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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설 율리시즈 31 (1981), 宇宙伝説ユリシーズ31 / Ulysses 31


ⓒ TMS · DIC


<정보>

◈ 원작: 니나 월마크, 쟝 샬로핀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베르나르 데리에즈
◈ 연출: 미쿠리야 쿄스케, 아오키 유오조 外
◈ 각색: 스즈키 요시타케, 아사쿠라 치후데
◈ 캐릭터디자인/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 메카닉디자인: 스튜디오 누에, 모토노리유키
◈ 미술감독: 스즈키 모리시게, 이토 신지
◈ 음악/노래: 와카쿠사 케이 / 타카 토모아키
◈ 프로듀서: 이케우치 타츠오, 타카하시 요시미츠,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DIC, 나고야 TV (감수)
◈ 저작권: ⓒ TMS · DIC
◈ 일자: 1981.09.??
◈ 장르: SF, 모험, 판타지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트로이 우주기지를 떠나 지구로 돌아가려는 율리시즈. 아들인 텔레마커스와 함께 이들은 우주선 오딧세이호에 오른다. 지구로 향하는 여정 중에 율리시즈의 아들 텔레마커스가 사이클롭스를 추종하는 외계인들에게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납치된 혹성에서 이성인 소녀 유미의 도움으로 율리시즈에 텔레파시를 보내는 텔레마커스. 율리시즈는 텔레마커스를 구하기 위해 혹성으로 잠입하지만, 그 와중에 그만 사이클롭스를 파괴하고 만다. 사이클롭스와 함께 붕괴하는 혹성에서 외계인은 율리시즈에게 저주를 내뱉는다. '다시는 네가 사랑하는 이와 네 고향땅을 밟지 못하리라!"

오딧세이호에 귀환한 율리시즈 일행은 그만 블랙홀에 빨려들고 만다. 블랙홀의 입구에서 율리시즈를 부르는 신의 목소리. 올림푸스의 신 포세이돈은 사이클롭스를 파괴한 율리시즈를 신들의 우주로 끌어들이고 우주선의 승무원들을 모두 무의식 상태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오직 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은 율리시즈와 아들 텔레마커스, 그리고 이성인 소녀 유미와 로봇 노노 뿐인데...

과연 율리시즈는 신들의 우주를 벗어나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의식을 잃어버린 동료들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인가.


<소개>

'우주형사 가제트(1983)'의 제작사로도 유명한 프랑스의 DIC Entertainment가 일본의 도쿄무비신사와 함께 기획, 제작한 작품.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모험 이야기로 각색한 스페이스 판타지이다. 유럽방영을 목표로 DIC와 도쿄무비신사가 의견을 내었고, 여기에 스튜디오 누에의 SF 디자인과 아라키 신고의 멋진 캐릭터 디자인에 의해 기존의 일본 만화영화와는 다른 이질적인 비주얼과 서양 만화영화에서 느끼기 힘든 극화적 감성이 살아있는 독특한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서양식 SF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캡틴 퓨처(1978)'와 비교할 수도 있겠으나, 캡틴 퓨처가 미국식 SF 모험물의 성격에 가깝다면, 율리시즈 31은  유럽의 그리스 전설을 토대로 한 스페이스 판타지의 모습을 보여주어 양자간의 차이가 느껴진다.

감독은 낭만로봇 시리즈로 로봇 아니메史에 한획을 그은 드라마의 대가 나가하마 타다오.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 이후로 로봇 만화영화에서 손을 땐 그는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나 '돈데라만챠(1980)'와 같은 비로봇계열의 작품들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의 필모그라피 중에서도 스페이스 판타지와 유럽합작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특이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아동용 만화영화로서 드물게 높은 연령대의 주인공인 율리시즈는 수염을 기른 중후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애초에는 히어로적인 요소를 강조하려 하였으나 DIC 측과의 의견조율 끝에 인간적인 면모와 부드러움을 지닌 과학자로서의 율리시즈가 탄생하게 되었다. 아라키 신고의 미형 디자인 덕분에 이러한 캐릭터 설정이 더더욱 잘 살아나기도. 원작의 영웅 율리시즈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설정이라 할 수 있지만 이 덕분에 우주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신비한 모험을 풀어나가는 이지적인 모험가로서는 잘 어울리는 모습이 되었다. 반면, 광선총과 광선검으로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무기와 광선 실드는 전사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또다른 매력포인트라 하겠다.

한국방영 당시 오프닝에 등장한 이 광선검/광선총은 아이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첫인상을 심어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만, 이야기가 액션보다는 어드벤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오프닝을 보고 광선검을 갖고 싸우는 용사 율리시즈의 호쾌한 액션을 기대했던 아이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었을지도. 하지만 인공지능 컴퓨터 샤카와 율리시즈의 모험을 책임지는 우주선 오딧세이 등 작품이 보여준 SF적 매력은 지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1981년 제작된 율리시즈는 그해 9월 프랑스를 통해 방영되어 좋은 평가를 얻게 된다. 다만, 회당 2,200~2,300만엔에 이르는 높은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 공급단가를 높이면서 일본내에서는 방송국을 잡지 못한체 방영이 연기되고 만다. 이로 인해 86년도에 이르러서야 OVA 형태로 발매되었으며, 이것을 88년 2월에 나고야 TV에서 방영하게 된 것이 일본 내 첫 방영이었다. 제작시점으로부터 무려 7년여가 흘러서야 방영된 셈이다. OVA로 12화까지 밖에 출시가 안되었기 때문에 12화에서 종영한 율리시즈는 91년에 이르러서야 온전히 26화가 NHK 위성 제2TV를 통해 방영된다. 이 NHK 버전은 OVA/나고야 TV 버전과는 성우가 다르다. NHK 판의 텔레마커스 역은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의 카미유 비단역을 맡았던 토비타 노부오가 맡은 것이 눈길을 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작품의 제작 도중 나가하마 타다오가 극증간염으로 인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점이다. 열혈 스포츠 드라마와 낭만로봇 시리즈로 일본 아니메 연출에 한획을 그었던 명연출가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아니메 업계 전체에 있어서 커다란 손실이 아니라 할 수 없다.

ⓒ TMS · DIC



<참고 사이트>

[1] 宇宙伝説ユリシーズ31, Wikipedia Japan
[2] Ulysses 31, Wikipedia
[3] 우주선장 율리시즈,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MS · DIC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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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마스크 2세 (1981), タイガーマスク二世 / Tiger Mask 2 


ⓒ KAJIWARA IKK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카지와라 잇키, 츠지 나오키
◈ 감독: 모리시타 코조
◈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 연출: 카츠마타 토모하루, 야마자키 카즈오 外
◈ 작화감독: 와가츠마 히로시
◈ 미술감독: 신 히데노부
◈ 음악/노래: 키쿠치 슌스케 / 미츠키 이치로
◈ 기획/제작: 타미야 타케시, 코이즈미 요시아키 / 사에키 마사히사
◈ 제작사: 도에이 동화, 후지 TV
◈ 저작권: ⓒ KAJIWARA IKKI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4.20
◈ 장르: 스포츠, 액션
◈ 구분/등급: TVA (3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타이거 마스크라 불리던 전설의 레슬링 챔피언이 세상을 뜨고, 사람들에게 거의 잊혀져 가기 시작할 무렵...

프로 레슬링 경기장에 정체불명의 레슬러가 난입한다. 자신을 우주가면 SF라 칭한 괴 레슬러는 경기 중이던 프로 레슬러들에게 도전하고, 프로 레슬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잔인하고 난폭한 공격으로 상대 레슬러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 레슬러의 어린 아들(로 알고 있는데 기억이... 아아...메모리 한계)이 우주가면 SF에게 대들지만 그는 한치의 동정도 없이 아이를 링 밖으로 내던져 버린다. 정체절명의 순간, 갑자기 관중석에서 뛰쳐 나온 검은 그림자가 아이를 구하고 우주가면 SF 앞에 등장한다. 늠름한 체격에 호피 망토, 포효하는 듯한 호랑이 가면, 그리고 이마에 빛나는 붉은색의 보석. 전설의 타이거 마스크가 죽음의 수렁에서 부활하여 다시 돌아온 것일까.

"힘이 정의가 아니다. 정의가 힘이다!".


<소개>

전설적인 레슬러 제일교포 역도산 등으로 인해 60~70년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로레슬링을 소재로, '거인의 별(1968)', '내일의 죠(1970)' 등으로 유명한 카지와라 잇키의 코믹스를 만화영화화한 작품. 1기 시리즈는 69년에 시작하여 105화라는 긴 연재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로부터 12년 뒤인 81년도에 이 속편이 제작되었지만, 이미 시들어버린 프로레슬링의 열기처럼 속편은 전편에 비해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33화로 마감하게 된다.

'호랑이 굴'이라는 불법 레슬러 양성소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지옥훈련을 마치고 조직을 탈퇴한 주인공 타츠야가 어렷을 적 자신을 구해준 타이거 마스크의 유지를 이어 타이거 마스크 2세가 되어, 전세계 프로레슬링을 지배하려는 사악한 조직과 그들의 프로레슬러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으로 복면 히어로물의 성격이 짙다. 타츠야가 평상시에는 얼빠진 신문기자라는 점 역시 DC 코믹스의 '슈퍼맨'이나 마블 코믹스의 '스파이더맨'과 거의 동일한 전형적인 히어로 물 공식이며, 타고 다니는 스포츠카가 호랑이 무늬 스포츠카로 변신하거나, 갑옷을 입은 거대한 호랑이가 타이거 마스크의 애완동물 겸 보디가드로 등장하는 등, 여러 면에서 정통 레슬링 만화영화보다는 히어로물과 특촬물의 요소가 강하게 적용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작품 내에서 펼쳐지는 레슬링 격투장면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과할 정도로 폭력적이긴 하다. 쇼형태의 프로레슬링이 아닌, 이종 격투기 수준의 실전 격투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과거 7~80년대의 프로레슬링을 연상시키는 부분이기도 하다.(당시 프로레슬링은 정말 피가 튀고, 그것이 TV에 그대로 전파되곤 했었다는 기억이 든다. 김일 선수가 피를 흘리며 박치기를 하던 장면은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 중 하나) 최초로 등장한 상대편 프로레슬러 우주가면 SF가 펼치는 무중력 공간을 만들어내는 레슬링 기술은 거의 특촬물 수준의 것들로, 레슬링 시합이라기보다는 초인들의 결투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전세계 프로레슬링의 지배를 꿈꾸는 우주 프로레슬링 연맹의 맹주가 석유재벌이다라는 점은 당시 전세계적으로 발발했던 2차 오일쇼크의 영향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작품에는 실존 인물이자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가 타이거 마스크 2세를 지원하는 인물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도 비디오로 출시되어 초창기 비디오 시장의 인기 만화영화 타이틀로 사랑받기도 했다.

ⓒ KAJIWARA IKKI · TOEI Animation

ⓒ KAJIWARA IKKI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タイガーマスク, WIkipedia Japan
[2] タイガーマスク二世, Toei Animatio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KAJIWARA IKKI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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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


신죽취물어 천년여왕 (1981), 新竹取物語 1000年女王 / Queen Millennia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연출: 니시자와 노부타카, 카사이 오사무, 카와다 타케노리 外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타구치 시게미츠, 야마우라 히로야스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카네모리 요시노리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즈미
◈ 미술감독: 츠지다 이사무
◈ 음악/노래: 우자키 류도, 아사카와 토모유키 / 하라 다이스케 (오프닝), 이시카와 마나미 (엔딩)
◈ 기획: 츠지야 토모죠, 요코야마 켄지, 코미나토 요우이치
◈ 제작사: 도에이 동화, 후지 TV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4.1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42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1,000년을 주기로 태양계를 찾아오는 유성이 1999년 9월 9월 9시 9분 9초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 천문대는 대혼란을 우려해 사실을 당분간 숨기기로 한다.

천문대의 소장 아마모리 교수를 백부로 둔 하지메는 별을 관측하는 것이 취미로, 전자철공소(?)를 운영하는 아버지에게 천체망원경을 만들어 달라고 졸라 보지만, 천문대의 주문제작일로 바쁜 하지메의 아버지는 아들의 부탁을 들어줄 겨를이 없어 보인다. 마침내 완성된 천문대의 주문제작 부품. 그러나, 아마모리는 이것이 범상치 않은 위험한 물건임을 직감하게 된다. 한편,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하지메는 정체불명의 괴한이 집에서 뛰어 나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의심할 겨를도 없이 들려오는 아버지의 외침. 곧이어 집은 하지메의 눈앞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산산조각 나고 만다. 폭발에 휘말려 정신을 잃는 하지메.

아마모리가 만든 부품은 무엇일까, 그리고 괴한의 정체와 폭발과는 과연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1999년 9월 9일 9시 9분 9초에 지구에 근접하는 저 유성은 하지메에게 닥친 시련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이 모든 것은 하지메가 백부의 천문대에서 일하는 유키노 야요이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되려 하고 있다.


<소개>

개인적으로는 TV 시리즈의 똘망똘망한 천년여왕을 더 좋아라 한다.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1980년 산케이 신문에서 연재를 시작하여 정확하게 1,000 페이지로 연재를 완결한 작품. 후지 산케이 그룹 차원의 지원으로 산케이 신문에서 코믹스가 연재되고 후지 TV에서 TV 시리즈로 방영되었다. 당시 유행하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같은 종말론과 맞물려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화제를 불러온 작품이기도 하다. ([4] 참조) 연재 당시에는 천년여왕의 외모가 메텔과 무척 흡사하였으나 TV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은하철도 999와의 차별화를 위해 동그란 눈을 가진 앳띄고 귀여운(?) 여인으로 다시 디자인된다. 마츠모토의 여성 캐릭터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아이라인이었는데, 개인적으로 TV 시리즈의 천년여왕은 그 눈이 매력적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부제인 신죽취물어(新 竹取物語)는 대나무에서 태어난 신비한 절세미녀 가구야히메가 지상에서 많은 일을 겪고 달로 돌아간다는 일본의 유명한 설화 죽취물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우주해적 캡틴하록(1978)'이나 '은하철도999 (1978)'보다 늦게 나온 작품이지만, 레이지버스 중에서는 가장 처음의 시간대에 위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작당시만 하더라도 레이지버스와의 교집합 측면이 그다지 두드러진 작품은 아니었으나 후일 메텔과 천년여왕의 관계가 등장하고 에메랄다스와의 이야기까지 추가되는 '메텔 레전드(2000)'나 '우주교향시 메텔(2004)'과 같은 최근 작품에 의해 그 세계관을 더 밀접하게 공유하게 된다.

지구와 충돌하는 혜성 라메텔의 천년여왕 유키노 야요이가 지구를 라메텔 성의 소유로 하기 위해 정체를 숨긴체 지구인들과 같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지구와 지구인을 깊이 사랑하게 되고, 마침내 라메텔 성을 배반하고 지구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앞장선다는 내용은 다분히 다크 히어로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천년여왕의 정체가 초반부에는 시청자에게 밝혀지지 않은체 또다른 수수께끼의 인물 천년도적이 등장하고 하지메와 천문대의 인물들이 천년도적을 적으로 인식하고 행동하는 전개는 다분히 서스펜스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지구의 종말이라는 최대의 위기와 함께 역사의 뒷편에서 벌어지는 정체불명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평범한 소년 하지메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작품인 셈이다.

당대의 인기작가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에 거대 미디어 그룹이 전면 지원에 나선 흥미로운 내용의 대작이었으나, 방영당시는 이미 '기동전사 건담(1979)'의 파급력이 아니메 전반에 걸쳐 진행되던 단계인지라 사이언스 픽션(SF)보다는 스페이스 판타지(SF)에 가까운 마츠모토식 스토리텔링은 과거처럼 큰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52화로 예정되어 있던 TV 시리즈는 계획과는 달리 42화로 종결된다.

한국에서는 83년 MBC를 통해 방영되었으나, 일본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의 성격에 의해서인지 최종화까지 완결을 보지 못한체 종영되었다가 후일 명절을 통해 간간히 방영되며 어렵사리 완결까지 방영을 마치게 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은하철도 999와 마찬가지로 김국환이 주제가를 맡아 불렀는데, 역시 원곡을 능가하는 애절한 멜로디와 창법으로 은하철도 999와 함께 한국 애니메이션 주제가에 한획을 그을만한 명곡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천년여왕 Vol.1+2 합본 박스세트 (10disc) - DVD
DVD>애니메이션
배급 : 니시자와 노부타카
출시 : 20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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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여왕 극장판 (1982)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기획/구성: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작화감독: 야마구치 야스히로
◈ 메카닉 작화감독: 카나다 요시노리
◈ 미술감독: 츠노다 코이치
◈ 음악/노래: 키타로 / 데라 세타카 (별하늘의 엔젤퀸)
◈ 제작 총지휘: 이마다 치아키
◈ 제작: 1000년여왕 제작위원회, 도에이 동화 (협력)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2.03.13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총집편 형태가 아닌 오리지널 극장판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작품으로, TV 시리즈와는 다른 별도의 스탭진에 의해 완성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 '실크로드'의 세계적인 전자음악가 키타로에 유명 팝가수 닐 세다카의 딸 데라 세다카가 주제가를 부르고, '1000년 여왕 선발대회'라는 이벤트까지 여는 등, 내외적으로 후지 산케이 그룹이 총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3] 참조) 게다가 같은 날에는 '기동전사 건담 III - 해후의 우주(1982)'이 개봉하여 천년여왕 극장판과의 일대 빅매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흥행에서는 기동전사 건담에 밀리고 말았지만, 10억엔의 수입을 올리며 역대 일본 극장 만화영화 수입랭킹 92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그런대로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다. 동시에 이는 레이지버스의 몰락을 의미하는 전조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같은 해 여름에 개봉된 캡틴 하록의 극장판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1982)'는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이후 레이지버스 극장판이 '은하철도 999 이터널 판타지(1999)'까지 17년 동안 극장 만화영화로 제작되지 못하는 수모를 겪게 하기도 한다. (니시자키 요시노부 주도 하에 진행된 야마토 극장판은 레이지버스와는 별개의 작품으로, 비록 레이지가 원작에 참여하긴 했지만, 설정과 기획부터 모두 니시자키 요시노부에 의한 창작물이다. 물론, 저작권에 있어서는 둘의 공동창작물로 인정 받고 있다.)

극장판 개봉에 즈음해서는 천년여왕 유키노와 메텔과의 관계를 마츠모토가 공식적인 설정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둘이 동명이인이 아니냐는 팬들의 추측에 대하여 마츠모토 레이지는 천년여왕과 메텔은 모두 프로메슘 여왕의 딸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던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여해적 퀸 에메랄다스와 메텔을 친구로 공식 설정하는 등, 그동안 입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레이지버스의 인간관계를 명시하면서 레이지버스를 둘러싼 여러 논란을 일단락시키게 된다. 허나, 2000년 들어 등장한 작품 메텔 레전드를 통해, 프로메슘이 곧 유키노 야요이이고 둘의 딸이 메텔과 에메랄다스라는 설정번복으로 다시 한 번 팬들에게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레이지버스 전체 스토리 맥락상 후자의 설정이 보다 더 자연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이지만, 에메랄다스를 자매로 설정하면서 은하철도 999 TV 시리즈와의 모순점이 발생하는 등, 또다른 설정의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참고 사이트>

[1] 新竹取物語 1000年女王, Wikipedia Japan
[2] 꿈의 방랑자 Queen Millenia 홈페이지
[3] 1000년 여왕 1982 by 캅셀, 캡슐☺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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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1981), 世界名作童話 白鳥の湖 / Swan Lake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각색: 중세 독일 전설, 러시아 민화 / 이가라시 유미코
◈ 감독: 야부키 키미로
◈ 각본: 후세 히로카즈
◈ 캐릭터 디자인: 이가라시 유미코
◈ 작화감독: 노다 타쿠오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지휘/연주: 스테판 솔테츠 / 빈 교향악단
◈ 기획/제작: 아리가 켄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3.14
◈ 장르:  드라마,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너무도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울려퍼지면, 안개가 낀 숲 속의 호수에서 백조의 무리가 등장한다. 그 중에는 왕관을 머리에 쓴 신비로운 백조가 있었는데...

한편, 숲에서 말을 달리던 지크프리드 왕자와 그의 수하들은 호수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던 중 왕관을 쓴 신비로운 백조를 발견하게 된다. 많은 백조들이 왕관을 쓴 백조를 에워싸고 왕자는 백조의 신비로운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상한 올빼미가 나타나자 백조들은 겁에 질려 흩어지기 시작하고, 이 와중에 왕자의 부하가 그 백조에게 화살을 겨누는 순간 놀랍게도 부하는 돌로 변하고 만다. 불길한 예감을 느끼면서도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지그프리드 왕자. 과연 신비로운 백조의 정체는 무엇일까?

한편, 왕궁으로 돌아간 지크프리드 왕자는 22살의 생일을 맞아 결혼을 하라는 왕비의 강요를 받고 방황하게 되는데... 그의 머리속에는 아까의 백조가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소개>

'백조의 왕자(1977)', '엄지공주(1978)', '숲은 살아있다(1980)'에 이은 도에이 세계명작동화 시리즈 제4탄이자 도에이 동화 창립 25주년을 기념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전까지의 세계명작동화 시리즈와는 달리 '캔디 캔디(1976)'의 여류만화가 이가라시 유미코가 원작을 각색하였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작품의 비주얼이나 스토리 모두 세계명작동화이면서도 순정만화적 스타일이 도드라지는 작품이 되었다. 또한, 전작 숲은 살아있다의 레닌그라드 교향악단에 이어 이번에는 빈 교향악단이 연주를 맡아 차이코프스키의 동명 발레곡을 연주하여 작품의 품격을 높여주었다.

아름다운 원작의 이야기가 비교적 잘 극장판으로 각색되었지만, 짧은 상영시간과 아동 만화영화라는 한계 덕인지 지크프리드 왕자가 공주를 사랑하게 되는 초반의 전개가 너무 급하게 진행되어버리는 바람에 짜임새는 조금 헐거운 편이라고 하겠다. 거기에 비극적인 원작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바뀌면서 드라마적 구성은 좀 약해진 편이다. 세계명작동화 시리즈가 만약 90~100분 정도의 러닝타임만 갖고 있더라도 보다 더 밀도 있는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를텐데 이런 부분은 아쉽다고 하겠다.

다람쥐 커플이 작품의 관찰자 시점으로 이야기를 바라보는 부분은 디즈니적 설정으로 흥미로운 구성이기도 했지만, 반면에 짧은 러닝 타임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한 분량을 그만큼 줄인 사족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다람쥐 캐릭터의 등장은 작품의 관객층인 어린이들에게는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클리셰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드라마 전체로는 이야기가 분산된 느낌이 든다. 물론, 아동 만화영화의 눈높이에서 이 작품은 당시로 따지면 훌륭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순정만화풍의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역대 세계명작동화 시리즈 중 가장 미려한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소녀와 숙녀의 매력을 동시에 지닌 금발의 오데뜨 공주는 개인적으로 일본 아니메 여성 캐릭터 중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캐릭터이기도. 25주년 기념작이라는 의의에 걸맞게 일본 영화사상 최초의 PCM 디지털 녹음방식에, 당대 인기여우인 타케시타 케이코의 기용 등 여러가지 화제거리를 갖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개봉 직전 제작한 셀화 3,000매가 도난 당하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하여 실제보다 개봉이 늦어지기도 하였다. ([2], [3] 참조)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Swan Lake (movie), ANN
[2] 世界名作童話 白鳥の湖, Wikipedia Japan
[2] 백조의 호수(白鳥の湖) 1981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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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왕 고라이온 (1981), 百獣王 ゴライオン / Voltron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야츠데 사부로
◈ 총감독: 타구치 카즈히코
◈ 연출: 아키야마 카즈히토, 코지마 에이키치 外
◈ 구성/각본: 타카쿠 스스무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나카무라 카즈오
◈ 미술감독: 이케다 시케미
◈ 음악: 타케이치 마사히사
◈ 디자인 협력: Submarine 外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3.04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2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아득히 먼 옛날, 전 우주에 그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함을 자랑하던 전설의 거대로봇 고라이온은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신에게까지 반기를 들었으나 그 벌로 다섯마리의 사자로 신체가 분리되어 알테이아 왕국의 곳곳에 봉인되고 만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미래, 전 우주는 가루라 대제국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아름답던 알테이아 왕국은 가루라에 의해 폐허가 되어버리고, 왕국민들은 노예로 끌려가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지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압도적인 가루라의 힘 앞에 굴복하고 수많은 지구인들이 가루라의 노예로 끌려가게 된다.

한편, 알테이아 왕족으로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파라 공주는 군사인 라이블과 함께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의 힘에 의해 먼옛날 봉인된 고라이온을 해방시킬 열쇠를 가지고 있었는데, 파라 공주가 15살이 되는 날 하늘에서 내려온 5인의 용사가 고라이온을 부활시켜 가루라 제국을 물리치리라는 예언에 희망을 걸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때마침, 가루라 제국의 노예로 잡혀온 5인의 소년들이 탈출을 감행하게 되고, 가루라 군의 추격 속에 알테이아 왕국에 불시착하게 되는데... (시놉시는 베스트 아니메와 위키피디아, 그리고 바이칸님의 포스트를 참고로 하여 작성)


<소개>

도에이의 로봇만화에 있어서 80년대 초반은 중대한 기로이기도 했다.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를 강판시킨 후 도에이 자체 인력으로 제작을 시도했던 마그네 로보 시리즈가 뚜렷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체 막을 내린 뒤, 후일 선라이즈로 성장하게 되는 소규모 하청제작사 소에이샤와 걸출한 연출가 나가하마 타다오에 의해 시작된 낭만로봇 3부작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도에이 로봇의 2차 전성기를 열었지만, 선라이즈의 독자적인 로봇물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면서 역으로 도에이를 강력하게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라이즈의 '기동전사 건담(1979)'이 재방송을 통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도에이의 로봇물은 상당히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된다.

나가하마 타다오 감독이 별세하기 직전에 제작했던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는 기대한 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며, 낭만로봇부터 이어져온 변신 합체 컨셉을 확장 적용한 '우주대제 갓시그마(1980)' 또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81년도부터 건담을 필두로 선라이즈의 로봇 시리즈들이 속속 제작되면서 SF 로봇 장르에서 그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국제영화사의 'J9 시리즈', 후일 매력적인 로봇물을 연달아 제작하는 아시 프로덕션의 '전국마신 고쇼군(1981)', 게다가 타츠노코 프로까지 '골든 라이탄(1981)'으로 가세하면서 리얼로봇의 시동과 슈퍼로봇의 마지막 러쉬가 겹쳐지는 로봇물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자 로봇 만화영화에서 도에이의 입지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열세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선 두 작품의 실패를 통해 나가하마 감독의 부재를 뼈저리게 깨달은(?) 도에이가 제작한 시리즈가 바로 '백수왕 고라이온(1981)'이다. 다섯마리의 사자가 합체하는 전설의 로봇 고라이온은 당시 상당히 매력적인 컨셉이었다. 이미 달타니어스를 통해 동물형태의 메카닉이 로봇의 일부분이 되는 컨셉을 이어 받은 변신합체 메커니즘은 프로포션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완구판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그 외에 낭만로봇 3부작에서 이어져온 5인 전대의 컨셉과, 역시 낭만로봇 시리즈에 영향을 받은 미남 악역 싱크라인 왕자의 등장(사실 이 시기에 로봇물에서 미남 악역의 등장은 그다지 신선하지 못한 모습이 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등 매력적인 설정들이 곳곳에 보였지만, 나가하마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상력의 부재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인육을 먹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등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 보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고어적인 장면의 묘사는 이 작품의 정체성을 상당히 흔들어 놓는 것이었는데, 리얼로봇의 등장으로 성인취향이 로봇물이 제작되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는 하지만, 드라마적 측면이 아닌 표현 수위에서의 등급상향은 당시 TV 시리즈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였다. 거기에 등장하는 적군의 메카 또한 메카닉 형태의 로봇이 아닌 특촬물에서나 볼법한 괴이한 괴수의 형태로 그려져 고어적인 표현과 어우러져 다소간의 불쾌함을 시청자에게 선사했을 듯 싶다.

시청률은 갓시그마의 시청률 5.6%를 넘어선 6.5%로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완구판매의 호조와는 반대로 작품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못했던 셈이지만, 미국에 수출되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볼트론'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TV 시리즈는 미국 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고, 도에이에서 차기작으로 내놓은 '기갑합대 다이라가 XV(1982)'와 '광속전신 알베가스1983)'마저 볼트론 시리즈로 미국에서 연이어 방영된다. 볼트론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상당히 각별하여 도에이 측에 52화로 종결된 볼트론 시리즈의 후속 시리즈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까지 있었으며, 88년에는 자신들이 직접 3D 애니메이션으로 볼트론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유럽에서 그렌다이저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면, 미국에서는 볼트론이 그런 셈이다. (인기있었던 시리즈의 제목으로 다른 작품까지 모두 통칭해서 연달아 방영하는 형태는 후에 마크로스와 모스피다 등을 로보텍이라 불리는 시리즈로 방영한 것과도 동일하다.)

볼트론의 미국 사랑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않았는지 현재 프로듀서 마크 고든의 지휘하에 실사영화로 제작 중에 있으며,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제작 중이라고 전해진다. 미국인들의 이 열정이 새로운 볼트론 시리즈를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TOEI Animation


고라이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바이칸님의 포스트를 참고하면 더 좋을 듯.

아니메 집중분석 25 [백수왕 고라이온] by 바이칸, 바이칸의 비주얼 아일랜드


<참고 사이트>

[1] Voltron (TV), Anime News Network
[2] Voltron, Wikipedia
[3] 百獣王ゴライオン,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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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전사 골드 라이탄 (1981), ゴールドライタン / Gold Lightan


ⓒ TATSUNOKO Pro


<정보>

◈ 원작: 타츠노코 기획실
◈ 감독: 마시모 코이치
◈ 시리즈 구성: 사카이 아키요시 
◈ 각본: 슈도 타케시, 츠즈이 토모미, 사쿠라이 마사아키, 니시쿠보 미즈호 外
◈ 캐릭터 디자인: 쿠리 잇페이
◈ 메카닉 디자인: 무라카미 카츠시 (포피), 카와모리 쇼지 (스튜디오 누에)
◈ 작화감수/작화감독: 미야모토 사다오 / 키무라 케이이치로, 나카무라 타카시 外
◈ 미술담당: 나카무라 미츠키, 오가 카즈오
◈ 오프닝 애니메이션: 츠다 마사미
◈ 음악/노래: 진보 마사아키, 야마모토 마사유키 / 미야우치 료 (오프닝), TOMO (엔딩)
◈ 기획/제작: 쿠리 잇페이, 야나가와 시게루 / 요시다 켄지
◈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 TV 도쿄 (방송)
◈ 저작권: ⓒ TATSUNOKO Pro
◈ 일자: 1981.03.0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2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이 아닌 또다른 시공간인 메카차원. 이 메카차원의 일부가 굴절되어 악마 이바르다 대왕이 생겨난다. 이바르다 대왕은 3차원 세계인 지구로 나오게 되고, 수하들과 함께 3차원 세계인 지구 정복을 꾀한다.

한편, 평범한 소년 다이카이 히로시는 어느날 길에서 금색 라이터 하나를 줍게 된다. 애연가가 아닌(-.-;) 히로시는 라이터를 집으로 가져와 담배불을 붙이는 대신 분해를 시도해보는데, 그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낀(-.-;;) 라이터가 소형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은 해칠 의사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하는 히로시에게 로봇은 자신이 이바르다 대왕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 메카차원에서 온 전사 골드 라이탄이라 소개한다.

그리고 히로시가 위기에 처한 순간 이 조그만 라이터 크기의 골드 라이탄은 거대한 황금전사 골드 라이탄으로 변신하여 금연 홍보(-.- !), 아니 이바르다 대왕의 수하들과 맞서게 되는데... (줄거리 요약은 [3] 참조. 헛소리 제외해도 이야기는 들어맞음.)


<소개>

'고왓퍼-5 고담(1976)', '투사 고디안(1979)'에 이은 타츠노코 프로의 세번째 로봇물. 이보다 앞서 2월에 방영한 타임보칸의 다섯번째 시리즈 '얏토데타맨(1981)'에도 거대 로봇이 등장하고 있으니 정확히 표현하면 네번째 로봇 만화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타임보칸 시리즈 외에 타츠노코 다수의 작품을 기획한 사카이 아키요시가 시리즈 구성을 맡았으며,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을 통해 하드 SF를 선보였던 슈도 타케시, 츠즈이 토모미가 각본에 참여하고 있다. 발디오스에서도 호흡을 맞춘 이들 삼인이 다시 모인 작품이지만, 이번 작품은 발디오스와는 달리 기존의 아동용 로봇 만화영화의 노선으로 복귀했다고 하겠다. 감독은 '타츠노코의 4대 천왕'으로 불리던 마시모 코이치. 마시모 코이치의 최초이자 하나뿐인 로봇 아니메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는 전형적인 로봇 만화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당시 로봇 만화영화의 전형적 패턴인 주인공 탑승. 각 메카가 합쳐 하나의 로봇으로 변신하여 싸운다는 컨셉이 아닌, 평상시는 조그만 라이터 형태의 메카가 위기의 순간 거대화된 로봇으로 변신하여 스스로의 의지를 갖고 적들과 싸운다는 컨셉이 대입되어 있다. 특히, 평상시에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라이터의 형태였다가 로봇이라는 상상의 기계로 변형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허구적인 로봇 만화영화와는 다른 실제감을 부여하고 있다고 해야겠다. 실존하는 메카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컨셉으로는 골드 라이탄이 최초이며, 이는 후일 실존가능한 자동차나 비행기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나 용자 시리즈보다 앞서 시도된 의미있는 컨셉이라 하겠다.

특히, 이 작품은 주역 메카인 골드 라이탄 외에도 스코프 라이탄, 타임 라이탄 등 다채로운 사이드 킥들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독자적인 라이터 형태의 모양과 특화된 능력으로 서로를 보좌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로봇 만화영화에서 주역메카의 뒤를 받쳐주었던 조역 메카들과는 다른 구성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별다른 무기 시스템 없이 육탄적으로 싸우는 로봇 액션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보여주며 흥미를 더했다. 적 메카의 가슴을 당수로 뚫고 들어가 동력원을 직접 파괴하는 박력 넘치는 전투 묘사는 리얼한 붕괴장면의 묘사나 역동적인 액션 작화에서 정평이 난 나카무라 타카시 등이 참여한 작화진에 의해 멋지게 재현되어 큰 호평을 얻는다.

초합금 시리즈로 일세를 풍미한 포피의 디자이너 무라카미 카츠시가 아이디어를 내고, 스튜디오 누에 소속으로 이제 막 업계에 발을 들인 신예 카와모리 쇼지 등이 디자인한 라이터 모양의 변신 로봇들은 완구로 제작되어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단순한 전개였음에도 불구하고 호쾌한 액션과 매력적인 변신 메커니즘을 가진 골드 라이탄은 당시 시리어스한 로봇 드라마가 대세가 되는 풍조 속에서도 52화로 성공적인 시리즈를 마친 것이다. 골드 라이탄은 후일 삼부 프로덕션을 통해 한국에서 비디오로도 출시되었으며, 한국 발매 당시에는 골든 라이탄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 TATSUNOKO Pro



<참고 사이트>

[1] ゴールドライタン, Wikipedia Japan
[2] 황금전사 골드 라이탄, 엔하위키 미러
[3] 로봇대백과 사전 11 [황금전사 골드라이탄] by 바이칸, 바이칸의 비주얼 아일랜드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ATSUNOKO Pro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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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로보 다이오쟈 (1981), 最強ロボ ダイオージャ / Saikyō Robo Daiōja


ⓒ SUNRISE · SOTSU Agency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 감독: 사사키 카츠토시
◈ 시리즈 구성: 호시야마 히로유키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토미타 스케히로, 이토 츠네히로 外
◈ 캐릭터 디자인: 사사카도 노부요시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게스트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미술 디자인: 고바야시 시치로
◈ 음악: 와타나베 미치아키
◈ 제작: 선라이즈, 나고야 TV
◈ 저작권: ⓒ SUNRISE · SOTSU Agency
◈ 일자: 1981.01.3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 시리즈 (5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51개의 혹성국가를 평정한 에돈 왕국. 에돈 왕국의 왕위계승자에게는 16세가 될 때까지 이 모든 영지를 시찰하고 경험을 쌓아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현 왕위계승자인 미토 왕자 또한 마찬가지. 성 안의 답답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미토 왕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 임무를 받아들인다. 미토 왕자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을 담당한 스케이드 공작과 무예지도를 담당한 카쿠스 남작, 그리고 왕비의 호위를 맡고 있던 여닌자 플로라 또한 가세하게 된다. 겉보기에는 평화롭지만 지방에는 백성들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들 또한 여전하다. 그들을 심판하기 위해 미토 왕자들에게는 에돈가의 상징인, 3대의 로봇합체로 궁극의 형태를 완성하는 거대 로봇 다이오쟈가 주어지게 되는데...


<소개>

'무적로보 트라이더 G7(1980)'에 이어 사사키 카츠토시가 다시금 연출을 맡은 로봇 작품. 'UFO 전사 다이아포론(1976)'에서 선보였던 '인간형의 로봇 복수개가 합쳐져 하나의 거대한 로봇으로 이루어진다.'라는 컨셉을 이어받고 있으며, 오카와라 쿠니오의 디자인이 가세하여 보다 더 세련되어진 모습으로 그려지게 된다. 메카닉 디자인 컨셉은 점보트 3에서부터 다이탄 3, 트라이더 G7로 이어지는 디자인 컨셉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으며, 특히 어깨나 머리의 장식, 가슴 부분과 같은 특정 포인트는 다이탄 3의 느낌이 짙게 느껴진다. 게스트 메카닉 디자이너로 참여하는 이즈부치 유타카도 눈길을 끄는데, 이즈부치는 후일 단바인과 가리안 등의 작품에서 메카닉 디자인을 거쳐 패트레이버와 뉴 건담의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재방송을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기동전사 건담의 열풍과 함께, 토미노 감독의 문제작 '전설거신 이데온(1980)'과 리얼로봇계의 또다른 거장 다카하시 료스케의 '태양의 어금니 다그람(1981)' 사이에 방영된 과도기 시대의 작품으로, 기존의 슈퍼로봇물의 형태에서 조금씩 벗어난 변형들이 가해지고 있다. 트라이더 G7의 경우 중소기업이 슈퍼로봇을 소유하고 있다는 컨셉이라면, 다이오쟈는 지구와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일본의 전국시대와 유럽의 중세시대가 혼합된 형태의 혹성국가 에돈왕국의 왕자와 가신들이 정체를 숨긴체 자신의 왕국을 잠행하다가 탐관오리들을 발견하면 로봇을 타고 이들을 무찌른다는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는 상당히 색다른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세계관 자체가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 다른 행성이라는 설정과 왕이 존재하는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설정은 후일 '성전사 단바인(1983)'을 시작으로 로봇물에서 간간히 보여지는 로봇 + 판타지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데, 어찌보면 판타지 로봇물에 있어서 가장 선구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세계관 자체에만 왕정시대라는 설정이 반영되었을 뿐 이야기 전개는 기존의 슈퍼로봇물과 거의 다를 바가 없기에 성전사 단바인에서 엘가임과 가리안을 거쳐 후일 에스카플로네까지 연결되는 선라이즈의 판타지 로봇물 시리즈와 연관짖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오히려 3인 전대라는 설정이나 지구가 아닌 다른 세계, 청소년보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슈퍼로봇 계열의 아니메라는 점에서 89년 작 '마동왕 그랑조트(1989)'에 영향을 준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81년부터 선라이즈의 작품 노선이 리얼로봇으로 옮겨진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후일 '마신영웅전 와타루(1988)'가 등장하기 전까지 선라이즈의 마지막 슈퍼로봇 계열의 작품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 SUNRISE · SOTSU Agency

스케이드 공작과 아오이다

ⓒ SUNRISE · SOTSU Agency

카쿠스 남작과 코바루타

ⓒ SUNRISE · SOTSU Agency

플로라와 다이오쟈


<참고 사이트>

[1] Saikyo Robo Daiohja (TV), Anime News Network
[2] 最強ロボ ダイオージャ,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 · SOTSU Agenc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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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007 은하특공대 (1980) 


ⓒ 김삼, 케이 프로덕션

<정보>

◈ 원작: 김삼 (007 우주에서 온 소년)
◈ 감독: 임정규
◈ 각본: 이광조
◈ 원화: 황지현, 장휘섭
◈ 동화: 홍정표, 박동권
◈ 미술: 곽병선, 박경호
◈ 특수효과: 한규훈
◈ 음악/노래: 정민섭 / 정여진
◈ 제작/총지휘: 김진태 / 서경중
◈ 제작사: 케이 프로덕션, 소년 동아일보사 (후원)
◈ 저작권: ⓒ 김삼, 케이 프로덕션
◈ 일자: 1980.12.??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외계에서 UFO가 지구로 불시착한다. UFO에서 탈출한 금발의 여인이 두개의 거대한 알을 안고 폭풍우 속으로 사라지자, 뒤쫓아온 두대의 UFO에서 내린 외계인 군인들이 그녀를 추적한다, 그들의 눈길을 피해 도주하던 절체절명의 순간 품속에서 한 개의 알을 떨어뜨려 버리는 여인. 알이 언덕을 굴러 시야밖으로 사라지지만, 추적자들 때문에 숨은 장소에 빠져나올 수 없는 여인은 슬픔의 눈물만을 흘릴 뿐이다.

한편, 여인의 품속에 빠져나온 알은 길가에 버려져 있다가 한 늙은 농부에게 발견된다. 거대한 알에 놀라 농부가 다가가는 순간 빛을 뿜으며 금이 가기 시작하는 알. 놀란 농부의 눈앞에서 알의 껍질을 깨고 잘생긴 남자아이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농부는 너무도 이쁜 아기를 자신이 거둬들이게 되고 '찬드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된다. (어찌된 영문인지 이 아기의 본명도 찬드라라고 한다. 훌륭하지 않은가)

세월이 흘러 12년 뒤, 찬드라가 살고 있는 농장에서 연이어 닭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범인은 그 옛날 알을 품고 지구로 도망쳐온 외계의 별 올리브 성의 여왕 올리브의 딸로, 찬드라처럼 또다른 알에서 태어난 실비아. 실비아는 지구인에게서 얻어온 닭이라 어머니에게 속여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었다. 수수께끼의 남매들이 서로를 모른체 살고 있는 이 시골에 어느날 유명한 소년탐정 007이 동생 또순이와 함께 휴가차 방문하게 되는데...


<소개>

1965년부터 소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김삼 화백의 만화 소년 007 시리즈 중 '007 우주에서 온 소년'을 원작으로 한 임정규 감독의 극장 만화영화. 한국 만화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본 만화영화의 영향을 받았던 당시 많은 극장 만화영화들과는 달리 독창성을 확보한 작품이다. 특히, 김삼 화백의 007은 당시 한국 만화영화로서는 드물게 우주를 무대로 활약하는 소년 특수요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거대한 스케일과 독창적인 세계관이 빛나는 작품이라 하겠다. 1980년대말의 성인만화들을 통해 뇌쇄적인 눈빛과 육감적인 라인의 여성캐릭터로 유명한 김 화백이지만, 그의 대표작이 SF 모험물이라는 것은 지금의 만화팬들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극장판의 연출은 '마루치 아라치(1977)', '전자인간 337(1977)', '별나라 삼총사(1979)', '삼총사 타임머신001(1980)' 등을 통해 당대의 만화영화 감독 중 가장 탈 일본적인 색체와 아이디어를 선보인 임정규 감독이 맡았다. 김삼의 원작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표준적인 만화영화 스타일로 캐릭터들이 탄생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으나, 원체 극화체에 가까운 김삼의 캐릭터를 만화영화로 인식하기에는 아무래도 당시의 작화력으로는 무리가 있었을 듯 싶으며, 오히려 그런 면에서 만화영화의 캐릭터 디자인은 적절한 선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잃어버린 알에서 태어난 찬드라가 농장주인에게서 자신의 출신도 모른체 키워지다가 산속에서 숨어사는 자신의 친모와 여동생과 재회하는 장면은 당시 한국의 만화영화에서는 보기드문 드라마틱한 연출을 보여주었다. 농장의 닭을 훔치다 잡힌 찬드라의 동생 실비아와, 딸을 구하기 위해 인간을 공격한 엄마, 그리고 엄마의 공격에 할아버지를 잃은 찬드라가 복수심에 눈이 멀어 자신의 친모를 공격하는 장면은 안타까운 오해가 엇갈리는 드라마적 구성이 눈에 띄였지만, 러닝 타임과 아동 만화영화라는 한계 때문에 밀도 있게 진행되지 못하고 스토리의 비약이 심해 이야기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러한 드라마적 흠결은 후일 한국의 많은 만화영화들이 저평가되는 또하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당시 아이들이 보는 만화영화라는 인식 덕분에 스토리텔링은 대부분이 이렇게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고 하겠다. 

기존의 SF 모험 만화영화에 첩보영화 007의 컨셉을 도입한 작품색은 기존의 아동용 만화영화에 좀 더 여러가지 매력을 부여했다고 보여진다. 다만, 역시 아동용 만화영화라는 한계로 인해 첩보물이나 추리물과 같은 특색보다는 그저 SF 활극의 수준으로 다운그레이드 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중간에 뜬금없이 또순이와 황소의 투우씬이 등장하는 등, 여전히 당시 한국 만화영화의 개연성 없는 디즈니식 시퀀스가 가미되고 있는 점 또한 아쉽다. 전체적으로 원작에 비해 느슨해진 작품이지만, 로봇 외에는 거의 독자적인 설정과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여러가지 의의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로봇 만화영화는 당시 한국에서는 너무 이른 도전이 아니었는가 싶기도 하다. 가장 오리지널리티가 높은 작품을 만들어온 임정규 감독조차 메카닉 디자인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데, 이것은 당시 후진국에서 겨우 개발도상국으로 진입하고 있던 한국의 역량부족에서 온 총제적인 문제였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절대적인 재정과 인력부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독자적인 한국 만화영화를 만들어내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던 임정규 감독은 이 작품을 끝으로 돌연 만화영화계를 떠나게 되는데, 이는 당시 5공화국이 만화영화를 정치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작품의 방향성을 강제적으로 결정하면서 벌어진 사태였다. 만화영화의 꿈을 위해 이 수모를 감내했던 여타 만화영화 감독들과는 달리, 임정규 감독은 이러한 현실에 염증을 느끼고 정든 한국을 뒤로 하고 미국행을 선택했던 것이다. 김청기 감독과 함께 한국 만화영화를 대표하던 연출가 임정규 감독의 퇴장은 뒤이어 찾아온 80년대 한국 극장 만화영화의 암흑기를 예고하고 있었다.


소년 007 지하제국 (1981) 


ⓒ 김삼, 금융영화제작소

<정보>

◈ 감독: 정수용
◈ 각본: 지상학
◈ 원화: 오종선
◈ 동화: 장정근
◈ 배경: 최용대
◈ 음악/노래: 정민섭 / 정여진
◈ 제작/총지휘: 문무 / 김철종 
◈ 제작사: 금융영화제작소, 소년문화일보 (후원)
◈ 저작권: ⓒ 김삼, 금융영화제작소
◈ 일자: 1981.??.??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이듬해에 제작된 소년 007의 두번째 극장 만화영화. 역시 김삼의 소년 007을 원작으로 했다. 각본에는 '로보트 태권브이(1976)'의 지상학이 참여했는데, 실제로 이 작품은 애초에 지하세계의 이야기를 다룰 로보트 태권브이의 4탄 제작이 무산된 후, 태권브이에 사용될 이야기를 김삼의 원작에 적절히 혼합한 작품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주인공인 007을 제외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새로운 인물로 채워져 있다. 전편에 등장했던 또순이라는 여자 캐릭터는 이름은 같지만, 생김새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등장했으며, 007 행세를 하는 가짜 007이 등장하는 등, 액션 모험극으로서는 전작에 비해 더 나아진 모습이라는 평도 있다. 다만, 적측의 보스 캐릭터가 '신조인간 캐산(1973)'의 브라이킹 보스를 연상시키는 등, 여전히 디자인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한국 극장 애니메이션 1967-2006 by 송락현, CAPSULE 블로그
[2] 소년 007 은하특공대 (1980)와 지하제국(1981) by 블루, 태권브이의 꿈
[3] 소년 007과 은하특공대 (1980) by 잠뿌리, 뿌리의 이글루스
[4] <고전 시리즈> 소년007 지하제국(1981) by 키웰, Kewell's Factory about Something
[5] [추억의 만화] 007 우주에서 온 소년 by 이규옹, 토마스모어의 영화방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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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사 발디오스 (1980), 宇宙戦士バルディオス / Space Warrior Baldios


ⓒ Production REED · TOKUMA Shoten


<정보>

◈ 원작/구성: 사카이 아키요시
◈ 감독: 히로카와 카즈유키
◈ 각본: 사카이 아키요시, 토리우미 진조, 츠즈이 토모미, 슈도 타케시 外
◈ 캐릭터 디자인: 카미조 오사무 
◈ 메카닉 디자인: 사토 켄, 카메가키 하지메
◈ 작화감독: 카미조 오사무, 타나카 타모츠, 이이노 히로시 外 
◈ 미술감독: 아라이 토라오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이세 코이치
◈ 기획/제작: 사토 토시히코, 쯔보타 시게오 / 쯔보타 주죠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국제영화사, TV 도쿄
◈ 저작권: ⓒ Production REED (舊 ASHI Production)
◈ 일자: 1980.06.30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3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고도의 과학문명을 자랑했으나 방사능에 오염되어 지표가 아닌 지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S-1 행성. 방사능 오염과 식량부족으로 인해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져 있었다. 대기 정화장치를 개발하여 환경을 복구하자는 온건파와 군사력을 앞세워 이주가능한 타행성을 침략하자는 주화파로 나뉘어져 대립을 계속하던 중, 주화파의 수장 가틀러의 심복 아프로디아의 계략에 의해 황제가 암살당하는 이변이 발생한다. 황제 암살의 혐의는 온건파의 핵심인물 레이건 박사의 아들 마린 레이건에게 씌워지게 되고, 레이건 박사 또한 정화 시스템의 개발에 성공했으나 정권을 독차지한 가틀러에 의해 살해당한다. 반대파를 숙청한 가틀러는 흉흉한 민심을 강력한 철권통치로 휘어잡고 타행성 침략을 위해 출격한다. 우주를 떠돈 끝에 그들이 발견한 행성은 바로 지구.

아버지를 잃고 황제암살의 누명을 쓴 청년 과학도 마린은 가까스로 지구로의 탈출에 성공한다. 가틀러가 이끄는 알데바론군의 침략을 받은 지구는 투항한 마린을 스파이로 단정하여 심문을 하지만, 마린이 이를 끝끝내 부인하고 S-1 행성의 과학기술을 이전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그를 받아들이게 된다. 여전히 지구인들의 차별적인 시선 속에 마린은 자신이 전수한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거대로봇 발디오스를 타고 자신을 버린 조국 S-1과의 일전에 돌입하게 된다.

한편, 마린이 탈출하면서 사랑하던 자신의 동생 미랑을 살해했음을 알게된 아프로디아 역시 마린에게 복수의 총구를 겨누게 되는데... (줄거리는 엔하위키 자료 참조)


<소개>

타츠노코 프로 출신으로 '타임보칸 시리즈'를 기획했던 사카이 아키요시가 원작하고. 역시 타츠노코에서 CM 제작과 저작권 영업 등을 맡고 있던 사토 토시히코, 카토 히로시 등이 분사하여 설립한 아시 프로덕션이 제작한 아시 프로덕션의 두번째 로봇 아니메. '기동전사 건담(1979)'로 인해 심화된 인간 드라마가 로봇 만화영화에 적극적으로 이식되는 리얼로봇 풍조가 로봇 아니메에 일대 터닝 포인트를 일으킨 시점에 등장한 작품으로, 동시기에 방영된 토미노 요시유키의 '전설거신 이데온(1980)'과 함께 시리어스한 전개,  비극적인 드라마, 그리고 충격적인 전개를 보여준 숨겨진 걸작 SF 로봇물이다.

극작가 출신으로 이미 '과학닌자대 갓챠맨 시리즈'나 '신조인간 캐산(1973)' 등에서 각본을 맡아 드라마적인 감성을 SF 만화영화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던 사카이 아키요시와, 만화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도 활약한 일본의 유명 여류 극작가 츠즈이 토모미, '요술공주 밍키(1982)'나 '포켓몬스터 시리즈'로 유명한 슈도 타케시 등이 포진한 각본 스탭은 이 작품의 드라마적 완성도를 짐작케 한다. 특히, 압도적으로 우울한 작품의 분위기와 비극적인 결말은 3단 합체라는 전형적인 슈퍼로봇의 형식을 띈 이 작품의 정체성과 타겟 시청층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되고 있다.

고향별에서 누명을 쓰고 버림받은 이성인이 지구의 편에서 싸우는 이야기는 이미 'UFO 로봇 그렌다이저(1975)'나 '그로이저 X(1976)' 등, 여러 로봇물에서 사용되어온 흔한 설정이지만, 발디오스에서는 주인공 마린이 지구인들에게 인정받지 못한체 차별을 당하는 비극적인 구조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는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성숙하고 시리어스한 전개였지만, 동시에 시리즈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어둡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혹성로보 당가드 에이스(1977)'에서 지구를 배신했다는 누명을 쓴 아버지를 둔 타쿠야, '초전자머신 볼테스 V(1977)'에서 지구 침공군인 보아잔별 출신으로 밝혀지는 고우 형제, '무적초인 점보트3(1977)'에서 비알성인의 후예들인 진 일가 역시 주인공이면서도 그들의 과거와 출신성분에 의해 주변인물들에게 오해와 천대를 받는데, 이러한 설정 들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에서도 발디오스의 드라마틱한 설정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S-1 행성과 알데바론군과 지구와의 관계는 이 작품의 중요한 극적 장치로, 발디오스의 암울함 작품세계를 매듭짓는 충격적인 진실이기도 한데, 이 설정은 SF영화의 걸작인 프랭클린 J 샤프너의 'XXXXXXXXXX'에서 보여진 것이기도 하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작품의 제목을 삭제했지만, 감독의 이름으로 유추는 가능하게 했다. 발디오스를 보실 분들이라면 찾아보지 마시길) 이러한 시리어스한 전개 위에 마린에게 황제암살범이라는 누명을 씌운 알데바론군의 사령관 아프로디아와의 아프로디아의 하나 뿐인 동생을 살해한 마린과의 비극적 로맨스는 작품의 드라마틱함을 배가시켜주고 있다고 하겠다. 적과의 로맨스는 이미 '투장 다이모스(1978)'이나 '기동전사 건담(1979)'에서 등장한 적이 있지만, 서로에게 직접적인 상처를 입힌 원수지간의 남녀가 증오의 마음을 간직하면서도 서로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는 내용은 만화영화로서는 보기드문 극적 장치가 아닌가 싶다.

다만, 이러한 시리어스함과 드라마 중심적인 전개는 필연적으로 로봇물로서의 재미와 정체성을 급감시켰다. 이로 인해 충격적인 S-1과 지구와의 관계라든지, 마린과 아프로디아의 로맨스들이 모두 제대로 결말이 지워지지 못한체 이야기는 지구의 멸망이라는 비극적인 최후와 함께 조기종영이라는 결말로 끝을 맺게 된다. 실제 내용은 39화까지로 이미 각본과 콘티까지 완성이 되어 있었으나, 압도적인 우울함과 시청률의 부진, 거기에 완구판매의 부진까지 겹치며 31화로 시리즈는 막을 내리고 만 것이다. 후에 LD, DVD나 재방송분에는 미방영된 이야기가 포함되었으며, 실로 충격적인 비극의 대미를 장식하는 전개로 극장판의 이야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주전사 발디오스 (1981)


ⓒ Production REED

<정보>

◈ 총감독: 토리우미 히사유키
◈ 작화감독: 아시다 토요오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TONY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국제영화사
◈ 저작권: ⓒ Production REED (舊 ASHI Production)
◈ 일자: 1981.12.19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비록, 충격적인 설정과 비극적인 드라마로 로봇 만화영화로서의 매력을 상실한 발디오스였지만, SF 드라마로서는 대단한 역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발디오스는 조기종영을 아쉬워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의하여 극장판 아니메로 제작되기에 이르른다. 비인기 조기종영작이 극장판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발디오스의 팬층이 두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 극장판은 특히, TV 시리즈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 전개로 인해 비중있게 묘사하지 못한 마린과 아프로디아와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춰 보다 더 드라마적인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극장판의 감독은 과학닌자대 갓챠맨 시리즈의 감독 토리우미 히사유키가 맡았고, 아시다 토요오가 작화감독을 맡아 미형 캐릭터 라인을 더더욱 강조했으며, 일본의 유명 패션브랜드 NICOLE의 설립자 겸 패션디자이너 마츠다 마츠히로의 의상 디자인이 더해져 마린과 아프로디아의 비극적인 로맨스를 더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제복과 안경을 착용했을 때는 차갑고 냉정한 지휘관이었다가 제복과 안경을 벗었을 때는 눈부신 녹색머리의 미녀로 변하는 아프로디아의 모습은 원수로서 적대했던 마린을 사랑하게 되는 비극적 히로인의 모습과도 너무나 잘 매치되는 모습이다.

발디오스나 이데온은 모두 비극적이고 하드한 SF 로봇 만화의 걸작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비운의 작품이었다. 두 작품 모두 조기종영의 아픔 속에 기동전사 건담이 몰고 온 리얼로봇의 바람을 타고 극장판으로 제작되지만, 발디오스는 건담 극장판의 흥행 폭풍 속에 극장에서조차 큰 조명을 받지 못하면서 끝끝내 비운의 작품으로 잊혀지게 된 것이다. 아시 프로덕션은 발디오스 이후 '전국마신 고쇼군(1981)'을 히트시키며, 로봇 아니메 도전 3수 만에 대표적인 히트작을 갖게 되고, 이후로도 '특장기병 돌바크(1983)', '초수기신 단쿠가(1986)', '머신로보(1986)'로 이어지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로봇월드를 구축하며 의미있는 행보를 계속하게 된다.

ⓒ Production REED


☞ 발디오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 by 키웰
☞ 발디오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10 [우주전사 발디오스]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宇宙戦士バルディオス, Wikipedia Japan
[2] 우주전사 발디오스, 엔하위키 미러
[3] 우주전사 발디오스(宇宙戦士バルディオス) 1981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 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Production REED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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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거신 이데온 (1980), 伝説巨神 イデオン / Space Runaway Ideon


ⓒ SUNRISE


<스탭>

◈ 원작: 토미노 요시유키, 야다테 하지메
◈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토리보드: 토미노 요시유키, 타키자와 토시후미 外
◈ 연출: 타키자와 토시후미 外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코가와 토모노리
◈ 작화감독: 다니구치 모리야스 外
◈ 메카닉 디자인: 서브마린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 스기야마 코이치
◈ 제작: 선라이즈, 소츄 에이전시, TV 도쿄
◈ 저작권: ⓒ SUNRISE
◈ 방영일자: 1980.05.08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장르/등급: TVA (39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인류의 타행성에 대한 식민지화가 한참이던 서기 2300년, 코스모 유키를 필두로 한 고고학자 집단이 안드로메다 성운의 솔로 행성에 탐사차 도착한다. 그들은 솔로에서 미지의 문명과 조우하고 거대한 우주선 솔로와 이데온이라 불리는 거대한 3개의 병기를 발굴하게 된다. 지구인들이 이데온의 복구에 힘을 쓰는 동안, 버프 크란이라 불리는 휴머노이드 에일리언 역시 거신전설을 쫓아 솔로 행성에 발을 들여 놓는다. 갑작스런 이성인과의 조우, 그리고 엇갈린 오해 속에 두 종족간의 전투는 벌어지고, 거대 로봇으로 변신한 이데온에 의한 버프 크란의 패퇴는 지구인과 버프 크란에게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소개>

'기동전사 건담 (1979)' 직후 만들어진 토미노 감독의 로봇물. 후일 조이드 시리즈로 유명세를 타게 되는 토미가 스폰서가 되어 현실적인 병기로서의 건담이 아닌 삼단변신 합체를 보여주는 슈퍼로봇물의 외형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건담의 실패 이후 다시 토미노에게 기존의 공식을 따른 로봇물을 제작하라는 의도였던 같은데, 그 외형과는 달리 내용물은 하드한 SF로서 기동전사 건담을 뛰어넘는 시리어스함에 점보트 3의 충격적인 결말을 넘어서는 일본 만화영화史에 길이남을 문제작이 되었다.

스폰서의 의지대로 완구적 성격이 짙은 삼단변신 합체의 컨셉을 그대로 작품에 도입한 토미노 감독이었지만,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녹여내었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갈등과 대립이라는 테마에, 건담에 이어 이번에도 어느쪽도 옳은 편이 아니다는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호함을 통해 양측이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는 긍정적인 전개가 아닌, 종국에는 모두 파국을 맞는다는 충격적인 전개로 이야기는 흘러갔다. 시리어스한 드라마에 시종일관 우울한 색체로 인해 로봇물에서 드물게 암울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또한, 이데온의 작품색에 맞는 비주얼을 선보이기 위해 그동안 토미노의 작품에서 단골 작화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던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아닌, 극단적인 명암효과와 사실적인 작화로 이름 높은 코가와 토모노리를 영입하였는데, 당대 미형 캐릭터의 묘사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던 야스히코와 대치되는 코가와의 독특한 캐릭터 라인은 작품의 성공과는 별개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높은 지지를 얻어냈고, 결국 '전투메카 자붕글(1982)'과 '성전사 단바인(1983)'에 이르기까지 작화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며, '중전기 엘가임(1984)'와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 가서는 그의 제자 기타즈메 히로유키가 그 바톤을 이어받게 되니, 작화 면에서 이데온은 토미노 작품의 터닝 포인트이기도 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지나치리지만치 암울하고 어두웠으며, 무거운 주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강대한 에너지 '이데'를 얻기 위해 반목과 갈등을 거듭하는 인류와 버프 크란의 대립은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면들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 사이에 끼어버린 유우키 이하 주인공들조차 뚜렷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체 제어가 불가능한 이데온에 탑승하여 버프크란의 공격을 피하기 바빳으니 여전히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던 당시의 로봇 아니메에 있어서 이데온의 이야기는 재미도 감동도 느끼지 못할 만큼 난해한 것들이었다. 게다가 '무적초인 점보트 3(1977)'에서 그 전조를 보여주었던 캐릭터들의 비극적인 대량 살상은 그 난해함만큼이나 우울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전개는 당연히 스폰서의 불만을 사 방영 내내 토미노와의 갈등을 야기하게 되었고, 기대에 못미치는 완구의 판매실적(디자인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다. 단, 극 중에서 묘사되는 그 파괴력은 모든 로봇물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만큼 무시무시했다.)까지 겹치면서 조기종영이라는 결단이 내려지게 된다. 갑작스런 종결로 인해 마지막 화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 체 되지 않은 체 파국의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고, 기동전사 건담의 후폭풍에 휘말린 체 이데온은 쓸쓸히 무대에서 내려오게 된다.


전설거신 이데온 극장판: 접촉편, 발동편 (1982)


ⓒ SUNRISE

<스탭>

◈ 원작/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타키자와 토시후미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코가와 토모노리
◈ 메카닉 디자인: 히구치 유이치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감독: 스기야마 코이치
◈ 제작: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개봉일자: 1982.07.10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장르/등급: 극장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기동전사 건담의 후폭풍은 건담의 재평가와 함께 극장판의 제작이라는 전기를 맞게 된다. 이 시기는 이데온의 TV 시리즈가 방영되는 시점이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상영된 건담의 첫번째 극장판이 '아니메 신세기 선언'과 같은 사회적인 현상으로 번지면서 그 영향은 같은 형태로 조기종영된 이데온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하여 미처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최종화의 내용과 TV 시리즈의 앞부분을 총집편 형태로 재편집한 극장판 이데온의 기획이 마침내 발동하게 된다.

난해한 내용 덕분에 편집 축약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에 건담과 마찬가지로 몇부작 형태로 제작하려 했던 이데온이었으나 건담보다 더 어둡고 우울한 내용 덕분에 결국 3시간짜리 장편 1부작으로 탄생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TV 시리즈의 암울함과 난해함의 대미를 장식한 전대미문의 극장판 '전설거신 이데온, 접촉/발동편'이다.

조기종영으로 인해 서둘러 마무리되었던 39화의 결말은 원래의 4부로 재구성되었다. 결론적으로 모든 인류가 절멸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동일한 결론으로 가고 있지만, 그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보다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에서 극장판의 충격은 전율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당대의 만화영화, 아니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전멸을 이야기하는 만화영화는 좀체로 보기가 힘들다. (이데온과 같은 시기에 방영된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나, 이데온의 영향을 받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을 제외하고는) 종말론이 대두하던 90년대 말이나 현재의 몇몇 재난영화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고는 하지만, 블록버스터급의 비주얼 묘사에만 그치는 헐리웃들의 영화에 비해 이데온의 종말론은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게 강렬한 잔상을 남기게 되었고, 이로 인해 토미노에게는 '몰살의 토미노'라는 악명이 주어지게 된다.

극장을 찾은 수많은 소년들을 충격에 빠뜨린 이데온의 결말은 그로부터 십오년 뒤 또다른 형태의 인류 멸망의 발동을 알리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안노 히데아키의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Death&Rebirth / End of Evangelion(1997)'이다. 에바의 극장판은 총집편과 라스트 에피소드의 재해석편으로 구성된 2부작이라는 형식에서조차 이데온의 모습을 연상시키는데,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된 것이 아닌, 정상적인 결말(물론, 에바 TV 시리즈의 결말은 그 전개의 충격에 비해 너무도 이상한 형태의 결말에 이르르지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엔딩을 새롭게 쓴 것은 아무리봐도 애초에 이데온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하지만, 정작 토미노 본인은 이러한 안노 감독의 행동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이로 인해 둘의 사이가 소원해지게 되는 결과를 맞이했으니, 현실에서조차 이데온은 사제지간의 파국의 전조를 알린 셈이다.


<참고 포스트>

[1] Sunrise Official Site
[2] Space Runawat Ideon, Wikipedia
[3] 伝説巨神イデオン, Wikipedia Japan
[4] Densetsu Kyojin Ideon(TV), ANN
[5] 전설거신 이데온 1982 by 캅셀, 캡슐☺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6] 전설거신 이데온,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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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1980), 地球へ… / Toward the Terra


ⓒ 竹宮惠子 · 朝日ソノラマ · TOEI


<정보>

◈ 원작: 타케미야 케이코(竹宮惠子)
◈ 감독: 온치 히데오(笠井由勝)
◈ 애니메이션 연출: 카사이 요시카즈(恩地日出夫)
◈ 각본: 온치 히데오, 시오다 치구사(塩田千種)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스다 마사미(須田正己)
◈ 메카닉 디자인: 스다 마사미, 히오 아키라(ひおあきら)
◈ 미술감독: 츠지다 이사무(土田勇)
◈ 음악/노래: 사토 마사루(佐藤勝) / 다 카포(ダ・カーポ)
◈ 기획/제작: 아리가 타케시(有賀健), 타미야 타케시(田宮武) / 이마다 치아키(今田智憲)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竹宮惠子 · 朝日ソノラマ · TOEI
◈ 일자: 1980.04.2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후의 미래, 인류는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을 이룩했지만, 스스로가 모성 지구를 멸망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우주로 진출하여 지구가 회생할 시간을 주기로 결정한다. 다른 혹성에 정착한 인류는 컴퓨터에 의해 자신들의 모든 생활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뒤, 자연적인 출산을 거부하고 정자와 난자를 무작위로 골라내어 컴퓨터 관리 하에 인공수정과 배양을 거친 뒤 태어난 아이들을 무작위로 선정된 양부모에게 맡기는 새로운 출산·양육 시스템을 구축한다. 양부모 밑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14세가 되는 해, 각 행성을 관리하는 메인 컴퓨터 마더의 적성검사를 거쳐 성인으로 인정받게 되면 그전까지의 기억이 모두 소거되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지식을 주입받아 각자의 적성에 맞는 전문 교육을 받게 된다. 컴퓨터에 의해 완벽히 통제되는 세상, 통칭 SD(Superior Dominance)의 시대인 것이다.

허나, 모든 이들이 마더의 적성검사를 통과하는 것은 아니었다. 인공적인 방법으로 태어난 아이들 중 극히 일부분은 컴퓨터의 세뇌 시스템에 저항하는 특별한 정신력과 초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이들은 부적격자로 낙인찍혀 체제로부터 제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제거 대상의 인간들 중 시스템의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탈옥에 성공한 이들도 있었다. '뮤'라 불리는 이들 규격외 인간들은 강대한 초능력을 지닌 최초의 뮤 솔져 블루의 지휘 아래 인류의 고향이자 그들의 안식처가 될 지구로 돌아가려는 원대한 계획을 꿈꾸게 된다. 그로부터 300여년 후,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블루는 이 원대한 계획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인 새로운 솔져를 찾고 있으니 그가 바로 죠미 마키스 신, 인간의 육체적인 능력과 뮤의 정신적인 능력을 겸비한 14세의 소년이었다.


<소개>

'월간만화소년'에 타케미야 케이코가 1977년부터 1980년에 걸쳐 연재한 순정 SF 만화. 순정만화의 도식화된 공식을 버리고 장대한 SF 대하 드라마적 이야기를 도입하여 순정만화의 부드러움과 소년만화의 모험적 요소를 모두 지닌, 코믹스의 범주를 넘어서는 대작 SF로 탄생하게 된다. 지구로는 탁월한 SF 드라마로 78년 제9회 성운상(일본의 유명한 SF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순정만화가가 소년만화지에 연재한 최초의 이례적인 케이스이기도 했다. 타케미야 케이코는 친구이자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하기오 모토(萩尾望都)와 함께 오이즈미 살롱에 출입하는 순정만화가들의 모임인 '꽃의 24년조'를 이끌고 있었는데, 하기오 모토와 함께 순정만화가의 틀을 넘어서는 다양한 장르들을 시도하며 지구로 외에도 다수의 명작들을 양산, 후대의 순정만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 日本 소녀만화 잡지사 1970-80 ② 황금기를 장식한 순정만화 by 캅셀 (보러가기)

70년대 후반 순정만화계에 신선한 센세이션을 던진 이 작품은 결국 극장 만화영화로 기획된다. 제작사는 도에이 동화. 전년도에 큰 성공을 거둔 '은하철도 999(1979)' 극장판의 여세를 이어가기 위한 도에이의 대작 극장 아니메로 바로 이 지구로가 낙점되었던 것이다. 감독은 만화영화 연출가들을 제치고 이례적으로 실사영화 감독인 온치 히데오가 낙점되었다. 실사영화 감독으로서는 제법 유명한 인물이었으나 문제는 아니메 연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에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레이트 마징가(1974)', '캔디 캔디(1976)' 등에서 연출을 맡았던 카사이 요시카즈가 애니메이션 연출로서 그를 서포트하게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구도는 작품의 완성도를 낮추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캐릭터 디자인은 'SF 서유기 스타징가(1978)', '과학닌자대 갓챠맨 F(1979)'부터 '북두의 권(1984)'을 거쳐 2000년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스다 마사미가 맡았다. 그로 인해 카리나 같은 캐릭터의 경우에는 어딘가 모르게 스타징가의 오로라 공주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며,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갓챠맨과 같은 극화풍의 터치가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원작인 순정만화풍의 터치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다보니 원작팬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부분은 원작의 캐릭터를 만화영화에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이식했던 은하철도 999와는 대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원작 캐릭터와의 이질감 역시 작품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영향을 미친다.

캐릭터의 이질감과 더불어 단선적인 스토리 전개도 몹시 아쉽다. 인간측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키이스에게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나 키이스와 피시스와의 충격적인 관계들이 그냥 아무런 반전이나 갈등 없이 그대로 주변인물들의 상황 설명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상당히 농밀한 원작의 드라마 구도를 무미건조하게 바꾸어 버렸다. 대작 SF 드라마를 극장 아니메로 옮겨 오면서 방대한 내용을 다 담아내려 한 것도 무리수로 작용했는데, 극장 아니메로서는 무척 긴 러닝 타임인 119분이 할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내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며, 그로 인해 일부 장면들의 서사는 매끄럽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느낌을 준다. 앞선 스토리의 단선적인 전개도 어찌보면 이 시간상의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원작과는 달리 주인공인 죠미와 카리나의 사이에서 나스카 칠드런의 리더인 토니가 태어나는 등, 몇몇 설정의 각색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그로 인해 나아진 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스토리나 캐릭터 묘사 등 많은 부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기게 된 작품이었지만, SF 드라마로서 수준급에 이르는 원작의 아우라로 인해 장대한 SF 드라마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수준급의 미술과 촬영 기법 등으로 당대의 대작 극장 아니메의 격에 맞는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라 하겠다.


지구로 (2007)


ⓒ 竹宮惠子 · MBS · SKY Perfect Well Think · ANIPLEX


<정보>

◈ 감독: 야마사키 오사무(ヤマサキオサム)
◈ 각본: 네모토 토시죠(根元歳三), 모리타 시게루(森田繁), 오오노기 히로시(大野木寛),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外
◈ 캐릭터 디자인: 유키 노부테루(結城信輝)
◈ 컨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메카닉 디자인: 마츠모토 히데유키(松本秀幸), 야나세 타카유키(柳瀬敬之), 이시즈 ?(石津泰志)
◈ 작화감독: 미야마에 신이치(宮前真一), 와타나베 노부히로(渡辺伸弘), 타케노리 요코(高乗陽子) 外
◈ 미술감독: 요시하라 쥰이치로(吉原俊一郎)
◈ SF 고증: 사카이 미츠야스(堺三保)
◈ 음악: 타카나시 야스하루(高梨康治)
◈ 음악: UVERworld, 타카하시 히토미(高橋瞳), 가토 미리야(加藤ミリヤ), CHEMISTRY
◈ 제작사: 마이니치 방송, 스카이 퍼펙트 커뮤니케이션 Wellthink, ANIPLEX, 미나미마치 부교소(南町奉行所), 도쿄 키즈
◈ 저작권: ⓒ 竹宮惠子 · MBS · SKY Perfect Well Think · ANIPLEX
◈ 일자: 2007.04.07 ~ 2007.09.22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24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 竹宮惠子 · MBS · SKY Perfect Well Think · ANIPLEX

무려 27년만에 다시 만들어진 지구로의 리메이크는 TV 시리즈로 제작이 결정되었다. '전국기담 요도전(1988~1989)', '박앵귀(2010~2011)' 등을 연출한 야마사키 오사무가 감독을 맡고 유키 노부테루가 캐릭터 디자인을, 이즈부치 유타카가 컨셉 디자인을 맡아 고전 SF 명작을 멋진 신감각의 SF 드라마로 재단장했다. 특히, 순정만화의 미형 주인공을 재해석하여 그려낸 유키의 캐릭터 디자인은 이 시리즈의 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부분으로, 그가 그려낸 솔져 블루나 키이스 어니언, 토니 등은 원작 이상의 아우라를 가진 캐릭터로 거듭나게 된다.
 
원작과 극장판에서만 하더라도 민간복장을 한 유랑인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뮤들은 TV 판에 이르러서는 흡사 '스타 트렉(1966)'에 등장하는 엔터프라이즈 호의 승무원들과 같은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캐릭터 디자인 뿐만 아니라 코스튬에 있어서도 확실히 80년대 극장판에 비해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CG로 그려진 우주항모의 디자인 역시 미려하고 아름다우며, 뮤의 모선은 '샹그릴라(신비롭고 아름다운 산골짜기라는 뜻으로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1933)'에서 사용)'라는 명칭이 별도로 부여되는데, 이는 모선의 아름답고 거대한 형상과 무척 잘 어울리는 네이밍 센스라 하겠다.

기본적으로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갔으나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각색이 이루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솔져 블루의 최후로, 원작이나 극장판에서는 비교적 일찍 시리즈를 퇴장했지만 TV 시리즈에서 죠미를 능가하는 인기 캐릭터로 거듭남에 따라 그 최후 역시 훨씬 나중으로 미뤄지며 보다 더 장렬하게 묘사된다. 물론 이러한 전개는 역으로 시리즈의 주인공인 죠미와 키이스의 아우라를 약화시키는 약점이 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극의 구성은 무난하며 흐름도 괜찮은 편이다. 특히, 극장판에서 단선적인 전개로 흘러갔던 많은 이야기들이 보다 입체적인 구조로 바뀐 부분은 환영할만 하다.

이밖에도 인간에 비하여 허약 체질로 태어난 뮤들이 TV 시리즈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게 그려졌다거나, 블루의 상징이기도 한 보청기가 보청기라기보다는 그저 솔져의 증표로만 그려진 점 등은, 인간과 뮤의 차별점이 초능력 외에는 없지 않나 싶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또한 혹성 나스카에서 수많은 동족들을 잃은 뒤 보고 듣고 말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죠미는 TV 시리즈에서는 그 사건 후에도 아무런 장애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전반적으로 인간에 비해 많은 약점을 드러냈던 뮤들이 TV 시리즈에 와서는 오히려 인간보다 월등한 존재로 묘사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고 있다 하겠다. 라스트에 죠미에게서 인류의 미래를 부탁받는 토니의 모습에서는 흡사 뮤가 인류를 이끄는 새로운 리더들로 부상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원작의 뛰어난 주제와 스토리 텔링을 비교적 잘 살려낸 작품으로 매력적인 디자인과 함께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태어난 작품이라 하겠다.


<참고 사이트>

[1] 地球へ…, Wikipedia Japan
[2] 地球(テラ)へ…(1980), allcinema.net
[3] 地球へ…(2007), allcinema.net
[4] Toward the Terra (movie), ANN
[5] 지구로, 엔하위키 미러
[6] 지구로...(地球へ…) 1980,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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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로보 트라이더 G7 (1980), 無敵ロボ トライダーG7 / Trider G7


ⓒ 1980 SUNRISE · SOTSU Agency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 감독: 사사키 카츠토시
◈ 시리즈 구성: 호시야마 히로유키
◈ 캐릭터 디자인: 사사카도 노부요시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작화감독: 카나야마 아키히로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음악: 茅蔵人
◈ 제작: 선라이즈, 나고야 TV
◈ 저작권: ⓒ 1980 SUNRISE · SOTSU Agency
◈ 일자: 1980.02.02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타케오 제너럴 컴퍼니는 사장을 포함해 다섯명 밖에 안되는 영세기업이지만, 토목이나 쓰레기 처리와 같은 소일거리부터 행성개발과 탐사, 지구를 침공하는 정체불명의 괴수들을 물리치는 일까지 못하는 일이 없는 만능회사다. 이런 회사의 엄청난 능력은 외계의 로봇제국에서 망명해온 나바론이라는 과학자가 현재 타케오 컴퍼니의 사장인 타케오 왓타의 아버지에게 선물한 만능 거대로봇 트라이더 G7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데, 사장인 타케오 왓타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 트라이더 G7을 몰 수 있는 유일한 인물, 아니 소년이다.

수업을 받다가도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회사의 전무인 카키코우지씨가 자전거로 타케오 사장을 데리러 온다. 회사주변의 공원 놀이터에 얼굴을 반쯤 내민 체 묻혀있는 트라이더 G7은 로봇제국의 침략을 비롯한 각종 회사 업무가 발생하면 어김 없이 타케오 사장과 함께 일터로 힘차게 출발하는데...


<소개>

무적로보 트라이더 G7이 나온 시점은 꽤 의미있는 시기였다. 직전에 제작되었던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기동전사 건담이 시청률 참패를 겪자(물론, 후일 재방송을 기점으로 건담의 신화가 열리기 시작하지만, 첫방 당시 시청자들의 관심은 냉담할 정도여서 조기조영되는 치욕을 겪었다.) 다시 기존의 로봇 아니메 스타일로 작품 노선이 변경되는 시점에서 제작된 첫번째 작품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작품의 스타일은 건담 이전에 선라이즈가 선보였던 점보트 3이나 다이탄 3의 그것을 물려받은 형태이며, 지상형과 비행형으로 변신하는 로봇완구의 상품가치를 만족시키는 메카닉 컨셉 등 여러 면에서 건담이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을 만족시킨 전형적인 슈퍼로봇 아니메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다만, 이 트라이더 G7은 몇가지 측면에서 이전의 슈퍼로봇들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은 지구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초과학문명 집단과의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측 그룹구성이 이전까지의 연구소 또는 특수부서와 같은 비영리 단체나 초국가적 단체가 아닌 일개 중소기업이라는 점이었다. 이런 기업적인 활동을 강조하기 위해 트라이어 G7은 평상시에는 전투업무가 아닌 운송이나 탐사와 같은 비전투적인 업무까지 맡는 등 여러 면에서 일상생활과 관련된 묘사가 등장하여 이전의 로봇 아니메에 비하여 디테일하고 성숙한 세계관이 도입되고 있었다. 비록 건담의 실패로 인해 과거로 회귀했지만, 로봇 아니메도 전반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일개 기업이 로봇을 사용한다는 이러한 설정은 비슷한 시기 타츠노코 프로가 제작했던 타임보칸 시리즈 '역전 이파츠맨(1982)'의 설정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후일 XEBEC이 제작하게 되는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1999)'의 컨셉과도 연결된다.

ⓒ 1980 SUNRISE · SOTSU Agency

타케오 제너럴 컴퍼니의 모든 임직원들

ⓒ 1980 SUNRISE · SOTSU Agency

수업 중 전무의 출동 콜을 듣고 일어서는 타케오 대표이사 (참...)

<참고 사이트>

[1] Muteki Robo Trider G7 (TV), Anime News Network
[2] 無敵ロボ トライダーG7, Wikipedia Japan
[3] Trider G7,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 · SOTSU Agenc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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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 연대기 연도별 목차>

1. 1960년대 이전
2. 1970년대
3. 1980년대
4. 1990년대
5. 2000년대
 
 Animation Chronicles (1970s)

화영화 연대기 코너의 '1970s' 카테고리의 완료에 따라 1970년대의 만화영화 중에서 제가 보거나 알고 있던 작품들을 아래와 같이 목록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작업을 끝내고 나니 1940~50년대의 디즈니 만화영화도 정리해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는데요. 이 부분은 잠시 고민을 해보아야 할 듯 싶습니다. 만약, 1950년대 이전의 만화영화를 소개할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60년대 작품들이 카테고리가 이전될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후일 카테고리가 변경된 부분은 이 포스트에도 재적용될 예정이오니 참고하시구요. 부족한 포스트이지만, 만화영화를 감상하거나 찾아보시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참, 삽입된 만화영화 포스터들은 소개된 작품들 중 대표작이라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꼽아놓은 것입니다. 모든 작품을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네요.

 


제목
방영일자
국가
장르
구분
등급
1972.04.01
일본
 모험,판타지
TVA
G
1972.10.01
일본
 SF,액션,히어로
TVA
G
1972.10.04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2.12.03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3.01.02
일본
 드라마,우화
TVA
G
1973.07.18
일본
 SF,로봇,액션
MOV
G
1973.10.02
일본
 SF,액션,히어로
TVA
G
1973.10.13
일본
 변신마법소녀,액션
TVA
PG



제목
방영일자
국가
장르
구분
등급
1974.01.06
일본
 드라마,세계명작
TVA
G
1974.07.25
일본
 SF,로봇,액션
MOV
G
1974.09.08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4.10.06
일본
 SF,드라마,액션
TVA
PG
1975.01.05
일본
 드라마,세계명작
TVA
G
1975.03.21
일본
 SF,로봇,액션
MOV
G
1975.04.04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5.07.02
일본

 SF,액션,히어로

TVA
G
1975.07.26
일본
 SF,로봇,액션
MOV
G
1975.10.04
일본
 SF,모험,코미디
TVA
G
1975.10.05
일본
 SF,로봇,액션
TVA
G



제목
방영일자
국가
장르
구분
등급
1976.01.04
일본
 드라마,세계명작
TVA
G
1976.03.20
일본
 모험,우화,코미디
MOV
G
1976.03.20
일본
 SF,로봇,액션
MOV
G
1976.04.01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6.04.17
일본
 SF,드라마,로봇,액션
TVA
G
1976.07.01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6.07.18
일본
 SF,로봇,액션
MOV
G
1976.07.24
한국
 SF,로봇,액션
MOV
G
1976.10.01
일본
 드라마,로맨스,순정
TVA
G
1976.10.03
일본
 모험,판타지
TVA
G
1976.12.13
한국
 SF,로봇,액션
TVA
G



제목
방영일자
국가
장르
구분
등급
1977.01.01
일본
 SF,모험,코미디
TVA
G
1977.02.03
일본
 SF,모험,액션
TVA
G
1977.03.03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7.03.06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7.03.19
일본
 드라마,세계명작,판타지
MOV
G
1977.06.04
일본
 SF,드라마,로봇,액션
TVA
G
1977.07.03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7.07.20
한국
 SF,로봇,액션
TVA
G
1977.07.27
한국
 무협,액션,히어로
MOV
G
1977.08.06
일본
 SF,드라마,액션
MOV
PG
1977.10.08
일본
 SF,드라마,로봇,액션
TVA
PG
1977.12.08
한국
 SF, 액션,히어로
MOV
G



제목
방영일자
국가
장르
구분
등급
1978.03.14
일본
 SF,드라마,모험,액션
TVA
PG
1978.04.01
일본
 SF,드라마,로봇,액션
TVA
G
1978.04.02
일본
 SF,모험,액션
TVA
G
1978.04.04
일본
 SF,모험,액션
TVA
G
1978.06.03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8.07.15
일본
 SF,액션,히어로
MOV
G
1978.07.22
일본
 SF,드라마,모험,액션
MOV
PG
1978.07.26
한국
 SF,로봇,액션
MOV
G
1978.08.05
일본
 SF,드라마,액션
TVA
PG
1978.09.14
일본
 SF,드라마,모험
TVA
PG
1978.10.01
일본
 SF,액션,히어로
TVA
G
1978.10.08
일본
 모험,액션
TVA
G
1978.10.14
일본
 SF,드라마,액션
TVA
PG
1978.11.07
일본
 SF,모험,액션
TVA
G



제목
방영일자
국가
장르
구분
등급
1979.01.07
일본
 드라마,세계명작
TVA
G
1979.02.03
일본
 SF,모험,코미디
TVA
G
1979.03.06
일본
 SF,모험,액션
TVA
G
1979.03.21
일본
 SF,드라마,로봇,액션
TVA
G
1979.04.07
일본
 SF,드라마,리얼로봇,액션,전쟁
TVA
PG13
1979.07.21
한국
 SF,모험,액션
MOV
G
1979.07.31
일본
 SF,드라마,액션
TVA
PG
1979.08.04
일본
 SF,드라마,모험
MOV
PG
1979.09.09
일본
 모험,시대물,액션,판타지
TVA
G
1979.10.07
일본
 SF,액션,히어로
TVA
G
1979.10.07
일본
 SF,로봇,액션
TVA
G
1979.10.10
일본
 드라마,순정,시대물
TVA
PG
1979.12.15
일본
 모험,액션
MOV
PG
1979.??.??
한국
 SF,모험,액션
MOV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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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 Chronicles > Archi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화영화 연대기 (1980년대)  (50) 201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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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ルパン三世 カリオストロの城 / Lupin III The Castle of Cagliostro


ⓒ モンキー パンチ · TMS


<정보>

◈ 원작: 몽키 펀치
◈ 감독/콘티: 미야자키 하야오
◈ 각본: 미야자키 하야오, 야마자키 하루야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오츠카 야스오
◈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
◈ 음악/노래: 오오노 유지 / 바비
◈ 프로듀서/제작: 카타야마 테츠오 / 후지오카 유타카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 (협력), 토호 (배급)
◈ 저작권: ⓒ モンキー パンチ · TMS
◈ 일자: 1979.12.15
◈ 장르: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G)


<시놉시스>

세계적인 괴도 루팡 3세와 그의 파트너인 세계최고의 명사수 지겐 다이스케는 모나코 국영 카지노의 금고에서 거액의 현금을 강탈한 뒤 경찰들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리고 사라진다. 막대한 현금에 환호는 두 남자. 그러나 지폐를 자세히 살펴본 루팡은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루팡은 위조지폐의 출처를 쫓던 와중 유럽의 자그마한 나라인 칼리오스트로 공국까지 다다르게 되는데, 이 와중에 우연치 않게 웨딩 드레스를 입고 도망치는 묘령의 소녀를 구하게 된다. 그녀는 바로 칼리오스트로 대공 가문의 후계자인 클라리스 칼리오스트로. 하지만, 클라리스는 곧이어 나타난 칼리오스트로 백작 휘하의 부하들에게 다시 납치되고 말고... 칼리오스트로 백작은 공국의 칼리오스트로 대공의 급서 이후 섭정으로 공국을 다스리는 인물로, 클라리스와 강제로 혼인하여 대공의 지위를 물려받으려 하고 있었다.

클라리스를 구하기 위해 루팡은 친구이자 지상 최고의 검객 고에몽을 부른다. 클라리스를 구하러 간 이들 3인조는 칼리오스트로 백작이 나라를 집어삼키려는 야심 외에도 한가지 비밀을 더 갖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소개>

모리스 르블랑의 걸작 추리소설의 주인공 괴도 루팡을 모델로 삼아 몽키 펀치(필명. 본명은 카토 카즈히코)가 1969년부터 '만화액션'에 연재한 하드보일드 액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루팡 3세 시리즈의 두 번째 극장판. 첫번째 극장판인 '루팡 3세, 루팡 vs 복제인간(1978)'이 배급수익 9억1천만엔이라는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이끌어내자 이에 고무되어 다음 해에 전격적으로 다시 제작된 극장용 만화영화이다.

애초에 몽키 펀치가 그린 원작 시리즈는 성인취향의 작품으로, 하드보일드한 전개와 성적인 묘사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전형적인 007 시리즈의 공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TV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조금씩 순화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71년도에 방영을 시작한 TV 시리즈 1기의 후반부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와 타카하타 이사오 등이 연출에 참여(참여 당시는 익명으로 참여했다고 전해짐. [1] 참조)하면서 시리즈는 원작과는 달리 성인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즐거운 모험물 형태로 서서히 컨셉이 바뀌기 시작하게 된다. 그 후 루팡3세는 77년도에 방영된 2기를 통해 큰 인기를 얻게 된다.

두 번째 극장판인 이 작품은 TV 시리즈 2기의 멤버들이 아닌 1기 시리즈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오츠카 야스오와, 1기 후반부에 작품에 참여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으로 낙점된다. 이로 인해 TV 시리즈 2기와 2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첫번째 극장판의 설정이 아닌 첫번째 TV 시리즈의 설정이 가미되었다. 루팡의 재킷 색인 녹색(1기)과 빨간색(2기, 첫번째 극장판)은 후일 '루팡 3세 GREEN vs RED(2008)'에서 그린 재킷과 레드 재킷을 입고 등장하는 수많은 가짜 루팡들을 위한 소재로도 사용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연출을 맡은 극장판은 이제까지의 루팡과는 그 스타일이 다른, 미야자키식 어드벤쳐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이 되었다. 초반부의 차량 도주씬이나 칼리오스트로 백작의 수하들과 루팡들이 벌이는 일대 왁자지껄한 액션연출은 특유의 역동적인 화면구성과 큰 스케일의 액션, 그리고 유쾌하고 건전한 모험극을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미야자키의 전작 '미래소년 코난(1978)'에서 이미 한번 선보인 것들로, 후일 미야자키 하야오의 수많은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스타일로 정형화된다.

작품의 히로인인 클라리스의 경우는 미야자키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보여준 인물로, 소녀같은 외모에 여성미를 감춘 대표적인 청순가련형의 히로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미래소년 코난의 라나부터 루팡 3세의 클라리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터(1986)'의 시타 등 이후 계속적으로 등장하는 이러한 미야자키의 여성 캐릭터는 미야자키가 로리타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으로, 그것 때문인지 루팡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불멸의 히로인 미네 후지코는 이제까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미약한 활약을 보여주기도. 게다가 미야자키의 미네 후지코는 미야자키식 해석에 의해 이번 작품에서 에로티시즘이 모두 거세된 카메오로 등장하였으니 어차피 후지코가 메인 히로인이었다 하더라도 원작의 팬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했으리라 예상된다. 미네 후지코의 이런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개봉 당시의 수익은 전작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미야자키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전까지 한동안 극장 만화영화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대에 못미쳤던 극장흥행 결과와 달리 TV 재방송이나 특별 상영회 등에서는 커다란 인기를 얻게 된다. 이러한 뒤늦은 인기는 예상을 뒤엎는 것이어서 후일 루팡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조차 이 작품을 기억할 정도로 루팡 3세 시리즈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는 작품이 되었다. 인지도 뿐만 아니라 완성도 면에서도 이 작품은 역대 루팡 극장판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후대에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보여준 미야자키의 콘티는 이후 아니메 제작현장에서 하나의 모범 교과서로 평가받게 된다.

ⓒ モンキー パンチ · TMS


<참고 사이트>

[1] ルパン三世, Wikipedia Japan
[2] ルパン三世 カリオストロの城, Wikipedia Japan
[3]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엔하위키 미러
[4] 루팡3세 - 카리오스트로의 성 (ルパン三世 · カリオストロの城) 1979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モンキー パンチ · TM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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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 (1979), ベルサイユのばら / The Rose of Versailles


ⓒ Ikeda Riyoko · TMS


<정보>

◈ 원작: 이케다 리요코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1~12화) / 데자키 오사무 (19~40화)
◈ 각본: 시노자키 요시미, 야마다 마사히로, 스기에 케이코
◈ 스토리보드: 요시카와 소지, 타카야시키 히데오, 세키네 요시히사 (1~18화) / 데자키 오사무 (19~40화)
◈ 연출: 야마요시 야스오, 이마자와 테츠오, 나가오카 아키노리 外 (1~18화) / 타케우치 요시오, 니시쿠보 미즈호, 오오가 슌지 (19~40화)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 미술감독: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마카이노 코지 / 스즈키 히로코
◈ 기획: 우메타니 시게루, 야마모토 마타이치로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TMS), 니혼TV
◈ 저작권: ⓒ Ikeda Riyoko · TMS
◈ 일자: 1979.10.10
◈ 장르: 드라마, 순정, 시대물
◈ 구분/등급: TVA (40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프랑스의 귀족가문 출신으로 전통적인 무인가문의 레니에 드 쟈르제 장군은 지금 여섯째 아이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딸만 다섯인 쟈르제 장군은 자신을 이어 프랑스 군을 통솔한 남자아이의 탄생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만, 얄궂게도 이번에 태어난 여섯째 아이마저 여자아이였다. 쟈르제 장군은 할 수 없이 막내딸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기로 마음 먹고, 이후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처럼 엄하고 강하게 교육을 시키게 된다.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용모의 금발 소녀는 씩씩하고 정의감 넘치는 사내같은 여자아이로 커가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오스카 프랑소와 드 쟈르제. (한국에서는 오스칼로 불린다.)

같은 해, 오스칼보다 한달 앞서 오스트리아의 황녀 마리 앙뜨와네트 죠세프 쟌느 드 로레인 도트리슈(김 수환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석... 과 같은 과냐;)가 태어난다. 마리는 14세가 되던 해에 프랑스의 황태자 루이 오귀스트와 결혼하게 되니 이 황태자가 바로 프랑스의 마지막 절대군주 루이 16세이다. 오스칼은 마리의 총애를 받아 근위대에 근무하게 되며 승승장구하게 되지만, 여자로서의 정체성과 민중의 고통이라는 현실 속에서 조금씩 방황하기 시작하는데...


<소개>

이케다 리요코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순정 애니메이션. '캔디 캔디(1976)'와 함께 순정 애니메이션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순정 만화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진취적인 여성상과 시대물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한 편의 드라마로 승화시킨 스토리는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이케다 리요코의 코믹스는 오스트리아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마리 앙뜨와네트'에서 영감을 받아 실존인물이었던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궁정생활에, 가상인물인 남장 여인 오스칼 프랑소와 같은 매력적인 인물들의 드라마가 가미된 팩션 형태의 작품이다.

72년부터 집영사(슈에이샤)의 '주간 마가렛'에서 연재되며 인기를 끈 이 코믹스가 도쿄무비신사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결정되었을 때, 원작자인 이케다 리요코는 자신의 그림체를 만화영화로 승화시킬 인물로 바로 아라키 신고와 히메노 미치를, 그리고 '내일의 죠(1970)'와 '보물섬(1978)'에서 인상깊은 연출력을 선보인 데자키 오사무를 지목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전칠한 친구이자 후배인 스기노 아키오를 평생의 작화 파트너로 삼고 있던 데자키 오사무는, 아라키 신고와 히메노 미치의 작화컴비에 난색을 표하며 연출직을 사양하였고, 이로 인해 당시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를 연출하고 있던 나가하마 타다오에게 도쿄무비신사가 급히 접촉을 시도하게 된다. 도쿄무비신사에서 연출가로 성장한 나가하마 타다오는 때마침 시청률 고전으로 인해 스폰서와 마찰을 겪고 있던 달타니어스의 연출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전격적으로 이 작품의 감독을 맡게 되었으며, 이로서 드라마의 대가 나가하마 타다오와 절세의 작화가 아라키 신고/히메노 미치라는 무게감 넘치는 스탭진이 구성되는 것이다. 원작의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에 완벽하게 묘사하는 아라키 신고와 미려한 디자인으로 순정만화풍의 그림체에 능한 히메노 미치(부부 작화가로도 유명)는 이케다 리요코가 그린 화려한 캐릭터들을 실로 완벽하게 화면 위에 묘사한다. 거기에 탑클래스 미술감독인 무쿠오 다카무라의 무쿠오 스튜디오가 배경으로 참가하는 등, 화려한 순정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은 다 갖추어진 셈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연출에서 일어났다. 스탭들을 강하게 휘어잡아 자신의 스타일대로 작품을 이끌어가기로 유명한 나가하마가 주인공인 오스칼의 성우 타지마 레이코와 캐릭터 해석을 놓고 충돌이 발생하면서 12화까지만 연출하고 작품에서 도중하차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급해진 제작진은 다시 데자키 오사무에게 SOS를 요청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데자키 오사무도 스기노 아키오라는 카드를 일단 양보하고 제작진의 요구에 응했으며, 이로 인해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19화부터 데자키 오사무의 손을 거치게 된다.

원작에 비교적 충실한 노선을 따르고 있던 나가하마 스타일의 작품은 데자키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좀 더 역동적인 스타일로 변모하게 된다. 총감독이면서도 19화부터 40화까지의 스토리보드를 자신이 직접 그린 열정에 의해 완벽하게 데자키식 스타일로 탈바꿈하게된 것이다. 특히, 그의 전매 특허인 하모니 기법(애니메이션 동화 컷에서 절정의 순간에 일러스트 정지컷으로 변하는 기법)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가는 오스칼과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격변기의 시대배경에 실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아니할 수 없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드라마의 대가를 거쳐 아니메 영상 아티스트의 손에 의해 비로소 진정한 매력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특히, 데자키 특유의 하모니 기법으로 바스티유 감옥을 향해 포격전을 지휘하는 오스칼의 클라이막스 씬은 아름다운 한 폭의 명화와 같은 여운을 남겨준다.

비주얼 뿐만 아니라 스토리나 연출방식에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녹여내어 오스칼의 기구한 삶과 이야기를 극적인 이야기로 표현해 내었다. 전반부가 남자처럼 자란 오스칼이 마리 왕비와 그녀의 연인 페르젠, 그리고 자신의 하인이자 친구, 그리고 연인이었던 앙드레를 통해서 여성으로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이야기였다면, 후반부는 귀족이었던 오스칼이 민중의 고통을 깨닫고 혁명가 오스칼로 변하는 여정이라고 하겠다. 그리하여 전반부는 마리와 오스칼이 비슷한 비중으로 이야기되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오스칼 1인 주인공 체제로 변하게 된다. 성별을 초월한 오스칼의 아우라는 아니메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캐릭터 중 하나라 할 수 있으며, 데자키의 작품이야말로 이를 완벽에 가깝게 애니메이션으로 묘사해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총집편 형태의 극장판은 TV 시리즈 종료 후 무려 11년의 세월이 지난 1990년에 개봉되었다. 이것은 비디오 판으로 87년에 발매된 작품을 다시 편집한 작품이기도 하다. TV 시리즈보다 앞선 79년 3월에는 일본 내에서 실사영화로도 개봉되기도 하였다. ([1] 참조) 한국에서는 상당히 시간이 지난 93년과 98년에 두번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어서 뒤늦은 인기를 끌었다. 원제인 '베르사이유노 바라(ベルサイユのばら)'는 '베르바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기도 했다.

ⓒ Ikeda Riyoko · TMS



<참고 사이트>

[1] ベルサイユのばら, Wikipedia Japan
[2] The Rose of Versailles, Wikipedia
[3] 베르사이유의 장미, 위키피디아
[4] 베르사이유의 장미,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Ikeda Riyoko · TM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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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 고디안 (1979), 闘士ゴーディアン / Gordian Warrior


ⓒ TATSUNOKO Pro


<정보>

◈ 원안: 야나가와 시게루
◈ 감독: 오치아이 마사무네 (1~35화), 오카자키 쿠니히코 (36~73화)
◈ 시리즈 구성: 야마모토 유우
◈ 캐릭터 디자인: 쿠리 잇페이
◈ 메카닉 설정: 카와모리 쇼지 (스튜디오 누에 소속으로 참여)
◈ 작화감독: 우다가와 카즈히코, 무라나카 히로미, 나카무라 타카시 外
◈ 미술감독: 카토 세이
◈ 음악/노래: 진보 마사아키, 야마모토 마사유키 / 시오미 다이지로 (CBS 소니)
◈ 기획/제작: 쿠리 잇페이, 미야타 토모유키 / 요시다 켄지
◈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 요미우리 광고사, TV 도쿄
◈ 저작권: ⓒ TATSUNOKO Pro
◈ 일자: 1979.10.07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73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혜성의 이상 접근에 의한 대재앙(Big Catastrophe; 원작에서는 영어발음이 안되어 비끄 카타스트로푸 정도로 발음되고 있음.)으로 지구는 천재지변과 함께 수많은 문명이 파괴되고 만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폐허가 된 대지 위에 타운이라는 단위의 도시국가를 만들어 살아가게 된다. 그즈음, 수수께끼의 마독터 군단이 각지의 타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한편, 고아 소년인 다이고 오오타키는 성장하여 죽은 줄로 알았던 아버지가 자신의 기억을 컴퓨터에 이식하고 누이인 히로미와 함께 그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유산이었던 합신로봇 고디안을 받게 된 다이고. 3기의 로봇이 합체하는 고디안은 오로지 다이고만이 조종할 수 있도록 그의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비밀병기다. 고디안의 정체를 숨긴 체 다이고는 미국 서부의 마을 빅토리 타운의 메커니컬 컴뱃 18연대에 입대하게 되는데...


<소개>

히어로물의 본가 타츠노코 프로에서 제작한 로봇 아니메. 타츠노코 최초의 로봇 아니메인 '고왓퍼-5 고담(1976)'을 통해 히어로물에서 서서히 로봇 아니메로의 접근을 모색한 타츠노코의 두번째 로봇물이라 하겠다. 고왓퍼-5 고담의 경우 슈퍼로봇=거대 변신합체로봇이라는 테마에는 다가갔으나, 당시의 늘씬한 슈퍼로봇과는 다른 뚱뚱하고 비대한 몸집으로 이질감을 선사한 반면, 고디안의 경우는 늘씬한 형태의 인간형 로봇이 되었다.

3기의 로봇이 합체하여 하나의 로봇이 된다는 설정은 당시 합체 컨셉 중에서는 꽤 참신한 것이었는데,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주인공 고다이고가 첫번째 로봇 프로뎃사의 몸 안에 포개지고, 다시 프로뎃사가 두번째 로봇 데린가의 안에 포개지며, 마지막으로 데린가가 거대 로봇 가빈의 몸 속에 포개져 고디안으로 완성된다'라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이색적이고 독특한 것이었다 하겠다. 합체보다는 합신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로봇이라 하겠는데, 이러한 합체 컨셉은 후일 '육신합체 갓마즈(1981)'에서 몸체가 되는 로봇 스핑크스에 가이아가 들어가는 형태에도 영감을 주고,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1986)'에서는 거의 유사하게 오마쥬되기도 한다.

폐허가 된 지구를 미국의 서부시대와 같은 배경으로 묘사한 부분도 당시의 로봇물과는 다른 신선한 개념이었다.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로봇 아니메의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타츠노코 자체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다 쓴 작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이고의 애완 로봇표범 클린트는 타츠노코의 전작 '신조인간 캐산(1973)'에 등장하는 로봇개 프렌더를 연상시키며, 로봇 내에 위치한 별도의 조종석에서 사람이 조종하는 것이 아닌, 로봇의 특정공간에 사람이 들어가는 컨셉 역시 타츠노코의 '우주의 기사 테카맨(1975)'에서 로봇 베가스의 다리에 들어가 변신하는 테카맨의 것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

일요일 아침 7:00라는 애매한 시간대에 방영한 관계로 시청률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3화라는 긴 방영기간을 모두 채운 것은 스폰서인 포피가 출시한 완구 고디안이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높은 완성도 때문에 잘 팔렸던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 마땅한 경쟁작도 없는 시간대에 완구는 잘 팔리니 굳이 작품을 일찍 내릴 필요는 없었던 듯. 한국에서는 80년대 비디오 업계의 대부 삼부 프로덕션에 의해 비디오로 출시되었고, 그 전에는 프라모델이나 완구로도 등장하는 등, 올드 팬들에게는 꽤 오래된 추억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금에 와서도 한가지 의문점으로 남는 것은 각각의 몸에 포개지는 성격상, 안으로 들어가는 로봇의 팔꿈치 관절은 몸체가 되는 로봇의 어깨 관절에, 무릎관절은 고관절에 포개진다는 점으로 다리를 앞으로 들어올리거나 어깨 관절을 마구 돌릴 경우, 과연 재대로 된 움직임이 가능하겠냐는 것이었다. 로봇이야 그렇다쳐도(덕분에 당시 완구나 프라모델에는 전혀 고관절이 작동이 안되었지만, 최신완구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도록 무릎관절에 기믹이 추가된다.) 주인공 다이고와 합체하는 첫번째 로봇 프로뎃사는 다리를 앞으로 구부릴 경우 다이고의 무릎이 앞으로 꺾이는(!) 대참사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당시의 로봇들이야 모두 합체 메커니즘에서 일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고디안의 경우는 방금 말한 예처럼 조종사의 관절과 연관된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다보니 어린 시절 고관절이 움직이지 않는 프라모델을 두고 수없이 고민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 TATSUNOKO Pro

ⓒ TATSUNOKO Pro

고디안에 타기 위해서는 자신의 팔꿈치와 무릎을 포기해야만 한다. 그렇다. 지구를 지키는 용사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아?


<참고 사이트>

[1] 闘士ゴーディアン, Wikipedia Japan
[2] Gordian Warrior, Wikipedia
[3] 투사 고디안 (闘士ゴーディアン) by 아리엘마스터, 아리엘마스터의 신화
[4] 闘士ゴーディアン / 투사 고디안 / 용사 골디안 by 탁상, 탁상의 먹고사는 이야기
[5] 투사 고디안 by 잭 바워, Your Friendly Neighborhood!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ATSUNOKO Pro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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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의 기사 이야기, 불타올라라 아서 (1979), 円卓の騎士物語 燃えろアーサー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토마스 맬로리 (아서왕의 죽음)
◈ 총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각본: 마지마 미츠루, 이토 츠네히사 外 
◈ 연출: 아케히 마사유키, 카츠마타 토모하루, 오치아이 마사무네, 후쿠시마 카즈미 外
◈ 캐릭터 디자인: 노다 타쿠오
◈ 작화감독: 노다 타쿠오, 스즈키 야스히코, 키쿠치 조지 外
◈ 원화: 카나다 요시노리, 김대중 外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노래: 타나베 신이치, 키쿠치 슌스케 (주제가) / 사사키 이사오 (오프닝), 호리에 미츠코 (엔딩)
◈ 기획: 벳쇼 타카하루, 카츠타 토시오, 春日東
◈ 제작사: 도에이 동화, ADK, 후지 TV, 대원동화 (협력)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9.09.09
◈ 장르: 모험, 시대물,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 (3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여러 왕국으로 나뉘어진 중세시대의 영국. 카멜롯의 우서왕은 야심가이자 사악한 라빅 왕의 습격으로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위기의 순간에 우서왕은 어린 아들 아서를 마법사 멀린에게 맡기게 되고, 라빅 왕의 마수를 피한 멀린은 아서를 그린우드 숲의 명망높은 기사 엑터에게 맡기게 된다. 엑터의 아들로서 자라게 된 아서는 영문도 모른체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15살의 건장한 소년이 되었다.

한편, 라빅 왕은 각지의 소국을 점령하면서 그 세력을 차츰 넓혀 마침내 전 영국의 왕이 될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켄터베리 사원에 모인 여러 왕들에게 자신이 왕이 되겠다 선언하는 라빅. 그러나, 대주교는 무쇠모루에 박혀 있는 신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사람이 진정한 영국의 왕이 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다. 그리고, 각지에 엑스칼리버를 뽑아 영국의 왕이 될 인재를 모집하게 된다.

마침내 운명의 날, 라빅왕을 비롯한 많은 영국의 용사들이 이 신검을 뽑으려 도전했으나 모루에 깊게 박힌 신검은 좀처럼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침 그 자리에는 엑터와 아서도 있었으니, 엑터는 아서에게 신검을 한 번 뽑아보라고 하게 되고, 애송이 소년이 나서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라빅왕은 아서에게 신검을 뽑지 못할 경우, 엑터는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협박을 한다. 검자루를 굳게 잡은 아서, 아버지의 생명이 달린 운명의 모루 앞에서 소년의 기합이 울려퍼지자 거짓말처럼 모루 속에 깊이 박힌 신검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이 소년이야말로 영국의 진정한 왕이 될 남자다.


<소개>

나가하마 타다오와 선라이즈의 힘을 빌린 로봇 아니메 시리즈, 그리고 마츠모토 레이지와 매드하우스 인재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SF 아니메 등으로 70년대 후반의 도에이는 아니메 업계에서 변치않는 아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도에이 동화 자체적인 창작물에 있어서는 눈에 띄게 그 힘이 약해진 상황이었다. 다이나믹 프로와 결별한 뒤 독자적으로 시작한 마그네 로보 시리즈는 3편인 '초인전대 바라타크(1977)'를 끝으로 그 추진력을 잃은 상황이었으며, 이후 도에이 독자적 로봇 만화영화가 등장하는 것은 '기갑함대 다이라가 XV(1982)'에 이르러서야 가능했지만, 이미 로봇 아니메의 바톤은 선라이즈에게로 넘어가고 난 뒤였다. 81년 토리야마 아키라 원작의 '닥터 슬럼프, 아라레 짱(1981)'로 다시 한 번 TV 시장을 석권하는 도에이였지만, 결과적으로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아니메의 부재 속에 도에이 동화의 실상은 '속빈 강정'과 같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었다. (물론, 특유의 제작력과 자금력으로 계속적으로 히트작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즈음 '인어공주(1975)'를 통해 자신들의 원점이었던 세계명작동화가 여전히 티겟팅 파워가 있음을 감지한 도에이는 그로부터 '세계명작동화 백조의 왕자(1977)'와 '엄지공주(1978)' 등을 연이어 극장판으로 제작하면서 다시금 세계명작동화의 불씨를 살리고 있던 중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도에이는 고전 명작 서유기를 모티브로 하여 마츠모토 레이지의 스타일링을 더한 'SF 서유기 스타징가(1978)'를 통해 기대 이상의 재미를 본 도에이는, 연이어 세계명작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TV 만화영화를 제작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아서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원탁의 기사 이야기, 불타올라라 아서(1979)'인 것이다.

그동안 중세 기사문학이라는 소재가 아니메로 등장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아서왕의 이야기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었다. 다만, 너무 서사적이고 비극적(?)이며, 종교적인 아서왕의 이야기는 그대로 만화영화할 경우, 아동 시청층을 끌어들이지 못할 것이라 판단, 원작의 이야기 대부분을 새로이 각색하여 아서왕 1인의 모험 이야기로 탈바꿈 시키게 된다. 세계명작동화의 형태를 띈 기사들의 모험 이야기가 된 셈이다.

아서왕의 친구이자 애증의 라이벌로서, 아서왕의 전설에서 아서왕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였던 호수의 기사 란슬롯은 우직하고 듬직한 아서왕의 절친한 동료라는 컨셉으로 한정되었고, 원작에서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던 기사 트리스탄을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꽃미남 기사로 탈바꿈 시켜 오히려 더 많은 인기를 얻어내게 된다. 여기에 거구의 기사 퍼시발과 소년 가라하드가 포함되어 마치, 5인 전대물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이들 5인이 라빅 왕과 마녀 모르가나에 맞서 성스러운 방패를 찾아내기 위한 여행을 떠나 마침내 방패를 들고 영국을 구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스토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칼과 활로 싸우는 중세 기사들의 모험 이야기가 어린 시청자들에게는 큰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검과 활을 사용하는 만큼 다이나믹한 움직임들이 구현되었으면 좋으련만, TV 시리즈라는 속성상 그렇게 많은 동화매수를 커버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따랐고, 결국, 각종 화려한 무기시스템으로 치장된 로봇물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싱거운 모험물이 되어버린 것을 아닌가 싶다. (기사문학을 좋아라 하는 엘로스로서는 어린 시절 무척이나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이지만 말이다.)

그로 인해 일본 내에서는 큰 반향을 거두지 못한 체 1년이라는 방영분을 채우지 못하고 내용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도에이 동화는 여기서 한가지 대안을 제시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기사들의 이야기인 이 작품의 과감한 노선 변경이었다.


불타올라라 아서, 백마의 왕자 (1980), 燃えろアーサー_白馬の王子


ⓒ TOEI Animation

<정보>

◈ 주요 스탭진의 구성은 위와 거의 동일
◈ 노래: 미즈키 이치로 (오프닝), 오오스기 쿠미코 (엔딩)
◈ 제작사: 도에이 동화, ADK, 후지 TV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0.04.06
◈ 장르: 모험, 시대물,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 (22화) / 전연령가 (G)


<소개>

30화 정도에서 일단락 된 아서왕의 이야기는 '불타올라라 아서, 백마의 왕자'라는 새로운 부제를 달고 1기 종영 직후 바로 방영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카멜롯의 왕이 된 아서가 자신의 왕국을 평민으로 잠행하면서, 각지의 탐관오리들을 물리치는 암행어사식 이야기로 탈바꿈하게 된다.

2기에서의 중요한 변화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중세 기사물에서 판타지 물로 작품의 노선이 과감하게 변한 것을 들 수 있다. 광선검처럼 변하는 엑스칼리버나 신비한 광선을 뿜어내어 적들을 물리치는 성스러운 방패는 물론, 하늘을 날아다니는 배까지 등장하며, 과감한 원작파괴와 파격적인 내용변화를 꾀했다. 즉, 칼싸움만으로는 높아진 아이들의 눈높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모양새는 후일 판타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아니메식 컨셉을 대입하는 여러 판타지 아니메의 특성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즉, 중세 판타지의 일본식 재해석이 이미 이 아서왕에서 행해진 것이라 보여진다.

☞ 판타지 아니메 연대기 1부: 닛폰 스타일로 연주된 중세 판타지 아니메의 세계 (보러가기)

2기는 22화를 끝으로 종영되었다. 이러한 노선변화가 큰 시청률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듯 싶으며, 결국 1기와 2기를 포함하여 1년이라는 예정된 방송분량을 마친체 원탁의 기사 이야기는 결국 쓸쓸한 결과만을 남긴체 TV에서 내려오게 된다. 또한, '마징가 Z(1972)' 이후 약 9년간 계속되던 도에이의 후지 TV 일요일 저녁 7:00 시간대 프로그램은 결국 이 아서왕의 이야기를 통해 마감되고 만다. ([1] 참조)

일본 내에서의 차가운 반응과 달리 아서왕의 이야기는 유럽과 한국 등에서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특히, 1기의 경우는 한국의 대원동화가 하청을 맡아 김대중 감독과 같이 매드하우스 계열의 작품에서 활약한 인재들이 원화스탭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판 주제가는 창작곡으로 박우철씨가 불렀는데 원 주제가를 능가하는 포스로 박력이 넘치는 멜로디와 가사가 일품이다.

☞ 원탁의 기사 이야기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원탁의 기사>(円卓の騎士物語 燃えろアーサー)(1979) by 키웰


<참고 사이트>

[1] 円卓の騎士物語 燃えろアーサー, Wikipedia Japan
[2] 円卓の騎士物語_燃えろアーサー, Toei Animation
[3] 燃えろアーサー 白馬の王子,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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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나라 삼총사 (1979) 


ⓒ 선우 프로덕션

<정보>

◈ 감독: 임정규
◈ 촬영: 조민철
◈ 원화: 정수용
◈ 배경: 김영구
◈ 선화: 서용희
◈ 주제가: 김도향
◈ 기획/총지휘: 이장호 / 강한영
◈ 제작사/협력: 선우 프로덕션 / 문화방송, 경향신문, 해태제과
◈ 저작권: ⓒ 선우 프로덕션 (現 선우 엔터테인먼트)
◈ 일자: 1979.07.21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절친한 세 친구인 호세와 땅딸이, 그리고 꺽다리. 방학을 맞이하여 별자리를 관측하던 셋은 어느날 지구에 불시착한 우주선을 관측하고 이를 도와주게 된다. 우주선에는 어린이 왕국의 루루 공주 일행이 타고 있었는데, 자신들을 도와준 호세 일행에게 보답하기 위해 그들을 우주 저편의 어린이 왕국으로 초대하게 된다.
어린이 왕국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날, 박쥐성의 카이젤 일당이 습격하여 루루 공주를 납치하고 만다. 그들은 루루 공주를 인질로 삼아 어린이 왕국을 뻬앗을 음모를 세우고 있었고, 삼총사들은 루루공주를 이들의 손에서 구출하기 위해 은하호를 타고 박쥐성으로 향하게 되는데... (임정규 감독-별나라 삼총사 by 불수호난행, 처음처럼)


<소개>

선우 프로덕션에서 기획한 '꿈나라 만화극장' 시리즈의 제1탄. '마루치 아라치(1977)'와 '전자인간 337(1977)'을 통해 연출가로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한 임정규 감독이 연출을 맡고, '별들의 고향(1974)'으로 혜성같이 영화계에 등장하여 평단과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은 영화감독 이장호가 기획하여 화재가 된 작품이다. 당시 그는 대마초 흡연혐의로 인해 76년부터 79년까지 감독직을 박탈당했었는데, 이 작품은 바로 그 시기에 이장호 감독이 감독이 아닌 기획자로 참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당시 문공부는 대마관리법에 의해 대마초를 피운 대중예술인들의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별나라 삼총사는 로봇과 히어로물로 양분되어 있던 당시 SF 만화영화의 흐름에서 우주선을 타고 모험을 한다는 어드벤쳐 형태의 구조를 지닌 최초의 작품이다. 비록, 로봇이나 슈퍼 히어로 등이 배재되었지만, 탄탄한 구성에 의해 이야기의 짜임새는 지금에 와서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하계 저편의 어린이 왕국으로 모험을 떠난 지구의 세 어린이들이 공주님을 구하기 위해 우주의 악당들과 겨룬다는 내용은 정통 SF라기 보다는 디즈니의 영향을 받은 스페이스 판타지 어드벤쳐라 할 수 있다. 같은 해에는 김청기 감독의 '은하함대 지구호(1979)'나 송정률 감독의 '날아라 우주전함 거북선(1979)'과 같은 일련의 스페이스 어드벤쳐 형태의 작품들이 연이어 제작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높은 작품성을 지닌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이 작품을 들 수 있다.

여러가지 독창적인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우주선 디자인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우주전함 야마토(1974)'의 야마토와 '캡틴 하록(1978)'의 아르카디아호를 일부 차용한 디자인은 당시 SF 디자인에 대한 열악한 인식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사례이다. 지금에서야 여러가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당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만화영화에 대한 그것 못지 않게 낮았던 것이다. 다만, 이 작품은 SF 디자인에서만 일부 도용이 눈에 뜨일 뿐 오히려 캐릭터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일본 아니메의 스타일을 탈피하려한 시도가 눈에 띄며, 줄거리도 독창적인 것이기에 후대에도 후한 평가를 받는다고 해야겠다.

CM송의 대부 김도향이 부른 주제가도 인상적이다. 풍부한 성량과 특유의 소울풀한 감성은 당대 한국 만화영화 음악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음색으로, 어린이가 아닌 대중가수의 참여로 인해 작품의 품격도 덩달아 상승되지 않았나 싶다.


삼총사 타임머신 001 (1980) 


ⓒ 선우 프로덕션

<정보>

◈ 감독: 임정규
◈ 각본: 지상학
◈ 촬영: 조민철
◈ 원화: 윤영상, 정수용
◈ 배경: 김영구
◈ 선화: 서용희
◈ 음악: 정민섭
◈ 총지휘: 강한영
◈ 제작사: 선우 프로덕션
◈ 저작권: ⓒ 선우프로덕션
◈ 일자: 1980.01.12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별나라 삼총사에 이은 꿈나라 만화극장 제2탄이자 삼총사의 속편 시리즈. 스페이스 판타지의 정체성을 지닌 작품이지만, 시간여행을 테마로 내세우면서 전작보다 과학적인 설정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미래의 인간들이 현재와 다른 생리적 특징을 갖고 있다거나, 시간여행시 특수 우주복을 입어야 한다는 등, 여러 면에서 성숙해진 작품의식을 엿볼 수 있다.

여러가지 과학적 배경을 설명하며 작품의 구성은 전작에 비해 탄탄해졌으나, 그로 인해 길어진 내러티브만큼 어드벤쳐로서의 흥미도는 반감되었고, 결국 재미있는 활극을 기대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작품이 되었던 것 같다. 이후, 꿈나라 만화극장은 세번째 시리즈로 '15소년 우주표류기(1980)'을 선보이며 별나라 삼총사 시리즈는 막을 내리게 되고, 임정규 감독은 김삼 화백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소년 007 은하특공대(1980)'의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별나라 삼총사, 베스트아니메
[2] 한국 극장 애니메이션 1967~2006 by 송락현, CAPSULE 블로그
[3] 별나라 삼총사 by 송락현, CAPSULE 블로그
[4] 개인작업 DVD-삼총사 타임머신 001 by lennono, lennono의 놀이터
[5] 별나라 삼총사 Space of 3 Musketeers, 1979, 씨네 21
[6] 삼총사 타임머신 001(1980) by 잠뿌리, 뿌리의 이글루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선우 프로덕션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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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노 감독의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목차>


기동전사 건담 (1979), 機動戦士ガンダム / Mobile Suit Gundam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아오키 린'이라는 필명으로 주제가 작사)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마츠자키 켄이치, 아라키 요시히사, 야마모토 유우, 토미노 요시유키
◈ 스토리보드: 토미노 요시유키, 사다미츠 신야, 야마자키 카즈오, 후지와라 료지 外
◈ 연출: 토미노 요시유키, 사다미츠 신야, 후지와라 료지, 코지카 에이키치, 칸다 타케유키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노래: 와타나베 타게오, 마츠야마 유우지 / 이케다 고
◈ 기획/프로듀서: 선라이즈 / 関岡渉, 大熊信行, 渋江靖夫
◈ 제작사: 선라이즈, 나고야 TV, 소츄 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79.04.07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4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지구인들이 우주에 삶의 터전을 넓히면서 살아가기 시작하며, 서기가 아닌 우주세기를 사용한지 어언 반세기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인류는 스페이스 콜로니를 구축하고 이 원통형 거주공간에서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구축하여 살게 되지만, 우주 개척민이라는 지구인들의 차별 속에 스페이스 노이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구에 사는 인류인 어스노이드와 달리 참정권과 같은 여러가지 기본적인 권리를 부여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었다. 이즈음, 지온 줌 다이쿤이라는 사상가는 우주에서 태어난 인류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뉴타입론에 입각하여 스페이스 노이드의 권리를 외치며 지온공국을 수립하게 된다.

하지만, 지온 줌 다이쿤은 측근이었던 데긴 소도 자비에 의해 암살되고 권력은 자비 가문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자비 공왕의 장남 기렌 자비는 곧바로 지온의 독립전쟁을 선포한 다음, 레이더 및 전파병기를 무력화시키는 미노프스키 입자와 일반 병기를 상회하는 기동성을 지닌 인간형 기동병기 모빌슈트 자쿠를 도입하고, 콜로니를 지구에 낙하시키는 과격한 방법을 통해 수적으로 우세에 있던 연방군을 제압하게 된다. 연방군은 뒤늦게 모빌슈트의 위력을 절감하고 V작전을 통해 모빌슈트의 연구개발에 힘쓰지만, 파상적인 지온공군의 공세 앞에 지구마저 침공당하며 열세에 몰리게 된다.

한편, 지구로 진격한 지온군이 낯선 환경 속에 연방군과 고착상태에 놓여있던 우주세기 0079년, 연방군의 모빌슈트 개발계획을 눈치챈 지온의 젊은 전쟁영웅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 소령은 연방군 세력권인 스페이스 콜로니의 사이드 7으로 3기의 자쿠를 급파하게 된다. 하지만, 호승심에 불탄 지온병사가 수송중이던 연방군의 모빌슈트를 독단으로 공격하면서 사이드 7은 전화의 불길에 휩싸이고 만다. 연방군 모빌슈트 개발계획의 담당자인 템 레이 중령의 아들로 사이드 7에 살고 있던 내성적인 소년 아무로 레이는 피난 중에 지온군의 습격을 받게 되고, 친구인 후라우 보우와 주민들이 포화 속에 고립된 모습을 보는 순간 충동적으로 수송중이던 연방군의 모빌슈트 건담에 올라타게 되는데...


<소개>

리얼로봇이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킨 최초의 리얼로봇을 표방하는 작품. 이때까지 완구라는 굴레에 갇혀 있던 로봇을 SF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 작품이며, 동시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로봇 만화영화를 성인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여러가지 현실적이고 다양한 인간 드라마를 보여준 선구적인 작품이다. 물론, 나가하마 타다오에 의해 기존 만화영화보다 수준 높은 드라마를 가진 로봇물이 이미 등장하고 있기는 했으나, 그보다 훨씬 현실적인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 처한 아이들과 수많은 사연을 가진 인물들의 삶과 죽음은 당시 로봇물에 비해 보다 더 높은 연령에 적합한 SF 드라마의 모습이었다.

'무적초인 점보트3(1977)'과 '무적강인 다이탄3(1978)'을 통해 스폰서인 클로버에게 만족할만한 성과를 안겨준 토미노 요시유키는 영화학도였던 자신의 정체성과 특유의 반골기질에 의해 보다 더 현실적이고 치밀한 스토리텔링을 만화영화에 도입하고자 했다. 이는 아마도 너무도 유아적이고 낭만적인 당시 로봇 만화영화의 단순한 전개에 대한 일종의 반감으로 보인다. 이미 나가하마 타다오 밑에서 로봇 만화영화의 성장을 지켜본 토미노는, 로맨틱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나가하마와는 달리, 보다 더 하드하고 비극적인 SF를 추구하고 싶었고, 이러한 비참한 현실 속에서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 SF로 기획된 기동전사 건담은 쥴 베른의 모험소설 '15소년 표류기'와 로버트 A. 하인리히의 SF 소설 '우주의 전사', 그리고 본격 SF 만화영화의 시작을 알린 '우주전함 야마토(1974)'의 컨셉을 활용하여 우주 전쟁 속에 휘말린 소년 소녀들과 모빌슈트라는 인간형 병기, 그리고 스페이스 콜로니로 대표되는 우주세기를 창조하게 된다. 여기에 로봇이라는 요소를 주인공 일행이 움직이는 절대병기라는 개념이 아닌, 수많은 병기 중 하나라는 컨셉으로 접근하게 된다. 물론, 건담은 아직 슈퍼로봇의 잔재를 떨어내지 못하고, 단 1기의 시작품이라는 고유성을 부여받고, 1기로 다수의 모빌슈트를 물리치는 초인적인 활약을 펼치지만, 당시로서는 가장 병기의 모습에 가까운 시도였던 셈이다.

SF적 설정과 함께, 다양하고 현실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의 얽힌 인과관계도 만화영화로서는 일보진전한 컨셉이었다. 이제는 전설이 된 지온군의 에이스 파일럿 샤아 아즈나블은 주인공 아무로 레이를 능가하는 인기 캐릭터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으며, 이 외에도 란 바랄, 가르마 자비, 하몬 랄, 마틸다 중위, 라라아 슨, 류 호세이 등 다양한 인물군상과 그들만의 이야기는 로봇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적 비중을 커지게 했다. 상당수의 팬들이 모빌슈트라는 신개념의 로봇과 치밀하고 방대한 우주세기의 설정에 심취하고 있지만, 건담의 진정한 매력은 로봇 만화영화라는 장르의 한계 속에서 보여준 전쟁 드라마라는 스토리에 있다고 하겠다.

당시의 시청층을 고려하지 않은 이같은 과도한 드라마성과 로봇 만화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깬 건담의 이야기는 첫방 당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거기에 완구판매의 부진까지 겹쳐 건담은 49화를 다 채우지 못한 체, 43화로 종영을 맞게 된다. 하지만, 작품을 열렬히 시청하고 있던 일부 시청자들과 잠재해 있던 건담 팬들의 요청에 의해 시작된 재방송부터 건담은 사회적 현상으로 부활하게 된다. 한 자리수에 불과하던 평균 시청률은 첫번째 재방송에서 가뿐하게 10%를 넘기고 82년도의 재방송에 이르르면 25%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건담의 뒤늦은 인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점점 크게 번지기 시작했다. 완구 판매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반다이에서 출시한 프라모델은 고연령대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 컨셉처럼 고연령대의 프라모델 마니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며, 건담의 팬들에 의해 시작된 설정 보강작업은 '건담 센츄리'나 'MSV' 등이 나오는 원동력이 되며, 보다 더 건담의 세계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작품 뿐만 아니라 프라모델과 서적 등으로 미디어 믹스되며 건담은 마침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건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기동전사 건담 사가' 코너의 첫번째 이야기 '기동전사 건담 (3부작)'을 참고하시길.

☞ 기동전사 건담 (1부) - 건담, 대지에 서다. (보러가기)
☞ 기동전사 건담 (2부) - SF 로봇전쟁 드라마의 서막. (보러가기)
☞ 기동전사 건담 (3부) - 부활하는 하야 거인. 발동, 아니메 세컨드 임팩트! (보러가기)


기동전사 건담 (1981)


ⓒ SOTSU · SUNRISE


<정보>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탭: TV 시리즈 총집편으로 상세 스탭진은 TV 시리즈와 동일.
◈ 주제가: 타니무라 신지 (작사,작곡) / 야시기타 가진 (노래)
◈ 기획/제작: 이토 마사노리 / 키시모토 요시나리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1.03.14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재방송으로 인해 건담의 인기가 재점화되자 자연스레 극장판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TV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제작하게 되는 당시의 상당수 작품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건담 역시 자연스레 TV 시리즈의 컷들을 편집한 형태의 작품으로 기획된다. 하지만 총 43화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한 편의 극장판으로 압축하기에는 무리가 따랐고, 이로 인해 1화부터 13화까지의 내용만을 압축한 프롤로그 성격의 극장판이 만들어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 극장판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 제작사측에서는 이번 편의 성공여부를 통해 차기작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로 인해 후일 3부작이 되는 극장판의 첫번째 편에는 1편이라는 부제는 붙지 않는다.

1편의 상영일인 3월에 앞서 2월 22일에는 신주쿠역에서 특별 이벤트인 '아니메 신세기 선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일개 만화영화의 이벤트 행사에 무려 만오천여명의 팬들이 몰려들며, 건담의 인기는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이 자리에는 후일 '중전기 엘가임(1984)'과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의 메카닉 디자이너로, 그리고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크리에이터로 명성을 떨치게 되는 선라이즈의 신참 애니메이터 나가노 마모루와 건담에서 라라아의 성우를 맡았던 한 케이코가 샤아와 라라아의 코스튬을 입고 등장하여 팬들의 큰 성원을 얻기도 했다. ([1], [3] 참조) 아니메 신세기 선언이 보여준 건담의 파급력은 만화영화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는 후일 오타쿠의 부정적인 측면, 즉 자신의 취미에 과도하게 심취된 나머지 보편적인 사회적 관계를 거부하는 지나치게 맹신적인 팬덤을 양산하게 되는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이기도 하지만, 당시로서는 실로 놀라운 기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기동전사 건담 II - 슬픈 전사 (1981)


ⓒ SOTSU · SUNRISE


<정보>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탭: TV 시리즈 총집편으로 상세 스탭진은 TV 시리즈와 동일
◈ 주제가: 아오키 린 (작사) / 이노우에 다이스케 (작곡, 노래)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1.07.11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극장판 1부의 대성공으로 건담 3부작은 온전히 3부작으로 방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당시 TV 시리즈를 감독이 연출한 직후에 총집편 극장판의 경우는 판권을 갖고 있는 방송사와 제작사가 임의로 연출가를 선임하여 편집 방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미래소년 코난(1978)'의 경우도 방송사인 NHK가 미야자키와의 상의 없이 임의로 편집하여 극장판으로 제작하는 바람에 미야자키가 진노하기도 했는데, 토미노 감독은 이를 염두에 두었는지 애초에 극장판 감독 역시 자신이 맡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게 된다. 이리하여 건담의 극장판은 온전히 토미노 요시유키의 의도대로 편집되어 극장에 상영되었다. 

극장판 2부는 TV 시리즈 16화부터 31화까지를 편집한 작품으로, 코어 부스터와 같은 극장판 오리지널 메카가 등장하는 등, 일부 신작 컷도 눈에 띈다.([3] 참조) 작사가인 아오키 린은 토미노 요시유키의 필명이기도 하다.


기동전사 건담 III - 해후의 우주 (1982)


ⓒ SOTSU · SUNRISE


<정보>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탭: TV 시리즈 총집편으로 상세 스탭진은 TV 시리즈와 동일
◈ 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 주제가: 아오키 린 (작사) / 이노우에 다이스케 (작곡, 노래) / 사기쓰 시로 (편곡)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2.03.13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되었던 TV 시리즈의 이야기를 그린 32화부터 43화까지의 편집판. 병으로 인해 TV 시리즈 후반부에 제작일선에서 물러났던 작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TV 시리즈에 사용된 원화를 자신이 일일이 직접 수정하여 그려냄으로써 TV 시리즈의 영상을 기대하여 TV 시리즈를 방영한 뒤 극장을 찾은 건담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주었다. 3편인 해후의 우주편은 극장 아니메의 대표적인 캐쉬 카우라 할 수 있는 도라에몽 극장판 시리즈를 뛰어 넘어 82년도 아니메 흥행랭킹 1위, 전체 극장 흥행랭킹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참고 사이트>

[1] 機動戦士ガンダム, Wikipedia Japan
[2] Gundam, Wikipedia
[3] 기동전사 건담(機動?士ガンダム) 1981-1982,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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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봇 달타니어스 (1979), 未来ロボ ダルタニアス / Daltanias


ⓒ TOEI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전반부) / 사사키 카즈토시 (후반부)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 타구치 카즈히코, 츠지 마사키 外
◈ 스토리보드: 사사키 카즈토시, 타카하시 모토스케 外
◈ 캐릭터 디자인 원안: 유키 히지리, 카나야마 아키히로
◈ 메카닉 디자인: 서브마린, 무라카미 카즈시, 이즈부치 유타카 (디자인 협력)
◈ 작화감독: 카네야마 아키히로, 사사카도 노부요시, 타카하시 모토스케 外
◈ 미술감독: 内田建彦
◈ 음악/노래: 쯔즈이 히로시 / 호리에 미츠코 外
◈ 프로듀서: 이이지마 타카시, 스즈키 타케유키 
◈ 제작사: 도에이, 도쿄 12채널, 선라이즈 (협력)
◈ 저작권: ⓒ TOEI
◈ 일자: 1979.03.21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7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서기 1995년. 인류는 외계 침략자 자루 성간제국에 의해 손을 쓸 사이도 없이 정복 당하고 만다. 자루 성간제국의 지배 하에 비참한 삶을 이어가는 지구인들. 전쟁고아인 다테 켄토와 히이라기 단지, 시라토리 사나에, 하타 타노스케 등 7명의 아이들은 우연치 않게 피신한 한 동굴의 지하 속에서 거대한 우주선과 알 박사를 만나게 된다. 알 박사는 자루성단에 의해 고향별인 에리오스가 멸망 당하고 지구로 피난해 있던 우주인이었다.

알 박사와 우주선이 기동하자 이를 감지한 자루 성간제국의 공격이 개시되고, 자루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알 박사는 켄토와 단지를 각각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와 비행형 메카 검퍼에 탑승시켜 자루 성간제국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게 된다. 그러나, 이 미지의 메카인 아틀라스와 검퍼는 아직 완전한 머신이 아니었다. 스스로의 의사로 움직이는 기계 사자 베라리오스와 합치는 순간 자루 성간제국군도 두려워하는 거대로봇 달타니어스로 변신하게 되는것이다.


<소개>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부터 '초전자머신 볼테스 V(1977)'과 '투장 다이모스(1978)'에 이르기까지 '낭만로봇 시리즈'라 불리는 독자적인 컨셉을 선보이며 70년대 후반의 로봇물의 트렌드를 다시 쓴 나가하마 감독은 투장 다이모스에서 기대 이하의 시청률과 완구판매 부진에 따른 스폰서와의 갈등으로 작품이 조기 종영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작품이 조기종영된 만큼 그 시간을 메꿀 다른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아사히 TV는 도쿄 12채널과의 협약을 통해 '배틀피버 J'라는 전대물 시리즈를 가져오게 된다.(일본 위키 및 키웰님 포스팅 참조) 당연히 프로그램을 가져간 도쿄 12채널로서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터, 이로 인해 다이모스의 조기 종영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다시금 나가하마 타다오의 새로운 로봇 아니메가 도쿄 12채널의 전파를 타게 되니 이것이 바로 나가하마 타다오의 최후의 로봇 아니메 '미래로봇 달타니어스' 인 것이다.

전작인 다이모스를 통해 스폰서의 과도한 압력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나가하마는 이번에는 스폰서에게 메카닉의 전권을 위임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시금 변신합체 로봇이 등장하게 되는데, 전작과의 차별을 위해 이번에 부여된 컨셉은 바로 야수라는 컨셉의 도입이었다. 거대한 사자모양의 메카닉이 로봇의 일부가 되어 가슴에 거대한 사자의 얼굴을 드러낸 체 합체한 달타니어스의 모습은 당시로서는 너무나 매력적인 모양새가 아닐 수 없었다. 로봇의 얼굴 외에 신체에 또다른 얼굴이 있는 컨셉은 이전에 나가이 고의 '그레이트 마징가(1974)'에 등장한 미케네 제국의 로봇에서 볼 수 있듯이 강렬한 야만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주역 메카에 있어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컨셉이었던 셈이다. 후일 사자로봇 5대가 합체하는 '백수왕 고라이온(1981)'부터 선라이즈 최후의 용자물 '용자왕 가오가이거(1997)'에 이르기까지 이 야수적 컨셉이 자주 애용됨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삼총사의 컨셉을 도입했다고 알려지는데, 이것은 스토리가 아닌 달타니어스의 메카닉 디자인(총사의 십자가 문양이 로봇에 표시)과 무기 시스템(검)에만 영향을 준 것이다.

투장 다이모스에서 과도한 드라마성으로 인해 스폰서와의 불협화음을 일으켰던 나가하마는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버린 듯 싶다. 콤배틀러 V부터 계속적으로 높아지던 주인공의 연령대가 달타니어스에 와서는 다시 어린 소년 소녀들로 낮아진 것은 바로 이러한 부분은 의식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유의 드라마적 감성은 유효해서 전쟁 통에 가족들을 잃어버린 그들의 불우한 사연과 긍정적인 그들의 성장기를 로봇 드라마 군데군데 넣어주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뒤에서 등장하는 복제인간과 그들에게 얽힌 기구한 이야기는 복제인간이라는 소재가 너무도 낯선 1970년대 후반, 만화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이버펑크적 색체마저 띄고 있다. 결국, 전작에서 지적되었던 드라마적 감성을 굽히지는 않은 셈이다. (달타니어스에서 등장하는 복제인간에 얽힌 에피소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2005년작 '아일랜드'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즉, 시대를 앞서간 이야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복제인간 이야기)는 작품의 중, 후반부에 등장하는 것들이었고, 이러한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달타니어스의 시청률은 기대치 이하였다. 투장 다이모스의 재현을 우려한 스폰서 업체의 당연스러운 간섭이 시작될 무렵, 나가하마 감독은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를 연출하기 위해 홀연 달타니어스에서 손을 떼게 된다. 이것은 나가하마 감독이 이미 달타니어스 연출에 어떤 미련도 갖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며, 그만큼 완구 스폰서의 도를 넘은 간섭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까지 로봇 아니메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시는 아니었을까 싶다. 결국 감독 자리는 연출을 맡고 있던 사사키 카즈토시에게로 돌아갔는데, 희한한 것은 이후에도 복제인간의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시리어스한 전개는 그대로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사키 감독이 나가하마의 연출 스타일을 뚝심있게 이어갔다는 이야기도 되겠지만, 고가로 출시된 달타니어스 완구가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불티나듯 팔려나가면서 스폰서가 굳이 작품에 간섭을 할 필요가 없었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가의 로봇완구의 성공 가능성과 시청률과 완구 판매에는 불변의 상관관계가 없음을 달타니어스가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나가하마의 조기 하차로 결국 달타니어스는 낭만로봇 시리즈의 마지막 칸에는 오르지 못하며, 이 전설적인 시리즈의 후광에서 한발짝 밀린 판정을 받게 되지만, 복제인간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로봇 만화영화에 대입한 스토리텔링은 지금에 이르러서도 상당히 성숙한 관점으로 인정받을만 하다. 이후 사사키 카즈토시는 선라이즈의 '무적로보 트라이더 G7(1980)'과 '최강로보 다이오쟈(1981)'를 계속 연출하면서 나가하마 감독이 포기한 슈퍼로봇 아니메의 끈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나가하마의 퇴장과 함께 마침내 로봇 아니메는 새로운 레전더리의 탄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TOEI


☞ 달타니어스에 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보러가기: 미래로봇 달타니어스(未来ロボ ダルタニアス)(1979) by 키웰 (보러가기)
☞ 달타니어스에 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24[미래로보 달타니어스] by 바아킨 (보러가기)


<참고 사이트>

[1] 未来ロボ ダルタニアス, Wikipedia Japan
[2] Mirai Robo Daltanias (TV), ANN
[3] 미래로보 달타니어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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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 (1979), 赤毛のアン / Anne of Green Gables


ⓒ NIPPON ANIMATION Co., Ltd.


<정보>

◈ 원작: 루시 모드 몽고메리
◈ 감독: 타카하타 이사오
◈ 각본/스토리보드: 타카하타 이사오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콘도 요시후미
◈ 장면설정/화면구성: 미야자키 하야오 (1~15화)
◈ 미술감독: 이오카 마사히로
◈ 음악/노래: 모우리 크루도 / 오오와다 리츠코
◈ 기획/제작: 사토 쇼지 / 모토하시 코이치
◈ 제작사: 닛폰 애니메이션, 후지 TV
◈ 저작권: ⓒ NIPPON ANIMATION Co., Ltd.
◈ 일자: 1979.01.07
◈ 장르: 드마라, 세계명작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독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매튜와 마릴라 남매는 농장일을 거들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고 한다. 입양을 맡은 스펜서 부인이 일러 준데로 기차역에 나가는 매튜, 하지만 그곳에는 남자아이가 아닌 왠 빨간머리의 여자아이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스펜서 부인의 실수로 생긴 일이었지만, 매튜는 꾸밈없고 순수한 모습이 맘에 들어 소녀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소녀의 이름은 앤 셜리. 하지만 집에 도착하자 누이인 마릴라는 앤에게 우리 집에는남자아이가 필요하다는 매몰찬 말을 한다. 인정많은 매튜는 앤을 그냥 기르자고 하지만, 마릴라는 앤을 돌려보내기 위해 스펜서 부인에게로 간다.

앤을 데리고 스펜서 부인에게로 가는 마릴라는 앤의 불우한 과거를 듣게 되고, 또 상냥하고 착한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펜서 부인이 앤을 맡기기로 한 곳은 일꾼들을 험하게 부리기로 유명한 블뤼엣 부인의 집. 험한 곳에 앤을 보내고 싶지 않은 마릴라는 앤을 자신이 키우기로 맘먹게 되는데... (위키피디아 빨건머리 앤 및 알라딘 빨간머리 앤 DVD 소개 참조)


<소개>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섯번째 세계명작극장 시리즈.(실제로 세계명작극장이라는 부제가 붙은 작품은 이 빨간머리 앤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는 '칼피스 어린이 극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감독을 맡았으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비운의 인재 콘도 요시후미가 작화감독을 맡았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에서 15화까지만 설정 및 디자인에 참여한 후, '루팡 3세 - 칼리오스트로의 성(1979)'의 참여를 위해 하차하게 된다. 이것이 미야자키 하야오와 세계명작극장의 마지막 만남이 된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직접 탐방하여 그려진 유려한 배경과 묘사는 많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앤 때문에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도 있다고 전해진다. [4] 참조) 이야기와 연출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장면의 구성에서 일반적인 TV 시리즈를 능가하는 고증과 완성도를 추구한 것은 이제까지도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를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하겠다.

상세보기

그다지 이쁘지도 않은 주근깨와 빨간머리 외모이지만, 소녀다운 생기발랄함과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주인공 앤은, '캔디 캔디(1976)'의 캔디와 함께 순정만화를 대표(물론, 이 작품은 순정만화가 아닌 세계명작극장이지만)하는 진취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라 하겠다. 특히, 이러한 앤의 성격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춘기 소녀들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겠는데, 어린소녀다운 기발하고 다양한 상상력이라든지 자신의 외모에 하나 둘 쯤 크고 작은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그 나이 때 소녀들의 감성을 너무도 잘 표현해 내어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십대 소녀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부분 뿐만 아니라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능동적인 여성상을 표현하는 등, 전체적으로 남성 시청자들보다 여성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놀리던 얄미운 남자 아이가 자라서 연인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 역시 드라마적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당시 세계명작극장 시리즈 중에서는 처음으로 주인공이 작품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깡마르고 볼품없던 빨간 머리의 소녀가 어느덧 매력적인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은 팬들에게 큰 즐거움이 되었다.

평균 시청률은 16.2%로, 전 26편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 중에서 8위에 해당하는 시청률이다. (위키피디아 世界名作劇場 참조) 시청률 상으로는 평균보다 약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셈이다. 한국에서는 85년 KBS를 통해 방영을 시작하여 큰 사랑을 받았는데, 한국 애니메이션 주제가의 대모 정여진 씨가 부른 한국판 주제가 역시 오리지널 주제가에 뒤지지 않는 포스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애창곡이기도 하다.

ⓒ NIPPON ANIMATION Co., Ltd.



<참고 사이트>

[1] 赤毛のアン (アニメ), Wikipedia Japan
[2] Anne of Green Gables (TV), ANN
[3] 빨간머리 앤 (애니메이션), 위키피디아
[4] 빨강머리 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IPPON ANIMATION Co., Ltd.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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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퓨처 (1978), キャプテン・フューチャー / Captain Future 


ⓒ NHK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에드먼드 해밀턴
◈ 총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각본: 안도 토요히로, 츠지 마사키, 카네코 타카히로, 코나미 후미오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노다 타쿠오, 모리 토시오
◈ 메카닉 디자인/미술설정/수석 디자인: 츠지 타다나오
◈ 미술감독: 사카모토 노부토, 츠지 타다나오 外
◈ 음악/노래: 오오노 유지 / 유우키 히데
◈ 기획/제작: 타미야 타케시, 쿠리야마 토미로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NHK
◈ 저작권: ⓒ NHK · TOEI Animation
◈ 일자: 1978.11.0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53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때는 미래, 과학자 로저 뉴턴은 죽음 직전 자신의 뇌를 금속 케이스에 이식한 형태로 살아있는 동료 사이몬 라이트와 함께 인공생명체를 연구중이었다. 오랜 노력의 성과로 괴력의 강철 로봇 그렉과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 합성 안드로이드 오토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뉴턴. 그러나 인공생명 연구를 훔치려는 빅터 콜보에 의해 뉴턴 부부는 그만 살해당하고 만다. 홀로 남은 뉴턴 부부의 아기 커티스는 동료인 사이몬 라이트와 박사가 창조한 두 인공생명체 그렉과 오토에 의해 키워진다. 사이몬에게서 지식을, 그렉에게서 육체를, 오토에게서 정신을 단련하는 법을 배운 커티스는 어느덧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나게 된다.

성인이 되어 부모님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된 커티스는, 우주의 악당들과 싸울 것을 맹세하고 스스로를 캡틴 퓨처라 부르게 된다. 사이몬과 그렉, 오토 역시 퓨처맨으로서 커티스를 돕기로 결심하고 이들은 우주의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위험한 모험의 길에 오르게 되는데...


<소개>

'미래소년 코난(1978)'에 이은 NHK의 두번째 아니메 방영작. '우주전함 야마토(1974)' 이후로 불기 시작한 아니메의 SF 열풍과, 야마토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극장 상영되어 커다란 인기를 얻은 '스타워즈', 거기에 1978년 다시 극장 개봉되어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서 C 클라크 원작,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 고전명작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야마토로 인해 만화영화에 SF의 붐이 불기 시작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마츠모토 레이지가 원작으로 참여한 작품 외에는 제대로 된 SF 아니메를 만나기는 힘든 상황에서 의미있는 한발을 내딛은 작품이라 하겠다.  

야마토와 같은 작품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반적인 작품의 분위기는 오히려 미국식 SF에 더 가까운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원작 자체가 미국 작가인 에드먼드 해밀턴의 작품이다보니 그렇기도 하지만, 이제까지의 일본 아니메에서는 보기 드문 스타일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들의 우주선인 코메트호부터 소형 비행정 코스모 라이너, 우주 스테이션에 이르기까지 설정과 디자인도 아니메의 메카닉 디자인과는 그 스타일이 다른 이국적인 형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역시 스타워즈나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같은 정통 SF 영화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흔적이 아닌가 싶다. 특히, 코메트 호는 그 이름에 걸맞게 혜성으로 변하는 기능에, 항성간 운행이 가능하며, 갖가지 과학시설을 내장하는 등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지금 보아도 상당히 미래지향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스타워즈'의 밀레니엄 팔콘, '스타트랙'의 엔터프라이즈호, '스페이스 1999'의 이글 우주선, '우주해적 하록선장'의 아르카디아호와 함께 어린 시절 가장 좋아라했던 우주선 중 하나 되시겠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SF 액션물이나 전쟁물보다는 어드벤쳐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거기에 여러가지 과학적 미스테리와 현상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는 등, 어떤 측면에서는 야마토나 캡틴 하록과 같은 마츠모토 레이지의 스페이스 판타지물에 비해 보다 더 정통 SF에 가까운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고 하겠다. 캡틴 퓨처의 복장은 이제까지의 SF 만화영화에 등장한 의상에 비하여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복장은 81년도에 개봉된 하록 선장의 표절 만화영화 '우주대장 애꾸눈'의 주인공 애꾸눈 선장의 복장으로 도용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83년도에 MBC를 통하여 방영되었다. 김국환이 부른 주제가가 역시나 인상적이었으며, 방영 당시의 제목은 '우주전함 코메트'였다. 이후에는 비디오로도 출시되고 설정집(?)이 등장하는 등, 국내에서도 나름의 인기를 얻었다. 설정집이라 불리는 책의 정체를 보고 싶으신 분은 진승기님의 포스팅을 참조하시라.(바로가기) 서양에서도 통할만한 성격의 SF 만화영화로,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에서도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만화영화의 글로벌한 인지도 덕택인지 아니면 원작소설의 네임밸류 덕인지 현재 실사영화로 기획중이라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 NHK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キャプテン・フューチャー, Wikipedia Japan
[2] Captain Future, Wikipedia
[3] Captain Future, AN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HK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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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1978), 宝島 / Treasure Island


ⓒ TMS


<정보>

◈ 원작: 로버트 L 스티븐슨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연출: 타케우치 요시오, 타카야시키 히데오
◈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시노자키 요시미
◈ 콘티: 사키마쿠라, 紺屋行男, 今切洗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
◈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
◈ 오프닝 애니메이션: 오오하시 마나부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마치다 요시토 (주제가)
◈ 기획: 吉川斌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니혼 TV, 매드하우스 (협력)
◈ 저작권: ⓒ TMS
◈ 일자: 1978.10.08
◈ 장르: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영국의 작은 해변마을 블랙힐의 애드머럴(제독) 벤보우 여관을 엄마와 함께 꾸려가고 있는 씩씩하고 용감한 13살의 소년 짐 홉킨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날 밤, 빌리 본즈라는 선원이 여관에 투숙한다. 그가 투숙하고 얼마 안있어서 검은 개라 불리는 사나이가 빌리 본즈를 쫓아 여관을 찾아온다. 격투 중에 검은 개는 도망가고 빌리는 그만 쇼크로 쓰러지고 만다. 짐에게 자신의 옷상자 열쇠를 맡기는 빌리. 그 속에는 빌리가 말한 중요한 서류가 있었다. 외다리에게서 그 서류를 지켜달라며 숨을 거두는 빌리.

짐은 아버지의 친구였던 마을의 지주 트릴로니와 의사 리브시 선생에게 서류를 보여준다. 이들은 이것이 전설적인 해적 플린트가 숨겨놓은 보물이 있는 섬을 가리키는 지도임을 알게 된다. 트릴로니는 바로 보물섬으로 떠날 채비를 갖추게 되고, 짐 역시 이 흥분되는 모험에 동참하게 된다. 떠나기전 서류 하나를 망원경 주점의 외다리 주인에게 전하라는 심부름을 받게 된 짐. 빌리가 두려워 한 인물이 외다리라는 것을 알고 있던 짐은 그 외다리와 망원경 주점의 외다리가 동일인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마침내 외다리를 만나게 된 짐. 사나이의 이름은 실버, 존 실버였다.


<소개>

로버트 L 스티븐슨이 어린이 잡지에 연재했던 어린이용 해양모험 소설을 '내일의 죠(1970)', '에이스를 노려라(1973)'의 스타일리쉬 연출가 데자키 오사무가 TV 시리즈로 제작한 작품. 데자키 오사무의 스승인 테즈카 오사무도 65년 스티븐슨의 원작을 바탕으로 의인화된 만화영화 '신 보물섬(1965)'을 연출한 적이 있으니 스승과 제자의 손을 모두 거친 작품이라 하겠다. 물론, 두 작품 간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모니 기법이라 불리는 동화에서 순간적으로 정지된 일러스트 컷으로 장면을 전환시키는 극적인 기법과, 감각적인 화면분활, 영상반복, 투과광 기법 등으로 아니메 연출가 중 가장 스타일리쉬한 연출기법을 선보였던 영상 아티스트 데자키 오사무는 연출 뿐만 아니라 스토리 텔링에 있어서도 원작의 노선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닌 항상 그만의 독특한 재해석으로 유명한데, 특히 그 재해석이 원작과는 또다른 재미와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로 비주얼과 스토리 모두에서 탑 클래스의 거장이라 할 수 있다.(개인적으로는 만화영화 감독 중에서 가장 처음 좋아하게 된 인물도 데자키 오사무 되시겠다.) 이 보물섬 역시 바로 이 데자키 오사무식 재해석이 가미되어 원작 이상으로 바다의 로망을 잘 살린 명작 만화영화라 할 수 있다.

원작에서는 단순한 악역이었던 외다리 선원 실버에게 악역 이상의 설정과 매력을 부여함으로써 내일의 죠의 죠나 베르사이유 장미의 오스칼 등과 함께 데자키 오사무의 필모그라피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페르소나로 승화시키게 된다. 비록 주인공과 대적하게 되는 해적이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과 강인함, 그리고 사나이 다운 그의 매력은 짐 뿐만 아니라 TV를 시청하는 모든 소년들이 동경하는 남자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 실버는 비슷한 시기에 방영했던 마츠모토 레이지의 '우주해적 캡틴 하록(1978)'의 캡틴 하록과 함께 소년들이 동경하는 이상적인 어른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당대의 작품들과 다른 방향을 보여주게 된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짐 홉킨스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어른들일 정도로 작품의 주시청층인 아이들 또래의 캐릭터 비중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진 이야기가 일품인 작품이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당대의 만화영화 중에서는 캡틴 하록을 제외하고는 보기 힘든 이례적인 설정이었다. 비록 어린이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이야기 구조는 기존의 어린이용 만화영화에 비해서는 상당히 성숙한 극화적 느낌을 주는 것으로 유럽적인 비주얼과 함께 이국적이고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다. 

오프닝 영상은 후일 '로봇 카니발(1987)'의 에피소드 연출로 알려진 오오하시 마나부가 맡았는데, 명작 오프닝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평론가들이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2] 참조) 동화적인 색감과 연출, 거기에 명작곡가로 이름 높은 하네다 켄타로의 데뷔곡 '보물섬'이 어우러진 영상미는 지금 보아도 항해를 떠나기전의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멋진 영상이 아닐까 싶다. 한국판 오프닝은 지금에 와서는 다른 만화영화 주제가에 비하여 레어한 물건이 되긴 했지만, 역시 소년들이 꿈꾸는 모험의 로망이 살아 있는 곡으로 기억되고 있다. (기억하기로는 일본판 오프닝의 번안곡이 아닌 독자적인 곡으로 기억된다. 생각나는 가사를 읊어보면 '가자, 가자. 꿈에 본 섬으로~ 바람 타고 물결 넘어 바다로 가아자~...' 정도 된다.) 

라스트 엔딩은 만화영화 사상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세월이 흘러 건장한 뱃사람이 된 짐 홉킨스가 우연히 아프리카의 어느 항구에서 늙어버린 실버를 만나는 장면은, 사나이를 동경하던 소년이 어느새 사나이 만큼의 나이가 되어 늙고 병약한 자신의 우상을 만나는 실로 극적인 엔딩을 보여주고 있다. 감격스런 상봉 속에 말없이 팔씨름으로 모든 것을 주고 받은 둘. 떠나는 실버를 향한 짐 홉킨스의 마지막 한마디는 이 작품이 실버의, 실버에 의한, 실버를 위한 작품임을 다시금 우리에게 되새겨 준다.

있었다구, 역시... 나의, 나의 실버가!

ⓒ TMS



백경전설 (1997), 白鯨伝説 / Hakugei: Legend of the Moby Dick


ⓒ Tezuka Production

<정보>

◈ 원작: 데자키 오사무, 스기노 아키오 
◈ 감독: 데자키 오사무
◈ 각본: 데자키 오사무, 우에다 코지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타카야 히로토시, 사토 마사키
◈ 미술감독: 코노 지로
◈ 음악/노래: 안도 마사히로, 이즈미 히로타카 / 오치아이 히로히토 (주제가)
◈ 기획/제작: 마츠타니 타카유키
◈ 제작사: 테즈카 프로덕션, 이미지케이, 소니뮤직
◈ 저작권: ⓒ Tezuka Production
◈ 일자: 1997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령가 (G)

<소개>

'디어 브라더(1991)'로 '스페이스 코브라(1982)' 이후 8년 만에 성공적으로 TV 시리즈 아니메로 복귀한 데자키 오사무가 6년만에 내놓은 두번째 복귀 TV 시리즈.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가장 큰 위치를 차지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실버 선장의 캐릭터를 모티브 삼아 H 멜빌의 소설 '백경'의 이야기를 SF 어드벤쳐에 접목시킨 작품이다. 그의 단짝이자 멘토라 할 수 있는 스기노 아키오가 작화감독으로 참여하지 않은 관계로 캐릭터 디자인과 비주얼은 이전의 데자키 감독의 작품과 비교하면 이질적이라 할 수 있지만, 압도적인 퀄리티로 인해 TV 시리즈를 능가하는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제작여건에 있었는데, 방송사인 NHK와의 마찰과 높은 퀄리티의 비주얼을 유지하기 위해 총집편과 재방영으로 에피소드 중간중간을 채우면서([1] 참조) 방영기간이 늘어지게 되었고, 결국 26화로 원래의 이야기에 비해 조기종영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이후 데자키 감독은 또다시 TV 시리즈의 연출에서 한동안 손을 떼게 되었고, 8년여만인 2005년에 이르러서야 '눈의 여왕(2005)'으로 다시금 TV 시리즈에 복귀하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宝島, Wikipedia Japan
[2] 보물섬(宝島) 1987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3] 白鯨伝説,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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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


은하철도 999 (1978), 銀河鉄道999 / Galaxy Express 999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총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연출: 아키히 마사유키, 유야마 쿠니히코, 사카타 유우 外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후지카와 케이스케, 요시다 요시아키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코가와 토모노리
◈ 총 작화감수: 코가와 토노모리 (1~63화 / 74~88화), 코마츠바라 카즈오 (64~73화)
◈ 미술설정: 우라타 마타지
◈ 음악/연주/노래: 아오키 노조무 / 콜롬비아 심포닉 오케스트라 / 사사키 이사오
◈ 기획: 벳쇼 타카하루, 요코야마 켄지, 小湊洋市
◈ 제작사: 도에이 동화, 후지 TV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8.09.1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1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은하계의 행성들이 우주를 달리는 특급열차 은하철도로 연결되어 있는 서기 2221년의 세상. 부유한 이들은 자신의 몸을 기계화한 속칭 기계인간이 되어 메가로폴리스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사는 반면, 기계인간이 되지 못한 가난한 진짜 인간들은 메가로폴리스 외곽의 빈민가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가난한 인간들에게도 신분상승을 위한 하나의 희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료로 기계인간의 몸을 준다는 꿈의 행성 안드로메다. 다만, 이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은하철도는 오로지 메가로 폴리스에서 출발하는 은하철도 999로, 이 999의 승차권 역시 가난한 이들에게는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빈민가에 살고 있는 철이(호시노 테츠로)와 철이의 엄마는 눈 내리는 어느날 밤 길을 가던 도중 나타난 기계백작의 일행의 습격을 받는다. 산 사람을 사냥하여 박제하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는 끔찍한 기계백작에게 철이의 엄마는 그만 목숨을 잃게 되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오열하던 철이는 정신을 잃고 한 여인에게 구조된다. 어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외모에 눈부시도록 긴 금발머리를 가진 여인 메텔은 철이에게 자신과 동행하는 조건으로 은하철도 999에 탑승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고... 어머니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기 위해 기계의 몸을 갖기로 한 철이는 마침내 메텔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긴 여정에 오르게 되는데...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의 가장 큰 출세작이자 레이지버스의 정점에 올라있는 작품. 이 작품을 통해 마츠모토 레이지는 드디어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품을 떠나 진정한 인기작가로 발돋움 했고, 레이지버스라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게 된다. '우주해적 캡틴 하록(1978)'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위해 기획되었으나 역시 하록과 비슷한 이유(로봇 아니메가 아닌 SF 만화영화가 과연 TV 시리즈로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이유)로 한동안 애니메이션화되지 못했던 이 작품은, '우주전함 야마토 극장판(1977)'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전면적으로 TV 시리즈로 기획된다.

기계화된 몸을 갖고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특권계급과, 원래 인간의 몸으로 기계인간들에게 핍박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나뉘어진 양극화된 시대배경은 당시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수준높은 설정이었다. 기계문명에 심취한 인간들의 말로를 그리는 것 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부에 심취하여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는 사회풍자적인 면면도 눈에 띈다. 이러한 부조리함 속에서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과 같은 기계의 몸이 되기를 결심한 철이가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여정에서 수많은 이들의 삶을 체험한 후 성장하여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는 이제까지의 레이지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주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 철이를 보살피는 작품의 상징이자 레이지버스의 상징인 메텔의 존재는 이제까지의 어떤 SF 애니메이션의 여주인공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는데, 특히 동시기의 캡틴 하록이나 실버 선장이 아이들의 이상적인 남성상이자 아버지상이었다면, 메텔은 그와 반대로 이상적인 여성상이자 어머니상의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따뜻하고 사려깊은 성격, 눈부신 미모, 그리고 베일에 쌓인 신비로운 모습 등 메텔은 레이지버스의 여성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당시 청소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당시의 아니메 세대에 있어서 메텔이라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은 실로 적절한 타이밍이었으며, 만화영화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것을 입증한 레이지버스의 작품을 통해 메텔이나 하록과 같은 성인 캐릭터들은 70년대 후반부 들어 부쩍 그 존재감을 발휘하게 된다.

작품의 성숙하고 깊이있는 스토리텔링 외에 999가 보여준 매력은 레이지버스라 일컬어지는 레이지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작품들과 999와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였다. 시리즈 중반에 까메오로 출현하게 되는 여해적 에메랄다스와 메텔의 이야기나, 철이에게 큰 영감을 주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사나이의 로망 캡틴 하록, 그리고 전 우주에 4자루 밖에 없다고 전해지는 전사의 총에 관한 이야기 등,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인해 작품에 대한 상상력의 나래를 더더욱 펼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특히, 아름다운 겉모습 속에 감춰진 메텔의 진짜 정체에 관해 시청자들의 큰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암시와 에피소드가 자주 등장하는데, 현재까지도 메텔의 정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체 팬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는 이슈가 되고 있다.

또한, 메텔의 수영복 씬이나 누드 씬 등 당시 일본 TV 만화영화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비록 코믹스에 비해 상당히 순화되기는 했어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어린이 만화영화에서 성적 상상력을 자극시킨 작품이라는 일부의 비평에 있어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편이기도 하다. (물론, 레이지의 이러한 묘사는 나가이 고의 노골적이고 반사회적인 그것에 비하면 얌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성숙한 여인으로서의 매력에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되는 성적 판타지의 대상으로서도 메텔은 오랫동안 청소년들에게 회자되어온 것이다.

첫 회 시청률이 15.5 %로 시작하여 최고 시청률이 22.8%에 달하는 등, 작품은 첫 방영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레이지가 참가한 작품으로 'SF 서유기 스타징가(1978)'에 이어 연속적인 성공이었는데, 특히 본격적인 레이지버스의 작품으로서는 은하철도 999가 첫 히트작인 셈이다.(하록 선장은 지금의 유명세와는 달리 시청률은 그닥 좋지 못했다.) 은하철도 999가 레이지버스의 대표작이자 그 신호탄이 되었던 셈이다.

한국에서는 2년 뒤인 81년 MBC를 통해 방영하게 된다. 식목일 특집으로 방영('푸른하늘 은하수'라는 기가막힌 네이밍 센스로 방영. 아마, 당시 방영한 에피소드는 1편과 12편인 화석의 전사편을 연결하여 방영한 것으로 기억된다.)한 것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자 반년 뒤인 10월부터 일요일 아침에 정식으로 방영되었다. ([6] 참조) 당시 이 999를 보기 위해 아이들은 일요일 아침에도 불구하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종교행사를 가야하는 일부 아이들 중에는 999를 보는 것으로 인해 부모님과 일대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다음 내용은 페니웨이님의 은하철도 999 블루레이 리뷰에 실린 내용을 참고로 하여 수정하였습니다.)
한국의 최초 방영은 81년 식목일 특집으로 방영되었다는 설이 그동안 위키피디아를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정설처럼 전해져왔으나, '페니웨이™의 In This Film'의 운영자 페니웨이님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는 정확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보여진다. 실제로 엘로스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통해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의 81년 4월 5일 방송편성표를 보았으나 은하철도 999는 커녕 아예 만화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신문을 통해 은하철도 999가 방영되었다는 흔적은 81년 10월 4일이 현재로선 최초로 보인다. 다만 글쓴이의 경우, 에피소드 12,13화인 화석의 전사편을 1화 뒤에 바로 본 기억이 남아 있는데, 페니웨이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MBC는 10월 4일 은하철도 999 1, 2화를 연속방영한 뒤, 일주일 뒤인 11일에 화석의 전사편을 방영하게 된다. 아마 엘로스의 기억은 이것에서 연유한 것으로 짐작된다. 은하철도 999의 정규방송은 82년 1월 2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현재로선 식목일 방영설이 설득력이 없는 정보라 할 수 있다.

☞ [블루레이] 은하철도 999 극장판 박스셋 - 안녕, 내 청춘의 환영이여 by 페니웨이 (바로가기)

한국판의 방영 초기 주제가는 '눈물실은 은하철도'로 번안곡이 아닌 독자적인 곡이었는데, 애절한 멜로디와 김국환의 절절한 창법이 어우러져 엄마를 잃고 먼 여행을 떠나는 소년의 감정을 실로 기막히게 표현해낸 원 주제가 이상의 아우라를 들려주었다. 다만, 주제가가 지나치게 우울하다는 지적에 의해 이 곡은 일본 주제가의 번안곡으로 바뀌어졌으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가 되시겠다. 비록 번안곡이었지만 이 곡 역시 김국환의 목소리와 완벽한 싱크로를 선보이며, 만화영화 주제가로서 영원히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곡에 얽힌 뒷 사연은 그리 개운치만은 않았으니 궁금하신 분은 [6]에 링크되어 있는 한국판 위키피디아 내용을 참고하시길.

☞ 애니메이션 인물열전: 소년시절의 연인, 청춘의 환상 메텔 (보러가기)


은하철도 999 극장판 (1979)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이치카와 콘 (영화감독)
◈ 감독: 린 타로
◈ 각본: 이시모리 시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고다이고
◈ 기획/제작 총지휘: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9.08.0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은하철도 999의 극장판은 이례적으로 TV 시리즈와 동시에 기획되었으며, TV 시리즈의 총집편이 아닌, 별도의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이것은 당시 극장판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로, 도에이 동화의 A형 극장판이 막을 내리고 일본 오리지널 아니메와 TV 시리즈가 그 바톤을 이어받은 후, 대부분의 극장판은 모두 TV 시리즈의 총집편이거나 스페셜 시리즈의 형태를 지닌 부가적인 작품에 그치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 999 극장판은 극장 상영을 위해서 별도로 기획되고 제작된 작품인 것이다. 내용 자체는 TV 시리즈의 도입부와 결말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지만, 달라진 캐릭터 디자인과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함께 TV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

극장판의 감독은 린 타로가 맡았다. 캡틴 하록을 통해 도에이의 이마다 치아키 사장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그는, 이 999에서 TV 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감독으로 낙점받게 된다. 또한, 캡틴 하록에서 린 타로와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었던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와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를 모두 기용함으로써 대작 극장판에 어울리는 위용의 스탭진을 갖추게 된다. 원작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구성하는 린 타로는 이 극장판에서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유감없이 드러내는데, 먼저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설정되었던 TV 시리즈의 철이를 10대 후반의 청소년으로 설정하고(게다가 외모도 보다 더 사람에 가깝게... 바꾸어 주셨다.), 거기에 자신이 연출했던 캡틴 하록의 주인공 하록과 아르카디아호를 카메오로 참여시켜 극적인 효과를 부여하는 등, 원작자인 레이지보다 더 레이지버스의 캐릭터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된다.

TV 시리즈와 동시에 기획되어 TV 시리즈가 완결되기도 전에 개봉된 이 극장판은 TV 시리즈나 원작보다 먼저 자신만의 결말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원작자인 마츠모토와의 또다른 충돌이 우려되기도 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무난하게 넘어갔다. 어찌보면 TV 시리즈는 최대한 원작의 분위기대로 연출하고, 극장판은 감독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실험적인 결과물이 나오길 바랬던 도에이 수뇌부의 기획이었을 듯 싶기도. 이러한 시도는 대단한 성공으로 귀결되는데, 79년 개봉당시 16억5천만엔이라는 흥행수입을 벌어들이며, 실사영화를 모두 제치고 그해 일본영화 흥행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만화영화가 실사영화를 누른 것은 이 999가 최초였으며, 이것은 야마토 극장판과 함께 레이지버스의 이야기가 성인들에게도 공감될 정도의 내러티브를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린 타로의 스승이었던 테즈카 오사무가 지향했던 또하나의 목표, 즉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인 '아니메라마'라는 고지에 린 타로는 999로서 도착한 것이었다. (테즈카 오사무는 디즈니 수준의 만화영화와 함께 영화 수준의 만화영화라는 두가지 명제를 꿈꾸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유력한 영화잡지 키네마 준보에서 그해 베스트 17위로 꼽는 등, 999 극장판은 만화영화의 범주가 아닌 영화의 범주에서 평론가들과 관객들에게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원작자의 네임밸류에 따라 작품을 평가하던 당시의 만화영화 풍토에서 린 타로는 최초로 만화영화 감독의 네임밸류로 작품을 가늠하게 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게 된다. 즉, 최초로 일반인들이 알게 된 애니메이션 연출가가 되는 것이다.

라스트 엔딩 역시 일본 만화영화사상 잊혀지지 않는 명엔딩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철이에게 이별의 입맞춤을 하고 떠나는 메텔. 기적 소리를 울리며 아련하게 떠나가는 999를 바라보며 나레이션이 들려온다. (TV 시리즈의 에피소드별 엔딩에서도 항상 들려오는 이 나레이션 역시 개인적으로는 한국판 나레이션 쪽이 더 느낌이 좋다는데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적이 운다.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차는 간다.
하나의 여행이 끝나고 다시 하나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안녕, 메텔. 안녕, 은하철도 999.

안녕, 내 어린 시절아.'


이어서 시작되는 고다이고의 엔딩 테마는 기막힌 싱크로로 극장판의 대미를 장식한다. 소년들의 연인이며 우리 청춘의 환상인 메텔의 퇴장과 함께 마침내 시대는 80년대로 넘어가게 된다.


은하철도 999, 유리의 클레어 (1980)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노래: 아오키 노조무 / 사사키 이사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0.03.15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특별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TV 시리즈 초반부에 등장한 은하철도 999의 승무원 클레어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단편 스페셜. 도에이 만화축제 중에 개봉되었다. 영원한 생명을 얻어 온몸이 유리로 변한 클레어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단편 에피소드였음에도 은하철도 999의 주제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이 이야기는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당시 클레어역에는 강수지가 그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녕, 은하철도 999 - 안드로메다 종착역 (1981)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구성: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린 타로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원화: 카나다 요시노리, 야마구치 야스히로, 키노시타 유키 外
◈ 음악/노래: 쇼지 오사무 / 메리 맥그리거 
◈ 기획/제작 총지휘: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8.01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첫번째 극장판 이후 2년만에 다시 찾아온 두번째 극장판은 메텔과 헤어진 철이의 다음 이야기로 은하철도 999의 진정한 엔딩을 장식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당시 방영을 시작한 천년여왕과 메텔과의 관계, 여해적 퀸 에메랄다스와 메텔의 관계, 기계제국의 탄생배경 등, 이제까지 레이지버스에서 숱하게 제기되었던 문제점이 이 극장판에서 그 전모를 드러낸다.

메텔의 어머니인 프로메슘이 천년여왕인 야요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는 설정은 당시 많은 팬들에게 화제를 몰고 왔다. 또한, 이제까지 그 존재가 언급되지 않았던 철이의 아버지 파우스트의 등장으로 메텔이 철이를 데리고 안드로메다의 여행길에 오른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등, 레이지버스에서 제기되어왔던 설정상의 오류를 바로 잡으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뚜렷한 설정이 잡히지 않은체 작품이 진행된 데다가 여러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설정의 일부가 재해석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여전히 설정 상에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전편을 능가하는 퀄리티와 많은 의문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두번째 극장판의 흥행수입은 11억 5천만엔으로 흥행에는 성공하였으나 전편만은 못했다. 그것은 이미 80년도에 기동전사 건담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극장판이 개봉되는 등 아니메의 환경이 급변한 현실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이 극장판의 개봉 한달 전인 7월부터 건담의 두번째 극장판이 개봉되고 있었다.) 그러나, 높은 완성도와 작품자체가 갖고 있는 명성으로 인해 건담의 후폭풍 속에서도 선전을 펼쳤으며, 이듬해인 3월에 개봉된 '천년여왕(1982)'에서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명성을 보였던 레이지버스는 같은 해 7월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1982)'의 흥행참패로 한동안 극장가에서 그 모습을 보이지 못하게 된다.

90년대 들어 다시 은하철도 999 이야기가 재개되지만 시간 상으로는 이 극장판이 가장 나중의 일을 다루고 있기에 현재까지는 은하철도 999의 결말을 다룬 작품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은하철도 999 이터널 판타지 (1998)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총설정: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우다 코노스케
◈ 각본: 타케가미 쥰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가미 타카히로
◈ 미술감독: 유키 신조
◈ 음악/노래: 타나카 고헤이 / ALFEE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98.03.07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두번째 극장판인 '안녕, 은하철도 999' 이후 무려 17년만에 등장한 은하철도 999의 후속편. 시간상으로는 안드로메다에 도착한 철이가 메텔과 헤어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번째 극장판과 같은 시간대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터널 판타지는 TV 시리즈의 엔딩을 이어간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캐릭터 디자인도 극장판이 아니라 TV 시리즈의 그것과 동일하다.

극장판이지만 한 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제작하여 몇 부작으로 개봉할 요량이었던 것 같다. 다만 문제는 흥행에 있었는데, 제작사인 도에이 동화의 기대치보다 훨씬 못미치는 저조한 흥행성적으로 인해 이 작품은 더 이상의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1부로 제작이 종결되고 만다. 이후, 도에이 동화는 한 때 자신들의 대표적 타이틀이기도 한 레이지버스의 제작에서 손을 떼게 되고(추측이지만, 까질한 레이지 옹이 도에이와 결별을 선언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후 레이지버스는 도에이 동화의 손을 떠나 다른 안식처를 찾게 된다.


메텔 레전드 (2000), メーテルレジェンド / Maetel Legend


ⓒ MATSUMOTO LEIJI · TSUBURAYA Creative · ART Collection House · AVEX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요코다 카즈요시
◈ 각본: 카미오 무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시마즈 이쿠오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 미술감독: 阿部泰三郎
◈ 음악: 아마노 마사미치
◈ 제작사: 베가 엔터테인먼트, 츠부라야 영상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SUBURAYA Creative · ART Collection House · AVEX
◈ 일자: 2000.X.X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OVA (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이터널 판타지의 흥행참패로 한동안 주춤했던 은하철도 999의 부활 프로젝트는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의 중심에 있는 은하철도와 메텔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메텔의 과거는 설정상에 많은 오류를 갖고 있었고, 레이지는 새로이 시작된 은하철도 부활 프로젝트를 통해 바로 이 레이지버스의 오류를 바로잡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새로이 시작된 은하철도의 이야기가 바로 메텔의 어린 시절을 다룬 메텔 레전드이다.

이 작품은 이제까지 은하철도 999의 주소재라 할 수 있는 은하철도와 주인공 철이를 배제하고 메텔과 에메랄다스를 주인공으로 한 프리퀄 형태의 작품이다. 이로 인해 타이틀 자체도 메텔 레전드로 붙여지게 된다. 메텔과 그녀의 언니인 에메랄다스가 아직 어린 나이일 때 어머니인 프로메슘과 함께 라메텔에서의 생활을 다룬 이 작품은 말 그대로 그녀의 어머니인 프로메슘이 어찌하여 기계인간이 되었고, 메텔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를 다루는 이야기라 하겠다. 특히, 에메랄다스를 메텔의 언니로, 프로메슘이 바로 천년여왕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선보이게 된다. 이것은 이전 시리즈에서의 설정을 레이지 스스로 뒤엎은 결과로, 이전 시리즈에서 천년여왕과 메텔은 프로메슘의 딸이며, 에메랄다스는 메텔과 친구 관계였었다.

천년여왕의 원 성우인 한 케이코가 프로메슘 역을 담당하는 등, 올드팬들에게는 반가운 점도 있지만, 비주얼 등에서는 이질감이 느껴지는데다가 유려한 선이 사라진 투박한 터치로, 작품 외적으로도 아쉬운 점이 눈에 띈 작품이다.


은하철도 이야기 (2003), 銀河鉄道物語 / Galaxy Railways


ⓒ 松本零士/プラネット・銀河鉄道管理局

<정보>

◈ 원작/총설정/디자인: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니시모토 유키 (1기)
    토미나가 츠네오 (2기)
    오오바 히데아키 (OVA)
◈ 각본: 소노다 히데키 (1기)
    야마다 야스노리 (2기) / 
    하세가와 나호코 外 (OVA)
◈ 캐릭터 디자인: 키자키 후미노리, 타케다
    이츠코 (1기) / 칸노 아키라 (2기)
    치바 미치노리 外 (OVA)
◈ 메카닉 디자인: 와타나베 코지 (1기) /
    미네기시 타츠미 外 (2기) /
    이시노 사토시 外 (OVA)
◈ 미술감독: 우미노 요시미 (1기, 2기) /
    水谷利治 (OVA)
◈ 음악: 아오키 노조무
◈ 기획/제작: 콘 히로시
◈ 제작사: BS FUJI, 은하철도 관리국 (1기) /
    CBC, 은하철도 이야기 프로젝트 (2기) /
    COMMON WEALTH Entertainment (OVA)
◈ 저작권: ⓒ 松本零士/プラネット・銀河鉄道管理局 (1기) / ⓒ 松本零士/銀河鉄道物語プロジェクト (2기)
◈ 일자: 2003.10.04 (1기) / 2006.10.04 (2기) / 2007.01.24 (OVA)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 OVA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의 만화가 데뷔 5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작품. 이번에는 은하철도 999의 메인 소재인 은하철도와 그 시스템을 가져오되 중심인물인 철이와 메텔 등을 모두 제외시키고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로 꾸려가는 스핀 오프 형태의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메텔과 철이를 제외하면서 오히려 구태의연한 이야기가 아닌 신선한 등장인물들에 의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 점은 원 시리즈와는 별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1기는 26화까지 방영되었으며, 3년 뒤인 2006년에 다시 26화 분량의 2기가 방영되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총 4화의 OVA로 발매되기도 했다.


우주교향시 메텔 (2004), 宇宙交響詩メーテル / Space Sympony Maetel


ⓒ MATSUMOTO LEIJI · SHOGAKAN · TSUBURAYA Entertainment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마사키 신이치
◈ 시리즈 구성/각본: 카미오 무기
◈ 캐릭터 디자인: 마스나가 케이스케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타무라 카츠유키
◈ 음악: 하카세 타로
◈ 기획/제작: 콘 히로시
◈ 제작사: 츠부라야 엔터테인먼트, 조이 스퀘어, AVEX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SHOGAKAN · TSUBURAYA Entertainment 
◈ 일자: 2004.08.0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 구분/등급: TVA (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OVA '메텔 레전드'의 속편격인 작품. 메텔 레전드가 어떻게 하여 프로메슘이 기계인간이 되었는지를 다루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프로메슘이 서서히 인간성을 잃고 사악한 기계인간으로 변하는 과정과, 메텔이 은하철도 999를 타게 되는 이유, 그리고 철이를 데려오게 되는 이유 등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그동안 까메오로만 줄곧 얼굴을 내밀던 하록과 토치로, 그리고 메텔의 언니로 그 비중의 훌쩍 커진 에메랄다스 등이 등장하여 그들의 과거의 인연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하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하록은 애꾸눈이 아니라든지 천년여왕 방영시 이미 죽음을 맞이한 천년여왕의 어머니 라레라의 등장이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또다른 설정상의 오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해설을 맡은 나이 든 메텔 역을 메텔의 원년 성우인 이케다 마사코가 맡은 것은 팬들에게 있어서는 또다른 매력일 듯 싶다. 애잔한 선율과 함께 레이지버스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드라마틱한 오프닝 영상은 추억과 현재를 이어주는 묘한 감동을 선사하지 않았나 싶다.


<참고 사이트>

[1] 銀河鉄道999, Wikipedia Japan
[2] 銀河鉄道999_(アニメ), Wikipedia Japan
[3] メーテルレジェンド, Wikipedia Japan
[4] 銀河鉄道物語, Wikipedia Japan
[5] 宇宙交響詩メーテル 銀河鉄道999外伝, Wikipedia Japa
[6] 은하철도 999, 위키피디아
[7] 은하철도 999(銀河鉄道999) 1979 1981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8] 은하철도 999 - 유리의 클레어(銀河鉄道999 ガラスのクレア) 1980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9] 은하철도 999,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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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강인 다이탄 3 (1978), 無敵鋼人ダイターン3 / Daitarn 3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아라키 요시히사, 호시야마 히로유키, 요시카와 소지 外
◈ 스토리보드: 오노야 미노루, 사다미츠 신야, 히로카와 카즈유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시오야마 노리오, 오쿠니 이치카즈(小国一和)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작화감독: 토미자와 카즈오, 야마자키 카즈오, 가토 시게루 外
◈ 미술: 메카맨
◈ 오프닝 애니메이션: 카나다 요시노리
◈ 음악/노래: 와타나베 타케오, 마츠야마 유지 / 후지와라 마코토 (오프닝)
◈ 기획/제작: 선라이즈 /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 에이전시, 나고야 TV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78.06.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화성에 기반을 둔 메가노이드 종족은 화성 개척을 위해 사이보그가 된 사람들로, 메가노이드의 총수인 돈 자우저는 전인류의 메가노이드화를 목표로 지구 침공을 개시한다. 메가노이드에 의해 부모를 잃고 지구로 피신한 하란 재단의 젊은 총수 하란 반죠는 이들 메가노이들과 맞서기 위해 스스로 거대로봇 다이탄 3에 탑승한다. 충실한 집사인 게리슨과 육감적인 금발 미녀인 비서 타치바나 뷰티가 반죠의 뒤를 지원해주는데다가 여기에 인터폴 출신의 지적인 미녀 산죠 레이카가 메가노이드를 조사하던 중 반죠의 도움을 받으며 가세한다. 부잣집 도련님에 그녀를 따르는 두 명의 미녀, 거기에 이것저것 뒤를 봐주는 충직한 집사까지 무엇하나 부러울 것 없는 반죠이지만, 메가노이드와 그의 과거에는 어두운 과거가 숨겨져 있었는데...


<소개>

'무적초인 점보트 3(1977)'에 이은 선라이즈의 두번째 자체제작 로봇물이자 토미노 요시유키의 세번째 로봇물. 점보트 3부터 다이탄 3, 그리고 '무적로보 트라이더 G7(1980)'으로 이어지는 무적로보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점보트 3와 마찬가지로 타이틀에 3이라는 숫자가 대입되었는데, 콤바트라 V나 볼테스 V가 5기 합체에 5인이 조종한다는 점에서 V라는 로마숫자를 타이틀에 넣은 것과 같은 의도로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3기 합체에 3인 조종방식의 점보트 3에 비해 다이탄 3은 3기 합체도, 3인 조종도 아닌 합체 기능이 제거된 하란 반죠 1인이 조종하는 거대로봇이다. 다만 비행기와 탱크, 로봇 형태의 3가지 형태로 변신이 가능하다.

전작에서 궤멸과 몰살의 전조를 보이며 로봇물에서 이례적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준 토미노이지만, 이번에는 왠일인지 상당히 밝은 형태의 활극으로 승부를 걸었다. 아무래도 점보트 3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로 보이지만, 역시 토미노답게 그 기저에는 비극적인 노선이 깔려 있다. 하란 반죠와 대적하게 되는 메가노이드의 수장 돈 자우저와 그의 오른팔 코로스가 하란 반죠의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설정, 거기에 괴력을 가진 하란 반죠의 실제 정체가 인간이 아닌 메가노이드가 아닌가 하는 의문점 등 여러가지 설정이 깔려 있지만 실제 작품 내에서는 이것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부모를 잃고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부자짓 도련님, 거기에 각종 전투보조 업무를 수행하고 메카닉에도 일가견이 있는 집사라는 설정은 아무리봐도 배트맨의 컨셉을 가져왔다고 보여진다. 여기에 타치바나 뷰티와 산죠 레이카라는 매력적인 미녀 캐릭터의 등장은 여러모로 007 시리즈의 본드걸을 연상시키기도. 로봇물이지만 이런 점에서 성인 액션물의 요소를 차용한 코믹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여타의 로봇물과는 또다른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다.

메카닉 디자인은 오카와라 쿠니오가 맡았다. 타츠노코 프로에 몸을 담고 있던 그는 타츠노코에서 나와 나카무라 미츠키와 함께 디자인 오피스인 메카맨을 설립하고 '합신전대 메칸더 로보(1977)'에서 메카닉 디자인을 맡으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번 다이탄 3를 통해 마침내 선라이즈와 조우하게 된다. 이듬해 '기동전사 건담(1979)'를 통해 메카닉 디자이너로서 큰 명성을 떨치게 되니 선라이즈를 선택한 오카와라 쿠니오로서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라 하겠다. 메카맨 오피스는 볼테스 V와 점보트 3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미술작업으로 참여하고 있었기에 선라이즈와 이전부터 인연이 있어왔던 셈. 나카무라 미츠키도 후일 기동전사 건담의 배경미술 감독으로 큰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매력적인 다이탄 3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높은 시청률과 호조의 완구판매라는 결과로 다가왔다. 이에 마침내 토미노 요시유키는 스폰서인 클로버에게 이번에는 자신의 뜻대로 작품을 연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바야흐로 로봇아니메와 아니메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이건 좀 의도적으로 올렸.... ⓒ SOTSU · SUNRISE

ⓒ SOTSU · SUNRISE / ⓒ Tokuma Shoten



<참고 사이트>

[1] 無敵鋼人ダイターン3, Wikipedia Japan
[2] Invincible Steel Man Daitarn 3, Wikipedia
[3] Muteki Kojin Daitarn 3 (TV), ANN
[4] 무적강인 다이탄 3, 엔하위키 미러
[5] 로봇대백과 사전 3 [무적강인 다이탄 3] by 바이칸, 바이칸의 비주얼아일랜드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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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소년 코난 (1978), 未来少年コナン / Future Boy Conan


ⓒ NIPPON ANIMATION CO., LTD


<정보>

◈ 원작: 알렉산더 케이 (살아남은 사람들)
◈ 감독/시리즈 구성: 미야자키 하야오
◈ 연출: 미야자키 햐아오 (1~26화), 타카하타 이사오 (9, 10화), 하야카와 케이지 (11~26화)
◈ 콘티: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하야카와 케이지, 이시구로 노보루,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나카노 아키라, 요시오카 소우지, 胡桃哲
◈ 캐릭터 디자인/메카닉 디자인/장면설정/디자인: 미야자키 하야오, 오오츠카 야스오
◈ 작화감독: 오오츠카 야스오
◈ 미술감독: 야마모토 니죠
◈ 음악/노래: 이케베 신이치로 / 카마타 나오즈미, 야마지 유코
◈ 기획/제작: 사토 쇼지 / 모토하시 코이치
◈ 제작사: 닛폰 애니메이션, NHK
◈ 저작권: ⓒ NIPPON ANIMATION CO., LTD
◈ 일자: 1978.04.04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렁가 (G)


<시놉시스>

2008년 지구. 인류는 핵무기를 능가하는 초자력무기를 개발하고 최종전쟁에 돌입한다. 전화의 불길은 전 지구를 덮치고, 수많은 인간들이 희생되며 인류의 문명은 멸망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강력한 초자력 무기의 힘은 자연에까지 그 영향을 미쳐, 지각이 변동하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수많은 도시와 나라를 덮치고 만다. 진노한 자연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살아남은 극소수의 인간만이 자신들의 과오를 뒤늦게 깨닫게 된다.

대재앙으로부터 수십년 뒤, 외딴 무인도에 한소년과 노인이 살아가고 있다. 소년의 이름은 코난, 대재앙 후에 태어난 코난은 자연 속에서 자라온 순수하고 정의감 넘치는 강한 소년이다. 이 무인도는 대재앙 당시 로켓을 타고 지구권 밖으로 피난을 갔던 이들이 대재앙 후 지구에 불시착한 곳으로, 이제는 코난과 대재앙 이전의 시대에 살고 있던 코난의 할아버지 밖에 살고 있지 않은 곳이다. 

어느날, 바다 속의 옛 도시에서 쓸만한 도구를 찾으러 잠수했다가 상어를 잡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가던 코난은 바닷가에 갈매기들이 떼지어 모여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보니 해변가에 왠 소녀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소녀를 깨우는 코난. 정신이 든 소녀는 코난이 메고 있는 상어를 보고 놀라 다시 기절하고 만다. 이 소녀는 과연 누구이며, 코난과 할아버지만 사는 바다 한 가운데 외딴 섬에 도대체 어떻게 오게 된 것일까.


<소개>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의 첫 TV 시리즈 연출작. 세계명작동화 시리즈로 이름높은 닛폰 애니메이션에서 이례적으로 제작한 어드벤쳐 드라마로, 역시 이례적으로 보수적인 NHK의 전파를 타고 방영된 만화영화이기도 하다. 코난은 NHK가 방영한 첫 애니메이션이다. ([1] 참조)

도에이 동화시절부터 그 역량을 인정받아온 미야자키 하야오이지만, 이 때까지는 디자인, 레이아웃, 원화와 같은 애니메이터의 범주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연출가로 변신하게 되는 첫 테이프를 끊은 작품이자 그의 출발점인 셈이다. 특히, 연출 외에도 시리즈 구성, 콘티, 디자인, 설정과 같은 전방위의 작업을 도맡아 하다시피 하며, 그만의 작품세계를 마음껏 뽐내게 된다. 초보 연출가에게 이정도의 작업을 모두 맡겼던 것은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재능이 범상치 않았음을 당시 주변의 스탭들이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며, 동시에 이 작품의 네임 밸류나 기대치가 그리 크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미야자키는 자신의 작품에서 대부분 원작과 각본에 디자인, 그리고 연출까지 소화하게 되는데, 타인의 결과물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로서의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애초에 사이버펑크적인 색체를 띈 어두운 원작의 분위기는 미야자키 하야오에 의해 전면 재수정되어 밝고 건강한 모험 활극으로 재편성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색이 그대로 드러나는 면면이라 할 수 있다. 원작은 라나의 고향인 하이하바를 미국으로, 그리고 레프카가 지배하는 인더스트리아를 소련으로 묘사하는 등 냉전주의 시대의 이분법적 시각이 묻어난 작품이라고 전해지지만([1] 참조), 이를 싫어한 미야자키에 의해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전원적인 인간과 자연을 이용하고 파괴하는 산업화 시대에 길들여진 인간들의 대결구도로 바뀌졌고, 그의 평생의 테마인 환경주의의 가치관 역시 대입되어 있다.

첫 연출작에 이러한 주제의식을 어드벤쳐와 멋지게 결합한 미야자키의 감각은 지금 보아도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야생 속에서 자라 무기라고는 작살 하나만 갖고 있는 소년 코난이 괴력으로 인더스트리아의 첨단 무기를 든 어른들을 모두 물리치며, 최종화에서는 과학문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거대 비행요새 기간트를 홀몸으로 쳐부수는 장면은 왠만한 로봇 아니메를 능가할 정도로 박력이 넘치는 씬들로 가득하다. 서정적인 배경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 어드벤쳐 양쪽을 모두 선보이면서도 어느 한 쪽도 부족함이 없는 미야자키의 작품은 이 때에도 거의 완성된 단계나 다름 없었다고 하겠다.

특히, 이 방대하고 긴 이야기가 26부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 내에서 참으로 오밀조밀하게 펼쳐지는 점은 놀랍다고 하겠는데, 이것은 당시의 TV 만화영화의 일반적인 패턴인 1회 에피소드 형식의 작품이 아니라, 하나의 테마를 26화 내내 연속으로 끌고 가는 방식이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상세보기

거의 미야자키의 원맨쇼라 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오오츠카 야스오와 같이 초창기 미야자키 작품의 작화감독으로 명성을 떨치는 애니메이터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중간에는 타카하타 이사오나 이시구로 노부루 같은 거장들도 참여하여 연출과 콘티를 일부 맡게 되는데, 특히 일부 콘티에서는 기동전사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가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토미노는 초스피드의 콘티 실력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있었는데, '엄마찾아 삼천리(1976)' 등과 같은 닛폰 애니메이션 작품에 콘티로 참여했던 경력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이번 콘티에도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야자키의 눈에는 토미노의 날림(?) 콘티가 성에 안찼던 모양인지 토미노가 그린 콘티는 제작전 미야자키에 의해 전면 수정이 가해지게 된다.

이와 관련된 일화는 특별히 이웃 블로거인 키웰님의 포스팅을 인용해보기로 하겠다.

'...(중략)... 토미노가 방랑의 콘티맨이라는 명성을 휘날릴 때 (결코 잘 그려서가 아니라 무지막지한 스피트로 콘티를 완성한다는 양적인 관점에서의 유명세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미래소년 코난>(未来少年コナン)의 콘티도 그에게 흘러들어갔었다. 그리고 손이 안보일만큼 휘날려 완성한 콘티들이 미아쟈키 감독에게 도착한 후, 토미노의 콘티들은 전부 해체되어버렸다. 토미노의 콘티를 본 미야자키 하야오가 전면 재수정으로 새롭게 수정해버렸던 것이다. 물론 수정된 콘티의 퀄리티야 이루말할 수 없을만큼 훌륭했겠지만, 중요한 건 토미노의 흔적이 하야오 감독에 의해서 완전히 사리질만큼 뒤바뀌어졌다는 점이었고 그로 인하여 본인이 느꼈을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실망감은 그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자존심은 사실 묵살된 것이나 다름 없었고 차라리 스텝롤에서 토미노의 이름이 사라지는 편이 더 나았다. (그러나 실제 스탭롤에서 이름이 지워지지 않았더랬다.)'


놀라운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았다. 관동지역에서의 평균 시청률은 8%이고 기간트와의 일전을 다룬 25화에서는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했는데, 이것은 동시대간대 TBS와 니혼 TV에서 방영된 인기 퀴즈쇼 등의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1] 참조) 작품 자체는 큰 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당시 애니메이터들 사이에서만 이름을 알려져 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 석자(이 양반은 한자로 이름이 세글자다)가 알려지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던 작품이었다. 78년 10월 TV 시리즈가 종영한 후, 79년 9월에 극장판이 방영되지만, 이것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참여한 것이 아닌 니혼 라디오 방송국의 기획한 TV 시리즈 편집 극장판으로 실제 미야자키의 의도와는 다르게 작품이 구성되어 마찰을 빗기도 했다. 미야자키가 직접 편집한 극장판은 '거대 기간트의 부활'이라는 제목으로 84년도에 방영하게 된다. ([3] 참조) 

한국에서는 82년도에 방영되어 일본 내의 반응을 넘어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이후 수없이 재방송되는 등, 은하철도 999 등과 함께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는 명작이다. 특히, 코난의 한국판 주제가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명곡으로 기억되고 있다.

ⓒ NIPPON ANIMATION CO., LTD / ⓒ Dokuma Shoten



미래소년 코난 II - 타이가도 어드벤쳐 (1999)


ⓒ NIPPON ANIMATION CO., LTD

<정보>

◈ 원작/캐릭터 디자인/레이아웃 체크: 사카마키 사다히코
◈ 감독: 하야카와 케이지
◈ 각본: 미츠이 히데키, 우에다 코지
◈ 작화감독: 사카마키 사다히코, 소도메 고이치로, 사토 요시하루 外
◈ 미술감독: 森元茂
◈ 음악: 淡海悟朗
◈ 프로듀서: 타나카 노부아키
◈ 제작사: 닛폰 애니메이션, TBS
◈ 저작권: ⓒ NIPPON ANIMATION CO., LTD
◈ 일자: 1999.10.09
◈ 장르: 모험
◈ 구분/등급: TVA (24화) / 전연렁가 (G)

<시놉시스>

제목 상으로는 미래소년 코난의 속편으로 보이지만 실제 내용상으로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나마 연관이 있는 것은 감독인 하야카와 케이지가 미래소년 코난에 연출로 참여한 것과 닛폰 애니메이션이 제작했다는 정도. 미래소년 코난의 인기에 편승한 아류작 정도로 보이며, 14회부터는 오프닝 타이틀에서 아예 미래소년 코난 II라는 부제가 빠졌다고 전해진다. 물론, 이후 미디어의 패키지에서는 그대로 사용되지만. 고고학자 아버지를 둔 소년 타이의 모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4] 참조)


<참고 사이트>

[1] 未来少年コナン, Wikipedia Japan
[2] 미래소년 코난, 엔하위키 미러
[3] 미래소년 코난(未来少年コナン) 1979 1984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4] 未来少年コナンII_タイガアドベンチャー,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IPPON ANIMATION CO., LTD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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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서유기 스타징가 (1978), SF 西遊記 スタージンガー / Starzinger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이시카와 에이스케 (SF 서유기 원작자)
◈ 총감독: 세리카와 유고
◈ 연출: 세리카와 유고, 모리시타 코죠, 후쿠시마 카즈미, 미야자키 카즈야 外
◈ 각본: 타무라 타츠오, 토미타 스케히로, 마지마 미츠루
◈ 캐릭터 디자인: 스다 마사미
◈ 작화감독: 스다 마사미, 우치야마 마사유키, 스즈키 야스히코 外
◈ 미술감독: 이토 이와미츠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 (노래)
◈ 기획: 벳쇼 타카하루 外 
◈ 제작사: 도에이 동화, ADK, 후지 TV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일자: 1978.04.02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73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머나먼 미래, 은하계는 지금 스페이스 몬스터에 의해 대혼란에 빠져 있다. 스페이스 몬스터는 원래 평화로운 보통 생명체였으나 은하계 중심에서 전파되는 갤럭시 에너지가 약화되면서 괴물로 변한 것이다. 이는 갤럭시 에너지의 원천으로 지구에서 3만 광년이나 떨어진 은하계의 중심 대왕성의 여왕이 노쇄하여 힘을 잃었기 때문으로, 갤럭시 에너지를 부활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여왕과 같은 힘을 지닌 인물이 여왕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지구의 키티 박사는 여왕을 대신할 인물로 몰락한 달왕국의 공주 오로라를 지명하고, 태양계를 지킬 막중한 임무를 지고 오로라 공주는 대왕성으로 향할 것을 결심한다.

하지만, 악명 높은 스페이스 몬스터들이 활개치는 우주는 연약한 여성에게는 너무나 위험한 곳이다. 이에 키티 박사는 돗지 조교수가 만들어낸 최강의 사이보그 손오공(일본명 장쿠고)을 그녀의 호위로 삼으려 한다. 강력한 사이보그이지만 은하계 최고의 말썽꾼이자 망나니인 손오공은 키티 박사에 의해 달의 폐허에 유폐되어 있는 상황. 손오공을 만나기 위해 오로라 공주는 퀸 코스모스와 함께 달로 향하지만, 스페이스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손오공이 갖혀 있는 에너지 감옥 앞에 가까스로 도착한 오로라, 그녀의 아름답고 가녀린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손오공은 과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오로라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의 스페이스 모험 판타지. 애초부터 TV 시리즈로 기획된 이야기로, 마츠모토 레이지의 세계관을 의미하는 속칭 레이지버스에는 포함되지 않는 별도의 작품이다. 작품의 성격도 선굵고 비장미 가득한 레이지의 일련의 작품에 비해 아동용 모험 드라마의 성격이 강하다. 이 작품 역시 마츠모토 레이지의 캐릭터만을 빌려온 도에이 동화의 기획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우주해적 캡틴하록(1978)'이 방영을 한지 불과 한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지 TV를 통해 전파를 탄 작품으로, 당시 마츠모토 레이지의 캐릭터가 만화영화계에 큰 이슈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 같은 해 8월에는 극장에서 '안녕, 우주전함 야마토 - 사랑의 전사들(1978)'이 개봉되고, 9월에는 '은하철도 999(1978)'가 방영을 시작하게 되니 TV에는 온통 마츠모토 레이지의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던 셈이다. 이것은 레이지가 실제 제작진이 아닌 원작자로서 대부분의 작품에 참여하는 형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작품들 중에서도 '혹성로보 당가드 에이스(1977)'와 함께 레이지의 색체가 그리 크지 않은 작품이다. 아동용 모험 액션물의 성격을 띈 것 자체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스타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이런 이유에서인지 레이지 자신은 이 작품을 그다지 달가워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원작은 이시카와 에이스케의 'SF 서유기'이지만, 이것도 거의 모티브만 따왔을 뿐 이야기는 별개의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로봇 아니메에서 도에이의 영향력이 생각 외로 저조해지는 70년대 말에 도에이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네임밸류를 적극 활용하여 여러 장르를 시도하는 과정 중에 생긴 도에이식 히어로 액션물로 볼 수도 있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스타징가 다음 작품이 아서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원탁의 기사 이야기, 불타올라라 아서(1979)'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서유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 살생을 원치않는 자애롭고 인자한 삼장법사를 청순가련의 여인 오로라 공주로 바꾸어 캐릭터성을 대폭 강화하였다. 비록 이 오로라 공주의 캐릭터는 현재의 관점에서는 수동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이지만, 레이지의 특유의 가련하고 신비한 여성 캐릭터로 인해 신비감이 극대화된, 남성의 로망으로 자리하게 된다. 작품 내에서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이 꼼짝 못하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 가녀린 몸매, 긴 금발머리와 깊고 푸른 큰 눈, 거기에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짦은 미니스커트까지 입었으니 꼼짝할 수 있는 남자들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일단, 엘로스는 꼼짝 못했다.)

손오공은 실제 작품에서는 장쿠고로, 한국어로 풀이하면 장공오라는 이름인데, 오공이라는 이름을 거꾸로 썼음을 알 수 있다. 저팔계는 돈팔계, 사오정은 사정오 등 신선하지는 않지만 네이밍에서도 나름 신경쓴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들 삼인이 각자의 1인용 비행정을 타고 우주를 누비며 스페이스 몬스터들과 싸우는 전형적인 스페이스 판타지 액션물이라는 설정은 로봇 아니메는 아니였지만 캐릭터적 매력은 충분했던 셈이다. 특히, 손오공의 아스트로봉(여의봉)이나 스타크로(근두운), 오로라 공주 일행의 모선인 퀸 코스모스 등 완구로서의 매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 시기에는 공교롭게도 닛폰 TV에서 드라마 서유기가, TBS에서는 인형극 서유기가 방영되는 등 ([1] 참조), 일본 내에서 서유기의 인기가 큰 시기였던 터인지라 인기작가인 레이지의 캐릭터에 스페이스 판타지가 결합된 스타징가는 좋은 반응을 얻게 된다. 스토리 자체가 드라마성보다는 액션과 모험에 중점을 둔 아동용 작품이다보니 다른 작품에 비하여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이유인 듯.

기대 이상의 인기로 인해 64화를 마지막으로 대왕성의 여정이 끝난 스타징가는 '스타징가 II'라는 이름으로 다시 2기가 방영을 시작한다. 2기라고는 하지만, 65화부터 73화까지 9화만 방영된 형태이기에 정확히는 연장방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아마도 당시 은하철도 999가 방영되는 상황이었기에 스타징가를 굳이 더 제작할 이유가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2기에서는 손오공이 울트라맨처럼 거대화되어 싸우는 등, 나름의 변화노선도 가해지고 있다.

손오공 일행과 오로라 공주 외에도 손오공의 라이벌인 남장여자 전사 베라미스도 강렬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베라미스의 경우는 수동적이고 매번 도움만을 받던 오로라 공주와는 달리 능동적이고 강인한 현대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었는데, 그 마지막마저 드라마틱하여 일부 팬들 중에는 스타징가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로 꼽기도 한다. 베라미스나 오로라 공주는 주인공인 손오공과의 로맨스 라인이 살짝 드러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모험 액션물의 성격을 가진 작품이다보니 이러한 것들이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 번 멋지게 리메이크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작품들 중 다섯손가락 안에 꼽는 작품이기도.

국내에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진주햄 소시지의 캐릭터로 등장하는 등 로봇 아니메 못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소시지의 브랜드명은 작품의 원제인 스타징거였던 것으로 기억이...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

☞ 스타징가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SF서유기 스타징가(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1978) 오로라 공주와 별나라 손오공 by 키웰


<참고 사이트>

[1] 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 Wikipedia Japan
[2] 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 Toei Animation
[3] Starzinger, Wikipedia
[4] Science Fiction Saiyuki Starzinger (TV), ANN
[5] SF 서유기 스타징가(SF西遊記スタージンガー) 1979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ATSUMOTO LEIJI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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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장 다이모스 (1978), 闘将 ダイモス / Daimos


ⓒ TOEI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 연출: 요코야마 유이치로, 키쿠치 카즈히토, 사사키 카츠토시 外
◈ 스토리보드: 야스히코 요시카즈, 타카하시 모토스케, 키쿠치 카즈히토, 사사키 카츠토시 外
◈ 각본: 타구치 쇼이치, 사쿠라이 마사아키, 고부 후유노리 外
◈ 캐릭터 디자인: 유키 히지리
◈ 메카닉 디자인: 스튜디오 누에, 이즈부치 유타카 (디자인 협력)
◈ 작화감독: 카나야마 아키히로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
◈ 기획: 오치아이 카네타케, 이이지마 타카시, 스즈키 타케유키
◈ 제작사: 도에이, TV 아사히, 선라이즈
◈ 저작권: ⓒ TOEI
◈ 일자: 1978.04.01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고향별을 잃어버리고 우주를 떠돌다 지구로 찾아온 바암성의 외계인들은 아름답고 푸른 별 지구에 정착하기 위해 지구인들과 평화협상을 시도하게 된다. 류자키 박사를 포함한 지구인 대표단과 리온 대원수를 주축으로 한 평화협상이 진행되던 도중, 리온 대원수가 누군가에 의해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리온 대원수의 아들인 리히텔은 이것을 지구인의 음모로 단정하고 그 자리에서 지구인들에게 응전을 명한다. 이 난리 중에 류자키 박사를 위시한 지구인 대표단들이 죽음을 당하며 리히텔의 동생인 에리카마저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바암성인과 지구인들은 피할 수 없는전쟁의 소용돌이 휘말리게 된다.

한편, 우주비행사로 우주선 스페이스 다이모빅에 새로운 에너지원 다이모라이트를 싣고 지구로 귀환하던 류자키 박사의 아들 카즈야와 그의 동료 쿄시로는 바암성인의 지구 침공 사실과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다. 이즈미 박사가 개발한 거대로봇 다이모스에 다이모라이트를 탑재하여 아버지의 원수 바암성과의 결전을 준비하는 카즈야. 그러나 전투 중 기억을 잃고 배회하던 여인 에리카를 만나게 되는데... (바이칸님의 '아니메 집중 분석 23 투장 다이모스' 참조)


<소개>

나가하마 타다오의 낭만로봇 제3부작. '초전자'라는 소제목을 쓰던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에 비해 이번에는 '투장'이라는 부제를 사용하고 있다. 작품의 성격 자체가 기존의 두 시리즈와는 다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볼테스 V에서 로봇 만화영화의 고급화를 이끈 유키 히지리가 이번에도 캐릭터 디자인을 맡으면서 낭만로봇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어주고 있으며, 도에이 본사가 기획하고 선라이즈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TV 아사히가 방영하는 구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도에이 동화의 마그네 로보 3부작(강철로보 지그, 마그네로보 가킨, 초인전대 바라타크), 그리고 선라이즈 단독제작물인 속칭 무적로보 3부작(무적초인 점보트 3, 무적강인 다이탄 3, 무적로보 트라이더 G7)과 함께 나가하마 타다오의 대표적인 3부작 시리즈로 로봇 아니메史에 한획을 긋게 된다.

이번 작품은 변신합체 컨셉을 대입한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와는 달리, 합체 컨셉을 배제한 변신로봇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형태로 변신 전의 트레일러가 전투능력을 지닌 병기보다는 그저 이동 형태의 모습에 그친다는 점에서 기존 두 작품에서 보여준 변신합체의 컨셉 자체가 모두 배제된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완구로서의 가치가 이전 시리즈의 것들만 못하다는 뜻이기도 했으며, 이러한 변신 합체 컨셉의 배제는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변신합체 장면의 삭제를 가져오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여유 시간만큼 나가하마 감독이 공을 들인 것은 바로 드라마성의 강조였다.

이를 위해 이전의 로봇 만화영화에서 간헐적인 에피소드로 사용되었던 적과의 로맨스가 이 작품의 메인 테마로 자리하게 된다. 스토리 컨셉 자체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적측의 주요 인물인 에리카와 다이모스의 파일럿 카즈야와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강조된 작품이었던 것이다. 주적인 바암성의 인물들도 모두 악인이 아니다라는 나가하마의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거기에 지구인 쪽에도 악한 인물들이 있다는 설정을 가해 드라마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볼테스 V의 비극적인 미남 악역 하이넬을 계승하는 리히텔 제독과, 일본의 방위청 장관으로 편향적 시각과 출세욕에 눈이 먼 잔인한 인물 미와의 경우가 바로 이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캐릭터들이라고 볼 수 있다.

카즈야와 에리카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테마였지만, 인간 본연의 선함이라든지 로맨틱한 결말을 선호하는 나가하마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의해 작품의 이야기는 결국 화해와 평화라는 대단원의 테마로 귀결되는 착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비극적인 설정을 캐릭터에게 부여하되 그 결말에 있어서는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낭만 로봇 시리즈의 전형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변신합체 컨셉이 사라지면서 밋밋해진 로봇 액션 부분에서는 육탄격투전을 수행하는 격투로봇이라는 컨셉이 적용되게 된다. 격투로봇을 조종하는 이론적 조종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종사의 몸에 케이블이 연결되는 설정은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 신선한 설정이기도. 드라마성의 강조와 함께 5인 전대의 캐릭터를 2명의 조종사로 줄이는 것 역시 격투 로봇이라는 다이모스의 컨셉에 맞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조종방식은 한국의 경우 '로보트 태권 브이(1976)'에서 먼저 선보인 방식이기는 하지만, 케이블과 같은 격투용 조종방식을 위한 설정에 있어서는 역시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일본의 다이모스가  앞서 있다고 하겠다.

다만, 격투로봇이라는 특성상 이전의 무기중심의 로봇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TV 시리즈에서 작화부분에 큰 부담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가장 흥미진진하다 할 수 있는 변신합체 장면의 생략과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선보여야 하는 격투 로봇이라는 부담, 거기에 다양한 무기 시스템이 거세된 다이모스는 여러 면에서 전작에 비해서는 로봇으로서의 매력이 감소된 것도 사실. 시청률에 있어서는 볼테스 V와 비슷한 정도였으니 이러한 로봇 자체로서의 맹점에 비해 작품 자체는 좋은 반응을 얻었던 셈이다. 다만, 문제는 완구판매에 있었는데 변신합체 컨셉이 빠지면서 밋밋해진 완구로서의 가치 때문인지 완구판매는 부진했었고, 이로 인해 스폰서와 제작진과의 불협화음이 일어나게 된다. 이전작에서 스폰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서 드라마적 완성도에 치중한 나가하마 감독으로서는 조금 이례적인 상황에 처한 셈이다.

완구판매의 부진과 스폰서와의 불협화음은 드라마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던 작품의 발길을 조여오게 되었고, 이로 인해 다이모스는 44화로 조기종영되며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계속적으로 낭만로봇 시리즈를 이어가고자 한 나가하마 감독은 이어서 네번째 작품인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를 연출하지만, 저조한 시청률과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의 연출을 위해 시리즈 중반 작품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결국 사실적인 낭만로봇 시리즈는 다이모스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디어 소프트로 발매되지 못하던 비운의 낭만로봇 3번째 시리즈는 2007년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DVD로 그 부활을 알리게 된다.

ⓒ TOEI / ⓒ Tokuma Shoten


☞ 투장 다이모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투장 다이모스>(闘将ダイモス)(1978) 낭만로봇 3부작의 대미 by 키웰
☞ 투장 다이모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23 [투장 다이모스]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闘将ダイモス, Wikipedia Japan
[2] General Daimos Credits, EncicloRobopedia
[3] 투장 다이모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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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


ⓒ MATSUMOTO LEIJI · VAP · NTV

 

우주해적 캡틴하록 (1978), 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Captain Harlock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린 타로
◈ 각본: 우에하라 쇼조, 야마자키 하루야
◈ 캐릭터 디자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쿠보타 마사시, 키쿠치 세이지 外
◈ 미술설정: 무쿠오 다카무라 
◈ 음악/연주/삽입곡: 요코야마 세이지 / 콜롬비아 심포닉 오케스트라 (연주) / 미즈키 이치로 (노래)
◈ 기획: 타미야 타케시, 小泰洋市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스튜디오 누에 (제작협력)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78.03.14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4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서기 2977년, 고도의 과학문명과 지나칠 정도로 풍요로운 환경에 취한 지구는 오래 전의 도전정신을 잊어버린체 향락과 유흥에 빠진 인간들의 별로 변모하였다. 바로 이 지구에 어느 날 정체불명의 거대한 구체가 외계로부터 추락하게 된다. 이 구체는 지구의 과학으로는 밝혀낼 수 없는 미지의 것으로, 타다시 박사는 이것이 외계문명 마존의 것임을 알아내고 이들이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왔음을 지구 정부에 알리려 하지만, 이를 흘려들은 지구 정부의 무관심 속에 타다시 박사는 마존의 침략자들에 의해 암살당하고 만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타다시 박사의 아들 다이바 타다시는 부폐한 지구 정부를 대신하여 인류 구원의 마지막 희망을 위해 자유로이 우주를 떠도는 해적, 캡틴 하록과 그의 우주선 아르카디아호를 찾아가게 되는데...


<소개>

1978년 방영을 시작한 마츠모토 레이지의 본격 스페이스 판타지 드라마. 그의 출세작인 '우주전함 야마토(1974)'가 사실상 프로듀서인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원맨쇼의 소산물이며, '혹성로봇 당가드 에이스(1977)'의 경우 도에이 동화가 대부분을 기획한 작품에 숟가락만 얹은 것임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그의 작품은 바로 이 캡틴 하록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야마토가 사회적 현상으로 떠오른 77년도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어린이용 로봇 만화영화가 아니메의 주테마임을 감안할 때 이 시기에 등장한 마츠모토 레이지의 새로운 스페이스 판타지는 이들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

애초에 TV 시리즈로 기획을 염두에 둔 레이지의 작품이었지만, 첫 시작은 코믹스로부터였다. 그것은 당시 도에이의 시선이 로봇물로 고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하는데, 비록 마츠모토 레이지가 떠오르는 기대주이긴 하지만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 SF 드라마가 아이들에게 먹힐 것인지는 의심스럽다라는 도에이의 시각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을까. 그러나 77년 3월에 방영된 로봇물 당가드 에이스에 뜬금없이 마츠모토 레이지를 끼워넣은 것이나 77년 8월에 개봉한 야마토 극장판의 파급력을 뒤늦게 깨닫고 자신들의 전국 배급망으로 서둘려 야마토 극장판을 재상영한 뒤, 1년 뒤에 야마토의 두번째 극장판 제작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바로 로봇물만을 바라보던 도에이의 생각이 이 때부터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TV 시리즈 연출은 린 타로 감독이 맡았는데, 그가 비록 도에이 동화에서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인재이지만, 중간에 테즈카 오사무를 따라 도에이를 떠난 이였다는 점에서 연출가 선정도 나름 이채로웠다. 린 타로 감독으로서는 '제타 마르스(1977)'에 이어 다시금 도에이와 조우한 것으로, 바로 이 린 타로와 하록과의 만남은 후일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들이 '레이지버스'라는 이름 하에 전 일본인이 사랑하는 작품세계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다. 또한, 린 타로 자신도 레이지의 작품을 통해 일류 연출가로서 그 이름을 전 일본인들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부폐하고 게으른 지구인들과 달리 우주인의 침략에 홀로 맞서는 아르카디아호의 선원들과 캡틴 하록의 모습은 당시 소년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어른 남성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특히, 이제까지 소년 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비슷한 또래거나 조금 나이가 많은 소년,소녀들에 한정되어 있던 반면, 캡틴 하록의 경우는 시청층과의 세대차이가 느껴지는 성인 남성이었고 이러한 시점의 차이로 인해 소년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캡틴 하록은 이전과는 다른 어른스러운 느낌이 묻어나고 있다. 특히, 흔들거리며 느릿느릿 걷는 하록 특유의 걸음걸이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은 당시 소년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서, '보물섬(1978)'의 실버 선장과 함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하게 된다. 

전후 패전의식에 사로잡힌 무기력한 일본의 기성세대를 부폐한 지구인에 빗대고 일본의 미래를 짊어진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을 하록과 아르카디아호의 선원으로 풍자한 설정이 눈에 띄지만, 야마토에 이어 카미카제 특공과 같은 비장미를 강조하는 등, 그 성격에 있어서는 역시 보수적 한계를 드러낸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마존과의 싸움을 그린 이 작품에서 린 타로 감독은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진행하는 대신 자신만의 설정을 가미하여 드라마틱함을 배가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하록의 친구로서 이제는 세상에 없는 작고한 친구 토치로에게 숨겨둔 딸 마야가 있다는 설정이다. 이 마야는 하록이 지구인과 지구에 염증을 느껴 우주를 방황하는 하록이 지구를 버리지 못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한데, 어린 소녀를 위해 목숨을 거는 어른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부성애를 보여주며 하록의 인간적인 매력을 배가시키게 된다. 마야를 구하려다 지구인들에게 붙잡혀 사형을 당하려는 순간 하늘에서 등장하는 아르카디아호의 위용은 당시로서는 소년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스토리 변경은 원작자인 마츠모토와의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야 레이지버스의 한축을 당당히 버티고 있는 하록이지만 방영 당시 시청률은 생각보다는 좋지 못했다. 역시 선굵은 남성적 판타지가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않았음을 예상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한 팬들로부터는 큰 지지를 받았다. 특히, 제1화 시사화에서 당시 도에이 동화의 사장이었던 이마다 치아키가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해지며, 린 타로에 대한 이러한 그의 첫인상은 반년 뒤 '은하철도 999 극장판(1979)'을 린 타로가 연출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우주해적 캡틴하록, 아르카디아호의 비밀 (1978)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린 타로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제작: 이마다 치아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78.07.22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TV 시리즈의 재편집판 형태의 극장판으로 아직 TV 시리즈가 완결되지 않은 중에 나온 일종의 팬서비스적인 형태의 극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총 상영시간도 34분 정도로 스페셜 TV 시리즈의 성격이 강하다. 이로부터 불과 두 주 뒤인 8월 5일 '우주전함 야마토, 사랑의 전사들(1978)'이 방영되면서 레이지버스의 인기는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 (1982), 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기획/구성: 마츠모토 레이지
◈ 제작총지휘: 이미다 치아키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메카닉 캐릭터 담당: 쯔노다 코이치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스튜디오 누에 (아르카디아 디자인 협력)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연주: 키모리 토시유키 / 신일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기획: 아루가 켄, 타카미 요시오
◈ 제작사: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82.07.28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78년도의 TV 시리즈 하록에 이어 새롭게 시작되는 82년도 TV 시리즈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무한궤도 SSX'의 프리퀄적 성격을 갖고 출발한 이 작품은, 하록이 아르카디아호의 선장이 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레이지버스 팬들에게는 자못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전 TV 시리즈에서 독자적인 해석으로 새로운 하록을 만들어 냈고, 은하철도 999 극장판으로 레이지버스 신화의 방점을 찍는데 큰 역할을 했던 린 타로 감독 대신 노장 카츠마타 토모하루 감독을 기용하고 마츠모토 레이지 본인이 기획과 구성을 담당한 만큼 이번 작품은 좀 더 마츠모토 레이지의 색깔이 심화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덕분일까, 이 작품은 시종일관 비장함과 진지함으로 가득하다. 마치 연합군에 패배해 백기를 들었던 일본 제국주의 시절의 모습을 담아내려 한 듯한 느낌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점령군 일루미다스 군과 그에 저항하는 하록 이하 지구인들의 모습이 왠지 일본 제국주의 시절 그들에게 항거하던 한국인이나 중국인들과의 모습과도 일치한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마츠모토 레이지의 보수적인 색체가 깔려 있던 탓인지 시대가 급변하기 시작한 80년대에 이르러 그의 작품세계는 이전만큼 큰 어필을 하지 못한 체 생각 외로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거기에 레이지버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린 타로 감독마저도 도에이를 떠나 카도카와 서점 휘하 아르고스 프로젝트 팀에 합류하는 등, 여러가지 상황 속에 레이지버스의 작품들은 이 극장판 이후로 (동시에 기획되었던 TV 시리즈 무한궤도 SSX를 제외하고는) 10여년 동안 아니메로 만들어지지 못하게 되었으며, 더불어 후속으로 기획되고 있던 퀸 에메랄다스조차 백지화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8] 참조)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 - 무한궤도 SSX (1982)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1화 각본 담당)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사사키 마사미츠
◈ 각본: 야마우라 히로야스, 호시야마 히로유키
◈ 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코마츠바라 카즈오, 토미자와 유조 外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스튜디오 누에 (아르카디아 디자인 협력)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미즈키 이치로
◈ 프로듀서: 타카미 요시오, 松島忠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BS 계열
◈ 저작권: ⓒ MATSUMOTO LEIJI, TOEI Animation
◈ 일자: 1982.10.13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극장판의 참패 이후 약 석달 정도 뒤에 시작된 TV 시리즈로, 극장판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간 상으로 보아 극장판과 동시에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흥행에 실패한 극장판의 속편격인 이야기를 그렸을 리는 없었을 듯 싶다. 극장판이 지나치게 어둡고 비장한 성인취향의 느낌으로, 그것에 의해 흥행이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 제작진 측은 TV 시리즈는 보다 밝은 스페이스 어드벤쳐 형식으로 풀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미 82년도는 로봇 아니메, 그것도 기동전사 건담의 영향을 받은 성인 취향의 하드 SF 로봇물이 득세하기 시작한 시기로, 이미 레이지버스의 보수적이고 낭만적 스페이스 판타지는 그 추진력을 잃은 뒤였다. 평균 시청률은 5% 대에 머물렀으며, 결국 22화를 끝으로 조기종영이라는 안타까운 끝맺음을 맞게 된다. 

이 작품은 이전 시리즈와 설정에 있어서 여러가지 미스매치를 보여주었는데, 토치로와 에메랄다스가 가까워지는 에피소드가 다루어진 이번 시리즈는 서로가 연인이 되지 못한 체 애틋한 감정만을 느끼는 상황에서 토치로를 사망시킴으로써, 첫 시리즈에서 린 타로가 등장시킨 토치로와 에메랄다스의 딸 마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극장판에 등장시킨 하록의 기함 아르카디아호와 첫 시리즈의 아르카디아호가 함수 디자인에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비록 설정상의 문제이긴 하지만, 작품 내에서 그것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시도는 보여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린 타로 감독의 설정을 모두 부정하고 마츠모토 레이지가 하록의 세계관을 재부팅시킨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하록사가, 니벨룽겐의 반지 - 라인의 황금 (1999) 


ⓒ MATSUMOTO LEIJI, SHINCHOSHA / BANDAI VISUALl, 81 PRODUCE

<정보>

◈ 원작/총설정: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타케우치 요시오
◈ 각본: 히요시 메구미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모토하시 히데유키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원안), 호리 토시유키
◈ 미술감독: 혼다 오사무
◈ 음악/연주: 와다 카오루 / 모스크바 국제 심포니 오케스트라
◈ 제작사: 반다이 비주얼, 81 프로듀스, BEE 미디어, 스튜디오 캬부, 츠부라야 프로덕션
◈ 저작권: ⓒ MATSUMOTO LEIJI, SHINCHOSHA / BANDAI VISUALl, 81 PRODUCE
◈ 일자: 1999.?.?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OVA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90년대 말에 다시금 피어오르기 시작한 레이지버스의 부활의 불씨를 타고 제작된 레이지버스의 네번째 부활작. (첫번째는 '화성여단 다나사이트', 두번째는 '은하철도 999 - 이터널 판타지', 세번째는 '퀸 에메랄다스') 레이지버스의 작품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전작의 이야기들과는 스토리 상의 연관을 맺기가 어려운 스핀오프의 성격의 작품이다. 이제까지 은하철도 999의 카메오로 단골 출연한 하록이지만, 이번에는 그가 주인공인 이 작품에 메텔과 에메랄다스가 카메오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원작은 북구 유럽의 신화를 모티르로 한 바그너의 악곡 '니벨룽겐의 반지'이다. 선굵은 드라마를 선보이는 하록의 테마에 니벨룽겐의 반지는 좋은 궁합이 아닐까 싶지만, 결과적으로 드라마적으로도 오락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지루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특히, 이야기의 주역인 하록과 아르카디아호가 너무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데다가 타다시와 같은 젊은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더 강조되고 있다. 즉, 주인공으로서 하록의 드라마가 그다지 그려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 디자인이나 메카닉 디자인에서도 역시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는데도, 세련된 현대적 스타일의 재해석에도 모두 실패한 애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코스모 워리어 제로 (2001) 


ⓒ LEIJI MATSUMOTO/PROJECT ZERO


<정보>

◈ 원작/총설정/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닥터 시리얼 니시오카
◈ 캐릭터 디자인: 마스나가 케이스케
◈ 메카닉 디자인: 이타바시 카츠미, 타무라 카츠유키
◈ 총작화감독: 야마테라 코이치
◈ 미술감독: 토바시 마코토, 아베 타이자부로
◈ 음악: Geminiart High Quality
◈ 제작사: 베가 엔터테인먼트, AT-X, MEDIA NET, 츠부라야 프로덕션
◈ 저작권: ⓒ LEIJI MATSUMOTO/PROJECT ZERO
◈ 일자: 2001.07.06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근 20년 만에 만들어진 하록의 TV 시리즈는 하록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하록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하록을 쫓는 워리어스 제로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프리퀄이면서도 동시에 스핀오프의 성격을 가진 작품이라 볼 수 있다. 82년도에 제작된 하록의 젊은 시절을 다룬 극장판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호'와 '무한궤도 SSX'의 설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로이 그려진 작품으로, 기계인간과 같은 은하철도 999의 세계관까지 등장하며, 자연스레 메텔과 하록의 과거 사연을 다루는 등 크로스오버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2004년에 제작되는 '우주교향시 메텔(2004)'과 함께 새로이 재해석되고 재구성된 레이지버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고 하겠다.


건 프론티어 (2002) 


ⓒ MATSUMOTO LEIJI / Project GUN FRONTIER

<정보>

◈ 원작/설정/총감수: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젠 소이치로
◈ 시리즈 구성: 닥터 시리얼 니시오카
◈ 캐릭터 디자인: 마스나가 케이스케, 나카타 미호
◈ 미술감독: 도바시 마코토
◈ 음악/주제가: 모토쿠라 히로시 / GRAND ZERO (노래)
◈ 제작사: 베가 엔터테인먼트, AT-X, TV 도쿄 미디어넷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Project GUN FRONTIER
◈ 일자: 2002.03.28
◈ 장르: 모험, 액션, 크로스오버
◈ 구분/등급: TVA (1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하록과 토치로를 서부의 세계에 데려다 놓은, 독특한 설정의 스핀오프 작품. 애초에 하록과 토치로 같은 레이지의 남성 캐릭터들이 서부시대의 총잡이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신선하면서도 납득이 되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작품 내내 과묵하다 못해 지루하기까지 한 하록의 캐릭터를 껄렁한 캐릭터로 재해석하는 듯, 오히려 원작의 하록과는 다른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해적 캡틴하록, Endless Odyssey (2003) 


ⓒ MATSUMOTO LEIJI · VAP · NTV

<정보>

◈ 감독: 린 타로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유키 노부테루
◈ 메카닉 디자인: 오조네 마사미, 야마다 카츠야
◈ CG 수석 디자이너: 오자키 타카하루
◈ 미술감독: 池田尚
◈ 음악: 핫토리 타카유키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MATSUMOTO LEIJI · VAP · NTV
◈ 일자: 2003.10.07
◈ 장르: SF, 드라마,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2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소개>

그동안 무게감이 떨어지는 스탭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던 레이지버스의 부활 프로젝트에 마침내 원년멤버인 거장 린 타로가 투입되었다. 특히, 이 작품에는 린 타로와 함께 원 시리즈에서 작화를 맡았던 70년대의 명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의 대를 잇는 명작화감독 유키 노부테루도 함께 투입되어 팬들에게는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이제까지 새로이 등장한 하록 시리즈들이 모두 팬 서비스 형태의 스핀오프였다면, 이번 시리즈야말로 진정한 속편의 의미를 지닐지도 모를 일이었다. 시점 자체도 원 TV 시리즈에 등장한 마존과의 전투 다음을 그리고 있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린 타로가 독자적인 설정을 대입하면서 21세기 들어 새로이 재구성된 레이지버스의 설정이 이번 시리즈에서 완전히 무시된다. 이로 인해 원작자인 마츠모토 레이지와의 격렬한 논쟁이 재현되는데, 이번에도 린 타로의 고집에 레이지가 굴복하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지만, 대신 레이지가 작품에 완전히 손을 떼면서 그의 작품이 아닌 린 타로의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 실제로 작품의 서두에 레이지가 직접 '린 타로에 의해 재해석된 작품'이라는 코멘트를 실은 자막이 등장하는데, 왠지 레이지의 분한 마음이 느껴지는 문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 인해 TV 시리즈로 진행되던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고 1년 정도 제작이 지연되게 된다. 작품의 방영 역시 TV가 아닌, OVA 출시가 이뤄지고 난 후에 TV로 방영되는 이례적인 형식을 취하게 되기도. ([6] 참조)

마존과의 전투 후 홀연히 자취를 감춘 하록과, 뿔뿔이 흩어졌던 아르카디아호의 선원들이 다시금 뭉쳐 새로운 적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이지만,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대결이라는 구도를 취하면서 오히려 드라마 자체가 지루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화끈한 우주 함대전과 같은 동적인 이야기가 아닌, 신과 같은 존재에 대항하는 하록들의 강인한 정신을 강조하는 정적인 전개로 탈바꿈하면서 내러티브가 늘어지게 된 것. 또한, 레이지의 세계관을 무시한 작품이지만, 린 타로가 연출한 첫 시리즈인 78년도 TV 시리즈와의 설정과도 모순점이 발생하는 등(대표적인 것이 원시리즈에서 사망한 타다시 박사와 그로 인해 아르카디아 호에 탑승하는 타다시의 이야기가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 하록의 팬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유키 노부테루에 의해 다시 해석된 고혹적인 레이지 스타일의 여성 캐릭터와 깔끔하고 멋진 작화, 그리고 중후한 연출은 하록 시리즈에 걸맞는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유키 노부테루가 다시 그린 아르키디아호의 홍일점 유키 케이와 얏타란 부장. (ⓒ MATSUMOTO LEIJI · VAP · NTV)

CG 실사영화로도 제작소식이 알려진 캡틴 하록. 헐리웃이 아닌 일본에서 제작되고 있다.


☞ 애니메이션 인물열전: 우주해적 캡틴 하록... 벗이여 별바다로 떠나자 (보러가기)

<참고 사이트>

[1] 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Wikipedia Japan
[2] 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Wikipedia Japan
[3] 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無限軌道SSX, Wikipedia Japan
[4] ニーベルングの指環 (松本零士), Wikipedia Japan
[5] コスモウォーリアー零, Wikipedia Japan
[6] SPACE PIRATE CAPTAIN HERLOCK, Wikipedia Japan
[7] 우주해적 캡틴 하록(宇宙海賊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1978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8]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わが青春のアルカディア) 1982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우주 해적 캡틴 하록 전편 박스세트 (7disc) - 6점
린 타로 감독,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기타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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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인간 337 (1977) 


ⓒ 블루미디어


<정보>

◈ 감독: 임정규
◈ 각본: 지상학
◈ 구성: 김일남
◈ 원화: 홍형선
◈ 배경: 오응환
◈ 음악/주제가: 정민섭 / 지구어린이 합창단 (노래)
◈ 기획/제작: 김일환 / 김상용, 박용우
◈ 제작사: 삼도필름
◈ 저작권: ⓒ 블루미디어
◈ 일자: 1977.12.08
◈ 장르: SF, 액션, 히어로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장동한 박사는 33억7천만원 개발비를 들여 전자인간 337을 만들어낸다. 전자인간 337은 마루치를 모델로 해서 만들어졌는데, 5만 제곱미터 내의 모든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청력, 3만 마력의 파워를 지니고 태권도를 비롯한 모든 무술을 구사할 수 있으며, 방탄/방화 기능이 내장된 망토를 갖추고 투명 상태로 적진에 침투할 수 있는 고성능 사이보그이다. 

한편, 칸트별의 과학자 마로 박사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인공지능 로봇 티탄과 세실은 자신의 창조자인 마로 박사를 사로잡고 칸트별을 전복시켜 로봇제국을 세우게 된다. 그들은 다음 목표로 지구를 노리지만, 지구에 전자인간 337이 있음을 알게 된 이들은 전자인간 337을 제거할 음모를 꾸미게 되는데...


<소개>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에 이은 임정규 감독의 히어로 액션물 제2탄. 마루치 아라치의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하되 그 주인공이 마루치 아라치가 아닌 전자인간 337로 바뀐 일종의 스핀오프 격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품 내에서 마루치와 아라치의 활약이 337에 못지 않게 배정되어 있어서 더블 캐스팅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하겠다. 전자인간 337의 이름은 제작비가 33억 7천만원이 들었다는 설정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 제작년도인 77년도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494원 정도의 고정환율이 적용되었으므로 33억 7천만원은 미화로 약 690만 달러에 해당한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보아 당시 인기리에 방영중이던 미드 '6백만불의 사나이'의 영향도 어느 정도 받았음을 추정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미국식 히어로의 컨셉을 빌려와 한국적 설정에 맞게 변형시킨 사례로 보인다. 디자인 컨셉을 상당수 일본 만화영화에서 차용하던 당시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라 하겠다. 일부에서는 DC 코믹스의 히어로 호크맨과의 디자인 유사성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디자인적인 공통점은 그다지 없지 않나 싶다. 마루치 아라치라는 현실적인 히어로에서 강력한 능력을 지닌 오리지널 인조인간 히어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한국 히어로 만화영화의 한 획을 그을 수도 있을 작품이었다.

상세보기

단, 이 작품은 크게 히트한 전작 마루치 아라치의 속편 격이라는 성격과 매력적인 337이라는 캐릭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관객동원 3만2천명으로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게 된다. 정확한 원인을 짚어내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서론이 너무 길어지면서, 히어로 액션물임에도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액션장면들이 등장했다는 점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전편인 마루치 아라치의 경우, 전반부의 설명이 누락되어 스토리텔링의 완성도가 떨어졌지만, 초반부터 액션장면을 추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액션의 비중이 커진 반면, 337은 초반부에 아름이가 아라치와 상상의 세계를 노니는 장면과 같은 부분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등 서론에 너무 비중을 준 나머지 한시간 남짓한 작품에서 다른 이야기를 펼칠 시간이 부족해졌다. 한마디로 초반까지는 지루한 느낌을 준 셈이다.

하지만 로봇에 의해 생명체가 지배 당한 로봇제국과 마로 박사, 그리고 그의 아들 아름이의 설정은 비록 어린이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꽤 잘 짜여진 구조를 보여주었으며,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반전 역시 극의 단순함을 커버해주는 장치라 할 수 있다. 만약, 액션의 비중을 높이고, 마루치와 337로 나뉘어진 주인공 구도를 좀 더 잘 안배했더라면 더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64분 밖에 안되는 시간에 이 모든 것을 잘 안배해 담아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1시간 30분 정도만 되었어도 어쩌면 한국 만화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을지도 모를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이번 편에서는 아라치가 제법 많이 활약을 보이고 있어 흐뭇하다. 참 성숙한 소녀가 아닌가. 아하하...)

주제가의 매력은 사실 로보트 태권브이나 마루치 아라치의 주제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멜로디도 뛰어나고 따라 부르기도 쉽다. 메인 싱어없이 지구 어린이 합창단이 주제가를 불러, 합창의 묘미를 살려 주었는데, 실제로 응원에서는 단골로 쓰이는 것이 바로 337 박수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337박수는 전자인간 337이 만들어지기보다 먼저 등장한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 전자인간 337이 이 337 박수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337 박수는 일제시대 교육의 잔재로 최근에 들어서야 밝혀졌다. 당시 스탭진들이야 꿈에도 몰랐던 사실이겠지만 덕분에 일말의 씁쓸함이 느껴지는 주제가라 하겠다. 피겨 경기 같은 곳에서는 절대 치지 마시라.

ⓒ 블루미디어


☞ 포스팅을 위해 아래 참고사이트의 KMDB에서 VOD 시청을 했는데, 제법 볼만하다.


<참고 사이트>

[1] 속편열전: 전자인간 337 by 페니웨이, In This Film
[2] 전자인간 337 (1977.12.08. 극장판), 야누쓰의 메카닉스
[3] 전자인간 337, 한국영상자료원 KMDB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블루미디어에게 있습니다.


전자인간 337 - 6점
임정규 감독/블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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