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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Marvel Studios


<스탭>

◈ 감독: 안소니 루소(Anthony Russo), 조 루소(Joe Russo)
◈ 원작: 에드 브루베이커(Ed Brubaker)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외
◈ 제작/배급: 마블 스튜디오 /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줄거리> 

아스가르드인 로키와 치타우리 종족의 뉴욕 침공이 있은지도 벌써 2년, 캡틴 아메리카로 불리는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는 쉴드의 일원으로 점차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가는 중이다. 알제리안 해적들에 의해 나포된 쉴드 소속의 함선의 구출임무를 맡은 로저스.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던 도중, 함께 작전에 참여한 나타샤(스칼렛 요한슨 분)가 독자적으로 함선의 컴퓨터에서 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에게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별개의 임무를 나타샤에게 맡긴 것에 실망한 로저스는 닉 퓨리(사우엘 L. 잭슨 분)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고, 그런 로서스에게 퓨리는 쉴드가 극비리에 진행 중인 인사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그것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세 대의 헬리케리어가 상공에 대기하면서, 위성 연결을 통해 테러 분자 또는 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를 찾아내어 미연에 제거하는 것이었으니...


캡틴, 마블 페이즈 2의 진정한 주역이 될 것인가

블 페이즈 1의 라인 업을 기억하시는지? '아이언 맨(2008)'부터 시작하여 '퍼스터 어벤져(2011)'까지 이어온 마블 히어로 영화는 마침내 '어벤져스(2012)'를 통해 압도적인 파워를 뿜어냈습니다. 그러나 '아바타(2009)', '타이타닉(1997)'에 이은 역대 흥행성적 3위라는 타이틀은 온전히 어벤져스 한 편의 영화가 이룩한 것이 아니죠. 아이언 맨부터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로 이어지는 단독 영화들의 힘이 뒷받침이 된 것입니다.

페이즈 1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대단원이 되는 어벤져스의 직전에 개봉되면서 페이즈 1에서 제법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성이나 위치에 비했을 때 1편에서의 그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죠. 그것은 어벤져스에서도 마찬가지. 어찌보면 마블 히어로 중에서 가장 극적인 과거사를 가지고 있지만, 평면적인 그의 캐릭터는 그의 제한된 능력만큼이나 많은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어벤져스의 대성공으로 인해 각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도 그 위상이나 부담감이 예전같지 않게 되었습니다. 톱 플레이어 격인 아이언 맨 시리즈야 독자적인 팬덤을 구축하고 있으니 차치하더라도, 헐크, 토르, 거기에 캡틴 아메리카는 모두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기로에 선 셈이죠. 캡틴보다 앞서 개봉한 토르의 두번째 속편은 어벤져스를 통해 달라진 토르 브랜드의 위상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모로 슈퍼히어로의 주인공으로서는 미약한 힘을 갖고 있는 캡틴은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크리스토퍼 놀란이 성공적으로 해냈던, 히어로 장르와 타 장르영화의 융합은 캡틴의 두번째 속편인 윈터 솔저의 키워드입니다. SF를 적절하게 융합시킨 '맨 오브 스틸(2013)'이나 하이틴 영화의 감성을 더한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2012)' 등, 근래의 히어로 영화들은 사실 타 장르와의 융합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마블산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는 캡틴 아메리카가 가장 그 부분에 적극적이랄까요. 전쟁물과의 접목을 시도한 퍼스트 어벤져에 이어 이번에는 첩보액션물과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군요.

놀라운 것은 윈터솔저를 연출하고 뒤이어 캡틴의 세번째 속편까지 연출할 것으로 알려진 감독 루소 형제가 주로 TV 시리즈 시트콤이나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온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터 솔저는 웃음기가 100% 빠진(물론, 닉 퓨리와 인공지능의 대화와 같은 깨알같은 유머가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진지한 첩보액션물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첩보물로서의 이야기 흐름도 물론 준수합니다만, 윈터 솔저가 인상적인 것은 적당히 개연성 있는 스토리와 함께 캡틴의 장점을 120% 활용한 정교한 액션 연출에 있습니다.

어벤져스를 보아온 영화 팬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다시피 캡틴의 능력은 인간을 다소 상회하는 신체적 능력과 어떤 충격이든지 반사시키는 비브라늄 방패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슈트나 천둥을 부르는 초능력, 녹색 괴물의 압도적 파워가 그에게는 없지요. 당연히 이들과 보여주는 액션의 질감이 틀릴 수 밖에 없는데요. 이것을 이 영화에서는 그야말로 멋지게 맞춤 재단해 냅니다. 그로 인해 이 영화는 첩보 액션물과 다소 빈약한 능력의 히어로라는 조합으로 훌륭한 한편의 오락물을 만들어 냅니다.

팀의 일원, 국가를 위한 희생(물론 이 부분은 영화에서 변주되지만) 등, 전통적인 가치관에 충실한 로저스가 그가 믿었던 것들에 의해 배신당하는 부분은 평면적인 그의 캐릭터를 입체적인 상황에 노출시켜 극적인 긴장감을 부여하게 합니다. 그 사이사이 배치해 놓은 70여년의 시간을 거슬러 홀로 미지의 세상에 떨어진 외로운 인간으로서의 로저스를 묘사하는 점도 제법 인상적이구요. 개인적으로 미국적인 히어로라는 한계 속에서도 페이즈 1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인물이 캡틴이었는데 이번 페이즈 2에서도 그 평가는 변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액션, 스토리, 캐릭터 모든 면에서 페이즈 2의 스타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가 아닐까 합니다.

ⓒ 2014 Marvel Studios



덧붙임) 많은 분들도 느끼셨겠지만, 윈터 솔저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의 캐릭터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 정도 레벨의 배우를 그 정도로만 소비했다는 점에서 아직 루소 형제의 내공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좀 잔인하게 말하면 레드포드 옹은 영화의 홍보를 위해 희생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덧붙임) 스칼렛 요한슨은 콜슨에 이어 이제는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는 빠져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어버린 걸까요? 이번에는 단순한 스페셜 출연이 아니라 캡틴의 사이드킥으로서 맹활약합니다. 부족한 캡틴의 능력을 커버하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이쯤되면 블랙 위도우 단독 시리즈가 나와도 될 정도.

덧붙임) 사실, 어벤져스 2 직전 페이즈 2의 마지막 타자는 캡틴이 아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입니다. 일단은 서로 활동하는 지역구가 다르니 이 친구들은 살짝 포지셔닝을 달리해도 될 것 같네요. 그래서 페이즈 2의 스타는 캡틴 아메리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만.

덧붙임) 쿠키 영상이 두 개인 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남은 관람객이 저랑 와이프 둘 밖에 없다보니 조금 뻘쭘해서 하나만 보고 나와버렸습니다. 이럴 땐 좀 천연덕스럽게 버텨서 보고 그래야 하는데, 저도 그런 성격이 못되다 보니... ㅠㅠ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4 Marvel Studios에게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8.5
감독
조 루소, 앤소니 루소
출연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사무엘 L. 잭슨, 로버트 레드포드, 세바스찬 스탠
정보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36 분 | 2014-03-2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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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vel Studios · Paramount Pictures


<스탭>

◈ 감독: 조 존스톤
◈ 원작: 조 사이먼, 잭 커비
◈ 제작: 마블 스튜디오, 파라마운트


<시놉시스> 

2차 세계대전이 한참 진행 중이던 시절, 한 왜소한 청년이 입대지원소에서 퇴짜를 맞는다. 그의 이름은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 어려서부터 병약한 체질로 천식과 각종 질병을 안고 살아온 그는 체격도 건장한 일반 남자에 못미칠 정도로 작고 깡마른 청년이었다.  하지만 스티브는 어느 누구보다도 강한 신념과 불굴의 의지, 그리고 투철한 애국심을 가지고 있었다. 둘도 없는 친구인 버키(세바스찬 스탠 분)가 육군 병장으로 참전하게 되자 그의 낙담은 더욱 커져만 가고... 함께 한 만국 박람회에서 입대를 만류하는 버키에게 스티브는 입대를 향한 자신의 강한 신념과 의지를 들려준다.

한편, 만국 박람회에는 독일에서 망명한 유대인 과학자 아브라함 어스킨(스탠리 투치 분)도 있었다. 스티브 로저스의 강한 신념과 정의로움을 목격한 그는 그의 비밀 프로젝트를 위한 병사로 스티브 로저스를 지목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수퍼 솔저 프로젝트. 히틀러 휘하의 특수 부대 레드스컬의 초인 프로젝트를 저지하기 위한 미군의 극비 프로젝트였는데... 


어벤저스를 향한 마지막 단추, 준수한 완성도와 아쉬운 메시지로 마무리하다.

'켓티어(1991)', '쥬만지(1995)', '쥬라기 공원3(2001)', '울프맨(2010)' 등을 연출한 조 존스톤의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2011, 이하 퍼스트 어벤져)'는 2012년 개봉 예정인 마블 히어로 무비의 결정판 '어벤져스(2012)'의 마지막 퍼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어벤져스는 캡틴 아메리카를 리더로 하는 마블 코믹스 출신 히어로 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번 캡틴 아메리카를 끝으로 헐크, 아이언맨, 토르 등 내년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어벤져스 팀의 진용이 갖추어진 셈이다. 물론, 스파이더 맨이나 울버린 등은 아쉽게도 등장하지 않지만 말이다.(판권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현재 스파이더맨은 소니, 엑스맨과 울버린은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화 판권을 가지고 있다.)

이번 퍼스트 어벤져가 지향하는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지 않나 한다. 우선은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차기작 어벤져스를 위한 등장 히어로들의 프롤로그 성격의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미국적 히어로인 캡틴 아메리카의 글로벌한 재해석이라는 것. 캡틴 아메리카는 조 사이먼과 잭 커비의 1941년작 코믹스가 시작으로, 당시 2차 대전이 한창이던 무렵에 발간된 작품이다. 전시라는 당시의 시대상에 맞게 캡틴 아메리카는 국가적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히어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이로 인해 코스튬에서부터 미국의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가미되었다. 당연히 빌런 측도 나치의 인물들이 설정이 되었는데 이러한 고전적 설정들이 지금에 와서는 상당히 미국 중심적인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기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캡틴 아메리카의 맹점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불과 십수년 전, 미국이 세계의 꺼지지 않는 중심으로 정치, 경제, 문화를 모두 독식하고 있을 즈음에는 이러한 것들은 굳이 신경을 쓸 이유가 없는 것들이기도 했다. 냉전시대의 영향도 있었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는 미국 위주의 가치관을 가진 영화들을 만들어 내었고 우리는 그것을 역시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감상하고 즐거워 하곤 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어 이런 미국적 캐릭터들을 리메이크 하는데 있어서 만드는 미국도 조심스럽고, 보는 우리들도 그저 관성적으로 감상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변해버린 시대를 맞이하여 퍼스트 어벤져도 많은 고심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분명 원작의 그 히어로와는 다소 다른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인간병기로 다시 탄생한 주인공 스티브 로저스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의 사기 진작과 군수자금 마련을 위한 국채 홍보 캐릭터로 전락하면서 미국 성조기를 모티브로 한 코스튬을 입고 위문공연을 다닌다는 시놉시스는, 노골적으로 미국적인 이 히어로를 다른 나라 사람들도 공감을 가져줄만한 캐릭터로 무난하게 그려낸 부분이 아닌가 한다. 조국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초인 프로젝트에 합류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으나 막상 우스꽝스러운 어릿광대의 역할에 만족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며, 처음에는 어색함으로 어쩔줄 몰라하던 캡틴 아메리카가 공연을 거듭할 수록 능숙해지고 나름 그런 삶에서 반쯤 보람을 찾는 모습을 캡틴 아메리카의 뮤지컬 공연과 오버래핑시킨 초반부의 전개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 중 하나이다.
 
액션 히어로물로서 본 작품 역시 토르와 마찬가지로 볼거리 위주의 전개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비중을 두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다만, 이로 인해 액션물로서의 매력은 다소 희석된 편인데, 사실 많은 액션 장면이 등장하긴 하지만 서사에 치중하다보니 액션 묘사는 디테일하다기보다는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 여기에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 자체에 너무 많은 부분이 할애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이야기나 다른 캐릭터 구축은 소홀한 부분이 있다. 워낙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있겠지만, 토미 리 존스나 휴고 위빙과 같은 매력적인 배우들이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할애된 시간은 부족했고, 결과적으로 이 둘이 굳이 이 작품에 필요했나 싶을 정도로 두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들은 매력이 부족하다.

그외에도 사이드킥이라 할 수 있는 죽마고우 버키가 소속된 캡틴 아메리카의 특수부대원들까지 등장하면서 전체적으로 이런 인물들의 캐릭터 구축에는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다 하겠다. 재미있는 것은 캡틴 아메리카의 팀은 미국인들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인, 흑인, 아시아인 등 다국적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부분은 분명 세계시장을 염두에 둔 헐리우드식 캐릭터 설정으로 보이며, 개인적으로 다소 작위적인 설정은 아닌가 한다.

전반적으로 캡틴 아메리카는 준수한 느낌이다. 엄청난 스케일의 압도적인 액션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지는 못했고, 캡틴 아메리카에 너무 많은 부분이 할애되면서 상대적으로 주변인물들이 소홀해지는 부분은 있었지만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액션 블록버스터보다는 좋은 느낌이었다. 근래 들어 등장하는 대부분의 히어로 영화들이 액션보다는 서사에 치중하고 있고, 그로 인해 갈수록 고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형태로 변주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환영할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캡틴 아메리카가 지닌 한계가 완벽히 극복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2차 세계대전에 그 시점을 맞춘 이 영화로서는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내년에 개봉될 어벤져스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2012년 줄줄이 개봉예정되어 있는 히어로 무비들. 바야흐로 헐리우드는 지금 히어로들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Marvel Studios · Paramount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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