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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MOUNT Pictures


<스탭>

◈ 감독: 마틴 스콜세지
◈ 원작: 데니스 르헤인
◈ 캐스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크 러팔로, 벤 킹슬리, 미셸 윌리엄스, 막스 폰 시도우
◈ 제작: 파라마운트 픽쳐스


<시놉시스> 

외딴 섬 셔터 아일랜드에 위치한 정신병원에서 한 여성 환자가 실종한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해결을 위해 현장으로 향하는 연방 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과 동료 척(마크 러팔로 분). 테디는 수년전 방화사건으로 인해 아내 돌로레스(미셸 윌리엄스 분)를 잃고 죄책감과 상실감으로 인해 잦은 두통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병원의 책임자인 코리 박사(벤 킹슬리 분)를 만나 사건의 자초지종을 듣는 테디와 척. 사라진 환자는 레이첼 솔란도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자신의 아이 셋을 물에 익사시킨 뒤 정신병원에 수감되었으나 어젯밤 자신의 숙소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테디는 코리 박사 이하 정신병원의 모두가 무언가 자신에게 숨기는 것이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그들 몰래 사건을 조사하려는 테디. 사실 그에게는 이곳 정신병원을 찾은 또 하나의 숨겨진 목적이 있었는데...


부족한 스릴러의 공백을 메우는 뛰어난 싸이코 드라마

ⓒ PARAMOUNT Pictures

실 셔터 아일랜드가 스콜세지의 작품치고는 그다지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는 미디어의 소식을 접했을 때는 무척 실망했었다. 예고편이나 공중파 방송의 영화 소개 프로에서 접한 셔터 아일랜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이야기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1년이 흐른 뒤 감상하게 된 셔터 아일랜드는 기대했던 이야기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디어의 평가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작품이 되었다. 스콜세지 감독의 연출력은 거장의 칭호에 걸맞는 내공과 섬세함이 돋보였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물이 올랐으며, 악몽과 현실의 경계에 선 작품의 분위기는 훌륭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140분 정도의 러닝타임 동안 셔터 아일랜드는 인상적인 느낌을 내게 심어주었다.

정신병원이 위치한 외딴 섬 셔터 아일랜드에서 벌어진 실종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떠나는 테디와 척의 행보에서 대부분의 관객들은 당연히 미스테리 스릴러를 연상시켰을 것이다. 엘로스도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마치 이 서두는 김대승 감독의 '혈의 누(2005)'에서 외딴섬 동화도로 향하는 원규(차승원 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다만, 연쇄살인사건과 범인의 정체, 그리고 섬에 감춰진 어둡고 충격적인 진실과 같은 클리셰가 드러난 혈의 누와는 달리 셔터 아일랜드는 다른 형태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것은 바로 테디의 트라우마와 현실 사이의 방황이다.


정신병자의 방화사건으로 세상을 뜬 아내에 대한 악몽과 2차 대전 중 겪었던 참상으로 고생하는 연방보안관 테디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동시에 핵심 키워드이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테디의 악몽과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 셔터 아일랜드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과 그 속에 숨겨져 있을 모종의 진실 파헤치기를 키워드로 삼아 진행된다. 악몽, 과거, 현재로 오버래핑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아내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를 안은 체 사건에 뛰어든 주인공은 셔터 아일랜드 직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2010)'과 인셉션의 주인공 코브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엘로스의 경우는 셔터 아일랜드의 시놉시스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인셉션의 예고편을 접했을 때 둘이 비슷한 테마를 공유하고 있는 영화로 인식했었다.

인셉션과의 공유점을 발견했다면 셔터 아일랜드의 주제 역시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다. 결국 이 작품은 미스테리 스릴러라기 보다는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싸이코 드라마라는 주장르 위에 토핑처럼 스릴러를 얹은 장르인 것이다. 다만 그로 인해 첫 맛이 스릴러로 느꼈던 관객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영화가 되었다. 게다가 악몽 속에 방황하는 테디의 싸이코 드라마인지라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는 무척 짓눌려 있고, 호러나 스릴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귀를 거슬리는 배경 음악 역시 이러한 불쾌감을 극대화시키는 미장셴은 아니었을까 싶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반전의 클라이막스와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는 드라마틱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사실 반전으로 향하는 여정이 예민한 관객들에게는 금방 보일 정도라는 점에서 그 구성에 실망을 보이는 이들도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생각보다 충격이 덜한 반전과 함께 영화의 의도를 일순 엿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누군가의 말마따나 이 영화는 장르 영화라기보다는 드라마를 강조한 작품이라고 하겠다. 물론 그로 인해 작품의 파괴력은 생각보다 미약해졌다. 다만 세간의 평가와 달리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스콜세지 최고의 필모그라피 중 하나는 아니더라도 무척 인상적인 A급 필모그라피 중 하나라 감히 말하고 싶다.

덧붙임) 한국판 포스터와 오리지널 포스터를 비교해보면 역시 오리지널 포스터 쪽이 원작의 느낌을 더 잘 살리고 있다. 잔뜩 인상을 찌뿌린 디카프리오의 표정이 그에게 어떤 심각한 사정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오리지널 포스터와 달리 한국판 포스터의 디카프리오는 너무 평온한 표정이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PARAMOUNT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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