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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틱한 전개로 강렬한 흡입력 선사

☞ 이번 스타크래프트 2 리뷰는 싱글 플레이 캠페인에만 한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편의 주인공인 반란군의 총사령관 짐 레이너, ⓒ Blizzard Entertainment


난 7월 27일부터 오픈베타를 시작한 블리자드의 최신작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수년간 게이머들의 기대를 받아온(그리고 끝끝내 출시를 질질 끌었던) 이 타이틀은 WoW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패키지 형태가 아닌 온라인 다운로드 형태로 제공되며, 온라인 게임과 같이 오픈베타 기간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입니다만,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하는 신규 유저들, 그리고 패키지를 사서 게임을 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지 않은 온라인 게임 세대에게는 적합한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일단, 오픈베타 기간에 무료로 이용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 그 덕에 이렇게 공짜로 플레이하고 리뷰도 쓰고 말입니다.) 하지만, 배틀넷의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야 싱글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시스템이기에 온라인 다운로드 외에도 팬들을 위해 한정판 형태의 패키지 구입방식도 제공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는군요.

배틀넷을 통해 통합 아이디를 만들어서 접속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온라인 게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실 스타크래프트 2는 패키지 게임의 성격을 갖고 있는 타이틀이라 하겠습니다.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 게임 세대의 스타일에 적절하게 맞춰 개발한 블리자드의 아이디어는 제법 참신하다고 해야겠네요. 현재 개발 중에 있는 디아블로 3(스타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개발기간이 늘어지고 있습니다만) 역시 이런 형태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디아블로 3 역시 국내에서는 온라인 다운로드 형태로 제공한다는 얘기가 될까요.

테란의 유령요원이었던 캐리건(위)과 칼날여왕이 된 캐리건(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이번 오픈베타 기간 동안 스타크래프트 2의 캠페인 모드를 진행하여 완결을 본 소감은, '시네마틱한 게임 진행으로 한 편의 SF 영화를 감상한 것과 같은 멋진 감동을 주었다.'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과 완결된 후에는 항상 3D 캐릭터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체화면 스케일의 동영상이 추가되어 게임의 진행을 계속적으로 이어가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서는 보다 높은 퀄리티의 시네마틱 동영상으로 몰입감을 높여주고 있구요. 이러한 전개는 이미 WoW를 통해 거의 완성되었던 형태를 스타크래프트 2에 맞춰 이식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배틀 스테이지가 끝난 다음에는 주인공인 짐 레이너의 기함 내부를 재현한 배경에서 레이너가 직접 각종 무기시스템과 능력의 업그레이드를 수행하고 NPC들과의 대화, 뉴스의 시청, 게다가 미니게임의 플레이까지 가능하도록 구현하여 미션 클리어 후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중간의 과정이 삭제되었던 이전 시리즈에 비해 훨씬 더 스토리의 연계성과 몰입감을 높여주었지 않나 싶습니다. 마치 RPG와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공간은 초기 시작시에는 행성의 한 주점에서, 전개 과정에서는 함선 내부의 여러 공간, 그리고 클라이막스의 무대가 되는 '차' 행성에서는 전선의 한 캠프로 변경되면서 스토리의 진행에 따른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짐 레이너의 기함 내 휴게실(위)와 차 행성의 야전사령부(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이 공간에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재미있는 컨텐츠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먼저 TV를 통해 시청이 가능한 UNN 뉴스는 게임의 배경적인 설명을 들을 뿐만 아니라 자치령의 대변인격인 앵커 도니 버밀리언의 개그라는 부가적인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함선 내부의 휴게실에는 쥬크 박스와 오락실용 게임기도 구비되어 있는데, 쥬크 박스를 클릭하면 배경음악이 바뀌며, 오락실용 게임기에서는 미니 게임을 실행할 수도 있네요. 과거 인베이더 형 슈팅게임으로 휴식 삼아 하는 것도 꽤 괜찮은 듯. 거기에 게임 진행 중 1편에 등장했던 프로토스의 영웅 제라툴이 레이너에게 건낸 수정은 제라툴의 기억을 담은 물건으로, 이 수정을 통해서 프로토스의 유닛을 컨트롤한 캠페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과거의 단선적인 진행방식에 비해서 업그레이드된 미션 진행방식이라 하겠습니다. (그 외에 두어가지 재미있는 설정도 눈에 띄던데 한 번 찾아보시길)

스토리의 진행은 전작의 확장팩인 '브루드 워' 이후부터 이어집니다. 특히, 프로모션 영상으로 알려져 있는 해병대 장갑슈트 장착 영상은 단순한 프로모션 영상이 아닌, 스토리와 연계를 가진 장면으로 이후의 전개를 암시하는 복선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는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하지만, 복선의 깊이나 반전은 예상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며, 스토리의 전개나 캐릭터의 모습도 모두 헐리웃의 어느 영화에서 한번씩은 봄직한 설정입니다. 드라마틱한 전개는 워크래프트에는 좀 미치지 못하는 감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스토리의 완벽한 일체감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것이 아닌, 마치 자신이 영화 속에 들어가 플레이를 하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이러한 일체감과 적절한 드라마틱함으로 인해 캠페인 플레이의 흡입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의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겨하는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이 캠페인 모드는 꼭 한번은 해볼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짐 레이너(위)의 친구로, 그의 몫까지 감옥에서 썩다가 특별 석방된 의문의 사나이 타이커스(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특히, 스토리의 흡입력에는 누가 뭐라해도 완벽한 한글화가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우들의 뛰어난 싱크로율, 거기에다가 배경의 사소한 부분까지 손이 미친 한글화 작업(벽의 낙서, 탄피에 새겨진 글자까지... 이 정도의 한글화는 다시 없을지도 모를 듯)은 훌륭하다 못해 혀를 내두를 지경인데요. 이러한 완벽한 한글화는 스토리의 몰입감을 100%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또한, 건물을 짓는 방식이나 유닛의 사용법은 전작의 것을 거의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 위화감을 최소로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상성이 강화되어 네트워크 플레이의 양상은 전작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만, 싱글 플레이에서는 그 차이를 크게 느낄 수가 없는 것 같군요. 어찌 보면 (전작에 비해) 너무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냐 싶은 생각도 있지만, 블리자드로서는 모험보다는 안전한 방향을 선택한 듯 싶습니다. 검증이 되지 않은 유닛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이 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소극적인 전개는 전작과 유사한 친밀감을 주는 동시에 신선함이 떨어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전작과 디자인마저 거의 유사한 건물과 유닛들, ⓒ Blizzard Entertainment


캠페인 모드에서는 현재 테란 플레이와 제라툴의 기억 속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프로토스 플레이만이 지원됩니다. 즉, 저그를 이용한 캠페인 모드가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이것으로 미루어볼 때 스타크래프트 2 역시 확장팩으로 게임이 계속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보게 됩니다. 이야기 자체가 완전하게 마무리되었다고 보기에는 여러가지 해결되지 못한 상황과 이야기들이 남아 있기에 아마도 이 예상은 어긋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2의 백미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네트워크 대전 플레이에 있습니다. 이것을 빼고 스타크래프 2를 논하는 것 자체는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구요. 그러나, 캠페인 모드의 훌륭한 완성도는 분명 스타크래프트 2가 가진 매력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실제, 전세계적인 빅히트작인 WoW 역시 완성도 높은 게임성 못지 않게 정교한 세계관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흥행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구요)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스토리, 저사양부터 고사양을 모두 커버하는 최적화된 그래픽, 뛰어난 게임성, 3박자를 모두 갖춘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력은 이번 스타크래프트 2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로딩화면마다 등장해주시는 멋진 포스의 배틀크루져, ⓒ Blizzard Entertainmen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Blizzard Entertainment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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