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 Chronicles/1980s 2010.12.28 08:58


전투메카 자붕글 (1982), 戦闘メカ ザブングル / Combat Mecha Xabungle


ⓒ SOTSU · SUNRISE


<정보>

◈ 원안/원작: 야다테 하지메 / 토미노 요시유키, 스즈키 요시타케
◈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연출: 카시마 노리오, 후지와라 료지, 카세 미츠코, 세키타 오사무 外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 이토 츠네히사, 아라키 요시히사, 요시카와 소지 外
◈ 콘티: 토미노 요시유키, 타키자와 토시후미, 야마자키 카즈오 外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코가와 토모노리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이즈부치 유타카 (게스트 메카닉 디자인)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
◈ 음악/노래: 마카이노 코지 / 쿠시다 아키라 (오프닝/엔딩), MIO (삽입곡)
◈ 프로듀서: 森山涇, 普入弘, 나카가와 히로노리
◈ 제작사: 선라이즈, 나고야 TV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2.02.06 ~ 1983.01.29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황량한 혹성 조라. 혹성의 지배계급인 이노센트가 정한 3일법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고도 3일 동안만 범죄 혐의를 피할 수 있으면 무죄가 되는 이곳은 무법지대나 다름없는 세상이다. 이 3일법에 의해 자신의 부모를 살해하고 무죄를 선고받은 팀프 샤론에게 복수하기 위해 지론 아모스는 3일법을 무시하고 그를 추적한다. 이 세계에서 평민계급인 시빌리언은 이노센트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 사실 시빌리언은 황량한 혹성을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대지로 만들기 위해 이노센트들이 창조해낸 유전자 조작 인간들. 돔 안의 세계에서만 살고 있는 이노센트와 달리 황량한 혹성의 환경에서도 적응이 가능한 시빌리언들은 이제까지 이노센트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론과 같은 특이한 종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사태는 점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려 하고 있었다.


<소개>

희대의 문제작이었던 '전설거신 이데온(1981)'에 이은 토미노 요시유키의 차기작. 아동용 로봇물에서 지나치게 우울한 설정과 엔딩을 보여주었던 '무적초인 점보트3(1977)'에 이어 유쾌한 하드보일드 액션 로봇물인 '무적강인 다이탄3(1978)'을 선보이고, '몰살의 토미노'라는 악명을 안겨준 문제작 이데온 뒤에는 이 자붕글을, 우울한 판타지 로봇물 '성전사 단바인(1983)' 뒤에는 유쾌한 스페이스 판타지 로봇물인 '중전기 엘가임(1984)'을, 그리고 주인공이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를 졸전 끝에 행방불명 시켜버린 '기동전사 제타건담(1985)' 뒤에는 건담의 모든 패턴을 바꾸려 했던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을 선보이는 등 토미노 요시유키는 항상 직전작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차기작으로 만들어내고는 했다. 이 자붕글 역시 이데온과는 전혀 다른 유쾌함과 기존의 패턴을 벗어나는 파격을 선보인 작품이다. 어찌보면 반골정신이 강한 토미노 감독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
 
서부극이라는 컨셉을 대입하고 활극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등, 로봇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스타일의 작품으로, 작품의 분위기도 밝은 코미디 터치로 그려지고 있다. 이노센트와 그에 의해 창조된 유전자 조작 인류인 시빌리언의 구도는 무척 무거운 주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과거의 유적들로 볼 때 혹성 조라는 핵전쟁으로 멸망해버린 지구의 먼 미래의 모습이라 추정되는 등, 세계관 자체는 토미노 감독의 작품답게 무겁고 암울하지만, 작품에 앞서 성까지 계명하고 아무도 죽지않는다는 홍보를 할 정도(이것이 토미노 감독의 의지인지 제작사의 권유에 의한 것인지는 불명)로 이야기는 우울한 것과는 거리가 있으며 결말도 미래지향적이다.

주역메카인 자붕글의 경우는 변신 기능이 탑재된 몹시도 슈퍼로봇스러운 형태를 띄고 있는데, 건담과 이데온을 거치며 스폰서로 토미노와 지속적으로 인연을 쌓은 완구 업체 크로바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토미노 감독이 골치 아픈 스폰서와의 논쟁을 피하기 위해 이데온에 이어 스폰서의 생각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스폰서의 과도한 작품 간섭은 분명 작가주의를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로봇 만화영화를 계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이를 마냥 나쁘게 볼 수 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특히, 한국의 완구업체인 뽀빠이 과학의 경우는 이러한 스폰서-제작사 간의 기획단계부터의 협의 시스템에 큰 감명을 받게 되고 이를 최초로 한국의 만화영화 제작 시스템에 도입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세간에는 태권브이 표절의 결정판으로 알려진 '슈퍼 태권브이(1982)'인 것이다. 당시 슈퍼 태권브이는 자붕글의 완구를 가져와 얼굴만 태권브이의 것으로 교체하여 판매하게 되는데, 이는 악의적인 의도라기 보다는 당시 자체완구를 만들 여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표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이 행해진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시점에서 이는 명백한 표절행위이다.)

주인공 지론은 시리즈 중간에 자붕글에서 워커 갤리어로 메카를 바꿔 타게 되는데, 이는 당시 로봇물로서는 파격적인 모습이었다. 주역메카가 시리즈 중간에 교체되는 것은 이례적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슈퍼로봇의 모습을 한 자붕글 외에는 모두 기계에 가까운 메카가 등장하는 작품의 세계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토미노 감독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었는데, 후일 단바인이나 엘가임, 제타 건담 등에서 계속적으로 이같은 주역메카의 교체가 시도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제타 건담의 경우는 주역메카의 프라모델 제작일정이 늦춰지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중반부에 이르러서 메카가 교체된다는 형태로 이야기가 수정되기도 한다. 이것은 후일 주역메카의 교체가 스폰서의 비즈니스적 사정이나 스케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거대한 함선에서 로봇 형태로 변신하는 아이언기어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보다 먼저 거대 전함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캐릭터 디자인은 이데온에 이어 코가와 토모노리를 기용하면서 토미노의 작품에서 하나의 정체성(라이딘부터 건담까지 그는 계속 야스히코와 일해왔다. 아, 다이탄3은 제외)이기도 했던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그늘을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가와 토모노리와의 호흡은 차기작인 단바인까지 계속되며, 이후에는 코가와의 제자인 기타즈메 히로유키가 그 바톤을 이어받게 된다. (제타 건담에서는 캐릭터 디자인은 야스히코가, 작화감독은 기타즈메와 온다 나오유키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맡게 되면서 구 파트너와 신 파트너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둥글둥글한 자붕글의 캐릭터 디자인은 이제까지 미남 주인공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토미노의 작품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독특함을 자랑하고 있는데, 일설에는 토미노마저도 이 이질적인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데온부터 자붕글에 이르기까지 토미노가 선보인 로봇 장르는 엄밀히 표현하면 이제와서는 '리얼 로봇'이라 일컬어지는 장르적 특색과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데온과 자붕글 모두 슈퍼로봇물에 가까운 변신 합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토미노는 리얼 로봇의 구축보다는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롭고 참신한 작품을 만들어내려 했음을 짐직할 수 있다. 그리고 이후로도 토미노 감독의 새로운 도전은 단바인과 엘가임으로 계속지만 결국 팬과 스폰서의 압력에 의해 제타 건담으로 다시 리얼 로봇의 세계로 복귀하게 된다.

83년에는 7월에는 기존의 TV 판에 신작컷을 추가한 편집 극장판 '자붕글 그래피티(1983)'가 개봉되기도 하였다. '태양의 송곳니 더그람 극장판(1983)'과 함께 개봉되었으며, 일부 조연 캐릭터를 죽지 않게 만드는 등 TV 시리즈의 결말과는 다른 전개를 보여주었다.

ⓒ SOTSU · SUNRISE



<참고 사이트>

[1] 戦闘メカ ザブングル, Wikipedia Japan
[2] 전투메카 자붕글, 엔하위키 미러
[3] 전투메카 자붕글&태양의 어금니 더그램 1983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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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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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작품 주제가도 예술이죠. ㅠ.ㅠ

    보컬 분들이 꽤나 거물이십니다.

    2010.12.28 09: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 전 잘몰랐는데, 쿠시다 아키라 특촬물 쪽에서 많은 활약을 한 가수더군요. MIO의 경우는 건담 0083의 2기 오프닝으로 저한테는 익숙하네요.

      2010.12.28 12:37 신고 [ ADDR : EDIT/ DEL ]
  2. 대가리만 바꿔끼우면 슈퍼태권브이 ㅠㅠ

    2010.12.28 09:40 [ ADDR : EDIT/ DEL : REPLY ]
    • 안타까운 일이었죠. 게다가 당시 등장한 적 로봇들은 기동전사 건담의 지온MS들을 도용...

      2010.12.28 12:38 신고 [ ADDR : EDIT/ DEL ]
  3. ㅎㅖ진

    슈퍼태권브이~ 하니까 동공확장..ㅎㅎ
    태권브이는 제 동생이 어릴때 무척 좋아했죠..^^
    어릴때 만든 조립 제품이 아직도 있어요.. 건들지도 못하게 하죠ㅡ.ㅡ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0.12.28 11:54 [ ADDR : EDIT/ DEL : REPLY ]
    • 허걱 그걸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니 동생분도 만만치 않은데요? ㅎㅎ 오늘 눈많이 왔던데 퇴근길 조심하세요~

      2010.12.28 12:39 신고 [ ADDR : EDIT/ DEL ]
  4. 슈퍼 태권브이가 차렷 자세로 총 들고 서있던 프라모델(아니, 생각해보니 완구였네요) 박스 아트가 생각나네요. 주전자 꼬마도 같이 박혀있던... 당시 어머니 심부름으로 신협에 입금을 하러 가면서 그 놈을 들고 갔는데 거기 정신이 팔려서 엉뚱한 가게 문 닫은 걸 보고는 신협 쉬는 줄 알고 그냥 집에 갔다가 어머니께 디지게 혼나고 슈퍼 태권브이는 슈퍼하게 박살나버린 기억이... -.-;;

    2010.12.28 12: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크... 가끔 나이트세이버님 두렵습니다. 어떻게 그 세세한 것까지 다 기억하시는지 ^^;;

      2010.12.28 12:40 신고 [ ADDR : EDIT/ DEL ]
  5. MIO씨는 현재 MIQ로 이름을 바꿔서 활동 중입니다.

    쿠시다 아키라씨는 작년에 데뷔 40주년을 맞으셨다죠. ㅠ.ㅠ

    2010.12.28 22: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두렵다시는건 좀... ^-^;; 전 그랬어요.보물섬이나 어깨동무 연재 만화 대사를 다 외워서 애들하고 집에 갈 때 읊어주고 하긴 했고 커서도 별 쓸 데 없는 기억을 주저리 주저리 읊기도 했지요. 아마 엘로스님을 뵈어도 다르진 않겠지만 추억을 공유할 사람이 없어서 이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엘로스님 포스팅에 처음 댓글 남긴게 그로이저였는데 그때도 그랬지요. 주제가를 듣는데 눈물이 난다고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뭔 얘길 하려 한건지 정리가 안되지만 암튼 그래요.

    2010.12.29 01: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개인적으로 그런 주옥같은 기억을 나이트세이버님만의 블로그에 남겨놓으면 정말 멋진 블로그가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ㅎㅎ 두렵다는 건 대단하다는 말의 역설적 표현이니 너무 심려치 마세요. ^^

      2010.12.29 10:25 신고 [ ADDR : EDIT/ DEL ]
  7.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국내에 자붕글 펀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던 장난감은 엄청 탐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2010.12.29 13: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익명

    ㅇㅅㅇ..자붕글 설정집(스튜디오에서 당시 썼을것으로 추정되는 복사본) A3을 사서 가지고 있는데=_=... 대박이더군요
    사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원화가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책이 만화영화기법(후에나온거)과 애니메이션작화법(먼저나온거)일텐데, 20년이상이나 꾸준히 시작하는 교제로써 감독님들이 추천하더군요. 그리고 설정집, 이건 뭐, 말이 안나오는 값어치를 하더군요. 약 100에 업어온 가치를 해준... 그렇게 멋지게 포즈를 잡을 수 있는게 요시카즈 말고도 있었다는건 저에겐 충격이었습니다.
    코가와도 그렇지만, 에이스를 노려라의 총작감인 스기타(?) 던가 그분 필력도 신급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화보집을 구하고 싶은데...거의 환상이라 불릴정도라 잘 팔질 않네요)

    2011.01.16 17:06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아, 스기노 아키오 작화감독을 말씀하시는거군요. 데자키 오사무 감독과 콤비를 맞춰 허리케인 죠, 에이스를 노려라, 보물섬, 집없는 아이 레미, 베르사이유 장미, 코브라, 고르고13 등 숱한 명작을 만들어낸 분이죠. ^^

      코가와 토모노리는 비보라는 창작집단을 만들어냈고, 그 문하에 제타건담부터 더블제타 역습의 샤아까지 우주세기 건담에서 야스히코와 함께 캐릭터 디자인을 양분했던 기타즈메 히로유키와, 초미형 캐릭터 디자인으로 21세기 들어 뒤늦게 주목받는 온다 나오유키 등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양반이니 필력이야 야스히코에 뒤쳐질지언정 그 영향력은 야스히코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 ^^

      2011.01.16 23:0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