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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Marvel Studios


<스탭>

◈ 감독: 조스 위든
◈ 원작: 스탠 리 (마블 코믹스)
◈ 제작: 파라마운트 픽쳐스, 마블 스튜디오, 디즈니 (배급)


<시놉시스> 

음모를 꾸미고 왕위를 찬탈하려다 아스가르드에서 추방당한 로키(톰 히들스톤 분). 그는 추방 중에 또다른 외계종족 치타우리와 조우하게 된다. 무한한 에너지원인 큐브를 찾고 있던 그들에게 로키는 지구에 바로 그들이 찾던 큐브가 있음을 알려준다. 큐브를 가져다 주는 대신 지구를 정복하는데 힘을 빌려달라는 로키의 제안을 치타우리는 받아들이게 되고, 로키는 큐브가 숨겨져 있는 쉴드의 비밀 연구소로 향하게 된다.

한편, 큐브의 이상현상으로 쉴드의 연구소는 현재 긴급 대피 명령이 내려진 상태. 쉴드의 국장인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와 암호명 '호크아이'인 에이전트 바튼(제레미 레너 분), 물리학자 셀빅 박사(스텔란 스카스가드 분)가 보는 앞에서 불안정한 큐브는 마침내 우주로의 포탈을 연다. 포탈을 통해 나타난 이는 다름 아닌 로키. 로키는 쉴드의 요원들을 간단하게 제압하고 바튼과 셀빅, 그리고 요원들의 정신을 지배하여 자신의 수하로 만든다. 큐브를 탈취한 로키가 연구소를 탈출하면서 쉴드의 연구소 역시 흔적도 없이 지하로 매몰되어버린다.

로키에게 탈취당한 큐브는 지구에게 미증유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퓨리는 폐기되었던 '어벤져스' 작전을 발동시킨다. 이것은 인간을 초월한 힘을 가진 슈퍼 히어로들을 팀으로 모아 심각한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쉴드의 극비 작전이었으니...


수많은 캐릭터들을 잘 녹여낸 이야기는 수준급.

2008년 '아이언 맨(2008)'을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헐크(2008)', '아이언맨 2(2010)', '토르(2011)',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2011)'로 이어지던 마블 히어로 월드의 최종장이 마침내 그 전모를 드러내었다. 이제까지 등장시켰던 4명의 주인공급 히어로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에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까지 가세한 사상초유의 6인의 히어로 물 '어벤져스(2012)'가 4월 25일부터 전세계 스크린에 걸리기 시작한 것이다. 무려 다섯 편의 영화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기꺼이 어벤져스를 위한 프롤로그(?)가 되었던 것은 영화사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는 어벤져스에 대한 마블의 자신감과 각오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 슈퍼 히어로들이 몰려온다, 시작된 마블의 거대 프로젝트 (보러가기)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1954)'와 이를 오마쥬한 존 스터지스 감독의 '황야의 7인(1960)'과 같은 걸작들은 각각이 한 명의 주인공으로도 손색이 없는 다수의 영웅이 한 편에 모두 등장한다는 영화적 쾌감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지만,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한무리로 등장하는 영화가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지 않음은 익히 잘 알려진 교훈이기도 하다. 실제로 스티븐 노링턴의 '젠틀맨 리그(2003)'를 보면 그러한 시도의 패착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히어로가 모두 모여 있으되 팀워크는 엉망이고 이야기는 뒤죽박죽이다. 영화가 아닌 스포츠 게임을 봐도 스타 플레이어들로 이루어진 소위 '드림팀'이 항상 강팀이 아님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어벤져스는 어떨까. 과연 젠틀맨 리그와 같이 겉모습만 화려하고 속은 비어있는 여느 블록버스터와 별다를 바 없을까, 아니면 레전드들이 모두 모여 압도적인 힘과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미국 농구대표팀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까. 영화의 감상을 마친 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이 영화는 후자에 더 근접한 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벤져스는 많은 공격수들이 모였음에도 멋진 팀플레이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화려한 볼거리와 이를 뒷받침하는 잘 짜여진 이야기의 힘으로 어벤져스는 마블 히어로 월드의 최종장을 실로 멋지게 장식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어벤져스가 모든 히어로 무비의 완성형은 아니다. 히어로라는 만화 캐릭터를 성인들도 볼 수 있는 한편의 멋진 실사영화로 만들어냈던 리챠드 도너의 '슈퍼맨(1978)'이나, 기괴하면서도 독특하면서도 어두운 감각으로 히어로 무비를 새롭게 변주해냈던 팀 버튼의 '배트맨(1989)', 그리고 히어로물을 히어로물 이상의 현실적인 드라마로 완벽하게 바꾸어 낸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2008)' 등,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히어로 무비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명작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히어로 물의 본연의 정체성에 충실하면서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오락물로서의 완성도는 탑 클래스 수준이다. 아직 미국과 중국 등에서 개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벤져스의 개봉 성적은 놀라울 정도이며, 슈퍼 히어로에 대체적으로 인색한 편인 한국에서조차 최단기간 160만 관객 달성이라는 기록까지 세우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볼거리가 화려하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 2012 Marvel Studios


디지털 3D IMAX는 분명 히어로들의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을 120% 즐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관람방법이다. 쉴드의 초대형 비행기지 '헬리케리어'의 거대한 스케일과 치타우리의 흉측한 비행괴물의 모습 등은 그야말로 3D에서 압도적인 위용을 보여준다. '아바타(2009)' 이후 쏟아진 3D 영화의 홍수는 3D 컨텐츠와 디바이스 시장의 활성화를 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불필요한 3D 영화들의 범람이라는 결과도 이끌어 내었다. 3D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영화들이 3D라는 타이틀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면서 3D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수준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하지만, 어벤져스는 3D IMAX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3D 영화다. 오히려 어벤져스라는 타이틀 자체가 주는 파괴력 때문인지 3D는 뒷전으로 밀리기까지 했다.(영화랑 별 상관없는 내용까지 포스터의 선전문구로 활용하는 한국의 영화관계사들조차 어벤져스 포스터에서 3D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3D IMAX가 아니라면 별볼일 없는 영화일까? 만약, 어벤져스가 '압도적인 볼거리에만 기댄 영화'라면 이 가정은 사실이 될 터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의견은 NO라고 단언할 수 있다. 분명 3D IMAX는 이 영화의 플러스 요인을 가져다 준 수단이지만, 그것이 없더라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만하고 멋지다. 그것은 바로 잘 짜여진 이야기의 힘이다. 굉장한 현실적 드라마나 생각할만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그냥 이 영화는 히어로 액션장르에 충실한 오락 영화다.), 오락영화로서, 그리고 히어로 무비로서 어벤져스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잘 짜여져 있다. 특히, 4인의 메인 히어로(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와 2인의 서브 히어로(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여기에 조연급 캐릭터들(닉 퓨리, 콜슨, 마리아 힐 등)의 캐릭터 안배는 뛰어나다. 물론, 메인 빌런인 로키가 클라이막스에서 대대적인 침공을 가하는 치타우리와 수많은 히어로들의 사이에 끼이면서 존재감이 미약해진 아쉬움도 있지만, 이것이 전체적인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수많은 캐릭터들을 의미없이 소비하지 않으려 하면서 이야기는 제법 빡빡한 편이다. 그로 인해 전개가 느슨하지는 않지만 피로한 느낌도 다소 있다 하겠다.

이야기 덕분에 히어로들의 볼거리가 줄어들지도 않았다.(사실 이 영화는 액션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다만, 그 액션과 액션을 연결하는 이야기가 잘 만들어져 있다는 것) 앞서 등장한 일련의 마블 히어로 시리즈에서 거의 얼굴을 내밀지 못했던 호크아이는 서장을 멋지게 장식해 내면서 존재감을 과시했고, 토르와 아이언맨, 헐크와 토르의 맞대결이 등장하면서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마블의 팬들에게 훌륭한 팬 서비스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각본의 구성은 실로 영민하다 하지 않을 수 없을 듯. 이는 감독이자 각본가인 조스 웨든이 오랜 코믹스 팬이자 그 스스로도 코믹북 작가(직접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 시리즈 'Astonishing X Men'의 스토리를 집필할 정도로 전문만화 작가)였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한마디로 원작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설정과 이야기의 구성을 그에 맞춰 디테일하게 그려내었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결국 비주얼의 화려함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뼈대가 되었고, 이는 어벤져스가 마블 히어로 월드를 집대성한 멋진 히어로 무비라는 평가를 듣는 데 있어서 별다른 반론을 제시하지 못하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물론, 히어로 무비로서의 현실적 한계는 있다. 로키가 지구를 찬탈하려는 목적이 전작인 토르를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그리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으며, 캐릭터 안배를 잘했다고는 하지만 역시 너무 많은 인물들의 등장은 이야기를 깊이있게 끌고 가기에는 여전히 방해가 되고 있다. 그나마 러닝타임이 2시간 20분에 달하기 때문에 이것이 어느 정도 볼만한 수준으로 가지 않았나 싶은데, 페니웨이님에 따르면 실제로는 3시간 분량으로 제작된 영화라 하니 어쩌면 어벤져스의 진정한 참맛은 블루레이나 DVD에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부디 빨리 디렉터스 컷이 출시되길 바랄 뿐

어벤져스의 후속편은 이미 스타트를 끊었다고 전해진다. 마블이 굉장한 자신감을 갖고 작품을 끌어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마블의 계획이 아직까지는 큰 실패없이 착착 계획대로 진행되는 듯 싶다. 다만, 어벤져스의 대성공은 후속작에게 많은 과제를 안겨준 셈이다.(트랜스포머를 잊지 말자) 어벤져스는 이제까지 공개되었던 마블의 다섯편의 히어로 무비의 최종장이자 이제부터 시작될 마블 히어로 무비의 서장이 되었다. 어벤져스의 성공을 기점으로 한동안 헐리우드는 히어로 무비의 전성시대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2012년은 어떤 면에서 히어로 무비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여는 관문이 된 셈이다.

ⓒ 2012 Marvel Studios

덧붙임) 코비 스멀더스는 엘로스에게는 생소한 배우지만 영화와는 별개(?)로 맘에 쏙드는 캐스팅이었다. 왜냐구? 그건 영화를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갈 듯. 쉴드 유니폼이 그렇게 멋진 유니폼인지 그녀를 보고서야 알았다, 어흠.

덧붙임)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 위도우는 개인적으로 아이언맨 2보다 살짝 아쉽다. 그건 그녀의 연기나 역할 때문이 아니라 길고 곱슬거리는 매혹적인 빨간머리가 단정한 단발로 바뀌었기 때문. 긴머리를 휘날리며 펼치는 아이언맨 2의 액션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런 듯. 

덧붙임) 엔딩 스크롤 중간에 등장하는 2편의 메인 빌런이 될거라 예상되는 그는 어벤져스의 팬들에게는 익숙한 바로 '그'이다. 그를 알아본 마블 팬들이라면 작은 탄성과 2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조되어 극장을 나왔을 듯.

덧붙임) 혹시나 하는 예상과 달리 모든 엔딩 스크롤이 올라간 뒤에는 별도의 서비스 씬이 등장하지 않는다. 새벽 1시에 상영하는 어벤져스를 감상한지라 영화가 끝나고 피로함을 참으면서 끝까지 자리를 고수했는데, 아무것도 안나오니 좀 허전...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2 Marvel Studios에게 있습니다.



어벤져스 (2012)

The Avengers 
8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정보
액션 | 미국 | 142 분 | 2012-04-26
글쓴이 평점  


[블루레이] 어벤져스 - 10점
조스 웨든 감독,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외 출연/월트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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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맨에 이은 본즈식 본격 히어로물

ⓒ BONES · トワノクオン製作委員会


'철의 연금술사(2003/2009)', '에우레카 세븐(2005)', '흑의 계약자(2007)', '망념의 잠드(2008)'로 아니메 팬들에게 웰메이드 스튜디오로 인정받고 있는 본즈(BONES)에서 6부작 극장 아니메로 기획된 '토와노 쿠온(2011)'을 올 6월 중순에 개봉예정에 있다고 합니다. 토와노 쿠온은 본즈의 전작인 '히어로 맨(2010)'이나 '스타 드라이버 빛의 타쿠토(2010)'에 이은 본즈식 히어로 액션물로서, 근래 일본 아니메의 유행코드 중 하나인 히어로 SF 액션물 중에는 첫번째로 극장 아니메로 등장하게 된 셈입니다. 본즈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선라이즈의 '타이거 앤 버니(2011)'나 '세이크리드 세븐(2011)', 전통의 명가 매드하우스의  '울버린(2011)', '엑스맨(2011)'과 좋은 비교가 될 듯 하네요.

☞ 세이크리드 세븐(Sacred Seven), 선라이즈의 달라지는 행보 (보러가기

감독은 이이다 우마노스케(飯田馬之介)로, 안타깝게도 작품을 한참 제작하던 지난 2010년 11월 말에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우마노스케 감독은 '기동전사 건담 08 MS 소대(1996)'을 연출하던 도중 세상을 떠난 칸다 다케유키 감독의 뒤를 이어 08 MS 소대를 7편부터 연출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그가 칸다 감독의 뒤를 따라 작품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아쉬운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우마노스케 감독의 자리는 '비경탐험태 팜&일(1995)', '반드레드(2000)', '스트라토스4(2003)' 등 미소녀 액션물을 섭렵해온 모리 타케시(もりたけし)가 맡게 되었는데요. 타케시 감독은 본즈의 '스컬맨(2007)'을 통해 시리어스한 히어로 애니메이션을 인상적으로 연출했던 경력이 있기에 이번 작품에서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은 본즈를 대표하는 일류 작화가인 카와모토 토시히로(川元利浩)가 맡고 있습니다. '고식(2011)'에 이어 연달아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는데, 이 두 작품은 '천보이문 아야카시 아야시(2006)' 이후로 그의 5년만의 캐릭터 디자인 복귀작이기도 합니다. 고식이나 토와노쿠논이나 이전에 비해 좀더 미소녀적 취향으로 캐릭터 터치가 변한 듯 싶군요. 시리즈 구성은 사이조 네모토(根元歳三)로, 고식에도 각본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구로(2007)', '샹그리라(2009)' 등에 각본 스탭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본작의 주인공인 쿠온은 헤어스타일이나 헤어밴드에서 지구로의 두 히어로인 블루나 죠미를 연상시키는 군요.

이 밖에 컨셉 디자인에는 히어로맨에서 크리쳐 디자인을 맡았던 타케바 신고(武半慎吾)와 일류 메카닉 디자이너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가 가세하고 있으며, 작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특수 능력이 발휘된 모습 '베스티아'의 디자인은 망념의 잠드에서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미즈하타 켄지(水畑健二)가 맡아 본즈만의 독특한 히어로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다른 본즈의 히어로 물에 비해서는 늦게 등장했지만 토와노 쿠온은 애초에 카와모토가 오리지널 아니메로 무려 4년전부터 기획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바, 오히려 본즈식 히어로 아니메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6부작 극장 아니메인만큼 퀄리티는 일반 TV 시리즈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는군요.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는 시리어스한 본즈식 히어로 아니메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망념의 잠드 이후 히어로 맨과 빛의 타쿠토에서 보여온 본즈의 제작 방향을 볼 때, 토와노 쿠온은 최신 흥행 트렌드와 본즈만의 스타일 사이에서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한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토와노 쿠온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토와노 쿠온 프로모션 영상 (보러가기)

ⓒ BONES · トワノクオン製作委員会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BONES · トワノクオン製作委員会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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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와 캡틴 아메리카, 엑스맨들과 대결하는 DC의 새로운 녹색 히어로

ⓒ 2011 Warner Bros. Pictures


벤져스 프로젝트의 일환인 마블의 히어로 무비 '토르(2011)'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DC의 히어로 무비 '그린 랜턴(2011)'이 6월 16일 한국에서 개봉 예정에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DC와 마블 간의 히어로 전쟁이 그 막을 올리고 있는 셈인데요. 올 한 해에만 세 편이 개봉 예정되어 있는 마블에 비해 DC는 그린 랜턴 하나만이 개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올 한해로만 놓고 보면 마블의 초반 공세가 무섭다고 해야 하겠군요. 하지만 내년에는 DC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슈퍼 히어로들이 몰려온다, 시작된 마블의 거대 프로젝트 (보러가기)

그린 랜턴은 히어로 코믹스의 팬들에게는 유명한 DC 코믹스의 대표적인 히어로입니다. DC의 3대 히어로인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의 뒤를 잇는 네임 밸류를 갖고 있는 히어로로서, 한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그 시작은 1940년 빌 핑거(Bill Finger)와 마틴 노델(Martin Nodell)의 작품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으니 실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히어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그린 랜턴은 이 1940년에 등장한 그린 랜턴(알란 스콧)이 아니라 1959년 존 브룸(John Broome)과 질 케인(Gil Kane)이 창조해낸 그린 랜턴(할 조단)이 주인공인 영화가 되겠습니다.

최초의 그린 랜턴이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활약한다는 설정을 가진 고전적인 히어로(그런 면에서는 마블의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와 비슷한 설정을 지녔군요)인 반면, 할 조단의 그린 랜턴은 외우주의 행성 오아(Oa)에 거점을 두고 있는 우주의 수호자의 일원이 되어 수호자들의 힘의 원천인 녹색의 파워 링을 받고 그린 랜턴으로 선택되는 인물입니다. 그로 인해 영화는 지구에 한정되지 않고 우주와 지구를 넘나드는, 이제까지의 '히어로 무비' 중에서는 가장 넓은 지역을 커버링하는 인물이 되시겠습니다. (클립톤 행성 출신인 슈퍼맨도 결국 활약은 지구에서 만이었으며, 우주에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판타스틱 포 역시 지구 근처의 우주에서 사고를 겪은 뒤 실제 활약은 지구에서 벌이게 되니 그린 랜턴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지구로 무대가 한정된다 할 수 있겠지요.)

먼저 개봉한 토르가 신들의 세계에서 추방당해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 신이라면, 그린 랜턴은 평범한 인간에서 선택을 받아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서로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거기에, 이제까지의 히어로들과는 다르게 유니크한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우주의 수호자 중 한명이라는 것도 특이하네요. 압도적인 CG 기술로 인해 이제까지의 히어로들 중에서는 가장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줄런지도 모르겠군요. 특히 영롱한 녹색 불빛으로 인해 그 화려함은 다른 히어로들을 능가하지 않나 싶습니다. (원더우먼이 등장해준다면 모를까나 이제까지 히어로 중에서는 가장...)

ⓒ 2011 Warner Bros. Pictures

☞ 예고편 보러가기 (클릭)

그린 랜턴인 할 조단은 '베리드(2011)'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관 속에 갇힌 체 생매장 당한 한 남자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 내면서 뒤늦게 주목받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았는데요. 작년 한 해 '127시간(2010)'을 통해 레이놀즈와 비슷한 상황의 배역을 신들리게 연기하면서 오스카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제임스 프랑코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통해 얼굴을 알렸던 것과 비교하면 둘의 행보가 흥미롭다 하겠습니다. 감독은 '007 골든아이(1995)', '007 카지노 로얄(2006)'부터 '마스크 오브 조로(1998)', '레전드 오브 조로(2005)' 등 제법 굵직굵직한 블록 버스터들을 연출해온 영국계 감독 마틴 캠벨, 각본은 마이클 그린 외 다수. 그린은 TV 시리즈 '스몰빌(2001)'이나 '히어로즈(2006)' 등에 참여한 경력이 있기에 히어로 무비에 대한 적응력은 좋을 듯 싶군요.

개인적으로 그린 랜턴은 히어로 무비로서는 평작 정도의 수준을 보여줄 작품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스타 캐스팅도 아닌데다가 감독인 마틴 켐벨이 괜찮은 흥행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유명감독이긴 하지만, 카지노 로얄 이후 약 4년간의 공백이 있었으며 오랜만에 연출한 멜 깁슨 주연의 '엣지 오브 다크니스(2010)'도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못본 체 평단에서도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이본 작품에서 그닥 강한  임팩트를 주지는 못할 것 같거든요. 어벤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등장해주는 마블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솔로잉이라는 점에서도 파워가 밀리는 감이 있습니다.

다만, DC의 히어로라면 으례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만을 생각하고 있는 중에 그린 랜턴이 영화화 되었다는 점은 무언가 다른 뉘앙스가 풍기기도 합니다. 저스티스 리그의 핵심 멤버였던 그린 랜턴이 등장했으니, DC 역시 마블과 마찬가지로 '저스티스 리그'를 영화화 시키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죠. 아직까지는 DC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으나 2007년부터 실사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꽤 진전되고 있었던 만큼 영화팬들이라면 조심스레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 듯 싶은데요. 과연 토르와 엑스맨,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로 이어지는 2011년의 공세 속에서 그린 랜턴이 얼마만큼의 선전을 해줄지가 저스티스 리그의 앞날을 밝혀줄 한줄기 녹색 섬광이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 DC Comics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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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닉 식스 (1987), Bionic Six 


ⓒ TMS · MCA/Universal


<정보>

◈ 총감독: 데자키 오사무(出崎統)
◈ 연출: 샘 니콜슨(Sam Nicholson), 존 워커(John Walker), 리 미시킨(Lee Mishkin), 존 엠(John Ahem), 마크 글래맥(Mark Glamack)
◈ 각본: 쟝 마크 로피셔(Jean-Marc Lofficier), 고든 브레섹(Gordon Bressack), 파멜라 힉키(Pamela Hickey), 크레이그 밀러(Craig Miller)
◈ 스토리보드: 마이크 보스버그(Mike Vosburg)
◈ 캐스팅: 존 스테펜슨(John Stephensen), 카롤 빌거(Carol Bilger), 할 라일(Hal Rayle), 바비 블락(Bobbie Block), 노만 버나드(Norman Bernard), 브라이언 토치(Brian Torchi)
◈ 음악: 토마스 체이스(Thomas Chase), 스티브 룩커(Steve Rucker)
◈ 제작사: 도쿄무비 신사, MCA TV (現 NBCUniversal TV)
◈ 저작권: ⓒ TMS · MCA/Universal
◈ 일자: 1987.04.19 ~ 1987.06.28 / 1987.09.08 ~ 1987.11.12
◈ 장르: SF, 모험,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TVA (22화/43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근 미래의 지구, SPL의 천재 과학자 아마데우스 샤프 박사는 생체공학을 이용, 인간에게 강력한 초능력을 부여하는 연구에 성공한다. 샤프 박사의 테스트 피험자로 특수요원 잭 베넷이 선정되었으며, 투시와 망원, 에너지파를 발산하는 특수한 눈과 강력한 청력, 그리고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된 그에게는 바이오닉 1이라는 코드명이 부여된다. 하지만, 베넷 가족이 스키여행 도중 불의의 사고로 바이오닉 1을 제외하고 모두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자, 샤프 박사는 바이오닉 1에게 사용했던 생체공학기술을 사용하여 그들을 모두를 부활시키게 된다.

부인인 헬렌 베넷은 텔레파시 능력과 예지력, 그리고 환영을 보여주는 능력을 가진 마더 1으로, 장남인 에릭 베넷은 전자파를 이용하여 금속을 자유자재로 조정하거나 파괴할 수 있으며, 괴력을 발휘하는 팔을 가진 스포츠 1으로, 딸인 메그 베넷은 어깨에 달린 장치를 통해 음파 광선을 발사하며, 초인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는 다리를 가진 록 1로, 입양된 흑인 아들인 J.D 베넷은 강력한 괴력과 엄청난 지적 능력을 소유한 IQ로, 막내이자 입양된 동양계(일본계) 아들인 분지로 베넷은 파워업된 가라데 기술을 사용하는 가라데 1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초인적인 능력을 보유하게 된 베넷가족은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요원 '바이오닉 식스'로 불리게 되는데...


<소개>

일본의 도쿄 무비신사와 미국의 MCA TV가 합작으로 만든 작품. '고르고 13(1983)' 이후 수년간 아니메를 떠나 일미 합작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던 데자키 오사무가 총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총감독이라고는 하지만, 작품 대부분의 스토리나 콘티 등이 미국 스탭진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에피소드 연출 역시 미국이 연출가 등에 의해 이루어졌기에 전반적인 모양새는 데자키의 스타일과는 상이한 작품이며, 아니메적인 느낌은 거의 묻어나지 않는 미국식 히어로물로 볼 수 있다.

다만,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부터 드러나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스타일리쉬한 히어로 액션은 이 작품의 어딘가가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연출이나 콘티 뿐만 아니라 작화에 있어서도 미국의 아동 애니메이션이나 여타 히어로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세심한 터치와 디테일이 인상적인데, 이는 역시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도쿄무비 신사의 영향력임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도쿄무비 신사가 84년에 제작했던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마이티 오봇트(1984)'라든지 프랑스와의 합작으로 제작했던 '우주전설 율리시즈 31(1981)'와도 스타일에서 연계가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일본 스타일도 아니며, 미국 스타일도 아닌 무국적인 스타일의 작화에는 한국 출신 애니메이터들이 힘도 어느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출동! 바이오 용사 by 송락현, TIME CAPSULE | 1991 (보러가기)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인상적이었던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비해 본편의 에피소드가 모두 이런 놀라운 움직임과 장면을 선사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야기 전개는 스캐럽 박사의 팀 스캐럽이 일으킨 소동을 바이오닉 식스가 힘을 합쳐 매회 해결하는 형태의 단편 에피소드 형태로 진행되는데, 상당 에피소드는 비교적 얌전(?)하고 비폭력적인 양상을 띄고 있었으며, 그러다가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상당히 스케일이 큰 액션씬을 선사하면서 기대에 부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초능력을 보유한 히어로 전대라는 점에서는 과거 '사이보그 009(1966)'나 '갓챠맨(1972)'에서 이어져온 일본식 히어로의 편린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베넷 가족이 바이오닉 식스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손목에 찬 시계를 사용하는 장면은 갓챠맨의 오마쥬로 봐도 무방할 듯.

여기에 아프리카 계나 일본계 입양아를 가족의 일원으로 포함시켜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가족상을 보여주는 부분도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히어로 가족이라는 점에서는 픽사의 '인크레더블(2004)'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가족애라는 미국 불변의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두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도 88년 KBS2를 통해 방영되면서 기존의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과 다이나믹한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시리즈는 시즌2의 65화를 끝으로 종영되었으며, 아쉽게도 이후에 후속작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데자키 오사무는 바이오닉 식스의 시즌 2가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하스브로의 피규어 완구를 모델로 한 'Visionaries: Knights of the Magical Light(1987)'이라는 또다른 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에 크리에티브 컨설턴트로 참여하기도 한다.


<참고 사이트>

[1] Bionic Six, Wikipedia
[2] バイオニックシックス, Wikipedia Japan
[3] Bionic Six (U.S. TV), ANN
[4] Bionic Six, Garn's Guide
[5] BionicSix.net
[6] 바이오닉 식스 (Bionic Six, 1987), 뿌리의 이글루스 
[7] 출동! 바이오 용사, Your Friendly Neighborhood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MS · MCA/Universal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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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물에서 히어로 물로 방향을 전환하는 전통의 로봇 아니메 제작사

ⓒ SUNRISE · PROJECT S7


2011년 4월 예정인 선라이즈의 히어로물 '타이거 & 버니(2011)'에 이어 또 한편의 선라이즈표 오리지널 히어로 아니메가 출격대기중에 있습니다. 타츠노코의 40주년 기념 히어로물 '카라스(2005)'를 집필한 요시다 신(吉田伸)이 시리즈 구성을 담당한 이 작품의 제목은 '세이크리드 세븐(2011)'. 원안은 선라이즈의 창작팀 야다테 하지메가 맡았습니다.

☞ 세이크리드 세븐 공식 홈페이지 (클릭)

예고편의 캐릭터 디자인을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받으실 텐데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선라이즈의 전작 '코드기어스' 시리즈와 상당히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하겠습니다. 다만, 키무라 타카히로가 디자인한 코드기어스의 캐릭터에 비해서는 좀 얌전한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요. 세이크리드 세븐의 캐릭터 디자인은 일단 원안을 이노마타 무츠미가 맡고 있습니다. 이노마타 무츠미(いのまた むつみ)는 일본을 대표하는 미형 캐릭터 디자이너로,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나 '브레인 파워드(1998)'와 같은 선라이즈 작품들의 캐릭터 디자인 원안을 맡은 적이 있으며, 게임 타이틀 '테일즈...'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이너로도 유명한 여성 디자이너죠.

이 때문에 육감적인 바디라인을 강조하던 키무라의 오덕스러운(?) 캐릭터 대신 단정하고 조숙하지만 보다 더 미형의 캐릭터로 그려졌다 하겠습니다. 대신 실제 작품에서는 무츠미의 원안을 바탕으로 치바 유리코(千羽由利子)와 나카타 에이지(中田栄治)가 캐릭터 디자인을 다시 하게 되지요. 이 둘이 모두 코드기어스 시리즈에서 작화감독을 맡았었기에 세이크리드 세븐의 캐릭터는 코드기어스와 유사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슈트 디자인은 교부 잇페이(形部一平)가 맡았습니다. 아니메 업계의 인물이 아니라 그래픽 아트 등으로 광고나 일러스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로, 아니메 작업은 이번 세이크리드 세븐이 처음인 것 같군요. 감독은 코드기어스 2기에서 연출을 맡았으며, '갤럭시 엔젤(2001)', '아쿠아리안 에이지(2002)', '위치블레이드(2006)' 등의 작품을 연출한 오오하시 요시미츠(大橋 誉志光). 히어로물과 학원물이 결합된 형태의 작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일단 트렌드를 따르는 작품이라 해야겠지요.

선라이즈의 타이거 & 버니와 세이크리드 세븐의 잇단 방영소식은 신작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코드기어스 시리즈나 건담 더블오를 통해서 여전히 로봇 아니메를 자사의 간판 작품으로 내세우던(좀 다른 전개이긴 했지만, 코드기어스도 엄연히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이죠) 선라이즈가 한 해에 잇달아 두 편의 히어로물을 내세운다는 것은 선라이즈 작품의 방향성에 뭔가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를 위해 타이거 & 버니에는 카라스의 감독 사토 케이이치와 디자이너 하야마 켄지를, 이번 세이크리드 세븐에는 카라스의 각본가 요시다 신을 영입하는 등 히어로물의 본가 타츠노코의 노하우 뿐만 아니라 특촬물의 노하우도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사토 케이이치나 요시다 신 등은 특촬물에서도 활약한 인재들이죠. 

당장 선라이즈의 주력 장르가 히어로물로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로봇 장르의 한계나 자신들 스스로의 매너리즘에 대해서 선라이즈가 인식하고 이를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이기에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 하겠네요. 로봇물과 특촬물의 노하우가 접목된 선라이즈표 히어로 아니메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겠습니다.

그러고보니 근래의 일본 아니메는 히어로물 붐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하네요. 선라이즈 뿐만 아니라 매드하우스도 '울버린(2011)', '엑스맨(2011)'을 방영중이거나 방영예정에 있으며, 선라이즈에서 분사한 본즈 역시 작년에 '히어로맨(2010)'을 방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아니메에 무언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만큼은 사실인 듯 합니다. 이것이 그저 한두번의 시도일지 아니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할지는 앞으로의 작품들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달려 있다 하겠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 · PROJECT S7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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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vel Comics

 
DC를 시샘한 마블의 영화 사랑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 슈퍼맨과 배트맨이 실사영화를 통해 80년대와 90년대를 풍미하는 동안, DC 코믹스와 함께 북미 코믹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마블 코믹스는 그저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등, DC에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히어로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마블이었지만, 영화시장에서는 좀처럼 그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던 것입니다. TV 시리즈와 실사영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마블 스튜디오를 80년대에 설립했지만, 85년부터 거론되던 자사 최고의 히트 캐릭터 스파이더맨의 실사영화가 판권을 둘러싼 문제로 감독으로 선임되었던 제임스 카메론이 도중하차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블의 히어로들은 스크린에 입성하지 못한 체 21세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영화계에서는 배트맨 시리즈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히어로 영화가 예전만큼의 임팩트를 갖지 못하던 시절이었는데, CG라는 신기술이 실사영화에 서서히 접목되면서 히어로 영화는 다시금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기 시작했고, '블레이드(1998)'를 통해 그토록 염원하던 실사영화에의 진출을 성공한 마블은 그로부터 4년 뒤인 2002년 마침내 '스파이더맨(2002)'을 개봉하여 DC 코믹스의 히어로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히트 대작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실사영화에서는 마블의 일대 반격이 시작됩니다. 블레이드 시리즈는 이후에도 3편까지 제작되면서 대표적인 R 등급 뱀파이어 히어로물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3편까지 연달아 빅히트하며 마블의 대표 히어로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되지요. 여기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엑스맨 3부작(3부는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하지 않았습니다만) 역시 이전과는 다른 고뇌하고 소외받는 히어로들을 묘사하면서 영화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게 됩니다. 실사영화의 DC 히어로들과 달리 마블의 21세기 히어로들은 보다 더 인간적이고 불완전했습니다. 그들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불행했고, 그래서 연민이 느껴지기까지 했지요. 이제 영화의 히어로 월드는 마블의 히어로들이 지배할 것 만 같았습니다.

ⓒ 20th Century Fox


ⓒ Columbia Pictures



풍요 속의 빈곤,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만족 못하게 된 마블

21세기 초반 헐리우드는 심각한 소재고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실사영화로 만들 만한 소재들이 바닥이 나기 시작한 것이죠. 이즈음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마어마한 흥행에 성공하자 헐리우드의 제작사들은 앞다투어 판타지 영화에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작품은 소수에 불과했고 대안으로 풍부한 컨텐츠를 자랑하는 일본  아니메를 소재로 삼게 되지만, 원작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로컬라이징에 실패한 헐리우드식 아니메 해석은 이제까지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랜스포머의 경우는 실제 원작은 일본이지만, 완구와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북미에서 로컬라이징이 된 소재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한때 인기를 끌었다가 사그러들었던 히어로물은 재활용 소재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구어내게 됩니다. 기존의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히어로물은 아직 그만큼 팬층이 형성되지 않는 일본산 애니메이션보다는 더 관객에게 어필하기가 쉬운 소재였고, CG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장면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러한 트렌드를 타고 등장한 마블의 히어로들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실사영화에 들이닥치게 됩니다.

하지만 풍요 속에 빈곤은 존재하는 법, 우선 수많은 히어로 무비들의 양산으로 인해 일부 작품들은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으로 인해 기대치가 높아진 탓에 그 뒤에 등장한 '헐크(2003)'나 '데어데블(2003)', '일렉트라(2005)', '판타스틱 포(2005)' 등은 그 완성도가 앞선 히트작들과 비교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흥행 역시 앞선 작품들에 비해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안았구요. 여기에 실사영화를 위해 캐릭터 사용료 만을 받고 판권을 영화사에 넘겨버린 마블로서는 자신의 히어로들이 등장한 영화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그저 손가락만 빨며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2003년 라이벌인 DC 코믹스가 워너브러더즈 계열사인 DC 엔터테인먼트로 편입되면서, 마침내 DC의 히어로들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특히 크리스토퍼 놀란이 새롭게 리부트시킨 배트맨 2부작 '배트맨 비긴즈(2005)'와 '다크나이트(2008)'는 히어로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단의 극찬 속에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게 되며, 엑스맨 시리즈로 마블의 히어로들을 성공적으로 실사로 이식했던 브라이언 싱어가 슈퍼맨 리부트 프로젝트로 자리를 옮겨 '슈퍼맨 리턴즈(2006)'을 제작하는 등 DC의 공세는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마블로서는 이제 결단의 시기를 내릴 때가 온 것이었습니다.

ⓒ Paramount Picture



어벤져스, 마침내 전모를 드러낸 마블의 히어로 월드

2008년 드디어 마블 자신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아이언맨(2008)'과 '인크레더블 헐크(2008)'가 스크린으로 찾아오게 됩니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비록 같은 해에 개봉한 DC의 다크나이트에는 못미쳤지만, 아이언맨은 기록적인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었으며, 인크레더블 헐크 역시 준수한 결과를 남기게 되었던 겁니다. 이에 자신을 얻은 마블은 원대한 계획을 꿈꾸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어벤져스'의 시동이었습니다.

아이언맨을 보시면 크레딧이 끝나고 영화 마지막에 비밀조직 쉴드의 국장 닉퓨리가 등장하여 토니 스타크에게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깁니다. '당신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나?' 바로 이것이 어벤져스의 시동을 암시하는 대사였던 것입니다. 어벤져스는 마블의 대표 히어로들이 결성한 조직으로, 1963년 코믹스로 발표되기 시작한 작품인데요. 그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마블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마블은 몇몇 대표 히어로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세계관 그 자체를 영화로 옮기는 방대한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를 한 두편의 영화로 영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코믹스처럼 각각의 히어로들을 주제로 한 영화를 차례로 선보인 다음, 이후에 그 모두가 한자리에 모인 별도의 영화로 공개한다는 것인데요. '아이언맨2(2010)'를 선보인 뒤 마블은 지속적으로 대표 히어로인 '토르(2011)'와 '캡틴 아메리카(2011)'를 자체 제작하여 개봉할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에는 이들 히어로 영화들을 한자리에 묶을 '어벤져스(2012)'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딱히 마블의 팬이 아니지만 이러한 마블의 프로젝트는 몹시도 흥미롭고 기대된다 하겠습니다. 방대한 세계관을 하나의 작품에 무리하게 집어넣지 않고 독립적인 작품들로 그 단편들을 보여주어 종래에는 하나의 완성된 월드를 보여주는 이러한 방식은 영화의 속편 제작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가 아닌가 싶군요. 특히, 마블 엔터테엔먼트가 2009년부로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이러한 마블의 장대한 프로젝트는 더더욱 무게가 실려 보입니다.

여기에 마블이 제작하지는 않았지만, 마블의 히어로들을 소재로 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 역시 개봉 예정에 있으며, 소니가 별도로 시동하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4번째 작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도 제작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20세기 폭스사에서 제작하는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의 속편 '더 울버린(2012)' 역시 2011년 4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에 있습니다. 그야말로 마블의 파상공세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자, 이렇게 되면 역시 DC의 반격 역시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DC 쪽도 올해 '그린 랜턴(2011)'을 필두로, 놀란 감독이 다시 배트맨 속편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를 제작중에 있으며, 슈퍼맨의 속편인 '슈퍼맨: 맨 오브 스틸(2012)'은 '왓치맨(2009)'을 통해 R등급 성인 히어로물의 진수를 보여준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을 맡을 예정에 있죠. 거대한 베일을 벗은 마블의 어벤져스 프로젝트에 비견될 DC의 져스티스 리그가 과연 시동될지 역시 관심거리라 하겠습니다. 세계를 뒤흔드는 거대한 히어로들의 전쟁이 이제 스크린에까지 그 전장을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 Paramount Pictures


ⓒ Paramount Pictures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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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P・W/ヒーローマン製作委員会 ・テレビ東京

미국 히어로 만화계의 대부 스탠 리와 일본을 대표하는 투철한 장인정신의 아니메 제작사 본즈가 힘을 합친 기대작이 올 4월 TV 도쿄를 통해 방영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목은 '히어로맨'.

 

아시다시피 '스파이더 맨', '판타스틱 4', '엑스맨', '아이언 맨', '헐크', '데어데빌'과 같은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을 음으로 양으로 탄생시킨, 작가이자, 편집자이며 프로듀서인 동시에 배우(영화화된 몇몇 그의 작품에 카메오로 등장하신 전력이 있으심. 아마 이번 아니메에서도 캐릭터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시는 듯)이기도 한 마블코믹스의 명예회장 스탠 리가 무려 원작을 담당한 이 작품은, 그의 장기인 히어로 장르를 기본으로 일본 아니메의 스타일이 퓨전을 이룬 새로운 히어로물이 될 듯 합니다.

 

감독인 난바 히토시는 '달려라! 부메랑(1989)', '보노보노(1995)' 같은 아동물부터 '정글의 왕자 타짱(1993)' 같은 엽기코믹물과 '그래플러 바키(2001)'과 같은 격투 액션물까지 연출한 베테랑이며, 캐릭터 디자인은 '톱을 노려라! 2'에서 메카닉 디자인/게스트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여한 이래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천원돌파 그렌라간', '정령의 수호자', '에반게리온: 서' 등등에 참여한 코야마 시게토가, 크리쳐 디자인은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라제폰', '울프스레인',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등 다수의 본즈 작품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타케바 신고가, 미술 디자인/감독은 '므네모쉬네의 딸들'의 유미코 콘도가 맡았습니다. 카와모토 토시히로가 치프 애니메이터로 뒤를 받쳐주기에 일단 비주얼 쪽에서는 믿음이 가는군요. (다만, 히어로맨의 옆구리에 수놓아진 별모양의 장식과 파란색 띄 등에서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전형적 미국식 디자인이 약간은 거슬리는 감이 있긴 합니다만. 원작자인 스탠 리의 취향이려니 하고 조금은 참아줘야할 듯.)

 

과연, 미국식 히어로의 아버지인 스탠 리의 아이디어가 정통 스타일의 아니메를 대표하는 제작사 중 하나인 본즈를 만나서 어떤 식으로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또한, '망념의 잠드(2008)' 이후로 전통적인 일본식 로봇물에서 벗어나 조금식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는 본즈의 SF 물에 대한 접근 방법이 이번 '히어로맨'을 통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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