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물간 배우와 그저그런 감독이 만들어내는 판타지 영화의 성공가능성.

ⓒ Relativity Media


미에서는 오는 금요일인 2011년 1월 7일, 그리고 한국에서는 다음 주 목요일인 1월 13일에 개봉예정인 도미닉 세나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론 펄만 주연의 판타지 영화 '시즌 오브 더 위치'.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두 기사가 고향이 흑사병으로 폐허가 되어있음을 목격하게 되고, 그 배후가 마녀의 짓이라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마녀로 낙인찍힌 한 소녀를 수도원으로 호송하는 과정 중에 일어나는 모험과 서스펜스를 다룬 이 작품은, PG-13이라는 관람등급에 맞게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말랑말랑한 판타지 영화가 아닌 보다 더 드라마가 강조된 시리어스한 판타지 영화가 될 듯 합니다.

감독은 '캘리포니아(1993)'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한 도미닉 세나 감독으로, '식스티 세컨즈(2000)', '소드 피쉬(2001)' 등으로 한국 영화 팬에게도 익숙한 인물입니다. 프로듀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로 유명한 챨스 로벤. 각본은 이 작품이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브라기 F. 슈트. 주연을 맡은 니콜라스 케이지는 식스티 세컨즈를 통해 이미 도미닉 세나 감독과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으며, 챨스 로벤과는 '시티 오브 엔젤(1998)'을 통해 손을 잡은 적이 있지요. 여기에 '헬 보이' 시리즈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하지만 맨 얼굴은 그리 친숙하지 않은) 개성파 배우 론 펄만이 케이지의 파트너로 활약합니다. 로드 무비와 버디 무비의 구조를 동시에 갖춘 판타지 영화라 할 수 있겠네요.

ⓒ Relativity Media

이미 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과 언론들에 의해 소개가 되면서 형식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긴 했습니다만, 실제적으로 영화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감독인 도미닉 세나가 캘리포니아 이후 제작한 작품들이 줄줄이 평단의 혹독한 질책을 받아왔거든요. 그나마 식스티 세컨즈와 소드 피쉬는 흥행에서 나름 선방한 작품이긴 합니다만, 최신작인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의 '화이트아웃(2009)'은 평단의 혹평 뿐만 아니라 흥행에서도 참패하는 실적을 남기기도 했지요. 여기에 최근하는 작품마다 줄줄이 범작 내지는 졸작 수준에 그쳤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역시 불안요소가 존재합니다. 이쯤되면 과연 이 작품이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지 아쉽게도 예상이 가능하게 되어버리게 됩니다. 그나마 개인적으로는 론 펄만의 캐스팅이 반가운 소식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로 판타지 영화는 성인용 드라마로는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나 '나니아 연대기' 3부작은 성공한 판타지 영화이긴 하지만,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전연령가 형태의 작품이었죠. 성인 영화에서 감각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던 잭 스나이더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가디언의 전설(2010)' 역시 성인물을 주로 만든 감독이 전연령가 작품을 연출하면서 그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에 영향을 받아 시리즈로 기획되었던 일련의 판타지 영화들이 모두 첫 작품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면서 기획을 접어버리는 등, 21세기 초반에 반짝했던 판타지 열풍은 근래에 들어 거의 사그라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이번 시즌 오브 더 위치는 그런 면에서 오랜 만에 등장하는 성인 판타지 대작 영화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만,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계속 기대 이하의 역량을 보여준 감독과 이제는 A급 스타에서 B급으로 전락해버린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두 위험요소로 인해 시작 전에 이미 많은 기대감이 들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부디 많은 언론들의 부정적 견해를 극복하고 밀도 있는 스토리 텔링과 볼거리로 성인용 판타지 영화의 한 장을 장식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임1) 그래도 2010년 초에 개봉했던 '솔로몬 케인(2010)'보다는 나을거라는 믿음은 있습니다. 제가 판타지 영화 팬이긴 합니다만, 솔로몬 케인은 뭐 정말이지...

덧붙임2) 시즌 오브 더 위치라는 제목의 영화가 하나 더 있더군요. 1972년 작으로 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A 로메오 감독의 작품인데, 이번 작품과는 아무런 연관은 없습니다. 72년작은 로메오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그리 유명하지 않은 작품인 듯. 

덧붙임3) 시즌 오브 더 위치는 영국의 고급 속옷 브랜드인 아장 프로보카퇴르(Agent Provocateur)가 2008년에 런칭한 언더웨어 콜렉션의 명칭이기도 하다는군요. 뭐, 이제까지 언급한 시즌 오브 더 위치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듭니다, 험험.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Relativity Media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