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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엔이 미디어 제작

크라잉 프리맨 디지팩 패키지 한정판 (이미지 출처: 알라딘)

 
이케가미 료이치(그림), 코이케 카즈오(글)의 전설적인 성인극화 코믹스 '크라잉 프리맨'의 OVA가 이제서야 정식 DVD로 한국을 찾아오는군요.
 
80년대 당시 VHS 비디오 타이틀의 서두에 항상 등장하는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음란물과 폭력 영상물에 대한 위험성을 설명하는 공익광고의 배경 씬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이들이 그 제목은 몰라도 그 장면만큼은 모두 어렴풋이 기억하는, 어찌보면 일본 성인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한국인들이 짧은 컷이나마 시청하지 않았나 싶은 크라잉 프리맨은, 일본 성인만화계의 거성 이케가미 료이치의 신필에 의해 탄생한 살인을 하면 눈물을 흘리는 독특한 매력의 주인공으로 인해 아니메는 물론 헐리우드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던 이케가미 료이치 최대의 히트작이기도 합니다.
 
80년대 한국의 무판권 성인만화계를 선도하던 구호 성인만화에 의해 소개(당시 제목은 '자유인'인가 그랬는데... 원제를 번역한 울부짖는 자유인은 어감이 이상해서인지 제목을 짧게 하려함인지 그냥 자유인으로만 표기)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케가미 료이치의 작품은 당시 청소년들에게도 음성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요. 이번에 DVD로 발매되는 크라잉 프리맨은 바로 이 코믹스를 원작으로 88년부터 94년까지 총 6부작으로 제작된 OVA 아니메입니다.

 

ⓒIkegami Ryoichi / Shogakukan

이 작품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구호 성인만화를 통해 국내에 음성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씨티 헌터 등과 함께 당시 청소년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불건전 만화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원래 일본에서도 성인극화 만화였던 이 작품을 국내에서 무판권으로 들여오면서 아무런 제약없이 청소년들이 접했기 때문인데요. LD를 비디오 테입으로 더빙하는 당시의 아날로그식 복사 배포(일부 레코드 가게에서 이 본사본을 판매)에 의해 당시 많은 아니메 매니아들이 이 작품을 감상하게 되면서, 그 존재를 영등위가 눈치챘는지 후에 등장하는 많은 비디오의 공익광고에 이 크라잉 프리맨의 OVA 2편 클라이막스 씬이 그대로 인용되게 됩니다.
 
하여간에 어린 시절의 아련하면서도 18금스러운 기억들과 맞닿아 있는 작품인지라 DVD 발매 소식을 들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불과 십 수년전만해도 공익광고에까지 사용되면서 폭력적이고 음란한 영상물의 상징으로 치부되던 이 작품이 이렇게 정식으로 국내에 DVD로 발매되다니, 정말 너털웃음이 나오는 일이군요.
 
총 6부작의 OVA는 각 작품마다 스탭진이 조금씩 다릅니다. 성인작품보다는 아동용 전연령가 작품을 주로 만드는 도에이가 의외로 제작을 맡아(그만큼 이 작품의 흥행 가능성이 뛰어났다는 반증이겠지만) 상당수의 스탭진이 도에에 동화 출신의 인물들인데요. 먼저 1편은 드래곤 볼 시리즈와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3X3 Eyes의 감독으로 유명한 니시오 다이스케가, 2편은 은하철도 999 TV 시리즈와 천년여왕 TV 시리즈로 유명한 노장 니시자와 노부타카가 맡았습니다. 이 두 편은 모두 아라이 코이치가 작화감독을 맡으면서 가장 원작과의 싱크로가 높은 비쥬얼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3편과 4편에 이르러서는 주요 스탭진이 많이 바뀌게 됩니다. 드래곤 볼, 그랑조트, LAIN 등에서 연출 등을 맡아온 죠헤이 마츠우라가 3편을, 역시 다수의 드래곤 볼 시리즈에서 연출을 맡아왔고 성투사 성시의 감독으로 알려진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4편의 감독을 맡았는데요. 특히 이 두 시리즈는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작화를 맡으면서 기존의 이케가미 료이치의 스타일과는 그다지 융합이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적어도 비주얼에 있어서는 앞선 두 작품에 비해 많은 이질감을 주었다고 기억이 됩니다.
 
5편과 6편은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쭉 감독을 맡았습니다. 디지몬 시리즈나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시간을 달리는 소녀, 퍼팩트 블루 등에서 원화스탭으로 참여한 신예 야마시타 타카아키가 작화감독을 맡았는데요. 1편이나 2편에 비해서는 동화적인 연출보다는 정적인 연출에 치중한 느낌이지만, 3편이나 4편에 비해서는 원작의 그림체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무삭제판으로 원화집이나 포스터와 같은 부록 등도 제공한다니 부실한 내용의 북미판보다 훨씬 좋은 패키지일 듯 하군요. 이제와서 잊혀져버린 이 작품, 그것도 매니악한 취향의 성인물이 이 정도 퀄리티의 패키지로 출시된다는 것이 조금 의문이긴 합니다만, 올드 팬으로서는 꽤나 기대가 되는 타이틀이 아닐 수 없습니다. 8월 14일 출시 예정.

크라잉 프리맨의 실사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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