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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Marvel Studios

<스탭>

◈ 원작: 댄 애브넷(Dan Abnett), 앤디 래닝(Andy Lanning)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1969)'
◈ 감독: 제임스 건(James Gunn)
◈ 각본: 제임스 건, 니콜 펄만(Nicole Perlman)
◈ 제작: 케빈 파이기(Kevin Feige)
◈ 제작/배급: 마블 스튜디오/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쳐스


<줄거리> 

1988년, 백혈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어린 퀼은 슬픔을 체 가눌 사이도 없이 외계인 도적단 래비져(Ravager)에게 납치되어 우주의 고아가 된다. 그로부터 26년 후, 래비저의 일원으로 성장한 퀼(크리스 프랫 분)은 폐허가 된 모라스 행성에서 정체불명의 오브를 탈취하여 노바 군단의 행성인 쟌다라로 향한다. 래비져의 두목인 욘두(마이클 루커 분)는 혼자서 오브를 가로챈 퀼의 목에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그를 뒤쫓기 시작한다.

한편, 이터널의 뮤턴트로 강력한 힘을 가진 악의 화신 타노스(조쉬 브롤린 분)의 힘을 빌어 쟌다라 행성을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던 크리 제국의 폭군 로난(리 페이스 분)은 타노스의 명령으로 오브를 찾기 위해 자신의 부하들을 모라스로 보냈지만, 눈 앞에서 퀼에게 오브를 빼앗기고 만다. 로난은 자신을 돕기 위해 타노스가 보낸 두 딸 중 가모라(조 샐다나 분)에게 오브를 되찾을 것을 명하고, 쟌다라에서 퀼과 조우하는데 성공한 가모라는 쉽게 오브를 탈취하는 듯 했으나, 퀼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타기 위해 난입한 로켓(브래들리 쿠퍼 목소리), 그루트(빈 디젤 목소리)로 인해 난전 끝에 네 명 모두 노바 군단에게 체포되고 마는데...

히어로물보다는 정통 스페이스 오페라에 충실한 작품

제는 마블산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쿠기 영상이 나온다는 것쯤은 많은 영화팬들도 알고 있듯이, 마블 히어로 무비는 자신들만의 특징적인 개성과 독자적인 세계관을 영화팬들에게 조금씩 각인시켜 왔습니다.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외에도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 코믹스의 다른 히어로들도 속속 출격할 준비를 마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닌 당당한 주류 장르로 성장하고 있지요.

'어벤져스(2012)'의 대성공 이후 마블 영화들은 페이즈(Phase) 1,2,3으로 나뉘어져 차근차근 예정대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페이즈 2의 포문을 연 '아이언맨3(2013)'을 시작으로 페이즈 2는 어벤져스의 후광을 바탕으로 페이즈 1보다 더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데요. 페이즈 2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어벤져스 속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이 내년에 개봉되는 것이 확정된 상황에서 페이즈 2의 2014년 여름을 책임지는 마블의 다음 타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질적인 친구입니다. 우주를 무대로 활약하는 영웅들의 모험 이야기,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가 그들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는 거대한 세계관 중 하나의 조각으로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타 마블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장르적 매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올 봄, 히어로 물과 첩보액션물을 크로스오버하면서 장르적 매력을 선보였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같이 근래의 히어로 영화들이 다른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색다른 시너지를 내려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가오갤은 SF 액션물 그 자체로서 히어로 영화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히어로 영화가 아닌 SF 액션물인 셈입니다.

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가오갤은 스페이스 오페라로 불리는 일련의 장르 소설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오갤의 주인공들은 코믹스와는 달리 히어로적인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는데요. 주인공인 스타 로드를 포함, 원작의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그 능력이 너프된 드렉스 더 디스트로어이어(데이브 바티스타 분) 등, 가오갤의 멤버들은 하나 같이 초인적인 능력이 사라진 전사나 무법자들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루트가 비록 인간을 훨씬 상회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희귀한 외계종족이라는 점에서 히어로와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구요. 지구인들이 아니라는 설정을 십분 활용하여 감독은 히어로 장르를 약간 비트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스페이스 오페라로 훌륭하게 변주해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점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노골적으로 복고적인 성향을 곳곳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나 '스타 트렉' 시리즈 등 일련의 스페이스 오페라는 70~80년대를 수놓던 장르로서 새로움과는 거리가 먼데요. 이런 장르적 매력을 극대화화면서 제작진은 스페이스 오페라 시리즈가 유행하던 당시의 올드 팝들을 영화의 OST로 적극 활용하여 영화가 복고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분명히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스타트렉 시리즈를 리부트하고 스타워즈 시리즈도 리부트하려는 J.J 에이브람스와 좋은 비교거리가 될 수도 있겠군요)

개인적으로 이 포인트는 상당히 취향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가오갤에 대한 제 평가는 객관적 태도를 유지하려 하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영화 초반 어린 스타 로드가 소니 워크맨으로 듣는 10cc의 'I'm not in love'를 비롯, 가오갤의 메인 테마라고도 할 수 있는 블루 스웨이드의 'Hooked on a feeling', 스타 로드가 모라스 행성에 도착했을 때 들리는 유쾌한 레드본의 'Come and get your love', 스타 로드가 가모라를 유혹할 때 사용하는 엘빈 비숍의 'Fooled around and fell in love' 등, 영화에 등장하는 올드 팝들은 노래 모음 제목인 'Awesome mix' 뜻 그대로 엄청(awesome)납니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OST가 극에서 담당하는 역할 역시 매우 크구요.

어벤져스의 세계관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의 이야기지만, 이곳저곳에서 접점을 보여주면서 기존 시리즈와 연결시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벤져스 3에서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블 히어로 세계관의 가장 강력한 빌런인 타노스의 등장이나, '토르, 다크월드(2013)'의 엔딩 부분에 등장했던 컬렉터(베네치오 델 토로 분)의 재등장 등, 가오갤은 이번 페이즈 2는 아니더라도 페이즈 3부터는 뭔가 어벤져스와 세계관을 공유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즉,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로, 히어로 물과는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오갤은 엄연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한 부분으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멋진 OST와 함께 멤버들의 개그스러운 모습 또한 가오갤의 영화적 재미를 십분 살리고 있습니다. 로켓 라쿤과 그루트의 콤비 플레이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며, 스타 로드의 크리스 프랫은 정말 신의 한수가 아닌가 할 정도로 기막힌 캐스팅입니다. 그가 '레고 무비(2014)'의 덜떨어진 주인공 에밋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는 것을 알고 나니 더더욱 스타 로드로서 보여줄 그의 코믹 연기가 기대됩니다. 홍일점인 가모라의 뇌쇄적인 매력 역시 빼놓을 수 없구요. 조 샐다나는 인간으로서도 외계인으로서도 그 치명적인 매력을 가릴 수가 없군요.

결말이 너무도 뻔한 이야기 전개와 부족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가오갤은 OST와 개그라는 투톱을 활용하여 히어로 물을 스페이스 오페라로 멋지게 탈바꿈한 영리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한계를 센스있는 연출로 극복한 제임스 건의 엔터테인먼트 접근 방식은 분명 이번 가오갤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그렇기에 페이즈 3에 다시 등장할 가오갤의 속편 또한 몹시도 기대된다 말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어벤져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4번 타자라면, 가오갤은 어벤져스와는 다른 모습으로 마블 시리즈의 활력을 불어넣는 멋진 테이블 세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4 Marvel Studios에게 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

Guardians of the Galaxy 
8.1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1 분 | 2014-07-31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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