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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lativity Media



<스탭>

◈ 감독: 타셈 싱(Tarsem Singh)
◈ 각본: Vlas Parlapanides, Charley Parlapanides
◈ 제작: 렐러티비티 미디어(Relativity Media),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태초에 불멸의 존재들이 사는 천상에서 큰 전쟁이 있었다. 승리한 불멸의 존재들은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게 되고, 타이탄(혹은 티탄)이라 불리는 패배한 존재들은 타르타로스 산 밑에 봉인되고 만다. 오직 에피루스의 활만이 타이탄의 봉인을 풀 수 있으리라.

한편,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신에 대한 증오로 삐둘어진 헤카리온의 왕 하이페리온(미키 루크 분)은 신들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잔혹한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그의 목적은 에피루스의 활을 찾아 타이탄의 봉인을 푸는 것. 하이페리온의 등장으로 세상은 혼돈과 어둠에 잠기지만, 신들의 왕 제우스(루크 에반스 분)는 다른 신들이 인간사에 개입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시킨다. 이를 어기는 신이 있다면 그는 불멸의 힘을 잃고 죽음을 당할 것이라는 엄명이 내려진다. 하이페리온은 에피루스의 활을 찾기 위해 성지를 공격, 페드라(프레이다 핀토 분)를 비롯한 처녀 예언자들을 납치하고 점점 더 에피루스의 활을 향해 접근해가고 있었다. 과연 누가 사악한 하이페리온에 맞서 세상을 구원할 것인가.

한편, 절벽 어귀 작은 마을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테세우스(헨리 카빌 분)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근근히 살아가는 청년이다. 비록, 미천한 신분이지만 그는 어렷을 적부터 자신을 가르쳐 온 정체불명의 노인 덕분에 누구보다도 용맹하고 강인한 전사로 길러지게 된다. 하이페리온의 마수가 이 작은 마을로 다가오면서 테세우스는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데...


적어도 헨리 카빌의 슈퍼맨은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도 태생의 CF 감독 출신이라는 타셈 싱의 정체성에 비춰볼 때 분명 '신들의 전쟁(2011, 원제 이모탈스)'은 기존의 그리스 신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와는 뭔가 다른 이질적인 영화가 되리라는 막연한 느낌이 있었다. 스크린 전체를 감싸는 금빛 톤의 색감과 이질적인 공간감은 예고편으로 보았을 때 분명 색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같은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삼아 수개월 먼저 개봉했던 조나단 리브스만의 '타이탄(2011, 원제 타이탄의 충돌)'과 비교하면 이러한 느낌은 더더욱 도드라진다. 타이탄의 충돌이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 포맷을 빌린 작품이었다면 신들의 전쟁은 무언가 다를 것이다라는 예상은 누구나 다 했으리라.

굳이 비슷한 작품을 꼽자면 국내 개봉시 언급되었던 잭 스나이더의 '300(2007)'이 가장 근접하다 하겠는데, 극단적인 슬로모션과 패스트 모션을 조합한 CF적인 영상미, 만화적인 시퀀스, 고어적인 연출, 고대 그리스라는 엇비슷한 시대적 배경 등 여러 면에서 분명 두 작품은 닮아 있다. 다만, 타셈 싱의 출신 탓인지 분명 이 영화에서는 왠지 모를 동양적 정취가 느껴진다. 고대 그리스가 배경이 되고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에서 느껴지는 테이스트는 페르시아 혹은 인도 풍에 가깝다.

황금 빛 톤의 색감과 함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시각적 요소는 강렬한 음영의 대비이다. 이는 타셈 싱이 이미 밝혔듯이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인 카라바지오의 화풍에서 영향을 받은 것인데, 이로 인해 고대 그리스의 신비로운 영상미를 구현해내는 것은 분명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각적 느낌을 보여주는 300과 비교하면 300이 그래픽 노블을 실사화로 구현한 듯한 비현실적인 영상미라면, 신들의 전쟁은 좀 더 정통미술에 가까운 영상미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비현실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영상미는 분명 이 영화 최대의 장점이기는 하지만, 3D는 사족에 가깝다. 근래 제작되는 대부분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신들의 전쟁 역시 굳이 3D가 필요한 영화는 아니다. 물론, 3D라는 광고카피가 영화흥행에 일정부분 도움이 되었겠지만 말이다.


ⓒ Relativity Media

이런 류의 영화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최대의 단점은 스토리이다. 뻔하고 상투적인 스토리 전개도 문제지만, 주인공이자 영웅적인 활약을 보여줄 테세우스는 결정적으로 영화에서 그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내지 못한다. 이는 그가 성장하는 전개 부분이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후반부에 보여줄 그의 활약상이 줄어든 때문인데, 이는 비슷한 장르였던 타이탄의 충돌과 비교할 때 오히려 뒤쳐지는 모습이다. 타이탄의 충돌 역시 그저 그런 완성도의 작품이었지만, 주인공인 페르세우스의 활약상은 신들의 전쟁보다 훨씬 더 스크린에 잘 담아내고 있다 하겠다.


신들과 인간들의 전쟁이 이원화 되어버린 것도 주인공의 역할과 스토리의 힘을 약화시켰다. 정작 중요한 클라이막스에 테세우스보다는 타이탄과 신들의 소소한(?) 전쟁이 부각되면서 영화는 최후의 힘을 잃는다. 특수효과면에서도 뚜렷한 볼거리가 없다.  알맹이는 없었으나 여러가지 다채로운 크리쳐들의 등장과 거대한 스케일로 눈만은 호강했던 타이탄의 충돌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300과 비교해서는 집중력과 완성도가 부족하다. 페르시아의 대군과 맞서 싸우는 스파르타 정예군단의 활약에만 중점을 두었던 300이 짜임새가 훨씬 좋다. 

그나마 흥행에서는 그럭저럭 성적(제작비 1억2천만 달러를 들여 월드와이드로 약 2억 1천만 달러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타셈 싱의 감각적이고 이국적인 영상미 덕분은 아닌가 싶다. 비슷한 흥행성적을 거둬들인 타이탄의 충돌이 특수효과와 스케일로 나름의 성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본편에서는 그다지 만족할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주인공 헨리 카빌의 이미지가 그가 주연을 맡은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2012)'의 슈퍼맨과는 제법 잘 맞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은 것이 이 영화에서 얻은 수확이라면 수확.(의외로 크리스토퍼 리브와 비슷한 이미지에 놀랐다.) 우연치 않게도 비슷한 영상미를 선보이는 두 감독의 영화에 연이어 캐스팅된 카빌이 과연 맨 오브 스틸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덧붙임) 프레이다 핀토는 아시다시피 대니 보일의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에 출연했던 인도계 여배우인데, 언듯언듯 이민정과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때가 있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 아마도 그 매력적인 눈 때문이 아닌가 싶다.

덧붙임) 아테나 여신으로 분한 이사벨 루카스를 알아보시는 분이 있으신지? '트랜스포머2: 폴른의 역습(2009)'에서 주인공 샘을 유혹하던 인간형 디셉티콘으로 출연했던 매혹적인 아가씨다. 이 두 매력적인 여배우가 작품에서 별 다른 역할을 해내지 못한 것도 이 영화의 흠이라면 흠. 흠...

덧붙임) 미키 루크의 악역은 재고의 여지가 있어보인다. 물론 그만의 카리스마를 여지없이 뿜어내기는 하지만 매번 거기서 거기다. 마치 그 옛날 그가 기막히게(?) 잘 생겼던 시절의 비슷비슷한 캐릭터들처럼 말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워 보인다는.

덧붙임) 어쩌다보니 삼총사에 이어 이번 신들의 전쟁까지 모두 루크 에반스가 출연하는 영화를 리뷰했다. 그리고 둘다 재미없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Relativity Media에게 있습니다.


신들의 전쟁 (2011)

Immortals 
5.5
감독
타셈 싱
출연
헨리 카빌, 미키 루크, 프리다 핀토, 루크 에반스, 이사벨 루카스
정보
액션, 판타지 | 미국 | 110 분 | 20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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