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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3 아이즈 (1991), 삼지안 / サザンアイズ / 3X3 Eyes


ⓒ 高田裕三/講談社


<정보>

◈ 원작: 타카다 유조(高田裕三)
◈ 감독: 니시오 다이스케(西尾大介)
◈ 각본: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이 코이치(新井浩一)
◈ 미술감독: 사누키 토시카츠(佐貫利勝), 타니구치 준이치(谷口淳一)
◈ 음악: 와다 카오루(和田薫)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AVAC / 반다이 비주얼, 강담사, 킹 레코드
◈ 저작권: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 일자: 1991.?.?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4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줄거리>

가족을 돌보지 않고 삼지안 운가라의 전설을 쫓아 세계를 방랑하는 후지이 교수의 아들 후지이 야크모. 가족을 소홀히 한 아버지를 원망하며 혼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던 야크모는 어느날 길에서 우연치 않게 외국인 소녀를 스쿠터로 치일 뻔 하는 사고를 겪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 소녀는 야크모를 찾아서 티벳에서부터 일본까지 온 파이라는 인물로, 후지이 교수의 유골과 그가 남긴 편지를 야크모에게 건낸다. 


편지에는 파이가 후지이 교수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삼지안 운가라족의 생존자라는 것, 그리고 그녀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삼지안은 인간과는 다른 요괴 종족으로 신비한 힘을 쓸 수 있는 종족이다.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파이를 위해 후지이 교수는 야크모에게 파이를 도와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는데...


<소개>

타카다 유조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4부작 OVA 아니메. 원작은 코단샤(강담사)의 월간지 '영 매거진 증간해적판'에서 1987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하여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며, 1989년부터는 본지인 주간 영매거진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총 40권의 단행본으로 연재를 마감하였는데, 아시아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국적인 세계관과 설정, 그리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90년대 아니메의 판타지 부흥에 일조한 작품이기도 하다.

3X3 아이즈는 세 개의 눈을 가진 전설의 종족인 삼지안 운가라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인 파이와, 얼떨결에 그녀의 모험에 휘말려 인간이 아닌 불사의 몸이 되어버린 야크모가 파이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떠나는 긴 여정이 이야기의 주된 줄거리이다. 여행 중에 등장하는 수많은 요물들과 맞서는 파이와 야크모의 싸움은 상당히 처절하고 강렬한 묘사가 인상적이며, 고어적인 묘사와 상반되는 천진한 소녀 파이의 매력과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던지는 야크모의 멜로 라인이 작품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인도, 티벳 등 아시아 권에서도 다소 생소한 지역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적 설정은 3X3 아이즈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신선한 시도다. 타카다 유조 특유의 정교한 설정 능력이 더해져 3X3 아이즈의 세계관은 일본의 코믹스 중에서도 꽤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자랑하고 있다. 이는 오컬트적인 설정과 일본의 전통 설화 등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했던 '공작왕'과 비교할만하다. 다만, 초반부의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과 설정은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액션에 치중하면서 그 힘을 잃고 만다. 좋은 평을 들었던 초중반부에 비해 후반부의 이야기들은 팬들에게도 많은 질타를 받았으며, 작가 자신도 이를 순순히 인정하고 있는 듯 하다. (다만, 이러한 아쉬움은 비슷한 장르의 공작왕이나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드래곤 볼에서조차도 어느정도 보여졌던 문제이기도 하다.)

아니메는 반다이 비주얼과 도에이 등이 주축이 되어 OVA 4부작으로 제작되었다. 코믹스의 1부격인 성마편을 다룬 OVA는 '드래곤 볼'의 TV 시리즈와 극장 아니메를 연출해온 니시오 다이스케가 감독으로 낙점되었다. 3X3 아이즈는 다소 어둡고 칙칙한 컬러로 원작의 오컬트 적인 느낌을 재현하려고 했는데, 이는 니시오 감독의 이전 연출작인 '크라잉 프리맨' OVA와 다소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선택이 오히려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리지는 못한 듯 싶으며 같은 측면에서 캐릭터도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지는 못했는데,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아라이 코이치 역시 크라잉 프리맨 OVA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3X3 아이즈 성마전설 (1995), サザンアイズ 聖魔伝説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정보>

◈ 감독: 타케노우치 카즈히사(竹之内和久)
◈ 각본: 타카다 유조, 타케노우치 카즈히사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쿠마가이 테츠야(熊谷哲矢)
◈ 미술감독: 히로시 카토(加藤浩)
◈ 음악: 와다 카오루
◈ 제작사: TAVAC, 스튜디오 쥬니오
◈ 저작권: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 일자: 1995.07.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코믹스의 2편 격인 성마전설 편을 원작으로 한 OVA. 제작은 도에이 동화가 아닌 도에이 동화의 하청 작업을 주로 했던 스튜디오 쥬니오(여러가지 제작 실패를 겪으며 현재는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이 아닌 저작권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에서 맡았다. 기억을 잃고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아가는 파이와 그녀를 찾아 정처없는 여행을 떠난 야크모의 재회와 모험을 그리고 있다. '말예의 장', '열쇠의 장', '귀환의 장' 총 3부로 제작되었으며, 코믹스 중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3×3 EYES, Wikipedia Japan
[2] 3×3_EYES(1991), allcinema.net
[3] 3×3_EYES ~聖魔伝説~(1995), allcinema.net
[4] 3×3 EYES, 엔하위키 미러
[5] 3×3 아이즈,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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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스란 전기 I, II (1991, 1992), アルスラーン戦記 / The Heroic Legend of Arslan


ⓒ 田中芳樹 · 角川書店 · MOVIC · Sony Music Entertainment



<정보>

◈ 원작: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
◈ 감독: 하마츠 마모루(浜津守)
◈ 각본: 미야시타 토모야(宮下知也), 타카다 카오리(高田かおり) - 1편 / 스기하라 메구미(杉原めぐみ) - 2편
◈ 스토리보드: 하마츠 마모루
◈ 캐릭터 디자인: 카미무라 사치코(神村幸子)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黄瀬和哉) - 1편 / 나카타 마사오(中田雅夫) - 2편
◈ 미술감독: 이케다 유우지(池田祐二) - 1편 / 키노시타 카즈히로(木下和宏) - 2편
◈ 음악/노래: 츠루 노리히로(都留教博) / 유사 미모리(遊佐未森) - 1편, 타니무라 유미(谷村有美) - 2편
◈ 제작: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 마츠오 슈우고(松尾修吾), 다카하시 유타카(高橋豊)
◈ 제작사: 애니메이터 필름(1편), 아우벳쿠(2편) / 무빅,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도큐 에이전시, IMAGICA, 카도카와 서점
◈ 저작권: ⓒ 田中芳樹 · 角川書店 · MOVIC · Sony Music Entertainment
◈ 일자: 1991.08.17 - 1편 / 1992.07.18 - 2편
◈ 장르: 드라마, 전쟁,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줄거리>

파르스력 320년, 대륙 공로의 중심에 위치한 강대한 파르스 왕국에 이웃 국가인 루시타니아 왕국이 침공을 개시했다. 파르스의 왕인 안드라고라스 3세는 친히 대군을 이끌고 루시타니아군이 진을 친 아트로파테네 계곡으로 나서게 되는데, 역전의 용사들이 가세한 강대한 파르스 군의 기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하다. 하지만 파르스의 황태자로 이번 전쟁에 참여하게 된 아루스란은 아트로파테네 전역에 깔린 자욱한 안개를 보고 불안감을 느낀다. 루시타니아 군의 함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아루스란과 파르스군에서도 10명 밖에 없는 마르즈반의 칭호를 얻고 있는 젊은 장군 다륜은 안드라고라스 3세에게 잠시 후퇴할 것을 청하지만, 후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안드라고라스 3세는 다륜의 간언을 물리치고 대군을 움직여 루시타니아 군에게로 돌진한다.


그러나 우려는 곧 현실로 드러났다. 안개 속에서 방심한 파르스의 기병들은 루시타니아 군이 설치한 기름 함정에 빠져 불길에 휩싸이고, 설상가상으로 파르스의 마르즈반 중 한 명인 카란이 파르스 군을 배신하면서 파르스의 대군은 혼란에 빠져 속수무책으로 루시타니아군에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다륜은 전세가 기울었음을 판단하고 아루스란에게로 향하고 아루스란과 다륜은 단신으로 전장을 빠져나오게 된다. 파르스 군은 전멸하고 안드라고라스 3세마저 루시타니아 군을 이끄는 정체불명의 은가면에게 사로잡히고 만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파르스 왕국, 아루스란은 다륜과 함께 다륜의 친구이자 전 궁정 서기관이었던 나르사스의 은신처로 향하게 되는데...


<소개>

'은하영웅전설'의 작가 다나카 요시키의 장편 대하 소설(물론 정통소설이라기 보다는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아니메. 원작은 은하영웅전설의 집필이 완료되어가던 1986년부터 카도카와 서점을 통해 발간되기 시작하여 2008년에 이르는 현재까지도 완결이 되지 않고 있다.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 중 완간된 작품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며, 1990년까지 발간된 7권까지를 1부, 그리고 8권 이후부터를 2부로 나누고 있다. 2008년에 13권이 발행된 이후로는 아직까지 후속작에 대한 소식은 없으며, 한국에서는 1999년 정식 번역된 서울문화사 판 문고가 있는데 아쉽게도 2부는 한국에 발간되지 못했다. 서울문화사 판은 현재 절판된 상태다. (코믹스도 한국에 발간되었으나 역시 절판)


가상의 세계를 다룬 이야기이지만, 이야기의 주무대가 되는 파르스 왕국은 국가의 명칭이나 설정 등으로 미루어볼 때 중세 페르시아 제국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중간중간 마법, 사왕과 같은 상상적인 설정이 등장하기는 하나 판타지라기보다는 정통 전쟁물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작품. 나라를 빼앗기고 유랑길에 오른 왕태자 아루스란이 다륜과 나르사스, 파랑기스와 같은 충신들과 힘을 모아 나라를 되찾는 영웅 서사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은하영웅전설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으며, 모두 젊은 영웅들이라는 점에서 은영전의 라인하라트와 그 휘하의 젊은 장군들을 연상시키게 한다.


원작소설의 1부가 완료된 시점에서 카도카와 서점은 극장용 아니메의 기획을 추진하게 된다. 극장 아니메는 총 2부작으로 기획되어 1부가 비슷한 시기에 기획중이었던 '사일런트 뫼비우스' 극장 아니메 1부와 함께 동시상영으로 극장에 걸리게 된다. 80년대 대작 극장 영화와 아니메를 연이어 쏟아내던 카도카와의 모습에 비춰보면 소심한 모습이었는데, 이는 직전년도에 무려 50억엔을 쏟아부은 초대작 극장영화 '하늘과 땅과'의 개봉, 그리고 수년전부터 시작되어온 카도카와 형제 간의 불화에 따른 그룹 내 내흥 등이 원인이 된 것은 아닌가 싶다. 1993년 카도카와 하루키가 사장에서 해임된 후, 카도카와의 아니메 사업은 이전보다 축소되어 직접 제작이 아닌 제작 컨소시엄의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아루스란 전기와 사일런트 뫼비우스는 그런 면에서 카도카와 아니메의 과도기에 있었던 작품인 셈이다.


ⓒ 田中芳樹·角川書店·MOVIC·Sony Music Entertainment (좌) / ⓒ Studio TRON·角川書店 (우)



비록 위세가 약해진 시기에 등장한 작품이지만 카미무라 사치코와 키세 카즈치카로 이어지는 극장판 1부의 작화 라인업은 극장용 아니메에 어울리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시티헌터' 시리즈, '비너스 전기(1989)' 등에서 활약한 카미무라는 소설의 삽화 일러스트를 맡았던 아마노 요시타카의 캐릭터의 연장선상에서 아니메 캐릭터로의 전환을 멋지게 해내었으며(특히, 파랑기스는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100% 살려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 '패트레이버' 극장판 시리즈의 작화감독으로 사실적인 극화풍의 작화가 인상적인 키세 카즈치카의 해석력이 더해져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좀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되었다면 그야말로 놀라운 비주얼로 탄생할 수도 있었으나 90년대 들어 많은 힘을 잃은 일본 극장 아니메의 현실에 비춰보면 이는 무리일지도.


대작 극장 아니메로 탄생하지 못하면서 전쟁 드라마에 어울리는 스케일을 그려내지 못하는 제약이 있었지만, 깔끔한 작화와 멋스러운 화면 구성 등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의 작품이다. 다만, 초반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극적인 재미가 높지 않고, 여기에 1시간 분량의 반쪽짜리 아니메로 만들어지면서 많은 이야기를 다루지 못함은 아쉬운 점, 안타깝게도 1년여 뒤에 개봉된 2부 극장판은 작화진이 교체되면서 전반적으로 1부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며, 1, 2부 극장판을 다 합쳐도 이야기는 프롤로그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소설의 맛을 잘 살려내지는 못한 셈이다. 2부의 엔딩 테마인 타니무라 마미의 '설레임을 Believe'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극장 아니메보다 더 유명세를 타게 된다.



아루스란 전기 III, IV, V, VI (1993, 1995)


ⓒ 田中芳樹 · 角川書店 · MOVIC · Sony Music Entertainment


<정보>

◈ 감독: 아미노 테츠로(アミノ テツロー) - 3,4편 / 하마츠 마모루 - 5,6편
◈ 각본: 스기하라 메구미
◈ 캐릭터 디자인: 카미무라 사치코(神村幸子)
◈ 작화감독: 오치 신지(越智信次) - 3,4편 / 나카무라 사토루(中村悟) - 5편 / 시노 마사노리(筱雅律) - 6편
◈ 미술감독: 카나무라 카츠요시(金村勝義) - 3편 / 니시쿠라 치카라(西倉力) - 4편 / 쿠시다 타쯔야(串田達也) - 5편 / 네자키 치에코(根崎知恵子) - 6편
◈ 음악/노래: 츠루 노리히로(都留教博) / 스즈키 쇼코(鈴木祥子)
◈ 제작사: 애니메이터 필름 / 무빅,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카도카와 서점
◈ 저작권: ⓒ 田中芳樹 · 角川書店 · MOVIC · Sony Music Entertainment
◈ 일자: 1993.?.? - 3,4편 / 1995.?.? - 5,6편
◈ 장르: 드라마, 전쟁, 판타지
◈ 구분/등급: OVA (4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극장판에서 미쳐 못다한 이야기는 이듬해 OVA로 그려지게 된다. 원작 4권 한혈공로에 해당하는 내용이 OVA 3부와 4부로 만들어지고, 2년 후인 1995년 5권인 정마고영 편이 OVA 5부와 6부로 만들어진다. 각 편마다 작화 스탭진이 다른데, 3부와 4부보다는 5부와 6부의 작화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높다. 1부의 유려함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5부와 6부의 퀄리티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편이다. 원작의 1부도 체 완결짖지 못한 체 OVA는 6부작을 끝으로 제작이 중단된다.


<참고 사이트>

[1] アルスラーン戦記, Wikipedia Japan
[2] アルスラーン戦記(1991), allcinema.net
[3] 아루스란 전기, 엔하위키 미러
[4] 아루스란 전기, 베스트 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田中芳樹 · 角川書店 · MOVIC · Sony Music Entertainment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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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1991), 機動戦士 ガンダム0083 STARDUST MEMORY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矢立肇),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 실제로 참여하지는 않음.
◈ 감독: 카세 미츠코(加瀬充子) - 1~7화 / 이마니시 타카시(今西隆志) - 8~13화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鈴木良武),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이마니시 타카시(大熊朝秀의 필명으로 참여), 타카하시 료스케(高橋良輔)
◈ 스토리보드/연출: 와타나베 신이치로(渡辺信一郎), 아카네 카즈키(赤根和樹), 카세 미츠코, 이마니시 타카시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카와모토 토시히로(川元利浩)
◈ 작화감독: 오사카 히로시(逢坂浩司), 칸노 히로키(菅野宏紀), 카와모토 토시히로
◈ 메카닉 스타일링/메카닉 디자인: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아키타카 미카(明貴美加)
◈ 메카닉 작화감독: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 요시다 토오루(吉田徹)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東潤一)
◈ 음악/노래: 하기타 미츠오(萩田光雄) / 마츠바라 미키(松原みき), MIO, Jacob Wheeler
◈ 프로듀서: 우에다 마스오(植田益朗), 타카시나 미노루(高梨実)
◈ 제작사: 선라이즈, 반다이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91.05.22~1992.09.24 (OVA) / 1992.08.29 (극장판)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13화),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줄거리>

1년 전쟁이 종결된지 3년, 지구연방군은 1년 전쟁 당시 큰 전과를 올린 건담의 후속 개발 프로젝트인 건담 개발 계획 GP(Gundam Project)를 진행 중에 있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애너하임 사에서 개발된 두 기의 모빌슈트인 GP01(범용 모빌슈트)와 GP02(핵병기 탑재 모빌슈트)가 지상 테스트를 위해 지구의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송되던 도중, 지온군의 잔당조직인 델라즈 플리트에 의해 GP02가 탈취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건의 주범은 델라즈 플리트의 에이스이자 1년 전쟁 당시 '솔로몬의 악몽'으로 명성을 드높였던 아나벨 가토 소령. 가토는 GP01을 타고 그를 쫓던 건담 테스트 파일럿 코우 우라키 소위와 연방군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GP02와 함께 우주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이 사건이야말로 델라즈 플리트의 'Stardust(별 부스러기)' 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니, 바야흐로 지온과 지구연방 간의 새로운 전쟁의 서막이 열리려 하고 있다.


<소개>

'기동전사 건담 0080(1989)'를 통해 토미노가 없는 건담의 새로운 미래를 엿보게 된 반다이는 용자 시리즈와 엘드란 시리즈로 인해 로봇 아니메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선라이즈에게 차기 건담 프로젝트를 다시금 의뢰하기에 이른다. 타카라는 용자 시리즈로, 토미는 엘드란 시리즈로 선라이즈에게 기대고 있던 차에 이제는 반다이까지 가세했으니 어찌보면 90년 초는 완구, 프라모델 업체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일종의 선라이즈표 재기전이었던 셈이다. 이 현실적인 로봇 전쟁(?)에 건담이 참전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순서였다고 하겠다. (물론, 각 작품의 기획시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작품의 순서 배열에는 다소간의 차이가 존재할 수도 있다)

이리하여 선라이즈와 반다이는 토미노 요시유키와 야스히코 요시카즈, 오카와라 쿠니오라는 원년 3인방을 모두 불러모은 대작  극장판 '기동전사 F91(1991)'을 기획하게 되는데, 애초에 TV 시리즈로 런칭할 이 작품을 극장판으로 우선 간을 본 뒤 반응에 따라 TV 시리즈로 제작하겠다는 반다이의 자신감 없는 전략이 결국 건담 F91의 패착이 된 것은 이미 '만화영화 연대기: 기동전사 건담 F91(1991)'에서 전술한 바 있다. 허나, 반다이는 이러한 조심스런 전략에 한가지 우회 전술을 더 추가하게 된다.

☞ 만화영화 연대기: 기동전사 건담 F91 (바로가기)

건담 F91은 토미노와 야스히코, 오카와라까지 가세한 명실상부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의 정통 후속 시리즈이긴 했지만, 기존의 우주세기와 거의 연관이 없는 30년 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리즈를 일신하는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는데, 이미 다른 작품보다 월등히 팬들과 많은 것을 공유해온 건담에게 이런 식의 분위기 쇄신은 자칫 기존 팬들에게 외면을 받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토미노 스스로 더이상 예전의 건담과 얽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반다이는 건담 F91은 토미노와 스탭들의 뜻대로 하되, 기존 팬들을 위해 우주세기의 이야기를 활용한 또다른 건담 시리즈를 기획하는 대안을 생각해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1991)'이다.

건담 F91은 '성전사 단바인(1983)' 이후로 토미노의 작품을 주로 제작해온 선라이즈의 주력 스튜디오인 제2스튜디오에서 제작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건담 0083은 극장판이나 TV 시리즈가 아닌, 이미 건담 0080에서 재미를 보았던 OVA로 제작할 것으로 결정되었으며, 스튜디오는 '은하표류 바이팜(1983)'이나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1985)', 그리고 '시티헌터 시리즈' 등을 제작한 선라이즈의 제3스튜디오에서 제작이 이루어지게 된다. 감독에는 이 건담 0083이 첫 감독 데뷔작인 카세 미츠코와 이마니시 타카시. 보기 드문 여성 연출가인 카세 미츠코는 0083이 첫 데뷔 감독작이었지만, '투장 다이모스(1978)' 부터 선라이즈의 수많은 아니메, 특히 로봇물에서 활약해온 베테랑 연출스탭이었고, 이마니시 타카시는 '장갑기병 보톰즈 시리즈'에서 활약하면서 리얼로봇 아니메에 대한 이해력이 넓고, 각본과 프로듀서까지 가능한 만능 연출스탭이었다. 이들을 주축으로 선라이즈의 신예들이 대거 건담 0083의 메인 스탭으로 활약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면면을 보면 지금 시점에서는 감히 신예라 칭하기 어려운 일류 애니메이터들로 가득한데, 먼저 연출 스탭에는 '카우보이 비밥(1998)'으로 후일 일본 아니메를 대표하는 스타일리쉬한 연출가로 각광받게 되는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아카네 카즈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에는 카우보이 비밥과 '울프스 레인(2003)'으로 초특급 애니메이터로 성장하게 되는 카와모토 토시히로와 '기동전사 V 건담(1993)'과 '기동무투전 G 건담(1994)', '현란무답제 더 마즈데이브레이크(2004)' 등 선라이즈와 본즈의 대표작에서 활약하게 되는 故 오사카 히로시가 놀라운 필력을 선보이며, 이 작품을 통해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또한, 90년대 중후반부 선라이즈의 메카 작화를 책임지는 사노 히로토시와 요시다 토오루가 건담 0083을 통해 기대를 뛰어넘는 정교한 메카 묘사를 연출하면서 건담 0083의 놀라운 작화 퀄리티를 책임지게 된다. 캐릭터와 메카닉 작화에서 이들 신예들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은 0083의 흥행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으며, 바로 이 건담 0083을 시작으로 그들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오카와라 쿠니오의 공백을 메울 메카닉 디자인에는 무려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1982)'의 원작자이자 발키리 머신의 디자이너이기도 한 카와모리 쇼지를 깜짝 영입하여 건담 1, 2호기의 디자인을 맡기고, '건담 센티넬'을 통해 신예 디자이너로 각광받기 시작한 카토키 하지메를 불러들여 카와모리가 디자인한 건담 1, 2호기의 리파인과 다른 MS의 디자인을 맡기게 한다. 단, 이미 정형화되어 있던 건담이라는 이미지를 베이스로 건담 1, 2호기를 디자인한 카와모리는 스스로 이것이 자신의 오리지널 디자인이 아니기에 메카닉 디자인이 아닌 메카닉 스타일링으로 스탭 표기를 해줄 것을 요청하게 되는데, 이 일화에서 카와모리의 메카닉 디자인에 대한 그만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하겠다. 이 때문이지는 몰라도 건담 0083에서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메카닉 디자이너는 카와모리보다는 신예 카토키였으며, 이후의 건담 시리즈부터 카토키의 영향력은 눈에 띌 정도로 강해져 단순히 메카닉 디자인을 넘어 프라모델 상품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기에 이른다.


준비된 괴물 신인들의 가세가 작품의 완성도를 보장하기는 했지만, 건담 0083의 성공동력은 그보다는 기존 건담 팬들을 만족시키는 설정과 이야기에 있지 않나 싶다. 우선 1년 전쟁과 그리프스 전쟁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을 이야기로 삼은 점은 확실히 우주세기 팬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특히, 결말부에서 티탄즈의 결성을 위한 단서를 제공하고 티탄즈의 주역인 자미토프 하이만과 바스크 오움을 등장시킨 부분은 우주세기 건담 팬들의 입맛에 그야말로 딱 맞는 부분. 델라즈 플리트의 에이스 아나벨 가토와 시마 가라하우와 같은 캐릭터들의 등장 또한 시리즈의 인기를 견인하는 일등공신이었으나, 전반적으로 연방측보다 델라즈 플리트 측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포진함으로써 건담 0083의 구도는 왠지 모르게 델라즈 플리트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느낌을 주고 있다. 확고한 신념을 가진 가토와 멘탈과 실력 모두에서 가토에게 뒤진 코우의 대립구도도 그런데, 본래 라이벌 악역에 비해 모자라던 주인공이 차츰 성장하여 라이벌을 능가하는 인물이 되어가는 기존의 아니메 포맷과 달리 본작에서의 코우는 성장 속도가 둔하고, 품고 있는 가치관 역시 모호하여 오히려 가토를 돋보이게 하는 들러리가 되어버린 부분은 아쉽다.

또한, 민간인 소년들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건담에 우연치 않게 탑승하게 되는 기존의 건담 시리즈의 구도에서 벗어나 이미 군인인 주인공 코우 우라키 소위를 주인공으로 삼은 점이나 이미 성장한 성인들이 주역 캐릭터로 등장하는 점은 건담 0083을 보다 성인취향의 드라마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보이게 한다. 즉, 이 작품은 이제 막 건담을 시청하려고 하는 소년, 소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미 건담을 어렷을 적부터 보아오고 이제는 2~30대로 성장한 오리지널 팬의 눈높이에 맞춰진 작품인 셈이다. 여러모로 본작의 방향성은 이렇듯 신규 건담팬보다는 기존 건담팬을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건담의 테마였던 뉴타입을 배제함으로써 보다 더 현실적인 밀리터리 드라마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데, 뉴타입이라는 테마가 건담의 화두인 동시에 구태의연한 테마가 되어버렸음을 생각할 때 뉴타입의 거세는 괜찮은 선택이라 보여진다.

하지만, 가토와 코우 사이에서 번민하던 중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는 히로인 니나 퍼플톤의 경우는 극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많은 팬들에게 지탄을 받게 된다. 사실 이러한 설정은 극적인 면에서 크게 무리는 없다는 생각이지만, 1화만 하더라도 일면식이 없는 것처럼 그려지던 가토와 니나가 극 후반에서 과거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부분은 초반부터 계획했던 설정이 아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델라즈 플리트의 인물들이 돋보이는데다가 후반부에는 연방의 부패한 모습마저 등장하여 이야기의 무게는 미묘하게 델라즈 프리트 측으로 기울게 되는데 이로 인해 그들의 테러리즘이나 자폭공격 등이 미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또, 등장하는 메카들이 시간 순으로 바로 다음 작품이 되는 '기동전사 Z 건담(1985)'에 비해 너무 고성능의 기체들이 등장한다는 것도 문제.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거대 모빌 아머 노이에 질이나 GP-03 덴드로비움은 확실히 당시의 스펙을 뛰어넘는 기체들로서, 이러한 부분은 에필로그를 통해 GP 계획 자체가 이 시점에서 말소된다는 설정으로 어느 정도 모순점을 상쇄하려 했지만, 애초에 이러한 스펙과 디테일의 기체를 등장시킨 의도가 프라모델 판매와 무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의도적이었다고 보여진다. 문제는 실제로 상품화된 프라모델에 있었는데, 당시 건담 F91과 작품이 병행되면서 반다이가 건담 F91에 집중했던 탓인지 건담 0083의 초판 키트들은 기대 이하의 프로포션과 디테일로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된다. 건담 0083의 인기가 건담 F91에 비해 더 높았고, 설정을 무시하면서까지 고성능의 기체들로 디자인했음을 생각할 때 이는 반다이의 실투가 아닌가 싶다. 건담 0083은 10여년이 지난 2001년에 다시 재판되면서 과거의 악명을 씻어내게 되었고, 특히 HGUC 덴드로비움은 역대 건프라 1/144 스케일 중에서 탑 클래스에 들어가는 압도적인 위용과 인기를 현재까지도 자랑하고 있다.

높아진 인기로 인해 시리즈 제작 도중 극장판의 제작이 결정된다. 극장판 '지온의 잔광'은 OVA 전 13화의 내용을 편집하여 최종화인 13화가 출시되기 전 극장에 공개되었는데, 이로 인해 후반부에는 극장판의 스케일에 맞춰 작화 퀄리티가 상승하게 된다. 건담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만든 건담이, 토미노 감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건담이 마침내 극장판으로까지 등장한 것이다. 건담 0080과 건담 0083의 잇다른 성공, 그리고 건담 F91의 실패는 분명히 건담 월드에서도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사례였지만, 기이하게도 반다이만은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 듯 싶다. 그리고 한계에 다다른 토미노 요시유키를 다시 한 번 더 몰아부치게 된다.

ⓒ SOTSU · SUNRISE



<참고 사이트>

[1] 機動戦士 ガンダム0083 STARDUST MEMORY, Wikipedia Japan
[2] 機動戦士 ガンダム0083 STARDUST MEMORY(1991), allcinema.net
[3]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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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을 노려라! 건버스터 (1989), トップをねらえ!Aim for the Top! GunBuster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정보>

◈ 원작/기획: 오카다 토시오(岡田斗司夫)
◈ 감독: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 각본: 안노 히데아키, 오카다 토시오
◈ 콘티·설정: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樋口真嗣)
◈ 캐릭터 디자인: 하루히코 미키모토(美樹本晴彦)
◈ 메카닉 디자인/로봇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宮武一貴) /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쿠보오카 토시유키(窪岡俊之), 모리야마 유지(森山雄治)
◈ 미술감독: 키쿠치 마사노리(菊地正典), 사사키 히로시(佐々木洋)
◈ 음악/노래: 다나카 고헤이(田中公平) / 사카이 노리코(酒井法子)
◈ 제작총지휘: 무라하마 쇼지(村濱章司)
◈ 제작사: 가이낙스, 반다이, 빅터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 일자: 1989.10.07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2015년, 우주로 진출한 인류는 돌연 우주괴수의 습격을 받는다. 이 습격으로 우주군의 제독이자 전함 룩시온의 함장이었던 타카야 제독 이하 수많은 승무원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우주군 제독이었던 아빠 타카야 제독을 동경하던 소녀 노리코는 아빠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우주 파일럿이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룩시온의 비극으로부터 6년 뒤 우주괴수에 대항하기 위해 지구는 RX 계획을 발동하고, 노리코는 파일럿의 등용문인 오키나와 여자 우주고교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우주 파일럿으로의 길은 생각보다 고되고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개>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를 통한 가이낙스의 야심찬 시도는 커다란 실패로 귀결되었으나, 문제는 단순히 작품의 실패에 그치지 않았다. 반다이를 통해 거둬들인 거액의 투자비가 가이낙스의 부채로 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애초에 왕립우주군을 위해 한시적으로 조직된 프로젝트 집단이었던 가이낙스는 이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체를 뒤로 미루고 수익을 벌어들일 방법을 모색해야할 상황에 처한다. 왕립우주군을 통해 보여주려했던 정통 SF 드라마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음을 통감한 가이낙스는 아니메의 수요가 여전히 오타쿠를 중심으로 한 특정계층에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그로 인해 그들 오타쿠의 근원이기도 했던 '우주전함 야마토(1974)'와 함께, '기동전사 건담(1979)'을 보고 자란 그들 세대가 처음으로 스탭으로 참여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컨셉을 다시금 활용하기로 마음먹게 되니, 이것이 바로 가이낙스의 본격적인 태동을 알린 동시에 그들의 정체성에 있어서 하나의 기준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1989, 이하 건버스터)'인 것이다.

☞ 만화영화 연대기: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보러가기)

건버스터는 마크로스를 시작으로 80년대 OVA시장을 주름 잡고 있던 미소녀와 메카닉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의 테마로 삼아, 여기에 우주전함 야마토의 장중한 SF 드라마를 얹은 전형적인 오타쿠용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80년대 당시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던 이들 오타쿠들이 모여 오타쿠라는 편견을 벗어나기 위해 야심차게 만든 첫작품이 실패로 돌아가자, 결국 오타쿠들의 입맛에 맛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는 당시 아니메를 보는 시청층의 저변이 한정적이라는 문제도 있었지만, 과거 5~60년대를 풍미하던 도에이의 극장용 만화영화들이 70년대를 기점으로 쇠퇴한 후, 지나치게 일본적인 스타일(특히, 로봇물)에 아니메가 한정되면서 보편적인 감성을 잃어버린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아니메의 한계를 벗어나려 했던 가이낙스였으나 그들의 첫 시도인 왕립우주군 또한 보편적인 감성보다는 마니악한 측면이 강했고, 이로 인해 커다란 실패의 아픔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은 가이낙스의 초대 멤버로 왕립우주군에서 첫 작화감독을 맡았던 신예 안노 히데아키가 맡아 이례적으로 감독으로 데뷔한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30세로, 나우시카와 마크로스 등 불과 몇 작품에서의 작화스탭 경력이 전부였는데, 당시 안노와 동년배 중 감독으로 데뷔한 인물은 마크로스 극장판에서 25살의 나이에 공동감독으로 데뷔한 카와모리 쇼지 정도가 유명해졌을 뿐이다.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데뷔한 카와모리에 비해 안노는 다소 주목을 덜 받으며 등장했지만, 건버스터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가로서의 재능은 후일 카와모리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게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소녀와 메카닉, 그리고 SF 드라마라는 키워드를 접목한 건버스터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미 그런 작품은 당대에 넘치고 찰만큼 유행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안노는 이 기본 구도 위에 몇가지 색다른 시도를 첨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건버스터는 이전까지의 마크로스 아류작을 뛰어넘는 스타일과 매력을 겸비하게 된다. 우선, 특촬물에 근원을 둔 히어로와 괴수라는 대결구도는 리얼로봇으로 인해 경직되어버린 당대 로봇 아니메의 구도를 일신하는 새로운 참신함을 부여하게 된다. 울트라맨이라는 히어로가 아닌 버스터 머신이라는 로봇이 그 자리를 대체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버스터의 액션은 틀촬물의 히어로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스타일과 멋이 넘쳤다. 재미있는 것은 로봇의 내부 메커니즘은 리얼로봇의 그것에 근거한 하이테크놀로지적인 모습이었지만, 실제 로봇이 움직이고 싸우는 모습은 특촬물과 슈퍼로봇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모양새였던 것이다.

안노만의 감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건버스터의 초반부는 SF 액션물이 아닌 학원물을 연상시키는데 이 부분은 야마모토 스미카 원작의 '에이스를 노려라(1972)'의 구조를 그대로 패러디한 것으로, 주인공인 타카야 노리코는 에이스를 노려라의 주인공인 오카 히로미를, 학교의 히로인 아마노 카즈미는 류자키 레이카를, 코치 오오타 코이치로는 무나가타 진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렇게 소녀들의 경쟁을 다룬 학원물에서 본격적인 우주의 모험으로 넘어가는 전개를 취하면서 건버스터는 기존의 SF 액션물과는 다른 다양한 맛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한다. 안노의 패러디(내지 오마쥬)는 단순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작품의 곳곳에 드러나게 되는데, 오오타 코치의 바둑판에 부착된 전자계기판이나 우주전함 엑셀리온의 기관부 등 많은 부분에서 우주전함 야마토의 오마쥬를 확인할 수 있으며, 등장인물의 방에서 볼 수 있는 미야자키 아니메의 포스터나 만화잡지 등에서는 감독과 스탭들의 오타쿠적 취향마저도 느껴진다.

여기에 한가지 더, 건버스터는 정통 SF 이론을 접목하여 극의 또다른 흥미를 유발하게 되는데, 바로 광속과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시간이 더 느리게 흘러간다는 우라시마 효과의 도입이 그것이다. 아광속의 속도로 날아간 주인공들이 지구로 돌아왔을 때 그녀들이 겪은 시간은 불과 수개월이지만 지상에서는 이미 십수년이 흐른 뒤라는 이 설정은 단순한 극적 재미 이상의 의미를 작품에 부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초반부만 하더라도 다소 가벼웠던 극의 분위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무거워지는데, 이렇게 몇가지 과학적, 철학적 소재를 극에 적절하게 도입하고 활용하는 안노의 재능은 후일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에 이르러 만개하여 작품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과 해석, 추측과 가십을 낳는 매개로 발전하게 된다.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전형적인 SF 아니메의 특장점과 정통 SF적인 요소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지만 부정적인 요소 또한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불필요한 성적 표현과 노출이다. 버스터 머신에 탑승하는 여성 파일럿들의 복장이 에어로빅 유니폼인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듯. 여기에 이미 과거에 안노가 DAICON III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 선보였던 바스트 모핑(여성의 가슴이 흔들리는 모습을 묘사한 씬을 일컫는 용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든지, 필요 이상으로 목욕씬과 속옷 씬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80년대 OVA의 대표적인 상술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불필요하게 많아 극의 흐름을 끊는다. 이는 이 작품이 그럴듯한 테마와 중후한 설정으로 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상업적인 노선을 걷는 작품임을 증명하는 사례로, 이후 에반게리온을 위시한 여러 가이낙스 작품에서도 이러한 노선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을 하루히코 미키모토가, 메카닉 디자인을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맡고 있다는 것은 이 작품이 마크로스의 적자임을 증명하는 뚜렷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장귀병 MD 가이스트(1986)', '대마수격투기 강의 귀(1987)' 등에서 특촬물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메카닉을 선보인 오하타 코이치나, '프로젝트 A코(1986)'를 통해 미소녀와 SF를 그전과는 다른 형태로 접목시켰던 모리야마 유지, 스튜디오 비보 출신으로 당시에는 미완의 대기였던 쿠보오카 토시유키, 후일 특촬물 감독으로 성장하게 되는 가이낙스의 멤버 히구치 신지 등의 진용도 믿음직스럽다. 

작품은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간 제작비 역시 만만치 않았기에(제작비의 압박 때문이었는지 최종화에서는 채색이 되지 않은 콘티가 그대로 작품의 컷으로 사용되는 씬이 등장한다. 이는 에반게리온을 포함한 후대 가이낙스의 작품에 종종 엿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가이낙스의 재무상황은 더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가이낙스는 아니메 제작 외에 제작 하청과 컴퓨터 게임 등 닥치는 대로 수익사업에 매진하게 되니 이 때까지만 해도 가이낙스의 앞길은 어두운 터널 속이었다.



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2004), トップをねらえ2!


ⓒ GAINAX · TOP2 委員会


<정보>

◈ 원안/감독: 츠루마키 카즈야(鶴巻和哉)
◈ 감수: 안노 히데아키
◈ 각본: 에노키도 요지(榎戸洋司)
◈ 콘티: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 히라마츠 타다시(平松禎史) 外
◈ 캐릭터 디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버스터머신 디자인/퓨처 비주얼: 이즈나요시쯔네(いづなよしつね) / OKAMA
◈ 메카닉 디자인: 이시가키 쥰야(石垣純哉), 코야마시게토(コヤマシゲト) 外
◈ 작화감독: 사다모토 요시유키, 시바타 유카(柴田由香), 스시오(すしお), 니시고리 아츠시(錦織敦史) 外
◈ 3D 감독/CG 모델링: 나스 신지(那須信司) / Viewworks
◈ 미술감독: 가토 히로시(加藤浩)
◈ 음악/노래: 다나카 고헤이 / ROUND TABLE, ACKO
◈ 기획/제작: TOP2 제작위원회
◈ 제작사: 가이낙스, 반다이 비주얼, JVC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GAINAX · TOP2 委員会
◈ 일자: 2004.11.?? ~ 2006.0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가이낙스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제작된 건버스터의 후속편. 건버스터를 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부채에 허덕이며, 어두운 내일 밖에 보이지 않았던 가이낙스가 이제는 일본 아니메를 대표하는 제작 스튜디오가 되어 당당히 20주년 창립작품을 내놓는 모습은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바로 그 기념작이 그들의 최초 히트작인 건버스터라는 사실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20년이 흘러 아니메의 트렌드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로봇 아니메나 미소녀와 SF를 접목하던 트렌드는 모두 과거의 일이 되었으며, 가이낙스 스스로가 아니메의 흐름을 바꾸었던 에반게리온 이후의 아니메 부흥기를 지나 업계가 다시금 매너리즘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그리고 가이낙스 자신도 에반게리온 이후 로봇 아니메에서 손을 뗀 채 말랑말랑한 연애, 메이드물에 주력하고 있을 당시, 가이낙스의 새로운 도전이 이 20주년 기념작 '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2004, 이하 다이버스터)'에서 그 전조를 알렸다면 다소 과장된 표현일까.

후속편이라 하지만, 시대배경은 건버스터에서 무려 1만 5천년 후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조차도 작품의 초반부에서는 언급되지 않는다. 시대 배경도, 캐릭터도 완전히 상이한 모습과 전개인지라 후속편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색할 정도. 캐릭터 디자인은 가이낙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또 한명의 인물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맡았는데, 사다모토 특유의 슬림한 소녀적 취향에, 가이낙스의 만화영화적 표현이 접목되어 비주얼은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그것은 레트로풍의 슈퍼로봇스러운 매력을 진하게 풍기는 버스터 머신들도 마찬가지. 슈퍼로봇스러운 모습을 간직했지만 그 내부 메커니즘에서는 리얼로봇과 정교한 변신합체로봇의 컨셉을 간직했던 건버스터와 달리 다이버스터는 과거 비현실적인 변신합체 컨셉을 보여준 겟타로보와 같은 뉘앙스가 느껴진다. 건버스터라는 타이틀을 떼고 보면 오히려 이러한 다이버스터의 모양새는 근 몇년간의 가이낙스적 취향에 근접해 있다 하겠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다이버스터는 건버스터의 후속이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특히, 라스트에서 건버스터의 히로인인 노리코를 맞이하는 라르크와 지구의 모습은 과거 건버스터에서 인류를 구하고 1만5천년 후의 시간으로 튕겨나가버린 히로인 노리코와 카즈미의 엔딩을 그들의 관점이 아닌 그들을 맞이하는 지구인의 관점으로 바라본 모양새다. 이러한 결말은 상당히 극적인 재미를 작품에 부여하는데, 이로 인해 다이버스터는 종장에 이르러 건버스터의 후속임을 완벽하게 관객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애초에 다이버스터의 각본은 엔딩부터 거꾸로 써졌다는 후문이 있다)

ⓒ GAINAX · TOP2 委員会

레트로풍의 슈퍼로봇적 컨셉과 더불어 본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또하나의 비주얼적 매력은 속칭 '카나다버스'라 불리는 다이나믹한 화면처리 기법에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일본 아니메업계의 전설적인 작화가 카나다 요시노리가 창안한 이 기법은 같은 액션장면도 보다 더 역동적으로 묘사할 수 있어 이를 통해 다이버스터의 액션을 거대한 스케일과 함께 실로 과장과 함축이라는 만화영화의 특성이 십분발휘된 영상미를 관객에게 선사하게 된다.

다만, 주제의식이나 여러면에서는 원작에 비해 신선도나 깊이는 부족하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역동적인 화면은 과거의 슈퍼로봇을 가이낙스적인 것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모자람이 없었지만, 20주년 기념 스페셜 작품답게 다소 이야기에는 무리함이 따른다고나 할까. 이는 과거와 달리 지나치게 소년, 소녀들 위주로 진행되는 드라마 구조의 한계이며, 동시에 작금의 아니메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이버스터의 여러가지 시도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카나다버스에 입각한 감각적인 영상미와 뜨거운 열혈과 근성, 그리고 통쾌하면서도 극적인 이야기 구조는 그로부터 3년 뒤 가이낙스의 또다른 작품에 이르러 진정한 결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참고 사이트>

[1] トップをねらえ!, Wikipedia Japan
[2] トップをねらえ2!, Wikipedia Japan
[3] トップをねらえ! (1988), allcinema.net
[4] トップをねらえ!2 (2004~2005), allcinema.net
[5] 톱을 노려라!, 위키피디아
[6] 톱을 노려라!,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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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 (1989),
機動戦士 ガンダム 0080 ポケットの中の戦争 / Gundam 0080 War in the Pocket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야다테 하지메(矢立肇)
◈ 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高山文彦)
◈ 구성/각본: 유우키 쿄스케(結城恭介) / 야마가 히로유키(山賀博之)
◈ 콘티: 타카야마 후미히코, 사토 쥰이치(佐藤順一)
◈ 연출: 타카마츠 신지(高松信司), 요코야마 히로유키(横山広行)
◈ 캐릭터 디자인: 하루히코 미키모토(美樹本晴彦)
◈ 디자인 웍스: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 메카닉 디자인 협력: 아키타카 미카(明貴美加) 外
◈ 작화감독: 쿠부오카 토시유키(窪岡俊之), 카와모토 토시히로(川元利浩) 外
◈ 메카 작화감독: 이와타키 사토시(岩瀧智)
◈ 미술감독: 이케다 ?(池田繁)
◈ 음악/노래: 카시부치 테츠로(かしぶち哲郎) / 시이나 메구미(椎名恵)
◈ 기획/프로듀서: 선라이즈 / 우치다 켄지(内田健二), 타카시나 미노루(高梨実)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9.03.2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전쟁
◈ 구분/등급: OVA(6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지구연방군과 지온공국의 일년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무렵, 지구연방군이 북극에서 신형 건담을 개발하고 있다는 첩보가 지온공국에 입수된다. 지온공국 돌격기동군 소속 특수부대인 사이클롭스 부대가 개발된 신형 건담의 파괴작전을 위해 투입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신형건담을 실은 셔틀은 우주로 날아오르고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지온군은 이후 첩보를 수집하여 신형 건담이 사이드 6의 리보 콜로니에 있음을 포착, 사이클롭스 부대에게 신형 건담의 탈취/파괴 작전인 루비콘 작전의 실행을 지시한다. 하지만 이는 표면상의 목적일 뿐, 루비콘 작전에는 모종의 음모가 내재되어 있었다.

한편, 루비콘 작전을 위해 리보 콜로니에 투입된 사이클롭스 부대의 신병 버나드 와이즈먼(애칭 버니)은 콜로니에 사는 초등학생 소년 알프레드 이즈루하(애칭 알)와 우연치 않게 만나게 된다. 자신의 자쿠를 알에게 들킨 버니는 자신의 정체와 자쿠에 대해서 비밀을 지키는 조건으로 알에게 지온군 계급장을 건네 준다. 어느덧 버니와 알은 친형제처럼 가까워지게 되는데...


<소개>

ⓒ SOTSU • SUNRISE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를 통해 토미노가 창조해 낸 건담 월드는 사실상의 종언을 고했다. 시리즈를 이끌던 영원한 주인공이자 라이벌인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의 퇴장만큼 확실한 피날레는 없었지만, 스토리의 종결과는 별개로 이미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건프라와 관련 상품들로서는 계속적으로 새로운 추진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만약, 건담을 통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스폰서 반다이에게 건담을 대체할 회심의 브랜드가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수많은 리얼로봇 아니메의 프라모델들은 나름의 매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건프라 만큼의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고, 더 이상의 트렌드를 만들어내지 못한체 건담 시리즈보다 먼저 소멸되어버린 뒤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과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의 연이은 실패를 통해 리얼로봇의 시대가 저물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던 반다이와 선라이즈로서는 후속 건담 시리즈를 TV로 기획하는 것에는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로 인해 당시 대안 미디어로 각광받고 있던 OVA로의 기획이 자연스레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건담 시리즈가 OVA로 제작되는 것도 상당히 화제거리였지만, 당시 팬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건담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토미노 요시유키가 이 신시리즈에서 아예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토미노 감독이 빠진 최초의 건담 시리즈, 그것이 바로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1989)'이다.
 
새로운 시리즈답게 스탭들 역시 기존의 멤버들에서 새로운 멤버들로 일신하게 된다. 그것은 이 신 건담 시리즈가 OVA라는 저예산 작품으로 제작되는 상황이 한몫을 했을지 모르겠는데, 먼저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1982)'에서 연출파트를 맡았던 타카야마 후미히코가 감독으로 낙점받게 된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제작한 탑 크래프트 출신으로, 당시 프리랜서였던 타카야마 감독은 외부와의 접촉을 지나치게 싫어하는 괴팍한 성격으로 업계에서도 기인으로 취급받고 있었는데, 마크로스에서의 연출력을 높게 평가한 반다이와 선라이즈의 의견일치로 인해 은둔생활에서 벗어나 토미노가 빠진 건담호의 선장으로 오르게 된다. 로봇물에 대한 짙은 회의를 품고 있던 그였지만 건담 시리즈 이후로 '초시공세기 오거스 02(1993)', 'WXIII 기동경찰 패트레이버(2001)', '라제폰(2002)' 등 완성도 높은 로봇물을 계속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토미노 감독과 같은 길을 걸었다고도 할 수 있다.

가이낙스의 설립멤버로 마크로스 TV 시리즈에 참가하기도 했으며,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를 통해 감독과 각본가로 데뷔한 야마가 히로유키의 참여도 인상적이다. 또한, 마크로스의 정체성을 설립한 캐릭터 디자이너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참여는 본작이 이전의 건담 시리즈와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구별되는 중대한 포인트이기도 했다.(개인적으로 하루히코의 캐릭터는 건담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는데, 그와는 별개로 하루히코는 이후 많은 건담 소설과 코믹스 등에서 일러스트를 맡으며 꾸준히 건담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들 주요 스탭들이 마크로스라는 공통 키워드로 묶여 있는 점은 흥미롭다. 건담의 영향을 받고 자라난 신세대들이 만든 마크로스, 그 마크로스의 스탭진들이 건담을 만든다는 것은 당시 아니메 업계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메카닉 디자인은 더블제타 건담 이후로 건담의 대표적 메카닉 디자이너로 자리를 굳힌 이즈부치 유타카가 맡았다. 이전작까지만해도 자신의 스타일보다는 건담의 원 디자인 철학을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던 이즈부치는 본작에서는 좀 더 자신의 스타일을 담아낸 MS들을 선보이게 된다. 특히, 독일 밀리터리 마니아인 이즈부치의 취향을 그대로 담아낸 MS 캠퍼는 여타의 MS와는 상당히 다른 모양새로, 오히려 그가 디자인을 맡았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 시리즈의 레이버와의 유사점이 더 많은 기체이기도 하다. 

새로운 건담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모빌슈트와 뉴타입이라는 전통적인 건담 시리즈의 테마에서 벗어나 있다. 신형건담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콜로니에 잠입한 지온의 신병 버니는 우연치 않게 콜로니의 초등학생 알과 만나 친분을 쌓으며 첩보활동을 계속한다. 알은 버니가 지온군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아직 어린 소년인지라 그것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여기에 건담의 테스트 파일럿으로 참가한 크리스티나가 우연치 않게 알을 통해 버니를 알게 된다. 알은 둘의 신분을 서로에게 얘기하지 않고서 이 좋은 만남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크리스티나와 버니는 서로의 신분을 모른채 조금씩 호감을 품게 된다.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로 가까워지는 안타까운 구도는 결국 마지막 파국을 향한 일종의 복선이라 하겠다.

전쟁 속에 피어나는 이 묘한 상황은 전통적인 건담 시리즈보다는 오히려 마크로스 시리즈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주인공인 이들 셋의 관계도 관계이지만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모빌슈트 간의 전쟁묘사나 뉴타입과 같은 거창한 주제 대신 좀 더 드라마적인 흐름을 타고 있으며, 등장인물 역시 이제까지 우리가 건담 시리즈에서 알아온 인물들이 모두 배제된 전혀 새로운 인물들로 이는 정통 건담 시리즈의 세계관 내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사이드 스토리였던 것이다. 건담 0080에서 보여준 이야기는 상당히 노련하면서도 만화영화의 수준을 넘어선 극적 긴장감과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로 인해 모빌슈트나 뉴타입이 사실상 극의 중심축에서 멀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상당한 임팩트와 여운을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토미노 감독이 빠졌음에도, 리얼로봇의 파워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얻은 이 호응은 반다이와 선라이즈에게 건담 시리즈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가져다준 것이었다. 이로 인해 표류하던 건담 호는 다시금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또한번의 출항을 시작하게 된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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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편과 성상편의 후루하시 카즈히로가 연출하는 또 한편의 사무라이 드라마

ⓒ 和月伸宏/集英社・Fuji TV・ANIPLEX


츠키 노부히로의 대표작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코믹스 '바람의 검심'의 신작 OVA가 올 2011년 겨울 다시 한 번 아니메 팬들을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시리즈의 부제는 신교토편. 원작의 교토편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의미인 듯 싶은데요. 원작의 교토편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악역의 대명사 시시오 마코토와 그 휘하의 절세고수 집단인 십본도와 벌이는 사투가 이번 신작의 메인 테마가 되겠습니다.

☞ 바람의 검심, 신교토편 웹 페이지 (보러가기)

이번 신작은 '바람의 검심, 추억편(1999)'과 '바람의 검심, 성상편(2001)'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해석을 보여주었던 후루하시 카즈히로(古橋一浩)가 감독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현재 후루하시 감독은 '기동전사 건담 UC(2010)'로도 맹활약 중인데요. 1년에 두 편 정도 출시되는 건담 UC의 스케줄 덕분에 이번 켄신의 신작에 참여할 여유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억편에서 보여준 그의 드라마 중심의 구조를 좋게 보고 있기에 감독은 더없이 적합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후루하시 감독은 추억편 외에도 '빙쵸탄(2006)', '슈발리에(2006)', 'RD 잠뇌조사실(2008)' 등에서도 완성도 높은 연출력을 보여왔었죠. 무엇보다 트렌드에 영합하지 않는 뚝심있는 전개로 인해 이번 신작 OVA도 재미와는 상관없이 분명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보여주리라 기대됩니다.

시리즈 구성은 '트루 티어즈(2008)', '토라도라(2008)', 'CANAAN(2009)' 등으로 잘 알려진 오카다 마리(岡田麿里). 멜로 드라마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준 그녀가 어떤 형태로 켄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할지도 포인트가 되겠군요. '바질리스크, 코우카인법첩(2005)'이나 'Fate/Stay Night(2006)' 등에서 각본 작업을 한 경험이 있기에 이들 작품을 떠올리면서 비교해보는 것도 어떨까 싶군요. 캐릭터 디자인은 하기와라 히로미츠(萩原弘光)로, '세인트 비스트 ~수천의 낮과 밤~(2005)' OVA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기 전까지는 원화와 에피소드 작화감독을 주로 맡아온 인물입니다. TV 시리즈나 OVA와는 어떻게 다른 비주얼을 보여줄지도 궁금하군요. 제작 스튜디오는 TV 시리즈와 추억편, 성상편 등을 제작해온 스튜디오 딘이 맡았으며, 기획과 제작은 ANIPLEX가 맡았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신작의 한 컷으로 추정되는 스틸샷. ⓒ 和月伸宏/集英社・Fuji TV・ANIPLEX

신작은 일단 전편과 후편의 2부작 OVA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생각보다는 러닝타임이 길지 않기에 과연 교토편을 어떻게 각색해내어 두편에 알맞은 이야기로 보여줄지가 관건이겠군요. 전편이 2011년 12월 극장에서 선행공개된 다음, DVD와 블루레이로 출시가 될 예정이구요. 원작에서 닌자조직 어정번중의 일원인 소녀닌자 마키마치 미사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고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신작의 것으로 추정되는 스틸샷이 하나 올라와 있어 포스팅에 삽입해 보았습니다. 앞선 시리즈에 비해 좀 더 미형으로 디자인된 신작이 과연 진지한 드라마를 보여주는 감독과 만나 어떤 형태의 결과를 보여줄까 기대해 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和月伸宏/集英社・Fuji TV・ANIPLEX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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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아이 고쿠 (1989), Midnight Eye ゴクウ


ⓒ 寺沢武一 · A-GIRL


<정보>

◈ 원작: 테라사와 부이치(寺沢武一)
◈ 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테라사와 부이치-1부, 나카니시 류조(中西隆三)-1,2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1부, 하마사키 히로츠구(浜崎博嗣)-1,2부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오카무라 텐사이(岡村天斎)-1부,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2부
◈ 미술감독/배경: 야마카와 아키라(山川晃)-1부, 오제키 리쿠오(小関睦夫)-2부 /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노래: 타케가와 유키히데(タケカワ ユキヒデ), KAZZ TOYAMA / 카츠라기 유키(葛城ユキ)
◈ 제작: 도에이 비디오-1,2부, 스코라/테라사와 프로덕션-2부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寺沢武一 · MADHOUSE
◈ 일자: 1989.01.27, 1989.12.22
◈ 장르: SF, 성인, 액션
◈ 구분/등급: OVA (2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시놉시스>

서기 2014년의 도쿄시티. 두번의 대지진을 겪은 도쿄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 하이테크놀로지의 도시로 재탄생하였다. 전직경찰 출신인 후린지 고쿠는 이 도시의 뒷세계에서는 제법 유명한 사립탐정. 하지만, 근래 들어 고쿠의 경찰시절 동료들이 하나둘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부분 자살로 잠정 결론이 나지만 고쿠는 이를 믿지 않고 나름의 수사를 계속하려 한다. 고쿠는 예전 동료인 여형사 야부키 요코를 찾아 동료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물어보고 그들이 모두 하쿠류 겐지라는 무기 상인과 얽혀 있음을 알게 된다. 

함께 하쿠류 겐지 소유의 빌딩으로 향하던 고쿠와 요코는 감시를 서고 있던 두명의 형사가 투신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이제 겐지 수사팀에는 요코만이 유일한 생존자, 동료들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고쿠는 겐지의 빌딩에 직접 잠입을 시도하는데...


<소개>

'우주해적 코브라'를 집필한 만화가 테라사와 부이치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코믹스는 1987년부터 '코믹버거(現 코믹버즈)'를 통해 연재되었으며, 단행본으로는 단 4권만 발간되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신의 눈'이라 불리는 초소형 컴퓨터를 왼쪽에 눈에 장착한 사립탐정 고쿠를 주인공으로 한 하드보일드 액션물인데, 테라사와의 출세작 코브라와 비교하여 전반적으로 비슷한 취향의 작품이지만 묘사나 표현이 이전보다 더 성인취향에 맞게 조정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시리어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하겠다. 주인공의 이름이 고쿠(한국어로는 오공)인 것은 그가 사용하는 무기가 여의봉처럼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애초에 손오공을 모티브로 해서인지 헤어스타일에서도 어딘지 모르게 원숭이의 머리모양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테라사와 본인이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테즈카 오사무의 제자였기 때문일까. 테즈카의 직계제자인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코브라에 이어 고쿠는 테즈카의 또다른 제자 린 타로의 제자이기도 한 카와지리 요시아키와 매드하우스가 제작을 맡는다. 서양 SF적인 뉘앙스를 가진 코브라를 일본적인 아니메라마 스타일로 재해석했던 데자키 오사무와 달리, 카와지리는 테라사와의 서구적인 센스를 가져와 자신의 B급 컬트 액션 스타일과 접목시킨다. 이미 '요수도시(1987)'와 '마계도시(1988)' 등을 통해 보여주었던 카와지리 만의 독특한 감각이 개인적으로는 데자키-테라사와의 조합보다는 더 나은 듯한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쿠는 그렇게 걸출한 작품은 아니다. 다만, OVA로서 그리고 B급 하드보일드 액션물로서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 寺沢武一 · A-GIRL

본작의 캐릭터 디자인에는 카와지리 외에도 하마사키 히로츠구가 참여하는데, 타츠노코 출신으로 87년에 매드하우스로 자리를 옮긴 그는 마계도시 원화로 카와지리와 인연을 쌓은 뒤 바로 고쿠에서부터 카와지리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올라서게 되며, 카와지리의 차기작 '사이버시티 OEDO 808(1990)', '철완 BIRDY(1996)', '뱀파이어 헌터 D(2001)' 등에서도 활약하게 된다. 캐릭터 디자인보다는 메카닉 디자인 쪽의 스탭들이 더 놀라운데, 우선 1부의 메카닉 디자인과 작화를 책임진 오카무라 텐사이는 후일 '울프스 레인(2003)', '흑의 계약자(2007, 2009)' 등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탑 클래스 연출가로 성장하게 되며, 2부에서 메카닉을 맡게 되는 사노 히로토시는 '기동전사 건담 0083(1991)', '기동무투전 G건담(1994)',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 '라제폰(2002)' 등에서 멋진 그림을 선보이는 일류 작화가로 대성하게 된다. 이외에도 모리모토 코지나 오가 카즈오와 같은 초특급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하여 기대 이상의 탄탄한 작화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원작의 느낌에 비교적 충실하게 재현하려 했는지 앞선 두 작품에서 보여졌던 카와지리 감독만의 하드고어한 느낌은 다소 완화된 느낌으로, 완성도나 재미는 평균 이상의 작품이다. 특히, 눈에 장착된 초소형 컴퓨터로 모든 자료를 수집, 검색, 판독한다든지, 컴퓨터로 동작하나는 전세계의 모든 전자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CPU와 운영체제,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장착되는 요즘의 세상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는 점에서 설정은 다소 황당하더라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코브라가 스타워즈적인 느낌이었다면, 본 작품은 007에 가까운 모양새라고 할 수 있을 듯.


<참고 사이트>

[1] ゴクウ, Wikipedia Japan
[2] MIDNIGHT EYE ゴクウ(1989), allcinema.net
[3] MIDNIGHT EYE ゴクウ II(1989), allcinema.ne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寺沢武一 · MADHOU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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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외전, 우리가 정복하는 것은 별의 대해 (1988),
銀河英雄伝説外伝, わが征くは星の大海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원작: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
◈ 감독/연출: 이시구로 노보루(石黒昇) / 사카이 아키오(さかいあきお)
◈ 각본: 슈도 타케시(首藤剛志)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오쿠다 마츠리(奥田万つ里)
◈ 메카닉 디자인: 카토 나오유키(加藤直之), 스튜디오 누에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金子英俊)
◈ 제작/프로듀서: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타카 히데노리(多賀英典) / 타하라 마사토시(田原正利) 外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88.02.06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서기 2801년, 태양계 제3행성인 지구로부터 알데바란계 제2행성 테오리아로 무대를 옮겨 은하연방을 설립한 인류는 그해를 우주력 1년으로 삼아 우주로의 영토 확장을 개시한다. 아공간 도약항법과 중력제어라는 기술을 손에 넣은 인류는 끝없이 우주로 진출하였고 때는 바야흐로 인류 최고의 번성시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이백여년 동안 번성을 거듭하던 인류는 어느 순간 극심한 피로와 권태에 빠지게 된다. 과학기술은 정체되고 개발은 중지되었으며, 인류의 생활은 퇴폐와 향락에 찌들게 된다. 그리고 오랜 세월 인류의 정치이념이던 민주 공화주의가 타락할 즈음, 한 사나이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니 그가 바로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었다.

뛰어난 군인으로 혁혁한 무훈을 세우며 국민들의 인기를 얻게 된 그는 약관 28세의 나이에 정계로 진출, 정치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선보이며 국민들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거침없이 정상을 향하던 그는 결국 우주력 310년 은하제국을 설립하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이것이 바로 은하제국의 시작이자 제국력 1년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루돌프가 보여준 달콤한 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강력한 독재정권을 수립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열악 유전자 배재법'이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법을 수립, 사회적 약자들과 장애인들을 사회에서 배재시키기 시작한다. 마침내 골덴바움 왕조의 공포정치가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골덴바움 왕조의 피도 눈물도 없는 탄압이 계속되던 제국력 164년, 알타이 성계에 유배되었던 공화주의자들은 알레 하이네센의 인도 하에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제국의 감시를 벗어나 길고 긴 여정에 오른다.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여정 끝에 이들이 당도한 곳은 제국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바라아트 항성계. 제국력 218년, 우주력 527년 마침내 은하제국의 철권통치에 반대하는 이들의 새로운 민주 공화국이 우주에 탄생하니 이것이 바로 자유행성동맹이다.

그로부터 수세기 뒤인 우주력 8세기말, 제국력 5세기말,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던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하니 은하제국 몰락귀족 가문 출신으로 전쟁의 천재라 불리는 라인하르트 폰 뮤젤과 자유행성동맹의 젊은 장교로 후일 (전쟁의) 마술사로 불리게 되는 지략가 얀 웬리라는 두 젊은이들의 등장이 그것이었다. 이들의 등장과 함께 은하계의 역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소개>

타나카 요시키의 SF 소설로서 일본 SF 문학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인 장편소설 '은하영웅전설(1981, 이하 은영전)'을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원작소설은 라이트노벨이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고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지만 장중한 서사와 대하소설을 방불케 하는 스케일은 라이트노벨의 범주를 넘어서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만 총 1500만부라는 누적 판매고를 올렸으며, 흡사 역사소설을 연상시키는 듯한 장중한 문체, 가상의 인물들의 모략과 권모술수, 삼국지를 연상시키는 천재 전략가들의 지략과 전술은 놀라운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텍스트의 묘사만으로도 살아 숨쉬는 매력을 선보인 금발의 천재 전략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불패의 마술사라 불리는 희대의 전략가 얀 웬리, 제국의 쌍벽 볼프강 미터마이어와 오스카 폰 로이엔탈, 장미기사단의 바람둥이 연대장 발터 폰 센코프와 격추왕 올리비에 포플란 등 다양한 캐릭터들은 영상 미디어를 능가하는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 시점에서야 전설적인 작품으로 회자되고는 하지만, 출간 초기만 하더라도 은영전의 인기는 미미한 편이었으며, 은영전보다 앞서 도쿠마 서점에서 발간되었던 타나카 요시키의 단편작 '백야의 조종(1981)'이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두었기에 애초에 은영전 시리즈는 3부작에서 그칠 운명이었다. 허나 3편인 사복편에 이르러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은영전은 이후로 초고속 인기행진을 거듭하게 되며, 소설 외에도 코믹스, 연극, 컴퓨터 게임, 보드게임, 파칭코 등으로 미디어 믹스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중 미치하라 카츠미(道原かつみ)의 코믹스는 1986년 외전 황금의 날개 편이 단편으로 등장한 이후 1990년부터 본편이 연재되었으나 2000년 11권을 끝으로 더이상 연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미치하라가 그려낸 순정만화 풍의 작화 스타일은 장중한 대하소설 스타일의 본작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라인하르트나 키르하아이스, 로이엔탈 같은 제국의 청년장교들을 순정만화 풍의 캐릭터로 재해석한 것은 오히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미치하라 카츠미는 외전편에서 삽화 일러스트를 맡기도 했으며, 2011년 하반기에 국내에서 출간 예정인 은영전 완전판에는 이 미치하라의 일러스트가 삽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치하라의 일러스트가 삽입되는 것으로 보아 완전판은 2000~2002년에 일본에서 발간된 도쿠마 듀얼문고 판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성공한 SF 소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은영전은 SF 소설로서는 SF적인 요소가 몹시 부족한 작품이기도 하다. 대규모의 함대전을 제외한 인류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은 20세기의 것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으며, 전투에서조차 최첨단 무기없이 전투용 도끼를 들고 유혈이 낭자한 전투를 벌이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미래라는 배경을 가져왔으되 SF적인 요소는 많이 빈약한 셈이다.(혹자가 말했듯이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장대한 역사소설의 형식을 빌려 후대의 역사가들이 이를 재조명하는 형태의 해설을 취하고 있지만, 그 역사적 사건들이 일부 주요 인물들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역시 작품의 한계로 볼 수 있다. 특히, 민주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행성동맹의 경우는 정치적인 부패가 극심했음을 감안해도 언론이나 지식인, 대중들의 역할이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미한데, 이렇게 사회 전체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정치적 사회적 수준이 낮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라는 점에서 몇세기 후의 세상이라고 보기에는 어폐가 있다. 

은하제국의 경우도 뛰어난 인재들에 의한 엘리트주의나 선민주의를 연상시키는 등, 어찌보면 이 작품은 극적인 전개를 위해 현실적인 설정을 일부 무시했거나 반영할 여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얀 웬리와 라인하르트를 위시한 주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매력적인 함대전과 전술은 멋진 묘사와 흡입력있는 전개로 이러한 작품의 맹점을 보상하고 남을 정도의 재미와 흥미를 보여주었다. 결국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들의 대서사극이라는 점에서 은영전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매력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보여준 이 작품은 87년 11월 마지막 10권이 출간된지 약 3개월 만에 극장용 아니메로 첫 영상화를 선보이게 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작품이 완결되기 전에 아니메 제작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작을 맡은 도쿠마 서점은 이미 스튜디오 지브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었지만, 본작의 아니메화는 지브리가 아닌 키티 필름이 맡게 된다. 감독은 '우주전함 야마토 시리즈'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1984)', '메가존 23 파트1(1985)' 등 장대한 SF 어드벤쳐 작품을 연출해온 이시구로 노보루가 맡았으며, 각본은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나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1982)' 등 인상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슈도 타케시가 집필하여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슈도 타케시의 아이디어에 의해 함대전에 사용된 모리스 라벨의 발레곡 볼레로는 대규모 전쟁인 우주함대전과 기이한 앙상블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다수의 클래식 곡이 후속편의 BGM으로 쓰여 중후한 작품의 이미지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극장판의 내용은 86년 발행된 은영전 외전 1권 별들의 정복자 후반부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제4차 티아매트 회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이 전투에서의 공적으로 라인하르트는 뮤젤이라는 성을 버리고 로엔그람이라는 성을 하사받게 된다.


은하영웅전설 (1988), 銀河英雄伝説 / Legend of the Galactic Heroes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총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연출: 이시구로 노보루, 사카이 아키오, 키요즈미 노리후미(清積紀文), 토미자와 카즈오(冨沢和雄) 外
◈ 시리즈 구성: 카와나카 시마오(河中志摩夫)
◈ 각본: 슈도 타케시, 야나가와 시게루(柳川茂),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外
◈ 캐릭터 원안/디자인: 오쿠다 마츠리,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카와모리 요시노리(兼森義則) / 모토키 히사히루(本木久洋)
◈ 총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清水恵蔵)
◈ 메카닉 디자인/총 메카작화감독: 카토 나오유키 / 키요즈미 노리후미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
◈ 음악/노래: 카자토 신스케(風戸慎介) / 먼데이 미치루-1,2기, LISA-3기, 콘노 히토미(こんのひとみ)-4기
◈ 제작/프로듀서: 야마시타 타츠미, 타카 히데노리 / 타하라 마사토시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TV 도쿄,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88.12 ~ 1997.03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110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88년 2월에 개봉한 극장 아니메는 사실 이 본편을 위한 일종의 프로토 타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극장 아니메가 개봉된지 10개월 뒤인 88년 12월 마침내 은영전의 본편의 내용을 영상으로 담아낸 '은하영웅전설(1988)' OVA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OVA임에도 불구하고 편수는 무려 110편으로 8쿨의 길이에 해당하는 실로 방대한 러닝타임을 자랑하고 있다. 방대한 러닝타임만큼이나 이례적인 판매방식도 눈에 띄었는데, OVA 제1기의 경우, 제1기를 전편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1회가 담긴 VHS 비디오를 1주일마다 배달해주는 방식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1] 참조) OVA를 마치 TV 아니메처럼 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낸 셈이다. 1기가 VHS로 모두 릴리즈된 이후에는 심야방송을 통해 TV 전파를 타게 된다.

엄청난 성우진도 화제거리였다. 특히,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본작에서 대부분을 1인 1역으로 진행하면서 은영전에 출연하는 성우는 통상의 성우진을 가볍게 능가하는 규모로 커졌으며, 이로 인해 거물급 성우들이 대거 참여하여 항간에는 '은하성우전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다만, 은영전에서 여자 캐릭터의 비중은 안네로제와 프레데리커, 힐더와 제시카 에드워즈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전체적으로는 남자 성우의 비중의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적으로 OVA는 원작의 설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일부 설정의 변화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원작의 모든 에피소드가 잘 반영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마치 대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중후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OVA라는 매체의 한계상 TV 시리즈에 비해 투입되는 예산이 부족했던 이유 등으로, 상당수의 씬을 하청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작품의 작화수준은 평균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후일 신작화와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출시된 DVD와 블루레이는 기존의 작품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작화수준이 나아졌다고 전해지고 있다.([7] 참조)


은하영웅전설외전, 황금의 날개 (1992)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코이데 카즈미(小出一巳)
◈ 스토리보드: 타키자와 토시후미(滝沢敏文)
◈ 캐릭터 원안/디자인, 작화감독: 미치하라 카츠미 / 이케다 유우지(池田裕治)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타카하시 히데키(高橋英樹)
◈ 미술감독: 이시가키 츠토무(石垣努)
◈ 음악/노래: 하세가와 토모키(長谷川智樹) / 마츠다 히로유키(松田博幸)
◈ 제작: 야마시타 타츠미, 이지치 케이(伊地智啓)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2.12.12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은영전의 두번째 극장판. OVA 2기가 종료되고 3기가 시작하기 전의 시점에 개봉되었다. OVA로 출시되었다가 다시 극장에 걸린 케이스로, 미치하라 카츠미가 86년에 연재했던 단편만화 황금의 날개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이로 인해 미치하라 카츠미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작화가 이루어지면서 기존의 OVA와는 위화감이 생겼고, 성우 역시도 기존의 OVA와는 전혀 다른 성우들을 기용하여 전반적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의 유년시절을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제5차 이젤론 공방전이 주요 사건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라인하르트의 모친의 죽음이나 누나인 안네로제의 입궁과 같은 라인하르트의 유년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에피소드들이 이야기 되고 있다. 이 황금의 날개편은 후일 도쿠마 듀얼문고판에서 외전 1권으로, 다른 단편들과 묶여서 발간된다.


은하영웅전설외전, 새로운 싸움의 서곡 (1993)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캐릭터 원안/디자인, 작화감독: 오쿠다 마츠리 外 / 이케다 유우지
◈ 메카닉 작화감독: 타카하시 히데키
◈ 미술감독: 타니무라 신이치(谷村心一)
◈ 제작: 야마시타 타츠미, 이나미 무네타카(稲見宗孝)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3.12.18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소설에서 최초의 함대전이자 라인하르트와 얀 웬리가 처음으로 서로를 인식하게 되는 아스타테 성역 회전을 그린 극장 아니메. 이미 OVA 1기에서 다루어진 내용이지만, 극장 아니메를 위해 다시 리메이크 되었다. 앞선 두 편의 극장판이 모두 60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반쪽 자리 극장 아니메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면 본작은 90분이라는 제대로 된 러닝타임을 갖고 본격적인 의도로 제작된 극장 아니메라 할 수 있다.


은하영웅전설외전 1기 (1998)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백은의 계곡 (1998, 4화)
    연출: 니시야마 아키히코(西山明樹彦) 外 
    레이아웃·콘티: 시미즈 케이조 外 
    작화감독: 치노 쿄코(茅野京子) 外 
    메카 작화감독: 니시무라 사토시(西村 聡)
◈ 아침의 꿈, 밤의 노래 (1998, 4화)
    연출: 오카지마 쿠니토시(岡嶋国敏) 外 
    콘티: 토노카츠 히데키(殿勝秀樹) 外
    작화감독: 다니구치 모리야스(谷口守泰)
◈ 오명 (1998, 4화)
    연출·작화감독: 이마이즈미 켄이치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 천억의 별, 천억의 빛 (1998, 12화)
    레이아웃·콘티: 시미즈 케이조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작화감독: 치노 쿄코, 이마이즈미 켄이치 外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제작사: 키티 필름, 매직버스, 샤프트,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8.02 ~ 1988.?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24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110화의 OVA가 종결된 뒤에는 외전의 스토리를 아니메로 제작한 외전 OVA가 곧이어 등장하게 된다. 외전 역시 52화라는 장대한 러닝타임을 갖고 있으며, 편의상 1기와 2기로 나뉘어 지게 된다. 1기는 '백은의 계곡', '아침의 밤, 꿈의 노래', '오명', '천억의 별, 천억의 빛'의 4장 24화로 구성되어 있다. OVA 1기는 모두 은하제국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네 개의 장이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 있지는 않다.


은하영웅전설외전 2기 (1999)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나선미궁 (1999, 14화)
    연출: 우에노 후미히로(上野史博) 外
    콘티·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外
◈ 폭도 (2000, 4화)
    연출: 이마이즈미 켄이치(今泉賢一)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결투자 (2000, 4화)
    연출: 우에노 후미히로 外
    콘티: 타이츄 세이키(大宙征基)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탈환자 (2000, 4화)
    연출: 이마이즈미 켄이치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이마이즈미 켄이치
◈ 제3차 티아매트 회전 (2000, 2화)
    연출: 오카지마 쿠니토시 外
    콘티: 우에노 후미히로 外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제작사: 키티필름, 매직버스,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9.12 ~ 2000.7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28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외전 2기는 '나선미궁', '폭도', '결투자', '탈환자', '제3차 티아매트 회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선미궁만 얀 웬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나머지 장은 모두 라인하르트의 이야기이다. 전반적으로 OVA 외전은 라인하르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며, '율리안의 이젤론 일기'를 비롯한 자유행성동맹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아니메로 제작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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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스킨 패닉 매독스-01 (1988),
メタル スキン パニック MADOX-01 / Metal Skin Panic MADOX-01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정보>

◈ 원안/감독: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
◈ 기술고문: 니시모리 아키요시(西森明良)
◈ 캐릭터 디자인: 타무라 히데키(田村英樹)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야마네 키미토시(山根公利)
◈ 작화감독: 고다 히로아키(合田浩章)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음악: 야지마 켄(矢島賢)
◈ 기획: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제작사: 아트믹, AIC, 창영신사, 포니캐년
◈ 저작권: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 일자: 1988.12.16
◈ 장르: SF, 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시가전 및 대 테러전을 상정하여 개발된 자위대의 인간형 기동병기 마독스-01. 각국의 군사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벌인 데몬스트레이션에서 최신형 전차 3대를 상대로 압도적인 전투력을 선보여 관계자들을 놀래키게 된다. 더군다나 마독스를 조종한 이는 이 병기의 소프트웨어 개발담당이기도 한 여성 개발자 카스모토 에리코. 하지만 데모전투에서 마독스에게 굴욕을 당한 전차 시뮬레이션 담당자 킬고어 중위는 마독스에게 필요 이상의 적개심을 품게 된다.

한편, 데몬스트레이션이 끝나고 마독스를 이송중이던 자위대 트럭이 앞서 달리던 승용차의 운전부주의로 그만 고가도로에서 큰 사고를 내고 만다. 커다란 폭발과 함께 마독스가 실린 컨테이너가 그만 고가 도로 아래에 주차되어 있던 카센터 트럭에 떨어지고 만다. 카센터 직원인 오노세는 난생 처음보는 이 컨테이너를 같은 카센터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메카닉 마니아 코지에게 알리고, 뭔가 재미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직감한 코지는 마독스의 컨테이너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게 되는데...


<소개>

아라마키 신지의 첫번째 감독 데뷔작. 아라마키 메카닉의 특징 중 하나인 파워드 슈츠(Powered Suits) 혹은 웨어러블 아머(Wearable Armor)를 소재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보여준 단편 OVA이다. 제작은 변함없이 스즈키 토시미치와 그가 설립한 스튜디오 아트믹이 맡았으며, 아라마키와 같은 아트믹 출신으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의 메카닉 디자인으로 후일 유명세를 떨치는 야마네 키미토시가 가세하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카나메 프로덕션 출신으로 카나다 요시노리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타무라 히데키가 맡고 있다.

오프닝부터 펼쳐지는 놀라운 디테일의 메카닉 연출씬은 도저히 80년대 작품이라고는 믿기기 힘든 디테일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 병기를 연상시키는 파워드 슈츠의 멋진 디자인과 함께 쇼크업소버, 모터 팬, 조종레버, 보행기구와 같은 각부의 세밀한 묘사는 지금 봐도 놀랍기 그지 없는데, 수작업 셀 애니메이션으로 이 정도의 디테일을 표현해낸 인트로 씬 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어느 정도 입증되지 않나 싶다. 하드한 메카닉 디테일은 아라마키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으로, 메카닉 마니아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이야기는 세심한 메카닉 디테일에 비하여 단순한 편이다. 자위대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인간형 병기인 마독스가 우연한 사고로 대학생 코지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유학을 떠나는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앞둔 코지는 실수로 마독스에 탑승한 뒤 빠져나오지 못한 체 무작정 마독스를 타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게 된다. 여기에 마독스를 되찾기 위한 자위대와 미군의 추적이 그를 압박하고, 마독스에게 당한 패배를 앙갚음 하려는 전쟁광 킬고어 중위와의 긴장감 넘치는 시가전이 벌어지게 된다. 40분이 채 안되는 러닝타임 속에서 이야기는 그럭저럭 준수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메카닉 디테일에 치중한 작품이다보니 드라마적 매력은 약하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별다른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며, 마독스의 멋진 메카닉 연출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강조하여 이야기 할만한 부분도 없다. 이는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아라마키 작품의 공통된 특색이기도.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OVA의 인기 코드가 대입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히로인의 역할이 약하고, 타무라 히데키의 캐릭터가 너무 특징이 도드라져 결과적으로 둘의 조합에서도 그다지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라스트에서 벌어지는 NSR 빌딩 내에서 킬고어와의 사투는 마치 3개월 전에 먼저 개봉되어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존 맥티어난 감독,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 1(1988)'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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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황계획 제오라이머 (1988), 冥王計画ゼオライマー / Hades Project Zeorymer



<정보>

◈ 원작: 치미모리오(ちみもりを. 타카야 요시키의 또다른 필명)
◈ 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弘)
◈ 각본: 아이카와 쇼(会川昇)
◈ 캐릭터 디자인: 키쿠치 미치타카(菊池通隆. 아사미야 키아의 가명)
◈ 메카닉 디자인: 모리키 야스히로(森木靖泰)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1,2편 / 쿠시다 타츠야(串田達也) - 3,4편
◈ 음악/노래: 카와무라 에이지(川村栄二) / 야마가타 유키오(山形ユキオ)
◈ 기획/제작: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 제작사: AIC, 아트믹, 도시바 EMI
◈ 저작권: ⓒ ちみもりを · AIC
◈ 일자: 1988.11.26 ~ 1990.02.2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4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철갑룡, 혹은 하우 드라곤이라고 불리는 결사단체는 세계를 장악하려는 계획을 품고 팔괘중이라는 거대 로봇군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중 한대가 누군가에 의해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탈취당한 로봇은 팔괘중의 로봇 중 가장 강력하다 전해지는 하늘의 제오라이머. 천재과학자 키하라 마사키가 빼앗은 제오라이머는 철갑룡의 중심부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힌 뒤 일본으로 사라지고, 철갑룡은 조직을 복구하기까지 15년이라는 세월을 필요로 하게 된다. 15년 후, 마침내 지상으로 돌아온 철갑룡은 황제 유라테이를 중심으로 지구 정복에 앞서 배신자 키하라 마사키가 숨긴 제오라이머의 탈환을 명령한다.

일본의 어딘가에 비밀리에 감춰진 제오라이머를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은 이제 지구상에 오로지 두명 뿐이다. 아키츠 마사토라는 평범한 14세의 소년과 정체불명의 소녀 히무로 미쿠. 하지만, 이 제오라이머에는 스스로가 명계의 왕이 되기 위한 명황계획이라는 비밀 프로젝트가 숨겨져 있었고, 이 계획을 위해 평범한 소년이었던 아키츠 마사토는 영문도 모른 채 의문의 남자들에게 납치되고 마는데...


<소개>

타카야 요시키의 코믹스 표지. ⓒ ちみもりを · 久保書店

'강식장갑 가이버(1985)'의 원작자인 타카야 요시키가 치미모리오라는 필명으로 1983년부터 1984년까지 연재한 동명의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4부작 OVA. 원작 코믹스는 성인만화적 설정과 묘사가 포함된 작품으로 가이버 연재를 시작하면서 단행본으로 1권까지 발간된 후 잠정 종료 되었다. 그로부터 무려 20년이 흐른 뒤인 2004년부터 다시 연재를 재개하여 2007년이 되어서야 완결되었는데, 단 3권의 작품을 연재하는데 무려 23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니 가이버와 함께 과연 타카야 요시키의 작품이라고 부를만(?) 하다.

84년 연재가 일단락 된 뒤 4년 뒤에서야 OVA로 만들어졌는데 감독은 히라노 토시키(본명: 히라노 토시히로)로, 제오라이머는 '싸워라, 익저 1(1985)', '파사대성 단가이오(1987)',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 등 그의 일련의 필모그라피와 같은 선상에 놓인 작품으로서 미소녀와 로봇을 테마로 한 일련의 작품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역시 만화가 출신의 아사미야 키아. 애니메이터 필명(이자 본명)인 키쿠치 미치타카로 참여한 그는 한동안 그 정체를 숨기고 있었기에 키쿠치 미치타카와 아사미야 키아가 한동안 동일인물이냐 아니냐는 가십거리를 낳기도 했다. 원작자와 캐릭터 디자이너 모두 필명으로 참여한 작품인 셈이다. 메카닉 디자인으로 참여한 모리키 야스히로는 본 작품 직전 출시된 히라노 토시히로의 또다른 OVA '흡혈희 미유(1988)'에서 크리처 디자인을 맡았으며, 익저 1의 속편인 '모험! 익저 3(1990)'에서도 디자인을 담당하게 된다. 모리키는 '기동전함 나데시코(1996)', '제너레이터 가울(1998)', '초중신 그라비온(2002)', '기신포후 데몬베인(2006)', '기신대전 기간틱 포뮬러(2007)' 등 근래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의 인연 때문인지 키아 아사미야가 원작/총감독/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사일러트 뫼비우스(1991)'에서도 디자인을 맡게 된다.

팔괘를 형상화한 8대의 로봇과 각각의 로봇을 조종하는 개성있는 캐릭터, 그리고 영문도 모른체 최강의 로봇에 탑승하는 소년과 그를 보조하는 정체불명의 미소녀 등, 여느 로봇물에서 익히 보아옴직한 설정을 사용하고 있는지라 사실 임팩트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모리키 야스히로의 독특한 감각이 살아있는 제오라이머, 그리고 다른 팔괘중의 로봇들과의 격돌은 역시 슈퍼로봇 특유의 박진감이 넘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의 매력은 키하라 마사키라 불리는 인물의 숨겨진 명왕계획, 그리고 그 전모가 밝혀지면서 나타나는 반전과 충격적인 결말 등이라 하겠는데, 4화로 제작된 본 OVA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유기적이고 짜임새 있게 그려진 편은 아니다. 그로 인해 결말 역시 상당히 허무한 편. 한마디로 폼은 폼대로 잡았으나 풀어놓은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급하게 마무리 지은 모양새이다.

원작의 성적 묘사가 많이 순화되기는 했지만, 1편의 베드씬 등 오타쿠들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 컷은 존재하고 있다. 물론,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 여러모로 좋은 소재와 꽤 큰 스케일을 가진 작품이었으나, 4화에 이 모든 것을 풀어내기에는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고, 각본의 완성도도 아쉬운 작품이라 하겠다.


<참고 사이트>

[1] 冥王計画ゼオライマー, Wikipedia Japan
[2] 명황계획 제오라이머,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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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도시 (1988), 魔界都市 <新宿> / Demon City Shinjuku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정보>

◈ 원작: 키쿠치 히데유키(菊地秀行)
◈ 감독/캐릭터 디자인: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오카무라 카오리(岡村香織)
◈ 작화감독: 온다 나오유키(思田尚之)
◈ 미술감독: 이케다 유우지(池田祐二)
◈ 음악: 시노다 모도카즈(篠田元一)
◈ 기획/제작: 쿠리 코스케(久里耕介) / 쿠라타 켄지(倉田研次)
◈ 제작사: 매드하우스, 재팬 홈비디오
◈ 저작권: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 일자: 1988.10.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어둠을 가르며 두 남자가 검을 맞댄 채 생사를 건 결투를 벌이고 있다. 한때 동문이기도 했던 레비라와 겐이치로. 레비라가 어둠의 힘을 손에 넣어 신주쿠를 마계의 도시로 만들려 하자 겐이치로가 이를 저지하려 맞선 것이다. 호각의 싸움을 벌이던 중 레비라가 마계의 힘을 사용하자 거대한 균열과 함께 신주쿠가 둘로 갈라진다. 겐이치로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레비라의 가슴을 꿰뚫지만 순식간에 원래대로 복구되는 레비라의 몸. 마계의 힘을 받아들인 레비라는 결국 겐이치로를 살해하고, 레비라를 관통한 겐이치로의 목검은 푸른 빛을 뿜은 체 갈라진 신주쿠의 깊은 균열 틈으로 모습을 감추고 만다. 

마계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10년여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레비라의 힘으로 신주쿠는 엄청난 타격을 입지만 주변지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이 신비한 지진은 사람들로부터 '데빌퀘이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날...


<소개>

1982년에 쓰여진 키쿠치 히데유키의 데뷔작이기도 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OVA 아니메. 작품의 타이틀인 '마계도시 신주쿠'는 키쿠치 히데유키의 작품 대부분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단어로, 마계도시 신주쿠 외에도 그의 소설 '마계도시 블루스(1986)', '마계의사 메피스토(1988)', '마계도시 느와르(19??)', '마궁바빌론(19??)' 등 키쿠치 소설의 대부분에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키쿠치의 마계도시 사랑(?)으로 인해 일부 동료에게선 '마계도시 선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1] 참조)

그의 또다른 작품 '어둠 가드'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요수도시(1987)'가 대성공을 거둔 뒤 제작된 작품으로, 키쿠치 원작의 아니메 중에서는 세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며 동시에 키쿠치와 카와지리의 두번째 콤비작이기도 하다. 제작 스튜디오도 매드하우스로 동일하며, 전체적으로 펼쳐지는 블루톤과 블랙의 조화 역시 요수도시와 비슷한 느낌. 요수도시보다 먼저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로서는 요수도시의 후속처럼 느껴진다 하겠다. 요사스러운 느낌은 요수도시에 비해 많이 감쇄되었으며, 동시 에로티시즘의 표현도 거의 상쇄되어 있다.(이 부분은 너무 아쉽...에헴) 요수도시보다 좀 더 넓은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작품으로 기획되었던 듯 싶다.

아니메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캐릭터 디자인이라 하겠는데, 카와지리 요시아키가 만들어 낸 캐릭터를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온다 나오유키가 재해석하면서 요수도시에 비해 보다 더 미형의 캐릭터들로 그려졌다 하겠다. 온다 나오유키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나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7)',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등의 작품에서 작화 스탭으로 활약한 인물인데,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그 재능은 같은 비보 출신의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그늘에 가려져 그저 키타즈메의 아류 저도로 인식되고 있던 참이었다. 개성은 다소 부족했지만 그래도 온다의 그림체는 상당한 미형에 샤프한 라인을 보여주었는데, 그러한 부분이 마계도시의 괴기적인 캐릭터와 만나 상당히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특히 히로인인 사야카는 요염함이 숨겨진 청순함으로, 평면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멋진 광원 효과와 감각적인 장면구성은 요수도시에 이어 이번에도 유효하다. 목검에 기를 실어 상대방을 베어버리는 주인공 카츠야의 모습은 흡사 카와지리의 93년작 '수병위인풍첩(1983)'의 쥬베이를 연상시킨다. 괴력의 거대한 거미 인간과, 뱀의 형상을 한 여인, 거기에 환술을 쓰는 캐릭터까지 마도사 리베라의 수하들로 등장하는 이들 셋은 왠지 카와지리의 2000년작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의 삼인중과 닮아 있다.(물론, 시간 상으로 봤을 때는 뱀파이어 헌터 D가 마계도시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마찬가지로 최후의 적이자 마도사인 리베라는 '뱀파이어 헌터 D(1985)'의 뱀파이어 귀족 리 백작을 떠올리게 하는 등, 여러 면에서 카와지리의 다른 작품 캐릭터들과 오버래핑되는 느낌을 준다 하겠다. 이는 이들 작품이 키쿠치의 작품이기에 서로가 비슷한 컨셉을 공유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괴력의 마인, 요사스러운 마녀, 환술을 사용하는 요괴 등 키쿠치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대게 비슷한 특색으로 구분지어져 있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이야기 구조는 느슨하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같은 80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스와 호러틱한 분위기를 잘 살렸던 요수도시에 비해 확실히 싱거운 느낌을 준다고 할까. 카츠야와 사야카가 마계도시로 들어가게 되는 도입부도 그렇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으며, 마계도시에서 펼쳐지는 둘의 모험도 어딘지 모르게 싱겁다. 밀도가 느슨한데다가 액션도 심심한 편이라서 전체적으로 요수도시처럼 큰 임팩트를 주는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

작품에서는 수수께끼의 인물 메피스토가 나와 주인공 일행을 도와준다. 정체불명의 이 남자는 사실 키쿠치의 또다른 소설 마계의사 메피스토의 주인공 메피스토를 모델로 한 인물. 다만 소설의 캐릭터와 OVA의 캐릭터는 실제 설정상으로는 차이가 존재하는 듯 하다. 다소 밋밋한 구성과 재미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적 완성도는 뛰어나며 퀄리티 역시 요수도시에 밀리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5회 일본 아니메 대상 오리지널 비디오 소프트 최우수 작품상 수상.


<참고 사이트>

[1] 魔界都市 <新宿>, Wikipedia Japan
[2] 魔界都市 <新宿> (1988), allcinema.ne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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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 프리맨 (1988~1994), クライング フリーマン / Crying Freeman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정보>

◈ 원작: 코이케 카즈오(小池一夫) - 글, 이케가미 료이치(池上遼一) - 그림
◈ 감독: 니시오 다이스케(西尾大介) - 1편 / 니시자와 노부타카(西沢信孝) - 2편 / 마츠우라 죠헤이(松浦錠平) - 3편 / 야마우치 시게야스(山内重保) - 4~6편,
◈ 각본: 시미즈 히가시(清水東) - 1편 / 오노 류노스케(小野竜之助) - 2~6편
◈ 작화감독: 아라이 코이치(新井浩一) - 1,2편 /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 3,4편 / 야마시타 타카아키(山下高明) - 5,6편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中村光毅) - 1~5편 / 토쿠시게 켄(德重 賢) - 6편
◈ 음악: 요시노 히로아키(義野裕明)
◈ 기획: 요시다 토오루(吉田徹) - 1편 / 타카하시 나오코(高橋尙子) 外 - 2~6편
◈ 제작사: 도에이 비디오
◈ 저작권: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 일자: 1988.09.XX ~ 1994.01.XX
◈ 장르: 갱스터, 느와르, 성인, 액션
◈ 구분/등급: OVA (6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시놉시스>

가족을 모두 여의고 혼자서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는 히노 에무. 화가인 그녀는 홍콩에서 풍경화를 그리던 도중, 우연치 않게 살인 청부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살인자는 조각같은 외모의 동양계 미남자였는데, 특이하게도 사람을 죽인 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녀에게 남자가 다가서자 에무는 얼떨결에 손수건을 내민다. 눈물을 닦은 남자는 자신의 이름이 '요'라고 밝힌 뒤 그녀의 앞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요가 목격자인 그녀에게 이름을 밝히고 사라졌다는 것은 언젠가 돌아와 그녀를 제거하겠다는 의미였다. 일본에 돌아와서도 그를 잊지 못한체 그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에무는 우연치 않게 길가에서 그를 연상시키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소개>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일본의 성인극화 만화계의 대부 코이케 카즈오와 이케가미 료이치의 걸작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폭력과 섹스 등 성인코드를 작품에 접목시켜 만화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에까지 영향력을 미쳐온 코이케 카즈오의 글과 간판가게에서부터 그림을 그려 입신의 경지에 오른 입지전적인 작화가 이케가미 료이치 필력이 탄생시킨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이다. 식당 종업원 출신의 코이케 카즈오는 '고르고 13'으로 유명한 사이토 프로덕션에서부터 만화업계에 뛰어들어 70년대부터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 그가 설립한 학원 '코이케 카즈오 극화촌숙(小池一夫 劇画村塾)'을 통해 '메존일각', '란마1/2'의 타카하시 쿠미코, '북두의 권'의 작가 하라 테츠오, '바키'의 이타가키 케이스케, '각오의 스스메'의 야마구치 타카유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창조한 작가겸 게임 디자이너 호리이 유우지 등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케가미 료이치는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간판 등을 그리면서 익혀온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인체 대생 교본을 방불시키는 뛰어난 작화를 선보인 불세출의 작화가로, 한 때 80년대 한국 성인만화에 큰 획을 그은 구호 성인만화의 상당수가 바로 이 이케가미 료이치의 작품이기도 하다.
 
눈물을 흘리는 살인자라는 컨셉은 지금 보아도 신선하고 매력적인 설정이다. 정체불명의 결사조직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암살자로 세뇌당한 비운의 주인공이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돌아갈 수 없는 자유로웠던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서 무의식적인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는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이케가미 료이치가 그려낸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원작의 인기에 한몫을 하였다. 조각같은 완벽남인 주인공 프리맨 역시 이케가미 료이치의 필력이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며, 본드걸처럼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매혹적인 미녀들 역시 이케가미의 신들린 붓끝을 통해 살아있는 여인들마냥 관능미와 청순미를 뿜어내었다. 대충 몇번 붓터치를 한 것 뿐인데도 완벽한 비율과 모습으로 탄생되는 그의 필력은 말 그대로 신필의 경지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엘로스가 한참 그림을 그리던 당시, 엘로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작화가가 셋이 있는데, 이케가미 료이치 옹도 그중 한명이다)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성인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은 프리맨은 전통의 제작사 도에이를 통해 OVA 아니메로 탄생하게 된다. 문제는 기존의 아니메 스타일과는 너무도 다른 극화풍의 캐릭터를 어떻게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구현해내느냐 였는데, 도에이부터 매드하우스와 Production I.G 등 많은 제작사의 아니메를 그려온 아라이 코이치가 작화를 맡은 1, 2화는 원작의 느낌을 당시로서는 훌륭하게 살려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프리맨이 초반부에 백진회의 보스 후자사키를 암살하는 시퀀스라든지 프리맨과 황덕원이 백진회의 사무실을 습격하는 씬 등은 슬로우 모션을 적절히 섞은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를 보여주었다. 1편과 2편은 6부작의 프리맨 중 작화와 스토리의 균형이 가장 잘 잡힌 에피소드라 하겠다. 

멋진 퀄리티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프리맨은 이후 3편과 4편에 이르러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된다. 우선 캐릭터 디자인이 원작과는 너무도 상이하여 몰입을 방해하는데다가, 마치 작화감독 없이 수정되지 않은 원화가 그대로 채색에 들어간 것인냥 거친 펜음영이 그대로 셀에 보여지는, 비주얼적으로는 완벽한 실패작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3편과 4편의 작화감독을 18금 일러스트의 대명사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맡았다는 것인데, 실제 3편과 4편의 캐릭터들을 자세히 보면 언뜻언뜻 사토시의 터치가 느껴진다 하겠다. 다만 기대 이하의 퀄리티는 스탭진들의 실력문제라기 보다는 제작상에 발생한 모종의 이유로 인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안타까운 것은 3편과 4편의 에피소드는 프리맨 에피소드 중에서도 상당히 스케일이 크고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라는 점.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제작된 프리맨의 5편과 6편은 비주얼 면에서는 앞선 시리즈를 능가하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도에이 동화의 후반 로봇물에서 연출과 콘티를 맡았으며, '성투서 성시' 극장판이나 '드래곤 볼' 극장판 등 도에이 계열의 작품에서 활약해온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바톤을 넘겨받았는데, 원작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식하면서도 기존보다 훨씬 높아진 퀄리티로 인해 극화만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하겠다. 다만 에피소드 자체의 흡입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데, 3, 4편이 1, 2편이나 5, 6편의 수준에 근접했다면 OVA 6부작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독특한 경로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이 아니메가 알려지게 되었는데, 과거 비디오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공익광고를 통해 유해한 영상물의 본보기로 프리맨이 제시되기도 했다. 덕분에 프리맨은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암적인 존재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엄연한 성인만화를 어린이들이 봐서는 안되는 유해만화로 지정한 당시의 개념 자체가 아직은 만화를 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문화적 인식의 부족을 보여준 사례로 보아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나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1990년에 홍콩에서 두번이나 실사영화로 제작되긴 했으나 완성도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아니메 원작 홍콩영화가 그러하듯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단 1995년에는 헐리웃에서 미일 합작 액션영화로 제작되는데, 영화자체는 B급 액션영화 수준에 그쳤으나 비교적 원작의 이야기를 잘 살리고 있으며, 특히 프리맨 역의 마크 다카스코스는 조각같은 얼굴과 근육질의 몸매로 원작의 프리맨과 놀라운 싱크로를 보여주었다.



<참고 사이트>

[1] クライング フリーマン, Wikipedia Japan
[2] Crying Freeman, Wikipedia
[3] 크라잉 프리맨, 엔하위키
[4] 한국판 DVD 북클릿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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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왕 귀환제 (1988), 孔雀王 鬼還祭 / Spirit Warrior


ⓒ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원작: 오기노 마코토(荻野真)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각본: 아이카와 쇼(会川昇)
◈ 캐릭터 디자인: 오치 히로유키(越智博之)
◈ 크리쳐 디자인: 와타나베 쥰이치(わたなべぢゅんいち)
◈ 작화감독: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음악/노래: YAS-KAZ / SPLASH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阿部高久), 요시다 나오타카(吉田尚剛), 마루야마 히사토시(丸山寿敏) / 노무라 카즈후미(野村和史)
◈ 제작사: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AIC (?)
◈ 일자: 1988.04.29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흥복사의 지하 보관실에 모셔져있던 8부상 중 가장 걸작으로 평가받는 아슈라상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물샐 틈도 없는 최첨단 경비 시스템이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쪽같이 사라진 아슈라상. 일반 사람이 아닌 마물의 짓이라 생각한 주지는 공작명왕의 현신으로 불리는 밀교의 퇴마사 공작왕을 부른다. 

사건을 조사하려는 찰나 요기를 느낀 공작, 요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금강저를 던지자 벽속에서 시키귀신이 뛰쳐나온다. 순식간에 거대한 몸집으로 변하는 시키 귀신. 시키 귀신의 공격을 피하면서 귀신의 눈에 금강저를 꽂은 공작이 곧바로 밀교의 인법을 읊기 시작한다.

'임,병,투,자,개,진,열,재,전!'  .


<소개>

오기노 마코토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퇴마와 오컬트라는 소재를 코믹스와 아니메에 널리 퍼뜨린 장본인격인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그 가치와 완성도는 비슷한 류의 작품들을 능가하는 아우라를 갖고 있다. 1985년부터 89년까지 슈에이샤(집영사)의 '주간 영 점프'를 통해 연재되었으며, 단행본으로 17권까지 발행되었다. 이후 1990년부터 92년까지는 '공작왕 퇴마성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어 총 11권의 단행본이 발매되었으며, 2006년부터 다시 '공작왕 곡신기'라는 제목으로 2010년까지 연재되는 등([1] 참조), 최근까지도 연재될 정도로 시리즈는 장기화되었었지만,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첫 시리즈에 비해 퇴마성전과 곡신기의 평가는 좋지 않은 편이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밀교의 주술과 퇴마술, 여기에 오컬트적인 요소와 호러장르를 접목시킨 스타일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으며, 80년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성인용 코믹스의 전개에 발맞춰 마니악한 소재의 선정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상당했다. 소재의 신선함도 신선함이지만, 각종 오컬트적인 소재와 종교적 소재를 갖고 상당히 설득력있게 구성한 설정 역시 본 작품의 인기의 견인차가 되었다 하겠다. 불교와 도교, 인도와 중국의 신화적 요소에 일본의 전승설화와 민속신앙, 여기에 기독교적 세계관까지 크로스오버시킨 본작의 세계관은 실로 감탄스러울 정도로, 어떤 것이든 자신들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해석하고 재가공하는 일본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공작왕 실사영화 일본버전의 포스터.

아니메는 OVA 시장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AIC에 의해 제작되었다. 다소 하드고어하고 괴기스러운 원작의 스타일에 비해 아니메는 예상보다 훨씬 순화된 수위로 묘사되고 있다. 각본은 같은 시기에 유사한 호러 스타일의 작품들을 많이 써온 아이카와 쇼가 맡았으며, 일본 헤이안 시대의 실존인물로 알려진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델로 하여 쓰여진 오리지널 스토리이다. '아미테이지' 시리즈와 '솔비앙카(1999)'의 감독을 맡는 오치 히로유키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작화를 맡는 등, 코가와 토모노리가 이끄는 작화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인물들이 작화를 도맡고 있다. 다만, 애초에 그다지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 작품은 아니었는지 비슷한 시기에 이들이 그려냈던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빠져있는 느낌. 전반적으로 볼 때 평범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으로, 원작의 아우라나 스탭진의 네임밸류에 비하면 그리 임팩트가 있는 작품은 아니라 하겠다.

OVA 출시 후 불과 반년이 안되서는 실사영화로도 등장한다. 후지 TV와 홍콩의 영화 제작사인 골든 하베스트가 합작하고 베테랑 액션배우 원표가 공작왕을 연기했으며, 당대 청춘스타로 떠오르던 글로리아 입이 아슈라를 맡아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다만, 일본판 공작왕의 경우는 주연을 맡은 원표와 글로리아 입이 조연으로 등장하고 홍콩판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일본 배우 미카미 히로시와 히다카 노리코가 공작과 아슈라를 맡아 연기한다. 90년에 '공작왕 아슈라 전설'로 속편이 제작되며 주요스탭과 캐스팅은 1편과 거의 동일하나 일본판 공작왕은 아베 히로시가 맡게 된다.


공작왕 2 환영성 (1989), 孔雀王2 幻影城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정보>

◈ 감독: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
◈ 각본: 아이카와 쇼
◈ 작화감독: 후지카와 후도시(藤川太)
◈ 미술: 카네무라 카즈요시(金村勝義)
◈ 음악: YAS-KAZ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 요시다 나오타카, 마루야마 히사토시 / 노무라 카즈후미
◈ 제작사: 스튜디오 88,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 일자: 1989.07.0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이타노 써커스'로 유명한 일본 최고의 액션 작화가 중 한명인 이타노 이치로의 연출작. '메가존 23 파트 2 (1985)' 이후 그의 네번째 감독작으로, 전반적으로 하드고어에 가까운 그의 연출취향이 원작과는 괜찮은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아닌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여 사용하였으며, 왕인환(오니마루) 외에 또 한명의 사이드킥 황해봉(코우 카이호)도 등장하여 흥미를 더한다.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었던 1편과 달리 액션에서만큼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기대 이하의 작화 퀄리티로 인해 그러한 부분이 그다지 잘 살아나지는 못했다. 오치 히로유키나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그렸던 극화풍의 1편 캐릭터에 비해 눈 크고 코 작은 전형적인 아니메 스타일의 캐릭터로 돌아선 부분도 퇴마 호러물이라는 본작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1편의 음양사 세이메이에 이어 2편은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인 오다 노부나가를 소재로 하였다. 과거의 전설적인 인물을 부활시키려는 무리들이 있고, 부활한 전설의 인물들은 대개 인간을 초월한 능력자들로 세계의 멸망이나 정복을 꿈꾸는 인물들이다라는 시놉시스는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미이라'와 같은 헐리웃 어드벤쳐 영화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소재라 하겠다.


공작왕 앵화풍양 (1991), 孔雀王3 櫻花豊穣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
◈ 각본: 나츠키 레오(夏木玲生)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키시다 타카히로(岸田隆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
◈ 제작사: AIC
◈ 저작권: ⓒ
◈ 일자: 1991.9.2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세번째 OVA는 1편의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가 다시 맡았다. 작화나 미술은 2편에 비해 안정된 수준으로 돌아섰지만, 스토리와 더불어 좋은 퀄리티라기보다는 그냥 무난한 수준의 비주얼이라 하겠다. 전편들에 비해 조금 더 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묘사되는 등, 수위는 다소 높아졌으나 호러물로서의 느낌은 그다지 나아진 점이 없어 보인다.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였으나 각색이 좋지 못했던 관계로 스토리텔링 역시 몰입도가 높지 않다.


진 공작왕 (1994), 真・孔雀王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정보>

◈ 감독: 린 타로(りんたろう)
◈ 각본: 우라하다 타츠히코(浦畑達彦), 이나바 카즈히로(稲葉一広)
◈ 캐릭터 디자인: 아베 히사시(阿部恒), 코이케 타카시(小池健)
◈ 작화감독: 아베 히사시
◈ 미술감독: 히라키 노리히로(平城徳浩)
◈ 음악: 혼다 토시유키(本多俊之)
◈ 기획/제작총지휘: 이시자키 쿠니히코(石崎邦彦), 아오키 마사미(青木雅美) /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 일자: 1994.06.17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2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네번째 아니메 프로젝트는 AIC의 손을 떠나 전통의 명가 매드하우스와 거장 린타로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퀄리티와 완성도로 태어난 작품이 되었다. 아무래도 눈길을 끄는 것은 극장 아니메의 수준에 버금가는 작화와 미술이라 하겠는데, '폭렬헌터(1995)', '펫숍 오브 호러즈(1999)', '쵸빗츠(2002)'와 같은 TV 시리즈 부터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 '하이랜더: 원수를 찾아서(2007)' 등 내노라하는 작품들에서 활약한 매드하우스의 A급 작화가 아베 히사시가 참여하여 뛰어난 퀄리티로 재탄생되었다. 각본에는 역시 매드하우스 소속으로 '마스터 키튼(1988)', '몬스터(2004)', '딸기100%(2005)', '건슬링거 걸 IL TEATRINO(2008)', '라이브 온 CARDLIVER조(2009)'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우라하다 타츠히코가 참여하고, '버블검 크라이시스 8편(1991)', '사일런트 뫼비우스(1991,1992)'에서 미술을 담당한 히라키 노리히로가 미술을 맡는 등, 전반적으로 평범한 OVA의 수준을 넘어서는 스탭진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공작의 누나로, 공작의 수호신인 공작명왕과 함께 최강의 마신으로 손꼽히는 천사왕의 현신 토모코가 등장하는 공작왕 최후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린타로 감독만의 독자적인 재해석이 들어갔다. 원작의 하드고어함과 강렬한 액션보다는 이야기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거듭났으며, 여기에 용배라 불리는 아티팩트를 손에 넣기 위한 나치잔당, 밀법승과 중국의 선도까지 가세하여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특히, 용배를 찾는 나치 잔당의 모습은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을 연상시키며, 도입부에서 용배를 탈취하는 나치의 수하는 인디아나 존스 1편인 '레이더스 오브 더 로스트 아크(1981)'에서 로널드 레이시가 분한 나치 장교 토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작품이었지만 영상미나 드라마 등 공작왕의 라스트를 장식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급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孔雀王, Wikipedia Japan
[2] 孔雀王 鬼還祭 (1988), allcinema.net
[3] 孔雀王2 幻影城 (1989), allcinema.net
[4] 孔雀王3 櫻花豊穣 (1991), allcinema.net
[5] 真・孔雀王 (1994), allcinema.net
[6] 공작왕, 엔하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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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경찰 패트레이버 Early Days (1988),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 Patlabor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정보>

◈ 원작: 헤드기어, 유키 마사미(ゆうきまさみ)
◈ 감독: 오시이 마모루(押井守) - 6화까지 / 요시나가 나오유키(吉永尚之) - 7화
◈ 각본: 이토 카즈노리(伊藤和典)
◈ 콘티/연출: 오시이 마모루 / 나카무라 류타로(中村隆太郎), 사와이 코지(澤井幸次),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
◈ 캐릭터 디자인: 타카다 아케미(高田明美)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黄瀬和哉), 와다 타쿠야(和田卓也), 다카하시 나오토(高橋直人)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小倉宏昌)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川井憲次) / 카사하라 히로코(笠原弘子)
◈ 제작사: 스튜디오 딘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88.04.25 ~ 1989.06.2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OVA(7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하이퍼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수많은 분야에 진출한 범용 인간형 기계 레이버(Labor). 하지만 그것은 레이버 범죄라 불리는 새로운 사회적 위협을 만들어 내었다. 계속되는 레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시청은 산하에 특수차량 2과를 창설하게 된다. 통칭 특차 2과로 불리는 패트레이버 중대, 패트레이버의 탄생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창설된 특차 2과는 경시청 내부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단 세 대의 고물 레이버만이 지급된 형식상의 조직으로, 경시청 내부에서도 따돌림을 받는 허울뿐인 조직이기도 했다.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3개월 째, 마침내 최신형 레이버 3대가 특차 2과에 지급되기에 이른다. 이와 동시에 이 패트레이버의 운용을 위한 풋내기 요원들이 특차 2과에 배속되는데... (줄거리 서두는 OVA 프롤로그의 대사를 그대로 인용)


<소개>

'기동전사 건담(1979)'을 시작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리얼로봇이 87년 사실상의 종언을 고한 직후 등장한, 어찌보면 이제까지의 거대로봇 아니메 중 가장 현실적인 진짜 리얼로봇물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 오시이 마모루를 위시한 창작집단 헤드기어의 첫 작품이자 헤드기어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며, 동시에 막다른 골목까지 다다랐던 오시이 마모루를 기사회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로봇물이면서도 프라모델이나 완구 업체를 스폰서로 삼지 않고 미디어 믹스적인 비즈니스 전개를 취하여 로봇물 중 거의 유일하게 스폰서의 입김에 놀아나지(?) 않은 작품이 바로 이 작품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이다.

보통 TV 시리즈로 등장하여 인기를 끌면 극장 아니메가 제작되고, 이후 후속편이나 스핀오프 형태의 이야기가 OVA로 제작되는 것이 거의 관행이던 당시의 아니메 제작 시스템과는 달리, OVA로 등장하여 인기를 얻은 후, 극장 아니메가 제작되고 TV 시리즈가 제작되는 보편적인 방식을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역시 특이하다 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패트레이버가 당대의 로봇물과는 다른 출발점과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982년, 회사원에서 전업 만화가로 전향한 유키 마사미가 친한 친구들과 설정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던 와중 '바이돌'이라는 기획에서 인간형 로봇 레이버가 등장하게 된 것이 패트레이버의 시작이다.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 가는 과정에서 몇년 뒤 건담의 메카닉 디자이너로 유명해지는 이즈부치 유타카가 가세하고, '시끌별 녀석들(1981)'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토 카즈노리가 합류하면서 초기의 아이디어는 점차 애니메이션을 위한 기획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여기에 보다 애니메이션에 알맞는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시끌별 녀석들과 '마법천사 크리미 마미(1983)', 그리고 '변덕쟁이 오렌지로드(1987)'를 거쳐 80년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 중 한명으로 성장한 타카다 아케미가 참가하게 된다. 여기에 오시이 마모루까지 가세하면서 창작집단 '헤드기어'가 최초로 결성된다.

오시이 마모루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이 기획에 동참하게 된다. 당시 그는 '달로스(1983)'와 '시끌별 녀석들 2 뷰티풀 드리머(1984)', '천사의 알(1985)'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입지가 많이 좁아진 상황으로, 일감이 거의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가 스스로 밝혔듯이 이 패트레이버는 오시이에게 있어서 기사회생의 기회이자 터닝포인트 였던 셈이다. 다만 기획이 어느 정도 잡힌 후에 참여한 본 작품에 오시이가 100% 만족하지는 않았다고 전해지며, 그중 주역 메카인 98식 잉그램의 경우에는, 슈퍼로봇에서 이어져온 인간형 로봇의 컨셉이라는 점에서 몹시나 언짢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디자이너인 이즈부치를 '메카 음치'라고 깔아내릴 정도.) 사실적인 로봇을 그리는 작품에서 인간형 로봇은 비현실적이다라는 것을 오시이는 주장한 셈인데, 결국 본 작품에는 잉그램과 같은 인간형 레이버 외에 상당수의 레이버가 오시이의 뜻에 따라 산업기계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등장하게 된다.

오프닝의 서두에서 펼쳐지는 잉그램의 놀라운 액션장면을 보고 본 작품에 빠져든 로봇 마니아들도 많았는데, 사실 오프닝의 컷은 거의 떡밥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본편의 전개는 로봇들의 강렬한 메카 액션과는 거리가 먼 시트콤 수준의 코미디와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작품으로, 이제까지 등장한 로봇 아니메 중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코미디 영화 '폴리스 아카데미'의 인물 설정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에 작품의 주무대이자 주인공들이 소속된 특차 2과는 개성이 강한 개그 캐릭터들로 넘실거린다. 다만, 빵 터지는 강한 개그보다는 전체적으로 잔잔한 시트콤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는 오시이표 개그의 특징이기도 하다. 개그에서조차 느린 호흡을 자랑하는 오시이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리얼로봇이라는 범주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패트레이버는 여타의 리얼로봇에 비해 태생이나 성격이 다른 별개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다. 거대한 세력과 세력간의 전쟁을 테마로 삼았던 여타의 로봇 아니메와는 달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부터 테러 사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범죄를 해결하는 범죄수사물에 가까우며, 주인공들 또한 천재 파일럿이나 고뇌하는 주인공이 아닌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빠진 경찰 공무원들이라는 점이 기존의 로봇물과는 다르다 하겠다. 시대 배경, 장소, 생활방식 등 모든 면에서 작품이 만들어졌던 80년대를 연상시키는데, 그저 6~8미터의 인간형 로봇이 등장한다는 것만이 다를 뿐 이러한 익숙한 배경과 평범한 이야기 전개는 패트레이버를 다른 로봇 아니메와는 다른 성격의 리얼로봇물로 그려주고 있다.

로봇의 활약이 거의 없는 독특한 형식의 로봇물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애초에 6부작으로 기획했던 OVA는 이후 1편이 더 연장되었으며 연출은 오시이 마모루가 아닌 시끌별 녀석들에서 콘티와 연출을 맡았던 요시나가 나오유키가 맡게 된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키사하라 히로코의 주제가 '미래파 Lover'는 일본 아이돌 여가수들의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싫어하던 당시의 엘로스에게 마크로스의 노래들과 더불어 그 편견을 날려준 곡으로, 톡톡 튀는 멜로디와 상큼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이기도 하다. OVA 2기와 구분하기 위해 나중에 출시되는 영상 소프트에는 'Early Days'라는 부제가 붙는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he Movie (1989)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오시이 마모루
◈ 각본: 이토 카즈노리
◈ 캐릭터 디자인: 타카다 아케미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디자인 협력: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사야마 요시노리(佐山善則), 이토 타케히코(伊東岳彦)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
◈ 음악: 가와이 켄지
◈ 기획/프로듀서: 헤드기어 / 우노사와 신(鵜之沢伸), 마키 타로(真木太郎)
◈ 제작사: 스튜디오 딘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일자: 1989.07.1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한 레이버의 폭주를 다룬 패트레이버의 첫 극장판 아니메. 키세 카즈치카의 현실적인 극화체풍의 작화는 극장판에 와서 더더욱 두드러졌는데, 그로 인해 타카타 아케미의 터치는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후일 두번째 극장판과 세번째 극장판으로 이어지는 보다 심각한 패트레이버를 위한 일종의 포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에피소드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참신한 설정이었는데, 무엇보다 80년대 후반은 PC의 보급률이 전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시대로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개념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나 앞서간 소재라 할 수 있겠다. 

극장판의 레벨에 맞게 이즈부치 유타카 외에 다수의 디자이너가 참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원작자겸 메카닉 디자이너인 거물 카와모리 쇼지의 가세라든지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으로 데뷔하여 여러 건담 시리즈에서 활약하게 되는 사야마 요시노리나 이토 타케히코 등으로 인해 한차원 더 높아진 메카닉 디테일을 경험할 수 있다. 극장판에 어울리는 뛰어난 수준의 작화 역시 볼거리로, 이후로 계속되는 압도적 퀄리티의 오시이표 극장판 아니메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V (1989)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정보>

◈ 감독: 요시나가 나오유키
◈ 각본: 이토 카즈노리, 오시이 마모루, 요코테 미치코(横手美智子), 키무라 ?(木村直人)
◈ 콘티/연출: 타키자와 토시후미(滝沢敏文), 카세 미츠코(加瀬充子) 外 / 토모나가 케이타로(元永慶太郎), 아오키 야스나오(青木康直)
◈ 작화감독: 니시무라 노부요시(西村誠芳), 타카미 아키오(高見明男)
◈ 미술감독: 시부야 유키히로(渋谷幸弘)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 / 카사하라 히로코
◈ 프로듀서: 호리코시 토오루(堀越徹), 이시카와 세이지(石川清司)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89.10.11~1990.09.26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TVA(47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극장판을 거치면서 인기를 입증한 패트레이버의 첫번째 TV 시리즈. 흥미로는 것은 본 작품의 제작을 선라이즈가 맡았다는 사실인데, 리얼로봇 아니메를 최초로 제작한 아니메 제작사와 리얼로봇의 개념을 다른 형태로 정립한 작품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 조우는 몹시도 흥미롭다 하겠다. 오시이 마모루가 각본 스탭으로 한발 물러나고 요시나가 나오유키가 OVA 7편에 이어 감독을 맡으면서 전반적으로 오시이 색체는 옅어졌으며, 선라이즈의 가세로 분위기도 일신하게 된다. 다만, 이토 카즈노리나 오시이가 여전히 각본을 맡고 있어 패트레이버만의 정체성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특차2과의 일상에 대한 묘사나 현실적인 에피소드 등은 본 작품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TV 시리즈에서는 이즈부치 유타카의 최고의 디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검은색 레이버 그리폰이 최초로 등장하고 있다. 미려하고 세련된 유선형의 검은색의 바디와 인상적인 빨간색 바이저는 산업용 기계로봇이 주로 등장하는 현실적인 패트레이버의 작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52화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여건상의 이유로 47화로 종영하게 된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OVA 2기 (1990)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요시나가 나오유키
◈ 각본: 오시이 마모루, 이토 카즈노리, 요코테 미치코 外
◈ 콘티/연출: 요시나가 나오유키, 키쿠치 카즈히토(菊池一仁) 外 / 토모나가 케이타로, 아오키 야스나오 外
◈ 작화감독: 야마다 키사라카(山田きさらか), 타카기 히로키(高木弘樹)
◈ 기획: 헤드기어
◈ 제작사: ?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90.11.22~1992.04.23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OVA(1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TV 시리즈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제작된 두번째 OVA. 전체적으로 각각의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스토리적 연관성이 별로 없는 패러랠 월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본 OVA와 TV 시리즈는 뚜렷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애초에 5화를 마저 다 채우지 못하고 종영된 TV 시리즈의 이야기를 마무리 짖자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2 the Movie (1992)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Production I.G


<정보>

◈ 감독: 오시이 마모루
◈ 각본: 이토 카즈노리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 디자인 협력: 카와모리 쇼지,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후지시마 코스케(藤島康介)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
◈ 음악: 가와이 켄지
◈ 기획/제작: 헤드기어 / 우노사와 신, 하마와다 츠요시(濱渡剛)
◈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 프로덕션 I.G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Production I.G
◈ 일자: 1992.08.07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오시이의 정체성이 다시금 불을 뿜은 패트레이버의 두번째 극장판. 애초부터 비현실적인 인간형 로봇의 등장이 마뜩치 않았던 오시이는 본작에 이르러 레이버의 활약을 대폭 축소시켰으며, 도쿄 시내에서 일어난 테러와 쿠데타, 그리고 이 일련의 사건에 연루된 음모를 파헤치는 서스펜스가 주를 이루는 작품으로 패트레이버를 변주하게 된다. 작품의 모티브는 첫번째 OVA의 에피소드 5, 6편인 '2과의 가장 긴하루'에 그려졌던 자위대의 쿠데타가 모티브가 되었다. 어떤 면에서는 패트레이버이지만 패트레이버라고 보기 힘든 작품인 셈이다. 패트레이버를 통해 이전과는 달리 좀 더 대중취향적인 작품을 만들던 오시이의 작품 세계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음을 알려준 작품이기도 하다. 

무거운 주제와 정적인 연출, 느린 호흡으로 긴 가치관과 이념을 읊는 오시이표 스타일로 인해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정체불명의 테러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정치적 헤게모니, 어눌하지만 뛰어난 상황판단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특차2과의 코토 등 서스펜스 물로서는 영화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메카닉 디자인에 있어서도 비록 레이버의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서두의 군사형 레이버를 비롯하여 상당히 하드한 밀리터리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건프라 디자이너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카토키 하지메나 '오, 나의 여신님'의 작가로 메카닉 마니아이기도 한 후지시마 코스케 등이 참여하여 현실적인 병기와 탈 것들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시이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폐기물 13호 (2002), WXIII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高山文彦)
◈ 각본: 도리 미키(とり みき)
◈ 캐릭터 디자인: 타카기 히로키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카와모리 쇼지, 카토키 하지메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타카기 히로키 外
◈ 미술설정: 와타베 타카시(渡部隆)
◈ 음악: 가와이 켄지
◈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시노하라 아키라(篠原昭)
◈ 제작총지휘: 와타나베 시게루(渡辺繁), 카와시로 카즈미(川城和実)
◈ 제작사: 매드하우스, 반다이, 토호쿠신사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일자: 2002.03.30
◈ 장르: SF, 괴수물,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10년만에 등장한 패트레이버의 신작 극장판. 오시이 마모루나 유키 마사미, 이토 카즈노리 등 패트레이버의 핵심진용이 대거 불참한 작품으로, 기존의 패트레이버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작품이다. 주인공 또한 특차 2과가 아닌 형사 쿠스미 타케시와 하타 신이치로이며, 특차 2과의 인물들과 레이버는 작품의 후반부에나 등장하게 된다. 그저 패트레이버의 세계관을 빌어온 스핀오프인 셈.

총 22권으로 완결된 유키 마사미의 원작 코믹스의 에피소드 '폐기물 13호'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나 원작과는 달리 상당히 시리어스한 성인취향의 전개가 눈길을 끈다. 이로 인해 뉘앙스는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시리어스한 오시이의 극장판 2편과 같은 어두운 색체를 풍기고 있다. 다만, 정치논리라든지 이념적인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던져 우리를 어지럽게 했던 오시이의 극장판 2편과는 달리 본작은 괴수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한 여인과 그에 얽힌 슬프고도 충격적인 진실, 이를 뒤쫓는 두 민완형사의 이야기가 담긴 스릴러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결과적으로 부제인 패트레이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물건이 되었지만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으며, 몰입감도 뛰어나다. 키세 카즈치카의 극화체는 본 작품과 완벽한 싱크로를 자랑한다.

한때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에 등장한 괴물이 폐기물 13호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표절 논란에 휘말리기도. 형체를 알기 힘든 그로테스크한 몸체에 크고 강한 꼬리, 인간처럼 팔 다리가 달린 부분은 일견 표절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는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양서류나 어류(실제 모티브는 아구라고 전해짐)를 연상시키는 외형에, 개구리의 다리와 흡사한 네 개의 다리를 갖고 있는 반면, 폐기물 13호는 인간의 유전자가 결합되어 인간과 같은 팔다리와 여성의 가슴까지 달려있고 치아가 있다는 점에서 표절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폐기물 13호의 디자인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언급하기에는 실루엣의 일부가 비슷한 것도 사실. 이로 인해 국내 일부 네티즌과 혐한류에게 본의 아니게 여러가지 가십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다만 디자인 외에 스토리 상의 표절을 주장하는 부분은 근거가 없는 악성 루머다.(그런 식이라면 공각기동대는 블레이드런너의 표절이다.)


미니 파토 (2002) 


ⓒ HEADGEAR · EMOTION / TFC · Production I.G

<정보>

◈ 감독: 카미야마 켄지(神山健治)
◈ 각본/연출컨셉/음향 프로듀스: 오시이 마모루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니시오 테츠야(西尾鉄也)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 / 히요도 마코(兵藤まこ)
◈ 제작사: 프로덕션 I.G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Production I.G
◈ 일자: 2002.03.30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구분/등급: 단편(옴니버스 3부작)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폐기물 13호와 동시에 상영된 단편 애니메이션. 여러가지 실험적 기법이 적용된 작품으로 얼핏 보기에는 종이를 오려 만든 캐릭터를 카메라로 찍은 인형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풀 CG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가분수의 귀여운 2등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런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일본에서는 '파다파다 아니메(パタパタアニメ)'라고 부르기도 한다.([5] 참조) 파닥파닥 아니메로 명명해도 좋을 듯.

각본부터 연출컨셉에 이르는 기본 얼개는 오시이 감독이 아웃라인을 잡았으며, '인랑(2000)'에서 연출을 맡았으며, 오시이가 기획자 양성을 위해 세운 오시이 학원 출신이기도 한 신예 연출가 카미야마 켄지가 감독을 맡아 범상치 않은 연출력을 선보였다. 카미야마는 본 작품에서 선보인 종이 인형극과 같은 애니메이션 기법을 후일 자신의 TV 시리즈인 '동쪽의 에덴(2009)'의 엔딩 애니메이션에서 다시 한 번 선보이기도. 본편의 작화는 키세 카즈치카와 함께 Production I.G의 양대 작화가이자 오시이 마모루의 또다른 작화 파트너이기도 한 니시오 테츠야가 맡고 있다. 

엉뚱한 관점과 마니악한 지식을 바탕으로 풀어가는 황당한 코미디는 패트레이버 본래의 스타일을 극장판보다 더 잘 살리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Wikipedia Japan
[2]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the Movie, Wikipedia Japan
[3]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2 the Movie, Wikipedia Japan
[4] WXIII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Wikipedia Japan
[5] ミニパト, Wikipedia Japan
[6]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OVA 第1期) (1988), allcinema.net
[7] Patlabor, Wikipedia
[8] Patlabor The Mobile Police (OAV 1/1988), ANN
[9]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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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수격투 강의 귀 (1987), 大魔獣激闘 鋼の鬼 / Demon of Steel


ⓒ AIC · 徳間書店

<정보>

◈ 원작/각본: 아이카와 쇼(會川昇)
◈ 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貴)
◈ 캐릭터 디자인: 온다 나오유키(恩田尚之)
◈ 메카닉 디자인/특수효과: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온다 나오유키,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
◈ 미술감독: 아라이 카즈히로(荒井和浩)
◈ 음악/노래: 가와사키 마사히로(川崎真弘) / J-WALK
◈ 기획/제작: 오가타 히데오(尾形英夫) /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横尾道男)
◈ 제작사: AIC, 토쿠마 서점
◈ 저작권: ⓒ AIC · 徳間書店
◈ 일자: 1987.12.10
◈ 장르: SF, 괴수,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1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서기 1999년, 외딴 섬에 위치한 군사연구시설 '산사라'는 신 에너지 입자를 실험하던 도중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만다. 차원 공간을 통해 하늘에서 나타난 정체불명의 물체, 산사라 소속의 연구원인 타쿠야와 하루카는 목숨을 걸고 이 물체의 샘플을 회수하지만 연구책임자였던 가룬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의해 실망한 타쿠야는 산사라를 떠나게 된다.

그로부터 3년 뒤, 친구인 하루카의 편지를 받은 타쿠야는 다시금 산사라에 돌아온다. 하지만 하루카는 타쿠야가 알던 예전의 하루카가 아니었다. 타쿠야와 연인사이였으나 산사라를 떠난 후 하루카의 연인이 되어버린 리즈, 하루카의 옛연인이기도 한 동료 루이 역시 하루카가 변한 것을 염려하고 있었는데... 타쿠야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카, 도대체 3년 사이에 이곳 산사라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소개>

AIC가 제작한 독특한 느낌의 OVA 괴수물. '파사대성 단가이오(1987)'과 함께 중지된 '대마징가' 기획을 활용하여 제작된 두번째 작품이다. 단, 전통적인 슈퍼로봇물의 스타일에 미소녀 SF 액션을 접목시켰던 단가이오와 달리 이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는 차원을 넘어온 이형의 존재와 생체 병기라는 설정, 호러 괴수물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로 단가이오와는 다른 색다른 맛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세기말적, 혹은 묵시록적인 작품색을 보여주는 나가이 고와의 세계관과도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

원작과 각본은 아이카와 쇼로, 단가이오에 이어 이번 강의 귀에서도 스토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그가 애초 대마징가 기획초기부터 참여한 멤버였기 때문이며, 특촬물에서 주로 활약한 아이카와 덕분인지 로봇과 생물을 혼합한 듯한 거대한 괴물들의 모습은 특촬물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같은 해 그가 '三陽五郎'라는 필명으로 참여하는 '초신전설 우로츠키 동자(1987)'에 등장하는 초신이나 마신 역시 이런 면에서 유사한 모습인데, (우로츠키 동자의 원작자는 마에다 토시오지만) 아이카와가 이런 스타일의 작품과 궁합이 잘 맞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호러적인 분위기에서도 두 작품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 AIC · 徳間書店

생체병기를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메카닉 디자인은 오하타 코이치의 것으로, 여기에 오바리 마사미의 터치가 더해져 기괴하면서도 육감적인 멋을 선사하고 있다. 금속을 근육질과 같은 형태로 스타일링하는 오바리의 디자인 감각이 생체병기와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감각적인 메카 작화를 구사하는 사노 히로토시가 가세하여 환상의 원투펀치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본작에서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두 주인공의 메카닉을 오바리 마사미와 사노 히로토시 나누어 원화를 담당함으로써 저예산 OVA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퀄리티의 메카 작화가 라스트에 펼쳐지는 부분은 본 작의 백미라 하겠다. ("대마수 격투 강의 귀, 대마징가의 추억", CAPSULE 블로그: 총천역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애초에 같은 기획에서 출발한데다가 비슷한 스탭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단가이오와 여러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 두 작품의 이질감이 큰 이유는 호러 괴수물을 연상시키는 스토리와 상이한 캐릭터 디자인에 있다.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온다 나오유키가 가세하면서 히라노 토시키/카기노우치 나루미로 대표되는 단가이오의 미소녀적인 취향과는 대조적인 느낌인데, '메가존 23 파트 1(1985)'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를 맡았던 히라노와 '메가존 23 파트 3(1989)'에서 작화감독 보조로 활약한 온다의 관계가 본 작품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된 듯.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온다 나오유키의 그림체는 완성되지 않은 단계였지만 작화는 준수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호러괴수물이라는 점에서 히라노의 스타일보다는 온다의 그것이 작품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당시 아니메에서는 그다지 보기 힘든 스타일의 작품으로, 완성도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나 당시 AIC가 자사의 히트작인 메가존 시리즈나 버블검 크라이시스 시리즈 등 여러 작품들을 프로듀싱하고 있는 과정에서 본 작품은 단 1화만 제작된다. 애초에 4부 이상을 제작할 예정에 있었던 단가이오와는 달리 강의 귀는 소재의 마이너함으로 인해 애초부터 1화만 기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 사이트>

[1] 大魔獣激闘 鋼の鬼, Wikipedia Japan
[2] 大魔獣激闘 鋼の鬼 (1987), allcinema.net
[3] Daimaju Gekito Hagane no Oni (OAV), AN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AIC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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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대성 단가이오 (1987),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 Dangaio 


ⓒ AIC · EMOTION


<정보>

◈ 원작/감독/캐릭터디자인/총작화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貴)
◈ 각본: 아이카와 쇼(會川昇)
◈ 콘티: 히라노 토시키,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1,3편 /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1편 / 니시모리 아키라(西森章)-2편
◈ 메카닉 디자인: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오바리 마사미
◈ 몬스터 디자인: 와타나베 슌이치(わたなべぢゅんいち)
◈ 작화감독: 오오누키 켄이치(大貫健一), 오바리 마사미, 니시이 마사노리(西井正典)-3편
◈ 작화감독보: 카기노우치 나루미(垣野内成美)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渡辺宙明), 미즈타니 카오루(水谷薫)-3편
◈ 노래: 미즈키 이치로(水木一郎), 호리에 미츠코(堀江美都子)
◈ 프로듀서: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아시누마 마코토(浅沼誠),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제작사: AIC
◈ 저작권: ⓒ AIC · EMOTION
◈ 일자: 1987.09.2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뛰어난 과학자이자 무기상인인 타산 박사에 의해 초능력자로 개조된 미아 아리스, 롤 크랑, 파이 산다와 란바 노무. 과거의 기억을 잃은 그들은 현재 영문도 모른체 소행성 기지에 갇혀 있다. 기지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타산 박사의 목소리. 5분 내에 기지를 탈출하지 않으면 기지와 함께 폭사할 운명에 놓인 그들은 초능력을 사용하여 추격하는 전투 메카닉들을 물리치고 격납고로 향한다. 가까스로 격납고로 향한 네 명, 격납고에는 4기의 우주비행기가 놓여있었고 미처 탑승하기도 전에 아리스들은 수많은 전투 메카닉들이 그들을 포위당하고 만다.
 
힘을 다 써버린 3인과 달리 아직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줄 모르는 아리스는 점점 조여드는 메카닉들의 포위망에 어쩔줄 몰라한다. 메카닉들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된 절체절명의 순간, 아리스의 초능력이 마침내 발동한다. 강력한 능력으로 기지를 통체로 폭파시킨 아리스, 폭발의 한가운데서 거대한 강철 거인이 어두운 실루엣을 드러내는데...


<소개>

'싸워라 익저 1(1985)'에 이어 AIC가 제작한 오리지널 로봇물. 원래 다이나믹과 합작으로 기획 예정이던 '대마징가'의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대마징가를 위해 기획되었던 아이디어의 일부를 재활용하여 AIC의 오리지널 아니메로 거듭나게 된 작품이다. '메가존 23 파트 1(1985)'의 캐릭터 디자이너에 이어 익저 1을 감독하면서 OVA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히라노 토시키(본명 히라노 토시히로)가 원작과 감독,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에 이르는 원맨쇼를 펼쳤으며,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 등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메카닉 애니메이터 오바리 마사미와 베테랑 메카닉 디자이너 오하타 코이치, '마크로스(1982)'의 창조자 카와모리 쇼지가 가세하여 캐릭터 디자인 만큼이나 매력적인 메카닉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1987년부터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게 되는 각본가 아이카와 쇼(본명 아이카와 노보루)가 각본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아이카와를 포함하여 이들 중 상당수는 대마징가의 기획에 참여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단가이오는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아니메 마니아들의 핵심 키워드를 훌륭하게 조합했던 마크로스 시리즈의 영향으로 인해 탄생한 일련의 작품들의 계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마징가의 부활 프로젝트인 대마징가의 아이디어가 조합되어 특이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메카닉과 미소녀를 결합한 일련의 아니메들은 그 뿌리가 원래 리얼로봇물(정확히 말하면 마크로스)에 있었기에 슈퍼로봇과의 조우는 상당히 특이한 사례라 하겠다. 이는 87년도를 기점으로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된 리얼로봇 아니메의 흐름과도 어느 정도 연관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총작화감독까지 해낸 히라노 토시키의 열정으로 캐릭터들은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인이자 작화감독보로 참여한 카기노우치 나루미의 터치가 더해지면서 히라노 본래의 스타일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그려진 듯한 느낌이며, 개인적으로 본 작품의 히로인 미아 아리스는 히라노가 그려낸 캐릭터들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다만, 비주얼에 비해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밋밋하고 싱거운 느낌이다. 히로인 3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캐릭터들의 개성이 떨어지는 점도 아쉬운 점. 
 
고혹적인 캐릭터와 함께 단가이오의 눈길을 끄는 또하나의 매력은 마징가로부터 이어져온 슈퍼로봇의 혼이 오바리 마사미를 통해 세련되고 육감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미 드라고나를 위시한 몇몇 작품에서 메카닉에 육감적인 라인을 살려내는 천부적인 능력을 보여준 오바리의 단가이오야말로 마니아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감각적인 메카닉 라인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루어지는 세밀하고 뛰어난 합체 메커니즘은 메카닉의 귀재 카와모리 쇼지의 작품이다. 이 두명의 합작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단가이오는 작품과는 별개로 아니메史에서 유니크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나 싶다. 리얼로봇과는 다른 박력이 넘치는 전투씬 역시 가슴을 뜨겁게 하는 매력을 보여주엇다.

멋진 메카닉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조화를 이룬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오바리가 직접 그려내 강렬한 잔상을 남겼던 드라고나의 오프닝보다는 떨어지지만, 작품의 매력을 잘 살려낸 멋진 오프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아니메 주제가의 형님 미즈키 이치로와 호리에 미츠코라는 두 레전드가 듀엣으로 부른 주제가는 열혈 슈퍼로봇 아니메의 정수를 담아낸 듯한 박력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작곡가 역시 슈퍼로봇 아니메 불멸의 작곡가 와타나베 츄메이.

뛰어난 퀄리티로 팬들의 환호 속에 야심차게 시작한 단가이오였으나, 제작과정의 난항으로 인해 초반부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한 체 3화를 끝으로 돌연 시리즈가 종료되고 만다. 이로 인해 시리즈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우주해적 벙커와의 본격적인 대결은 그려지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고 서두의 전개도 다소 엉성한 편이라 눈길을 잡아끄는 캐릭터나 메카닉 디자인에 비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작품이다. AIC는 단가이오 외에도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를 연이어 선보이며, 엎어진 대마징가 기획을 멋지게 재활용하는 내공을 보여준다.

ⓒ AIC · EMOTION



파사거성 G 단가이오 (2001), 破邪巨星Gダンガイオー


ⓒ 平野事務所 / AIC · SHO-PRO · テレビ朝日 · avex

<정보>

◈ 원작/감독: 히라노 토시키
◈ 각본: 우에다케 스미오(植竹須美男)
◈ 캐릭터 디자인: 야마다 마사키(山田正樹)
◈ 메카닉 디자인: 오가와 히로시(小川浩), 무타라 고로(村田護郎)
◈ 총작화감독: 타카오카 쥰이치(高岡淳一), 야마다 마사키
◈ 메카닉 총작화감독: 카모가와 히로시(鴨川浩), 하시모토 타카시(橋本敬史), 니시이 마사노리
◈ 미술감독: ?(佐藤勝)
◈ 음악/노래: 와타나베 토시유키(渡辺俊幸) / 타카하시 코우(たかはしごう), 미즈노 나나비(水野愛日)
◈ 기획/제작: 미우라 토오루, 나가사와 타카유키(長澤隆之), ?(赤羽根徳則)
◈ 제작사: AIC, 소학관 프로덕션, TV 아사히, avex
◈ 저작권: ⓒ 平野事務所 / AIC · SHO-PRO · テレビ朝日 · avex
◈ 일자: 2001.04.05 ~ 2001.07.05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1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단가이오의 속편에 해당하는 작품. 실제로 내용상의 연관은 크게 없으며, 원작의 히로인인 미아 아리스의 텔레파시를 들은 여성과학자 미야가 설계한 탄핵왕 단가이오를 타고 싸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단가이오는 원작의 단가이오와는 그 디자인의 거의 일치하지 않으며 오히려, 단가이오의 모티브였던 대마징가의 기획의 마징가 디자인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야마다 마시키로, '버블검 크라이시스 도쿄 2040(1998)'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26화로 기획되어 있었으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지 13화를 끝으로 종영한다.


<참고 사이트>

[1]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Wikipedia Japan
[2] 破邪巨星Gダンガイオー, Wikipedia Japan
[3]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彈劾凰) (1987), allcinema.net
[4] 파사대성 단가이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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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카니발 (1987), ロボットカーニバル / Robot Carnival


ⓒ A.P.P.P


<정보>

◈ 오프닝/엔딩 애니메이션:
    감독·각본·콘티: 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 / 캐릭터디자인·원화: 후쿠시마 아츠코(福島敦子) / 미술: 야마모토 니죠(山本二三)
◈ 에피소드1 - 프랑켄의 톱니바퀴: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모리모토 코지(森本晃司) / 미술: 이케하타 유지(池畑祐治)
◈ 에피소드2 - DEPRIVE: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 마츠모토 켄지(松本健治)
◈ 에피소드3 - PRESENCE: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 / 작화협력: 테라사와 신스케(寺沢伸介), 후타무라 히데키(二村秀樹) / 미술: 야마카와 아키라(山川晃)
◈ 에피소드4 - STARLIGHT ANGEL: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키타즈메 히로유키(北爪宏幸) / 미술: 시마자키 ?(島崎唯)
◈ 에피소드5 - CLOUD: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원화·미술: 오오하시 마나부(大橋学) - 감독, 각본, 캐릭터 디자인은 마오라무도라는 필명으로 참여.
◈ 에피소드6 - 메이지 꼭두각시 문명기담, 붉은 머리 사람의 습격사건:
    감독·각본: 키타쿠보 히로유키(北久保弘之) / 캐릭터 디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메카닉 디자인: 마에다 마히로(前田真宏) / 작화협력: 모리야마 유지(森山雄治), 모우리 카즈아키(毛利和昭) / 미술: 사사키 히로시(佐々木洋)
◈ 에피소드7 - 닭 남자와 빨간 목: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나카무라 타카시(なかむらたかし) / 미술: 사와이 ?(沢井裕滋)
◈ 음악: 히사이시 조(久石譲), 후지타 ?(藤田意作), 타케이치 마사히사(武市昌久)
◈ 제작: 노무라 카즈푸미(野村和史), A.P.P.P 컴퍼니
◈ 제작사: A.P.P.P 컴퍼니
◈ 저작권: ⓒ A.P.P.P
◈ 일자: 1987.07.21
◈ 장르: 드라마, 사이버펑크, 옴니버스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소에이신샤와 함께 일본 최초의 성인용 OVA 아니메인 '크림레몬(1984~1987)' 시리즈와 OVA 시대의 최고 히트작 중 하나인 '프로젝트 A코(1986, 1987)'를 제작했던 A.P.P.P 컴퍼니의 세번째 OVA 작품. 소위 오타쿠적인 취향이 짙게 베인 상업적인 작품을 제작하던 그들이 내놓은 세번째 작품은 공교롭게도,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작가주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작품이었다. 특히, 기존의 감독이나 연출가들이 아닌 캐릭터 디자이너나 작화감독 출신의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연출과 각본까지 담당한 단편작들이 하나로 묶인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것은 본 작품 '로봇 카니발(1987)'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환마대전(1983)'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으며 아니메 업계에 데뷔한 인기만화가 오토모 가츠히로가 환마대전 이후 두번째로 참여한 애니메이션으로 오토모는 로봇 카니발에서 오프닝과 엔딩 애니메이션을 맡게 되는데, 본작을 통해 기존의 아니메와는 느낌을 달리하는 오토모 만의 독특한 비주얼의 서막을 느낄 수 있다. 오토모 외에도 환마대전의 제작을 위해 특별히 결성되었던 프로젝트 팀 '아르고스'의 멤버인 모리모토 코지, 우메츠 야스오미, 나카무라 타카시가 본 작품에서 각각 단편작을 연출하기 때문에 로봇 카니발은 이들 아르고스 멤버들의 스타일이 짙게 베여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여성 애니메이터 후쿠시마 아츠코는 모리모토 코지와 부부지간이기도.

오토모와 더불어 독특하고 컬트적인 영상미를 선사하는 모리모토 코지의 단편이 끝난 뒤에는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와 같은 선라이즈 계열의 작품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오오모리 히데토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오오모리의 경우는 네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한 당대 최고의 인기 캐릭터 디자이너 키타즈메 히로유키와 같은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애니메이터로, 둘다 코가와 토모노리의 제자이기도 하다.그런 연유로 두 에피소드는 어딘지 모르게 작화적인 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실험적이고 비대중적인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 당대 주류의 느낌이 살아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하겠다. 특히, 전체적으로 템포가 느리고 난해하고 어두운 전개 속에 달콤하고 트렌디한 느낌을 선사하는 키타즈메의 단편은 본 작품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키타즈메 이전의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로봇 카니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천재 애니메이터 우메츠 야스오미의 에피소드이다. 제타 건담 오프닝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하는 그는 '메가존 23 파트 2(1986)'을 통해 업계와 팬 모두에게 강렬한 비주얼 쇼크를 안겨준 바 있는데, 10여분의 러닝타임에 불과한 이번 에피소드 '프레센스'에 와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듯한 압도적인 작화 퀄리티를 선사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게 된 로봇을 두려워하게 된 남자의 인생사가 잔잔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본편의 비주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하겠다. 

ⓒ A.P.P.P

그외에도 중학교 졸업 직후 도에이 동화에 입사한 뒤 다양한 스튜디오를 거친 오오하시 마나부(마오라무도)의 다섯번째 에피소드는 그가 혼자서 연출과 각본, 캐릭터 디자인과 원화, 미술까지 1인 제작 시스템으로 그려낸 독특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의 작품이며, 여섯번째 에피소드의 경우는 '크림레몬 4탄 팝체이서(198?)'에서 원안과 감독, 각본, 콘티 등 1인 다역을 수행한 키타쿠보 히로유키와 90년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떠오르게 되는 당시 신예 사다모토 요시유키, 가이낙스의 설립자 중 한명이며 후일 곤조를 설립하게 되는 마에다 마히로, 프로젝트 A코에서 감독과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으로 대활약한 모리야마 유지가 참여하는 등 에피소드 중 가장 많은 인재들이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아르고스 멤버 중 한명으로 '미래경찰 우라시맨(1983)'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나카무라 타카시가 맡았다.

 

로봇 카니발은 당대의 아니메의 조류를 따르지 않고 실험적인 영상미를 선보인 작가주의 정신이 가득한 작품이다. 상업적인 고려보다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본 컬트적인 성격의 작품이며, 그렇기에 여전히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숨겨진 걸작 아니메라 할 수 있다. 오토모 가츠히로나 후쿠시마 아츠코, 나카무라 타카시 등은 이후에도 매드하우스의 옴니버스 작 '미궁물어(1988)'에 참여하게 되며, 오토모 가츠히로는 모리모토 코지와 함께 '메모리즈(1995)'를 통해 세번째로 옴니버스 스타일의 컬트 작품을 선보이게 되니, 로봇 카니발은 어떻게 보면 이들 두 작품에게 일종의 모티브를 제공한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ロボットカーニバル, Wikipedia Japan
[2] Robot Carnival, Wikipedia
[3] Robot Carnival (OAV), ANN
[4] 로봇 카니발, 베스트 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A.P.P.P에게 있습니다.


로봇카니발 OVA - 8점
오오토모 카츠히로 외 8명 감독/대원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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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수도시 (1987), 妖獣都市 / Wicked City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


<정보>

◈ 원작: 키쿠치 히데유키(菊地秀行)
◈ 감독/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쵸우 키세이(長希星)
◈ 설정: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노래: 쇼지 오사무(東海林修) / 토야마 히토미(当山ひとみ)
◈ 제작/프로듀서: 스미 즈타다오(升水惟雄), 쿠리 고스케(久里耕介) / 쿠라타 켄지(倉田研次), 세야 진(瀬谷慎)
◈ 제작사: 매드하우스, 재팬 홈비디오, 조이파크 필름(극장 배급)
◈ 저작권: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
◈ 일자: 1987.04.25
◈ 장르: 고어, 성인,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시놉시스>

인간들이 사는 인간계와 마족이 사는 마계가 공존하는 세상,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고 서로가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기로 한 인간계와 마계는 500년마다 이 조약을 갱신하고 있다. 올해가 바로 그 500년의 주기가 돌아오는 해. 인간계의 A클래스 어둠의 경호원 타키 렌자부로는 오랫동안의 노력 끝에 미모의 바텐더 카나코를 유혹하여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중이다. 타키와 카나코의 정사가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갑자기 요기를 띄며 타키를 공격하는 카나코. 그녀의 정체는 카나코가 아니라 카나코의 모습을 한 마계의 암살자였다. 500년 동안의 평화를 무시하는 듯 등장한 마계의 암살자, 타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타키에게 마계와의 평화조약을 위해 바티칸에서 파견된 마도사 쥬세페를 경호하라는 임무가 내려진다. 공항으로 쥬세페를 마중 나간 타키에게 이번에도 마계의 암살자들이 기습공격을 가해오고 위기일발의 순간, 미모의 여성 경호원이 나타나 타키를 도와준다. 그녀의 이름은 마키에, 쥬세페의 경호를 위해 마계에서 파견된 어둠의 경호원이다. 타키와 마키에는 이 일련의 사건들이 평화조약의 핵심인물인 쥬세페를 해하려는 음모로 단정짓게 되는데...


<소개>

'하드 고어 아니메의 대가', '폭력미학의 귀재', '아니메의 쿠엔틴 타란티노(는 엘로스가 붙인 별명)' 카와지리 요시아키의 첫번째 히트작. 수위 높은 폭력씬과 에로티시즘이 가미된 OVA로, 극장시장이 아닌 비디오 시장을 노린 B급 호러 판타지 액션물이었지만, B급을 뛰어넘는 뛰어난 영상미와 연출력으로 인해 극장에서까지 상영되며 카와지리 요시아키를 일약 떠오르는 아니메의 신예 연출가로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무시 프로덕션과 매드하우스를 중심으로 '만화일본 옛날이야기(1975)', '에니메이션 기행 마르코폴로의 모험(1979)', '유니코(1981)', '유니코 마법의 섬에(1983)', '환마대전(1982)' 등의 작품에 참여해오던 카와지리는 1984년 CG 애니메이션 'SF 신세기 렌즈맨(1984)'을 통해 연출가로 뒤늦은 신고식을 올리게 되었으나, 기대 이하의 흥행으로 인해 큰 좌절을 겪게 된다. 그것은 당시 렌즈맨이라는 작품에 애초부터 카와지리가 감독으로 내정된 것이 아니라 제작 사정으로 인해 뒤늦게 연출로 참여한데다가 공동감독의 성격을 갖고 있었기에 그만의 스타일을 발휘할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하겠다.

렌즈맨으로부터 3년 뒤 카와지리는 자신의 연출 스타일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한편의 작품에 정식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공포소설의 대가 키쿠치 히데유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요수도시(1987)'이다. 작품의 전반적인 배경은 키쿠치 히데유키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러브 크래프트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 기괴하고 요사스러운 색체를 띄고 있다. 뇌쇄적이 미녀가 일순간에 징그럽고 흉측한 거미로 변한다든지, 사람의 피부가 벗겨지며 본색을 드러내는 요괴, 잘려진 머리가 괴물로 변하는 시퀀스 등은 실로 만화영화의 상상력을 어두운 방향으로 최대한 발휘해낸 기기묘묘한 장면들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카와지리 특유의 요사스러운 캐릭터 디자인이 가해져 작품의 전반적인 느낌은 음산하고 징그러우면서도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공포스러운 괴물들의 묘사도 그렇지만, 이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표현해내는 연출력도 발군이다. 그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리미티드 아니메의 대가 린 타로로부터 배운 듯한 적절한 광원효과의 사용으로, 작품의 긴장감이나 서스펜스를 배가시켰으며, 슬로우 모션과 줌인/아웃 등의 기법으로 다이나믹함을 극대화한 액션연출은 세밀한 움직임 묘사가 부족한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극복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묘사를 화면에 수놓고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블랙컬러를 사용하여 어두운 작품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상황에 따라 하드한 액션이 펼쳐지는 부분에서는 블루톤으로, 에로티시즘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레드톤으로 분위기를 표현하는 등, 색체 설계에 있어서도 기존의 아니메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

폭력과 선정성이라는 만화영화로서는 금기사항에 가까운 두가지 요소를 사용한 B급 호러 판타지 액션물임에도 불구하고 연출과 미술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완성도와 퀄리티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이후에도 카와지리 요시아키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되며, 이후 '키쿠치 히데유키-카와지리 요시아키'라는 황금콤비의 결성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단, 이 강렬한 카와지리/키쿠치 식 호러판타지는 이후 카와지리 감독의 일종의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뛰어난 영상미에 비해 단순명료한 스토리, 폭력과 에로티시즘으로만 카와지리를 평가하게 되는 편협된 선입견의 제공 등 비슷한 연배의 오시이 마모루, 오토모 가츠히로와 함께 해외에서도 이름 높은 아니메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세계는 앞선 두 감독의 작품에 비해 아무래도 저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제5회 일본 아니메 대상OVA 부분 작품상, 연출상 수상작. 1992년에는 당시 홍콩 최고의 흥행감독이던 서극 감독에 의해 실사영화로도 제작된다.


<참고 사이트>

[1] 妖獣都市, Wikipedia Japan
[2] 妖獣都市(1987), allcinema.net
[2] 요수도시(妖獣都市) 1987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菊地秀行 · 徳間書店 · ビデオアート · JAP Home Video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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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검 크라이시스 (1987),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 Bubblegum Crisis


ⓒ AIC · 東芝 EMI


<정보>

◈ 기획/원작: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파트 1~4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파트 5~6 감독: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 파트 7/8 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高山文彦) / 고다 히로아키(合田浩章)
◈ 각본: 마츠자키 켄이치(松崎健一), 카키누마 히데키(柿沼秀樹),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 아키야마 카즈히토, 스즈키 토시미치, 요시다 히데토시(吉田英俊)
◈ 캐릭터 디자인: 켄이치 소노다(園田健一)
◈ 메카닉 디자인: 카키누마 히데키, 아라마키 신지, 켄이치 소노다, 유메노 레이(夢野れい), 야마네 키미토시(山根公利)
◈ 파트 1~2 작화감독: 타나카 마사히로(田中正弘), 나카 모리푸미(仲盛文)
◈ 파트 3~4 작화감독: 타나카 마사히로, 오쿠다 준(奥田淳)
◈ 파트 5~6 작화감독: 고다 히로아키, 오바리 마사미, 마츠바라 히데노리(松原秀典)
◈ 파트 7/8 작화감독: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요시모토 긴지(よしもときんじ) / 마츠바라 히데노리
◈ 미술감독: 아라이 카즈히로(荒井和浩), 이케다 시게미(池田繁美), 난고 유이치(南郷洋一), 히라키 노리히로(平城徳浩)
◈ 음악/노래: 마카이노 코우지(馬飼野康二) / 오오모리 키누코(大森絹子), 나이트 세이버즈 外
◈ 제작사: 아트믹, AIC, 유맥스(도시바 EMI의 자회사)
◈ 저작권: ⓒ AIC · 東芝 EMI
◈ 일자: 1987.02.25 ~ 1991.01.30
◈ 장르: SF, 액션
◈ 구분/등급: OVA (8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2025년의 관동 대지진으로 도쿄는 반으로 갈라지는 대참사를 맡게 된다. 참혹한 대지진으로부터 재건의 움직임이 일어난지 7년 후인 서기 2032년, 도쿄는 메가 도쿄로 이름이 바뀌어 과학기술의 힘을 빌어 거대한 부의 도시로 탈바꿈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형 안드로이드 부마(Boomer)의 개발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과 권력을 독점하게된 게놈(GENOM)사의 독주와 그로 인한 양극화 사회 체제가 자리잡게 된다. 특히, 산업용 로봇으로 개발된 부마 중 일부가 범죄에 악용되는 등 범죄의 강도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었으며, 대지진으로 인한 사회혼란을 막기 위해 창설된 특수 경찰조직으로 일반 경찰조직보다 강력한 화력을 겸비하고 있는 A.D 폴리스조차 부마의 막강한 힘 앞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메가 도쿄에서 경찰의 힘으로조차 어찌할 수 없는 강력한 머신들을 앞세운 범죄에 대항하는 수수께끼의 무장세력이 있었으니, 특수한 강화복으로 모습을 감춘 그들은 스스로를 나이트 세이버즈(Knight Sabers)라 칭하고 있었다. 란제리 숍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적이고 차가운 미녀 시리아 스팅레이, 라이브 가수로 바이크에도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야생마 같은 여인 프리스, 에어로빅 강사로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의 린나 야마자키, 그리고 A.D 폴리스 소속으로 특급 해커의 실력을 갖춘 네네 로마노바, 강한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여성들이 바로 수수께끼의 전사 나이트 세이버즈의 정체였으니...


<소개>

'메가존 23 파트 1(1985)'와 '메가존 23 파트 2(1986)'를 통해 OVA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스즈키 토시미치와 그가 설립한 아트믹은 술쉼틈도 없이 '갈포스 Eternal Story(1986)'을 발표하며 세번째 홈런을 터뜨리게 된다. 메카닉+미소녀라는 공식은 아트믹의 작품들을 통해 OVA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공식 중 하나임을 입증하게 되었으며, 여기에 OVA라는 매체의 특성상 메이저 가전업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던 이 시리즈들은 스폰서 업체들이 음반시장에까지 그 영역이 미치고 있었기에 OST에 있어서도 다른 작품들을 압도하는 파워를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80년대 아니메 중 주옥같은 명곡들 상당수가 아트믹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SF, 미소녀, 노래가 결부된 아트믹의 OVA는 명실공히 젊은 아니메 세대들에게 딱 맞는 맞춤형 상품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는 이 시리즈들의 실질적인 오리지널이라 할 수 있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성공 공식이기도 했다.

ⓒ AIC · 東芝 EMI

갈포스를 통해 메가존 시리즈와는 다른 새로운 미소녀 메카닉 액션 아니메를 선보인 아트믹은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미치가 직접 기획과 원작을 맡아 또다른 스타일의 미소녀 메카닉 액션물을 87년 선보인다. 갈포스에서 활약한 아키야마 카즈히토, 카기누마 히데키, 마츠자키 켄이치, 소노다 켄이치, 유메노 레이, 야마네 키미토시 등이 참여하고 여기에 메가존 시리즈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아라마키 신지까지 가세하여 또 한편의 걸작 OVA 아니메가 세상에 등장하니 그것이 바로 메가존 시리즈와 함께 아트믹이 만들어 낸 걸작 OVA 아니메로서 현재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버블검 크라이시스(1987)'이다.

인간형 사이보그 부머의 폭주와 이를 막기 위해 싸우는 나이트 세이버즈의 활약,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미래의 음침한 도시 등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SF 마니아들과 후대의 SF 영화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되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런너(1982)'에 상당한 영감을 받았음을 느낄 수 있다. 입고 싸운다는 개념의 강화형 장갑복은 그 옛날 토미노 요시유키가 '기동전사 건담(1979)'를 통해 아니메에 도입하려 했던 파워드 슈츠의 아니메식 재해석으로, 이제까지의 일본 SF 아니메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다. 이는 '기갑창세기 모스피다(1983)'부터 메가존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라이딩 아머와 가란드를 디자인해온 아라마키 신지의 결과물이다. 캐릭터 디자인의 소노다 켄이치는 갈포스와 버블검 크라이시스 단 두 시리즈 만으로 80년대 OVA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된다. (다르게 말하면 이 두 작품의 파급효과가 너무 커서인지 이후에는 그닥 두드러진 활약을 못보인다고 할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한 명 삽입곡과 함께 펼쳐지는 뮤직 비디오와 같은 연출은 이 작품의 백미이다. 정교한 메카닉 디자인, 매력적인 캐릭터와 함께 펼쳐지는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는 당대의 트렌드를 반영해낸 실로 대단한 장면들로, 지금 보면 다소 디테일이나 마감의 어설픔이 느껴질지언정 장면 구성이나 연출 감각 등에 있어서는 당대 아니메의 수준을 뛰어넘는 감각과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초의 에피소드에서 타이틀롤과 함께 펼쳐지는 메가 도쿄의 음산한 정경을 지나 도시의 평범한 밤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전운이 감도는 사운드가 펼쳐지고, 곧이어 메인테마 '오늘 밤은 허리케인'과 함께 시작되는 매력적인 프리스의 등장과 A.D 폴리스, 그리고 부머의 결전으로 이어지는 도입부는 시대를 뛰어넘는 아니메 명 시퀀스로 손색이 없다.

아키야마 감독의 주도하에 진행된 파트 1부터 파트 4 이후 시리즈는 노선의 변화를 꾀한다. 우선 당시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 오프닝을 통해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 천재 애니메이터 겸 메카닉 디자이너 오바리 마사미의 등장이 그것. 오바리의 가세로 인해 메카닉 프로포션은 일대 전환을 맞이하여 오바리 특유의 육감적인 라인으로 재구성된다. 후일 '오네가이 티쳐(2002)'의 캐릭터 디자인과 '오, 나의 여신님(2005)'의 감독으로 알려진 고다 히로아키와, 역시 오, 나의 여신님과 '사쿠라 대전'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유명해지는 마츠바라 히데노리 등이 참여하여 작화의 퀄리티는 파트 1~4보다 더 정교한 느낌을 준다. 파트 7에서는 18금 일러스트레이터로도 유명한 우루시하라 사토시와 요시모토 긴지 등이 참여하면서 또 한 번 스타일을 일신한다. 

ⓒ AIC · 東芝 EMI

갈수록 정교해지는 작화와 달리 스토리는 에피소드를 거듭할 수록 초반부의 매력과 신선함에 못미치는 감이 있다. 아키야마 카즈히토가 맡았던 파트 1부터 3까지의 스토리는 서로가 연관이 있었던 반면 이후는 개별 에피소드로 40여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서 기승전결을 갖추면서 이야기의 밀도나 스케일 등에서 이전 에피소드 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한 듯. 이런 이유에서 였는지 몰라도 당초 1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될 예정이었던 버블검 크라이시스 시리즈는 파트 8을 끝으로 일단락 되고 만다. 비디오 소프트의 판매량 감소와 같은 직접적인 원인이 작용하지 않았나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극에 등장하는 경찰 특공대 A.D 폴리스를 소재로 한 OVA 'A.D 폴리스(1990)'가 제작되기도 했다.

4년만에 시리즈는 막을 내리게 되지만 버블검 크라이시스는 80년대 OVA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타이틀로서 후대의 여타 아니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작품 자체로서도 OST로서도 시대를 앞서간 매력을 보여주었으며 주옥같은 당시의 곡들은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스타일과 멋이 살아있는 JPOP들로 귓가에 맴돌고 있다.


버블검 크래쉬 (1991) 


ⓒ アートミック

<정보>

◈ 기획/제작/원작: 스즈키 토시미치
◈ 감독: 1,3화 - 이시오도리 히로시(石踊宏) / 2화 - 후쿠시마 히로유키(福島宏之)
◈ 감수: 이시구로 노보루(石黒昇), 아라마키 신지
◈ 각본: 오리이 에무(有井絵夢)
◈ 캐릭터 디자인: 소노다 켄이치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아쿠츠 쥰이치(阿久津潤一), 토니 타케자키(トニーたけざき), 야마네 키미토시, 유메노 레이
◈ 미술감독: 오가타 유미코(緒方由美子)
◈ 음악/노래: 1,3화 - 나카자와 타케히토(中沢武仁), 2화 - 오오타 미치히코(太田美知彦) / 타치카와 료코(立川亮子)
◈ 제작사: 아트믹, 아트랜드, Polydor
◈ 저작권: ⓒ アートミック (?)
◈ 일자: 1991.04.25 ~ 1991.12.21
◈ 장르: SF, 액션 
◈ 구분/등급: OVA (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일단락 된 버블검 크라이시스는 도시바 EMI의 자회사인 유맥스의 손을 떠나 Polydor에서 다시 리부트된다. 제작사 역시 AIC에서 아트랜드로 교체. 시리즈의 명칭은 버블검 크라이시스에서 크래쉬로 조정된다. 전작의 시간대인 2032~2033년이 아닌 1년 뒤인 203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스탭진의 무게감은 전작만 못하며 연출진이나 각본 등 전작에 비해 네임밸류가 낮은 스탭들이 대거 기용되는데,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인지 감수자로 노장 이시구로 노보루와 원 시리즈의 핵심멤버인 아라마키 신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디자인 스탭의 토니 타케자키로, 토니는 후일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그림을 모사한 '토니 타케자키의 건담만화'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미처 마무리 되지 못한 시리즈의 후속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시리즈의 완성도는 전작만 못했고, 3화만에 시리즈는 종영되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만다.


버블검 크라이시스 도쿄 2040 (1998) 


ⓒ AIC · JVC

<정보>

◈ 원작: AIC
◈ 감독: 하야시 히로키(林宏樹)
◈ 각본: 코나카 치아키(小中千昭), 무라이 사다유키(村井さだゆき)
◈ 캐릭터 디자인: 야마다 마사키(山田正樹)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 작화감독: 야마다 마사키, 타카오카 쥰이치(高岡淳一)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
◈ 음악/노래: 코레나가 코이치(是永巧一) / 프리스 S 아사기리(プリス·S·アサギリ), 스도 아키라(須藤あきら)
◈ 제작사: AIC, TV 도쿄, 빅터 엔터테인먼트(JVC 자회사)
◈ 저작권: ⓒ AIC · JVC
◈ 일자: 1998.10.? ~ 1999.03.?
◈ 장르: SF, 모험
◈ 구분/등급: TVA (2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7년만에 리부트된 버블검 크라이시스는 1997년 도산된 아트믹을 대신하여 AIC가 저작권을 위임받아 제작에 착수했으며, 음반 소프트는 외국계 음반사였던 EMI와 Polydor의 뒤를 이어 빅터 엔터테인먼트가 맡게 된다. 이미 OVA 시장이 상당히 약화되고 대신 TV 시장에서의 표현의 자유도가 상승한 90년대 말이니만큼 리부트된 시리즈는 TV를 매체로 택했으며, 전작의 뒤를 이은 시퀄이 아닌 시리즈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리메이크 판 스핀오프가 되었다. 여러모로 새로운 옷을 입긴 했으나 전작의 아우라를 뛰어넘을 만큼의 매력은 보여주지 못한체 전체적으로 범작의 수준에 그쳤다는 느낌이 강하다.


<참고 사이트>

[1]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Wikipedia Japan
[2]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TOKYO 2040, Wikipedia Japan
[3] バブルガムクライシス (1987), allcinema.net
[4] バブルガムクラッシュ!(1991), allcinema.net
[5] Bubblegum Crisis, Wikipedia
[6] 버블검 크라이시스 (1987년),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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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장갑 가이버 (1986), 強殖装甲ガイバ / Bio Booster Armor Guyver


ⓒ 高屋良樹 · 徳間書店


<정보>

◈ 원작: 타카야 요시키(高屋良樹)
◈ 감독: 와타나베 히로시(渡辺浩)
◈ 각본: 이부 몬타(伊武紋太) - 아시다 토요오의 필명
◈ 캐릭터 디자인: 인도리 코야(いんどり小屋)
◈ 작화감독: 마쓰시다 하루미(松下浩美)
◈ 미술감독: 아라이 토라오(新井寅雄)
◈ 음악: 난바 타다시(難波正司)
◈ 기획/제작: 반다이 / 아시다 토요오, 가토 나카테루(加藤長輝), 아사카 타카오(浅賀孝郎)
◈ 제작사: 애니메이트 필름, 스튜디오 라이브, 반다이 비주얼, 무빅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BANDAI
◈ 일자: 1986.12.13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비밀결사 조직 크로노스에서 생체실험을 받고 있던 피험자가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피험자는 크로노스 소유의 유니트라는 물건을 탈취한 체 도주했는데, 이 유니트는 아주 먼옛날 지구에 방문했던 고도의 문명을 지닌 이성인 강림자가 남긴 유산으로 크로노스의 일급기밀이기도 했다. 크로노스의 조직원들은 유니트를 회수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한편, 평범한 고등학생인 후카마치 쇼는 소꿉친구인 미유키를 좋아하지만, 미유키의 마음은 학생회장 마키시마 아키토에게 쏠려 있었다. 섭섭한 마음에 미유키의 오빠인 테츠로와 근처의 호수를 거닐던 쇼는 크로노스의 조직원과 탈출한 피험자의 격투 중에 폭발로 멀리 날아온 유니트를 발견하게 된다. 호기심에 유니트를 만지작 거리던 쇼는 갑자기 살아있는 유기체 처럼 덤벼드는 유니트에게 삼켜져 호수에 빠져 버리고, 때마침 기괴한 괴물로 변신한 크로노스 대원과 나머지 조직원들에게 테츠로가 포위되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는 순간, 쇼는 유니트가 변화한 이상한 갑옷을 입은 체 호수에서 모습을 드러내는데...


<소개>

토쿠마 서점의 '월간 소년 캡틴'을 통해 1985년부터 현재까지도 연재 중인 타카야 요시키의 초장기 연재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27년의 장기연재도 연재지만 현재까지 발행된 단행본의 수가 겨우 27권이라는 사실도 놀랍다. 연재가 한참 이뤄지던 1997년, 소년 캡틴이 폐간되면서 2년에 가까운 휴식기를 갖게 되었던 이 작품은 1999년 카도카와 서점의 '월간 에이스 넥스트'를 통해 다시 연재를 시작하지만, 에이스 넥스트마저 2002년 폐간된 후에는 '월간 소년 에이스'에서 연재를 재개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기에 이른다.([1],[6] 참조)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작가의 연재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느리고 더디다. 게다가 코믹스를 본 팬들이라면 알겠지만 곳곳에 재사용 컷들이 무척이나 자주 등장해주고 있다. 세밀한 생체병기를 일일이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캐릭터의 얼굴과 같은 컷도 여기저기 틈날 때마다 재사용하는 등, 엄청나게 더딘 연재 속도를 무색케 하는 효율적인(?) 작업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으시다.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BANDAI

히어로 물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그 기저에는 가면 라이더 시리즈에서 이어져온 특촬물스러운 분위기가 깔려 있으며(이는 애초에 소년 캡틴 편집자의 기획의도를 반영한 것이라 한다.), 기기묘묘한 생체병기 조아노이드들이 등장하는 점에서는 여타의 히어로물과는 다른 호러틱한 괴수영화의 뉘앙스가 느껴지고 있다. 초반부만 하더라도 큰 몰입도를 주기에는 다소 밋밋한 스토리로 진행되던 가이버는 3권의 쇼와 아버지와의 골육상잔의 비극을 기점으로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주더니, 4권에서 마사키가 밝히는 강림자와 크로노스의 충격적인 진실부터는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하게 된다. 

거대한 비밀결사 조직 크로노스가 이야기 진행 중에 지구를 손아귀에 넣는 부분 역시 동일한 장르의 히어로 액션물과는 성격이 다른 흥미있고 심오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마이너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지만, 큰 스케일의 흥미로운 설정(그에 비해 이야기의 밀도나 세기는 다소 떨어짐)과 다양하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등장, 정교하고 세밀한 생체병기 디자인 등 작품 곳곳에서 풍기는 매력은 기대 이상이라 하겠다. 특히, 강림자에 의한 창세기와 그 뒤에 숨겨진 미스테리와 같은 부분은 마이너한 SF 코믹스에서는 기대하지 못했던 심오한 설정이기도.

생체병기의 설정과 디자인은 특촬물스러운 분위기를 적절히 수용하여 굉장히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매 단행본마다 설정 디자인의 일부를 공개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타카야 요시키가 그려낸 생체병기의 세심한 설정을 엿볼 수 있다. 생체병기인 조아노이드나 조아로드, 그리고 강식장갑인 가이버 외에도 강림자의 우주선이나 크로노스의 거대한 방주, 크로노스 지배의 상징 크라우드 케이트 등 작품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굵직굵직한 컨셉은 무척이나 대단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이것은 이 작품이 단편 OVA 정도로 표현하기에는 그 덩치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이버의 첫번째 영상 소프트는 최초에는 OVA로 기획되었나 결국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아시다 토요오 휘하의 스튜디오 라이브의 작화팀 인도리 코야의 가세로 캐릭터 디자인은 아시다 토요오의 스타일이 진하게 베여 있다. 본 작품은 단행본 1권의 내용을 기반으로 했기에 전반적으로 작품의 모양새는 프롤로그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겠다. 아시다 토요오는 본 작품에서 각본과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강식장갑 가이버 ACT I (1989) 


<정보>

◈ 감독: 이시구로 코이치(石黒光一)
◈ 감수: 타카야 요시키, MAX 와타나베(MAX渡辺)
◈ 구성/각본: 타카야 프로덕션 / 산조 리쿠(三条陸)
◈ 캐릭터 디자인: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東潤一)
◈ 음악: 코로쿠 레이지로(小六禮次郎)
◈ 기획/제작: 타카시나 미노루(高梨実), 사와노바리 마사키(沢登昌樹) / 카토 나카테루
◈ 제작사: 애니메이트 필름, 반다이 비주얼, 무빅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BANDAI
◈ 일자: 1989.09.25 ~ 1990.02.25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OVA (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극장판 이후 다시 제작된 6부작 OVA. 다소 어둡고 호러적인 성인취향의 느낌을 주는 작품이기에 당시로서는 OVA가 가장 이상적인 매체라 할 수 있겠다. 원작자인 타카야 요시키가 직접 감수를 맡고, 코가와 토모노리의 제자로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과 같은 작품에서 작화감독을 맡아온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있다. 그 때문인지 캐릭터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같은 코가와의 제자이기도 한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그것과 어딘지 모르는 유사함을 보여주고 있다. 극장판의 설정을 무시한 체 다시금 원작의 1권에 해당하는 이야기부터 내용이 진행되며, OVA 맞게 일부 내용은 축약과 각색이 가해졌다. 생각 이상의 작화 퀄리티와 원작의 분위기에 가까운 시리어스함으로 인해 꽤 기억에 남는 OVA가 되었다.


강식장갑 가이버 실사판 (1991, 1994) 


<정보>

◈ 감독: 스티브 웡(Steve Wang) 外 - 1편 / 스티브 웡 - 2편
◈ 각본: 죠 우 주니어(Joe Woo Jr.) - 1편 / 스티브 웡 - 2편
◈ 1편 캐스팅: 잭 암스트롱(Jack Armstrong), 마크 해밀(Mark Hamill), 비비안 우(Vivian Wu) 外
◈ 2편 캐스팅: 데이빗 헤이터(David Hayter), 캐씨 크리스토퍼슨(Kathy Christopherson)
◈ 프로듀서: 브라이언 유즈나(Brian Yuzna) - 1편 / 스티브 웡 - 2편
◈ 배급: 뉴라인 시네마
◈ 저작권: ⓒ ?
◈ 일자: 1991.03.18 / 1994.04.20
◈ 장르: SF, 액션, 특촬, 히어로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미일 합작의 가이버 실사영화. 가이버라는 작품이 북미에서도 나름의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일본식 특촬물을 미국 스탭들이 제작했다는 느낌을 주며, 중국계 연출가인 스티브 웡이 전담한 2편에 이르면 홍콩 무협액션물과의 공통분모도 느껴진다. 스토리나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그다지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전형적인 B급 SF 액션물이지만, 코스튬 디자인에서는 저예산 특촬물을 능가하는 리얼리티를 보여주어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물론 스토리는 병맛)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를 맡았던 마크 해밀이 조연급으로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 그로 인해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DVD 등에는 마치 주연처럼 표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사영화의 내용은 으례 대부분의 아니메 원작 북미영화가 그러하듯 원작과는 전혀 다른 미국식 액션어드벤쳐를 표방한 스토리이다.

한편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어내자 후속편도 제작되기에 이르는데, 1편만큼의 완성도는 아니라 하겠다. 한국의 경우 이 2편 DVD를 1편 DVD처럼 판매하여 1편을 기대하고 DVD를 구입했던 소수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엘로스도 그 중 한명)

☞ 괴작열전: 가이버 by 페니웨이™ (보러가기)


강식장갑 가이버 ACT II (1992) 


<정보>

◈ 감독: 하시모토 나오토(はしもとなおと), 야마토시 야스오(山吉康夫)
◈ 감수: 타카야 요시키, MAX 와타나베(MAX渡辺)
◈ 구성/각본: 타카야 프로덕션 / 立川元教
◈ 캐릭터 디자인: 오오모리 히데토시
◈ 미술감독: 나카야마 마스오(中山益男), 原田謙一
◈ 음악: 코로쿠 레이지로, 카와무리 에이지(川村栄二)
◈ 기획/제작: 도요타 켄지(豊田賢司), 사와노보리 마사키 外 / 시미즈 오사무(清水修)
◈ 제작사: 히어로 커뮤니케이션즈, KSS, 무빅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
◈ 일자: 1992.02.20 ~ 1992.08.21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OVA (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준 6부작 OVA에 이은 후속 OVA. 제작사가 교체되고 연출진도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다. 제작과정에서 일부 잡음도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때문인지 전반적인 완성도는 기대 이하이며 특히 작화면에서 원 OVA 시리즈에 비해 이질감도 있고, 퀄리티도 떨어진다. 로스트 넘버의 등장과 앱톰의 복수로 이어지는 단행본 5권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강식장갑 가이버 TV (2005) 


<정보>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총감수/설정: 타카야 요시키
◈ 시리즈 구성/각본: 타케가미 쥰키(武上純希) / 타케가미 쥰키, 고바야시 야스코(小林靖子)
◈ 캐릭터 디자인: 우마코시 요시히코(馬越嘉彦), 마츠바라 노리히로(松原徳弘)
◈ 작화감독: 이케다 유우지(池田裕治), 사와다 마사토(沢田正人)
◈ 미술감독/미술감수: 시미다 아키오(嶋田昭夫) / 고바야시 시치로(小林七郎)
◈ 음악/노래: 마츠오 하야토(松尾早人) / 레이리, BONNIE PINK
◈ 프로듀서: 스즈키 토모코(鈴木智子), 카타기리 다이스케(片桐大輔)
◈ 제작사: OLM, 강식장갑 가이버 제작위원회
◈ 저작권: ⓒ 高屋良樹 · 徳間書店 · 強殖装甲ガイバー 製作委員会
◈ 일자: 2005.08.06 ~ 2006.02.23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2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ACT 2로부터 13년만에 재시동된 가이버의 첫 TV 시리즈. ACT2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원작의 1권부터 새로이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리메이크 작이 되었다. 전 26화로 원작의 10권까지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실로 오랜만의 리메이크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기대 이하로 평가되고 있다. 만들 때마다 매번 1화부터 리부트하면 도대체 언제쯤 뒷 이야기를 그리겠냐 말이다.


<참고 사이트>

[1] 強殖装甲ガイバー, Wikipedia Japan
[2] 強殖装甲ガイバー (1986), allcinema.net
[3] 強殖装甲ガイバー (1989~1990), allcinema.net
[4] 強殖装甲ガイバー II (1992), allcinema.net
[5] 強殖装甲ガイバー GUYVER THE BIOBOOSTED ARMOR <TV> (2005), allcinema.net
[6] 강식장갑 가이버(強殖装甲ガイバー)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7] The Guyver, Wikipedia
[8] Guyver: Dark Hero,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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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 (1986), マシンロボ クロノスの大逆襲 / Machine Robo


ⓒ 葦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감독: 요시다 히로시(吉田浩)
◈ 콘티/연출: 요시다 히로시, 후지모토 요시타카(藤本義孝)
◈ 시리즈 구성/각본: 소노다 히데키(園田英樹) / 소노다 히데키, 키시마 노부아키(岸間信明)
◈ 캐릭터 디자인: 하바라 노부요시(羽原信義)
◈ 메카닉 디자인: 하라구치 사와키요(原口沢清), 야마다 타카히로(山田高裕)
◈ 작화감독: 스가누마 에이지(菅沼栄治), 히라야마 노리오(平山則雄) 外 / 오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 1화만 작감
◈ 미술감독: 東条俊寿
◈ 음악/노래: 아카노 타치오(あかのたちお) / 마틴(1기 오프닝), 시몬 마사토(2기 오프닝), 와타나베 에마(엔딩)
◈ 기획/제작: 카토 히로시(加藤博), 시마무라 카즈오(嶋村一夫) / 사토 토시히코(佐藤俊彦)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요미우리 광고사, TV 도쿄
◈ 저작권: ⓒ 葦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86.07.03 ~ 1987.05.28
◈ 장르: SF, 로봇,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47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기계생명체들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별 크로노스. 하지만 영원한 생명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에너지원 하이리비드를 노리는 우주 범죄조직 갼도라 일당이 크로노스를 침공한다. 크로노스 족장의 아들이자 천공우심권의 전수자인 롬 스톨은 갼도라 일당에 아버지 키라이를 잃은 뒤, 크로노스를 지키고 하이리비드를 수호하기 위해 제트 족의 블루제트와 배틀족의 로드 탱크, 트리플 짐, 그리고 동생 레이나 등과 함께 갼도라와 싸울 것을 결의하게 된다. 키라이가 죽기 전 롬에게 물려준 검랑은 거대한 거인 켄류와 바이캄프를 소환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검으로, 롬은 소환한 켄류와 바이캄프와 합체하여 갼도라의 기계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소개>

경영난에 빠져있던 완구회사 타카라(現 타카라 토미)가 미국의 메이저 완구회사 하스브로에게 판 완구 브랜드가 미국에서 트랜스포머로 공존의 히트를 기록한 뒤, 역수입되는 시점에서 반다이는 이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유사한 라인업인 머신로보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다. 트랜스포머의 아류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머신로보는 85년 큰 히트를 기록하면서 트랜스포머와 함께 로봇완구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오게 된다. 이에 자연스럽게 머신로보를 소재로하는 아니메 제작이 거론되는데, 바로 그 작품이 아시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1986)'이다. 

다만, 제작을 맡은 프로덕션이 아시 프로덕션이라는 사실은 아니메 팬들에게는 박수를, 스폰서인 반다이에게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예견하게 하는 선택이었다.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 '전국마신 고쇼군(1981)', '특장기병 돌바크(1983)', '초수기신 단쿠가(1985)'에 이르기까지 아시 프로덕션이 그동안 선보여온 로봇 아니메는 정통 거대로봇물이라는 껍데기 위에 리얼로봇에 근접하는 드라마가 담긴 마니악한 모습을 보여왔으며, 해당 작품의 완구 판매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해조기종영되는 사태가 왕왕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대에 선라이즈를 제외하고 그 정도 수준의 로봇물을 제작할 수 있는 프로덕션 역시 아시 프로덕션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도에이는 당시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하청제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완구 브랜드의 홍보를 위한 아동용 정통 로봇물을 원했던 반다이의 의도와는 달리 아시 프로덕션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독특한 형태의 아니메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무협과 히어로물을 로봇물에 결합한 것으로, 등장하는 로봇들이 전통적인 로봇 전투와는 다른 권법과 검법을 사용한 지극히 인간적인 액션을 보여주었으며, 주인공 롬 스톨이 로봇에 탑승하여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한몸이 되어 스스로 로봇인 것처럼 움직이는 합신이라는 드문 컨셉을 내세웠던 것이다. 롬 스톨-켄류-바이캄프로 이어지는 합신 컨셉은 과거 타츠노코 프로의 '투사 고디안(1979)'를 모티브로 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머신로보 브랜드가 아닌 별도의 메카 바이캄프와 켄류가 디자인되었으며, 머신로보의 변형로봇 컨셉을 가진 블루제트나 로드탱크는 조연급 캐릭터에 머무르게 된다. (이는 이 작품이 스폰서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속칭 스폰서를 엿먹인 작품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 葦プロダクション

멋진 대사를 읊조리며 악당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주인공 롬의 모습은 멀게는 아시 프로덕션의 오리진이라 할 수 있는 타츠노코 프로의 히어로 아니메를 연상시키는 클리셰이며, 가깝게는 당시 (리얼로봇물인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1986)'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에 그 영향력을 행사하던 '북두의 권'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과장된 멋과 스타일이 살아 있었다. 머신로보는 심오한 인간 드라마와 밀리터리적인 설정이 가득 담긴 리얼로봇이나 여러가지 신기한 무기와 변형합체를 선보이는 거대로봇물과는 다른, 말 그대로 폼나는 무협 액션물이라는 테마를 표방하고 있었고, 실로 이를 멋지게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히로인 레이나를 위시한 여러 여성 캐릭터들의 등장은 작품의 마니악한 멋을 더해주는 비장의 소스와도 같은 것으로, 이는 후일 2000년대 아니메 최대의 테마로 자리잡게 되는 '모에'의 선구적인 시도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 프로덕션의 이러한 일련의 재치있는 시도들은 예상대로 완구판매의 실적과는 직결되지 못했다. 변신 컨셉을 가진 머신로보 자체가 작품에서 조연급 캐릭터에 머물러 있었으니 이는 당연한 일. 이로 인해 시리즈는 방영 도중 반다이에 의해 급격한 노선변경을 강요받게 되며, 중반 이후에는 시리즈가 지향하던 무협 액션물의 요소를 걷어내고 원래의 테마인 변형합체 로봇 액션물로 복귀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전개는 작품 전체적인 흐름에는 악영향을 미쳐 시리즈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같은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급반전된 작품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는 47화로 조기종영 없이 종방되었으며, 이는 아시 프로덕션의 로봇물 중 최초로 4쿨을 온전히 방영한 작품이기도 하다.

☞ 아니메 집중분석 5 [머신로보 - 크로노스의 대역습] by 바이칸 (바로가기)


머신로보 완승 배틀 해커즈 (1987)


<정보>

◈ 감독: 요시다 히로시
◈ 각본: 소노다 히데키, 키시마 노부아키
◈ 캐릭터 디자인: 츠루야마 오사무(つるやまおさむ)
◈ 메카닉 디자인: 야마다 타카히로, 原口清
◈ 미술감독: 東条俊寿
◈ 음악/노래: 아카노 타치오 / 이가라시 토시야(오프닝)
◈ 프로듀서: 사토 토시히코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요미우리 광고사, 도쿄 TV
◈ 저작권: ⓒ 葦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87.06.03 ~ 1987.12.30 
◈ 장르: SF, 로봇,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31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완구판매는 오히려 급락했다. 비록 자신들을 엿먹이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어낸 아시 프로덕션의 능력을 인정했는지 반다이는 다시금 머신로보의 속편을 아시 프로덕션에게 맡기게 된다. 다만 이번에는 전작과 같은 실수가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가 된 듯 하다. 전작의 폭주(?)에 일등공신이기도 했던 하바라 노부요시가 스탭진에서 제외된 점이 주목할만하다.

다만, 시리즈의 인기가 완구판매로 직결되지 않은 점은 전작과 동일했다. 이는 어떤 면에서 보면 머신로보 브랜드 자체가 이미 상품가치를 상실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본 작품은 괜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조기종영이라는 결과를 맞게 되었으며, 머신로보 브랜드 역시 시리즈의 조기종영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재미있는 것은 아시 프로덕션은 후일 머신로보 시리즈의 탄생에 영향을 끼친 트랜스포머의 후속 시리즈 '비스트워즈 II 초생명체 트랜스포머(1998)'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1] 참조)

이후 반다이는 무려 17년 만에 선라이즈와 함께 머신로보 브랜드를 활용한 '출격 머신로보 레스큐(2004)'라는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다. 스탭진 대부분은 선라이즈 출신으로 꾸려지지만 각본만큼은 원작의 시리즈 구성을 맡았던 소노다 히데키가 그대로 기용된다. 다만, 전체적인 모양새는 원작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으로 오히려 선라이즈의 용자 시리즈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레이나 검랑전설 (1988)


ⓒ 葦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감독/콘티/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하바라 노부요시
◈ 연출: 카토 타카오(加戸誉夫), 무라야마 야스시(村山靖)
◈ 각본: 소노다 히데키
◈ 메카닉 디자인: 야마다 타카히로
◈ 미술감독: 東条俊寿
◈ 음악/노래: 와타나베 츄메이(渡辺宙明) / 와타나베 에마, 무라타 에리, 미즈타니 유우코 外
◈ 프로듀서: 타자키 히로시(田崎廣), 시모지 유키나오(下地志直)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 저작권: ⓒ 葦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88.02.05 / 1988.09.04 / 1989.04.26
◈ 장르: SF, 액션, 판타지, 히어로
◈ 구분/등급: OVA (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머신로보라는 완구 브랜드는 사멸되었고, 머신로보 시리즈도 조기종영 속에 잊혀져 버렸지만, 1기 시리즈의 히로인 레이나의 인기는 여전히 아니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효했다. 이로 인해 레이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별도의 OVA 시리즈가 탄생한다. 애초의 시리즈가 표방했던 로봇 액션물과는 동떨어진 미소녀 액션을 표방한 작품으로, 이는 몇년 뒤 '자이언트 로보(1992)'의 인기 히로인 긴레이가 '맨발의 긴레이(1994)'라는 별도의 OVA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 하겠다. 다만, 팬서비스 수준의 스핀오프에서 벗어나 오빠인 롬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레이나의 홀로서기와 검랑의 후계자로 태어나는 모습을 그리면서 머신로보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다. 머신로보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던 제트나 블루와 같은 변신 로보 캐릭터들이 모조리 인간의 얼굴을 한 미청년으로 등장하는 등, 메카닉 액션이 아닌 원 시리즈의 특징인 무협 액션의 요소를 강조한 소녀의 성장 스토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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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귀병 MD 가이스트 (1986), 装鬼兵MDガイスト / MD Geist

 

ⓒ 大畑晃一 · 三条陸 · CPM · NIPPON COLUMBIA · COLUMBIA Music Publishing


<정보>

◈ 원안/메카닉 디자인: 오하타 코이치 (大畑晃一)
◈ 감독: 이케다 하야토 (실제 감독은 오하타 코이치)
◈ 연출: 네기시 히로시 (根岸弘)
◈ 각본: 산죠 리쿠 (三条陸)
◈ 캐릭터 디자인: 니노미야 쓰네오 (二宮常雄)
◈ 작화감독: 오오누키 켄이치 (大貫健一)
◈ 미술감독: 다카오 요시노리 (高尾義則)
◈ 원화: 사노 히로토시 (佐野浩敏), 오바리 마사미 (大張正己), 타카미 아키오 (高見明男), 하바라 노부요시 (羽原信義)
◈ 음악/노래: 타카하시 요이치 (高橋洋一) / 카게야마 히로노부 (影山ヒロノブ)
◈ 제작사: 프로덕션 웨이브 (プロダクションウェイブ), 히어로 미디어 (ヒロメディア)
◈ 저작권: ⓒ 大畑晃一 · 三条陸 · CPM · NIPPON COLUMBIA · COLUMBIA Music Publishing
◈ 일자: 1986.05.21
◈ 장르: SF, 액션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서기(A.D)를 사용하는 시대가 끝난지 수백년 후, 인류는 외우주에 진출하여 많은 별들을 점령하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점령된 별에서는 끊임없이 분쟁이 지속되었으며 쥬라는 그 중에서도 악명이 높은 곳으로, 지구의 지배를 반대하는 넥스럼(Nexrum)과 지구군의 전투가 끊이지 않는 말 그대로 지옥의 별이었다. 지구군 소속 특수전 부대의 지휘관 가이스트는 복제기술로 태어난 인간 살상병기로, 흉포한 작전수행 방식이 문제가 되어 쥬라 세기 843년 인공 위성에 유폐된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유폐된 인공 위성이 쥬라로 불시착 하면서 갇혀있던 가이스트가 극적으로 풀려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위험인물 1순위로 낙인 찍힌 그는 MDS(Most Dangerous Soldier) 가이스트로 불리고 있는데...


<소개>

아시 프로덕션에서 독립하여 주로 하청업무를 맡아오던 프로덕션 웨이브가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OVA. 애초에는 그룹 타크의 이케타 하야토가 감독으로 선임되었으나 실제 제작에는 그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1] 참조) 이로 인해 원안과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오하타 코이치, 각본의 산죠 리쿠, 연출의 네기시 히로시 3인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할 수 있겠는데, '광속전신 알베가스(1983)', '비디오전사 레자리온(1984)', '초력로보 가랏트(1984)' 등에서 메카닉 디자이너(요즘은 '일기당천 시리즈'의 감독으로 가장 유명하지만)로 활약한 오하타 코이치의 실질적인 감독 데뷔작인 동시에 산죠 리쿠가 첫번째로 아니메 각본작업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하비재팬 출신의 산죠 리쿠는 국내에서도 발간된 '드래곤퀘스트 II - 다이의 대모험(1989)'로 유명하다.

ⓒ 大畑晃一 · 三条陸 · CPM · NIPPON COLUMBIA · COLUMBIA Music Publishing

인력이 부족한 제작사인지라 외부 애니메이터들이 대거 영입되는데, 오오누키 켄이치('기갑전기 드라고나(1987)' 캐릭터 디자이너), 오바리 마사미('머신로보(1987)의 메카닉 디자이너), 사노 히로토시('기동전사 건담 0083(1991)'의 메카닉 작화감독), 야마자키 오사무('전국기담 요도전' 원안/감독), 하바라 노부요시('초수기신 단쿠가(1985)' 작화감독) 등 많은 인재들이 투입되어 뛰어난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아시 프로덕션에서 독립한 카나메 프로덕션 출신들로, 전반적으로 볼 때 아시 프로덕션의 영향 아래에 있는 작품인 셈이다.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 맥스' 시리즈에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세계는 당시 유행하던 세계관이기도 했지만, 매드 맥스 시리즈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은 '북두의 권(1984)'과의 접점도 찾을 수 있으며, 하드한 액션 묘사에서는 북두의 권 시리즈와 더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사노 히로토시나 오바리 마사미 등 레전드 급 메카 액션 작화가들이 참여했기에 소규모 제작사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메카 작화가 인상적이다. 다만, 제작비 한계와 같은 OVA의 물리적인 제한 요소로 인하여 전반적으로 B급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구군이 착용하는 장갑복은 당시로서는 매우 센세이셔널한 디자인으로, 이 작품을 상징하는 아이템이 되었다. 로봇 메카 액션이 대세인 당시에 강화 장갑복을 입은 인간의 액션이라는 점에서 MD 가이스트는 꽤 신선한 비주얼 충격을 준 셈이다. 일본 내에서는 좋은 평가에 비해 판매가 시원치 않았기에 이야기가 체 마무리 되지 못한 상황에서 속편 제작이 중단되었지만, 북미에서의 인기는 꽤 높았고, 이로 인해 1996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추가하여 오하타 코이치 판 감독판이 다시 제작되었고, 곧이어 후속 이야기를 다룬 2편의 제작으로 이어지게 된다.



장귀병 MD 가이스트 II Death Force (1996) 


ⓒ 大畑晃一 · 三条陸 · CENTRAL PARK Media · NIPPON COLUMBIA · COLUMBIA Music Publishing


<정보>

◈ 감독/메카닉 디자인: 오하타 코이치
◈ 연출: 히로시마 히데키 (ひろしまひでき)
◈ 각본: 산죠 리쿠
◈ 캐릭터 디자인: 무라타 토시하루 (村田俊治)
◈ 작화감독: 오하타 코이치, 오오누키 켄이치
◈ 미술감독: 시부야 유키히로 (渋谷幸弘)
◈ 음악/노래: 오우치 요시아키 (大内義昭)
◈ 제작사: 제로 G룸
◈ 저작권: ⓒ 大畑晃一 · 三条陸 · CPM · Nippon Columbia · Columbia Music Publishing
◈ 일자: 1996.03.01
◈ 장르: SF, 액션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1편으로부터 10년만에 제작된 속편. 1편에서 가이스트가 데쓰포스를 발동시키면서 지구 정규군과 넥스럼의 전쟁이 아닌 살인병기 데쓰포스와 생명체와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또다른 MDS인 크라우저가 살아있는 인간들의 구원자처럼 등장하여 가이스트와 맞대결하게 된다. 전편의 히로인이었던 바이야도 등장하는데, 전편의 강인하고 도발적인 성격과는 정반대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가련한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표현수위는 원 시리즈보다 더 높아져 상당히 잔인한 수준의 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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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알 (1985), 天使のたまご / Angel's Egg



<정보>

◈ 원안: 오시이 마모루 (押井守), 아마노 요시타카 (天野喜孝)
◈ 감독/각본: 오시이 마모루
◈ 캐릭터 디자인/미술설정 (아트 디렉션): 아마노 요시타카
◈ 작화감독: 나쿠라 야스히로 (名倉靖博)
◈ 미술감독/레이아웃 감수: 고바야시 시치로 (小林七郎)
◈ 음악: 칸노 요시히로 (菅野由弘)
◈ 기획/제작: 야마시타 타츠미 (山下辰巳), 오가타 히데오 (尾形英夫) / 도쿠마 야스요시 (徳間康快)
◈ 제작사: 스튜디오 딘
◈ 저작권: ⓒ 현재 저작권 불명
◈ 일자: 1985.12.22
◈ 장르: 컬트, 판타지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기묘한 기계구조물과 체스판처럼 생긴 대지 위에 용도를 알 수 없는 긴 기계장치를 짊어진 한 남자가 서있다. 저 멀리 거대한 구모양의 구조체가 땅으로 착지하려 한다. 요란한 기적 소리를 내뿜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조각상을 가진 거대한 구조체는 커다란 굉음과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땅에 내린다. 가운데에 빛나는 푸른 색의 반원이 마치 거대한 눈과도 같다.

한 소녀가 눈을 뜬다.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걸어가는 소녀. 소녀가 일어나자 이불 속에 감춰진 거대한 타조알 크기의 알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깥의 경치를 감상하던 소녀는 이내 옷을 챙겨입고, 침대 위의 알을 소중하게 안은 체 길을 떠난다. 소녀가 떠난 언덕 위에 거대한 방주 모양의 실루엣이 아른거린다.

소녀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그리고 소녀가 품고 있는 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소개>

후일 '아니메의 철학자'라 불리게 되는 오시이 마모루의 네번째 연출작이자 그가 연출한 최초의 OVA인 '달로스(1983)'에 이은 자신의 두번째 OVA. 아니메의 철학자라 불리는 그의 별명에 가장 걸맞는 작품 중의 하나로, 초현실적인 작품세계와 몽환적인 영상, 모호한 주제의식 등으로 지금까지도 문제작으로 거론되는 작품이다. '시끌별 녀석들 2 Beautiful Dreamer (1984)'에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던 오시이의 철학적 사색은 이 작품에서 폭발되었으며, 이후 다시 현실과의 접점을 찾은 듯한 모습이다.(물론, 현실과의 접점을 찾은 뒤에도 그의 작품은 여전히 난해하고 사색적이다.)

사실 천사의 알은 초현실적인 컬트 장르의 작품이 아닌, 코믹하고 가벼운 분위기의 작품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천사의 알을 위해 오시이는 타츠노코 프로 시절 같이 일해왔으며, 당시 애니메이션 업계를 떠나 있던 아마노 요시타카를 영입하게 되는데, 그가 그려온 캐릭터 디자인을 본 순간 오시이는 자신의 기획안을 수정하기로 맘먹게 된다. 애니메이터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그의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이 오시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어떤 것을 꿈틀거리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스폰서인 도쿠마 서점으로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물론, 다행히도(?) 그들은 애니메이션 제작 당시에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 당시 아마노는 자신이 삽화 일러스트를 했던 키쿠치 히데유키의 '뱀파이어 헌터 D(1985)' OVA 쪽도 참여하고 있었는데, 뱀파이어 헌터 D의 제작난항으로 인해 천사의 알에 올인하게 된다. 덕분에 뱀파이어 헌터 D는 영상미 쪽에서는 아쉬운 작품이 되었지만.

초현실적이고 컬트적인 오시이의 작품세계를 완성시키는 작품의 비주얼리스트들은 단연 아니메 업계 최강의 아티스트들로 구성되었다. 작품의 방향성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준 아마노 요시타카가 캐릭터 디자인을 포함한 아트 디렉션을, '고깔모자의 메모루(1984)'에서 귀여우면서도 서정적인 캐릭터들을 선보였던 나쿠라 야스히로가 작화를, 여기에 아니메 최고의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가 미술을 담당한 천사의 알은 단연 아니메 중에서 독창적인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작품세계에 어울리는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일설에 의하면 안노 히데아키 역시 이 작품에 참여했으나 상상을 초월하는 작업량에 기겁하여 얼마 안가 뛰쳐나왔다고 전해지고 있다.([2] 참조)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대사들을 엄청나게 읊어대는 근래의 오시이 작품에 비해 성우들의 대사량은 아니메 최고 수준으로 적다. 초반부와 종반부에는 거의 대사가 없다시피하며, 소녀와 정체모를 청년 둘이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만 대사가 나오는데, 이마저도 무척 짧은 편이다. 여기에다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숨막힐 정도로 긴 일부 롱테이크 샷,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전개는 무척이나 불편하다. 관객을 고려하지 않는 오시이 감독의 작품 성향 그 극단에 다다른 작품이라 하겠다. (어제 밤에 보다가 몇 번을 졸았는지 모른다.)

노아의 방주, 타천사 루시퍼, 천사와 악마의 대화를 연상시키는 시퀀스는 기독교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으나 주제의식 자체는 종교적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어려우며, 주제의식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작품이다. 애초에 오시이 감독 역시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가보다는 알 속에 무엇이 있었을까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하는데([1] 참조), 그 역시 어떤 답안이 있다기 보다는 그저 관객의 상상과 사색에 맡기려한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이라 하겠다. 

불친절하고 지나치게 사색적인 작품색깔 덕에 오시이 감독에게 한동안 감독 제의가 들어오지 않게 한 원인을 제공한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이는 오시이 본인의 의지이기도 했지만, 캐릭터 디자인 하나로 감독의 작품 기획안을 바꿔버리게 했다는 점에서 아마노의 일러스트가 가진 포스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참고 사이트>

[1] 天使のたまご. Wikipedia Japan
[2] 押井守, Wikipedia Japan
[3] 天使のたまご (1985), allcinema.net
[4] 천사의 알(天使のたまご) 1985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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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몽전기 레다 (1985), 幻夢戦記 レダ / Fantastic Adventure of Yohko


ⓒ 1985 TOHO · KANAME Production


<정보>

◈ 원안: 카나메 프로덕션 (カナメプロダクション)
◈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 (湯山邦彦)
◈ 각본: 타케가미 쥰키 (武上純希), 유야마 쿠니히코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메인 애니메이터: 이노마타 무츠미 (いのまたむつみ)
◈ 메카닉 디자인: 토요마스 타카히로 (豊増隆寛)
◈ 미술감독: 시모카와 타다미 (下川忠海)
◈ 음악/노래: 사기쓰 시로 (鷺巣詩郎), 마카이노 코지 (馬飼野康二) / 아키모토 리오 (秋本理央)
◈ 기획/프로듀서: 후지와라 마사미치 (藤原正道), 카나메 프로덕션 / 나가오 아키히로 (長尾聡浩)
◈ 제작사: 카나메 프로덕션
◈ 저작권: ⓒ TOHO · KANAME Production
◈ 일자: 1985.12.21 (극장개봉일)
◈ 장르: SF, 모험,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평범한 여고생 아사기리 요코는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자신의 마음을 담은 피아노 곡을 완성한 그녀는 카셋트 테잎에 그 음악을 녹음하여 워크맨으로 들으면서 그에게 다가가지만, 용기가 없어 결국 그냥 그를 지나치고 만다. 그 순간, 갑작스레 이상한 공간 속으로 빨려들어가버린 요코.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요코는 레다의 심장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남자의 추적을 따돌리고 가까스로 지상에 도착한다. 본적이 없는 이상한 생물들이 돌아다니는 세상. 요코는 이곳에서 말하는 개 린감을 만나 이곳이 지구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 아샨티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던 요코는 순간적으로 다시 원 세계로 돌아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워크맨의 음악을 듣는 것을 멈추자 다시 아샨티로 돌아온 요코.

음악이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열쇠가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 갑작스레 들이닥친 기계병사들에게 워크맨을 빼앗기고 만다. 이들은 바로 일전에 레다의 심장을 노리고 그녀를 붙잡으려했던 제르의 수하들. 쫓기는 요코와 린감은 마침내 제르의 병사들에게 포위되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맡는다. 뒷걸음 치다가 우연하게도 거대한 꽃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요코. 순간 기묘한 빛이 꽃을 감싸고 요코는 비키니 갑옷을 입은 여전사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소개>

토호가 제작비를 담당하고 소규모 제작사 카나메 프로덕션이 제작한 OVA 아니메. 카나메 프로덕션은 아시 프로덕션의 젊은 애니메이터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제작사로, '프라레스 산시로(1983)', 'BIRTH(1984)' 등을 제작한 신예 제작사이다. 환몽전기 레다는 프라레스 산시로에서 함께 작업한 아시 프로덕션의 유야마 쿠니히코가 감독을 맡았고 여기에 카나메 프로덕션의 멤버 이노마타 무츠미가 산시로에 이어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을 담당했다. 여성 캐릭터 디자이너로서는 이례적으로 남성 아니메 마니아들의 취향에 잘 어울리는 그림체를 선보였는데, 이는 무츠미가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 '전국마신 고쇼군(1981)', '마경전설 아크로펀치(1982)'와 같은 일련의 로봇 아니메에서 작화를 맡아왔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순정만화스러운 크고 아름다운 눈과 미형의 얼굴, 적당히 선정적이고 세련된 의상 디자인 등, 무츠미의 캐릭터는 이후 수많은 아니메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보여주게 된다.
 
카나메 프로덕션의 전작인 BIRTH에 참여한 일본 애니메이터계의 대부 카나다 요시노리의 영향 탓인지 이 작품에서도 '카나다버스'라 불리는 카나다 특유의 역동적인 작화구도가 종종 선보인다. 다만, 전반적으로 액션의 비중의 그리 큰 작품은 아니라 몇 장면에 그치고 있다. 짧은 러닝 타임 덕에 작품의 서사는 깊이가 떨어지고, 드라마틱한 클라이막스나 강렬한 액션도 부족한 편. 다만, 미소녀, 메카, 판타지로 이어지는 오타쿠적 코드의 적절한 조합으로 인해 반응은 무척 좋았다. 초창기 OVA 중에서 손에 꼽히는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아니메 자체의 매력보다는 히로인 요코의 매력이 크게 어필한 작품이라 하겠다.

OVA 제작과 동시에 미디어 믹스의 일환으로 소설판도 동시에 등장한다. 소설은 인기 호러 소설가 키쿠치 히데유키에게 맡기게 되는데, 이 결과 키쿠치 히데유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뱀파이어 헌터 D(1985)' OVA의 극장개봉시 동시 상영되기도. 소설판의 일러스트는 역시 이노마타 무츠미가 맡았다. 또한 동시기의 베스트셀러 OVA인 '메가존 23(1985)'에서 인상적인 음악을 선보인 사기쓰 시로가 이 작품에서도 음악을 맡아 초창기 양대 베스트셀러 OVA의 음악을 모두 제작하는 저력을 보여준다. 

레다의 인기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후속 아류작들의 탄생을 부추긴다. 카나메 프로 스스로도 곧바로 '꿈차원 헌터 판도라(1985)'를 제작했으며, 이후에도 여러 작품들이 나오지만 결국 레다만큼의 인지도는 얻지 못한체 조용히 잊혀져 버린다. 후속편에 대한 팬들의 염원으로 속편 제작을 발표했던 카나메 프로덕션은 OVA 시장의 포화로 인해 경영난을 겪다가 1988년 결국 부도를 냈고, 이로 인해 후속 프로젝트는 백지화되고 만다.

ⓒ TOHO · KANAME Production



<참고 사이트>

[1] 幻夢戦記レダ, Wikipedia Japan
[2] 幻夢戦記レダ (1985), allcinema.net
[3] Leda - The Fantastic Adventure Of Yohko (OAV), ANN
[4] 환몽전기 레다(幻夢戦記レダ) 1985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HO · KANAME Produc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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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헌터 D (1985), 吸血鬼ハンターD / Vampire Hunter D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


<정보>

◈ 원작: 키쿠치 히데유키 (菊地秀行)
◈ 감독: 아시다 토요오 (芦田豊雄)
◈ 각본: 히라노 야스시 (平野靖士)
◈ 캐릭터 디자인 원안: 아마노 요시타카 (天野喜孝) 
◈ 캐릭터 디자인인도리 코야 (いんどり小屋, 스튜디오 라이브 공동 팬네임)
◈ 작화감독
: 마쯔시다 하루미 (松下浩美)
◈ 미술감독: 마쯔다이라 사토시 (松平聡)
◈ 음악/노래: 코무로 테쯔야 (小室哲哉) / TM Network
◈ 제작: 사토 토시히코 (佐藤俊彦)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葦プロダクション)
◈ 저작권: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
◈ 일자: 1985.12.21 (극장개봉일)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먼 미래인 서기 12,090년, 핵전쟁이 휩쓸고 간 세계는 귀족이라 불리는 뱀파이어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된다. 인간들은 그저 귀족들의 먹을거리로 전락하고 수많은 괴물들과 악마들이 지상 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불멸의 존재로, 강대한 과학력까지 손에 넣은 뱀파이어들은 나날이 번창해가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그들은 서서히 타락하고 쇠퇴하기 시작했고, 그들 밑에서 노예로 살아오던 인간들의 힘은 다시 강성해지기 시작했다. 인간들의 반격에 의해 귀족의 힘은 현저히 약해졌고, 그 세력이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강력한 힘을 지닌 귀족은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귀족들을 물리치기 위해 사람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뱀파이어 헌터를 고용하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도 귀족과 인간의 혼혈인 담피르(Dhampir: 뱀파이어남자와 인간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을 일컫는 단어.)는 귀족과 같은 힘을 지니고 있는 존재로, 그 몸에 흐르는 귀족의 피 덕분에 같은 편인 인간들에게도 경멸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도리스는 남동생과 단둘이서 국경도시 근처에서 농장일을 하며 살고 있는 강인한 소녀. 어느날 괴물을 사냥하던 도중 도시 일대를 지배하는 강력한 귀족 리 백작의 눈에 띄어 백작의 신부의 낙인이 찍히고 만다. 누구도 그녀를 도와줄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도리스는 결국 귀족과 인간의 혼혈인 담피르 헌터를 고용하여 리 백작을 처단하기로 맘 먹는다. 그녀의 의뢰로 담피르 헌터 중 한명인 D가 도시로 찾아오게 되는데...


<소개>

1983년 1월부터 아사히 신문출판을 통해 발간된 키쿠치 히데유키의 장편 호러소설을 원작으로 한 OVA 아니메. 현대 호러문학을 정립한 하워드 필립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후대의 작가들이 정립한 크툴후 신화(Cthulhu Mythos)를 기반으로 한 작품(키쿠치 본인도 러브크래프트의 열렬한 팬이다.)으로, 뱀파이어와 인간의 혼혈족인 담피르의 숙명을 갖고 태어난 인물 D의 활약을 소재로한 다크 히어로 판타지 액션물이다. 서기 10,000년대라는 먼 미래를 시간대로 하고 있으나 배경묘사는 20세기 초반에 가까워 보이며, 스파게티 웨스턴(비슷한 표현인 마카로니 웨스턴은 일본에서 유례한 단어)적인 묘사가 많다.

원작은 키쿠치 히데유키의 히트 소설로서도 유명하지만 동시에 아마노 요시타카의 일러스트로 더 큰 화제를 몰고 온 작품이기도하다. 타츠노코 프로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활약하던 아마노는 82년 타츠노코를 독립하여 애니메이터가 아닌 일러스트레이터로 변신을 시도하게 되었는데, 그 첫 테이프를 끊은 작품이 바로 이 뱀파이어 헌터 D인 것이다. 만화영화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마치 정통미술을 배운 미술학도의 삽화인 듯 고급스럽고 몽환적이며, 괴기스러우면서도 탐미적인 그의 일러스트는 커다란 인기를 끌며 이 작품을 베스트셀러 소설의 반열에 올리는데 큰 일조를 하게 된다.

아니메의 기획은 생각보다 난항이 있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아시 프로덕션이 아니메 의사를 키쿠치에게 전했지만, 로봇물과 마법소녀물 등으로 이름이 난 아시 프로덕션이 자신의 호러 판타지를 아니메로 만들기에는 적합치 않다는 생각을 가진 키쿠치가 좀처럼 제작허가를 내주지 않은 까닭이었다. 결국, 감독으로 내정되었던 아시다 토요오가 파일럿 필름까지 만들어가는 열정을 보인 덕분에 키쿠치는 어렵사리 제작을 허락하게 되지만, 그동안 제작 스케쥴이 변경되면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을 예정이었던 아마노 요시타카가 프로젝트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3] 참조)

원작이 된 1권의 소설표지.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

그로 인해 캐릭터 디자인은 아시다 감독의 스튜디오 라이브 작화팀에게 돌아가게 된다. 인도리 코야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스튜디오 라이브의 작화팀은 아마노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디자인하였는데, 일부 캐릭터들은 아시다 토요오나 스튜디오 라이브가 참여했던 일련의 작품들인 '은하표류 바이팜(1983)'이나 '초수기신 단쿠가(1985)' 등의 캐릭터와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인기 캐릭터 디자이너로 알려진 아시다 토요오는 84년 '북두의 권(1984)' TV 시리즈를 통해 이전까지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하드하고 고어스러운 작품을 연출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직후에 감독으로 참여한 이 뱀파이어 헌터 D OVA는 많은 컷에서 북두의 권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드러나기도 한다. 호러 판타지적인 분위기에 북두의 권의 영향을 받은 고어 액션이 첨가되면서 본 작품은 상당히 하드한 액션이 돋보이는 다이나믹한 작품으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아시다 감독은 북두의 권의 주인공인 켄시로를 엑스트라 캐릭터로 등장시키는 서비스도 선보이는데,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눈 앞에 둔 '북두의 권(1986)' 극장판에서는 반대로 D를 엑스트라 캐릭터로 등장시키기도 한다.

화끈한 액션 덕분이었는지 연말 OVA 판매랭킹에서는 2위를 차지하기도. 북미 시장에서는 일본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원작 소설과 아마노 요시타카의 일러스트 역시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TM Network 소속으로, 후일 일본 JPOP계의 거물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24살의 젊은 코무로 테쯔야가 처음으로 음악감독을 담당한 작품으로서도 유명하다. 이 작품을 필두로 TM Network의 아니메 히트송 행진이 이어지게 되기도. 전반적으로 흥미진진한 호러 판타지 작품이지만, 아마노가 하차한 덕분에 생긴 캐릭터 디자인의 이질감으로 인해 아시다 토요오의 뱀파이어 헌터 D라는 인상이 더 강한 작품이 아닌가 한다.



뱀파이어 헌터 D: Bloodlust (2000) 

ⓒ 2001 FILMLINK International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 · バンパイアハンターD製作委員会


<정보>

◈ 감독/각본/콘티: 카와지리 요시아키 (川尻善昭)
◈ 캐릭터 디자인: 미노와 유타카 (箕輪豊)
◈ 작화감독: 미노와 유타카, 아베 히사시 (阿部恒), 하마사키 히로츠구 (浜崎博嗣)
◈ 미술감독: 이케하타 유우지 (池畑祐治)
◈ CG 테크니컬 감독: 마에다 츠네오 (前田庸生)
◈ 음악: 마르코 드 암브로시오
◈ 제작/프로듀서: 야마모토 마타이치로 (山本又一朗) / 마루야마 마사오 (丸山正雄) 外
◈ 제작사: 매드하우스, 필름링크 인터내셔널, DR MOVIE
◈ 저작권: ⓒ 2001 FILMLINK International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 · バンパイアハンターD製作委員会
◈ 일자: 2000.08.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원작의 된 4권의 소설표지.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

원작자인 키쿠치 히데유키의 절친으로, 다수의 키쿠치의 소설을 아니메로 만들었던 카와지리 요시아키가 감독한 극장용 아니메. 당시 카와지리는 북미 시장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뱀파이어 헌터 D와, 마찬가지로 북미에서 인지도가 높은 아니메 감독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몹시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애초부터 북미시장을 목표로 한 작품으로, 최초 녹음에 외국인 성우가 기용되는 등 미일 합작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작품이기도 하다.

85년도 OVA와는 달리 카와지리 요시아키 특유의 스타일과 아마노의 미학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캐릭터 디자인이 일품이다. 중성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미남자 D의 모습을 잘 살려낸 디자인으로, OVA의 D가 황야의 무법자에 가까운 코스튬이었다면, 극장판의 D는 미래지향적인 코스튬이 인상적이다. 이는 '수병위인풍첩(1993)'부터 카와지리 작품에 참여해온 미노와 유타카의 결과물이다. 이야기는 원작의 3부에 해당하는 妖殺行편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 카와지리 요시아키가 직접 감독에 각본, 콘티까지 1인 3역을 수행하고 있다.

미학적으로는 OVA보다 한단계 상승했으며, 카와지리 요시아키 작품다운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주었으나, 특유의 요사스러움이라든지 클라이막스의 스케일은 전작만 못한 편이다. 하드고어의 대가로 이름 높은 카와지리의 작품인데, 이제까지 중 가장 보기 무난한 작품이라 할까. 이는 아무래도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면서 로컬라이징을 염두에 둔 미국 제작진 측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아니메 특유의 스타일이 약화되고 북미 애니메이션의 성격이 강해진 것이다. 다만, 원작의 스파게티 웨스턴적인 배경묘사는 이러한 취지에는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겠다.

☞ 뱀파이어 헌터 D Bloodlust (2000), 돌아온 전설의 뱀파이어 헌터 (클릭)


<참고 사이트>

[1] 吸血鬼ハンターD, Wikipedia Japan
[2] 뱀파이어 헌터 D, 엔하위키 미러
[3] 뱀파이어 헌터 D(吸血鬼ハンターD) 1985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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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리어 88 (1985), エリア88 / Area 88


ⓒ DAI PRO · 小学館


<정보>

◈ 원작: 신타니 카오루(新谷かおる)
◈ 감독: 토리우미 히사유키(鳥海永行)
◈ 각본: 사카이 아키요시(酒井あきよし)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오카다 토시야스(岡田敏靖)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中村光毅)
◈ 음악/노래: 닛타 이치로(新田一郎) / MIO, 키타하라 시마(北原志真/오가와 미유키)
◈ 기획/프로듀서: 우사미 야스시(宇佐美廉) / 누노카와 유지(布川ゆうじ)
◈ 제작사: 스튜디오 피에로, PROJECT 88
◈ 저작권: ⓒ DAI-PRO · 小学館
◈ 일자: 1985.07.20 (극장 개봉일자)
◈ 장르: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 (3화),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중동의 아슬란 왕국이 내전 상태에 돌입한다. 정부군과 반정부군으로 나뉘어진 아슬란은 전쟁을 거듭하고 있었는데, 전투기 파일럿이 부족한 정부군은 공군력을 대부분 용병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용병들이 계약을 하고 이 비행부대에 입대하면, 부대를 나가기 위해서는 3년 동안의 복무기간을 마친 뒤 살아서 전역하거나 위약금 150만 달러를 물어야 한다. 무단으로 도망친 용병은 정규군에 의해 추격 후 사살된다.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이 비행부대에서 탈출한다 하더라도 사막 한가운데서 군의 추적을 따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아출신으로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온 절친 카자마 신과 칸자키 사토루. 일본 굴지의 항공회사 야마토 항공의 견습 파일럿이 된 둘은 비행기 파일럿이 되기 위한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천부적인 조종실력을 가진 신은 그 실력을 인정받아 장래가 촉망되는 파일럿으로 성장해 갔고,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야마토 항공 사장의 딸 츠구모 료코와 사랑에 빠지며 더없이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신의 천부적인 재능과 료코와의 관계를 질투한 칸자키는 바에서 신이 만취한 틈을 타 용병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만든다. 칸자키의 음모에 의해 신은 영문도 모른체 아슬란 왕국 휘하의 용병 비행부대,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지역에서 작전을 펼치는 에어리어 88로 끌려가게 되는데...


<소개>

소학관의 만화잡지 '빅코믹'(79년 '만화군'에서 빅코믹으로 재창간)에서 1979년부터 1986년까지 연재된 신타니 카오루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OVA 아니메. 치밀한 항공기 묘사,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매력적인 캐릭터, 비극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동잡지에 연재되고 있던 청춘만화의 거장 아다치 미치루의 '미유키' 함께 빅코믹의 간판 코믹스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원작이 연재되는 와중에 제작된 아니메는 원작만큼이나 뛰어난 완성도로 평단과 팬들의 극찬을 받으며 제4회 일본 아니메 대상 최우수 OVA상과 음악상을 수상, 그 진가를 공인받았다. 

85년 당시에 전투기들의 공중전은 셀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몹시도 그려내기 힘든 작업이었을 것이다. '독수리 5형제(1972)'에서 이미 아동 아니메 수준을 뛰어넘는 진지한 공중전을 묘사한 토리우미 히사유키가 에어리어 88의 감독으로 참여한 것은 그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토리우미 히사유키 뿐만 아니라 토리우미 히사유키가 타츠노코 출신들과 함께 세운 스튜디오 피에로가 제작사로 참여하며, 독수리 5형제에서 함께 작업한 사카이 아키요시도 각본에 참여한다.

현실 속의 군용기의 구현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웠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들 군용기의 제원은 군사기밀에 속했으며, 실제로 보는 것은 더더욱 힘들었기 때문. 이로 인해 프라모델 제작에 사용된 해당 군용기의 제원을 바탕으로 디자인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각국의 퇴역한 파일럿에게 고증과 감수를 받는 형태로 모자란 부분을 보충했다고 전해진다.([5] 참조) 이 덕분인지 일부 항공기는 디테일과 설정에 있어서 실제 모델과는 차이를 보이기도. 다만, 극의 진행에 있어서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하겠다.

ⓒ DAI-PRO · 小学館

전투기의 공중전은 단연 이 작품의 백미 중 하나이다. 수작업으로 셀 애니메이션을 그리던 당시의 제작환경을 비교했을 때 그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와 다이나믹한 컷 구성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로 훌륭하다. 일본 아니메에서 공중전 연출의 대가를 꼽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와 오시이 마모루, 그리고 토리우미 히사유키를 꼽는 이유를 여실히 증명한 작품인 셈이다. (토리우미 히사유키는 오시이 마모루의 스승이기도 하다.) 실제 전투기의 공중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허구적인 연출들이 다수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틱한 공중장면의 묘사로 인해 이러한 오류가 그닥 느껴지지 않는 것이 이 때문이라면 과찬일까. 

멋진 공중전 연출과 함께 에어리어 88의 가치를 지금까지 빛내게 하는 요소는 역시 흡입력있는 이야기라 하겠다. 친구의 배신으로 인해 연인과 창창한 미래를 눈 앞에 두고 지옥과도 같은 전장으로 끌려간 주인공 신의 이야기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브로 했음을 쉽사리 느낄 수 있다. 실제 코믹스에서는 외인부대를 나온 카자마 신이 비명횡사한 밤바라 국의 대통령의 유산을 물려받아 자신을 파멸에 빠뜨린 칸자키에게 복수하는 등,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이야기 구조를 따르고 있다. 원작의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하지만 아니메의 전개는 이것과 다르게 각색되는데, 외인부대를 나온 신이 평범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체 결국 료코와의 재회를 앞에 두고 괴멸 위기에 처한 에어리어 88과 그의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돌아가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압도적인 반정부군의 공세 속에 차례로 무너지는 에어리어 88의 전우들과, 료코를 뒤로 한 체 사지로 날아가는 신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 라스트 씬은 꽤 진한 여운을 남겨준다. 허무함이 가득한 이 엔딩은 아니메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엔딩으로 팬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1989년 KBS를 통해 '지옥의 외인부대'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일본 아니메를 무리하게 한국적인 설정으로 옮겨오면서 여러가지 설정상의 미스가 발생하게 되지만, 국내에서 TV 시리즈로 방영된 아니메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성우의 싱크로가 완벽한 작품으로 인상이 깊게 박혀 있는 작품이다.


에어리어 88 (2004)


ⓒ 新谷かおる · 88製作委員会

<정보>

◈ 감독: 이마가케 이사무(今掛勇)
◈ 연출협력: 타카하시 료스케(高橋良輔)
◈ 시리즈 구성: 오오노기 히로시(大野木寛)
◈ 캐릭터 디자인: 코우지나 히로시(神志那弘志)
◈ 메카닉 디자인: 사토 미치아키(佐藤道明)
◈ 작화감독: 코우지나 히로시, 쿠라타 아야코(倉田綾子)
◈ 미술감독: 스즈키 아키라(鈴木朗)
◈ 음악/노래: 미야케 카즈노리(三宅一徳) / Angels (OP 연주), 테라다 케이코 (ED)
◈ 제작사: 그룹 타크, 88 제작위원회, TV 아사히
◈ 저작권: ⓒ 新谷かおる · 88製作委員会
◈ 일자: 2004.01.09 ~ 2004.03.26
◈ 장르: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TVA (12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그룹 타크가 제작을 맡은 2004년판 에어리어 88은 원작에 충실한 구성을 취하는 것을 제작방향으로 삼았다. 다만, 각색 과정에서 TV 시리즈만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일부 이야기는 원작의 전개와는 차이가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기대 이하다. 원작의 스타일을 재해석하는 것에도 실패했고, 전작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주었다. CG로 그려진 전투기의 묘사는 깔끔하지만 공중전의 연출 수준은 오히려 셀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진 OVA에 미치지 못한다. 비극적이고 허무한 OVA의 스토리에 비해 드라마틱함이 부족한 것도 큰 미스. 기대 이하의 완성도로 인해 시리즈는 더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12화에서 끝을 맺는다. 동시에 원작에서 통쾌한 복수극을 펼치는 신의 이야기도 더 이상 그려지지는 못한다.


<참고 사이트>

[1] エリア 88, Wikipedia
[2] 에어리어 88, 위키피디아
[3] エリア88 (1985~1986), allcinema.net
[4] 에어리어 88, 엔하위키 미러
[5] AREA 88(エリア88) 1985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테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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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페어 (1985), ダーティペア / Dirty Pair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 ⓒ ADV Films (for U.S Edition)


<정보>

◈ 원작: 타카치호 하루카
◈ 감독: 타키자와 토시후미 (1~13화), 가시마 노리오 (14화~26화)
◈ 각본: 이토 카즈노리, 호시야마 히로유키, 이노우에 토시키, 시마다 미치루, 히라노 야스시 外
◈ 연출/콘티: 카세 미츠코, 아미노 테츠로, 미즈타니 타카야, 키쿠치 카즈히토
◈ 캐릭터 디자인: 토키테 츠카사
◈ 메카닉 디자인/유니폼 디자인: 아쿠츠 쥰이치 / 호소노 후지히코
◈ 작화감독: 토키테 츠카사, 오오누키 켄이치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미우라 사토시
◈ 음악/노래: 키모리 토시유키 / 나카하라 메이코
◈ 기획/프로듀서: 선라이즈 / 요시 타카유키, 하츠카와 노리오
◈ 제작사: 선라이즈, 반다이 비주얼, 니혼 TV
◈ 저작권: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 일자: 1985.07.15 ~ 1985.12.26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4화), OVA (25, 2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22세기의 우주, 크라렛타 삼중성의 사건 이후 은하계 내에서 벌어지는 분쟁들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복지 연합회 WWWA 산하의 분쟁해결기관 트러블 컨설턴트 '토라콘'이 창립된다. 토라콘 소속의 해결사로 은하계 각지의 분쟁을 해결하는 임무를 맡은 케이와 유리는 속칭 '러블리 엔젤'이라는 코드 네임으로 불리고 있는 여성 2인조 해결사. 인상적인 과격하고 덜렁거리는 붉은 머리의 육감적인 톰보이 케이와,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가끔 폭주를 일삼는 호색녀 유리는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별 하나 쯤 파괴하는 것은 우습지도 않게 생각하는 무서운 아가씨들이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일을 크게 만드는 그녀들은 러블리 엔젤이 아닌 속칭 '더티 페어(Dirty Pair)'라 불리며, 은하계의 골치덩어리 해결사로 악명을 떨치고 있었는데...


<소개>

스튜디오 누에의 SF 작가 타카치호 하루카가 1980년부터 연재한 SF 소설을 바탕으로, 선라이즈가 제작한 작품. 스튜디오 제도로 운영되는 선라이즈는 당시 타카하시 료스케가 제 3스튜디오에서 '푸른유성 SPT 레이즈너(1985)'를 준비 중에 있었으며, 토미노 요시유키가 제 2스튜디오에서 선라이즈의 간판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을 제작 중에 있었다. 선라이즈의 대표적인 감독들과 스탭들이 모두 투입된 와중에 여력이 있는 팀은 '거신 고그(1984)'를 제작한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제 4스튜디오 인력들이었다.

사실, 더티 페어의 소설판 일러스트를 야스히코가 작업했던 관계로 여러모로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화 한다면 당연히 야스히코가 캐릭터 디자이너의 물망에 올랐을 터이다. 실제로 야스히코는 1983년, 더티페어보다 먼저 발간되었던 타카치호의 소설 '크러셔 죠(1977)'를 아니메 감독 데뷔작으로 선택한 전례가 있었다. 하지만, 더티 페어의 캐릭터 디자인은 프로듀서 야스히코가 아닌 거신 고그 제작 당시 작화감독으로 야스히코 밑에서 일을 했던 토키테 츠카사에게 넘어가게 된다. 거신 고그를 통해 선라이즈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토키테 츠카사는 국제영화사에서 선라이즈로 자리를 옮긴지 두 작품 만에 캐릭터 디자인을 맡게된 것이다.

성인 취향의 극화적인 스타일을 보여주었던 야스히코와 달리, 토키테는 귀여운 미소녀의 얼굴과 육감적인 몸매를 매칭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였고, TV 아니메는 스페이스 오페라의 성격을 띈 원작에 코미디가 가미된 유쾌한 버디물로 거듭나게 된다. 당시 선라이즈의 1급 애니메이터들이 기동전사 제타 건담과 레이즈너, 아리온 등으로 분산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거의 2진급이라 할 수 있는 나머지 애니메이터들로 만들어 낸 이 작품은 기대 이상의 완성도와 호응을 이끌어 내게 된다.

단, 각본은 '시끌별 녀석들(1981)', '마법천사 크리미마미(1983)'의 이토 카즈노리, '기동전사 건담(1979)', '태양의 송곳니 다그람(1981)', '은하표류 바이팜(1983)'의 호시야마 히로유키, '가면 라이더' 시리즈로 대표되는 특촬물부터 영화, 드라마, 아니메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노우에 토시키, 시마다 미치루 등 관록의 각본진이 포진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토 카즈노리와 호시야마 히로유키, 이노에우 토시키, 시마다 미치루 등은 모두 시끌별 녀석들의 각본진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데, 그것 때문인지 작품에서 드러나는 개그 취향은 어딘지 모르게 시끌별 녀석들의 그것과 동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더티 페어는 여성 버디물에 있어서 거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후일 수많은 여성 버디물의 이정표를 제시하게 된다. 여성 버디물 뿐만 아니라,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 선라이즈표 애니메이션이라는 또 하나의 대안 역시 제시하며, 이후 '시티 헌터' 시리즈를 거쳐 '카우보이 비밥(1998)'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비밥의 히로인인 페이 발렌타인의 의상은 다분히 더티 페어의 오마쥬라 할 수 있다.) 또한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오타쿠 적인 코드를 TV 시리즈 아니메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TV 시리즈는 마니아적인 표현이 완화되었지만 후일 OVA 등에서는 이 아쉬운(?) 부분이 대폭 만회하게 되기도.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토키테 츠카사는 이로 인해 인기 애니메이터로 순식간에 명성을 쌓게 되며, 이후 80년대를 주름잡는 캐릭터 디자이너의 한명으로 위세를 떨치게 됨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종화인 25, 26화는 TV 시리즈가 아닌 OVA '더티 페어, 러블리 엔젤보다 사랑을 담아(1987)'로 발매된다.


더티 페어의 대승부 - 놀란디아의 수수께끼(1986)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정보>

◈ 감독/콘티/연출: 오쿠와키 마사하루
◈ 각본: 이토 카즈노리
◈ 캐릭터 디자인: 토키테 츠카사
◈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코바야시 유카리
◈ 미술감독: 후지 유우코
◈ 음악/노래: 쿠니모토 요시히로 / 마키 카나코
◈ 프로듀서: 하세가와 토오루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 일자: 1986.08.02 (극장개봉일)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TV 시리즈 최종화 편집 OVA보다 먼저 제작된 단편 OVA. TV 시리즈에 비해 보다 더 오타쿠적, 성인적 취향에 근접한 작품이다. 우선 몸길이가 비교적 짧아 귀여운 소녀들로 보이던 TV 시리즈와는 달리, 실제 성인여성을 연상시키는 성숙한 체형으로 그려진 것이 그것. 이로 인해 과감한 의상 디자인이 더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가져오며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게 된다. 올누드 씬까지 등장했으니 더티 페어의 남성팬들이라면 그야말로 환호 그 자체. OVA로 제작되어 공존의 히트를 기록한 뒤, 86년 극장판으로 공개 되기도 하였다.

다만, 빅히트를 기록한 OVA와 달리 OST는 상당히 레어 타이틀로 알려져 있는데, 별도로 앨범이 발매되지 않고 VHS 비디오로 발매시 합본으로 발매된 카세트 테잎이 유일하며, 이후 CD나 다른 매체로 발매되지 않아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희귀한 컬렉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티 페어 (1987)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정보>

◈ 원작/기획 코디네이터: 타카치호 하루카
◈ 감독: 마시모 코이치
◈ 연출: 야타베 카즈요시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 캐릭터 디자인: 토키테 츠카사
◈ 메카닉 디자인/협력: 미야타케 카즈타카 / 아키타카 미카
◈ 몬스터 디자인: 아사리 요시토
◈ 설정 감수: 모리타 시게루, 사토 미치아키
◈ 미술감독: 미야마에 미츠하루
◈ 오프닝 애니메이션: 모리모토 코지
◈ 음악/노래: 시구마 켄조 / 마츠바라 미키
◈ 기획/제작: 선라이즈 / 이토 마사노리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 일자: 1987.03.14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87년 개봉된 더티 페어의 극장판은 일단 달라진 더티 페, 아니 러블리 엔젤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제 4스튜디오에서 제 1스튜디오로 제작 스튜디오가 옮겨진 것이 그것.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대작 극장 아니메 아리온 이후 제 1스튜디오의 다음 극장 아니메가 바로 이 더티 페어 극장판인 것이다. 연출은 마시모 코이치. 타츠노코 프로 시절 오시이 마모루, 니시쿠보 미즈호, 우에다 히데히토와 함께 타츠노코의 4대 천왕이라 불리던 마시모 코이치는 후일 여성 버디물의 대표적인 연출가로 알려지게 되는데, 여성 버디물의 시초인 더티 페어와 여성 버디물의 대가의 만남이라는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하겠다. 이외에도 스튜디오 누에의 간판 메카닉 디자이너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참여하는 등, 선라이즈의 대표작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진용을 갖추고 있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모리모토 코지의 몽환적인 오프닝 애니메이션이다. 마치 007 영화의 인트로를 보는 듯한 관능적이고 몽환적인 영상은 극장 아니메로서의 품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후일 독보적인 스타일의 아니메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며 명성을 쌓아가는 모리모토 코지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였다. 


더티 페어 (1987)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정보>

◈ 원작/다이얼로그: 타카치호 하루카
◈ 감독: 야타베 카즈요시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토키테 츠카사
◈ 메카닉 디자인: 이시즈 타이지
◈ 미술감독: 오카다 토모아키
◈ 음악/노래: 키모리 토시유키, 다나카 고헤이 / 모리카와 미호 (오프닝)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 일자: 1987.12.21 ~ 1988.04.21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10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극장판의 성공 이후 OVA로 리부트 된 더티 페어 시리즈. TV 시리즈로부터 불과 2년 사이에 단편 OVA과 극장 아니메, 그리고 다시 10화 분량의 OVA로 제작되면서 더티 페어의 인기와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시기는 리얼 로봇 아니메의 쇠퇴로 인해 선라이즈의 위세가 크게 위축되던 시기였기에 비로봇 아니메로서 더티 페어가 이전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당시 선라이즈는 TV에서 '시티 헌터(1987)'와 '미스터 아짓코(1987)' 등 비로봇 아니메를 히트시키고 있었는데, 더티 페어 시리즈는 그로 인해 OVA를 통해 마니아들을 공략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즈음 선라이즈는 로봇 아니메 전문 제작사에서 보다 더 넓은 작품 스펙트럼을 갖는 제작사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이 일련의 시도는 더티 페어가 촉발한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더티 페어 모략의 005편 (1990)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정보>

◈ 감독/콘티: 타키자와 토시후미
◈ 연출: 타카마츠 신지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토키테 츠카사
◈ 메카닉 디자인: 이시즈 타이지
◈ 설정감수: 모리타 시게루
◈ 미술감독: 오카다 토모아키
◈ 음악/노래: 오카다 토오루 / 야마우치 요코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 일자: 1990.01.25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1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90년에 1화로 발매된 OVA. 소설 속에 등장하는 범죄조직 루시퍼가 아니메에서 처음 등장한다.([1] 참조)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발매된 것으로 보아 기존의 팬을 위한 서비스적 성격을 띈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더티 페어 플래쉬 (1994)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정보>

◈ 감독: 스나가 츠카사 (1기), 모치즈키 토모미 (2, 3기)
◈ 각본: 스나가 츠카사 外 (1기), 고부 후유노리, 모치즈키 토모미 (2, 3기)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키무라 타카히로
◈ 메카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 음악: 카와자키 쥰이치, 미조구치 하지메 (2기), 미야기 준코 (3기)
◈ 노래
MANA (1기 OP/ED), 마츠모토 리카 (2기 OP/3기 ED), 코우다 리코 (3기 OP/2기 ED)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高千穂遙 · スタジオぬえ · SUNRISE
◈ 발매일자:
   - 1기: 1994.10.21 ~ 1994.06.23
   - 2기: 1995.06.01 ~ 1995.10.01
   - 3기: 1995.12.21 ~ 1996.04.25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6화/5화/5화) / 고교생 관람가 (R)


<소개>

94년에 리부트된 더티 페어 시리즈는, 그동안 원작의 설정을 사용해왔던 원 시리즈와는 달리 별도의 아니메 용으로 제작된 독립된 스토리이다. 설정과 이야기 뿐만 아니라 캐릭터 디자인 역시 토키테 츠카사에서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었다. '배리어블 지오'. '바이퍼' 시리즈와 같이 성인용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후일 '용자왕 가오가이거(1998)', '베터맨(1999)', '신혼합체 고단나(2003)' 등을 거쳐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2006)'로 유명세를 떨치는 키무라 타카히로가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여했는데, 키무라 특유의 슬림하고 육감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동시에 원 시리즈와는 다른 이질적인 디자인으로 인해 원작 팬들로부터는 반감을 사기도 했다. (팬들의 생각과는 달리 원작자인 타카치호는 전혀 새로운 스타일로 이 이야기를 그려가기를 원했다고 전해진다.)

원작팬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시리즈 자체의 반응은 좋았던 것 같다. 3기까지 총 16화가 제작되었으며, 2기부터는 '오렌지 로드, 그날로 돌아가고 싶어(1988)'와 '바다가 들린다(1993)' 등 잔잔한 드라마를 주로 연출해온 모치즈키 토모미가 감독을 맡게 된다. 감독 뿐만 아니라 坂本郷라는 필명으로 각본 작업에 참여하기도.


<참고 사이트>

[1] ダーティペア, Wikipedia Japan
[2] ダーティペア (1985), allcinema.net
[3] ダーティペア (1987), allcinema.net
[4] ダーティペア (1987), allcinema.net 
[5] ダーティペア FLASH (1994), allcinema.net
[6] ダーティペア FLASH 2 (1995), allcinema.net
[7] ダーティペア FLASH 2 (1995), allcinema.net
[8] ダーティペアの大勝負 ノーランディアの謎 (1986), allcinema.net
[9] ダーティペア ラブリーエンジェルより愛をこめて (1987), allcinema.net
[10] ダーティペア 謀略の005便 (1990), allcinema.net
[11] 더티페어의 대승부(ダーティペアの大勝負)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12] 더티페어(ダーティペア) 1987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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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수기신 단쿠가 (1985), 超獣機神 ダンクーガ / Dancouga


ⓒ PRODUCTION REED


<정보>

◈ 총감독: 오쿠다 세이지
◈ 시리즈 구성/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후지카와 케이스케, 테라다 켄지, 타케가미 쥰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인도리 코야 (いんどり 小屋)
◈ 메카닉 디자인: 히라이 히사시, 오바리 마사미 (서브메카 디자인 및 메카 작감)
◈ 작화감독: 카미조 오사무, 츠루야마 오사무, 카와수지 유타카, 타다노 카즈코 外
◈ 미술감독: 아라이 토라오
◈ 음악/노래: 이케 타케시, 토츠카 오사무 / 후이와라 리에 (1,2기 오프닝), 이케 타케시 (1기 엔딩), 토코 마사카즈 (2기 엔딩)
◈ 기획/프로듀서: 사토 토시히코, 카스가 히가시 / 카타오카 요시로, 칸토 히로시, 우메하라 마사루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旭通信社 (ADK), TBS
◈ 저작권: ⓒ PRODUCTION REED
◈ 일자: 1985.04.05 ~ 1985.12.27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38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전 우주를 지배하려는 야욕에 가득찬 무게 제국의 황제 졸바도스의 마수가 지구에까지 뻗친다. 압도적인 무게 제국의 군사력 앞에 패퇴를 거듭하는 지구군. 오스트레일리아에 위치한 우주사관학교의 생도와 교관들도 무게 제국과의 일전을 위해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사관학교의 교관 샤피로는 야심이 가득한 인물로, 자신이 직접 입안한 작전을 군 수뇌부에게 제안하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게 된다. 이에 샤피로는 기울어져 가는 지구 대신 무게제국에 투항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 한다. 샤피로의 연인으로 그를 숭배하는 사관학교의 생도 유키 사라는 샤피로의 계획을 알고 자신도 그를 따라 무게 제국으로 투항하려 하지만, 전투 도중 같은 생도인 후지와라 시노부의 제지로 인해 그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한다. 샤피로는 애타게 그를 부르는 사라를 버려둔 체 홀로 무게 제국으로 향한다.

무게제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대항하기 위해 지구군은 수전기대라는 특수 기갑부대를 창설한다. 수전기는 탑승하는 파일럿의 분노를 이용하여 야수와 같은 투쟁본능을 이끌어내는 최신병기. 시노부와 사라, 시키부 마사토와 시바료로 구성된 4인의 수전기대는 이제 압도적인 무게 제국에 맞설 수 있는 지구의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게 되는데...

"짐승을 넘어, 인간을 넘어, 나와라, 신의 전사!"


<소개>

8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아니메 업계의 판도가 변화되기 시작했다. 우선 십수년 가까이 아니메의 거대한 축을 담당하던 거대로봇 아니메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기동전사 건담(1979)'으로 인해 고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로봇 드라마, 속칭 리얼로봇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제작 시스템의 변화에 따른 기존 스폰서 업체의 부진에서 비롯되었다. 고연령층을 위한 로봇 아니메의 등장으로 스폰서는 완구업체에서 프라모델 업체로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완구 스폰서들이 참여한 일련의 로봇 아니메들 상당수가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스폰서들이 작품을 도중에 조기종영시키는 일이 왕왕 발생한 것이다. 이 와중에 일부 전통의 완구 스폰서들이 사업부진 속에 도산 혹은 다른 업체 흡수 합병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84년에 들어서자 로봇 아니메는 리얼로봇으로 완전히 중심이동을 했다. 로봇 아니메의 메카인 도에이 동화가 '비디오전사 레자리온(1984)'를 끝으로 로봇 아니메에서 사실상 손을 띄면서 선라이즈의 독주체제로 굳혀진 것이다. 관록의 타츠노코 프로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에서 얻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일련의 후속 시리즈를 만들어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마크로스와 후속인 초시공 시리즈를 주도해온 젊은 핵심 인재들은 OVA 시장의 개화와 함께 비디오 애니메이션 쪽으로 흘러가면서, 스폰서들 대부분이 선라이즈가 만들어 내는 로봇물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는 한편으로는 잠재적인 불안요소이기도 했다. 선라이즈가 실패하면 로봇 아니메도 스폰서도 위태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위기에 직면한 업계의 관심과 부담을 짊어지고 등장한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이 예상 외의 부진 속에서 스타트 중이던 무렵, 한편의 정통 거대로봇물이 만들어진다. 일찌기 '우주전사 발디오스(1981)'와 '전국마신 고쇼군(1981)' 등을 통해 드라마틱한 로봇 아니메를 선보여 온 아시 프로덕션이 특촬물'울트라맨' 시리즈와 '마징가 Z(1972)'부터 '육신합체 갓마즈(1981)'에 이르는 대작 로봇 아니메를 섭렵해 온 대 각본가 후지카와 케이스케를 영입하여 전통의 거대로봇물과 리얼로봇물의 경계선에 놓인 또 하나의 드라마틱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후대 아니메 마니아들에게 걸작 로봇물로 평가받게 되는 '초수기신 단쿠가(1984)'이다.

발디오스나 고쇼군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메카닉과 주적 설정 측면에 있어서 정통 거대로봇과 리얼로봇 사이에 위치한 작품이다. 단 1기의 변신 합체 로봇이 작품의 주역메카로 등장하여 수많은 적을 상대로 하고, 주적을 외계 침략세력으로 설정한 것은 아동물에서 금기시되는 살인이라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거대로봇물에서 전형적으로 사용되는 설정이라 하겠다. 하지만, 나가하마 타다오 낭만로봇 3부작 이후 외계인은 끔찍하게 생긴 괴물이라기 보다는 인간과 거의 유사한 생김새로 시청자의 감정이입이 가능한 형태로 묘사되기 시작했는데, 지구인과 흡사하게 생겨 감정이입이 가능한 외계인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아시 프로덕션의 로봇물들은 대체적으로 나가하마 감독이 정립해온 후기 거대로봇물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거대로봇물의 흔적 외에 주목할 점은, 바로 드라마성의 강조이다. 정통 거대로봇과 리얼로봇의 차이점은 아군의 주역로봇이 절대적인 힘을 가진 초병기가 아닌, 그저 일반적인 병기 중 하나일 뿐이다라는 밀리터리적인 설정 외에도 아군 동료 간, 적으로 등장하는 상대세력간, 그리고 아군과 적과의 얽히고 섥히는 드라마를 차이점으로 들 수 있다. 지구인이면서도 출세와 야심 때문에 지구를 등진 샤피로와, 그를 헌신적으로 사랑했으나 버림받게 된 히로인 유키 사라, 시노부를 위시한 수전기대 사람들의 갈등과 우정 등 고연령층에 어울리는 드라마적 구도가 반영된 단쿠가는 이런 점에서 당시 트렌드인 리얼로봇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에 디테일한 메카닉 설정은 거대로봇물임에도 불구하고 리얼로봇다운 밀리터리 취향을 느끼게 해준다.

히라이 히사시(후일 '무한의 리바이어스(1999)', '기동전사 건담 시드(2002)' 등으로 유명한 캐릭터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단쿠가는 육감적인 메카닉 묘사의 대가 오바리 마사미에 의해 스타일이 넘치는 로봇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당시 오바리 마사미의 나이가 19세(66년생)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실로 놀랍다 아니할 수 없다. 여기에 아시 프로덕션에서 독립하여 별도의 스튜디오를 차린 아시다 토요오 휘하 스튜디오 라이브의 작화가들이 분담한 캐릭터 디자인도 매력적. 여러명이 캐릭터 디자인을 분담함에 따라 캐릭터 각각의 독자적인 매력이 느껴지게 되었는데, 주인공인 시노부나 수전기대의 멤버 마사토를 디자인한 타다노 카츠코는 후일 '세일러 문'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을, 샤피로를 디자인한 요시마츠 타카히로는 '슬레이어즈' 시리즈를, 루나 로사를 디자인한 야마우치 노리야스는 판치라 아니메로 유명한 '아이카' 시리즈의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등, 각자 일가를 이루게 되는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한 이 캐릭터 진용은 메카닉 디자인과 함께 단쿠가의 가치를 지금까지도 유지해주고 있는 버팀목이라 하겠다.

제트기, 전차, 장갑차의 형태에서 인간형 로봇으로 변신한 뒤, 다시 야수형 로봇으로 변신, 4대의 메카가 하나로 합체하는 단쿠가는 작품 초반부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흐름에 맞춰 16화에 이르러서나 등장한다. 이같은 부분은 곧바로 궁극의 형태가 등장하는 예전의 거대로봇물과는 차이를 보이는 점이라 하겠다. 반면, 복잡한 변신합체 메커니즘과 세심한 디테일은 결국 완구 제작에 있어서 구현하기 어려운 난제였으며, 특히 오바리 마사미의 육감적인 메카닉 프로포션은 당시 완구기술로서는 재현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 때문인지 단쿠가의 완구 비즈니스는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었으며, 시리어스한 아니메의 전개 역시 보편적인 시청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지 못하게 된다. 결국, 1쿨로 예정되어 있던 본 작품은 38화로 조기 종영을 맞게 되며, 무게 제국과 최후의 일전 역시 TV 시리즈의 전파를 타지 못하게 된다. 

리얼로봇 아니메가 정점을 찍던 85년에 등장한 이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은 그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진 체 로봇 아니메의 쇠퇴속도를 늦추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열혈 주인공의 대명사 시노부의 대사 '얏떼 야루제!(해치워 주겠어!)'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대표적인 유행어가 되기도 하였다.

ⓒ PRODUCTION REED



초수기신 단쿠가 OVA (1986~1989)


ⓒ TOHO · STUDIO JUMP · PRODUCTION REED

<정보>

◈ 잃어버린자들의 진혼 편 (1986 / 총 1화)
   - 스탭진은 TV 시리즈와 동일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旭通信社 (ADK)
   - 저작권: ⓒ PRODUCTION REED
◈ GOD BLESS DANCOUGAR 편 (1987 / 총 1화)
   - 감독: 오오바 쥬타로
   - 각본: 소노다 히루키
   -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 하바라 노부요시 / 오하타 코이치
   - 작화감독: 하바라 노부요시, 사노 히로토시 (메카 작화)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旭通信社 (ADK)
   - 저작권: ⓒ TOHO · STUDIO JUMP · PRODUCTION REED
◈ 백열의 종장 편 (1989 / 총 4화)
   - 연출/감수: 야마자키 카즈시 / 오쿠다 세이지
   - 각본: 테라다 켄지 
   - 메카닉 디자인: 히라이 히사시, 사노 히로토시
   - 작화감독: 타다노 카즈코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반다이
   - 저작권: ⓒ PRODUCTION REED
◈ 구분/등급: O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단쿠가와 같이 마니아성이 강한 하드 로봇아니메의 경우는 으례 그렇듯이 캐주얼한 일반 시청자들보다는 아니메를 보다 더 깊이 감상하는 고연령층 마니아에게 적합한 작품이다. 실제로 단쿠가보다 한달 정도 앞서 OVA로 출시된 '메가존 23(1985)'의 경우는 시리어스한 하드 SF 로봇물임에도 불구하고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며, OVA 시장에서 하드 메카닉+미소녀의 성공공식을 세우게 된다. 단쿠가는 비록 시청률 사냥에 실패하면서 조기종영의 비운을 맛보게 되었지만, 마니아들에게 이 매력적인 캐릭터와 멋진 메카닉, 하드한 SF 드라마로 무장된 작품은 큰 호평을 받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미처 마무리를 짓지 못한 TV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OVA 형태로 제작되니 이것이 바로 '잃어버린 진혼편(1986)'인 것이다. 

진혼편이 성공적으로 출시된 후, 속편 OVA가 제작된다. 진혼편 이후 1년 후의 세상을 그린 두번째 OVA는 'GOD BLESS DANCOUGA(1987)'. 특히, 이 작품은 원 시리즈에서 메카닉 디자인과 메카닉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오바리 마사미 대신, 25살의 신예 사노 히로토시가 메카 작화감독으로 활약하게 되는데, 사노는 후일 '기동전사 건담 0083(1991)'이나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 '카우보이 비밥(1998)'과 같은 작품을 통해 괴물같은 작화력을 보여주는 일류 애니메이터로 성장하게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극장버전으로 공개를 준비중이었던 이 작품은 제작 상의 이유로 인해 OVA로 출시되었다.

세번째 OVA인 '백열의 종장(1989)'편은 새로운 적이 등장하고 죽었다고 알려진 샤피로가 다시 부활하여 수전기대와 맞닥뜨리게 되는 전개를 보여준다.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수장기공 단쿠가 노바 (2007) 


ⓒ 藤原忍 / ダンクーガ ノヴァ製作委員会

<정보>

◈ 원작: 후지와라 시노부
◈ 감독/오프닝 애니메이션 콘티 및 연출: 오바리 마사미
◈ 스토리 구성/각본: 슈도 타케시, 미츠이 히데키 / 슈도 타케시, 미츠이 히데키 外
◈ 캐릭터 디자인: KAZZ (타다노 카즈코)
◈ 메카닉 디자인: 나카키타 코지
◈ 작화감독: 토쿠다 유메노스케
◈ 미술감독: 카츠마타 게키
◈ 음악/노래: 야마하라 카즈히로 / 센리 마나카
◈ 기획/제작: 사토 토시히코, 타키야마 마사오, 森和彦 / 村田淳司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단쿠가 노바 제작위원회, 애니맥스
◈ 저작권: ⓒ 藤原忍 / ダンクーガ ノヴァ製作委員会
◈ 일자: 2007.02.15 ~ 2007.05.10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12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20여년이 가까운 세월이 흘러 다시 시작된 단쿠가 프로젝트. 작품의 배경은 원작으로부터 무려 200년 뒤의 세상. 이 시점에서 원작과의 연계점을 찾는 작품이 아닌, 별도의 스핀오프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원 시리즈와 같이 하드한 드라마가 아닌 모에성이 농후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한 코믹한 이야기가 되었는데, 그에 비해 후반부는 전반부의 미소녀/개그 풍의 스타일을 벗어나 몹시 시리어스하게 전개되면서 이질적인 모습을 주기도.

단쿠가의 정체성 중 한명이라 할 수 있는 오바리 마사미가 메카닉 디자인과 감독을 동시에 맡아 의욕을 불태우고 있으며, 타다노 카즈코까지 가세하는 등, 전작의 유지를 이어가는 듯 보였으나, 기대 이하의 완성도로 인해 명성의 재현에는 실패하게 된다. 많은 천재 애니메이터가 그러하듯 오바리 마사미 역시 연출가로서의 역량은 그다지 높이 살만하지 못하며, 이 작품은 그 사실을 증명하는 작품 중 하나인 셈이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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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 23 Part I (1985), メガゾーン23 / Megazone 23


ⓒ あいどる · AIC


<정보>

◈ 원작/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이타노 이치로, 우메츠 야스오미, 히라노 토시키
◈ 캐릭터 디자인: 히라노 토시키, 하루히코 미키모토 (이브)
◈ 메카닉 디자인/감수: 아라마키 신지, 카기누마 히데키, 미야오 가쿠 / 쿠마다 마사요시
◈ 작화감독: 히라노 토시키, 하루히코 미키모토, 이타노 이치로, 카기노우치 나루미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노래: 사기쓰 시로 / 미야사토 쿠미, 타케우치 유카
◈ 기획/제작: 스즈키 토시미치 / 스다 히데아키, 오노데라 수이치
◈ 제작사: 아트랜드, 아트믹, ㈜あいどる, 빅터 음악산업
◈ 저작권: ⓒ あいどる · AIC
◈ 일자: 1985.03.09 (OVA 발매) / 1985.03.23 (극장개봉)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시놉시스>

대규모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먼 미래의 지구. 인류는 거대한 도시형 우주선을 만들어 황폐화된 지구에서 탈출, 우주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게 되었다. 메가존 23이라 불리는 도시형 우주선도 그 중 하나. 메가존 23을 제어하는 거대한 인공지능 컴퓨터 바하무트는 도시형 우주선의 내부에 인류가 가장 동경하던 시대인 20세기의 도시환경을 구축하고 거주하는 인류의 정신을 조작하여 자신들이 도시형 우주선이 아닌 20세기의 지구에 살고 있다는 환상을 일괄적으로 심어놓게 된다. 실제로 뉴스에서 벌어지는 모든 소식과 이야기는 바하무트에 의해 가공된 것이며, 외국여행 역시 그저 바하무트의 정신조작으로 심어진 기억일 뿐이다. 이들 도시형 우주선은 지구관리 시스템이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지구를 떠난 지 500년이 지나 귀환하도록 설정되어 있었으며, 재생 중인 지구에 무단으로 귀환하는 도시형 우주선을 파괴할 목적으로 달 표면에는 지구 방위 시스템 ADAM이 건설된다.

그로부터 500여년의 세월이 흘러 메가존 23의 지구귀환이 다가오던 무렵, 화성으로 이주한 인류의 후예 데쟈루구가 메가존 23을 습격하게 된다. 메가존 23의 자치군은 외계의 습격을 맞아 싸우면서 도시형 우주선과 바하무트의 정신조작의 진실을 깨닫게 되고, 자치군의 젊은 장교 BD는 이러한 상황 속에 바하무트를 무력화시키고 데쟈루구를 물린 뒤, 스스로가 메가존 23의 지배자가 되려 하고 있었다. 군은 대 데쟈루구용 병기로 바하무트가 가진 테크놀로지를 이용, 바이크에서 인간형 로봇으로 변형이 가능한 다목적 병기 가란드를 개발한다. 

하지만, 이 가란드에는 군이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데, 그것은 가란드에 메가존23의 아이돌 가수로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토키마츠리 이브, 즉 EVE와 소통이 가능한 7G 오퍼레이터를 위한 기능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EVE는 실제 인간이 아닌 바하무트가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로, 무작위로 7G 오퍼레이터로 선택된 인물에게 질문을 던져 최종적으로 인류의 지구귀환 여부를 결정하는 일종의 AI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 이 가란드가 BD의 손을 떠나 민간인 소년 야하기 쇼고에게 넘어가게 되는데...

<소개>

'기갑창세기 모스피다(1983)'와 함께, 마크로스의 후속 시리즈로 기획된 '초시공세기 오거스(1984)'와 '초시공기사단 서던크로스(1984)'는 빅히트를 기록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컨셉을 이어받은 후속작들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그 인기를 이어가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TV 시리즈의 속성상 완구/프라모델 비즈니스와 연계가 생명이었던 이 작품들은 완구/프라모델 분야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스폰서의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운 나쁘게도 동시간대에 방영된 타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을 능가할 대중적인 코드도 부족했었다. 즉, 당시 TV 시리즈로서는 마니악한 작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스피다의 기획에 참여했던 아트믹의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미치는 이 진일보한 SF 세계관에 큰 인상을 받는다. 그는 이 마니악한 설정이 대중성은 떨어질지라도 마니아들에게는 큰 어필을 할 수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당시 아니메 시장은 질적, 양적인 팽창으로 인하여 그 몸집이 비대해지던 시기였다. 동시기에 당대 VHS 비디오를 주도하던 빅터 음악산업(이하 음산, 후일 빅터 엔터테인먼트)과 베타 비디오를 주도하던 소니는 자사의 비디오 플레이어의 대중화를 위해 서로 경쟁적으로 사업을 팽창하고 있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영상 컨텐츠의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기도 했다. 이러한 업계의 의지로 인해 아니메는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OVA)라는 새로운 대안시장을 탄생시키게 된다.([5] 참조) 스즈키의 기획은 바로 OVA라는 매체에 정확히 부합되는 것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컨텐츠에 적극 구매의사를 밝히는 마니아들에게 이 하드한 SF 로봇물은 분명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크로스나 모스피다와 같은 하드 SF 로봇물로 방향을 잡으면서 아트믹은 마크로스와 모스피다에서 활약한 젊은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게 된다. OVA는 극장 아니메에 비하여 소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였기에 몸값이 비싼 중견 애니메이터보다는 커리어를 쌓고 싶은 의욕 넘치는 젊은 애니메이터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또한, 비디오라는 매체의 특성상 TV 시리즈나 극장 아니메보다 표현과 이야기의 자유도가 용이했기에 도전을 원하는 젊은 애니메이터들에게도 적합한 제작방식이기도 했다. 그로 인해 마크로스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젊은 애니메이터들이 대거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다. '이타노 써커스'로 메카 액션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이타노 이치로, 마크로스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스타덤에 오른 하루히코 미키모토, 마크로스 시리즈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히라노 토시키, 카기노우치 나루미, 여기에 모스피다에서 인상적인 라이딩 아머를 디자인한 아라마키 신지 등이 속속 아트믹의 휘하로 모여들게 된다.

여기에 '기동전사 건담(1979)'을 위시한 선라이즈의 다수의 로봇물에서 각본을 쓴 관록의 호시야마 히로유키와, 마크로스 시리즈에서 신진 애니메이터들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한 노장 이시구로 노보루의 가세로 진용은 신구의 조화를 이룬 탄탄한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보다 더 치밀해진 하드한 SF 스토리, 메카닉 마니아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매력적인 메카닉, 여기에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소녀와 에로틱 코드가 결합된, 마니악하면서도 상업적인 의도가 전면에 깔린 걸작 OVA가 탄생하니 이것이 바로 '메가존 23(1985)'이다. 

황폐해진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 도시형 우주선 메가존에 탑승하여 지구를 떠도는 인류의 미래는 픽사의 최신작 '월 E(2008)'의 서사구조와도 상당히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우주선의 메인 컴퓨터가 인간을 양육하는 절대적인 컨트롤 타워로 등장하는 부분도 마찬가지. 물론 이 설정은 몇몇 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어온 부분으로, 새롭고 혁신적이지는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월 E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메가존 23은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이른 시기에 이를 영상화한 작품이라 하겠다. 거기에 사람들의 정신을 조작하여 그들은 자신을 우주선에 사는 먼 미래의 인류가 아닌 1980년대의 사람으로 인식하고 산다는 점은 꽤 독창적인 발상이라 하겠다. 이렇게 시스템에 의해 인류가 무의식적으로 통제당하는 설정은 후일 '매트릭스' 시리즈와 매트릭스에 영향을 받은 일부 SF 영화들이 보여준 것과 같은 방향성을 보여준다.

컴퓨터가 관리하는 통제된 사회, 실제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조작된 삶을 살고 있는 인류 등, 고급스러운 SF 설정 외에도 사이버 아이돌 이브의 등장은 이 작품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아이돌 가수라는 점에서 이브는 마크로스의 린 민메이에 영감을 받았음이 분명하며, 히라노 토시키가 디자인한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이브는 하루히코 미키모토가 디자인하여 다른 캐릭터들과는 틀린 가상의 캐릭터라는 정체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브는 단순한 사이버 가수가 아닌 인류의 생존권을 쥐고 흔드는 가상 프로그램으로 작품의 중요한 열쇠가 될 뿐만 아니라 후일 메가존 시리즈의 상징적인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사이버 아이돌이라는 컨셉은 후일 카와모리 쇼지가 연출하는 '마크로스 플러스(1994)'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브는 린 민메이와 함께 하루히코가 창조해낸 캐릭터로서 오랫동안 사랑받게 되며, 신인가수 미야사토 쿠미를 이브의 성우로 기용함으로써 민메이의 성우였던 이이지마 마리가 가수로서도 대성공했던 마크로스의 성공사례를 재현하게 된다. 명 작곡가 사기쓰 시로가 쓴 일련의 삽입곡들 역시 큰 사랑을 받는다.

아라마키 신지가 디자인한 바이크 변형 메카 가란드의 디자인은 전작 모스피다의 라이딩 아머 모스피다만큼 정교하며, 토시키와 나루미의 캐릭터들도 이브 못지 않은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OVA의 상업적 기획의도로 인해 삽입된 주인공 쇼고와 히로인 유이의 베드씬은 이 작품을 감상할 성인 마니아들의 좋은 눈요깃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에로틱 씬의 삽입은 비디오 판매 자체가 상업적 성공의 잣대인 OVA에 있어서 일종의 안전장치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렇게 마니아들의 성적 욕구를 비즈니스에 이용하는 아니메의 시도는 후일 수많은 성인용 포르노 아니메의 양산을 가져오는데 단초를 제공하지 않나 싶다.

당시 비디오 타이틀로서는 비교적 고가인 13,800엔으로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메가존 23은 2만 6천장이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85년도 일본 비디오 시장에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로 이름을 올린다.([5] 참조) 이러한 판매호조는 곧 극장상영으로 이어져 메가존 23은 마니악한 SF 장르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을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 각본을 쓴 호시야마 히로유키는 제3회 일본 아니메 대상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진일보한 작품의 SF 설정 역시 평단의 인정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메카닉과 미소녀의 결합이라는 일본 아니메 특유의 스타일은 당분간 아니메를 특히, OVA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메가존 23 Part II, 비밀을 주.세.요 (1986) 


ⓒ あいどる · AIC


<정보>

◈ 원작/총감수: 이시구로 노보루
◈ 감독/메카닉 작화감독: 이타노 이치로
◈ 구성/각본: 야마다 카츠히사 / 호시야마 히로유키
◈ 콘티: 이타노 이치로, 야마다 카츠히사, 하세가와 야스오 外
◈ 캐릭터 디자인: 우메츠 야스오미, 하루히코 미키모토 (이브)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 작화감독: 우메츠 야스오미, 카도카미 요코 (이브 작화감독)
◈ 미술감독: 아라이 카즈히로
◈ 원화: 유키 노부테루, 모리모토 코지, 오오모리 히데토시, 우루시하라 사토시 外
◈ 음악/노래: 사기쓰 시로 / 미야사토 쿠미
◈ 기획/제작: 스즈키 토시미치 / 스다 히데아키, 오노데라 수이치
◈ 제작사: AIC, 아트믹, ㈜あいどる, 빅터 음악산업
◈ 저작권: ⓒ あいどる · AIC
◈ 일자: 1986.04.26 (극장개봉) / 1986.05.30 (OVA 발매)
◈ 장르: SF, 드라마, 액션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OVA로의 도전적인 시도가 크게 성공하자, 곧이어 두번째 메가존 프로젝트가 발동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AIC가 참여하면서 제작 규모가 전작에 비해 크게 상승하게 된다. 두번째 시리즈는 우선 전작에 비하여 여러면에서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되는데, 우선 노장 이시구로 노보루가 감독이 아닌 총감수의 직책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신, 이타노 이치로가 자신의 첫 연출데뷔를 이 작품을 통해 이루게 된다. 또한, 파트 1에서 콘티스탭으로 활약하던 신예 우메츠 야스오미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파격적으로 데뷔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시리즈는 전작이 보여준 아니메 스타일을 일신, 마치 미국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극화체의 스타일로 변모한다.

애초에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었던 작품이었기에 이러한 파격적 결단은 좋은 반응을 가져오게 된다. 실제로 메가존 23 파트 2는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까지도 우메츠 야스오미에 대한 인기는 북미 등에서 매우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유키 노부테로, 모리모토 코지, 오오모리 히데토시, 우루시하라 사토시와 같이 젊고 유능한 작화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작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유키 노부테루는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낸 천재 작화가 우메츠 야스오미와 비견될 정도의 작화력을 가진 대기만성형의 인재로, 훗날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 디자이너이자 작화감독으로 성장하게 된다. 반면, 이번 작품을 통하여 첫 연출수업을 통과한 이타노 이치로는 이후 여러편의 OVA를 통해 감독에 도전하지만 메가존 23 파트2 이상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면서 절정의 작화력에 비해 연출부분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이는 후일 감독으로 데뷔하는 본 시리즈의 메카닉 디자이너 아라마키 신지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바로 엘로스가 구입했던 지 아니메 특별부록. ⓒ あいどる · AIC / 近代映画社

우메츠 야스오미의 작화는 이 작품이 가진 마니아적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기존의 아니메 스타일과는 너무도 다른 뚜렷한 이목구비와 강렬한 명암, 사실적인 묘사는 성인취향의 애니메이션에 적합한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하루히코가 디자인한 이브도 새로운 변화를 맡는데, 파트 1의 이브가 민메이와 유사한,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던 반면, 파트 2의 이브는 보다 더 관능적이고 여성적인 매력을 드러내었다. 파격적인 작화의 변화는 전작의 등장인물이었던 쇼고나 유이, 그리고 BD에도 영향을 미쳐, 너무도 다른 외모의 변화 때문에 파트 1과의 매치가 잘 안되는 현상을 가져오기도.

이 작품 역시도 성인층 마니아를 공략한 OVA인 이상 필수적으로 서비스 컷이 삽입된다. 이 OVA가 특히나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작품으로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서비스 컷인 쇼고와 유이의 베드씬 때문이었는데, 전작의 베드씬을 넘어서는 수준의 선정성에 우메츠 야스오미의 절정의 작화력이 더해지면서, 리미티드 아니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실사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어 당시 마니아들을 충격과 열광(?)에 빠뜨리게 된다. 그러나, 이 절정의 작화 덕에 후일 우메츠 야스오미는 성인 아니메의 대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기도. 

문제의 베드씬은 북미판에서는 삭제되어 출시되었으며, 당시 국내에서 일본서적 전문 서점 등을 통해 유통된 메가존 23 설정집 '지 아니메 특별편집 메가존 23 Part II'의 경우, 베드씬을 일일이 캡쳐한 스틸 샷 페이지 통체를 검은 매직으로 칠해 판매하는 만행(?)을 벌여 국내 오덕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당시 거금 8만원을 주고 엘로스가 구입하여 애지중지 아끼던 이 서적은 책을 빌려간 뒤 자기 책도 아니면서 다른 사람에게 대여해주신 죽마고우의 선행으로 인하여 현재는 행방불명되어버린 상태이다.) 


메가존 23 Part III, 이브의 각성/해방의 날 (1989) 


ⓒ VICTOR Entertainment


<정보>

◈ 원작: 아라마키 신지
◈ 감독: 아라미키 신지, 야타가이 켄이치
◈ 각본: 아리이 에무
◈ 캐릭터 디자인: 키타즈메 히로유키, 하루히코 미키모토 (이브)
◈ 프로덕션 디자인: 유메노 레이
◈ 작화감독: 키타즈메 히로유키, 기타지마 노부유키
◈ 메카닉 작화감독: 仲盛文 (전편), 오바리 마사미 (후편)
◈ 작화감독보: 온다 나오유키 (전편), 키타지마 노부유키 (후편)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
◈ 음악/노래: 우라타 케이시 / 타카오카 사키
◈ 기획/제작: 스즈키 토시미치, 아지미 토시오 / 스다 히데아키
◈ 제작사: AIC, 아트믹, 빅터 음악산업
◈ 저작권: ⓒ VICTOR Entertainment
◈ 일자: 1989.09.28 (1편 OVA 발매) / 1989.11.25 (극장개봉)
◈ 장르: SF, 드라마, 액션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고등학생 관람가 (R)


<소개>

3년 뒤에 재부팅한 메가존 23의 세번째 시리즈. 이미 지구에 성공적으로 귀환한 메가존 23, 그리고 신천지에서 새로운 운명을 시작한 쇼고와 유이의 이야기 등 전작의 종결 시점으로부터 수백년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다. 1편의 히라노 토시키, 2편의 우메츠 야스오미에 이어 이번 3편은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7)'과 '역습의 샤아(1988)' 등을 통해 당대 최고의 인기 캐릭터 디자이너로 각광받고 있는 키타즈메 히로유키가 맡게 된다. 적어도 작화면에서 메가존 23 시리즈는 그야말로 당대 최고의 필력과 인기도를 자랑하는 아니메 캐릭터 디자이너가 참여한 작품인 셈이다. 그만큼 메가존 23이 OVA史에서 차지하는 네임밸류는 대단한 것이었다.

깔끔한 캐릭터 디자인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으며, 일부 작화 퀄리티는 현재의 수준과 비교해도 그다지 퀄리티 차이를 못느낄만큼 대단하다. 특히, 당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세를 풍미하는 키타즈메의 스타일이 더해진 이브의 스타일은 사랑스러운 파트 1의 이브와, 관능적인 파트 2의 이브와는 다른, 소녀적이면서도 아이돌 스타스러운 스타일을 맘껏 뽐내고 있다. 전작과는 다른 숏컷의 머리도 매력 포인트.

다만, 이 시리즈는 앞선 두 시리즈에 비하여 작화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아쉬움이 있다. 일부 컷은 놀라울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다가도 몇몇 컷에서는 기대 이하의 완성도를 보여주기도. 이는 작화감독이 키타즈메 외에 기타지마 노부유키가 참여하는 이중 작화감독 체제의 원인이 아닌가 싶으며, 1편에 비해 2편의 작화적 완성도가 다소 더 떨어져 보인다. 1편의 작화감독 보조에, 당시 키타즈메의 뒤를 이은 스튜디오 비보의 또하나의 인재 온다 나오유키가 참여했던 것은 1편과 2편의 작화적 완성도의 차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메가존 23 파트2와 파트3에 참여한 작화가들은 기묘하게 공통적인 라이프사이클을 보여주고 있다. 파트 2의 우메츠 야스오미는 20대이던 80년대 당시 절정의 작화력을 보여주다가 80년대말 이후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 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 다시 활동을 재개했으나 예전과 같은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반면, 당시 원화맨으로 참여하며 이름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유키 노부테루는 90년대 중반 이후 성장을 계속하여 이제는 아니메의 대표적인 작화가로 성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파트 3의 키타즈메 또한 80년대의 절정의 인기를 유지하지 못한체 쇠퇴를 거듭, 현재는 아니메 업계에서 그 소식을 접하기 힘든 반면, 그의 아류로 인식되던 온다 나오유키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 현재는 키타즈메를 뛰어넘은 미형 캐릭터 디자이너로 그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제타 건담 원 시리즈의 작화감독이 키타즈메인 반면, 제타 건담 신역판의 작화감독은 온다라는 사실 역시 위상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메가존 23은 이들 불세출의 애니메이터들이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젊고 패기있던 시절에 그려진 의미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파트1의 이브(상), 파트2의 이브(중), 파트(3)의 이브.



<참고 사이트>

[1] メガゾーン23, Wikipedia Japan
[2] Megazone 23 (OAV), ANN
[3] Megazone 23 Part II (OAV), ANN
[4] Megazone 23 Part III (OAV), ANN
[5] 메가존 23(メガゾーン23) 1985,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워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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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1984), 世紀末救世主伝説 北斗の拳 / Fist of the North Star


ⓒ 武論尊 · 原哲夫 / NSP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부론손 - 글, 하라 테츠오 - 그림
◈ 총감독: 아시다 토요오
◈ 각본: 우에하라 쇼조, 토다 히로시, 오하시 유키요시 外
◈ 연출: 우메자와 아츠토시, 이시다 마사히사 外
◈ 캐릭터 디자인: 스다 마사미
◈ 작화감독: 스다 마사미, 사이토 히로노부 外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1기, 사카모토 노부토 - 2기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크리스탈 킹, 코도모 밴드, TOM★CAT
◈ 기획/제작: 타카미 요시오, 岡正, 中屋喜伸 / 스가와라 요시로
◈ 제작사: 도에이 동화, 후지 TV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NSP · TOEI Animation
◈ 일자: 1984.10.11 ~ 1988.02.18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TVA (1기-109화, 2기-43화)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199x년의 지구. 문명은 파괴되고 자연은 훼손되었으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멸망의 위기에 직면하였지만, 인류는 가까스로 살아남게 된다. 황량해진 대지에는 물과 음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으며, 이에 얼마남지 않은 자원을 둘러싸고 약육강식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혼돈과 약탈, 세계는 폭력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설의 암살권 북두신권의 계승자 켄시로는 암살권의 계승자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정이 많은 남자로 연인 유리아를 친구이자 라이벌인 남두성권의 고수 신에게 빼앗기고 치명상을 입고 만다. 실력으로서는 앞서는 켄시로였으나 친구라는 사실에 차마 살수를 쓰지 못한 것. 신은 켄시로의 가슴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며 유리아에게 사랑을 강요한다. 켄시로를 살리기 위해 유리아는 신에게 사랑을 맹세하고, 신에 의해 가슴에 일곱개의 치명상을 입은 켄시로는 황야에 버려지고 만다. 그로부터 수년 뒤,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복수를 위해 북두신권의 전승자가 사지에서 돌아오는데...


<소개>

슈에이샤의 만화주간지 '주간소년점프'에서 1983년부터 1988년까지 연재되면서, 주간소년점프의 신화를 열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 당시 신예였던 하라 테츠오와 부론손이 주간소년점프의 호리에 노부히코의 아이디어에 의해 그리게 된 이 만화는, 당시 인기코드였던 러브 코메디와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마초적이고 하드고어스러운 표현이 가득한 남성취향의 작품으로, 우려와는 달리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으며, 연재가 한참 진행 중이던 1984년말에는 라이벌 잡지인 '주간 소년 선데이'(당시 터치 시리즈의 아다치 미츠루나 시끌별 녀석들의 타카하시 루미코 등의 인기에 힘입어 83년도에 228만부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었다.)를 제치고 40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세우게 된다. 단행본으로 발간되어서도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되는데, 전세계적으로 1억부를 돌파한 코믹스는 북두의 권이 최초가 된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 볼'이 나오기 전까지 코믹스의 모든 기록을 새롭게 쓴 화제의 작품이었던 셈이다.

당시 슈에이샤와 함께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런칭했던 도에이 동화는, 빅히트를 기록하는 이 작품을 연재 중에 전격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84년 10월 마침내 이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상최대의 암살권 북두신권의 전승자가 TV 화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찾아가게 된다.

인기 소년 코믹스라고는 하지만, 북두의 권은 급소를 공격하여 인체를 훼손시키거나 날카로운 공격으로 신체를 절단하는 등, 고어에 가까운 잔혹한 묘사가 난무하는 작품이었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에 너그러운 일본이라 할지라도 공중파 TV로 이것을 여과없이 방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TV 시리즈의 총감독을 맡은 인물은 이례적으로 '요술공주 밍키 (1984)'의 캐릭터 디자이너 아시다 토요오였는데, 귀엽고 예쁘장한 캐릭터들을 주로 디자인했던 그는 이제까지 자신의 필모그라피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북두의 권을 연출을 맡으면서 잔혹한 장면을 실루엣으로 처리하고, 여기에 투과광 기법과 같은 효과로 단순함을 커버했으며, 원작에는 없었던 죽기전 단말마의 비명과 같은 음향효과를 애드립으로 넣게 하는 등,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성공적으로 TV 시리즈로 이식시키는 노련함을 보여주게 된다.

여러가지 표현의 순화를 거쳤지만 그래도 당시 TV 시리즈로서는 과도한 폭력성을 보여준 북두의 권은 목요일 19:00~19:30이라는 골든타임대에 방영되면서 최고시청률 23.4%, 평균 시청률 16.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된다.([2] 참조) 남성적 취향의 줄거리에, 혐오스러운 캐릭터, 황량하고 메마른 세계관으로 점철된 작품이었지만, 이러한 절대악과 같은 세상에서 압도적인 무공으로 악당들을 단죄하는 켄시로와, 절대강자의 이미지로 가슴 깊이 인상을 새기는 권왕 라오우, 사랑과 우정을 위해 비극적인 희생을 받아들인 비운의 캐릭터 레이 등, 매력적인 인물들로 인해 단순하지만 강렬하고 깊은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게 된 것이다.

멜 깁슨이 주연했던 영화 '매드맥스(1981)'의 영향을 받아 오토바이와 버기카 등이 주요 운송수단으로 사용되고, 스킨 헤드를 한 폭주족을 연상시키는 폭력집단이 약탈과 착취를 일삼는 등, 세계관은 디스토피아적이다. 각종 흉기로 무장한 괴한들을 상대로 신기의 권법을 펼치는 켄시로는 코스튬은 매드 맥스에 영향을 받았으나 전체적인 캐릭터는 이소룡의 영향을 받은 것이 한눈에도 확 느껴진다. (특히, '아다다다!'를 외치면서 북두백렬권을 상대의 몸에 난타하는 켄시로의 모습은 이소룡 그 자체) 여기에 일본의 배우 겸 가수인 마츠다 유사쿠(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의 모델이기도 한 인물)의 성격도 초창기에 모티브로 삼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외모에서는 이소룡과 실베스터 스탤론을 결합시킨 듯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던 원작 코믹스는 라오우의 죽음으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으려 했으나, 이 정도의 인기작을 그대로 종료시켜줄리가 만무한 소년 점프 편집부의 압력으로 인해 연재가 계속된다. 이로 인해 TV 시리즈 역시 109화를 끝으로 1기 시리즈를 마무리 짖고 곧이어 2기를 진행하게 된다. 2기에서는 원두황권과 천제의 이야기, 그리고 수라국으로 넘어가 북두류권의 전승자들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추가로 더 연재가 되었던 라오우의 아들 류와의 여행 이야기는 만화영화화 되지 않았다.

북두의 권의 전세계적 인기는 그저 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북미에서는 실사영화로 제작되어 95년에 공개되었는데, 위키피디아 재팬에 따르면 실제 제작은 도에이와 토호쿠 신사가 공동으로 제작했다고 전해지며, 미국판 위키에 따르면 제작 스튜디오가 First Look Studio인 것으로 보아 미일 공동제작으로 보인다. 실제 유리아 역에는 일본인 배우인 와시아 이사코가 캐스팅 되기도. 이외에 B급 액션물 전문배우인 게리 다니엘스, 메이저 영화에서도 조연급으로 활약한 말콤 멕도웰이나 크리스 펜 등이 출연하고 있다. 한다미로 B급 비디오 물인 셈.

정식으로 판권을 사들인 북미 B급 액션물 외에 무판권 실사판도 존재하고 있다. 대원동화가 제작하고 왕룡 감독이 제작한 한국판 북두의 권이 바로 그것. 아동용 특촬물로 다운그레이드 된 한국판 북두의 권은 거의 괴작에 가까운 전개와 퍼포먼스로 보는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아가기도. 이 비디오는 후일 일본의 모프로에서 공개되어 출연자들의 경악과 대폭소를 자아내기도 하는데, 어찌보면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웃을 수 밖에 없는 일이라 하겠다. 일설에는 홍콩에서 만든 또다른 북두의 권 실사판이 존재한다고 하며, 엔하 위키에서 따르면 그 충격과 공포는 한국판 북두의 권을 능가한다고 전해진다. 어떤 면에서 이러한 무판권 실사영화들이 원작보다 더한 포스를 발한다고 해야할 듯.

☞ 괴작열전: 북두신권 - 양키센스로 탄생한 실사판 '북두의 권' by 페니웨이 (보러가기)
☞ 괴작열전: 북두의 권 - 한국 무협액션 영화의 결정체? by 페니웨이 (보러가기)


세기말 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극장판 (1986)


ⓒ 武論尊 · 原哲夫 / NSP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시다 토요오
◈ 각본: 타카쿠 스스무
◈ 작화감독: 스다 마사미
◈ 미술감독: 타나카 모토유키
◈ 음악/노래: 핫토리 카츠히사 / 코도모 밴드
◈ 제작총지휘: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TOEI Animation
◈ 일자: 1986.03.08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TV 시리즈가 한참 연재중이던 86년에 공개된 극장용 북두의 권. TV 시리즈와는 다른 각도에서 원작을 해석한 스핀오프이다. 일부 에피소드의 창작은 있어도 원작의 줄거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갔던 TV 시리즈와 달리 극장판 북두의 권은 스탭진의 독자적인 해석과 재배치에 의해 일부 인상적인 장면이 다른 곳에 사용되고, 캐릭터의 삭제 역시 눈에 띈다. 특히 켄시로의 둘째 사형으로 전체 이야기에 있어서 큰 역할을 담당하던 토키는 아예 배재되어 있다. 

전체 줄거리는 켄시로가 유리아를 신에게 빼앗기고, 라오우가 스승 류켄을 쓰러뜨리고 권왕으로 태어나는 초반부부터 켄시로가 라오우가 첫대결을 펼치는 원작의 1부 격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켄시로가 신에게 유리아를 뺏기는 에피소드를 초반부에 배치하는 등, 이야기의 진행순서는 극장판에 맞게 각색되어 있다. 특히, 이 극장판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원작에서 묘사된 타격에 의한 인체 훼손과 같은 고어적인 장면을 TV 시리즈와는 달리 적나라하게 표현한 점이라 하겠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잔혹하고 과격한 이 장면에 대해 일부 팬들이나 평단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쁘장한 캐릭터들을 그려오던 아시다 토요오의 연출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선정적이었던 것이다. 

사실, 아시다 토요오는 이보다 앞선 85년 키쿠치 히데유키의 공포소설을 원작으로 한 '뱀파이어 헌터 D(1985)'를 감독하는데, 이 작품을 보면 북두의 권에서 보여진 잔혹한 묘사와 유사한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아시다 토요오가 당시 북두의 권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음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뱀파이어 헌터 D에서는 지나가는 행인으로 켄시로가 잠시 등장하는 서비스를 보여주는데, 북두의 권 극장판에서도 지나가는 행인으로 D가 등장하기도 한다. 

잔인하고 과격적인 묘사로 인해 강렬한 충격을 선사했지만, 사랑하는 이를 빼앗기고 친구에게 배신당한 남자가 세상의 악을 물리치며 전진하는 이야기의 짜릿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무겁고 중후한 몸짓, 과묵한 표정, 폭발적이고 살인적인 무공 등, 실로 북두의 권의 정체성을 움직이는 영상물로 기막히게 재현해낸 것. 특히, 코도모 밴드의 'Heart of Madness'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라오우와 마지막 일전을 벌이는 남두수조권의 레이의 모습과, 라오우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켄시로의 모습이 번갈아 펼쳐지는 씬은 명장면 중 하나(개인적으로 손가락안에 꼽는 명장면)이며, 라스트에 펼쳐지는 라오우와 켄시로의 일대 결전은 원작 만화의 그것에 비해 보다 더 파괴적이고 큰 스케일의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겉멋만으로는 세계최강인 셈.

개봉 당시의 극장판과 이후 영상 소프트화 되는 극장판에는 일부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잔혹한 씬들이 모두 어두운 톤으로 처리되거나 안개효과 등을 가미하여 표현을 순화시킨 것이 그것. 또한 최초 극장판의 경우, 라오우와 켄시로의 라스트 대결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켄시로와,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라오우가 켄시로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직전에 링이 이를 제지하는 반면, 개정된 극장판에서는 켄시로가 정신을 잃지 않고 라오우와 같이 마지막 일격을 주고 받으려는 순간 링이 이를 제지하는 씬으로 교체된다. 실제 원작에서는 켄시로가 이 대결에서 정신을 잃고 먼저 쓰러지지는 않는다.

과장된 신체비율로 극적인 효과를 부여하기도 했으나 이것이 여성캐릭터에게까지 이전되면서 시리즈 최고의 청순가련 미녀인 유리아가 그만 덩치 좋은 보디빌더와 같은 체형으로 등장하여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그녀의 나체씬에서 많은 오덕들이 떡 벌어진 그녀의 어깨에 그만 할말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믿거나 말거나.


신 북두의 권 (2003)


ⓒ 武論尊 · 原哲夫 / 新・北斗の拳製作委員会


<정보>

◈ 감독: 와타나베 타카시
◈ 각본: 호리에 노부히코, 토다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 메카닉 디자인/메카 작화감독: 카와하라 토미히로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1화, 쿠와바라 사토루-2,3화
◈ 키 애니메이터: 안도 마사히로, 하야마 쥰이치, 키노시타 유키 다니구치 모리야스
◈ 음악/노래: 타카나시 야스하루 / Gackt 
◈ 프로듀서: 福田佳与
◈ 제작사: ACGT, 新・北斗の拳製作委員会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新・北斗の拳製作委員会
◈ 일자: 2003.07.24 ~ 2004.05.28
◈ 장르: 액션, 무협, 판타지
◈ 구분/등급: OVA (총 3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무려 15년만에 다시 등장한 북두의 권의 영상물(물론, 실사판 괴작영화들은 제외하고). 부론손과 하라 테츠오가 96년에 연재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OVA로서 원작의 이야기 이후 홀로 여행을 떠나는 켄시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CG 기술을 활용하여 각종 메카닉에 CG 효과를 도입하는 시도를 보였으나 개인적으로는 CG는 사족에 가깝다 하겠다. 다만, 깔끔한 신작화로 등장한 새로운 캐릭터들은 원 시리즈와는 다른 현대적 매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비현실적인 원작의 캐릭터 비율(엄청나게 발달된 상체와 가늘고 긴 하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체형)에 비해 현실적인 비율로 캐릭터를 그린 것은 좋았으나, 마치 레슬러나 보디빌더를 연상시키는 거구의 켄시로가 마냥 맘에 들지는 않는 느낌이다. 권법가라기 보다는 그냥 몸짱스러운 느낌이다.

이미 세계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로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켄시로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다보니 이야기는 맥빠지고 싱거운 느낌이다. 여기에 작위적일 정도로 비극적이거나 감상적인 씬을 등장시켜 이야기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이는 원작에서도 계속적으로 있어왔던 문제(특히, 라오우의 죽음 이후 등장하는 후반부 에피소드들은 과도한 감정씬의 남용으로 이야기의 몰입을 심하게 방해했다는 생각이다)로, 새로운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고질적인 병폐로 작용하고 있다. 새시대에 걸맞는 감성의 이야기를 쓰기에 부론손의 스타일은 이제 너무 고루한 느낌도 든다.


창천의 권 (2006)


ⓒ 武論尊 · 原哲夫 / 蒼天製作委員会


<정보>

◈ 감독: 야마구치 미히로
◈ 시리즈 구성/각본: 이마가와 야스히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츠바타 요시아키
◈ 미술감독: 쿠와바라 사토루
◈ 음악/노래: 마르코 드 암브로시오, 코지마 히사나오, 토쿠나가 아히키토 / 아이우치 리나-오프닝, doa-엔딩
◈ 프로듀서: 호리에 노부히코
◈ 제작사: 창천 스튜디오, 창천 제작위원회, TV 아사히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蒼天製作委員会
◈ 일자: 2006.10.04 ~ 2007.03.14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부론손이 감수를 맡고 하라 테츠오가 독자적으로 창안해낸 북두의 권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야기. 프리퀄이라 하지만 30~40년전의 이야기로, 실제 북두의 권 시리즈와 크게 연결이 되지는 않는다. 북두신권 62대 전승자인 카스미 켄시로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참고로, 켄시로는 64대 전승자이다. 

생김새는 켄시로와 동일하지만 과묵한 켄시로와는 달리 유쾌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카스미 켄시로가 중국의 암흑가와 일전을 벌이는 화끈한 액션물이다. 북두신권이 세 유파인 유가권과 조가권 손가권 등이 등장하는 등, 북두신권의 이전 역사를 새롭게 조명했으며, 전반적으로 원작의 디스토피아적인 판타지 무협과는 다른, 느와르 액션물의 형세를 취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 속에 은밀히 활약하는 카스미 켄시로의 모습에서 히어로적인 모습도 느껴진다 하겠다. 다만, 여전히 고리타분 감상주의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부분은 북두의 권 시리즈와 크리에이터의 한계라 할 수 있을 듯.


진 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2006~2008)


ⓒ 1983 武論尊 · 原哲夫 / NSP, ⓒ 2006 2007 2008 NSP


<정보>

1부 라오우전, 순애의 장
    감독: 이마무라 타카히로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카가와 히사시, 사토 치하루 / 미술감독: 사카모토 노부토
2부 유리아전
    감독: 우에다 히데히토 / 캐릭터 디자인: 이시가와 테츠야 / 미술감독: 사카모토 노부토
3부 라오우 전 격투의 장
    감독: 히라노 토시타카 / 캐릭터 디자인: 사토 마사키 / 미술감독: 요시하라 슌이치로
4부 토키전
    감독: 시즈노 코유분 / 캐릭터 디자인: 하야마 쥰이치 / 미술감독: 쿠와바라 사토루
5부 켄시로전
    감독: 히라노 토시타카 / 캐릭터 디자인: 사토 마사키 / 미술감독: 요시하라 슌이치로
◈ 각본: 호리에 노부히코, 마나베 카즈히코 外
◈ 음악/노래: 카지우라 유키 / 카미키 아야, 크리스탈 킹, B'z, FictionJunction KAORI, GARNET CROW
◈ 제작총지휘: 호리에 노부히코
◈ 제작사: 톰스 엔터테인먼트, 노쓰 스타 픽쳐스 (North Start Pictures; NSP)
◈ 저작권: ⓒ 1983 武論尊 · 原哲夫 / NSP, ⓒ 2006 2007 2008 NSP
◈ 일자: 2006.03.11 ~ 2008.10.04
◈ 장르: 액션, 무협,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총 5부작)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새롭게 리부트된 북두의 권 극장판은 5부작이라는 장대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북두의 권 이야기 중 가장 밀도 있고 드라마틱한 구성을 보여준 초반부부터 라오우의 죽음까지의 이야기 중에서 남두봉황권의 전승자 성제 사우저와의 대결을 다룬 1부, 원작의 중간에 회상장면으로 등장했던 유리아와 켄시로, 라오우 등의 최초 만남을 다룬 2부, 남두오차성의 등장과 켄시로와 라오우의 마지막 대결을 이야기하는 3부, 토키의 최후를 다룬 4부, 신에게 유리아를 빼앗긴 켄시로가 링과 바토를 만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는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 순서는 엉클어져 있으며, 5부의 경우는 원작에서 다루지 않은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도 라오우를 사모하는 여인 레이나나, 토키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사라 등 오리지널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메마른 남자들의 이야기에 멜로라인을 더해주고 있다.

신 북두의 권 이후로 다시 북두의 권의 오늘을 만든 인물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호리에 노부히코가 각본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작총지휘까지 맡는 등,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작화나 이야기 등에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낸 작품이라 평할 수 있으나, 원체 과도한 감상주의와 작위적인 설정이 난무하는 북두의 권의 성격상,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가 애매하다.


북두의 권 라오우 외전, 하늘의 패왕 (2008)


ⓒ 2006 長田悠幸 · 武論尊 · 原哲夫 / ⓒ 2008 天の覇王製作委員会


<정보>

◈ 원안/원작: 브론슨, 하라 테츠오 / 오사다 유오코우
◈ 감독: 아베 마사시
◈ 시리즈 구성/각본: 오노기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 마라푸지 히로타카
◈ 총작화감독: 코시이시 아카츠키
◈ 작화감독: 박대열, 서정덕, 우사다 요시오 外
◈ 미술감독: 이서구
◈ 음악: KAZIN, elsa / jealkb, mina☆muse
◈ 제작총지휘: 호리에 노부히코
◈ 제작사: 사테라이트, 하늘의 패왕 제작위원회
◈ 저작권: ⓒ 2006 長田悠幸 · 武論尊 · 原哲夫 / ⓒ 2008 天の覇王製作委員会
◈ 일자: 2008.10 ~ 2008.12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TVA (13화)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북두의 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사다 유오코우가 독자적으로 진행시킨 스핀오프. 제목 그대로 켄시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아닌 라오우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이다. 라오우가 북두신권 전승자로서의 길을 버리고 패업에 나서는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원작과 동일한 시간대를 다루고 있으나 원작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은, 권왕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라오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08년의 극장판 제1부 순애의 장에서 등장했던 소우가와 레이나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이어서 출현하고 있으며, 작화 스타일도 기존과는 차이가 매우 커서 원작의 팬들에게는 아무래도 괴리감이 느껴지는 모습이라 하겠다. 작화 퀄리티도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스핀오프로서 이야기 전개는 오히려 원작인 만화보다도 더 밀도가 있다는 소리가 있다. (엔하위키 참조)


<참고 사이트>

[1]  北斗の拳, Wikipedia Japan
[2]  世紀末救世主伝説 北斗の拳, Wikipedia Japan
[3]  世紀末救世主伝説 北斗の拳 (映画), Wikipedia Japan
[4]  小説・北斗の拳-呪縛の街-, Wikipedia Japan
[5]  真救世主伝説 北斗の拳, Wikipedia Japan
[6]  蒼天の拳, Wikipedia Japan
[7]  天の覇王 北斗の拳ラオウ外伝, Wikipedia Japan
[8]  Fist of the North Star (TV), ANN
[9]  북두의 권, 엔하위키 미러
[10] 진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베스트 아니메
[11] 북두의 권(北斗の拳)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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