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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인이 있다! (1986), 11人いる! / They were 11


ⓒ 小学館 · KITTY FILM


<정보>

◈ 원작/구성: 하기오 모토(萩尾望都)
◈ 감독: 데자키 사토시(出崎哲), 토미나가 쓰네오(富永恒雄)
◈ 각본: 이마이즈미 토시아키(今泉俊昭), 코이데 카즈미(小出一巳)
◈ 캐릭터 디자인: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清水恵蔵)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東潤一)
◈ 음악/노래: 후쿠다 야스히코(福田裕彦) / 카와카미 신이치로(川上進一郎)
◈ 기획/제작: 오치아이 시게카즈(落合茂一) / 타카 히데노리(多賀英典)
◈ 제작사: 키티 필름, 매직버스, 토호 주식회사(배급)
◈ 저작권: ⓒ 小学館 · KITTY FILM
◈ 일자: 1986.11.01
◈ 장르: SF, 드라마, 스릴러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워프로 인해 먼 은하계까지 진출하게 된 인류는 수세기 사이에 수많은 혹성국가를 형성하며 거대한 세력을 형성했다. 사바계나 세글계와 같은 여러 이성인들과 조우하며 전쟁과 화해를 반복하던 은하계는 성간연맹의 형성과 함께 공존의 시대로 넘어갔으며, 우주시대를 짊어질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성간연맹이 창설한 코스모 아카데미도 어느덧 120년의 역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코스모 아카데미는 우주학의 모든 것을 가르치는 그야말로 우주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모든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코스모 아카데미의 졸업생은 우주의 엘리트로 그 어떤 은하계에서든 그 지위를 보장받게 된다. 3년마다 거행되는 코스모 아카데미의 입학시험에는 전우주에서 어마어마한 수의 지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테라계 시베리스 출신의 타다토스 렌(이하 타다)도 그들 중 하나.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통과한 타다는 이제 마지막 3차 시험만을 남겨놓고 있다 3차 시험은 10명씩 조를 이뤄 아카데미에서 지정한 우주선에서 치루어진다. 타다와 나머지 9명은 우주복으로 갈아입고 지정된 우주선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체 버려진 듯한 이 우주선의 이름은 에스페란자 호. 에스페란자호에 도착한 아카데미 응시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분명 10명이 이 우주선에 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도착하고보니 11명의 인원이 있는 것이다. 모두 자신들이 정당한 응시자들이라 주장하는 상황. 과연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누구란 말인가. 3차 시험은 이 에스페란자호에서 53일간 생활하는 것이며,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선내의 붉은색 박스의 스크램블 버튼을 누르는 것 외에는 외부와의 통신은 일절 불가능하다. 그리고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참여자 전원이 시험에서 탈락하게 된다. 타다 일행들은 53일 동안의 긴 시험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초대받지 못한 손님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소개>

순정만화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거장 하기오 모토의 중편 SF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 아니메. 원작은 '별책 소녀코믹'에 1975년 9월부터 11월호에 걸쳐 연재된 작품으로, 친구이자 라이벌인 타케미야 케이코의 '지구로(1977)'보다 2년 먼저 순정 만화와 SF의 접목을 시도한 선구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SF적인 요소는 배경으로서의 설정일 뿐 실제로는 미스테리 스릴러의 공식을 취하고 있는 독특한 작품으로 말 그대로 미래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추리물이라는, 만화로서는 이례적이고 매력적인 설정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지구로보다 먼저 등장한 이 작품은 77년도에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으나 아니메는 오히려 지구로보다 나중인 1986년에 이르러서야 제작된다. 제작사는 키티 필름으로, 당시 자체 스튜디오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실제 제작은 매직 버스에서 이루어 졌다. 키티 필름의 대표작인 '시끌별 녀석들(1981~1986)'이나 '메존일각(1986~1988)', '란마1/2(1989~1992)' 등이 스튜디오 딘에서 제작된 것과는 다른 선택이었는데, 이로 인해 매직 버스를 설립한 데자키 사토시가 작품의 공동 감독으로 선임되었으며, 데자키 사토시의 동생인 (얼마전 세상을 떠난) 리미티드 아니메 연출의 대가 데자키 오사무의 파트너 스기노 아키오가 본작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스기노 아키오의 참여는 11인이 있다에 있어서 천군만마와도 같은 것으로, 이미 '에이스를 노려라(1973,1979)'에서 순정만화 캐릭터를 멋지게 셀로 이식한 스기노의 필체는 이 작품에서도 변함없는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에스페란자 호에 도착한 응시생들이 10명이 아닌 11명이 승선한 사실을 알고 놀라는 장면과 함께 등장하는 타이틀롤이 인상적인 인트로는 앞으로 작품이 어떤 색체를 띌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특색있는 도입부다. 독특한 화면분할과 감각적인 광원효과 등으로 화면 자체를 드라마틱하게 꾸려가는 동생 오사무와 달리 형인 사토시는 정통파 연출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작품은 담백하면서도 이야기에 중점을 둔 정통 드라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소 밋밋한 연출은 하기오 모토가 창안해낸 서스펜스와 미스테리스러운 이야기로 인해 상쇄되고 있으며, 말 그대로 스토리 텔링이라는 기본기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각자 하나씩의 비밀을 품고 있는 응시생들, 직관력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닌 주인공 타다는 그 능력으로 인해 오히려 다른 이들의 의심을 사게 되며, 스스로도 에스페란자 호에 얽힌 알 수 없는 데자뷰로 인해 혼란스러워 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과 오해가 얽히고 섥히며 이야기는 상당히 좋은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프롤의 묘한 매력도 작품에서 빠져서는 안될 매력 포인트. 다만, 상당히 어두운 무언가를 보여줄 것 같았던 전개에 비해 초대받지 못한 마지막 1명의 정체가 드러나는 결말 부분은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준다. 만화영화 치고는 꽤 높은 서스펜스를 선사하고 있지만 죽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갈등의 해소도 몹시 깔끔한 편이라 보는 이들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원작과는 달리 엔딩 크레딧에는 11명의 에필로그가 그려지고 있다. 여기에 로맨틱한 카와카미 신이치로의 엔딩 테마 '나의 오네스티'까지 흐르니 확실히 엔딩 부분은 오프닝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인 셈. 전체적으로 긴장감 넘치는 인트로부터 갈등과 미스테리, 그리고 적절한 드라마가 조합된 본편을 지나 모든 갈등을 완벽히 해소한 엔딩으로 흘러가는 전개는 86년도의 작품, 그리고 만화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문제는 없다. 다만, 수많은 미스테리 물들을 접해온 요즘의 관객들이게는 갈등의 여지가 남지 않는 깔끔한 엔딩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KBS를 통해 11인의 우주용사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었다. 모두 입시생들인데 우주용사라니 매번 느끼는 거지만 당시의 네이밍 센스는 어떤 면에서는 놀랍기까지 하다. 반면에 만화영화가 어린이들 것이라는 인식과 분위기 속에 어린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작품의 주제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제목을 선택하는 당시 방송 제작자들의 고충도 알 듯 싶다.

☞ 11인이 있다 - 서스펜스와 스릴러, 그리고 기본이 있다. (보러가기)


<참고 사이트>

[1] 11人いる!, Wikipedia Japan
[2] 11人いる! (1986), allcinema.net
[3] They Were 11 (movie), ANN
[4] 11인이 있다!(11人いる!) 1986,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小学館 · KITTY FILM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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