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Movie Review 2011.07.13 08:58

             

ⓒ Columbia Pictures


<스탭>

◈ 감독/각본: 앤드류 니콜(Andrew Niccol)
◈ 캐스팅: 에단 호크(Ethan Hawke), 우마 서먼(Uma Thurman), 주드 로(Jude Law)
◈ 제작: 콜럼비아 픽쳐스(Columbia Pictures)


<시놉시스> 

근 미래의 사회. 태어날 때 각종 질병과 좋지 않은 성향의 원인이 되는 DNA를 제거하고, 완벽한 DNA만을 가진 태아로 태어나게 하는 시험관 시술의 인기로 인류의 출산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갈라지게 된다. 산모의 자궁을 통해 태어나는 자연적인 방법인 '신의 아이'와 부모의 정자와 난자를 추출해 완벽한 DNA로 시험관에서 태어나는 인공적인 방법인 '인간의 아이'로 나뉘어진 것이다. 선천적인 신체조건과 정신적 장애가 없는 이들 '인간의 아이'들은 곧 사회 각층의 엘리트로 성장하게 되고, 자연 그대로의 과정을 거쳐 태어난 보통의 아이들은 곧 사회에서 하층민으로 전락하는 생물학적 차별화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엄마의 뱃속에서 정상적으로 태어난 빈센트 프리맨은 태어날 때 심장질환과 범죄자의 가능성을 지녔으며, 예상 수명이 31살 밖에 안되는 열성인자를 갖고 태어난 소년이다. 자라나면서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빈센트, 시험관 아기로 태어난 동생 안톤과의 수영시합에서 매번 패하던 그는 마지막 시함에서 동생을 이겨낸 뒤, 열성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마침내 그는 집을 나와 자신의 꿈을 향해 혹독한 걸음을 내딛게 된다.

하지만, 유전자 레벨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이 사회는 빈센트의 모든 노력을 결국 물거품으로 만들 뿐이었다. 여러번의 응시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면접에서 번번이 통과하지 못한 그는, 결국 청소부로 우주항공회사 가타카에 발을 들이게 된다.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을 해도 극복할 수 없는 DNA의 한계. 마침내 빈센트는 우성 DNA를 사고 파는 DNA의 중계인을 통해 자신의 꿈에 다가갈 수 있는 어둠의 경로를 찾게 된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빈센트는 제롬 머로우라는 초일류 엘리트로 새 인생을 살게 되는데...


DNA로 모든 것이 결정된 미래의 사회, 한 남자가 마침내 그 벽을 넘다.

ⓒ Columbia Pictures

'루먼 쇼(1998)'로 우리에게 꽤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각본가 앤드류 니콜의 97년 연출 데뷔작인 '가타카(1997)'는 유전공학을 통해 우성 DNA만을 골라 시험관 아기를 태어나게 할 수 있는 근미래를 배경 삼아, 열성 DNA를 가진 보통 인간이었던 빈센트 프리맨(에단 호크 분)이 우성 DNA를 가진 엘리트들이 가득한 우주 항공회사 '가타카'에서 그들을 제치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생물학적으로 신분이 갈리는 세상이라는 설정 자체도 흥미로우며, 완벽한 인간들 사이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불완전한 인간의 이야기 역시 드라마적 매력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매번 DNA로 모든 것을 검사하는 철저한 관리사회 속에서 부적격자인 빈센트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적격자로 태어나는 과정과, 그 이후 그가 자신의 정체를 타인들에 감쪽같이 속이기 위해서 벌이는 여러가지 과정들, 그리고 뜻하지 않게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는 구도로 풀어가면서 극적인 재미를 더해준 것이 이 영화에게 스테레오적인 매력을 부여한 것이 아닌가 싶다.

태어날 때부터 신분을 결정짓는 미래형 관리사회는 흡사 타케미야 케이코의 만화 '지구로(1977)'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이 14세가 되는 해에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합한지의 여부를 테스트 받고 감별되는 먼 미래의 세상과 유사하다. 부적격적자로 낙인찍힌 아이들이 실상은 초능력과 같은 특수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로, 슈퍼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세상에 반기를 들고 솔져라는 인물의 지휘 아래 고독한 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의 지구로가 좀 더 스케일이 큰 SF 어드벤쳐의 성격을 띄고 있다면, 이 작품 가타카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DNA를 속이고 엘리트 사회에 발을 디딘 빈센트가 갑자기 회사 내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그로 인해 들이닥친 경찰들로 인해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는 상황 속에서 빈센트의 내면의 갈등과 사랑, 그리고 통제된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파헤치는 미스테리 드라마적인 구도를 취하고 있다. 드라마 면에서는 지구로보다 농밀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SF라고는 하지만 빈센트와 그에게 유전자를 빌려준 유진(주드 로 분)과의 우정, 그리고 빈센트처럼 인간의 뱃속에서 태어난 여인인 아이린(우마 서먼 분)과의 사랑, 살인사건으로 인해 스스로의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한 빈센트의 갈등 등, 드라마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보니 SF로서 화려한 특수효과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완벽히 통제된 사회를 묘사하기 위해 세트는 굉장히 차갑고 냉정하며, 딱딱한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금속성의 이미지만으로도 지금과는 다른 미래 사회의 모습을 훌륭히 보여주고 있다. 매일 실행되는 DNA 감별을 통과하기 위해 매일 각질 제거와 제모를 하고, 혈액샘플 채집에 대응하기 위한 가짜 피부조직과 유진의 혈액 샘플, 그리고 소변 샘플을 매일 준비하는 빈센트의 철저한 관리는 사회의 차별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길인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 지금의 사회 시스템에서조차 신분적 한계를 극복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하물며, 유전자 레벨에서 신분이 결정지워지는 가상의 세계는 오죽하겠는가.

가타카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SF 물이다. 메시지도 좋았으며, 아주 최첨단의 미래사회를 그리지는 않았지만, 경직되고 차가운 근미래의 모습을 여러모로 잘 표현해 냈다. 드라마에 포인트를 준 미스테리적 구성도 만족스러웠다. 데뷔작으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앤드류 니콜은 바로 그 다음해 트루먼 쇼에서도 상당히 재기 넘치는 이야기를 창작하면서, 매력적인 세계관과 꽤 깊이 있는 메시지가 공존하는 범상치 않은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을 보여주게 된다. 다만, 그 이후의 작품들이 가타카나 트루먼 쇼만큼의 아우라를 보여주지 못함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자신을 경외하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조작된 DNA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우주선에 타기 직전 마지막 소변 검사에서 모든 것을 체념한 체 진짜 자신의 소변을 검사관에게 내민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분명한 것은 완벽한 세상일수록 사람들은 불완전함을 그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불완전하게 태어났을까. 그것은 완전함을 향해 한발한발 내딛는 인간의 삶이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은 아닐까.

덧붙임) EBS에서 방영된 일요시네마를 통해 이 작품을 본 것은 꽤 행운이었다. 보통 때라면 그 시간에 TV를 보지 못했었는데, 때마침 내린 장마비로 하루종일 집에 있었던 것이 오히려 이런 작품을 보게 되는 행운을 가져다 준 셈이다.

덧붙임) 네이버 영화 소개에서 나온 말인데, 소변 검사로는 DNA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소변 검사는 상당히 여러 군데에서 사용되며, 라스트에서는 제법 중요한 장면을 장식하는데 고증 측면에서 이는 꽤 큰 실수라 하겠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Columbia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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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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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참 좋아하는 영화인데
    다른분이 이렇게 글을 쓴 걸 보는 건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2011.07.13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셨군요. 전 이번에 뒤늦게 감상하게 되었는데,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

      2011.07.13 14:15 신고 [ ADDR : EDIT/ DEL ]
  2. 좋은 영화죠.

    2011.07.13 09: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이거랑 코드명J랑 가끔씩 헷갈립니다.^.^

    2011.07.13 11: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난 에드랑 함께 극장에서 봤었지롱.

    아참, 저번에 뭐 물어볼라고 문자 날렸는데 예전번호였던듯.
    혹시 내 전화번호 기억하면 문자로 전화번호 좀 날려주라.

    2011.07.13 15: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언급하신 대로 꽤 고급스런 영화였습니다. 현란한 특수효과나 '삐까뻔쩍'한 세트 없이도 적절한 분위기 만으로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보여주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고요. 역시 뭐니뭐니해도 잘 짜인 드라마가 최고라는 걸 보여주는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에단 호크가 꽤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다 보고 나서 우마 서먼의 역할이나 비중이 좀 더 강했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2011.07.13 16: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 청소부원으로 출연한 어네스트 보그나인옹을 보고 무척 반가웠다는... 왠지 퇴근할 때는 에어울프를 타고 퇴근할 듯한... ^^;;;

      2011.07.13 16:58 신고 [ ADDR : EDIT/ DEL ]
  6. 비밀댓글입니다

    2011.07.13 16:04 [ ADDR : EDIT/ DEL : REPLY ]
  7. 볼쇼이

    본문에 언급하신 '지구로'라는 애니메이션은 M본부에서 했었을 겁니다. 그리 오래된 작품이었던가요? 촌스럽긴 했지만...... 2대에 걸쳐서 아마 초능력자와 일반인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마지막에 지구에서 주인공의 최후의 결판이 났을 때 '마더 컴퓨터'가 죽고 '파더 컴퓨터'가 깨어나면서 '사실은 우성인자 가릴려고 싸움붙인 거지롱'이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맞나요? 당시에 M본부에서 꽤 그럴 듯한 SF를 많이 보여줘서 제가 다른 작품과 뒤섞어 기억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2011.07.14 22: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대강 맞는 것 같습니다. ^^ 공교롭게도 내일 발행할 포스팅이 바로 지구로랍니다. ㅎㅎ

      2011.07.14 22:58 신고 [ ADDR : EDIT/ DEL ]
  8. 으흠... 이런 작품은.... 후...

    2011.07.15 12: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