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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1991), Beauty and the Beast


ⓒ Walt Disney

<스탭>

◈ 원작: 쟌 마리 르 프랭스 드 보몽(Jeanne Marie Le Prince de Beaumont)의 '미녀와 야수(La Belle et la Bête)'
◈ 감독: 게리 트러스데일(Gary Trousdale), 커크 와이스(Kirk Wise)
◈ 각본/스토리: 린다 울버튼(Linda Woolverton) / 로져 알러스(Roger Allers), 브렌드 채프먼(Brenda Chapman) 외
◈ 음악/작사: 알란 멘켄(Alan Menken) / 하워드 애쉬먼(Howard Ashman)
◈ 기획: 하워드 애쉬먼
◈ 프로듀서: 돈 한(Don Hahn)
◈ 제작 프로듀서: 존 레스터(John Lasseter), 사라 맥아더(Sarah McArthur)
◈ 편집: 존 카노찬(John Carnochan)
◈ 프로덕션 디자인: 브라이언 맥엔티(Brian McEntee)
◈ 미술 스탭: 켈리 아스베리(Kelly Asbury) 외
◈ 애니메이터 스탭: 글렌 키엔(Glen Keane) 외
◈ 제작/배급: 월트 디즈니 피쳐 애니메이션 / 월트 디즈니 픽쳐스
◈ 저작권: ⓒ Walt Disney
◈ 일자: 1991.11.22 (북미) / 1991.11.13 (월드 와이드)
◈ 장르: 드라마, 로맨스, 뮤지컬,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캐스팅>

◈ 벨: 페이지 오하라(Paige O'Hara)
◈ 야수: 로비 벤슨(Robby Benson)
◈ 가스통: 리차드 화이트(Richard White)
◈ 루미에: 제리 오바치(Jerry Orbach)
◈ 콕스워스: 데이빗 오그던 스타이어스(David Ogden Stiers)
◈ 폿트 부인: 안젤라 란스베리(Angela Lansbury)


<줄거리>

거지로 변신한 마녀의 구걸을 거절했던 이기적인 왕자가 마녀의 저주를 받아 흉측한 괴물로 변하고 만다. 마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왕자 뿐만 아니라 그의 하인들과 성까지 모두에게 저주를 걸었으니,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21살이 되기 전까지 누군가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것. 인간의 모습이었을 때도 이기적이고 못된 심성으로 사랑을 할 수 없던 왕자는 이제 외모까지 흉측한 괴물로 변해 과연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날, 근처 작은 마을에서 괴짜 발명가 아버지를 모시고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소녀 벨은 같은 마을의 청년 가스통의 끈질긴 구혼을 받고 있었다. 마을 최고의 인기남이지만, 거만하고 배려심 없는 가스통에게 관심이 없는 벨. 꿈많고 낭만적인 그녀의 시선은 작은 마을이 아닌 미지의 어느 곳을 향하고 있다. 어느 날 길을 떠났던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고 타고 갔던 말만 돌아오자, 벨은 아버지를 찾아서 용감하게 길을 나선다. 말의 안내로 저주받은 성까지 다다른 벨, 벨의 아버지는 그 성에 갇혀 있었는데, 놀랍게도 말을 하는 무서운 야수가 그녀의 아버지를 강금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벨은 용감하게도 자기가 대신 야수의 죄수가 되겠다는 말을 꺼내는데...


<소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1937)'를 시작으로 해서 디즈니가 만들어온 만화영화 중 30번째 극장 만화영화이자 '인어공주(1989)'로 새로운 부흥기에 접어든 디즈니의 두번째 빅히트작. 직전년도에 '코디와 생쥐구조대(1990, The Rescuers Down Under)'가 제작되긴 했으나 흥행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디즈니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세번째 작품이지만, 실질적으로 인어공주의 바통을 이어간 두번째 주자는 이 작품 미녀와 야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미녀와 야수의 기획 역시 인어공주와 동일하게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만들어졌던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백설공주의 후속작 중 하나로 미녀와 야수를 기획했던 창립자 월트 디즈니는 실제 스토리 작업까지 진행시키지만, 최종 제작까지는 이르지 못했었다. 세월이 지나 198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디즈니는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는가(1988)'에 참여했던 리챠드 윌리암스를 영입하여 미녀와 야수의 프로젝트를 부활시켰으나 연출자가 교체되는 등, 프로젝트의 진행은 그다지 순탄치 못했던 듯 싶다.

1989년 인어공주가 성공을 거두자, 디즈니 스튜디오의 수장 제프리 카첸버그는 인어공주의 두 감독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를 이 작품의 감독으로 다시금 기용하고자 했지만, 인어공주에 온 힘을 쏟아부었던 그들은 이 제안을 거절하고 만다. 결국 미녀와 야수의 연출은 당시 신예였던 게리 트러스데일과 커크 와이스에게까지 넘어가게 되는데, 두 신예 연출자의 기용이 후일 신화로 거듭날 이 작품의 발목을 잡을 정도의 선택이 아니었음은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디즈니의 인프라는 그러한 것들을 보충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다.

미녀와 야수에서 특이한 점은 각본가의 영입이다. 일반적으로 만화영화는 스토리보드가 영화의 각본을 대신하는데, 미녀와 야수는 이런 전례를 깨뜨리고 각본을 먼저 쓴 다음,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지게 된다.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에서는 인어공주와 같은 뮤지컬 드라마로 제작할 것이 결정되는데, 이로 인해 하워드 애쉬먼과 알란 멘켄이 다시금 의기투합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미녀와 야수가 인어공주의 성공방식을 이어가는 작품임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당시 AIDS에 걸려 있던 하워드는 미녀와 야수의 개봉을 미쳐 보지도 못한 체 91년 3월에 세상을 뜨고 만다. 미녀와 야수는 하워드와 알란 콤비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셈이다.

전작인 코디와 생쥐구조대에서 사용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던 CAPS(Computer Animation Production System) 기법은 이 작품에서도 당당하게 한축을 담당한다. 인어공주를 마지막으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제작에서도 셀 애니메이션이 아닌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아직 3D가 등장하기 전에 디즈니가 선보인 이 CG 기법은 뛰어난 선명도로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게 되는데, 특히 벨과 야수의 무도회 장면은 2D임에도 불구하고 다중 레이어와 다중 시점 등을 사용하여 3D에 가까운 비주얼을 구현해 내 영상적으로도 이전 디즈니의 작품보다 진일보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게 된다. 단, 이 CAPS에 픽사의 기술이 투입되었다는 사실은 이후 북미 애니메이션 판도의 변화를 가늠케 하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기존의 동화적 스토리에 현실적인 터치를 가미하고 주변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코믹한 상황을 연출시키며, 감동과 코미디를 오가는 맛갈스런 이야기의 향연은 인어공주를 거쳐 미녀와 야수에서도 변함이 없다. 전작의 인기 캐릭터(아니 가재) 세바스찬에 버금가는 루미에와 콕스워스 콤비부터 '제시카의 추리극장'으로 올드 미드팬들에게 익숙한 안젤라 란스베리가 분한 포트 부인의 포근함, 원작에 없는 캐릭터이지만 매력적인 악역으로 작품의 한쪽을 빛나게 한 가스통 등 캐릭터들의 아우라는 인어공주에 이어 이번 미녀와 야수에서도 발군이다. 인어공주보다 더 다양해진 캐릭터들의 군상은 미녀와 야수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야수와 미녀의 사랑이라는 이야기 주제 또한 인어공주에 비해 보다 더 성인층, 특히 여성층이 공감할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사납지만 우스꽝스럽고 서툰 야수의 매력이 화면 내내 영리하고 아름다운 벨과 잘 어우러지며 멋진 화학작용을 보여주는 부분은 미녀와 야수의 코미디적인 요소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단단한 버팀목이다. 클라이막스에서 극적으로 인간 남자로 부활하는 야수의 모습 역시 극의 대미와 판타지를 완성하는 상투적이지만 감동적이고 적절한 클리셰이기도 하다. 이후 제작되는 디즈니의 르네상스 시기의 어떤 작품보다도 멜로 드라마로서의 완벽한 공식을 갖춘 작품이 바로 이 미녀와 야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미녀와 야수는 박스오피스로 무려 4억불을 상회하는 수입을 거둬들이는데, 이는 인어공주의 두 배를 뛰어넘는 성과였다. 흥행뿐만 아니라 비평에서도 찬사가 끊이지 않았으며, 만화영화로서는 사상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아쉽게도 작품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양들의 침묵'이 작품상 수상)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그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만화영화로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이 놀라운 사건은 이 픽사의 'UP(2009)'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 전까지 무려 18년 동안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게 된다. '라이온 킹 3D' 버전의 성공과 함께 미녀와 야수도 3D로 다시 제작되어 2012년 1월 북미에서 재개봉되어 큰 호평을 얻게 된다.



미녀와 야수, 마법의 크리스마스 (1997), Beauty and the Beast, Enchanted Christmas


ⓒ Walt Disney

<스탭>

◈ 감독: 앤디 나이트(Andy Knight)
◈ 저작권: ⓒ Walt Disney
◈ 제작/배급: 디즈니툰 스튜디오 / 월트 디즈니 홈 비디오
◈ 일자: 1997.11.11
◈ 장르: 드라마, 로맨스,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전연령가 (G)


<소개>

벨과 야수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맞이하여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비디오 애니메이션. 극장 애니메이션에서 인간으로 돌아온 왕자가 다시 야수로 등장하는 등, 극장판의 뒷 이야기라기보다는 스핀 오프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미녀와 야수, 벨의 마법세상 (1998), Beauty and the Beast, Belle's Magical World


ⓒ Walt Disney

<스탭>

◈ 감독: 쿨렌 블레인(Cullen Blaine), 다니엘 데 라 베가(Daniel de la Vega) 외
◈ 저작권: ⓒ Walt Disney
◈ 제작/배급: 디즈니툰 스튜디오 / 월트 디즈니 홈 비디오
◈ 일자: 1998.02.17
◈ 장르: 드라마, 로맨스,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전연령가 (G)


<소개>

옴니버스 형식의 비디오 애니메이션. '완전한 세상', '피피의 어리석은 행동', '폿트 부인의 파티', '부러진 날개'의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 사이트>

[1] Beauty and the Beast (1991 film), Wikipedia
[2] Beauty and the Beast (1991), IMDB
[3] 미녀와 야수, 엔하위키 미러
[4] Beauty and the Beast: The Enchanted Christmas, Wikipedia
[5] Beauty and the Beast: Belle's Magical World,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lt Disne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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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1989), Little Mermaid 


ⓒ WALT DISNEY


<정보>

◈ 원작: 한스 크리스챤 안델센의 '인어공주'
◈ 감독/각본: 론 클레멘츠(Ron Clements), 존 머스커(John Musker)
◈ 캐릭터 디자인/애니메이션 감독: 글렌 킨(Glen Keane) / 던칸 마저리뱅크스(Duncan Marjoribanks), 글렌 킨
◈ 아트디렉터: 마이클 A. 페라자 쥬니어(Michael A. Peraza Jr.)
◈ 음악: 알란 멘켄(Alan Menken), 하워드 애쉬먼(Howard Ashman) - 작사
◈ 기획/제작: 하워드 애쉬먼, 존 머스커
◈ 제작사/배급사: 월트 디즈니, 실버 스크린 파트너스 IV / 월트 디즈니, 부에나 비스타
◈ 저작권: ⓒ WALT DISNEY
◈ 일자: 1989.11.14
◈ 장르: 드라마, 로맨스, 뮤지컬,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G)


<캐스트>

◈ 인어공주 아리엘(Ariel): 조디 벤슨(Jodi Benson)
◈ 에릭 왕자(Eric): 크리스토퍼 다니엘 반스(Christopher Daniel Barnes)
◈ 세바스챤(Sebastian): 사무엘 E. 롸이트(Samuel E. Wright)
◈ 스커틀(Scuttle): 버디 해켓(Buddy Hacjett)
◈ 플라운더(Flounder): 제이슨 마린(Jason Marin)
◈ 우슬라(Ursula): 팻 케롤(Pat Carroll)
◈ 트리톤 왕(Triton): 케네스 마스(Kenneth Mars)


<시놉시스>

깊은 바다 속 왕국의 인어공주 에리얼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16살의 소녀로, 바다 속 세계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 세상을 동경하고 있다. 에리얼의 아버지이자 바다왕국의 왕 트라이톤은 지상의 인간들과 바다 속 인어들의 접촉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에리얼의 마음은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어느날 밤, 친구 플라운더와 신하 세바스챤을 데리고 수면으로 나온 에리얼은 인간 왕국의 왕자 에릭을 멀리서 보고 사랑에 빠지고 만다. 때마침 불어닥친 폭풍에 에릭 왕자의 배는 좌초되고,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에릭을 에리얼이 구해내게 된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왕자에게 노래를 부르는 에리얼, 그녀의 목소리에 에릭은 정신을 되찾고, 에리얼은 황급히 자리를 뜨고 만다. 에릭은 비록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자신을 구해준 그 아름다운 목소리를 잊지 못하게 된다.

한편, 딸의 행동을 눈치 챈 트라이톤 왕은 격노하게 되고, 에리얼은 에릭을 향한 마음으로 크게 낙담하고 만다. 이 때, 한쌍의 뱀장어가 에리얼에게 접근한다. 플롯섬과 젯섬이라 불리는 이 장어들은 그녀에게 지상의 왕자와 함께 하고 싶다면 마녀 어슐라를 찾아가 볼 것을 권하게 되는데...


<소개>

1966년 디즈니의 창립자인 월트 디즈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시 공교롭게도 추락의 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회사의 정신적인 지주를 잃었으니 제 아무리 디즈니 왕국이라도 흔들렸을 수 있겠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 이래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1977)', 리챠드 도너의 '슈퍼맨(1978)', 그리고 스필버그의 'E.T(1982)'로 이어지는 일련의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의 등장은 영화계나 만화영화계나 이전과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며, 동시에 디즈니는 그러한 흐름을 따라잡지 못해 뒤쳐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해야 했으나 디즈니는 이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셈이다.

70년대 들어 큰 히트작을 내지 못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암흑기는 80년대 들어서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새로운 시대에 맞춰 디즈니도 SF 영화 '트론(1982)'과 같은 디즈니 답지 않은(?) 실사영화(디즈니는 50년대부터 실사영화를 만들어 왔으며, 6~70년대 들어서는 그 비중이 더더욱 커지게 된다. 단, 주목할만한 작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듯. 트론의 경우 천7백만 달러의 거대한 제작비를 들여 3천3백만 달러의 괜찮은 흥행성적을 거둬들였지만, 82년 최대의 히트작인 E.T라는 거대한 벽을 넘을 수는 없었으니 안타까운 비운의 작품인 셈이다.)를 들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디즈니의 원동력인 애니메이션의 불빛이 사그러든 상태에서 시도한 실사영화로의 도전은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야 되는 비즈니스의 기본 원칙에 충실히 하지 못한 당연한 귀결이기도 했다.(이후로도 디즈니의 실사영화는 대체적으로 범작에 그치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이는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계속된다.)

80년대 초반까지 만화영화보다는 실사영화에 치중하던 디즈니는 85년도부터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만화영화로의 회귀가 그것이었는데, 1984년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 그리고 제프리 카첸버그 모션 픽쳐스 그룹 책임자의 부임부터 시작된 이 디즈니의 부활 프로젝트는 비록 '블랙 칼드론(1985)'에서 천문학적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도 넘치 못하는 참패를 거두긴 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만화영화의 투자를 계속하였고, 그로부터 4년 뒤 디즈니 역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드는 작품을 만들어 내게 되니, 이것이 바로 디즈니 부흥의 신호탄을 알린 동시에 디즈니 제2의 황금기를 열어준 기념비적인 작품 '인어공주(1989)'인 것이다.

ⓒ WALT DISNEY



한스 크리스챤 안델센의 대표적인 동화를 각색한 인어공주는 분명 이전까지 디즈니가 선보였던 일련의 세계명작동화 스타일의 만화영화와 같은 성격을 가진, 말하자면 고전적인 테마를 공유하는 작품이었다. 실제로 인어공주는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1937)' 이후 기획되었던 후속 프로젝트 였으나 모종의 이유로 제작이 중단되었던 작품이었다. 60년대 이후로 디즈니 내에서도 거의 흔적이 사라진 이 세계명작동화 스타일은 오히려 90년대를 맞이하는 시점에서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좋은 소재였던 셈이었다.  

다만, 고전적인 소재를 다시 부활시키는데 있어서 디즈니는 새로운 몇가지 시도를 행하게 되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컴퓨터 그래픽의 도입이었다. 레이아웃을 컴퓨터로 그린 뒤, 이를 셀 애니메이션으로 옮겨 채색하는 작업은 지금의 Full CG와는 다른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된 방식이었으나 셀 애니메이션이 가진 서정성과 감성을 유지하면서 CG의 부드러움과 선명함을 더하면서 기존의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새로운 영상적 완성도를 이룩하게 되었다.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바다를 누비는 인어들과 바다생물들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웠으며, 생동감이 넘치는 영상미로 관객들을 사로잡게 된다.

다른 하나의 시도는 뮤지컬의 접목이었다. 이미 디즈니의 전작 '올리버와 친구들(1988)'에서 선보인 바 있는 이 뮤지컬 드라마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또다른 서정성과 감동을 부여하게 되었으니, 아름다운 색체와 미려한 움직임에 더해진 뮤지컬적 시퀀스는 때로는 한편의 로맨틱한 드라마를, 때로는 한편의 코미디를 극적으로 스크린 위에 표현하게 된다. 이를 위해 뮤지컬계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던 알란 멘켄을 데려온 것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고의 선택 중 하나로, 멘켄 자신도 디즈니와의 작업을 통해 오스카 8회 수상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서로가 상부상조하게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전적인 소재의 현대적인 각색도 이야기의 흥미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해낸다. 비극적인 이야기였던 원작의 시놉시스를 밝고 희망찬 이야기로 각색한 것은 확실히 전연령가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서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보인다. 여기에 바닷가재 세바스챤과 같은 개그 캐릭터를 창조하여 자칫 지루하게 흘러갈지도 모를 이야기를 중간중간 튀어오르게 만든 것은 분명 인어공주의 최고의 선택 중 하나가 아닐까. 세바스챤은 단순한 감초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인어공주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인 'Kiss the Girl'에서 사실상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캐릭터로 맹활약하게 된다.

또한, 달라진 시대만큼 달라진 여성상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신데렐라와 같이 수동적이고 고전적인 여성주인공에서 지상을 동경하여 스스로 사랑을 찾아 모험을 행하는 에리얼의 모습은 분명 고전적인 동화의 여주인공과는 사뭇 다른 현대적인 여성상의 표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는 보수적인 가치를 대변하던 과거의 디즈니와도 역시 상반되는 부분으로, '미녀의 야수(1991)'의 벨, '알라딘(1992)'의 쟈스민, '뮬란(1998)'의 뮬란 등으로 재생산되면서 디즈니의 또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게 된다.

인어공주는 디즈니 만화영화 사상 역대 최고인 4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된 작품이었다. 이는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투입되었던 85년 블랙 칼드론의 2천 5백만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액수로, 지난 이십년간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에서 그리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감안할 때 디즈니의 자존심을 건 승부사이자 회심의 일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인어공주는 디즈니의 침체기를 한방에 날리는 멋진 카운터 펀치가 되었다. CG와 뮤지컬, 코미디와 신세대 여성상이 어우러진 이 한편의 드라마틱한 애니메이션은 오랫동안의 침체기를 벗어나 이후 픽사의 '토이 스토리(1995)'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전까지 디즈니의 르네상스를 열었던 명작으로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인어공주2, 바다로의 귀환 (2000),Little Mermaid II, Return to the Sea


ⓒ WALT DISNEY


<정보>

◈ 감독: 짐 캐머러드(Jim Kammerud),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
◈ 각본: 엘리자베스 앤더슨(Elizabeth Anderson) 外
◈ 음악: 대니 트룹(Danny Troob)
◈ 제작: 레슬리 휴(Leslie Hough), 데이빗 러브그렌(David Lovegren)
◈ 제작사/배급사: 월트 디즈니 / 부에나 비스타
◈ 저작권: ⓒ WALT DISNEY
◈ 일자: 2000.09.19
◈ 장르: 드라마, 로맨스, 뮤지컬,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비디오 / 전연령가(G)


<소개>

에리얼과 에릭의 딸 멜로디를 주인공으로 한 인어공주의 시퀄. 지상을 동경한 에리얼과 달리 딸인 멜로디는 바다를 동경하게 된다나 뭐라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아닌 비디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극장에서 개봉된 작품은 아니다.


인어공주, 아리엘의 시작 (2008),Little Mermaid, Ariel's Beginning


ⓒ WALT DISNEY


<정보>

◈ 감독: 페기 홈스(Peggy Holmes)
◈ 각본: 로버트 리스(Robert Reece) 外
◈ 음악: 제임스 둘리(James Dooley)
◈ 제작: 켄드라 홀랜드(Kendra Halland)
◈ 제작사/배급사: 월트 디즈니
◈ 저작권: ⓒ WALT DISNEY
◈ 일자: 2008.08.26
◈ 장르: 드라마, 로맨스, 뮤지컬,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비디오 / 전연령가(G)


<소개>

두번째 후속편은 당연스럽게도 프리퀄이 되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시점보다 이전 시점의 이야기로 트라이튼 왕이 인간들을 싫어하게 된 이유와 에리얼의 첫 모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역시 극장용이 아닌 비디오용 애니메이션.


<참고 사이트>

[1] The Little Mermaid (1989 film), Wikipedia
[2] Walt Disney Pictures, Wikipedia
[3] Walt Disney Animation Studios, Wikipedia
[4] The Little Mermaid, Disney Wiki
[5] 인어공주, 네이버 영화
[6] 인어공주, 엔하위키 미러
[7] 디즈니 애니의 20세기, 그리고 21세기,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LT DISNE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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