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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만화영화와 함께 시작된 UC 미디어믹스

2011년 12월 말에 한국에서 정식발행을 시작한 '기동전사 건담 UC 반데시네(이하 UC 반데시네)'는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 매거진 '건담 에이스'를 통해 2010년 3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코믹스로, 현재 단행본으로는 4권까지 일본에서 발간된 작품입니다. 건담 UC 아니메도 2010년 3월부터 발매를 시작했으니 아니메와 함께 UC 미디어믹스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작품인 셈이죠. 아시다시피 이는 여느 일본 아니메 컨텐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반데시네는 불어 'Bande Dessinee'로 연재 만화를 뜻하는 단어이구요.

코믹스는 후쿠이 하루토시(福井晴敏)의 소설을 기본으로 오오모리 코죠(大森倖三)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오모리 코죠는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의 코믹스라든지 토미노 요시유키의 바이스톤 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작품 린의 날개의 코믹스 판의 그림을 그린 적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볼 때 야스히코의 원안에 비교적 충실하게 그리려한 흔적이 느껴지며 배경이나 기타 디테일 등에서도 세밀한 터치가 느껴집니다만, 다소 미숙한 부분도 눈에 띄네요.


일러스트나 펜터치는 깔끔한 편입니다만, 주인공인 바나지나 오드리의 경우에는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이 덧붙여져 조금은 어색한 느낌입니다. 문제는 코믹스 내에서 어떤 컷에서는 원 캐릭터 디자인에 근접한 모습을 보이다가 어떤 컷에서는 원작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터치가 보인다는 것인데, 이런 점을 종합해볼 때 만화가의 작화가 아직은 완성단계가 아니거나 이번 UC 반데시네의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있어서 아직은 손이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크샤트라이아의 첫 등장컷은 꽤 괜찮은 느낌입니다. 전반적으로 모빌슈트 등장장면은 아주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준수한 터치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모빌슈트 외에도 우주함부터 각종 메카닉 설정 등 상당히 세심한 펜터치가 필요한 컷이 많은 이 만화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묘사력은 전반적으로 평균 이상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인물 묘사보다는 좀 더 익숙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메로는 오히려 이해가 어려웠던 컷. 크샤트리아에게 조종석 부분이 완전히 갈라진 제간인데 '소데츠키 놈'이라는 대사가 들려 당시에는 의아하게 여겼던 컷입니다만, 마리아의 마음 속으로 들려오는 전사한 연방군 파일럿의 외마디였다는 장면이 아니메보다는 좀 더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아니메와 거의 동시에 진행된 작품이기에 몇몇 컷들은 분명 아니메의 스토리보드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다만, 그 분량에 있어서는 아니메보다는 코믹스 쪽이 여유가 있는 듯 합니다. 아니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니콘의 테스트 과정을 UC 반데시네에서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아마도 독자적인 씬이라기보다는 아니메와 달리 원작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묘사한 부분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이 컷에서는 아니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생소한 모빌슈트가 등장하는데요. 확실하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사이드 스커트나 다리, 백팩의 형태로 미루어보아 건담 센티넬의 설정집에서 등장한 건담 MK-V가 아닌가 합니다. 다만, 페이스 디자인만 봐도 건담 MK-V의 설정과는 달리 건담 타입의 페이스와 GM 타입의 페이스를 가진 두가지 모델이 등장하는 등, 센티넬의 MK-V와는 다른 부분도 많이 보이기에 코믹스에 등장한 MS는 MK-V라기보다는 MK-V를 기반으로 한 별개의 MS가 아닌가 합니다. 아마 센티넬의 경우 모델 그래픽스와의 껄끄러운 관계로 인해 직접적인 등장이 어려웠을 수도 있구요. 이 친구는 건담 UC MSV에 등장하는 ARX-014P 실버 불릿으로 추정됩니다. 도벤 울프를 베이스로 했던 센티넬의 건담 MK-V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는 듯 한데, 카토키 하지메가 센티넬의 MS를 디자인했었기에 이러한 배리에이션이 가능했던 것 같네요.



코믹스 1권은 바나지와 오드리의 첫 만남 이후, 바나지가 오드리를 카디아스 비스트에게 데려다 주기로 마음먹는 장면에서 일단락 됩니다. 바나지와 유니콘이 조우하는 인상적인 장면은 2권에서나 보여질 듯 하군요. 다만, 아니메 1화에서 크샤트리아와의 라스트 장면에 이르러서야 디스트로이 모드로 변신하며 극적인 효과를 부여줬던 것과 달리, 코믹스 1권에서는 테스트 비행 중에 디스트로이 모드를 이미 드러냈기에 2권에 등장하는 유니콘의 모습은 아니메에 비해서 극적인 효과는 다소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믹스는 아니메에 비해서 드라마틱한 부분은 부족하긴 했으나 원작의 내용에 좀 더 충실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설을 읽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오히려 코믹스로 접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Kouzoh OHMORI / ⓒ Harutoshi FUKUI / ⓒ SOTSU · SUNRISE / ⓒ AK Communications (Korean Edition)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UC 반데시네 1 - 6점
후쿠이 하루토시 지음, 김정규 옮김, 오오모리 코조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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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전설의 건담 무크지, 무려 23년만에 한국어판으로 정발되다.

1987년 일본의 월간 모형잡지 모델 그래픽스의 9월호부터 연재를 시작하여 건담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건담 센티넬의 집대성인 무크지 '건담 센티넬, 리얼 건담의 전쟁(이하 센티넬)'이 23년만에 한국어판으로 한국서점가에 등장했습니다. 아마 그동안 한국어판으로 등장했던 건담 관련 서적 중에서는 손가락 안에 꼽을 레전드급 서적이 아닌가 합니다. 건담의 오랜 팬들이라면 많이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센티넬은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과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사이의 비어있는 기간 동안 프라모델 라인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반다이가 모델 그래픽스에게 외주를 주었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태생 자체가 그제까지의 건담과는 다른 셈이지요.

하지만 센티넬이 한창 기획에 들어가고 있던 중간에 역습의 샤아의 프로젝트가 생각보다 빨리 진척되면서 반다이의 프라모델 라인은 모두 역습의 샤아 쪽으로 집중하게 되고, 애초에 더블 제타와 역습의 샤아 사이의 공백을 메우려 했던 센티넬의 프라모델 기획은 잠시 뒤로 미루어지게 됩니다. 역습의 샤아 편 프라모델 런칭이 끝나자 반다이는 다시 센티넬의 상품화를 타진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S 건담을 비롯하여 몇 종의 MS가 상품화에 성공하게 됩니다. 다만, 이 즈음 센티넬의 프로젝트 팀은 센티넬의 프라모델 상품화에 있어서 자신들의 권리를 반다이에게 요구하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이러한 사항이 당시 서면이 아닌 구두로만 오고 갔었다는 것이고, 이후 반다이 내부 인사이동으로 인해 이러한 구두 약속은 반다이 내에서 지켜지지 않게 됩니다. 즉,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셈이죠. 그로 인해 이후 반다이는 센티넬의 판권이 소츠 에이전시와 선라이즈의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센티넬의 후속 상품화는 난항을 겪게 됩니다. 말할 것도 없이 모델 그래픽스와 반다이의 사이는 소원하게 되었고, 이 와중에 센티넬의 핵심 멤버라 할 수 있는 메카닉 디자이너 카토키 하지메가 모델 그래픽스를 떠나 반다이에 합류하여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1991)'에 참여하는 등 상황이 변하게 되었죠. 이로 인해 센티넬의 상품화는 한동안 요원한 일이 되어버립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자쿠러님의 포스트를 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 <건담 센티넬> 관련 상품화가 미진한(?) 이유 (보러가기)


하여간에 이렇게 판권 문제가 얽혀 있었던 전설의 무크지가 한국에 발매되었다는 것은 건담팬들로서는 몹시나 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이 아니랄 수 없겠습니다. 그 옛날 거금을 들여가면서 읽지도 못하는 원서로 구입하여 읽어온 아저씨 팬들에게도, 시드 혹은 더블오 시리즈에 익숙해져 있는 신세대 건담 팬들에게도 센티넬은 여러가지 면에서 가치있는 서적이 아닐까 싶군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마도 국내에 발간된 건담 관련 서적 중에서는 단연코 레전드 급 서적이라 하겠습니다.

센티넬은 모델 그래픽스에서 연재하던 당시, 원작자인 타카하시 마사야의 소설과, 카토키 하지메의 메카닉 디자인과 SF 설정, 여기에 관련 프라모델 작례가 합쳐진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이게 됩니다. 여기에 제타 건담과 더블제타 건담에서 메카닉 디자인 스탭으로 활약한 아키타카 미카의 모빌슈트 걸까지 등장하는 등, 건프라 팬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컨텐츠가 포함되어 있던 코너였었죠. 여기에 신규 설정과 디자인 등이 추가되어 320 페이지의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 무크지로 탄생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더블제타 건담과 역습의 샤아 사이에 시작된 기획이지만, 센티넬의 시대배경은 우주세기 0088년으로, 제타 건담의 시대배경인 그리프스 전쟁 말기입니다. 그리프스 전쟁 당시 MS 전투기술을 연구하는 지구연방군 소속의 지구연방군 교도단 중 티탄즈의 사상에 동조한 장교들을 주축으로 한 일부 집단이 반란을 일으켜 뉴 디사이즈라는 조직을 만들고 친 에우고로 돌아선 연방 정부에 반기를 들게 되지요. 센티넬은 이 시기의 뉴 디사이즈와 연방군의 진압부대인 알파 임무부대의 국지전을 주요 에피소드로 삼고 있습니다. 제타 건담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트를 한 번 참고해보시구요.

☞ 만화영화 연대기: 기동전사 제타 건담 (1985~2006) (보러가기)

무크지의 첫장을 펴면 다소 고풍스런 프라모델 합성 사진(당시로서는 상당한 테크닉을 요했던 사진으로 SFX스러운 느낌으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음)과 함께 센티넬의 이야기가 14장 64페이지 동안 펼쳐지게 됩니다. 소설로서는 짧은 분량이지만 이러한 무크지에서는 제법 많은 분량의 이야기인데요. 센티넬의 소설 완전판은 이 89년판 무크지와 별도로 1990년에 소설로 발간되기도 합니다. 본 무크지의 스토리를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작고 흐린 폰트로 인해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어지간한 센티넬의 팬이 아니고서야 읽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듯 하군요. 아 참, 당시 서적으로서는 독특하게도 좌철방식의 서양식 편집방식을 따르고 있는 센티넬입니다.


66 페이지에 이르러서야 센티넬의 목차가 등장하게 됩니다. 7페이지에 걸친 센티넬의 개요에 이어 캐릭터 챕터에서는 등장인물이 아닌 센티넬에 등장하는 모빌슈트와 메카닉의 설정자료가 소개됩니다. 모델 챕터는 캐릭터 챕터에 바로 이어 프라모델 작례 사진과 작례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으로, 이 두 챕터가 센티넬의 메인 컨텐츠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할애되는 페이지 수도 가장 많지요. 그래픽스 챕터에는 본 무크지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일러스트와 커멘트가 실려 있습니다. 캐릭터 챕터와 모델 챕터의 분량이 워낙 많다보니 후반부인 237페이지부터 등장하게 됩니다.

텍스트 챕터에는 당신도 만들 수 있는 완벽 키트 공략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목과는 달리 초심자들이 한번에 해내기에는 다소 어려운 프라모델 기법들이지만요. 마지막은 기타 챕터로 센티넬의 개요나 용어 정리, 작례 해설, 편집진 인터뷰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목차는 페이지 번호 순이라기보다는 컨텐츠 내용별로 정리되어 있으며, 일부는 다른 챕터 중간 중간 보너스 챕터처럼 끼워져 있는 구성이라 하겠습니다.


애초 센티넬의 주역 기체인 S 건담은 이오타 건담이라는 명칭으로 카토키 하지메에 의해 탄생하게 됩니다. 다만, 카토키의 디자인 이후, 이오타 건담은 후지타 카즈미에 의해 최종적으로 클린업 되고, 나중에는 S 건담이라는 이름으로 명칭이 변경되지요. 후지타 카즈미는 아시다시피 약관의 나이에 제타 건담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하여 제타 건담의 클린업 디자인 및 등장 MS의 상당수 클린업 디자인을 맡았던 인물인데요. 카토키(1963년생)의 리파인 디자인에 후지타(1964년생)의 클린업 등, S 건담은 당시 약관의 천재 메카닉 디자이너들이 창조해 낸 획기적인 물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위의 사진에 등장하는 건담은 이오타 건담으로, 카토키의 러프 디자인입니다.


초기 명칭인 이오타 건담은 릭 디아스를 의미하는 감마(γ) 건담부터 델타(δ) 건담인 백식, 제타(ζ) 건담에 이르는 일련의 그리스 로마자 표기 명칭의 라인 상에 위치함을 의미합니다. 이 그리스 로마자 표기는 건담 월드에서 MS 개발사로 설정된 아나하임의 개발코드를 의미하고 있는데요. 9번째를 의미하는 이오타는 8번째 건담인 세타(θ) 건담, 즉 더블 제타에 이어 아나하임 사에서 개발된 건담이라는 설정이 부여되지요. 13을 의미하는 뉴(ν) 건담은 아나하임의 11번째 건담입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이 아나하임의 건담을 개발 코드 명칭별로 분류한 표이구요.


카토키의 S 건담은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완벽한 설정과 메커니즘이 부여됩니다. 물론, 당시에도 일본의 메카닉 디자인은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디자인하는 세심함과 꼼꼼함이 특징이기는 했으나 프레임을 일일이 다 분해하여 하나하나 부품까지 메커니즘을 구현해낸 위의 설정 자료는 당시 건담팬들과 메카닉 마니아들에게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생각됩니다.  


또한 건담 계열 중 가장 난해한 변형 구조를 가진 S 건담의 변형 메커니즘을 구현한 설정자료는 지금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포스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지금의 카토키 디자인 스타일은 그리 좋아라 하지 않습니다만, 이 때의 카토키 디자인은 상당한 공감과 함께 좀 과장해서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 하겠습니다.


MS 설정자료에 이어 공개되는 작례 사진들. 1:144의 EX-S 건담의 작례는 1:144임에도 불구하고 스케일이 무척 큰 느낌인데요. 전반적으로 20여년전의 작례들이라 지금의 작례에 비해서는 디테일이 떨어지긴 합니다만, 작금의 MG나 HG 같은 훌륭한 베이스가 없었던 당시 풀 스크래치 빌드로 보여준 저 디테일은 분명 놀라운 것이라 하겠습니다.


커버를 장식한 1:20 스케일의 S 건담 상반신 모델은 지금의 수준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레전드급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군요.


에반게리온의 감독으로도 유명한 안노 히데아키의 러프 디자인을 베이스로 태어난 제쿠아인 츠바이의 작례도 인상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안노는 건담 시리즈의 열혈팬으로 역습의 샤아에서는 메카닉 디자인으로 참여하기도 하지요.


센티넬 시리즈에서 최초로 소개되었던 더블제타 건담의 강화형 FAZZ(Full Armor ZZ Gundam)의 작례는 2001년에 발매되어 센티넬 시리즈의 첫 MG화를 알렸던 MG FAZZ 보다도 훨씬 나은 프로포션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244 페이지에는 단편 만화도 등장합니다. 카토키 하지메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보아 카토키 하지메 본인이 직접 그린 만화인 듯 하군요,


이제까지의 하드코어 SF 스타일과는 그 분위기를 달리하는 모빌슈트 걸들도 빠지지 않고 이 무크지에 모습을 내밀고 있습니다. 미소녀와 SF라는 당시 아니메 마니아들의 양대 코드를 실로 절묘하게 매칭시킨 창조물이라 하겠는데요. 이러한 개념들은 근래의 작품에까지 이어져오게 됩니다. 모두 아키타카 미카의 일러스트들.


S 건담의 강화형 계획 중 하나인 S 건담 딥 스트라이커의 압도적인 위용. 대빔 방어용 병기인 I 필드를 비롯, 전합급 메가입자포, 다량의 부스터 등 일반 MS를 능가하는 전투력을 가진 머신이라 하겠는데요. 이는 후일 카토키가 디자이너로 참가하게 되는 건담 0083 시리즈에서 건담 3호기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덴드로비움에 영향을 준 기체라 하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S 건담의 가변형태인 G 크루저의 부품 전개도입니다. 모듈별로 분리되는 이 놀라운 전개도는 내부 메커니즘까지도 세심하게 고려한 디자이너의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데요. 오히려 근래 카토키 디자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일부 페이지의 가독성 문제나 눈에 띄는 몇몇 오타들이 오점이긴 합니다만, 이번 센티넬 한국어판은 분명 이제까지의 한국어판 건담 서적과는 다른 레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분량에 가격도 이제까지의 건담류 서적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녀석(물론, 320 페이지라는 분량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편도 아니지만)입니다만, 그 오랜 세월 동안 숙성되어온 깊이와 풍미는 소장용으로서 더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당신이 건담 팬이라면, 그리고 특히나 예전의 건담 시리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거나 갖을 예정이라면, 이 센티넬 무크지는 분명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 / ⓒ 大日本絵画 / 한국어판 ⓒ AK 커뮤니케이션즈 에게 있습니다.

건담 센티넬 - 8점
아사노 마사히코 엮음/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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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의 속편이자 완결편 

'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리포트)'의 속편이자 완결편인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2,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리포트2)'가 한글 번역판으로 얼마전 발행되었습니다. 이로써, 현재 일본에 발행된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전권 다 한국에 발행된 셈입니다. 원래는 '기동전사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메모리)'보다 카이 시덴의 리포트 2가 먼저 발간되었습니다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국에서는 카이 시덴의 메모리 편이 먼저 발간되고, 약 한달 뒤에 카이 시덴의 리포트 2가 발간되었네요. 이 두 코믹스에 대한 리뷰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시도록 하구요.

☞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 (바로가기)
☞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 (바로가기)


한달전 쯤 발행된 카이 시덴의 메모리는 카이 시덴의 리포트 시리즈로부터 4년 뒤의 작품이라 필체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번 카이 시덴의 리포트2는 전작과 시간차이가 거의 없는 속편이라 그 필체가 유사합니다. 이번에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서 아무로의 전용기였던 디제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군요. 여기에 벨토치카 일마도 뒷면에 등장하여 엘로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속표지의 카이. 뜬금없게도 해바라기와 함께하는 일러스트네요. 해바라기와 카이가 원 시리즈에서 무슨 연관관계가 있었던 걸까요.


표지의 안쪽에는 숨겨져 있는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열대 우림 속에 서있는 카이 시덴의 모습이군요. 아마 자브로 잠입 당시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데 이 일러스트는 카이 시덴의 리포트1이나 카이 시덴의 메모리 편에는 없는 2권만의 서비스입니다.


카이 시덴의 리포트2는 총 9개의 에피소드와 9개의 후일담이 실려 있습니다. 여기에 퍼스트 건담과 제타 건담의 성우들의 커멘트 및 무려 샤아 아즈나블의 성우인 이케다 슈이치 옹이 등장해주시고 있군요.


전편에 이어 등장해주시는 벨토치카. 벨토치카는 1권과 2권을 통틀어 총 세 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4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한 프라우에 이어 가장 많은 등장횟수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역시 TV 시리즈에서 그다지 많이 다뤄지지 않은 주변 인물들이 본 작품에서는 주요 캐릭터들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2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였던 'Report:11 MSK-008 디제'는 디제의 탄생배경에 담긴 의미를 파헤치는 부분으로, Report10편과 Report12와 연결되는 에피소드입니다. 디제와 지오니즘, 그리고 샤아 아즈나블과 얽힌 이야기를 제법 흥미롭게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모노아이 뒷 편에 숨겨진 비밀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제법 독특한 발상이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알기로는 이 설정은 작가의 오리지널 설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12편에는 아무로 레이가 마침내 등장합니다. 1권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아무로는 2권에 이르러 3번이나 등장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고투부키의 그림체는 카이나 샤아를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무난합니다만, 아무로나 카츠, 미라이와 같이 다소 인상이 약하거나 여린 인물들을 묘사하는데는 그다지 능숙하지가 못한 듯 싶네요. 본 편의 아무로도 왠지 비열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로 인해 감정이입이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Report13편에 등장하는 샤아와 카이의 에피소드도 짧지만 샤아의 생각과 가치관을 나름대로 잘 해석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아무로와 샤아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시작한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후반부에 이르러 아무로와 샤아를 등장시켜 제법 묵직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선라이즈에서도 이 시리즈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고 있다는 의미로 보아도 될 듯 합니다. 또한 비록 회상일 뿐이지만, 소녀 시절의 하만 칸(이는 키타즈메의 코믹스에서 그린 하만의 코스튬과 헤어 스타일을 그대로 따름)이 등장하기도 하며, 오리진 시리즈의 9편에 등장했던 지온 줌 다이쿤의 정실인 로젤시아 역시 회상씬에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는 이 작품의 같은 건담 계열 코믹스의 야스히코 화백의 '건담 디 오리진'이나 기타즈메 히로유키의 코믹스인 '기동전사 건담 CDA, 젊은 혜성의 초상'과 같은 부분의 설정을 공유하는 의미로 건담의 공식적인 세계관이나 설정을 감안하고 작품을 그렸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꽤 신경을 썼다는 의미인 셈이죠.


시리즈 말미에 부록으로 등장하는 성우 코멘트는 건담 시리즈에 출연했던 성우들이 본 코믹스에 대한 느낌을 짧게 언급하는 부분입니다. 1권에서는 카이의 성우였던 후루카와 토시오와 고토부키의 대담이 실렸습니다만, 이번에는 아무로 레이 역의 후루야 토오루 이하 여러 명의 성우들이 코멘트를 달고 있군요. 특히 벨토치카 일마 역을 맡았던 카와무라 마리아나 하만 역을 맡았던 사카키바라 요시코의 코멘트는 반가웠다고나 할까요. 여기에 샤아를 연기한 이케다 슈이치의 특집 코멘트가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큰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한 소재는 아니었지만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건담 시리즈의 빈 시간대를 적절하게 이용하면서도 제법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 아이디어가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만화영화로서는 다소 지루할지도 모릅니다만, 이런 주변적인 관점으로 우주세기를 바라보는 신작이 만화영화화 되는 것도 우주세기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군요. 예컨데 카라바와 아무로 레이, 그리고 벨토치카를 소재로 한 이야기라든지 말입니다.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시리즈는 지겹도록 반복되는 건담 월드 속에서 나름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Z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2 - 6점
고토부키 츠카사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작/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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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에 이은 카이의 추억 여행

토부키 츠카사가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 매거진 '건담 에이스'를 통해 연재한 카이 시덴을 주인공으로 한 코믹스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리포트)'의 속편 격이라 할 수 있는 '기동전사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이하 카이 시덴의 메모리)'가 2011년 9월 중순부터 한글 번역판으로 발행되었습니다. AK가 의외로 전편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가 1부를 발행한 뒤 2부를 발행하지 않고 카이 시덴의 메모리 1부를 먼저 발행했군요. 작품의 전체적인 개요나 작가에 대한 짤막한 소개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기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 (바로가기)


이번 작품은 TV 만화영화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1979)'의 배경이 되는 1년 전쟁 당시 주인공인 아무로 레이의 전우였던 카이 시덴이 전후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성장하여 1년 전쟁 기념 전시회에 참여하여 자신의 추억이 담긴 여러가지 전시품을 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작품입니다. 전편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가 '기동전사 Z 건담(1985)'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원작에서 미처 이야기 하지 않은 시점과 공간에서의 카이의 활약을 담고 있다면, 이번 편은 현재 시점의 카이가 아닌 과거 1년 전쟁 당시의 시점에서 작품에서 미처 언급되지 않은 시간과 장소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원래 건담 월드의 설정을 최대한 반영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 원작과의 괴리감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펜터치는 카이 시덴의 리포트보다는 좀 더 작가만의 개성이랄까, 혹은 다른 방향에서의 시도가 엿보인다 하겠는데요. 실제 카이 시덴의 리포트와 본 작품은 약 2년 정도의 시간차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작가의 작화 스타일이 다소 변한 것이라 짐작이 가는군요. 전반적으로 디테일은 상승하였으나 캐릭터의 느낌은 카이 시덴의 리포트 쪽이 더 나은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카이 시덴의 메모리는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년 전쟁 기념관에 초대받은 카이가 전시장에 진열된 옛 1년 전쟁 당시의 탑승함 화이트 베이스의 유물들을 보며 옛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매 챕터마다 과거 화이트베이스에서의 추억이 카이의 관점에서 회자되고 있는데요. 역시 전작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에 이어 이번 작품도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극히 정적인 전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건담 월드에 대해 나름의 지식과 흥미를 가진 사람(주로 우주세기 건담팬들에 한정되겠지만)이 아니라면 이런 전개는 극히 지루하다고 할 수 있겠죠. 어차피 본작의 타겟층은 우주세기 건담의 팬들에 국한되어 있긴 합니다만.


위의 사진을 보면 전작에 비해 메카닉 디테일이 좀 더 나아졌음을 느낄 수가 있는데요. 아쉽게도 대화 중심의 코믹스라서 향샹된 메카닉 디테일이 작품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합니다. 전시회가 열리는 시점은 초반에 리포터가 '지온공국을 수립하고 지구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로부터 약 반세기...'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지온공국의 설립년도인 우주세기 0058년으로부터 약 50년 후인 우주세기 0108년 전후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카이 시덴의 나이는 대략 40대 중반으로 볼 수 있겠군요. 우주세기 0096년을 시간대로 하는 '기동전사 건담 UC(2011)'보다 후의 이야기이며, 우주세기 0105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섬광의 하사웨이'와 비슷한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두 작품간의 상관관계는 없습니다만. 


본 작품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펜 터치가 변하면서 인물들의 미간 부분의 묘사가 지나치게 과하여 대체적으로 캐릭터들이 신경질적으로 보인다는 점인데요. 후반부 에피소드에서는 그런 부분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만, 챕터 2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물론, 등장인물들의 상황 자체가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을 상황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히스테릭한 느낌으로 그려져 다소 거슬리는 느낌을 줍니다. 원작에서는 가장 유순한 인물인 미라이 마저도 신경질적인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군요.


전시회에서 카이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인 로제. 전시회의 도우미이기도 한 그녀는 과거 카이의 추억 속의 여인이기도 했던 미하르와 다소 닮은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아무래도 이는 작가가 의도한 설정인 듯 합니다. 챕터 중간중간 이뤄지는 편집담당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러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군요.


본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챕터 9의 코어블록과 챕터 10의 빅팀즈. 건담, 건캐논, 건탱크에 탑재된 코어블록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방군의 비밀작전인 V 작전에 숨겨진 의중을 화이트 베이스의 승무원들이 파헤쳐가는 에피소드인데요. 하나의 사실 속에 숨겨진 음모를 추리해나가는 이야기이다보니 이런 대화 중심의 코믹스에서는 가장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생각됩니다.

카이 시덴의 메모리는 내용상으로는 전작인 카이 시덴의 리포트 1권에 비해 좀 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원작에서 다루지 않은 비어있는 시간대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다소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대화 위주로 진행되어 지루함이 느껴졌던 카이 시덴의 리포트에 비해서는 형식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이 좀 더 많았다는 느낌이랄까요. 후속편을 암시하는 모양새로 끝났으나 일본에서도 아직 1권의 내용 이후로는 더이상의 연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듯 하군요. 카이 시덴의 추억을 좀 더 엿보고 싶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sukasa KOTOBUKI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1 - 8점
고토부키 츠카사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작/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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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카이 시덴의 관점으로 바라본 건담 사이드 스토리

'동전사 Z 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이하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코토부키 츠카사가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잡지 '건담 에이스'에 2005년부터 연재했던 총 18화의 코믹스를 단행본으로 엮은 제1탄으로, AK 커뮤니케이션즈가 2011년 8월 말에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행한 코믹스이기도 합니다. 0화부터 17화까지의 이야기중 7화까지를 묶은 1권이 이번에 한국에서 발행되었고, 9화부터 17화까지를 담은 2권은 한국에서는 아직 발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참고로, 카이 시덴의 리포트로부터라는 부제로 발간된 2권의 단행본 외에도 '카이 시덴의 메모리로부터'라는 부제의 단행본도 일본에서 발간되었죠.

작가인 코토부키 츠카사는 만화가 겸 애니메이터이자 게임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인물로,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이전에 '가자, 가자, 우리들의 V 건담'이라는 코믹스를 이미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연재한 경력이 있습니다. 다만 개그물로 분류되는 우리들의 V 건담과 달리 이번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드라마적 구도가 돋보이는 성인취향의 코믹스로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코토부키는 코믹스 외에도 'VS 기사 라무네&40염(1996)', '아키하바라 전뇌조(1998)' 등의 캐릭터 디자인을 거쳐 '슈퍼로봇대전 OG - 디 인스펙터(2010)'의 메카닉 디자인을 맡기도 했죠. 이런 작품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작가의 성향과는 좀 다른 느낌의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굉장히 뛰어난 필력은 아니지만 펜 터치는 깔끔하고 정교합니다. 초기 기획단계에서는 카이 시덴의 시점으로 바라본 그리프스 전쟁 당시의 아무로 레이라는 플롯이었으나, 아무로나 샤아와 같은 거물급 캐릭터를 소재로 한 코믹스에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던 선라이즈 측의 제안으로 카이 시덴을 주인공으로 하는 별개의 이야기로 방향이 조정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덕분에 제타 건담 때만해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카이가 주인공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됩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어떤 사건과 인물이 있고, 그 현장에 카이 시덴이 등장하여 사건을 바라보는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체의 에피소드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하나하나의 단막극과 같은 성격을 띄고 있는 셈이죠. '기동전사 제타 건담 (1985)'의 이야기를 베이스로 이야기 사이사이 비어있는 작은 틈새에 카이 시덴의 눈으로 바라본 사건을 끼워넣는다는 느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TV 시리즈에서 굳이 하지 않았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런 식으로 구성한 것은 나름 괜찮은 선택이라 보이는군요.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작가와 담당자의 후일담이 등장합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코너(?)네요. 이 작품, 또는 에피소드에 대한 작가의 의도나 관련 에피소드들이 인터뷰 형태로 쓰여져 마니아들에게는 나름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뒤의 삽입 그림 때문에 가독성은 다소 떨어지는군요.


제타 건담의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자브로에 붙잡힌 카이와 레코아의 상황을 감방 안 카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에피소드. 모든 에피소드는 제타 건담에서 벌어졌던 중요한 에피소드 직전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에 카이 시덴이 관련되어 이야기를 끌어가게 됩니다. 다만 사건 중심이라기보다는 대화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어서 건담을 소재로 한 작품임에도 모빌슈트 전투라든지 우주 함대전과 같은 장면들은 볼 수가 없는 것이 이 코믹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건담의 세계, 특히 우주세기의 세계관을 잘 모르는 캐쥬얼한 팬들에게는 생각 외로 지루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겠네요.


엘로스가 제타 건담에서 가장 이뻐(?)했던 히로인 벨토치카 일마가 등장하는 에피소드. 아무로 레이와 만나기 전 카이 시덴과 대화를 나누는 에피소드입니다. 


모빌슈트 등장 장면이 거의 없는 이 코믹스이지만 에피소드 4에서는 제법 많은 수의 모빌슈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메카닉 디자인도 가능한 작가이기에 모빌슈트의 묘사도 준수한 편이네요.


에피소드 6편과 7편은 샤아 아즈나블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샤아가 직접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붙잡힌 카이 시덴과 티탄즈의 인물들과의 대화가 중심인 에피소드이죠. 샤아 아즈나블은 그저 이 에피소드의 주요 소재라고나 할까요. 에피소드별 챕터 제목은 이렇게 카이 시덴이 각 에피소드에서 대화를 하거나 소재로 삼는 인물들의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믹스의 끝부분에는 재미있게도 카이 시덴의 성우를 맡았던 후루카와 토시오 씨와 작가와의 대화가 실려 있습니다. 에피소드 별 담당자와의 인터뷰와 달리 이 부분은 책의 전반적인 의도와 주인공인 카이 시덴, 그리고 건담에 대한 작가와 성우의 대화들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확실히 팬 서비스적 느낌이 강한 부분으로, 왠만한 팬덤을 형성한 작품이 아니고서야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도 하겠습니다. 라이트하게 건담을 즐기는 팬들에게는 다소 부담 스러운 부분이기도 하겠군요.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는 확실히 대중적인 작품은 아닙니다. '아, 이런 작품도 있구나, 독특하네' 정도의 뉘앙스를 가지는 다소 마이너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지요. 텍스트의 양이 꽤 많고 전반적으로 대화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이라 몰입도는 다소 떨어지고, 사건 자체도 본편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임팩트 있는 사건들을 이야기 소재로 삼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소소하면서도 제법 깊이 있고, 의외로 독특한 맛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건담의 팬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를 주지 않을까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sukasa KOTOBUKI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Z건담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1 - 8점
고토부키 츠카사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작/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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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가격대비 멋진 내용을 선보이는 AK의 세번째 건담 대백과 시리즈

AK 커뮤니케이션즈(이하 AK)에서 2011년 8월 중순에 발간한 건담의 상식 시리즈 세번째인 '우주세기 모빌슈트 대백과 지온군편'(이하 지온군편)은 지난번 '건담의 상식, 우주세기 모빌슈트 대백과 지구연방군편' 리뷰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일본의 출판사인 후타바샤(쌍엽사, 双葉社)에서 출간한 건담의 상식 시리즈의 번역판입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건담의 상식 시리즈가 10편 이상 출간되어 있는데요. 그 얘기인즉슨, 앞으로 AK의 번역판도 계속 출간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겠지요.

☞ 건담의 상식, 우주세기 모빌슈트 대백과 지구연방군편 - 돌아온 AK의 건담 대백과 (바로가기)


이번 편은 지난 번에 출간된 지구연방군편에 대응하는 지온군편의 설정집으로, 지온군의 모빌슈트(이하 MS)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이 지온군편이 지구연방군편보다 먼저 발간되었었는데요. 지구연방군편의 경우에는 건담 계열의 순수 지구연방군 MS 외에도 제타 건담 시절부터 지온군의 기술이 접목된 자쿠 계열의 MS가 등장하는 등, 다소 일관성이 없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이번 지온군편은 모노아이로 대표되는 디자인적 동질성을 가진 지온계 MS들이 대거 등장하는 관계로 좀 더 일목요연한 느낌입니다. 지온군편으로 한정되어 있기에 '기동전사 건담 F-91(1991)'이나 '기동전사 V 건담(1993)'에 등장하는 세력으로 지온의 이미지를 계승한 크로스본 뱅가드나 잔스칼 제국의 MS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요.(반면, 지구연방군편에는 F-91이나 V 건담 등의 기체가 소개) 이들 MS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지수는 지구연방군편과 대등합니다. 


보시다시피 같은 형식의 형제격 출판물인지라 편집 디자인은 동일합니다. 뒤쪽에 포개져 있는 것이 지구연방군편, 앞쪽의 것이 지온군편입니다.


역시 이번에도 모리시타 나오치카의 일러스트가 책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건담과 함께 건담월드를 양분하는 모빌슈트이자 양산형 메카의 방향을 제시한 전설의 메카 자쿠입니다. 지구연방군편과 마찬가지로 MS에 대한 개요, 해당 MS의 계보, 등장 MS의 간단한 소개, 해당 MS가 활약한 장면설명, 해당 MS에 탑승한 유명 파일럿 등, 다양한 내용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자쿠의 뒤를 이어서는 구프가 그 바톤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자쿠의 파생 기체로, 사실 지휘관용 커스텀기에 그쳤던 구프지만, 당당히 한 챕터로 나뉘어질 정도로 후계기종도 많고 인기도 많았던 기체입니다. 저도 어렷을 적 무척 좋아했던 친구구요.

 

구프 다음은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돔 계열의 기체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1년 전쟁 기체 중 가장 매력적인 놈이라고 혼자서 정해놓은 기체이기도 한데요. 아니메나 MSV에 등장한 기체 외에도 게임 소프트에 등장했던 기체들도 소개되고 있네요. 페이지를 보시면 형식 명 위에 범용형/전용기형/고기동형/국지전형/특수·기타형의 범례가 표시되어 있고, 해당 MS의 용도에 해당하는 부분이 하이라이트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인다운 꼼꼼한 표시기법인 듯.

 

 

비운의 MS 겔구그가 네번째를 장식하고 있군요. 이 MS는 자쿠, 구프, 돔과 달리 팬들로부터 호불호가 좀 갈리는 MS입니다만, 일년 전쟁의 후반부를 장식했던 명 MS답게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등장해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리겔그J형의 소개 페이지는 후타바샤 편집진이 고해상도 이미지를 못구해서인지 저해상도 이미지를 사용되어 삽입 그림이 그리 품질이 좋지 못합니다. 두 페이지 정도가 이미지 품질이 좋지 못하더군요. 이 책의 옥에 티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이 지온군편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판 건담 설정집에서도 리겔그J형은 저랬었던 것 같은 데자뷰가...

 

 

다음으로는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수륙양용 모빌슈트 챕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자브로에 침투한 붉은 혜성의 즈코크가 연방군의 양산형 MS GM의 복부를 꿰뚫는 장면을 멋진 각도로 재현해낸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네요.

 


그 뒤를 이어서는 시험제작기나 원 오프 타입의 커스텀기들을 소개하는 챕터와 모빌 아머 챕터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MS IGLOO(2004)'에 등장하여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주다라든지, 퍼스트 건담에서 멋진 매력을 보여준 걍,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1989)'에서 건담보다 더 깊은 인상을 심어준 캠프와 같은 독창적인 MS들이 소개되고 있네요. 모빌아머 챕터는 별도의 일러스트가 없이 스틸샷 편집으로 구성되어 다소 아쉽습니다.


지온군의 MS 소개가 끝나면 2장으로 장이 바뀌어 액시즈/네오지온의 MS가 소개됩니다. 여기서부터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과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의 MS들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다소 그 수가 적었던 액시즈의 MS에 비해 네오지온의 MS의 비중이 큰 편입니다. 이 시기의 지온제 MS들은 연방의 영향을 받아 디자인 면에서 크로스오버된 느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 결과 드벤울프나 바우와 같은 매력적인 MS들이 나오게 되지요. 개인적으로 이 시기의 지온제 MS들을 좋아라하는 편입니다.

마지막 챕터는 제2차 네오지온 항쟁과 라플라스 전쟁에 등장한 MS들이 소개됩니다. 아니메로 치면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7)'와 '기동전사 건담 UC(2010)'의 MS들이 등장하는 부분인데요. 다소 의아한 부분은 사자비나 시난주, 크샤트리아와 같이 이 마지막 챕터에 속했어야 할 기체들이 앞선 액시즈/네오지온 챕터에서 소개되고 있는 점입니다. 반면 기라도가 야크트 도가, 알파 아질과 같은 제2차 네오지온 항쟁의 MS들은 제대로 이 챕터에서 소개되고 있네요. 더불어 지면 부족에서인지 소설 '벨토치카 칠드런'에 등장했던 사자비의 배리에이션기인 나이팅게일이 등장하지 않은 점도 다소 아쉬운 점. 반면 지구연방군편에는 나이팅게일에 대응하는 하이뉴 건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구연방군편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건담의 상식 시리즈는 건담 설정집의 결정판 같은 책은 아닙니다. 누락된 MS도 제법 있고, 아무래도 한정된 지면에 많은 MS들을 소개하다보니 건담 마니아들 입장에서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7,500원이라는 가격(인터넷 서점에서는 더 저렴)을 감안하면 분명 파워풀한 건담 설정집이기도 합니다. 캐주얼한 건담 팬들에게는 가치있는 컬렉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본 포스트의 사진은 모토로라 ATRIX MB860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 속 도서의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SUNRISE / ⓒ FUTABASHA / ⓒ AK 커뮤니케이션즈(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건담의 상식 - 8점
야스유키 유타카 외 지음/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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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라이온북스의 이벤트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 그는 누구인가?'를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바로가기)

보통사람들의 피부에 좀 더 와닿을 보통사람의 자기계발서

ⓒ 라이온 북스

러분의 지금 모습은 어떠한가. 번듯한 대학교를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을 다니다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집 걱정 교육 걱정없이 휴가철마다 해외여행을 갖다오는 그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그런 중소 기업에서 그저 그런 연봉을 받고, 결혼할 때가 되어 은행 대출로 전세집을 마련하여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렇고 그런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는가.

변변치 못한 가정사정과 변변치 못한 학력으로 직장마저 만족스럽지 못한 곳을 다니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적령기가 다가왔어도 쉽사리 결혼할 엄두도 못내고 속만 끓이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내면서 막상 대학은 졸업했지만 취업의 문이 너무도 좁아 매번 그 문턱에서 미끄러지면서 불안감과 야속함으로 세상을 원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이 모든 것들은 오로지 태어난 배경과 사회적 지위, 소위 말해서 부모를 잘 만나야만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세상이 천지개벽해야 나아질 수 있는 것일까, 그것도 소위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말이다.

IMF를 전후로 십수년간 무수한 자기계발서들이 자신과 현실을 바꾸려 하는 많은 이들에게 읽혀 왔다. 아마 우리도 모두 그러한 책들을 적어도 한 두권은 읽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의 삶은 바뀌지 않은 것일까.우리는 자신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올바른 방법을 사용한 것이 맞는 것일까.

정철상 교수의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는 이제까지 등장한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해온 이론과 방법론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같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이는 자기계발서 모두가 갖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결국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물론, 공력이 높은 저자의 경우는 좀 더 깊이 있거나 독창적인 것들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것이 저자의 지식과 경험에 의해 살아 있는 지침으로써 독자들에게 얼마나 잘 전달 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정철상 교수의 이야기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만 한데, 그것은 바로 이 책이 자서전의 성격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직접 체득한 삶의 진리, 이것은 이론적인 가이드라인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 넣어 준다. 물론, 다른 자기계발서에도 이렇게 스스로가 직접 체득하거나 타인의 생생한 성공담이 실려 있기는 하다. 여기서 한가지 더 주목해야할 포인트는, 이 책이 대단한 성공과 커리어를 구축한 명사의 성공 스토리나 인생 철학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저자는 중산층보다 좀 더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나 다른 이들이 말하는 소위 대단한 스펙을 갖지 못했으며, 취업에도 번번이 실패한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스스로가 부족한 이었다고 회고하는 저자는 이제 타인의 진로를 코치하고 컨설팅하는 커리어 전문가가 되어 있다. 거기에 셀 수 없이 많은 강의도 하는 제법 성공한 전문가이다. 대단한 성공담은 아니지만 생각해보라. 오히려 그로 인해 그가 걸어온 길과 그의 성공방식은 우리들에게 좀 더 피부로 가까이 와닿고 있다. 유명한 인물이 아니라 그저 남 부럽지 않을 정도로만 살고 싶은 우리네 소시민들에게는 오히려 대단한 석학이나 대단한 기업가의 드라마틱한 성공 스토리보다 이 쪽이 더 마음을 움직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자도 언급했듯이 '그저 살만큼' 이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요즘의 세상은 꽤 빠듯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인한 사회 불안, 이전에 비해 더 커진 빈부의 격차, 그리고 소득 불균형 등이 야기하고 있는 사회구조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바람에 비해 획득하는 양은 항상 적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회의 진리임을 생각할 때 무조건 더러운 세상 탓만으로는 돌릴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잘 살고 싶으면 목표를 크게 잡아야 한다. 비록 그만큼 살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큰 목표를 향해 매진했기에 낮은 목표를 잡았을 때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가 있다. 이것은 윌리엄 클라크의 명언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렇다. 소년 뿐만 아니라 인간은 희망과 야망이라는 긍정적인 목표를 갖고 그것을 보면서 살아야 한다. 꼭 대단치 않아도 좋다. 다만 그 분야에서만큼은 최고를 목표로 하라.

저자는 목표를 향한 열정과 노력만큼이나 현재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이해하라고 강조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를 알아야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지 답이 나올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자각한 다음, 스스로가 관심을 가질만한 일을 찾아 스스로가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매진하는 것, 단순하면서도 힘든 이 과정은 꼭 대단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가만히 앉아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영리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뛰고 또 뛰는 수 밖에 없다. 세상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가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년 전의 내가 생각이 났다. 선배들과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우리 제품을 만들고 우리가 직접 이끌어 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던 야심차지만 부족했던 그날의 다짐은 폐업이라는 쓰디쓴 실패라는 결과로 돌아왔지만, 많은 교훈을 내게 주었고 그로 인해 많은 내적 성장을 할 수는 기회를 주었다. 다소 비관론자였던 나는 그 실패로 인해 오히려 낙관론자가 되었고, 그만큼 더 치밀해졌다. 아직 더 많은 실패가 내 앞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더 많은 실수를 나는 하겠지만 그날의 경험으로 인해 나는 더 이상 좌절하지 않을 것이며, 좌절한다고 해도 다시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얻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자의 책은 대단한 성공을 위한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나은 자신을 꿈꾸고 있다면, 이 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라. 또한, 당신이 삶의 추진력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다시금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찾아 보라. 이 책으로 인해 나는 그 사이 조금 느슨해진 나를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덧붙임)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드러커 교수의 '프로페셔널의 조건'은 나도 수년전에 탐독했던 책이다. 다 까먹고 살았는데, 이 책으로 인해 다시금 생각났다. 이 책을 끝내면 다시금 드러커 교수의 책을 집어들어야 겠다. 두번째는 좀 더 피부에 와닿을 듯 하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라이온북스에게 있습니다.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 8점
정철상 지음/라이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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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극장판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프롤로그가 삽입된 3부작 이야기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2011년 7월 30일 발간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하이스트리머'는 건담의 창조자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를 극장에 내놓기 전, 도쿠마 서점의 아니메 잡지 '아니메쥬'를 통해 연재하고 있던 이야기를 모아서 발간된 3부작 소설을 번역한 작품입니다. 이 3부작이 극장용 아니메 역습의 샤아의 베이스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죠. 아니메쥬에서 하이스트리머라는 제목으로 연재되던 이 소설은 87년 12월 단행본으로 발간될 때는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라는 타이틀로 발간되었고, 2002년에 발간된 도쿠머 듀얼 문고판 때에는 다시 '기동전사 건담 하이스트리머'로 발간되었다가 다시 2009년의 복각판에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라는 타이틀로 발간되기도 했습니다. AK에서 발간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하이스트리머는 그런 면에서 두 타이틀을 모두 수용한 셈이죠. AK의 번역판은 2009년의 복각판을 베이스로 했습니다.

☞ 만화영화 연대기: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바로가기)


본 소설은 88년 2월 카도카와 서점을 통해 발간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벨토치카 칠드런'과는 다른 내용으로, 극장용 아니메의 스토리와 거의 일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인해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과의 연계성이 좀 더 강했던 벨토치카 칠드런에 비해 하이스트리머는 제타 건담과의 연계가 미약한 편이지요. 3부작으로 구성된 소설 중 1권의 이야기는 극장 아니메보다 이전의 시점을 다룬 일종의 프롤로그 성격의 이야기인데요. 샤아의 네오 지온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 샤아를 쫓아 스위트워터 콜로니를 수색하는 아므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며, 커닝엄이나 아료나, 그리고 제다와 같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기에 처음 소설을 접할 때는 과연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지 자못 궁금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등장하는 모빌슈트의 경우도 제간이나 리가지와 같은 익숙한 극장 아니메의 모빌슈트가 아니라 제다라든지 가블과 같은 생소한 모빌슈트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다만 극장 아니메의 시점과 일치하게 되는 2권부터는 이러한 새로운 캐릭터나 새로운 MS가 거의 등장하지 않게 되어 프롤로그 격인 1편과 본편인 2, 3편과의 연관성은 느슨한 느낌입니다. 특히, 커닝엄이나 아료나와 같은 여성들과 연애에 가까운 감정을 교류하던 아므로가 2권부터는 첸과 서로 호감을 갖는 사이로 발전을 하는데, 이런 부분은 확실히 이전의 시리즈에서 보아온 아므로의 캐릭터와는 다른, 여성을 다루는데 있어서 꽤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지요.

프롤로그이긴 하되 그리프스 전쟁 이후 종적을 감추었던 샤아의 심경변화나 여러가지 것들이 다루어지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하야토 코바야시나 카미유 비단, 쥬도 아시타 등에 대해 짤막하게라도 언급하고 있어 토미노 감독이 이전 작품들과의 연계에 있어서 아주 무관심하지는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기도 합니다.


2권의 퀘스 파라야의 등장부터 시작되는 극장 아니메에 해당하는 부분의 이야기는 거의 모양새가 유사합니다. 혹시나 싶어 극장판을 재생시키고 소설을 읽어보았는데요. 어떤 부분은 대사도 거의 같을 정도로 유사하기까지 하더군요. 물론, 원작과는 다소 다른 전개도 많이 눈에 띄며, 알파 아지루 같은 초대형 모빌 아머는 소설에서는 아예 등장하지 않습니다. 알파 아지루는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킬 목적으로 아니메에 투입된 것으로 판단되는 군요. 특히, '라라아는 나의 어머니가 될 여자였다'라는 등의 망언으로 인해, 극장판에서 크게 비난을 받았던 건담 최고의 인기 캐릭터 샤아의 경우는 극장 아니메에 비해 그 마지막이 좀 더 미화된 느낌이지 않나 합니다. 

삽화 일러스트로 등장한 모빌슈트나 캐릭터 등은 원작과는 크게 다릅니다. 특히, 모빌슈트의 경우는 기존의 모빌슈트를 참고하지 않고 삽화가인 호시노 유키노부의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그려졌는데요. MS의 스타일이나 디테일은 아니메에 비해 많이 뒤지는 것이 솔직한 느낌입니다. 다만, 주역 모빌슈트인 뉴건담의 경우는 꽤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으며, AK에서 발간한 '건담 웨폰즈 역습의 샤아편 II'에서 이 호시노 유키노부의 독특한 뉴건담 작례를 보다 상세히 만날 수 있습니다.

텍스트로 접한 마지막 샤아와 아므로의 이야기는 제 경우 극장 아니메보다 좀 더 몰입감이 좋았다 생각됩니다. 비주얼을 걷어냈지만 여전히 아므로와 샤아의 마지막은 인상적이었고, 오히려 소설이기에 모빌슈트에 집중하지 않게 되어 보다 더 SF 소설에 가까운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고 할까요. 800페이지가 채 안되는 분량인지라 읽기에는 부담이 없는, 그야말로 라이트 노벨다운 느낌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심도 있고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기는 했습니다. 다만, 토미노 감독 본업이 소설가가 아닌데다가 스스로 후기에 밝혔듯이 건담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당시 어마어마 했었기에 이런 바람은 무리라 할 수 있겠네요.

건담 웨폰즈에 소개된 하이스트리머 버전의 뉴 건담.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AK 커뮤니케이션즈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 하이 스트리머 - 상 - 8점
토미노 요시유키 지음, 김정규 옮김, 호시노 유키노부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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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한 모형 동호인들의 전시회, 해외 모델러들도 참여

릭터 라이선싱 페어와 SICAF 전시회가 코엑스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던 24일, 근처 섬유센터에서는 MMZ(Miniature & Modeling Zone)가 주최하는 제3회 하비페어가 열렸습니다. 국내 모형 동호인들의 작품 전시회 겸 홍보 및 판매행사라 할 수 있겠는데요. 마침 제 친구의 모형 동호회가 참가한 덕분에 겸사겸사 들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입장료는 친구가 지불해... 주지는 않았구요. 캐릭터 페어와 SICAF 참관으로 저 뿐만 아니라 아내와 아이가 모두 체력이 바닥난 터라 사실 이번 관람도 일단 사진을 많이 찍고 감상은 나중에 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캐릭터 페어 관람기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하루종일 정신을 놓고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사진기 모드가 바뀐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어대는 바람에 정작 볼만한 사진이 별로 없다는 것이 최대의 오점이라 하겠네요.

참가 동호회의 면면이나 전시회의 개요 등은 MMZ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바로가기)


입구는 '네덜랜드'의 전시 부스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끈 작품은 바로 위 사진의 철도 모형 디오라마인데요.


토마스 기차 모형도 보이고, 기차모형들이 자동으로 선로를 이동하는 등, 여러모로 디테일과 볼거리가 풍부한 작품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 관람객들 대부분이 이곳에서 오랫동안 시선을 떼지 못하게 되었지요. 제 아들도 넋을 잃고 보고 있었구요. 저 사진에도 넋나간 제 아들이 보이는군요.


Ma.K(Maschinen Krieger; 마쉬넨 크리거) 모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a.K 동호회의 작례들. 마쉬넨 크리거는 일본의 모델러 겸 메카닉 디자이어닌 코우 요코야마가 디자인한 오리지널 SF 밀리터리 모형 브랜드로, 모델러들에게는 나름 유명한 제품입니다. 엘로스도 어렷을 적에 몇 작품 만들어본 기억이 새록새록 하군요. 보시다시피 하드코어 SF와 밀리터리 스타일의 조합으로 스타워즈나 스타 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메카닉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꽤 많이 찍었는데, 다 초점이 안맞고 이거 한 장 겨우 구했네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 마쉬넨 크리거(Maschinen Krieger: Ma. K)란? by imuki (보러가기)


이 멋진 F-18 곡예비행단 모형은 놀랍게도 페이퍼 크래프트, 속칭 페크 모형입니다. 말 그대로 종이로 만든 모형인데요. 프라모델에 버금가는 디테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습니다. 하드크래프트 동호회의 작품.


역시 같은 페크 전차. 제가 탱크 쪽은 문외한인지라 정확한 모델명칭까지는 파악을 못했네요.


알투공방 동호회의 인디펜던스 데이 모형. 이건 100% 자작 모형인 것으로 보이더군요.


어딜가나 눈길을 끄는 스타워즈 모형들. 압도적인 포스를 자랑하는 스타 디스트로이어의 위용은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데쓰 스타의 표면으로 생각되는 지상의 디테일이 더해져 더더욱 웅장한 느낌을 재현하고 있네요.


영화에서 앞면보다 더 자주 등장한 스타 디스트로이어의 뒷면.


스타워즈의 또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밀레니엄 팔콘. 언제봐도 아름다운 라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SF 메카닉 디자인 중 하나이기도 하죠.


그밖의 스타워즈 관련 작례들.


슈퍼로봇 모형들을 자작하는 오프로 스튜디오의 작품들입니다. 철인 캉타우, 로보트 킹과 같은 한국 만화부터 메칸더 V, 고바리안 등 일본 만화의 캐릭터들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입니다. 제천대성이라는 제목으로 보아 손오공을 모델로 한 듯 싶은데요. 정교한 디테일과 사실적인 묘사가 눈길을 끌더군요. 역시 사진 찍는 이의 실수로 건진 사진은 한장 밖에 없습니다.


역시 같은 동호회의 작품. 악마적인 매력이 풀풀 나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꽤나 좋아라 하는 편이라서...


개인으로 참가한 김경환님의 작품. 한국군 피규어와 곡사포 모형들을 직접 자작한 작품입니다. 군복의 묘사도 그렇고 실제감이 대단하네요.


개인적으로 밀리터리 모형, 특히 탱크같은 것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군인 모형은 어렷을 적부터 무척 좋아라 했었는데요. 그런 이유로 이런 디오라마를 보면 무척 반갑고 그렇습니다. 마치 그 시대의 전장을 재현한 듯한 실제감이나 현장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도색이나 제작시간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현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후일 여유가 되면 이런 것들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네요.

국내 유수의 모델러들과 동호회 외에도, 노리오 타케무라를 위시한 일본의 중견 모델러들과 서양 모델러도 참여하는 등, 한국만의 전시회로는 그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나라 모델러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통해 우리 쪽도 그쪽 전시회에 참여하고 그들도 우리의 전시회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싶네요.

개인적으로 건프라 작례들이 비중을 많이 차지했던 건담 엑스포에 비해서 하비페어 쪽이 훨씬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았나 합니다. 3회 째를 맞이한 하비페어가 좀 더 많은 호응을 얻어 한국도 서브컬쳐나 취미 분야에 있어서 보다 많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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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년보다 커진 부스, 작년보다 적어진 이슈.

담 엑스포는 작년에 이어 이번이 2회째인데요. 이번에도 역시 SICAF 전시회 내에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여 열리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작년보다 공간이 커진 동시에, 작년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해 보이지 않았나 하는데요. 사실, 이번 건담 엑스포 개최 시기를 전후로 발표되는 신제품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애초에 이슈는 적을 수 밖에 없었던 전시회이긴 했습니다. MG로는 델타 플러스와 에피온이, HG로는 드라이센과 GM III 정도가 있었으며, 새로운 건담 시리즈의 주역인 건담 AGE의 메가사이즈 버전과 HG 등이 신제품으로 등장했지만, 작년의 RG 퍼스트와 같은 화제를 주지는 못한 듯 싶더군요. MG 더블 오라이저 건담과 RG 스트라이크 건담의 출시 시점과 맞았다면 좀 더 이야기거리가 많은 엑스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부스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작년에 비해 공간이 넓어진데다가 중앙을 차지하던 전시 테이블이 모두 벽면으로 이동하면서 작년에 비해 쾌적하게 건프라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입구에는 시리즈별 건프라와, 등급별 건프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섹션이 한쪽 벽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등급인 RG가 제법 라인업을 갖추게 된 것이 눈에 띄는군요.


신작 건담 시리즈인 기동전사 건담 AGE의 주역기체인 건담 AGE의 1:48 모형과 1:144 HG 모형. AGE 외에도 지구측 양산형 MS인 제노에이스와, 이성인의 병기인 가프랑도 HG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신제품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메인 이슈가 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1987년에 출시된,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내부 프레임을 갖추고 있었던 1:72 퍼스트 건담. 우측에는 80년대 초반에 한국에서도 발매된 적이 있는 1:100 건담이 있군요.


금번 신작 MG인 델타 플러스. 백식과 제타 건담의 라인을 계승하고 여기에 카토키 하지메식 스타일링이 더해져 제법 매력적인 모습의 디자인으로 태어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토키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백식을 베이스로 했는지라 여전히 그 스타일은 매력적이네요. 맞은 편으로는 드라이센도 보입니다. 델타 플러스와 드라이센을 찍은 사진은 대부분이 다 망가졌고, 겨우 하나 구한 한 장이 이 사진이네요. 


신제품이나 이슈가 적다보니 한쪽 면에는 건프라의 제조과정을 보여주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작년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군요.


실제 목업이나 금형, 런너와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건프라 제작의 일부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건담 엑스포는 건프라 라인업이나 신제품 소개보다는 국내 모델러들의 작례 전시회에 좀 더 비중이 실려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냥 제품 소개만으로는 볼거리가 적다보니 이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요. 일부 작례의 경우는 작년에도 전시되었던 것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새로운 작례들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역시 사진들 대부분이 잘못 나와서 건져낸 사진은 얼마 안되는군요.


UCHG 코어파이터. 밀리터리적인 디테일과 스타일 덕에 꽤 작례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디오라마 소재로도 사용되었죠.


크샤트리아에게 밀리터리적 스타일링을 대폭 가미한 작례.


민봉기 건프라월드의 디오라마. 화이트베이스에서 출격 대기중인 건담과 건캐논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망중투한이라는 작품명을 가진 손영석님의 작례. UCHG 라인업의 람바랄 유격대 세트와 M61A5 메인 배틀 탱크 세트 등을 조합하여 만든 작례입니다.


반다이 하비사업부에서도 작례가 나왔네요. 크샤트리아에게 비행형 구프타입의 컨셉을 대입시킨 듯한 모습입니다.


가와구치 명인의 작례도 전시되어 있군요. 코어 파이터에 올라탄 세일러 마스를 묘사한 작례.


PG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압도적인 포스.


UCHG를 활용한 또다른 멋진 디오라마. 이번 디오라마는 코어파이터와 브리핑 세트를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락한 코어파이터의 묘사가 상당하네요.

이밖에도 멋진 작례들이 상당히 많이 전시되어 엑스포의 단조로움을 상쇄해주고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중 많은 사진이 못쓰게 되어 소개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작년과 마찬가지로 건프라 체험 이벤트나 한정판 및 건프라 특가 판매도 열리고 있었는데,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판매 이벤트의 경우는 이미 많은 제품들이 팔려 나가 대부분이 매진된 상황이더군요.

금번 건프라 엑스포는 작년보다 대체적으로 여유롭고 쾌적한 느낌을 주었습니다만, 볼거리에서는 오히려 작년보다 못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공간이 넓어진 만큼 프라모델들의 전시 밀도가 옅어진 부분도 있고, 작년에 비해 큰 이슈거리가 되는 신제품이 이번 엑스포 시기에는 없다보니 조금 싱거운 느낌이긴 했는데요.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엑스포의 개최를 통해 좀 더 많은 노하우를 습득하여 보다 더 내실 있는 엑스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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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년에 비해 좀 더 전시회스러운 느낌에 가깝게 변한 SICAF

릭터 라이선싱 페어와 동시에 코엑스 3층 D홀에서는 제15회 SICAF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전시회와 함께 CGV 명동과 서울 애니시네마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제도 열렸다고 하는군요. 이번 전시회는 한적한 D홀에서 열린 관계로 인적은 드문 편이었습니다만, 오히려 그로 인해 관람에는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느낌이었다 하겠습니다. 1층의 아비규환 뒤의 관람이라서 그런지 더더욱 평온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더군요.

다만, 아내와 아이를 1층에 두고 잠깐 들린 관계로 여유로운 전시회의 분위기와 달리 개인적으로는 조금 빠르게 움직인 편이었습니다. 결국 여기서도 카메라의 모드를 확인할 여유도 갖지 못한체, 전시회를 설명하는 여러 텍스트나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할 시간도 갖지 못한체 셔터를 누르기에만 급급하고 말았는데요. 앞으로는 이렇게 시간에 쫓기는 관람은 될 수 있으면 지양해야 겠다 싶습니다. 내년에도 관람이 가능하다면 그 때는 캐릭터 전시회는 아예 건너뛰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작년의 경우에는 SICAF를 먼저 관람하고 캐릭터 전시회로 이동하면서 나름 여유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역으로 해서 그런지 여러모로 힘든 관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SICAF 2010의 하이라이트를 허영만 화백이 장식했다면, 이번 SICAF 2011에서는 한국 순정만화계를 대표하는 작가 원수연 님이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로 인한 영향 때문인지 이번 SICAF는 순정만화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화사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되는군요.


원수연 님의 인터뷰 영상이 한쪽 구석에서 재생되고 있네요.


전시부스는 상당히 큰 편이며, 여러가지 다양한 소품으로 순정만화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부스의 타이틀이자 원수연 작가 최대의 히트작인 풀 하우스와 꽤 어울리는 분위기라 하겠습니다.


다시 보아도 세련된 느낌의 일러스트. 80년대 후반 그녀가 데뷔했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엘로스는 순정만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그림체를 꽤 좋아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게도 순정만화에 대한 선입견으로 그녀의 작품을 끝내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근래 들어 코믹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웹툰 작가들의 공간. 임강혁을 필두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일러스트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커버격인 임강혁 작가의 일러스트는 웹툰 레벨을 넘는 디테일과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군요.


프랑스 만화를 별도로 소개하는 부스입니다. 봉쥬르(Bon Jour; 프랑스 인사말)라는 타이틀이 인상적인 세련된 공간이었습니다. 흡사 디자인 전시회를 온 듯한 느낌이더군요.


프랑스 만화라 다소 거리감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슬쩍 본 느낌으로는 꽤 친숙한 필체랄까요, 크게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일부 작품은 미국 코믹스보다도 더 익숙한 느낌을 주더군요.


제6회 국제 디지털 만화 공모전 수상작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상작인 파리의 골목길 여행, 김나영 작. 만화의 레벨을 넘어서는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급하게 사진 찍는다고 제대로 음미해보지도 못하고 간 것이 후회됩니다. 사진찍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작품을 음미했다면 사진은 못올리더라도 보다 더 내실있는 관람기가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정보근의 최우수상 Nanuk. 에스키모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스크롤 만화입니다.


송시현/이민용의 인기상 네로의 실험실. 흑백의 투박한 터치지만 의외로 몰입감이 좋은 듯 합니다.

이들 수상작들은 SICAF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점 안맞은 허접한 사진보다는 사이트의 선명한 이미지가 작품의 진가를 좀 더 확실히 보여줄 듯 싶군요. (보러가기)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 서당. 이것참 오랜만에 보는군요.


아베 야로의 심야식당은 아예 식당을 모티브로 한 부스로 꾸며져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일본의 선술집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벽면에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심야식당의 컷들. 아베 야로는 이번 SICAF 행사에 참여하여 사인회도 가졌다고 하는군요.


한쪽에 마련된 코스튬 플레이 부스.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아가씨들과 포토타임도 있는 듯 한데, 멀찌감치서 보니 한 아가씨는 사진찍는 것을 거부하는 듯 하더군요. 아마추어들이라 아무래도 수줍은가 봅니다. : )

SICAF 행사는 이 외에도 대학 동아리들의 전시회도 마련되어 만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실력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시간상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넘어갔지만요. 또한 작년 SICAF의 경우 2010년의 이슈였던 3D 상영에 일부 부스를 할애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여 올해에는 4D 체험관을 하나 정도 마련하여 관객들에게 4D 영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라 좋았습니다만, 여전히 만화계의 열악한 현실이 피부에 와닿는 다소 힘이 빠진 전시회이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활기찬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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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코엑스에서 열리는 캐릭터 페어 및 SICAF 행사와, 근처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모형전시회 하비페어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인 캐릭터 페어는 주말까지 겹쳐 그야말로 인산인해, 정말 정신줄을 놓고 관람을 하게 되었는데요. 아내와 아들은 이벤트 행사 라인에 세워 놓고 저는 급한대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포스팅을 위한 사직찍기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서둘렀던 탓일까요. 카메라 모드가 잘못 되어있었던 것을 잊어버린 체 사진찍기에만 급급했던 나머지 대부분의 사진들이 초점이 엉망인 사진들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집에 와서 사진들을 확인하는데 어찌나 허탈하던지... 아들 사진도, 전시회 풍경 사진도 거의 대부분이 포스팅으로 쓰기에는 처참하리만큼 초점이 안맞게 되어버렸네요. 찍으면서도 계속 느낌이 이상했는데, 워낙 사람도 많고 손에 든것도 많다보니 차분하게 카메라 모드를 확인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사진들로 스무장 가까이 추려서 관람기를 꾸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상태가 좋지 못한 점 양해바라겠습니다.

 
인산인해를 이룬 캐릭터 페어, 정상적인 관람이 힘들어...

국 콘텐츠 진흥원(KOCCA)과 코엑스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서울시가 후원한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는 한국의 캐릭터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해외로의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되는 전시회로,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행사입니다. 7월20일부터 7월 24일까지 5일에 걸쳐 코엑스 A홀과 B홀에서 전시회가 이루어졌지요. 그냥 캐릭터 전시회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이벤트 등이 준비되어 그야말로 전시회는 혼잡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평일날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지만 마지막 전시일인 어제는 도저히 제정신으로 관람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체감상으로는 작년의 전시회에 비해 보다 더 혼잡했던 것 같네요.


전시회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A홀의 입구에는 좌측으로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의 꼬마버스 타요와, 우측으로 부즈클럽의 캐니멀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마련된 꼬마버스 타요의 모형은 포토존으로 쓰이고 있었는데요. 워낙에 사람이 많다보니 줄을 서서 기다려야 사진을 찍을 수 있더군요. 겨우겨우 차례를 기다려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좀처럼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아드님 덕분에 겨우 건진 사진은 이 사진 달랑 하나.


안쪽에는 각종 캐릭터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꼬마버스 타요는 아직까지는 캐릭터 상품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죠.


뿌까 캐릭터로 잘 알려진 부즈의 자회사 부즈클럽의 히트 캐릭터 캐니멀. 전시회에 등장한 캐릭터 중 가장 상품화가 착실히 준비된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요. 캐릭터 상품의 종류도 완구를 넘어 팬시와 각종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상품으로서도, 미디어로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하네요. 정작 아들과 와이프는 그닥 좋아라 하는 눈치는 아닙니다만. (아내는 캐니멀의 표현방식이 유아들에겐 다소 과격하다는 이유로, 아들은 자동차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로 좋아라 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캐니멀은 5세 이하의 유아들보다는 6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만.)


캐니멀의 엄마뻘 캐릭터인 뿌까도 캐니멀 부스 옆에서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뭐, 번들인 셈이군요.


마찬가지로 타요와 같이 아이코닉 엔터테인먼트의 캐릭터 상품이자 한국 캐릭터의 대표작인 뽀느님, 아니 뽀로로는 타요의 부스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뽀로로는 특별히 뭘 하겠다기보다는 상징적 의미로 나와준 듯 싶네요. 타요 캐릭터의 지원사격이라고 할까요? 그러고보니 캐니멀+뿌까와 타요+뽀로로 조합은 서로가 상반되는 구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후배 캐릭터에게 도움받는 선배 캐릭터와, 선배 캐릭터에게 도움받는 후배 캐릭터의 구도...랄까요.


올리브 스튜디오의 히트 캐릭터 코코몽. 근래에는 그 파워가 다소 약해진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변치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시즌인 코코몽2에서는 코코몽이 만든 로봇 로보콩를 중심으로 세균킹과 그의 일당들과의 대결이 주 에피소드가 되고 있습니다. 다소 남자아이들 취향으로 기운 듯한 느낌이죠.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코코몽 인형. 캐릭터의 네임 밸류에 비해 코코몽 브랜드는 캐릭터 상품 비즈니스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캐릭터들이 아직 캐릭터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몇몇 외에는 그다지 원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네요.


KBS의 인기 캐릭터 후토스. 개인적으로 요즘 만들어진 캐릭터 중에는 젤 맘에 들어라 하는 캐릭터인데요. 작년의 시즌2 제목인 잃어버린 숲을 타이틀로 내걸고 각종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은 없는 듯 하네요.


후토스의 캐릭터 '아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드님. 후토스의 새로운 시즌 소식이 없어지면서 다소 요즘은 애정이 식은 듯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좋아라 합니다.


또다른 캐릭터 '조아'의 뾰루퉁한 모습.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누군가 조아의 이마 위에 낙서를 해놓았더군요. 그래서 기분이 저리 안좋은가 봅니다.


대원 미디어는 자사의 캐릭터인 눈보리 외에 원피스와 같은 일본산 캐릭터를 같이 전시하고 있습니다. 대원은 캐릭터 사업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본 듯 싶죠. 전시회에서 원피스 캐릭터가 더 전면에 위치한 느낌입니다.


뽀느님, 아니 뽀로로를 위협할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는 2011년 돌풍의 캐릭터 로보카 폴리의 전시부스. 돌풍의 캐릭터답게 그야말로 전시부스는 아비규환에 가깝습니다. 구석진 B홀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물론, B홀 입구에서는 가장 첫 부스입니다만) 인기는 모든 부스를 통틀어 단연 최고입니다.


각종 체험 이벤트로 부스 내는 정말로 정신이 없습니다. 잠시만 방심해도 아이를 잃어버릴 판.


상반기 돌풍의 중심지에 있었던 로보카 폴리의 변신 완구와 미니카 세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상반기의 모습과는 달리 부스 바깥 쪽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캐릭터 페어는 전반적으로 로보카 폴리라는 거물 루키와 기존 히트 캐릭터들을 투톱으로 양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 시장에서 폴리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겠네요. 반면, 부즈클럽의 캐니멀처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각종 상품화 사업에서는 다른 캐릭터들이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느낌입니다. 중소기업들과의 연계를 공고히 하고 좀 더 높은 퀄리티와 매력적인 디자인의 캐릭터 상품들을 만들어 내어 비즈니스 전반의 활력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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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생뚱맞은 후반부가 공존하는 2부


국에서 최초로 정식발매된 1권으로부터 약 한달 만에 전격 발행된 데빌맨 2권입니다. 상당히 빠른 발행속도로, 팬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네요. 총 352페이지의 긴 분량은 328페이지의 1권보다도 24페이지가 더 많은 분량인데요. 1권을 넘어서는 파괴와 살육의 본격적인 발동이 이번 2권부터 그 진정한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말 그대로 본편의 시작을 알리는 셈입니다.


이번 2권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시렌느와 데빌맨의 사투는 40년 전의 작품이라고는 믿기기 힘든 박력과 폭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래의 호러 만화들처럼 사실적인 데생이나 세심한 묘사가 수반되지 않았을 뿐, 그에 못지 않는 잔혹함이 지면에 표현되고 있는데요. 그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데몬족과 인간들의 두려움과 투쟁심,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실감 넘치게 그려지면서 몹시도 처절한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저번 1권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러한 모습은 베르세르크와 같은 최근의 작품에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클라이막스 격인 시렌느와의 사투가 막을 내린 된 뒤에는 인간의 천적설에 대한 아키라와 료의 대화, 서서히 인간계를 침범해 오는 데몬족들의 위협과 새로운 데몬과의 사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천적설과 같은 부분은 지금 관점에서도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라 하겠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서사가 매끄럽지 못하고 일부에서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설정도 등장하는 것은 역시 40년전의 작품이 가진 한계가 아닌가 싶네요. 뜬금없이 아키라에게 찾아온 예전 옆집 꼬마소녀의 이야기는 다소 비약이 심하고 생뚱맞은 느낌을 주며, 데몬들이 소녀가 탄 열차를 자신들의 뱃속으로 끌어들인 뒤 인간들을 공격하는 장면 역시 서사의 수준이 낮은 편입니다. 데빌맨이 비록 충격적인 소재와 표현을 보여준 작품이긴 하나, 소년만화의 범주에 아직 머무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후반부로 갈수록 작화 스타일이 변모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후도 아키라의 경우는 앳된 고교생의 모습에서 서서히 강인한 남성으로 그 외모가 변모하는 느낌이군요. 어떤 부분에서는 나가이 고의 또다른 문제작의 주인공인 그 누군가(?)를 연상시키기까지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중반부 이후로는 아키라의 친구인 료의 능력으로 인해 시공간을 넘어 과거의 데몬과 싸우는 데빌맨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과거의 역사적 인물들의 사건에 데몬과 데빌맨을 엮어서 에피소드를 풀어가는 것인데요. 쟌 다르크, 아돌프 히틀러, 마리 앙뜨와네뜨 같은 실존인물들이 등장하여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데몬들에 대한 가상의 이야기를 그리게 됩니다. 개별 에피소드로서는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지만, 데빌맨의 원래 이야기와는 다소 동떨어진데다가 그 이음새가 그다지 부드럽지 못해 사이사이 호흡은 매끄럽지 못하며, 본편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옴니버스 형태의 번외편과 같은 느낌을 준다 하겠습니다.

이번 2권에 대한 감상은 개인적으로는 다소 실망스러운 편입니다. 임팩트가 있었던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서사의 밀도가 떨어지고, 흐름도 매끄럽지 못한 느낌을 준데다가 후반부에는 번외편으로 이야기가 새면서, 흡사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될 듯 하다가 겉도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고나 할까요. 3권에서는 끊어진 흐름을 다시 이어 나가면서 명성에 걸맞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永井豪 · ダイナミックプロ / ⓒ AK 커뮤니케이션즈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데빌맨 2 - 6점
나가이 고 글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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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미션과 접대에 익숙한 기성 언론과, 이제와서 나몰라라 하는 거대 포탈이 무슨 자격으로 블로그의 폐단을 논하는가.


시는 분은 다 아시고 모르시는 분에게는 전혀 딴 세상의 이야기겠지만 현재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는 그야말로 뒤숭숭합니다. 인기 상한가의 와이프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공동구매를 진행중이던 살균 세척기의 안정성 문제가 불거진 것 때문인데요. 아실만한 분은 다 아실 이야기이니 자세한 상황은 제 블로그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미도리님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우려했던 와이프로거의 상업화가 곪아터지다 by 미도리 (바로가기)

한마디로 해당 블로거는 살균 세척기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체 업체의 요청을 받고 판촉을 위한 포스팅을 써서 자신의 블로거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상품을 홍보하고 공동구매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들리는 바에 의하면 해당 제품의 냉정한 사용기가 아닌, 블로거 자신의 인지도와 감성에 호소하는 형태로 리뷰를 작성하여 이 블로거를 신뢰하는 수많은 방문객들과 이웃들이 별 의심없이 제품을 구매했고, 결과적으로 큰 낭패를 보았다고 하는군요. 사실 유무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건강에 심각한 이상을 가져온 분도 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엄청난 대형 사고가 터진 셈이죠.

물론 해당 블로거는 이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세척기 업체로부터 수수료까지 챙겼으니 그것이 거액이건 소액이건 간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책임을 받아야 겠지요. 일각에서 이야기되는 환불 책임론은 블로거와 제조회사가 함께 져야할 문제라 생각됩니다. 공동구매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블로거는 제품의 책임에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만, 현재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나 포탈들의 쇼핑물 중 해당 제품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그들이 100% 책임을 지는 곳은 없습니다. 쇼핑몰이 해당 제품의 하자를 확인하지 못한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원칙적으로 이들 제품의 하자를 100% 책임지는 것도 앞뒤는 안맞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블로거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다만 회사 측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이 피해자들의 분노를 블로그로 향하게 하고 있는 듯도 합니다.

평범한 주부에서 스타 블로거로 추앙받던 이 블로거는 네티즌들의 분노에 찬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블로그를 폐쇄했습니다. 어찌보면 예정된 수순인데, 마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비춰지면서 더더욱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잘못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안돼 보입니다. 업체와 공조하여 적절한 보상책과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텐데 왠지 둘이 따로 놀고 있는 인상을 주는군요. 블로그 폐쇄는 한마디로 악수라 하겠습니다.

자, 사실 여기까지는 한 블로거의 잘못된 공동구매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와, 해당 업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안전기준 준수여부가 이슈가 되었다 하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시야를 넓혀 그녀와 비슷하게 업체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챙기고 제품을 홍보해주는 블로거들의 과도한 상업화와 부도덕적인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실제로 소위 돈에 환장한 블로거들이 늘어나면서 블로고스피어가 지저분해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블로거들이나 네티즌이 누차 이야기했듯이 이건 언젠가는 한번쯤 터질 재앙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는 그 예견된 재앙으로서는 꽤 심각한 편이라 하겠습니다.

헌데 이 이슈가 시간이 지나자 이상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언론들이 앞다퉈 파워 블로거의 과도한 상업성을 떠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파워 블로거들을 규제하겠다고 하는군요.

☞ 파워블로거 상품평, 믿을게 없네 from 스포츠 서울 (바로가기)
☞ 입소문 내드릴께요... 얼마 줄래요? from 머니투데이 (바로가기)
☞ 수상한 파워블로거들 세무조사 날벼락...국세청-공정위-정치권 함께 나설 듯 from 전자신문 (바로가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블로거에 대한 세무조사(물론 아직 계획된 것은 없다고 국세청에서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만), 좋습니다. 블로거들 스스로의 자정의 노력과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서 기업들이 보다 더 주의깊은 접근을 요하자는 말도 좋습니다. 그런데, 블로거 법안이라니... 그것도 이 문제가 발생한지 채 며칠이 지나지도 않아서 그런 얘기가 들리는 것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지금의 정부는 아무래도 블로거들과는 여러모로 사이가 좋지 않은데요. 왠지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블로거들을 압박한 구실을 찾은 듯한 느낌을 주는군요. 블로거들의 과도한 상업성을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면 같은 형태로 그동안 무수한 수익을 챙겨온 언론사들은 어쩌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돈받고 기사 써주기를 넘어 아예 대놓고 돈을 주면 기사를 써주겠다는 언론사들은 그동안 어떤 제재를 받아 왔는가요. 그런 그들이 그들과 같은 짓을 저지른 블로거들을 지금 점잖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잘못한 블로거들이 야단을 맞는 건 이해하겠는데, 그걸 기성 언론들이 자신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시침 뚝떼고 기사를 쓰고 있으니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군요.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사랑이다... 뭐 이런걸까요. 언론들의 이율배반적인 태도 역시 자신들과 적대관계인 블로그들을 이참에 견제하겠다는 듯한 제스쳐로 보입니다.

☞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어느 파워블로그 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점.. by 학주니 (바로가기)

포탈들은 또 어떻습니까. 현재 블로그 서비스의 과반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포탈들, 특히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N 포탈의 경우는 언제나 그렇듯이 일일이 자신들이 관리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발을 빼고 있습니다. 이 블로거는 하자가 있는 제품을 자신의 블로그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식의 공동구매를 통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블로그는 분명 포탈이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블로그입니다. 음란물을 올리는 블로그를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검색 상단에 노출시키고도 이건 자신들이 잘못한게 아니라 블로거의 잘못이라고 발뺌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건지 모르겠군요. 이런 블로거들을 공공연히 키우고 그 블로그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통해 수익을 벌어온 곳은 그럼 어디일까요.

☞ 포털은 파워블로그 문제를 어떻게 키웠나 by 그만 (바로가기)

블로거가 비판받는 작금의 이슈는 기성 언론들도 반성해야할 부분입니다. 이 블로거들은 말 그대로 기성언론이 벌여온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여 과도한 상업성을 추구한 나머지 씻을 수 없는 우를 범한 이들입니다. 비단, 언론만이 아닙니다. 기업이든 조직이든 초심을 잃어버린 결과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성의 목소리는 없고 견제의 눈초리만 가득한 대다수 언론들의 모습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번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을 느껴야 할 포탈들의 소극적인 행태도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자신들의 시스템 위에서 벌어진 일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추가 대책을 강구하는 제스처라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저 법이 알아서 해주길 뒷짐지고 바라보는 모습은 거대 포탈이 블로거를 대하는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사태로 인하여 블로고스피어와 블로그의 타격은 생각보다 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넘치는 바이럴 마케팅에 의한 과도한 상업성과 편중된 이슈(이것도 포탈들이 조장한 결과인데, 자신들은 아니라고 부정하겠지요.)로 인해 블로그는 이미 예전과 같은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번 사태로 인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군요.

동시에 이런 파장이 블로그의 자정능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좀 더 성숙한 블로고스피어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빌어 봅니다. 안타깝게도 가뜩이나 수입원이 없는 한국의 블로거들(몇몇 파워블로거나 저렇게 거액을 받지 대부분은 돈벌이가 별로 안되는 이짓을 자신이 좋아서 하고 있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시길)은 이번 사건으로 더더욱 입지가 좁아지겠지만, 그로 인해 양질의 포스팅을 생산해내는 진짜 파워 블로거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또한 기원해 봅니다. 아울러, 포탈에 종속되어 엇비슷한 포스팅을 쏟아내는 현재의 블로그 트랜드에도 전환점이 생기길 바래 봅니다. 요리와 여행, 연예와 같은 인기 이슈들의 과도한 편중현상 역시 블로그의 상업화를 이끌어낸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보다 더 성숙한 블로그 생태계를 구축하고 블로거 스스로 과도한 상업성을 지양하며 상업성을 띈 포스팅임을 스스로가 밝히고 언론의 기본이기도 한 중립성을 지키는 등 블로거들의 적극적인 대처도 필요하겠지요. 아울러 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포탈들은 지금처럼의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름의 대안과 대책을 구비하는 것이 옳은 처사라 생각됩니다. 또한 언론은 블로그를 적대시하고 견제하는 소모성 기사에 연연하지 말고 블로그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먼저라 보입니다. 인터넷 페이지에 덕지덕지 광고 배너를 버젓이 붙이고서 블로그의 상업성과 폐단을 운운하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무슨 이슈만 있으면 허겁지겁 규제책을 내놓는 정부는 좀 더 긴 안목으로 대책을 세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만약 하겠다면 블로거를 자신들의 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일 생각으로 좀 더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처럼 며칠만에 생각없이 규제 법안 낸다는 소리를 하는 것 보단 말이지요.

☞ 베비로즈와 소셜미디어, 천민 자본주의 from 블로터닷넷 (바로가기)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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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아닌 실제로 벌어질 수일 후부터 수십억년 후의 이야기

의 이야기에 앞서 질문으로 서두를 시작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어떤 종류의 책을 주로 읽고 있는가. 소설인가 아니면 시집, 또는 수필인가, 경제서나 인문서, 아니면 과학서적인가, 그것도 아니면 잡지나 만화책인가. 만약, 소설이라면 연애소설인가, 추리소설인가, 아니면 대하소설인가. 인문서라면 문학개론인가 철학서인가 아니면 역사서인가.

글쓴이의 경우, 7~8년전부터 독서 취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 사실,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부끄럽게도 일년에 열권이 체 안되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사실 우습기는 하다. 하여간에 -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해주는 책에 더 손이 가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요근래에 와서는 마케팅 개론 같은 경제서나 가벼이 읽을 수 있는 다소 라이트한 인문학 서적들을 많이 읽고 있는데, - 이 블로그의 Book Cafe 카테고리를 보면 리뷰한 책은 얼마 없지만 대충 주인장의 독서 취향을 아실 수 있으리라 - 마음을 움직이고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수필이나 소설들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책들이라 주로 일컬어지지만, 이렇게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책 역시 독자들에게 지적인 감동을 선사하지 않나 생각된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감동... 이라면 좀 우스운 표현일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이야기할 앨런 와이즈먼의 '인간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Us)'은 독자들에게 높은 지적 감동을 선사하는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한국어판 책의 표지 일러스트를 보고 있으면 무언가 비슷한 데자뷰가 느껴진다. 바로 책이 발간되었던 2007년에 한국에서 개봉되었던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2007)'의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이다. 영화는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대부분의 인간이 사라져버린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좀비가 되어버린 인간들과 주인공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영화가 인상적인 것은 사람들이 사라져 버려 그 기능이 정지된 체 수년이 지난 도시의 풍경을 실로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는데, 바로 이 영화 속 도시의 모습이 이 책, 인간없는 세상에서는 더욱 세밀하고 자세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장면과의 절묘한 오버래핑은 책에 대한 흥미와 몰입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하겠다.

책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한다. 우선 어느날 갑자기 온 인류가 지상에서 깨끗하게 사라져 버렸을 경우, 인간이 남긴 수많은 유산들과 도시가 과연 어떤 식으로 변해가고 사라져가는지를 통해 인류가 남긴 모든 것들의 덧없음을 이야기 하게 된다. 또 하나는 바로 환경주의적인 접근으로, 우리 인류가 무심코 버리고 있는 많은 것들과 별 생각없이 행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종국에는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인류가 만들어낸 합성재질 플라스틱은 강력한 자연의 정화능력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동안 지구 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방사능은 그것을 관리할 인류가 사라진 뒤, 지구의 새로운 재앙으로 등장하여 남아있는 많은 생명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주의적론적인 저자의 접근은 어떤 면에서는 다소 과감한 부분도 있다. 인류가 좀 줄어들어야 지구가 숨통이 트인다는 것이 그것인데, 저자는 이를 '자발적 인류멸종 운동'이라는 독특한 문구로 정의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와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많은 나라들의 출산장려정책과는 반대되는, 저자의 생각은 확실히 인간보다는 자연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듯 싶다. 어쩌면 저자의 말대로 현재의 지구는 수십억의 인류가 살아가기에는 포화상태에 직면했는지도 모른다. 우주로의 진출 등 SF 소설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현실화 될 때 쯤에야 지구는 숨을 쉴 수 있을까. 어쩌면 현재의 고령화 사회가 십수년 쯤 이어지면 자연스레 인류는 예전에 비해 감소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책의 내용과 함께 글쓴이를 감동시킨 것은 바로 저명한 저널리스트라는 저자의 명성에 어울리는 필력과 치밀한 사전조사라 하겠다. 단 하나의 내용도 단순한 추측과 상상으로 얼버무리지 않고, 정확한 사실과 근거를 스스로 조사하고 정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저자의 문체는 간결하고 논리적이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형태의 글쓰기와 태도를 본받고 싶어하기에 읽는 내내 상당한 감명을 받기도 했다. 특히 블로거나 기존의 언론인들의 경우, 정확한 사실 근거를 확인하는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한 체 추측만을 갖고 글을 쓰고 이를 사실인냥 하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는데, 이는 분명 지양해야할 자세라 여겨진다. 

책에서는 한국의 비무장지대도 잠시 등장한다. 인간이 사라진지 반세기가 넘게 지난 이곳 비무장지대는 말 그대로 저자가 언급한 인간이 사라진 세상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만약, 통일이 된다면 이곳은 또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이 없어진 세상의 모습을 이 책에서 보았다면, 이제 우리는 인간이 없어야 제대로 숨쉴 수 있는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는가.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Alan Weisman / ⓒ 랜덤하우스 코리아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인간 없는 세상 - 10점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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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전설의 고전, AK에 의해 한국최초 출간


'징가' 시리즈로 일본 만화와 만화영화에 한획을 그은 거장 나가이 고(永井豪)의 묵시록 호러 '데빌맨' 코믹스가 무려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한국에 정식발매되었습니다. 이전까지의 해적판과는 다른 정식발매라는 점에서 의의가 큰데요. 이번 데빌맨의 정식출간은 국내에서 건담관련 서적들을 비롯 마이너한 서브컬쳐 장르의 책들을 꾸준히 출시해주는 '용자' 출판사 AK 커뮤니케이션즈가 맡았습니다.

1972년 시작된 데빌맨은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만화책과 TV 만화영화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별개의 작품입니다. 만화책을 원작으로 하여 TV 시리즈가 제작된 것이 아니라, 최초 기획은 TV 시리즈가 먼저였고, 이후 나가이 화백이 별도로 코믹스를 진행시킨건데요. 데빌맨보다 먼저 연재되고 있던 나가이 화백의 '마왕 단테(1971)'를 베이스로 TV 시리즈용 변신 히어로물이 기획되면서 각본가 츠지 마사키(辻真先)가 TV 시리즈의 이야기를 담당하게 되고, 나가이 화백은 이 아이디어를 갖고 TV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묵시록적 호러물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로 인해 코믹스와 TV 시리즈는 그 성격을 완전히 달리 하지요. 이러한 구도는 마징가 Z도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초반부부터 펼쳐지는 끔찍한 지옥도는 40년 전의 작품이다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파격적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일본 코믹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코믹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고어적인 장면들이라지만 40년 전의 세상에서는 만화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시도였다 하겠지요. 미우라 켄타로의 '베르세르크'가 선보인 살육의 아수라장이 거의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데(물론, 이는 베르세르크가 데빌맨에게 음으로 양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 다만 묘사의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을 뿐 상상력이나 장면 구성은 베르세르크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가히 후대의 수많은 바이올런스 호러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선구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데빌맨의 진정한 매력은 이 그로테스크한 상상력과 시대를 뛰어넘는 폭력묘사가 아닌, 악마의 힘을 손에 넣은 인간의 고뇌, 묵시록적인 파국, 압도적인 절망, 그리고 허를 찌르는 반전과 충격적인 진실 등 실로 당대의 코믹스에서는 느끼기 힘든 서스펜스와 호러, 그리고 드라마틱한 전개가 아닐까 합니다. 데빌맨이 되는 후도 아키라와 그의 친구 아스카 료 사이의 관계가 그 대표적인 것으로, 작금의 그저그런 코믹스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데요. 이런 점에서 이 둘 또한 베르세르크에게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보니 베르세르크는 데빌맨의 오마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군요.

물론, 근래의 만화들에 비해 장면과 장면사이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며, 다소 비약이 심한 전개가 눈에 띄긴 하지만, 그것은 데빌맨 이후 수십년에 걸쳐 발전해온 만화적 노하우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그러한 것이지 40년전에 이 코믹스를 접했다면 그러한 부분은 전혀 불편함을 느낄 요소가 아니기도 합니다. 사실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지금봐도 이야기와 장면구성은 대체적으로 매끄러운 편이며,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부분도 코믹스로서 훌륭합니다.


그로테스크한 데몬의 모습들. 디테일이 떨어질 뿐 지금의 코믹스들에 등장하는 다양한 크리쳐들과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익숙한 나가이 고의 캐릭터들. 이런 코믹스적인 모습은 앞으로 벌어질 파괴적이고 종말론적인 이야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보입니다만, 나가이 화백의 캐릭터를 이렇게 실제 지면으로 한국에서 접할 수 있다는 반가움 만큼은 반감되지 않는군요.


1권은 총 330여 페이지에 달하는, 코믹스 단행본으로서는 꽤 지면이 많은 편에 속합니다. 데빌맨은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아마 이번 한국어판도 다섯권으로 발매되겠군요. 반양장본에 컬러 페이지는 없으며 가격은 8,000원으로 다소 비싼 축에 속합니다만, 어차피 나가이 고의 팬이나 코믹스 마니아들로서는 이 정도면 충분히 소화할만한 가격이지 않나 싶네요. 아, 물론 인터넷 서점에서는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실 수 있구요. 40년전 작품이라지만 꽤나 충격적인 표현과 전개가 등장하는 작품의 무삭제판인지라 될 수 있으면 고교생 이상 관람가로 나오는 것이 한국 실정에 맞지 않나 합니다. 아, 요즘 젊은 친구들에겐 이 정도는 약과려나요? : )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永井豪 · ダイナミックプロ / ⓒ AK 커뮤니케이션즈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데빌맨 1 - 8점
나가이 고 글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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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저렴한 가격, 작은 크기에 빼곡히 들어선 우주세기 뒷 이야기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2011년 6월 14일 발간한 '건담의 상식, 우주세기 모빌슈트 대백과 [지구연방군편]'(이하 모빌슈트 대백과)은 지난 5월에 발간된 '건담의 상식, 일년전쟁 캐릭터 대전집'에 이은 건담의 상식 대백과 2탄으로, AK가 발간한 건담 관련 설정집으로는 다섯번째에 해당하는 서적입니다. 저 옛날 로봇대백과 이후로 이렇게 꾸준하게 아니메 로봇 설정집을 출간하는 출판사가 있었던가요. 이 시도만으로도 국내의 많은 건덕과 오덕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모빌슈트 대백과는 후타바샤(쌍엽사, 双葉社)에서 출간한 서적을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한국어판으로 출간한 서적으로, 다른 건담 관련 설정집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종이질이나 편집 디자인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안에 담긴 내용은 꽤 방대하고 빼곡한데요. 220여페이지의 분량에 많은 이미지가 삽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정보량은 많은 편으로 판단됩니다.  아차, 뒷 페이지의 챕터 소개에는 '우주세기 0087~0088년의 구세대기'가 중복 인쇄되었군요.


AK에서 이전에 출간한 코믹스와 비교해보면 책의 사이즈가 꽤 작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휴대도 편하고 가벼이 즐길 수 있는 모습인데요. 약속 시간까지 기다리기 지루할 때 이 책을 길에서 꺼내 읽는다면 당신은 건덕임을 인증하신 겁니다. 커버로 책을 감싸고 보신다면 소심한 건덕...일까나요. : )


모빌슈트 대백과인만큼 내용은 모빌슈트의 개론과 각 모빌슈트의 성능 및 해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본문 일러스트는 프라모델 박스 아트로 유명한 모리시타 나오치카씨가 맡아서 어김없이 멋진 일러스트들을 선보이고 있네요. 언급되는 모빌슈트들은 지온공국의 MS를 제외한 연방의 MS들로, TV 시리즈에 등장한 MS 외에 MSV에 등장한 MS까지 거의 대부분의 MS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목 그대로 우주세기를 배경으로 한 MS들만이 소개되며, 각 MS 소개마다 페이지 상단의 머리말에 등장하는 작품의 명칭이 기재되어 있구요. 퍼스트 건담부터 역습의 샤아에 이르는 정통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부터 0080, 0083, 08소대와 같은 사이드 스토리, F91과 같은 신작 외에 MS IGLOO나 건담 센티넬, 섬광의 하사웨이의 MS들도 일부 등장하고 있습니다.


스펙과 기체 해설에 그치지 않고 챕터별 MS의 전장에서의 활약을 간략히 소개한 섹션과, 해당 MS의 대표적인 파일럿에 대한 간단한 프로파일이 언급되는 섹션 등 미니북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각 MS 챕터당 4페이지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가 언급되지는 않고 있구요.


챕터는 크게 RX-78 퍼스트 건담으로부터 시작된 RX-78 계열 건담, RX-75 건탱크 및 RX-77 건캐논 계열 MS, RGM-79 GM 계열 MS, 제타와 더블제타 건담 시대에 해당하는 2세대 건담, 그리고 같은 시대에 해당하는 2세대 MS, 가변모빌 슈트와 역습의 샤아와 최신작 건담 UC에 해당하는 MS, RGM-89 제간 계열 MS와 건담 F-91 이후의 소형 모빌슈트로 나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연방군 MS에 대한 이야기만 다루다보니 모든 MS들이 소개되지 않았는데요. 이는 후속판으로 지온 계열 MS 대백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겠군요.


GM의 바이저로 비치는 자쿠의 모습이 인상적인 일러스트. 역시 모리시타 씨의 작품.


챕터 사이에 보너스 챕터로 들어간 우주세기 연표. 말 그대로 간략하게 소개되었습니다. 이 모빌슈트 대백과에는 각 챕터 시작부분에 MS 개론이나 개괄적인 배경해설들이 등장하는데요. 간단한 내용이긴 하지만 건담의 세계와 MS의 역사를 어느 정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최신간이라 그런지 뒷부분에 가면 유니콘 건담과 UC의 MS들도 일부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리젤은 언급되어 있는 반면 델타 플러스는 빠져있고, 스타크 제간이 있는 반면 제간 에코즈 타입이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책이 쓰여질 당시에 아직 건담 UC 에피소드 2편은 출시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이 되는군요.


제간 일러스트. 본 책의 본문 일러스트 중 가장 역동적이고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아닌가 합니다.


가장 마지막에는 F-91과 V 건담까지 간략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V 건담은 단 4페이지만이 할애되어 있군요.

소장가치가 높은 컬렉션은 아니지만, 모빌슈트 대백과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건담의 마니악한 설정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책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러한 한글판 설정집을 거의 볼 수가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저렴한 가격이니 우주세기 건담의 팬이시라면 한번쯤은 봐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본 포스트의 사진은 모토로라 ATRIX MB860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 속 도서의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SUNRISE / ⓒ FUTABASHA / ⓒ AK 커뮤니케이션즈(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건담의 상식 - 8점
야스유키 유타카 외 지음/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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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지침과 실전 노하우가 골고루 실린 A to Z 가이드라인

워 블로그. 블로그를 시작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그려보았을 그 매력적인 타이틀.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스스로를 인터넷 상에서 존경받는 존재, 인기있는 인물로 만들어 주며 생각지도 못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말 그대로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는 타이틀이다. 물론, 인터넷 문화의 변화와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블로고스피어가 눈에 띄게 약화되면서 파워 블로그는 예전과 같은 부와 명예의 상징이 아니게 되었지만, 여전히 파워 블로그는 매력적인 목표이고, 그만큼 쉽게 얻어지는 타이틀도 아니다. 마치 온라인 게임에서 멋진 아이템과 타이틀을 가진 만렙을 달성하는 것과 같은 성취감을 주는 파워 블로그는 과연 어떻게 해서 되는 것일까?

그동안 많은 파워 블로거들이 스스로의 노하우를 적극 공개하면서 사실 파워 블로거가 되기 위한 노하우들은 이미 인터넷 상에 여러가지 형태로 공개가 된 상태이다. 또한, 블로그가 한참 활성화되던 몇 년 전에서부터 블로그를 만들기 위한 지침서나 관련 서적들이 출판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이미 약세로 돌아선 블로그 생태계와, 인터넷 상에 공개된 파워 블로거 만의 노하우를 볼 때 파워 블로그를 만드는 노하우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이슈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작금의 대세는 소셜 미디어, 마이크로 블로그가 아닌가.

이 책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파워블로그 만들기'는 비슷한 주제로 등장한 다른 블로그 관련 서적에 비해 실전과 이론이 조화를 이룬 책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블로그의 기원과 역사를 이야기하며 심도있는 블로그의 이론과 의의를 이야기하는 책보다는 보다 더 실전서에 가깝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위한 이들에게 어떻게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블로그를 어떤 형태로 운영해가야 하는지, 좋은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자신의 블로그를 알리기 위해서는 뭘 해야하는지를 좁은 지면 안에 효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반대로, 이제까지 나온 수많은 블로그 지침서, 실전 블로그 매뉴얼과 달리 이 책은 보다 심도 깊은 책이다. 이 역시 무슨 의미이냐 하면, 단순히 블로그를 개설하고, 스킨을 꾸미고, 메뉴를 만들고, 위젯을 달고, 광고창을 설치하는 블로그 매뉴얼 수준에 그친 것이 아니라 목표와 주제를 담은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블로그를 꾸려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다른 국내 블로그 지침서와 의의를 달리하는 이 책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물론, 책의 정체성은 가이드라인에 가깝다. 블로그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적합하지 않은 책이며,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다른 블로그 지침서와 별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국내 블로그 지침서들이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과 돈벌기라는 경제적인 이슈에 주로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 책은 진정한 파워 블로그, 즉 수익이나 방문자보다는 보다 더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블로그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파워 블로그를 만들기 위한 실전 노하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반갑기도 하다. 수익을 목적으로 한 블로그가 반드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수익형 블로그의 난립으로 인해 현재 블로그 생태계는 지나친 쏠림 현상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균형잡히지 못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는 돈이 된다, 인기가 싶으면 너도나도 모두 한곳에 집중하는 개발도상국 시절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한 구시대적 행태의 폐해이기도 하다.

이 책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파워블로그 만들기가 의미있는 또다른 이유는, 현재 인터넷 상에서 꽤 인지도가 높은 다섯명의 파워 블로거들의 실전 노하우와 블로그 철학이 작품에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작품의 전체적인 형세는 개론보다는 실전 가이드라인에 가깝지만, 군데군데 자신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철학이나 자세가 녹아져 있어 천편일률적이고 무미건조한 여타의 실전 가이드라인에 비해 의외로 놓치지 말아야할 구절들이 여기저기 숨겨져 있다. 또한 예를 위해 든 수많은 양질의 파워블로그들을 통해 책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하는 실전 노하우를 그곳에 가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책의 출간에 다섯 명의 파워블로거들 뿐만 아니라 한국 블로그 산업협회나 한국 블로그 미디어의 메카 TNM과 같은 단체가 힘을 실어준 것도 이 책의 공신력을 높여주는 또다른 숨겨진 힘이다. 수많은 IT 서적을 출간해온 한빛 미디어의 편집은 이 가이드라인에 최적이라 생각될 정도로 깔끔하다. 생각지도 않았던 공개강의 DVD가 담겨져 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여기에서는 이 책에서 미처 언급되지 않은 블로그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이야기를 세명의 파워 블로거의 명강(?)으로 접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 책의 내용보다 먼저 접해야 할 부분일지도 모른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외국의 파워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한국의 블로그 서비스를 받는 블로그 중 파워블로그가 되기 위한 가이드라인의 범주 내에서 이 내용은 사족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외국의 파워 블로그 사례와 그들의 운영방식이 별도의 챕터로 들어가 있었다면 이 보다 더 두꺼운 분량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책을 구입했을 것 같다. 물론, 글쓴이 만의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하지만.


아울러, 많은 블로그 사례를 드는 과정에서 송구하게도 본인의 블로그를 언급해주신 저자 중 한 분인 페니웨이님께도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사실 여전히 미약한 블로그 인지라 저 책에 들어간 '별바다의 서고' 블로그의 이미지와 관련 커멘트를 보는 순간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물론, 그런 이유(별바다의 서고가 책에 언급되었다는 이유)로 이 책을 과대평가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의 가치가 떨어졌으면 모를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파워블로그 만들기 - 8점
윤상진 외 지음/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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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최고인 로보카 폴리의 흔적을 찾아서

린이날을 맞이하여 4일간의 연휴를 얻게 된지 이틀째인 5월 6일, 남산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열리는 '로보카 폴리 구조대작전 이벤트'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3~6살의 남자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라면 많이들 공감하시겠지만, 로이 비주얼에서 제작하고 EBS가 올 3월부터 방영하고 있는 3D 아동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는 현재 그 연령대의 아이들에게는 빅 이슈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나이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동차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며, 주인공인 경찰차 폴리, 소방차 로이, 구급차 앰버, 헬리콥터 헬리가 클라이막스에 로봇으로 변신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컨셉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영화죠.

☞ 로보카 폴리 소개 (바로가기)

로보카 폴리를 향한 아이들의 환호는 마징가 Z나 그레이트 마징가의 출격장면을 보며 가슴을 두근 거렸던 30~40대나, 90년대 TV에서 방영하던 용자 로봇 아니메의 변신 합체 장면을 보며 환호하던 20대의 추억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하겠습니다. 특히, 얼마전 아카데미 과학에서 출시한 로보카 폴리 변신완구와 다이캐스팅 자동차 완구는 예약만으로 거의 대부분의 초도 물량이 소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으며, 현재 주문 쇄도로 인해 출시일이 연기되는 과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하지요. (제 경우는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으로 인해 4개의 변신완구 중 세 개를 어찌어찌 구하게 되었습니다만)

☞ 로보카 폴리 완구 (바로가기)

이번 행사는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남산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로보카 폴리 체험 이벤트로서, 전시와 공연, 관람, 그리고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로보카 폴리에 열광하는 아이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이벤트라 하겠습니다.

 

장소가 남산이다보니 아무래도 주차에 있어서는 난항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센터 내에는 거의 주차가 불가능하시다고 보면 되시구요. 될 수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고, 굳이 차량을 이용하시겠다면 남산 근처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신 후 도보로 이동하실 수 밖에 없을 듯 하네요. 물론, 이럴 경우 주차비의 부담은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이번 로보카 폴리 이벤트의 메인 스폰서는 현대 자동차입니다. 현대차는 실제 애니메이션의 스폰서이기도 하지요. 현대차 외에도 SK 브로드밴드 역시 폴리의 스폰서이기도 합니다. 빵빵한 두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작품이어서인지 뽀로로 이후로 가장 완성도와 재미를 지닌 국산 아동 만화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체감상 지금 시점만으로는 오히려 '절대성역' 뽀로로를 능가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역시 변신의 힘은 대단하다랄까요...

☞ 5월 기획행사 <로보카 폴리 구조대작전> 개최 (바로가기)

 

 

전시, 공연, 상영, 체험이라는 네 가지 거창한 테마를 가진 폴리 이벤트 중 체험 이벤트는 애니메이션 센터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체험 이벤트가 주차장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센터 내부의 주차는 불가능하다 하겠는데요. 다만 제가 관람했던 5월 6일은 날씨가 흐린데다가(나중에는 비까지 내렸지요), 그 때문인지 관람객이 많지 않은 편이라 체험 이벤트는 썰렁한 편이었습니다. 스톱 애니메이션 제작체험, 캐릭터 팬시물품 직접 만들어보기 체험, 캐릭터 소품 제작체험, 코스프레 체험, 페이스 페인팅, 캐리커쳐 그리기, 4D 라이더, 캐릭터 인형과 사진찍기 등등 총 9개의 섹션이 열리게 되어 있었지만, 몇몇 섹션은 열리지 않는 듯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더군요.
 

 

뭐 각 섹션 명칭은 거창하지만 캐릭터 인형과 사진찍기는 이렇게 폴리의 주인공 캐릭터를 프린트한 판 앞에서 그냥 각자 알아서 사진찍기 정도가 되시겠습니다. 팬시 직접 만들기의 경우는 프린트한 캐릭터 그림을 준비된 색연필로 알아서 색칠한 뒤 진행요원에게 가져다 주면 뱃지나 열쇠고리로 찍어주는 정도이구요. 전체적으로 보면 체험 이벤트는 소박한 느낌을 줍니다. 그마저도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린 바람에 축소 진행된 듯 하네요.

 
전시와 공연 이벤트는 이곳 애니센터 1층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 이벤트 역시 기대보다는 썰렁한 편입니다. 전시라기보다는 놀이공간에 가까운 느낌인데요. 일단 폴리가 올 3월에 방영을 시작한 작품으로 관련 캐릭터 상품이 아카데미에서 출시한 완구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보니 전체적으로 전시 이벤트는 허술한 편입니다. 애니메이션센터 홈페이지의 행사 안내글에 적힌 전시 섹션 1은 위의 사진 좌측 벽에 있는 것이구요. 섹션 2의 소방안전 체험은 사진 우측에 있는 불이난 모형 건물에 파란색 공을 던지는 놀이입니다. 벨크로(찍찍이) 재질로 되어 있는 불 모양의 천에 파란색 천공을 던져 붙이는 형태의 놀이죠.

 

 

섹션 3의 치료체험은 벽에 붙여져 있는 각 캐릭터 프린트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붙여주는 일종의 퍼즐과 같은 게임입니다. 역시 벽에다 그냥 프린트 붙이기로 되어 있는 간단한 놀이. 아드님, 왠지 벙찌신 표정으로 그저 벽만 바라보고 계십니다.

 

 

섹션 4의 구조 체험은 보시다시피 구조대 데스크 모형으로 아이들이 구조대 체험을 해본다는 건데요. 별건 없고 보시다시피 가운데의 빨간 버튼을 누르면 벽에 붙여진 사이렌의 불이 들어오는 정도라 하겠습니다. 나머지 섹션 3이나 섹션 5도 이정도 수준인데요. 보시디사피 기대보다는 상당히 썰렁하고 부실한 컨텐츠를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이벤트의 제작비나 제작기간이 여러모로 부족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하겠지요. 관련 캐릭터 상품은 적다치더라도 폴리, 로이, 앰버, 헬리의 거대 모형과 같은 뭔가 입체적인 아이템들이 있었더라면 아이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선사했을 듯 싶은데,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이러한 것들이 현실화되지는 못한 듯 싶습니다. 뭐, 주최측도 다 사정이 있는 거겠지요. (하긴 입장료가 저렴한 편이었으니 그쯤에서 눈치를 체긴 했어야 했지만)

 

 

공연 이벤트는 애니센터 내의 애니 시네마에서 열렸는데요. 기다리는 막간을 이용해 홀에 있는 캐릭터 디오라마를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한국의 유명 캐릭터들 거의 대부분을 모아놓은 디오라마라군요.

 


이정문 화백의 철인 캉타우나 로보트 태권브이 등 꽤 고전적인 캐릭터들부터 둘리, 엽기토끼, 뽀로로, 코코몽, 로보카 폴리, 거기에 로티(롯데월드 마스코트)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안타깝게도 두서없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좀 더 캐릭터들의 상황에 맞게 스토리를 갖고 배치가 되어 있다면 좋으련만, 애니메이션 센터조차 이런 디테일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애니 시네마 옆에 있는 캐릭터 체험 전시실도 잠시 들려보았습니다. 조트로프나 키네토스코프, 크로마키 모션 캡쳐와 같은 간단한 애니메이션 제작원리를 보여주는 장치들부터 사진과 같이 로보트 킹의 거대한 흉상 모형이 전시된 섹션 등 좁은 공간 치고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역시 뭔가 관리가 부실한 느낌이랄까요. 바닥의 인터렉티브 플로어는 색감이 진하지 못하고 거의 뿌옇게 보여지는 등 전체적으로 낡은 박물관의 느낌을 줍니다. 뭐, 이것도 여러가지 사정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공연 이벤트는 약 2~30분 정도의 러닝 타임으로, 기억하기에는 20분의 간격으로 공연을 했던 것 같은데요.(그러니깐 대충 1시간에 한 공연 정도) 로보카 폴리가 등장하는 아동연극과, 레크리에이션, 마술공연, 로보카 폴리 성우 더빙공연의 4가지 컨텐츠가 차례대로 상영을 합니다. 저희는 아동연극을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배우분들 모두 열심히 공연을 해주셨지만 역시 전반적으로 각본도 그렇고 아이들이 기대하는 폴리의 등장과 활약도 미미한 편이라 초반에 반짝반짝하던 우리 아들의 눈빛이 중반 이후로는 꺼져버리더라는...

비도 오고 시간적인 문제도 있고 하여 상영 이벤트는 건너뛰게 되었습니다. 로보카 폴리와 우비소년, 내친구 해치의 편집본을 상영해준다고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이번 로보카 폴리 구조대작전 이벤트는 4개의 큰 테마로 구성된 꽤 풍성해보이는 이벤트였습니다만, 전반적인 이벤트의 임팩트는 그리 크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체험 이벤트가 좀 더 활성화되었더라면 아마 느낌은 달랐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시 이벤트의 컨텐츠가 너무 부족했기에 체험 이벤트가 활성화되었더라도 볼거리보다는 소박한 체험 부분에 더 집중된 이벤트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공연도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몰입을 준 듯 싶지는 않았구요. (아마 마술공연이었다면 달랐겠지만)

메인스폰서가 현대차나 SK 브로드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벤트에 이 두 대기업은 거의 관여를 안한 듯 싶어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 대기업들이 이런 이벤트에도 나름의 신경을 써서 지원을 해준다면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동시에 기업 이미지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덧붙임) 아, 마지막 사진에서 저희 아들이 갖고 노는 완구가 바로 아카데미가 제작한 로보카 폴리 변신완구(물론, 중국에서 만든 OEM입니다만)인데요. 물론, 이번 이벤트에서 받은 것은 아니고, 별도로 제가 구입한 것들입니다. 요녀석들도 리뷰를 해볼까 하는데, 저희 아들이 잘 때도 꼭 끌어안고 자는 바람에 당분간은 불가능할지도... 그 아래에 깔린 스케치 북이 이번 이벤트에서 받은 것들이네요. 입장할 때 지급된 택을 반납하면 주는 사은품이랍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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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만에 DVD 리뷰를 하게 되는군요. 사실 그동안 몇 편의 타이틀을 구입하기는 했습니다만, 저 정도의 AV 유저가 DVD 리뷰를 한다는 것이 왠지 겸연쩍어서, 사진을 찍거나 캡쳐하여 편집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귀찮아서 등등의 이유로 한동안 DVD 리뷰를 중단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블루레이가 점점 대세로 굳어가고 있는데, 아직까지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구비되지 않은 열악한 저의 AV 시스템 문제도 있구요. 여러가지 하드웨어적인 한계와, 글쓴이의 역량부족으로 중단했던 DVD 리뷰를 다시 쓰게 된 것은 좋은 타이틀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뭔가 이야기를 하고 가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로 인해 이렇게 DVD 타이틀 리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스피커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사운드 리뷰가 거세된 반쪽짜리 리뷰가 될 수 밖에 없음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하긴 갖춰져도 제대로된 리뷰는 불가능하겠습니다만)

오랜만에 저에게 DVD 리뷰를 다시 쓰게끔 한 타이틀은 바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cm(2007)'입니다. 출시한지 벌써 4년을 채워가는 중고 타이틀인지라 많이 늦은 감이 있긴 합니다. 초속 5cm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07년 작품으로, 현재 제작중인 '별을 쫓는 아이(2011년 개봉예정)'를 제외하면 신카이 감독의 최신작인 셈입니다. DVD 리뷰 후 빠른 시일 안에 작품에 대한 감상기도 적을 계획인지라 이번 글에서 자세한 감상기는 생략하겠지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제까지 그가 만든 4편의 작품에서 일관된 테마였던 러브스토리를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물론 5분짜리 단편이자 그의 데뷔작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1999)'는 러브스토리가 아닙니다만) 우주를 무대로 했던 '별의 목소리(2002)'나, 분단된 일본과 정체불명의 탑을 배경으로 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2004)'와 같이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한 이야기가 아닌 실제 일본을 무대로 하는 현실적인 드라마라는 점도 특색이지요.

초속 5cm는 3부로 이야기를 나누어 타카기의 중학생 시절과 고교시절, 그리고 사회인으로서 청년이 된 후의 모습을 그리는 옴니버스 식의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젊은 소년 소녀들의 세심한 사랑의 감정을 아름다운 배경과 잔잔한 롱테이크로 조용하면서도 인상적으로 풀어갔으며, 참고 참아온 듯한 감정의 파도를 뮤직비디오식 구성으로 풀어낸 라스트가 일품인 작품입니다. 흔한 십대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눈을 뗄 수 없는 멋진 배경과 서정적인 터치로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으며, 더불어 멜로와 성장이라는 테마를 동시에 그려낸 감독의 스토리텔링도 영민하다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카이 감독의 작품 스펙트럼이 좁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멜로드라마를 고급스럽게 그려나가는 데 있어서는 탑 클래스의 능력을 갖고 있다 말하지 않을 수 없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속 5cm 한국판 DVD는 이렇게 고급스럽고 정갈한 본작의 느낌을 잘 살리는 A급 타이틀이라 말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 초속 5cm - 서정적인 롱테이크, 드라마틱한 여운 (감상기 바로가기)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패키지 리뷰

키지는 깔끔하고 인상적입니다. 스틸샷이 그대로 월페이퍼가 될 정도로 선명하면서도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초속 5cm의 배경미술로 인해 몇 장의 스틸컷만으로도 패키지가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랄까요. 패키지 디자인은 일본판 DVD와 흡사합니다만, 뒷면 하단에 으례 들어가 있는 DVD 기본 스펙 정보는 한국판 DVD에는 빠져 있습니다. 아웃케이스나 이너케이스나 모두 없군요.


내부 구성은 20페이지 분량의 북클릿과 2장의 DVD를 담은 이너케이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북클릿은 주요 스탭소개, 신카이 감독의 서문, 작품의 줄거리, 초속 5cm의 기획안이기도 했던 신카이 감독의 짧은 스케치 문장 전문,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된 일본의 실제 지명에 대한 사진과 간단한 설명, 그림 콘티 및 동영상 콘티에 대한 짧은 프리뷰, 작화 및 색상 설정과 같은 부분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배경미술과 캐스팅, 그리고 음악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 등, 짧은 페이지수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북클릿으로는 충분하다 싶군요. 근래 많은 타이틀들이 북클릿이 소홀해지는 추세인지라 이런 세심한 북클릿은 내용의 완성도를 떠나 꽤나 반갑다 하겠습니다.


이너케이스의 바깥 표지는 본작의 세편의 에피소드에 대한 일러스트로 꾸며져 있습니다. 내피의 경우에는 에피소드 2편의 배경이 되는 가고시마의 모습을 담고 있네요. 별다른 디자인 없이 그저 배경 일러스트 만으로도 상당히 인상적인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깔끔하고 무난한 디자인과 기대 이상으로 알찬 북클릿으로 구성된 타이틀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염가판으로 발매되면서 구성과 디자인에 변경이 가해지지 않은 체 온전히 첫출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네요. 이 정도만으로도 아니메 마니아에게는 보관할 만한 타이틀이 아닐까 합니다.


DVD 리뷰 - 디스크 1

번째 디스크의 구성은 본편과 스페셜 피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타카기와 아카리가 초등학교 시절 같이 손을 잡고 걷던 벚꽃 가득한 거리를 배경으로 한 화사한 타이틀 화면이 눈길을 사로잡는군요. 설정화면은 타이틀 화면의 구도에서 카메라를 아래쪽으로 내린 장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선명하고 화사한 배경에 CG로 원근처리와 광원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느낌이 깔끔하고 좋습니다. 애초에 풀 HD로 작업된 작품인지라 그 배경을 메뉴배경으로 활용한 DVD 메뉴 역시 다른 타이틀에 비해 무척 화사하고 선명하군요.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에피소드 메뉴는 노을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하여 또다른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메뉴 배경만으로도 초속 5cm는 소장가치가 느껴진다고 말하면 좀 과장된 칭찬이려나요.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화질은 DVD급으로서는 최상의 화질을 보여줍니다. 원체 풀 HD로 제작된 작품이다보니 선명도는 이루 말할 수 없군요. 다만 역시 풀 HD로 제작된 작품이니만큼 DVD보다는 블루레이에서 그 진가를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8년에 블루레이로 출시가 되었습니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블루레이 발매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군요.

풀 HD급의 선명한 영상에 디테일한 배경묘사, CG를 활용한 각종 특수효과 등이 어우러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감성이 잘 조화된 배경을 보여줍니다. 인물묘사가 이 탑 클래스급의 배경미술에 비해 너무 평범한 감이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작품의 감상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구요.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많지 않고 롱테이크가 빈번한 정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배경 덕에 크게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겠습니다. 작품의 아름다운 배경들을 아래 스틸샷으로 잠시 감상해 보실까요. (누르시면 커집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스페셜 피쳐에는 두편의 트레일러(예고편)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인터뷰, 그리고 한국에서 열린 SICAF 당시 신카이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영화 DVD에 삽입되는 스페셜 피쳐의 제작비화 같이 다양한 컨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감독 본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는 갖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을 만든 감독의 의도를 엿보게 된다는 점은 꽤 즐거운 발견이라고나 할까요. 인터뷰 영상은 약 36분 정도의 길이에 삽입영상 없이 감독만을 비추고 있기에 조금 지루한 감도 있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마지막 스페셜 피쳐인 스크리닝 토크(Screening Talk)는 한국판 DVD에만 들어간 특전영상으로, 이런 부분은 다른 작품의 타이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부분입니다. SICAF에 방문한 신카이 감독과 텐몬 음악감독, 니시무라 타카요 작화감독, 마지마 아키코 미술감독 등이 한국의 팬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공식적인 질문이 끝나고난 뒤에는 자막없이 현장의 통역자가 스탭들의 이야기를 번역하는 것을 그대로 들려주는데, 통역자의 말을 그대로 영상에 싣는 것보다는 자막을 입히는 편이 깔끔한 편집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DVD 리뷰 - 디스크 2


스크 2에는 본편의 스토리보드와 작품의 메인테마인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의 PV(프로모션 비디오), 그리고 에피소드 1인 앵화초편의 야후 프리뷰 버전, 성우 인터뷰와 제작현장의 모습을 담은 스틸사진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맨 먼저 볼 수 있는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은 실제 만화영화 제작전에 구성된 콘티를 바탕으로 사운드와 대사를 입힌 결과물입니다. DVD 타이틀을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라 아니메 제작을 위해 스탭진이 제작한 결과물인 것이죠. 다른 작품들의 스페셜 피쳐에 담겨진 콘티 영상은 타이틀 제작을 위해 별도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주인공 타카기의 경우는 신카이 감독 본인이 직접 연기하고 있다는군요. 성우 캐스팅도 이뤄지기 전에 제작된 프리(Pre) 콘티영상인 셈입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의 프로모션 비디오 영상은 라스트 클라이막스에 등장한 것과는 달리 에피소드 전편의 스토리를 압축한 형태로 재구성된 뮤직 비디오입니다. 야마자키 마사요시가 부른 이 곡은 1997년에 발매된 그의 다섯번째 싱글로, 이미 일본 내에서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곡이기도 합니다. 신카이 감독은 일부러 많은 일본인들이 잘알고 있는 곡을 사용하여 극장을 찾은 관객들과 팬들에게 손쉬운 감정이입을 이끌어 내려한 듯 보이는군요. 그러나 이 곡을 전혀 몰랐던 제게도 곡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왔다 하겠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야후 프리뷰 버전은 에피소드 1인 앵화초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총 6개의 챕터로 나뉘어 선택 감상도 가능합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초속 5cm의 성우 4인방의 인터뷰. 조연이 거의 없다시피한 작품이라 주요 성우는 이 4명 외에는 없군요. 에피소드 2편의 히로인 카나에 역을 맡은 하나무라 사토미 외에는 모두 배우나 탤런트 출신들로 이번이 첫 성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중학생 아카리 역을 맡은 콘도 요시미, 남자 주인공 타카기를 맡은 미즈하시 켄지, 어른 아카리 역을 맡은 오노우에 아야카, 그리고 카나에 역의 하나무라 사토미 순이 되겠습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마지막 스페셜 피쳐는 본작의 제작과정의 모습을 담은 스틸 사진 갤러리. 동영상이 아닌 사진 슬라이드쇼로 특별한 음성해설 없이 자막으로 설명이 진행되는 짧은 영상입니다. 제작 과정을 거쳐 첫 시사회와 제작진들의 무대 인사 사진까지 실립니다. 시부야 시네마라이즈의 개봉첫날 객석을 메운 수많은 남자관객들의 사진이 인상적이군요. 말로만 듣던 오덕들이신건가요? 왠지 어두침침한 포스가...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


여러모로 초속 5cm는 깔끔하고 인상적인 타이틀입니다. 혹시나 블루레이 타이틀로 출시된다 하더라도 이 DVD 타이틀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 듯도 싶군요. 마니아적인 색체보다는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멜로 드라마인지라 아니메를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특히, 이 정도 퀄리티의 타이틀이 출시 4년 후인 지금에 와서는 많이 저렴해진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에 와서 더 가치가 있다 하겠습니다. 소장가치와 경제성을 동시에 지닌 점에서 초속 5cm는 한국에 출시된 아니메 타이틀 중 높은 완성도를 가진 타이틀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akoto Shinkai / CoMix Wave Films에게 있습니다.

초속 5센티미터(2disc) - 디지팩 - 10점
신카이 마코토 감독/아인스엠앤엠(구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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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으로 하나된 민심의 위력, 소통에 소홀했던 방송사의 오판


즘 연예가 최고의 핫 이슈 중 하나는 MBC의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와 관련된 논란일 겁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지난 3월 20일 방영되었던 가수 김건모의 재도전 결정 이후 촉발된 강력한 네거티브 여론은 이소라와 김건모의 인간성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고, 제작진의 해명과 가수들의 해명을 거쳐 프로그램 책임자인 김영희 PD의 전격경질, 거기에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건모의 자진사퇴 결정으로 인해 이제는 프로그램의 존폐위기라는 막다른 길까지 도달했습니다. 말 그대로 '폭풍의 4일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제까지 방송 프로그램 중 이토록 드라마틱하고 강렬한 부정적 여론에 부닥친 프로그램이 있었던가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크고 작은 방송실수와 말실수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만, 이토록 큰 비난에 직면하여 PD까지 교체되는 프로그램은 그 전례가 없어보입니다. 그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큰 기대를 걸었고, 기대만큼 큰 실망을 했었다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겠구요. 근례들어 한국 사회에서 실종된 공정사회, 원칙고수와 같은 진정성과 관련된 가치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증오가 이 프로그램에 집중된 모습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전자의 관점으로 보자면 이는 해당 방송국과 프로그램 관계자들의 크나큰 실수라 할 수 있으며, 후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프로그램 기획자와 출연자들이 자신들의 실수 이상의 비난에 노출되는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음모론까지 들먹이기엔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겠죠?)

네티즌, 블로거들이 자신의 소셜 홈페이지나 블로그, 그리고 게시판 등에 쓰기 시작한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과 비난, 그리고 동정 여론(물론, 비난 여론이 너무 강해서 동정 여론은 이슈가 되지 못했습니다만)은 과거 선술집이나 모임 등에서 오고가는 산발적인 대화와는 달리 포털과 메타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집중되어 강력한 파괴력과 이슈로 여론을 이끌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이 앞다투어 포털 메인을 장식하며 이슈를 선점했지만 실상 이는 네티즌들이 촉발시킨 여론몰이로 인해 가능한 것이었다 하겠습니다. 즉, 이제 여론은 언론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 의해서도 움직임이 가능한 것입니다. 수년 전부터 이런 현상들은 종종 목격되어 왔는데, 이번 나는 가수다로 인해 다시 한 번 이를 입증한 셈입니다. 새삼 여론의 무서움, 그리고 인터넷으로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재차 통감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재도전을 제의한 김영희 PD, 아무 생각없이 재도전을 수락한 '것처럼 보여진' 김건모, 부적절한 행동을 보인 '것처럼 편집된' 이소라, 부적절한 제안을 한 '것처럼 묘사된' 김제동, 개인적으로는 이들 모두 이 정도의 강력한 비난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당시 정황상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이상 섣불리 단정짖지 말자는 차원에서 '보여진', '것처럼' 등의 표현을 썼습니다.) 실제로 비난을 한 우리 자신도 그 장소에 있을 때 현명하고 올바른 행동을 할지 안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우리들 역시 살면서 저들만큼의 잘못을 저지르고 실수를 저지르지만, 방송에 나오지 않았기에 그저 조용히 넘어갈 뿐이니까요. 지하철에서 할머니에게 욕을 한 누군가는 분명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렇다고 인터넷에 신상이 낱낱이 공개되어 전국민의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할 이유는 없듯이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온국민이 보는 TV 프로그램에서 저지른 실수나 오판이었다 하더라도 끊임없는 비난과 조롱에 시달리는 상황은 누군가 말했듯이 마녀사냥의 21세기식 버전 같습니다.

시청자와 소통하지 못한 MBC 측이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잘못이 있어 보입니다. 예능이 솔직하고 진솔한 리얼 버라이어티를 지나 이제는 감동을 주는 예능으로 바뀌어가는데, 이러한 변화의 조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시청자와의 교감입니다. 이것은 사실 예능 프로 뿐만 아니라 대중 매체, 상품 판매, 서비스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활동에 적용되는 작금의 테마이기도 합니다. 교감이 없는 감동은 그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소통없는 감정의 전달일 뿐입니다. 작년 한 해 예능 프로로 감동과 음악을 가장 잘 매치업시켰던 '남자의 자격 - 합창단 편'은 일반인들이 출연하여 소통과 동질감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고, 이들과 남격 멤버들, 거기에 박칼린이라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향한 강한 열정과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한 케이스입니다. 

나는 가수다는 7명의 '진짜' 가수들이 보여주는 음악을 향한 열정, 500명의 청중평가단들이 그를 통해 느끼는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발생하는 소통의 동질감, 여기에 개그맨/MC 출신의 매니저들을 활용한 웃음과 서바이벌 방식의 흥미진진함이라는 예능 코드가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램인데, 소통이라는 테마를 잠시 망각함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고, 이제 프로그램 존폐의 위기까지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현 사회에서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며, 그만큼 한국사회가 노블리스 오블리제, 사회 지도층이나 유명인사들의 도덕적 불감증에 대한 염증을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더 공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가, TV 방송이, 그리고 사회가 되기를 빌어봅니다. 동시에 비평을 비난이나 힐난과 착각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도 빌어봅니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그것이 일으킬 파장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일부 네티즌과 언론들이 보여준, 마치 트래픽을 목적으로 한 듯한 원색적인 글들은 우리 사회의 숙제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타인의 실수에는 가혹하고 자신의 실수에는 관대한 것도 결국 공정한 사회라는 테마에는 부합하지 못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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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대로 그 모양새는 원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될 듯

도쿠마서점에서 새로 출간된 시티헌터 완전판 ⓒ 北条司, 徳間書店

년부터 소문이 무성하던 이민호 주연의 '시티헌터'가 마침내 방영일자가 공개되었습니다. 2011년 5월 25일 SBS를 통해 방영되는군요. 연출은 전과 동일하게 진혁 PD가 다만 극본가는 작년에 언급되었던 이영종 작가가 아니라 황은경 작가가 맡을 것이라 하는군요. 그로 인해 작년에 언급되었던 전직 CIA라는 설정은 MIT 출신의 청와대 공무원이라는 설정으로 바뀌게 됩니다. 일단 설정에서부터 원작과는 그 정체성이 몹시 다르다 하겠군요. 

☞ 시티헌터, 이민호와 만나다?! (보러가기)

☞ 무늬만 '시티헌터', 아이리스 짝퉁 아니겠는가 by 이문원, 뉴시스 (보러가기)

시티헌터의 드라마에 대한 제 느낌은 사실 뉴시스의 이문원 씨의 기사를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하겠습니다. 청와대 공무원 출신의 주인공과 청와대 경호원으로 근무하는 씩씩한 여성 주인공(박민영 양이 히로인에 캐스팅되었구요), 여기에 주인공 이민호와 삼각구도를 형성하는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의 등장, 이런 주인공 구도라면 굳이 시티헌터를 가져다 쓸 이유가 있었겠느냐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원작이 화장실 코미디와 성적인 농담이 짙은 작품이긴 하지만, 이를 없애도 꽤 흥미진진한 드라마로서의 구실이 가능할텐데, 이 정도라면 과연 원작 타이틀은 그저 얼굴마담의 역할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는 못할 듯 싶습니다.

사실, 한국의 드라마 특성상 여성 시청층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마초적 스타일이 강한 시티 헌터의 드라마화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문원 씨의 기사를 보면 시티 헌터는 아이리스와 도망자 플랜 B, 아테나로 이어지는 첩보액션 TV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들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첩보액션의 장르에 멜로라는 여성적 취향을 버무려, 마초적인 맛을 많이 누그러뜨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실제로 강렬한 액션을 벌이는 남성미가 넘치는 주인공들이 여성 캐릭터에게는 한없이 순종적이고 로맨틱하지요. 물론, 비의 도망자 플랜 B의 경우에는 조금 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원작의 시티헌터는 강렬한 마초적 매력 외에도 겉보기에는 더없이 호색한에 변태스러운 남자이지만 실제로는 뛰어난 실력과 따뜻한 마음씨,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진짜 남자라는 이중성과 의외성이 매력인 캐릭터 입니다. 화장실 개그나 성적 유머가 작품을 재미를 견인하는 요소이긴 했지만, 결정적으로는 이 캐릭터적 매력이 작품에 잘 살아난 것이 시티헌터의 인기요소였다는 것이죠. 이는 겉으로는 까칠하고 차갑지만 속으로는 무척이나 따뜻하고 섬세한 인물이라는 트렌디 드라마 특유의 남성 캐릭터와 맏닿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시티헌터와 트렌디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시티 헌터는 마초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춘 캐릭터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겉으로 보기에는 바람둥이에 진지함이 부족한 인물이지만 실제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재로 그를 묘사하고, 원작이 보여준 출생의 비밀 역시 TV 드라마 형태로 변주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거든요. 이문원 씨의 기사대로 아웃사이더의 인물을 번듯한 직장을 갖춘 사회 엘리트로 묘사하는 것이 트렌드를 반영한 어쩔 수 없는 선택(서민생활이 불안정하고, 실업률이 높아서 그런지 이번 정권 들어와서는 특히 이런 캐릭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듯 합니다.)이었다 치더라도 이런 시티 헌터의 캐릭터적 특징들이 드라마에 잘 묘사되었으면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군요.

여자 주인공을 사이에 둔 전형적인 삼각구도 역시 여성 시청층을 의식한 설정이라고 보입니다. 만약, 원작대로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에 사랑을 받는 주인공으로 묘사된다면, 아무래도 여성층의 매력을 얻기에는 어렵겠지요. 이런 부분은 남자여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에피소드별로 차갑고 도도한 의뢰인 여성이 결국은 주인공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되어가는 설정은 남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측면이 있기는 하거든요. 하긴 근래의 트렌드상 이런 설정은 조금 시대착오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반면, 남자 주연과 조역이 모두 성공한 커리어를 가진 인물로 묘사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런 캐릭터들로 인해 일종의 대리만족을 주는 것도 좋겠지만, 화려한 과거와는 달리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성공한 커리어의 경쟁자들을 실력으로도, 마음으로도 이겨나가는 플롯이 오히려 시티헌터와도, 그리고 지금 한국의 상황과도 잘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노가미 사에코와 같이 일종의 시티헌터의 본드걸이라 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했으면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드라마의 트렌드상 분명 여자 주인공과 대치되는 여자 조역은 있으리라 예상되니 문제는 이 사에코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얼마나 잘 묘사하느냐가 관건이겠네요.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정도의 이미지로 등장했으면 싶은데, 과연 어떨지... 원작에서 시티헌터의 양부이자 시리즈 최대의 적인 가이바라 신에는 김상중씨가 캐스팅되었다 합니다. 이 부분은 나름 믿을만한 캐스팅이 아닌가 싶군요. 김상중 씨의 캐릭터가 가이바라 신과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구요.

드라마 시티헌터는 메가톤급 인기를 끌었던 원작을 베이스로 했으면서도 원작의 설정과는 거의 다른 전개로 인해 일단 원작과는 다른 독자적인 매력으로 승부를 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같은 스타일의 작품들인 아이리스나 도망자 플랜 B와 같은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강조하느냐가 관건이라 하겠군요.

이런거 기대하면 혼나겠죠? ^^; (Illustrated by 北条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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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리웃과 디즈니의 유명 피규어 + 추억의 장난감 만나기

'예술의 전당 The 토이쇼 관람기 (1부)'에 이은 토이쇼 관람기 2부입니다. 1부를 요약해보면 아들을 위해서 토이쇼 관람을 갔다가 되려 아빠가 더 불타올랐다 정도로 압축되겠습니... 험험. 어쨋든 이번 토이쇼는 앞서도 말했지만 토이키노에서 주최한 토이쇼로 캐릭터 피규어와 장난감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요. 캐릭터 피규어의 경우는 한쪽 면은 만화영화 캐릭터, 반대쪽은 영화 캐릭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다만 크기별로 전시하다보니 같은 시리즈의 캐릭터 피규어인데도, 여기저기 분산이 되어있는 편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피규어에 비해 비교적 작은 크기의 반신상 캐릭터 피규어들이 진열되어 있는 장식장입니다. 가운데에는 판타지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캐릭터 피규어가 전시되어 있네요.


반신상 피규어 맞은 편에 전시되어 있던 반지 원정대 3인의 흉상 피규어입니다. 좌측부터 보로미르, 레골라스, 아라곤 순서로 있네요.


아마 위 사진의 아래 칸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간달프 흉상과 아라곤vs우루크하이의 대결 씬을 묘사한 피규어입니다. 모두 반지의 제왕 1편 반지원정대를 모티브로 하고 있군요.


사우론의 충실한 부하, 나즈굴의 수장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의 본 모습입니다. 멘족이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반지의 포로가 된 형상이죠. 이 모습은 반지의 제왕 1편 반지원정대에서 나즈굴에게 쫓기던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낀 순간 보게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사진에는 한쪽 팔 밖에 안나왔지만 오른쪽에는 로브를 뒤집어쓴 마술사왕의 흉상이 같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역시 1편 반지 원정대에서 등장한 우르크하이와 오크의 전신 피규어.


캐릭퍼 피규어 중 단일 시리즈로 가장 많은 전시공간을 차지한 것은 역시 스타워즈 시리즈의 캐릭터들입니다. 신시리즈와 구시리즈의 피규어들이 모두 진열되어 있네요.


루크 스카이워커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전신 피규어. 이건 크기가 상당합니다. 대략 40cm 이상 되었던 것 같네요.


요다의 박력있는 피규어. 이것말고도 두쿠 백작과 요다의 결투를 묘사한 피규어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아마 진열되어 있는 스타워즈 피규어 중 가장 역동적이었던 피규어가 아닌가 기억되네요.


눈길을 확 잡아끈 1대1 스케일의 제국군 빔건.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 편에서 등장했었죠. 진열된 피규어/모형 중 아바타 2족 보행병기, 헬보이 권총과 함께 가장 탐났던 녀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 밑에는 광선검 1대1 모형입니다. 오 역시 이것도 눈길을 확 잡아끈 녀석. 다만 빔 날의 재현이 안되는 관계로 위의 레이저건에 비해 수집욕구는 감소되었네요.


어느 정도 피규어 관람을 마친 뒤에는 장난감 부스로 향했습니다. 요즘도 절찬리에 판매되는 플레이모빌 완구들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이 브랜드도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얼핏 보면 레고 시리즈와 비슷한 부분도 있죠.


개인적으로 요런 제품은 아이들 장난감으로도 그렇지만, 장식용으로도 하나쯤 놔두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야, 이건 또 뭔가요. 추억의 장난감 퍼레이드네요. 제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도 있으니 30년 이상 된 것들도 족히 눈에 띕니다. 이 전시회의 또다른 백미라 하겠네요.


야, 이 장난감 권총들은 정겹습니다. 어렸을 때 이 장난감 권총을 허리에 차고 카우보이 흉내를 내곤 했죠. 당시에는 카우보이 영화가 꽤 유행했었거든요.


그 옆의 또다른 추억의 물건, 바로 물총입니다. 지금의 물총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조악한 물건이지만 당시에는 문방구에서 저 물총 한 번 안사본 어린이가 거의 없을 정도였죠.


한쪽에 늠름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추억의 로봇 완구들. 프라모델을 제외한 완구제품만 진열되어 있는데, 이 역시 감동의 쓰나미입니다. 저들 중 몇몇은 저희 집에도 있었던 놈들이네요. 그 당시에는 정말 멋졌던 놈들인데... 30년 정도 되가니 이 녀석들 미모가 예전같지 않네요.


예전 문방구에서 한두번쯤은 보았을 법한 저가 싸구려 장난감들이 대거 진열된 벽. 이런식으로 문방구 한쪽 부스를 차지하고선 아이들을 기다리곤 했었죠.


스트리프 파이터의 캐릭터 베가(실제는 발록이죠)의 가면과 갈퀴 세트 완구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건 아마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반 즈음에 나왔던 물건이겠군요. 저희 어릴 때나 그때나 저가 완구의 조악함은 별 차이가 없는 듯 싶네요.

생각보다 전시 공간이 협소했던 지라 사실 관람 시간은 몹시 짧았던 듯 싶습니다. 볼거리도 많았지만 좁은 공간에 의해 뭔가 보다가 만 듯한 아쉬운 느낌도 드는 전시회더군요. 관람 시간을 고려할 때 관람료가 좀 높게 책정된 느낌도 듭니다. 이곳의 전시회보다는 오히려 삼청동의 토이키노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더 나을런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삼청동이 너무 멀고 길이 복잡하다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탁트인 예술의 전당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살짝 아쉬운 전시회이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여러가지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네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추억을 생각나게 했던 즐거운 전시회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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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 전당 지하 1층 V 갤러리에서 2월 27일까지

길고 긴 연휴의 마지막날, 마나님과 아들님을 모시고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The 토이쇼'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The 토이쇼는 삼청동과 헤이리에 각각 위치한 장난감 박물관 토이키노(바로가기)가 주최와 주관을 맡아 토이키노가 소장하고 있는 장난감과 피규어들을 전시하는 행사인데요. 어린이부터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전시회로, 영화 캐릭터 피규어도 다수 전시되어 있어 영화 마니아들에게도 좋은 전시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헤이리 쪽 토이키노와 삼청동2관은 휴관이라고 하는군요. 어쩌면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장난감들은 이곳 헤이리와 삼청동 2관에서 온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까지 연차를 내면서 장장 9일에 이르는 긴 휴가를 받았으나, 1년여 전부터 고생하고 있는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본가와 처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집에서 쉬고 있던 터라 와이프와 아들한테 미안하던 차에, 마침 이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연휴 마지막날에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와이프나 아들보다는 저한테 좀 더 좋았던 전시회가 아니었나 싶네요,쩝.


입구에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커다란 배트맨과 스파이더맨 피규어. 우측에는 슈렉의 피규어도 있습니다. 이번 토이쇼는 헐리웃이나 디즈니의 영화, 만화영화 캐릭터 피규어들이 전시회의 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반은 옛날 추억의 장난감들과 일부 최신 장난감들이 나머지를 책임지는 구성입니다.


맨먼저 눈에 띄는 디즈니의 고전 캐릭터들. 신데렐라, 판타지아, 백설공주 등 전설적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피규어들이 한자리를 장식하고 있네요.


과거 디즈니의 유명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픽사와 손을 잡고 새로운 부활의 신화를 쏘았던 토이스토리 이후의 캐릭터들도 한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TV 박스 형태의 전시 케이스 속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은 상당히 맘에 들더군요. 아, 돈만 많으면 저도 이런 특색있는 진열장에 시리즈별로 피규어와 프라모델을 전시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만, 욕심만 있을 뿐입니다. 


드림웍스의 터닝포인트가 된 슈렉의 캐릭터들도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고양이의 가련한 표정은 피규어에서도 잘 살아 있군요.


디즈니/픽사나 드림웍스의 작품은 아니지만, 팀버튼의 유령신부 피규어도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슈퍼맨과 로이스의 로맨틱한 비행장면을 묘사한 피규어. 모습으로 보아하니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이 아니라, 브랜든 루쓰의 슈퍼맨이네요.


캐릭터 피규어는 크게 위에서 보여드린 만화영화 피규어와 히어로 코믹스/영화 피규어, 그리고 오리지널 영화 피규어 정도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강렬한 포스를 보여주는 배트맨 피규어와 배트모빌들이 눈길을 끄네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외에도 애니메이션의 배트맨 피규어도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습니다. 조커 피규어는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배트맨에 뒤지지 않는 포스를 보여주더군요.


마블 코믹스나 DC 코믹스의 히어로는 아니지만, 독특한 매력을 가진 다크 히어로 헬보이의 피규어입니다. 트레이드 마크인 거대한 오른손만 따로 전시되어 있는데다가 묵직하고 거대한 무기들까지 1:1 스케일로 전시되어 그 위용을 자랑하는군요. 개인적으로 헬보이의 저 거대한 권총은 집에다가 전시해놓고 싶을 정도로 멋집니다.


곧 있으면 실사영화로 개봉할 예정인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전대 어벤져스의 멤버들인 캡틴 아메리카(좌)와 토르(우)의 흉상 피규어.


엑스맨의 인기 캐릭터 울버린의 코믹스판 모습을 형상화한 피규어입니다.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보다는 더 히어로에 가까운 모습이죠.


그밖에도 스파이더맨이나 헐크의 흉상 등 다채로운 히어로 피규어들이 전시회를 빛내주고 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피규어는 여러개가 있는데, 사진의 좌측은 1편인 레이더스편의 인디를, 우측의 피규어는 2편인 죽음의 사원편의 인디를 묘사한 피규어 같습니다. 확실히 좌측의 인디가 젊어 보이네요.


잭 스패로우 선장의 피규어는 영화보다 훨씬 더 용맹한 해적처럼 묘사되었습니다만, 이 피규어는 조니 뎁의 잭 스패로우와는 좀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뭔가 좀 더 얼빠져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300에서 레오니다스 왕이 쓰던 투구도 1:1 스케일로 전시장 위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캬~ 이것도 집에다 전시해두고 싶은 물건이네요. 


이제는 좀 레어한 타이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만, 개봉 당시 폴 버호벤 감독의 로보캅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작품이기도 했죠. 속편 얘기가 들려오는 것 같더니 감감 무소식이네요.


SF 영화에서 잊혀지지 않을 캐릭터인 터미네이터와, 요즘 제법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아이언맨의 흉상입니다. 야, 아놀드의 터미네이터 흉상은 무척 정교하군요.


터미네이터 피규어는 아놀드 외에도 이번 4편인 터미네이터 셀베이션 편의 피규어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크리스챤 베일은 이 터미네이터 피규어와 앞선 배트맨 피규어로 두 번이나 전시회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요. 크리스챤 베일말고도 스타워즈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과 스타워즈 시리즈 두쿠 백작의 크리스토퍼 리도 두번씩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찾아보면 더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최신작 아바타의 피규어는 이 이족보행 병기 하나만 전시되어 있습니다만, 그 디테일로 인해 상당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이것도 지갑만 두둑하면 구입하고 싶은 제품인데 말입니다.


터미네이터, 아바타 말고도 카메론 감독의 또 하나의 역작인 에일리언 2의 해병대 피규어도 한자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좁은 전시공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양의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그야말로 박물관에 온 느낌이더군요. 셔터를 제법 많이 눌렀는데도 반도 소개가 안된 듯 합니다. 나머지 사진은 조금 있다 2부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부에 계속)

※ 이 리뷰는 프레스블로그 MP(Monthly Posting) 2010년 3월차에 선정된 글입니다.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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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댓글 메뉴를 블로그에 달아보자


신의 블로그에 소셜 네트워크 아이디로 접속하여 댓글 남길 수 있는 새로운 소셜 댓글 서비스인 시지온의 '라이브리'가 공개되었습니다. 그동안 일부 기업에서 유료로 운영되던 시지온이 베이직 버전으로 무료공개되어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된 것인데요. 블로그에도 소셜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시점에, 적절한 타이밍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듯 합니다. 주요 포털들의 블로그+소셜 서비스는 글 보내기나 공감하기 같은 기능 외에 댓글을 지원하지는 않고 있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공개되지 않았나 싶네요.

☞ 개인블로그에도 '소셜 댓글' 달아보세요. by 이희욱, 블로터닷넷 (클릭)

라이브리는 라이브리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코드를 가져오실 수 있습니다. 약관 동의만 하면 간단하구요. 아시겠지만 기업 블로거는 무료로 사용하시면 안되겠습니다.

☞ 소셜 댓글 라이브리 코드받으러 가기 (클릭)

그런데, 라이브리 공식 블로거의 설치 가이드는 조금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설치 안내에서 skin.html의 </head> 태그 위에 1번 코드를 삽입하고 나머지 2번 코드를 댓글 넣기 원하는 위치에 붙여넣기 하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가져온 코드에서 어디까지가 1번이고 2번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야 HTML 태그를 좀 만져보신 분들이라면 감으로 분리가 가능하지만, 라이브리 코드에 명시된 '해당페이지 URL'이나 '타이틀'에 대해서도 설치 안내 페이지에 설명된 그림의 부분을 뿌옇게 해버려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올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이 부분 역시 skin.html과 css를 많이 다루어보신 분이라면, 뿌연 글씨만으로도 감을 잡으실 수는 있지만요.
 
라이브리 블로그의 가이드 만으로 어떻게 설치할지 막막하신 분들은 가메톡 메이플님의 포스트를 참고하시면 보다 쉽게 설치하실 수가 있습니다.

☞ 라이브리 설치 완료 + 설치 가이드 by 가메톡메이플 (클릭)

요약하면 라이브리 댓글은 이런 형식으로 작성되는 것인데요.

<!DOCTYPE html (중략)>
<html xmlns=(중략)>
<head>

(중략)...

<!-- 라이브리용 코드 -->
<script type="text/javascript" src="(중략)"></script>
<script type="text/javascript" src="(중략)"></script>
<!-- 라이브리용 코드 끝 -->
</head>

(중략)...

<!-- 포스트 본문 내용 -->
<div class="article">

[ ##_article_rep_desc_## ]

<!-- 라이브리 소셜댓글 by Elros -->
<div id="{임의로 아이디를 정할 것(예.livre)}" style="width: {포스트 폭보다 작은 값으로 설정할 것}px;">
  <!--라이브리 코드 삽입위치-->
</div>
<!-- 라이브리 소셜댓글 끝 by Elros -->
</div>

<div class="author">
(중략)...

여기서 주의하실 것은 div 태그에 입력한 아이디가 라이브리 자비스크립트 코드 내에 입력하는 아이디와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 링크로 소개한 가메톡메이플님의 포스트를 반드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 경우는 포스트 분문 최하단에 일단 댓글을 위치시켰습니다. 아마 보편적으로 여기에 많이들 넣게 되실 듯 합니다. 이미 다른 코드나 위젯들이 들어가 있을 경우에는 먼저 들어간 코드와의 조화를 고려해서 위치 조정을 하시면 될 듯 하네요.

적용된 제 소셜 댓글의 모습입니다.


최초에는 소셜 시스템에 연결이 안되어 있어 소셜 아이콘이 비활성화 되어 있는데요. 각 소셜 아이콘을 클릭하여 라이브리의 연결을 동의하셔야 합니다. 다음과 같이 라이브리의 액세스를 허용할 것인가를 묻는 창이 나타나게 되구요.


이를 허용하면 트위터 아이콘이 활성화되고, 자신의 프로필 사진이 댓글 영역에 나타나게 됩니다. 페이스북이나 미투데이, 요즘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이제는 댓글도 소셜 시스템으로 그 영역을 넓히는 듯 싶습니다. 특히, 이 라이브리의 소셜 댓글은 댓글을 달면 해당 블로그의 포스트 링크와 자신이 적은 댓글이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페이지에 동시에 기록이 되는 장점이 있는데요. 소셜 네트워크의 폭발적인 성장을 감안할 때 라이브리의 이 댓글 시스템은 분명 시의적절한 타이밍이라 생각되는군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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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의 DVD, 12편의 강의를 통해 보는 센델 교수의 명강의   

'의란 무엇인가(What's the Right Thing to Do?)'를 통해 2010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마이클 센델 교수의 하버드 강의가 EBS 미디어센터에 의해 DVD로 발매되었습니다.

하버드대 교수로, 정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공동체주의 4대 이론가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센델교수는 그 학문적 내공 뿐만 아니라 강의에 있어서도 청중을 사로잡는 유려한 말투와 물흐르는 듯한 진행으로 하버드 역사상 가장 많은 학생들의 들은 강좌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한 대학에서 20년 씩 강의를 하면서 이토록 꾸준한 지지를 얻는다는 것은 말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죠. 게다가 세계최고의 지성집단 중 하나로 꼽히는 하버드 대학생들을 상대로 말입니다.

DVD는 총 6장에 12편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디스크 1에는 벤담의 공리주의에 대한 이야기와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구요. 디스크 2에서는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세금에 대해서, 그리고 존 로크에 대해서 각각 알아보게 됩니다. 디스크 3은 합의의 조건과 칸트의 도덕론을 이야기 합니다. 디스크 4는 거짓말의 교훈이라는 제목을 통해 칸트의 이론을 살펴보며, 존 롤스의 정의론을 통하여 공정한 분배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게 됩니다. 디스크 5는 소수집단 우대정책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민정치를, 디스크 6은 충성이라는 명제를 통해 자유주의적 정치론의 맹점과 공동체주의의 대안을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동성결혼을 소재로 한 자유주의 정치와 공동체주의의 비교 및 대안을 제시하게 됩니다.

현재 센델 교수의 하버드 특강 12편은 EBS를 통해 1월 3일부터 매주 월~수 밤 12시에서 12시55분에 방영 중에 있습니다. 방송은 1월 26일 종영하며, 이것을 DVD로 제작하여 2월 중순이후로 출시할 예정인 듯 하네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오늘이라도 EBS를 통해 센델 교수의 강의를 청강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주말에 하는 재방송을 우연치 않게 접하게 되었는데요. 저번주 토요일, 그러니깐 1월 15일에 제 2 강, 즉 공리주의의 문제점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식 교육의 특징인 학생들에게 사고를 하도록 권유하는 강의방식으로 진행되는 센델 교수의 강의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열린 강연이라느 느낌이었습니다. 공동체주의자로 자유주의적 사고방식과 이제까지의 철학과 가치관의 맹점을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강압적이지 않고, 예시와 증명을 통해 특유의 달변으로 학생들을 사로잡더군요.

교수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학생에게도 그는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게 하고, 자신의 해답을 제시해줍니다. 문득, 이런 토론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서는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까지 들더군요. 적어도 정치분야에서 이러한 수준높은 토론을 우리는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철학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가면서도 결코 깊이가 떨어지지 않는 센델 교수의 강의는 마법과도 같은 힘이 있더군요. 그가 쓰는 영어도 상당히 유려하면서도 결코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고 쉽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으며, 발음이나 발성도 정확하고 또렷해서 듣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십수만원에 이르는 가격은 DVD를 자주 사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예상 이상의 가격부담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인터넷 서점에서는 예판기간 동안 할인쿠폰을 제공하기도 한다는데요. 센델 교수의 명강연을 소장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심사숙고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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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 3.0의 진화를 주도하다.

 

ⓒ PRENTICE HALL / ⓒ HANBIT Media (for Korea Edition)

2004년 개설된 페이스북 이래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와 소셜 서비스(Social Service)는 이제 우리 생활전반을 변화시킬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디지털 혁명의 기치 아래 PC, 인터넷, 휴대폰과 무선통신이 시대의 새롭게 역사를 써내려 왔지만, 이제까지의 파급효과는 디지털 세대에 한정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컴퓨팅 환경에 익숙하지 못했던 기성세대와 인터넷의 힘을 우습게 보았던 아날로그적 가치관 속에 디지털 혁명은 한 때 추진력을 잃고 밑바닥까지 추락하기까지 했다. 그것은 시스템의 변화를 두려워한 보수적인 가치관과 신시대를 향한 미숙한 발걸음에 의한 공동의 결과이긴 했지만, 0과 1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다소 낙관적이고 안이한 디지털적 생각이 스스로 오류를 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한때 무너졌던 디지털의 신화는 이제 검색엔진과 광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온세상을 지배하려는 구글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통해 기존의 컴퓨팅 환경을 뒤바꿔버린 애플 등에 의해 다시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디지털 혁명이 그저 무늬만 그럴듯한, 마치 모 경제학자가 언급한 세탁기가 우리 시대에 가져다 준 변화보다 미미한 변화를 가져온 것에 불과했다면, 이제부터 시작될 디지털 혁명은 그동안 미미했던 평가를 뒤엎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혁명의 최전선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웹 2.0, 그리고 휴대용 컴퓨팅 환경과 같은 최첨단 디지털 총아들을 능가하는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이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소셜 네트워크이다.

이제까지의 디지털 시대는 데이터에 의해 좌우되었다. 데이터를 가진 자들이 승자였고, 승자만이 데이터를 갖고 있었다. 많은 사용자들은 오로지 승자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의 일부분을 갖기 위해 앞 다투어 인터넷의 바다에서 허우적댔다. 데이터의 독점은 개방형 환경이 자리잡기 시작하고, 구글(Google)로 대표되는 강력한 검색엔진의 등장과 함께 사용자에게 더 많이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이하였다. 여기에 프로슈머의 기치 아래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자 인터넷은 단번에 일부 데이터 독점권자들의 독재 시스템이 아닌 민주주의의 시스템으로 전이되었다. 데이터를 가진 독점자들에게 몰리던 인터넷의 단방향적 흐름은 이제 사용자들이 집중한 곳으로 흐르는 다방향적 흐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 디지털 시대에 부족한 것은 데이터가 실시간성과 상호작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데이터라 할지라도 사용자의 쓰임새와 반응에 따라 데이터는 다른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게다가 데이터 역시 시시각각 새로운 상황정보를 취합하여 또다른 형태로 변화하거나 성장할 여지가 있다. 데이터의 흐름만을 바꿔서는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기에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Facebook)이라 불리는 소셜 네트워크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시대는 변화를 넘어 진화를 시작했다.

사용자의 감성과 감정이 이입된 소셜 네트워크는 이제까지의 데이터 중심의 인터넷 네트워크와는 다르다. 사용자의 생각과 감정이 다른 사용자들의 그것과 상호작용하며 데이터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데이터와 새로운 사실들을 만들어 낸다. 이 새로운 네트워킹 트렌드에 의해 이제 디지털 시대는 진정한 혁명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웹 2.0과 함께 시작된 개방형 컴퓨팅 환경,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휴대용 컴퓨팅 환경, 모든 것이 네트워크를 통해 행해지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모두 이 소셜 네트워킹을 통해 보다 더 진화된 모습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환경과 마케팅 전략도 변화의 시점에 와있다.

페이스북 시대
국내도서>컴퓨터/인터넷
저자 : 클라라 샤이(Clara Shih) / 전성민역
출판 : 한빛미디어 2010.11.29
상세보기

클라라 샤이의 '페이스북 시대(Facebook Era)'는 바로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이 마케팅 전반에 가져온 변화의 물결, 그리고 그 사례를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책 표지에 씌여져 있는 14편의 사례분석에서 보듯이 페이스북을 통한 마케팅 전략은 이미 구체화되어 실용 단계에 들어서 있다. 이를 위한 어플리케이션과 시스템도 다방면으로 구현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페이스북의 시대에 돌입했는지도 모른다.

다소 도발적인 타이틀인 페이스북 시대는 고대, 근대, 현대와 같이 이 소셜 네트워크가 가져온 변혁이 굉장히 거대함을 강조하는 작가의 언어적 제스쳐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이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을 업계 전문가가 스스로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는 검색을 구글링(Googling)이라는 단어로 부르기도 한다. 검색이 구글로 대표되듯, 소셜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으로 대표될 정도로 막강한 파급력을 지닌 것이다.

페이스북 시대의 마케팅은 이제까지의 마케팅 방식과는 다른 상호작용성과 실시간성, 거기에 진실함이라는 감성적 요소까지 포함된다. 고객 서비스 페이지의 FAQ처럼 일반화된 기계적 답변이나 고객 서비스 센터의 복잡한 통화과정은 이제 회사 이미지 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마이너스가 되었으면 되었지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 고객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이해해서 최적인 답변을 제시간에 줄 수 있는 신뢰도 높은 고객 서비스를 원한다. 그리고, 그 부분에 있어서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고객 서비스는 분명 기존의 시스템보다 더 높은 성취도를 보일 수 있으며, 또 이미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감성적 요소의 필요성은 마치 필립 코틀러 교수가 정의한 마케팅 3.0의 영성 마케팅(Spiritual Marketing)의 개념을 일부 포함하고 있는 듯도 하다. 코틀러 교수가 이야기한 영적 감동을 주는 마케팅 3.0이 올바른 마케팅의 길이라면, 분명 소셜 네트워크가 가져온 마케팅의 흐름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는 아닐까.

A/S 측면에서만 소셜 네트워크가 매력적인 대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소셜 네트워크의 마케팅은 보다 세분화된 타겟시장으로의 접근이 가능한 하이퍼타겟팅(Hypertargeting)을 가능하게 한다. 이전까지의 마케팅 방식에서는 이렇게 전문화된 타겟시장의 소비자에게로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DSLR 마니아들을 위한 최신형 DSLR 카메라 광고를 위해서는 DSLR 카페나 사진 전문 블로거 등을 활용한 광고를 해야 하는데, 이들 모두 카페나 블로그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필요로 했으며, 그나마도 산재되어 있는 각종 카페와 수많은 블로그에 대한 마케팅 관리라는 어려움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로 접속된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프로필에 맞춘 타켓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것은 5억명이라는 사용자를 확보하며 그 어떤 포털 서비스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사용자를 거느리는 페이스 북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규모와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이 거대한 사람들의 집합체를 무시한다면, 미래의 비즈니스는 분명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마케팅의 최종 단계에서만 소셜 네트워크가 파워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낮아진 고객과의 장벽, 그리고 고객과의 보다 더 적극적인 피드백이 가능해진 이 시스템에서 우리는 초창기 고객의 니즈를 보다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그리고 이러한 니즈가 얼마만큼의 공감을 얻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일부러 고객 홈페이지에 들려 글을 남기는 충성도 높은(혹은 무지 열받은) 일부 고객들의 트래픽에 비할 바가 아니다. 회사와 직접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소극적인 고객부터, 기업 모르게 여기저기서 기업의 뒷담화를 하고 다니는 질나쁜(?) 고객까지 소셜 네트워크는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기업은 이전보다 더 그들과의 접촉에 용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취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은 새로운 제품의 기획과 개발에 초반부터 보다 더 구체화된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 내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고객의 충성도를 더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인재채용, 조직원 관리, 제품개발, 마케팅, A/S에 이르기까지 소셜 네트워크의 힘은 이제까지 산재되어 있던 웹 서비스와 그룹웨어, 그리고 각종 기업용 비즈니스 툴의 영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소셜 네트워크에서 이러한 힘들이 응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셜 네트워크 기반에서 동작하는 전용 API의 개발을 필요로 한다. 이미 저자의 회사인 히어세이랩스 이하 수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API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API의 개발은 새로운 트렌드를 찾고자 하는 한국의 중소 IT 기업에 있어서도 눈여겨 봐야할 분야가 아닌가 싶다.

다소 긴 분량의 내용이지만, 기업의 창의적 마케팅 종사자부터 소셜 네트워크와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까지 읽고 공부할 수 있는 내용과 사례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마케팅 실전 전략 메뉴얼에 가깝다. 소셜 네트워크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기회의 바다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 책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이제 사람에게 마케팅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사람사이의 관계가 부각된 디지털 시대에서는 사람 사이에서 마케팅을 해야한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PRENTICE HALL / ⓒ HANBIT Media (for Korea Edition)에게 있습니다.


페이스북 시대 - 8점
클라라 샤이 지음, 전성민 옮김, 유병준 감수/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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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의 미래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 정의하다.


ⓒ 2010 Philip Kotler, Hermawan Kartajaya, Iwan Setiawan / ⓒ 2010 Time Books (한국어판)

'수기 광고에서 막 임신을 한 신혼부부의 행복한 모습이 나온다. 그들은 광고에서 아기를 낳고, 광고에서 애기의 100일 잔치를 한다. 이 행복한 순간에 정수기의 헤드카피가 오버래핑된다. 다음 편 광고에서는 하천을 살리는 정수기 회사의 노력이 전파를 타고 방송된다. 하천은 살아나고 역시 드라마틱한 연출과 함께 정수기의 헤드카피가 오버래핑된다.'

가장 좋은 제품으로 승부하던 마케팅의 시대가 지나자 기업들은 고객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길을 끌 디자인과 그들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의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1세기가 시작되었다. 시대는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맞이하여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일부만의 전유물이었던 고급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다수에게 공유되었고, 더 많은 정보를 통해 더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광고보다는 개개인이 형성한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정보로 제품을 선택하고 서비스를 평가했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어떠한가, 과연 마케팅은 이러한 시대 속에서 불변의 법칙과 이론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서두에서 언급한 정수기 광고는 이제 마케팅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 중 한 예이다. 하천의 오염을 복구하는 작업에 기업이 앞장서는 광고를 통해 우리는 기업이 행하는 사회적 활동, 그리고 기업의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제품과 디자인, 그리고 서비스를 넘어서 기업의 문화와 기업의 철학, 그리고 기업이 자신들의 기업이익을 어떤 식으로 사회에 환원하는지에 대한 도덕적인 척도까지 바라보는 것이다. 마치, 아무리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하는 정치가일지라도 그의 사생활이 비리와 연루되었다면 곧바로 지지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이제 기업 또한 자신의 도덕적 잣대와 사회적 활동을 고객들에게 시험받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필립 코틀러의 마켓 3.0(원제는 마케팅 3.0)은 바로 이러한 시대의 변화, 고객의 달라진 관점 하에서 앞으로 기업이 행해야할 마케팅의 새로운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故 피터 드러커 교수, GE의 전회장 잭 웰치,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회장 빌 게이츠와 함께 세계 4대 경제 구루(Guru)라 불리는 코틀러 교수답게 책의 내용은 뜬구름 잡기에 그치지 않고 학술적이면서도 글쓴이 같은 비전문가도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의 마켓 3.0의 개념 설명에서는 사실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지성에 호소하던 마켓 1.0의 시대에서 감성에 호소하는 마켓 2.0의 시대를 지나 영성(Spirit), 즉 영혼에 호소하라는 마켓 3.0의 개념은 얼핏 들어서는 마케팅과의 매치가 잘 되지 않는다. 영혼에 호소하라니... 과연 무슨 뜻이란 말인가. 하지만, 서두에서 이야기한 정수기 광고를 통해 영성에 호소한다는 개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그러한 선행, 그리고 사회적 활동을 하면서 기업의 이미지가 향상될 뿐만 아니라 그것이 기업의 선호도와 비즈니스에까지 직결된다는 영성 마케팅은 분명 사람들의 달라진 모습을 볼 때 정확한 예측이 아닌가 싶다.

마켓 3.0 (양장)(사인본)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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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가슴에 와닿는 예시는 근래 한국의 TV 연예프로들의 모습이다. KBS의 예능프로 남자의 자격에서 선보이는 합창단 에피소드나, MBC 무한도전에서 등장한 프로레슬링 에피소드 등, 이들의 진솔한 감동 스토리가 프로그램의 호감도를 상승시키고 시청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개는 과거 단순히 웃기고 즐겁기만 하던 예능 방송에서 솔직하고 가식없는 리얼 방송을 지나 심금을 울리고, 감동을 가져다 주는 예능으로 변모하고 있다. 마켓 역시 현재 이러한 성장의 과정에 있는 것이라면 적당한 비유가 될까?

비록 기업들이 이전부터 많은 사회적 활동이나 공익광고들을 해오긴 했지만, 광고와는 달리 실제 기업활동에 있어서는 소비자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일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켓 3.0을 이해하지 못한 피상적인 액션일 뿐이다. 진정한 마켓 3.0은 고객 뿐만 아니라 고용인들, 그리고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솔하고 진지한 모습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돈 얼마 기부하고 가끔 봉사활동 참여한다고 기업의 이미지가 상승하고 그것이 매출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사례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은 완전한 마켓 3.0으로 이행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일부 시장은 마켓 1.0에서 머무르고 있으며,  마켓 2.0의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양새에 일부에서는 마켓 3.0이 다른 시장과 혼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아직 시장은 과도기이다. 하지만, 제품과 디자인, 서비스 이상을 보려하는 고객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마켓 3.0으로의 진화를 예견할 수 있다.

대가의 저서이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쉬운 문장과 이해하기 쉬운 구성, 게다가 이론을 도표로까지 도식화하여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다. 노쇄한 경제대가의 저서라기보다는 마치 이제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는 젊은 경제학자의 저서인냥 싱싱한 느낌이다. 게다가 과거의 사례보다 가장 최근의 사례들, 즉 미국의 금융위기 사례, 애플과 아이폰의 등장, 구글 등의 사례가 다루어져 낡은 경제서보다 더 일반인에게 친숙한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마켓 3.0, 마케팅의 미래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의 미래를 정의한 책이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Philip Kotler, Hermawan Kartajaya, Iwan Setiawan / ⓒ 2010 Time Books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제6회 알라딘 우수리뷰대회 도서별 1위에 선정된 글입니다. (클릭)


마켓 3.0 - 10점
필립 코틀러 지음, 안진환 옮김/타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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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Timebooks, Inc. for Korean Edition / ⓒ 2009 Ken Auletta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은 그것이 몰고올 혁명적인 변화를 예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실제로 그것은 IT의 폭발적인 성장과 전세계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불씨를 지폈고, 세상은 그로부터 몇 년 뒤인 21세기를 맞이하여 아날로그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는 디지털 시대의 개막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은 수많은 호사가들의 예언처럼 바로 변하지는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닷컴의 붕괴는 인터넷이 가져올 장미빛 전망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무참하게 짖밟아버렸던 것이다. 야후를 제외한 많은 닷컴들, 실리콘 밸리의 IT 벤처들은 거품이 꺼진 IT의 현실 속에서 다시 허우적 거리기 시작했고, IT는 MS와 인텔, 시스코와 오라클 같은 몇몇 거대 IT 기업을 제외하고는 다시 그 힘과 희망을 잃어버린 듯 보였다. 넷스케이프는 MS 익스플로어의 시장지배력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익사이트나 라이코스 등 많은 검색엔진 역시 수익모델의 부재 속에 IT의 바다 속에 좌초하고 말았다.
 
미국의 컨설팅 그룹인 미래연구소(Institute of the Future)의 컨설턴트였던 파울 사포(Paul Saffo)는 95년도 PBS 인터뷰에서 '거시적 근시(macromyopia)'라는 용어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예측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른 희망과 기대 그리고 두려움으로 인해 그 기술에 대해 단기적인 과대평가가 생겨나지만, 현실은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에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게 되고 그것은 다시 그 기술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과소평가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곧이어 그 기술의 장기적인 영향은 현재에 그 기술이 보여준 단기적인 영향을 상회하는 엄청난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포씨의 예언(?)처럼, 21세기초 무너졌던 인터넷과 웹에 대한 단기적인 과대평과, 그리고 그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의 과소평가는 이제 잘못된 판단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이제 세상은 인터넷과 웹을 통하여 소통하고 교류하며 서로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다. 컨텐츠와 지식을 생산하고 미디어를 통제하려 하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고 있다. 웹은 이제 컴퓨터라는 하드웨어를 통해 접속하는 가상 공간의 수준이 아니다. 웹이라는 세상과 사람들을 연결시켜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컴퓨터가, 스마트 폰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의 중심에는 구글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글쓴이는 구글의 잠재력과 구글의 가치에 대해 무지했었다. (물론, 글쓴이가 무슨 대단한 IT 전문가나 저널리스트는 아니지만) IT 업계에 몸담고 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특히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는 입장에서 구글은 나와는 관계없는 세상, 관계없는 비즈니스 영역의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주로 쓰던 야후, 익사이트 같은 검색엔진을 거쳐 엠파스를 거쳐 네이버에 이르는 국내 검색엔진에 길들여져 있던 내게, 구글이라는 존재는 그저 수많은 검색엔진의 한 종류였을 뿐이다. 특히, 아무런 배너 광고조차 달지 않은 너무도 심플한 구글의 첫 페이지는 이 책에서 몇번씩 등장하는 구글의 슬로건 '사악하게 행동하지 말자'라는 문구에 걸맞는 너무도 순진한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내게 있어서도, 그리고 다른 IT 업계의 엔지니어에 있어서도 더이상 다른 영역의 존재가 아니다.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구글은 모바일과 임베디드 영역으로 뛰어들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크롬 OS를 통해 MS를 위협하며 운영체제와 네트워킹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유튜브의 인수를 통해 기존 미디어 업계와의 협업을 넘어 그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전자책 시장으로 향하면서 전통적인 출판업계마저 위협하고 있다. 모든 곳에서 구글의 약진이 시작되고 있으며, 구글의 정복전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IT 엔지니어들에게, 아니 많은 비즈니스 종사자들에게 구글은 그저 검색엔진 업체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구글은 경쟁자며, 협력자, 그리고 최대의 고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수많은 구글 관련 저서 중에서 단연코 돋보이고 빛나는 책이다. 그것은 저자가 구글의 성공 신화와 그들의 성공 요인을 예리하고 완벽하게 간파했기 때문이 아니다. 저자는 구글 속에 들어가 구글과 함께 생활하고 구글이 바라보는 것을 보았으되 구글의 관점이 아닌 관찰자 시점에서 구글과 변화되는 세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것이 단순히 객관적인 시점에 그치지 않고, 더 폭넓은 변화의 흐름이라는 테마 속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에 이 책은 여타의 저서들에 비해 시점이 넓고 스케일이 커보인다, 마치 IT 대하소설처럼.
 
책장을 넘기는 내내 내게 있어서는 전율과 흥분의 연속이었다. 그들을 다른 영역의 존재라 여기며 과소평가했던 내 자신이 우스웠고, 한 때 벤처기업을 일으키려 했다가 실패라는 쓴 잔을 맛보았던 내 모습이 그들의 성공신화와 비견되어 쓴웃음이 났으며, 그들을 포함하여 그들과 같은 이들이 가져올 변화가 대다수의 산업 영역,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하니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듯 느껴졌다.
 
물론, 이 변화는 책에서 얘기하듯이 긍정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있다. 기존 미디어 업계, 출판업계 등과의 충돌과 갈등,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한 산업계의 지각변동과 기존 매체의 몰락은 필연적으로 해당 업계와 그 밑에 일하고 있는 많은 종사자들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자동차가 등장하자 마차가 사라지고, 전화가 등장하여 편지가 몰락하고, TV가 등장하여 라디오가 몰락했듯이 이제 웹으로의 대이동은 기존의 TV, 신문, 책과 같은 미디어들의 몰락을 예견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몰락의 전조 앞에서 불평하고 맞서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발빠른 생존전략에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가진 것에 대한 미련이 앞서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한다면, 아무리 거대한 기업이라도 이제는 휩쓸려 사장될 운명인 것이다.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과 웹, 그리고 그로 인한 변화의 시대를 과소평가했던 이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일런지도 모른다.
 
과연, 한국과 한국의 기업들은 구글이, 구글과 같은 이(페이스북은 이미 어떤 면에서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들이 가져오는 변화의 물결에 올라탈 준비가 되어 있을까? 단순히 웹 사이트를 열고, 모바일 앱을 만들며, 디지털 미디어들 만들면 끝난다고 여기는 것은 아닐까? 엔지니어들이 좌절하는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엔지니어들만으로 변화를 일구어 낸(물론, 따져보면 비즈니스맨들과 마케팅 전문가들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긴 하지만, 구글에서 엔지니어의 비중은 그 어떤 기업보다도 막강하다.) 구글의 신화가, 아니 그보다 못하다 할지라도 그런 형태의 성공과 성장이 과연 가능할까?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여전히 하드웨어적 스펙에 의지하여 대응하려 하는 폰 제조업체(물론, 그들이 단순한 제조사 수준에 그치고 싶기에 그런지는 모르겠으나)나, 수많은 개발자를 중소기업에서 빼내와 대거 채용함으로써 머리수만으로 메우려고 하는 한시적 대응 속에서 과연 한국의 IT는 살아날 수 있을까. 여전히, 과거의 잔영 속에 안주하며 컨텐츠를 독점하려 하는 국내 미디어, 언론들은 과연 구글의 강력한 파장을 얼마나 피해 숨어있을 수 있을까.
 
엘빈 토플러가 예견했던 프로슈머의 시대는 이제 구글의 여는 변화의 세상에 이르러 만개하고, 구글에 의해 조직화되고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제 정보와 지식은 몇몇 기업과 힘있는 이들의 것이 아니다. 구글이 생긴 순간, 정보와 지식의 창고는 이제 대중들에게 열려 인터넷의 바다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열려진 문을 부여 잡고 다시 잠그려는 일에만 집착한다면, 패배하고 사라질 것이다. '정보를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절대 원칙은 이제 '사람이 모이는 곳에 정보가 생기고 쌓인다.'라는 말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
 
바로  그곳을 향하여 구글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진정한 시대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Timebooks, Inc. for Korean Edition  / ⓒ 2009 Ken Auletta에게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제6회 알라딘 우수리뷰대회 도서별 1위에 선정된 글입니다. (클릭)


구글드 Googled - 10점
켄 올레타 지음, 김우열 옮김/타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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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자유시장경제와 세계화를 되짚어 보다.

ⓒ Ha-Joon Chang / ⓒ Bookie (Korean Translation)

의 이야기에 앞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엘로스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보수적 관점을 가진 한국시민이었다. 부모님도 그러했고 전반적으로 유복한 환경 속에서 살아온 엘로스가 진보적 관점을 가지기에는 좀 어려운 여건이 있었다. 대학시절 학생 운동도 그저 모두가 참여하니까 몇 번 얼굴을 내밀었을 뿐 등록금 인상투쟁 외에는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는 것도 있었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던 중도성향에, 환경적인 영향으로 인해 보수에 가까운 가치관을 지닌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시민이었던 셈이다.

이런 엘로스의 가치관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 엘로스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의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원제: The Conscience of  a Liberal)'을 읽기 시작하던 중이었는데,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나뉘어진 미국의 보수와 진보의 역사 속에서 경제는 어떤 형태로 변화되었고 중산층의 부흥과 몰락, 미국사회의 커다란 빈부격차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를 놀라운 식견과 해박한 지식, 그리고 깊이 있는 필력으로 써내려간 크루그먼 교수의 견해는 단 한권만으로 엘로스가 가지고 있던 허름한 가치관을 모두 허물고 새롭게 구축할 정도의 깊은 인상을 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정도로 엘로스의 경제적, 정치적 식견이나 견해가 깊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2002년부터 약 3년간 벤처기업 창업멤버로서 실패의 쓴잔을 맛보면서 대기업 위주로 흘러가는 한국의 경제 시스템에 깊은 회의를 갖게 된 엘로스로서는 너무도 강렬하고 공감가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는 그런 면에서 크루그먼 교수가 주장하는 일련의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의 허점과 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작은 정부, 감세정책, 공공기관의 민영화 같은 정책들의 이면에 놓인 여러가지 맹점들을 동일한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장교수는 진보주의자라는 정치적 관점보다는 경제학자로서의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며, 저명한 학자라기보다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려깊은 선생님의 눈높이로 이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런 면에서 크루그먼 교수의 저서에 비해 같은 가치관과 견해를 지닌 저서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부담없이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서두에 장교수 본인이 직접 언급했듯이 난해한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이론적인 배경을 공고히 하는 전문가적 입장이 아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화법으로 어려운 경제학의 화두를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짧은 페이지에 펼쳐낸 장교수의 이야기들은 입문서적이라는 작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예리하고 날카롭게 자유시장경제의 맹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위해 인용하고 있는 수많은 역사적, 경제적 사례는 과연 이 정도 두께의 책에서 어떻게 다 인용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이다. 저명한 학자이면서도 장교수의 필력이 예사롭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라하면 좀 과장된 칭찬일까. 거기에 비록 자유시장경제의 맹점을 이야기하고 있으되 무조건적으로 그것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 이것은 잘못을 비난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하는 보다 긍정적인 시선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자유시장경제가 지향하는 또다른 이념인 세계화에 대한 장교수의 부정적 견해는 이채롭다. 게다가 책을 읽은 시점이 한국에서 G20이 열리던 전후이다보니 책을 읽는 내내 코엑스에서 손을 맞잡고 이야기하는 세계정상들과 대기업가들의 모습이 세계화를 반대한 G20 반대시위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주었던 것 같다.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선진국들의 편의대로 재편되는 경제 시스템과 정책들이 오히려 그들의 발목을 죄고 있는 작금의 전세계적 금융위기(물론, 한풀 꺾이긴 했지만)는, 우리가 한 번쯤 이 시스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할 문제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장하준(Ha-Joon Chang) / 김희정,안세민역
출판 : 부키 20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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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부와 감세정책과 같은 자유시장 경제 시스템을 적극 추진하는 한국에 있어서도 장교수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지표는 나아졌지만, 실업률과 물가는 여전히 높은 한국의 현실은 바로 장교수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자유시장 경제의 맹점에 의한 현상들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 시스템의 유지를 통해 정치적 기반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고 존속하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 한국 경제 시스템에도 깊이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IT 분야에 종사하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인터넷이 세탁기보다 세상에 미친 영향이 더 적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충격적이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비록 정보혁명이 인간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모든 나라가 비슷한 수준의 경제 수준을 갖추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아직도 제조업이 더 절실한 국가가 많다는 현실은 우리가 미쳐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 아니, 당면한 한국의 현실을 봐도 그렇다. 젊은 세대들이 스마트폰이 가져온 새로운 혁명에 경탄하고 있을 때 여전히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극빈층이 존재하고 있으며, 디지털 방송의 탄생을 앞두고 HD를 이야기할 때 여전히 아날로그 브라운관 TV로 뉴스와 드라마를 시청하는 이웃들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불과 몇년 전 최진실씨의 사망을 통해 한국에 인터넷 실명제와 같은 인터넷 규제책이 나오면서 한국 사회가 떠들석했던 적이 있었다. 정부는 더이상 인터넷에서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불미스러운 일들을 막기 위해 이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정치적인 의도가 꽤 많이 가미된) 주장을 했고, 네티즌들과 지식인들, 그리고 (역시 정치적 목적이 더 큰) 야당 정치인들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전근대적인 처사라며 이를 규탄했던 적이 있다. 인터넷의 규제를 외치던 이들은 경제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시장의 논리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반대 논리를 펴고 있으며, 인터넷의 자유를 외치는 이들의 대부분은 또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들은 이 책에서 과연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규제와 자율은 양립이 아니라 상호보완하는 개념은 아닐까. 시장에게 무조건 자유를 주는 것이 옳지 않다면, 인터넷의 자율 역시 적절한 규제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시장을 정부 뜻대로 컨트롤 하는 것이 기업의지를 위축시키는 것(그렇지만, 실제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도 엄연히 규제들은 존재하고 있다. 즉, 장교수의 말대로 완전한 의미의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이라면, 현재 우리들이 가장 큰 혁명이라 생각하는 인터넷(물론 장교수는 이것이 착각이라 책에서 언급했지만) 역시 규제에 의해 위축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보수적인 역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로 성립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세계화와 자유시장이라는 성공하고 선택된 이들을 위한 시스템은 이제 적어도 수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Ha-Joon Chang / ⓒ Bookie (Korean Translation)에게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위드블로그 캠페인 베스트 리뷰에 선정된 글입니다. 
    어쩌다보니까 반디&View 어워드 2010년 11월4주 수상작에도 선정된 글입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10점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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