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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의 속편이자 완결편 

'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리포트)'의 속편이자 완결편인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2,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리포트2)'가 한글 번역판으로 얼마전 발행되었습니다. 이로써, 현재 일본에 발행된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전권 다 한국에 발행된 셈입니다. 원래는 '기동전사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메모리)'보다 카이 시덴의 리포트 2가 먼저 발간되었습니다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국에서는 카이 시덴의 메모리 편이 먼저 발간되고, 약 한달 뒤에 카이 시덴의 리포트 2가 발간되었네요. 이 두 코믹스에 대한 리뷰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시도록 하구요.

☞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 (바로가기)
☞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 (바로가기)


한달전 쯤 발행된 카이 시덴의 메모리는 카이 시덴의 리포트 시리즈로부터 4년 뒤의 작품이라 필체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번 카이 시덴의 리포트2는 전작과 시간차이가 거의 없는 속편이라 그 필체가 유사합니다. 이번에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서 아무로의 전용기였던 디제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군요. 여기에 벨토치카 일마도 뒷면에 등장하여 엘로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속표지의 카이. 뜬금없게도 해바라기와 함께하는 일러스트네요. 해바라기와 카이가 원 시리즈에서 무슨 연관관계가 있었던 걸까요.


표지의 안쪽에는 숨겨져 있는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열대 우림 속에 서있는 카이 시덴의 모습이군요. 아마 자브로 잠입 당시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데 이 일러스트는 카이 시덴의 리포트1이나 카이 시덴의 메모리 편에는 없는 2권만의 서비스입니다.


카이 시덴의 리포트2는 총 9개의 에피소드와 9개의 후일담이 실려 있습니다. 여기에 퍼스트 건담과 제타 건담의 성우들의 커멘트 및 무려 샤아 아즈나블의 성우인 이케다 슈이치 옹이 등장해주시고 있군요.


전편에 이어 등장해주시는 벨토치카. 벨토치카는 1권과 2권을 통틀어 총 세 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4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한 프라우에 이어 가장 많은 등장횟수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역시 TV 시리즈에서 그다지 많이 다뤄지지 않은 주변 인물들이 본 작품에서는 주요 캐릭터들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2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였던 'Report:11 MSK-008 디제'는 디제의 탄생배경에 담긴 의미를 파헤치는 부분으로, Report10편과 Report12와 연결되는 에피소드입니다. 디제와 지오니즘, 그리고 샤아 아즈나블과 얽힌 이야기를 제법 흥미롭게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모노아이 뒷 편에 숨겨진 비밀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제법 독특한 발상이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알기로는 이 설정은 작가의 오리지널 설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12편에는 아무로 레이가 마침내 등장합니다. 1권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아무로는 2권에 이르러 3번이나 등장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고투부키의 그림체는 카이나 샤아를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무난합니다만, 아무로나 카츠, 미라이와 같이 다소 인상이 약하거나 여린 인물들을 묘사하는데는 그다지 능숙하지가 못한 듯 싶네요. 본 편의 아무로도 왠지 비열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로 인해 감정이입이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Report13편에 등장하는 샤아와 카이의 에피소드도 짧지만 샤아의 생각과 가치관을 나름대로 잘 해석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아무로와 샤아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시작한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후반부에 이르러 아무로와 샤아를 등장시켜 제법 묵직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선라이즈에서도 이 시리즈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고 있다는 의미로 보아도 될 듯 합니다. 또한 비록 회상일 뿐이지만, 소녀 시절의 하만 칸(이는 키타즈메의 코믹스에서 그린 하만의 코스튬과 헤어 스타일을 그대로 따름)이 등장하기도 하며, 오리진 시리즈의 9편에 등장했던 지온 줌 다이쿤의 정실인 로젤시아 역시 회상씬에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는 이 작품의 같은 건담 계열 코믹스의 야스히코 화백의 '건담 디 오리진'이나 기타즈메 히로유키의 코믹스인 '기동전사 건담 CDA, 젊은 혜성의 초상'과 같은 부분의 설정을 공유하는 의미로 건담의 공식적인 세계관이나 설정을 감안하고 작품을 그렸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꽤 신경을 썼다는 의미인 셈이죠.


시리즈 말미에 부록으로 등장하는 성우 코멘트는 건담 시리즈에 출연했던 성우들이 본 코믹스에 대한 느낌을 짧게 언급하는 부분입니다. 1권에서는 카이의 성우였던 후루카와 토시오와 고토부키의 대담이 실렸습니다만, 이번에는 아무로 레이 역의 후루야 토오루 이하 여러 명의 성우들이 코멘트를 달고 있군요. 특히 벨토치카 일마 역을 맡았던 카와무라 마리아나 하만 역을 맡았던 사카키바라 요시코의 코멘트는 반가웠다고나 할까요. 여기에 샤아를 연기한 이케다 슈이치의 특집 코멘트가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큰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한 소재는 아니었지만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건담 시리즈의 빈 시간대를 적절하게 이용하면서도 제법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 아이디어가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만화영화로서는 다소 지루할지도 모릅니다만, 이런 주변적인 관점으로 우주세기를 바라보는 신작이 만화영화화 되는 것도 우주세기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군요. 예컨데 카라바와 아무로 레이, 그리고 벨토치카를 소재로 한 이야기라든지 말입니다.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지겹도록 반복되는 건담 월드 속에서 나름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Z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2 - 6점
고토부키 츠카사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작/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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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에 이은 카이의 추억 여행

토부키 츠카사가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 매거진 '건담 에이스'를 통해 연재한 카이 시덴을 주인공으로 한 코믹스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리포트)'의 속편 격이라 할 수 있는 '기동전사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메모리)'가 2011년 9월 중순부터 한글 번역판으로 발행되었습니다. AK가 의외로 전편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가 1부를 발행한 뒤 2부를 발행하지 않고 카이 시덴의 메모리 1부를 먼저 발행했군요. 작품의 전체적인 개요나 작가에 대한 짤막한 소개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 (바로가기)


이번 작품은 TV 만화영화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1979)'의 배경이 되는 1년 전쟁 당시 주인공인 아무로 레이의 전우였던 카이 시덴이 전후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성장하여 1년 전쟁 기념 전시회에 참여하여 자신의 추억이 담긴 여러가지 전시품을 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작품입니다. 전편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가 '기동전사 Z 건담(1985)'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원작에서 미처 이야기 하지 않은 시점과 공간에서의 카이의 활약을 담고 있다면, 이번 편은 현재 시점의 카이가 아닌 과거 1년 전쟁 당시의 시점에서 작품에서 미처 언급되지 않은 시간과 장소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원래 건담 월드의 설정을 최대한 반영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 원작과의 괴리감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펜터치는 카이 시덴의 리포트보다는 좀 더 작가만의 개성이랄까, 혹은 다른 방향에서의 시도가 엿보인다 하겠는데요. 실제 카이 시덴의 리포트와 본 작품은 약 2년 정도의 시간차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작가의 작화 스타일이 다소 변한 것이라 짐작이 가는군요. 전반적으로 디테일은 상승하였으나 캐릭터의 느낌은 카이 시덴의 리포트 쪽이 더 나은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카이 시덴의 메모리는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년 전쟁 기념관에 초대받은 카이가 전시장에 진열된 옛 1년 전쟁 당시의 탑승함 화이트 베이스의 유물들을 보며 옛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매 챕터마다 과거 화이트베이스에서의 추억이 카이의 관점에서 회자되고 있는데요. 역시 전작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에 이어 이번 작품도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극히 정적인 전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건담 월드에 대해 나름의 지식과 흥미를 가진 사람(주로 우주세기 건담팬들에 한정되겠지만)이 아니라면 이런 전개는 극히 지루하다고 할 수 있겠죠. 어차피 본작의 타겟층은 우주세기 건담의 팬들에 국한되어 있긴 합니다만.


위의 사진을 보면 전작에 비해 메카닉 디테일이 좀 더 나아졌음을 느낄 수가 있는데요. 아쉽게도 대화 중심의 코믹스라서 향샹된 메카닉 디테일이 작품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합니다. 전시회가 열리는 시점은 초반에 리포터가 '지온공국을 수립하고 지구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로부터 약 반세기...'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지온공국의 설립년도인 우주세기 0058년으로부터 약 50년 후인 우주세기 0108년 전후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카이 시덴의 나이는 대략 40대 중반으로 볼 수 있겠군요. 우주세기 0096년을 시간대로 하는 '기동전사 건담 UC(2011)'보다 후의 이야기이며, 우주세기 0105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섬광의 하사웨이'와 비슷한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두 작품간의 상관관계는 없습니다만. 


본 작품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펜 터치가 변하면서 인물들의 미간 부분의 묘사가 지나치게 과하여 대체적으로 캐릭터들이 신경질적으로 보인다는 점인데요. 후반부 에피소드에서는 그런 부분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만, 챕터 2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물론, 등장인물들의 상황 자체가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을 상황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히스테릭한 느낌으로 그려져 다소 거슬리는 느낌을 줍니다. 원작에서는 가장 유순한 인물인 미라이 마저도 신경질적인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군요.


전시회에서 카이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인 로제. 전시회의 도우미이기도 한 그녀는 과거 카이의 추억 속의 여인이기도 했던 미하르와 다소 닮은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아무래도 이는 작가가 의도한 설정인 듯 합니다. 챕터 중간중간 이뤄지는 편집담당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러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군요.


본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챕터 9의 코어블록과 챕터 10의 빅팀즈. 건담, 건캐논, 건탱크에 탑재된 코어블록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방군의 비밀작전인 V 작전에 숨겨진 의중을 화이트 베이스의 승무원들이 파헤쳐가는 에피소드인데요. 하나의 사실 속에 숨겨진 음모를 추리해나가는 이야기이다보니 이런 대화 중심의 코믹스에서는 가장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생각됩니다.

카이 시덴의 메모리는 내용상으로는 전작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 1권에 비해 좀 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원작에서 다루지 않은 비어있는 시간대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다소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대화 위주로 진행되어 지루함이 느껴졌던 카이 시덴의 리포트에 비해서는 형식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이 좀 더 많았다는 느낌이랄까요. 후속편을 암시하는 모양새로 끝났으나 일본에서도 아직 1권의 내용 이후로는 더이상의 연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듯 하군요. 카이 시덴의 추억을 좀 더 엿보고 싶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sukasa KOTOBUKI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1 - 8점
고토부키 츠카사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작/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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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카이 시덴의 관점으로 바라본 건담 사이드 스토리

'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코토부키 츠카사가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잡지 '건담 에이스'에 2005년부터 연재했던 총 18화의 코믹스를 단행본으로 엮은 제1탄으로, AK 커뮤니케이션즈가 2011년 8월 말에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행한 코믹스이기도 합니다. 0화부터 17화까지의 이야기중 7화까지를 묶은 1권이 이번에 한국에서 발행되었고, 9화부터 17화까지를 담은 2권은 한국에서는 아직 발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참고로,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라는 부제로 발간된 2권의 단행본 외에도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라는 부제의 단행본도 일본에서 발간되었죠.

작가인 코토부키 츠카사는 만화가 겸 애니메이터이자 게임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인물로,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이전에 '가자, 가자, 우리들의 V 건담'이라는 코믹스를 이미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연재한 경력이 있습니다. 다만 개그물로 분류되는 우리들의 V 건담과 달리 이번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드라마적 구도가 돋보이는 성인취향의 코믹스로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코토부키는 코믹스 외에도 'VS 기사 라무네&40염(1996)', '아키하바라 전뇌조(1998)' 등의 캐릭터 디자인을 거쳐 '슈퍼로봇대전 OG - 디 인스펙터(2010)'의 메카닉 디자인을 맡기도 했죠. 이런 작품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작가의 성향과는 좀 다른 느낌의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굉장히 뛰어난 필력은 아니지만 펜 터치는 깔끔하고 정교합니다. 초기 기획단계에서는 카이 시덴의 시점으로 바라본 그리프스 전쟁 당시의 아무로 레이라는 플롯이었으나, 아무로나 샤아와 같은 거물급 캐릭터를 소재로 한 코믹스에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던 선라이즈 측의 제안으로 카이 시덴을 주인공으로 하는 별개의 이야기로 방향이 조정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덕분에 제타 건담 때만해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카이가 주인공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됩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어떤 사건과 인물이 있고, 그 현장에 카이 시덴이 등장하여 사건을 바라보는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체의 에피소드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하나하나의 단막극과 같은 성격을 띄고 있는 셈이죠. '기동전사 제타 건담 (1985)'의 이야기를 베이스로 이야기 사이사이 비어있는 작은 틈새에 카이 시덴의 눈으로 바라본 사건을 끼워넣는다는 느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TV 시리즈에서 굳이 하지 않았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런 식으로 구성한 것은 나름 괜찮은 선택이라 보이는군요.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작가와 담당자의 후일담이 등장합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코너(?)네요. 이 작품, 또는 에피소드에 대한 작가의 의도나 관련 에피소드들이 인터뷰 형태로 쓰여져 마니아들에게는 나름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뒤의 삽입 그림 때문에 가독성은 다소 떨어지는군요.


제타 건담의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자브로에 붙잡힌 카이와 레코아의 상황을 감방 안 카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에피소드. 모든 에피소드는 제타 건담에서 벌어졌던 중요한 에피소드 직전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에 카이 시덴이 관련되어 이야기를 끌어가게 됩니다. 다만 사건 중심이라기보다는 대화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어서 건담을 소재로 한 작품임에도 모빌슈트 전투라든지 우주 함대전과 같은 장면들은 볼 수가 없는 것이 이 코믹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건담의 세계, 특히 우주세기의 세계관을 잘 모르는 캐쥬얼한 팬들에게는 생각 외로 지루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겠네요.


엘로스가 제타 건담에서 가장 이뻐(?)했던 히로인 벨토치카 일마가 등장하는 에피소드. 아무로 레이와 만나기 전 카이 시덴과 대화를 나누는 에피소드입니다. 


모빌슈트 등장 장면이 거의 없는 이 코믹스이지만 에피소드 4에서는 제법 많은 수의 모빌슈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메카닉 디자인도 가능한 작가이기에 모빌슈트의 묘사도 준수한 편이네요.


에피소드 6편과 7편은 샤아 아즈나블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샤아가 직접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붙잡힌 카이 시덴과 티탄즈의 인물들과의 대화가 중심인 에피소드이죠. 샤아 아즈나블은 그저 이 에피소드의 주요 소재라고나 할까요. 에피소드별 챕터 제목은 이렇게 카이 시덴이 각 에피소드에서 대화를 하거나 소재로 삼는 인물들의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믹스의 끝부분에는 재미있게도 카이 시덴의 성우를 맡았던 후루카와 토시오 씨와 작가와의 대화가 실려 있습니다. 에피소드 별 담당자와의 인터뷰와 달리 이 부분은 책의 전반적인 의도와 주인공인 카이 시덴, 그리고 건담에 대한 작가와 성우의 대화들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확실히 팬 서비스적 느낌이 강한 부분으로, 왠만한 팬덤을 형성한 작품이 아니고서야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도 하겠습니다. 라이트하게 건담을 즐기는 팬들에게는 다소 부담 스러운 부분이기도 하겠군요.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확실히 대중적인 작품은 아닙니다. '아, 이런 작품도 있구나, 독특하네' 정도의 뉘앙스를 가지는 다소 마이너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지요. 텍스트의 양이 꽤 많고 전반적으로 대화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이라 몰입도는 다소 떨어지고, 사건 자체도 본편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임팩트 있는 사건들을 이야기 소재로 삼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소소하면서도 제법 깊이 있고, 의외로 독특한 맛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건담의 팬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를 주지 않을까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sukasa KOTOBUKI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Z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1 - 8점
고토부키 츠카사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작/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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