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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Imagi Crystal Limited / Original Manga ⓒTezuka Production Co., Ltd.


일본 아니메의 상징, 철완 아톰이 헐리우드에 의해 3D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합니다. 2009년 10월 23일 개봉예정.

 

서양권의 소재 고갈로 인해 일본 아니메를 원작으로 삼은 헐리우드의 영화들이 한참 제작 러쉬 중인 요즈음, 이 아스트로 보이는 이례적으로 영화가 아닌 만화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만화영화의 종주국인 미국이 만화영화의 소재를 아니메에서 가져오는 현실은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불과 수십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황은 정반대였는데 말입니다. (일본에게는 무척이나 문화적 자긍심을 느끼는 상황이겠죠.)

 

개인적으로 이번 아스트로 보이의 3D 애니메이션 이식은 꽤 성공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일찌감치 3D 에니메이션으로의 이전을 통해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한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트랜스포머 외에는 실사영화로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일본 아니메를 그 소재로 택함으로써, 애니메이션의 맛을 십분 살린 훌륭한 퓨전요리가 탄생될 듯한 예감이랄까요.

 

트레일러의 영상으로 본 미국식 아스트로 보이의 모습은 완전히 미국적 가치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만, 아톰이 가진 외향적 특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체, 원작보다는 훨씬 활기차고 개구장이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되어 실사영화로의 이식보다는 확실히 성공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그대로 아스트로 보이의 외향적인 컵셉을 그대로 간직한 체,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스타일로 뒤바뀐 것이죠.

 

얼마전 개봉하여 쓰디쓴 혹평과 참패를 기록했던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경우도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면, 훨씬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와 애니메이션만의 맛을 100%  살리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스케일 큰 드래곤볼의 황당무게한 액션연출이 3D 애니메이션과 접목되었다면, 훨씬 제대로 된 맛을 보여주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 이번 아스트로 보이의 국내 더빙판에서 아스트로 보이의 성우를 무려 유승호 군이 맡았다고 합니다. 설마 유승호의 목소리를 들으러 수많은 누님팬들이 아스트로 보이를 관람하러 오시지는 않으시겠죠?

 

아스트로 보이 공식 홈페이지 (트레일러, 스틸샷 출처)

ⓒ2009 Imagi Crystal Limited / Original Manga ⓒTezuka Production Co., Ltd.



ⓒ2009 Imagi Crystal Limited | Original Manga ⓒTezuka Production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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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엘렌 실:라 루:멘 오멘티엘보 at NAVER'의 '아톰 vs 아틀라스, 순수함을 지키려는 아이와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이의 대결'을 옮긴 것입니다.


철완 아톰은 아시다시피 일본 만화영화의 대부 데즈카 오사무의 필생의 역작 중 하나로, 지금까지도 일본 만화영화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의 하나입니다. 저와 비슷한 세대의 분들(그러니까, 80년대에 초등학생 또는 10대 초중반이었던 분들)은 아마도 63년도 TV 시리즈보다는 국내에도 방영 되었던 82년도 리메이크 TV 시리즈에 대한 기억이 더 생생할 듯 싶군요. (아마도 당시 방영제목이 '돌아온 아톰'인가 '돌아온 우주소년 아톰'인가 했을 텐데, 기억에는 86년도인가 87년도에 방영하지 않았나 싶군요.)

철완 아톰은 소년 만화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70년대의 '개구리 왕눈이'나 '은하철도 999' 등이 그러했듯) 꽤 심오한 주제와 이야기 전개를 작품 속에 내포하고 있었는데, 감정을 가진 로봇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의 이기심과 편견의식을 비판하고, 동시에 그런 인간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톰을 통해 비로소 인간들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본연의 선한 마음을 되찾아간다는 주제를 매회 에피소드마다 다른 형태로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그 전개에 있어서는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흥미 넘치는 액션과 모험이 공존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52화라는 긴 흐름 속에서 이런 하나의 주제만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만이 아닌,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을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성장과 휴먼 드라마를 한 화 내지는 두 화 단위로 풀어가면서 아톰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로 인해 아톰 자신도 하나의 배움을 얻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었다는 점 역시 아톰 시리즈가 가진 재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머니로 알고 자라온 로봇의 두뇌를 이식한 레이싱 머신 백색혜성호를 타고 사투를 벌이던 한 레이서의 에피소드는 여전히 이 시리즈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 중의 하나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런 아톰에서 가장 돋보였던 에피소드이자 주메뉴는 아톰의 라이벌이자 호적수였던 아틀라스와의 흥미진진한 대결구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아톰과 같은 컨셉으로 태어난 아틀라스는, 아톰과는 달리 선한 양심을 가지지 못한 체, 오로지 투쟁의식에 가득찬 전투기계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아톰이 인간과의 생활 속에서 갈등과 화해를 겪으면서 인간들의 삐뚤어진 모습을 부드러운 터치로 비판했다면, 아틀라스는 인간에 대한 증오심을 적극적으로 들어낸 체 그들을 단죄하려는 모습으로 묘사됨으로써, 인간들의 삐뚤어진 모습을 직설적인 형태로 투영했다는 점에서 아톰 시리즈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반대편 격의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아톰과는 달리 아틀라스에게는 오메가 인자라는 것이 이식되었기 때문입니다만.)

© Tezuk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그림 1. 치켜올려진 강렬한 눈썹과 강렬한 눈장식에서 아틀라스의 성격이 아톰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강력한 군주가 되기 위해 어려서부터 엄격하고 피눈물나는 교육을 받아 동심을 잃은 어린 왕자의 모습이라고 하면 어떨까.


그러나, 중반부에 이르러 아틀라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등장하여 시리즈의 긴장감을 다시 팽팽하게 당겨주는 비중있는 조연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냅니다.

시리즈 초반 아톰과 같은 형태의 모습에 이집트의 파라오를 연상시키는 머리형과 금빛으로 치장한 아틀라스는 아톰의 소년스러운 모습과 극렬한 대비를 이루면서 작품의 흥미를 고조시켰지만, 초반에 반짝 등장 이후 스토리 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에피소드 등장인물 정도로 끝났던 터라 사실 이후의 등장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것이었습니다.(어쩌면, 기억이 가물가물하기에, 복선이 있었음에도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 Tezuk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그림 2. 돌아온 아틀라스는 여전히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눈과 함께 한층 더 위압적이면서도 고결한 모습으로 아톰 앞에 나타났다. 고대 이집트의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파라오에 비유할 수 있을 듯.


다시 돌아온 아틀라스의 모습은 더이상 아톰과 같은 소년의 그것이 아닌, 완벽하게 육체적인 성장을 이룬 성인의 모습이었습니다. 강렬한 인상과 근육질의 몸, 그리고 온몸을 뒤덮은 황금색과 검은 망토는 금빛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마치 이집트의 어린 왕자가 장성한 파라오로 돌아온 듯한 모습이었는데요. 아마 당시 어린 소년이었던 제게 있어서 일본 만화영화 중 가장 강렬한 카리스마의 악역 캐릭터는 이 아틀라스가 아니었던가 싶기도 합니다. 그의 정신은 소년기의 불우한 환경 속에서 사랑과 우정, 따스한 인정을 겪지 못한체 성장한 한마리의 늑대와 같은 것이었는데, 그런 그의 증오와 적개심은 오롯이 인간으로 향했고, 그렇기에 그와는 형제와도 같은 존재이면서, 그와는 달리 인간을 지키려 하고 인간처럼 살고 싶어하는 아톰을 극렬하게 증오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대결구도는 단순 선악의 대결구도 뿐만 아니라, 사랑이라는 따스함을 알고 살아간 아이과 그러한 따스함을 느끼지 못한체 살아왔던 아이와의 대립이기도 했으며,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이와 순수함을 잃어버린체 잔혹한 현실에 내팽겨쳐진 아이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제작진은 거기에다 돌아온 아틀라스를 성장한 어른의 모습으로 묘사함으로써 아톰을 위협하는 거대한 적으로서의 위압감과 더불어, 시청하는 아이들로 하여금 주인공과의 교감을 더욱더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게 해주는 플러스 효과를 주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그들의 대결을 통해 사랑과 정의, 우정과 용기 같은 소년 만화의 테마는 훌륭하게 표현되고 완성되었던 것입니다.

© Tezuk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그림 3. 아틀라스의 주무기인 번개검은 아톰의 가장 큰 개성인 엉덩이의 기관총과 좋은 대비를 보여준다. 생김새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무기들도 아톰과 대비를 이루면서 이집트 전사로서의 이미지를 십분 살려주었다고 할 수 있을 듯. 날이 갈라지면서 번개를 내뿜는 검은 아틀라스만의 강렬한 퍼스널리티를 상징하는 아이템이었다.


아틀라스는 재등장 이후, 가끔씩 에피소드에 등장하면서 그 강렬한 카리스마와 함께 극의 분위기를 주도했었습니다. 덕분에 아틀라스가 등장하지 않는 에피소드는 오히려 김이 빠진 느낌마저 들 정도였죠. 그의 존재감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아틀라스가 결국 인간에 대한 증오를 허물고 아톰과 화해를 한 후,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생명체들을 자신의 모선 수정궁과 함께 블랙홀로 끌고 사라지는 에피소드는 당시 아톰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최종 에피소드인양 깊은 여운을 남겼더랬습니다. 덕분에 이후의 시리즈는 주인공 아톰을 밝게 비추어주던 강렬한 그림자의 퇴장으로 꽤나 오랫동안 싱거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기억에는 아틀라스의 최후 에피소드 직후 등장했던 에피소드의 작화는 왠지 모르게 이전에 비해 퀄리티가 급격히 떨어져 이러한 싱거운 전개에 더욱 불을 지폈던 듯 싶기도 하군요.)

아틀라스는 소년 만화영화에 있어서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인물구도를 선보였던 기동전사 건담의 붉은 혜성 샤아와도 상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주인공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주인공의 성장을 유도하는, 그리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라이벌이자 반대편 격의 주인공... 이러한 라이벌 구도는 샤아 이후로 일본 만화영화에 있어서 하나의 테마처럼 자리잡고 있었고, 그러한 테마와 상통하는  강렬한 카리스마의 금빛 아틀라스는 마치 3년 후 '기동전사 Z 건담(1985)'에서 금빛 모빌슈트 백식을 타고 등장하는 샤아의 모습과 어딘지 모르는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틀라스에 대한 저의 애정이 남다른 것도 어쩌면 그러한 연유일런지도 모르겠군요.

그러한 지난 날의 추억 때문인지 사실 2003년도에 리메이크되었던 아톰 시리즈에서는 주인공 아톰보다 아틀라스를 더 기대하기도 했었는데, 이전의 강렬한 카리스마의 아틀라스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서 악동같은 모습으로 새로 태어난 아틀라스에게는 오히려 감정이입이 쉽게 되지 않더군요. (시간 상의 이유로 한 두화 밖에 감상하지 못했기에 결과적으로 새로운 아틀라스를 이전의 아틀라스와 비교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습니다만.)

©2003 Tezuka Productions / Sony Pictures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그림 4. 그동안 먹고 살기 힘들어서 몸에 발랐던 금 다 띄어다 팔았는데... 이렇게시세 오를 줄 알았으면 좀 더 두었다가 팔 걸!


덧붙여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지난날 꼬박꼬박 비디오 테잎에 녹화해 두었던 아톰 TV 시리즈인데요. 아틀라스의 최후가 나왔던 에피소드 이후 비록 시들해지긴 했지만, 52화 중 대부분을 다 녹화해두었을 정도로 당시 제게 있어서는 꽤 애지중지하던 자료였는데, 그것이 후에 '전격 Z 작전'(올드팬들은 다 아시는 명작 미·드라는...) 녹화를 위한 비디오 테잎이 부족한 나머지 조금씩 아톰의 녹화 비디오 테잎을 가져다 쓰기 시작한 다음, 미니시리즈 '브이'에 'A 특공대'까지 녹화하는 바람에 결국 모두 남김없이 덮어서 녹화를 해버렸던 것이었죠. (비디오 테잎을 더 샀으면 되지 않았냐고 생각하신다면... 더 살 돈이 없었으니까라고 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아마 52화를 모두 녹화하지 못했던 이유도 지금 생각해보니 저 비디오 테잎의 부족도 한몫을 한 듯 싶군요. 뭐, 저기에다가 에어울프랑 맥가이버까지 있었으니 모두 선녹화 후감상 후 소장가치를 못느낀 시리즈는 다시 덮어서 다른 프로 녹화라는 궁여지책을 썼더라는... )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면서 유튜브에서 발견한 아톰의 영상이 참으로 반갑고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82년작 철완 아톰의 북미판 오프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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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아톰 (1963), 鉄腕 アトム / Astroboy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원작/총감독: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 주요 애니메이터: 사카모토 유사쿠(坂本雄作), 스기이 기사부로(杉井儀三郎), 야마모토 시게루(山本繁), 린타로(林重行) 외
◈ 작화감독: 우치노 스미오(内野純緒)
◈ 문예: 이시즈 아라시(石津嵐)
◈ 미술: 마츠모토 고(松本強), 야무라 히로야(八村博也) 외
◈ 진행: 카와하타 에이이치(川畑栄一),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타카하시 료스케(高橋良輔) 외
◈ 음악: 타카이 타츠오(高井達雄)
◈ 제작사: 무시 프로덕션
◈ 저작권: ⓒ手塚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63.01.01~1966.12.31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193화) / 초등생 관람가(PG)


<줄거리>

영혼과 감정을 가진 로봇의 개발... 텐마 박사는 이 꿈의 로봇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그 결과는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 로봇의 개발에만 몰두하던 그에게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그의 어린 아들 토비오가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 것이다. 실의에 빠진 텐마 박사는 로봇 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 마침내 토비오를 대신할 수 있는 순수한 아이의 마음과 감정을 가진 로봇의 개발에 성공하고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따서 로봇의 이름을 토비오라 짓게 된다. 그러나, 아들과 닮았지만 아들과는 다른, 그리고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토비오를 닮은 로봇은 결국 텐마 박사의 버림을 받고 외톨이가 되고 마는데...


<소개>

일본 만화의 신 테즈카 오사무의 대표작으로 아니메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마스코트.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카를로 로렌치니의 명작동화이자, 디즈니의 1940년 작 '피노키오의 모험'에 모티브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겉모습에서는 월트 디즈니의 간판 캐릭터이자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미키 마우스에 영감(검고 뾰족한 머리 형태나 M자형의 이마, 그리고 아래 위로 긴 타원형의 눈)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일본 만화영화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도에이 동화와 테즈카 오사무 양쪽 모두 초기에는 디즈니 영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하지만, 최초의 아톰 이야기는 피노키오의 모험이나 미키마우스가 아닌, 핵실험을 보고 떠올린 아톰이라는 단어를 바탕으로 이를 평화적 과학기술로 응용하는 이야기를 그려보자는 취지에서 그려진 테즈카 오사무의 1950년 코믹스 '아톰 대사'가 모티브라 할 수 있다([4] 참조). 코믹스의 인기는 그다지 없었지만, 이 코믹스의 조연 캐릭터인 아톰을 주연으로 한 52년작 '철완 아톰'이 코믹스로 공개되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비로소 아톰의 전설에 불이 켜지게 되는 것이다. (미키마우스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은 아톰 대사 연재 당시부터 어느 정도 적용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이 작품은 스스로 제작사 무시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소수의 인재들을 모아 만화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테즈카 오사무의 첫 작품이자 첫 TV 시리즈 장편 만화영화로서, 당시까지만 해도 디즈니식의 풀 애니메이션(초당 24프레임) 기법을 고수하던 일본 만화영화의 방식을 벗어나 편당 동화매수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대신 움직임을 보조하기 위한 독특한 연출 기법을 사용하는 독창적인 제작방식인 '리미티드 기법'을 최초로 적용한 작품이다. 리미티드 기법으로 인해 제작비를 기존의 풀 애니메이션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영세 제작 스튜디오의 한계를 극복하고 193화라는 엄청난 분량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제작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리미티드 기법은 일본을 지금의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올려놓은 대표적인 제작기법인 동시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작환경을 영세화한 주원인으로 손꼽히며, 테즈카 오사무의 후대 평가를 엇갈리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추후에 하기로 하자.)

한편, 이 작품을 통해 후대 일본 아니메를 책임지는 불세출의 인재들이 귀중한 경험을 쌓게 되는데, 먼저 스기이 기사부로, 린타로, 데자키 오사무, 토미노 요시유키 등 테즈카 오사무의 직계 제자들이 모두 각본과 연출 부분에 투입되어 후일 명감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경험을 쌓게 된다. 첫 방영시 시청률은 27.4%에 이르렀으며, 최고 시청률이 40%를 넘어서는 등 당시 아톰의 인기는 센세이션에 가까웠다 하겠다. 물론, 당시에 아톰과 경쟁할 TV 만화영화 자체가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이 놀라운 시청률은 분명 아톰이 그저그런 만화영화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작품 내적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소년 로봇이라는 이야기 구조가 아동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싸이버펑크적인 가치관을 품고 있으며, 10만 마력의 힘과 갖가지 비밀무기를 내장한 아톰이 적들과 맞서 벌이는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는 이제껏 보아왔던 명작동화 스타일의 만화영화와는 사뭇 다른 전개라 하겠다. 시범적으로 선보인 리미티드 기법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화의 완성도도 당시로서는 준수하지 않았나 싶다.

철완 아톰은 당시 일본 만화영화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으며, 풀 애니메이션을 지향하던 도에이 동화 역시 66년 사이보그 009를 기점으로 리미티드 기법으로 제작방식을 전환하기 시작하게 된다. 원 시리즈는 64년에 TV 시리즈 에피소드 일부를 편집한 극장용 만화영화로도 제작 개봉하였다.


제타 마스(1977), ジェッターマルス / Jetter Mars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원작: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 감독: 린타로(林重行)
◈ 시리즈 구성: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각본: 쓰지 마사키(辻真先), 유키무로 슌이치(雪室俊一) 외
◈ 캐릭터 디자인: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 작화감독: 스기노 아키오(杉野昭夫), 아시다 토요오(芦田豊雄) 외
◈ 음악: 고시베 노부요시(越部信義)
◈ 제작: 도에이 동화, 매드하우스
◈ 저작권: ⓒ手塚プロダクション
◈ 일자: 1977.02.03~1977.09.15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27화)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73년 11월 무시 프로덕션의 도산 이후. 한동안 칩거(?)에 들어간 테즈카 오사무와 함께 데즈카 오사무 원작의 작품들도 한동안 아니메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 시기에는 나가이 고가 '마징가 Z 시리즈'로 만화영화계에 슈퍼로봇 열풍을 몰고 왔고, 타츠노코 프로가 '과학닌자대 갓챠맨 시리즈'와 '타임보칸 시리즈'등으로 히어로 액션물의 돌풍을 일으켰으며,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우주전함 야마토'에 이르러서는 성인층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로 아니메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타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를 필두로 한 닛폰 애니메이션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는 일본의 안방을 울렸으며, 나가하마 타다오의 '낭만로봇 트릴로지'는 로봇 아니메에 드라마틱한 설정을 부여하며, 70년대 후반의 로봇 아니메 전성기를 열게 된다. 한마디로 테즈카 오사무의 공백을 느낄 새가 없었던 것이다.

제타 마스는 바로 테즈카 오사무가 78년 '불새-여명편'이라는 만화영화와 실사의 합성영화로 돌아오기 전에 유일하게 제작된 테즈카 오사무 원작의 TV 시리즈 아니메로, 테즈카의 제자인 린 타로의 지휘 아래 제작된 아톰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아톰의 이야기를 이어가기보다는 아톰의 컨셉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품인데, 린 타로부터 마루야마 마사오와 스기노 아키오, 무쿠오 다카무라 등 매드 하우스의 핵심멤버들이 대거 참여하여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무시 프로덕션의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무시 프로덕션의 출신의 후학들이 뭉쳐 스승인 테즈카 오사무를 대신하여 만든 후속작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높지 못했다고 회고되며, 시리즈 자체의 인기도 그리 크지 않았는지 당시로서는 상당히 짧은 분량인 27화를 끝으로 종영하게 된다.


철완 아톰 (1981)

ⓒ手塚プロダクション

<정보>

◈ 총감독: 데자키 사토시
◈ 시리즈 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스토리보드: 데자키 사토시, 이시구로 노보루, 타카하시 료스케 外
◈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우다가와 카즈히코, 니시무라 히로시 外
◈ 미술감독: 마키노 미츠나리
◈ 음악: 사에구사 나리아키
◈ 제작: 테즈카 프로덕션, 니혼 TV
◈ 저작권: ⓒ Tezuka Productions
◈ 일자: 1980.10.01~1981.12.23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52화) / 전연령가(G)

<소개>

'제타 마스(1977)'가 기대에 못미친 완성도를 보인체 종영된 후,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스 존(1980)'을 통해 재기에 성공한 테즈카 오사무의 진두지휘하에 제작된 진정한 아톰의 속편. 리메이크 자체는 6년전 부터 기획되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니, 무시 프로덕션이 도산하지 않았다면 보다 일찍 속편이 등장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뒤늦게 등장하면서 작화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싶다.

원 시리즈의 인간성에 대한 물음은 역시 이번 시리즈에서도 유효하다. 인간의 마음을 갖고 로봇으로 태어난 토비오(아톰)의 고통이 초반부에 잘 나타나 있으며 후일 숙명의 라이벌이 되는 아틀라스의 만남과 결투, 그리고 오챠노미즈 박사의 보살핌 아래 인간아이들과 한 학교에 다니게 되지만 로봇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으면서 느끼는 아톰의 고독감 등, 아동 만화영화로서는 수준 이상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아톰의 진정한 매력이 스토리에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대목.

특히, 이 시리즈의 백미는 죽은 줄만 알았던 숙적 아틀라스가 성장한 어른의 모습을 한 로봇으로 다시 돌아와 아톰과 대결을 벌이는 에피소드에 있다고 하겠는데, 매력적인 아틀라스의 모습과 아톰과의 긴박한 대결은 기동전사 건담의 숙명의 라이벌 아무로와 샤아의 대결에 버금가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 에피소드의 매력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43화를 끝으로 아틀라스가 퇴장한 후 최종화인 52화까지는 그 반작용으로 인해 상당히 싱거운 이야기가 되었다. 원작의 명성에 어울리는 완성도로 만들어졌지만, 6개월 후인 81년 4월 18일에 방송을 시작한 후지 TV의 '닥터 슬럼프 아라레 짱(1981)'의 대히트로 인해 후반부에는 시청률에서 극히 고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 아톰 vs 아틀라스, 순수함을 지키려는 아이와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이의 대결 by 엘로스 (보러가기)

아스트로 보이, 철완 아톰 (2003)

ⓒ 2003 Tezuka Productions/SPEJ

<정보>

◈ 감독: 코나카 카즈야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세야 신지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타카쿠라 타케시
◈ 미술감독: 가토 히로시
◈ 음악: 요시마츠 타카시
◈ 제작: 테즈카 프로덕션, 덴츠, 소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2003 Tezuka Production
◈ 일자: 2003.04.06~2004.03.28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소개>

20여년만에 부활한 아톰의 세번째 TV 시리즈. 새시대에 맡게 스탭진도 전면 새로운 인재들로 교체되었으며, CG를 사용하여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깔끔한 영상으로 재탄생하였다. 단,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는 거의 옛날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 각본 스탭에 미국 스탭들이 참여한 것이 이례적인데, 스토리나 비주얼 두 가지 모두 전체적으로 탈 일본적인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인 듯.
상당부분이 신진 스탭으로 꾸려져 있지만 연출과 작화에서 과거 무시 프로덕션의 인재들도 눈에 띈다. 9화의 스토리보드를 맡았던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나 19화, 39화, 45화 등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스기노 아키오 등이 그들. 그 외에도 도에이를 거쳐 무시 프로덕션에서 활약한 히라타 토시오 감독이나 야마자키 카즈오, 모치즈키 토모미 등 노련한 연출가 등이 각 에피소드의 연출로 참여하고 있다.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2009)

ⓒ Imagi Crystal Limited / Tezuka Productions

<정보>

◈ 감독: 데이빗 보워스
◈ 각본: 데이빗 보워스, 티모시 해리스
◈ 음악: 존 오트만
◈ 캐스팅: 프레디 하이모어(아톰), 니콜라스 케이지(텐마 박사), 도널드 서덜랜드(스톤 총리)
◈ 제작: IMAGE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SUMMIT 엔터테인먼트

<소개>

철완 아톰의 영화화는 상당히 오랜 옛날부터 거론되어 왔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1964년 당시 디즈니와 테즈카의 만남에서도 디즈니가 '아톰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인사를 건네기도(물론, 이는 예의상 해본 멘트일 수도 있지만). 1999년부터 거론되던 영화화에 대한 논의는 큰 진전이 없이 지지부진하다가 홍콩의 다국적 제작사인 IMAGI 스튜디오에 의해 보더 적극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IMAGI는 당시 갓챠맨과 함께 아스트로 보이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먼저 영상화가 된 것은 아톰이었다. 
애니메이터 출신의 감독 데이빗 보워스는 이것이 자신의 두번째 연출작이었다. 프레디 하이모어, 니콜라스 케이지, 도널드 서덜랜드, 빌 나이, 사무엘 L 잭슨, 샤를리즈 테론 등 캐스팅은 꽤나 중후한 편. 총 6천5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 작품은 월드와이드 수익이 불과 4천4백만 달러에 그치며 사실상 참패로 막을 내린다. 하는 작품마다 성적이 신통치 않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캐스팅되었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던 아톰의 실패로 IMAGI가 기획하던 또다른 프로젝트인 갓챠맨 역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2010년 1월까지도 IMAGI는 갓챠맨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2010년 2월 결국 파산하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鉄腕アトム (アニメ第1作), Wikipedia Japan
[2] 鉄腕アトム(1963), Tezuka Osamu Official
[3] 철완아톰/애니메이션, 나무위키
[4] 철완 아톰(鉄腕アトム) 1964,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5] ジェッターマルス, Wikipedia Japan
[6] ジェッターマルス, Tezuka Osamu Official
[7] 鉄腕アトム (アニメ第2作), Wikipedia Japan
[8] 鉄腕アトム(1980), Tezuka Osamu Official
[9] アストロボーイ・鉄腕アトム, Wikipedia Japan
[10] ASTROBOY鉄腕アトム, Tezuka Osamu Official
[11]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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