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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닉 식스 (1987), Bionic Six 


ⓒ TMS · MCA/Universal


<정보>

◈ 총감독: 데자키 오사무(出崎統)
◈ 연출: 샘 니콜슨(Sam Nicholson), 존 워커(John Walker), 리 미시킨(Lee Mishkin), 존 엠(John Ahem), 마크 글래맥(Mark Glamack)
◈ 각본: 쟝 마크 로피셔(Jean-Marc Lofficier), 고든 브레섹(Gordon Bressack), 파멜라 힉키(Pamela Hickey), 크레이그 밀러(Craig Miller)
◈ 스토리보드: 마이크 보스버그(Mike Vosburg)
◈ 캐스팅: 존 스테펜슨(John Stephensen), 카롤 빌거(Carol Bilger), 할 라일(Hal Rayle), 바비 블락(Bobbie Block), 노만 버나드(Norman Bernard), 브라이언 토치(Brian Torchi)
◈ 음악: 토마스 체이스(Thomas Chase), 스티브 룩커(Steve Rucker)
◈ 제작사: 도쿄무비 신사, MCA TV (現 NBCUniversal TV)
◈ 저작권: ⓒ TMS · MCA/Universal
◈ 일자: 1987.04.19 ~ 1987.06.28 / 1987.09.08 ~ 1987.11.12
◈ 장르: SF, 모험,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22화/43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근 미래의 지구, SPL의 천재 과학자 아마데우스 샤프 박사는 생체공학을 이용, 인간에게 강력한 초능력을 부여하는 연구에 성공한다. 샤프 박사의 테스트 피험자로 특수요원 잭 베넷이 선정되었으며, 투시와 망원, 에너지파를 발산하는 특수한 눈과 강력한 청력, 그리고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된 그에게는 바이오닉 1이라는 코드명이 부여된다. 하지만, 베넷 가족이 스키여행 도중 불의의 사고로 바이오닉 1을 제외하고 모두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자, 샤프 박사는 바이오닉 1에게 사용했던 생체공학기술을 사용하여 그들을 모두를 부활시키게 된다.

부인인 헬렌 베넷은 텔레파시 능력과 예지력, 그리고 환영을 보여주는 능력을 가진 마더 1으로, 장남인 에릭 베넷은 전자파를 이용하여 금속을 자유자재로 조정하거나 파괴할 수 있으며, 괴력을 발휘하는 팔을 가진 스포츠 1으로, 딸인 메그 베넷은 어깨에 달린 장치를 통해 음파 광선을 발사하며, 초인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는 다리를 가진 록 1로, 입양된 흑인 아들인 J.D 베넷은 강력한 괴력과 엄청난 지적 능력을 소유한 IQ로, 막내이자 입양된 동양계(일본계) 아들인 분지로 베넷은 파워업된 가라데 기술을 사용하는 가라데 1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초인적인 능력을 보유하게 된 베넷가족은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요원 '바이오닉 식스'로 불리게 되는데...


<소개>

일본의 도쿄 무비신사와 미국의 MCA TV가 합작으로 만든 작품. '고르고 13(1983)' 이후 수년간 아니메를 떠나 일미 합작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던 데자키 오사무가 총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총감독이라고는 하지만, 작품 대부분의 스토리나 콘티 등이 미국 스탭진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에피소드 연출 역시 미국이 연출가 등에 의해 이루어졌기에 전반적인 모양새는 데자키의 스타일과는 상이한 작품이며, 아니메적인 느낌은 거의 묻어나지 않는 미국식 히어로물로 볼 수 있다.

다만,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부터 드러나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스타일리쉬한 히어로 액션은 이 작품의 어딘가가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연출이나 콘티 뿐만 아니라 작화에 있어서도 미국의 아동 애니메이션이나 여타 히어로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세심한 터치와 디테일이 인상적인데, 이는 역시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도쿄무비 신사의 영향력임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도쿄무비 신사가 84년에 제작했던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마이티 오봇트(1984)'라든지 프랑스와의 합작으로 제작했던 '우주전설 율리시즈 31(1981)'와도 스타일에서 연계가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일본 스타일도 아니며, 미국 스타일도 아닌 무국적인 스타일의 작화에는 한국 출신 애니메이터들이 힘도 어느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출동! 바이오 용사 by 송락현, TIME CAPSULE | 1991 (보러가기)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인상적이었던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비해 본편의 에피소드가 모두 이런 놀라운 움직임과 장면을 선사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야기 전개는 스캐럽 박사의 팀 스캐럽이 일으킨 소동을 바이오닉 식스가 힘을 합쳐 매회 해결하는 형태의 단편 에피소드 형태로 진행되는데, 상당 에피소드는 비교적 얌전(?)하고 비폭력적인 양상을 띄고 있었으며, 그러다가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상당히 스케일이 큰 액션씬을 선사하면서 기대에 부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초능력을 보유한 히어로 전대라는 점에서는 과거 '사이보그 009(1966)'나 '갓챠맨(1972)'에서 이어져온 일본식 히어로의 편린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베넷 가족이 바이오닉 식스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손목에 찬 시계를 사용하는 장면은 갓챠맨의 오마쥬로 봐도 무방할 듯.

여기에 아프리카 계나 일본계 입양아를 가족의 일원으로 포함시켜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가족상을 보여주는 부분도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히어로 가족이라는 점에서는 픽사의 '인크레더블(2004)'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가족애라는 미국 불변의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두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도 88년 KBS2를 통해 방영되면서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과 다이나믹한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시리즈는 시즌2의 65화를 끝으로 종영되었으며, 아쉽게도 이후에 후속작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데자키 오사무는 바이오닉 식스의 시즌 2가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하스브로의 피규어 완구를 모델로 한 'Visionaries: Knights of the Magical Light(1987)'이라는 또다른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에 크리에티브 컨설턴트로 참여하기도 한다.


<참고 사이트>

[1] Bionic Six, Wikipedia
[2] バイオニックシックス, Wikipedia Japan
[3] Bionic Six (U.S. TV), ANN
[4] Bionic Six, Garn's Guide
[5] BionicSix.net
[6] 바이오닉 식스 (Bionic Six, 1987), 뿌리의 이글루스 
[7] 출동! 바이오 용사, Your Friendly Neighborhood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MS · MCA/Universal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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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으로 좋아했던 아니메 아티스트의 부고에 조의를 표하며...


'일의 죠(1972)', '에이스를 노려라(1973)', '보물섬(1978)',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 '집없는 아이(1980)', '스페이스 코브라(1982)', '고르고13(1983)', '블랙잭(1996)', '백경전설(1997)' 등 숱한 명작 아니메를 만들어내었으며, 하모니 기법, 투과광/입사광 기법, 감각적인 화면분할과 반복연출을 통해 리미티드 아니메를 예술의 경지에까지 오르게 했던 아니메의 거장 데자키 오사무가 4월 17일 지병인 폐암으로 타계했다고 합니다. 향년 68세.

테즈카 오사무의 무시 프로덕션에 입사하여 스기이 기사부로, 린 타로, 토미노 요시유키, 타카하시 료스케 등과 함께 테즈카 오사무의 대표적인 제자로 알려진 데자키 오사무 감독은 아니메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낸 인물 중 하나입니다. 비록 83년 고르고 13의 흥행대참패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근래의 아니메 팬들에게는 생소하다시피한 이름이 되어버렸지만, 위에서 언급한 테즈카 오사무의 다섯 제자들과 미야자키 하야오, 타카하타 이사오를 더해 1세대 아니메 감독으로 아니메를 이끌어온 레전드 급의 연출가라 할 수 있습니다.

☞ 순간을 포착하는 영상아티스트 '데자키 오사무' by 캅셀 (바로가기)

제가 아니메를 보아온지가 마징가 Z를 시작으로 어언 36년 쯤 되어가는데, 그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최초로 아니메 연출가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인물이 바로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초창기 많은 아니메 팬들에게는 큰 영향력을 준 인물이라 할 수 있지요. 내일의 죠의 주인공 죠나, 보물섬의 실버선장,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오스칼 등 그가 그려낸 인물들은 원작 이상의 드라마틱함과 카리스마를 보유한 인물들로 승화되어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만화영화일을 하던 당시 총감독을 맡았던 '바이오닉 식스(출동 바이오 용사, 1987)'는 예의 드라마틱함이 사라진 미국식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그 분에 대해 할 이야기는 많지만 일단 여기서 줄일까 합니다. 어제밤부터 몸살과 급체로 거의 14~5시간을 고생했더니 몸이 말이 아니네요. 회사도 출근 못하고 겨우 6시가 되어서야 몸을 가눌 수 있게 되었거든요. 지금도 할말은 많은데 정신이 몽롱하고 손가락에는 힘이 풀려 도저히 글을 끝마칠 수가 없군요.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 이렇게 떠나가다니 새삼 그와 비슷한 연배의 아니메 거장들의 건강도 염려스럽군요.


데자키 오사무의 대표 연출작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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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ITO Production · TMS · FILMLINK


<스탭>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원작: 사이토 타카오
◈ 제작: 도쿄무비신사


<시놉시스> 

세계적인 부호 레오나르드 도슨의 아들인 로버트 도슨의 암살 의뢰를 받은 전설적인 스나이퍼 듀크 토코. 의뢰받은 일은 한치의 오차나 실수도 없이 반드시 수행해 내고야 마는 지상 최고의 킬러인 그의 암호명은 고르고 13이다. 도슨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지는 역사적인 순간, 도슨 회장의 앞에서 로버트는 고르고 13의 저격에 의해 그만 즉사하고 만다.

로버트 도슨의 암살 이후, 그는 또다시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신흥 마피아의 보스 닥터Z의 암살 의뢰를 받는다.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닥터Z의 암살에 성공한 고르고13에게 돌연 습격이 시작된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고르고13은 닥터 Z 암살의뢰인을 찾아가지만, 이미 그는 고문을 당하고 숨을 거둔 뒤였다. 숨쉴 겨를도 없이 몰아치는 암살자들의 습격과 군대 수준의 화력을 앞세운 공격. 고르고 13의 일거수 일투족은 하나도 빠짐없이 정체불명의 적에게 노출되어 있었다. 과연 고르고 13은 누구에게 습격을 당하는 것일까. 사방에서 밀려드는 강력한 적들을 하나 둘 물리치며, 고르고 13은 그 의문을 풀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아니메라마, 하드보일드 액션으로 부활하다

'일의 죠(1970)', '에이스를 노려라(1973)', '보물섬(1978)',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와 같은 70년대의 명작 애니메이션을 관통하는 연출가 데자키 오사무의 특징은 (영상미학의 대가라 불리는 그의 불세출의 연출력을 제외하고) 만화영화임에도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인간 드라마에 있다 하겠습니다. 밑바닥 인생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우뚝선 뒤 자신의 젊음을 하얗게 불태웠던 풍운의 권투선수 죠, 수많은 라이벌과의 경쟁을 통해 진정한 테니스 에이스로 성장해 가는 소녀 오카 히로미, 악당임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가슴에 사나의 로망을 아로 새겨넣었던 외다리 사나이 캡틴 실버, 여자로 태어나 운명을 극복하고 불꽃 같은 삶은 살다가 간 오스칼 프랑소와에 이르기까지... 그가 연출하는 만화영화의 등장인물은 드라마틱한 이야기 속에서 실사영화 이상의 생동감으로 팬들을 사로잡고,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데자키 감독의 작품들이 모두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 사랑받고 인정받는 이유는 바로 만화영화의 범주를 넘어선 드라마틱한 인간 드라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데자키의 스승 테즈카 오사무가 창립한 무시 프로덕션은 일본 만화영화의 두가지 방향성을 제시했었습니다. 하나는 디즈니에 필적하는 만화영화를 만들자는 것으로, 이는 전통적인 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는 압도적인 제작력을 가진 디즈니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테즈카 오사무로 하여금 리미티드 기법이라고 하는 일본 아니메 고유의 제작기법을 낳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고품격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 실험적 도전이었습니다. 이제는 성인 만화영화의 본산으로 불리는 일본 만화영화로서도 당시 이 시도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 아래 만화영화의 일본식 발음인 아니메이숀과 드라마의 합성인 '아니메라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무시 프로덕션의 아니메라마 3부작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입니다.

'천일야화(1969)', '클레오파트라(1970)', '슬픔의 벨라돈나(1973)'로 이어지는 아니메라마 3부작은 영상예술로 승화된 비주얼과 이야기로 성인 만화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만, 지나치게 앞서간 작가주의와 무리한 재정투입으로 인해 무시 프로덕션의 도산을 야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무시 프로덕션의 수많은 후학들에게 큰 경험과 교훈, 그리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게 되었지요. 무시 프로덕션 출신으로 현재에 이르러 명장으로 칭송받는 스기이 기사부로, 린 타로, 토미노 요시유키, 타카하시 료스케 등의 감독들이 연출한 작품들은 모두 만화영화의 범주를 넘어선 깊이 있는 드라마로 일본 아니메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던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는 이번에 이야기할 데자키 오사무와 그의 작품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이야기이구요. 앞서 이야기한 70년대 그의 명작들은 하나같이 아니메라마가 지향했던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테마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데자키만의 영상미학이 가미되어 시대를 넘어서도 하나같이 칭송받고 있지요.

그렇다면, 사이토 타카오가 창조해낸 희대의 스나이퍼로 일본 성인만화에 큰 족적을 남긴 전설적인 인물 고르고 13은 과연 아니메라마의 계승자이자 영상미학의 대가인 데자키 오사무의 손에 의해 어떻게 만화영화로 태어나게 되었을까요. 강렬한 하드보일드 액션과 아니메의 스타일리스트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큰 기대를 가질만 합니다.

ⓒ SAITO Production · TMS · FILMLINK



폭력과 섹스를 고급화시킨 데자키의 영상미학의 절정

록 이제까지의 필모그라피가 거의 대부분 성인취향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자키의 작품은 80년대에 들어와 좀 더 과격하게 변모합니다. 직전년도에 연출한 '스페이스 어드벤쳐 코브라(1982)' 역시 테라사와 부이치의 동명 SF 하드보일드 액션물을 원작으로 한 성인취향의 액션 영상을 선보였는데요. 이전과는 달리 육감적인 여성미의 강조와 잔인한 폭력씬으로 인해 드라마성이 강조된 이제까지의 데자키 작품에 비해 자극적인 느낌을 주었다 하겠습니다. 물론, 내일의 죠나 보물섬 등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 장면을 연출해온 데자키 감독입니다만, 코브라는 몽환적인 연출로 인하여 액션장면에서는 호흡이 느려지고, 이야기는 허공에 뜬 느낌을 주었지요.

이듬해에 나온 고르고 13은 그런 면에서 분명 코브라에 비해 템포도 빠르고 긴장감도 배가되었습니다. 고르고 13에게 암살당하는 인물들의 공포에 질린 표정은 다소 과장된 표정으로 죽음의 문턱에 선 인간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냅니다. 여기에 특유의 하모니 기법은 정과 동을 오가는 작품의 분위기에서 매순간마다 강렬한 하이라이트를 선사하게 되지요.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회심의 결정타를 날리는 순간에 어김없이 화면은 정지되며 극화체의 일러스트가 화면을 대신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연출은 실로 데자키 감독의 작품들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내는 기가 막힌 수법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역동적인 액션장면 사이사이에 등장하여 역동성을 오히려 배가시키는 실로 데자키만의 필살기라고 할 수 있지요.

원작과 마찬가지로 성적인 표현에서도 이 작품은 도전적인 장면들을 선보입니다. 천일야화에 이어 만화영화에 베드씬을 그려넣는 파격을 선보인 것이죠. 스기노 아키오에 의해 그려진 육감적인 여성들은 실로 만화영화로서는 놀라울 정도의 관능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고르고에게 남편을 살해당한 비련의 여인 로라가 암살자 스네이크에게 능욕당하는 장면은 괴기스럽고 몽환적으로 표현되었으며, 고르고와 조력자 리타와의 정사장면 역시 어두운 음영과 실루엣으로 고혹적으로 표현해 냅니다. 이러한 선정적 묘사는 과거 아니메라마 3부작 정도는 아닐지더라도 노골적인 컷을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묘사하고 있지요. 

감각적인 화면분할은 동시간대에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묘사를 실로 기막히게 표현해 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기법이지만 이러한 화면분할을 통해 고르고 13은 스파이 액션 영화로서의 진면목인 서스펜스의 느낌을 잘 살려냅니다. 오디오의 시간대와 비디오의 시간대를 달리하는 연출방식, 중요한 장면을 반복해서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등, 작품은 만화영화로서는 절정의 테크닉과 수많은 시도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동문지간인 린타로 감독 역시 즐겨 사용하는) 투과광 기법과 입사광 기법까지 선보이는 등, 고르고 13은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데자키의 모든 영상미학이 집결된 영상미학의 결정체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3년 뒤에 자신의 영상미학을 모두 쏟아낸 린 타로 감독의 사무라이 액션물 '카무이의 검(1985)'과도 비교된다 하겠습니다. 움직이는 그림에서 보다 더 고도의 기법이 적용될 여지가 많은 만화영화의 특성상 두 거장은 액션물을 연출하면서 실로 절정의 영상미학을 담아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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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의 CG 도입, 과유불급으로 인해 실패한 시도

화영화로서 시도할 수 있는 최고의 영상연출을 화면에 쏟아부은 것 외에도 고르고 13은 아니메史의 한획을 그을 또하나의 영상적 시도를 선보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최초로 만화영화에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한 것인데요. 당시 컴퓨터 그래픽은 디즈니가 제작한 '트론(1982)'과 같은 실사영화에 등장했을 뿐 전세계적으로 영화나 만화영화에서 시도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조차도 절반의 성공에 그친 체 막을 내려야 했던 CG를 불과 1년 뒤에 만화영회에 전격 도입한 데자키 오사무와 제작진의 시도는 실로 엄청난 모험이었던 셈이죠.

직전년도의 극장판 코브라에서도 4채널 돌비 입체 음향 시스템을 일본 영화 최초로 도입했던 데자키 감독은 이번에도 영상예술에 있어서 선구적인 시도를 보여준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그의 도전적인 모험은 안타깝게도 불발로 그치게 됩니다. 당시의 CG는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자본과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었기에, 이로 인해 작품에서 오프닝 씬(그나마 여기서도 Full CG가 아닌 실사 스톱모셥과의 조합으로 제작)과 라스트의 헬기 전투 씬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못했던 겁니다. 게다가 조악한 당시의 CG 기술로는 지금과 같은 셀과 CG의 결합을 시도할 수 없었으며, 질감의 표현 역시 셀로 그려진 아니메 컷과 너무도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던 탓에 전체적으로 영상 속에서 너무 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물론, 이 조악한 CG가 컷에 많이 사용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작품의 전체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만, 세계 최초로 CG를 도입한 야심찬 시도라는 의의에 부합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포스터의 COMPIX(COMputer와 PICture의 조합어.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만화영화라는 의의를 부각하기 위한 신조어라 볼 수 있을 듯)라는 홍보가 무색한 이 모습은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부작용만 낳았습니다.

획기적으로 시도한 CG의 아쉬움 외에도 과도한 원작의 재해석은 원작의 팬들에게는 외면을 받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액션물이지만 너무도 판타지스럽게 표현된 데자키의 영상미학은 사실적이고 냉소적인 암살자 고르고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잔인한 폭력묘사와 선정적인 장면 역시 극장 애니메이션으로서는 흥행의 저해요소이기도 했을 겁니다.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성공할텐데 고르고 13은 여기저기 마니악한 측면이 눈에 띈 작품이라고 해야 겠지요. 여러가지 흥행의 저해요소는 결국 놀라운 영상미로 무장된 이 걸작에게 흥행참패라는 굴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게 됩니다. 전년도의 코브라에 이은 고르고 13의 흥행 패배는 70년대를 풍미했던 데자키 오사무로 하여금 도미를 결심하게 되는 하나의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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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아니메의 진수를 보여준 안타까운 걸작

록 최초의 시도라는 의의 외에는 작품에서 사족이 되었던 CG 기술이나 성인 등급의 과격한 표현 수위로 인해 대중적 호응을 얻지 못한 고르고 13이었지만, 데자키 오사무의 모든 영상미학이 담겨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성인용 액션 만화영화 이상의 작품성과 아우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실사영화를 무색케 하는 각종 영화적 연출기법과 시퀀스로 인해 아니메의 영상 레벨을 한차원 끌어올린 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지요.

또한 이 작품은 과거 아니메라마에서 보여주었던 판타지스러운 연출기법들에 의해 하드보일드 액션물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가져다 주는데요. 바로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하드보일드 액션과 판타지스러운 연출기법의 조합이 80년대 들어 사실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팬들의 취향과 궤를 달리하며 인기몰이에 실패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상 테크닉을 지양하고, 화끈한 액션물에 충실한 연출방식을 선보였다면, 고르고 13은 원작의 팬들 뿐만 아니라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품의 상업적인 성공여부나 장르적 특징과는 어울리지 않는 영상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선보인 데자키의 모든 영상 테크닉이 전부 녹아져 있으며, 거기에 더불어 CG라는 당시로서는 실로 선구적인 시도로 인해 세월이 흘러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의의를 지닌다고 하겠습니다. 선정성과 폭력성이라는 두 키워드에 의해 성인용 아니메의 정체성을 가지게 된 고르고 13은 영상적 표현기법에 있어서도 성인용 아니메라는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성인 아니메의 걸작을 만나고 싶다면 고르고 13은 놓치지 말아야할 작품 중 하나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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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1] 고르고 13 (1983~2008) by 엘로스, 별바다의 서고
[2] 出﨑統,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AITO Production · TMS · FILMLINK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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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13 (1983), ゴルゴ13 / Gorgo 13


고르고 13 극장판 포스터

ⓒ SAITO Production · TMS · FILMLINK

<스탭>

◈ 원작: 사이토 타카오, 사이토 프로덕션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각본: 나가사카 히데요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 미술감독: 코바야시 시치로
◈ CG 감독: 미쿠리야 사토미
◈ 음악/주제가: 키모리 토시유키 / 신디우드(노래)
◈ 키 애니메이터: 모리모토 코지, 오츠카 신지, 후쿠시마 아츠코 등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필름링크
◈ 저작권: ⓒ SAITO Production · TMS · FILMLINK
◈ 일자: 1983.05.28
◈ 장르: 성인,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시놉시스>

세계적인 부호 레오나르드 도슨의 아들인 로버트 도슨의 암살 의뢰를 받은 전설적인 스나이퍼 듀크 토코. 의뢰받은 일은 한치의 오차나 실수도 없이 반드시 수행해 내고야 마는 지상 최고의 킬러인 그의 암호명은 고르고 13이다. 도슨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지는 역사적인 순간, 도슨 회장의 앞에서 로버트는 고르고 13의 저격에 의해 그만 즉사하고 만다.

로버트 도슨의 암살 이후, 그는 또다시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신흥 마피아의 보스 닥터Z의 암살 의뢰를 받는다.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닥터Z의 암살에 성공한 고르고13에게 돌연 습격이 시작된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고르고13은 닥터 Z 암살의뢰인을 찾아가지만, 이미 그는 고문을 당하고 숨을 거둔 뒤였다. 숨쉴 겨를도 없이 몰아치는 암살자들의 습격과 군대 수준의 화력을 앞세운 공격. 고르고 13의 일거수 일투족은 하나도 빠짐없이 정체불명의 적에게 노출되어 있었다. 과연 고르고 13은 누구에게 습격을 당하는 것일까. 사방에서 밀려드는 강력한 적들을 하나 둘 물리치며, 고르고 13은 그 의문을 풀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소개>

일본 최장기 연재만화 중 하나로, 사이토 타카오와 그의 프로덕션의 대표작인 고르고 13이 아니메의 영상 아티스트 데자키 오사무 감독과 만났다. 하모니 기법이나 감각적인 화면분할, 과감한 원작 파괴 등으로 그만의 스타일을 자랑하는 당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감독이 이 멋진 하드보일드 액션물을 과연 어떤 스타일로 소화해낼지 기대가 컸던 작품이기도 했다.

데자키 감독은 자신이 만들어낸 여러가지 영상기법 위에 무려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기술을 만화영화에 도입하는 선구적인 시도를 선보인다. 지금처럼 CG가 익숙하게 사용되던 시대가 아닌, 퍼스널 컴퓨터의 개념이 막 보급되던 시절이었기에 이것은 만화영화에 있어서 몇 세대를 건너뛴 혁명적인 시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과의 차이는 컸었다. CG와 기존 애니메이션을 융합하려던 제작진의 시도는 당시 기술력의 부족으로 생각만큼의 완성도를 이끌어 내지 못했고, 결국 오프닝과 클라이막스의 씬에서만 부분적으로 CG가 사용되며 그조차도 기존의 셀화와는 많은 이질감이 느껴지는 형태의 결과물에 그친 것이다.

☞ 고르고 13의 CG 제작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고르고 13(ゴルゴ13) 1983 by 캅셀 (보러가기)

기대에 못미치는 CG에 비하여 데자키 감독만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액션 연출은 발군이었다. 고르고 13에게 찾아드는 압도적인 적의 위협과 이에 맞서 싸우는 고르고 13의 활약, 그리고 불가능한 암살 미션을 신기에 가까운 기술로 해결하는 장면 등은 스타일리쉬함 그 자체였다. 예의 현란한 데자키만의 영상미학 역시 압권. 다만, 극장영화로서는 너무 높은 수위의 잔인한 액션(싸이코패스에 가까운 킬러들의 등장은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당시로서는 잔인함을 넘어 불쾌감을 주기도)과 성애장면 등의 묘사가 대중적인 흥행 저해요소로 작용하여 기대에 못미치는 CG와 함께 흥행 참패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저 작품을 감상했을 당시에는 홀딱 반할 정도로 스타일리쉬했다고 생각했으나 이는 일부 마니아들의 감동에 그쳤던 듯 싶다.)

고르고 13의 흥행참패는 데자키 감독의 스승인 테즈카 오사무가 무시 프로덕션에서 제작했던 아니메라마 시리즈(클레오파트라, 슬픔의 벨라돈다 등)의 실패와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데, 시대를 앞서간 영상미학과 성인층을 타깃으로 한 무시 프로 출신 애니메이터들의 작품 스타일이 대중의 취향과는 많은 괴리감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는 점에서 동질감이 느껴진다. (물론, 앞선 두 작품에 비해 고르고 13은 엔터테인먼트에 주력한 작품이긴 하다.)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 컨텐츠를 주로 만드는 일본 아니메에서도 데자키 오사무의 스타일은 비주얼에서조차 상당한 성숙함을 수반하고 있으며, 고전영화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70년대말 최고 흥행카드였던 레이지버스의 신작 극장판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1982)'의 흥행 실패와 당대 최고의 흥행감독이었던 데자키 감독의 두 걸작 '스페이스 어드벤쳐 코브라(1982)'와 고르고 13의 의 연이은 흥행 참패는 80년대 당시 아니메의 트렌드 변화를 의미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토미노 요시유키가 몰고온 리얼 SF 로봇의 광풍, 그리고 곧이어 시작될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성시대를 말이다.


고르고 13 Queen Bee (1998) 


고르고 13 퀸비 DVD 커버

ⓒ TAKAO SAITO · SAITO Production · FILMLINK

<스탭>

◈ 감독/스토리보드: 데자키 오사무
◈ 원작: 사이토 타카오, 사이토 프로덕션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우치다 히로시
◈ 미술감독: 이치하라 미에코
◈ 음악: 스즈키 세이지, 요시노 후지마루
◈ 제작: BMG Victor, Goodhill Vision, Filmlink
◈ 저작권: ⓒ TAKAO SAITO · SAITO Production · FILMLINK
◈ 일자: 1998.??.??
◈ 장르: 성인, 액션
◈ 구분/등급: OVA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고르고 13 탄생 30주년을 맞이하여 제작된 OVA 단편. 고르고 13 극장판의 실패 이후, 아니메 업계를 떠나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데자키 오사무가 복귀하여 다시금 감독을 맡았다.


고르고 13 (2008) 


고르고 13 TV 시리즈 DVD 커버

ⓒ 2008 TAKAO SAITO · SAITO Production · GOLGO 13 Syndicate · TV TOKYO

<스탭>

◈ 감독: 오오가 슌지
◈ 원작: 사이토 타카오, 사이토 프로덕션
◈ 연출: 오오가 슌지 外 다수
◈ 각본: 아이오카 쥰이치 外
◈ 스토리보드: 니시자와 스스무 外
◈ 캐릭터 디자인: 타케우치 카즈요시
◈ 미술감독: 미즈타니 토시하루
◈ 음악: 이케다 다이스케
◈ 제작사: The Answer 스튜디오, TV 도쿄
◈ 저작권: ⓒ 2008 TAKAO SAITO · SAITO Production · GOLGO 13 Syndicate · TV TOKYO
◈ 일자: 2008.04.11 ~ 2009.03.27
◈ 장르: 성인,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전설적인 스나이퍼가 극장판으로부터 무려 25년 만에, 30주년 기념 OVA로부터도 무려 10년 만에 TV 시리즈로 부활했다. 하드보일드 액션 스타일로서는 근래 다시금 부활한 테라사와 부이치 원작의 '우주해적 코브라'와 함께 몹시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위 두 작품은 데자키 감독의 손에 의해 극장판 아니메로 제작되었다가 흥행에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남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제작진의 구성인데, 연출, 각본, 스토리보드, 작화진에 이르기까지 상당수의 제작진들이 루팡 3세 TV 시리즈 스페셜 등의 제작에 참여했던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드보일드 액션과 마초적인 주인공이라는 측면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두 작품인지라 이 우연이 왠지 모르게 반가운 부분도 있다.

TV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묘사의 수위는 상당히 높다. 성인물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까지 묘사가 되는데, BS 재팬에서 심야시간 대에 방영되어 50화가 방영되었다. 성인용 액션물로는 이례적으로 긴 연재 분량이기도 했다.

고르고 13 실사영화 DVD 커버

© Saito Production / Toei

1977년에 제작된 노다 유키오 감독, 치바 신이치 주연의 '고르고 13 - 구룡의 목' DVD 커버.
주인공 역할을 맡은 치바 신이치씨의 포스가... 쩔어주신다.


<참고 사이트>

[1] Golgo 13: The Professional (movie), ANN
[2] Golgo 13 (TV), ANN
[3] Golgo 13, Wikipedia
[4] ゴルゴ13, Wikipedia Japan
[5] 고르고 13(ゴルゴ13) 1983,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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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어드벤쳐 코브라 (1982), Space Adventure コブラ


ⓒ BUICHI TERASAWA · TMS


<정보>

◈ 원작: 테라사와 부이치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각본: 테라사와 부이치, 야마자키 하루야
◈ 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 미술감독/미술감독보: 고바야시 시치로 / 오가 카즈오
◈ 음악/노래: 쇼지 오사무 / 마츠자키 시게루, EVE
◈ 프로듀서/제작: 이케우치 타츠오 / 카타야마 테츠오, 후지오카 유타카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TMS
◈ 방영일자: 1982.07.08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관람가 (R)


<시놉시스>

먼 미래의 지구, 평범한 샐러리 맨인 존슨은 반복되는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중, 집안 일을 도와주는 가사 로봇의 권유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트립 무비'라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가상현실 속에서 존슨은 멋진 우주해적이었다. 아름다운 아마로이드 레이디와 함께 우주를 유랑하는 무법자인 그의 앞에는 항상 모험이 끊이질 않았다. 낭만적인 정통파 해적이기에 이권을 위해 악행을 일삼는 거대한 해적집단 우주해적 길드와는 사이가 좋지 않아 잦은 충돌이 있었다. 그러나, 길드의 수많은 위협 속에서도 전 우주에 하나만 존재하는 사이코 건을 왼팔에 장착한 그를 제거할 수는 없었다. 점점 더 조여오는 길드의 포위망과 쫓고 쫓기는 생활에 지친 그는 결국, 자신의 생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얼굴을 바꾸고 기억을 지운체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그의 이름은 코브라, 바로 전설의 우주해적이다.

꿈 속으로만 그려오던 흥분되는 모험 속에 흠뻑 빠진 존슨은 귀가하던 중 차로를 가로 지르던 한 사내를 미쳐 못보았다가 황급히 피하면서 사고를 낸다. 놀라 차에서 내린 존슨은 자신의 차에 치일뻔한 그가 왠지 가상현실 속에서 만난 우주해적 길드의 일원과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무의식적으로 아는 체를 한다. 그리고 사내의 안색이 변하는 순간, 존슨은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내는 정말로 우주해적 길드의 일원이었던 것. 존슨을 향해 사내의 레이저 총이 불을 뿜으려는 순간 존슨 역시 무의식적으로 왼팔을 뻗게 된다.

존슨의 왼팔에서 레이저 빔이 발사되고 사내는 일격에 쓰러지고 만다. 그의 왼손이 없어지고 대신 팔전체에 총이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패닉 상태에 빠진 존슨은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정신을 수습하려 하지만, 자꾸만 이상한 기억이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이 몇 년 전까지만 머물러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거울을 응시하다가 그 옆의 이상한 장치를 작동시키는 순간, 숨겨진 벽장이 열리면서 나타나는 매그넘 권총과 의수. 수년 동안 잊고 살아왔던 옛날의 기억이 존슨의 머리 속에서 서서히 생각나기 시작하는데... (본 줄거리는 원작 코믹스의 내용으로 극장판의 내용은 원작과는 조금 다르다.)


<소개>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된 테라사와 부이치의 대표적인 고전 SF 명작. 1978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은 동시기의 대표적인 우주해적 캡틴 하록과는 거의 반대선상에 놓여진 SF 해적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지극히 일본적이고 비장하며 무거운 하록과는 달리, 코브라는 너무도 미국적이고 유쾌하며 가벼운 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몽키 펀치의 루팡 3세의 유쾌한 도적 루팡 3세와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섞어놓은 듯한 주인공이 스타워즈 같은 세계에서 벌이는 SF 어드벤쳐라고 보는 것이 이 작품을 요약하기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코믹스의 그림체는 기존의 일본식 만화체를 탈피하여 극히 서양적인 느낌이 강렬하다. 타이트한 코브라의 복장이나 등장 히로인들의 육감적이고 뇌쇄적인 의상 등은 서양의 코믹스에서 볼법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어떤 위기에서도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 유쾌한 사나이 코브라의 캐릭터 또한, 서양의 액션 히어로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야기 또한 심각한 주제의식이나 교훈을 전달하기보다는 성인취향의 하드보일드 액션 스타일로, 몹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곱슬머리 금발에 주먹코를 가진 우스꽝스럽게 생긴 코브라는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절대적인 일본 만화영화에서 이례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인 루팡3세의 루팡과도 동일한 접근법이다.

'내일의 죠(1972)', '보물섬(1978)',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 등에서 독창적인 연출기법을 통해 스타일리쉬한 연출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데자키 오사무가 연출을 맡은 극장판은 이제까지의 데자키식 연출기법이 십분 녹아든 데자키식 코브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원작자인 테라사와 부이치가 직접 각본에 참여하여 원 코믹스의 에피소드 중 첫번째 에피소드인 로얄 3자매와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여 독자적인 오리지널 스토리로 제작되었으며, 4채널 돌비 시스템과 3D 입체 애니메이션 기법을 도입([5] 참조)하는 등, 이 극장판에 투입된 스탭들의 노력은 실로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완성도에 비해 흥행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는데, 원체 서양적이고 성인취향적 느낌이 강한 원작인지라 많은 일본 팬들에게는 그리 어필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으며,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영상미에 비해 스토리 자체는 액션 어드벤쳐치고는 조금 싱거운 느낌이 있는 것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데자키 오사무의 스타일이 십분 살아있는 고급스러운 SF 어드벤쳐물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극장판에서는 가수이자 배우 겸 탤런트인 마츠자키 시게루가 직접 코브라를 연기하고 주제가까지 부르고 있다.


스페이스 코브라 (1982) 


ⓒ BUICHI TERASAWA · TMS

<정보>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미키 코스케, 테라다 켄지 
◈ 콘티: 데자키 오사무, 코다마 켄지, 松島ゆうじ, 中西久男 外
◈ 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오츠카 신지
◈ 메카닉 디자인: 무라카미 카츠시
◈ 오프닝 애니메이션: 모리모토 코지
◈ 미술감독: 미즈타니 토시하루 (이시가키 츠토무로 교체)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오노 유우 / 마에노 요코 (엔딩)
◈ 기획/제작: 카타야마 테츠오, 쿠보타 에이치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후지 TV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TMS
◈ 방영일자: 1982.10.07 ~ 1983.05.19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3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극장판이 개봉된 지 3개월 뒤에 제작된 TV 시리즈. 원작의 성적 표현을 많이 자제하여 보다 낮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볼 수 있도록 각색이 된 작품이다. 스토리 전개는 극장판 보다 더 원작에 충실하게 전개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캡틴 하록이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1982)'를 극장에서 개봉한 후, '무한궤도 SSX (1982)'를 방영했듯이, 코브라 역시 극장 개봉 후 TV 시리즈가 방영된다. 우주해적, SF 모험이라는 공통적 테마를 지닌 작품으로서 우연치 않게 비슷한 전개가 이루어진 셈이다.

극장판의 스탭진이 그대로 참여하여 스타일에 있어서는 극장판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좀더 몽환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던 극장판에 비해 TV 시리즈는 원작의 느낌에 충실한 정공법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극장판이 데자키 오사무의 스타일에 보다 더 가까운 형태였다면, TV 시리즈는 원작자인 테라사와 부이치의 스타일에 더 근접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보통 원작을 그대로 연출하지 않고 항상 자기식의 해석을 즐겨했던 데자키의 스타일로서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데자키 특유의 하모니 기법과 같은 연출 스타일은 여전히 유효하다.

메카닉 디자인에는 초합금 시리즈로 유명한 포피의 전설적인 완구 디자이너 무라카미 카츠시가 참여하여 상품화를 전제로 수정이 가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터틀호가 뱀(혹은 기차)과 같은 형태의 모드로 변형하는 완구적 메커니즘이 가해지기도. 코브라의 성우는 극장판의 마츠자키 시게루가 아닌, 알랑 드롱의 더빙 성우로 유명한 노자와 나치가 맡게 된다. 그 전에는 루팡 3세로 잘 알려진 야마다 야스오가 물망에 오르기도 하지만, 코브라 캐릭터 자체가 루팡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미지가 같다는 우려에 의해 노자와가 최종 낙점되기에 이른다.([2] 참조) 노자와는 후일 2008년부터 시작되는 신 코브라 시리즈에서 다시 코브라를 맡게 되지만, 건강 악화로 인해 2010년 TV 시리즈의 코브라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2010년 10월에 폐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코브라: 더 사이코건 (2008) 


<정보>

◈ 원작/감독/각본/콘티: 테라사와 부이치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미술감독: 코바야시 시치로
◈ 음악/노래: 이케 요시히로 / 요코 타카하시
◈ 제작: 길드 프로젝트, 매직버스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 일자: 2008.08.29 ~ 2009.02.2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4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코브라 탄생 30주년을 맞이하여 테라사와 부이치가 직접 감독과 각본, 콘티까지 맡으며 노익장을 과시한 작품. 더 사이코건과 타임 드라이브까지 총 6부작의 OVA를 만들어 내었다. 이 중에서 사이코 건 4부작은 테라사와가 직접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82년 TV 시리즈의 노자와 나치(코브라 역)와 사카키바라 요시코(레이디 역)를 그대로 기용하여 원 시리즈의 팬들에게도 오랜만에 감동을 전해주게 된다. 깔끔한 작화에 CG까지 더해져 이전 시리즈의 투박함을 많이 벗어버린 코브라이지만 디자인 자체가 아니메의 일반적인 스타일과 다른 미국의 고전 SF에 기반한 것들인데다가 캐릭터 역시 아니메의 트렌드인 모에 취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관계로 신세대 팬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브라: 타임 드라이브 (2009)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정보>

◈ 원작/감수: 테라사와 부이치
◈ 감독/연출/콘티: 시미즈 케이조
◈ 제작: 길드 프로젝트, 매직버스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 일자: 2009.04.24 / 2009.06.26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2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4부로 마감한 싸이코 건에 이어 출시된 2부작.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코브라의 파트너 아마로이드 레이디의 과거가 등장하는 등, 올드팬들에게는 큰 흥미를 주고 있다. 이번 2부작에서는 테라사와가 원작과 감수만을 맡고 더 사이코 건에서 작화감독을 맡았던 시미즈 케이조가 감독을 맡아 활약하게 된다.


코브라 디 애니메이션 (2010)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연출: 노시타니 미츠타케(熨斗谷充孝), 나카지마 토요아키, 오카오 타카히로 外
◈ 시리즈 구성/각본: 코이데 카즈미 / 우에다 코지, 末長光代
◈ 콘티: 시미즈 케이조, 오오쿠보 마사오, 마에지마 켄이치 外
◈ 캐릭터 디자인: 시미즈 케이조, 야마모토 케이코, 마스이 잇페이
◈ 작화감독: 야마모토 케이코, 코바야시 유카리
◈ 미술감독: 코우노 지로
◈ 음악/노래: 이케 요시히로 / Sasja Antheunis, 마츠자키 시게루
◈ 제작사: 길드 프로젝트, 매직버스, BS11 디지털
◈ 저작권: ⓒ BUICHI TERASAWA · A-GIRL RIGHTS · GUILD PROJECT
◈ 방영일자: 2010.01.02 ~ 2010.03.2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13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6부의 OVA를 끝으로 코브라는 TV 시리즈로 다시 등장한다. 건강 악화로 시리즈를 하차한 노자와를 대신하여 타임 드라이브에서 젊은 시절의 코브라 역을 맡았던 우치다 나오야가 코브라를 맡게 되는데, 능청스럽고 익살스러운 코브라의 이미지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기도 하다. 또한, TV 시리즈에 등장하는 원 시리즈의 비운의 히로인이었던 도미니크 로얄을 닮은 시크릿 역할에는 가수 겸 성우인 사카모토 마아야가 캐스팅 된다. 원래 TV 시리즈는 데자키 오사무가 맡기로 되어 있었으나 제반 사정에 의해 다시 타임 드라이브에서 감독을 맡았던 시미즈 케이조가 감독을 맡게 된다. 21세기를 맞이하여 과거의 스타일 그대로 유지한체 깔끔한 작화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가치를 둘 수 있지만 루팡 3세의 대중적 인기에 비해서 코브라는 일본 팬들에게는 마니악한 취급을 받는 듯 싶다.


<참고 사이트>

[1] コブラ (漫画), Wikipedia Japan
[2] コブラ (アニメ), Wikipedia Japan
[3] SPACE ADVENTURE コブラ (1982), allcinema.net
[3] Space Adventure Cobra - The Movie, ANN
[4] Space Adventure Cobra (TV), ANN
[5] 스페이스 어드벤쳐 코브라(SPACE ADVENTURE コブラ) 1982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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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 (1979), ベルサイユのばら / The Rose of Versailles


ⓒ Ikeda Riyoko · TMS


<정보>

◈ 원작: 이케다 리요코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1~12화) / 데자키 오사무 (19~40화)
◈ 각본: 시노자키 요시미, 야마다 마사히로, 스기에 케이코
◈ 스토리보드: 요시카와 소지, 타카야시키 히데오, 세키네 요시히사 (1~18화) / 데자키 오사무 (19~40화)
◈ 연출: 야마요시 야스오, 이마자와 테츠오, 나가오카 아키노리 外 (1~18화) / 타케우치 요시오, 니시쿠보 미즈호, 오오가 슌지 (19~40화)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 미술감독: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마카이노 코지 / 스즈키 히로코
◈ 기획: 우메타니 시게루, 야마모토 마타이치로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TMS), 니혼TV
◈ 저작권: ⓒ Ikeda Riyoko · TMS
◈ 일자: 1979.10.10
◈ 장르: 드라마, 순정, 시대물
◈ 구분/등급: TVA (40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프랑스의 귀족가문 출신으로 전통적인 무인가문의 레니에 드 쟈르제 장군은 지금 여섯째 아이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딸만 다섯인 쟈르제 장군은 자신을 이어 프랑스 군을 통솔한 남자아이의 탄생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만, 얄궂게도 이번에 태어난 여섯째 아이마저 여자아이였다. 쟈르제 장군은 할 수 없이 막내딸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기로 마음 먹고, 이후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처럼 엄하고 강하게 교육을 시키게 된다.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용모의 금발 소녀는 씩씩하고 정의감 넘치는 사내같은 여자아이로 커가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오스카 프랑소와 드 쟈르제. (한국에서는 오스칼로 불린다.)

같은 해, 오스칼보다 한달 앞서 오스트리아의 황녀 마리 앙뜨와네트 죠세프 쟌느 드 로레인 도트리슈(김 수환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석... 과 같은 과냐;)가 태어난다. 마리는 14세가 되던 해에 프랑스의 황태자 루이 오귀스트와 결혼하게 되니 이 황태자가 바로 프랑스의 마지막 절대군주 루이 16세이다. 오스칼은 마리의 총애를 받아 근위대에 근무하게 되며 승승장구하게 되지만, 여자로서의 정체성과 민중의 고통이라는 현실 속에서 조금씩 방황하기 시작하는데...


<소개>

이케다 리요코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순정 애니메이션. '캔디 캔디(1976)'와 함께 순정 애니메이션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순정 만화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진취적인 여성상과 시대물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한 편의 드라마로 승화시킨 스토리는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이케다 리요코의 코믹스는 오스트리아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마리 앙뜨와네트'에서 영감을 받아 실존인물이었던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궁정생활에, 가상인물인 남장 여인 오스칼 프랑소와 같은 매력적인 인물들의 드라마가 가미된 팩션 형태의 작품이다.

72년부터 집영사(슈에이샤)의 '주간 마가렛'에서 연재되며 인기를 끈 이 코믹스가 도쿄무비신사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결정되었을 때, 원작자인 이케다 리요코는 자신의 그림체를 만화영화로 승화시킬 인물로 바로 아라키 신고와 히메노 미치를, 그리고 '내일의 죠(1970)'와 '보물섬(1978)'에서 인상깊은 연출력을 선보인 데자키 오사무를 지목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전칠한 친구이자 후배인 스기노 아키오를 평생의 작화 파트너로 삼고 있던 데자키 오사무는, 아라키 신고와 히메노 미치의 작화컴비에 난색을 표하며 연출직을 사양하였고, 이로 인해 당시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를 연출하고 있던 나가하마 타다오에게 도쿄무비신사가 급히 접촉을 시도하게 된다. 도쿄무비신사에서 연출가로 성장한 나가하마 타다오는 때마침 시청률 고전으로 인해 스폰서와 마찰을 겪고 있던 달타니어스의 연출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전격적으로 이 작품의 감독을 맡게 되었으며, 이로서 드라마의 대가 나가하마 타다오와 절세의 작화가 아라키 신고/히메노 미치라는 무게감 넘치는 스탭진이 구성되는 것이다. 원작의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에 완벽하게 묘사하는 아라키 신고와 미려한 디자인으로 순정만화풍의 그림체에 능한 히메노 미치(부부 작화가로도 유명)는 이케다 리요코가 그린 화려한 캐릭터들을 실로 완벽하게 화면 위에 묘사한다. 거기에 탑클래스 미술감독인 무쿠오 다카무라의 무쿠오 스튜디오가 배경으로 참가하는 등, 화려한 순정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은 다 갖추어진 셈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연출에서 일어났다. 스탭들을 강하게 휘어잡아 자신의 스타일대로 작품을 이끌어가기로 유명한 나가하마가 주인공인 오스칼의 성우 타지마 레이코와 캐릭터 해석을 놓고 충돌이 발생하면서 12화까지만 연출하고 작품에서 도중하차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급해진 제작진은 다시 데자키 오사무에게 SOS를 요청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데자키 오사무도 스기노 아키오라는 카드를 일단 양보하고 제작진의 요구에 응했으며, 이로 인해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19화부터 데자키 오사무의 손을 거치게 된다.

원작에 비교적 충실한 노선을 따르고 있던 나가하마 스타일의 작품은 데자키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좀 더 역동적인 스타일로 변모하게 된다. 총감독이면서도 19화부터 40화까지의 스토리보드를 자신이 직접 그린 열정에 의해 완벽하게 데자키식 스타일로 탈바꿈하게된 것이다. 특히, 그의 전매 특허인 하모니 기법(애니메이션 동화 컷에서 절정의 순간에 일러스트 정지컷으로 변하는 기법)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가는 오스칼과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격변기의 시대배경에 실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아니할 수 없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드라마의 대가를 거쳐 아니메 영상 아티스트의 손에 의해 비로소 진정한 매력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특히, 데자키 특유의 하모니 기법으로 바스티유 감옥을 향해 포격전을 지휘하는 오스칼의 클라이막스 씬은 아름다운 한 폭의 명화와 같은 여운을 남겨준다.

비주얼 뿐만 아니라 스토리나 연출방식에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녹여내어 오스칼의 기구한 삶과 이야기를 극적인 이야기로 표현해 내었다. 전반부가 남자처럼 자란 오스칼이 마리 왕비와 그녀의 연인 페르젠, 그리고 자신의 하인이자 친구, 그리고 연인이었던 앙드레를 통해서 여성으로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이야기였다면, 후반부는 귀족이었던 오스칼이 민중의 고통을 깨닫고 혁명가 오스칼로 변하는 여정이라고 하겠다. 그리하여 전반부는 마리와 오스칼이 비슷한 비중으로 이야기되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오스칼 1인 주인공 체제로 변하게 된다. 성별을 초월한 오스칼의 아우라는 아니메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캐릭터 중 하나라 할 수 있으며, 데자키의 작품이야말로 이를 완벽에 가깝게 애니메이션으로 묘사해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총집편 형태의 극장판은 TV 시리즈 종료 후 무려 11년의 세월이 지난 1990년에 개봉되었다. 이것은 비디오 판으로 87년에 발매된 작품을 다시 편집한 작품이기도 하다. TV 시리즈보다 앞선 79년 3월에는 일본 내에서 실사영화로도 개봉되기도 하였다. ([1] 참조) 한국에서는 상당히 시간이 지난 93년과 98년에 두번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어서 뒤늦은 인기를 끌었다. 원제인 '베르사이유노 바라(ベルサイユのばら)'는 '베르바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기도 했다.

ⓒ Ikeda Riyoko · TMS



<참고 사이트>

[1] ベルサイユのばら, Wikipedia Japan
[2] The Rose of Versailles, Wikipedia
[3] 베르사이유의 장미, 위키피디아
[4] 베르사이유의 장미,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Ikeda Riyoko · TM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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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1978), 宝島 / Treasure Island


ⓒ TMS


<정보>

◈ 원작: 로버트 L 스티븐슨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연출: 타케우치 요시오, 타카야시키 히데오
◈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시노자키 요시미
◈ 콘티: 사키마쿠라, 紺屋行男, 今切洗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
◈ 오프닝 애니메이션: 오오하시 마나부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마치다 요시토 (주제가)
◈ 기획: 吉川斌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니혼 TV, 매드하우스 (협력)
◈ 저작권: ⓒ TMS
◈ 일자: 1978.10.08
◈ 장르: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영국의 작은 해변마을 블랙힐의 애드머럴(제독) 벤보우 여관을 엄마와 함께 꾸려가고 있는 씩씩하고 용감한 13살의 소년 짐 홉킨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날 밤, 빌리 본즈라는 선원이 여관에 투숙한다. 그가 투숙하고 얼마 안있어서 검은 개라 불리는 사나이가 빌리 본즈를 쫓아 여관을 찾아온다. 격투 중에 검은 개는 도망가고 빌리는 그만 쇼크로 쓰러지고 만다. 짐에게 자신의 옷상자 열쇠를 맡기는 빌리. 그 속에는 빌리가 말한 중요한 서류가 있었다. 외다리에게서 그 서류를 지켜달라며 숨을 거두는 빌리.

짐은 아버지의 친구였던 마을의 지주 트릴로니와 의사 리브시 선생에게 서류를 보여준다. 이들은 이것이 전설적인 해적 플린트가 숨겨놓은 보물이 있는 섬을 가리키는 지도임을 알게 된다. 트릴로니는 바로 보물섬으로 떠날 채비를 갖추게 되고, 짐 역시 이 흥분되는 모험에 동참하게 된다. 떠나기전 서류 하나를 망원경 주점의 외다리 주인에게 전하라는 심부름을 받게 된 짐. 빌리가 두려워 한 인물이 외다리라는 것을 알고 있던 짐은 그 외다리와 망원경 주점의 외다리가 동일인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마침내 외다리를 만나게 된 짐. 사나이의 이름은 실버, 존 실버였다.


<소개>

로버트 L 스티븐슨이 어린이 잡지에 연재했던 어린이용 해양모험 소설을 '내일의 죠(1970)', '에이스를 노려라(1973)'의 스타일리쉬 연출가 데자키 오사무가 TV 시리즈로 제작한 작품. 데자키 오사무의 스승인 테즈카 오사무도 65년 스티븐슨의 원작을 바탕으로 의인화된 만화영화 '신 보물섬(1965)'을 연출한 적이 있으니 스승과 제자의 손을 모두 거친 작품이라 하겠다. 물론, 두 작품 간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모니 기법이라 불리는 동화에서 순간적으로 정지된 일러스트 컷으로 장면을 전환시키는 극적인 기법과, 감각적인 화면분활, 영상반복, 투과광 기법 등으로 아니메 연출가 중 가장 스타일리쉬한 연출기법을 선보였던 영상 아티스트 데자키 오사무는 연출 뿐만 아니라 스토리 텔링에 있어서도 원작의 노선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닌 항상 그만의 독특한 재해석으로 유명한데, 특히 그 재해석이 원작과는 또다른 재미와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로 비주얼과 스토리 모두에서 탑 클래스의 거장이라 할 수 있다.(개인적으로는 만화영화 감독 중에서 가장 처음 좋아하게 된 인물도 데자키 오사무 되시겠다.) 이 보물섬 역시 바로 이 데자키 오사무식 재해석이 가미되어 원작 이상으로 바다의 로망을 잘 살린 명작 만화영화라 할 수 있다.

원작에서는 단순한 악역이었던 외다리 선원 실버에게 악역 이상의 설정과 매력을 부여함으로써 내일의 죠의 죠나 베르사이유 장미의 오스칼 등과 함께 데자키 오사무의 필모그라피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페르소나로 승화시키게 된다. 비록 주인공과 대적하게 되는 해적이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과 강인함, 그리고 사나이 다운 그의 매력은 짐 뿐만 아니라 TV를 시청하는 모든 소년들이 동경하는 남자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 실버는 비슷한 시기에 방영했던 마츠모토 레이지의 '우주해적 캡틴 하록(1978)'의 캡틴 하록과 함께 소년들이 동경하는 이상적인 어른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당대의 작품들과 다른 방향을 보여주게 된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짐 홉킨스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어른들일 정도로 작품의 주시청층인 아이들 또래의 캐릭터 비중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진 이야기가 일품인 작품이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당대의 만화영화 중에서는 캡틴 하록을 제외하고는 보기 힘든 이례적인 설정이었다. 비록 어린이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이야기 구조는 기존의 어린이용 만화영화에 비해서는 상당히 성숙한 극화적 느낌을 주는 것으로 유럽적인 비주얼과 함께 이국적이고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다. 

오프닝 영상은 후일 '로봇 카니발(1987)'의 에피소드 연출로 알려진 오오하시 마나부가 맡았는데, 명작 오프닝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평론가들이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2] 참조) 동화적인 색감과 연출, 거기에 명작곡가로 이름 높은 하네다 켄타로의 데뷔곡 '보물섬'이 어우러진 영상미는 지금 보아도 항해를 떠나기전의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멋진 영상이 아닐까 싶다. 한국판 오프닝은 지금에 와서는 다른 만화영화 주제가에 비하여 레어한 물건이 되긴 했지만, 역시 소년들이 꿈꾸는 모험의 로망이 살아 있는 곡으로 기억되고 있다. (기억하기로는 일본판 오프닝의 번안곡이 아닌 독자적인 곡으로 기억된다. 생각나는 가사를 읊어보면 '가자, 가자. 꿈에 본 섬으로~ 바람 타고 물결 넘어 바다로 가아자~...' 정도 된다.) 

라스트 엔딩은 만화영화 사상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세월이 흘러 건장한 뱃사람이 된 짐 홉킨스가 우연히 아프리카의 어느 항구에서 늙어버린 실버를 만나는 장면은, 사나이를 동경하던 소년이 어느새 사나이 만큼의 나이가 되어 늙고 병약한 자신의 우상을 만나는 실로 극적인 엔딩을 보여주고 있다. 감격스런 상봉 속에 말없이 팔씨름으로 모든 것을 주고 받은 둘. 떠나는 실버를 향한 짐 홉킨스의 마지막 한마디는 이 작품이 실버의, 실버에 의한, 실버를 위한 작품임을 다시금 우리에게 되새겨 준다.

있었다구, 역시... 나의, 나의 실버가!

ⓒ TMS



백경전설 (1997), 白鯨伝説 / Hakugei: Legend of the Moby Dick


ⓒ Tezuka Production

<정보>

◈ 원작: 데자키 오사무, 스기노 아키오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각본: 데자키 오사무, 우에다 코지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타카야 히로토시, 사토 마사키
◈ 미술감독: 코노 지로
◈ 음악/노래: 안도 마사히로, 이즈미 히로타카 / 오치아이 히로히토 (주제가)
◈ 기획/제작: 마츠타니 타카유키
◈ 제작사: 테즈카 프로덕션, 이미지케이, 소니뮤직
◈ 저작권: ⓒ Tezuka Production
◈ 일자: 199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령가 (G)

<소개>

'디어 브라더(1991)'로 '스페이스 코브라(1982)' 이후 8년 만에 성공적으로 TV 시리즈 아니메로 복귀한 데자키 오사무가 6년만에 내놓은 두번째 복귀 TV 시리즈.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가장 큰 위치를 차지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실버 선장의 캐릭터를 모티브 삼아 H 멜빌의 소설 '백경'의 이야기를 SF 어드벤쳐에 접목시킨 작품이다. 그의 단짝이자 멘토라 할 수 있는 스기노 아키오가 작화감독으로 참여하지 않은 관계로 캐릭터 디자인과 비주얼은 이전의 데자키 감독의 작품과 비교하면 이질적이라 할 수 있지만, 압도적인 퀄리티로 인해 TV 시리즈를 능가하는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제작여건에 있었는데, 방송사인 NHK와의 마찰과 높은 퀄리티의 비주얼을 유지하기 위해 총집편과 재방영으로 에피소드 중간중간을 채우면서([1] 참조) 방영기간이 늘어지게 되었고, 결국 26화로 원래의 이야기에 비해 조기종영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이후 데자키 감독은 또다시 TV 시리즈의 연출에서 한동안 손을 떼게 되었고, 8년여만인 2005년에 이르러서야 '눈의 여왕(2005)'으로 다시금 TV 시리즈에 복귀하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宝島, Wikipedia Japan
[2] 보물섬(宝島) 1987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3] 白鯨伝説,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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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아톰 (1963), 鉄腕 アトム / Astroboy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원작/총감독: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 주요 애니메이터: 사카모토 유사쿠(坂本雄作), 스기이 기사부로(杉井儀三郎), 야마모토 시게루(山本繁), 린타로(林重行) 외
◈ 작화감독: 우치노 스미오(内野純緒)
◈ 문예: 이시즈 아라시(石津嵐)
◈ 미술: 마츠모토 고(松本強), 야무라 히로야(八村博也) 외
◈ 진행: 카와하타 에이이치(川畑栄一),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타카하시 료스케(高橋良輔) 외
◈ 음악: 타카이 타츠오(高井達雄)
◈ 제작사: 무시 프로덕션
◈ 저작권: ⓒ手塚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63.01.01~1966.12.31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193화) / 초등생 관람가(PG)


<줄거리>

영혼과 감정을 가진 로봇의 개발... 텐마 박사는 이 꿈의 로봇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그 결과는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 로봇의 개발에만 몰두하던 그에게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그의 어린 아들 토비오가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 것이다. 실의에 빠진 텐마 박사는 로봇 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 마침내 토비오를 대신할 수 있는 순수한 아이의 마음과 감정을 가진 로봇의 개발에 성공하고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따서 로봇의 이름을 토비오라 짓게 된다. 그러나, 아들과 닮았지만 아들과는 다른, 그리고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토비오를 닮은 로봇은 결국 텐마 박사의 버림을 받고 외톨이가 되고 마는데...


<소개>

일본 만화의 신 테즈카 오사무의 대표작으로 아니메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마스코트.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카를로 로렌치니의 명작동화이자, 디즈니의 1940년 작 '피노키오의 모험'에 모티브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겉모습에서는 월트 디즈니의 간판 캐릭터이자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미키 마우스에 영감(검고 뾰족한 머리 형태나 M자형의 이마, 그리고 아래 위로 긴 타원형의 눈)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일본 만화영화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도에이 동화와 테즈카 오사무 양쪽 모두 초기에는 디즈니 영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하지만, 최초의 아톰 이야기는 피노키오의 모험이나 미키마우스가 아닌, 핵실험을 보고 떠올린 아톰이라는 단어를 바탕으로 이를 평화적 과학기술로 응용하는 이야기를 그려보자는 취지에서 그려진 테즈카 오사무의 1950년 코믹스 '아톰 대사'가 모티브라 할 수 있다([4] 참조). 코믹스의 인기는 그다지 없었지만, 이 코믹스의 조연 캐릭터인 아톰을 주연으로 한 52년작 '철완 아톰'이 코믹스로 공개되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비로소 아톰의 전설에 불이 켜지게 되는 것이다. (미키마우스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은 아톰 대사 연재 당시부터 어느 정도 적용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이 작품은 스스로 제작사 무시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소수의 인재들을 모아 만화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테즈카 오사무의 첫 작품이자 첫 TV 시리즈 장편 만화영화로서, 당시까지만 해도 디즈니식의 풀 애니메이션(초당 24프레임) 기법을 고수하던 일본 만화영화의 방식을 벗어나 편당 동화매수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대신 움직임을 보조하기 위한 독특한 연출 기법을 사용하는 독창적인 제작방식인 '리미티드 기법'을 최초로 적용한 작품이다. 리미티드 기법으로 인해 제작비를 기존의 풀 애니메이션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영세 제작 스튜디오의 한계를 극복하고 193화라는 엄청난 분량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제작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리미티드 기법은 일본을 지금의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올려놓은 대표적인 제작기법인 동시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작환경을 영세화한 주원인으로 손꼽히며, 테즈카 오사무의 후대 평가를 엇갈리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추후에 하기로 하자.)

한편, 이 작품을 통해 후대 일본 아니메를 책임지는 불세출의 인재들이 귀중한 경험을 쌓게 되는데, 먼저 스기이 기사부로, 린타로, 데자키 오사무, 토미노 요시유키 등 테즈카 오사무의 직계 제자들이 모두 각본과 연출 부분에 투입되어 후일 명감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경험을 쌓게 된다. 첫 방영시 시청률은 27.4%에 이르렀으며, 최고 시청률이 40%를 넘어서는 등 당시 아톰의 인기는 센세이션에 가까웠다 하겠다. 물론, 당시에 아톰과 경쟁할 TV 만화영화 자체가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이 놀라운 시청률은 분명 아톰이 그저그런 만화영화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작품 내적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소년 로봇이라는 이야기 구조가 아동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싸이버펑크적인 가치관을 품고 있으며, 10만 마력의 힘과 갖가지 비밀무기를 내장한 아톰이 적들과 맞서 벌이는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는 이제껏 보아왔던 명작동화 스타일의 만화영화와는 사뭇 다른 전개라 하겠다. 시범적으로 선보인 리미티드 기법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화의 완성도도 당시로서는 준수하지 않았나 싶다.

철완 아톰은 당시 일본 만화영화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으며, 풀 애니메이션을 지향하던 도에이 동화 역시 66년 사이보그 009를 기점으로 리미티드 기법으로 제작방식을 전환하기 시작하게 된다. 원 시리즈는 64년에 TV 시리즈 에피소드 일부를 편집한 극장용 만화영화로도 제작 개봉하였다.


제타 마스(1977), ジェッターマルス / Jetter Mars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원작: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 감독: 린타로(林重行)
◈ 시리즈 구성: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각본: 쓰지 마사키(辻真先), 유키무로 슌이치(雪室俊一) 외
◈ 캐릭터 디자인: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 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아시다 토요오(芦田豊雄) 외
◈ 음악: 고시베 노부요시(越部信義)
◈ 제작: 도에이 동화, 매드하우스
◈ 저작권: ⓒ手塚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77.02.03~1977.09.15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27화)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73년 11월 무시 프로덕션의 도산 이후. 한동안 칩거(?)에 들어간 테즈카 오사무와 함께 데즈카 오사무 원작의 작품들도 한동안 아니메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 시기에는 나가이 고가 '마징가 Z 시리즈'로 만화영화계에 슈퍼로봇 열풍을 몰고 왔고, 타츠노코 프로가 '과학닌자대 갓챠맨 시리즈'와 '타임보칸 시리즈'등으로 히어로 액션물의 돌풍을 일으켰으며,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우주전함 야마토'에 이르러서는 성인층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로 아니메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타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를 필두로 한 닛폰 애니메이션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는 일본의 안방을 울렸으며, 나가하마 타다오의 '낭만로봇 트릴로지'는 로봇 아니메에 드라마틱한 설정을 부여하며, 70년대 후반의 로봇 아니메 전성기를 열게 된다. 한마디로 테즈카 오사무의 공백을 느낄 새가 없었던 것이다.

제타 마스는 바로 테즈카 오사무가 78년 '불새-여명편'이라는 만화영화와 실사의 합성영화로 돌아오기 전에 유일하게 제작된 테즈카 오사무 원작의 TV 시리즈 아니메로, 테즈카의 제자인 린 타로의 지휘 아래 제작된 아톰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아톰의 이야기를 이어가기보다는 아톰의 컨셉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품인데, 린 타로부터 마루야마 마사오와 스기노 아키오, 무쿠오 다카무라 등 매드 하우스의 핵심멤버들이 대거 참여하여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무시 프로덕션의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무시 프로덕션의 출신의 후학들이 뭉쳐 스승인 테즈카 오사무를 대신하여 만든 후속작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높지 못했다고 회고되며, 시리즈 자체의 인기도 그리 크지 않았는지 당시로서는 상당히 짧은 분량인 27화를 끝으로 종영하게 된다.


철완 아톰 (1981)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총감독: 데자키 사토시
◈ 시리즈 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스토리보드: 데자키 사토시, 이시구로 노보루, 타카하시 료스케 外
◈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우다가와 카즈히코, 니시무라 히로시 外
◈ 미술감독: 마키노 미츠나리
◈ 음악: 사에구사 나리아키
◈ 제작: 테즈카 프로덕션, 니혼 TV
◈ 저작권: ⓒ Tezuka Productions
◈ 일자: 1980.10.01~1981.12.23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52화) / 전연령가(G)

<소개>

'제타 마스(1977)'가 기대에 못미친 완성도를 보인체 종영된 후,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스 존(1980)'을 통해 재기에 성공한 테즈카 오사무의 진두지휘하에 제작된 진정한 아톰의 속편. 리메이크 자체는 6년전 부터 기획되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니, 무시 프로덕션이 도산하지 않았다면 보다 일찍 속편이 등장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뒤늦게 등장하면서 작화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싶다.

원 시리즈의 인간성에 대한 물음은 역시 이번 시리즈에서도 유효하다. 인간의 마음을 갖고 로봇으로 태어난 토비오(아톰)의 고통이 초반부에 잘 나타나 있으며 후일 숙명의 라이벌이 되는 아틀라스의 만남과 결투, 그리고 오챠노미즈 박사의 보살핌 아래 인간아이들과 한 학교에 다니게 되지만 로봇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으면서 느끼는 아톰의 고독감 등, 아동 만화영화로서는 수준 이상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아톰의 진정한 매력이 스토리에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대목.

특히, 이 시리즈의 백미는 죽은 줄만 알았던 숙적 아틀라스가 성장한 어른의 모습을 한 로봇으로 다시 돌아와 아톰과 대결을 벌이는 에피소드에 있다고 하겠는데, 매력적인 아틀라스의 모습과 아톰과의 긴박한 대결은 기동전사 건담의 숙명의 라이벌 아무로와 샤아의 대결에 버금가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 에피소드의 매력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43화를 끝으로 아틀라스가 퇴장한 후 최종화인 52화까지는 그 반작용으로 인해 상당히 싱거운 이야기가 되었다. 원작의 명성에 어울리는 완성도로 만들어졌지만, 6개월 후인 81년 4월 18일에 방송을 시작한 후지 TV의 '닥터 슬럼프 아라레 짱(1981)'의 대히트로 인해 후반부에는 시청률에서 극히 고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 아톰 vs 아틀라스, 순수함을 지키려는 아이와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이의 대결 by 엘로스 (보러가기)

아스트로 보이, 철완 아톰 (2003)

ⓒ 2003 Tezuka Productions/SPEJ

<정보>

◈ 감독: 코나카 카즈야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세야 신지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타카쿠라 타케시
◈ 미술감독: 가토 히로시
◈ 음악: 요시마츠 타카시
◈ 제작: 테즈카 프로덕션, 덴츠, 소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2003 Tezuka Production
◈ 일자: 2003.04.06~2004.03.28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소개>

20여년만에 부활한 아톰의 세번째 TV 시리즈. 새시대에 맡게 스탭진도 전면 새로운 인재들로 교체되었으며, CG를 사용하여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깔끔한 영상으로 재탄생하였다. 단,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는 거의 옛날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 각본 스탭에 미국 스탭들이 참여한 것이 이례적인데, 스토리나 비주얼 두 가지 모두 전체적으로 탈 일본적인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인 듯.
상당부분이 신진 스탭으로 꾸려져 있지만 연출과 작화에서 과거 무시 프로덕션의 인재들도 눈에 띈다. 9화의 스토리보드를 맡았던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나 19화, 39화, 45화 등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스기노 아키오 등이 그들. 그 외에도 도에이를 거쳐 무시 프로덕션에서 활약한 히라타 토시오 감독이나 야마자키 카즈오, 모치즈키 토모미 등 노련한 연출가 등이 각 에피소드의 연출로 참여하고 있다.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2009)

ⓒ Imagi Crystal Limited / Tezuka Productions

<정보>

◈ 감독: 데이빗 보워스
◈ 각본: 데이빗 보워스, 티모시 해리스
◈ 음악: 존 오트만
◈ 캐스팅: 프레디 하이모어(아톰), 니콜라스 케이지(텐마 박사), 도널드 서덜랜드(스톤 총리)
◈ 제작: IMAGE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SUMMIT 엔터테인먼트

<소개>

철완 아톰의 영화화는 상당히 오랜 옛날부터 거론되어 왔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1964년 당시 디즈니와 테즈카의 만남에서도 디즈니가 '아톰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인사를 건네기도(물론, 이는 예의상 해본 멘트일 수도 있지만). 1999년부터 거론되던 영화화에 대한 논의는 큰 진전이 없이 지지부진하다가 홍콩의 다국적 제작사인 IMAGI 스튜디오에 의해 보더 적극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IMAGI는 당시 갓챠맨과 함께 아스트로 보이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먼저 영상화가 된 것은 아톰이었다. 
애니메이터 출신의 감독 데이빗 보워스는 이것이 자신의 두번째 연출작이었다. 프레디 하이모어, 니콜라스 케이지, 도널드 서덜랜드, 빌 나이, 사무엘 L 잭슨, 샤를리즈 테론 등 캐스팅은 꽤나 중후한 편. 총 6천5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 작품은 월드와이드 수익이 불과 4천4백만 달러에 그치며 사실상 참패로 막을 내린다. 하는 작품마다 성적이 신통치 않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캐스팅되었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던 아톰의 실패로 IMAGI가 기획하던 또다른 프로젝트인 갓챠맨 역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2010년 1월까지도 IMAGI는 갓챠맨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2010년 2월 결국 파산하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鉄腕アトム (アニメ第1作), Wikipedia Japan
[2] 鉄腕アトム(1963), Tezuka Osamu Official
[3] 철완아톰/애니메이션, 나무위키
[4] 철완 아톰(鉄腕アトム) 1964,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5] ジェッターマルス, Wikipedia Japan
[6] ジェッターマルス, Tezuka Osamu Official
[7] 鉄腕アトム (アニメ第2作), Wikipedia Japan
[8] 鉄腕アトム(1980), Tezuka Osamu Official
[9] アストロボーイ・鉄腕アトム, Wikipedia Japan
[10] ASTROBOY鉄腕アトム, Tezuka Osamu Official
[11]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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