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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건축 디자인과 함께 하는 가을 산책길

난 주 일요일에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갔더랬습니다. 한동안, 파견근무에 적응을 못해서 주말이면 거의 퍼져있다 시피 했는데, 더이상 빈둥거렸다간 가을 나들이를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요즘, 특히 블로그를 하게 된 이후로는 집에 있는 시간을 더 좋아라 했습니다만, 와이프나 아들 녀석과 같이 모처럼 외곽으로 나가 기분 전환도 해볼겸 헤이리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헤이리는 이번이 첫 방문입니다. 어찌저찌 하다보니 찾아갈 기회가 없었는데요. 상상 이상으로 큰 규모에 살짝 놀랐다고 하겠습니다. 날씨도 선선하면서 햇빛이 좋았던 터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들이가 되었던 것 같네요. 공원이나 유원지가 아닌, 마을이다보니 공용주차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 주변에 여기저기 주차가 가능합니다. 사시는 분들에게는 이쪽이 더 좋긴 합니다만,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주말 같은 경우에는 꽤 혼잡한 느낌이더군요.


헤이리의 다섯 다리 중 세번째 다리인 환(環)입니다. 철창처럼 생긴 다리의 지붕을 통해 분산되는 빛으로 인해 마치 포토샵 처리를 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하더군요. 클로즈업한 와이프와 아들 사진을 보니 어느 정도 맞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잘 나왔더라구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제목은 들었는데 기억이...)에도 등장했다고 하는 버스 형태의 숍. 간단한 수제 액세서리와 봉제인형 등을 팔고 있습니다. 길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차들로 인해 좀 번잡하고 사진찍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 되어버렸습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별도의 공용 주차장이 있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있지만, 대부분이 사유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별로 여의치는 않은 듯.


2002 월드컵의 주역들을 묘사한 93 뮤지엄 앞의 조형물.


헤이리의 중간 부분 즈음에 자리잡고 있는 한향림 현대도자 미술관. 미술관과 카페가 어우러져 예술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미술관과 함께 도예 스튜디오와 디저트 카페가 자리한 UNA로 이어지는 이 부분은 1층과 2층에 자리한 카페테리아 덕에 유럽의 정취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스토리빌(?) 즈음에 위치한 남성 누드 조형물. 설명에 의하면 특이하게도 건축가 분이 만드신 조형물이라고 하는군요. 차디찬 메탈블루의 감촉이 신선해지는 가을과 잘 어우러집니다. 좀 추운가 보군요, 포즈가 경직된 걸 보니...(뭐래, 정말)


수제 초콜릿과 케잌을 제공하는 카페와 아트샵 등이 위치한 K SPACE. 종영한 SBS TV 예능 프로그램 '골드미스가 간다'에서 맞선장소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는군요.


500년 된 느티나무. 수천만원의 거액들여 거의 죽어가던 이 노목을 극적으로 구해냈다고 하는군요. 왼쪽 가지의 둥그런 부분이 종양이라고 합니다. 이 나무, 굴곡이 좀 있군요.


도로 위로 삐져나온 나무도 자르지 않고 예술작품을 옆에 위치시켜 자연과 예술의 조화라는 헤이리의 명제를 실현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아, 저 담벼락이 예술작품이구요.

 
헤이리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 갤러리 MOA. '죽기전에 꼭 보아야할 세계건축 1001'에 한국현대건축으로는 처음 선정된 곳이라고 합니다. 독특한 공간감과 조형미가 돋보이는 군요. 아직 아들 놈이 어린 관계로, 이번에는 관람을 패스. 다음 기회에는 한 번 들려보려 합니다.


갤러리 MOA 근처에서 또 만만치 않은 포스를 보여주시는 포네티브 스페이스. 도예가 한영실님의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벽재질이 마치 녹슨 쇠같은 질감을 보여주는데, 물론 실제로는 녹슨 쇠가 아니올습니다.


국내 최대규모의 영화세트 공간이 위치하고 있는 아트서비스. 박찬욱 감독의 '박쥐'나 '올드보이', '여고괴담 시리즈',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수많은 한국영화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는군요. 말 그대로 건물 내에 거대한 세트장이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영화의 특성상 일반인에게 공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갤러리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는 고양이. 모 예술가가 키우는 고양이라고 하는군요. 예술을 좀 아는 듯(;) 포즈를 제법 잘 취하고 있습니다.


건물 내에 나무가 자라고 있는, 건물을 지을 당시 건물 터에 위치한 나무를 잘라내지 않고 그냥 건축한 것으로 보이는 금산 갤러리의 모습. 이처럼 헤이리에는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건물이나 조형물이 자주 눈에 띄는데요. 북카페 반디의 경우에는 건물 터에 있는 두 그루의 거목을 건물 주가 너무 좋아한 나머지 건물 자체를 축소하여 지었다는 후문도 전해집니다.


미술 전시회와 음악회 등이 열리는, 보라색의 색감이 인상적인 공간 퍼플.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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