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본의 대표적 모형잡지인 하비 재팬에 실렸던 건프라 작례들 중 인상 깊었던 것들을 추려 특집형태로 발간하는 유명한 건담 웨폰즈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AK 커뮤니케이션즈에 의해 한국에 출간되었습니다. 그 첫타자는 바로 '건담 웨폰즈,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 편'(이하 시드 데스티니 편)인데요, 벌써 건담 웨폰즈 더블오 편에 이어 역습의 샤아 2편까지 출간된 마당에 시드 데스티니의 얘기라니 뒷북도 한참 뒷북이군요. 다른 책들은 근간 구입하게 되면 늦게나마 리뷰를 올리도록 하구요, 우선은 이 녀석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같은 올드팬들에게 있어서 (아니메든 건프라든 간에) 건담 관련 서적이 한글화로 출시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감회가 남다른 일이라 할 수 있니다. 저 옛날 다이나믹 콩콩백과로 대표되는 무판권 해적판 미니 대백과 이후로 한글로 출시된 건담 서적이란 것은 당연히 없을거라고 알고 살아왔었는데 말이죠. 특히, 이런 최신 건프라들의 작례를 정식 한글서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흥분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담 웨폰즈는 이미 원판 서적으로 국내에 많이 유통이 되어 있는 상태로, 왠만한 건프라 판매 사이트에서 쉬이 볼 수 있는 서적이기도 하지요. 이런 상황에서 번역판이 물론 한글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진으로 주로 이루어진 책인지라 한글화만으로 팬들의 구매를 부추길만한 큰 메리트가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하는데요.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이 바로 가격 메리트가 아닐까 합니다.

 

국내에서 출시되는 건담 웨폰즈 원판서적의 가격이 2만원 후반대에 형성되는 것을 감안할 때 17,800원이라는 가격은 멋진 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 내용이나 편집, 인쇄 상태에 있어서 원판 서적과 별반 차이를 느낄 수가 없는데요. 여기에 각 건프라들의 작례에 대한 팁과 설명을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어우러져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드 데스티니 편에는 하비 재팬에서 06년부터 08년 사이에 실렸던 각종 시드 데스티니 관련 건프라들의 작례 중 일부를 골라 실은 것입니다. 물론, 이 책의 출간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건프라 작례들도 몇 가지가 있구요. 한마디로 건프라의 Greatest Hits만을 모은 그런 책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시드 데스티니 편의 목차입니다. 주역기체인 데스티니가 맨 서두를 장식하고 있군요.


첫 장은 MG 포스 임펄스 건담의 작례입니다. 각 개조 포인트를 사진과 함께 간략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보 모델러들이야 곧바로 따라할 수는 없는 난이도이긴 하지만, 개조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색조합도 마찬가지. 설명부의 블랙 박스에 색작업을 위한 데이터를 집어 넣어 모델러들이 직접 시도해볼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일본다운 디테일함이 엿보이는 대목이군요.


MG 데스티니 건담의 작례. 하나의 작례만 실린 포스 임펄스에 비해 데스티니는 세 개의 작례가 실려 있습니다. 각 모델러들만의 특색있는 데스티니 개조 작례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부분.


극중 또다른 주역기체인 MG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작례. 건담 시드 데스티니와 건담 시드 스타게이저의 건프라들을 주축으로 한 작례집인지라 프리덤 건담이나 이지스 건담 같은 시드 쪽의 기체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듯 합니다.



극중 오브국의 비밀병기로 등장하는 무등급 1:100 아카츠키 건담의 모습. 디테일부터 컬러링 등 많은 부분에서 제타 건담의 백식의 영향을 많이 받은 기체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시드와 시드 데스티니의 MS들은 이전 우주세기의 MS에서 상당히 많은 디자인 포인트를 가져다 썼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디자인적 독창성이 가장 떨어졌던 건담 시리즈가 아닐까도 싶습니다. 물론, 건담 시리즈의 특성상 지금까지 모든 시리즈들이 이전 건담 시리즈의 MS 디자인을 기본으로 스타일링을 거쳐왔습니다만, 시드 데스티니의 자쿠나 구프 같은 MS들은 너무 무성의하게 이전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한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합니다.


우주인 중의 우주인 세이라 마스오 씨의 MG 에일 스트라이크 작례. 개인적으로 시드의 건담 계열 MS 중에서는 가장 맘에 드는 녀석이 바로 이 스트라이크인데요. 마스오 씨의 손을 거쳐 멋진 디테일과 프로포션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 작례는 퍼스트 건담의 스타일을 스트라이크에 접목시킨 것이 그 포인트.


마스오 씨의 또다른 작례 MG 스트라이크 느와르. 역시 놀랍도록 세밀한 디테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번 시드 데스티니 편의 특징은 건담 외에 다른 MS의 작례를 보는 것이 거의 힘들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바쿠 외에는 모두 건담 계열의 MS 인지라 어떤 면에서는 조금 지루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비록 인기 MS는 아니었지만, 1:100 자쿠 팬텀이나, HG 진이나 구프 이그니티드 같은 비 건담계열 건프라들의 작례도 같이 실려 있었더라면 좀 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례집이 아니었을까 싶군요.

 

워낙에 건담들이 많이 등장했던 작품이다보니 사실 실제 작품에서도 거의 건담 밖에 안보이긴 했지만, 덕분에 작례집도 온통 건담으로 도배되어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말미에는 간단한 건프라 제작팁이 나와있습니다만, 사실 이것만으로는 초보 모델러들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기에는 너무 간단한 측면이 있군요. 마찬가지로 중상급 모델러들에게는 별 소용이 없는 팁이기도 하구요. 말 그대로 간단 제작법입니다. 이외에도 흑백으로 간단한 설정 자료집도 실려 있으니 개조작업에도 많은 참고가 될 듯 합니다. 실제로 이 설정집은 건프라 설계에 참고가 된 자료라고 하는군요.

 

전체적으로 뛰어난 가격 메리트와 좋은 인쇄 품질로, 원판에 결코 뒤지지 않는 퀄리티를 보여준 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리즈 발간이 몹시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구요. 얼마전 역습의 샤아 2편의 출시에 이어 연말 즈음에는 드디어 제타 건담 편 역시 번역 출간 예정이라니 올드팬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을 듯 합니다.


Gundam Weapons -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 편 - 8점
Hobby Japan 편집부 엮음/에이케이(AK)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