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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ropaCorp · M6 Films · Griv Productions


<스탭>

◈ 감독: 피에르 모렐(Pierre Morel)
◈ 각본: 뤽 베송(Luc Besson), 로버트 마크 케이면(Robert Mark Kamen)
◈ 캐스팅: 리암 니슨(Liam Neeson), 매기 그레이스(Maggie Grace), 올리비에 라보르딘(Olivier Rabourdin), 팜케 얀센(Famke Janssen)
◈ 제작: 파라마운트 픽쳐스


<시놉시스>

전직 CIA 요원 브라이언(리암 니슨 분)은 안정적이지 못한 가정생활로 인해 아내인 레노어(팜케 얀센 분)와 이혼하고 홀로 생활하는 독신남이다. 그에게 있어서 유일한 낙은 딸(매기 그레이스 분)인 킴 뿐. 하지만 레노어의 새 남편이자 킴의 계부인 스튜어트는 변변한 직업 하나 없는 브라이언과는 달리 부유하고 안정적인 기업가이다. 가수가 꿈인 킴을 위해 그녀의 17세 생일파티에 노래방 기계를 사들고 찾아가는 브라이언. 하지만, 그의 선물은 스튜어트가 마련한 멋진 말 앞에서 한없이 초라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느닷없이 킴이 브라이언에게 같이 식사하자는 전화를 한다. 뜻밖의 킴의 약속에 뛸듯이 기뻐하는 브라이언, 하지만 그건 친구와 단둘이 파리 여행을 가기 위해 친부의 허락을 받기 위한 자리였다. 상심한 브라이언은 단둘이 여행가는 딸이 걱정되어 이를 허락하지 않지만, 울면서 뛰쳐나가는 킴을 보고 마음이 흔들려 자신에게 꼬박꼬박 전화하는 것을 전제로 여행을 허락하게 된다. 드디어 킴이 파리로 떠나고... 약속된 시간에 딸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자 브라이언은 초조해 한다. 마침내 걸려온 딸의 전화, 하지만 그것은 안부전화가 아닌 도움을 청하는 다급한 전화였는데...


리암 니슨의 원맨쇼가 빛난, A급이 되기엔 다소 모자란 액션 스릴러

TV 무료영화를 통해 마침내 접하게 된 '테이큰(2008)'. 사실 수년전 지상파의 영화프로를 통해 소개가 될 당시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남다른 흥미를 갖고 있었다.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한 전직 CIA 요원인 아빠의 피말리는 추격전은 얼핏 느끼기에 한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서스펜스 스릴러를 연상시켰기 때문이었다. 제한된 단서만으로 실낱같은 딸의 흔적을 쫓는 전직 CIA 요원의 추격전이라면 분명 꽤 좋은 스릴러물로 그려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주인공이 리암 니슨이라는 점도 믿음이 갔었고 말이다. 허나 결론적으로 테이큰은 예상과는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하여 테이큰이 어떤 작품이다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감상했기에 사실 기대는 최초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 편이었다. 다만 어렴풋이나마 적어도 감상을 후회할 정도의 작품은 아닐 것이다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기대했던 서스펜스 스릴러는 아니었지만, 테이큰은 재미있고 통쾌한 액션 스릴러로는 부족함이 없었으며, 리암 니슨의 호연에 힘입어 좀 더 비범함이 돋보인 작품이 되었다 하겠다. 이는 서두에서 묘사되는 브라이언의 처지가 큰 요인이 되었다.

신분을 숨겨야만 했던 CIA 요원이라는 직업으로 인해 브라이언의 아내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그와 이혼하고 돈많고 자상한 남자와 재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브라이언은 CIA를 은퇴하고 변변한 직업없이 혼자서 살아가는 신세로 자신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외동딸이 있지만, 부유한 집에서 부족함 없이 살고 있는 딸에게 다가가기에 자신은 너무도 초라한 신세다. 이는 한평생 가족만을 보고 일해왔으나 가족들과 격리된 체 소외받는 한국의 아버지들과도 묘하게 오버랩 되는 측면이 있다. 딸의 생일날 선물한 노래방 기계가 계부가 사준 최고급 종마에 의해 간단히 소외받는 장면이라든지, 예상치 못했던 딸과의 평범한 점심식사에 세상을 모두 얻은 듯이 기뻐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은 후에 벌어진 무자비한 브라이언의 복수극과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인정받지 못하던 가장이 극한 상황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믿음직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딸을 납치해간 인신매매범들을 향하여 무자비한 응징를 가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은 흡사 이정범 감독, 원빈 주연의 '아저씨(2010)'를 연상시킨다. 위기에 빠진 가족을 구출한다는 점에서는 유명한 TV 미니 시리즈 '24시(2001~현재)'나 폴 해기스 감독, 러셀 크로우 주연의 '쓰리 데이즈(2010)'와도 비슷한 스타일이라 하겠지만, 24시에 비해서 치밀한 두뇌게임이나 서스펜스가 부족하며 쓰리 데이즈에 비해서는 드라마성이 부족하다. 스릴러의 느낌이 가미된 액션물이라는 점에서 테이큰은 이 두 작품보다는 아저씨와의 비교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본 시리즈'와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특수요원의 액션물이라는 점에서는 수긍이 가지만, 쫓느냐 쫓기느냐의 차이가 엄연히 있으며, 서스펜스와 액션의 조화가 뛰어났던 본 시리즈에 비해 테이큰은 세기가 많이 부족하다. 

인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한 인신매매 조직과, 여기서 사들인 처녀들을 인간경매로 팔아버리는 파렴치한 무리들을 응징하는 장면은 다소 잔혹하긴 하지만 통쾌함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다만, 해외에서는 PG-13 등급의 작품이 국내 개봉시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상향조정되었는데, 그 정도라고 하기에는 다소 소프트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PG-13 등급으로 주기에도 개인적으로는 후하지 않나 싶고, R 등급 정도면 괜찮을 수위랄까. 라스트 액션 장면은 흡사 아저씨의 라스트 대결처럼 1대 다수로 수많은 경호원들을 물리치는데, 특히 마지막에 맞닥뜨리는 경호원은 둥그렇게 휜 형태의 단검을 사용하는 아랍인이라는 점에서 아저씨에서 원빈과 마지막 대결을 펼치는 타나용 웡트라쿨과 그의 휘어진 단검의 데자뷰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액션연출은 아저씨에 비해 스타일이나 세련됨이 부족하며, 다만 실전 특공무술을 선보이는 리암 니슨의 액션은 노쇠한 그의 연령을 감안했을 때 리얼리티가 넘친다. 이는 '13구역(2004)'을 통해 스피디한 프랑스식 액션을 선보인 피에르 모렐의 힘이 아닌가 싶다.

그토록 많은 살상을 저지른 뒤, 딸과 함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귀국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은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영화적으로 생략되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비현실적이고 비약이 심하다. 그건 납치 후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리라 예상되는 딸이 너무도 해맑게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껴지는 리얼리티 측면의 흠이다. 프랑스 영화인 이 작품이 헐리우드식 액션영화와 마찬가지로 너무 감상적인 엔딩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마무리라 하겠다.

'도망자(1993)'와 같은 작품이기를 기대했으나 테이큰은 그러한 기대에는 못미치는, 스릴러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액션물이다. 다만, 액션물로서의 이 작품은 생각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적어도 보고 난 뒤 돈이 아까운 영화는 아니라 하겠다. 기대 이상의 흥행으로 현재 속편도 기획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속편은 그닥 좋은 선택은 아니라 보인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EuropaCorp · M6 Films · Griv Production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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