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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1992), 美少女戦士セーラームーン / Sailor Moon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원작: 타케우치 나오코(武内直子)
◈ 감독: 사토 쥰이치(佐藤順一)
◈ 시리즈 구성/각본: 토미타 스케히로(富田祐弘) / 야나가와 시게루(柳川茂), 스미사와 카쯔유키(隅沢克之) 외
◈ 스토리보드/연출: 사토 쥰이치, 이쿠하라 쿠니히코(幾原邦彦), 이가라시 타쿠야(五十嵐卓哉), 코사카 하루네(小坂春女) 외
◈ 캐릭터 디자인: 타다노 카츠코(只野和子)
◈ 작화감독: 타다노 카츠코, 안도 마사히로(安藤正浩), 이토 이쿠코(伊藤郁子), 카가와 히사시(香川久) 외
◈ 미술디자인/미술감독: 무쿠오 다카무라(椋尾篁) / 쿠보타 타다오(窪田忠雄)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有澤孝紀) / DALI, 高松美砂絵(사쿠라 사쿠라), 하시모토 우시오(橋本潮), 애플 파이(アップルパイ)
◈ 기획: 이즈마 이리야(東伊里弥), 오오타 켄지(太田賢司)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2.03.07 ~ 1993.02.27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46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줄거리>

츠키노 우사기는 15살의 덜렁거리는 울보 여중생. 언제나처럼 지각으로 급하게 등교하던 우사기는 동네 꼬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한 고양이를 구해주게 된다. 우사기가 고양이의 머리에 붙은 밴드를 띄어내자, 초승달 모양의 문양이 드러나면서 고양이의 분위기가 돌변한다. 뭔가 묘한 분위기를 느끼던 우사기는 지각 때문에 학교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한편, 다크 킹덤의 여왕 퀸 베릴은 염원하는 환상의 은수정을 찾아올 것을 명하면서, 그 사이 인간들의 에너지를 모아오라는 임무를 부하들에게 내린다. 다크 킹덤의 사천왕 중 한 명인 제다이트가 퀸 베릴의 명을 받들어, 그의 수하인 몰가로 하여금 우사기의 친구 나루의 엄마로 변장하여 보석가게의 세일로 여성고객들을 유인하게 된다. 보석을 통해 인간들의 에너지를 빼앗으려 하는 것이다.

한편, 시험을 망쳐 울상이 된 우사기 앞에 아침의 그 고양이가 나타난다. 놀랍게도 우사기에게 말을 거는 고양이. 자신을 루나라고 소개한 고양이는 우사기에게 초승달 모양의 양각이 새겨진 펜던트를 선물하면서 그녀가 세일러 전사임을 밝히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공주를 찾아야 함을 역설하지만, 펜던트에 쏙 빠진 우사기는 루나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조급해진 루나는 우사기에게 '문 프리즘 파워 메이크 업'를 외치라 해보고 우사기의 외침과 함께 그녀는 사랑과 정의의 세일러 전사로 변신하게 되는데...


<소개>

타케우치 나오코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TV 아니메. 코믹스는 강담사의 만화잡지 '나카요시'를 통해 1992년 2월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원래는 나오코의 91년 단편 '세일러V 첫등장! - [채널 44] 판도라의 야망'이 강담사의 또 다른 만화잡지 '룬룬'에 소개된 뒤 연재를 허가받게 된 것이 그 시작. 이후 세일러 V는 '코드네임은 세일러 V'라는 제목으로 룬룬을 통해 별개로 연재를 시작하며(아시다시피 세일러 V는 세일러 문의 멤버 세일러 비너스와 동일인이다.), 최초에 공개된 단편은 이 코믹스의 3화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코믹스가 92년 2월에 연재를 하고, TV 아니메가 92년 3월부터 방영을 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TV 아니메 기획은 코믹스가 연재를 시작하기 이전, 혹은 동시기에 기획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012년 7월 '세일러 문 20주년 기념 토크 이벤트' 당시 강담사 담당 편집자의 말에 빌리면, 당시 나오코가 그렸던 세일러 V 단편이 도에이의 관심을 끌면서 아니메 제작이 결정이 되었다고 하니 세일러 문은 아니메와 코믹스가 동시에 제작된 일종의 미디어 믹스였던 셈이다. 반년 간의 짧은 제작기간을 거쳐 코믹스는 92년 2월, TV 시리즈는 동년 3월에 TV 전파를 타기 시작하였으며, 아직 인기가 검증되지 않았던 세일러 문에 대한 도에이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되었음은 두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검증되지 않았던 작품이었기에 세일러 문은 원래 1기 정도의 분량만 방송 전파를 탈 계획이었다고 한다. 초반의 반응도 그닥 좋지는 않아서 관련 완구상품의 판매부진으로 스폰서인 반다이의 압력도 거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일러 문의 변신도구인 문스틱의 완구 매출이 급증하면서 세일러 문은 초반의 부진을 만회하고 고공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시리즈 평균 시청률은 11.6%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의 코믹스 단행본 발행부수는 약 1,200만부, 방영을 시작한 92년부터 5기가 종료되는 97년까지 캐릭터 상품 매출액은 약 1,000억엔에 이르는 그야말로 메가톤 급 대작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1] 참조) 흔히들 90년대 일본 아니메의 부흥을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이 일궈냈다고들 하지만, 그 시작은 세일러 문이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임밸류가 부족했던 이 마법소녀물이 이토록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번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소녀만화이면서도 소년층을 아우르는 장르의 크로스오버에서 첫번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원작자인 나오코가 밝혔듯이 세일러 문은 도에이 동화 코미디 시리즈인 '미소녀 가면 포와트린(1990)'에서 영감을 얻고 여기에 전대물의 설정들을 적극 활용한 것이 그 기원이다. 결국 세일러문은 전대물/특촬물에 대한 여성적 관점의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대물이라는 소년 취향의 장르가 여성적 시각으로 그려지면서 세일러 문은 보다 포괄적인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는 저변을 만든 것이다. 이는 변신소녀를 남성적 관점에서 그렸던 나가이 고의 '큐티 하니(1973)'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순정물을 지향하는 세일러 문의 분위기는 특촬물의 폭력적인 부분을 상쇄시키는 세일러 문의 또다른 대중적 코드다. 큐티 하니의 팬더 크로와 마찬가지로 세일러 문의 적 다크 킹덤은 특촬물의 괴물들을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전자가 원작자의 성향과 맞물려 마니악한 성향을 띄었던 반면, 후자는 턱시도 가면, 제다이트 등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특촬물에 여성적 취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마법소녀 특유의 변신씬과 특촬물/전대물에서 익숙한 세일러 전사들의 대사나 포즈는 상당히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클리셰들은 세일러 문을 통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리소스가 적게 투입되면서 일부 에피소드가 성의 없게 그려지는 등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여성과 아동 취향의 작품을 주로 다루어 온 사토 쥰이치가 시리즈 디렉터로 나서서 특별한 무리없이 1기를 마무리 지었으며, 그의 제자격인 이쿠라하 쿠니히코와 이가라시 타쿠야는 본작의 연출파트를 거쳐 차기 시리즈의 감독으로 활약하게 된다. 특히 세일러 문은 고바야시 시치로와 함께 아니메 미술의 양대 거장으로 일컫는 무쿠오 다카무라의 마지막 유작이기도 하다. 당시 암투병 중이었던 다카무라 감독을 대신해 무쿠오 스튜디오 출신의 쿠보타 타다오가 미술 감독을 맡았으며, 본작에서 다카무라 감독은 미술 디자인으로 이름을 올린다. 이후 세일러 문 시리즈의 미술은 무쿠오 스튜디오가 맡아 스승의 유지를 이어가게 되며, '빛과 그림자와 질감의 시인'이라는 칭호를 듣던 아니메의 거장은 결국 92년 6월, 세일러 전사들이 브라운관을 수놓는 와중 세상을 뜨고 만다.

한국의 경우는 97년 4월 KBS 2TV를 통해 방영되었다. 예상대로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 다만 강한 일본색과 당시 한국의 기준에서는 선정적이라 여겨지는 장면에 대해 까다로운 심의가 가해졌으며, 이로 인해 상당 장면이 통편집되거나 덧칠이 되는 등, 영상매체로서의 가치는 많이 훼손되어 버린다. 심의상 진통을 겪던 시리즈는 방영을 시작한지 약 5개월만인 9월에 방영중단이 결정되는데, 이로 인해 PC 통신을 중심으로 방송재개 서명운동이 일어나는 등, 팬들의 항의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이러한 팬들의 요청을 폭력/선정성이 난무하는 저질만화에 물든 청소년들로 치부하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고, 사회적 문제가 될 뻔했던 세일러 문 사태는 방송심의위원회와 KBS의 합의로 3개월만에 다시 방영이 결정되며 일단락 된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R (1993)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 시리즈 구성/각본: 토미타 스케히로 / 야나가와 시게루, 스미사와 카쯔유키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쿠하라 쿠니히코, 이가라시 타쿠야, 시바타 히로키(芝田浩樹) 외
◈ 캐릭터 디자인: 타다노 카츠코
◈ 작화감독: 하세가와 신야(長谷川眞也), 타메가이 카츠미(爲我井克美), 모토하시 히데유키(本橋秀之) 외
◈ 미술디자인/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DALI, 이시다 요우코(石田よう子)
◈ 기획: 이즈마 이리야, 오오타 켄지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3.03.06 ~ 1994.03.12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4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4쿨 방영을 목표로 제작되었던 세일러 문은 소년 만화의 장점과 소녀 만화의 장점, 여기에 뛰어난 캐릭터 성과 완구판매의 호조를 등에 업고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발발한다. 애초에 아동물을 지향하고 있었으나 1기가 종료될 즈음에는 기성 아니메 팬들까지 흡수하며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에 도에이는 다급히 시리즈의 연장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아니메와 병행하여 연재되던 코믹스가 체 후속 에피소드를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초반부의 13회 분은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제작이 되는데, 이것이 소위 말하는 '마계수' 편에 해당된다

코믹스의 2부격인 '블랙 문'편은 미래의 네오도쿄에서 온 수수께끼의 소녀 치비우사와 새로운 적 블랙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새로운 세일러 전사로 외행성 전사인 세일러 플루토가 등장하기도 한다. 93년 12월에는 시리즈 최초의 극장판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R'이 개봉되었으며, 94년 일본 방화중 배급수익 7위를 기록(일본 위키피디아 참조)하며 세일러 전사들의 흥행파워가 극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동시 상영으로 '메이크 업! 세일러 전사'라는 단편 아니메가 있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S (1994)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 시리즈 구성/각본: 토미타 스케히로 / 야나가와 시게루, 에노키도 요우지(榎戸洋司)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쿠하라 쿠니히코, 사토 쥰이치, 이가라시 타쿠야, 시바타 히로키 외
◈ 캐릭터 디자인: 이토 이쿠코
◈ 작화감독: 하세가와 신야, 쿠로다 카즈야(黒田和也), 토미나가 마리(とみながまり) 외
◈ 미술디자인/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사쿠라코 클럽 사쿠라구미(桜っ子クラブさくら組), 미츠이시 코토노(三石琴乃) 외
◈ 기획: 이즈마 이리야, 오오타 켄지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4.03.19 ~ 1995.02.25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38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원작의 '데쓰 버스터즈' 편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일러 플루토 외에 외행성 세일러 전사인 세일러 우라누스, 세일러 넵튠이 등장하여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특히, 세일러 넵튠과 세일러 우라누스는 동인작품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여성간의 동성애, 즉 백합 커플로서 크게 유명세를 떨치게 되는데, 당시 TV 시리즈 아니메에서는 무척 드문 시도로서, 그 중에서도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텐오 하루카(세일러 우라누스)의 경우는 소녀 팬들에게 큰 지지를 얻게 된다. 세일러 새턴도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등장하여 많은 팬들을 양산하기도.

S 시리즈는 기존의 세일러 내행성 전사들과, 세일러 외행성 전사들의 갈등과 대립구도를 활용하여 전작들에 비해 복잡해진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었고, 다양한 세일러 전사들의 등장으로 캐릭터적으로도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 되었다. 1994년 12월 4일에는 극장판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가 개봉하게 된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Super S (1995)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 시리즈 구성/각본: 에노키도 요우지 / 야마구치 료타(山口亮太), 요시무라 켄지(吉村元希)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쿠하라 쿠니히코, 사토 쥰이치, 이가라시 타쿠야 외
◈ 캐릭터 디자인: 이토 이쿠코
◈ 작화감독: 하세가와 신야, 토미나가 마리 외
◈ 미술디자인/미술설정: 타지키 켄(田尻健) / 무쿠오 타카무라,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사쿠라코 클럽 사쿠라구미, 후지타니 미와코(藤谷美和子)
◈ 기획/제작: 이즈마 이리야, 오오타 켄지, ???(有迫俊彦)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5.03.04 ~ 1996.03.02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39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원작의 '데드 문'편에 해당하는 이야기. S 시리즈에 등장했던 우라누스, 넵튠, 새턴, 플루토 등 외행성 전사들이 모두 등장하지 않고, 치비우사가 다시 등장하여 극을 이끌고 있다. 단, 세일러 스타즈에 시작에 해당하는 167화에는 다시 외행성 전사들이 등장해 172화까지 극을 이끌어가게 되며, S 시리즈의 빌런이었던 데드 문의 여왕 네헤레니아가 부활하는 등, 데드 문 편의 실질적인 아니메 완결은 세일러 스타즈에서야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1995년 12월 23일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Super S, 세일러 9 전사 집결! 블랙 드림 홀의 기적'이 개봉된다. 감독은 R 시리즈부터 연출 파트로 참여했으며, S 시리즈의 극장판을 감독한 시바타 히로키. 동시 상영작으로는 '스페셜 프레젠트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SuperS 외전, 아미의 첫사랑'이 상영되었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Sailor Stars (1996)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가라시 타쿠야
◈ 시리즈 구성/각본: 야마구치 료타 / 고도 카즈히코(神戸一彦), 마에카와 아츠시(前川淳)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가라시 타쿠야, 사토 쥰이치, 시바타 히로키 외
◈ 캐릭터 디자인: 타메가이 카츠미
◈ 작화감독: 타메가이 카츠미, 시모가사 미호(下笠美穂) 외
◈ 미술설정·디자인/미술감수: 타지리 켄 / 무쿠오 타카무라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하나자와 카에(花沢加絵), 미즈키 아리사(観月ありさ), 문립스(ムーンリップス)
◈ 기획/제작: 야다 코우이치(矢田晃一), 오오다 켄지, 有迫俊彦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6.03.09 ~ 1997.02.08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34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데드 문편의 완결과 함께 원작의 마지막 에피소드 '쉐도우 갤럭티카' 편을 다루고 있다. 쉐도우 갤럭티카 편에 해당하는 173화부터는 기존의 세일러 내행성 전사들과 외행성 전사들 외에 세일러 스타 라이츠라 불리는 새로운 세일러 전사들이 등장하는데, 평상시에는 남성이었다가 변신 후에는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저연령층 작품으로서는 무척 파격적인 설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일러 전사들과 대치하는 빌런 역시 세일러 전사들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 시리즈의 모든 세일러 전사들이 등장하고, 적까지 세일러 전사라는 점에서 세일러 전사들을 위한 완벽한 피날레라 할 수 있지만, 5년 동안 계속되어온 이 시리즈도 초반의 참신함은 많이 잃어버린 뒤였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Crystal (2014)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사카이 무네히사(境宗久)
◈ 시리즈 구성/각본: 코바야시 유지(小林雄次)
◈ 스토리보드/연출: 사카이 무네히사 외
◈ 캐릭터 디자인: 사코우 유키에(佐光幸恵)
◈ 작화감독: 코마츠 코즈에(小松こずえ), 타나카 미호(たなかみほ) 외
◈ 미술감독: 쿠라하시 타카시(倉橋隆), 호사카 유미(保坂有美)
◈ 음악/노래: 타카나시 야스하루(高梨康治) / 모모이로 클로버 Z(ももいろクローバーZ)
◈ 제작사: 도에이 동화, 강담사
◈ 저작권: ⓒ 武内直子・PNP・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2014.07.05 ~ (방영중)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Web Anime(26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9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세일러 문 시리즈는 97년 세일러 스타즈의 종방과 함께 한동안 영상매체에서 그 모습을 감춘다. 그러다가 6년 후인 2003년에는 (특촬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답게) 특촬물로 파격 등장했었는데, 여자아이들을 시청 대상으로 한 시험적인 특촬물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마니아들에게도 나름 어필 하면서 21세기에도 여전히 세일러 문의 팬덤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속편은 그로부터 무려 10여년이 지난 2012년에서야 언급되었으니, 2012년 7월 니코파레에서 개최된 세일러 문 TV 아니메 20주년 기념 이벤트에서 신작 아니메로 2013년 여름에 공개한다는 계획이 발표된 것이 바로 그것. 제작 상의 난항이 있었는지 몰라도 이 기획은 몇 번의 연기를 거쳐 실제 방영은 1년이 지난 2014년 7월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다. 신작 세일러문 크리스탈은 TV 방영이 아닌 니코니코 동화와 반다이 채널을 통합 웹 아니메(또는 Original Net Anime;ONA) 형태로 방영되었으며, 월드와이드 방영방침 덕분에 한국에서도 니코니코 홈페이지를 통해 한글 자막과 함께 감상이 가능하다.

세일러 문 크리스탈은 기존 시리즈의 시퀄이 아닌 리부트를 표방하고 있으며, 원작의 다크 킹덤 편이자 첫번째 TV 아니메 시리즈의 이야기를 다시 그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코믹스의 이야기를 기본 구조로 삼고 있으며, 캐릭터에 있어서도 기존과 달리 원작의 순정만화풍 스타일을 살려낸 것이 본 시리즈의 특징. 단,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으며, 디자인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나, 작화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레전드의 리부트치고는 다소 격이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격주 방영으로 현재 2화까지 방영된 상태이며, 세일러 문 크리스탈이 코믹스의 이야기를 다 다룰 수 있을지는 첫 시리즈의 흥행여부에 달린 듯 하다. 허나, 달라진 캐릭터 디자인과 CG로 구성된 변신씬만으로 오리지널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아성을 넘기에는 아직은 버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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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3 아이즈 (1991), 삼지안 / サザンアイズ / 3X3 Eyes


ⓒ 高田裕三/講談社


<정보>

◈ 원작: 타카다 유조(高田裕三)
◈ 감독: 니시오 다이스케(西尾大介)
◈ 각본: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이 코이치(新井浩一)
◈ 미술감독: 사누키 토시카츠(佐貫利勝), 타니구치 준이치(谷口淳一)
◈ 음악: 와다 카오루(和田薫)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AVAC / 반다이 비주얼, 강담사, 킹 레코드
◈ 저작권: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 일자: 1991.?.?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4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줄거리>

가족을 돌보지 않고 삼지안 운가라의 전설을 쫓아 세계를 방랑하는 후지이 교수의 아들 후지이 야크모. 가족을 소홀히 한 아버지를 원망하며 혼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던 야크모는 어느날 길에서 우연치 않게 외국인 소녀를 스쿠터로 치일 뻔 하는 사고를 겪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 소녀는 야크모를 찾아서 티벳에서부터 일본까지 온 파이라는 인물로, 후지이 교수의 유골과 그가 남긴 편지를 야크모에게 건낸다. 


편지에는 파이가 후지이 교수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삼지안 운가라족의 생존자라는 것, 그리고 그녀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삼지안은 인간과는 다른 요괴 종족으로 신비한 힘을 쓸 수 있는 종족이다.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파이를 위해 후지이 교수는 야크모에게 파이를 도와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는데...


<소개>

타카다 유조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4부작 OVA 아니메. 원작은 코단샤(강담사)의 월간지 '영 매거진 증간해적판'에서 1987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하여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며, 1989년부터는 본지인 주간 영매거진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총 40권의 단행본으로 연재를 마감하였는데, 아시아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국적인 세계관과 설정, 그리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90년대 아니메의 판타지 부흥에 일조한 작품이기도 하다.

3X3 아이즈는 세 개의 눈을 가진 전설의 종족인 삼지안 운가라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인 파이와, 얼떨결에 그녀의 모험에 휘말려 인간이 아닌 불사의 몸이 되어버린 야크모가 파이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떠나는 긴 여정이 이야기의 주된 줄거리이다. 여행 중에 등장하는 수많은 요물들과 맞서는 파이와 야크모의 싸움은 상당히 처절하고 강렬한 묘사가 인상적이며, 고어적인 묘사와 상반되는 천진한 소녀 파이의 매력과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던지는 야크모의 멜로 라인이 작품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인도, 티벳 등 아시아 권에서도 다소 생소한 지역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적 설정은 3X3 아이즈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신선한 시도다. 타카다 유조 특유의 정교한 설정 능력이 더해져 3X3 아이즈의 세계관은 일본의 코믹스 중에서도 꽤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자랑하고 있다. 이는 오컬트적인 설정과 일본의 전통 설화 등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했던 '공작왕'과 비교할만하다. 다만, 초반부의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과 설정은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액션에 치중하면서 그 힘을 잃고 만다. 좋은 평을 들었던 초중반부에 비해 후반부의 이야기들은 팬들에게도 많은 질타를 받았으며, 작가 자신도 이를 순순히 인정하고 있는 듯 하다. (다만, 이러한 아쉬움은 비슷한 장르의 공작왕이나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드래곤 볼에서조차도 어느정도 보여졌던 문제이기도 하다.)

아니메는 반다이 비주얼과 도에이 등이 주축이 되어 OVA 4부작으로 제작되었다. 코믹스의 1부격인 성마편을 다룬 OVA는 '드래곤 볼'의 TV 시리즈와 극장 아니메를 연출해온 니시오 다이스케가 감독으로 낙점되었다. 3X3 아이즈는 다소 어둡고 칙칙한 컬러로 원작의 오컬트 적인 느낌을 재현하려고 했는데, 이는 니시오 감독의 이전 연출작인 '크라잉 프리맨' OVA와 다소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선택이 오히려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리지는 못한 듯 싶으며 같은 측면에서 캐릭터도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지는 못했는데,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아라이 코이치 역시 크라잉 프리맨 OVA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3X3 아이즈 성마전설 (1995), サザンアイズ 聖魔伝説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정보>

◈ 감독: 타케노우치 카즈히사(竹之内和久)
◈ 각본: 타카다 유조, 타케노우치 카즈히사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쿠마가이 테츠야(熊谷哲矢)
◈ 미술감독: 히로시 카토(加藤浩)
◈ 음악: 와다 카오루
◈ 제작사: TAVAC, 스튜디오 쥬니오
◈ 저작권: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 일자: 1995.07.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코믹스의 2편 격인 성마전설 편을 원작으로 한 OVA. 제작은 도에이 동화가 아닌 도에이 동화의 하청 작업을 주로 했던 스튜디오 쥬니오(여러가지 제작 실패를 겪으며 현재는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이 아닌 저작권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에서 맡았다. 기억을 잃고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아가는 파이와 그녀를 찾아 정처없는 여행을 떠난 야크모의 재회와 모험을 그리고 있다. '말예의 장', '열쇠의 장', '귀환의 장' 총 3부로 제작되었으며, 코믹스 중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3×3 EYES, Wikipedia Japan
[2] 3×3_EYES(1991), allcinema.net
[3] 3×3_EYES ~聖魔伝説~(1995), allcinema.net
[4] 3×3 EYES, 엔하위키 미러
[5] 3×3 아이즈,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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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더 무비 (1986), Transformer the Movie


ⓒ MCMLXXXVI SUNBOW Productions Inc · HASBRO Inc


<정보>

◈ 감독/보조 프로듀서: 넬슨 신(신능균)
◈ 각본: 론 프리드맨(Ron Friedman)
◈ 오리지널 컨셉 디자인: 플로로 데리(Floro Dery)
◈ 캐릭터/배경 디자인: 가브리엘 호요스(Gabriel Hoyos)
◈ 콘티: 피터 정(Peter Cheung), 김주인, 오정환, 박시옥, 심상일, 데이비드 신, 정수영 外
◈ 총 애니메이션 감독: 모리시타 코죠(森下孝三)
◈ 애니메이션 감독: 죤 패트릭 프리맨(John Patrick Freeman)
◈ 보조  애니메이션 감독: 야마우치 시게야스(山内重保)
◈ 치프 애니메이터
: 츠노다 코이치(角田絋一)
◈ 키 애니메이터: 사사카도 노부요시(佐々門信芳), 백남열 外
◈ 음향감독: 월리 부르(Wally Burr)
◈ 음악/노래: 빈스 디콜라(Vince DiCola) / 라이온 - 주제가
◈ 제작총지휘: 마가렛 로쉬(Margaret Loesch), 리 건더(Lee Gunther)
◈ 프로듀서: 조바칼(Joe Bacal), 톰 그리핀(Tom Griffin)
◈ 제작사/애니메이션 제작
: 마블 프로덕션, 선보우 프로덕션, 하스브로 / AKOM 프로덕션,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CMLXXXVI SUNBOW Productions Inc · HASBRO Inc
◈ 일자: 1986.08.08
◈ 장르: SF, 로봇,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거대한 인공행성이 평화로운 로봇 생명체들의 행성 리쏜에 다가오고 있었다. 리쏜에 그대로 충돌하여 중심부로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는 가공할 이 인공행성의 정체는 바로 유니크론이라 불리는 초거대 트랜스포머. 오토봇의 리더에게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매트릭스만이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물체라는 것을 알게 된 유니크론은 오토봇들의 별 사이버트론으로 진로를 바꾸어 서서히 전진하게 된다.

한편, 사이버트론을 디셉티콘에게 빼앗긴 오토봇들은 사이버트론의 위성에 전진기지를 설치하고 디셉티콘에게 반격태세를 갖추고 있는 중이었다. 반격을 위한 에너지 보급이 충분하지 않음을 파악한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은 디셉티콘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극비리에 지구로부터 보급을 지시하지만, 첩자에 의해 이 중요한 기밀이 디셉티콘의 리더 메가트론에게 새어나가고 만다. 오토봇의 보급선이 부족함을 파악한 메가트론은 곧바로 디셉티콘에게 공격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소개>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 ⓒ MCMLXXXVI SUNBOW Productions Inc · HASBRO Inc

1984년 미국에서 방영되어 커다란 인기를 끌었던 트랜스포머 TV 시리즈의 극장용 만화영화. TV 시리즈에서 실질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았던 도에이 동화와, 한국의 하청업체 AKOM 프로덕션이 주축이 되어 제작한 작품으로, TV 시리즈의 프로듀서였던 넬슨 신이 극장판의 감독을 맡는 등, 핵심 스탭진에 대거 한국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하여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초에 트랜스포머는 일본의 완구업체인 타카라가 런칭한 다이아크론과 뉴 미크로맨 브랜드에서 파생된 상품이었다. 1980년과 81년에 각각 런칭한 이 두 브랜드는 일본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나, 리얼로봇의 붐으로 인해 프라모델이 로봇완구의 자리를 대치하고 있던 당시의 상황 속에서 타카라 역시 프라모델 사업에 뛰어들면서 아니메로는 제작되지 못했으며, 그러던 84년 타카라가 미국의 대표적 메이저 완구 브랜드인 하스브로 컴퍼니 측에 두 브랜드를 수출하게 되면서 일대 전기를 맡게 된 것이다. (80년대 중반부에 다이크론과 뉴 미크로맨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판매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중 다이아배틀스 완구는 84 태권브이 완구의 원형이 되기도 하였다.)

하스브로는 이 브랜드를 수입한 뒤, 미국 판매용 브랜드로 새로이 제품을 디자인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인간이 탑승하는 로봇이 아닌, 생명을 가진 변신 로봇으로 컨셉이 바뀌게 된다. 상품화가 완료된 후 제품 홍보를 위한 TV 애니메이션 역시 기획에 들어가게 되는데, 아동용 완구의 특성상 만화영화만한 홍보 수단이 없었기 때문으로 이는 이미 일본의 로봇 아니메 시스템에서 검증된 결과였다. 로봇 애니메이션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미국에서는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 자연스레 애니메이션 제작은 일본에 하청을 주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을 무렵, 신동헌 감독의 제자인 한국계 애니메이터 넬슨 신에 의해 애니메이션 제작은 새로운 국면을 맡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송락현님의 포스트와 페니웨이님의 포스트를 참고하시길.

☞ 트랜스포머 시리즈 by 송락현 (보러가기)
☞ 트랜스포머 특집 #1: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의 시작과 발전 by 페니웨이 (보러가기)

TV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넬슨 신과 AKOM 프로덕션은 트랜스포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대부분의 콘티를 한국계 애니메이터들이 작업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재미교포로 이제 막 애니메이션계에 발을 들인 신예 피터 정의 실력과 센스는 감독인 넬슨 신을 놀라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극장판은 일본 로봇 아니메에서도 보기 힘든 다이나믹한 장면 설정과 카메라 워크를 보여주며 TV 시리즈의 퀄리티를 한차원 더 뛰어넘은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모리시타 코죠나 츠노다 코이치, 사사카도 노부요시와 같은 일본 로봇 아니메의 베테랑들이 참여가 큰 힘이 되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지시한 대로 하청작업만을 해오던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수준을 감안할 때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내용은 시즌 1과 2가 끝나고 시즌 3이 시작되기 전의 중간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일부 주역 캐릭터들이 이 극장판에서 최후를 맡는 등 당시 트랜스포머의 팬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전개가 눈길을 끈다. 특히, 주인공 격인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콘보이)의 최후는 당시 아이들에게는 꽤나 놀라운 전개이기도. 옵티머스의 뒤를 이어 핫로드가 로디머스 프라임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라스트 클라이막스는 상당히 인상적인 씬이긴 했으나 옵티머스 프라임의 인기가 워낙 높은 덕에 이 전개는 후일 많은 팬들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듣게 되며 결국은 추후 시리즈에서 옵티머스가 부활하는 것으로 일단락 된다. 덕분에 새로운 주인공 로디머스 프라임의 존재감은 미약해져버리기도.

오토봇의 새로운 리더 로디머스 프라임. ⓒ MCMLXXXVI SUNBOW Productions Inc · HASBRO Inc

극장판에서 첫 등장하는 유니크론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데쓰스타를 연상시키는 압도적인 크기의 인공행성이 초 거대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이제까지의 로봇 아니메를 통틀어 가장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로봇 아니메 메카 일본에서조차 이 정도의 거대한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은 드문 편. 거대함과 압도적인 위압감 덕분에 이후 후속 시리즈에서도 여러번 재등장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볼 때 로봇 아니메를 표방하고 있으나 생명체를 지닌 로봇이라는 점에서 미국식 히어로 애니메이션과의 교집합이 더 많은 SF 판타지 히어로물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최종 극장판 수익은 약 5백80만 달러로 기대한 만큼의 빅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평가절하 되는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오히려 마이클 베이의 실사영화보다 스토리 완성도나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완성도는 높다고 판단된다. 실사영화의 이야기와 스토리보드를 그대로 86년도 극장판 퀄리티의 만화영화로 구성한다든지 혹은 역으로 86년 극장판을 실사영화 수준의 CG 영화로 만든다고 상상해보면 좋을 듯. 일본에서는 여러가지 알려지지 않은 사정에 의해 개봉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시즌 3에서 주인공인 옵티머스 프라임이 사망한 체로 시작되면서 팬들에게 혼선을 주기도.

여러모로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한 획을 그을 수도 있는 기회를 준 작품이었으나 결국 시즌 4를 끝으로 AKOM 프로덕션은 제작에서 물러나게 되고 트랜스포머에서 수확한 값진 노하우는 여전히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한 체 하청 작업에 의존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만다. 이는 애니메이터나 애니메이션 업계만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과 사회적, 문화적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참고 사이트>

[1] トランスフォーマー, Wikipedia Japan
[2] トランスフォーマー ザ・ムービー, Wikipedia Japan
[3] The Transformers: The Movie, Wikipedia
[4] Transformers: The Movie (U.S.), ANN
[5] 트랜스포머 더 무비, 위키피디아
[6] 트랜스포머,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CMLXXXVI SUNBOW Productions Inc · HASBRO Inc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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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1984), 世紀末救世主伝説 北斗の拳 / Fist of the North Star


ⓒ 武論尊 · 原哲夫 / NSP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부론손 - 글, 하라 테츠오 - 그림
◈ 총감독: 아시다 토요오
◈ 각본: 우에하라 쇼조, 토다 히로시, 오하시 유키요시 外
◈ 연출: 우메자와 아츠토시, 이시다 마사히사 外
◈ 캐릭터 디자인: 스다 마사미
◈ 작화감독: 스다 마사미, 사이토 히로노부 外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1기, 사카모토 노부토 - 2기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크리스탈 킹, 코도모 밴드, TOM★CAT
◈ 기획/제작: 타카미 요시오, 岡正, 中屋喜伸 / 스가와라 요시로
◈ 제작사: 도에이 동화, 후지 TV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NSP · TOEI Animation
◈ 일자: 1984.10.11 ~ 1988.02.18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TVA (1기-109화, 2기-43화)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199x년의 지구. 문명은 파괴되고 자연은 훼손되었으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멸망의 위기에 직면하였지만, 인류는 가까스로 살아남게 된다. 황량해진 대지에는 물과 음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으며, 이에 얼마남지 않은 자원을 둘러싸고 약육강식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혼돈과 약탈, 세계는 폭력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설의 암살권 북두신권의 계승자 켄시로는 암살권의 계승자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정이 많은 남자로 연인 유리아를 친구이자 라이벌인 남두성권의 고수 신에게 빼앗기고 치명상을 입고 만다. 실력으로서는 앞서는 켄시로였으나 친구라는 사실에 차마 살수를 쓰지 못한 것. 신은 켄시로의 가슴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며 유리아에게 사랑을 강요한다. 켄시로를 살리기 위해 유리아는 신에게 사랑을 맹세하고, 신에 의해 가슴에 일곱개의 치명상을 입은 켄시로는 황야에 버려지고 만다. 그로부터 수년 뒤,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복수를 위해 북두신권의 전승자가 사지에서 돌아오는데...


<소개>

슈에이샤의 만화주간지 '주간소년점프'에서 1983년부터 1988년까지 연재되면서, 주간소년점프의 신화를 열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 당시 신예였던 하라 테츠오와 부론손이 주간소년점프의 호리에 노부히코의 아이디어에 의해 그리게 된 이 만화는, 당시 인기코드였던 러브 코메디와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마초적이고 하드고어스러운 표현이 가득한 남성취향의 작품으로, 우려와는 달리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으며, 연재가 한참 진행 중이던 1984년말에는 라이벌 잡지인 '주간 소년 선데이'(당시 터치 시리즈의 아다치 미츠루나 시끌별 녀석들의 타카하시 루미코 등의 인기에 힘입어 83년도에 228만부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었다.)를 제치고 40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세우게 된다. 단행본으로 발간되어서도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되는데, 전세계적으로 1억부를 돌파한 코믹스는 북두의 권이 최초가 된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 볼'이 나오기 전까지 코믹스의 모든 기록을 새롭게 쓴 화제의 작품이었던 셈이다.

당시 슈에이샤와 함께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런칭했던 도에이 동화는, 빅히트를 기록하는 이 작품을 연재 중에 전격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84년 10월 마침내 이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상최대의 암살권 북두신권의 전승자가 TV 화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찾아가게 된다.

인기 소년 코믹스라고는 하지만, 북두의 권은 급소를 공격하여 인체를 훼손시키거나 날카로운 공격으로 신체를 절단하는 등, 고어에 가까운 잔혹한 묘사가 난무하는 작품이었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에 너그러운 일본이라 할지라도 공중파 TV로 이것을 여과없이 방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TV 시리즈의 총감독을 맡은 인물은 이례적으로 '요술공주 밍키 (1984)'의 캐릭터 디자이너 아시다 토요오였는데, 귀엽고 예쁘장한 캐릭터들을 주로 디자인했던 그는 이제까지 자신의 필모그라피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북두의 권을 연출을 맡으면서 잔혹한 장면을 실루엣으로 처리하고, 여기에 투과광 기법과 같은 효과로 단순함을 커버했으며, 원작에는 없었던 죽기전 단말마의 비명과 같은 음향효과를 애드립으로 넣게 하는 등,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성공적으로 TV 시리즈로 이식시키는 노련함을 보여주게 된다.

여러가지 표현의 순화를 거쳤지만 그래도 당시 TV 시리즈로서는 과도한 폭력성을 보여준 북두의 권은 목요일 19:00~19:30이라는 골든타임대에 방영되면서 최고시청률 23.4%, 평균 시청률 16.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된다.([2] 참조) 남성적 취향의 줄거리에, 혐오스러운 캐릭터, 황량하고 메마른 세계관으로 점철된 작품이었지만, 이러한 절대악과 같은 세상에서 압도적인 무공으로 악당들을 단죄하는 켄시로와, 절대강자의 이미지로 가슴 깊이 인상을 새기는 권왕 라오우, 사랑과 우정을 위해 비극적인 희생을 받아들인 비운의 캐릭터 레이 등, 매력적인 인물들로 인해 단순하지만 강렬하고 깊은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게 된 것이다.

멜 깁슨이 주연했던 영화 '매드맥스(1981)'의 영향을 받아 오토바이와 버기카 등이 주요 운송수단으로 사용되고, 스킨 헤드를 한 폭주족을 연상시키는 폭력집단이 약탈과 착취를 일삼는 등, 세계관은 디스토피아적이다. 각종 흉기로 무장한 괴한들을 상대로 신기의 권법을 펼치는 켄시로는 코스튬은 매드 맥스에 영향을 받았으나 전체적인 캐릭터는 이소룡의 영향을 받은 것이 한눈에도 확 느껴진다. (특히, '아다다다!'를 외치면서 북두백렬권을 상대의 몸에 난타하는 켄시로의 모습은 이소룡 그 자체) 여기에 일본의 배우 겸 가수인 마츠다 유사쿠(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의 모델이기도 한 인물)의 성격도 초창기에 모티브로 삼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외모에서는 이소룡과 실베스터 스탤론을 결합시킨 듯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던 원작 코믹스는 라오우의 죽음으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으려 했으나, 이 정도의 인기작을 그대로 종료시켜줄리가 만무한 소년 점프 편집부의 압력으로 인해 연재가 계속된다. 이로 인해 TV 시리즈 역시 109화를 끝으로 1기 시리즈를 마무리 짖고 곧이어 2기를 진행하게 된다. 2기에서는 원두황권과 천제의 이야기, 그리고 수라국으로 넘어가 북두류권의 전승자들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추가로 더 연재가 되었던 라오우의 아들 류와의 여행 이야기는 만화영화화 되지 않았다.

북두의 권의 전세계적 인기는 그저 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북미에서는 실사영화로 제작되어 95년에 공개되었는데, 위키피디아 재팬에 따르면 실제 제작은 도에이와 토호쿠 신사가 공동으로 제작했다고 전해지며, 미국판 위키에 따르면 제작 스튜디오가 First Look Studio인 것으로 보아 미일 공동제작으로 보인다. 실제 유리아 역에는 일본인 배우인 와시아 이사코가 캐스팅 되기도. 이외에 B급 액션물 전문배우인 게리 다니엘스, 메이저 영화에서도 조연급으로 활약한 말콤 멕도웰이나 크리스 펜 등이 출연하고 있다. 한다미로 B급 비디오 물인 셈.

정식으로 판권을 사들인 북미 B급 액션물 외에 무판권 실사판도 존재하고 있다. 대원동화가 제작하고 왕룡 감독이 제작한 한국판 북두의 권이 바로 그것. 아동용 특촬물로 다운그레이드 된 한국판 북두의 권은 거의 괴작에 가까운 전개와 퍼포먼스로 보는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아가기도. 이 비디오는 후일 일본의 모프로에서 공개되어 출연자들의 경악과 대폭소를 자아내기도 하는데, 어찌보면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웃을 수 밖에 없는 일이라 하겠다. 일설에는 홍콩에서 만든 또다른 북두의 권 실사판이 존재한다고 하며, 엔하 위키에서 따르면 그 충격과 공포는 한국판 북두의 권을 능가한다고 전해진다. 어떤 면에서 이러한 무판권 실사영화들이 원작보다 더한 포스를 발한다고 해야할 듯.

☞ 괴작열전: 북두신권 - 양키센스로 탄생한 실사판 '북두의 권' by 페니웨이 (보러가기)
☞ 괴작열전: 북두의 권 - 한국 무협액션 영화의 결정체? by 페니웨이 (보러가기)


세기말 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극장판 (1986)


ⓒ 武論尊 · 原哲夫 / NSP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시다 토요오
◈ 각본: 타카쿠 스스무
◈ 작화감독: 스다 마사미
◈ 미술감독: 타나카 모토유키
◈ 음악/노래: 핫토리 카츠히사 / 코도모 밴드
◈ 제작총지휘: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TOEI Animation
◈ 일자: 1986.03.08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TV 시리즈가 한참 연재중이던 86년에 공개된 극장용 북두의 권. TV 시리즈와는 다른 각도에서 원작을 해석한 스핀오프이다. 일부 에피소드의 창작은 있어도 원작의 줄거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갔던 TV 시리즈와 달리 극장판 북두의 권은 스탭진의 독자적인 해석과 재배치에 의해 일부 인상적인 장면이 다른 곳에 사용되고, 캐릭터의 삭제 역시 눈에 띈다. 특히 켄시로의 둘째 사형으로 전체 이야기에 있어서 큰 역할을 담당하던 토키는 아예 배재되어 있다. 

전체 줄거리는 켄시로가 유리아를 신에게 빼앗기고, 라오우가 스승 류켄을 쓰러뜨리고 권왕으로 태어나는 초반부부터 켄시로가 라오우가 첫대결을 펼치는 원작의 1부 격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켄시로가 신에게 유리아를 뺏기는 에피소드를 초반부에 배치하는 등, 이야기의 진행순서는 극장판에 맞게 각색되어 있다. 특히, 이 극장판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원작에서 묘사된 타격에 의한 인체 훼손과 같은 고어적인 장면을 TV 시리즈와는 달리 적나라하게 표현한 점이라 하겠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잔혹하고 과격한 이 장면에 대해 일부 팬들이나 평단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쁘장한 캐릭터들을 그려오던 아시다 토요오의 연출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선정적이었던 것이다. 

사실, 아시다 토요오는 이보다 앞선 85년 키쿠치 히데유키의 공포소설을 원작으로 한 '뱀파이어 헌터 D(1985)'를 감독하는데, 이 작품을 보면 북두의 권에서 보여진 잔혹한 묘사와 유사한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아시다 토요오가 당시 북두의 권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음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뱀파이어 헌터 D에서는 지나가는 행인으로 켄시로가 잠시 등장하는 서비스를 보여주는데, 북두의 권 극장판에서도 지나가는 행인으로 D가 등장하기도 한다. 

잔인하고 과격적인 묘사로 인해 강렬한 충격을 선사했지만, 사랑하는 이를 빼앗기고 친구에게 배신당한 남자가 세상의 악을 물리치며 전진하는 이야기의 짜릿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무겁고 중후한 몸짓, 과묵한 표정, 폭발적이고 살인적인 무공 등, 실로 북두의 권의 정체성을 움직이는 영상물로 기막히게 재현해낸 것. 특히, 코도모 밴드의 'Heart of Madness'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라오우와 마지막 일전을 벌이는 남두수조권의 레이의 모습과, 라오우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켄시로의 모습이 번갈아 펼쳐지는 씬은 명장면 중 하나(개인적으로 손가락안에 꼽는 명장면)이며, 라스트에 펼쳐지는 라오우와 켄시로의 일대 결전은 원작 만화의 그것에 비해 보다 더 파괴적이고 큰 스케일의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겉멋만으로는 세계최강인 셈.

개봉 당시의 극장판과 이후 영상 소프트화 되는 극장판에는 일부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잔혹한 씬들이 모두 어두운 톤으로 처리되거나 안개효과 등을 가미하여 표현을 순화시킨 것이 그것. 또한 최초 극장판의 경우, 라오우와 켄시로의 라스트 대결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켄시로와,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라오우가 켄시로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직전에 링이 이를 제지하는 반면, 개정된 극장판에서는 켄시로가 정신을 잃지 않고 라오우와 같이 마지막 일격을 주고 받으려는 순간 링이 이를 제지하는 씬으로 교체된다. 실제 원작에서는 켄시로가 이 대결에서 정신을 잃고 먼저 쓰러지지는 않는다.

과장된 신체비율로 극적인 효과를 부여하기도 했으나 이것이 여성캐릭터에게까지 이전되면서 시리즈 최고의 청순가련 미녀인 유리아가 그만 덩치 좋은 보디빌더와 같은 체형으로 등장하여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그녀의 나체씬에서 많은 오덕들이 떡 벌어진 그녀의 어깨에 그만 할말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믿거나 말거나.


신 북두의 권 (2003)


ⓒ 武論尊 · 原哲夫 / 新・北斗の拳製作委員会


<정보>

◈ 감독: 와타나베 타카시
◈ 각본: 호리에 노부히코, 토다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 메카닉 디자인/메카 작화감독: 카와하라 토미히로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1화, 쿠와바라 사토루-2,3화
◈ 키 애니메이터: 안도 마사히로, 하야마 쥰이치, 키노시타 유키 다니구치 모리야스
◈ 음악/노래: 타카나시 야스하루 / Gackt 
◈ 프로듀서: 福田佳与
◈ 제작사: ACGT, 新・北斗の拳製作委員会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新・北斗の拳製作委員会
◈ 일자: 2003.07.24 ~ 2004.05.28
◈ 장르: 액션, 무협, 판타지
◈ 구분/등급: OVA (총 3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무려 15년만에 다시 등장한 북두의 권의 영상물(물론, 실사판 괴작영화들은 제외하고). 부론손과 하라 테츠오가 96년에 연재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OVA로서 원작의 이야기 이후 홀로 여행을 떠나는 켄시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CG 기술을 활용하여 각종 메카닉에 CG 효과를 도입하는 시도를 보였으나 개인적으로는 CG는 사족에 가깝다 하겠다. 다만, 깔끔한 신작화로 등장한 새로운 캐릭터들은 원 시리즈와는 다른 현대적 매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비현실적인 원작의 캐릭터 비율(엄청나게 발달된 상체와 가늘고 긴 하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체형)에 비해 현실적인 비율로 캐릭터를 그린 것은 좋았으나, 마치 레슬러나 보디빌더를 연상시키는 거구의 켄시로가 마냥 맘에 들지는 않는 느낌이다. 권법가라기 보다는 그냥 몸짱스러운 느낌이다.

이미 세계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로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켄시로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다보니 이야기는 맥빠지고 싱거운 느낌이다. 여기에 작위적일 정도로 비극적이거나 감상적인 씬을 등장시켜 이야기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이는 원작에서도 계속적으로 있어왔던 문제(특히, 라오우의 죽음 이후 등장하는 후반부 에피소드들은 과도한 감정씬의 남용으로 이야기의 몰입을 심하게 방해했다는 생각이다)로, 새로운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고질적인 병폐로 작용하고 있다. 새시대에 걸맞는 감성의 이야기를 쓰기에 부론손의 스타일은 이제 너무 고루한 느낌도 든다.


창천의 권 (2006)


ⓒ 武論尊 · 原哲夫 / 蒼天製作委員会


<정보>

◈ 감독: 야마구치 미히로
◈ 시리즈 구성/각본: 이마가와 야스히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츠바타 요시아키
◈ 미술감독: 쿠와바라 사토루
◈ 음악/노래: 마르코 드 암브로시오, 코지마 히사나오, 토쿠나가 아히키토 / 아이우치 리나-오프닝, doa-엔딩
◈ 프로듀서: 호리에 노부히코
◈ 제작사: 창천 스튜디오, 창천 제작위원회, TV 아사히
◈ 저작권: ⓒ 武論尊 · 原哲夫 / 蒼天製作委員会
◈ 일자: 2006.10.04 ~ 2007.03.14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부론손이 감수를 맡고 하라 테츠오가 독자적으로 창안해낸 북두의 권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야기. 프리퀄이라 하지만 30~40년전의 이야기로, 실제 북두의 권 시리즈와 크게 연결이 되지는 않는다. 북두신권 62대 전승자인 카스미 켄시로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참고로, 켄시로는 64대 전승자이다. 

생김새는 켄시로와 동일하지만 과묵한 켄시로와는 달리 유쾌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카스미 켄시로가 중국의 암흑가와 일전을 벌이는 화끈한 액션물이다. 북두신권이 세 유파인 유가권과 조가권 손가권 등이 등장하는 등, 북두신권의 이전 역사를 새롭게 조명했으며, 전반적으로 원작의 디스토피아적인 판타지 무협과는 다른, 느와르 액션물의 형세를 취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 속에 은밀히 활약하는 카스미 켄시로의 모습에서 히어로적인 모습도 느껴진다 하겠다. 다만, 여전히 고리타분 감상주의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부분은 북두의 권 시리즈와 크리에이터의 한계라 할 수 있을 듯.


진 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2006~2008)


ⓒ 1983 武論尊 · 原哲夫 / NSP, ⓒ 2006 2007 2008 NSP


<정보>

1부 라오우전, 순애의 장
    감독: 이마무라 타카히로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카가와 히사시, 사토 치하루 / 미술감독: 사카모토 노부토
2부 유리아전
    감독: 우에다 히데히토 / 캐릭터 디자인: 이시가와 테츠야 / 미술감독: 사카모토 노부토
3부 라오우 전 격투의 장
    감독: 히라노 토시타카 / 캐릭터 디자인: 사토 마사키 / 미술감독: 요시하라 슌이치로
4부 토키전
    감독: 시즈노 코유분 / 캐릭터 디자인: 하야마 쥰이치 / 미술감독: 쿠와바라 사토루
5부 켄시로전
    감독: 히라노 토시타카 / 캐릭터 디자인: 사토 마사키 / 미술감독: 요시하라 슌이치로
◈ 각본: 호리에 노부히코, 마나베 카즈히코 外
◈ 음악/노래: 카지우라 유키 / 카미키 아야, 크리스탈 킹, B'z, FictionJunction KAORI, GARNET CROW
◈ 제작총지휘: 호리에 노부히코
◈ 제작사: 톰스 엔터테인먼트, 노쓰 스타 픽쳐스 (North Start Pictures; NSP)
◈ 저작권: ⓒ 1983 武論尊 · 原哲夫 / NSP, ⓒ 2006 2007 2008 NSP
◈ 일자: 2006.03.11 ~ 2008.10.04
◈ 장르: 액션, 무협,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총 5부작)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소개>

새롭게 리부트된 북두의 권 극장판은 5부작이라는 장대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북두의 권 이야기 중 가장 밀도 있고 드라마틱한 구성을 보여준 초반부부터 라오우의 죽음까지의 이야기 중에서 남두봉황권의 전승자 성제 사우저와의 대결을 다룬 1부, 원작의 중간에 회상장면으로 등장했던 유리아와 켄시로, 라오우 등의 최초 만남을 다룬 2부, 남두오차성의 등장과 켄시로와 라오우의 마지막 대결을 이야기하는 3부, 토키의 최후를 다룬 4부, 신에게 유리아를 빼앗긴 켄시로가 링과 바토를 만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는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 순서는 엉클어져 있으며, 5부의 경우는 원작에서 다루지 않은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도 라오우를 사모하는 여인 레이나나, 토키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사라 등 오리지널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메마른 남자들의 이야기에 멜로라인을 더해주고 있다.

신 북두의 권 이후로 다시 북두의 권의 오늘을 만든 인물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호리에 노부히코가 각본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작총지휘까지 맡는 등,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작화나 이야기 등에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낸 작품이라 평할 수 있으나, 원체 과도한 감상주의와 작위적인 설정이 난무하는 북두의 권의 성격상,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가 애매하다.


북두의 권 라오우 외전, 하늘의 패왕 (2008)


ⓒ 2006 長田悠幸 · 武論尊 · 原哲夫 / ⓒ 2008 天の覇王製作委員会


<정보>

◈ 원안/원작: 브론슨, 하라 테츠오 / 오사다 유오코우
◈ 감독: 아베 마사시
◈ 시리즈 구성/각본: 오노기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 마라푸지 히로타카
◈ 총작화감독: 코시이시 아카츠키
◈ 작화감독: 박대열, 서정덕, 우사다 요시오 外
◈ 미술감독: 이서구
◈ 음악: KAZIN, elsa / jealkb, mina☆muse
◈ 제작총지휘: 호리에 노부히코
◈ 제작사: 사테라이트, 하늘의 패왕 제작위원회
◈ 저작권: ⓒ 2006 長田悠幸 · 武論尊 · 原哲夫 / ⓒ 2008 天の覇王製作委員会
◈ 일자: 2008.10 ~ 2008.12
◈ 장르: 무협, 액션
◈ 구분/등급: TVA (13화)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북두의 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사다 유오코우가 독자적으로 진행시킨 스핀오프. 제목 그대로 켄시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아닌 라오우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이다. 라오우가 북두신권 전승자로서의 길을 버리고 패업에 나서는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원작과 동일한 시간대를 다루고 있으나 원작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은, 권왕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라오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08년의 극장판 제1부 순애의 장에서 등장했던 소우가와 레이나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이어서 출현하고 있으며, 작화 스타일도 기존과는 차이가 매우 커서 원작의 팬들에게는 아무래도 괴리감이 느껴지는 모습이라 하겠다. 작화 퀄리티도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스핀오프로서 이야기 전개는 오히려 원작인 만화보다도 더 밀도가 있다는 소리가 있다. (엔하위키 참조)


<참고 사이트>

[1]  北斗の拳, Wikipedia Japan
[2]  世紀末救世主伝説 北斗の拳, Wikipedia Japan
[3]  世紀末救世主伝説 北斗の拳 (映画), Wikipedia Japan
[4]  小説・北斗の拳-呪縛の街-, Wikipedia Japan
[5]  真救世主伝説 北斗の拳, Wikipedia Japan
[6]  蒼天の拳, Wikipedia Japan
[7]  天の覇王 北斗の拳ラオウ外伝, Wikipedia Japan
[8]  Fist of the North Star (TV), ANN
[9]  북두의 권, 엔하위키 미러
[10] 진구세주전설 북두의 권, 베스트 아니메
[11] 북두의 권(北斗の拳)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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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전사 레자리온 (1984), ビデオ戦士 レザリオン / Video Warrior Laserion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감독: 모리시타 코죠
◈ 각본: 사카이 아키요시, 슈도 타케시, 우에하라 쇼죠 外
◈ 캐릭터 원안/디자인: 이무라 신지 / 모토하시 히데유키
◈ 메카닉 디자인: 무라카미 카츠시, 오하타 코이치, 히오 아키라
◈ 작화감독: 모토하시 히데유키 (1화), 오치 카즈히로
◈ 미술설정: 우치카와 후미히로
◈ 음악/노래: 와타나베 츄메이 / 미야우치 타카유키 (오프닝), 카오리 쿠미코 (엔딩)
◈ 기획: 오리타 이타루, 요시카와 스스무
◈ 제작사/협력사: 도에이 동화, ADK / 대원동화, 세영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4.03.04 ~ 1985.02.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5화) / 초등생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구 클린화 정책'의 일환으로, 산업폐기물과 불순분자들이 화성과 달로 폐기되거나 추방된다. 달로 추방된 과학자 고드하이드는 지구에 앙심을 품고 불순분자들을 모아 반란군을 결성한 뒤 지구를 향한 반격을 개시하기 시작한다. 지구군 역시 달의 반란군을 맞아 싸우기 위해 블루하임 박사의 주도로 먼 달까지 순식간에 무기를 이동할 수 있는 물질전송 시스템을 개발한 뒤 역사적인 기동실험을 전세계에 중계하기 시작한다.

한편, 컴퓨터 마니아인 카토리 타카시는 미국에 있는 친구와 네트워크(전화기로 네트워크가 되는 걸 보니 모뎀통신인가! 아, 대용량 데이터가 전송되니 vDSL?)를 통하여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게임을 위하여 타카시는 자신이 직접 프로그래밍한 로봇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그만 물질전송 시스템의 네트워크와 혼선되면서, 물질전송에 사용되어야할 비행기 대신 타카시가 디자인한 컴퓨터 상의 로봇이 실체화 되고 만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실체화된 환상의 로봇. 레자리온, 이것이 꿈의 로봇이다.


<소개>

'마징가 Z(1972)' 이후 12년을 지속해오던 도에이 로봇 신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이다. 아울러,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를 통해 특촬물을 넘어 로봇 아니메까지 진출했던 도에이의 프로듀서 필명 얏테 사부로의 마지막 로봇 아니메 참가작이기도 하다. 컴퓨터로 디자인한 로봇이 실체화 된다는 점에서, 요즘 흔히들 의미하는 가상현실의 컨셉이 도입된 선구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동시기에 디즈니에서 제작된 영화 '트론(1982)'과도 비교된다고 하겠는데, 실제 인간이 컴퓨터 세계로 들어가 벌이는 트론의 이야기가 가상현실을 모티브로 했다면, 컴퓨터 속의 로봇이 현실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레자리온은 엄밀히 말하면 증강현실에 보다 더 가까운 모습이라 하겠다. 이는 레자리온보다 1년 앞서 ABC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오토맨(1983)'의 컨셉과 상당히 비슷하다. 어쩌면 레자리온의 스토리 컨셉은 오토맨의 그것에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레자리온은 그 설정에 있어서 몇가지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눈에 띄는데, 우선 인터넷이나 데이터 통신은 커녕 컴퓨터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84년에 네트워크를 통해 멀리 떨어진 미국의 친구와 게임을 하는 타카시의 모습이라든지, 일상 생활에서 컴퓨터를 활용하는 등의 모습은 분명 당시보다 십수년 뒤의 세상을 정확히 예측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통신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레자리온의 무기가 전송되지 않는 등, 일부 설정에서는 여러모로 현실적인 면을 고려한 점이 눈에 띈다. 스토리 역시 달로 추방된 지구인들이 지구를 위협하는 반란군으로 등장하는 등, 기존의 도에이 슈퍼로봇 아니메에 비해서는 성숙한 설정으로 무장하고 있다.

여러가지 성숙한 설정에 비하여 실제 이야기 구조는 당시의 리얼로봇에 비해서는 드라마적인 성격이 부족한 저연령대의 작품이 되었다. 시청률의 문제였는지 혹은 다른 문제였는지는 몰라도 고드하이드 박사를 주축으로 했던 반란군들의 이야기는 1부를 끝으로 퇴장하고 2부부터는 외계인 세력인 쟈크 제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도에이 동화가 지향하는 시청층이 리얼로봇 드라마를 보는 고연령대의 청소년보다는 저연령대의 아동에 한정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상당수 작화에서 당시 수많은 도에이 동화의 애니메이션을 하청 받아오던 한국의 대원동화(現 대원씨아이)가 맡아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초중반부에는 아예 작화감독에도 일본 스탭이 참여하지 않고 한국 스탭만으로 해결해 나가는 등 그 비중이 이전의 참여작보다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당시 한국의 작화수준이 이미 일본 아니메의 평균 수준에 근접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반면, 도에이 동화의 마지막 로봇 아니메에 이토록 한국 하청인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아 작품의 제작 초반만 하더라도 도에이는 로봇 아니메에서 손을 뗄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추정해 본다. 로봇 아니메에서서 손을 떼기로 결정된 중후반부부터는 다시 일본 스탭들과 작화감독들이 투입되어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 대원씨아이... 그런데, 도용작도 저작권을 줘야하는건가?

메카닉 디자인은 초합금 시리즈 등으로 일세를 풍미한 전설적인 완구 디자이너 무라카미 카츠시가 담당하였다. 무라카미 외에 오오하타 코이치, 히오 아키라 등 도에이의 전작 '광속전신 알베가스(1983)'의 스탭들도 메카닉 디자인으로 참여했는데, 여기에 무라카미가 참여했던 '우주대제 갓시그마(1980)', '기갑함대 다이라가XV(1982)'와 함께 알베가스의 복잡하고 세밀한 디자인 컨셉은 레자리온에게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프닝이나 등장 씬 등 일부분에서는 CG를 활용한 뱅크샷이 사용되어 참신함을 주었고, 일반적인 기계식 조종이 아닌 컴퓨터 키보드를 활용한 전자식 조종과 같이 메카닉적 측면에서 다른 작품들을 두세발 앞선 미래지향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적어도 설정에 있어서는 지금까지도 회자 될만한 이슈를 가진 작품이라 하겠다.

반면, 레자리온의 경우는 한국과는 잊지 못할 악연을 갖고 있는데, 만화영화 팬들이라면 이제는 많이들 알고 있을 하청업체 대원동화의 셀 도용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대원동화는 원작의 컷으로 사용되던 일부 셀을 무단으로 빼돌린 뒤 이를 독자적으로 편집하여 '비디오레인져 007(1984)'이라는 제목으로 극장에 상영하는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을 저지르고, 한국 극장만화영화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작화 퀄리티로 이 작품은 당시 어린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결국 뒤늦게 사실을 눈치 챈 도에이 동화의 항의로 인해 소리 소문도 없이 그 자취를 감춰버린 이 희대의 사건(관련인물들이 사법처리를 받았던 것으로 들려오고 있음)은, 디자인과 설정을 일본 아니메에서 무단 도용하던 당시의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현실을 감안해도 그 죄질이 상당히 나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계와 당시 어린 만화영화 팬들에게 끼친 악역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당시 엘로스도 이 작품을 끝으로 한국 극장애니메이션을 더이상 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이유는 이것 하나만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 괴작열전: 비디오레인져 007 by 페니웨이™,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클릭)

한편, 레자리온을 끝으로 로봇 아니메에서 완전히 손을 뗀 도에이 동화는 자신들의 성장동력을 로봇 만화영화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 찾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80년대 출판만화계를 뒤흔들던 두 작품 '북두의 권'과 '드래곤 볼'이었다. 도에이가 손을 뗀 로봇 만화계에서는 선라이즈의 독주가 시작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84년을 즈음으로 로봇 만화영화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게 된다.

☞ 레저리온 시리즈 by Gackd, Gackd의 고전만화 연구소 (클릭)

레자리온의 스페인판(?) VHS 커버. 스페인에서 자체적으로 그려진 일러스트라 원작과는 달리 슈퍼히어로적인 일러스트가 이채롭다.



<참고 사이트>

[1] ビデオ戦士レザリオン, Wikipedia Japan
[2] 비디오전사 레자리온,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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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깔모자의 메모루 (1984), とんがり帽子のメモル / Tongari Boshi no Memoru


ⓒ TOEI Animation


<정보>

◈ 총감독: 카사이 오사무
◈ 시리즈 구성/각본: 유키무로 슌이치 / 유키무로 슌이치, 아사쿠라 치후데 外
◈ 연출: 카사이 오사무, 카이자와 유키오, 사토 쥰이치 外
◈ 캐릭터 디자인 원안/캐릭터 디자인: 나쿠라 야스히로 / 스즈키 킨이치로
◈ 작화감독: 아오야마 미츠로, 오이카와 히로시, 코마츠바라 카즈오, 타다노 카즈코, 히메노 미치 外
◈ 미술감독: 츠치다 이사무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야마노 사토코
◈ 프로듀서: 하타노 요시후미, 하기노 히로시, 鍋島進二
◈ 제작사: 도에이 동화, ADK, 아사히 방송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4.03.03 ~ 1985.03.03
◈ 장르: 동화, 드라마, 판타지
◈ 구분/등급: TVA (50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중부 유럽, 인적이 드문 깊은 산 속의 마을 베레누에 위치한 호수 위에 인구 246 명의 작은 리루루 마을이 있다. 이곳은 10cm 정도의 키를 가진 자그마한 리루루 성인들이 우주선 사고로 지구에 불시착한 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삶의 터전을 마련한 곳. 리루루 마을의 소녀 메모루는 활기 넘치는 장난꾸러기 소녀로, 리루루 별로 돌아가는 그날을 꿈꾸며 포핏과 루팡, 피이 등과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날, 독수리에게 습격당한 새를 돕던 와중 한번도 와본 적이 없는 먼 곳까지 오게 된 메모루,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메모루는 자신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수십배는 더 거대한 인간 소녀 마리엘을 발견하게 된다. 병약한 소녀 마리엘은 학교를 쉬고 현재 별장에서 요양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친구가 없는 외로운 마리엘은 메모루를 만나 종족과 크기를 넘어선 우정을 나누게 되는데...


<소개>

주로 코믹스나 소설의 판권을 사들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오던 도에이 동화가 실로 오랜만에 제작해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도에이 동화의 애니메이터들의 숨겨진 아티스트적 역량을 보여준 작품이다. 세계명작동화와 같은 동화적인 터치와, 수려한 배경, 그리고 일본 아니메의 특유의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룬 메모루는 비슷한 스타일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나 일련의 일본식 순정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색다른 스타일과 맛을 내는 작품이 되었다.

나쿠라 야스히로가 그린 리루루 성인들은 특유의 귀엽고 깜찍한 외모에 10cm도 안되는 작은 크기에, 고깔모자를 항상 쓰고 다니는 설정으로 인해 흡사 요정이나 스머프를 연상시키게 한다. 이러한 미니멀리즘은 특유의 보호본능을 자극시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지 않나 싶다.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 뛰어노는 메모루의 모습은 마치 갓난아기의 재롱을 보는냥 흐뭇하기까지 한데, 츠치다 이사무의 수채화풍의 배경이 이들 귀엽고 사랑스러운 리루루 성인들의 이야기에 일종의 서정적인 필터링을 더해주는 듯 싶다. 그로 인해 작품의 분위기는 너무도 포근하고 따뜻하며, 마치 고향 혹은 어머니의 품에 있는 듯한 아늑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훌륭한 미술과 작화는 지금의 아니메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퀄리티를 보여준다 하겠다.

나쿠라 야스히로는 '천사의 알(1986)'에서는 아마노 요시타카의 몽환적인 그림체를 애니메이션에 이식시키는 등 범상치 않은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토베 얀손의 무민을 원작으로 한 '즐거운 무민 가족(1990)'을 통해 메모루와 유사한 동화적 캐릭터들을 그려내기도 하였다. 나쿠라 야스히로는 실제 무민의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자신도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는데, 후일 '메트로폴리스(2001)'나 '괴 아야카시(2006)'을 통해 기존의 아니메와는 다른 스타일의 참신한 비주얼들을 계속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본작에서 연출을 맡은 사토 준이치는 후일 '미소녀전사 세일러 문 시리즈'의 감독으로 큰 명성을 떨치게 되는데, 그런 연유에서인지 메모루의 수채화풍의 서정적인 배경은 세일러문 시리즈와 왠지 모를 유사함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츠치다 이사무는 '하늘을 나는 유령선(1969)'과 같은 도에이의 초기작부터 '엄지공주(1978)', '캔디캔디 극장판(1978)', '파타리로 - 스타더스트 계획(1983)'과 같은 작품에서 활약해온 도에이의 베테랑 미술 감독이다.

85년 3월 16일 도에이 만화축제에서는 24화와 25화를 기본으로 한 편집 극장판으로 상영되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일부 에피소드를 재편집한 OVA로 발매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는 85년 KBS를 통해서 방영되기도 하였다.

ⓒ KADOKAWA Shoten



<참고 사이트>

[1] とんがり帽子のメモル, Wikipedia Japan
[2] 고깔모자 메모루(とんがり帽子のメモル) 1985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워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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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1981), 世界名作童話 白鳥の湖 / Swan Lake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각색: 중세 독일 전설, 러시아 민화 / 이가라시 유미코
◈ 감독: 야부키 키미로
◈ 각본: 후세 히로카즈
◈ 캐릭터 디자인: 이가라시 유미코
◈ 작화감독: 노다 타쿠오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지휘/연주: 스테판 솔테츠 / 빈 교향악단
◈ 기획/제작: 아리가 켄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3.14
◈ 장르:  드라마,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너무도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울려퍼지면, 안개가 낀 숲 속의 호수에서 백조의 무리가 등장한다. 그 중에는 왕관을 머리에 쓴 신비로운 백조가 있었는데...

한편, 숲에서 말을 달리던 지크프리드 왕자와 그의 수하들은 호수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던 중 왕관을 쓴 신비로운 백조를 발견하게 된다. 많은 백조들이 왕관을 쓴 백조를 에워싸고 왕자는 백조의 신비로운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상한 올빼미가 나타나자 백조들은 겁에 질려 흩어지기 시작하고, 이 와중에 왕자의 부하가 그 백조에게 화살을 겨누는 순간 놀랍게도 부하는 돌로 변하고 만다. 불길한 예감을 느끼면서도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지그프리드 왕자. 과연 신비로운 백조의 정체는 무엇일까?

한편, 왕궁으로 돌아간 지크프리드 왕자는 22살의 생일을 맞아 결혼을 하라는 왕비의 강요를 받고 방황하게 되는데... 그의 머리속에는 아까의 백조가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소개>

'백조의 왕자(1977)', '엄지공주(1978)', '숲은 살아있다(1980)'에 이은 도에이 세계명작동화 시리즈 제4탄이자 도에이 동화 창립 25주년을 기념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전까지의 세계명작동화 시리즈와는 달리 '캔디 캔디(1976)'의 여류만화가 이가라시 유미코가 원작을 각색하였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작품의 비주얼이나 스토리 모두 세계명작동화이면서도 순정만화적 스타일이 도드라지는 작품이 되었다. 또한, 전작 숲은 살아있다의 레닌그라드 교향악단에 이어 이번에는 빈 교향악단이 연주를 맡아 차이코프스키의 동명 발레곡을 연주하여 작품의 품격을 높여주었다.

아름다운 원작의 이야기가 비교적 잘 극장판으로 각색되었지만, 짧은 상영시간과 아동 만화영화라는 한계 덕인지 지크프리드 왕자가 공주를 사랑하게 되는 초반의 전개가 너무 급하게 진행되어버리는 바람에 짜임새는 조금 헐거운 편이라고 하겠다. 거기에 비극적인 원작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바뀌면서 드라마적 구성은 좀 약해진 편이다. 세계명작동화 시리즈가 만약 90~100분 정도의 러닝타임만 갖고 있더라도 보다 더 밀도 있는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를텐데 이런 부분은 아쉽다고 하겠다.

다람쥐 커플이 작품의 관찰자 시점으로 이야기를 바라보는 부분은 디즈니적 설정으로 흥미로운 구성이기도 했지만, 반면에 짧은 러닝 타임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한 분량을 그만큼 줄인 사족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다람쥐 캐릭터의 등장은 작품의 관객층인 어린이들에게는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클리셰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드라마 전체로는 이야기가 분산된 느낌이 든다. 물론, 아동 만화영화의 눈높이에서 이 작품은 당시로 따지면 훌륭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순정만화풍의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역대 세계명작동화 시리즈 중 가장 미려한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소녀와 숙녀의 매력을 동시에 지닌 금발의 오데뜨 공주는 개인적으로 일본 아니메 여성 캐릭터 중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캐릭터이기도. 25주년 기념작이라는 의의에 걸맞게 일본 영화사상 최초의 PCM 디지털 녹음방식에, 당대 인기여우인 타케시타 케이코의 기용 등 여러가지 화제거리를 갖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개봉 직전 제작한 셀화 3,000매가 도난 당하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하여 실제보다 개봉이 늦어지기도 하였다. ([2], [3] 참조)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Swan Lake (movie), ANN
[2] 世界名作童話 白鳥の湖, Wikipedia Japan
[2] 백조의 호수(白鳥の湖) 1981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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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왕 고라이온 (1981), 百獣王 ゴライオン / Voltron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야츠데 사부로
◈ 총감독: 타구치 카즈히코
◈ 연출: 아키야마 카즈히토, 코지마 에이키치 外
◈ 구성/각본: 타카쿠 스스무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나카무라 카즈오
◈ 미술감독: 이케다 시케미
◈ 음악: 타케이치 마사히사
◈ 디자인 협력: Submarine 外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3.04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2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아득히 먼 옛날, 전 우주에 그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함을 자랑하던 전설의 거대로봇 고라이온은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신에게까지 반기를 들었으나 그 벌로 다섯마리의 사자로 신체가 분리되어 알테이아 왕국의 곳곳에 봉인되고 만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미래, 전 우주는 가루라 대제국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아름답던 알테이아 왕국은 가루라에 의해 폐허가 되어버리고, 왕국민들은 노예로 끌려가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지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압도적인 가루라의 힘 앞에 굴복하고 수많은 지구인들이 가루라의 노예로 끌려가게 된다.

한편, 알테이아 왕족으로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파라 공주는 군사인 라이블과 함께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의 힘에 의해 먼옛날 봉인된 고라이온을 해방시킬 열쇠를 가지고 있었는데, 파라 공주가 15살이 되는 날 하늘에서 내려온 5인의 용사가 고라이온을 부활시켜 가루라 제국을 물리치리라는 예언에 희망을 걸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때마침, 가루라 제국의 노예로 잡혀온 5인의 소년들이 탈출을 감행하게 되고, 가루라 군의 추격 속에 알테이아 왕국에 불시착하게 되는데... (시놉시는 베스트 아니메와 위키피디아, 그리고 바이칸님의 포스트를 참고로 하여 작성)


<소개>

도에이의 로봇만화에 있어서 80년대 초반은 중대한 기로이기도 했다.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를 강판시킨 후 도에이 자체 인력으로 제작을 시도했던 마그네 로보 시리즈가 뚜렷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체 막을 내린 뒤, 후일 선라이즈로 성장하게 되는 소규모 하청제작사 소에이샤와 걸출한 연출가 나가하마 타다오에 의해 시작된 낭만로봇 3부작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도에이 로봇의 2차 전성기를 열었지만, 선라이즈의 독자적인 로봇물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면서 역으로 도에이를 강력하게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라이즈의 '기동전사 건담(1979)'이 재방송을 통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도에이의 로봇물은 상당히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된다.

나가하마 타다오 감독이 별세하기 직전에 제작했던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는 기대한 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며, 낭만로봇부터 이어져온 변신 합체 컨셉을 확장 적용한 '우주대제 갓시그마(1980)' 또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81년도부터 건담을 필두로 선라이즈의 로봇 시리즈들이 속속 제작되면서 SF 로봇 장르에서 그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국제영화사의 'J9 시리즈', 후일 매력적인 로봇물을 연달아 제작하는 아시 프로덕션의 '전국마신 고쇼군(1981)', 게다가 타츠노코 프로까지 '골든 라이탄(1981)'으로 가세하면서 리얼로봇의 시동과 슈퍼로봇의 마지막 러쉬가 겹쳐지는 로봇물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자 로봇 만화영화에서 도에이의 입지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열세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선 두 작품의 실패를 통해 나가하마 감독의 부재를 뼈저리게 깨달은(?) 도에이가 제작한 시리즈가 바로 '백수왕 고라이온(1981)'이다. 다섯마리의 사자가 합체하는 전설의 로봇 고라이온은 당시 상당히 매력적인 컨셉이었다. 이미 달타니어스를 통해 동물형태의 메카닉이 로봇의 일부분이 되는 컨셉을 이어 받은 변신합체 메커니즘은 프로포션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완구판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그 외에 낭만로봇 3부작에서 이어져온 5인 전대의 컨셉과, 역시 낭만로봇 시리즈에 영향을 받은 미남 악역 싱크라인 왕자의 등장(사실 이 시기에 로봇물에서 미남 악역의 등장은 그다지 신선하지 못한 모습이 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등 매력적인 설정들이 곳곳에 보였지만, 나가하마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상력의 부재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인육을 먹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등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 보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고어적인 장면의 묘사는 이 작품의 정체성을 상당히 흔들어 놓는 것이었는데, 리얼로봇의 등장으로 성인취향이 로봇물이 제작되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는 하지만, 드라마적 측면이 아닌 표현 수위에서의 등급상향은 당시 TV 시리즈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였다. 거기에 등장하는 적군의 메카 또한 메카닉 형태의 로봇이 아닌 특촬물에서나 볼법한 괴이한 괴수의 형태로 그려져 고어적인 표현과 어우러져 다소간의 불쾌함을 시청자에게 선사했을 듯 싶다.

시청률은 갓시그마의 시청률 5.6%를 넘어선 6.5%로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완구판매의 호조와는 반대로 작품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못했던 셈이지만, 미국에 수출되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볼트론'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TV 시리즈는 미국 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고, 도에이에서 차기작으로 내놓은 '기갑합대 다이라가 XV(1982)'와 '광속전신 알베가스1983)'마저 볼트론 시리즈로 미국에서 연이어 방영된다. 볼트론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상당히 각별하여 도에이 측에 52화로 종결된 볼트론 시리즈의 후속 시리즈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까지 있었으며, 88년에는 자신들이 직접 3D 애니메이션으로 볼트론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유럽에서 그렌다이저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면, 미국에서는 볼트론이 그런 셈이다. (인기있었던 시리즈의 제목으로 다른 작품까지 모두 통칭해서 연달아 방영하는 형태는 후에 마크로스와 모스피다 등을 로보텍이라 불리는 시리즈로 방영한 것과도 동일하다.)

볼트론의 미국 사랑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않았는지 현재 프로듀서 마크 고든의 지휘하에 실사영화로 제작 중에 있으며,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제작 중이라고 전해진다. 미국인들의 이 열정이 새로운 볼트론 시리즈를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TOEI Animation


고라이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바이칸님의 포스트를 참고하면 더 좋을 듯.

아니메 집중분석 25 [백수왕 고라이온] by 바이칸, 바이칸의 비주얼 아일랜드


<참고 사이트>

[1] Voltron (TV), Anime News Network
[2] Voltron, Wikipedia
[3] 百獣王ゴライオン,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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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1980), 地球へ… / Toward the Terra


ⓒ 竹宮惠子 · 朝日ソノラマ · TOEI


<정보>

◈ 원작: 타케미야 케이코(竹宮惠子)
◈ 감독: 온치 히데오(笠井由勝)
◈ 애니메이션 연출: 카사이 요시카즈(恩地日出夫)
◈ 각본: 온치 히데오, 시오다 치구사(塩田千種)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스다 마사미(須田正己)
◈ 메카닉 디자인: 스다 마사미, 히오 아키라(ひおあきら)
◈ 미술감독: 츠지다 이사무(土田勇)
◈ 음악/노래: 사토 마사루(佐藤勝) / 다 카포(ダ・カーポ)
◈ 기획/제작: 아리가 타케시(有賀健), 타미야 타케시(田宮武) / 이마다 치아키(今田智憲)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竹宮惠子 · 朝日ソノラマ · TOEI
◈ 일자: 1980.04.2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후의 미래, 인류는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을 이룩했지만, 스스로가 모성 지구를 멸망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우주로 진출하여 지구가 회생할 시간을 주기로 결정한다. 다른 혹성에 정착한 인류는 컴퓨터에 의해 자신들의 모든 생활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뒤, 자연적인 출산을 거부하고 정자와 난자를 무작위로 골라내어 컴퓨터 관리 하에 인공수정과 배양을 거친 뒤 태어난 아이들을 무작위로 선정된 양부모에게 맡기는 새로운 출산·양육 시스템을 구축한다. 양부모 밑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14세가 되는 해, 각 행성을 관리하는 메인 컴퓨터 마더의 적성검사를 거쳐 성인으로 인정받게 되면 그전까지의 기억이 모두 소거되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지식을 주입받아 각자의 적성에 맞는 전문 교육을 받게 된다. 컴퓨터에 의해 완벽히 통제되는 세상, 통칭 SD(Superior Dominance)의 시대인 것이다.

허나, 모든 이들이 마더의 적성검사를 통과하는 것은 아니었다. 인공적인 방법으로 태어난 아이들 중 극히 일부분은 컴퓨터의 세뇌 시스템에 저항하는 특별한 정신력과 초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이들은 부적격자로 낙인찍혀 체제로부터 제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제거 대상의 인간들 중 시스템의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탈옥에 성공한 이들도 있었다. '뮤'라 불리는 이들 규격외 인간들은 강대한 초능력을 지닌 최초의 뮤 솔져 블루의 지휘 아래 인류의 고향이자 그들의 안식처가 될 지구로 돌아가려는 원대한 계획을 꿈꾸게 된다. 그로부터 300여년 후,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블루는 이 원대한 계획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인 새로운 솔져를 찾고 있으니 그가 바로 죠미 마키스 신, 인간의 육체적인 능력과 뮤의 정신적인 능력을 겸비한 14세의 소년이었다.


<소개>

'월간만화소년'에 타케미야 케이코가 1977년부터 1980년에 걸쳐 연재한 순정 SF 만화. 순정만화의 도식화된 공식을 버리고 장대한 SF 대하 드라마적 이야기를 도입하여 순정만화의 부드러움과 소년만화의 모험적 요소를 모두 지닌, 코믹스의 범주를 넘어서는 대작 SF로 탄생하게 된다. 지구로는 탁월한 SF 드라마로 78년 제9회 성운상(일본의 유명한 SF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순정만화가가 소년만화지에 연재한 최초의 이례적인 케이스이기도 했다. 타케미야 케이코는 친구이자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하기오 모토(萩尾望都)와 함께 오이즈미 살롱에 출입하는 순정만화가들의 모임인 '꽃의 24년조'를 이끌고 있었는데, 하기오 모토와 함께 순정만화가의 틀을 넘어서는 다양한 장르들을 시도하며 지구로 외에도 다수의 명작들을 양산, 후대의 순정만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 日本 소녀만화 잡지사 1970-80 ② 황금기를 장식한 순정만화 by 캅셀 (보러가기)

70년대 후반 순정만화계에 신선한 센세이션을 던진 이 작품은 결국 극장 만화영화로 기획된다. 제작사는 도에이 동화. 전년도에 큰 성공을 거둔 '은하철도 999(1979)' 극장판의 여세를 이어가기 위한 도에이의 대작 극장 아니메로 바로 이 지구로가 낙점되었던 것이다. 감독은 만화영화 연출가들을 제치고 이례적으로 실사영화 감독인 온치 히데오가 낙점되었다. 실사영화 감독으로서는 제법 유명한 인물이었으나 문제는 아니메 연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에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레이트 마징가(1974)', '캔디 캔디(1976)' 등에서 연출을 맡았던 카사이 요시카즈가 애니메이션 연출로서 그를 서포트하게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구도는 작품의 완성도를 낮추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캐릭터 디자인은 'SF 서유기 스타징가(1978)', '과학닌자대 갓챠맨 F(1979)'부터 '북두의 권(1984)'을 거쳐 2000년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스다 마사미가 맡았다. 그로 인해 카리나 같은 캐릭터의 경우에는 어딘가 모르게 스타징가의 오로라 공주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며,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갓챠맨과 같은 극화풍의 터치가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원작인 순정만화풍의 터치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다보니 원작팬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부분은 원작의 캐릭터를 만화영화에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이식했던 은하철도 999와는 대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원작 캐릭터와의 이질감 역시 작품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영향을 미친다.

캐릭터의 이질감과 더불어 단선적인 스토리 전개도 몹시 아쉽다. 인간측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키이스에게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나 키이스와 피시스와의 충격적인 관계들이 그냥 아무런 반전이나 갈등 없이 그대로 주변인물들의 상황 설명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상당히 농밀한 원작의 드라마 구도를 무미건조하게 바꾸어 버렸다. 대작 SF 드라마를 극장 아니메로 옮겨 오면서 방대한 내용을 다 담아내려 한 것도 무리수로 작용했는데, 극장 아니메로서는 무척 긴 러닝 타임인 119분이 할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내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며, 그로 인해 일부 장면들의 서사는 매끄럽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느낌을 준다. 앞선 스토리의 단선적인 전개도 어찌보면 이 시간상의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원작과는 달리 주인공인 죠미와 카리나의 사이에서 나스카 칠드런의 리더인 토니가 태어나는 등, 몇몇 설정의 각색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그로 인해 나아진 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스토리나 캐릭터 묘사 등 많은 부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기게 된 작품이었지만, SF 드라마로서 수준급에 이르는 원작의 아우라로 인해 장대한 SF 드라마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수준급의 미술과 촬영 기법 등으로 당대의 대작 극장 아니메의 격에 맞는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라 하겠다.


지구로 (2007)


ⓒ 竹宮惠子 · MBS · SKY Perfect Well Think · ANIPLEX


<정보>

◈ 감독: 야마사키 오사무(ヤマサキオサム)
◈ 각본: 네모토 토시죠(根元歳三), 모리타 시게루(森田繁), 오오노기 히로시(大野木寛),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外
◈ 캐릭터 디자인: 유키 노부테루(結城信輝)
◈ 컨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메카닉 디자인: 마츠모토 히데유키(松本秀幸), 야나세 타카유키(柳瀬敬之), 이시즈 ?(石津泰志)
◈ 작화감독: 미야마에 신이치(宮前真一), 와타나베 노부히로(渡辺伸弘), 타케노리 요코(高乗陽子) 外
◈ 미술감독: 요시하라 쥰이치로(吉原俊一郎)
◈ SF 고증: 사카이 미츠야스(堺三保)
◈ 음악: 타카나시 야스하루(高梨康治)
◈ 음악: UVERworld, 타카하시 히토미(高橋瞳), 가토 미리야(加藤ミリヤ), CHEMISTRY
◈ 제작사: 마이니치 방송, 스카이 퍼펙트 커뮤니케이션 Wellthink, ANIPLEX, 미나미마치 부교소(南町奉行所), 도쿄 키즈
◈ 저작권: ⓒ 竹宮惠子 · MBS · SKY Perfect Well Think · ANIPLEX
◈ 일자: 2007.04.07 ~ 2007.09.22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24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 竹宮惠子 · MBS · SKY Perfect Well Think · ANIPLEX

무려 27년만에 다시 만들어진 지구로의 리메이크는 TV 시리즈로 제작이 결정되었다. '전국기담 요도전(1988~1989)', '박앵귀(2010~2011)' 등을 연출한 야마사키 오사무가 감독을 맡고 유키 노부테루가 캐릭터 디자인을, 이즈부치 유타카가 컨셉 디자인을 맡아 고전 SF 명작을 멋진 신감각의 SF 드라마로 재단장했다. 특히, 순정만화의 미형 주인공을 재해석하여 그려낸 유키의 캐릭터 디자인은 이 시리즈의 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부분으로, 그가 그려낸 솔져 블루나 키이스 어니언, 토니 등은 원작 이상의 아우라를 가진 캐릭터로 거듭나게 된다.
 
원작과 극장판에서만 하더라도 민간복장을 한 유랑인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뮤들은 TV 판에 이르러서는 흡사 '스타 트렉(1966)'에 등장하는 엔터프라이즈 호의 승무원들과 같은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캐릭터 디자인 뿐만 아니라 코스튬에 있어서도 확실히 80년대 극장판에 비해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CG로 그려진 우주항모의 디자인 역시 미려하고 아름다우며, 뮤의 모선은 '샹그릴라(신비롭고 아름다운 산골짜기라는 뜻으로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1933)'에서 사용)'라는 명칭이 별도로 부여되는데, 이는 모선의 아름답고 거대한 형상과 무척 잘 어울리는 네이밍 센스라 하겠다.

기본적으로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갔으나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각색이 이루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솔져 블루의 최후로, 원작이나 극장판에서는 비교적 일찍 시리즈를 퇴장했지만 TV 시리즈에서 죠미를 능가하는 인기 캐릭터로 거듭남에 따라 그 최후 역시 훨씬 나중으로 미뤄지며 보다 더 장렬하게 묘사된다. 물론 이러한 전개는 역으로 시리즈의 주인공인 죠미와 키이스의 아우라를 약화시키는 약점이 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극의 구성은 무난하며 흐름도 괜찮은 편이다. 특히, 극장판에서 단선적인 전개로 흘러갔던 많은 이야기들이 보다 입체적인 구조로 바뀐 부분은 환영할만 하다.

이밖에도 인간에 비하여 허약 체질로 태어난 뮤들이 TV 시리즈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게 그려졌다거나, 블루의 상징이기도 한 보청기가 보청기라기보다는 그저 솔져의 증표로만 그려진 점 등은, 인간과 뮤의 차별점이 초능력 외에는 없지 않나 싶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또한 혹성 나스카에서 수많은 동족들을 잃은 뒤 보고 듣고 말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죠미는 TV 시리즈에서는 그 사건 후에도 아무런 장애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전반적으로 인간에 비해 많은 약점을 드러냈던 뮤들이 TV 시리즈에 와서는 오히려 인간보다 월등한 존재로 묘사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고 있다 하겠다. 라스트에 죠미에게서 인류의 미래를 부탁받는 토니의 모습에서는 흡사 뮤가 인류를 이끄는 새로운 리더들로 부상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원작의 뛰어난 주제와 스토리 텔링을 비교적 잘 살려낸 작품으로 매력적인 디자인과 함께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태어난 작품이라 하겠다.


<참고 사이트>

[1] 地球へ…, Wikipedia Japan
[2] 地球(テラ)へ…(1980), allcinema.net
[3] 地球へ…(2007), allcinema.net
[4] Toward the Terra (movie), ANN
[5] 지구로, 엔하위키 미러
[6] 지구로...(地球へ…) 1980,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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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의 기사 이야기, 불타올라라 아서 (1979), 円卓の騎士物語 燃えろアーサー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토마스 맬로리 (아서왕의 죽음)
◈ 총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각본: 마지마 미츠루, 이토 츠네히사 外 
◈ 연출: 아케히 마사유키, 카츠마타 토모하루, 오치아이 마사무네, 후쿠시마 카즈미 外
◈ 캐릭터 디자인: 노다 타쿠오
◈ 작화감독: 노다 타쿠오, 스즈키 야스히코, 키쿠치 조지 外
◈ 원화: 카나다 요시노리, 김대중 外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노래: 타나베 신이치, 키쿠치 슌스케 (주제가) / 사사키 이사오 (오프닝), 호리에 미츠코 (엔딩)
◈ 기획: 벳쇼 타카하루, 카츠타 토시오, 春日東
◈ 제작사: 도에이 동화, ADK, 후지 TV, 대원동화 (협력)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9.09.09
◈ 장르: 모험, 시대물,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 (3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여러 왕국으로 나뉘어진 중세시대의 영국. 카멜롯의 우서왕은 야심가이자 사악한 라빅 왕의 습격으로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위기의 순간에 우서왕은 어린 아들 아서를 마법사 멀린에게 맡기게 되고, 라빅 왕의 마수를 피한 멀린은 아서를 그린우드 숲의 명망높은 기사 엑터에게 맡기게 된다. 엑터의 아들로서 자라게 된 아서는 영문도 모른체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15살의 건장한 소년이 되었다.

한편, 라빅 왕은 각지의 소국을 점령하면서 그 세력을 차츰 넓혀 마침내 전 영국의 왕이 될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켄터베리 사원에 모인 여러 왕들에게 자신이 왕이 되겠다 선언하는 라빅. 그러나, 대주교는 무쇠모루에 박혀 있는 신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사람이 진정한 영국의 왕이 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다. 그리고, 각지에 엑스칼리버를 뽑아 영국의 왕이 될 인재를 모집하게 된다.

마침내 운명의 날, 라빅왕을 비롯한 많은 영국의 용사들이 이 신검을 뽑으려 도전했으나 모루에 깊게 박힌 신검은 좀처럼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침 그 자리에는 엑터와 아서도 있었으니, 엑터는 아서에게 신검을 한 번 뽑아보라고 하게 되고, 애송이 소년이 나서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라빅왕은 아서에게 신검을 뽑지 못할 경우, 엑터는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협박을 한다. 검자루를 굳게 잡은 아서, 아버지의 생명이 달린 운명의 모루 앞에서 소년의 기합이 울려퍼지자 거짓말처럼 모루 속에 깊이 박힌 신검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이 소년이야말로 영국의 진정한 왕이 될 남자다.


<소개>

나가하마 타다오와 선라이즈의 힘을 빌린 로봇 아니메 시리즈, 그리고 마츠모토 레이지와 매드하우스 인재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SF 아니메 등으로 70년대 후반의 도에이는 아니메 업계에서 변치않는 아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도에이 동화 자체적인 창작물에 있어서는 눈에 띄게 그 힘이 약해진 상황이었다. 다이나믹 프로와 결별한 뒤 독자적으로 시작한 마그네 로보 시리즈는 3편인 '초인전대 바라타크(1977)'를 끝으로 그 추진력을 잃은 상황이었으며, 이후 도에이 독자적 로봇 만화영화가 등장하는 것은 '기갑함대 다이라가 XV(1982)'에 이르러서야 가능했지만, 이미 로봇 아니메의 바톤은 선라이즈에게로 넘어가고 난 뒤였다. 81년 토리야마 아키라 원작의 '닥터 슬럼프, 아라레 짱(1981)'로 다시 한 번 TV 시장을 석권하는 도에이였지만, 결과적으로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아니메의 부재 속에 도에이 동화의 실상은 '속빈 강정'과 같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었다. (물론, 특유의 제작력과 자금력으로 계속적으로 히트작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즈음 '인어공주(1975)'를 통해 자신들의 원점이었던 세계명작동화가 여전히 티겟팅 파워가 있음을 감지한 도에이는 그로부터 '세계명작동화 백조의 왕자(1977)'와 '엄지공주(1978)' 등을 연이어 극장판으로 제작하면서 다시금 세계명작동화의 불씨를 살리고 있던 중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도에이는 고전 명작 서유기를 모티브로 하여 마츠모토 레이지의 스타일링을 더한 'SF 서유기 스타징가(1978)'를 통해 기대 이상의 재미를 본 도에이는, 연이어 세계명작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TV 만화영화를 제작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아서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원탁의 기사 이야기, 불타올라라 아서(1979)'인 것이다.

그동안 중세 기사문학이라는 소재가 아니메로 등장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아서왕의 이야기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었다. 다만, 너무 서사적이고 비극적(?)이며, 종교적인 아서왕의 이야기는 그대로 만화영화할 경우, 아동 시청층을 끌어들이지 못할 것이라 판단, 원작의 이야기 대부분을 새로이 각색하여 아서왕 1인의 모험 이야기로 탈바꿈 시키게 된다. 세계명작동화의 형태를 띈 기사들의 모험 이야기가 된 셈이다.

아서왕의 친구이자 애증의 라이벌로서, 아서왕의 전설에서 아서왕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였던 호수의 기사 란슬롯은 우직하고 듬직한 아서왕의 절친한 동료라는 컨셉으로 한정되었고, 원작에서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던 기사 트리스탄을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꽃미남 기사로 탈바꿈 시켜 오히려 더 많은 인기를 얻어내게 된다. 여기에 거구의 기사 퍼시발과 소년 가라하드가 포함되어 마치, 5인 전대물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이들 5인이 라빅 왕과 마녀 모르가나에 맞서 성스러운 방패를 찾아내기 위한 여행을 떠나 마침내 방패를 들고 영국을 구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스토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칼과 활로 싸우는 중세 기사들의 모험 이야기가 어린 시청자들에게는 큰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검과 활을 사용하는 만큼 다이나믹한 움직임들이 구현되었으면 좋으련만, TV 시리즈라는 속성상 그렇게 많은 동화매수를 커버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따랐고, 결국, 각종 화려한 무기시스템으로 치장된 로봇물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싱거운 모험물이 되어버린 것을 아닌가 싶다. (기사문학을 좋아라 하는 엘로스로서는 어린 시절 무척이나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이지만 말이다.)

그로 인해 일본 내에서는 큰 반향을 거두지 못한 체 1년이라는 방영분을 채우지 못하고 내용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도에이 동화는 여기서 한가지 대안을 제시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기사들의 이야기인 이 작품의 과감한 노선 변경이었다.


불타올라라 아서, 백마의 왕자 (1980), 燃えろアーサー_白馬の王子


ⓒ TOEI Animation

<정보>

◈ 주요 스탭진의 구성은 위와 거의 동일
◈ 노래: 미즈키 이치로 (오프닝), 오오스기 쿠미코 (엔딩)
◈ 제작사: 도에이 동화, ADK, 후지 TV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0.04.06
◈ 장르: 모험, 시대물,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 (22화) / 전연령가 (G)


<소개>

30화 정도에서 일단락 된 아서왕의 이야기는 '불타올라라 아서, 백마의 왕자'라는 새로운 부제를 달고 1기 종영 직후 바로 방영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카멜롯의 왕이 된 아서가 자신의 왕국을 평민으로 잠행하면서, 각지의 탐관오리들을 물리치는 암행어사식 이야기로 탈바꿈하게 된다.

2기에서의 중요한 변화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중세 기사물에서 판타지 물로 작품의 노선이 과감하게 변한 것을 들 수 있다. 광선검처럼 변하는 엑스칼리버나 신비한 광선을 뿜어내어 적들을 물리치는 성스러운 방패는 물론, 하늘을 날아다니는 배까지 등장하며, 과감한 원작파괴와 파격적인 내용변화를 꾀했다. 즉, 칼싸움만으로는 높아진 아이들의 눈높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모양새는 후일 판타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아니메식 컨셉을 대입하는 여러 판타지 아니메의 특성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즉, 중세 판타지의 일본식 재해석이 이미 이 아서왕에서 행해진 것이라 보여진다.

☞ 판타지 아니메 연대기 1부: 닛폰 스타일로 연주된 중세 판타지 아니메의 세계 (보러가기)

2기는 22화를 끝으로 종영되었다. 이러한 노선변화가 큰 시청률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듯 싶으며, 결국 1기와 2기를 포함하여 1년이라는 예정된 방송분량을 마친체 원탁의 기사 이야기는 결국 쓸쓸한 결과만을 남긴체 TV에서 내려오게 된다. 또한, '마징가 Z(1972)' 이후 약 9년간 계속되던 도에이의 후지 TV 일요일 저녁 7:00 시간대 프로그램은 결국 이 아서왕의 이야기를 통해 마감되고 만다. ([1] 참조)

일본 내에서의 차가운 반응과 달리 아서왕의 이야기는 유럽과 한국 등에서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특히, 1기의 경우는 한국의 대원동화가 하청을 맡아 김대중 감독과 같이 매드하우스 계열의 작품에서 활약한 인재들이 원화스탭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판 주제가는 창작곡으로 박우철씨가 불렀는데 원 주제가를 능가하는 포스로 박력이 넘치는 멜로디와 가사가 일품이다.

☞ 원탁의 기사 이야기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원탁의 기사>(円卓の騎士物語 燃えろアーサー)(1979) by 키웰


<참고 사이트>

[1] 円卓の騎士物語 燃えろアーサー, Wikipedia Japan
[2] 円卓の騎士物語_燃えろアーサー, Toei Animation
[3] 燃えろアーサー 白馬の王子,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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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퓨처 (1978), キャプテン・フューチャー / Captain Future 


ⓒ NHK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에드먼드 해밀턴
◈ 총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각본: 안도 토요히로, 츠지 마사키, 카네코 타카히로, 코나미 후미오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노다 타쿠오, 모리 토시오
◈ 메카닉 디자인/미술설정/수석 디자인: 츠지 타다나오
◈ 미술감독: 사카모토 노부토, 츠지 타다나오 外
◈ 음악/노래: 오오노 유지 / 유우키 히데
◈ 기획/제작: 타미야 타케시, 쿠리야마 토미로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NHK
◈ 저작권: ⓒ NHK · TOEI Animation
◈ 일자: 1978.11.0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53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때는 미래, 과학자 로저 뉴턴은 죽음 직전 자신의 뇌를 금속 케이스에 이식한 형태로 살아있는 동료 사이몬 라이트와 함께 인공생명체를 연구중이었다. 오랜 노력의 성과로 괴력의 강철 로봇 그렉과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 합성 안드로이드 오토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뉴턴. 그러나 인공생명 연구를 훔치려는 빅터 콜보에 의해 뉴턴 부부는 그만 살해당하고 만다. 홀로 남은 뉴턴 부부의 아기 커티스는 동료인 사이몬 라이트와 박사가 창조한 두 인공생명체 그렉과 오토에 의해 키워진다. 사이몬에게서 지식을, 그렉에게서 육체를, 오토에게서 정신을 단련하는 법을 배운 커티스는 어느덧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나게 된다.

성인이 되어 부모님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된 커티스는, 우주의 악당들과 싸울 것을 맹세하고 스스로를 캡틴 퓨처라 부르게 된다. 사이몬과 그렉, 오토 역시 퓨처맨으로서 커티스를 돕기로 결심하고 이들은 우주의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위험한 모험의 길에 오르게 되는데...


<소개>

'미래소년 코난(1978)'에 이은 NHK의 두번째 아니메 방영작. '우주전함 야마토(1974)' 이후로 불기 시작한 아니메의 SF 열풍과, 야마토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극장 상영되어 커다란 인기를 얻은 '스타워즈', 거기에 1978년 다시 극장 개봉되어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서 C 클라크 원작,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 고전명작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야마토로 인해 만화영화에 SF의 붐이 불기 시작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마츠모토 레이지가 원작으로 참여한 작품 외에는 제대로 된 SF 아니메를 만나기는 힘든 상황에서 의미있는 한발을 내딛은 작품이라 하겠다.  

야마토와 같은 작품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반적인 작품의 분위기는 오히려 미국식 SF에 더 가까운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원작 자체가 미국 작가인 에드먼드 해밀턴의 작품이다보니 그렇기도 하지만, 이제까지의 일본 아니메에서는 보기 드문 스타일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들의 우주선인 코메트호부터 소형 비행정 코스모 라이너, 우주 스테이션에 이르기까지 설정과 디자인도 아니메의 메카닉 디자인과는 그 스타일이 다른 이국적인 형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역시 스타워즈나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같은 정통 SF 영화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흔적이 아닌가 싶다. 특히, 코메트 호는 그 이름에 걸맞게 혜성으로 변하는 기능에, 항성간 운행이 가능하며, 갖가지 과학시설을 내장하는 등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지금 보아도 상당히 미래지향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스타워즈'의 밀레니엄 팔콘, '스타트랙'의 엔터프라이즈호, '스페이스 1999'의 이글 우주선, '우주해적 하록선장'의 아르카디아호와 함께 어린 시절 가장 좋아라했던 우주선 중 하나 되시겠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SF 액션물이나 전쟁물보다는 어드벤쳐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거기에 여러가지 과학적 미스테리와 현상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는 등, 어떤 측면에서는 야마토나 캡틴 하록과 같은 마츠모토 레이지의 스페이스 판타지물에 비해 보다 더 정통 SF에 가까운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고 하겠다. 캡틴 퓨처의 복장은 이제까지의 SF 만화영화에 등장한 의상에 비하여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복장은 81년도에 개봉된 하록 선장의 표절 만화영화 '우주대장 애꾸눈'의 주인공 애꾸눈 선장의 복장으로 도용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83년도에 MBC를 통하여 방영되었다. 김국환이 부른 주제가가 역시나 인상적이었으며, 방영 당시의 제목은 '우주전함 코메트'였다. 이후에는 비디오로도 출시되고 설정집(?)이 등장하는 등, 국내에서도 나름의 인기를 얻었다. 설정집이라 불리는 책의 정체를 보고 싶으신 분은 진승기님의 포스팅을 참조하시라.(바로가기) 서양에서도 통할만한 성격의 SF 만화영화로,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에서도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만화영화의 글로벌한 인지도 덕택인지 아니면 원작소설의 네임밸류 덕인지 현재 실사영화로 기획중이라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 NHK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キャプテン・フューチャー, Wikipedia Japan
[2] Captain Future, Wikipedia
[3] Captain Future, AN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HK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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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


은하철도 999 (1978), 銀河鉄道999 / Galaxy Express 999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총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연출: 아키히 마사유키, 유야마 쿠니히코, 사카타 유우 外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후지카와 케이스케, 요시다 요시아키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코가와 토모노리
◈ 총 작화감수: 코가와 토노모리 (1~63화 / 74~88화), 코마츠바라 카즈오 (64~73화)
◈ 미술설정: 우라타 마타지
◈ 음악/연주/노래: 아오키 노조무 / 콜롬비아 심포닉 오케스트라 / 사사키 이사오
◈ 기획: 벳쇼 타카하루, 요코야마 켄지, 小湊洋市
◈ 제작사: 도에이 동화, 후지 TV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8.09.1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1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은하계의 행성들이 우주를 달리는 특급열차 은하철도로 연결되어 있는 서기 2221년의 세상. 부유한 이들은 자신의 몸을 기계화한 속칭 기계인간이 되어 메가로폴리스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사는 반면, 기계인간이 되지 못한 가난한 진짜 인간들은 메가로폴리스 외곽의 빈민가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가난한 인간들에게도 신분상승을 위한 하나의 희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료로 기계인간의 몸을 준다는 꿈의 행성 안드로메다. 다만, 이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은하철도는 오로지 메가로 폴리스에서 출발하는 은하철도 999로, 이 999의 승차권 역시 가난한 이들에게는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빈민가에 살고 있는 철이(호시노 테츠로)와 철이의 엄마는 눈 내리는 어느날 밤 길을 가던 도중 나타난 기계백작의 일행의 습격을 받는다. 산 사람을 사냥하여 박제하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는 끔찍한 기계백작에게 철이의 엄마는 그만 목숨을 잃게 되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오열하던 철이는 정신을 잃고 한 여인에게 구조된다.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외모에 눈부시도록 긴 금발머리를 가진 여인 메텔은 철이에게 자신과 동행하는 조건으로 은하철도 999에 탑승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고... 어머니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기 위해 기계의 몸을 갖기로 한 철이는 마침내 메텔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긴 여정에 오르게 되는데...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의 가장 큰 출세작이자 레이지버스의 정점에 올라있는 작품. 이 작품을 통해 마츠모토 레이지는 드디어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품을 떠나 진정한 인기작가로 발돋움 했고, 레이지버스라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게 된다. '우주해적 캡틴 하록(1978)'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위해 기획되었으나 역시 하록과 비슷한 이유(로봇 아니메가 아닌 SF 만화영화가 과연 TV 시리즈로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이유)로 한동안 애니메이션화되지 못했던 이 작품은, '우주전함 야마토 극장판(1977)'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전면적으로 TV 시리즈로 기획된다.

기계화된 몸을 갖고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특권계급과, 원래 인간의 몸으로 기계인간들에게 핍박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나뉘어진 양극화된 시대배경은 당시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수준높은 설정이었다. 기계문명에 심취한 인간들의 말로를 그리는 것 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부에 심취하여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는 사회풍자적인 면면도 눈에 띈다. 이러한 부조리함 속에서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과 같은 기계의 몸이 되기를 결심한 철이가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여정에서 수많은 이들의 삶을 체험한 후 성장하여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는 이제까지의 레이지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주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 철이를 보살피는 작품의 상징이자 레이지버스의 상징인 메텔의 존재는 이제까지의 어떤 SF 애니메이션의 여주인공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는데, 특히 동시기의 캡틴 하록이나 실버 선장이 아이들의 이상적인 남성상이자 아버지상이었다면, 메텔은 그와 반대로 이상적인 여성상이자 어머니상의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따뜻하고 사려깊은 성격, 눈부신 미모, 그리고 베일에 쌓인 신비로운 모습 등 메텔은 레이지버스의 여성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당시 청소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당시의 아니메 세대에 있어서 메텔이라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은 실로 적절한 타이밍이었으며, 만화영화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것을 입증한 레이지버스의 작품을 통해 메텔이나 하록과 같은 성인 캐릭터들은 70년대 후반부 들어 부쩍 그 존재감을 발휘하게 된다.

작품의 성숙하고 깊이있는 스토리텔링 외에 999가 보여준 매력은 레이지버스라 일컬어지는 레이지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작품들과 999와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였다. 시리즈 중반에 까메오로 출현하게 되는 여해적 에메랄다스와 메텔의 이야기나, 철이에게 큰 영감을 주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사나이의 로망 캡틴 하록, 그리고 전 우주에 4자루 밖에 없다고 전해지는 전사의 총에 관한 이야기 등,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인해 작품에 대한 상상력의 나래를 더더욱 펼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특히, 아름다운 겉모습 속에 감춰진 메텔의 진짜 정체에 관해 시청자들의 큰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암시와 에피소드가 자주 등장하는데, 현재까지도 메텔의 정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체 팬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는 이슈가 되고 있다.

또한, 메텔의 수영복 씬이나 누드 씬 등 당시 일본 TV 만화영화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비록 코믹스에 비해 상당히 순화되기는 했어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어린이 만화영화에서 성적 상상력을 자극시킨 작품이라는 일부의 비평에 있어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편이기도 하다. (물론, 레이지의 이러한 묘사는 나가이 고의 노골적이고 반사회적인 그것에 비하면 얌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성숙한 여인으로서의 매력에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되는 성적 판타지의 대상으로서도 메텔은 오랫동안 청소년들에게 회자되어온 것이다.

첫 회 시청률이 15.5 %로 시작하여 최고 시청률이 22.8%에 달하는 등, 작품은 첫 방영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레이지가 참가한 작품으로 'SF 서유기 스타징가(1978)'에 이어 연속적인 성공이었는데, 특히 본격적인 레이지버스의 작품으로서는 은하철도 999가 첫 히트작인 셈이다.(하록 선장은 지금의 유명세와는 달리 시청률은 그닥 좋지 못했다.) 은하철도 999가 레이지버스의 대표작이자 그 신호탄이 되었던 셈이다.

한국에서는 2년 뒤인 81년 MBC를 통해 방영하게 된다. 식목일 특집으로 방영('푸른하늘 은하수'라는 기가막힌 네이밍 센스로 방영. 아마, 당시 방영한 에피소드는 1편과 12편인 화석의 전사편을 연결하여 방영한 것으로 기억된다.)한 것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자 반년 뒤인 10월부터 일요일 아침에 정식으로 방영되었다. ([6] 참조) 당시 이 999를 보기 위해 아이들은 일요일 아침에도 불구하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종교행사를 가야하는 일부 아이들 중에는 999를 보는 것으로 인해 부모님과 일대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다음 내용은 페니웨이님의 은하철도 999 블루레이 리뷰에 실린 내용을 참고로 하여 수정하였습니다.)
한국의 최초 방영은 81년 식목일 특집으로 방영되었다는 설이 그동안 위키피디아를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정설처럼 전해져왔으나, '페니웨이™의 In This Film'의 운영자 페니웨이님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는 정확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보여진다. 실제로 엘로스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통해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의 81년 4월 5일 방송편성표를 보았으나 은하철도 999는 커녕 아예 만화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신문을 통해 은하철도 999가 방영되었다는 흔적은 81년 10월 4일이 현재로선 최초로 보인다. 다만 글쓴이의 경우, 에피소드 12,13화인 화석의 전사편을 1화 뒤에 바로 본 기억이 남아 있는데, 페니웨이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MBC는 10월 4일 은하철도 999 1, 2화를 연속방영한 뒤, 일주일 뒤인 11일에 화석의 전사편을 방영하게 된다. 아마 엘로스의 기억은 이것에서 연유한 것으로 짐작된다. 은하철도 999의 정규방송은 82년 1월 2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현재로선 식목일 방영설이 설득력이 없는 정보라 할 수 있다.

☞ [블루레이] 은하철도 999 극장판 박스셋 - 안녕, 내 청춘의 환영이여 by 페니웨이 (바로가기)

한국판의 방영 초기 주제가는 '눈물실은 은하철도'로 번안곡이 아닌 독자적인 곡이었는데, 애절한 멜로디와 김국환의 절절한 창법이 어우러져 엄마를 잃고 먼 여행을 떠나는 소년의 감정을 실로 기막히게 표현해낸 원 주제가 이상의 아우라를 들려주었다. 다만, 주제가가 지나치게 우울하다는 지적에 의해 이 곡은 일본 주제가의 번안곡으로 바뀌어졌으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가 되시겠다. 비록 번안곡이었지만 이 곡 역시 김국환의 목소리와 완벽한 싱크로를 선보이며, 만화영화 주제가로서 영원히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곡에 얽힌 뒷 사연은 그리 개운치만은 않았으니 궁금하신 분은 [6]에 링크되어 있는 한국판 위키피디아 내용을 참고하시길.

☞ 애니메이션 인물열전: 소년시절의 연인, 청춘의 환상 메텔 (보러가기)


은하철도 999 극장판 (1979)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이치카와 콘 (영화감독)
◈ 감독: 린 타로
◈ 각본: 이시모리 시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고다이고
◈ 기획/제작 총지휘: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9.08.0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은하철도 999의 극장판은 이례적으로 TV 시리즈와 동시에 기획되었으며, TV 시리즈의 총집편이 아닌, 별도의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이것은 당시 극장판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로, 도에이 동화의 A형 극장판이 막을 내리고 일본 오리지널 아니메와 TV 시리즈가 그 바톤을 이어받은 후, 대부분의 극장판은 모두 TV 시리즈의 총집편이거나 스페셜 시리즈의 형태를 지닌 부가적인 작품에 그치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 999 극장판은 극장 상영을 위해서 별도로 기획되고 제작된 작품인 것이다. 내용 자체는 TV 시리즈의 도입부와 결말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지만, 달라진 캐릭터 디자인과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함께 TV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

극장판의 감독은 린 타로가 맡았다. 캡틴 하록을 통해 도에이의 이마다 치아키 사장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그는, 이 999에서 TV 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감독으로 낙점받게 된다. 또한, 캡틴 하록에서 린 타로와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었던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와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를 모두 기용함으로써 대작 극장판에 어울리는 위용의 스탭진을 갖추게 된다. 원작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구성하는 린 타로는 이 극장판에서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유감없이 드러내는데, 먼저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설정되었던 TV 시리즈의 철이를 10대 후반의 청소년으로 설정하고(게다가 외모도 보다 더 사람에 가깝게... 바꾸어 주셨다.), 거기에 자신이 연출했던 캡틴 하록의 주인공 하록과 아르카디아호를 카메오로 참여시켜 극적인 효과를 부여하는 등, 원작자인 레이지보다 더 레이지버스의 캐릭터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된다.

TV 시리즈와 동시에 기획되어 TV 시리즈가 완결되기도 전에 개봉된 이 극장판은 TV 시리즈나 원작보다 먼저 자신만의 결말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원작자인 마츠모토와의 또다른 충돌이 우려되기도 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무난하게 넘어갔다. 어찌보면 TV 시리즈는 최대한 원작의 분위기대로 연출하고, 극장판은 감독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실험적인 결과물이 나오길 바랬던 도에이 수뇌부의 기획이었을 듯 싶기도. 이러한 시도는 대단한 성공으로 귀결되는데, 79년 개봉당시 16억5천만엔이라는 흥행수입을 벌어들이며, 실사영화를 모두 제치고 그해 일본영화 흥행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만화영화가 실사영화를 누른 것은 이 999가 최초였으며, 이것은 야마토 극장판과 함께 레이지버스의 이야기가 성인들에게도 공감될 정도의 내러티브를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린 타로의 스승이었던 테즈카 오사무가 지향했던 또하나의 목표, 즉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인 '아니메라마'라는 고지에 린 타로는 999로서 도착한 것이었다. (테즈카 오사무는 디즈니 수준의 만화영화와 함께 영화 수준의 만화영화라는 두가지 명제를 꿈꾸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유력한 영화잡지 키네마 준보에서 그해 베스트 17위로 꼽는 등, 999 극장판은 만화영화의 범주가 아닌 영화의 범주에서 평론가들과 관객들에게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원작자의 네임밸류에 따라 작품을 평가하던 당시의 만화영화 풍토에서 린 타로는 최초로 만화영화 감독의 네임밸류로 작품을 가늠하게 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게 된다. 즉, 최초로 일반인들이 알게 된 애니메이션 연출가가 되는 것이다.

라스트 엔딩 역시 일본 만화영화사상 잊혀지지 않는 명엔딩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철이에게 이별의 입맞춤을 하고 떠나는 메텔. 기적 소리를 울리며 아련하게 떠나가는 999를 바라보며 나레이션이 들려온다. (TV 시리즈의 에피소드별 엔딩에서도 항상 들려오는 이 나레이션 역시 개인적으로는 한국판 나레이션 쪽이 더 느낌이 좋다는데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적이 운다.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차는 간다.
하나의 여행이 끝나고 다시 하나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안녕, 메텔. 안녕, 은하철도 999.

안녕, 내 어린 시절아.'


이어서 시작되는 고다이고의 엔딩 테마는 기막힌 싱크로로 극장판의 대미를 장식한다. 소년들의 연인이며 우리 청춘의 환상인 메텔의 퇴장과 함께 마침내 시대는 80년대로 넘어가게 된다.


은하철도 999, 유리의 클레어 (1980)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사사키 이사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0.03.15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특별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TV 시리즈 초반부에 등장한 은하철도 999의 승무원 클레어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단편 스페셜. 도에이 만화축제 중에 개봉되었다. 영원한 생명을 얻어 온몸이 유리로 변한 클레어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단편 에피소드였음에도 은하철도 999의 주제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이 이야기는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당시 클레어역에는 강수지가 그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녕, 은하철도 999 - 안드로메다 종착역 (1981)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구성: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린 타로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원화: 카나다 요시노리, 야마구치 야스히로, 키노시타 유키 外
◈ 음악/노래: 쇼지 오사무 / 메리 맥그리거 
◈ 기획/제작 총지휘: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8.01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첫번째 극장판 이후 2년만에 다시 찾아온 두번째 극장판은 메텔과 헤어진 철이의 다음 이야기로 은하철도 999의 진정한 엔딩을 장식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당시 방영을 시작한 천년여왕과 메텔과의 관계, 여해적 퀸 에메랄다스와 메텔의 관계, 기계제국의 탄생배경 등, 이제까지 레이지버스에서 숱하게 제기되었던 문제점이 이 극장판에서 그 전모를 드러낸다.

메텔의 어머니인 프로메슘이 천년여왕인 야요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는 설정은 당시 많은 팬들에게 화제를 몰고 왔다. 또한, 이제까지 그 존재가 언급되지 않았던 철이의 아버지 파우스트의 등장으로 메텔이 철이를 데리고 안드로메다의 여행길에 오른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등, 레이지버스에서 제기되어왔던 설정상의 오류를 바로 잡으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뚜렷한 설정이 잡히지 않은체 작품이 진행된 데다가 여러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설정의 일부가 재해석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여전히 설정 상에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전편을 능가하는 퀄리티와 많은 의문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두번째 극장판의 흥행수입은 11억 5천만엔으로 흥행에는 성공하였으나 전편만은 못했다. 그것은 이미 80년도에 기동전사 건담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극장판이 개봉되는 등 아니메의 환경이 급변한 현실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이 극장판의 개봉 한달 전인 7월부터 건담의 두번째 극장판이 개봉되고 있었다.) 그러나, 높은 완성도와 작품자체가 갖고 있는 명성으로 인해 건담의 후폭풍 속에서도 선전을 펼쳤으며, 이듬해인 3월에 개봉된 '천년여왕(1982)'에서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명성을 보였던 레이지버스는 같은 해 7월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1982)'의 흥행참패로 한동안 극장가에서 그 모습을 보이지 못하게 된다.

90년대 들어 다시 은하철도 999 이야기가 재개되지만 시간 상으로는 이 극장판이 가장 나중의 일을 다루고 있기에 현재까지는 은하철도 999의 결말을 다룬 작품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은하철도 999 이터널 판타지 (1998)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총설정: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우다 코노스케
◈ 각본: 타케가미 쥰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가미 타카히로
◈ 미술감독: 유키 신조
◈ 음악/노래: 타나카 고헤이 / ALFEE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98.03.07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두번째 극장판인 '안녕, 은하철도 999' 이후 무려 17년만에 등장한 은하철도 999의 후속편. 시간상으로는 안드로메다에 도착한 철이가 메텔과 헤어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번째 극장판과 같은 시간대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터널 판타지는 TV 시리즈의 엔딩을 이어간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캐릭터 디자인도 극장판이 아니라 TV 시리즈의 그것과 동일하다.

극장판이지만 한 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제작하여 몇 부작으로 개봉할 요량이었던 것 같다. 다만 문제는 흥행에 있었는데, 제작사인 도에이 동화의 기대치보다 훨씬 못미치는 저조한 흥행성적으로 인해 이 작품은 더 이상의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1부로 제작이 종결되고 만다. 이후, 도에이 동화는 한 때 자신들의 대표적 타이틀이기도 한 레이지버스의 제작에서 손을 떼게 되고(추측이지만, 까질한 레이지 옹이 도에이와 결별을 선언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후 레이지버스는 도에이 동화의 손을 떠나 다른 안식처를 찾게 된다.


메텔 레전드 (2000), メーテルレジェンド / Maetel Legend


ⓒ MATSUMOTO LEIJI · TSUBURAYA Creative · ART Collection House · AVEX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요코다 카즈요시
◈ 각본: 카미오 무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시마즈 이쿠오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 미술감독: 阿部泰三郎
◈ 음악: 아마노 마사미치
◈ 제작사: 베가 엔터테인먼트, 츠부라야 영상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SUBURAYA Creative · ART Collection House · AVEX
◈ 일자: 2000.X.X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OVA (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이터널 판타지의 흥행참패로 한동안 주춤했던 은하철도 999의 부활 프로젝트는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의 중심에 있는 은하철도와 메텔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메텔의 과거는 설정상에 많은 오류를 갖고 있었고, 레이지는 새로이 시작된 은하철도 부활 프로젝트를 통해 바로 이 레이지버스의 오류를 바로잡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새로이 시작된 은하철도의 이야기가 바로 메텔의 어린 시절을 다룬 메텔 레전드이다.

이 작품은 이제까지 은하철도 999의 주소재라 할 수 있는 은하철도와 주인공 철이를 배제하고 메텔과 에메랄다스를 주인공으로 한 프리퀄 형태의 작품이다. 이로 인해 타이틀 자체도 메텔 레전드로 붙여지게 된다. 메텔과 그녀의 언니인 에메랄다스가 아직 어린 나이일 때 어머니인 프로메슘과 함께 라메텔에서의 생활을 다룬 이 작품은 말 그대로 그녀의 어머니인 프로메슘이 어찌하여 기계인간이 되었고, 메텔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를 다루는 이야기라 하겠다. 특히, 에메랄다스를 메텔의 언니로, 프로메슘이 바로 천년여왕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선보이게 된다. 이것은 이전 시리즈에서의 설정을 레이지 스스로 뒤엎은 결과로, 이전 시리즈에서 천년여왕과 메텔은 프로메슘의 딸이며, 에메랄다스는 메텔과 친구 관계였었다.

천년여왕의 원 성우인 한 케이코가 프로메슘 역을 담당하는 등, 올드팬들에게는 반가운 점도 있지만, 비주얼 등에서는 이질감이 느껴지는데다가 유려한 선이 사라진 투박한 터치로, 작품 외적으로도 아쉬운 점이 눈에 띈 작품이다.


은하철도 이야기 (2003), 銀河鉄道物語 / Galaxy Railways


ⓒ 松本零士/プラネット・銀河鉄道管理局

<정보>

◈ 원작/총설정/디자인: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니시모토 유키 (1기)
    토미나가 츠네오 (2기)
    오오바 히데아키 (OVA)
◈ 각본: 소노다 히데키 (1기)
    야마다 야스노리 (2기) / 
    하세가와 나호코 外 (OVA)
◈ 캐릭터 디자인: 키자키 후미노리, 타케다
    이츠코 (1기) / 칸노 아키라 (2기)
    치바 미치노리 外 (OVA)
◈ 메카닉 디자인: 와타나베 코지 (1기) /
    미네기시 타츠미 外 (2기) /
    이시노 사토시 外 (OVA)
◈ 미술감독: 우미노 요시미 (1기, 2기) /
    水谷利治 (OVA)
◈ 음악: 아오키 노조무
◈ 기획/제작: 콘 히로시
◈ 제작사: BS FUJI, 은하철도 관리국 (1기) /
    CBC, 은하철도 이야기 프로젝트 (2기) /
    COMMON WEALTH Entertainment (OVA)
◈ 저작권: ⓒ 松本零士/プラネット・銀河鉄道管理局 (1기) / ⓒ 松本零士/銀河鉄道物語プロジェクト (2기)
◈ 일자: 2003.10.04 (1기) / 2006.10.04 (2기) / 2007.01.24 (OVA)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 OVA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의 만화가 데뷔 5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작품. 이번에는 은하철도 999의 메인 소재인 은하철도와 그 시스템을 가져오되 중심인물인 철이와 메텔 등을 모두 제외시키고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로 꾸려가는 스핀 오프 형태의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메텔과 철이를 제외하면서 오히려 구태의연한 이야기가 아닌 신선한 등장인물들에 의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 점은 원 시리즈와는 별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1기는 26화까지 방영되었으며, 3년 뒤인 2006년에 다시 26화 분량의 2기가 방영되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총 4화의 OVA로 발매되기도 했다.


우주교향시 메텔 (2004), 宇宙交響詩メーテル / Space Sympony Maetel


ⓒ MATSUMOTO LEIJI · SHOGAKAN · TSUBURAYA Entertainment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마사키 신이치
◈ 시리즈 구성/각본: 카미오 무기
◈ 캐릭터 디자인: 마스나가 케이스케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타무라 카츠유키
◈ 음악: 하카세 타로
◈ 기획/제작: 콘 히로시
◈ 제작사: 츠부라야 엔터테인먼트, 조이 스퀘어, AVEX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SHOGAKAN · TSUBURAYA Entertainment 
◈ 일자: 2004.08.0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OVA '메텔 레전드'의 속편격인 작품. 메텔 레전드가 어떻게 하여 프로메슘이 기계인간이 되었는지를 다루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프로메슘이 서서히 인간성을 잃고 사악한 기계인간으로 변하는 과정과, 메텔이 은하철도 999를 타게 되는 이유, 그리고 철이를 데려오게 되는 이유 등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그동안 까메오로만 줄곧 얼굴을 내밀던 하록과 토치로, 그리고 메텔의 언니로 그 비중의 훌쩍 커진 에메랄다스 등이 등장하여 그들의 과거의 인연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하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하록은 애꾸눈이 아니라든지 천년여왕 방영시 이미 죽음을 맞이한 천년여왕의 어머니 라레라의 등장이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또다른 설정상의 오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해설을 맡은 나이 든 메텔 역을 메텔의 원년 성우인 이케다 마사코가 맡은 것은 팬들에게 있어서는 또다른 매력일 듯 싶다. 애잔한 선율과 함께 레이지버스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드라마틱한 오프닝 영상은 추억과 현재를 이어주는 묘한 감동을 선사하지 않았나 싶다.


<참고 사이트>

[1] 銀河鉄道999, Wikipedia Japan
[2] 銀河鉄道999_(アニメ), Wikipedia Japan
[3] メーテルレジェンド, Wikipedia Japan
[4] 銀河鉄道物語, Wikipedia Japan
[5] 宇宙交響詩メーテル 銀河鉄道999外伝, Wikipedia Japa
[6] 은하철도 999, 위키피디아
[7] 은하철도 999(銀河鉄道999) 1979 1981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8] 은하철도 999 - 유리의 클레어(銀河鉄道999 ガラスのクレア) 1980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9] 은하철도 999,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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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서유기 스타징가 (1978), SF 西遊記 スタージンガー / Starzinger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이시카와 에이스케 (SF 서유기 원작자)
◈ 총감독: 세리카와 유고
◈ 연출: 세리카와 유고, 모리시타 코죠, 후쿠시마 카즈미, 미야자키 카즈야 外
◈ 각본: 타무라 타츠오, 토미타 스케히로, 마지마 미츠루
◈ 캐릭터 디자인: 스다 마사미
◈ 작화감독: 스다 마사미, 우치야마 마사유키, 스즈키 야스히코 外
◈ 미술감독: 이토 이와미츠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 (노래)
◈ 기획: 벳쇼 타카하루 外 
◈ 제작사: 도에이 동화, ADK, 후지 TV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8.04.02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73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머나먼 미래, 은하계는 지금 스페이스 몬스터에 의해 대혼란에 빠져 있다. 스페이스 몬스터는 원래 평화로운 보통 생명체였으나 은하계 중심에서 전파되는 갤럭시 에너지가 약화되면서 괴물로 변한 것이다. 이는 갤럭시 에너지의 원천으로 지구에서 3만 광년이나 떨어진 은하계의 중심 대왕성의 여왕이 노쇄하여 힘을 잃었기 때문으로, 갤럭시 에너지를 부활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여왕과 같은 힘을 지닌 인물이 여왕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지구의 키티 박사는 여왕을 대신할 인물로 몰락한 달왕국의 공주 오로라를 지명하고, 태양계를 지킬 막중한 임무를 지고 오로라 공주는 대왕성으로 향할 것을 결심한다.

하지만, 악명 높은 스페이스 몬스터들이 활개치는 우주는 연약한 여성에게는 너무나 위험한 곳이다. 이에 키티 박사는 돗지 조교수가 만들어낸 최강의 사이보그 손오공(일본명 장쿠고)을 그녀의 호위로 삼으려 한다. 강력한 사이보그이지만 은하계 최고의 말썽꾼이자 망나니인 손오공은 키티 박사에 의해 달의 폐허에 유폐되어 있는 상황. 손오공을 만나기 위해 오로라 공주는 퀸 코스모스와 함께 달로 향하지만, 스페이스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손오공이 갖혀 있는 에너지 감옥 앞에 가까스로 도착한 오로라, 그녀의 아름답고 가녀린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손오공은 과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오로라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의 스페이스 모험 판타지. 애초부터 TV 시리즈로 기획된 이야기로, 마츠모토 레이지의 세계관을 의미하는 속칭 레이지버스에는 포함되지 않는 별도의 작품이다. 작품의 성격도 선굵고 비장미 가득한 레이지의 일련의 작품에 비해 아동용 모험 드라마의 성격이 강하다. 이 작품 역시 마츠모토 레이지의 캐릭터만을 빌려온 도에이 동화의 기획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우주해적 캡틴하록(1978)'이 방영을 한지 불과 한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지 TV를 통해 전파를 탄 작품으로, 당시 마츠모토 레이지의 캐릭터가 만화영화계에 큰 이슈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 같은 해 8월에는 극장에서 '안녕, 우주전함 야마토 - 사랑의 전사들(1978)'이 개봉되고, 9월에는 '은하철도 999(1978)'가 방영을 시작하게 되니 TV에는 온통 마츠모토 레이지의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던 셈이다. 이것은 레이지가 실제 제작진이 아닌 원작자로서 대부분의 작품에 참여하는 형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작품들 중에서도 '혹성로보 당가드 에이스(1977)'와 함께 레이지의 색체가 그리 크지 않은 작품이다. 아동용 모험 액션물의 성격을 띈 것 자체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스타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이런 이유에서인지 레이지 자신은 이 작품을 그다지 달가워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원작은 이시카와 에이스케의 'SF 서유기'이지만, 이것도 거의 모티브만 따왔을 뿐 이야기는 별개의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로봇 아니메에서 도에이의 영향력이 생각 외로 저조해지는 70년대 말에 도에이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네임밸류를 적극 활용하여 여러 장르를 시도하는 과정 중에 생긴 도에이식 히어로 액션물로 볼 수도 있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스타징가 다음 작품이 아서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원탁의 기사 이야기, 불타올라라 아서(1979)'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서유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 살생을 원치않는 자애롭고 인자한 삼장법사를 청순가련의 여인 오로라 공주로 바꾸어 캐릭터성을 대폭 강화하였다. 비록 이 오로라 공주의 캐릭터는 현재의 관점에서는 수동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이지만, 레이지의 특유의 가련하고 신비한 여성 캐릭터로 인해 신비감이 극대화된, 남성의 로망으로 자리하게 된다. 작품 내에서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이 꼼짝 못하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 가녀린 몸매, 긴 금발머리와 깊고 푸른 큰 눈, 거기에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짦은 미니스커트까지 입었으니 꼼짝할 수 있는 남자들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일단, 엘로스는 꼼짝 못했다.)

손오공은 실제 작품에서는 장쿠고로, 한국어로 풀이하면 장공오라는 이름인데, 오공이라는 이름을 거꾸로 썼음을 알 수 있다. 저팔계는 돈팔계, 사오정은 사정오 등 신선하지는 않지만 네이밍에서도 나름 신경쓴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들 삼인이 각자의 1인용 비행정을 타고 우주를 누비며 스페이스 몬스터들과 싸우는 전형적인 스페이스 판타지 액션물이라는 설정은 로봇 아니메는 아니였지만 캐릭터적 매력은 충분했던 셈이다. 특히, 손오공의 아스트로봉(여의봉)이나 스타크로(근두운), 오로라 공주 일행의 모선인 퀸 코스모스 등 완구로서의 매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 시기에는 공교롭게도 닛폰 TV에서 드라마 서유기가, TBS에서는 인형극 서유기가 방영되는 등 ([1] 참조), 일본 내에서 서유기의 인기가 큰 시기였던 터인지라 인기작가인 레이지의 캐릭터에 스페이스 판타지가 결합된 스타징가는 좋은 반응을 얻게 된다. 스토리 자체가 드라마성보다는 액션과 모험에 중점을 둔 아동용 작품이다보니 다른 작품에 비하여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이유인 듯.

기대 이상의 인기로 인해 64화를 마지막으로 대왕성의 여정이 끝난 스타징가는 '스타징가 II'라는 이름으로 다시 2기가 방영을 시작한다. 2기라고는 하지만, 65화부터 73화까지 9화만 방영된 형태이기에 정확히는 연장방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아마도 당시 은하철도 999가 방영되는 상황이었기에 스타징가를 굳이 더 제작할 이유가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2기에서는 손오공이 울트라맨처럼 거대화되어 싸우는 등, 나름의 변화노선도 가해지고 있다.

손오공 일행과 오로라 공주 외에도 손오공의 라이벌인 남장여자 전사 베라미스도 강렬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베라미스의 경우는 수동적이고 매번 도움만을 받던 오로라 공주와는 달리 능동적이고 강인한 현대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었는데, 그 마지막마저 드라마틱하여 일부 팬들 중에는 스타징가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로 꼽기도 한다. 베라미스나 오로라 공주는 주인공인 손오공과의 로맨스 라인이 살짝 드러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모험 액션물의 성격을 가진 작품이다보니 이러한 것들이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 번 멋지게 리메이크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작품들 중 다섯손가락 안에 꼽는 작품이기도.

국내에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진주햄 소시지의 캐릭터로 등장하는 등 로봇 아니메 못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소시지의 브랜드명은 작품의 원제인 스타징거였던 것으로 기억이...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스타징가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SF서유기 스타징가(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1978) 오로라 공주와 별나라 손오공 by 키웰


<참고 사이트>

[1] 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 Wikipedia Japan
[2] 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 Toei Animation
[3] Starzinger, Wikipedia
[4] Science Fiction Saiyuki Starzinger (TV), ANN
[5] SF 서유기 스타징가(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 1979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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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장 다이모스 (1978), 闘将 ダイモス / Daimos


ⓒ TOEI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 연출: 요코야마 유이치로, 키쿠치 카즈히토, 사사키 카츠토시 外
◈ 스토리보드: 야스히코 요시카즈, 타카하시 모토스케, 키쿠치 카즈히토, 사사키 카츠토시 外
◈ 각본: 타구치 쇼이치, 사쿠라이 마사아키, 고부 후유노리 外
◈ 캐릭터 디자인: 유키 히지리
◈ 메카닉 디자인: 스튜디오 누에, 이즈부치 유타카 (디자인 협력)
◈ 작화감독: 카나야마 아키히로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
◈ 기획: 오치아이 카네타케, 이이지마 타카시, 스즈키 타케유키
◈ 제작사: 도에이, TV 아사히, 선라이즈
◈ 저작권: ⓒ TOEI
◈ 일자: 1978.04.01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고향별을 잃어버리고 우주를 떠돌다 지구로 찾아온 바암성의 외계인들은 아름답고 푸른 별 지구에 정착하기 위해 지구인들과 평화협상을 시도하게 된다. 류자키 박사를 포함한 지구인 대표단과 리온 대원수를 주축으로 한 평화협상이 진행되던 도중, 리온 대원수가 누군가에 의해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리온 대원수의 아들인 리히텔은 이것을 지구인의 음모로 단정하고 그 자리에서 지구인들에게 응전을 명한다. 이 난리 중에 류자키 박사를 위시한 지구인 대표단들이 죽음을 당하며 리히텔의 동생인 에리카마저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바암성인과 지구인들은 피할 수 없는전쟁의 소용돌이 휘말리게 된다.

한편, 우주비행사로 우주선 스페이스 다이모빅에 새로운 에너지원 다이모라이트를 싣고 지구로 귀환하던 류자키 박사의 아들 카즈야와 그의 동료 쿄시로는 바암성인의 지구 침공 사실과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다. 이즈미 박사가 개발한 거대로봇 다이모스에 다이모라이트를 탑재하여 아버지의 원수 바암성과의 결전을 준비하는 카즈야. 그러나 전투 중 기억을 잃고 배회하던 여인 에리카를 만나게 되는데... (바이칸님의 '아니메 집중 분석 23 투장 다이모스' 참조)


<소개>

나가하마 타다오의 낭만로봇 제3부작. '초전자'라는 소제목을 쓰던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에 비해 이번에는 '투장'이라는 부제를 사용하고 있다. 작품의 성격 자체가 기존의 두 시리즈와는 다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볼테스 V에서 로봇 만화영화의 고급화를 이끈 유키 히지리가 이번에도 캐릭터 디자인을 맡으면서 낭만로봇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어주고 있으며, 도에이 본사가 기획하고 선라이즈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TV 아사히가 방영하는 구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도에이 동화의 마그네 로보 3부작(강철로보 지그, 마그네로보 가킨, 초인전대 바라타크), 그리고 선라이즈 단독제작물인 속칭 무적로보 3부작(무적초인 점보트 3, 무적강인 다이탄 3, 무적로보 트라이더 G7)과 함께 나가하마 타다오의 대표적인 3부작 시리즈로 로봇 아니메史에 한획을 긋게 된다.

이번 작품은 변신합체 컨셉을 대입한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와는 달리, 합체 컨셉을 배제한 변신로봇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형태로 변신 전의 트레일러가 전투능력을 지닌 병기보다는 그저 이동 형태의 모습에 그친다는 점에서 기존 두 작품에서 보여준 변신합체의 컨셉 자체가 모두 배제된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완구로서의 가치가 이전 시리즈의 것들만 못하다는 뜻이기도 했으며, 이러한 변신 합체 컨셉의 배제는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변신합체 장면의 삭제를 가져오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여유 시간만큼 나가하마 감독이 공을 들인 것은 바로 드라마성의 강조였다.

이를 위해 이전의 로봇 만화영화에서 간헐적인 에피소드로 사용되었던 적과의 로맨스가 이 작품의 메인 테마로 자리하게 된다. 스토리 컨셉 자체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적측의 주요 인물인 에리카와 다이모스의 파일럿 카즈야와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강조된 작품이었던 것이다. 주적인 바암성의 인물들도 모두 악인이 아니다라는 나가하마의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거기에 지구인 쪽에도 악한 인물들이 있다는 설정을 가해 드라마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볼테스 V의 비극적인 미남 악역 하이넬을 계승하는 리히텔 제독과, 일본의 방위청 장관으로 편향적 시각과 출세욕에 눈이 먼 잔인한 인물 미와의 경우가 바로 이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캐릭터들이라고 볼 수 있다.

카즈야와 에리카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테마였지만, 인간 본연의 선함이라든지 로맨틱한 결말을 선호하는 나가하마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의해 작품의 이야기는 결국 화해와 평화라는 대단원의 테마로 귀결되는 착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비극적인 설정을 캐릭터에게 부여하되 그 결말에 있어서는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낭만 로봇 시리즈의 전형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변신합체 컨셉이 사라지면서 밋밋해진 로봇 액션 부분에서는 육탄격투전을 수행하는 격투로봇이라는 컨셉이 적용되게 된다. 격투로봇을 조종하는 이론적 조종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종사의 몸에 케이블이 연결되는 설정은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 신선한 설정이기도. 드라마성의 강조와 함께 5인 전대의 캐릭터를 2명의 조종사로 줄이는 것 역시 격투 로봇이라는 다이모스의 컨셉에 맞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조종방식은 한국의 경우 '로보트 태권 브이(1976)'에서 먼저 선보인 방식이기는 하지만, 케이블과 같은 격투용 조종방식을 위한 설정에 있어서는 역시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일본의 다이모스가  앞서 있다고 하겠다.

다만, 격투로봇이라는 특성상 이전의 무기중심의 로봇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TV 시리즈에서 작화부분에 큰 부담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가장 흥미진진하다 할 수 있는 변신합체 장면의 생략과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선보여야 하는 격투 로봇이라는 부담, 거기에 다양한 무기 시스템이 거세된 다이모스는 여러 면에서 전작에 비해서는 로봇으로서의 매력이 감소된 것도 사실. 시청률에 있어서는 볼테스 V와 비슷한 정도였으니 이러한 로봇 자체로서의 맹점에 비해 작품 자체는 좋은 반응을 얻었던 셈이다. 다만, 문제는 완구판매에 있었는데 변신합체 컨셉이 빠지면서 밋밋해진 완구로서의 가치 때문인지 완구판매는 부진했었고, 이로 인해 스폰서와 제작진과의 불협화음이 일어나게 된다. 이전작에서 스폰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서 드라마적 완성도에 치중한 나가하마 감독으로서는 조금 이례적인 상황에 처한 셈이다.

완구판매의 부진과 스폰서와의 불협화음은 드라마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던 작품의 발길을 조여오게 되었고, 이로 인해 다이모스는 44화로 조기종영되며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계속적으로 낭만로봇 시리즈를 이어가고자 한 나가하마 감독은 이어서 네번째 작품인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를 연출하지만, 저조한 시청률과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의 연출을 위해 시리즈 중반 작품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결국 사실적인 낭만로봇 시리즈는 다이모스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디어 소프트로 발매되지 못하던 비운의 낭만로봇 3번째 시리즈는 2007년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DVD로 그 부활을 알리게 된다.

ⓒ TOEI / ⓒ Tokuma Shoten


☞ 투장 다이모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투장 다이모스>(闘将ダイモス)(1978) 낭만로봇 3부작의 대미 by 키웰
☞ 투장 다이모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23 [투장 다이모스]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闘将ダイモス, Wikipedia Japan
[2] General Daimos Credits, EncicloRobopedia
[3] 투장 다이모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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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인전대 바라타크 (1977), 超人戦隊 バラタック / Balatack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이케바라 시게토, 小林檀
◈ 총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시리즈구성: 마루야마 마사오 
◈ 캐릭터 디자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 메카닉/미술 디자인: 츠지 타다나오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주제가: 코모리 아키히로 / 미즈키 이치로 (노래)
◈ 기획: 요코야마 켄지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7.07.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1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지구에서 11광년 떨어진 엡실론 별의 총통 샤이딘은 행성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가토 박사가 개발한 이론에 흥미를 갖고 친선사절단인 샤이니잭을 지구에 파견하여 가토 박사와 공동개발을 제안하고자 했다. 하지만, 샤이니잭의 책임자인 사령관 고르테우스는 개인적인 욕심에 눈이 멀어 가토 박사를 납치하고 단독으로 지구 침략을 개시하게 된다.

영문도 모른체 미식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던 가토 박사의 둘째 아들 유지는 갑작스레 4명의 젊은이들에게 이끌려 다목적 변신 로봇 바라타크에 올라타게 된다. 초능력을 가진 5명의 젊은이들이 힙을 합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바라타크. 유지 역시 나머지 4명처럼 초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바라타크는 지구방위를 위해 비밀리에 만들어진 로봇으로, 마침내 5인의 힘에 의해 지구 침략을 개시한 고르테우스 총통과 맞서 싸우게 된다.


<소개>

'강철 지그(1975)', '마그네로보 가킨(1976)'에 이어 제작된 세번째 마그네로보 시리즈. 일부에서는 마그네로보 시리즈에서 강철 지그를 빼고 '대공마룡 가이킹(1975)'을 넣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타카라에서 출시된 구체 관절과 자석부품을 지닌 로봇 완구 강철 지그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시작된 브랜드가 마그네 로보이기에 가이킹보다는 지그를 포함시키는 것이 맞다고 보여진다. (가이킹은 작품 내에서 특별히 마그네로보의 정체성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그네로보 라는 타이틀은 두번째 작품인 가킨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본격적인 마그네로보 시리즈는 가킨과 바라타크 두 작품이라고 봐도 될 듯 싶다.

강철 지그를 끝으로 나가이 고와 사실상 결별한 도에이였지만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차기작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나가이 고에게서 아이디어를 구걸(좀 표현이 과격하지만 어떻게 보면 구걸이 맞지 않을까 싶다)하여 만든 가이킹에 이어 가킨 역시 강철 지그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작품이었기에 바라타크는 그런 면에서 도에이가 마그네로보 시리즈를 확실히 자기화시킨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5인전대라는 설정은 아무래도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로 당시 로봇 아니메의 트렌드를 좌지우지 하던 나가하마 타다오 작품들의 인기요소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메카닉 디자인에 있었는데, 다소 우스꽝스러운 산업용 로봇같은 인상을 풍기는 디자인으로 인해 바라타크는 스스로의 상품가치를 깎아 내리게 된다. 전 시리즈인 지그나 가킨의 경우는 기괴한 외모였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의 멋과 스타일리쉬함이 살아있었으나 바라타크의 경우는 일반적인 슈퍼로봇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인해 멋진 주역메카를 기대하던 아이들에게는 많은 실망감을 주었을 듯. 더군다나 당시는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와 같이 멋드러진 변신합체를 보여주는 로봇 완구가 등장한 이후인지라 상대적으로 열악한 외모가 더더욱 경쟁력을 상실했을 터이다. (그 독특한 모양새 덕분에 오히려 요즘 보면 신선한 느낌도 있다.)

주인공들이 바라타크에 직접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합체 비행선인 펜타고라스에 탑승하여 초능력으로 바라타크를 움직이는 것은 이색적이다. 여기에 마그네 시리즈의 특성을 적극활용하여 자유롭게 파츠를 교환하여 물속과 땅속 등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컨셉은 다른 로봇물에서는 보기 힘든 신선한 모습이었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도 당시 로봇물과는 달리 코믹한 요소를 대거 도입하였는데, 아동틱한 로봇 디자인과 함께 이러한 모습은 당시 로봇물의 시청층이 점차 고연령대로 이전하는 것과는 달리 역행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적측인 엡실론의 우주인들은 파충류 인간들인데, 그 모습 역시 아동용 만화영화에서 볼법한 디자인이다. 컨셉면에서나 이야기면에서 일부분은 타츠노코적인 취향이 엿보인다.

국내 렌탈 비디오 시대가 열리면서 타이거마스크 2세와 함께 당시 아니메 비디오의 첫 신호탄을 알린 작품으로 기억된다. 일본에서도 한동한 미디어화 되지 않으면서 레어 타이틀로 전락해 있었으나 2010년 3월 마침내 DVD로 발매되었다.

ⓒ TOEI Animation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マグネロボシリーズ, Wikipedia Japan
[2] 超人戦隊バラタック, Wikipedia Japan
[3] [애니]초인전대 바라타크 by 우람솔, 우람솔님 블로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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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자머신 볼테스 V (1977), 超電磁マシーン ボルテスV / Voltes V


ⓒ TOEI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감독: 故 나가하마 타다오
◈ 연출: 야마자키 카즈오, 요코야마 유이치로, 타카하시 모토스케, 테라다 카즈오,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고부 후유노리, 사쿠라이 마사아키, 츠지 마사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유키 히지리
◈ 메카닉 디자인: 메카맨 (오카와라 쿠니오), 스튜디오 누에
◈ 작화감독: 사사카도 노부요시, 사카모토 사부로, 시오야마 노리오, 카나야마 아키히로, 타카하시 모토스케,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오프닝 애니메이션: 故 카나다 요시노리
◈ 음악/주제가: 쯔즈이 히로시 / 호리에 미츠코, 귀뚜라미73 합창단 (노래)
◈ 기획: 우스이 유쇼우, 이이지마 케이
◈ 제작사: 도에이, TV 아사히, 선라이즈, 토호쿠 신사 
◈ 저작권: ⓒ TOEI
◈ 일자: 1977.06.04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발달된 문명을 가진 행성 보아잔. 머리에 뿔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신분이 나뉘어지는 봉건제 국가인 보아잔 별의 황제 즈 잔바질은 조카인 프린스 하이넬을 원정군 사령관으로 삼아 지구침공을 개시한다. 저명한 과학자부부인 고우 켄타로와 고우 미츠요는 은사인 하마구치 박사와 함께 보아잔성의 침공을 예견하고 볼테스 V를 만들어 이동요새 빅 팰콘을 만들고 그 침략에 대비하지만, 볼테스 V의 완성 후 켄타로 박사는 홀연 모습을 감추고 만다. 사실 그는 보아잔 별의 제1 황위계승자로 뿔이 없다는 이유로 이복동생인 잔지발에게 황위를 뻬앗기고 지구로 추방된 외계인이었던 것이다. 잔바질 황제의 침공에는 바로 이복형인 켄타로 박사를 제거하려는 음모 역시 숨어 있었다. 이러한 사실도 모른체 켄타로의 세 아들들은 볼테스 팀을 구성하여 보아잔 별의 침략에 맞서 지구를 지키게 된다.


<소개>

'용자 라이딘(1975)'의 호평, 그리고 연이은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의 대성공은 나가하마 타다오에게 로봇 아니메의 거장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부여해주고 있었다. 콤배틀러 V가 당시 로봇물의 트렌드를 바꾸어버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게 되자 종영도 되기 전에 후속작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콤배틀러 V의 종영한 뒤 일주일 만에 방영을 시작한 작품이 바로 콤배틀러 V와 함께 나가하마 타다오의 걸작 로봇물로 평가받고 있는 '초전자머신 볼테스 V(1977)'다.

전작 콤배틀러 V의 경우는 용자 라이딘의 속편을 기획하던 와중 도에이의 요청에 의해 급거 프로젝트를 무산시키면서 급하게 제작한 전례가 있었는데, 이 작품 역시 그 정도는 아니지만 꽤 촉박한 스케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나가하마 감독은 메인이 되는 주역 로봇의 디자인에 대한 권한을 스폰서에 완전히 위임하게 된다. 주역메카에 대한 논쟁으로 제작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 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도중 스폰서의 요청에 따라 청공검이라는, 로봇 최초로 검이라는 무기의 컨셉이 늑장투입되는 바람에 작화부터 여러 설정에서 대거 수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1] 참조)

스폰서에게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위임한 후 나가하마가 신경쓴 것은 스토리였다. 이미 기획단계에서 정해진 것은 직전작인 콤배틀러 V의 흥행요소, 즉 변신합체 로봇과 전대물이라는 설정이었다. 이대로라면 전작과의 차별점이 없는 아류작에 그칠 것이 자명한 바, 나가하마 감독은 콤배틀러 V와의 차별을 이야기의 구조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드라마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로봇물로 유명해진 그였지만 기실 그는 '거인의 별(1968)'이라는 열혈 스포츠물로 유명한, 드라마에 능한 감독이기도 했다. 세계명작극장 '엄마찾아 삼만리(1976)'에서 힌트를 얻은 나가하마는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는 아들이라는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전쟁 속에 펼쳐지는 비극적인 가족史를 강조한 작품세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1회로 에피소드가 종결되는 전작과는 달리, 대하드라마 형태로 연이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로봇 아니메로서는 한단계 성숙한 스토리텔링을 추구하게 된다.

또한, 전작의 미남 악역인 가루다의 설정을 더더욱 발전시켜 비극적인 드라마를 한가득 품은 캐릭터를 탄생시키게 되는데, 그가 바로 올드팬의 뇌리에 지금까지도 뚜렷이 남아있는 프린스 하이넬이다. 이전까지의 악역에 비해서 보다 더 드라마틱한 사연을 부여받은 하이넬은 그 최후마저도 고고하고 비장했으니, 당대 로봇 아니메에서 건담의 샤아 아즈나블이 등장하기 전까지 악역 캐릭터로서 가장 독보적인 아우라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실제 주인공인 고우 삼형제나 히로인인 오카 메구미보다도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셈이다. 유키 히지리에 의해 그려진 하이넬은 순정만화와도 접점을 이루면서 로봇물의 캐릭터로는 이질적인 매력을 보여주었는데, 후일 나가하마 타다오가 연출하게 되는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의 주인공인 남장 여인인 오스칼과의 이미지와도 묘하게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비극적인 고우 삼형제와 하이넬의 드라마 외에도 뿔이 있는 귀족과, 뿔이 없는 평민으로 양극화된 보아잔 성의 구조적 문제 역시 로봇물로서는 드물게 자세히 다루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볼테스 V의 주제는 바로 이 양극화된 사회를 주인공들이 개혁한다는 것이라 하겟는데, 이런 사회적인 메시지는 당시 로봇물로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이 볼테스 V를 기점으로 로봇물이 성인층도 접할 수 있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나가하마는 현실주의보다는 낭만주의를 선택하였고, 이러한 그의 스타일로 인해 초전자 시리즈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는 후일 '낭만로봇 시리즈'라는 실로 로맨틱한 별칭을 얻게 된다.

계층 간의 갈등을 타파한다는 사회적인 메시지는 일본보다는 해외에서 주효했다. 78년도에 필리핀으로 수출된 볼테스 V의 인기는 마치 프랑스에서의 'UFO 로보 그렌다이저(1975)'의 그것과도 같았는데(평균시청률 58%), 이런 류의 만화영화를 필리핀 아이들이 접하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불신이 바로 이 볼테스 V의 보아잔 별의 상황에 투영되면서 성인층도 이 작품을 즐겨보았다는 이유도 있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는 최종화 직전 볼테스 V의 방영을 금지했으니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라 하겠다. ([1], [4] 참조)

오프닝 주제가는 호리에 미츠코가 불러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전대물(비밀전대 고렌쟈)에서는 주제가를 부른적이 있는 그녀였으나 로봇 만화영화의 주제가는 여성으로서는 최초였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기도 했다. 또한, 오프닝 원화는 일본 최고의 작화가 중 한명으로 손 꼽히는 故 카나다 요시노리가 맡아 특유의 역동적인 카메라워크와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폭발적인 지지를 얻게 된다. (연도별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꼽을 때 70년대 오프닝 중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오프닝. 캅셀님 포스트 참조)  

ⓒ TOEI / ⓒ Tokuma Shoten


☞ 볼테스 V에 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초전자머신 볼테스 V (파이브)> (1977) by 키웰
☞ 볼테스 V에 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22 [초전자머신 볼테스 V]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超電磁マシーン ボルテスV, Wikipedia Japan
[2] Chōdenji Machine Voltes V, Wikipedia
[3] Choudenji Machine Voltes V (TV), ANN
[4] 초전자머신 볼테스 V, 엔하위키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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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왕자 (1977), 世界名作童話 白鳥の王子 / The Wild Swans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안데르센 동화 '들판의 백조'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각색: 류 토모에
◈ 작화감독/작화감수: 츠노다 코이치 / 아베 타카시
◈ 미술감독: 치바 히데오
◈ 음악: 코모리 아키히로
◈ 기획/제작: 아리가 켄, 旗野義文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7.03.19
◈ 장르: 드라마, 세계명작동화,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사냥 중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왕은 길을 헤매던 중 한 마녀를 만나게 된다. 길을 빠져나오는 조건으로 마녀는 자신의 딸 그레타를 아내로 맞이할 것을 청하고, 마침 홀몸인 왕은 그레타를 데리고 숲을 빠져나오게 된다.

한편 왕에게는 6명의 왕자와 엘리사라는 1명의 공주가 있었다.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그는 오직 요술 공만으로 찾아갈 수 있는 숲속 비밀의 집에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다. 왕이 자신보다 아이들을 더 끔찍히 여기는 사실을 안 그레타는 질투심에 불타오른다.

모두가 잠든 밤, 요술의 공을 찾아낸 그녀는 이것을 사용하여 숲속 비밀의 집에 도착한다. 마법의 옷감을 던져 11명의 왕자를 백조로 만들어 버린 그레타. 절체절명의 순간, 백조로 변한 왕자가 엘리사에게 던진 그레타의 마법의 옷감을 가로채고, 엘리사는 숲속의 집에서 가까스로 탈출하여 도망길에 오르게 된다. 오빠들을 그리워하며 정처없는 유랑의 길을 떠난 엘리사, 추운 겨울날 어느 동굴에서 그토록 그리워하던 오빠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밤이면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가 해가 뜨면 다시 백조가 된다. 오빠들과 함께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엘리사. 

겨울이 끝나고 백조의 모습으로 먼 여행길에 오르게 되는 오빠들은 자신들이 사람이 될 한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손에 닿기만 해도 따가울 정도의 가시나무 엉겅퀴를 짖이겨 그 실로 옷을 만들어 자신들에게 입히라는 것. 이 고통의 작업을 거쳐야만 오빠들을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내는 엘리사.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조건이 더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조끼를 완성하여 오빠들에게 입힐 때까지 몇 년이 걸려도 절대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혹시라도 말을 하게 되면 오빠들은 모두 죽는다고 한다. 과연 그녀는 이 불가능할 것 같은 조건을 모두 지켜내고 오빠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소개>

안데르센 동화를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하여 만들어진 세계명작동화 1탄. 그림 형제의 '여섯마리의 백조'와 동일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 이 고전 전래동화가 새롭게 시작된 도에이 동화의 세계명작동화의 1번 타자로 선정되었다. 한동안 버려 두다시피 했던, 도에이 애니메이션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세계명작을 모티브로 한 극장판 만화영화가 '세계명작동화'라는 부제를 달고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은, 도에이의 75년작 '인어공주(1975)'를 통해 세계명작동화도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로컬라이징을 통해 충분히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인어공주(にんぎょ姫) 1975 by 캅셀 참조)

하지만, 그 외에도 당시 도에이 동화에서 A형 극장판을 주도하던 모리 야스지, 타카하타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은 인재들이 대거 도에이 동화를 이탈하여 닛폰 애니메이션에서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를 주도하며 인기를 이어간 것 역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은데, 특히 본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엘리사의 어릴 적 모습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1974)'의 주인공 하이디의 모습과 상당히 비슷한 점(헤어스타일부터 옷 스타일까지)이 이를 시사하지 않나 싶다.

못된 왕비에 쫓겨난 어여쁜 공주가 결국 고난을 이겨내고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는 지극히 동화적이고 뻔한 결말의 작품이지만, 오빠들의 저주를 풀 수 있을 때까지 엉겅퀴 가시로 옷을 뜨면서 한마디도 말을 할 수 없는 엘리사의 설정은 꽤나 드라마틱하다. 시시각각 그녀에게 누명이 씌워지고 마녀로 몰려 화형장까지 끌려가는 그 순간까지도 묵묵히 오빠들을 위한 조끼를 짜는 그녀의 안타까운 장면에서부터 극적으로 조끼를 입고 인간으로 되돌아온 오빠들과의 감격적인 상봉까지 이르는 클라이막스는 멋진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 라스트 장면은 지금봐도 참으로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다만, 인트로의 비약이 너무 심해서 드라마적 완성도는 기대에 못미치지 않았나 싶다. 아동용을 타깃으로 한데다가 한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제작되다보니 아무래도 일부 내용을 불가피하게 삭제한 듯 싶다고 생각된다. 많은 부분이 생략되면서 엘리사의 비극적인 초반부가 축약된 것이나 그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슬픔 등이 그려지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이러한 부분들이 살아 있었다면 보다 더 드라마틱한 작품이 되었겠지만, 이 정도로도 아동용 작품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다. 엘리사가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설정 덕분에 주인공 성우가 상당 기간 동안 입을 다물어야 하는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 생겼는데, 한가지 의문은 도대체 왜 글자를 사용해 소통하지 않았냐는 것으로, 아마도 문자가 없는 나라거나 왕족이지만 불쌍하게도 문맹이거나 둘 중의 하나인가 싶다. 역시 애들에게는 엄마가 있어야... (실상은 동화인데 너무 따지는게 엘로스가 문제다)

한국에서도 명절특집으로 몇차례 방영되어 당시의 아이들에게 큰 감동과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참고 사이트>

[1] 세계명작동화 - 백조의 왕자 (世界名作童話 · 白鳥の王子) by 캅셀, CAPSULE: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2] 世界名作童話 白鳥の王子 (1977), allcinema.net
[3] The Wilde Swans,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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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로봇 당가드 A (1977), 惑星ロボ ダンガードA / Wakusei Robo Danguard A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카쯔마타 토모하루
◈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요시오가 소지, 타무라 타쯔오 外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 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外
◈ 미술: 우치카와 후미히로, 이토 이와미츠 外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영 플래쉬 (노래)
◈ 기획/제작: 카스가 아즈마, 베쇼 코지, 카쯔타 미노루 / 미야자키 카즈야, 요시오카 오사무
◈ 제작사: 도에이 동화, 아사츠 DK, 후지 TV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7.03.0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6화) / 전체연령가 (G)


<시놉시스>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과 천연자원의 보고, 녹색 행성 프로메테. 이 미지의 행성 프로메테를 향한 이주계획 통칭 프로메테 계획이 오오에도 박사를 중심으로 한창 진행되고 있다. 순조롭게 프로메테 계획이 진행되던 도중, 첫번째 우주선 발사가 폭발과 함께 실패를 맞게 된다. 대참사의 배후는 오오에도 박사와도 인연이 있었던 도플러 박사였으나, 사건은 우주선의 파일럿인 이치몬지 단테즈의 짓으로 꾸며지고 그는 프로메테 계획을 저지하려 한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고 만다.

그로부터 10년 후, 이치몬지 탄테즈의 아들인 16세 소년 이치몬지 타쿠야가 2차 프로메테 계획의 파일럿이 되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게 된다. 배신자라는 누명을 쓴 아버지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으며 자라온 타쿠야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프로메테 계획의 총괄 책임자인 오오에도 박사에 의해 키워졌다. 프로메테 계획이 재개됨과 동시에 도플러 박사는 선택된 엘리트만이 프로메테 계획에 이주할 수 있다는 명분하에 도플러 군단을 세우고 스스로를 총통으로 칭하며, 프로메테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전세계에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데...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가 원작한 처음이자 마지막 로봇물. 선굵은 SF 드라마를 보여주었던 마츠모토 레이지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그것은 당시 도에이 동화의 노선 다변화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 나가이 고와 사실상 결별하게 된 도에이는 나가이 고의 로봇물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로봇물을 제작함과 동시에, 선라이즈와 공동 합작으로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를 대히트 시키게 된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아무래도 선라이즈의 인력들이 주축이 되어 완성시킨 콤배틀러 V의 기대이상의 인기는 한편으로는 도에이에게는 불편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당시 '우주전함 야마토(1974)'로 인해 주가가 크게 오른 레이지에게까지 로봇물을 의뢰하게 되는데,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미 기획실에서 구색이 잡혀진 것으로, 레이지는 여기에서 세부적인 이야기 설정과 캐릭터 디자인만 가담하게 된다. 말 그대로 레이지의 이름만을 빌려온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겠다.

다만, 이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로봇물과는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마츠모토 레이지만의 스타일이 가미된 로봇물로 거듭나게 된다. 특히, 주역로봇인 당가드 에이스가 13화에 이르러서야 등장하는 것은 로봇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12화까지 주인공은 당가도 에이스의 파일럿이 되기 위한 훈련과 훈련 중 도플러 군단의 공격로봇 메카사탄을 맞이하여 전투기를 몰고 나가 싸우는 등, 철저히 로봇물의 공식을 외면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것은 스토리를 다듬는 과정에서 로봇물을 싫어한 마츠모토 레이지가 변형시킨 것으로 추정되는데, 결국 스폰서의 압력에 의해 당가드 에이스가 13화에 비로소 등장하게 되니, 스폰서만 없었으면, 로봇물의 탈을 쓴 그냥 SF 드라마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실제로 TV 시리즈와 동시에 병행하여 연재된 월간 만화잡지에서는 최종화에만 달랑 등장하게 된다.)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행방불명된 아버지가 도플러 군단에서 탈출한 정체불명의 인물로서, 타쿠야 등의 엄격한 훈련교관인 가면의 남자 캡틴 단이라는 설정은 인상적이다. '신조인간 캐산(1973)'이라든지 '합신전대 메칸더 로보(1977)' 등에서도 적군에 몸담고 있는 어머니와 주인공 아들이라는 비극적인 설정이 가미된 적이 있지만, 누명을 쓴 체 행방불명된 아버지가 기억을 잃고 돌아와 서로가 부자인지도 모른체 교관과 훈련생으로 만나는 설정은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드라마틱한 설정이었다. 교관으로서의 캡틴 단은 악독하다고 할 정도로 훈련생들에게 엄격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와 팬들(특히 여성팬)의 공분을 사게 되면서 조기하차가 결정되었고, 덕분에 중반부에 가면을 벗고 아들과 극적인 상봉을 한 후 세상을 뜨게 된다.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원성으로 부자간의 이별을 더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버린 셈이다. (70년대 일본아이들에게도 엄격한 아버지는 비호감의 대상이었을지도)

중반부에는 토니 하켄이라는 미형 캐릭터가 등장하며, 콤배틀러 V의 가루다 장군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데, 특히 마츠모토 레이지의 원안에,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부부의 절정의 캐릭터 스타일링 덕에 레이지 스타일보다 더 미형의 캐릭터들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히로인인 키리노 리사는 레이지 히로인임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숱의 단발 커트가 인상적인 미인이었지만, 주인공인 타쿠야와의 멜로 라인을 포함하여 극중에서의 활약이 거의 두드러지지 않는 평면적인 캐릭터로 그려져 생각만큼 기억에 남을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이래저래 로봇물로서는 애매한 모습과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기는 하지만 레이지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여러가지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가미된 데다가 도에이 동화가 두 팔을 걷어붙히고 밀어준 덕택인지 조기종영 없이 56화라는 무난한 길이로 마무리되었고, 77년 '혹성로봇 당가드 A 대 곤충군단'과 78년 '혹성로봇 당가드 A 우주대해전'이라는 25분짜리 극장판이 연이어 제작되었다. 1986년에는 '날아라 스타에이스'라는 제목으로 MBC에서 방영했으며, 강병철과 삼태기가 부른 주제가는 사사키 이사오의 주제가 이상으로 원작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惑星ロボ ダンガードA, Wikipedia Japan
[2] Wakusei Robo Dangard A (TV), ANN
[3] 혹성로보 단가드 A, 엔하위키 미러
[4] 혹성로봇 당가드 A (惑星ロボ ダンガードA) 1977 1978 by 캅셀, CAPSULE: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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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 (1976), 超電磁ロボ コンバトラーV / Combattler V


ⓒ TOEI · TV ASAHI


<정보>

◈ 원안: 얏테 사부로 (도에이 영상본부 TV 프로듀서 공동필명)
◈ 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 각본: 츠지 마사키, 후지카와 케이스케 外
◈ 스토리보드: 야스히코 요시카즈, 이시구로 노보루, 타카하시 료스케, 토미노 요시유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야스히코 요시카즈
◈ 메카닉 디자인: 스튜디오 누에 (미야타케 카즈타카)
◈ 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外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오프닝 애니메이션: 카나다 요시노리
◈ 음악/주제가: 쯔즈이 히로시 / 미즈키 이치로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방송), 선라이즈, 스튜디오 누에, 스튜디오 딘, 토후쿠 신사 (제작협력)
◈ 저작권: ⓒ TOEI · TV ASAHI
◈ 일자: 1976.04.17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오랜 세월 동안 지구의 지하에 터전을 잡고 지구 정복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캠벨 성인들, 이들의 존재를 눈치 챈 난바라 박사는 캠벨 성인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5대의 메카가 합체하여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는 콤배틀러 V를 완성하고 이를 조정할 5명의 용사를 일본 각지에서 선출한다. 팀내 리더로 스피드광이자 열혈소년인 아오이 효마, 냉철한 사격의 달인인 나니와 쥬죠, 여유로운 성격의 유도 달인인 니시카와 다이사쿠, 천재소년으로 초등학생의 나이에 미국 명문대에 재학중인 키타 코스케, 그리고 난바라 박사의 손녀로 박학다식하고 다재다능한 소녀 난바라 치즈루까지... 마침내 캠벨 성인들의 지구 침공이 시작되고, 콤배틀러 팀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개>

1976년도의 도에이의 로봇 애니메이션 스케줄은 실로 놀라울 정도이다. '대공마룡 가이킹(1976)'이 후지 TV에서 4월 1일 방영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가 불과 2주 정도 후에 아사히 TV를 통해 방영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나자 '마그네로보 가킨(1976)'이 아사히 TV에서 일요일에 방영을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지금 소개할 콤배틀러 V는 슈퍼로봇 아니메의 역사를 새로 썼으며, 도에이의 로봇 전성기의 정점을 찍고 동시에 도에이 로봇 아니메 몰락의 전조가 되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기억될만한 걸작 로봇 아니메이다.

애초에 이 작품은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아닌 도에이 본사 측에서 기획되었다고 한다. 원작을 맡은 야츠데 사부로는 특정인물이 아닌 도에이 영상본부의 PD들의 공동필명으로, 이들이 로봇 아니메를 기획하여 도에이 애니메이션측으로 위탁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도에이는 가이킹을 제작하고 있던 와중이었기에 도에이 본사의 기획은 결국 외주 제작 형태로 처리하는 것으로 내부결정이 난 듯 싶다. 그리고 여기서 슈퍼로봇 제작의 판도를 바꾸게 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발생하게 된다.

당시, 로봇 아니메의 제작에 있어서 압도적인 파워를 갖고 있던 도에이 외에 아니메를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집단으로는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가 있었으나 이들은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창작집단으로 아니메 제작능력이 전무했었다. 그 외에 토호쿠 신사 측에서 75년 소에이샤라는 작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통해서 '용자 라이딘(1975)'을 제작한 전례가 있었을 뿐이다. (토호쿠 신사는 76년 당시 에이켄이라는 제작사와 함께 'UFO 로봇 다이아포론'을 제작, 방영중에 있었다.) 용자 라이딘은 시청률에서도 생각 이상의 선전을 보였던 바, 외주제작은 결국 이 용자 라이딘 팀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라이딘의 속편을 기획하고 있던 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이하 쇼에이샤의 제작팀들은 급거 차기 프로젝트를 접고 바로 도에이의 외주제작건에 돌입하게 된다. 시간이 무척 촉박했던 관계로 제작진은 상당한 고충을 겪었다고 전해지지만, 스폰서의 요청을 십분 반영한 완벽한 합체로봇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라이딘에서 그 실력을 선보인 작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를 캐릭터 디자인으로 고용하여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창조해냈으며,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가 나가하마 타다오가 총지휘를 맡은 콤배틀러 V는 기대이상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며 일약 로봇 아니메의 초인기작으로 탄생하게 된다.

미야타케 카즈타카의 한차원 일보진전한 합체 시스템은 그때까지의 어떤 로봇보다도 현실적인 합체씬을 선보이며, 완구와의 싱크로를 100% 이룩해내었다. 게다가 제작팀에 고안해낸 각종 무기 시스템은 로켓펀치나 미사일, 레이저 광선에 한정된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신개념이었다. 갓챠맨의 5인 전대를 매력적으로 이식한 캐릭터 설정, 라이딘부터 시작된 미형의 악역 캐릭터의 등장과 악역치고는 너무도 드라마틱한 설정의 부여, 단순한 로봇 아니메 이상의 에피소드와 사연이 실린, 실로 70년대 로봇 아니메의 궁극의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토미노 요시유키, 야스히코 요시카즈, 이시구로 노보루, 타카하시 료스케 등으로 이루어지는 연출가 집단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이 모두 후일 리얼로봇 아니메의 거장들이 된다는 점에서도 콤배틀러 V의 완성도는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다. 동시에 이 정도의 인력들이 도에이가 아닌 소에이샤에 몰려 있다는 것은 훗날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들은 다이나믹 프로의 기획력과 도에이의 제작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마침내 도에이의 로봇 천하를 끝낼 새로운 뉴페이스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 TOEI · TV ASAHI


☞ 콤배틀러 V의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초전자로보 콤바트라 V>(1976) 낭만로봇 시리즈, 서장을 장식하다 by 키웰
☞ 콤배틀러 V의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21 [초전자로보 콤바트라 V]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Cho Denji Robo Combattler V (TV), Anime News Network
[2] 超電磁ロボ コン・バトラーV,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 TV ASAHI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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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마룡 가이킹 (1976), 大空魔竜ガイキング / Gaiking


ⓒ 1976 Toei Animation


<정보>

◈ 원안: 스기노 아키오, 나카타니 쿠니오 外
◈ 연출: 카츠마타 토모하루 外
◈ 시리즈 구성: 마루야마 마사오
◈ 캐릭터 디자인: 타케시 시라도
◈ 작화감독: 타케시 시라토, 스기노 아키오 外
◈ 미술감독: 우치카와 후미히로 (内川文広)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
◈ 제작: 도에이 동화, 후지 TV, 다이나믹 프로 (제작협력)
◈ 저작권: ⓒ 1976 Toei Animation
◈ 일자: 1976.04.0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블랙홀에 의해 멸망의 위기에 처한 제라별 사람들은 거대한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들어 멸망을 피하고자 했다. 그러나 자아를 가진 컴퓨터는 스스로를 다리우스 대제라 칭하고 제라성인들을 자신의 노예로 만든다. 제라성인들을 개조하여 암흑호러 군단을 결성한 다리우스 대제는 제라성인들이 이주할 땅이라는 명목하에 지구 침공을 명한다.

한편, 제라성인들의 침략을 예상하고 있던 다이몬지 박사(한자로 쓰면 대문자 박사, 작명 센스 대~박)는 거대요새 대공마룡과 로봇 가이킹을 만들어 그들에 맞설 준비를 하고, 야구선수인 츠와부키 산시로 등 특수한 능력을 지닌 소년, 소녀들이 다리우스 대제와 암흑호러 군단에 대적할 전사로 선택된다. (베스트 아니메, 위키피디아 재팬 참조)


<소개>

'그레이트 마징가(1974)'와 'UFO 로봇 그렌다이저(1975)' 등을 통해 원작자인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와 손을 잡고 일하면서도 그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견제해왔던 도에이 동화였지만 여전히 딜레마는 존재하고 있었다. 당대 로봇 아니메 장르를 석권하고 있었지만, 막상 로봇 아니메를 기획해낼 기획력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나가이 고나 다이나믹 프로 역시 비슷한 처지였는데, 로봇 아니메에 대한 기획력은 당대 최고였으나 막상 이것을 아니메로 제작할 노하우를 갖춘 곳은 당시에는 도에이 동화가 유일했었다. 결국 이러한 둘의 딜레마는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여전히 손을 잡게 하는 상황을 제공했는데, 그렌다이저와 동시기에 방영된 '강철로봇 지그(1975)' 역시 그런 맥락에서 둘이 합작한 결과로 보면 어떨까 싶다.

하지만, 이듬해에 이르러 도에이는 마침내 모험을 단행하기로 한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독으로 로봇 아니메를 제작할 심산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도에이 최초의 단독 로봇 아니메 '대공마룡 가이킹'이었다. 부족한 기획력을 커버하기 위해서 무시 프로출신의 스기노 아키오와 마루야마 마사오 등이 이 기획에 투입된다. 데즈카 오사무와 과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도에이의 입장에서 데즈카 오사무의 후학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을 제작에 포함시킨 것 역시 나가이 고의 영향력을 떨쳐내기 위한 의지의 발로는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스탭진 목록에 다이나믹 프로가 제작협력으로 포함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독자적인 프로젝트에도 나가이 고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듯 싶다. 실제로 가이킹을 포함하여 후일 '마그네 로봇' 시리즈라고 일컬어 지는 일련의 작품들에서 로봇의 각 파츠가 자력으로 결합되는 설정은 분명 강철로봇 지그에서 시작된 컨셉(사실 이 자석 합체의 컨셉은 나가이 고가 생각한 것이 아니라 스폰서인 타카라 완구 측에서 고안한 아이디어이긴 했지만, 이를 갖고 작품을 기획한 것은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이다)이었는데, 이로 인해 마그네 로봇 시리즈에 지그가 포함되느냐 아니냐(또는 가이킹이 마그네 로봇 시리즈냐 아니냐)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와 함께 기획 과정에서 나가이 고를 배제시키면서 나가이 고와 도에이 동화의 사이가 더 악화되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간에 나가이 고를 자의든 타의든 실제 기획에서 배제시킨 도에이 측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괴수적인 컨셉의 작품을 만들어내게 된다. 대공마룡이라 불리는 공룡형태의 요새와, 해골 형상의 대공마룡 머리와 각 파츠가 결합하여 가슴에 거대한 공룡의 머리를 달고 있는 가이킹의 디자인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괴기적인 것이었다. 직전년도의 지그, 그리고 다음에 제작되는 '마그네로보 가킨(1976)' 등과 함께 이 일련의 기괴한 로봇 디자인은 마징가를 벗어나기 위해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비록 몇 주의 시간차를 두고 방영된 도에이의 또다른 마스터피스 '콤배틀러 V(1976)'(도에이의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나가하마 타다오와 선라이즈의 결과물)와 비교되면서 실패의 쓴잔을 맛보긴 했지만, 나가이 고라는 당대 최고의 로봇 크리에이터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단독으로 작품을 제작했다는 데에서 이 작품은 그 의의를 둘 수 있다.

가이킹은 2005년 리메이크 아니메를 거쳐 현재 2012년에 개봉을 목표로 현재 미국에서 실사영화로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도쿄 아니메 페어에서 CG로 제작된 박진감 넘치는 티져 영상이 공개되어 지대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1976 Toei Animation


☞ 가이킹에 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대공마룡 가이킹>(大空魔竜ガイキング)(1976) 도에이의 슈퍼로봇 홀로서기 by 키웰


가이킹, Legend of Daiku-Maryu (2005)


ⓒ 2005 Toei Animation · TV Asahi


<정보>

◈ 감독: 호소다 마사히로
◈ 원안: MK 기획
◈ 각본: 산죠 리쿠
◈ 캐릭터 디자인: 야마자키 켄지, 야마자키 노리요시
◈ 메카닉 디자인: 오츠카 켄, 사토 겐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 테즈카 리치
◈ 키 애니메이터: 오바리 마사미, 이마이시 히로유키, 하마수 히데키, 하세가와 신야 
◈ 제작: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 저작권: ⓒ 2005 Toei Animation · TV Asahi
◈ 일자: 2005.11.12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9화) / 전연령가 (G)


<소개>

과거 슈퍼로봇 아니메들의 리메이크 붐을 타고 가이킹 또한 2005년 새로운 시리즈로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새로운 신예 애니메이터들이 주축이 된 스탭진의 구성에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육감적인 메카닉 디자인으로 80년대를 풍미했던 오바리 마사미와,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1992)'부터 '소녀혁명 우테나(1997)'의 오프닝,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의 오프닝 등에서 절정의 작화력을 뽐냈던 하세가와 신야,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으로 후일 연출가로서도 범상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 이마이시 히로유키, '퍼펙트 블루(1998)'부터 콘 사토시 감독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작화감독으로 맹활약하게 되는 하마수 히데키 등 걸출한 애니메이터들이 원화맨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스토리 전개도 작금의 미소녀, 모에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가기보다는 오히려 주인공의 연령대를 낮추어 아이들에 눈높이에 맞는 로봇물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과거 슈퍼로봇물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주었다고 하겠다. 다만, 홍보에 있어서 큰 힘을 쏟지 않았기에 초기 반응이 대단치 못했고, 초기에는 스폰서마저 제대로 구하지 못하여 작화 퀄리티가 최악으로 치닫는 등 30여년 전과 다름없이 도에이 자체 제작 로봇물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Daikuu Maryuu Gaiking (TV), Anime News Network
[2] Gaiking: Legend of Daikû-maryû (TV 2/2005), Anime News Network
[3] Gaiking, Wikipedia
[4] 大空魔竜ガイキング, Wikipedia Japan
[5] ガイキング LEGEND OF DAIKU-MARYU,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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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화신은 고양이 - 80일간의 세계일주 (1976), 長靴をはいた猫, 80日間世界一周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시다라 히로시
◈ 작화감독: 쯔노다 코이치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6.03.20
◈ 장르: 모험, 우화, 코미디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샤를 페로의 소설에 등장하는 장화신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하여 1969년에 제작되었던 장화신은 고양이의 세번째 시리즈. 물론, 장화신은 고양이는 샤를 페로의 소설 이전에도 여러 형태로 구전되거나 판본으로도 등장해주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샤를 페로의 것으로, 아니메의 장화신은 고양이 '페로' 역시 샤를 페로의 작품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양이의 이름은 원작자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2004년 드림웍스의 '슈렉 2'에 등장하는 장화신은 고양이 역시 샤를 페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69년 개봉된 1편과 72년 개봉된 2탄에 이어 제작된 3편은 도에이 동화 창립 20주년을 기념한 작품으로 그 스케일이나 완성도 면에서 확실히 20주년 기념작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태어... 난 것으로 기억된다. 감상한지 이제 30년이 다되어가는 작품이다보니 뭐....

'알리바바와 40마리의 도적(1971)'부터 '캔디캔디(1976)', '꽃의 아이 룬룬(1979)', '마법소녀 라라벨(1980)'과 같은 소녀물을 연출하게 되는 시다라 히로시가 감독을 맡았으며, 마징가 Z 시리즈에서 작화감독을 맡았던 쯔노타 코이치가 작화감독을 맡고 있다. 이 시기는 장화신은 고양이를 디자인했던 애니메이터들의 대부 모리 야스지나 다카하타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 오츠카 야스오 같은 도에이의 인재들이 대거 이탈하여 닛폰 애니메이션으로 터전을 옮긴 뒤라 풀 애니메이션 쪽의 완성도가 이전만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우려와는 달리 완성도는 뛰어나다.

스토리의 원작이 되는 쥴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워낙 흥미로운 어드벤쳐인지라 스토리의 재미는 이미 어느 정도 보장된 셈이었지만, 잠수함이나 비행기, 자동차를 타고 벌이는 페로 일행과 악당들의 흥미로운 추격전은 원작보다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선사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형태의 이야기 전개(독특한 메카닉을 타고 주인공을 방해하는 악당과 이를 물리치는 주인공 일행)는 후일 미야자키 하야오가 유럽의 만화영화 제작사들과 합작으로 제작하게 되는 '명탐정 번개(1984)'나 '몬타나존스(1994)'의 설정과도 유사한 느낌을 준다. 도에이 동화나 미야자키 하야오들의 출발점이 같았음을 시사한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이 페로는 도에이 동화의 마스코트로 사용되면서 특별한 대표 캐릭터나 작품이 의외로 없는 (정확히 말하면 너무 많아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라이즈 하면 리얼로봇, 타츠노코 하면 히어로의 본가라고 인식하는 것과 같은 심볼이 도에이 동화에게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도에이 동화의 마스코트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참, 80일간의 세계일주는 86년 11월 21일 패미컴 게임으로도 나와주셨다고 한다.

☞ [FC]長靴をはいた猫 世界一周80日大冒険 (장화신은 고양이 세계일주 80일 대모험) by 적묘, 적묘의 게임과 추억 (보러가기)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장화신은 고양이(長靴をはいた猫) 1969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2] 장화삼총사(ながぐつ三銃士) 1972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3] 80일간의 세계일주(80日間世界一周) 197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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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 시리즈 목차>


 UFO 로봇 그렌다이저 (1975), UFO ロボ グレンダイザー / UFO Robo Grendizer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원안: 나가이 고, 다이나믹 프로
◈ 총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스토리보드: 카츠마타 토모하루, 이시구로 노부로
◈ 각본: 안도 토요히로, 후지카와 케이스케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 키쿠치 슌스케, 사사키 이사오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후지 TV
◈ 저작권: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5.10.05 ~ 1977.02.27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7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베가성(星)의 난폭한 정복왕 베가 대왕의 군대에 의해 처참히 짓밟힌 프리드성. 프리드성 최후의 생존자이자 왕족인 듀크 프리드 왕자는 프리드성과 베가성의 기술이 합쳐진 원반 로봇 그렌다이저를 탈취하여 극적으로 태양계로 탈출하게 된다. 일본 후지산에 불시착한 프리드 왕자는 우주 과학 연구소의 소장 우몬 박사에 의해 구조되고, 프리드 왕자의 사정을 들은(프리드 왕자는 지구에 불시착하는 과정에 인터넷의 일본어 교육 사이트에 접속하여 생활 일본어를 배웠다고 전해진다...쿨럭, 결제는?) 우몬 박사는 그렌다이저를 자신의 연구소에 숨기고 프리드 왕자를 자신의 양자로 삼게 된다. 지구에 (불법) 체류하게 된 프리드 왕자의 이름은 다이스케 우몬. (신분증이 없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다이스케는 연구소 근처의 단페이씨 농장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한편, 마징가 Z의 조종사로 질풍노도의 십대를 보냈던 카부토 코우지는 (그레이트 마징가에 의해 주인공 자리를 빼앗기고는 쓸쓸히) 미국으로 건너가 NASA에서 UFO 연구를 하다가 자신이 직접 설계한 UFO인 'TFO'를 타고 일본으로 되돌아 온다. 때마침 프리드 왕자를 쫓아 수년간 우주를 헤매던 베가 대왕은 지구의 존재와 프리드 왕자의 행방을 알게 되고, 휘하의 군대에게 지구 침공을 명하게 된다. 블라키 장군과 간달 장군이 이끄는 베가성의 원반수가 지구로 침공을 계시하자 (몇 년 쉬는 바람에 감각이 무디어진) 코우지가 (스타일에 맞지 않게 대화로 해결하겠다며) TFO를 타고 맞이하러 나갔다가 원반수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코우지, 바로 그 때 오랜 세월 연구소 지하 속에서 잠자고 있던 원반로봇 그렌다이저가 듀크 프리드와 함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다.


<소개>

'마징가 Z(1972)'와 '그레이트 마징가(1974)'를 통하여 몇 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그레이트 마징가를 기점으로 도에이 동화에서 제작되는 마징가 시리즈는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가 비록 원작을 맡았으되, 실제로는 스폰서인 포피와 도에이의 기획과 요청에 맞춰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가 구상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 싶다. 한마디로 나가이 고나 다이나믹 프로의 의지보다는 도에이 동화의 스타일이 더 강한 작품들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후의 작품들이 완성도나 흥행면에서 결격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덕분에 슈퍼로봇 장르에서, 특히 마징가 시리즈에서 나가이 고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었다.

75년 3월, '이것이 UFO다! 하늘을 나는 비행접시'를 통하여 UFO에 대한 이야기로 프로모션을 시작한 UFO 로봇 그렌다이저는 마징가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당시 사회적 이슈였던 UFO와 로봇 아니메를 결합한 이색적인 작품이었다. 마징가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그렌다이저의 컬러링이나 무기 시스템의 유사함을 제외하고는 디자인 적으로도 상당한 수정이 가해졌다. 오히려, 로봇의 디자인보다는 작품에서 조연격으로 출연하는 마징가 Z의 히어로 카부토 코우지의 존재가 마징가 시리즈와의 끈을 이어준다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후속작이라기보다는 스핀오프에 가까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외계별에서 지구로 탈출한 왕자 지크프리드와 그렌다이저의 설정은 영화 '슈퍼맨'이나 72년도에 도에이에서 방영을 했던 '아스트로 강가(1972)'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정체를 숨긴 체 숨어사는 망국의 외계인 왕자라는 로맨틱한 설정은 열혈소년인 카부토나 마초적인 테츠야에 비해 훨씬 여성들(이라 쓰고 여자아이들이라 읽는다)에게 어필할만한 모습이기도 했다.

원반 비행체와 합체된 형태로 운용되다가 원반에서 사출되어 로봇 형태로 싸우는 컨셉은 마징가 시리즈의 비행용 보조장비 스크란다 시스템에 비하여 일보 향상된 전투 시스템이며, 동시에 겟타로보 시리즈에 비해서 보다 더 현실적인 합체 방식이었다. 극 후반에는 원반 비행체 스페이자 외에도 더블 스페이자, 마린 스페이자, 드릴 스페이자 등 특정 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한 보조 무장의 등장으로 극의 흥미를 더했다.

특히, 이 그렌다이저의 의의는 해외에서 대성공한 최초의 로봇 아니메라는 것을 들 수 있는데, '골도락'이라는 희한한 이름으로 유럽에 수출되어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기록한 시청률 100%(믿거나 말거나)는 앞으로도 결코 나올 수 없는 전무후무한 기록일 것이다.

☞ 전유럽을 강타했던 그렌다이저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 위원회 (보러가기)

이탈리아에서는 팬 필름으로 3D 그렌다이저 영상이 제작되고 있으니 훗날 그렌다이저 실사영화가 나온다면 그것은 아마도 헐리웃이 아닌 유럽에서 일지도 모른다.

C4DTeam에서 제작한 그렌다이저, 아니 골도락 3D 필름.


물론, 한국에서도 그렌다이저에 대한 사랑은 각별(?) 했다. 비록 삐뚤어진 사랑이었지만.

☞ 괴작열전: 달려라 마징가 X - 표절만화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by 페니웨이™,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보러가기)

마징가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 그런 것일까? 그렌다이저의 표절작 마징가 X는 공교롭게도 마징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UFO 로봇 그렌다이저 대 그레이트 마징가 (1976)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카사이 오사무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 키쿠치 슌스케, 와타나베 츄메이, 사사키 이사오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 저작권: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6.03.20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TV 시리즈로 그렌다이저가 방영 중일 때 개봉한 극장판 로봇 대전 시리즈. 그렌다이저의 이야기에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하는 전개인지라 속편이라기보다는 스핀 오프에 가까운 작품이다. 지구로 침공한 베가군이 박물관에 전시된 그레이트 마징가를 이용하여 그렌다이저와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로, 전작의 주인공인 테츠야는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옆에 세워진 마징가 Z는 그냥 그대로 세워진 체로 끝난다는... 카부토, 뭐하는 것이냐!


 그렌다이저, 게타로보 G, 그레이트 마징가 · 결전! 대해수 (1976)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각본: 타카히사 스스무
◈ 작화감독: 키노 타쓰지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 키쿠치 슌스케, 와타나베 츄메이, 사사키 이사오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후지 TV
◈ 저작권: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6.07.1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마징가 시리즈의 크로스오버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렌다이저에 겟타로보까지 등장하여 극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특히, 각 작품의 주역 로봇 뿐만 아니라 조연급의 로봇들이 모두 등장하면서 작품 자체가 도에이 로봇 아니메의 거대한 축제 형태가 된다.

이제까지의 마징가 크로스오버 작품들이 그러하듯 서로 간의 대결이 아닌, 정체불명의 괴수에 맞서 모든 마징가 군단이 힘을 합쳐 싸운다는 내용으로 시리즈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UFO Robo Grendizer (TV), Anime News Network
[2] UFO ロボ グレンダイザー, Wikipedia Japan
[3] Grendizer,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DYNAMIC Pro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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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 시리즈 목차>


그레이트 마징가 (1974), グレートマジンガー / Great Mazinger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나가이 고, 다이나믹 프로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外
◈ 캐릭터 디자인: 모리시타 케이스케
◈ 레이아웃: 후지카와 케이스케, 안도 토요히로 外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주제가 歌: 미즈키 이치로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4.09.0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헬박사의 지구정복의 야망이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에 의해 좌절되자 기나긴 세월 동안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기계제국 미케네 군단의 지상침공이 시작되었다. 헬박사의 기계수를 훨씬 상회하는 강력한 전투수 군단의 파워 앞에 마징가 Z가 속절없이 패배하는 찰나, 천둥과 번개에 부르며 또다른 정체불명의 마징가가 전투수 군단 앞에 그 당당한 위용을 드러낸다.

죽은 줄만 알았던 카부터 코지의 부친 카부토 겐죠 박사가 과학연구소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겐죠 박사에게 훈련을 받아온 츠루기 테츠야. 이제 마징가 Z의 뒤를 이어 압도적인 미케네 제국의 전투수 군단과의 결전을 위해 그레이트 마징가가 움직인다.


<소개>

'마징가 Z (1972)'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징가 Z의 대인기는 도에이 동화에게 새로운 히트작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고, 포피에게는 특촬물 외에 또다른 거대로봇 장르의 완구라는 히트 상품을 마련하게 해주었지만, 시리즈가 종결에 가까워질수록 마징가 Z의 뒤를 이을 새로운 인기작의 탄생은 새로운 고민거리로 다가오게 된다. 이 시기에 나가이 고는 자신이 창조한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에 대한 무한 애정을 선보이며, 이들을 계속 신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쓰고 싶어했지만, 이미 시장에 팔릴만큼 팔린 마징가 Z가 다시 신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포피 측으로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사실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스폰서인 포피는 나가이 고에게 신 시리즈를 이어갈 새로운 마징가를 제안하기에 이른다. 

나가이 고가 초반에 제안한 갓마징가는 모종의 이유로 스폰서에게 승인을 받지 못한다. 스폰서의 요청을 받아들여 나가이 고가 만든 두번째 컨셉이 바로 그레이트 마징가인 것이다. 주인공 역시 카부토 코지가 아닌 보다 더 전사로서의 이미지에 가까워진 츠루기 테츠야가 등장하고, 거의 모든 인물이 신 캐릭터로 교체된다. 마징가 시리즈의 아이콘이라 보스보롯트와 보스 3인조, 코지의 동생 카부토 시로 등이 출연하여 전 시리즈와의 연계점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그레이트 마징가의 계획은 사실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 계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징가 Z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연장방영을 하면서 74년 9월까지 방영하게 되자 제작진은 자연스러운 시리즈의 교체를 위해 마징가 Z 시리즈 전개 중 그레이트 마징가의 새로운 적이 될 미케네 제국과 고오공 대공을 등장시켜 헬 박사에 이은 새로운 적의 등장을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게 된다. 그리고, 74년 7월말에 개봉된 '마징가 Z 대 암흑대장군(1974)'를 통하여 TV 시리즈보다 앞서 마징가 Z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충격적인 교체를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리즈 자체는 상당히 무난하게 마징가 Z에서 그레이트 마징가로 이전하게 된다. 이미 마징가 Z에서 상대해야할 적과 새로운 주인공, 그리고 새로운 마징가들이 등장한 셈이니 시리즈라는 느낌 자체도 강하게 느껴지고, 이로 인해 기존의 시청층을 그대로 잡아둘 수 있을 것이었다.

시리즈 자체는 속편으로서 무리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드라마적인 측면에서도 사이보그가 되어 자신이 아버지라는 것을 카부토 시로에게 숨긴 체 살아가는 카부토 겐죠 박사와, 각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테츠야나 준과 같은 캐릭터 설정은 당시 아동용 로봇 만화영화의 주인공으로서는 보기 드문 인간적 면모를 보여준 셈이었다. 시청률도 마징가 Z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마징가 Z에 비해 56화라는 짧은 편수로 종영한 것은 시청률이나 작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스폰서의 완구 판매가 생각보다 시원치 않았던 것에 있었다. 74년도에 그레이트 마징가의 완구매출은 4위에 그쳤는데, 이시기 마징가 Z의 매출은 1위를 기록하고 있었으며, 다음해에는 5위권 밖으로 떨어지게 된다. 예상 외의 완구부진은 결국 제작진에게 또다른 새로운 시리즈의 구상이라는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며, 동시에 마징가라는 브랜드의 재고를 의미했다. 즉, 마징가 시리즈가 아닌 보다 더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봇 (1975)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원작: 나가이 고, 이시카와 켄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키쿠치 슌스케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ISHIKAWA KEN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5.03.2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나가이 고의 후배이자 다이나믹 프로에 몸을 담고 있는 이시카와 켄의 원작의 또다른 히트 로봇물 겟타 로보가 마침내 그레이트 마징가와 조우했다. 나가이 고의 자식들인 마징가들만의 대결에서 벗어나 비록 같은 다이나믹 프로의 형제지간이지만 이런 형태의 크로스오버는 분명 당시의 어린이 팬들에게는 크나큰 기대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러한 타장르 간의 로봇을 크로스오버로 등장시키는 전개는 후일 반프레스토의 빅히트 게임 슈퍼로봇대전의 모티브가 된다고도 할 수 있을 듯.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봇 G (1975)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원작: 나가이 고, 이시카와 켄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키쿠치 슌스케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ISHIKAWA KEN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5.07.2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보의 히트로 인해 당시 각 작품의 판권을 가지고 있던 강담사와 소학관은 1회성으로 한정했던 양자간의 크로스오버를 다시금 이 작품으로 재현하기에 이르른다.([5] 참조) 예상치 못한 적의 공격으로 대파되는 겟타로보를 대신하여 겟타로보 G로 교체되는 이야기 전개는 이제 도에이 로봇물의 어떤 스타일로 자리잡은 듯 싶다.

이런 식의 주역 로봇 교체는 후일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 '기동전사 Z 건담(1985)' 등에서 유사한 형태로 계승되는데, 전자(도에이 동화의 슈퍼로봇물의 주역로봇 교체)의 형태가 시청률이나 흥행성적을 고려한 기획의도였다면, 후자(리얼로봇물에서의 주역메카 교체)는 스폰서의 프라모델 판매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획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참고 사이트>

[1] Great Mazinger (TV), Anime News Network
[2] グレートマジンガー, Wikipedia Japan
[3] 거대로봇 연구 - 그레이트 마징가 편 - by 백금기사, 백금기사의 1호 연구소
[4] 마징가 Z는 이렇게 탄생했다 by 잠본이, 잠보니스틱스
[5] 마징가 Z 극장판 시리즈 1973-1976 by 캅셀, 캡슐☺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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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gai Go/Dynamic Pro·Toei Animation

 

큐티 하니 (1973), キューティーハニー / Cuty Honey


<정보>

◈ 원작: 나가이 고, 다이나믹 프로
◈ 연출: 카츠마타 토모하루, 모리시타 고조, 시타라 히로시 外
◈ 각본: 쯔지 마사키, 타카쿠 스스무, 후지카와 케이스케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 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코마츠바라 카즈오, 다카하시 신야 外
◈ 미술디자인: 우라타 마타지
◈ 음악/주제가: 와타나베 타케오 / 마에카와 요코 (歌)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Toei Animation
◈ 일자: 1973.10.13
◈ 장르: 변신마법소녀, 액션
◈ 구분/등급: TVA (25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시스터 질이 이끄는 정체불명의 조직 팬더 크로(원작명칭: 판사 크로), 그들이 노리는 것은 키사라기 박사가 발명한 공중원소 고정장치(‘Re:큐티하니’에서는 I 시스템)로, 엄청난 파워를 갖고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꿈의 장치이다. 키사라기 박사는 팬더 크로에 의해 죽기 전 공중원소 고정장치를 자신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소녀 키사라기 하니에게 장착을 시키고 숨을 거둔다. 

키사라기 박사의 원수를 갚고 팬더 크로의 야망을 분쇄하기 위해 키사라기 하니는 사랑의 전사 큐티 하니로 변신하는데...

 
<소개>

나가이 고가 '주간 소년 챔피온'에 1973년 10월부터 74년 1월까지 연재한 단행본 2권 분량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제작된 TV 애니메이션. 나가이 고의 전작 '아바시리 일족의 비밀'에 이은 또 하나의 문제작으로, 변신소녀에 폭력(나가이 고 원작의 코믹스들은 대게 액션보다는 폭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측면이 있다.)과 에로티시즘을 결부한 작품이다. 2권 분량의 코믹스보다는 거의 동시에 전개된 TV 시리즈로 인해 이름이 더 알려진 작품으로, 당시 어느 정도 고정장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마법소녀물을 남성적인 관점에서 제작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코믹스의 폭력과 에로티시즘은 상당히 순화되어 히어로물적인 성격으로 변모했는데, 여자 캐릭터가 단독 주인공으로 액션장르에 등장한 아니메는 큐티 하니가 최초라 할 수 있다.  

그 표현순위가 TV 시리즈를 위해 굉장히 순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하니가 전라로 몸을 들어내었다가 다시 변신하는 과정(물론, 중요부위는 갖가지 사물과 배경을 동원하여 가렸다)은 당시의 일본 TV에서는 충격적인 연출이었다. 원작의 스타일은 굉장히 하드한 폭력물이었지만, TV 시리즈는 유쾌하고 코믹한 액션 활극으로 변모하면서 인기 역시 기대이상이었다. 평균 시청률 8.8%, 최대시청률 10.5%를 기록. ([1] 참조)

다만, 당시로서는 매우 선정적인, 은근하게 에로티시즘을 표방하는 작품의 성격은 시청자들(특히 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게 되고 3쿨 정도의 분량으로 예정되어있던 시리즈는 시청률 부진이 아닌, 시청자 항의로 조기 종영하게 된다. 와타나베 타케오의 주제가 '큐티 하니'는 재치가 넘치는 오프닝 영상과 함께 큰 인기를 끌게 되는데, 이후로도 수없이 리메이크 되면서 시대를 뛰어넘어 꾸준한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가 된다. 

ⓒ Nagai Go/Dynamic Pro·秋田書店

나가이 고의 원작 코믹스 표지


신 큐티 하니 (1994) 


ⓒ Nagai Go/Dynamic Pro·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나가오카 야스치카
◈ 각본: 시즈야 이사오, 清水東, 植村更
◈ 캐릭터 원안: 나가이 고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호리우치 오사무
◈ 메카닉 디자인: 아베 쿠니히로, 키시모토 세이지
◈ 미술감독: 사카모토 노부토 外
◈ 오프닝 영상 원화: 와타나베 케이스케, 요시다 토오루, 요시마츠 타카히로, 이치하라 미츠루
◈ 음악/주제가: 토야마 카즈히코 / les 5-4-3-2-1 (歌)
◈ 제작: 다이나믹 프로, 도에이 비디오, 스튜디오 주니오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Toei Animation
◈ 일자: 1994.03.21
◈ 장르: 변신마법소녀, 액션
◈ 구분/등급: OVA (8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원 TV 시리즈 이후 무려 20여년 만에 리메이크 된 전 8부작의 OVA. OVA라는 매체적 특성에 힘입은 데다가 캐릭터 원안에 나가이 고가 참여하면서 4편의 큐티 하니 아니메 중에서는 가장 원작과 분위기가 가까운 큐티 하니로 태어났다. 특히, 문제의 변신장면에서는 상당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며, 그 덕분인지 응큼남(?)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된다.

기존의 시리즈로부터 3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원작의 캐릭터들과 나가이 고 월드의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다수 등장하는 등, 90년대 초반의 복고 분위기에 편승하여 큰 인기를 끌게 된다.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자 제작사 측에서는 4부로 예정되어 있던 OVA를 12화로 연장할 것을 결정하게 되는데, 그 결과 4부에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일단락 되고 5화부터는 별개의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하지만, 5화부터 인기가 급락하고 8부까지 제작이 진행된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제작사인 스튜디오 주니오마저 도산해버리면서 신 시리즈는 8화에서 그 시동을 멈추게 된다. 결과적으로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원작과 가까우면서 가장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되어버린 셈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오프닝 영상은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 '므네모슈네의 딸들(2008)'에서 작화감독을 맡았던 이시하라 미츠루, '푸른유성 SPT 레이즈너(1985)', '풀메탈패닉(2002)', '기동전사 건담 SEED(2002)' 등에서 메카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요시다 토오루, '각오의 스스메(1996)', '성계의 문장' 시리즈에서 캐릭터 디자인으로 활약한 와타나베 케이스케, '초수기신 단쿠가(1985)', '트라이건(1998)'.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요시마츠 타카히로 등이 원화를 맡아 원작의 스타일과 신작의 세련된 작화가 어울린 육감적이고 스피디한 영상미를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큐티 하니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오프닝)


큐티 하니 F (1997) 


ⓒ Dynamic Pro·Iisaka Yukako·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사사키 노리요
◈ 시리즈 구성: 야마구치 료타
◈ 캐릭터 디자인: 시모가사 미호
◈ 작화감독: 스기모토 미치아키, 키타노 요시히로, 타카시 시게루, 호소야마 마사키 外
◈ 미술디자인: 鹿野良行 外
◈ 음악/주제가: 사하시 토시히코 / SALIA (歌)
◈ 제작: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 저작권: ⓒ Dynamic Pro·Iisaka Yukako·Toei Animation
◈ 일자: 1997.02.15
◈ 장르: 변신마법소녀, 순정, 액션
◈ 구분/등급: TVA (39화) / 초등생이상 관람가 (PG)


<소개>

OVA와 비슷한 시기에 리메이크 된 TV 시리즈는 4개의 큐티 하니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원작과 스타일이 다른 장르이다. 90년대에 인기를 끌고 있던 '세일러 문' 시리즈 스타일의 변신소녀 컨셉으로 제작되었는데, 원 시리즈나 세일러 문이나 모두 싸우는 변신소녀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전자가 폭력과 에로티시즘에 기반한 남성적 작품이었다면, 세일러 문류의 시리즈는 순정 마법소녀물에 더 가까운, 여성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시리즈는 속된 말로 상당히 말랑말랑한 전개가 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연재를 시작했으며, TV 시리즈에 모티브가 된 이시키 유카코의 동명 코믹스가 소녀만화잡지에 연재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전개라고 할 수 있다. 하니가 연모하는 꽃미남 캐릭터들부터 다채로운 미형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90년대의 변신소녀물의 컨셉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줄거리 역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일종의 스핀오프격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의 트렌드와 잘맞는 스타일로 원작을 모르는 저연령대의 신규팬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으며,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는데, 하니가 전사 형태의 변신 외에도 다채로운 직업의 여성들로 변신하는 모습은 80년대의 변신소녀물의 명작 '요술공주 밍키(1982)'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무지개요정 하니'이라는 기막한(?) 제목으로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다. TV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97년 3월에는 시리즈 최초로 극장판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74년 큐티 하니도 토에이 만화축제를 맞이하여 극장에서 상영했으나 별도의 극장판이 아닌 TV 시리즈 12화를 재방영한 것이었다.)


Re 큐티 하니 (2004) 


ⓒ Laterna·Toei Video·Gainax·Towani


<정보>

◈ 총감독: 안노 히데아키 
◈ 감독: 이마이시 히로유키 (1화), 이토 나오유키 (2화), 마사유키 (3화)
◈ 각본: 나카시마 카즈키, 타키 코이치, 카사이 타케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히라마츠 타다시
◈ 키 애니메이션: 이마이시 히로유키, 히라마츠 타다시, 하마수 히데키
◈ 음악/주제가: 우에다 스스무 / 코다 쿠미
◈ 제작: 가이낙스,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Laterna·Toei Video·Gainax·Towani
◈ 일자: 2004.07.25
◈ 장르: 변신마법소녀, 액션
◈ 구분/등급: OVA (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소개>

21세기 들어 새롭게 복귀한 큐티하니는 공교롭게도 결혼 후 오랜만에 아니메 업계로 돌아온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복귀작이 되었다. 안노 감독은 다소 과격하고 선정적인 이 작품을 복귀작으로 고르면서 한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실사영화로 큐티 하니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의 사토 에리코를 기용하고, 애니메이션적 촬영기법을 실사영화에 적용한 실험적인 연출을 선보이며 안노 감독다운 센스를 발휘했다. 아니메는 실사영화로부터 2개월 정도 텀을 두고 OVA로 출시되었는데, 안노 감독이 실사영화 쪽에 비중을 두면서 아니메는 총감독으로 전체를 조율하고 실제 연출은 이마이시 히로유키(천원돌파 그렌라간 감독)와 같은 가이낙스의 차세대 연출진에게 바통을 넘겼다. 오프닝은 실사영화와 동일한 오프닝을 사용하였다.

가이낙스의 작품답게 아니메는 시종일관 스피디하고 다이나믹하며 만화적인 연출기법이 볼거리이다. 나가이 고의 자극적인 폭력성과 가학적 에로티시즘은 거세했으되, 다이나믹한 카메라워크와 가이낙스 특유의 오타쿠적 취향이 가미된 큐티(?)한 에로티시즘과 복고주의가 이를 대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덕분에 느낌은 완전히 가이낙스의 스타일이었지만 전체적인 광기는 왠지 모르게 원작의 느낌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 안타깝게도 실사영화의 흥행실패와 함께 OVA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작품이 되어버렸지만, 그 애니메이션적 완성도는 탁월하다고 할 수 있으며, Re 큐티 하니의 다이나믹한 작화 스타일, 즉 작고한 일본 아니메 불세출의 작화가 카나다 요시노리의 스타일을 이어받은 '카나다 流'(일본은 유파나 어떤 스타일을 총칭할 때 사무라이들의 검술유파를 칭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류'라는 단어를 종종쓰곤 한다)는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 등에서 계속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사영화와 OVA 아니메에 모두 사용된 코다 쿠미의 주제가 '큐티 하니'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 그녀의 재기를 다지는 발판이 되었으며, 한국의 아유미가 다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한가지 더 특이할만한 일은 실사영화에서 원작자인 나가이 고 선생이 카메오로 출연했다는 것.

ⓒ GAINAX·WoWow

OVA 아니메보다 앞서 제작된 안노 히데아키의 큐티하니 실사판

ⓒ NAGAI GO·ブロ―ドマ―クス·デイ―ブサイド·ハニ―製作委員會

2007년에는 25화 TV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참고 사이트>

[1] キューティーハニー, Wikipedia Japan
[2] Cutie Honey, Wikipedia
[3] 큐티 하니, 위키피디아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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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 시리즈 목차>


마징가 Z (1972), マジンガーZ / Tranzor Z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나가이 고, 다이나믹 프로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세리카와 유고, 카츠마타 토모하루 外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야마무라 히로야스, 타카쿠 스스무, 후세 히로카즈
◈ 캐릭터 디자인: 모리시타 케이스케, 하네 요시유키
◈ 작화감독: 하네 요시유키
◈ 미술: 시모카와 타다미, 츠지 타다나오, 카츠마타 게키 外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미즈키 이치로 (주제가 歌)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2.12.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92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고대 미케네 제국의 발달된 과학문명을 발견한 헬 박사는 미케네 제국의 유적에서 발견한 부부 미이라를 기본으로 암수 한몸의 인조인간 아수라 남작을 탄생시킨다. 아수라 남작을 필두로 하여 철가면 군단을 결성한 헬 박사는 세계정복의 야망을 이루기 위하여 기계수 군단을 이끌고 본격적인 침공작전을 개시하게 된다.

한편, 헬 박사와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카부토 쥬죠 박사는 초합금 Z를 기반으로 거대한 로봇 마징가 Z를 완성하여 손자인 카부토 코지(한국방영판 이름 쇠돌이)에게 맡기려 한다. 아수라 남작과 철가면 군단의 습격으로 카부토 쥬죠 박사가 살해되고, 이제 마징가 Z는 헬박사의 기계수 군단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데... 영문도 모른체 할아버지를 잃고 마징가 Z를 넘겨받은 카부토 코지는 과연 Z를 움직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침공해오는 기계수 군단을 무찌를 수 있을 것인가.


<소개>

더이상 말이 필요치 않은 로봇 만화영화의 기린아. '철인 28호(1963)'가 슈퍼로봇 아니메의 태동을 알렸다면, 본격적인 시작은 마징가 Z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오리지널 아니메의 시대를 열었던 故 이시노모리 쇼타로 문하에서 수업을 쌓고 있던 나가이 고가 창조해낸 이 기묘한 슈퍼로봇은 로봇 아니메 역사상 최초로 로켓트 펀치, 광자력 빔, 루스트 허리케인 같은 독창적인 무기 시스템을 선보이며, 일약 70년대 초반의 아니메 역사를 뒤흔들게 된다. 당시 TV 애니메이션은 히트작의 감소로 인해 일대 위기를 맡고 있었는데, 마징가 Z의 등장으로 인해 이러한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되어 버린다. 일본에서의 평균 시청률은 20%가 넘는 것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도에이 내의 저작권 수입 비율에서 만화영화가 실사영화를 누르는 신호탄이 되었고, 제과업계가 주도하던 만화영화 스폰서 시장이 완구업체로 방향을 이전하게 하는 등, 만화영화 업계 전반에 걸친 지각변동을 일으킨 작품이라 하겠다.

초창기에는 오토바이가 로봇의 등을 타고 올라가 머리 부분에 합체되어 조종석이 된다는 설정으로 당시의 명칭은 에네르가 Z라는 명칭을 갖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비행기 형태의 조종 시스템이 머리에 합체된다는 보다 더 안정적인 설정으로 바뀐다. 에네르가 Z의 설정은 후일 마징가 Z의 사이드 킥은 다이아난 A(아프로다이 A의 후계기)의 콕핏트 탑재 방식에 적용되기도. 주역로봇인 마징가 Z외에도 아프로다이 A라든지 보스보롯트 같은 사이드 킥들이 등장하면서 극의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러한 설정은 캐릭터의 성격을 로봇에 감정이입한 형태로 이제까지 등장했던 거대 로봇물인 '철인 28호(1963)'나 '아스트로 강가(1972)' 와는 다른 형태의 접근방식이었다. 실제로 극중에서 로봇들이 공격을 받으면 탑승자 역시 같은 고통을 느끼고, 탑승자가 분노하면 로봇도 같이 분노(보스보롯트는 특별히 표정까지 변한다. 어쩌면 이쪽이 더 높은 하이테크놀로지가 적용된 놈일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퀀스는 아이들에게 로봇에 대한 감정이입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로봇. 그것이 마징가 Z가 보여준 또다른 차별적 요소였다.

일부 캐릭터들은 나가이 고의 문제작 '파렴치 학원'의 인물들을 베이스로 하여 만들어졌다. 나가이 고의 가학적 에로티시즘과 폭력미학이 살아 있어 원작만화는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문제적인 작품이었지만, 만화영화로 제작되며 이러한 나가이 고의 색체는 상당히 배제되었다. 허나, 헬 박사나 아슈라 남작, 브로켄 백작과 같이 원작의 색체를 반영하는 광기에 찬 무시무시한 악역 캐릭터들은은 선악의 구분을 확실하게 나누는 요소가 되었다. 그들의 기괴한 외모가 마징가 Z와 주인공 카부토 코우지의 히어로적인 측면을 오히려 강화시킨 셈. 뜨거운 정의감으로 넘치는 카부토 코우지의 모습 역시 어떤 면에서는 헬 박사나 아슈라 남작의 광기와도 일치하는 점이 있지만, 이러한 악역들의 카리스마로 인해 카부토 코우지의 광기는 열혈이라는 테마로 승화되어 이후 열혈 캐릭터의 전형적인 인물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발동시킬 무기 시스템의 명칭을 외치는 카부토 코지의 독특한 연출방식은 후일 로봇 만화영화의 하나의 공식으로 오랫동안 자리잡게 된다.)

당시 특촬물의 제작 축소로 인해 상품라인업을 상실한 완구 업체에 마징가는 새로운 대안이 되었다. 특히, 스폰서인 포피의 디자이너 무라카미 카츠시에 의해 출시된 초합금 시리즈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으며, 이로 인해 추후의 만화영화 비즈니스 전개는 완구회사를 스폰서로 하여 이들이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의 구축으로 인해 로봇 만화영화는 70년대 들어 단숨에 일본 만화영화의 주력 장르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마징가 Z의 대성공은 도에이와 스폰서인 포피에게 있어서 또다른 딜레마로 다가오게 된다.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하면서 마징가 Z 이후의 비즈니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계속해서 마징가 Z를 후속 시리즈의 주역 메카로 등장시키려 하는 나가이 고의 의지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탐탁치 않은 아이디어이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 속에 마징가 Z는 서서히 새로운 주인공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압력이 나가이 고와 제작진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제 마징가 Z는  헬박사의 기계수 군단보다 더 강력한 스폰서 군단의 위협을 받기에 이르는 것이다.


마징가 Z vs 데빌맨 (1973)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각본: 타카히사 스스무
◈ 작화감독: 카츠마타 소노하루 (?)
◈ 치프 애니메이터: 츠노다 코이치
◈ 미술감독: 우라타 마타지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3.07.1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1972년 초반, 마징가 Z보다 먼저 방영을 시작했던 나가이 고 원작의 TV 시리즈 '데빌맨(1972)'을 등장시킨 크로스오버 작품. 이러한 형태의 크로스오버는 당시의 아니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것으로, 그 시너지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데빌맨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순간 갑자기 등장한 마징가 Z의 강렬한 위용은 극장 안의 온 어린이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도에이 동화의 기획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마징가 Z vs 암흑대장군 (1974)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각본: 타카히사 스스무
◈ 작화감독: 츠노다 코이치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4.07.25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마징가 Z의 TV 시리즈 완결보다 앞서 극장판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미케네 제국이라는 새로운 적수의 등장과 함께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의 처절한 패배를 묘사하며, 일약 팬들에게 놀라운 충격을 선사한다. 그리고 마징가 Z의 몰락과 함께 클라이막스에서 등장한 그레이트 마징가! 어린이 팬들의 카타르시스는 극에 달했고, 마징가 Z를 닮았으면서도 훨씬 더 강력한 파워로 미케네 제국과 맞서 싸우는 그레이트 마징가의 위용 앞에서 부서진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는 쓸쓸하게 퇴장하게 된다.

이로써 도에이의 성공적인 마징가 교체작전은 완료되었던 것이다. 비록 나가이 고가 만들어낸 그레이트 마징가 였으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도에이의 기획력과 스폰서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점에 있어서 그레이트 마징가는 골수 마징가 팬들이나 나가이 고, 그리고 다이나믹 프로에게 있어서는 분명,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였다. 그리고, 이런 도에이의 마징가 퇴출(?) 작전은 'UFO 로봇 그렌다이져(1975)'에 이르러 절정을 맞이하며, 서서히 로봇장르에서 나가이 고 월드의 퇴장을 알리고 있었다.


<참고 사이트>

[1] Mazinger Z (TV), Anime News Network
[2] Mazinger Z, Wikipedia
[3] マジンガーZ, WIkipedia Japan
[4] 마징가 Z 극장판 시리즈 1973-1976 by 캅셀, 캡슐☺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5] 거대로봇 연구 - 마징가 Z편 by 백금기사, 백금기사의 1호 연구소
[6] 마징가 시리즈는 이렇게 탄생했다 by 잠본이, 잠보니스틱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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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2007년 12월 28일, 엘로스의 네이버 블로그 "엘렌 실:라 루:멘 오멘티엘보 at Naver"에 작성된 리뷰 "큐티 하니 vs 큐티 하니 vs 큐티 하니"를 본 블로그로 옮긴 글입니다.


ⓒ LATERNA·TOEI Video·GAINAX·TOWANI


<정보>

◈ 원작: 나가이 고
◈ 감독: 사타라 히로시/카츠마타 토모하루 (큐티 하니, 973년 TV 시리즈), 나가오카 야스치카 (신 큐티 하니,1994년 OVA), 사사키 노리요 (큐티 하니 플래쉬, 1997년 TV 시리즈), 안노 히데아키 (Re:큐티 하니, 2004년 OVA)



<시놉시스>

시스터 질이 이끄는 정체불명의 조직 팬더 크로(원작명칭: 판사 크로), 그들이 노리는 것은 키사라기 박사가 발명한 공중원소 고정장치(‘Re:큐티하니’에서는 I 시스템)로, 엄청난 파워를 갖고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꿈의 장치이다. 키사라기 박사는 팬더 크로에 의해 죽기 전 공중원소 고정장치를 자신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소녀 키사라기 하니에게 장착을 시키고 숨을 거둔다. 

키사라기 박사의 원수를 갚고 팬더 크로의 야망을 분쇄하기 위해 키사라기 하니는 사랑의 전사 큐티 하니로 변신하는데... (‘신 큐티하니’는 원작의 내용과는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며, 다른 리메이크 작들도 원작의 내용에 각색을 가하여 조금씩 내용상의 차이가 있음.)


1. 시대를 앞서간 나가이 고의 섹시 코드, 등장하다.

큐티하니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삼십여 년 전 작품으로, '마징가Z', '그렌다이저', '겟타로보'와 같은 70년대 수퍼로봇물의 아버지인 나가이 고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나가이 고, 70년대 유소년들에게 절대적 영향을 준 만화가는 전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일본 만화영화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가지만, 원래 그의 작품은 유소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징가 Z와 같은 그의 인기작도 원작 자체는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잔혹하거나 성적인 코드들이 많이 등장하며(사실, 애니에서도 로봇의 입에서 피 같은 기름을 뿜어내거나 팔이 뜯겨지는 장면들은 대상이 인간이 아닐 뿐, 잔혹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데빌맨(1972)’이나 ‘바이올런스 잭(1988)’과 같은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만화영화들은 그야말로 잔인함과 선정적인 묘사의 극을 달리며, 그를 ‘하드고어 장르의 개척자’로 불리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게 해주고 있지요.

이번에 얘기할 작품 ‘큐티하니’는 3번의 리메이크, 1번의 실사영화화를 거쳐 일본에서 TV 드라마까지 방영되었으며, 주제가도 만화영화가 리메이크 될 때마다 리메이크 되더니 결국은 한국에서까지 가수 아유미 양이 리메이크 하는 등,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섹시 변신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원작 만화는 섹시코드가 도를 지나쳤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그의 표현방식만으로 그의 작품을 평가절하할 의도는 없으니 오해 마시길.)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이런 전설적인 큐티 하니의 최초부터 현재까지를 조금씩 살펴보면서, 나가이 고 선생이 창조한 섹시 변신물의 전설이 어떻게 변천이 되어 왔는지를 한 번 살펴보려 합니다.
 
그림 1. 좌측부터 '아바시리 일가', '파렴치 학원', '큐티 하니', '바이올런스 잭'의 코믹스 표지.


2. 성인들을 위한 변신소녀물? 70년대의 문제 소녀 큐티 하니

‘파렴치 학원(1968)’ 같은 작품(코믹스. 애니메이션화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듯.)으로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마징가 Z (1972)’로 대중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은 나가이 고의 변신소녀물 ‘큐티 하니’. 60~70년대의 변신소녀물이 ‘요술공주 샐리(1966)’ 시작으로 하여 액션성을 배제한 비폭력성과 소녀적 취향 및 감성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큐티 하니’는 최초로 변신소녀물에 액션장르를 결합한 작품입니다.(결국, 세일러 문의 할머니뻘 되는 셈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큐티 하니는 꽤 기념비적이고 선구적인 작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만, 나가이 고의 작품세계는 그것을 한 차원 뛰어넘은 것이었으니, 바로 선정적인 장면이 방영된 최초의 TV 시리즈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성적인 표현수준이 매우 높은 일본이지만, 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표현방식은 TV에서는 허용되기 힘든 시절이었고, 이때 등장한 나가이 고의 ‘큐티 하니’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장면, 즉 여성의 가슴을 노출하거나, 옷이 벗겨지면서 변신하는 센세이션 한 장면 등을 보여줌으로써, 일대의 혁명을 일으킨 것입니다.(덕분에 시청자의 항의로 조기 종영되었다는 군요. 그래도 25화나 방영했답니다, 볼 거 다보고 종영한 셈이군요.)

게다가 그 표현 수준은 TV 방영을 위해 원작인 코믹스(전 4화 발간)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춘 것이라니 원작의 포스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만, 반사회적이거나 세기말적 요소를 담고 있는 기존의 나가이 고의 작품에 비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믹한 요소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벼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앞서간 작품 소재는 어지간한 명작 만화영화들도 두어 번 밖에 리메이크가 되지 않았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무려 5번이나 리메이크(영화, 드라마 포함)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됩니다.(역시 선정성은 시대를 넘어서도 통용이 되는 것 일까요.)

ⓒ DYNAMIC Pro·TOEI Animation

그림 2. 73년작 큐티 하니 TV 시리즈의 장면. 70년대 TV 만화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다니... 당시로서는 파격 그 자체.


3. 소녀의 귀환, 글래머러스한 섹시미녀에서 꽃 같은 미소녀까지

수많은 화제를 뿌리고 전설의 작품이 되어버렸던 ‘큐티 하니’는 90년대 복고주의 열풍을 타고 다시 한 번 섹시한 바람을 몰고 옵니다. OVA로 재 제작된 94년작 ‘신 큐티하니’는 원작자 나가이 고가 캐릭터 원안에 참여하고 여전히 멋진(?) 변신장면을 앞세워 한껏 기대치를 올려주긴 했으나, 제작단계에서부터의 잘못된 기획으로 이야기 전개가 무너지면서 용두사미 격으로 끝나버리고 맙니다.(4화로 기획했으나 인기가 높자, 12화로 재기획했다가 판매율이 떨어지니 8화로 급히 마무리. 베스트 아니메 참조.)

스토리 라인은 지금까지 리메이크 된 작품 중에서는 가장 엉성합니다. 원작의 스토리가 아닌 오리지널 스토리로 진행하면서, 앞부분을 급격히 생략하고 갑자기 하니가 등장하여 원작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인물구도를 알지 못한 체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 불편함을 주었고, 작화 퀄리티는 높아졌으나, 디자인(메카닉, 의상, 색감 등)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준 아쉬운 작품이었죠.(물론, 십수 년이 지난 지금에 평가하다 보니 지금의 관점이 선입견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 NAGAI GO/DYNAMIC Pro·TOEI Animation

그림 3. 94년작 '신: 큐티하니'의 오프닝 스틸컷. 개인적으로 네편의 큐티 하니 오프닝 중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오프닝.

그래도 희대의 변신씬이나 나가이 고 다운 장면들, 로켓펀치를 발사하는 응큼한 할아버지(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군요.)이나 데빌맨과 닮은 조연급 캐릭터의 등장은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 만 했습니다. ‘복고주의의 조류 속에 원작의 포스를 등에 업고 재미 좀 보려 했던 작품’이라면 너무 혹독한 표현일까요. 오히려 전 원작의 흥행 포인트 중 하나인 선정적인 요소를 과감히 제거하고, 기존의 미소녀 변신물의 공식을 그대로 적용한 97년작 TV 시리즈 ‘큐티 하니 플래쉬’를 OVA보다는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물론, 제가 좋아라하며 본 것은 OVA 였습니다만, 쿨럭.)

물론, ‘왕자스러운 꽃미남 캐릭터와 그를 사모하는 여주인공’은 이미 너무 많이들 사용한 설정인데다가 90년대의 빅히트작 '세일러 문' 시리즈의 아류라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모습 등 그 발상은 참신하지 못했지만, 나가이 고 원작의 특징이었던 괴기스러운 캐릭터와 흥행 포인트였던 선정적인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주인공인 큐티 하니만을 가져와 변신소녀물의 원래 시청층이었던 소녀들의 취향에 맞는 마법소녀 스타일로 각색하여 나름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변신소녀물의 새장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지 못하고 결국은 아류작의 스타일로 재기하는 비운의 복귀. ‘큐티 하니’의 리메이크는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 했습니다.

ⓒ DYNAMIC Pro·IISAKA YUKAKO·TOEI Animation

그림 4. 97년작 '큐티 하니 플래쉬'의 오프닝 스틸컷. 소녀물로의 전환을 짐작할 수 있다.


4. 소녀, 패러디의 귀재 안노 히데아키와 조우하다.

‘왕년의 섹시 여가수가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복귀를 시도했으나, 복귀앨범은 볼거리만 신경을 쓴 나머지 잠깐 반짝하다가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재차 내놓은 앨범은 흥행을 고려한 나머지 그녀만의 색깔을 잃고 말았죠. 그렇게 첫 번째 복귀에서 쓴 잔을 마셨던 그녀, 이번에는 흥행의 귀재라는 모 프로듀서와 함께 다시 전성기의 그녀를 연상시키는 듯한 섹시함과 함께 나이를 잊은 듯한 발랄함으로 돌아옵니다. (중략)’

큐티 하니와 안노 히데아키 감독과의 만남을 ‘전설적인 섹시가수의 복귀 스토리’라는 소재로 바꿔서 기사를 쓴다면, 이런 전개가 될까요.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감성을 가진 안노 감독은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하니의 매력을 남김없이 모두 발산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발랄하고 정열적인 소녀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게 됩니다.

가이낙스만의 화려하고 현란한 비주얼은 특히나 ‘Re: 큐티 하니(2004)’에서는 원색적인 색감과 극단적인 만화적 연출력까지 곁들여져, 혹자가 말하듯 키치적인 요소를 화면 가득 페로몬처럼 뿌리고 다닙니다. 게다가, 나가이 고만의 괴기스러운 캐릭터는 이러한 키치적인 요소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찰떡 궁합을 선보였던 것이죠. 70년대의 문제작을 90년대의 문제아 감독이 복귀작으로 골라 21세기에 연출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었을까요. 오타쿠의 정점에 올라 오타쿠의 문화를 정면으로 부정했던 안노 감독의 복귀작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오타쿠적인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나 ‘톱을 노려라, 건 버스터’ 등에서 익히 보여준 그의 절묘한 패러디 연출력은 아예 리메이크 임을 대놓고 표명한 이 작품에서는 마치 물을 만난 고기 마냥 생동감 넘치는 꿈틀거림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안노 감독의 힘으로 인해 그녀는 30여 년이 지나 다시금 화려한 부활의 서곡을 알리게 됩니다.
 

ⓒ LATERNA·TOEI Video·GAINAX·TOWANI

그림 5. 2004년작 'Re:큐티 하니'의 오프닝 컷. 복고와 미국식 코믹스, 그리고 가이낙스 스타일의 집대성. 과장과 함축이라는 만화적 표현이 잘 살아 있는 스피디하고 경쾌한 오프닝.


5. 실사영화를 거쳐 TV 드라마까지... 그녀는 계속 변신한다.

하니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욕심 많은 안노감독은 그녀를 실사영화에까지 등장시키게 되죠. 그라비아 모델 출신의 사토 에리코를 주연으로 기용한 실사판 ‘큐티 하니’를 애니메이션과 함께 동시 제작하는 괴력을 보여준 안노 감독, 게다가 90년대 작품에서는 그저 그렇게 리메이크 되었던 주제가 ‘큐티 하니’ 역시 일본의 대표 섹시 여가수 ‘코다 쿠미’에 의해 멋지게 재탄생 하게 됩니다.(코다 쿠미의 리메이크 곡은 실사판과 애니메이션에 모두 사용됩니다.)

실사판에 대한 평가는 제가 앞머리 5분만 본 다음 후다닥 꺼버린 관계로 본문에서는 평을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만, 극도의 키치적인 설정이 실사판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유치한 아동용 특촬물을 보는 듯한, 어떤 면에서는 괴작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주인공의 속옷씬이 자주 나오니 아동용은 물론 아니겠지만.) 마찬가지로 키치적인 느낌이 강렬했던 할리우드 영화 ‘오스틴 파워’ 시리즈와 비교해도 좋을 듯 하구요.

☞ 큐티 하니 실사판 리뷰: 괴작열전 No.55 큐티 하니 by 페니웨이, 페니웨이(TM)의 In This Film

그녀의 복귀는 이 정도로만 끝나지 않고 TV 드라마로까지 부활하며, 새로운 ‘큐티 하니’의 전성시대를 예고합니다. 이 기세라면 헐리우드의 러브 콜도 한 번 기대해봄직 하군요.(‘드래곤 볼’까지 실사영화로 리메이크되는 이 마당에 ‘큐티 하니’는 꽤나 구미가 당기는 소재임에는 분명합니다만.)

물론, 그녀의 계속적인 등장이 반드시 좋은 모습만을 보여 준다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녀는 분명 좋은 의미보다는 안 좋은 의미에서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캐릭터임은 분명하니까요. 그러나, 그녀가 30여 년 동안 등장한 오프닝에서 항상 읊어대던 그 대사 ‘かわるわよ(카와루와요: 바뀔 거예요)’처럼 앞으로도 계속 변신하는 그녀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임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겁니다.

ⓒ GAINAX·WoWow (좌) / ⓒ NAGAI GO·ブロ―ドマ―クス·デイ―ブサイド·ハニ―製作委員會 (우)

그림 6. 큐티 하니 실사판(좌) 과 큐티 하니 드라마 DVD 커버(우)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애니메이션 영화 리뷰 모아요~]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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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밧드의 모험 (1962), シンドバッドの冒険 / Sinbad's Adventures

<정보>

◈ 원작: 아라비안 나이트
◈ 감독: 야부시타 타이지(藪下泰司), 쿠로다 요시오(黒田昌郎)
◈ 각색: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기타 모리오(北杜夫)
◈ 주요 애니메이터: 오오츠카 야스오(大塚康生), 오쿠야마 레이코(奥山玲子)
◈ 음악: 토미타 이사오(冨田勲), 요네야마 마사오(米山正夫)
◈ 제작: 오카와 히로시(大川博)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62.07.21
◈ 장르: 세계명작, 모험,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G)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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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라비안 나이트'를 원작으로 데즈카 오사무가 각색을 한 작품. '미래소년 코난', '루팡 3세' 등을 통해 후에 미야자키 하야오와 호흡을 맞추게 되는 작화감독 오츠카 야스오가 캐릭터 디자이너를 역임. 국내에서도 명절 때마다 TV를 통해 몇 차례 방영했던 작퓸으로, 지금 봐도 그 퀄리티의 비범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미려한 배경과 인물, 풀애니메이션의 유연한 움직임, 동서양의 느낌이 절묘하게 섞인 고전 명작 판타지. 베니스 아동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참고 사이트>

[1] Sinbad No Boken (movie), Anime News Network
[2] アラビアンナイト・シンドバッドの冒険 (映画),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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