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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의 목표 1/4 지점에 도달한 소회.


2010년 12월 8일부로 '별바다의 서고'의 메인 테마인 'Ani Index' 코너 중 '1970년대까지' 카테고리가 잠정 종료되었습니다. 후에 몇몇 작품이 더 추가될 가능성이 있지만(예를 들어 겟타로보 시리즈 같은...) 현재로서는 거의 완결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애초에 네이버 블로그에서 상주하던 제가 2009년부로 티스토리로 넘어온 까닭은, '제 취향에 맞게 블로그 레이아웃을 자유롭게 설정하기 위해서(광고도 좀 달아보고 싶고...)'라는 블로그 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여러가지 이야기를 다루면서 좀 너저분해진 네이버 블로그가 아니라, 만화영화에 특화된 보다 더 전문적인 블로그를 운영하자는 이유가 하나 더 있기도 했습니다. 물론, 하다보니 만화영화 외에도 영화와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틈틈히 추가하게 되어 역시 잡다하게 변하긴 했지만요.

블로그의 전문화를 위해 제가 선택한 테마는 제가 보거나 알고 있는 만화영화를 프리뷰 형태로 작성한 나만의 만화영화 DB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그전에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한 '개인적인 만화영화 추천리스트'를 베이스로 한 생각이었는데요. 누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만큼 지루하고 어려운 작업이기도 한 것이 바로 이 작업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이런 테마는 다른 테마에 비해 독창성이 떨어지는, 왠만한 만화영화 전문 사이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식인지라 블로그의 트래픽 측면에서는 그다지 좋을 것이 없습니다. 유명한 영화 블로거이신 페니웨이님의 괴작열전이나 고전열전처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코너도 아니구요. 거기에 먼저 이러한 DB를 구축한 만화영화 사이트(베스트 아니메나 애니메이션 뉴스 네트워크 같은)나 위키피디아 등에 비해 구축한 DB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최신 소식이나 현재의 이슈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비인기 카테고리이기도 하구요.


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독창성도 없고 이슈가 되지 않는 카테고리를 미련하게 계속 쓰고 있는 이유는 바로 블로그의 내공, 즉 내실을 다져놓기 위해서였는데요. 블로그에 충분한 양의 정보를 확보해놓고 이를 발판 삼아 후에 보다 더 독창적인 코너를 운용해 나가겠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주관적인 생각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들도 쌓아놓고 싶었던 거죠. 여기에 대부분의 작품들을 과거에 그냥 스쳐지나가듯이 가벼이 감상했던 터라 막상 여러 블로그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위한 배경지식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통감한 것도 또하나의 이유라 하겠습니다. '아, 이거 아는 만화영환데... 그런데, 특징이 뭐더라? 어떤 평가를 받았더라? 연출을 했던 감독이 누구더라?' 등등 여러가지 것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제가 만화영화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제 나름대로 정리된 노트같은 것이 필요했다는 것이죠. 물론,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것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만, 누군가에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려다보면 아무래도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더랬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포스팅이 비록 즉시성이나 이슈성은 부족할지언정 오히려 그러한 포스팅들에 비해 그 지속성에 있어서 더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터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포스팅이기도 합니다. 그날그날의 이슈에 부합하는 최신소식은 물론 많은 트래픽을 유도하고 인기도도 높일 수도 있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다시 찾지 않게 되는 것도 사실이죠. 물론, 이러한 지속성과 이슈성이 블로그에 공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현상이긴 합니다만, 아직은 최신 이슈까지 따라잡으면서 블로그를 운영하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모자란 편입니다. 실제로 저도 몇가지 기획코너도 마련해 놓고, 최신 소식을 이야기하는 카테고리도 있지만, Ani Index에 치여 거의 업데이트가 되지 못하고 있구요.

이제 Ani Index 코너는 1/4을 겨우 넘긴 상태입니다. 사실 소개할 모든 작품의 편수로 놓고 보면 1/4이 체 안될지도 모르겠습니다. 1980년대나 2000년대에 소개할 작품들은 1970년대 이전 보다 훨씬 많거든요. 그리고, 애초에는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이런 식으로 번갈아 소개하다가 최근들어 1970년대 이전 작품 소개에만 주력하면서 Ani Index 전체적인 측면에서 소개된 작품들의 순서가 뒤죽박죽입니다. 제가 편집증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터라 이걸 순서대로 하지 않으면 신경이 쓰여서 블로그를 운영하지 못할 것 같군요. 이런 개인적인 과민함으로 인해 1980년대의 작품들 중 미리 소개된 일부 작품들은 티스토리 갱신기능과 예약기능을 사용하여 최신일자로 재배치할 계획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포스팅 우려먹기라 뭐라셔도 저로서는 이 수 밖에 없습니다, 흑.

개인적으로 이렇게 책이 진열된 모습을 무지 싫어라 합니다. 아, 그렇다고 노 모 연애인처럼 완전 빤듯하게 모든걸 정리하는 정도는 아니옵니다.


재 기획한 '애니메이션 인물열전(Character Story)' 코너와 '건담 사가(Gundam Saga)' 코너, 그리고 만화영화에 관련된 뒷 이야기를 다루는 '기획 특집(Feature Story)' 코너, 하나의 테마를 잡고 그에 대한 컬럼 형태의 글을 싣는 '테마 리뷰(Theme Review)' 코너들은 Ani Index를 진행하는 와중에 틈틈히 채울 생각입니다. 이런 코너는 Ani Index 코너와는 달리 하루에 글이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래도 속도가 더디네요. 예전에는 1일 1포스팅 같은 것에 구애받지 않고 그냥 포스팅했는데, 티스토리 와서는 순위 욕심이 생겨서 1일 1포스팅을 지키려다보니 이런 긴 글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안타깝다 하겠네요. 참, 제가 쓰면서 제가 이렇게 쓰는게 안타깝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

여기에 몇몇 생각하는 코너가 있긴 한데,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본 뒤 투입할 생각입니다. 지금 벌려놓은 것도 수습이 안되니 말이죠. Ani Index 코너가 종결되면 이 블로그는 만화영화보다는 영화나 책에 좀 더 주력할 생각입니다. 요즘은 이쪽이 몹시 탐나는 주제거든요.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물론, 저도 순위를 의식하면서 블로그를 하긴 합니다만, 역시 자신만의 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하고 말이죠. 순위를 의식한 블로깅은 블로거를 지치게 하고, 결국 블로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죽자사자 블로그에 매달려서 1위까지 올라가면 일순간에 모든 것이 귀찮아지는... 뭐, 그런거죠. 사실 한국인들은 이런 패턴에 익숙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을 하는 패턴도 그렇고 온라인 게임을 하는 패턴도 그렇고, 너무 빨리 모든 것을 이루려 하고 다 이룬 다음에는 급격히 관심이나 열정이 사그러드는 편이죠. 물론, 빠른 시간 안에 그러한 성취도를 얻어내는 것도 훌륭합니다만, 그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차근차근 블로그를 오래도록 운영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블로그는 이런 형태로 계속 슬로우 스타트를 하고 싶군요. 제 변덕이 허락을 해준다면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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