호시야마 히로유키
◈ 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코마츠바라 카즈오, 토미자와 유조 外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스튜디오 누에 (아르카디아 디자인 협력)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미즈키 이치로
◈ 프로듀서: 타카미 요시오, 松島忠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BS 계열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82.10.13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극장판의 참패 이후 약 석달 정도 뒤에 시작된 TV 시리즈로, 극장판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간 상으로 보아 극장판과 동시에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흥행에 실패한 극장판의 속편격인 이야기를 그렸을 리는 없었을 듯 싶다. 극장판이 지나치게 어둡고 비장한 성인취향의 느낌으로, 그것에 의해 흥행이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 제작진 측은 TV 시리즈는 보다 밝은 스페이스 어드벤쳐 형식으로 풀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미 82년도는 로봇 아니메, 그것도 기동전사 건담의 영향을 받은 성인 취향의 하드 SF 로봇물이 득세하기 시작한 시기로, 이미 레이지버스의 보수적이고 낭만적 스페이스 판타지는 그 추진력을 잃은 뒤였다. 평균 시청률은 5% 대에 머물렀으며, 결국 22화를 끝으로 조기종영이라는 안타까운 끝맺음을 맞게 된다. 

이 작품은 이전 시리즈와 설정에 있어서 여러가지 미스매치를 보여주었는데, 토치로와 에메랄다스가 가까워지는 에피소드가 다루어진 이번 시리즈는 서로가 연인이 되지 못한 체 애틋한 감정만을 느끼는 상황에서 토치로를 사망시킴으로써, 첫 시리즈에서 린 타로가 등장시킨 토치로와 에메랄다스의 딸 마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극장판에 등장시킨 하록의 기함 아르카디아호와 첫 시리즈의 아르카디아호가 함수 디자인에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비록 설정상의 문제이긴 하지만, 작품 내에서 그것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시도는 보여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린 타로 감독의 설정을 모두 부정하고 마츠모토 레이지가 하록의 세계관을 재부팅시킨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하록사가, 니벨룽겐의 반지 - 라인의 황금 (1999) 


ⓒ MATSUMOTO LEIJI, SHINCHOSHA / BANDAI VISUALl, 81 PRODUCE

<정보>

◈ 원작/총설정: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타케우치 요시오
◈ 각본: 히요시 메구미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모토하시 히데유키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원안), 호리 토시유키
◈ 미술감독: 혼다 오사무
◈ 음악/연주: 와다 카오루 / 모스크바 국제 심포니 오케스트라
◈ 제작사: 반다이 비주얼, 81 프로듀스, BEE 미디어, 스튜디오 캬부, 츠부라야 프로덕션
◈ 저작권: ⓒ MATSUMOTO LEIJI, SHINCHOSHA / BANDAI VISUALl, 81 PRODUCE
◈ 일자: 1999.?.?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90년대 말에 다시금 피어오르기 시작한 레이지버스의 부활의 불씨를 타고 제작된 레이지버스의 네번째 부활작. (첫번째는 '화성여단 다나사이트', 두번째는 '은하철도 999 - 이터널 판타지', 세번째는 '퀸 에메랄다스') 레이지버스의 작품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전작의 이야기들과는 스토리 상의 연관을 맺기가 어려운 스핀오프의 성격의 작품이다. 이제까지 은하철도 999의 카메오로 단골 출연한 하록이지만, 이번에는 그가 주인공인 이 작품에 메텔과 에메랄다스가 카메오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원작은 북구 유럽의 신화를 모티르로 한 바그너의 악곡 '니벨룽겐의 반지'이다. 선굵은 드라마를 선보이는 하록의 테마에 니벨룽겐의 반지는 좋은 궁합이 아닐까 싶지만, 결과적으로 드라마적으로도 오락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지루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특히, 이야기의 주역인 하록과 아르카디아호가 너무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데다가 타다시와 같은 젊은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더 강조되고 있다. 즉, 주인공으로서 하록의 드라마가 그다지 그려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 디자인이나 메카닉 디자인에서도 역시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는데도, 세련된 현대적 스타일의 재해석에도 모두 실패한 애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코스모 워리어 제로 (2001) 


ⓒ LEIJI MATSUMOTO/PROJECT ZERO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닥터 시리얼 니시오카
◈ 캐릭터 디자인: 마스나가 케이스케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타무라 카츠유키
◈ 총작화감독: 야마테라 코이치
◈ 미술감독: 토바시 마코토, 아베 타이자부로
◈ 음악: Geminiart High Quality
◈ 제작사: 베가 엔터테인먼트, AT-X, MEDIA NET, 츠부라야 프로덕션
◈ 저작권: ⓒ LEIJI MATSUMOTO/PROJECT ZERO
◈ 일자: 2001.07.0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근 20년 만에 만들어진 하록의 TV 시리즈는 하록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하록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하록을 쫓는 워리어스 제로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프리퀄이면서도 동시에 스핀오프의 성격을 가진 작품이라 볼 수 있다. 82년도에 제작된 하록의 젊은 시절을 다룬 극장판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와 '무한궤도 SSX'의 설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로이 그려진 작품으로, 기계인간과 같은 은하철도 999의 세계관까지 등장하며, 자연스레 메텔과 하록의 과거 사연을 다루는 등 크로스오버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2004년에 제작되는 '우주교향시 메텔(2004)'과 함께 새로이 재해석되고 재구성된 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고 하겠다.


건 프론티어 (2002) 


ⓒ MATSUMOTO LEIJI / Project GUN FRONTIER

<정보>

◈ 원작/설정/총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젠 소이치로
◈ 시리즈 구성: 닥터 시리얼 니시오카
◈ 캐릭터 디자인: 마스나가 케이스케, 나카타 미호
◈ 미술감독: 도바시 마코토
◈ 음악/주제가: 모토쿠라 히로시 / GRAND ZERO (노래)
◈ 제작사: 베가 엔터테인먼트, AT-X, TV 도쿄 미디어넷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Project GUN FRONTIER
◈ 일자: 2002.03.28
◈ 장르: 모험, 액션, 크로스오버
◈ 구분/등급: TVA (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하록과 토치로를 서부의 세계에 데려다 놓은, 독특한 설정의 스핀오프 작품. 애초에 하록과 토치로 같은 레이지의 남성 캐릭터들이 서부시대의 총잡이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신선하면서도 납득이 되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작품 내내 과묵하다 못해 지루하기까지 한 하록의 캐릭터를 껄렁한 캐릭터로 재해석하는 듯, 오히려 원작의 하록과는 다른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해적 캡틴하록, Endless Odyssey (2003) 


ⓒ MATSUMOTO LEIJI · VAP · NTV

<정보>

◈ 감독: 린 타로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유키 노부테루
◈ 메카닉 디자인: 오조네 마사미, 야마다 카츠야
◈ CG 수석 디자이너: 오자키 타카하루
◈ 미술감독: 池田尚
◈ 음악: 핫토리 타카유키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VAP · NTV
◈ 일자: 2003.10.07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그동안 무게감이 떨어지는 스탭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던 레이지버스의 부활 프로젝트에 마침내 원년멤버인 거장 린 타로가 투입되었다. 특히, 이 작품에는 린 타로와 함께 원 시리즈에서 작화를 맡았던 70년대의 명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의 대를 잇는 명작화감독 유키 노부테루도 함께 투입되어 팬들에게는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이제까지 새로이 등장한 하록 시리즈들이 모두 팬 서비스 형태의 스핀오프였다면, 이번 시리즈야말로 진정한 속편의 의미를 지닐지도 모를 일이었다. 시점 자체도 원 TV 시리즈에 등장한 마존과의 전투 다음을 그리고 있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린 타로가 독자적인 설정을 대입하면서 21세기 들어 새로이 재구성된 레이지버스의 설정이 이번 시리즈에서 완전히 무시된다. 이로 인해 원작자인 마츠모토 레이지와의 격렬한 논쟁이 재현되는데, 이번에도 린 타로의 고집에 레이지가 굴복하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지만, 대신 레이지가 작품에 완전히 손을 떼면서 그의 작품이 아닌 린 타로의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 실제로 작품의 서두에 레이지가 직접 '린 타로에 의해 재해석된 작품'이라는 코멘트를 실은 자막이 등장하는데, 왠지 레이지의 분한 마음이 느껴지는 문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 인해 TV 시리즈로 진행되던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고 1년 정도 제작이 지연되게 된다. 작품의 방영 역시 TV가 아닌, OVA 출시가 이뤄지고 난 후에 TV로 방영되는 이례적인 형식을 취하게 되기도. ([6] 참조)

마존과의 전투 후 홀연히 자취를 감춘 하록과, 뿔뿔이 흩어졌던 아르카디아호의 선원들이 다시금 뭉쳐 새로운 적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이지만,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대결이라는 구도를 취하면서 오히려 드라마 자체가 지루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화끈한 우주 함대전과 같은 동적인 이야기가 아닌, 신과 같은 존재에 대항하는 하록들의 강인한 정신을 강조하는 정적인 전개로 탈바꿈하면서 내러티브가 늘어지게 된 것. 또한, 레이지의 세계관을 무시한 작품이지만, 린 타로가 연출한 첫 시리즈인 78년도 TV 시리즈와의 설정과도 모순점이 발생하는 등(대표적인 것이 원시리즈에서 사망한 타다시 박사와 그로 인해 아르카디아 호에 탑승하는 타다시의 이야기가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 하록의 팬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유키 노부테루에 의해 다시 해석된 고혹적인 레이지 스타일의 여성 캐릭터와 깔끔하고 멋진 작화, 그리고 중후한 연출은 하록 시리즈에 걸맞는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유키 노부테루가 다시 그린 아르키디아호의 홍일점 유키 케이와 얏타란 부장. (ⓒ MATSUMOTO LEIJI · VAP · NTV)

CG 실사영화로도 제작소식이 알려진 캡틴 하록. 헐리웃이 아닌 일본에서 제작되고 있다.


☞ 애니메이션 인물열전: 우주해적 캡틴 하록... 벗이여 별바다로 떠나자 (보러가기)

<참고 사이트>

[1] 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Wikipedia Japan
[2] 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Wikipedia Japan
[3] 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無限軌道SSX, Wikipedia Japan
[4] ニーベルングの指環 (松本零士), Wikipedia Japan
[5] コスモウォーリアー零, Wikipedia Japan
[6] SPACE PIRATE CAPTAIN HERLOCK, Wikipedia Japan
[7] 우주해적 캡틴 하록(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1978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8]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1982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우주 해적 캡틴 하록 전편 박스세트 (7disc) - 6점
린 타로 감독,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기타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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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아톰 (1963), 鉄腕 アトム / Astroboy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원작/총감독: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 주요 애니메이터: 사카모토 유사쿠(坂本雄作), 스기이 기사부로(杉井儀三郎), 야마모토 시게루(山本繁), 린타로(林重行) 외
◈ 작화감독: 우치노 스미오(内野純緒)
◈ 문예: 이시즈 아라시(石津嵐)
◈ 미술: 마츠모토 고(松本強), 야무라 히로야(八村博也) 외
◈ 진행: 카와하타 에이이치(川畑栄一),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타카하시 료스케(高橋良輔) 외
◈ 음악: 타카이 타츠오(高井達雄)
◈ 제작사: 무시 프로덕션
◈ 저작권: ⓒ手塚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63.01.01~1966.12.31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193화) / 초등생 관람가(PG)


<줄거리>

영혼과 감정을 가진 로봇의 개발... 텐마 박사는 이 꿈의 로봇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그 결과는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 로봇의 개발에만 몰두하던 그에게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그의 어린 아들 토비오가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 것이다. 실의에 빠진 텐마 박사는 로봇 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 마침내 토비오를 대신할 수 있는 순수한 아이의 마음과 감정을 가진 로봇의 개발에 성공하고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따서 로봇의 이름을 토비오라 짓게 된다. 그러나, 아들과 닮았지만 아들과는 다른, 그리고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토비오를 닮은 로봇은 결국 텐마 박사의 버림을 받고 외톨이가 되고 마는데...


<소개>

일본 만화의 신 테즈카 오사무의 대표작으로 아니메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마스코트.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카를로 로렌치니의 명작동화이자, 디즈니의 1940년 작 '피노키오의 모험'에 모티브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겉모습에서는 월트 디즈니의 간판 캐릭터이자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미키 마우스에 영감(검고 뾰족한 머리 형태나 M자형의 이마, 그리고 아래 위로 긴 타원형의 눈)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일본 만화영화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도에이 동화와 테즈카 오사무 양쪽 모두 초기에는 디즈니 영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하지만, 최초의 아톰 이야기는 피노키오의 모험이나 미키마우스가 아닌, 핵실험을 보고 떠올린 아톰이라는 단어를 바탕으로 이를 평화적 과학기술로 응용하는 이야기를 그려보자는 취지에서 그려진 테즈카 오사무의 1950년 코믹스 '아톰 대사'가 모티브라 할 수 있다([4] 참조). 코믹스의 인기는 그다지 없었지만, 이 코믹스의 조연 캐릭터인 아톰을 주연으로 한 52년작 '철완 아톰'이 코믹스로 공개되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비로소 아톰의 전설에 불이 켜지게 되는 것이다. (미키마우스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은 아톰 대사 연재 당시부터 어느 정도 적용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이 작품은 스스로 제작사 무시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소수의 인재들을 모아 만화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테즈카 오사무의 첫 작품이자 첫 TV 시리즈 장편 만화영화로서, 당시까지만 해도 디즈니식의 풀 애니메이션(초당 24프레임) 기법을 고수하던 일본 만화영화의 방식을 벗어나 편당 동화매수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대신 움직임을 보조하기 위한 독특한 연출 기법을 사용하는 독창적인 제작방식인 '리미티드 기법'을 최초로 적용한 작품이다. 리미티드 기법으로 인해 제작비를 기존의 풀 애니메이션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영세 제작 스튜디오의 한계를 극복하고 193화라는 엄청난 분량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제작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리미티드 기법은 일본을 지금의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올려놓은 대표적인 제작기법인 동시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작환경을 영세화한 주원인으로 손꼽히며, 테즈카 오사무의 후대 평가를 엇갈리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추후에 하기로 하자.)

한편, 이 작품을 통해 후대 일본 아니메를 책임지는 불세출의 인재들이 귀중한 경험을 쌓게 되는데, 먼저 스기이 기사부로, 린타로, 데자키 오사무, 토미노 요시유키 등 테즈카 오사무의 직계 제자들이 모두 각본과 연출 부분에 투입되어 후일 명감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경험을 쌓게 된다. 첫 방영시 시청률은 27.4%에 이르렀으며, 최고 시청률이 40%를 넘어서는 등 당시 아톰의 인기는 센세이션에 가까웠다 하겠다. 물론, 당시에 아톰과 경쟁할 TV 만화영화 자체가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이 놀라운 시청률은 분명 아톰이 그저그런 만화영화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작품 내적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소년 로봇이라는 이야기 구조가 아동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싸이버펑크적인 가치관을 품고 있으며, 10만 마력의 힘과 갖가지 비밀무기를 내장한 아톰이 적들과 맞서 벌이는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는 이제껏 보아왔던 명작동화 스타일의 만화영화와는 사뭇 다른 전개라 하겠다. 시범적으로 선보인 리미티드 기법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화의 완성도도 당시로서는 준수하지 않았나 싶다.

철완 아톰은 당시 일본 만화영화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으며, 풀 애니메이션을 지향하던 도에이 동화 역시 66년 사이보그 009를 기점으로 리미티드 기법으로 제작방식을 전환하기 시작하게 된다. 원 시리즈는 64년에 TV 시리즈 에피소드 일부를 편집한 극장용 만화영화로도 제작 개봉하였다.


제타 마스(1977), ジェッターマルス / Jetter Mars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원작: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 감독: 린타로(林重行)
◈ 시리즈 구성: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각본: 쓰지 마사키(辻真先), 유키무로 슌이치(雪室俊一) 외
◈ 캐릭터 디자인: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 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아시다 토요오(芦田豊雄) 외
◈ 음악: 고시베 노부요시(越部信義)
◈ 제작: 도에이 동화, 매드하우스
◈ 저작권: ⓒ手塚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77.02.03~1977.09.15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27화)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73년 11월 무시 프로덕션의 도산 이후. 한동안 칩거(?)에 들어간 테즈카 오사무와 함께 데즈카 오사무 원작의 작품들도 한동안 아니메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 시기에는 나가이 고가 '마징가 Z 시리즈'로 만화영화계에 슈퍼로봇 열풍을 몰고 왔고, 타츠노코 프로가 '과학닌자대 갓챠맨 시리즈'와 '타임보칸 시리즈'등으로 히어로 액션물의 돌풍을 일으켰으며,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우주전함 야마토'에 이르러서는 성인층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로 아니메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타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를 필두로 한 닛폰 애니메이션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는 일본의 안방을 울렸으며, 나가하마 타다오의 '낭만로봇 트릴로지'는 로봇 아니메에 드라마틱한 설정을 부여하며, 70년대 후반의 로봇 아니메 전성기를 열게 된다. 한마디로 테즈카 오사무의 공백을 느낄 새가 없었던 것이다.

제타 마스는 바로 테즈카 오사무가 78년 '불새-여명편'이라는 만화영화와 실사의 합성영화로 돌아오기 전에 유일하게 제작된 테즈카 오사무 원작의 TV 시리즈 아니메로, 테즈카의 제자인 린 타로의 지휘 아래 제작된 아톰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아톰의 이야기를 이어가기보다는 아톰의 컨셉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품인데, 린 타로부터 마루야마 마사오와 스기노 아키오, 무쿠오 다카무라 등 매드 하우스의 핵심멤버들이 대거 참여하여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무시 프로덕션의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무시 프로덕션의 출신의 후학들이 뭉쳐 스승인 테즈카 오사무를 대신하여 만든 후속작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높지 못했다고 회고되며, 시리즈 자체의 인기도 그리 크지 않았는지 당시로서는 상당히 짧은 분량인 27화를 끝으로 종영하게 된다.


철완 아톰 (1981)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총감독: 데자키 사토시
◈ 시리즈 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스토리보드: 데자키 사토시, 이시구로 노보루, 타카하시 료스케 外
◈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우다가와 카즈히코, 니시무라 히로시 外
◈ 미술감독: 마키노 미츠나리
◈ 음악: 사에구사 나리아키
◈ 제작: 테즈카 프로덕션, 니혼 TV
◈ 저작권: ⓒ Tezuka Productions
◈ 일자: 1980.10.01~1981.12.23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52화) / 전연령가(G)

<소개>

'제타 마스(1977)'가 기대에 못미친 완성도를 보인체 종영된 후,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스 존(1980)'을 통해 재기에 성공한 테즈카 오사무의 진두지휘하에 제작된 진정한 아톰의 속편. 리메이크 자체는 6년전 부터 기획되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니, 무시 프로덕션이 도산하지 않았다면 보다 일찍 속편이 등장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뒤늦게 등장하면서 작화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싶다.

원 시리즈의 인간성에 대한 물음은 역시 이번 시리즈에서도 유효하다. 인간의 마음을 갖고 로봇으로 태어난 토비오(아톰)의 고통이 초반부에 잘 나타나 있으며 후일 숙명의 라이벌이 되는 아틀라스의 만남과 결투, 그리고 오챠노미즈 박사의 보살핌 아래 인간아이들과 한 학교에 다니게 되지만 로봇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으면서 느끼는 아톰의 고독감 등, 아동 만화영화로서는 수준 이상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아톰의 진정한 매력이 스토리에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대목.

특히, 이 시리즈의 백미는 죽은 줄만 알았던 숙적 아틀라스가 성장한 어른의 모습을 한 로봇으로 다시 돌아와 아톰과 대결을 벌이는 에피소드에 있다고 하겠는데, 매력적인 아틀라스의 모습과 아톰과의 긴박한 대결은 기동전사 건담의 숙명의 라이벌 아무로와 샤아의 대결에 버금가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 에피소드의 매력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43화를 끝으로 아틀라스가 퇴장한 후 최종화인 52화까지는 그 반작용으로 인해 상당히 싱거운 이야기가 되었다. 원작의 명성에 어울리는 완성도로 만들어졌지만, 6개월 후인 81년 4월 18일에 방송을 시작한 후지 TV의 '닥터 슬럼프 아라레 짱(1981)'의 대히트로 인해 후반부에는 시청률에서 극히 고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 아톰 vs 아틀라스, 순수함을 지키려는 아이와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이의 대결 by 엘로스 (보러가기)

아스트로 보이, 철완 아톰 (2003)

ⓒ 2003 Tezuka Productions/SPEJ

<정보>

◈ 감독: 코나카 카즈야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세야 신지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타카쿠라 타케시
◈ 미술감독: 가토 히로시
◈ 음악: 요시마츠 타카시
◈ 제작: 테즈카 프로덕션, 덴츠, 소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2003 Tezuka Production
◈ 일자: 2003.04.06~2004.03.28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소개>

20여년만에 부활한 아톰의 세번째 TV 시리즈. 새시대에 맡게 스탭진도 전면 새로운 인재들로 교체되었으며, CG를 사용하여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깔끔한 영상으로 재탄생하였다. 단,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는 거의 옛날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 각본 스탭에 미국 스탭들이 참여한 것이 이례적인데, 스토리나 비주얼 두 가지 모두 전체적으로 탈 일본적인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인 듯.
상당부분이 신진 스탭으로 꾸려져 있지만 연출과 작화에서 과거 무시 프로덕션의 인재들도 눈에 띈다. 9화의 스토리보드를 맡았던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나 19화, 39화, 45화 등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스기노 아키오 등이 그들. 그 외에도 도에이를 거쳐 무시 프로덕션에서 활약한 히라타 토시오 감독이나 야마자키 카즈오, 모치즈키 토모미 등 노련한 연출가 등이 각 에피소드의 연출로 참여하고 있다.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2009)

ⓒ Imagi Crystal Limited / Tezuka Productions

<정보>

◈ 감독: 데이빗 보워스
◈ 각본: 데이빗 보워스, 티모시 해리스
◈ 음악: 존 오트만
◈ 캐스팅: 프레디 하이모어(아톰), 니콜라스 케이지(텐마 박사), 도널드 서덜랜드(스톤 총리)
◈ 제작: IMAGE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SUMMIT 엔터테인먼트

<소개>

철완 아톰의 영화화는 상당히 오랜 옛날부터 거론되어 왔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1964년 당시 디즈니와 테즈카의 만남에서도 디즈니가 '아톰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인사를 건네기도(물론, 이는 예의상 해본 멘트일 수도 있지만). 1999년부터 거론되던 영화화에 대한 논의는 큰 진전이 없이 지지부진하다가 홍콩의 다국적 제작사인 IMAGI 스튜디오에 의해 보더 적극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IMAGI는 당시 갓챠맨과 함께 아스트로 보이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먼저 영상화가 된 것은 아톰이었다. 
애니메이터 출신의 감독 데이빗 보워스는 이것이 자신의 두번째 연출작이었다. 프레디 하이모어, 니콜라스 케이지, 도널드 서덜랜드, 빌 나이, 사무엘 L 잭슨, 샤를리즈 테론 등 캐스팅은 꽤나 중후한 편. 총 6천5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 작품은 월드와이드 수익이 불과 4천4백만 달러에 그치며 사실상 참패로 막을 내린다. 하는 작품마다 성적이 신통치 않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캐스팅되었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던 아톰의 실패로 IMAGI가 기획하던 또다른 프로젝트인 갓챠맨 역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2010년 1월까지도 IMAGI는 갓챠맨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2010년 2월 결국 파산하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鉄腕アトム (アニメ第1作), Wikipedia Japan
[2] 鉄腕アトム(1963), Tezuka Osamu Official
[3] 철완아톰/애니메이션, 나무위키
[4] 철완 아톰(鉄腕アトム) 1964,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5] ジェッターマルス, Wikipedia Japan
[6] ジェッターマルス, Tezuka Osamu Official
[7] 鉄腕アトム (アニメ第2作), Wikipedia Japan
[8] 鉄腕アトム(1980), Tezuka Osamu Official
[9] アストロボーイ・鉄腕アトム, Wikipedia Japan
[10] ASTROBOY鉄腕アトム, Tezuka Osamu Official
[11]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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