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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엘렌 실:라 루:멘 오멘티엘보 at NAVER'의 '라스트 유니콘 (1982), 독특한 매력의 이국적 판타지'를 수정하여 옮긴 글입니다.
 

© Peter.S.Beagle / Granada International (inherited from ITC Entertainment)


<스탭>

◈ 감독: 아써 랜킨 쥬니어 (Arthur Rankin Jr.), 쥴스 배스 (Jules Bass)
◈ 원작/각본: 피터.S.비글 (Peter.S.Beagle)
◈ 제작: ITC Entertaiment, Rankin/Bass Production, Topcraft Studio


<시놉시스>

'라스트 유니콘 (1982)'을 참고하세요.


1. 동서양이 합작한 환상적이고 고풍스러운 모험 이야기

'Last Unicorn(이하 라스트 유니콘)'은 동서양의 제작진들이 힘을 합쳐 만든 다국적 작품으로, 감독과 원작/각본과 같은 핵심 스탭진은 모두 미국에서, 그리고 스폰서는 영국의 ITC Entertainment가 맡았으며, 원화와 동화는 일본의 소규모 스튜디오인 Topcraft가 맡았습니다. 특히 이 Topcraft의 참여야말로 이 작품을 다른 영미권 작품과 차별화 시켜주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선녹음 후작화' 방식으로 제작되던 미국식 만화영화 제작 스타일과 '선작화 후녹음' 방식의 스타일로 제작되어오던 일본식 제작 방식과의 조우과 과연 어떤 형식의 작품으로 표현될지가 흥미로운 부분인 것이죠.
 
기실 Topcraft는 이 라스트 유니콘에 있어서는 하청 제작업체내지는 용역업체와 비슷한 위치(감독, 각본 등 핵심 스탭진이 모두 미국인, 비즈니스적으로는 '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라고 볼 수 있기에 실제 제작방식은 거의 미국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러한 미국식 제작방식을 일본의 스튜디오가 얼마만큼 잘 소화해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었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비 디즈니 계열의 극장판 만화영화로서는 꽤나 높은 완성도로 탄생되지 않았나 싶은데, 물론 디즈니라든지 일본의 탑 클래스(그러니까, 풀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제작할 수 있었던 초창기 도에이 스탭진들 같은...)의 극장판 만화영화에 비해서 객관적으로 캐릭터의 동화적 표현 등은 떨어지긴 합니다만, 동양권의 작화방식이 서양방식의 표현 스타일과 맞물려서 이루어낸 듯한 미묘한 특이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시각적 경험이기도 합니다.
 
라스트 유니콘은 성우 캐스팅에서 놀라울 정도의 호화 캐스팅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주인공인 유니콘 역에는 존 패로우 감독의 딸이자 우디 알렌 감독의 전부인이기도 한 연기파 배우 미아 패로우(물론, 지금 들어보면 유니콘 목소리치고는 아줌마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어설픈 마법사 슈멘드릭 역에 뉴욕 비평가 협회 남우조연상, 아카데미 남주조연상 등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알란 아킨, 흥행성과 연기성을 골고루 갖춘 배우 제프 브리지스가 리르 왕자, '반지의 제왕' 사루만과 '스타워즈 에피소드'의 두쿠 백작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리가 해거드 왕 등으로 캐스팅 되어 지금의 미국산 대작 만화영화의 스타 배우 캐스팅과 견주어도 그다지 밀릴 것 같지 않은 높은 네임밸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니콘과 숲의 장면 장면이 움직이는 동화에서 태피스트리(벽걸이용 융단) 형태로 변모하면서 마치 동화 속의 환상이 벽화로 재현되는 듯한 오프닝은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더욱 옛스럽고 엔틱합니다.(이 태피스트리는 '유니콘의 사냥'이라는 실제 작품에서 모티브를 받은 듯 싶습니다.) 배경으로 흐르던 서정적인 오프닝곡은 그룹 아메리카가 불렀는데요, 후에 케니 로긴스나 In-Mood 같은 그룹에 의해 몇 번 리메이크될 정도로 인기도 있었지요. 특히, 이 고풍스러운 벽화와 서정적인 테마로 특징 지워지는 영상은 왠지 낯설지가 않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니메 팬들 중에서는 기억하시는 분도 많으리라 봅니다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초창기 작품이자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번째 작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에서는 메인 테마와 함께 화면을 장식한 고풍스러운 벽화 스타일의 오프닝이 등장합니다. 다음 작품인 '천공의 성 라퓨타(1986)'의 오프닝 또한 이 나우시카의 오프닝처럼 벽화 스타일과 유사한 고풍스러운 연출을 보여주고 있지요. 짐작하셨겠지만, 이 라스트 유니콘의 만화영화 제작진과  '스튜디오 지브리'의 제작진은 동일한 제작진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창설 당시 Topcraft의 인재들이 흡수된지라 초창기 지브리 작품의 오프닝은 우연치 않게도 라스트 유니콘의 그것과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Last Unicorn, © Peter.S.Beagle / Granada International. Nausica of the Valley of Wind, © 1984 Tokuma Shoten

그림 1. Last Unicorn의 오프닝(위)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오프닝(아래) 화면.


2. 꿈의 마지막 단편을 쫓아 삐뚤어진 현실 속을 여행하는 유니콘의 이야기

라스트 유니콘의 각본은 원작자 본인인 Peter.S.Beagle이 맡았습니다. 보통은 원작자가 아닌 전문 각본가가 각본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Beagle 선생의 경우는 이미 78년에 '반지의 제왕' 만화영화의 각본을 맡았기에 (여담으로 어린시절 이 만화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던 유명인 중의 한 명이 바로 20여년 뒤 '반지의 제왕' 3부작 시리즈로 전세계적 명성을 얻은 피터 잭슨 감독이기도 합니다.) 각본가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춘 상태였고, 그로 인해 각본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자가 각본을 쓴지라 작품의 이야기 전개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만화영화를 위해 잘 안배되어졌다고 할 수 있겠죠. 이러한 스토리의 뛰어난 이식성은 이 작품의 가치를 현재까지도 이어주는 중요한 포석이 되고 있습니다.
 
초반의 이야기는 환상 속의 동물인 유니콘이 어느날 자신의 동족이 한 명(아, 아니 한마리)도 없음을 인지하고는 동족을 찾기 위해 숲을 떠나 세상을 여행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녀(성우가 여성분이니까 그녀가 맞겠죠.)는 한 정신 나간 나비(말 그대로 횡설수설합니다.)와의 만남을 통해 동족의 행방이 한 붉은 황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붉은 황소를 찾아나서게 되는데요. 정신 나간 나비의 말 이외에는 정보를 얻을 곳이 없는 유니콘의 현실이 왠지 그녀, 즉 꿈과 추억이 현실과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다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 싶습니다.
 
(꿈과 동심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유니콘을 백마로 착각합니다. 현실에 익숙해져버린 이들이 순수와 꿈의 상징인 유니콘의 뿔을 보지 못하는 모습은 현대인을 빗댄 은유이기도 하지요.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유니콘을 사악한 마법사 포르투나는 한 눈에 알아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법사에게 있어 유니콘은 순수와 꿈의 상징이 아닌 한낱 돈벌이의 도구일 뿐입니다. 마법사는 유니콘을 붙잡아 그녀에게 가짜 뿔을 씌우고 사람들에게 유니콘이라고 속여 보여줍니다. 진짜 뿔을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유니콘은 가짜 뿔이 씌워져 가짜 유니콘으로 보여지는 서글픈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죠. 여기에 순수와 꿈을 잃어버리고 헛된 망상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군상 역시 오버랩됩니다. 초반부의 유니콘이 처한 상황은 동화적인 표현이 돋보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을 비유적으로 풍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니콘의 고난은 한 견습 마법사의 도움으로 인해 또다른 전개를 맞게 됩니다. 이 마법사는 자신을 슈멘드릭이라고 소개하는데요, 우스운 것은 슈멘드릭이라는 이름이 이디시어(블로그지기 주: 독일어에 슬라브어와 히브리어가 섞인 말)로는 '바보'라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슈멘드릭은 제대로 된 마법은 구사할 줄 모르는데다가 상황판단력이 좀 뒤쳐지는 어리숙한 인물로 나옵니다.(물론, 동시에 정의감과 순수함 역시 갖고 있지만.) 유니콘의 본 모습을 알아본 그는 유니콘을 탈출시키기 위해 도움을 자처하게 됩니다.

© Peter.S.Beagle / Granada International

그림 2. 사계절 동안 동족을 찾아 헤매는 유니콘.

마법사에게서 탈출한 유니콘과 슈멘드릭은 정처없는 여행 도중 숲에서 한무리의 부랑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로빈 훗의 망령에 사로잡혀 사는 캡틴 컬리의 일당들이었는데요, 유니콘의 마법(그러나 슈멘드릭은 자신이 한 것인 줄로 착각)으로 로빈 훗과 메리언의 망령을 본 이들은 감격에 겨워합니다. 몽상에 빠진 체 현실을 거부하는 이들의 모습은 바로 이전 에피소드에서 유니콘의 진짜 뿔을 알아보지 못하고 가짜 뿔에 현혹된 어리석은 인간들의 모습과 함께 인간을 향한 또다른 풍자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들 속에서 유니콘은 순수와 꿈을 간직한 또다른 동료(내지는 하녀?) 몰리를 얻게 됩니다.
 
이렇게 든든한(?) 동료들을 얻은 유니콘의 여정은 어두운 현실이 맞닥뜨리면서 급반전됩니다. 세상의 모든 유니콘들 잡아 해거드 왕에게 바친 붉은 황소가 등장한 것입니다. 붉은 황소에 엄청난 위압감에 유니콘 일행은 두려움에 떨고... 숲에서의 마법(로빈 훗과 메리언의 환영을 캡틴 컬리에게 보여준 것)이 자신이 한 것이라 착각한 슈멘드릭은 당당하게 마법의 주문을 읊지만 엉뚱한 결과를 가져와 유니콘을 아리따운 아가씨로 변신시키고 맙니다.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는 유니콘(슈멘드릭의 실력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두꺼비나 생쥐가 아닌게 어디랍니까.)을 진정시키면서 우여곡절 끝에 해거드 왕을 찾아낸 유니콘 일행, 슈멘드릭은 얼떨결에 유니콘을 '아말띠아'라는 이름으로 해거드 왕에게 소개시키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아말띠아'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의 이름으로, 염소와 비슷한 모습으로 두 개의 뿔을 가지고 있는데, 뿔 하나에는 술이 가득 차 있고, 다른 하나에는 음식이 가득 차 있다고 합니다. 제우스가 뿔 하나를 부러뜨리는 바람에 아말띠아는 하나의 뿔을 갖고 있게 되며, 흰 몸과 하나의 뿔 덕에 많은 이들이 유니콘으로 오인하고 있다고도 하는군요. 바로 이 유니콘으로 오인되는 아말띠아의 이름이 인간의 껍질을 쓰고 있는 유니콘의 이름으로 사용되며, 또다시 작품은 진정한 사실을 외면한 체 허상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을 비유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런 유니콘, 아니 유니콘의 인간 모습을 해거드 왕의 의붓아들 리르 왕자가 사랑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좀 더 미묘하게 전개되기 시작하죠.
 
유니콘은 해거드 왕에게 사로잡힌 자신의 동족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요. 리르 왕자와의 사랑은, 그리고 해거드 왕과 붉은 황소와의 결말은 어찌 될까요. 그녀는 과연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허상과 위선을 벗고 진실과 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한가닥 희망인 순수와 꿈을 찾아내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 Peter.S.Beagle / Granada International

그림 3. 마녀 포르투나(좌측 상단), 슈멘드릭(우측 상단), 캡틴 컬리(좌측 하단), 그리고 붉은 황소(우측 하단).


3. 세월이 흐른 지금도 사랑받는 유니콘, 그녀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30년이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이 작품은 서구권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국내에서는 80년대 들어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해준 적이 있었지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 100만장 이상의 DVD 판매량을 올린 것이 그것인데요. 유니콘이 갖고 있는 특유의 깨끗하고 투명한 느낌의 환상성은 순수함이라는 테마에 가장 잘 부합하는 소재로, 어두움과 공포의 대명사 용과 함께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재생산 되는 판타지적 소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유니콘을 소재로 한 작품들 중에서는 꽤나 독특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양의 작화와 서양의 연출이 어우러져 다른 작품과는 다른 독특한 맛을 주는 이 작품은, 특히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유니콘의 색다른 아름다움이 유니콘의 본 모습이 아닌 허상임에도 불구하고 본 모습 이상의 아우라를 뿜어낸 아이러니함 역시 갖고 있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명작을 만들어낸 원작자 Beagle 선생이 저작권료를 제대로 못받아 2000년대에 들어 제작사 측과 법적 분쟁까지 갔다는 사실은 꿈과 망상,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던 극중 인물들의 모습처럼 왠지 모를 쓸씀함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작자의 아픈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화면 속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유니콘의 눈부신 흰색은 인간의 영원한 동경, 노스텔지어를 연상케 하는 또다른 상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eter.S.Beagle / Granada International

그림 4. 해거드 왕(우측 상단)과 리르 왕자(좌측 상단), 그리고 인간으로 변한 유니콘 아말띠아(하단).

☞ 아,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라스트 씬에서 파도에 갇혀있던 유니콘들이 탈출하여 해변을 뒤덮는 장관은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서 아르웬이 나즈굴을 물리치기 위해 강물에 걸었던 마법과도 오버랩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작자 Beagle 선생은 이미 78년 '반지의 제왕' 만화영화 각본을 맡은 적이 있다는 것. (물론, 톨킨 선생의 '반지의 제왕' 원작에 이미 묘사가 된 장면이지만 말입니다.)

※ 이 리뷰는 알라딘 이주의 영화리뷰 2009년 7월 3주차에 선정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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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엘렌 실:라 루:멘 오멘티엘보 at NAVER'에 작성한 '판타지 서사시: 단바인에서 에스카플로네까지 (下)'를 본 블로그로 옮기면서 편집과 구성을 수정한 포스트입니다.



아동용 판타지 물로의 변신, 그리고 다양한 시도

지난 번 상편의 후반부에서도 언급했듯이, 리얼로봇 장르의 쇠퇴는 평행우주 같은 장르였던 판타지 로봇장르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어, 80년대 후반에 이르러 동반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것은 리얼로봇 장르와 판타지 로봇 장르의 모두의 아버지 격인 토미노 감독의 연이은 건담 시리즈 제작으로 인한 극도의 피로감과 매너리즘에 따른 결과도 한몫을 했을 거라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만,  너무나 많은 리얼로봇 장르의 난립(특히나 건담 시리즈)에 시청자들도 식상함을 느꼈던 것도 또 하나의 이유는 아닐까 싶군요. 그리고 그것은 비슷한 스토리 전개를 보이던 판타지 로봇 장르에게도 같은 결과를 가져왔으리라 봅니다.

그래서일까요. 로봇물로 70년대 후반부터 큰 명성을 쌓고 있던 선라이즈는 88년, 판타지 로봇 장르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특유의 진지함과 세밀한 설정을 버리는 대신 코믹함, 그리고 아동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귀엽고 깜직한 캐릭터들과 메카닉(이른바 SD 로봇)으로 재단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마신 영웅전 와타루(1988, 이하 와타루)’였습니다.


1. 와타루의 대성공, 판타지 로봇 장르 제2의 전성기인가.

장르의 변신은 대성공이었습니다. 리얼로봇 장르의 공식을 과감히 배제함으로써 기존의 수퍼로봇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어찌 보면 후일 인기를 얻게 되는 선라이즈의 용자 시리즈의 판타지 버전 쯤으로 보아도 무방한) 이 작품은 실로 공전의 대히트를 쳤던 것이죠. 90년과 97년에 각각 2기, 3기가 방영했고 각각의 편수도 모두 4쿨(1년치 방영 분)이나 되었다는 것은 이 작품의 인기를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와타루’의 성공에는 시청 계층의 변화도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그것은 70년대의 슈퍼로봇물을 시청했던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10~20대에 들어 리얼로봇에 열광하게 되고, 그들이 성인이 되자 자연스레 그들을 타깃으로 했던 작품들 역시 설 자리를 잃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이죠. 바로 그 시기에 맞추어 그 당시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와타루’가 시의적절하게 등장한 것입니다.

그림 1. RPG 게임의 공식을 적용했던 '와타루'는 꺼져가던 판타지 로봇 장르를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시켰고, 이 흐름은 후일 선라이즈의 대표적인 용자 시리즈로 옮겨지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로붓물을 정착시키게 된다. 

이후부터는 ‘와타루’의 아류작들이 판타지 로봇 장르의 흐름을 이어가는 전개가 됩니다. ‘와타루’ 1기의 종영 후, 이듬해 등장한 ‘마동왕 그랑조트(1989, 이하 그랑조트)’는 언뜻 보기에도 ‘와타루’의 후속임을 알 수 있는 작품인데요. 물론, 1인 주인공 체재였던 와타루와는 달리 3인의 주인공이 등장하여 캐릭터 성이 더 강해졌고, 특히나 등장인물 중 한명인 ‘구리구리’가 부르는 당근 송은 당시 큰 인기를 끄는 등, 와타루와는 다른 특색있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만, 결국 와타루 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에서는 ‘그랑조트’가 ‘와타루’보다 먼저 ‘슈퍼 그랑조’라는 제목으로 91년도에 SBS에서 방영됨으로 인해‘그랑조트’의 인지도가 더 높았다는 사실입니다.(덕분에 후일 방송된 ‘와타루’를 ‘그랑조트’의 후속으로 아는 어린이들도 많았구요.) SBS의 대히트 덕에 ‘와타루’는 한참 후인 96년, 투니버스에서 1기와 2기가 방영된 후 99년 KBS를 통해 2기와 3기가 방영을 합니다.(투니버스 방영 당시는 ‘드래곤 파이터’로 방영되었으며, 후에 KBS에서 ‘우주용사 씽씽캅’이라는 전무후무한 네이밍 센스로 재방영했지요.) ‘와타루’와 ‘그랑조트’의 연이은 성공 이후, 선라이즈의 판타지 로봇물은 ‘패왕대계 류나이트(1994)’로 계속 바통을 이어가게 됩니다.

그림 2. '그랑조트'는 일본 방영당시 '와타루'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해 이후 후속편의 제작이 이루어지지 않고, 와타루 2기, 3기와 같이 와타루의 후속작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든 판타지 로봇 장르가 선라이즈의 제작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판타지 로봇 장르를 포함한 전반적인 로봇물은 선라이즈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리얼로봇 장르의 쇠퇴와 함께 선라이즈에 대한 도전이 하나 둘 씩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96년 MBC에서도 ‘소년기사 라무’라는 제목으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NG 기사 라무네&40(1990, 이후 라무네)’입니다.

일본에서는 4쿨 예정이었으나 시청률 부진으로 3쿨로 종영이 되어 ‘와타루’나 ‘그랑조트’에 비해서는 인기가 떨어졌던 ‘라무네’는 국내에서는 어린이들 사이에 굉장히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저희 동네에서도 킹스카이언을 외치면서 골목길에서 뛰어 놀던 아이들이 기억나는군요.) 주인공 라무네의 ‘나는 지금 무지 ~하다!’라는 대사로 어린이들 사이에 신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지요.

그림 3. '라무네' 1기와 2기의 스틸샷, '세이버 마리오넷', '폭렬헌터'의 아카호리 사토루가 원작을 맡았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떠나 이러한 장르의 작품을 선라이즈가 아닌 다른 제작사(‘요술공주 밍키’나 ‘돈데기리기리 돈데크만’이라는 주문으로 유명한 ‘시간 탐험대’를 제작한 아시 프로덕션이 제작)가 만들었다는 것에도 큰 의의를 둘 수 있는 작품인데요. 이러한 다른 제작사의 모험적인 시도는 그 후 또 다른 형태의 판타지 로봇 장르를 세상에 내놓게 합니다.

그림 4. 선라이즈의 94년작 '패왕대계 류나이트'는 '와타루' 스타일의 판타지 로봇 장르로서는 가장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1쿨의 길이로 방영되었으나 흥행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지 선라이즈는 97년 와타루 3기를 방영하게 된다.

 
2. 순정물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결합된 클램프의 판타지 로봇 레이어스

너무나 화려하고 탐미적인 그림체로 인해(?) 만화영화화 하는 작품마다 고배를 마셨던 클램프가 다시 한 번 절치부심하고, ‘파사대성 단가이오(1987)’로 리얼로봇 장르의 쇠퇴말기에 스타일리쉬한 슈퍼로봇물의 향수를 느끼게 했던 히라노 토시키 감독이 손을 잡은 ‘마법기사 레이어스(1994, 이하 레이어스)’는 오히려 판타지 로봇 장르가 아동취향으로 제작되는 당시의 추세와는 달리 ‘클램프’스러운 소녀 취향의 느낌과 비극적인 스토리 라인을 견지하며, 색다른 느낌의 작품으로 시청자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립니다.

클램프의 최초의 상업적 성공작이기도 했던 ‘레이어스’는 클램프만의 개성있는 그림체를 판타지 로봇 장르에 접목하는 시도가 참신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클램프'적인 감성으로 인해, 판타지 로봇 장르라고 보기에는 그 설정만 유사할 뿐, 오히려 소녀취향의 순정 액션물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오히려 선라이즈 류의 획일화된 흥행공식이 대입되어 있는 작품에 비해 동인출신인 그녀들의 작품답게 참신하다고 해야할까요. (그래서인지 동성애 코드도 나름 등장하기도 합니다.)

또, ‘단가이오’를 만든 히라노 토시키 감독의 연출 덕에 로봇물로서도 일정 수준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판타지적인 세계관은 중후한 멋 뿐만 아니라 환상적인 모습 또한 갖고 있기에 의외로 소녀취향의 스타일에도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림 5. '레이어스'에서 보여진 클램프의 스타일은 판타지 로봇물을 순정물의 스타일로 풀어가면서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과적으로 로봇물로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판타지 로봇 장르는 아동용 캐쥬얼 작품으로의 재탄생과 순정물과의 결합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던 시기였습니다.(정확히는 레이어스를 제외하고 모두 아동용 작품이었지만.) 그러나, 레이어스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요, 선라이즈 역시 96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게 됩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도이면서 동시에 ‘과거로의 회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90년대의 아니메의 복고주의 조류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을까요. 토미노 감독이 이전에 창조했던 중후한 판타지 로봇 장르를 새로운 감각과 스타일로 다시 창조하는 듯한 느낌도 있겠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 이하 에스카플로네)’입니다.


3. 에스카플로네, 드디어 대지 위에 서다.

‘에스카플로네’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라기 보다는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과거의 스타일을 변형한 작품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그것은 (‘로도스 섬의 전기(1990)’부터 최근작 ‘지구로(2007)’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유키 노부테루가 캐릭터 디자이너로 참여하면서 겉모습부터 소녀취향적인 로맨틱한 외형으로 디자인 된 모습에서도 알 수 있는데, 추측으로는 2년 전 ‘레이어스’가 보여준 상업적 성공이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로맨틱한(어떻게 보면 상당히 독특하기도 한 캐릭터로, 유키 노부테루의 실험적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캐릭터로 인해, ‘에스카플로네’는 이전의 선라이즈가 선보였던 토미노식 판타지 로봇물이 아닌 또 다른 느낌의 판타지 로봇물을 선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캐릭터 디자인 뿐만 아니라, 주인공을 에스카플로네를 조종하는 파넬리아 왕국의 왕자 반이 아닌 지구에서 우연하게 넘어온 여고생 히토미로 설정하여 그녀의 시선, 즉 여성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하는 것도 이 작품이 다른 로봇물에 비해 여성적인 느낌이나 로맨틱함에 시선을 맞춘 작품임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개는 작품을 좀더 미려하고 고급스럽게 해주는 요소가 됩니다.

그와 함께 ‘마크로스’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천재 애니메이터 카와모리 쇼지가 원안과 설정을 맡고, ‘버블검 크라이시스 OVA 6~8 (1989~91)’의 메카닉을 디자인했던 야마네 키미토시가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나 할까요. 중세 기사를 연상시키는 거대로봇 ‘가이메르프’는 선라이즈의 이전작 ‘가리안’의 기갑병에 버금갈 정도로 고풍스럽고 육중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오프닝부터 선보인 가이메르프 간의 전투 장면은 그간 선라이즈가 제작한 로봇물에 대한 노하우가 모두 녹아 있는 참으로 멋지고 웅장한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의 생체병기 에바의 움직임이 생체병기라는 설정에 어울리는 부드럽고 역동적인 살아있는 생물 같은 모습이었다면, ‘에스카플로네’의 가이메르프의 움직임은 마치 고대의 철갑옷을 두른 거인들의 움직임처럼 육중하고 둔탁하며, 기계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림 6. 가이메르프는 가리안 이후 가장 중세적 느낌을 잘살린 디자인이었다. 에스카플로네가 용으로 변신하는 설정은 변신 로봇은 판타지 로봇물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속설을 깨버린 예 중 하나.


그림 7. 히토미와 반, 그리고 알렌의 삼각관계, 알렌과 말레네 공주, 그리고 밀레나 공주와의 삼각관계 등 작품에 등장하는 로맨스는 순정물의 그것과 동일한 구도와 복잡한 갈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로맨틱한 캐릭터와 고풍스러운 가이메르프의 모습을 칸노 요코의 멋지고 장엄한 음악들로 장식하여 아카네 카즈키 감독이 멋지게 지휘해낸 ‘에스카플로네’는 80년대 초반의 진지했던 판타지 로봇물에 비해 보다 부드럽고 미려한 영상과 함께, 순정물의 로맨틱한 느낌으로 판타지 로봇물을 표현해낸 보기 드문 수작 중의 하나가 된 것입니다. (물론, 취향 차이로 인해 ‘에스카플로네’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개인적인 취향과는 별개로 잘 만들어진 만화영화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겁니다.)

'에스카플로네'는 '에반게리온' 때문에 방영 당시 갖고 있는 퀄리티에 비해 비교적 덜 조명을 받은 작품이기도 했지만, 결국 그 진가가 알려져 2000년도에는 극장판으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극장판의 영상은 TV 시리즈에 비해 좀 더 남성적인 스타일로 변모했지만, 훨씬 업그레이드 된 퀄리티와 영상미를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TV 시리즈 전편의 내용을 하나의 극장판으로 압축함으로 인해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TV 시리즈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합니다만, 기존의 중세 판타지 스타일에 사무라이적인 복식을 가미하여, 좀 더 동양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고, 무엇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가이메르프의 전투장면은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림 8. 극장판 '에스카플로네'는 극장판에 어울리는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으나, TV 시리즈의 이야기를 2시간 안에 압축하면서 아쉽게도 스토리의 개연성은 떨어지고 내용도 그닥 참신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육중한 강철의 거신과 비행선이 날아다니는 신비로운 마법의 세계, 그것은 마치 19세기 말엽의 배경에 증기기관으로 극도로 발달된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는 스팀펑크적 세계관의 작품과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매력을 우리에게 주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판타지 세계관에 비해 더욱 환상적인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과거의 판타지인 마법과 (이제는 더 이상 판타지가 아닐 수도 있지만) 미래의 판타지인 로봇의 만남은 앞으로도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좋은 소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에스카플로네’ 이후 아직 이렇다 할 멋진 작품이 나오고 있지 않음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오히려 이런 오랜 기다림 끝에 누군가가 또다시 만들어 낼 새로운 세계에서 등장할 거대한 철거인의 얘기는 분명 더더욱 멋지고 환상적인 모습일 거라는 기대 역시 하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그림 9. 판타지 로봇 장르의 출발점인 '단바인'의 세계관을 계승한 토미노 감독의 신작 OVA '린의 날개(2005)'. 가장 최근에 제작된 판타지 로봇물이지만, 전체적인 로봇장르의 몰락과 이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할 수도 있는 토미노식 이야기 전개가 대중들에게 그다지 큰 어필을 하지는 못한 듯 싶다.


<참고 사이트>

[1] ‘거대로봇 연구서설 – 와타루&그랑조트 편’ by 백금기사, 백금기사의 기묘한 연구소 
[2] ‘거대로봇 연구서설 – 에스카플로네 편’ by 백금기사, 백금기사님의 기묘한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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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엘렌 실:라 루:멘 오멘티엘보 at NAVER'에 작성한 '판타지 서사시: 단바인에서 에스카플로네까지 (上)'를 본 블로그로 옮기면서 편집과 구성을 수정한 포스트입니다.


리얼로봇 장르의 평행우주, 그 탄생과 쇠퇴

96년 TV 시리즈로 방영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 이하 에스카플로네)’는 비록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에 가려 기대만큼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도 판타지와 로봇장르를 멋지게 융합시킨 뛰어난 수작이라고 평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판타지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지라 이 에스카플로네를 무척이나 아끼고 있습니다만, (게다가 단순 판타지 장르로만 좋아하기에는 에스카플로네에는 너무도 멋진 요소들이 많이 산재해 있었죠.) 그 덕분에 기억 한 켠에 먼지에 쌓인 체 잠들어가던 고대의 철거인들이 봉인을 풀고, 하나 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번 포스트는 특정 작품에 대한 리뷰라기 보다는 ‘성전사 단바인’을 시작으로 하여 ‘천공의 에스카플로네’까지 이어지는, 리얼로봇 장르의 패러랠 월드(Parallel World: 평행우주)라 할 수 있는 ‘판타지 로봇 장르’를 아우르는 대서사시를 한 번 펼쳐보고자 합니다.


1. 리얼로봇의 성공, 토미노 요시유키의 새로운 시도

거장 요코야마 미츠테루 원작의 ‘철인28호(1963)’에서 시작된 거대로봇의 개념은 나가이 고가 창조한 ‘마징가 Z(1972)’를 기점으로 ‘슈퍼로봇 장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아니메 史에 안착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70년대 슈퍼로봇 장르는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창조해낸 ‘기동전사 건담(1979, 이하 건담)’에 의해 80년대에 이르러서는 ‘리얼로봇 장르’라는 새로운 스타일에 바통을 넘겨주게 되죠. (물론, 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슈퍼로봇 장르는 용자 시리즈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변모합니다만, 이는 본 글에서 다룰 내용의 경계선을 넘어가기에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어린이들의 전유물일 것만 같던 로봇은 건담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현실적인 시점으로 전쟁을 바라보았고, 적과 감정의 교류 없는 비주얼적인 전투장면에 치중한 것이 아닌 生과 死를 통한 이념과 감정의 갈등과 대립을 보여 주었으며, 현실성 없던 로봇에 대한 치밀하고 밀리터리적인 설정을 가해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리얼리티를 적극 부여하여,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헉헉...)

그로부터 시작되는 80년대는 리얼로봇장르의 전성기였음은 의심할 나위 없는 사실임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습니다만, 건담을 창조한 토미노 요시유키는 그러한 리얼로봇장르의 전성기 즈음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것은 리얼로봇 장르와 판타지와의 조우였습니다.

당시 이는 애니로서는 상당히 도전적이고 부조화스러운 시도였습니다. 로봇은 SF의 정점에 올라서 있는 하이 테크놀로지의 상징물, 이를 검이나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의 한복판에 떨어뜨려 놓는다는 것은 잘 그려놓은 한 폭의 멋진 풍경화 위에 느닷없이 컴퓨터 사진을 붙여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여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도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한 리얼로봇 리그의 제 1 선발과 구단주 격인 토미노 감독과 선라이즈가 시도한다는 것은 자칫 지금까지 쌓아 올려온 명성에 흠집을 낼 수 있는 모험이었을 것입니다.

일반적이라면, 건담의 후속 시리즈를 내는 것이 그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겠지만, 토미노 감독은 결국,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적인 시도를 펼칩니다. 그것이 바로 ‘성전사 단바인(1983, 이하 단바인)’인 것입니다.


2. 토미노 요시유키의 새로운 세상, 바이스톤 웰

ⓒ SOTSU · SUNRISE

‘지구가 있는 우리의 차원과 평행 우주로 존재하는 ‘바이스톤 웰’이라는 세계로 우연하게 빨려 들어간 주인공 ‘쇼 자마’는 드레이크 군과 반 드레이크 군과의 싸움에 휘말려 오라 배틀러인 단바인에 탑승하게 됩니다.(중략)

단바인은 오라력을 가진 바이스톤 웰이라는 판타지 세계와 곤충을 닮은 획기적인 디자인의 오라 배틀러, 그리고 리얼로봇장르의 전형인 진지한 현실적인 이해 갈등관계가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멋진 라인업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전 작 ‘전설의 거신 이데온(1980)’에서 보여준 ‘몰살의 토미노’란 별명에 걸맞게 등장인물들이 마구 죽어 나가는 토미노 식 결말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지만) 이렇게 참신하고 멋진 설정을 가진 작품이 무려 20년이 지난 얘기란 것은 토미노 감독의 천재성을 여실히 보여준 것은 아닐까요.

토미노가 창조한 바이스톤 웰의 세계관은 그 이후에도 ‘바이스톤 웰 이야기-가제이의 날개(1986)’를 거쳐 ‘린의 날개(2005)’로 이어져 토미노의 남다른 바이스톤 웰 사랑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오히려 그에게 가장 큰 명성을 가져다 준 건담 시리즈가 선라이즈와 반다이의 압력 때문에 토미노 만의 세계를 펼쳐가기 어려운 작품이었던 것에 반해, 이 바이스톤 웰은 그의 생각이 더 자유스럽게 반영될 수 있었기에 실제 더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 세계관도 건담이 아닌 바로 이 바이스톤 웰이라고 하는군요.

그리하여, 토미노 감독의 이런 모험은 리얼로봇 장르라는 뛰어난 직구 외에도 판타지 로봇 장르라는 새로운 변화구를 아니메(아니 선라이즈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에 부여하게 되고, 이 변화구는 이듬해 84년 ‘중전기 엘가임(1984, 이하 엘가임)’이라는 또 다른 명작으로 아니메 팬들의 가슴에 스트라이크로 꽂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80년대 초 중반이야말로 그야말로 토미노 감독의 최대의 전성기이자, 아니메의 제2의 르네상스였습니다.


ⓒ SOTSU Agency · SUNRISE

그림 1. 곤충을 모티브로 한 오라 배틀러의 디자인은 로봇 만화영화의 메카인 아니메에서도 단연 독특한 멋을 자랑한다.


3. 나가노 마모루가 창안한 헤비메탈의 세상

ⓒ SOTSU · SUNRISE


엘가임의 등장에 있어서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듬해 85년도에는 바로 토미노 감독의 또 다른 명작 ‘기동전사 Z건담(1985, 이하 Z 건담)이 방영되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81년부터 해마다 엄청난 작품들(‘전설거신 이데온(1981)’, ‘전투메카 자붕글(1982)’,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까지…)을 만들어낸 토미노 감독이 연이어 Z 건담을 감독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임에는 분명했을 것입니다.([2] 참조) 그리고 그것은 스텝들에게도 마찬가지의 일이었을 것이구요. 이에 토미노 감독은 판타지 로봇 장르라는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새로운 구원투수를 등장시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Five Star Stories(이하 FSS)’를 창조해 낸 희대의 애니메이터 나가노 마모루였던 것입니다. (엘가임과 FSS는 나가노 마모루가 설정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패러랠 월드격의 작품이기에 본문에서는 둘을 같은 선상에 놓고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할 일 많은 토미노 감독을 대신하여, 그가 전격적으로 기용한 신예 나가노 마모루는 지금까지 아니메에서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메카닉들과 캐릭터를 선보이며, 대서사시적인 스토리 라인으로 매니아들을 단번에 사로잡아 버립니다. 그리하여 엘가임은 토미노 감독의 선발로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노 마모루라는 구원투수의 이름을 세상에 더 널리 알리게 되는 것이죠.

어찌 보면, 이 엘가임이나 FSS는 판타지 로봇 장르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고풍스럽다기 보다는 독특하고 세련된 거대 로봇 ‘헤비 메탈’ 이외에도 헤비 메탈이 사용하는 거대한 광선포 버스터 런쳐, 하이테크의 상징인 광선검에 비행이 가능한 오토바이 형 탈 것 등은 오히려 '스타워즈'스러운 느낌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비단 등장하는 메카닉 뿐만 아니라, 인간형 안드로이드 파티마가 등장하는 발달된 과학력에 왕정정치가 이루어지는 작품의 배경적인 측면에서 말입니다.)

ⓒ SOTSU Agency · SUNRISE

그림 2. 고풍스럽고 탐미적인 나가노 마모루의 헤비메탈은 단바인의 기괴한 오라 배틀러와는 또다른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배경은 중세 스타일 판타지와는 분명 다르지만, 미래적인 느낌이 강한 판타지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특히, FSS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아마테라스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의 건국신화까지 녹아 들어간, 시대를 아우르는 퓨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대관과 배경이 반영된 FSS는 21세기를 넘어서 아직도 연재가 되고 있으니, 그야말로 20세기에서 21세기를 넘는 ‘시대를 넘어간’ 작품이라 불려도 괜찮을 듯 하군요.

엘가임은 그 이후 후속편이나 극장판의 제작 없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FSS(1989)’ 극장판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멋진 모터 헤드(엘가임에서는 헤비메탈로 명명)의 자태를 드러냅니다. 하이 퀄리티의 비쥬얼이 돋보이는 이 작품에서 펼쳐지는 아마테라스의 전용기 ‘나이트 오브 골드’의 자태는 너무나 눈부시고 우아했으며, 유키 노부테루가 선보인 캐릭터들은 나가노 마모루의 스타일을 잘 계승하면서도 미형 캐릭터로서의 기본적인 스타일이 잘 매치업된 미려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 MCMLXXXVIII · KADOKAWA PICTURES

그림 3. 80년대 후반, 카도카와 서점에 선라이즈와 반다이까지 가세하여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투입되었던 대작 로봇 판타지 FSS. 단, 초반부의 에피소드만을 극장판으로 재구성하였기에 프롤로그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후속편의 가능성은 원작의 완결여부만큼이나 미지수.


4. 육중한 기갑병의 등장, 그리고 리얼로봇의 쇠퇴

ⓒ SUNRISE

83년과 84년 판타지 로봇장르로 연타석 삼진을 일궈낸 선라이즈는 이에 용기(?)를 얻어 84년 말에 다시금 세 번째 판타지 로봇장르의 작품을 내놓게 됩니다. 이제는 토미노 감독이 Z 건담에 집중할 시기였기에 선라이즈로서는 대안이 필요했던 시기, 때마침 선라이즈에는 또 다른 괴물 투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장갑기병 보톰즈(1983)’로 리얼로봇 장르에 있어서 토미노 감독 다음의 명장으로 불리는 다카하시 료스케 였습니다.(이니셜 D의 다카하시 료스케가 아닙니다, 물론.)

명장 다카하시 감독을 필두로, 건담을 만들어 낸 불세출의 메카닉 디자이너 오가와라 쿠니오(가리안만 디자인)와 단바인에서부터 이후 ‘패트레이버’ 시리즈의 메카닉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이즈부치 유타카가 합세한 ‘기갑계 가리안(1984, 이하 가리안)’은 단바인의 독특하고 생물학적인 디자인이나, 엘가임의 독창적이고 세련된 모습과는 또 다른 중세의 철갑옷을 연상시키는 듯한 육중한 디자인의 메카를 선보임으로써, 판타지 로봇 장르의 작품 중에서 가장 중세 스타일의 판타지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뛰어난 과학력으로 혹성 아스트를 정복한 마달에 의해 멸망한 보더 왕국의 왕자 조조가 지하에 잠들어 있던 가리안을 타고 마달의 기갑병들과 싸운다는 내용은 얼핏 들어도 히토미가 빠진 에스카플로네의 세계관이나 내용 전개와 유사하죠. 어떻게 보면 에스카플로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지구인인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로 소환되는 부분은 단바인의 설정과 유사한 부분입니다만.) 특히, 가리안의 기갑병들은 국내에서는 80년도 중반 프라모델로 출시되면서, 그 당시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리안은 이전의 단바인이나 엘가임에 비해서 그리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하고 조기 종영되는 불운한 작품으로 남게 됩니다.

글쎄요,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가리안의 스폰서인 모 프라모델 업체(반다이가 아닌, 다카라라는 프라모델 업체가 스폰서입니다.)가 프라모델의 판매부진을 이유로 방영시간의 단축에 대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뒷 이야기가 있군요.([4] 참조) 거기에 나름대로의 원인을 짚어보자면, 85년도에 방영된 Z 건담의 영향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선라이즈도 어서 빨리 Z 건담에 역량을 집중하고 싶었겠죠.)

ⓒ SUNRISE

그림 4. 중세 판타지에 잘 어울리는 고풍스러운 이야기와 멋진 기갑병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제작 여건상의 한계로 인해 가리안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버린 비운의 작품이 되었다.

덕분에 훌륭한 설정을 가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조기종영에 의해 전반부에는 무난히 흐르던 전개가 후반부에 이르러 놀라운 속도로 펼쳐져 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떨어뜨리게 되어 버립니다. 결국, 선라이즈의 세 번째 변화구는 아쉽게도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로 판정이 나게 되는 것이죠. 멋진 작품의 불운한 결말에 대한 아쉬움인지, 아니면 OVA의 재발매를 통한 비디오 시장에서의 매출을 노렸는지는 모르겠지만(둘 다 였을 수도 있겠지만), 가리안은 이후 86년에 ‘대지의 장’, ‘천공의 장’, ‘철의 문장’의 3부작 OVA로 다시 제작되어 미진하나마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대지의 장’과 ‘천공의 장’은 TV 시리즈의 총집편이고, 온전히 새로 만든 작품은 ‘철의 문장’입니다.)

그리고, 89년에 등장했던 FSS 극장판을 끝으로 판타지 로봇 장르는 조용히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름대로 추측해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러한 판타지 로봇 장르가 리얼로봇 장르를 이끌던 감독들이 만들어낸 것들이었기에 80년대 말의 리얼로봇 장르의 쇠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동반 몰락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토미노 감독이나 다카하시 감독 모두 80년대 후반부터는 이렇다 할 화제작을 만들지 못했고, 판타지 로봇 장르를 만들었던 두 명장의 부진은 결국 리얼로봇과 판타지 장르를 융합시킨 이 일련의 거대한 실험에 마침표를 찍게 한 가장 큰 원인은 아닐까요.

다음 편에는 새로운 컨셉으로 다시 부활하는 판타지 로봇 장르의 뒷이야기를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5. OVA 철의 문장에 등장하는 기갑병들의 피규어 모형.

OVA의 기갑병들은 이즈부치 유타카에 의해 좀더 고풍스럽고 육중한 철거인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TV 시리즈에서 변신 합체 기능의 추가로 인해 작품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주역메카 가리안(상단 좌측)의 경우는 변신합체 기능이 삭제된 원래 기갑병의 이미지에 걸맞는 모습으로 태어난다.
우측 하단의 비갑병은 새의 날개 깃털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후에 '건담 윙'의 날개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참고 사이트>

[1] ‘성전사 단바인’ by 만보, Harbest Days
[2] ‘<중전기 엘가임>과 <F.S.S (Five Start Stories)> by 만보, Harbest Days
[3] ‘파이브 스타 스토리’ by 만보, Harbest Days
[4] ‘기갑계 가리안’ by 만보, Harbest Days
[5] ‘중전기 엘가임’ by 액슬, Rocket Queen
[6] ‘성전사 단바인’ by 액슬, Rocket Queen
[7] ‘기갑계 가리안’ by 액슬, Rocket Queen
[8] ‘나가노 마모루’ by 니힐리스트, ARE U READY FOR GUNDAM?
[9] ‘이즈부치 유타카’ by 니힐리스트, ARE U READY FOR GUNDAM?
[10] ‘오가와라 쿠니오’ by 니힐리스트, ARE U READY FOR GUNDAM?
[11] ‘토미노 요시유키’ by 니힐리스트, ARE U READY FOR GUNDAM?
[12] ‘오가와라 쿠니오’ by 니힐리스트, ARE U READY FOR GUNDAM?
[13] ‘나가노 마모루’ by 니힐리스트, ARE U READY FOR GUN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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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 FILMLINK International/HIDEYUKI KIKUCHI/ASAHI SONORAMA/VAMPIRE HUNTER D Production Commitee


<스탭>

◈ 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
◈ 원작: 기쿠치 히데유키
◈ 제작: 매드하우스. 필름링크 인터내셔널


<시놉시스>

핵전쟁 이후 뱀파이어들이 귀족이라 불리며 인간들 위에 군림하던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기 시작한 A.D 12,090년. 자신의 딸 샬롯을 뱀파이어에게 납치당한 대부호 앨번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혼혈이자 뱀파이어 헌터인 던필(이하 D)을 고용하여 백작 마이어로부터 그의 딸을 구해줄 것을 부탁한다. 의심 많은 대부호의 아들은 D 외에도 또다른 헌터집단 '마커스 형제'에게도 같은 의뢰를 맡기는데, 샬롯을 먼저 구출해야만 보상금을 받을 수 있기에 마커스 형제는 D를 견제하기 시작한다. '마커스 형제'의 일원인 여성헌터 레일라는 D에게 경계심과 동시에 호기심을 보이게 되고, 마이어 백작과의 첫 대면에서 D는 납치된 샬롯이 마이어를 감싸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마이어 백작이 암살집단인 바르바로이 일족의 3인조를 고용하게 되면서 이제 D와 마커스 형제, 바르바로이 3인조까지 얽힌 복잡한 추격전이 시작되는데... 과연 마이어가 향하는 곳은 어디이며, 샬롯과 마이어의 관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1. 기쿠치 히데유키의 소설, 아마노 요시타카의 날개를 달고 애니메이션계에 입성하다.

알려진 바와 같이 기쿠치 히데유키 원작의 '뱀파이어 헌터 D(1983)'는 1983년 1월 처음 소설로 등장합니다. '마계도시 신주쿠(1982)'라는 소설로 공포 소설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기쿠치 히데유키는 후일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과 황금 콤비로 호러 판타지 계열의 아니메 수작을 연이어 등장시키며, 일약 '공포소설의 대가'라는 명성을 얻기에 이르르는데요. 이 뱀파이어 헌터 D는 바로 그의 작품 중에서 1번 타자로 애니메이션화된 작품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총 20권이 발표되며 30년 가까이 연재를 계속하고 있는 이 장편의 판타지 공포소설도 초창기의 기쿠치 히데유키만의 네임 밸류만으로 애니메이션화 되기에는 버거웠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이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면에는 당시 삽화가로서 소설에 참여한 애니메이터 아마노 요시타카의 일러스트 때문인 것도 있으니까요.

70년대 타츠노코 프로에 10대의 나이로 입사하여 천재적인 애니메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아마노 요시타카가 애니메이터로서의 범주에만 머무르는 것을 거부하며, 소설 삽화에 과감히 도전했던 이 작품은 원작자인 기쿠치 히데유키보다 아마노 요시타카에게 더 큰 명성을 안겨주며, 그를 애니메이터가 아닌 특급 일러스트레이터의 반열로 격상시켜주는 중대한 모멘텀이 됩니다. 물론 이 영향은 뱀파이어 헌터 D에게도, 기쿠치 히데유키에게도 동반 상승효과를 가져옵니다. 환상적인 일러스트 덕에 책의 가치는 높아졌으며, 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상을 더욱 더 배가시킨 것입니다.

ⓒ YOSHITAKA AMANO / ASAHI SONORAMA

그림 1. 아마노 요시타카의 소설 삽화 일러스트 (출처: 베스트 아니메)


그 덕분일까요, 뱀파이어 헌터 D는 85년 마침내 기쿠치 히데유키의 작품으로서는 최초로 애니메이션화 되기에 이르릅니다. 감독은 '우주전함 야마토(1974)'의 작화감독에서부터 '요술공주 밍키모모(1982)'이나 '은하표류 바이팜(1983)' 등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널리 알려진 아시다 토요오가 맡았는데요. 당시 원작자인 기쿠치 히데유키가 뱀파이어 헌터 D의 제작의사를 밝혔던 아시 프로덕션의 스타일이 자신의 작품 성향과는 너무도 달라서 수차례 거절을 했었으나, 아시다 토요오의 강력한 의지로 인해 아니메로의 제작이 가능했던 숨겨진 에피소드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1] 참조)

뱀파이어 헌터 D의 1권의 이야기를 80분짜리 OVA로 아니메화한 이 작품은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높은 작화 퀄리티의 작품이라고는 볼 수가 없습니다만, 스파게티 웨스턴 스타일의 배경과 뱀파이어라는 호러 판타지적 소재가 기묘하게 어울린 숨겨진 고전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후일 '북두의 권(1986)' 극장판을 통해 센세이셔널한 고어 액션씬을 훌륭하게 선보인 아시다 토요오 감독의 액션 연출은 이 작품에서도 그 흥미를 더하죠. 특히, 단순한 뱀파이어 헌터로만 여겨졌던 D가 클라이막스 씬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힘과 그 힘에 얽힌 출생의 비밀은 크나큰 흥미와 함께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준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연말 OVA 랭킹 2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둔 이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였고,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연출한 기쿠치 원작의 '요수도시(1987)'가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킨 뒤, 카와지리가 키쿠치의 작품을 연달아 아니메화하는 과정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북미시장에 진출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이 작품이 왜 후속 시리즈를 내지 않은 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것일까요. 의문점을 뒤로 한체 세월은 어느덧 15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 HIDEYUKI KIKUCHI / ASAHI SONORAMA

그림 2. 85년도 OVA 트레일러 영상 스틸 컷. (출처: Youtube.com)


2. 동반자 카와지리 요시아키와의 만남... 예견된 D의 부활

'요수도시(1987)', '마계도시 신주쿠(1988)', '바람의 이름은 아무네지아(1990)' 등에서 연달아 호흡을 맞추면서 기쿠치 히데유키와 카와지리 요시아키는 황금 콤비이자 절친한 친구로 발전하게 됩니다. 스승 린 타로에게서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기법의 정수를 물려받은 일본의 탑 클래스 애니메이션 연출가 카와지리 감독과 이제는 일본 공포소설을 대표하는 기쿠치 히데유키의 조합은 하드고어 쟝르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며 그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됩니다. 만약, 뱀파이어 헌터 D가 좀 더 늦게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카와지리 감독의 작품으로 등장했다면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을까요. 이러한 의문의 답은 비로소 2000년에 들어서야 그 해답을 보여주게 됩니다.

'수병위인풍첩(1993)'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카와지리는 90년대 말부터 서서히 해외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선배격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데자키 오사무 감독(데자키 오사무 감독은 카와지리의 스승인 린 타로 감독과 함께 테즈카 오사무의 제자였지요. 무협소설로 치면 사숙이라 할 수 있겠군요.)도 해외진출을 했었으나, 그것이 북미에서의 러브콜이 아닌 잇단 흥행실패로 인한 도미였던 것에 비해 카와지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북미의 인지도가 꽤 높은 편이었지요. 그리고,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의 감독으로 낙점되면서 그가 선택한 작품이 바로 뱀파이어 헌터 D인 것입니다. 북미에서 인기가 높았던 원작 소설과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아니메 감독의 만남, 거기에 원작자인 키쿠치와 절친한 친구라는 점에서 뱀파이어 헌터 D는 카와지리 감독의 북미권 데뷔로서는 더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로 인해 수천년간 인간과 뱀파이어의 경계에서 고독한 방랑을 해온 사나이가 마침내 15년만에 스크린으로 부활하게 되니 그것이 바로 '뱀파이어 헌터 D: Bloodlust(2000, 이하 블러드러스트)'인 것입니다.

소설 뱀파이어 헌터 D의 세번째 에피소드 '妖殺行(Demon Deathchase)'를 영화화한 블러드러스트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했기에 보통의 아니메와는 달리 외국인 스탭들이 작품에 대거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그로 인해 성우 캐스팅에 애초부터 외국인이 기용되어 연기를 펼쳤다는 것이 이색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더빙판에 비해 성우들의 연기는 작품과 좋은 매치업을 보여줍니다. 이제까지의 영어 더빙판 아니메의 경우, 아무래도 성우들의 연기력이나 동화와의 동기화 부분에 있어서 원 성우에 비해서 그닥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웠는데요. 그에 비해서 이 작품에서의 성우들의 연기력은 합격점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일본어로 아니메를 계속 보아온 팬들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거슬리거나 위화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북미 아니메 팬들에게는 이때까지의 더빙판에 비해서는 확실히 좋은 느낌을 주었을 듯 합니다. 다만, 일부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대사에서도 읊조리는 듯한 톤으로 연기를 하여 왠지 답답한 느낌이 드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수병위인풍첩부터 카와지리의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낸 미노와 유타카가 이번에는 카와지리식 스타일에 아마노 요시타카의 몽환적이면서도 탐미적인 D의 모습을 꽤나 훌륭하게 녹여낸 점은 이 작품의 백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뿐만 아니라 뱀파이어인 마이어나 카밀라의 귀족스러움과 괴기스러움이 혼재된 모습, 마커스 형제의 개성 넘치는 모습이나 바르바로이 일족의 흉측한 모습 등은 제각각 멋진 개성을 뽐내고 있죠. 스파게티 웨스턴과 고딕 스타일, SF와 판타지를 오가는 기묘한 크로스오버적인 배경의 묘사, OVA에 비해 격상된 퀄리티와 이를 뒷받침하는 적절한 CG들, 그리고 이런 비쥬얼을 멋지게 살려주는 음악 등이 한데 어울린 블러드러스트는 하이 퀄리티의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 2001 FILMLINK International/HIDEYUKI KIKUCHI/ASAHI SONORAMA/VAMPIRE HUNTER D Production Commitee

그림 3. 뱀파이어 헌터 D: Bloodlust 스틸 컷.


3. 멋진 구성과 고급스러운 연출, 하지만 2% 부족한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원작의 경우에는 마커스 형제에게 스토리의 중심이 가있는 상황에서 D가 해결사로서 역할을 하는 형태로 전개가 됩니다. 여러 에피소드 중 하나인 이번 편에서는 주인공 D가 조금 뒤로 물러가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극장판으로 이식되면서 스토리는 조금 수정이 가해지게 됩니다. 그 결과 D와 마커스 형제의 이야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맞춰지게 됩니다. 2시간 남짓한 이야기 길이 속에서 이 역할 분배는 나름 좋은 비율을 보여주는 듯 싶습니다. 역시 카와지리 감독이 톱 클래스의 연출가임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겠죠.

이전까지의 매니아적인 작품 색체(폭력미학의 대가라는 별명답게)는 북미시장을 공략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서 좀 더 대중적인 모습을 취할 수 밖에 없었기에 순화된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많은 카와지리 감독의 팬들이 상당수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것 같군요. 거기에 무언가 2% 부족한 액션 덕에 고급스럽고 멋진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조금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사실 스토리의 전체적인 균형적인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심심한 뒷맛은 카밀라와 D가 맞대결을 펼치는 클라이막스 씬까지 주욱 이어지게 됩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작품 내 액션 씬의 비중이 적었다기 보다는 액션 자체, 특히 주인공인 D의 액션 장면이 동적인 부분보다는 정적인 씬에 대부분 머물러 있던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D의 부족한 액션을 마커스 형제가 나누어서 담당하다보니 스토리의 균형과는 별개로 D의 역할은 더 축소되어 보이고 결과적으로 액션이 필요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액션이 부족한 작품으로 인식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한정된 셀 안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특기로 삼았던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액션 연출이 근래의 다이나믹한 액션씬에 비해 역동적인 맛을 못살리면서 생기는 아쉬움은 아닌가 합니다. 리미티드 기법의 대가답게 카와지리 감독 또한 정지영상 컷의 감각적인 배치나 광원 연출, 배경의 활용 등을 통해 멋진 액션 장면을 구현해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그의 고급스러운 연출 방식은 이 블러드러스트 내에서도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고 있구요. 하지만, 근래의 애니메이션 상당수가 상당히 역동적인 액션샷들을 구사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은 조금은 시대착오적인 생각도 드는군요. 그래서인지 카와지리 감독의 신작 '하이랜더(2007)'의 경우는 블러드러스트보다 훨씬 역동적인 장면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비주얼과 이야기가 보여준 블러드러스트의 멋과 완성도는 인상적입니다. OVA의 경우 D의 진정한 활약은 클라이막스에서나 펼쳐지며, 그의 출생에 얽힌 비밀까지 살짝 드러나 드라마틱한 클라이막스를 보여줍니다. 블러드러스트 역시 카밀라와의 대결에서 D의 출생의 비밀이 살짝 선보이며 드라마틱한 결말로 향하게 되는데요. 마이어 백작과 샬롯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가 작품의 메인 테마이기에 이번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D가 주인공이 아닌 마이어와 샬롯이 주인공인 이야기로 볼 수가 있겠습니다. 다만, 이루어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의 테마가 전반적으로 흡입력 있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이는 소재 자체의 진부함도 있겠지만, 원체 스토리 자체가 애틋한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깊이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군요.

ⓒ 2001 FILMLINK International/HIDEYUKI KIKUCHI/ASAHI SONORAMA/VAMPIRE HUNTER D Production Commitee

그림 4. 뱀파이어 헌터 D 스틸 컷.


4. 속편의 가능성은?

사실, 개인적으로는 D가 TV 시리즈 형태의 장편으로 등장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극장판으로서의 완성도는 물론 훌륭했지만, D의 출생의 비밀과 같은 부분이 좀 더 심도있게 다루어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단편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런 단편 에피소드 중의 하나로 이 블러드러스트가 아니메화되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현재까지도 계속적인 연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D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원작 자체의 고딕스럽고 웨스턴스러운 독특한 느낌, 그리고 아마노가 창안해낸 몽환적인 캐릭터가 기실 아니메로 제작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작품일지도 모르겠군요. 카와지리 감독 정도의 느낌을 주지 못한다면 섣부른 아니메 프로젝트는 오히려 D의 이미지를 망칠 우려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 때문에 더 이상 후속 논의가 없는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팬으로서 언젠가 다시 등장할 D의 속편은 꽤나 기대되는 기다림이라 하겠습니다. 그동안 만들어진 두 편의 작품이 모두 조금씩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언젠가 등장할지 모르는 다음 속편은 부디 전보다는 더 나은 모습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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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트리톤 (1972), 海のトリトン / Triton of the Sea

ⓒ 手塚プロ/東北新社


<정보>

◈ 원작: 테즈카 오사무
◈ 감독/콘티/연출: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야스오카 세이지, 츠지 마사키 外
◈ 연출: 카와고에 준, 야스다 켄지 外
◈ 작화: 요네카와 코신 外
◈ 미술: 이토 카즈에, 마키노 미츠나리
◈ 음악: 우라카미 야스오
◈ 제작: 아사히 방송, 애니메이션・스태프룸
◈ 저작권: ⓒ 手塚プロ/東北新社
◈ 일자: 1972.04.01~1972.09.30
◈ 장르: 모험,판타지
◈ 구분/등급: TVA(27화) / 초등생이상 관람가(PG)


<줄거리>

포세이돈족에게 멸망당한 아틀란티스 트리톤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 트리톤. 인간의 손에 자라온 트리톤이 돌고래 루카를 통해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포세이돈족과의 싸움을 위해 다시금 바다로 돌아가 벌이는 모험 이야기.


<소개>

데즈카 오사무의 원작만화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첫 감독 데뷔작이 되었다. '사파이어 왕자', '철완 아톰' 등에서 연출 수업을 쌓아오던 토미노 요시유키의 첫 감독 데뷔작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색체를 보여준 그의 색다른 연출 스타일로 인해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이라기보다는 토미노 감독의 작품으로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다. 이것은 원작 만화의 인기가 데즈카 오사무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크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드라마틱하면서도 비극적인 전개와 결말을 그려내는 토미노 감독만의 연출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 당시의 소년 만화로서는 꽤 독특한 맛을 주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작화 스타일 역시 이전까지의 데즈카 오사무 원작 만화영화들이 데즈카 오사무의 캐릭터를 유지해오던 것과는 달리 새롭게 재해석된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토미노 감독의 데뷔에 있어서 데즈카 오사무의 잔영을 좀 더 흐릿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 듯도 싶다. 아시다시피 토미노 요시유키는 데즈카 오사무 밑에서 아니메 수업을 쌓아왔기에 이 작품을 통해 비로서 스승의 그늘을 벗어나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다.TV 방영이 종료된지 7년 후, 총집편 형태의 극장판으로 79년 1부와 2부가 개봉되었다.

<참고 사이트>

[1] 海のトリトン, Wikipedia Japan
[2] 海のトリトン, Tezuka Osamu Official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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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밧드의 모험 (1962), シンドバッドの冒険 / Sinbad's Adventures

<정보>

◈ 원작: 아라비안 나이트
◈ 감독: 야부시타 타이지(藪下泰司), 쿠로다 요시오(黒田昌郎)
◈ 각색: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기타 모리오(北杜夫)
◈ 주요 애니메이터: 오오츠카 야스오(大塚康生), 오쿠야마 레이코(奥山玲子)
◈ 음악: 토미타 이사오(冨田勲), 요네야마 마사오(米山正夫)
◈ 제작: 오카와 히로시(大川博)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62.07.21
◈ 장르: 세계명작, 모험,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G)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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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라비안 나이트'를 원작으로 데즈카 오사무가 각색을 한 작품. '미래소년 코난', '루팡 3세' 등을 통해 후에 미야자키 하야오와 호흡을 맞추게 되는 작화감독 오츠카 야스오가 캐릭터 디자이너를 역임. 국내에서도 명절 때마다 TV를 통해 몇 차례 방영했던 작퓸으로, 지금 봐도 그 퀄리티의 비범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미려한 배경과 인물, 풀애니메이션의 유연한 움직임, 동서양의 느낌이 절묘하게 섞인 고전 명작 판타지. 베니스 아동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참고 사이트>

[1] Sinbad No Boken (movie), Anime News Network
[2] アラビアンナイト・シンドバッドの冒険 (映画),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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