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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스타 스토리 (1989), ファイブスター物語 / Five Star Stories


ⓒ 永野護 · 角川書店


<정보>

◈ 원작: 나가노 마모루(永野護)
◈ 감독: 야마사키 카즈오(やまざきかずお)
◈ 각본: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유키 노부테루(結城信輝)
◈ 메카닉 작감/메카닉 디자인 협력: 모토이기 히로아키(本猪木浩明) / 아키타카 미카(明貴美加)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金子英俊)
◈ 음악/노래: 아사카와 토모유키(朝川朋之) / 나가야마 요코(長山洋子)
◈ 기획/제작: 타미야 타케시(田宮武) /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
◈ 프로듀서: 우에다 마스오(植田益朗)
◈ 제작사: 카도카와 서점, 선라이즈
◈ 저작권: ⓒ 永野護 · 角川書店
◈ 일자: 1989.03.11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이스터, 웨스터, 서전드, 그리고 노오스, 4개의 태양계로 구성된 조커 태양성단에는 현재 수많은 국가들이 난립해 있다. 행성 델타베룬을 지배하는 연합국인 A.K.D(Amateras Kingdom Demesnes),  행성 쥬노의 왕정국가 콜러스, 캘러미티를 지배하는 필모어 제국, 보오스 행성의 연합국가 하스하 연합공화국 등등... 동시에 그곳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인간형 거대 전투병기 모터 헤드와 조종사인 헤드라이너, 그리고 그들의 파트너인 파티마들이 싸움을 펼치는 무대이기도 하다. 파티마, 그것은 인공생명체로서 모터 헤드와 헤드라이너 사이에서 모터 헤드를 보다 더 쉽게 컨트롤하기 위해 태어난 여성형 컴퓨터 안드로이드이다. 그러나 그녀들의 몸 속에는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고, 모습 역시 보통의 여성과 다를 바가 없었다.

성단 최고의 천재 과학자인 크롬 발란셰는 이 때까지 모두 44명의 파티마를 창조해낸 전설적인 파티마 마이트로, 그가 최후에 만들어 낸 세 명의 파티마는 후일 조커 성단의 미래를 좌우할 가공할 힘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아트로포스, 라키시스, 클로소로 알려진 이들 세자매는 운명의 3여신이라 불리웠으며, 이중 둘째인 라키시스는 조커 성단의 창조주이자 A.K.D의 지배자인 아마테라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으니, 그것은 조커 성단 전체에 있어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자 4개의 태양계 전체를 전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할 슬픈 운명의 서막이기도 했다.

때는 성단력 2988년, 역사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극장판 프롤로그 해설 일부 참조)


<소개>

선라이즈의 애니메이터 출신이었던 나가노 마모루가 카도카와 서점의 아니메 잡지 뉴타입을 통해 연재했던 코믹스 '파이브 스타 스토리(Five Star Stories, 이하 FSS)'를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1986년 4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코믹스는 25년이 흐른 2011년 현재 단행본으로 12권까지 발간된 채 여전히 그 완결을 알 수 없는 초장기 연재 작품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그나마 1, 2년 단위로 발간되던 단행본은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3년의 시간이 걸리게 되었고, 2006년 12권이 발간된 이후로는 5년째 연재가 멈춰선 상태로, 이는 워낙 괴팍하고 개성이 강한 원작자도 원작자이지만,(비디오 게임에 빠져 연재가 더디어졌다는 소문도 있다) 수만년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와 수많은 국가, 거기에 수많은 등장인물과 파티마들, 그리고 인간형 병기 모터헤드들에 대해 일일이 세세한 설정과 디테일이 부여되고 있기에 물리적으로도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괴이한 성격의 작가 덕택에 설정이 안드로메다급으로 복잡해진 부분이 있기는 하다)

나가노 마모루가 워커홀릭이라면 모를까, 대개는 이렇게 거대한 설정을 부여한 뒤에는 작가 스스로 그 무게에 짓눌려 연재가 더디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나가노는 FSS 연재 중에 종종 다른 작품들에도 손을 대었으나 대부분은 완결을 보지 못한 채 중단하게 된다.) FFS의 경우는 엄청나게 더딘 연재속도 덕에 몇 년 전의 설정이나 인물들을 나가노 본인도 잊어버린 채 작품을 연재한 뒤 이를 보충하는 별개의 설정을 만들어내기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권당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수는 대하 역사소설이나 김용의 무협소설에 비견될 만큼 많으며, 독자도 독자지만 창조해내는 작가조차 헛갈릴 정도로 많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수많은 인물들에게 일일이 설정을 부여한 작가의 디테일은 혀를 내두를 지경인데, 패션감각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나가노에 의해 창조된 다채로운 코스튬들은 미학적으로도 다른 만화가들의 그것을 상회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하나의 컷에 들어가는 노력 또한 다른 만화에 비해 수 배가 넘는다. 

FSS는 가상의 세계인 조커 성단을 배경으로 하여 이스터, 웨스터, 서전드, 노오스의 4개 태양계에 위치한 수많은 나라들과 각 나라들의 다채로운 등장인물, 그리고 그 중에서도 모터헤드 조종사인 헤드라이너와 그들의 파트너인 여성형 안드로이드 파티마가 이야기의 중심에 서있다. 여성형 안드로이드로 작품의 주요 테마이기도 한 파티마의 경우는 보통의 여성과 다를 바 없는 외모를 갖고 있지만 영원히 늙지 않고 주인인 기사의 파트너로 봉사한다는 점에서 은연중에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로 인해 벌어지는 그녀들의 갈등과 번민을 작품 속에 그리고 있기에 단순히 흥미 위주로 그치지는 않았다.) 작품의 주인공 중 한명인 아마테라스의 경우에는 일본의 신화에 등장하는 최고의 신으로 본 작품에서도 역시 조커 성단의 창조주로 등장하고 있는데, 아마테라스가 원래 여신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FSS의 아마테라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여자로 착각할 미모로 그려지고 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이 캐릭터들이 상당히 길고 슬림한 모델과 같은 체형으로 그려지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나가노의 여성스러운 미학관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나 파티마들의 속옷까지 디자인하고 계셨으니 뭐...)

애니메이터로서 활약하던 시절, 선라이즈의 작품에서 보여준 나가노의 메카닉적 재능은 본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그가 메카닉 디자이너 겸 설정 디자이너로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던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중전기 엘가임(1984)'과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캐릭터는 엘가임에서 모티브를 받은 것으로 보이며, 엘가임의 인간형 병기 헤비메탈(HM)은 FSS의 모터헤드(MH)와 거의 같은 컨셉을 보여주는데, HM과 MH로 양 작품의 인간형 병기의 명칭이 대칭되는 것도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으로 추측된다. 실제 나가노는 엘가임의 펜타고나 월드와 FSS의 조커 성단을 같은 세계관에 묶어서 이야기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로 인해 FSS보다 나중의 시대로서 펜타고나 월드가 등장하며, 이 시기에는 파티마의 제조방법과 같은 구시대의 기술이 많이 사라졌다는 설정이 부여된다. 다만, 더딘 연재 속도로 이러한 계획이 언제쯤 반영될지는 미지수이며, 그나마 연재 중 잦은 설정 추가와 번복으로 원작자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FSS의 세계관이니만큼 앞으로의 방향은 미지수라 하겠다.

엘가임 뿐만이 아니라 엘가임 이후 그가 참여한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서 그가 제출한 메카닉들도 후일 상당수가 FSS에 쓰이게 된다.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그가 그려낸 메카닉들은 너무도 세밀한 디테일을 갖고 있어 당시 기술력으로는 프라모델로서의 상품화가 용이하지 않았고,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제타 건담에서 중도 강판 당하는 사건을 겪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나가노가 제출했던 상당수의 MS 디자인들은 FSS의 모터헤드에 적용되었고, 이 모터헤드들은 후일 상품화가 불가능할 것 같던 프라모델로 등장하여 놀라운 디테일을 선보이기도 한다. 작품의 이야기적 완성도를 차치하고서라도, 캐릭터와 코스튬, 메카닉 등 작품 전반에 걸쳐 나가노가 보여준 치밀한 디테일과 설정은 범인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 하겠다.

카도카와의 만화잡지 뉴타입 부록 FSS 극장판 100% 콜렉션. ⓒ 角川書店

극장 아니메는 FSS의 단행본 1권에서 2권까지의 이야기인 '운명의 3여신 파트1, 라키시스'를 기본으로 66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중편 아니메로 제작되었다. 감독은 애니메이터 출신으로 '시끌별 녀석들 3 Remember My Love(1985)', '시끌별 녀석들 4 Rum the Forever(1986)' 등을 통해 연출파트로 자리를 옮긴 야마자키 카즈오가 맡았다. 유키 노부테루가 맡은 캐릭터는 나가노의 독특한 캐릭터를 극장 아니메라는 성격에 맞게 변주한 최고의 선택으로, 유키 특유의 미적감각이 더해지면서 다소 괴기스러운 나가노의 캐릭터들은 보다 더 매력적인 생명력을 부여받기에 이른다.

카도카와 극장 아니메답게 하이 퀄리티의 영상미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특히 라스트 클라이막스에 등장하는 성단 최강의 모터헤드 나이트 오브 골드의 등장씬은 본작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하는 씬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방대한 설정과 수습이 불가능한 원작의 성격상 극장 아니메는 애초부터 많은 것을 담으려 하지 않고 초반부의 이야기만을 갖고 작품을 구성하게 되는데, 그 결과 원작의 스토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점에서는 비약이 심하지 않은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아무래도 서장에 불과한 초반부의 스토리가 극적인 효과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한계 역시 가지고 있었다.



<참고 사이트>

[1] ファイブスター物語, Wikipedia Japan
[2] ファイブスター物語 (ストーリーズ) (1989), allcinema.net
[3] 파이브 스타 스토리,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永野護 · 角川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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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편과 성상편의 후루하시 카즈히로가 연출하는 또 한편의 사무라이 드라마

ⓒ 和月伸宏/集英社・Fuji TV・ANIPLEX


츠키 노부히로의 대표작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코믹스 '바람의 검심'의 신작 OVA가 올 2011년 겨울 다시 한 번 아니메 팬들을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시리즈의 부제는 신교토편. 원작의 교토편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의미인 듯 싶은데요. 원작의 교토편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악역의 대명사 시시오 마코토와 그 휘하의 절세고수 집단인 십본도와 벌이는 사투가 이번 신작의 메인 테마가 되겠습니다.

☞ 바람의 검심, 신교토편 웹 페이지 (보러가기)

이번 신작은 '바람의 검심, 추억편(1999)'과 '바람의 검심, 성상편(2001)'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해석을 보여주었던 후루하시 카즈히로(古橋一浩)가 감독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현재 후루하시 감독은 '기동전사 건담 UC(2010)'로도 맹활약 중인데요. 1년에 두 편 정도 출시되는 건담 UC의 스케줄 덕분에 이번 켄신의 신작에 참여할 여유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억편에서 보여준 그의 드라마 중심의 구조를 좋게 보고 있기에 감독은 더없이 적합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후루하시 감독은 추억편 외에도 '빙쵸탄(2006)', '슈발리에(2006)', 'RD 잠뇌조사실(2008)' 등에서도 완성도 높은 연출력을 보여왔었죠. 무엇보다 트렌드에 영합하지 않는 뚝심있는 전개로 인해 이번 신작 OVA도 재미와는 상관없이 분명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보여주리라 기대됩니다.

시리즈 구성은 '트루 티어즈(2008)', '토라도라(2008)', 'CANAAN(2009)' 등으로 잘 알려진 오카다 마리(岡田麿里). 멜로 드라마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준 그녀가 어떤 형태로 켄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할지도 포인트가 되겠군요. '바질리스크, 코우카인법첩(2005)'이나 'Fate/Stay Night(2006)' 등에서 각본 작업을 한 경험이 있기에 이들 작품을 떠올리면서 비교해보는 것도 어떨까 싶군요. 캐릭터 디자인은 하기와라 히로미츠(萩原弘光)로, '세인트 비스트 ~수천의 낮과 밤~(2005)' OVA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기 전까지는 원화와 에피소드 작화감독을 주로 맡아온 인물입니다. TV 시리즈나 OVA와는 어떻게 다른 비주얼을 보여줄지도 궁금하군요. 제작 스튜디오는 TV 시리즈와 추억편, 성상편 등을 제작해온 스튜디오 딘이 맡았으며, 기획과 제작은 ANIPLEX가 맡았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신작의 한 컷으로 추정되는 스틸샷. ⓒ 和月伸宏/集英社・Fuji TV・ANIPLEX

신작은 일단 전편과 후편의 2부작 OVA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생각보다는 러닝타임이 길지 않기에 과연 교토편을 어떻게 각색해내어 두편에 알맞은 이야기로 보여줄지가 관건이겠군요. 전편이 2011년 12월 극장에서 선행공개된 다음, DVD와 블루레이로 출시가 될 예정이구요. 원작에서 닌자조직 어정번중의 일원인 소녀닌자 마키마치 미사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고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신작의 것으로 추정되는 스틸샷이 하나 올라와 있어 포스팅에 삽입해 보았습니다. 앞선 시리즈에 비해 좀 더 미형으로 디자인된 신작이 과연 진지한 드라마를 보여주는 감독과 만나 어떤 형태의 결과를 보여줄까 기대해 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和月伸宏/集英社・Fuji TV・ANIPLEX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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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아이 고쿠 (1989), Midnight Eye ゴクウ


ⓒ 寺沢武一 · A-GIRL


<정보>

◈ 원작: 테라사와 부이치(寺沢武一)
◈ 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테라사와 부이치-1부, 나카니시 류조(中西隆三)-1,2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1부, 하마사키 히로츠구(浜崎博嗣)-1,2부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오카무라 텐사이(岡村天斎)-1부,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2부
◈ 미술감독/배경: 야마카와 아키라(山川晃)-1부, 오제키 리쿠오(小関睦夫)-2부 /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노래: 타케가와 유키히데(タケカワ ユキヒデ), KAZZ TOYAMA / 카츠라기 유키(葛城ユキ)
◈ 제작: 도에이 비디오-1,2부, 스코라/테라사와 프로덕션-2부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寺沢武一 · MADHOUSE
◈ 일자: 1989.01.27, 1989.12.22
◈ 장르: SF, 성인, 액션
◈ 구분/등급: OVA (2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 (NC-17)


<시놉시스>

서기 2014년의 도쿄시티. 두번의 대지진을 겪은 도쿄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 하이테크놀로지의 도시로 재탄생하였다. 전직경찰 출신인 후린지 고쿠는 이 도시의 뒷세계에서는 제법 유명한 사립탐정. 하지만, 근래 들어 고쿠의 경찰시절 동료들이 하나둘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부분 자살로 잠정 결론이 나지만 고쿠는 이를 믿지 않고 나름의 수사를 계속하려 한다. 고쿠는 예전 동료인 여형사 야부키 요코를 찾아 동료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물어보고 그들이 모두 하쿠류 겐지라는 무기 상인과 얽혀 있음을 알게 된다. 

함께 하쿠류 겐지 소유의 빌딩으로 향하던 고쿠와 요코는 감시를 서고 있던 두명의 형사가 투신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이제 겐지 수사팀에는 요코만이 유일한 생존자, 동료들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고쿠는 겐지의 빌딩에 직접 잠입을 시도하는데...


<소개>

'우주해적 코브라'를 집필한 만화가 테라사와 부이치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코믹스는 1987년부터 '코믹버거(現 코믹버즈)'를 통해 연재되었으며, 단행본으로는 단 4권만 발간되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신의 눈'이라 불리는 초소형 컴퓨터를 왼쪽에 눈에 장착한 사립탐정 고쿠를 주인공으로 한 하드보일드 액션물인데, 테라사와의 출세작 코브라와 비교하여 전반적으로 비슷한 취향의 작품이지만 묘사나 표현이 이전보다 더 성인취향에 맞게 조정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시리어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하겠다. 주인공의 이름이 고쿠(한국어로는 오공)인 것은 그가 사용하는 무기가 여의봉처럼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애초에 손오공을 모티브로 해서인지 헤어스타일에서도 어딘지 모르게 원숭이의 머리모양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테라사와 본인이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테즈카 오사무의 제자였기 때문일까. 테즈카의 직계제자인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코브라에 이어 고쿠는 테즈카의 또다른 제자 린 타로의 제자이기도 한 카와지리 요시아키와 매드하우스가 제작을 맡는다. 서양 SF적인 뉘앙스를 가진 코브라를 일본적인 아니메라마 스타일로 재해석했던 데자키 오사무와 달리, 카와지리는 테라사와의 서구적인 센스를 가져와 자신의 B급 컬트 액션 스타일과 접목시킨다. 이미 '요수도시(1987)'와 '마계도시(1988)' 등을 통해 보여주었던 카와지리 만의 독특한 감각이 개인적으로는 데자키-테라사와의 조합보다는 더 나은 듯한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쿠는 그렇게 걸출한 작품은 아니다. 다만, OVA로서 그리고 B급 하드보일드 액션물로서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 寺沢武一 · A-GIRL

본작의 캐릭터 디자인에는 카와지리 외에도 하마사키 히로츠구가 참여하는데, 타츠노코 출신으로 87년에 매드하우스로 자리를 옮긴 그는 마계도시 원화로 카와지리와 인연을 쌓은 뒤 바로 고쿠에서부터 카와지리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올라서게 되며, 카와지리의 차기작 '사이버시티 OEDO 808(1990)', '철완 BIRDY(1996)', '뱀파이어 헌터 D(2001)' 등에서도 활약하게 된다. 캐릭터 디자인보다는 메카닉 디자인 쪽의 스탭들이 더 놀라운데, 우선 1부의 메카닉 디자인과 작화를 책임진 오카무라 텐사이는 후일 '울프스 레인(2003)', '흑의 계약자(2007, 2009)' 등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탑 클래스 연출가로 성장하게 되며, 2부에서 메카닉을 맡게 되는 사노 히로토시는 '기동전사 건담 0083(1991)', '기동무투전 G건담(1994)',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 '라제폰(2002)' 등에서 멋진 그림을 선보이는 일류 작화가로 대성하게 된다. 이외에도 모리모토 코지나 오가 카즈오와 같은 초특급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하여 기대 이상의 탄탄한 작화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원작의 느낌에 비교적 충실하게 재현하려 했는지 앞선 두 작품에서 보여졌던 카와지리 감독만의 하드고어한 느낌은 다소 완화된 느낌으로, 완성도나 재미는 평균 이상의 작품이다. 특히, 눈에 장착된 초소형 컴퓨터로 모든 자료를 수집, 검색, 판독한다든지, 컴퓨터로 동작하나는 전세계의 모든 전자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CPU와 운영체제,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장착되는 요즘의 세상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는 점에서 설정은 다소 황당하더라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코브라가 스타워즈적인 느낌이었다면, 본 작품은 007에 가까운 모양새라고 할 수 있을 듯.


<참고 사이트>

[1] ゴクウ, Wikipedia Japan
[2] MIDNIGHT EYE ゴクウ(1989), allcinema.net
[3] MIDNIGHT EYE ゴクウ II(1989), allcinema.ne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寺沢武一 · MADHOU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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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외전, 우리가 정복하는 것은 별의 대해 (1988),
銀河英雄伝説外伝, わが征くは星の大海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원작: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
◈ 감독/연출: 이시구로 노보루(石黒昇) / 사카이 아키오(さかいあきお)
◈ 각본: 슈도 타케시(首藤剛志)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오쿠다 마츠리(奥田万つ里)
◈ 메카닉 디자인: 카토 나오유키(加藤直之), 스튜디오 누에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金子英俊)
◈ 제작/프로듀서: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타카 히데노리(多賀英典) / 타하라 마사토시(田原正利) 外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88.02.06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서기 2801년, 태양계 제3행성인 지구로부터 알데바란계 제2행성 테오리아로 무대를 옮겨 은하연방을 설립한 인류는 그해를 우주력 1년으로 삼아 우주로의 영토 확장을 개시한다. 아공간 도약항법과 중력제어라는 기술을 손에 넣은 인류는 끝없이 우주로 진출하였고 때는 바야흐로 인류 최고의 번성시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이백여년 동안 번성을 거듭하던 인류는 어느 순간 극심한 피로와 권태에 빠지게 된다. 과학기술은 정체되고 개발은 중지되었으며, 인류의 생활은 퇴폐와 향락에 찌들게 된다. 그리고 오랜 세월 인류의 정치이념이던 민주 공화주의가 타락할 즈음, 한 사나이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니 그가 바로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었다.

뛰어난 군인으로 혁혁한 무훈을 세우며 국민들의 인기를 얻게 된 그는 약관 28세의 나이에 정계로 진출, 정치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선보이며 국민들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거침없이 정상을 향하던 그는 결국 우주력 310년 은하제국을 설립하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이것이 바로 은하제국의 시작이자 제국력 1년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루돌프가 보여준 달콤한 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강력한 독재정권을 수립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열악 유전자 배재법'이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법을 수립, 사회적 약자들과 장애인들을 사회에서 배재시키기 시작한다. 마침내 골덴바움 왕조의 공포정치가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골덴바움 왕조의 피도 눈물도 없는 탄압이 계속되던 제국력 164년, 알타이 성계에 유배되었던 공화주의자들은 알레 하이네센의 인도 하에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제국의 감시를 벗어나 길고 긴 여정에 오른다.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여정 끝에 이들이 당도한 곳은 제국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바라아트 항성계. 제국력 218년, 우주력 527년 마침내 은하제국의 철권통치에 반대하는 이들의 새로운 민주 공화국이 우주에 탄생하니 이것이 바로 자유행성동맹이다.

그로부터 수세기 뒤인 우주력 8세기말, 제국력 5세기말,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던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하니 은하제국 몰락귀족 가문 출신으로 전쟁의 천재라 불리는 라인하르트 폰 뮤젤과 자유행성동맹의 젊은 장교로 후일 (전쟁의) 마술사로 불리게 되는 지략가 얀 웬리라는 두 젊은이들의 등장이 그것이었다. 이들의 등장과 함께 은하계의 역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소개>

타나카 요시키의 SF 소설로서 일본 SF 문학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인 장편소설 '은하영웅전설(1981, 이하 은영전)'을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원작소설은 라이트노벨이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고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지만 장중한 서사와 대하소설을 방불케 하는 스케일은 라이트노벨의 범주를 넘어서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만 총 1500만부라는 누적 판매고를 올렸으며, 흡사 역사소설을 연상시키는 듯한 장중한 문체, 가상의 인물들의 모략과 권모술수, 삼국지를 연상시키는 천재 전략가들의 지략과 전술은 놀라운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텍스트의 묘사만으로도 살아 숨쉬는 매력을 선보인 금발의 천재 전략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불패의 마술사라 불리는 희대의 전략가 얀 웬리, 제국의 쌍벽 볼프강 미터마이어와 오스카 폰 로이엔탈, 장미기사단의 바람둥이 연대장 발터 폰 센코프와 격추왕 올리비에 포플란 등 다양한 캐릭터들은 영상 미디어를 능가하는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 시점에서야 전설적인 작품으로 회자되고는 하지만, 출간 초기만 하더라도 은영전의 인기는 미미한 편이었으며, 은영전보다 앞서 도쿠마 서점에서 발간되었던 타나카 요시키의 단편작 '백야의 조종(1981)'이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두었기에 애초에 은영전 시리즈는 3부작에서 그칠 운명이었다. 허나 3편인 사복편에 이르러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은영전은 이후로 초고속 인기행진을 거듭하게 되며, 소설 외에도 코믹스, 연극, 컴퓨터 게임, 보드게임, 파칭코 등으로 미디어 믹스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중 미치하라 카츠미(道原かつみ)의 코믹스는 1986년 외전 황금의 날개 편이 단편으로 등장한 이후 1990년부터 본편이 연재되었으나 2000년 11권을 끝으로 더이상 연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미치하라가 그려낸 순정만화 풍의 작화 스타일은 장중한 대하소설 스타일의 본작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라인하르트나 키르하아이스, 로이엔탈 같은 제국의 청년장교들을 순정만화 풍의 캐릭터로 재해석한 것은 오히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미치하라 카츠미는 외전편에서 삽화 일러스트를 맡기도 했으며, 2011년 하반기에 국내에서 출간 예정인 은영전 완전판에는 이 미치하라의 일러스트가 삽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치하라의 일러스트가 삽입되는 것으로 보아 완전판은 2000~2002년에 일본에서 발간된 도쿠마 듀얼문고 판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성공한 SF 소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은영전은 SF 소설로서는 SF적인 요소가 몹시 부족한 작품이기도 하다. 대규모의 함대전을 제외한 인류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은 20세기의 것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으며, 전투에서조차 최첨단 무기없이 전투용 도끼를 들고 유혈이 낭자한 전투를 벌이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미래라는 배경을 가져왔으되 SF적인 요소는 많이 빈약한 셈이다.(혹자가 말했듯이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장대한 역사소설의 형식을 빌려 후대의 역사가들이 이를 재조명하는 형태의 해설을 취하고 있지만, 그 역사적 사건들이 일부 주요 인물들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역시 작품의 한계로 볼 수 있다. 특히, 민주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행성동맹의 경우는 정치적인 부패가 극심했음을 감안해도 언론이나 지식인, 대중들의 역할이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미한데, 이렇게 사회 전체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정치적 사회적 수준이 낮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라는 점에서 몇세기 후의 세상이라고 보기에는 어폐가 있다. 

은하제국의 경우도 뛰어난 인재들에 의한 엘리트주의나 선민주의를 연상시키는 등, 어찌보면 이 작품은 극적인 전개를 위해 현실적인 설정을 일부 무시했거나 반영할 여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얀 웬리와 라인하르트를 위시한 주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매력적인 함대전과 전술은 멋진 묘사와 흡입력있는 전개로 이러한 작품의 맹점을 보상하고 남을 정도의 재미와 흥미를 보여주었다. 결국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들의 대서사극이라는 점에서 은영전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매력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보여준 이 작품은 87년 11월 마지막 10권이 출간된지 약 3개월 만에 극장용 아니메로 첫 영상화를 선보이게 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작품이 완결되기 전에 아니메 제작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작을 맡은 도쿠마 서점은 이미 스튜디오 지브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었지만, 본작의 아니메화는 지브리가 아닌 키티 필름이 맡게 된다. 감독은 '우주전함 야마토 시리즈'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1984)', '메가존 23 파트1(1985)' 등 장대한 SF 어드벤쳐 작품을 연출해온 이시구로 노보루가 맡았으며, 각본은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나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1982)' 등 인상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슈도 타케시가 집필하여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슈도 타케시의 아이디어에 의해 함대전에 사용된 모리스 라벨의 발레곡 볼레로는 대규모 전쟁인 우주함대전과 기이한 앙상블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다수의 클래식 곡이 후속편의 BGM으로 쓰여 중후한 작품의 이미지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극장판의 내용은 86년 발행된 은영전 외전 1권 별들의 정복자 후반부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제4차 티아매트 회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이 전투에서의 공적으로 라인하르트는 뮤젤이라는 성을 버리고 로엔그람이라는 성을 하사받게 된다.


은하영웅전설 (1988), 銀河英雄伝説 / Legend of the Galactic Heroes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총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연출: 이시구로 노보루, 사카이 아키오, 키요즈미 노리후미(清積紀文), 토미자와 카즈오(冨沢和雄) 外
◈ 시리즈 구성: 카와나카 시마오(河中志摩夫)
◈ 각본: 슈도 타케시, 야나가와 시게루(柳川茂),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外
◈ 캐릭터 원안/디자인: 오쿠다 마츠리,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카와모리 요시노리(兼森義則) / 모토키 히사히루(本木久洋)
◈ 총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清水恵蔵)
◈ 메카닉 디자인/총 메카작화감독: 카토 나오유키 / 키요즈미 노리후미
◈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
◈ 음악/노래: 카자토 신스케(風戸慎介) / 먼데이 미치루-1,2기, LISA-3기, 콘노 히토미(こんのひとみ)-4기
◈ 제작/프로듀서: 야마시타 타츠미, 타카 히데노리 / 타하라 마사토시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TV 도쿄,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88.12 ~ 1997.03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110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88년 2월에 개봉한 극장 아니메는 사실 이 본편을 위한 일종의 프로토 타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극장 아니메가 개봉된지 10개월 뒤인 88년 12월 마침내 은영전의 본편의 내용을 영상으로 담아낸 '은하영웅전설(1988)' OVA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OVA임에도 불구하고 편수는 무려 110편으로 8쿨의 길이에 해당하는 실로 방대한 러닝타임을 자랑하고 있다. 방대한 러닝타임만큼이나 이례적인 판매방식도 눈에 띄었는데, OVA 제1기의 경우, 제1기를 전편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1회가 담긴 VHS 비디오를 1주일마다 배달해주는 방식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1] 참조) OVA를 마치 TV 아니메처럼 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낸 셈이다. 1기가 VHS로 모두 릴리즈된 이후에는 심야방송을 통해 TV 전파를 타게 된다.

엄청난 성우진도 화제거리였다. 특히,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본작에서 대부분을 1인 1역으로 진행하면서 은영전에 출연하는 성우는 통상의 성우진을 가볍게 능가하는 규모로 커졌으며, 이로 인해 거물급 성우들이 대거 참여하여 항간에는 '은하성우전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다만, 은영전에서 여자 캐릭터의 비중은 안네로제와 프레데리커, 힐더와 제시카 에드워즈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전체적으로는 남자 성우의 비중의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적으로 OVA는 원작의 설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일부 설정의 변화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원작의 모든 에피소드가 잘 반영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마치 대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중후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OVA라는 매체의 한계상 TV 시리즈에 비해 투입되는 예산이 부족했던 이유 등으로, 상당수의 씬을 하청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작품의 작화수준은 평균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후일 신작화와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출시된 DVD와 블루레이는 기존의 작품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작화수준이 나아졌다고 전해지고 있다.([7] 참조)


은하영웅전설외전, 황금의 날개 (1992)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코이데 카즈미(小出一巳)
◈ 스토리보드: 타키자와 토시후미(滝沢敏文)
◈ 캐릭터 원안/디자인, 작화감독: 미치하라 카츠미 / 이케다 유우지(池田裕治)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타카하시 히데키(高橋英樹)
◈ 미술감독: 이시가키 츠토무(石垣努)
◈ 음악/노래: 하세가와 토모키(長谷川智樹) / 마츠다 히로유키(松田博幸)
◈ 제작: 야마시타 타츠미, 이지치 케이(伊地智啓)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2.12.12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은영전의 두번째 극장판. OVA 2기가 종료되고 3기가 시작하기 전의 시점에 개봉되었다. OVA로 출시되었다가 다시 극장에 걸린 케이스로, 미치하라 카츠미가 86년에 연재했던 단편만화 황금의 날개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이로 인해 미치하라 카츠미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작화가 이루어지면서 기존의 OVA와는 위화감이 생겼고, 성우 역시도 기존의 OVA와는 전혀 다른 성우들을 기용하여 전반적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의 유년시절을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제5차 이젤론 공방전이 주요 사건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라인하르트의 모친의 죽음이나 누나인 안네로제의 입궁과 같은 라인하르트의 유년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에피소드들이 이야기 되고 있다. 이 황금의 날개편은 후일 도쿠마 듀얼문고판에서 외전 1권으로, 다른 단편들과 묶여서 발간된다.


은하영웅전설외전, 새로운 싸움의 서곡 (1993)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캐릭터 원안/디자인, 작화감독: 오쿠다 마츠리 外 / 이케다 유우지
◈ 메카닉 작화감독: 타카하시 히데키
◈ 미술감독: 타니무라 신이치(谷村心一)
◈ 제작: 야마시타 타츠미, 이나미 무네타카(稲見宗孝)
◈ 제작사: 키티 필름, 도쿠마 서점, 도쿠마 커뮤니케이션즈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3.12.18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소설에서 최초의 함대전이자 라인하르트와 얀 웬리가 처음으로 서로를 인식하게 되는 아스타테 성역 회전을 그린 극장 아니메. 이미 OVA 1기에서 다루어진 내용이지만, 극장 아니메를 위해 다시 리메이크 되었다. 앞선 두 편의 극장판이 모두 60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반쪽 자리 극장 아니메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면 본작은 90분이라는 제대로 된 러닝타임을 갖고 본격적인 의도로 제작된 극장 아니메라 할 수 있다.


은하영웅전설외전 1기 (1998)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백은의 계곡 (1998, 4화)
    연출: 니시야마 아키히코(西山明樹彦) 外 
    레이아웃·콘티: 시미즈 케이조 外 
    작화감독: 치노 쿄코(茅野京子) 外 
    메카 작화감독: 니시무라 사토시(西村 聡)
◈ 아침의 꿈, 밤의 노래 (1998, 4화)
    연출: 오카지마 쿠니토시(岡嶋国敏) 外 
    콘티: 토노카츠 히데키(殿勝秀樹) 外
    작화감독: 다니구치 모리야스(谷口守泰)
◈ 오명 (1998, 4화)
    연출·작화감독: 이마이즈미 켄이치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 천억의 별, 천억의 빛 (1998, 12화)
    레이아웃·콘티: 시미즈 케이조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작화감독: 치노 쿄코, 이마이즈미 켄이치 外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제작사: 키티 필름, 매직버스, 샤프트,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8.02 ~ 1988.?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24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110화의 OVA가 종결된 뒤에는 외전의 스토리를 아니메로 제작한 외전 OVA가 곧이어 등장하게 된다. 외전 역시 52화라는 장대한 러닝타임을 갖고 있으며, 편의상 1기와 2기로 나뉘어 지게 된다. 1기는 '백은의 계곡', '아침의 밤, 꿈의 노래', '오명', '천억의 별, 천억의 빛'의 4장 24화로 구성되어 있다. OVA 1기는 모두 은하제국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네 개의 장이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 있지는 않다.


은하영웅전설외전 2기 (1999)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정보>

◈ 나선미궁 (1999, 14화)
    연출: 우에노 후미히로(上野史博) 外
    콘티·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外
◈ 폭도 (2000, 4화)
    연출: 이마이즈미 켄이치(今泉賢一)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결투자 (2000, 4화)
    연출: 우에노 후미히로 外
    콘티: 타이츄 세이키(大宙征基)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탈환자 (2000, 4화)
    연출: 이마이즈미 켄이치 外
    콘티: 이시구로 노보루 外
    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이마이즈미 켄이치
◈ 제3차 티아매트 회전 (2000, 2화)
    연출: 오카지마 쿠니토시 外
    콘티: 우에노 후미히로 外
    총작화감독: 시미즈 케이조
◈ 각본: 카와나카 시마오
◈ 제작사: 키티필름, 매직버스, 아트랜드
◈ 저작권: ⓒ 田中芳樹・徳間書店・徳間ジャパン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らいとすたっ ふ・サントリ
◈ 일자: 1999.12 ~ 2000.7
◈ 장르: SF, 드라마, 전쟁
◈ 구분/등급: OVA(28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외전 2기는 '나선미궁', '폭도', '결투자', '탈환자', '제3차 티아매트 회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선미궁만 얀 웬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나머지 장은 모두 라인하르트의 이야기이다. 전반적으로 OVA 외전은 라인하르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며, '율리안의 이젤론 일기'를 비롯한 자유행성동맹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아니메로 제작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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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스킨 패닉 매독스-01 (1988),
メタル スキン パニック MADOX-01 / Metal Skin Panic MADOX-01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정보>

◈ 원안/감독: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
◈ 기술고문: 니시모리 아키요시(西森明良)
◈ 캐릭터 디자인: 타무라 히데키(田村英樹)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야마네 키미토시(山根公利)
◈ 작화감독: 고다 히로아키(合田浩章)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음악: 야지마 켄(矢島賢)
◈ 기획: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제작사: 아트믹, AIC, 창영신사, 포니캐년
◈ 저작권: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 일자: 1988.12.16
◈ 장르: SF, 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시놉시스>

시가전 및 대 테러전을 상정하여 개발된 자위대의 인간형 기동병기 마독스-01. 각국의 군사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벌인 데몬스트레이션에서 최신형 전차 3대를 상대로 압도적인 전투력을 선보여 관계자들을 놀래키게 된다. 더군다나 마독스를 조종한 이는 이 병기의 소프트웨어 개발담당이기도 한 여성 개발자 카스모토 에리코. 하지만 데모전투에서 마독스에게 굴욕을 당한 전차 시뮬레이션 담당자 킬고어 중위는 마독스에게 필요 이상의 적개심을 품게 된다.

한편, 데몬스트레이션이 끝나고 마독스를 이송중이던 자위대 트럭이 앞서 달리던 승용차의 운전부주의로 그만 고가도로에서 큰 사고를 내고 만다. 커다란 폭발과 함께 마독스가 실린 컨테이너가 그만 고가 도로 아래에 주차되어 있던 카센터 트럭에 떨어지고 만다. 카센터 직원인 오노세는 난생 처음보는 이 컨테이너를 같은 카센터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메카닉 마니아 코지에게 알리고, 뭔가 재미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직감한 코지는 마독스의 컨테이너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게 되는데...


<소개>

아라마키 신지의 첫번째 감독 데뷔작. 아라마키 메카닉의 특징 중 하나인 파워드 슈츠(Powered Suits) 혹은 웨어러블 아머(Wearable Armor)를 소재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보여준 단편 OVA이다. 제작은 변함없이 스즈키 토시미치와 그가 설립한 스튜디오 아트믹이 맡았으며, 아라마키와 같은 아트믹 출신으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의 메카닉 디자인으로 후일 유명세를 떨치는 야마네 키미토시가 가세하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카나메 프로덕션 출신으로 카나다 요시노리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타무라 히데키가 맡고 있다.

오프닝부터 펼쳐지는 놀라운 디테일의 메카닉 연출씬은 도저히 80년대 작품이라고는 믿기기 힘든 디테일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 병기를 연상시키는 파워드 슈츠의 멋진 디자인과 함께 쇼크업소버, 모터 팬, 조종레버, 보행기구와 같은 각부의 세밀한 묘사는 지금 봐도 놀랍기 그지 없는데, 수작업 셀 애니메이션으로 이 정도의 디테일을 표현해낸 인트로 씬 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어느 정도 입증되지 않나 싶다. 하드한 메카닉 디테일은 아라마키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으로, 메카닉 마니아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이야기는 세심한 메카닉 디테일에 비하여 단순한 편이다. 자위대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인간형 병기인 마독스가 우연한 사고로 대학생 코지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유학을 떠나는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앞둔 코지는 실수로 마독스에 탑승한 뒤 빠져나오지 못한 체 무작정 마독스를 타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게 된다. 여기에 마독스를 되찾기 위한 자위대와 미군의 추적이 그를 압박하고, 마독스에게 당한 패배를 앙갚음 하려는 전쟁광 킬고어 중위와의 긴장감 넘치는 시가전이 벌어지게 된다. 40분이 채 안되는 러닝타임 속에서 이야기는 그럭저럭 준수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메카닉 디테일에 치중한 작품이다보니 드라마적 매력은 약하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별다른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며, 마독스의 멋진 메카닉 연출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강조하여 이야기 할만한 부분도 없다. 이는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아라마키 작품의 공통된 특색이기도.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OVA의 인기 코드가 대입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히로인의 역할이 약하고, 타무라 히데키의 캐릭터가 너무 특징이 도드라져 결과적으로 둘의 조합에서도 그다지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라스트에서 벌어지는 NSR 빌딩 내에서 킬고어와의 사투는 마치 3개월 전에 먼저 개봉되어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존 맥티어난 감독,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 1(1988)'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 アートミック · 創映新社 · ポニーキャニオ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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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필름 · 오돌또기


<스탭>

◈ 감독: 오성윤
◈ 원작: 황선미
◈ 제작: 명필름, 오돌또기


<시놉시스> 

양계장 속에 갇혀 사는 암탉 잎싹. 양계장 밖 마당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며 스스로 알을 품어 병아리를 낳고 싶었던 잎싹은 양계장을 빠져나오기 위해 며칠동안 굶고 탈진상태가 되어 혼절한다. 잎싹이 죽었다고 생각한 양계장 주인은 그녀를 밖으로 내다 버리고 때마침 먹이를 찾던 족제비에게 발견되어 위기에 처한 찰나, 한 청둥오리의 도움으로 잎싹은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마당으로 돌아온 잎싹이었으나 돌아오는 것은 수탉과 오리들의 차가운 냉대뿐. 결국 잎싹은 양계장을 떠나 야생에서의 생활을 결심하게 된다.

낙관적인 잎싹이었지만 숲에서의 생활은 양계장에서 자라온 암탉에게는 막막하기만 했다. 얼마전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청둥오리(잎싹은 그를 나그네라 부른다)의 도움으로 잎싹은 숲의 리빙 컨설턴트 수달(잎싹은 달수라 부른다)을 만나 거처를 얻게 되고, 나그네는 근처에서 자신의 부인과 신방을 차리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평화로운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그네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둥지를 습격한 족제비에 의해 나그네의 부인이 끌려가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족제비에게 끌려가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나그네는 필사적으로 쫓아가지만, 예전에 한쪽 날개가 부러진 그는 결국 그녀를 구하지 못한 채 오열하고 만다.

족제비가 어지럽힌 나그네의 신방. 잎싹은 그 둥지 속에서 오리알을 발견하고 알을 정성스레 품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녀의 평생의 소원이기도 했었는데... 과연, 잎싹은 청둥오리의 알을 잘 품어낼 수 있을까.


반세기 한국 만화영화사를 다시 쓸지도 모를 대작 애니메이션

8월 6일 현재 누적관객 78만명을 넘어선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은 이제 한국 만화영화의 역사를 새로이 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길고 긴 어둠의 터널, 만화영화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지 않았던 크리에이터들의 땀과 눈물이 과연 마당을 나온 암탉을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겠습니다만, 적어도 이 작품을 통해 한국 만화영화의 수준이 더 이상 2류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증명해준 것 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확신합니다.

40년 가까이 만화영화를 사랑하고 미국와 일본의 걸작 만화영화를 부러워하면서 보아온 엘로스에게도, 마당을 나온 암탉은 분명 기대 이상의 완성도였고, 외국의 탑 클래스 애니메이션과 비교했을 때도 손색이 없는 경쟁력을 갖춘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한 작화적 완성도를 벗어나 6년의 시간이 걸린(어쩌면 여기에는 피치 못할 지연요소도 있었겠지만) 치밀한 프리 프로덕션, 배경이 된 우포 늪에 대한 철저한 사전답사, 선녹음 후작화의 프리스코어링 방식, 이미 검증된 베스트 셀러를 기반으로 한 완성도 높은 각색, 아름다운 음악과 주연 연기자들의 맛깔나는 연기력(물론, 이 부분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등 본 작품은 단순히 재미있고 그림 좋은 만화영화를 벗어나 제작단계에서부터 한국 만화영화의 일보전진을 향한 의미있는 시도들이 행해졌다 하겠습니다.

비디오 레인져 007(1984)’이라는 희대의 셀 도용작을 극장에서 관람한 뒤 한국 극장 만화영화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지 어언 27년 만에 처음으로 극장의 스크린을 통해서 만나게 된 이 한국 만화영화는 실로 그간의 아쉬움과 무관심을 모두 만회시킬 만큼의 역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라스트에서 힘차게 하늘을 나는 청둥오리 초록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눈부신 조화, 선녹음 후작화의 유려한 움직임

프닝부터 시작되는 유려한 수채화 풍의 배경은 이 작품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단초입니다. 동화가 원작인 이 작품은 실로 동화속의 모습을 그대로 동영상으로 옮긴 듯 서정적이고 포근합니다. CG 애니메이션과 비교하여 다소 두루뭉실한 수채화의 느낌은 CG 처리된 선명한 동물 캐릭터들로 인해 조화를 이룹니다. 부드러운 배경과 선명한 캐릭터의 조합은 확실히 이 작품을 일본의 아니메나 북미의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한국 만화영화만의 독특함으로 승화시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비주얼은 대중적이라기보다는 다소 마니악한 축에 속합니다만, 대중성에 대한 고려도 어느 정도 고민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주연급 동물 캐릭터들의 경우 캐릭터 상품화 했을 때도 나름의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대중성을 고려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을까요.

선작화 후녹음으로 제작된 일본 아니메의 영향을 받아온 그동안의 한국 만화영화와는 달리, 마당을 나온 암탉은 전통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제작방식인 선녹음 후작화 방식, 즉 프리스코어링 제작기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제작비와 제작 일정 등 제작 전반의 리소스 투입 비용은 상승했겠지만 비디오와 오디오의 조화는 매우 뛰어나며, 이것이 작품의 품격을 높였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겁니다. 여기에 잎싹이나 나그네, 초록, 달수 등 주요 캐릭터들은 목소리 연기를 맡은 문소리, 최민식, 유승호, 박철민의 모습을 감안하여 디자인하였기에 더더욱 감정이입이 훌륭합니다. 많은 관객들이 극중 동물 캐릭터와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과의 유사함을 느끼셨던 것은 이 때문일 겁니다.

전반적으로 북미의 풀 프레임 애니메이션 기법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군데군데 일본 리미티드 아니메의 기법 또한 절묘하게 녹아져 있습니다. 공식 블로그에서 언급한 투과광 기법은 테즈카 오사무의 제자로 리미티드 아니메 기법에 있어서 입신의 경지에 오른 린 타로 감독이 즐겨 사용하던 연출 기법이구요. 하모니 기법의 경우도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역시 테즈카 오사무의 제자로 린 타로 감독과 같이 리미티드 아니메의 스타일리스트로 불리웠던 故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 즐겨 사용하던 연출기법입니다. 이 기법은 클라이막스에서 펼쳐지는 청둥오리들의 레이스 씬 중 결승점을 향한 두 오리의 긴박감 넘치는 역주에서 거친 펜터치를 그대로 화면에 묘사하여 역동성을 강조하게 되는데요. 이는 일본의 대표 아니메 스튜디오 매드하우스가 제작한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2003)'의 라스트에서도 엿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이외에도 달수의 나그네 회상장면에서는 디지털 컷 아웃 기법이라 불리는 연출기법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쿵푸 팬더(2008)'의 서두에서 포의 꿈 속을 묘사한 연출기법과 동일한 방식이라 하겠습니다. 동서양 애니메이션 기법의 절묘한 조화, 이는 단순한 적용 이상의 의미도 담겨 있다 하겠습니다. 북미와 일본의 하청작업을 통해 얻은 다양한 노하우를 완벽하게 습득하여 우리의 오리지널 작품에 적절하게 활용할 정도로 연출 수준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을 말입니다. 

ⓒ 명필름 · 오돌또기



모성애와 독립을 테마로 한 암탉과 오리의 성장 드라마

로 놀라운 연출기법과 매력적인 영상미를 보여준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한국 만화영화사를 다시 쓸 작품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원동력은 비단 이 연출기법만이 아닌, 매력적이면서도 울림이 있는 이야기 구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과거 김문생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2003)'는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투입되어 놀라울 만큼 멋진 영상미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완성도의 이야기와 흡입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들로 인해 재앙에 가까운 실패를 보여준 사례가 있었는데요. 마당을 나온 암탉은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서 치밀한 준비를 통해 선배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황선미 작가의 동명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삼은 것도 그러하지만, 이를 만화영화로 옮겨오는 과정에 있어서 보여준 각색 능력은 분명 놀라운 비주얼에 버금가는 완성도라 하겠지요. 시나리오 작업에만 3년의 시간이 걸린 것은 각본의 중요성을 제작진이 이해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는 독립과 성장, 그리고 모성애를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양계장의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당 밖의 삶을 꿈꾸는 잎싹은 다른 닭들과 달리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온 뒤 주변 야생동물의 편견어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려 하지요. 이러한 그녀의 행동은 다소 주책맞은 그녀의 모습으로 인해 우스꽝스럽게 보일지는 몰라도 남들의 비웃음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가 정한 길에 매진하는 우직한 노력가의 자세를 연상시킵니다. 이는 성장통을 겪은 뒤 청둥오리의 파수꾼으로 거듭나는 그녀의 오리 아들 초록의 경우도 마찬가지지요. 엄마가 되면서 잎싹도 성장하고, 초록도 성장합니다. 그리고 성장은 다시 독립이라는 테마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구요. 비록 동화가 원작인 작품이지만 이러한 주제의식은 상당히 깊이가 있습니다.

독립과 성장 못지않게 이 작품의 이야기를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모성애 입니다. 너무 신파적이지 않게 적절한 슬픔의 한계선을 지킨 작품 속의 모성애는 너무도 애틋하여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그것은 엔딩에서 보여진 여운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애틋한 모성애가 작품의 기저에 계속 깔려 있기에 마당을 나온 암탉은 달수의 센스 넘치는 유머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슬픔의 한자락이 계속 꼬리처럼 매달려 있는 느낌을 줍니다. 모성애는 잎싹과 초록의 평생의 적인 족제비에게도 예외는 아니지요. 약육강식이라는 비정한 동물의 세계 속에 그려진 이 모성애는 마치 비정한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듯 저릿저릿합니다. 그리고 모성애의 종결은 다시금 새로운 생명의 성장과 탄생의 밑거름이 됩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화라는 한계 속에서도 삶의 진리를 제법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애틋한 모성애와 더불어 이 쉬우면서도 깊은 뜻이 담긴 인생의 진리 덕에 이 작품은 아동용이면서도 달콤함보다는 오랜 세월 묵혀온 깊은 풍미가 느껴집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가족애보다 좀 더 애잔한 느낌의 무엇... 그리고 그것이 이 만화영화가 한국 만화영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크나큰 힘이 되어준 원동력은 아닐까 합니다.


이 눈부신 감동을 이어갈 또다른 한국 만화영화의 탄생을 기원하며...

작품은 서두에서 말했듯이 꼭 한국 만화영화가 아니더라도 무척 인상깊은 작품입니다. 물론 다소의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스토리보드의 경우는 아직도 몇몇 부분에서 매끄럽지 못한 장면이 눈에 띄었는데요. 마치 연극의 막이 전환되듯 갑작스레 장면 전환이 일어나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삐걱거림은 다소 이 작품의 마감이 완벽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하겠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좀 더 많은 제작경험을 통해 보완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성우 연기에서는 사실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지적하셨습니다. 초록이 역을 맡은 유승호 군에 대한 아쉬움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유승호 군의 팬은 아니지만, 제 감상은 거슬린 건 사실이지만 극의 흐름을 깨버릴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반면, 문소리 씨나 박철민 씨의 연기는 무척이나 훌륭했으며, 제가 아는 한 한국 연기자의 더빙 연기 중에서는 발군의 싱크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감정 표현에 익숙한 서양의 배우에 비해 한국은 배우들조차 감정의 과잉표현에 익숙치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마치 현대극 연기는 잘하는데 사극 연기는 영 어설픈 배우마냥, 만화영화의 경우는 그 성격상 과장된 연기가 필수인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전문성우에 비해 연기자 더빙의 경우가 대부분 완성도가 좋지 못했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번 두 연기자의 연기는 그 자체로도 어떤 이정표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짦은 등장이었지만 박쥐 역을 맡은 성우 홍범기씨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본 작품에 있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배경이 된 우포 늪을 사전답사를 통해 완벽하게 화면에 재현해낸 점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프리 프로덕션이 한국 만화영화에서 이루어졌다니... 이는 이 작품이 얼마나 치밀한 준비와 계획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인지를 실감케 하는 부분이지 않나 합니다. 또한, 롯데와 같은 대기업의 투자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부분도 고무적입니다. 이로 인해 한국 만화영화의 투자여건은 분명히 전보다 나아질 테고 보다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는 밑거름이 되리라 봅니다.

라스트에서 새로운 터전을 향해 앞장서서 날아간 초록의 힘찬 날개짓처럼 이제 한국 만화영화도 새로운 터전을 향해 날아갈 때가 왔나 봅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작품의 탄생을 위해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만화영화의 꿈을 버리지 않은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일겁니다.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초록을 위해 모든 것을 다바친 잎싹일지도 모르니까요. 이제 한국 만화영화는 다시 떨어진다 해도 날아오를 수 있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마당을 나온 암탉은 태권 브이를 대신하는 한국 만화영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리라 봅니다.

ⓒ 명필름 · 오돌또기



<참고 사이트>

[1] 마당을 나온 암탉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2] 마당을 나온 암탉 공식 블로그 (바로가기)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명필름 · 오돌또기에게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알라딘 이 달의 영화 리뷰 2011년 8월차에 선정된 글입니다. (클릭)


[블루레이] 마당을 나온 암탉 - 8점
오성윤 감독, 문소리 외 목소리/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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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 만화영화와 함께 하는 잠깐의 휴식


격적인 휴가철입니다. 물론, 얼마전의 기록적인 폭우와 피해로 슬픔을 겪은 많은 분들에게는 경황이 없는 나날이기도 하겠지만요. 게다가 날씨마저 우중충하니 모처럼의 휴가철에도 밖으로 나가는 것이 예전같지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밤은 또 잠못드는 열대야가 계속될 수도 있구요.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현실을 벗어나 휴양지에서 보내는 일상에서의 탈출, 이것이 휴가의 목적 중 하나라면 궂은 날씨로 인해 야외로의 탈출이 여의치 않은 날에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취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렇다면 뭐니뭐니 해도 그 대안은 영화 감상과 독서가 가장 제격이 아닌가 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다양한 시공간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영화감상은 인간이 만들어낸 유희 중에서도 참으로 매력적인 유희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 여름을 맞이하여 별바다의 서고에서도 여름철 휴가 중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를 몇 편 소개코자 합니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배경이나 여름에 보았으면 좋을 법한 작품들로 제가 몇 개 추려낸 작품들입니다. 될 수 있는데로 현재 DVD나 블루레이 타이틀로 출시된 작품들로 골라 보았는데요, 이는 기왕이면 불법 다운로드보다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만화영화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보통의 감상자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나름 유명한 작품들이 선정되면서 리스트가 다소 평이해진 것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만, 이 작품들은 한 번 이상은 다시 봐도 괜찮을 작품들인지라 이번 기회에 다시 찬찬히 감상해보시는 것도 전과 다른 느낌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구요. 실제로 제 경우 이 작품들 대부분이 서너번 씩은 감상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무더운 여름밤을 함께 할 만화영화들을 만나러 출발하실까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십니까(1984) / 마크로스 제로(2002)

ⓒ BIG WEST

84년도 마크로스 극장판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십니까(1984)'는 그해 여름에 일본 극장가에 개봉되어 커다란 호평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거대한 스케일의 SF 우주전쟁과 남녀간의 로맨스를 멋지게 버무려낸 맛깔스러움은 아직까지도 그 신선도가 유지되고 있을 정도로 생생하구요. 여기에 당시 아니메의 수준을 넘어선 초특급의 작화 퀄리티는 CG로 그려진 근래의 아니메와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놀라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극중 민메이가 부르는 주옥같은 JPOP들은 여전히 작품과의 뛰어난 매치를 보여주고 있지요.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어렵사리 구한 마크로스 극장판 오리지널 비디오 테입을 한 친구의 집에서 전축과 연결하여 나름 스테레오 스피커 시스템을 구축하고 방안의 불을 끈 뒤 소규모 극장처럼 감상하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아니메를 본격적으로 감상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하구요. 민메이의 애절한 발라드와 인류의 존망을 건 거대한 우주전쟁이 벌어지는 클라이막스를 지나, 평온한 엔딩 뒤 조명이 꺼지는 무대에 서있던 민메이의 힘찬 '원,투'와 함께 경쾌한 엔딩 크레딧으로 연결되는 마지막은 여전히 아니메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DVD로는 절판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극장판 정도의 감동은 아니지만, CG를 통해 놀랍도록 정교한 디테일과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준 OVA '마크로스 제로(2002)'도 한 여름밤의 킬링타임용으로는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붉은 돼지(1992)

ⓒ 1992 Nibariki · GNN

실, 미야자키 감독이 만든 대부분의 극장 아니메들이 여름 극장가를 통해 개봉되었기에 미야자키의 작품들은 거의 다 여름과 어울린다 하겠습니다. 멋진 모험과 액션을 선사한 '천공의 성 라퓨타(1986)'도 그러하고, 일본의 전원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웃집 토토로(1988)'도 그러하며, 마녀 배달부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마녀배달부 키키(1989)' 역시 여름과 잘 어울리지요. '원령공주(1997)'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그의 최근작인 '벼랑 위의 포뇨(2007)'도 모두 여름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 하겠구요.

그러나, 굳이 한 작품을 고르라 한다면 저는 주저없이 이 작품 '붉은 돼지(1992)'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여름과 잘 어울리는 동시에 미야자키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소년과 소녀를 주인공으로 했던 대부분의 미야자키 작품과는 달리, 붉은 돼지는 이탈리아 공군 파일럿이었던 한 사내가 전쟁과 인간에 혐오를 느끼고 스스로가 돼지가 되어 살아가는 어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야기는 꿈과 희망보다는 향수와 낭만을 이야기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지요.

지중해의 멋진 배경과 어우러지는 한 돼지의 모험과 사랑,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유럽 영화를 보듯 여유롭고 부드러우면서도 익살스럽고 신명납니다. 여름밤을 수놓는 낭만적인 돼지의 모험, 몇 번을 맛봐도 질리지 않는 초특급 파스타와 같은 맛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귀를 기울이면(1995)

ⓒ 柊あおい/集英社・二馬力・GNH

양적인 풍취와 유럽적인 내음이 잘 조화를 이룬 청춘물 '귀를 기울이면(1995)'은 큰 고저가 없는 평온한 드라마 속에서 소소한 일상의 재미가 돋보이는 보기드문 수작입니다. 도에이 동화 닛폰 애니메이션을 거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타카하타 이사오의 작품들에서 애니메이션을 담당해온 지브리의 고참 작화가 콘도 요시후미의 데뷔작(이자 유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오랫동안 미야자키와 타카하타의 작품들 속에서 그 내공을 쌓아온 콘도의 재능이 멋지게 개화한 한 편의 청춘 멜로 드라마라 하겠습니다.

섬세한 십대 소녀의 감성을 지브리 특유의 세심한 묘사와 서정적인 전개로 풀어내면서 잔잔하고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 작품인데요. 미야자키의 후계자로 지목받기도 했던 콘도지만 실상 귀를 기울이면에서 보여준 그의 스타일은 미야자키와 같은 스케일 큰 어드벤쳐보다는 좀 더 소소하고 현실적인 드라마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하겠습니다. 물론, 이 한 작품으로 그의 작품 스타일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요. 

작품에는 콘도의 멜로 드라마와 함께 주인공 시즈쿠의 소설 속 등장인물인 고양이 남작 바론의 에피소드도 별도의 이야기로 등장합니다. 이 부분은 본 작품에서 각본과 스토리보드, 그리고 프로듀서를 담당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것이라고 하는군요. 한 여름밤,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퍼펙트 블루(1997)

ⓒ 1997 Madhouse Inc · REX Entertainment Co., LTD.

때 폴 버호벤의 '원초적 본능(1992)'을 시작으로 에로틱 스릴러물이 극장가에 넘쳐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자 주인공, 그리고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 에로티시즘과 미스테리 스릴러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긴장감과 흥분감을 높인 이들 작품은 이후 비슷비슷한 작품들의 난립과 완성도 낮은 졸작들의 범람으로 인해 스스로가 자멸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지만, 지금도 가끔 한 여름밤의 열기를 식혀줄 킬링 타임용으로도 여전히 괜찮은 장르인 것도 사실이 아닐까 하는데요. 콘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 블루(1995)'는 이러한 에로틱 미스테리 스릴러 물의 공식을 취하고 있으되 왠만한 실사 영화를 능가하는 서스펜스와 긴장감, 그리고 매력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감히 단정하고 싶습니다.

아이돌 가수에서 연기자로의 변신을 꾀하는 미마와, 그런 미마를 위협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광적인 스토커 팬. 미마는 쉽지 않은 변신의 길목에서 갈등하면서 동시에 정체불명의 스토커로 인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서서히 벌어지는 살인사건, 스스로도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는지 확신이 안서는 기억의 혼란과, 환영 속에 이야기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듭니다. 현실과 환상을 적절하게 섞어내어 주인공의 혼란을 묘사하는 콘 사토시의 연출력은 독보적이면서도 매력적이지요.

이제는 고인이 되어 그 매력적인 연출을 더는 볼 수 없겠지만, 여름 밤을 식혀줄 스릴러물로 퍼펙트 블루는 분명 괜찮은 선택이지 않나 싶습니다. 콘 사토시의 TV 시리즈 '망상대리인(2004)'도 비슷한 구성을 가진 미스테리라는 점에서 한번 쯤 도전해보아도 좋을 듯 하네요.

☞ 퍼펙트 블루, 故 콘 사토시의 전율의 미스테리 스릴러 (보러가기)


청의 6호(1998)

ⓒ 小澤さとる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EMIミュージックジャパン

계 최초의 Full CG 장편 애니메이션이 '토이 스토리(1995)'라면, 세계 최초의 Full CG 비디오 애니메이션은 바로 마에다 마히로 감독의 '청의 6호(1998)'입니다. 일본 아니메로서는 가장 최초로 Full CG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작품이기도 하지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환경문제와 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음모에 맞서는 잠수함 승무원들의 모험과 액션을 그린 청의 6호는 오다와 사토루의 1967년작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해양 SF 어드벤처 물입니다. 3D CG를 이용한 잠수함과 잠수정의 묘사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놀라운 퀄리티를 선사했으며, 토이 스토리와는 다른 사실적인 묘사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일본의 CG 아니메에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습니다.

스토리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지만,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양 SF 어드벤쳐라는 점에서 여름밤 감상용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합니다.



니모를 찾아서(2003)

ⓒ WALT DISNEY / PIXAR

양 어드벤쳐 애니메이션으로 이 작품을 최고로 선택하지 않을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이 최고의 해양 어드벤쳐 애니메이션 중 하나라는데는 이견을 보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거라 믿습니다. 자식사랑이 지극한 조그만 클라운 피쉬(흰동가리) 말린이 그의 아들 니모가 인간들에게 납치당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머나먼 바다를 건너 호주의 시드니 항으로 찾아가는 모험 이야기는 버라이어티한 모험과 신비한 바다의 경관이 멋진 조화를 이룬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입니다. 픽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걸작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지요.

소심한 말린과 나사빠진 도리의 바다 속 모험도 흥미롭지만, 치과 수족관 속에 갇혀 바다로 탈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니모와 수족간 물고기들의 이야기도 또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니모가 다른 집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수족관을 탈출해야 하는 긴박감은 만화영화치고는 상당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상어와 고래, 그리고 인간들의 위협을 피해 시드니까지 먼 여행을 떠나는 말린과 도리의 스케일 큰 모험 이야기와 니모가 바다로 탈출하기까지의 아슬아슬한 서스펜스는 여름철의 더위를 날려줄 만큼 재미있고 좋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굳이 당신이 만화영화를 즐겨보지 않더라도 니모를 찾아서는 여름밤 영화 감상으로는 믿을만한 선택일 겁니다.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2003)

ⓒ 茄子 アンダルシアの夏 製作委員会

브리의 중견 애니메이터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수많은 작품에서 작화를 맡아온 미완의 대기 코우사카 키타로의 첫 연출작. 본인 스스로가 사이클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쿠로다 이오의 단편만화집을 원작으로 한편의 매력적인 싸이클 아니메를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찌는 듯한 스페인의 싸이클 로드레이스 '부에나 아 에스파냐'를 무대로 한 단편 아니메,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2003)'입니다.

세계명작동화에서부터 이어져온 듯한 유럽적인 배경와 일상의 묘사는 매드 하우스의 작품이면서도 마치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별볼일 없는 싸이클 선수 페페 베넨헤리가, 그의 형과 그의 옛 연인이 결혼식을 벌이는 고향 안달루시아를 지나는 싸이클 경기에 참가하여 보여주는 집념의 레이스는 무척이나 실감나면서도 만화영화적 재치가 넘치는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을 보여줍니다. 어떤 거대한 스케일이나 파격적인 갈등이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정말 소소하고 매력적이면서도 유쾌합니다. 뒷맛도 개운한 것이, 마치 한 여름밤에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가슴에 큰 울림을 주지는 않지만, 소소한 재미와 드라마를 선사하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 2006 TOKIKAKE Film Partners

소다 마모루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는 근래의 일본 아니메 중에서도 가장 여름과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재미와 드라마적 완성도를 고루 갖춘 이 작품은 그전까지 디지몬 어드벤쳐와 같은 아동용 극장 아니메를 연출해온 신예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좋은 호흡과 느낌을 주고 있는데요. 미야자키 하야오 외에 근래 극장 아니메에서 모든 이들의 입맛에 맞을 만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가 그리 없음을 감안할 때 이는 놀라운 발견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연하게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얻게 된 소녀가 이를 활용해 자신의 소소한 바램을 이루어가는 유쾌한 능력 남용하기는 적절한 웃음과 적절한 긴장감, 적절한 슬픔과 적절한 감동을 우리에게 안겨줍니다. 보통 소녀의 소박한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드라마틱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서스펜스마저 느껴지는 능숙함을 보여줍니다. 깔끔하고 맛깔스러운 전개는 마치 시원하고 달콤한 팥빙수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요.

특히, 몇 번을 보아도 그리 줄어들지 않는 극적 재미는 이 작품의 완성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 시간을 달리는 소녀,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을 깨달아가는 소녀의 이야기 (바로가기)



피아노의 숲(2007)

ⓒ 一色まこと · ピアノの森 製作委員会

'다메 칸타빌레(2001)'나 '베토벤 바이러스(2008)'와 같이 클래식과 트렌디 드라마의 접목으로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 작품들이 있다면, '피아노의 숲(2007)'은 보다 더 정통 음악 드라마적에 가까운 만화영화라 하겠습니다. 체계적인 음악적 교육을 받지 못한 가난한 천재 음악 소년과, 부유한 가정에서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고 자란 음악 수재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불우한 천재 소년의 성장 드라마인 것입니다.

잇시키 마코토가 1998년부터 연재한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후일 어른으로 성장하는 주인공 카이의 이야기까지는 다루지 못하고, 초등학교 5학년으로 첫 콩쿨에 참가하게 되는 초반부의 에피소드까지만을 다루고 있지만, 발단부의 이야기만으로도 꽤 멋진 드라마를 관객들에게 선사합니다. 특히, 클래식 음악이 주는 깊이와 서정성이 길들여지지 않은 순수한 소년의 감성과 맞물려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자못 따뜻하고 매력적이라 할 수 있지요.

숲 속 깊이 버려진 한 피아노. 보통 사람은 소리를 낼 수 없는 기이한 그 피아노를 통해 사람을 마음을 벅차게 하는 연주를 해내는 천재 소년의 이야기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여 쟁쟁한 수재들을 물리치고 정상의 자리에 등극하는 인간 드라마의 매력을 잘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격조 있는 클래식 음악과 아름다운 숲의 배경이 어우러져 시원한 그늘과 서늘한 바람이 부는 여름 숲을 연상시키게 하는데요. 감상하시는 분들에게 청량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샐러드와 같은 맛을 선사하지 않을까 합니다.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2008)

ⓒ CAPCOM Co, Ltd. / Resident Evil CG Film Partners

름철 영화하면 빠지지 않는 장르인 호러장르. 특히 근 몇년 사이에는 좀비물이 호러장르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좀비영화들이 극장가에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레지던트 이블은 96년 출시된 캡콤사의 바이오 하자드 세계관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4편의 실사영화를 통해 우리들에게 익숙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사영화 4부작은 나름 인상적이었던 첫 편에 비해 이후의 시리즈가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를 선보였던 실사영화 시리즈와는 달리, 원작의 캐릭터들을 그대로 등장시킨 별도의 CG 애니메이션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카미야 마코토의 장편 데뷔작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2008)'입니다.

사실,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이 작품은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습니다. 전개도 뻔하고 어떤 흐름으로 흘러갈지, 다음 장면이 뭐가 나올지를 상상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렇고 그런 B급 좀비영화 수준과 비교해서 그리 나은 점을 찾아볼 수가 없는 작품인 셈입니다. 다만, 바이오 하자드의 팬들에게는 확실한 팬 서비스가 될 듯 하며, 초특급 퀄리티는 아니지만 제법 준수한 CG 완성도와 함께 펼쳐지는 액션도 킬링 타임용으로는 적당합니다. 호러물이지만 호러물보다는 액션물에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호러물.



썸머워즈(2009)

ⓒ 2009 SUMMER WARS FILM PARTNERS

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마찬가지로, 여름에 개봉된 호소다 마모루의 '썸머 워즈(2009)'는 두말할 나위 없이 근래들어 가장 여름과 잘 어울리는 극장 아니메 중 한편이기도 합니다. 시원하면서도 서정적인 배경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이어 이번에도 여전히 친숙하게 우리를 맞이합니다. 그 푸르름은 마치 눈부시게 밝은 여름날 교외로 나들이 온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고나 할까요.

전작과는 달리 어드벤처 요소가 강화된 것도 특징입니다. 가상 모바일 네트워크인 오즈와 시골의 큰집이라는 전원적 요소는 의외로 서로가 잘 조화를 이루면서 극을 이끌어 갑니다. 여기에 시골의 대가족이라는 설정은 비록 우리네와는 조금 그 모양새가 다르지만, 여름을 맞이하여 고향집으로 휴가를 떠나는 우리게 가족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습니다.

비록 전작에 비히 이야기의 밀도나 가 그다지 농밀하지 못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썸머워즈는 준수한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여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멋진 모험과 소소한 일상 속의 재미, 썸머워즈는 마치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과도 같은 맛을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 썸머워즈, 여름을 습격한 현실과 가상의 흥미로운 이중주 (바로가기)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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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황계획 제오라이머 (1988), 冥王計画ゼオライマー / Hades Project Zeorymer



<정보>

◈ 원작: 치미모리오(ちみもりを. 타카야 요시키의 또다른 필명)
◈ 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弘)
◈ 각본: 아이카와 쇼(会川昇)
◈ 캐릭터 디자인: 키쿠치 미치타카(菊池通隆. 아사미야 키아의 가명)
◈ 메카닉 디자인: 모리키 야스히로(森木靖泰)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1,2편 / 쿠시다 타츠야(串田達也) - 3,4편
◈ 음악/노래: 카와무라 에이지(川村栄二) / 야마가타 유키오(山形ユキオ)
◈ 기획/제작: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 제작사: AIC, 아트믹, 도시바 EMI
◈ 저작권: ⓒ ちみもりを · AIC
◈ 일자: 1988.11.26 ~ 1990.02.2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4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철갑룡, 혹은 하우 드라곤이라고 불리는 결사단체는 세계를 장악하려는 계획을 품고 팔괘중이라는 거대 로봇군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중 한대가 누군가에 의해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탈취당한 로봇은 팔괘중의 로봇 중 가장 강력하다 전해지는 하늘의 제오라이머. 천재과학자 키하라 마사키가 빼앗은 제오라이머는 철갑룡의 중심부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힌 뒤 일본으로 사라지고, 철갑룡은 조직을 복구하기까지 15년이라는 세월을 필요로 하게 된다. 15년 후, 마침내 지상으로 돌아온 철갑룡은 황제 유라테이를 중심으로 지구 정복에 앞서 배신자 키하라 마사키가 숨긴 제오라이머의 탈환을 명령한다.

일본의 어딘가에 비밀리에 감춰진 제오라이머를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은 이제 지구상에 오로지 두명 뿐이다. 아키츠 마사토라는 평범한 14세의 소년과 정체불명의 소녀 히무로 미쿠. 하지만, 이 제오라이머에는 스스로가 명계의 왕이 되기 위한 명황계획이라는 비밀 프로젝트가 숨겨져 있었고, 이 계획을 위해 평범한 소년이었던 아키츠 마사토는 영문도 모른 채 의문의 남자들에게 납치되고 마는데...


<소개>

타카야 요시키의 코믹스 표지. ⓒ ちみもりを · 久保書店

'강식장갑 가이버(1985)'의 원작자인 타카야 요시키가 치미모리오라는 필명으로 1983년부터 1984년까지 연재한 동명의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4부작 OVA. 원작 코믹스는 성인만화적 설정과 묘사가 포함된 작품으로 가이버 연재를 시작하면서 단행본으로 1권까지 발간된 후 잠정 종료 되었다. 그로부터 무려 20년이 흐른 뒤인 2004년부터 다시 연재를 재개하여 2007년이 되어서야 완결되었는데, 단 3권의 작품을 연재하는데 무려 23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니 가이버와 함께 과연 타카야 요시키의 작품이라고 부를만(?) 하다.

84년 연재가 일단락 된 뒤 4년 뒤에서야 OVA로 만들어졌는데 감독은 히라노 토시키(본명: 히라노 토시히로)로, 제오라이머는 '싸워라, 익저 1(1985)', '파사대성 단가이오(1987)',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 등 그의 일련의 필모그라피와 같은 선상에 놓인 작품으로서 미소녀와 로봇을 테마로 한 일련의 작품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역시 만화가 출신의 아사미야 키아. 애니메이터 필명(이자 본명)인 키쿠치 미치타카로 참여한 그는 한동안 그 정체를 숨기고 있었기에 키쿠치 미치타카와 아사미야 키아가 한동안 동일인물이냐 아니냐는 가십거리를 낳기도 했다. 원작자와 캐릭터 디자이너 모두 필명으로 참여한 작품인 셈이다. 메카닉 디자인으로 참여한 모리키 야스히로는 본 작품 직전 출시된 히라노 토시히로의 또다른 OVA '흡혈희 미유(1988)'에서 크리처 디자인을 맡았으며, 익저 1의 속편인 '모험! 익저 3(1990)'에서도 디자인을 담당하게 된다. 모리키는 '기동전함 나데시코(1996)', '제너레이터 가울(1998)', '초중신 그라비온(2002)', '기신포후 데몬베인(2006)', '기신대전 기간틱 포뮬러(2007)' 등 근래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의 인연 때문인지 키아 아사미야가 원작/총감독/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사일러트 뫼비우스(1991)'에서도 디자인을 맡게 된다.

팔괘를 형상화한 8대의 로봇과 각각의 로봇을 조종하는 개성있는 캐릭터, 그리고 영문도 모른체 최강의 로봇에 탑승하는 소년과 그를 보조하는 정체불명의 미소녀 등, 여느 로봇물에서 익히 보아옴직한 설정을 사용하고 있는지라 사실 임팩트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모리키 야스히로의 독특한 감각이 살아있는 제오라이머, 그리고 다른 팔괘중의 로봇들과의 격돌은 역시 슈퍼로봇 특유의 박진감이 넘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의 매력은 키하라 마사키라 불리는 인물의 숨겨진 명왕계획, 그리고 그 전모가 밝혀지면서 나타나는 반전과 충격적인 결말 등이라 하겠는데, 4화로 제작된 본 OVA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유기적이고 짜임새 있게 그려진 편은 아니다. 그로 인해 결말 역시 상당히 허무한 편. 한마디로 폼은 폼대로 잡았으나 풀어놓은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급하게 마무리 지은 모양새이다.

원작의 성적 묘사가 많이 순화되기는 했지만, 1편의 베드씬 등 오타쿠들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 컷은 존재하고 있다. 물론,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 여러모로 좋은 소재와 꽤 큰 스케일을 가진 작품이었으나, 4화에 이 모든 것을 풀어내기에는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고, 각본의 완성도도 아쉬운 작품이라 하겠다.


<참고 사이트>

[1] 冥王計画ゼオライマー, Wikipedia Japan
[2] 명황계획 제오라이머,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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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코엑스에서 열리는 캐릭터 페어 및 SICAF 행사와, 근처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모형전시회 하비페어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인 캐릭터 페어는 주말까지 겹쳐 그야말로 인산인해, 정말 정신줄을 놓고 관람을 하게 되었는데요. 아내와 아들은 이벤트 행사 라인에 세워 놓고 저는 급한대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포스팅을 위한 사직찍기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서둘렀던 탓일까요. 카메라 모드가 잘못 되어있었던 것을 잊어버린 체 사진찍기에만 급급했던 나머지 대부분의 사진들이 초점이 엉망인 사진들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집에 와서 사진들을 확인하는데 어찌나 허탈하던지... 아들 사진도, 전시회 풍경 사진도 거의 대부분이 포스팅으로 쓰기에는 처참하리만큼 초점이 안맞게 되어버렸네요. 찍으면서도 계속 느낌이 이상했는데, 워낙 사람도 많고 손에 든것도 많다보니 차분하게 카메라 모드를 확인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사진들로 스무장 가까이 추려서 관람기를 꾸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상태가 좋지 못한 점 양해바라겠습니다.

 
인산인해를 이룬 캐릭터 페어, 정상적인 관람이 힘들어...

국 콘텐츠 진흥원(KOCCA)과 코엑스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서울시가 후원한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는 한국의 캐릭터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해외로의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되는 전시회로,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행사입니다. 7월20일부터 7월 24일까지 5일에 걸쳐 코엑스 A홀과 B홀에서 전시회가 이루어졌지요. 그냥 캐릭터 전시회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이벤트 등이 준비되어 그야말로 전시회는 혼잡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평일날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지만 마지막 전시일인 어제는 도저히 제정신으로 관람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체감상으로는 작년의 전시회에 비해 보다 더 혼잡했던 것 같네요.


전시회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A홀의 입구에는 좌측으로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의 꼬마버스 타요와, 우측으로 부즈클럽의 캐니멀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마련된 꼬마버스 타요의 모형은 포토존으로 쓰이고 있었는데요. 워낙에 사람이 많다보니 줄을 서서 기다려야 사진을 찍을 수 있더군요. 겨우겨우 차례를 기다려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좀처럼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아드님 덕분에 겨우 건진 사진은 이 사진 달랑 하나.


안쪽에는 각종 캐릭터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꼬마버스 타요는 아직까지는 캐릭터 상품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죠.


뿌까 캐릭터로 잘 알려진 부즈의 자회사 부즈클럽의 히트 캐릭터 캐니멀. 전시회에 등장한 캐릭터 중 가장 상품화가 착실히 준비된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요. 캐릭터 상품의 종류도 완구를 넘어 팬시와 각종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상품으로서도, 미디어로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하네요. 정작 아들과 와이프는 그닥 좋아라 하는 눈치는 아닙니다만. (아내는 캐니멀의 표현방식이 유아들에겐 다소 과격하다는 이유로, 아들은 자동차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로 좋아라 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캐니멀은 5세 이하의 유아들보다는 6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만.)


캐니멀의 엄마뻘 캐릭터인 뿌까도 캐니멀 부스 옆에서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뭐, 번들인 셈이군요.


마찬가지로 타요와 같이 아이코닉 엔터테인먼트의 캐릭터 상품이자 한국 캐릭터의 대표작인 뽀느님, 아니 뽀로로는 타요의 부스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뽀로로는 특별히 뭘 하겠다기보다는 상징적 의미로 나와준 듯 싶네요. 타요 캐릭터의 지원사격이라고 할까요? 그러고보니 캐니멀+뿌까와 타요+뽀로로 조합은 서로가 상반되는 구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후배 캐릭터에게 도움받는 선배 캐릭터와, 선배 캐릭터에게 도움받는 후배 캐릭터의 구도...랄까요.


올리브 스튜디오의 히트 캐릭터 코코몽. 근래에는 그 파워가 다소 약해진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변치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시즌인 코코몽2에서는 코코몽이 만든 로봇 로보콩를 중심으로 세균킹과 그의 일당들과의 대결이 주 에피소드가 되고 있습니다. 다소 남자아이들 취향으로 기운 듯한 느낌이죠.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코코몽 인형. 캐릭터의 네임 밸류에 비해 코코몽 브랜드는 캐릭터 상품 비즈니스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캐릭터들이 아직 캐릭터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몇몇 외에는 그다지 원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네요.


KBS의 인기 캐릭터 후토스. 개인적으로 요즘 만들어진 캐릭터 중에는 젤 맘에 들어라 하는 캐릭터인데요. 작년의 시즌2 제목인 잃어버린 숲을 타이틀로 내걸고 각종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은 없는 듯 하네요.


후토스의 캐릭터 '아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드님. 후토스의 새로운 시즌 소식이 없어지면서 다소 요즘은 애정이 식은 듯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좋아라 합니다.


또다른 캐릭터 '조아'의 뾰루퉁한 모습.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누군가 조아의 이마 위에 낙서를 해놓았더군요. 그래서 기분이 저리 안좋은가 봅니다.


대원 미디어는 자사의 캐릭터인 눈보리 외에 원피스와 같은 일본산 캐릭터를 같이 전시하고 있습니다. 대원은 캐릭터 사업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본 듯 싶죠. 전시회에서 원피스 캐릭터가 더 전면에 위치한 느낌입니다.


뽀느님, 아니 뽀로로를 위협할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는 2011년 돌풍의 캐릭터 로보카 폴리의 전시부스. 돌풍의 캐릭터답게 그야말로 전시부스는 아비규환에 가깝습니다. 구석진 B홀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물론, B홀 입구에서는 가장 첫 부스입니다만) 인기는 모든 부스를 통틀어 단연 최고입니다.


각종 체험 이벤트로 부스 내는 정말로 정신이 없습니다. 잠시만 방심해도 아이를 잃어버릴 판.


상반기 돌풍의 중심지에 있었던 로보카 폴리의 변신 완구와 미니카 세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상반기의 모습과는 달리 부스 바깥 쪽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캐릭터 페어는 전반적으로 로보카 폴리라는 거물 루키와 기존 히트 캐릭터들을 투톱으로 양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 시장에서 폴리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겠네요. 반면, 부즈클럽의 캐니멀처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각종 상품화 사업에서는 다른 캐릭터들이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느낌입니다. 중소기업들과의 연계를 공고히 하고 좀 더 높은 퀄리티와 매력적인 디자인의 캐릭터 상품들을 만들어 내어 비즈니스 전반의 활력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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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만으로도 기대되는 오랜만의 한국 애니메이션

ⓒ 명필름 · 오돌또기


'속(1997)', '해피엔드(1999)', '공동경비구역 JSA(2000)',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바람난 가족(2003)',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등 굵직굵직한 한국영화들을 제작해온 명필름의 첫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이 마침내 6년이라는 길고 긴 제작기간을 끝내고 스타트라인에 들어섰습니다. 프로듀서 출신의 오성윤 감독의 첫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감독과 제작사 모두 생소한 경험이기도 했을 텐데요. 프로듀싱은 명필름이 맡았지만,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은 소규모 제작사인 오돌또기가 맡아 기대를 넘어서는 멋진 완성도의 결과물을 보여준 듯 합니다. 오돌또기는 현재 오성윤 감독이 제작이사를, 이춘백 애니메이션 감독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군요.

☞ 마당을 나온 암탉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황선미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바깥세상을 동경한 암탉 잎싹(문소리 분)은 양계장을 탈출한 뒤 청둥오리 나그네(최민식 분)와 수달 달수(박철민 분)의 도움을 받으면서 야생 생활에 적응하게 됩니다. 우연치 않게 발견하게 된 부모없는 오리알, 잎싹은 오리알을 정성스레 품고 때마침 그녀를 공격한 애꾸눈 족제비를 막기 위해 나그네가 막아섰으나 그만 최후를 맞이하고 맙니다. 나그네가 목숨을 버리면서 지킨 오리알에서는 귀여운 아기오리가 태어나고, 초록(유승호 분)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아기 오리는 잎싹을 엄마로 여긴 채 자라나게 되지요.

이제까지 많은 이들과 지면을 통해 언급이 되었던 것이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였던 스토리의 문제를 이 작품은 드라마틱한 시놉시스를 가진 황선미 작가의 원작으로 극복해내게 됩니다. 동화의 레벨을 넘어선 이야기로 평가받는 원작으로 인해 이야기는 유쾌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서정적인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고무적인 현상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왜 진작 이런 멋진 이야기들을 가져다 쓰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프리프로덕션이나 제작방식에 있어서도 상당히 수준급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우선 롯데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대기업의 스폰서를 받은 것은 6년이라는 긴 제작기간과 30억이라는 만만치 않은 제작비가 소요된 이 작품이 무사히 제작을 마무리하고 극장에 걸릴 수 있게 된 큰 원동력이었을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본 작품의 배경이 되는 천연기념물 524호 우포늪의 철저한 사전답사와 같은, 진작에 시도되었어야 할 의미있는 사전제작 과정들이 충실히 반영된 것 역시 본 작품의 완성도를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드물게 선녹음 후작화 방식의 프리스코어링 기법을 도입한 것은 과거 일본 아니메의 영향을 받아온 여타 한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전통적인 디즈니의 기법을 바탕으로 한 좋은 선택으로 판단됩니다. 이로 인해 배우들의 입모양이나 제스처 등이 캐릭터들에게 십분 반영되어 더더욱 감정이입을 높여주고 있지요. 서양화를 전공한 순수미술학도 출신의 감독이라서 그런지 비주얼은 더없이 선명하고 말끔하면서도 서정적이고 아름답습니다. 2D를 베이스로 여러가지 3D 기법의 합성으로 서정적인 셀 애니메이션의 느낌과 다이나믹한 CG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룬 멋진 비주얼이 만들어지게 되었죠. 단연코 이는 이제까지 만들어진 유수의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탑클래스의 비주얼을 보여준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 '마당을 나온 암탉'... 20년 인생 녹아있죠, 연합뉴스 (바로가기)
☞ 국내산 닭의 6년만의 비행, 씨네 21 (바로가기)

이제 남은 것은 대중적인 평가인데... 일단 시사회에서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던 것으로 보이는 군요. 한국에서는 7월 27일부터 상영을 시작하여 롯데 시네마와 CGV 등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참으로 오래간만에 많은 상영관 수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물론, 이는 롯데와 같은 대기업의 참여가 큰 힘이 되어준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북미 만화영화를 제외하고 이런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외국에서도 상당히 공격적인 상영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중국의 경우 약 1,000개의 스크린을 확보하여 8월에 개봉한다고 하니 부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역사를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그리고 왠지 이 작품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들기까지 합니다. 힘차게 날개짓하는 오리들의 모습처럼 기분좋은 예감이랄까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명필름 · 오돌또기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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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4℃와 광전사의 조우. 총 3부작으로 제작 예정

ⓒ 三浦建太郎 · 白泉社 / BERSERK FILM PARTNERS


우라 켄타로 원작의 중세 호러 판타지 코믹스 '베르세르크(Berserk)'가 1997년의 TV 시리즈에 이어 두번째로 영상화 된다고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극장용 아니메로 제작되는 것으로, '메모리즈(1995)', '애니 매트릭스(2003)', '철콘 근크리트(2006)' 등 탈 아니메적 스타일과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선보여온 스튜디오4℃가 제작 스튜디오로 낙점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배급은 다름 아닌 워너 브라더스. 말 그대로 베르세르크는 월드 와이드한 배급망을 통해 전세계 관객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원작의 네임 밸류가 어떠한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7월 15일 막 열린 이 홈페이지에는 아직까지 많은 정보가 올라와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관심을 끄는 스탭진 면면도 확인이 불가능하며, 단지 쿠보오카 토시유키(窪岡俊之)가 연출로 내정이 되어있다는 소식만이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죠. 쿠보오카 토시유키는 코가와 토모노리가 설립한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애니메이터로서, '성전사 단바인(1983)'이나 '중전기 엘가임(1984)' 등에서 원화를 그려오다가 가이낙스로 소속을 옮긴 뒤에는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의 작화감독 보좌, '톱을 노려라!(1988)'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을 맡아 이름을 알린 인물입니다. '자이언트 로보(1991)'에서 캐릭터 디자인 및 작화감독을 맡는 등 거의 작화 및 원화 스탭으로 활약해온 애니메이터 출신 감독인 셈이죠.

아케이드 게임 'THE IDOL MASTER(2005)'의 캐릭터 원안을 맡기도 했던 그는 스튜디오4℃의 옴니버스식 OVA '배트맨 고담 나이트(2008)'에서 에피소드 감독과 콘티를 맡아 데뷔전을 치른 뒤 이번 베르세르크의 감독으로 낙점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경력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감독 데뷔이긴 한데요. 과연 부족한 연출 내공을 어떤 식으로 보완해낼지, 그리고 얼마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심거리라 하겠습니다. 두번째 감독작으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작품의 감독을 맡게 된 셈이군요.

베르세르크 극장판은 3부작으로 기획되어 코믹스의 2부이기도 했던 '황금시대'편의 이야기를 3부에 걸쳐 풀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깐 가츠가 매의 단에 입단하여 그리피스와 우정을 쌓고 미들랜드의 영웅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영광의 길을 지나, 가츠가 매의 단을 탈퇴한 뒤 그리피스와 매의 단의 몰락, 가츠의 복귀와 그리피스 구출의 여정을 거쳐, 어둠의 천사들인 갓 핸드의 등장과 사도들의 무차별적인 살육, 그리고 갓핸드로 태어난 그리피스와 그를 증오하게 되는 가츠의 절규가 스크린에 그려질 예정인 것입니다. 이는 97년 TV 시리즈 역시 다루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베르세르크의 프롤로그 격인 이 초반부의 이야기는 코믹스의 범주를 뛰어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기에 영상화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큽니다. 특히, 리소스의 한계로 인해 동화 부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전 TV 시리즈에 비해 이번 극장 아니메는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을 맡는 등, 제작 스케일도 큰데다가, CG와 셀 애니메이션을 적절히 믹스하여 동화 부분에 있어서도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데요. 바꿔 말하면, 휘몰아치는 가츠의 처절하고 실감 넘치는 검술 장면이 비로소 제대로 그려질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든다는 소리라 하겠습니다. 

반면, 가츠가 사도 사냥이라는 방랑의 길에 들어선 '단죄'편 이후의 이야기를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뒤의 이야기를 그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요, 월드 와이드 배급망을 탔기에 베르세르크는 TV 시리즈와는 별개로 리부트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았나 싶구요. 그렇다면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예고편으로 보아온 스튜디오4℃의 비주얼은 몇몇 CG 장면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큰 불만이 없습니다만, 감독의 경력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과연 얼마만큼 맛깔나게 각색하고 연출해낼지가 아직은 판단이 되지 않는군요.

하지만, 만약 이번 3부작 극장 아니메가 성공적인 성적을 거둔다면 그 뒤의 이야기도 영상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베르세르크의 팬으로서는 이번 극장 아니메의 흥행을 기원하는 수 밖에는 없을 듯 하군요. 베르세르크가 한국에서는 개봉이 가능할까요? 어찌되었든 그 첫 포문을 열 1부 '패왕의 알'은 2012년 1월 그 첫선을 보일 예정이라 합니다.

ⓒ 三浦建太郎 · 白泉社 / BERSERK FILM PARTNERS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三浦建太郎 · 白泉社 / BERSERK FILM PARTNER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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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도시 (1988), 魔界都市 <新宿> / Demon City Shinjuku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정보>

◈ 원작: 키쿠치 히데유키(菊地秀行)
◈ 감독/캐릭터 디자인: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 각본: 오카무라 카오리(岡村香織)
◈ 작화감독: 온다 나오유키(思田尚之)
◈ 미술감독: 이케다 유우지(池田祐二)
◈ 음악: 시노다 모도카즈(篠田元一)
◈ 기획/제작: 쿠리 코스케(久里耕介) / 쿠라타 켄지(倉田研次)
◈ 제작사: 매드하우스, 재팬 홈비디오
◈ 저작권: ⓒ 菊地秀行 · 朝日ソノラマ刊 · JAP Home Video
◈ 일자: 1988.10.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어둠을 가르며 두 남자가 검을 맞댄 채 생사를 건 결투를 벌이고 있다. 한때 동문이기도 했던 레비라와 겐이치로. 레비라가 어둠의 힘을 손에 넣어 신주쿠를 마계의 도시로 만들려 하자 겐이치로가 이를 저지하려 맞선 것이다. 호각의 싸움을 벌이던 중 레비라가 마계의 힘을 사용하자 거대한 균열과 함께 신주쿠가 둘로 갈라진다. 겐이치로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레비라의 가슴을 꿰뚫지만 순식간에 원래대로 복구되는 레비라의 몸. 마계의 힘을 받아들인 레비라는 결국 겐이치로를 살해하고, 레비라를 관통한 겐이치로의 목검은 푸른 빛을 뿜은 체 갈라진 신주쿠의 깊은 균열 틈으로 모습을 감추고 만다. 

마계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10년여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레비라의 힘으로 신주쿠는 엄청난 타격을 입지만 주변지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이 신비한 지진은 사람들로부터 '데빌퀘이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날...


<소개>

1982년에 쓰여진 키쿠치 히데유키의 데뷔작이기도 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OVA 아니메. 작품의 타이틀인 '마계도시 신주쿠'는 키쿠치 히데유키의 작품 대부분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단어로, 마계도시 신주쿠 외에도 그의 소설 '마계도시 블루스(1986)', '마계의사 메피스토(1988)', '마계도시 느와르(19??)', '마궁바빌론(19??)' 등 키쿠치 소설의 대부분에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키쿠치의 마계도시 사랑(?)으로 인해 일부 동료에게선 '마계도시 선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1] 참조)

그의 또다른 작품 '어둠 가드'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요수도시(1987)'가 대성공을 거둔 뒤 제작된 작품으로, 키쿠치 원작의 아니메 중에서는 세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며 동시에 키쿠치와 카와지리의 두번째 콤비작이기도 하다. 제작 스튜디오도 매드하우스로 동일하며, 전체적으로 펼쳐지는 블루톤과 블랙의 조화 역시 요수도시와 비슷한 느낌. 요수도시보다 먼저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로서는 요수도시의 후속처럼 느껴진다 하겠다. 요사스러운 느낌은 요수도시에 비해 많이 감쇄되었으며, 동시 에로티시즘의 표현도 거의 상쇄되어 있다.(이 부분은 너무 아쉽...에헴) 요수도시보다 좀 더 넓은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작품으로 기획되었던 듯 싶다.

아니메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캐릭터 디자인이라 하겠는데, 카와지리 요시아키가 만들어 낸 캐릭터를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온다 나오유키가 재해석하면서 요수도시에 비해 보다 더 미형의 캐릭터들로 그려졌다 하겠다. 온다 나오유키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나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7)',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 등의 작품에서 작화 스탭으로 활약한 인물인데,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그 재능은 같은 비보 출신의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그늘에 가려져 그저 키타즈메의 아류 저도로 인식되고 있던 참이었다. 개성은 다소 부족했지만 그래도 온다의 그림체는 상당한 미형에 샤프한 라인을 보여주었는데, 그러한 부분이 마계도시의 괴기적인 캐릭터와 만나 상당히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특히 히로인인 사야카는 요염함이 숨겨진 청순함으로, 평면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멋진 광원 효과와 감각적인 장면구성은 요수도시에 이어 이번에도 유효하다. 목검에 기를 실어 상대방을 베어버리는 주인공 카츠야의 모습은 흡사 카와지리의 93년작 '수병위인풍첩(1983)'의 쥬베이를 연상시킨다. 괴력의 거대한 거미 인간과, 뱀의 형상을 한 여인, 거기에 환술을 쓰는 캐릭터까지 마도사 리베라의 수하들로 등장하는 이들 셋은 왠지 카와지리의 2000년작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의 삼인중과 닮아 있다.(물론, 시간 상으로 봤을 때는 뱀파이어 헌터 D가 마계도시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마찬가지로 최후의 적이자 마도사인 리베라는 '뱀파이어 헌터 D(1985)'의 뱀파이어 귀족 리 백작을 떠올리게 하는 등, 여러 면에서 카와지리의 다른 작품 캐릭터들과 오버래핑되는 느낌을 준다 하겠다. 이는 이들 작품이 키쿠치의 작품이기에 서로가 비슷한 컨셉을 공유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괴력의 마인, 요사스러운 마녀, 환술을 사용하는 요괴 등 키쿠치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대게 비슷한 특색으로 구분지어져 있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이야기 구조는 느슨하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같은 80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스와 호러틱한 분위기를 잘 살렸던 요수도시에 비해 확실히 싱거운 느낌을 준다고 할까. 카츠야와 사야카가 마계도시로 들어가게 되는 도입부도 그렇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으며, 마계도시에서 펼쳐지는 둘의 모험도 어딘지 모르게 싱겁다. 밀도가 느슨한데다가 액션도 심심한 편이라서 전체적으로 요수도시처럼 큰 임팩트를 주는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

작품에서는 수수께끼의 인물 메피스토가 나와 주인공 일행을 도와준다. 정체불명의 이 남자는 사실 키쿠치의 또다른 소설 마계의사 메피스토의 주인공 메피스토를 모델로 한 인물. 다만 소설의 캐릭터와 OVA의 캐릭터는 실제 설정상으로는 차이가 존재하는 듯 하다. 다소 밋밋한 구성과 재미에도 불구하고 만화영화적 완성도는 뛰어나며 퀄리티 역시 요수도시에 밀리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5회 일본 아니메 대상 오리지널 비디오 소프트 최우수 작품상 수상.


<참고 사이트>

[1] 魔界都市 <新宿>, Wikipedia Japan
[2] 魔界都市 <新宿> (1988), allcinem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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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PPON ANIMATION Co. Ltd.

<스탭>

◈ 감독: 쿠로다 요시오
◈ 원작: 마리 루이사 드 라라메
◈ 제작: 닛폰 애니메이션, 즈이요 영상


<시놉시스> 

벨기에의 북서부 지역 플란다스에서 우유배달을 하는 할아버지와 가난하게 살아가는 소년 네로.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착한 마음씨를 잃지 않고 있는 네로의 꿈은 화가가 되는 것, 그리고 안트워프 성당에 전시된 루벤스의 그림을 보는 것이다. 어느날 철물점에서 혹사 당하는 개를 본 네로는 주인이 내버린 개를 집으로 데리고 와 정성껏 간호해준다. 네로는 파트라슈라는 이름을 개에게 지어주고, 우유수레를 끌 돈도 없이 할아버지와 힘들게 우유배달을 하는 네로를 본 파트라슈는 마치 자신이 도와주겠다는 듯이 우유수레를 끌려고 한다. 가난하고 고단한 네로와 할아버지의 생활 속에 어느덧 파트라슈는 믿음직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한편, 안트워프 지역의 유지 코제트의 딸인 아로아는 가난하지만 착하고 성실한 소년 네로와 절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하지만, 엄격한 코제트는 네로와 어울리는 딸 아로아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파트라슈의 원래 주인이었던 철물점 상인이 파트라슈가 자신의 소유라며 다시 끌고 가려하고, 코제트가 영국의 기숙학교로 아로아를 보내려 하면서 가난하지만 행복하던 네로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하는데...


기억의 서재 한켠에서 찾아낸 소박한 한 소년의 이야기

번 제5회 YES24 블로그 축제를 맞이하여 '나를 한뼘 키워준 책 영화 음악'이 주제로 선정되었을 때 의외의 고민으로 쉽사리 포스팅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막상 깊은 감명을 가져다 준 영화를 꼽으려 하니 좀처럼 하나를 고르기가 막막했기 때문이었는데요. 글을 쓰기 위한 소재를 쉽사리 고르지 못하는 난감함도 난감함이지만, 스스로에게 가장 감명 깊었던 영화 하나를 자신있게 골라내지 못하다니 왠지 블로거(그것도 자칭 영화/만화영화 블로거)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에게 과연 감명을 준 영화를 하나 뽑아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어린 시절 나를 성장하게 해준 멘토와도 같은 작품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으로 일주일을 보내던 어느날, 한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건 회사에서 일을 하던 도중에 떠오른 생각이었는데요. 바로 대상을 영화라는 범위에 한정시키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실사영화 뿐만 아니라 만화영화도 엄밀히 말하면 영화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니, 그렇다면 나에게 어린 시절 벅찬 감동을 선사한 만화영화를 골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의외로 문은 쉽게 열렸습니다. 만화영화로서 영화 이상의 감동과 슬픔을 주었던 추억 속의 작품, 한 소년의 고난스럽지만 밝은 삶 속에 빠져 행복한 웃음과 슬픔의 눈물을 흘렸던 그 작품, 바로 '플란다스의 개(1975)'가 떠올랐던 것입니다. 마법과도 같이 시간은 과거로 거슬러 갔고, 어느새 눈 앞에는 가난하지만 착하고 소박한 꿈을 가진 소년 네로와 네로의 곁을 항상 떠나지 않았던 충견 파트라슈가 언제나 그렇듯 우유배달차를 끌고 플란다스의 아침 길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끊임없는 불행 속에서도 끝까지 고결함을 잃지 않은 네로와 파트라슈

동안 불우한 어린이와 충직한 동물의 아름다운 드라마가 영화의 단골 소재로 꽤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기에 이제 네로와 파트라슈는 옛날처럼 우리를 눈물짓게 하는 단 하나의 소년과 동물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영화들을 쭈욱 나열해도 유독 이 작품만큼은 마치 다른 색깔로 칠해진 듯 눈에 띕니다. 그 많은 작품들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제목이 무엇인지 가물가물해지는 와중에도 유독 이 작품만큼은 수십년이 흘러도 여전히 기억 한켠에 고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마치 첫사랑의 기억과도 같이 아름답고 슬픈 이 소년과 개의 이야기는 잊혀지지 않는 뭉클한 낙인과도 같습니다.

가난하고 고된 나날 속에서도 자상하고 인자한 할아버지 밑에서 화가를 꿈꾸며 묵묵히 힘든 나날을 이겨내는 소년, 그런 소년에게 어느날 찾아온 한마리의 개. 소년과 할아버지는 개를 통해 정신적인 위안과 삶의 여유를 찾고, 학대당하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개 역시 소년과 할아버지를 통해 안식처와 가족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그들의 따스하고 끈끈한 유대감은 곤궁한 삶과 집주인 한스의 인정머리 없는 처사를 견딜 수 있는 큰 힘이 되지요. 여기에 마을 유지의 딸 아로아와의 우정 역시 네로에게는 커다란 삶의 활력소이기도 합니다. 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그의 꿈을 응원하는 착한 소녀와 거칠지만 듬직한 안트워프 시의 친구들. 네로의 삶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우리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 주는 열쇠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편견의 늪에 빠뜨리는 지도요.

사람은 사람이 만들어낸 돈과 그 돈으로 인해 쌓아올린 사회적 지위로 자신이 속해 있을 곳을 정하고 그 아래의 사람들을 배척하는 우를 종종 저지르게 됩니다. 플란다스의 유지 코제트와 그의 마름인 한스가 그런 인물이라 하겠지요. 물론, 이 문제는 말처럼 쉽게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네 삶을 돌아만 봐도 평범한 중산층의 서민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못한 극빈층의 자녀들이 자신의 자녀들과 어울리는 것을 꺼려하는 것을 왕왕 볼 수 있지요.(그리고 종종 우리 자신도요) 어찌보면 사람을 구분짓고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인간의 어두운 심성의 하나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편견 속에서 소외받고 있는 이들의 슬픔이 얼마나 큰지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다소 납득하지 못할 설정일지는 몰라도, 또 동화적이고 단순한 전개일지는 몰라도 이 작품은 네로의 슬픔을 시청자들과 관객들에게 깊이 전달시켜 줍니다. 어린이용 만화영화로서는 꽤 깊은 감정이입으로 인해 단순명료한 진리는 깊이를 가진 휴먼 스토리로 보는 이들에게 전달됩니다.

신분의 차이를 극복한 순수한 우정에 삐뚤어진 편견을 보내는 어른들. 그 속에서도 꿋꿋이 꿈과 우정을 지키던 소년은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었던 할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마지막까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던 소년에게는 너무도 가혹할 정도의 시련이지요. 더이상 집세를 내지 못하자 살던 집에서조차 쫓겨날 신세에 처한 소년. 다가오는 추운 겨울 날씨조차 소년의 편은 아닙니다. 이제껏 그를 지탱해주었던 일말의 등불마저 꺼져버린체 네로와 파트라슈는 춥디 추운 시련의 밑바닥으로 미끄러져 가고 맙니다.

그 와중에도 꺼지지 않고 마지막 불꽃을 피우던 그림을 향한 네로의 마지막 희망마저 사그러 드는 순간, 모든 것은 끝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막다른 골목까지 다다른 소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로아의 아버지가 잊어버린 전재산을 찾아서 돌려주지요.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아로아의 집을 빠져 나옵니다. 스프 한숟가락, 빵 한조각이라도 얻어먹고 갈 수 있었을 텐데... 소년의 고귀함은 어떤 면에서는 고지식할 정도로 안타깝고 동시에 마치 마지막을 준비하는 순례자의 그것처럼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떠나버린 소년과 소년의 진심을 이해하게 된 아로아의 아버지, 그리고 마치 이 타이밍을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온, 그의 평생의 꿈이었던 화가로의 길... 소년이 희망을 버린 순간, 그동안 소년 앞에서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희망이 얄밉게도 복권에 당첨된 것 마냥 밀려듭니다. 하지만 그 벅찬 희망의 파도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조용히 루벤스의 그림 앞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평생의 그의 동반자였던 파트라슈와 함께 말이죠.

종교적인 경건함마저 느껴지는 마지막은 소박하지만 장엄하고, 슬프지만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소년은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고귀함을 잃지 않았고, 마지막까지도 세상과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고 떠나갔습니다. 그의 마지막이 너무도 조용하기에 관객들은 더 슬퍼하고 눈물을 흘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운 소년의 죽음 뒤로 떠오르는 아련한 작품의 주제가가 더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먼 동이 터오는 아침에
길게 뻗은 가로수를 누비며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이 길을
파트라슈와 함께 걸었네.

하늘과 잇닿은 이 길을.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슬픔과 감동

제가 '새벽녘의 길(よあけのみち)'은 경쾌한 멜로디의 일본판 주제가보다 서정적인 목소리가 매력적인 한국 애니메이션 주제가의 대모 정여진씨의 주제가(물론 주제가를 불렀을 당시는 앳띈 소녀였지요)가 원작의 뉘앙스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소녀의 앳띄고 맑은 목소리와 미들 템포의 상쾌한 느낌으로 아침을 연상시키는 주제가는 왠지 모를 슬픔의 한자락이 느껴지는데, 네로의 마지막과 함께 들으면 왜인지 슬프고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그건 어쩌면 소년의 슬픈 마지막에 너무 많은 감정이입이 되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52화의 TV 시리즈로 방영되었던 플란다스의 개는 1997년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공개되었습니다. 과거의 향수를 거의 그대로 간직한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비록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슬픔과 아름다움이 공존했던 75년작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었던 같습니다. 그 옛날 기억 속의 네로와 파트라슈를 그대로 만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새로운 극장판의 네로는 이전의 네로에 비해 조금 더 성숙한 듯한 느낌이긴 합니다. 아로아도 마찬가지구요.

전원적이고 서정적이면서 가슴 시렸던 한 편의 드라마. 플란다스의 개는 당시 만화영화로서는 실사영화에 버금가는 감정이입을 보여준 작품으로,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메마른 어른들의 감성에도 촉촉한 눈물의 비를 내리게 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젖은 자국이 오랫동안 마음 한곳에 남아 있는 것은 단지 글쓴이 만의 느낌은 아닐겁니다. 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추억의 이야기는 이제서야 오랜만의 회상을 마치고 다시 기억의 한구석으로 돌아갔습니다. 소년과 충직한 소년의 개는 그후로도 꽤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을 겁니다. 세상의 각박함에 스스로가 너무도 익숙해졌음을 발견하게 되었을 어느날, 한번쯤은 소박하고 고귀한 삶을 살다간 소년과 개의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完)

ⓒ NIPPON ANIMATION Co. Ltd.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IPPON ANIMATION Co. Ltd.에게 있습니다.
플란다스의 개 - 10점
쿠로다 요시오 감독/플래닛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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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두번째 합작, 게드전기의 오명을 만회할 수 있을까.         

ⓒ 2011 高橋千鶴 · 佐山哲郎 · GNDHDDT


야마 테츠로(佐山哲郎)와 타카하시 치즈루(高橋千鶴)의 1980년작 순정만화 '코쿠리코 언덕에서(コクリコ坂から)'를 원작으로 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 극장 아니메 '코쿠리코 언덕에서(2011)'가 이번 7월 16일 일본 여름 극장가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감독은 '게드전기(2006)'를 통해 아니메 감독으로 데뷔한 미야자키 하야오(宮﨑駿)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宮崎吾朗). 게드전기에서 혹독한 감독 데뷔전을 치른 동시에, 팬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던 그가 다시 한 번 절치부심하여 연출한 자신의 두번째 극장 아니메입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1963년의 일본을 배경으로, 요코야마 항구 주변에 사는 평범한 여고생 코마츠자키 우미의 학창시절과 로맨스를 다룬 잔잔한 스토리의 이야기입니다. 지브리의 2010년작 '마루 밑 아리에티(2010)'처럼 잔잔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군요. 청춘 로맨스물이라는 점에서는 '귀를 기울이면(1995)'과 같은 드라마가 되리라 보입니다. 60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기에 뭐랄까... 일본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도 꽤 있을 것 같고 순정만화가 원작이다보니 가슴을 적시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도 싶네요.

☞ 코쿠리코 언덕에서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게드전기를 통해 평단과 팬들로부터는 극악의 점수를 받았던 미야자키 고로, 첫 작품에서 감독과 각본을 겸임하여 아버지의 명성에 다가서고자 했지만, 애니메이션에 문외한인 그로서는 확실히 역량부족을 드러내며 실패하고 말았었는데요.(다만 흥행은 그럭저럭 성공... 이야말로 지브리의 네임밸류 덕이라 하겠지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하야오 감독은 아들인 고로가 아니메 연출가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그렇게 시킬 생각도 없었던 듯 합니다. 다만, 당시 자신을 대신하여 게드 전기를 맡을만한 인재를 발굴해내지 못했고, 스즈키 토시오 사장과 고로의 의지가 강했던 탓에 반포기상태로 고로에게 게드전기를 맡겼던 것으로 회자되고 있는데요. 그로 인해 미야자키는 만화영화 연출가로서는 초보였던 아들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던 듯 싶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각본과 인물 설정 등에서 한계를 드러낸 고로는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던 셈이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무언가가 다릅니다. 일단 하야오 자신이 아들을 아니메 연출가로 인정, 혹은 연출가로 키울 것을 결심한 듯 보이는군요. 그것은 게드전기에서 원안만 던져주었던 것과 달리 이번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기획과 각본을 맡아 아들의 뒤를 받쳐주고 있는 것으로 짐작이 가능합니다. 사실 완벽주의자에 잔소리꾼인 하야오 감독의 성격상, 자신의 제자 혹은 자신이 키우는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두지는 않거든요. 과거 하야오의 후계자로 지목되기도 했던 故 콘도 요시후미의 경우도 귀를 기울이면 제작 당시 이것저것 너무 많이 간섭하다가 둘이서 의견충돌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게드전기에서 원안만 맡았다는 것은 당시 고로에게 관심을 끊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고, 이번 작품에서 기획과 각본을 맡아 아들을 지원한다는 것은 한 번 연출가로 키워볼 마음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나 싶군요.

각본은 하야오와 더불어 게드전기에서 고로와 같이 각본을 맡았던 니와 케이코(丹羽圭子)가 맡았는데요. 케이코 역시 게드 전기가 첫 각본이었기에 고로의 어시스턴트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아픔이 있다 하겠습니다. 다만 아리에티에서 하야오와 공동 각본을 맡은 뒤 연타석으로 이번 코쿠리코 언덕에서도 하야오와 공동 각본을 맡는 것으로 보아 그녀 역시 하야오에게 뭔가 트레이닝을 받는 듯한 느낌을 주는군요. 하야오는 이들 젊은 세대들에게 각각 연출과 각본 수업을 시키는 것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마녀배달부 키키(1989)', '바다가 들린다(1993)' 등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콘도 카츠야(近藤勝也)가 맡았으며, 프로듀서는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입니다. 지브리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술 부분은 여기저기 들리는 말에 의하면 미술감독이 별도로 내정되지 않고 미술팀 자체가 미술을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이는군요. 상당수의 지브리 작품들이 그동안 서너명의 미술감독이 선임되어 제작되었는지라 어찌보면 이제 지브리 미술은 감독이 따로 필요치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술감독이 없어도 지브리의 미술은 여전히 훌륭하니까요. 적어도 이번 코쿠리코 언덕 역시 미술에서만큼은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일단 시사회의 반응은 좋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6월 29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가 열렸던 것 같은데 대체적으로 호평일색인 것 같더군요. 일단,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작품이 게드전기보다는 확실히 나을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는 각본과 기획을 담당한 미야자키의 노련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풋내기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으로 볼 때 괜찮은 흐름이 아닐까 싶군요. 적어도 미야자키를 능가하지는 못하겠지만, 미야자키의 스타일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감독으로서 어쩌면 고로가 제격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앞으로 약 보름 뒤에 개봉될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직접 봐야지 판단할 수 있겠지만 말이죠.

☞ 유튜브 트레일러 영상 (보러가기)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1 高橋千鶴 · 佐山哲郎 · GNDHDDT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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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 프리맨 (1988~1994), クライング フリーマン / Crying Freeman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정보>

◈ 원작: 코이케 카즈오(小池一夫) - 글, 이케가미 료이치(池上遼一) - 그림
◈ 감독: 니시오 다이스케(西尾大介) - 1편 / 니시자와 노부타카(西沢信孝) - 2편 / 마츠우라 죠헤이(松浦錠平) - 3편 / 야마우치 시게야스(山内重保) - 4~6편,
◈ 각본: 시미즈 히가시(清水東) - 1편 / 오노 류노스케(小野竜之助) - 2~6편
◈ 작화감독: 아라이 코이치(新井浩一) - 1,2편 /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 3,4편 / 야마시타 타카아키(山下高明) - 5,6편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中村光毅) - 1~5편 / 토쿠시게 켄(德重 賢) - 6편
◈ 음악: 요시노 히로아키(義野裕明)
◈ 기획: 요시다 토오루(吉田徹) - 1편 / 타카하시 나오코(高橋尙子) 外 - 2~6편
◈ 제작사: 도에이 비디오
◈ 저작권: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 일자: 1988.09.XX ~ 1994.01.XX
◈ 장르: 갱스터, 느와르, 성인, 액션
◈ 구분/등급: OVA (6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시놉시스>

가족을 모두 여의고 혼자서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는 히노 에무. 화가인 그녀는 홍콩에서 풍경화를 그리던 도중, 우연치 않게 살인 청부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살인자는 조각같은 외모의 동양계 미남자였는데, 특이하게도 사람을 죽인 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녀에게 남자가 다가서자 에무는 얼떨결에 손수건을 내민다. 눈물을 닦은 남자는 자신의 이름이 '요'라고 밝힌 뒤 그녀의 앞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요가 목격자인 그녀에게 이름을 밝히고 사라졌다는 것은 언젠가 돌아와 그녀를 제거하겠다는 의미였다. 일본에 돌아와서도 그를 잊지 못한체 그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에무는 우연치 않게 길가에서 그를 연상시키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소개>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일본의 성인극화 만화계의 대부 코이케 카즈오와 이케가미 료이치의 걸작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폭력과 섹스 등 성인코드를 작품에 접목시켜 만화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에까지 영향력을 미쳐온 코이케 카즈오의 글과 간판가게에서부터 그림을 그려 입신의 경지에 오른 입지전적인 작화가 이케가미 료이치 필력이 탄생시킨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이다. 식당 종업원 출신의 코이케 카즈오는 '고르고 13'으로 유명한 사이토 프로덕션에서부터 만화업계에 뛰어들어 70년대부터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 그가 설립한 학원 '코이케 카즈오 극화촌숙(小池一夫 劇画村塾)'을 통해 '메존일각', '란마1/2'의 타카하시 쿠미코, '북두의 권'의 작가 하라 테츠오, '바키'의 이타가키 케이스케, '각오의 스스메'의 야마구치 타카유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창조한 작가겸 게임 디자이너 호리이 유우지 등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케가미 료이치는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간판 등을 그리면서 익혀온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인체 대생 교본을 방불시키는 뛰어난 작화를 선보인 불세출의 작화가로, 한 때 80년대 한국 성인만화에 큰 획을 그은 구호 성인만화의 상당수가 바로 이 이케가미 료이치의 작품이기도 하다.
 
눈물을 흘리는 살인자라는 컨셉은 지금 보아도 신선하고 매력적인 설정이다. 정체불명의 결사조직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암살자로 세뇌당한 비운의 주인공이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돌아갈 수 없는 자유로웠던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서 무의식적인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는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이케가미 료이치가 그려낸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원작의 인기에 한몫을 하였다. 조각같은 완벽남인 주인공 프리맨 역시 이케가미 료이치의 필력이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며, 본드걸처럼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매혹적인 미녀들 역시 이케가미의 신들린 붓끝을 통해 살아있는 여인들마냥 관능미와 청순미를 뿜어내었다. 대충 몇번 붓터치를 한 것 뿐인데도 완벽한 비율과 모습으로 탄생되는 그의 필력은 말 그대로 신필의 경지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엘로스가 한참 그림을 그리던 당시, 엘로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작화가가 셋이 있는데, 이케가미 료이치 옹도 그중 한명이다)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성인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은 프리맨은 전통의 제작사 도에이를 통해 OVA 아니메로 탄생하게 된다. 문제는 기존의 아니메 스타일과는 너무도 다른 극화풍의 캐릭터를 어떻게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구현해내느냐 였는데, 도에이부터 매드하우스와 Production I.G 등 많은 제작사의 아니메를 그려온 아라이 코이치가 작화를 맡은 1, 2화는 원작의 느낌을 당시로서는 훌륭하게 살려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프리맨이 초반부에 백진회의 보스 후자사키를 암살하는 시퀀스라든지 프리맨과 황덕원이 백진회의 사무실을 습격하는 씬 등은 슬로우 모션을 적절히 섞은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를 보여주었다. 1편과 2편은 6부작의 프리맨 중 작화와 스토리의 균형이 가장 잘 잡힌 에피소드라 하겠다. 

멋진 퀄리티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프리맨은 이후 3편과 4편에 이르러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된다. 우선 캐릭터 디자인이 원작과는 너무도 상이하여 몰입을 방해하는데다가, 마치 작화감독 없이 수정되지 않은 원화가 그대로 채색에 들어간 것인냥 거친 펜음영이 그대로 셀에 보여지는, 비주얼적으로는 완벽한 실패작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3편과 4편의 작화감독을 18금 일러스트의 대명사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맡았다는 것인데, 실제 3편과 4편의 캐릭터들을 자세히 보면 언뜻언뜻 사토시의 터치가 느껴진다 하겠다. 다만 기대 이하의 퀄리티는 스탭진들의 실력문제라기 보다는 제작상에 발생한 모종의 이유로 인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안타까운 것은 3편과 4편의 에피소드는 프리맨 에피소드 중에서도 상당히 스케일이 크고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라는 점.

ⓒ 小池一夫 · 池上遼一 / 小學館 · 東映 ビデオ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제작된 프리맨의 5편과 6편은 비주얼 면에서는 앞선 시리즈를 능가하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도에이 동화의 후반 로봇물에서 연출과 콘티를 맡았으며, '성투서 성시' 극장판이나 '드래곤 볼' 극장판 등 도에이 계열의 작품에서 활약해온 야마우치 시게야스가 바톤을 넘겨받았는데, 원작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식하면서도 기존보다 훨씬 높아진 퀄리티로 인해 극화만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하겠다. 다만 에피소드 자체의 흡입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데, 3, 4편이 1, 2편이나 5, 6편의 수준에 근접했다면 OVA 6부작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독특한 경로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이 아니메가 알려지게 되었는데, 과거 비디오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공익광고를 통해 유해한 영상물의 본보기로 프리맨이 제시되기도 했다. 덕분에 프리맨은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암적인 존재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엄연한 성인만화를 어린이들이 봐서는 안되는 유해만화로 지정한 당시의 개념 자체가 아직은 만화를 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문화적 인식의 부족을 보여준 사례로 보아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나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1990년에 홍콩에서 두번이나 실사영화로 제작되긴 했으나 완성도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아니메 원작 홍콩영화가 그러하듯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단 1995년에는 헐리웃에서 미일 합작 액션영화로 제작되는데, 영화자체는 B급 액션영화 수준에 그쳤으나 비교적 원작의 이야기를 잘 살리고 있으며, 특히 프리맨 역의 마크 다카스코스는 조각같은 얼굴과 근육질의 몸매로 원작의 프리맨과 놀라운 싱크로를 보여주었다.



<참고 사이트>

[1] クライング フリーマン, Wikipedia Japan
[2] Crying Freeman, Wikipedia
[3] 크라잉 프리맨, 엔하위키
[4] 한국판 DVD 북클릿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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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재해석한 오리지널 건담의 부활

ⓒ SOTSU · SUNRISE


'동전사 건담 AGE(2011)'에 이은 또 하나의 신 건담 시리즈는 놀랍게도 건담의 시초인 '기동전사 건담(1979)'을 새롭게 재해석한 코믹스 '건담 디 오리진(이하 오리진)'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건담팬들이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을 점쳐보거나 바라고 있었던 일이지만 막상 이렇게 현실화가 되니 놀랍기 그지 없네요. 많은 건담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Gundam The Origin Manga to Launch Anime Project, ANN (바로가기)

애니화 소식은 카도카와 서점의 건담 전문지 '월간 건담 에이스'를 통하여 발표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월간 건담 에이스는 바로 창간호부터 오리진을 연재해온 잡지이기도 한데요. 얼마전 반다이에서 6월 25일에 새로운 건담 시리즈를 발표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오리진을 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퍼스트 건담의 메카닉 디자이너 오카와라 쿠니오 역시 새로운 건담 시리즈에 대해 언젠가 잠깐 언급을 했던 적이 있었죠. 그때는 그것이 건담 AGE를 의미하는 줄 알았습니다만, 이제보니 바로 이 오리진을 얘기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원작 코믹스는 79년작 건담의 캐릭터 디자이너자 작화감독으로, 아니메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작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거대 프로젝트입니다. 토미노 요시유키의 원작인 건담을 코믹스화하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야스히코는 당사자인 토미노 감독의 격려로 어렵사리 펜을 잡았고 그로부터 10년 만인 올해 마침내 오리진의 완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원작자인 토미노 만큼이나 건담에 큰 영향을 끼친 그이기에 이 오리진은 확실히 여타 건담 관련 소설이나 코믹스와는 격을 달리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반면, 원작 이후 급속도로 거대해진 우주세기의 세계관을 이 오리진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데요. 야스히코 본인은 오리진이 건담의 오리진이자 온리 원(Only One)이다라는 소신을 밝힌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말 그대로 오리진은 퍼스트 건담의 리메이크일 뿐 우주세기 전체를 꿰뚫는 이야기는 아닌 셈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신 시리즈는 퍼스트 건담 이후 몸집이 불어난 우주세기의 많은 뒷 이야기나 설정을 커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MSV 등을 통해 등장한 조니 라이덴이나 신 마츠나가 같은 인기 캐릭터들을 보는 것 같은 소소한 재미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려울 것이다라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히 코믹스의 내용을 그대로 만화영화로 만들 것이냐는 두고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30년이 지난 구시대적 SF 설정은 요즘의 추세에 맞춰 바뀌겠지만, MS의 디자인을 포함하여 오리진이 내포한 구시대적 스타일과 가치관을 과연 얼마만큼 현대적인 형태로 각색해내느냐는 시리즈의 성패가 좌우할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모든 리메이크작들이 가진 숙명이기도 하지요.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 오리진 프로젝트는 30여년전보다 압도적으로 세련되어진 신작화로 과거의 건담을 리메이크한다는 기본 뼈대 위에서 몇몇 변주가 가해진 작품으로 태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도 전체적인 느낌은 현재 연재중인 '기동전사 건담 UC(2010)'의 스타일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군요.(예를 들면 MS 전투장면과 같은 부분) 아직 연출가나 각본 스탭, 작화 스탭 등 핵심 제작진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오리진은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야스히코나 메카닉 디자이너였던 오카와라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여러가지 스타일링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샤아 아즈나블이나 세일러 마스와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묘사될지, 급하게 투입되어 조악한 디자인으로 등장했던 모빌 아머 등은 어떻게 스타일링이 될지 등이 몹시 궁금하네요.

 

다만, 자쿠러님과 같은 분들이 언급했다시피 금번 오리진의 타겟 시청층 설정은 시리즈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올드 팬들을 겨냥하면 작품의 생명력이 짧을 터이고, 신세대 팬을 노리기에는 기본 컨셉 자체가 그들과 맞지 않은 것이 오리진의 난제라 하겠는데요. 여기에 50화에 가까웠던 79년 시리즈나, 코믹스로도 21권이나 되는 방대한 이야기를 어느 정도의 길이로 만들 것이냐 하는 것도 이번 시리즈의 이슈라 하겠습니다. 예전과 같은 50화의 대작 시리즈는 요즘 거의 보기 힘든지라 건담도 예외는 아닌데요. 그렇다고 무리하게 스토리를 줄여 편수를 줄인다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 건담 The ORIGIN 아니메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 (바로가기)

ⓒ SOTSU · SUNRISE

그렇다면 결론은 1쿨이나 2쿨 단위로 제작하여 시즌제로 방영하거나, 케이블 TV 등에서 PPV 방식으로 방영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겠는데요. 퍼스트 건담의 리메이크라는 상징성을 가진 거대 프로젝트이니 시류를 따르기 보다는 뚝심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적어도 DVD 시장에서만큼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리진을 기점으로 우주세기 프라모델들도 다시 새로운 스타일로 출시될 가능성도 있구요.

어찌되었건 이번 오리진 프로젝트는 전설적인 과거의 시리즈를 최신 작화로 볼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의미있는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제까지 많은 전설적인 명작들이 리메이크라는 명제를 통해 신작화로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만, 이번 건담 리메이크는 이제까지 리메이크되었던 작품들의 화제성을 훨씬 뛰어넘는 아우라를 보여주고 있지요. 거기에 건담 에이스는 오리진 이후 후속 시리즈로,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기동전사 제타 건담'을 연재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칫 하다가는 몇 년 뒤에 제타 건담을 리메이크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올지도 모를 일이네요. 어찌되었건 건담의 팬으로서는 행복한 상상들인데요. 이번 오리진의 방영과 발맞춰 부디 한국에서도 영상매체로 건담이 발매되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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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1988), アキラ / AKIRA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정보>

◈ 원작/감독/캐릭터 디자인: 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
◈ 조감독: 타케우치 요시오(竹内啓雄), 사토 히로아키(佐藤博暉)
◈ 각본: 오토모 가츠히로, 하시모토 이죠(橋本以蔵)
◈ 작화감독/작화감독보: 나카무라 타카시(なかむらたかし) / 모리모토 코지(森本晃司)
◈ 미술감독: 미즈타니 토시하루(水谷利春)
◈ 원화: 오키우라 히로유키(沖浦啓之),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 이노우에 토시유키(井上俊之), 카나다 요시노리(金田伊功), 코사카 키타로(高坂希太郎), 키타쿠보 히로유키(北久保弘之), 후쿠시마 아츠코(福島敦子)
◈ 작곡/지휘/음악감독: 야마시로 쇼지(山城祥)
◈ 프로듀서: 스즈키 료헤이(鈴木良平), 가토 쥰조(加藤俊三)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아키라 제작위원회
◈ 저작권: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 일자: 1988.07.16
◈ 장르: SF, 드라마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1988년 7월 16일, 도쿄를 폐허로 만든 신형폭탄의 폭발과 함께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하였다. 31년의 세월이 흐른 2019년, 도쿄는 네오도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흥에 성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타락과 부패, 그리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로 시끄러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10대 소년 폭주족의 리더인 카네다와 그의 소꿉친구인 테츠오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른 폭주족들과의 힘겨루기에 한창이다. 거리를 어지럽히며 난투극을 벌이다 경찰의 출동과 함께 테츠오들이 도망치던 어느날 밤, 정체불명의 남자가 부상을 입은체 한 소년과 필사의 도주를 감행하고 있었다. 경찰들의 포위망에 갇혀버린 둘, 남자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자 품 속에서 소년이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다. 놀랍게도 노인의 얼굴을 갖고 있는 소년. 남자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소년이 비명을 지르자 주변 빌딩의 유리창과 간판이 모두 부서지고 건물마저 무너지는 이상현상이 발생한다. 아수라장 속에서 사라진 소년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주중이던 테츠오, 그리고 카네다와 우연치 않게 마주치게 되는데...


<소개>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1982년 12월부터 '주간 영 매거진'에 연재되던 오토모 가츠히로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용 아니메. 순 제작비만 10억엔이 소요되었으며, 약 15만장의 셀화가 사용되어 초당 20프레임에 이르는 풀 애니메이션 대작 아니메로 거듭난 작품이다. '철완 아톰(1963)', '기동전사 건담(1979)', '공각기동대(1995)',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등과 함께 일본 SF 아니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며, '왕립 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와 더불어 80년대 수작업 셀 아니메의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이다. 기존 아니메를 넘어서는 리소스가 투입된 왕립 우주군의 제작비가 홍보비와 마케팅비 포함 8억엔이었음을 감안할 때 아키라의 제작비(총 제작비는 20억엔으로 전해짐)는 당대 아니메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즉 초대형 아니메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규모였던 셈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블록버스터용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정통 하드 SF물이었다.

초당 20프레임 정도가 들어가는 풀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선녹음 후작화 방식의 프리스코어링 제작방식은 60년대부터 일본 아니메에 정착된 리미티드 기법이 아닌 전통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법이다. 완벽주의자인 오토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결국 이 두 요인이 천문학적인 제작비의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본적인 제작 방식 외에도 CG의 도입, 각종 실험적인 연출기법의 적용 등 아키라는 영상미학에 있어서도 그 때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일본 아니메의 정점에 올라서 있는 작품이다. 아니메에서 이토록 완벽하고 치밀한 장면구성을 추구하는 이는 오토모 가츠히로와 더불어 미야자키 하야오와 오시이 마모루, 이제는 고인이 된 콘 사토시 정도가 그 이름을 나란히 하지 않나 싶으며,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묘사는 감탄을 넘어 위화감마저 줄 정도로, 오시이 마모루와 함께 영상적으로 가장 난해한 작품을 만드는 연출가 중 한명이라 하겠다.

83년 '환마대전(1983)'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아니메 제작현장에 몸을 담았던 오토모는 옴니버스 작품 '미궁물어(1987)'의 세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아니메 연출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환마대전 당시 감독이었던 린 타로가 아니메에서 최초로 시도한 프리 프로덕션 시스템, 즉 제작위원회 시스템을 경험한 오토모는 아키라에서도 이 제작위원회 방식을 적용하였으며, 환마대전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팀 '아르고스' 출신의 나카무라 타카시, 모리모토 코지, 카나다 요시노리, 우메츠 야스오미 등이 참여하는 등 여러 면에서 린 타로와 그가 만들어낸 시스템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린 타로는 리미티드 아니메 기법에 있어서 일본 최고의 연출가로 인정받는 인물이라는 점. 오토모는 리미티드 아니메의 대가로부터 배운 아니메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 아니메 중에서도 손에 꼽는 풀 프레임 아니메를 만들어낸 것이다.

동남아의 민속악기 세션이 인상적인 독특한 인트로는 이국적이면서도 이질적인데, 싸이버펑크적인 배경과 이국적인 음악, 그리고 압도적인 비주얼 등은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와 교집합을 갖고 있다. 또한 주인공인 카네다와 친구이자 적이 되는 테츠오, 그리고 본 작품의 주요 인물인 통칭 28호 아키라는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철인 28호(1963)'에 등장하는 주인공 카네다 쇼타로와 철인(일본어로 테츠진인 철인의 발음은 테츠오와 대비된다), 그리고 철인의 별칭인 28호와 묘하게 일치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2] 참조)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의 분위기는 압도적이고 치밀한 비주얼과 이질적인 음악이 맞물려 다소 불편하다는 것인데, 싸이버펑크적인 주제의식과 어우러져 상당히 마니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원작 코믹스는 오토모를 명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히트작이긴 하지만, 그 방대한 내용이 124분 안에 모두 압축되지 못했다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떠나 하나의 극장 아니메로 보았을 때 스토리는 크게 모나지 않고 알맞은 기승전결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본작의 타이틀롤이자 키워드이며, 가장 강한 능력자인 아키라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대거 삭제되었다는 점에서 본 작품은 역시 프롤로그적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원작의 많은 부분을 이야기 하지는 못한 셈이다.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

흥행수익은 약 7억5천만엔으로, 상당히 하드한 SF 임을 감안했을 때 준수한 성적을 거둔 작품이었다. 문제는 20억엔이라는 천문학적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는 것으로, 결국 제작비의 반도 거둬들이지 못한 참패작이 되어버린 셈. 하지만, 일본에서는 거의 망작에 가까운 작품으로 전락해 버린 이 작품은 외국에서 개봉되며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이윽고 일본 만화영화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전세계 만화영화 팬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는 약 7년 뒤 일본에서 저주에 가까운 흥행참패를 기록한 후, 외국에 개봉되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SF 걸작 중 하나로 올라서는 오시이의 공각기동대와 같은 전개이기도 하다. 아키라는 이후 비디오와 LD, DVD 등으로 발매되어 꾸준한 인기를 끌며 명실상부 아니메 마니아들의 필수 콜렉션으로도 자리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개봉된 최초의 일본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아직 일본문화의 수입이 금지되어있던 관계로, 홍콩영화로 속여서 개봉했다가 1주일만에 극장에서 내려온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갖고 있기도 하다. 관련 에피소드는 Kaonic 님의 포스트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바로가기)


<참고 사이트>

[1] AKIRA, Wikipedia Japan
[2] AKIRA, 위키피디아
[3] AKIRA (1988), allcinema.net
[4] AKIRA, 엔하위키
[5] <아키라> DVD로 만나는 전설의 재패니메이션 by 한청남, 씨네 21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マツシュル―ム · アキラ 製作委員會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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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왕 귀환제 (1988), 孔雀王 鬼還祭 / Spirit Warrior


ⓒ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원작: 오기노 마코토(荻野真)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秋山勝仁)
◈ 각본: 아이카와 쇼(会川昇)
◈ 캐릭터 디자인: 오치 히로유키(越智博之)
◈ 크리쳐 디자인: 와타나베 쥰이치(わたなべぢゅんいち)
◈ 작화감독: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南郷洋一)
◈ 음악/노래: YAS-KAZ / SPLASH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阿部高久), 요시다 나오타카(吉田尚剛), 마루야마 히사토시(丸山寿敏) / 노무라 카즈후미(野村和史)
◈ 제작사: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AIC (?)
◈ 일자: 1988.04.29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흥복사의 지하 보관실에 모셔져있던 8부상 중 가장 걸작으로 평가받는 아슈라상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물샐 틈도 없는 최첨단 경비 시스템이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쪽같이 사라진 아슈라상. 일반 사람이 아닌 마물의 짓이라 생각한 주지는 공작명왕의 현신으로 불리는 밀교의 퇴마사 공작왕을 부른다. 

사건을 조사하려는 찰나 요기를 느낀 공작, 요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금강저를 던지자 벽속에서 시키귀신이 뛰쳐나온다. 순식간에 거대한 몸집으로 변하는 시키 귀신. 시키 귀신의 공격을 피하면서 귀신의 눈에 금강저를 꽂은 공작이 곧바로 밀교의 인법을 읊기 시작한다.

'임,병,투,자,개,진,열,재,전!'  .


<소개>

오기노 마코토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OVA. 퇴마와 오컬트라는 소재를 코믹스와 아니메에 널리 퍼뜨린 장본인격인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그 가치와 완성도는 비슷한 류의 작품들을 능가하는 아우라를 갖고 있다. 1985년부터 89년까지 슈에이샤(집영사)의 '주간 영 점프'를 통해 연재되었으며, 단행본으로 17권까지 발행되었다. 이후 1990년부터 92년까지는 '공작왕 퇴마성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어 총 11권의 단행본이 발매되었으며, 2006년부터 다시 '공작왕 곡신기'라는 제목으로 2010년까지 연재되는 등([1] 참조), 최근까지도 연재될 정도로 시리즈는 장기화되었었지만,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첫 시리즈에 비해 퇴마성전과 곡신기의 평가는 좋지 않은 편이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밀교의 주술과 퇴마술, 여기에 오컬트적인 요소와 호러장르를 접목시킨 스타일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으며, 80년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성인용 코믹스의 전개에 발맞춰 마니악한 소재의 선정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상당했다. 소재의 신선함도 신선함이지만, 각종 오컬트적인 소재와 종교적 소재를 갖고 상당히 설득력있게 구성한 설정 역시 본 작품의 인기의 견인차가 되었다 하겠다. 불교와 도교, 인도와 중국의 신화적 요소에 일본의 전승설화와 민속신앙, 여기에 기독교적 세계관까지 크로스오버시킨 본작의 세계관은 실로 감탄스러울 정도로, 어떤 것이든 자신들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해석하고 재가공하는 일본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공작왕 실사영화 일본버전의 포스터.

아니메는 OVA 시장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AIC에 의해 제작되었다. 다소 하드고어하고 괴기스러운 원작의 스타일에 비해 아니메는 예상보다 훨씬 순화된 수위로 묘사되고 있다. 각본은 같은 시기에 유사한 호러 스타일의 작품들을 많이 써온 아이카와 쇼가 맡았으며, 일본 헤이안 시대의 실존인물로 알려진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델로 하여 쓰여진 오리지널 스토리이다. '아미테이지' 시리즈와 '솔비앙카(1999)'의 감독을 맡는 오치 히로유키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작화를 맡는 등, 코가와 토모노리가 이끄는 작화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인물들이 작화를 도맡고 있다. 다만, 애초에 그다지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 작품은 아니었는지 비슷한 시기에 이들이 그려냈던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빠져있는 느낌. 전반적으로 볼 때 평범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으로, 원작의 아우라나 스탭진의 네임밸류에 비하면 그리 임팩트가 있는 작품은 아니라 하겠다.

OVA 출시 후 불과 반년이 안되서는 실사영화로도 등장한다. 후지 TV와 홍콩의 영화 제작사인 골든 하베스트가 합작하고 베테랑 액션배우 원표가 공작왕을 연기했으며, 당대 청춘스타로 떠오르던 글로리아 입이 아슈라를 맡아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다만, 일본판 공작왕의 경우는 주연을 맡은 원표와 글로리아 입이 조연으로 등장하고 홍콩판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일본 배우 미카미 히로시와 히다카 노리코가 공작과 아슈라를 맡아 연기한다. 90년에 '공작왕 아슈라 전설'로 속편이 제작되며 주요스탭과 캐스팅은 1편과 거의 동일하나 일본판 공작왕은 아베 히로시가 맡게 된다.


공작왕 2 환영성 (1989), 孔雀王2 幻影城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정보>

◈ 감독: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
◈ 각본: 아이카와 쇼
◈ 작화감독: 후지카와 후도시(藤川太)
◈ 미술: 카네무라 카즈요시(金村勝義)
◈ 음악: YAS-KAZ
◈ 기획/프로듀서: 아베 타카히사, 요시다 나오타카, 마루야마 히사토시 / 노무라 카즈후미
◈ 제작사: 스튜디오 88, AIC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創映新士 · ボニ―キャニオン
◈ 일자: 1989.07.0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이타노 써커스'로 유명한 일본 최고의 액션 작화가 중 한명인 이타노 이치로의 연출작. '메가존 23 파트 2 (1985)' 이후 그의 네번째 감독작으로, 전반적으로 하드고어에 가까운 그의 연출취향이 원작과는 괜찮은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아닌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여 사용하였으며, 왕인환(오니마루) 외에 또 한명의 사이드킥 황해봉(코우 카이호)도 등장하여 흥미를 더한다.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었던 1편과 달리 액션에서만큼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기대 이하의 작화 퀄리티로 인해 그러한 부분이 그다지 잘 살아나지는 못했다. 오치 히로유키나 오오모리 히데토시가 그렸던 극화풍의 1편 캐릭터에 비해 눈 크고 코 작은 전형적인 아니메 스타일의 캐릭터로 돌아선 부분도 퇴마 호러물이라는 본작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1편의 음양사 세이메이에 이어 2편은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인 오다 노부나가를 소재로 하였다. 과거의 전설적인 인물을 부활시키려는 무리들이 있고, 부활한 전설의 인물들은 대개 인간을 초월한 능력자들로 세계의 멸망이나 정복을 꿈꾸는 인물들이다라는 시놉시스는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미이라'와 같은 헐리웃 어드벤쳐 영화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소재라 하겠다.


공작왕 앵화풍양 (1991), 孔雀王3 櫻花豊穣


荻野真 · 集英社 · AIC (?)

<정보>

◈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
◈ 각본: 나츠키 레오(夏木玲生)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키시다 타카히로(岸田隆宏)
◈ 미술감독: 난고 요이치
◈ 제작사: AIC
◈ 저작권: ⓒ
◈ 일자: 1991.9.21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세번째 OVA는 1편의 감독 아키야마 카즈히토가 다시 맡았다. 작화나 미술은 2편에 비해 안정된 수준으로 돌아섰지만, 스토리와 더불어 좋은 퀄리티라기보다는 그냥 무난한 수준의 비주얼이라 하겠다. 전편들에 비해 조금 더 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묘사되는 등, 수위는 다소 높아졌으나 호러물로서의 느낌은 그다지 나아진 점이 없어 보인다. 원작의 에피소드를 각색하였으나 각색이 좋지 못했던 관계로 스토리텔링 역시 몰입도가 높지 않다.


진 공작왕 (1994), 真・孔雀王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정보>

◈ 감독: 린 타로(りんたろう)
◈ 각본: 우라하다 타츠히코(浦畑達彦), 이나바 카즈히로(稲葉一広)
◈ 캐릭터 디자인: 아베 히사시(阿部恒), 코이케 타카시(小池健)
◈ 작화감독: 아베 히사시
◈ 미술감독: 히라키 노리히로(平城徳浩)
◈ 음악: 혼다 토시유키(本多俊之)
◈ 기획/제작총지휘: 이시자키 쿠니히코(石崎邦彦), 아오키 마사미(青木雅美) /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 제작사: 매드하우스
◈ 저작권: ⓒ 荻野真 · 集英社 · MADHOUSE (?)
◈ 일자: 1994.06.17
◈ 장르: 호러,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OVA(2화) / 미성년자 관람불가(NC-17)


<소개>

공작왕의 네번째 아니메 프로젝트는 AIC의 손을 떠나 전통의 명가 매드하우스와 거장 린타로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퀄리티와 완성도로 태어난 작품이 되었다. 아무래도 눈길을 끄는 것은 극장 아니메의 수준에 버금가는 작화와 미술이라 하겠는데, '폭렬헌터(1995)', '펫숍 오브 호러즈(1999)', '쵸빗츠(2002)'와 같은 TV 시리즈 부터 '뱀파이어 헌터 D 블러드러스트(2000)', '하이랜더: 원수를 찾아서(2007)' 등 내노라하는 작품들에서 활약한 매드하우스의 A급 작화가 아베 히사시가 참여하여 뛰어난 퀄리티로 재탄생되었다. 각본에는 역시 매드하우스 소속으로 '마스터 키튼(1988)', '몬스터(2004)', '딸기100%(2005)', '건슬링거 걸 IL TEATRINO(2008)', '라이브 온 CARDLIVER조(2009)'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우라하다 타츠히코가 참여하고, '버블검 크라이시스 8편(1991)', '사일런트 뫼비우스(1991,1992)'에서 미술을 담당한 히라키 노리히로가 미술을 맡는 등, 전반적으로 평범한 OVA의 수준을 넘어서는 스탭진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공작의 누나로, 공작의 수호신인 공작명왕과 함께 최강의 마신으로 손꼽히는 천사왕의 현신 토모코가 등장하는 공작왕 최후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린타로 감독만의 독자적인 재해석이 들어갔다. 원작의 하드고어함과 강렬한 액션보다는 이야기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거듭났으며, 여기에 용배라 불리는 아티팩트를 손에 넣기 위한 나치잔당, 밀법승과 중국의 선도까지 가세하여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특히, 용배를 찾는 나치 잔당의 모습은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을 연상시키며, 도입부에서 용배를 탈취하는 나치의 수하는 인디아나 존스 1편인 '레이더스 오브 더 로스트 아크(1981)'에서 로널드 레이시가 분한 나치 장교 토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작품이었지만 영상미나 드라마 등 공작왕의 라스트를 장식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급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孔雀王, Wikipedia Japan
[2] 孔雀王 鬼還祭 (1988), allcinema.net
[3] 孔雀王2 幻影城 (1989), allcinema.net
[4] 孔雀王3 櫻花豊穣 (1991), allcinema.net
[5] 真・孔雀王 (1994), allcinema.net
[6] 공작왕,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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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신세대와의 조우를 꾀하다 

ⓒ 2011 SUNRISE


문으로 무성하던 새로운 건담 TV 시리즈가 그 실체를 드러내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그 후손으로 이어지는 건담의 이야기, 이제까지의 건담 시리즈와는 다른 성격의 작품으로 태어날 이 건담 시리즈의 타이틀은 '기동전사 건담 AGE'. 올 가을 방영을 목표로 현재 제작 중에 있다고 하는군요.

☞ Level 5 to Help Create Gundam AGE Anime This Fall (바로가기)

현재 일본의 각종 사이트들을 비롯, 한국에서도 신작 건담은 건담팬들에게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가존 건담 팬들에게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는 다음 링크에 걸린 소학관의 만화잡지 '코코로 코믹 매거진'의 해당 페이지를 찍은 사진을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超速報】新ガンダムのタイトルは「機動戦士ガンダムAGE」! (바로가기)
☞ 新ガンダム「機動戦士ガンダムAGE」、レベルファイブが全面協力でコロコロコミックと連動?情報がネット上に流出 (바로가기)

보시다시피 한눈에 봐도 건담 시리즈가 그동안 지향하고 있던 청소년 이상의 시청층이 아닌,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저연령가 애니메이션임을 짐작하실 수가 있을 겁니다. 본 시리즈의 원안과 기획은 게임 소프트 회사인 '레벨 파이브'가 맡고 있는데요. 레벨 파이브는 최근에 방영되는 TV 아니메 '골판지 전기(ダンボール戦機/2011)'의 원작사이며, 한국에서는 썬더 일레븐으로 유명한 어린이 축구 만화영화 '이나즈마 일레븐(2008)'의 원작을 맡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잡지에 실린 건담 AGE의 느낌은 척 봐도 이나즈마 일레븐과 골판지 전기의 뉘앙스가 골고루 풍겨나고 있다 하겠습니다. 시나리오는 레벨 파이브의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인 히노 아키히로(日野晃博)가 맡고 있군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그 후손으로 이어지는 삼대에 걸친 이야기와 로봇 스스로 성장하는 AGE 시스템을 탑재한 건담이라는 두가지 소재는 조상의 유산을 이어받아 로봇을 단순한 기계가 아닌 동료 겸 친구로 여기고 함께 싸운다는, 소년만화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애초에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기획되었다면 이러한 전개가 당연하다 하겠는데요. 수수께끼의 에일리언 가프란과의 싸움을 그리는 점에서는 더블오 극장판 이후 두번째로 외계인과 조우하는 건담 시리즈가 되는 셈이기도 합니다. 물론, 스타일은 더블오와 상이하겠지만요. 아참, 루리웹에서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더블오 건담의 스탭들도 상당수 참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잡지사진에 모습을 드러낸 건담 AGE의 터치는 어딘지 모르게 더블오 건담의 느낌이 묻어난다 하겠습니다.

☞ [정보] 기동전사 건담 AGE와 관련된 간략 정보들 (바로가기)

개인적으로, 건담 시리즈가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것에 있어서는 그다지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건담 시리즈가 만화영화는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타파한 상징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번의 시리즈를 거치는 와중에 이제는 그 이상의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거든요. 헤이세이 3연작 중 '기동전사 건담 윙(1995)'부터는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얻는 시리즈로 거듭났으며(물론, 퍼스트 당시에도 여성팬은 꽤 있었지만), '턴에이 건담(1999)'과 같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SF로 그려지기도 했지요. 완성도만 보장된다면 사실 건담이 다양한 형태의 장르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과거 우주세기의 팬들이라든지, 시드 이후 신 건담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이 건담 AGE는 만족스러운 카드는 아니겠지만요. 물론, 저 역시 이 작품을 볼 생각은 없습니다. 연령대가 너무 안맞아서 아무래도 접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얼마전에 시험삼아 골판지 전기를 몇 화 감상해 보았는데, CG를 활요한 깔끔한 작화는 그런대로 볼만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라서 저한테는 버겁더라구요.

다만, 한가지 맘에 안드는 것은 건담 AGE의 디자인입니다. 위의 링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놓고 퍼스트 건담을 모티브로 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요. 새로운 연령층을 공략하는 새로운 건담이니만큼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기대 이하의 모습이네요. 퍼스트 건담을 오마쥬하여 스타일링이 된 건담 AGE의 실루엣은 역시 퍼스트 건담의 오마쥬 디자인이기도 했던 더블오 시리즈의 O 건담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번 건담 AGE의 디자인은 바로 퍼스트 건담을 창조한 오카와라 쿠니오 옹이 맡았다고 하는데요. 시드부터 계속적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시는 오카와라 선생의 이번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이제는 후학을 배출하는데 힘쓰셔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번 메카닉 디자인은 '기동전사 V 건담(1993)', '신기동전기 건담 W(1995)', '기동신세기 건담 X(1996)', '턴에이 건담(1999)' 등 후기 건담 시리즈의 메카닉 디자이너로 참여했으며, '마크로스 제로(2003)'의 메카닉 디자이너이기도 했던 이시가키 쥰야(石垣純哉)를 필두로,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2007)', '기동전사 건프라 빌더즈 비기닝 G(2010)'의 에비카와 카네타케(海老川兼武),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2006, 2008)',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2007)'의 테라오카 켄지(寺岡賢司) 등이 맡았다고 하는군요.

어찌되었건 더블오 시리즈의 스탭이 참가하여 외계인과 건담과의 시원스러운 대결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바, 액션연출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1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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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대에 못미쳤던 철권 영상화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인가

ⓒ 2011 NAMCO BANDAI Games. Inc


다이 남코사의 히트 격투대전 게임 '철권'을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철권: 피의 복수(Tekken: Blood Vengeance)'가 오는 2011년 7월 26일, 미국 전역의 375개 이상의 개봉관에서 일제 상영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영화 개봉에 맞춰 비디오 게임 타이틀도 같이 판매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 Tekken: Blood Vengeance to Run in U.S. Theaters in 3D (바로가기)

아시다시피 철권은 1994년 발매된 남코사의 대전 액션 게임으로, 3D 격투기 게임의 선구자인 버추어 파이터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타이틀입니다. 아케이드 버전으로 출시되어 오랫동안 오락실의 인기 타이틀로 국내에서 사랑받아 왔으며, 일본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 발매된 뒤에 유명해진 타이틀이기도 하지요. 2007년에 발매된 철권 6에 이어 2011년 9월에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 2가 아케이드 버전으로 출시 예정에 있습니다. 1998년에는 OVA 아니메로 제작되기도 하였으며, 불과 1년전인 2010년에는 '할로윈 4(1988)'이나 '래피드 파이어(1992)' 등을 연출한 드와이트 H. 리틀 감독에 의해 미국에서 실사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죠. 물론, 격투게임을 원작으로 한 대다수의 실사영화가 그러하듯 이 작품의 완성도는 최악이었고, 결국 극장에도 개봉되지 못한 체 DVD 시장으로 직행하고 말았습니다.

앞선 두 작품의 영상화가 기대 이하였던 반면 이번 3D 애니메이션 철권: 피의 복수 편은 무엇보다 원작게임과 완벽한 싱크로를 자랑하는 3D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가장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작품의 프로듀서는 원작 게임의 아트 디렉터이기도 한 미즈시마 요시나리가 맡았으며, 감독은 제작사인 디지털 프론티어 소속의 모우리 유이치(毛利陽一)로, '보노보노의 쿠모모 나무의 비밀(2002)'와 '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2006)'에서 CG 디렉터로 참여한 신예 연출가입니다. 각본은 '카우보이 비밥(1998)'이나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2002)', '울프스 레인(2003)',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2005)', '지구로(2007)', '동쪽의 에덴(2009)' 등 상당히 굵직굵직하고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았던 작품을 맡은 A급 각본가 사토 다이(佐藤 大)가 맡았습니다. 

사토 다이가 각본을 맡았다는 사실은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 작품이 그저 격투장면에만 신경쓴 단조로운 이야기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리이니까요. 디지털 프론티어는 이미 '애플시드(2004)', '애플시드 Ex Machina(2007)',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2008)' 등을 통해 풀 CG 애니메이션의 노하우가 풍부한 제작사라는 점도 완성도에 믿음을 줍니다. 문제는 결국 신예 연출가가 이러한 리소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어내느냐 인데,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의 경우가 본 작과 스탭진의 구도가 유사(연출은 초보, 각본가는 베테랑)했음을 감안할 때 적어도 레지던트 이블 정도의 수준은 나오지 않을까 예상이 되는군요. 물론, 사토 다이도 '캐산 실사판(2004)'와 같은 망작에 참여한 적이 있긴 한지라 안심은 이릅니다만.

영어버전의 트레일러는 기대 이상으로 싱크로가 높습니다. 성우들의 연기도 만족스러운 것으로 보이구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어 버전보다는 영어 버전이 더 나은 듯 합니다. 요즘 들어 부쩍 일본식 표현이나 억양이 질리는 느낌이라서 그런걸까요. 반가운 캐릭터들과 강렬한 액션, 뛰어난 CG 퀄리티로 무장한 철권: 피의 복수편. 실사영화가 표현해내지 못했던 격투 액션의 참맛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1 NAMCO BANDAI Games. Inc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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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경찰 패트레이버 Early Days (1988),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 Patlabor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정보>

◈ 원작: 헤드기어, 유키 마사미(ゆうきまさみ)
◈ 감독: 오시이 마모루(押井守) - 6화까지 / 요시나가 나오유키(吉永尚之) - 7화
◈ 각본: 이토 카즈노리(伊藤和典)
◈ 콘티/연출: 오시이 마모루 / 나카무라 류타로(中村隆太郎), 사와이 코지(澤井幸次),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
◈ 캐릭터 디자인: 타카다 아케미(高田明美)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黄瀬和哉), 와다 타쿠야(和田卓也), 다카하시 나오토(高橋直人)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小倉宏昌)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川井憲次) / 카사하라 히로코(笠原弘子)
◈ 제작사: 스튜디오 딘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88.04.25 ~ 1989.06.2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OVA(7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하이퍼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수많은 분야에 진출한 범용 인간형 기계 레이버(Labor). 하지만 그것은 레이버 범죄라 불리는 새로운 사회적 위협을 만들어 내었다. 계속되는 레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시청은 산하에 특수차량 2과를 창설하게 된다. 통칭 특차 2과로 불리는 패트레이버 중대, 패트레이버의 탄생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창설된 특차 2과는 경시청 내부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단 세 대의 고물 레이버만이 지급된 형식상의 조직으로, 경시청 내부에서도 따돌림을 받는 허울뿐인 조직이기도 했다.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3개월 째, 마침내 최신형 레이버 3대가 특차 2과에 지급되기에 이른다. 이와 동시에 이 패트레이버의 운용을 위한 풋내기 요원들이 특차 2과에 배속되는데... (줄거리 서두는 OVA 프롤로그의 대사를 그대로 인용)


<소개>

'기동전사 건담(1979)'을 시작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리얼로봇이 87년 사실상의 종언을 고한 직후 등장한, 어찌보면 이제까지의 거대로봇 아니메 중 가장 현실적인 진짜 리얼로봇물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 오시이 마모루를 위시한 창작집단 헤드기어의 첫 작품이자 헤드기어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며, 동시에 막다른 골목까지 다다랐던 오시이 마모루를 기사회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로봇물이면서도 프라모델이나 완구 업체를 스폰서로 삼지 않고 미디어 믹스적인 비즈니스 전개를 취하여 로봇물 중 거의 유일하게 스폰서의 입김에 놀아나지(?) 않은 작품이 바로 이 작품 '기동경찰 패트레이버(1988)'이다.

보통 TV 시리즈로 등장하여 인기를 끌면 극장 아니메가 제작되고, 이후 후속편이나 스핀오프 형태의 이야기가 OVA로 제작되는 것이 거의 관행이던 당시의 아니메 제작 시스템과는 달리, OVA로 등장하여 인기를 얻은 후, 극장 아니메가 제작되고 TV 시리즈가 제작되는 보편적인 방식을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역시 특이하다 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패트레이버가 당대의 로봇물과는 다른 출발점과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982년, 회사원에서 전업 만화가로 전향한 유키 마사미가 친한 친구들과 설정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던 와중 '바이돌'이라는 기획에서 인간형 로봇 레이버가 등장하게 된 것이 패트레이버의 시작이다.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 가는 과정에서 몇년 뒤 건담의 메카닉 디자이너로 유명해지는 이즈부치 유타카가 가세하고, '시끌별 녀석들(1981)'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토 카즈노리가 합류하면서 초기의 아이디어는 점차 애니메이션을 위한 기획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여기에 보다 애니메이션에 알맞는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시끌별 녀석들과 '마법천사 크리미 마미(1983)', 그리고 '변덕쟁이 오렌지로드(1987)'를 거쳐 80년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 중 한명으로 성장한 타카다 아케미가 참가하게 된다. 여기에 오시이 마모루까지 가세하면서 창작집단 '헤드기어'가 최초로 결성된다.

오시이 마모루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이 기획에 동참하게 된다. 당시 그는 '달로스(1983)'와 '시끌별 녀석들 2 뷰티풀 드리머(1984)', '천사의 알(1985)'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입지가 많이 좁아진 상황으로, 일감이 거의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가 스스로 밝혔듯이 이 패트레이버는 오시이에게 있어서 기사회생의 기회이자 터닝포인트 였던 셈이다. 다만 기획이 어느 정도 잡힌 후에 참여한 본 작품에 오시이가 100% 만족하지는 않았다고 전해지며, 그중 주역 메카인 98식 잉그램의 경우에는, 슈퍼로봇에서 이어져온 인간형 로봇의 컨셉이라는 점에서 몹시나 언짢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디자이너인 이즈부치를 '메카 음치'라고 깔아내릴 정도.) 사실적인 로봇을 그리는 작품에서 인간형 로봇은 비현실적이다라는 것을 오시이는 주장한 셈인데, 결국 본 작품에는 잉그램과 같은 인간형 레이버 외에 상당수의 레이버가 오시이의 뜻에 따라 산업기계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등장하게 된다.

오프닝의 서두에서 펼쳐지는 잉그램의 놀라운 액션장면을 보고 본 작품에 빠져든 로봇 마니아들도 많았는데, 사실 오프닝의 컷은 거의 떡밥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본편의 전개는 로봇들의 강렬한 메카 액션과는 거리가 먼 시트콤 수준의 코미디와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작품으로, 이제까지 등장한 로봇 아니메 중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코미디 영화 '폴리스 아카데미'의 인물 설정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에 작품의 주무대이자 주인공들이 소속된 특차 2과는 개성이 강한 개그 캐릭터들로 넘실거린다. 다만, 빵 터지는 강한 개그보다는 전체적으로 잔잔한 시트콤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는 오시이표 개그의 특징이기도 하다. 개그에서조차 느린 호흡을 자랑하는 오시이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리얼로봇이라는 범주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패트레이버는 여타의 리얼로봇에 비해 태생이나 성격이 다른 별개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다. 거대한 세력과 세력간의 전쟁을 테마로 삼았던 여타의 로봇 아니메와는 달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부터 테러 사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범죄를 해결하는 범죄수사물에 가까우며, 주인공들 또한 천재 파일럿이나 고뇌하는 주인공이 아닌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빠진 경찰 공무원들이라는 점이 기존의 로봇물과는 다르다 하겠다. 시대 배경, 장소, 생활방식 등 모든 면에서 작품이 만들어졌던 80년대를 연상시키는데, 그저 6~8미터의 인간형 로봇이 등장한다는 것만이 다를 뿐 이러한 익숙한 배경과 평범한 이야기 전개는 패트레이버를 다른 로봇 아니메와는 다른 성격의 리얼로봇물로 그려주고 있다.

로봇의 활약이 거의 없는 독특한 형식의 로봇물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애초에 6부작으로 기획했던 OVA는 이후 1편이 더 연장되었으며 연출은 오시이 마모루가 아닌 시끌별 녀석들에서 콘티와 연출을 맡았던 요시나가 나오유키가 맡게 된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키사하라 히로코의 주제가 '미래파 Lover'는 일본 아이돌 여가수들의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싫어하던 당시의 엘로스에게 마크로스의 노래들과 더불어 그 편견을 날려준 곡으로, 톡톡 튀는 멜로디와 상큼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이기도 하다. OVA 2기와 구분하기 위해 나중에 출시되는 영상 소프트에는 'Early Days'라는 부제가 붙는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he Movie (1989)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오시이 마모루
◈ 각본: 이토 카즈노리
◈ 캐릭터 디자인: 타카다 아케미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디자인 협력: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사야마 요시노리(佐山善則), 이토 타케히코(伊東岳彦)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
◈ 음악: 가와이 켄지
◈ 기획/프로듀서: 헤드기어 / 우노사와 신(鵜之沢伸), 마키 타로(真木太郎)
◈ 제작사: 스튜디오 딘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일자: 1989.07.1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한 레이버의 폭주를 다룬 패트레이버의 첫 극장판 아니메. 키세 카즈치카의 현실적인 극화체풍의 작화는 극장판에 와서 더더욱 두드러졌는데, 그로 인해 타카타 아케미의 터치는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후일 두번째 극장판과 세번째 극장판으로 이어지는 보다 심각한 패트레이버를 위한 일종의 포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에피소드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참신한 설정이었는데, 무엇보다 80년대 후반은 PC의 보급률이 전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시대로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개념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나 앞서간 소재라 할 수 있겠다. 

극장판의 레벨에 맞게 이즈부치 유타카 외에 다수의 디자이너가 참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원작자겸 메카닉 디자이너인 거물 카와모리 쇼지의 가세라든지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으로 데뷔하여 여러 건담 시리즈에서 활약하게 되는 사야마 요시노리나 이토 타케히코 등으로 인해 한차원 더 높아진 메카닉 디테일을 경험할 수 있다. 극장판에 어울리는 뛰어난 수준의 작화 역시 볼거리로, 이후로 계속되는 압도적 퀄리티의 오시이표 극장판 아니메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V (1989)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정보>

◈ 감독: 요시나가 나오유키
◈ 각본: 이토 카즈노리, 오시이 마모루, 요코테 미치코(横手美智子), 키무라 ?(木村直人)
◈ 콘티/연출: 타키자와 토시후미(滝沢敏文), 카세 미츠코(加瀬充子) 外 / 토모나가 케이타로(元永慶太郎), 아오키 야스나오(青木康直)
◈ 작화감독: 니시무라 노부요시(西村誠芳), 타카미 아키오(高見明男)
◈ 미술감독: 시부야 유키히로(渋谷幸弘)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 / 카사하라 히로코
◈ 프로듀서: 호리코시 토오루(堀越徹), 이시카와 세이지(石川清司)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89.10.11~1990.09.26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TVA(47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극장판을 거치면서 인기를 입증한 패트레이버의 첫번째 TV 시리즈. 흥미로는 것은 본 작품의 제작을 선라이즈가 맡았다는 사실인데, 리얼로봇 아니메를 최초로 제작한 아니메 제작사와 리얼로봇의 개념을 다른 형태로 정립한 작품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 조우는 몹시도 흥미롭다 하겠다. 오시이 마모루가 각본 스탭으로 한발 물러나고 요시나가 나오유키가 OVA 7편에 이어 감독을 맡으면서 전반적으로 오시이 색체는 옅어졌으며, 선라이즈의 가세로 분위기도 일신하게 된다. 다만, 이토 카즈노리나 오시이가 여전히 각본을 맡고 있어 패트레이버만의 정체성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특차2과의 일상에 대한 묘사나 현실적인 에피소드 등은 본 작품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TV 시리즈에서는 이즈부치 유타카의 최고의 디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검은색 레이버 그리폰이 최초로 등장하고 있다. 미려하고 세련된 유선형의 검은색의 바디와 인상적인 빨간색 바이저는 산업용 기계로봇이 주로 등장하는 현실적인 패트레이버의 작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52화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여건상의 이유로 47화로 종영하게 된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OVA 2기 (1990)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요시나가 나오유키
◈ 각본: 오시이 마모루, 이토 카즈노리, 요코테 미치코 外
◈ 콘티/연출: 요시나가 나오유키, 키쿠치 카즈히토(菊池一仁) 外 / 토모나가 케이타로, 아오키 야스나오 外
◈ 작화감독: 야마다 키사라카(山田きさらか), 타카기 히로키(高木弘樹)
◈ 기획: 헤드기어
◈ 제작사: ?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일자: 1990.11.22~1992.04.23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OVA(1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TV 시리즈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제작된 두번째 OVA. 전체적으로 각각의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스토리적 연관성이 별로 없는 패러랠 월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본 OVA와 TV 시리즈는 뚜렷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애초에 5화를 마저 다 채우지 못하고 종영된 TV 시리즈의 이야기를 마무리 짖자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2 the Movie (1992)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Production I.G


<정보>

◈ 감독: 오시이 마모루
◈ 각본: 이토 카즈노리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 디자인 협력: 카와모리 쇼지,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후지시마 코스케(藤島康介)
◈ 미술감독: 오구라 히로마사
◈ 음악: 가와이 켄지
◈ 기획/제작: 헤드기어 / 우노사와 신, 하마와다 츠요시(濱渡剛)
◈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 프로덕션 I.G
◈ 저작권: ⓒ HEADGEAR · BANDAI VISUAL / TFC · Production I.G
◈ 일자: 1992.08.07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오시이의 정체성이 다시금 불을 뿜은 패트레이버의 두번째 극장판. 애초부터 비현실적인 인간형 로봇의 등장이 마뜩치 않았던 오시이는 본작에 이르러 레이버의 활약을 대폭 축소시켰으며, 도쿄 시내에서 일어난 테러와 쿠데타, 그리고 이 일련의 사건에 연루된 음모를 파헤치는 서스펜스가 주를 이루는 작품으로 패트레이버를 변주하게 된다. 작품의 모티브는 첫번째 OVA의 에피소드 5, 6편인 '2과의 가장 긴하루'에 그려졌던 자위대의 쿠데타가 모티브가 되었다. 어떤 면에서는 패트레이버이지만 패트레이버라고 보기 힘든 작품인 셈이다. 패트레이버를 통해 이전과는 달리 좀 더 대중취향적인 작품을 만들던 오시이의 작품 세계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음을 알려준 작품이기도 하다. 

무거운 주제와 정적인 연출, 느린 호흡으로 긴 가치관과 이념을 읊는 오시이표 스타일로 인해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정체불명의 테러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정치적 헤게모니, 어눌하지만 뛰어난 상황판단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특차2과의 코토 등 서스펜스 물로서는 영화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메카닉 디자인에 있어서도 비록 레이버의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서두의 군사형 레이버를 비롯하여 상당히 하드한 밀리터리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건프라 디자이너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카토키 하지메나 '오, 나의 여신님'의 작가로 메카닉 마니아이기도 한 후지시마 코스케 등이 참여하여 현실적인 병기와 탈 것들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시이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폐기물 13호 (2002), WXIII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 HEADGEAR · EMOTION / TFC


<정보>

◈ 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高山文彦)
◈ 각본: 도리 미키(とり みき)
◈ 캐릭터 디자인: 타카기 히로키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카와모리 쇼지, 카토키 하지메
◈ 작화감독: 키세 카즈치카, 타카기 히로키 外
◈ 미술설정: 와타베 타카시(渡部隆)
◈ 음악: 가와이 켄지
◈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마루야마 마사오(丸山正雄), 시노하라 아키라(篠原昭)
◈ 제작총지휘: 와타나베 시게루(渡辺繁), 카와시로 카즈미(川城和実)
◈ 제작사: 매드하우스, 반다이, 토호쿠신사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일자: 2002.03.30
◈ 장르: SF, 괴수물, 드라마, 리얼로봇, 범죄물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10년만에 등장한 패트레이버의 신작 극장판. 오시이 마모루나 유키 마사미, 이토 카즈노리 등 패트레이버의 핵심진용이 대거 불참한 작품으로, 기존의 패트레이버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작품이다. 주인공 또한 특차 2과가 아닌 형사 쿠스미 타케시와 하타 신이치로이며, 특차 2과의 인물들과 레이버는 작품의 후반부에나 등장하게 된다. 그저 패트레이버의 세계관을 빌어온 스핀오프인 셈.

총 22권으로 완결된 유키 마사미의 원작 코믹스의 에피소드 '폐기물 13호'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나 원작과는 달리 상당히 시리어스한 성인취향의 전개가 눈길을 끈다. 이로 인해 뉘앙스는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시리어스한 오시이의 극장판 2편과 같은 어두운 색체를 풍기고 있다. 다만, 정치논리라든지 이념적인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던져 우리를 어지럽게 했던 오시이의 극장판 2편과는 달리 본작은 괴수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한 여인과 그에 얽힌 슬프고도 충격적인 진실, 이를 뒤쫓는 두 민완형사의 이야기가 담긴 스릴러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결과적으로 부제인 패트레이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물건이 되었지만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으며, 몰입감도 뛰어나다. 키세 카즈치카의 극화체는 본 작품과 완벽한 싱크로를 자랑한다.

한때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에 등장한 괴물이 폐기물 13호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표절 논란에 휘말리기도. 형체를 알기 힘든 그로테스크한 몸체에 크고 강한 꼬리, 인간처럼 팔 다리가 달린 부분은 일견 표절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는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양서류나 어류(실제 모티브는 아구라고 전해짐)를 연상시키는 외형에, 개구리의 다리와 흡사한 네 개의 다리를 갖고 있는 반면, 폐기물 13호는 인간의 유전자가 결합되어 인간과 같은 팔다리와 여성의 가슴까지 달려있고 치아가 있다는 점에서 표절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폐기물 13호의 디자인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언급하기에는 실루엣의 일부가 비슷한 것도 사실. 이로 인해 국내 일부 네티즌과 혐한류에게 본의 아니게 여러가지 가십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다만 디자인 외에 스토리 상의 표절을 주장하는 부분은 근거가 없는 악성 루머다.(그런 식이라면 공각기동대는 블레이드런너의 표절이다.)


미니 파토 (2002) 


ⓒ HEADGEAR · EMOTION / TFC · Production I.G

<정보>

◈ 감독: 카미야마 켄지(神山健治)
◈ 각본/연출컨셉/음향 프로듀스: 오시이 마모루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니시오 테츠야(西尾鉄也)
◈ 음악/노래: 가와이 켄지 / 히요도 마코(兵藤まこ)
◈ 제작사: 프로덕션 I.G
◈ 저작권: ⓒ HEADGEAR · EMOTION / TFC · Production I.G
◈ 일자: 2002.03.30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구분/등급: 단편(옴니버스 3부작)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폐기물 13호와 동시에 상영된 단편 애니메이션. 여러가지 실험적 기법이 적용된 작품으로 얼핏 보기에는 종이를 오려 만든 캐릭터를 카메라로 찍은 인형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풀 CG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가분수의 귀여운 2등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런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일본에서는 '파다파다 아니메(パタパタアニメ)'라고 부르기도 한다.([5] 참조) 파닥파닥 아니메로 명명해도 좋을 듯.

각본부터 연출컨셉에 이르는 기본 얼개는 오시이 감독이 아웃라인을 잡았으며, '인랑(2000)'에서 연출을 맡았으며, 오시이가 기획자 양성을 위해 세운 오시이 학원 출신이기도 한 신예 연출가 카미야마 켄지가 감독을 맡아 범상치 않은 연출력을 선보였다. 카미야마는 본 작품에서 선보인 종이 인형극과 같은 애니메이션 기법을 후일 자신의 TV 시리즈인 '동쪽의 에덴(2009)'의 엔딩 애니메이션에서 다시 한 번 선보이기도. 본편의 작화는 키세 카즈치카와 함께 Production I.G의 양대 작화가이자 오시이 마모루의 또다른 작화 파트너이기도 한 니시오 테츠야가 맡고 있다. 

엉뚱한 관점과 마니악한 지식을 바탕으로 풀어가는 황당한 코미디는 패트레이버 본래의 스타일을 극장판보다 더 잘 살리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Wikipedia Japan
[2]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the Movie, Wikipedia Japan
[3]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2 the Movie, Wikipedia Japan
[4] WXIII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Wikipedia Japan
[5] ミニパト, Wikipedia Japan
[6]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OVA 第1期) (1988), allcinema.net
[7] Patlabor, Wikipedia
[8] Patlabor The Mobile Police (OAV 1/1988), ANN
[9]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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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맨에 이은 본즈식 본격 히어로물

ⓒ BONES · トワノクオン製作委員会


'철의 연금술사(2003/2009)', '에우레카 세븐(2005)', '흑의 계약자(2007)', '망념의 잠드(2008)'로 아니메 팬들에게 웰메이드 스튜디오로 인정받고 있는 본즈(BONES)에서 6부작 극장 아니메로 기획된 '토와노 쿠온(2011)'을 올 6월 중순에 개봉예정에 있다고 합니다. 토와노 쿠온은 본즈의 전작인 '히어로 맨(2010)'이나 '스타 드라이버 빛의 타쿠토(2010)'에 이은 본즈식 히어로 액션물로서, 근래 일본 아니메의 유행코드 중 하나인 히어로 SF 액션물 중에는 첫번째로 극장 아니메로 등장하게 된 셈입니다. 본즈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선라이즈의 '타이거 앤 버니(2011)'나 '세이크리드 세븐(2011)', 전통의 명가 매드하우스의  '울버린(2011)', '엑스맨(2011)'과 좋은 비교가 될 듯 하네요.

☞ 세이크리드 세븐(Sacred Seven), 선라이즈의 달라지는 행보 (보러가기

감독은 이이다 우마노스케(飯田馬之介)로, 안타깝게도 작품을 한참 제작하던 지난 2010년 11월 말에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우마노스케 감독은 '기동전사 건담 08 MS 소대(1996)'을 연출하던 도중 세상을 떠난 칸다 다케유키 감독의 뒤를 이어 08 MS 소대를 7편부터 연출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그가 칸다 감독의 뒤를 따라 작품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아쉬운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우마노스케 감독의 자리는 '비경탐험태 팜&일(1995)', '반드레드(2000)', '스트라토스4(2003)' 등 미소녀 액션물을 섭렵해온 모리 타케시(もりたけし)가 맡게 되었는데요. 타케시 감독은 본즈의 '스컬맨(2007)'을 통해 시리어스한 히어로 애니메이션을 인상적으로 연출했던 경력이 있기에 이번 작품에서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은 본즈를 대표하는 일류 작화가인 카와모토 토시히로(川元利浩)가 맡고 있습니다. '고식(2011)'에 이어 연달아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는데, 이 두 작품은 '천보이문 아야카시 아야시(2006)' 이후로 그의 5년만의 캐릭터 디자인 복귀작이기도 합니다. 고식이나 토와노쿠논이나 이전에 비해 좀더 미소녀적 취향으로 캐릭터 터치가 변한 듯 싶군요. 시리즈 구성은 사이조 네모토(根元歳三)로, 고식에도 각본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구로(2007)', '샹그리라(2009)' 등에 각본 스탭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본작의 주인공인 쿠온은 헤어스타일이나 헤어밴드에서 지구로의 두 히어로인 블루나 죠미를 연상시키는 군요.

이 밖에 컨셉 디자인에는 히어로맨에서 크리쳐 디자인을 맡았던 타케바 신고(武半慎吾)와 일류 메카닉 디자이너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가 가세하고 있으며, 작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특수 능력이 발휘된 모습 '베스티아'의 디자인은 망념의 잠드에서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미즈하타 켄지(水畑健二)가 맡아 본즈만의 독특한 히어로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다른 본즈의 히어로 물에 비해서는 늦게 등장했지만 토와노 쿠온은 애초에 카와모토가 오리지널 아니메로 무려 4년전부터 기획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바, 오히려 본즈식 히어로 아니메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6부작 극장 아니메인만큼 퀄리티는 일반 TV 시리즈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는군요.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는 시리어스한 본즈식 히어로 아니메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망념의 잠드 이후 히어로 맨과 빛의 타쿠토에서 보여온 본즈의 제작 방향을 볼 때, 토와노 쿠온은 최신 흥행 트렌드와 본즈만의 스타일 사이에서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한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토와노 쿠온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토와노 쿠온 프로모션 영상 (보러가기)

ⓒ BONES · トワノクオン製作委員会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BONES · トワノクオン製作委員会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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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이웃집 토토로 (1988), となりのトトロ / My Neighborhood Totoro


ⓒ 二馬力 · 徳間書店


<정보>

◈ 원작/감독/각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 작화감독: 사토 요시하루(佐藤好春)
◈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원화: 단나이 츠카사(丹内司), 오츠카 신지(大塚伸治), 카나다 요시노리(金田伊功), 콘도 카즈야(近藤勝也)
◈ 음악/노래: 히사이시 조(久石譲) / 이노우에 아즈미(井上あずみ)
◈ 기획/제작: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오카다 히데오(尾形英夫) / 도쿠마 야스요시(徳間康快)
◈ 프로듀서: 하라 토오루(原徹)
◈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도쿠마 서점
◈ 저작권: ⓒ 二馬力 · 徳間書店
◈ 일자: 1988.04.16
◈ 장르: 드라마, 모험,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G)


<시놉시스>

때는 1950년대의 일본,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대신하여 집안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의젓한 소학교 6학년 소녀 쿠사가베 사츠키는 호기심 많은 동생 메이와 고고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곧 퇴원할 엄마를 위해 물 맑고 공기 좋은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된다. 이사짐과 함께 털털 거리며 굴러가는 작은 고물 삼륜차에 몸을 싣고 꼬불꼬불한 논길을 거쳐 다다른 시골. 나무들이 우거진 터널 같은 계단을 지나 넓은 언덕 위에 새로운 집이 사츠키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에 들떠하는 사츠키와 메이.

근처의 거대한 녹나무가 보이는 뜰과 동화속 존재인 마쿠로쿠로스케가 존재하는 듯한 시골집은 전원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정취를 풍기고 있어 사츠키와 메이에게는 따사로우면서도 왠지 모를 위화감이 으스스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사츠키가 학교에 가고, 아빠가 일을 하고 있는 어느 화창한 오후, 혼자서 집주변을 살펴보며 자연과 벗삼아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던 메이는 생전 처음보는 희한한 모양의 동물(?)을 발견하고 뒤를 쫓던 도중 녹나무 밑의 깊은 구덩이 속으로 떨어지고 마는데...


<소개>

스튜디오 지브리의 두번째 극장 아니메(동시 상영으로 제작된 '반딧불의 묘(1988)'가 있으니 둘 다 지브리의 두번째 극장 아니메라 보면 될 듯. 지금에서야 '바람의 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지브리 아니메로 여기지만, 원래 나우시카는 지브리가 창립하기 전 탑 크래프트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지브리의 탄생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이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네번째 극장 아니메. 이제는 지브리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이자 하나의 정체성으로 여겨지는, 일본 아니메의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아이콘인 토토로를 주인공로 한 작품으로, 상영 당시만 하더라도 그 파급력은 미비했었다. 지브리 사상 최저 흥행성적을 거둬들인 '천공의 성 라퓨타(1986)'보다 살짝 앞선 약 5.9억엔의 수입(라퓨타는 약 5.8억엔)과 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니 지금의 네임밸류에 비하면 무척 초라한 성적을 거둔 셈.

토토로의 기원은 사실 197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에이 동화를 떠나 A 프로덕션(現 신에이 동화)에 입사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A 프로덕션과 밀접한 관계에 있던 도쿄무비신사의 극장 아니메를 하청받아 기획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아기 팬더와 아빠 팬더가 등장하는 작품을 생각해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토토로의 원형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당시 제작된 도쿄무비신사의 '팬더와 아기팬더(1972)'의 팬더는 생김새나 표정 등이 토토로와 무척 흡사하였으며 주인공 여자아이인 미미코는 토토로의 주인공인 사츠키와 메이를 섞어 놓은 듯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 팬더와 아기팬더(パンダコパンダ) 1972 1972 by 캅셀 (보러가기)

토토로의 초기 기획서가 미야자키에 의해 스폰서인 도쿠마 서점에 제출될 때만 하더라도 도쿠마 서점은 이 기획안을 그다지 마뜩치 않게 여겼다고 전해진다. 시대 배경도 너무 오래된 옛날인데다가 스케일이나 드라마성이 전작인 나우시카나 라퓨타에 비해 너무 소박하고 밋밋해서 흥행하기에는 뭔가 한 방이 부족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더군다나 당시 기획된 작품의 러닝타임도 6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단독 상영으로는 다소 어정쩡한 길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 물꼬는 의외의 방향에서 터졌다. 당시 지브리에서 기획 중이던 또다른 극장 아니메 반딧불의 묘 역시 60분 정도 밖에 안되는 러닝 타임이었기에 이 두 작품을 동시상영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이로 인해 극적으로 토토로는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후일 제작 과정 중에서 반딧불의 묘나 토토로나 모두 90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가진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태어나게 된다.

반딧불의 묘에 지브리의 A급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한데다가 스튜디오마저 이들이 쓰고 있었기에 토토로의 제작은 신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으며, 스탭 역시 반딧불의 묘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인재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본 작품을 통해 지브리와 첫 만남을 갖게 된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의 경우는 일본 아니메 양대 거장 미술감독으로 불리는 코바야시 시치로와 무쿠오 다카무라 둘 모두를 스승으로 모셨던 인물로서, 그 천부적인 감각으로 인해 완벽주의자인 미야자키에게마저 극찬을 받기 이른다. 실제 토토로에서 보여준 카즈오의 미술은 20여년 전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름답고 푸르렀으며, 그때까지 지브리의 미술을 이끌고 있던 야마모토 니죠(당시에는 반딧불의 묘에서 미술감독을 역임)와 비교했을 때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반딧불의 묘에 비해 애니메이터의 진용이 다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토토로의 미술적 가치는 지브리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겠다.

50년대 일본의 농촌생활을 묘사한 작품의 디테일은 역시 미야자키답게 명불허전이다. 상당히 세심한 디테일까지 신경을 쓴 결과 도저히 아동용 만화영화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섬세한 느낌이 전달되는 것은 이제까지도 유효한 지브리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특히, 그 때까지만 해도 주로 유럽의 전원적 정취를 묘사하면서 일부 팬들로부터 백인우월주의자라는 편견을 들어왔던 미야자키가 일본의 전통적인 생활상이 물씬 풍기는 작품을 연출함으로써 그러한 일각의 편견을 일축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 중 일본적 배경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나 '원령공주(1997)'가 역대 극장 아니메 랭킹 1위와 3위에 올라있는 것은 미야자키가 동양적이고 일본적인 가치관의 표현에 있어서도 높은 내공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살던 주인공 소녀가 시골로 이사를 와 신비한 현상을 겪고 모험을 하는 이야기 전개는 후일 미야자키 최고의 히트작 센과 치히로...와 동일한 스타트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보다 긍정적이고 밝은 사츠키와 메이, 그리고 잔잔한 극의 분위기는 다소 어둡고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었던 센과 치히로...에 비해 낙관적이고 유아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작중에 등장하는 삼륜차나 수도 펌프 등은 과거 한국에서도 70년대까지는 볼 수 있었던 것들로, 우리의 역사 중 일부가 일본과 좋지 않은 형태로 얽혀 있던 지난 시절의 잔재를 느낄 수 있다 하겠다. 다만 동시 상영으로 방영되었던 반딧불의 묘가 태평양 전쟁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국내 팬들에게 반일 감정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토토로의 경우는 그러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아이템과 소소한 생활 스타일을 제외하고는 민족주의적 편향이나 왜곡된 역사적 관점을 거의 느낄 수가 없는 소박한 작품이기에 이러한 역사적 유물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편이다.

극장에서는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지만 TV 방영시에는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했다. 방송 때마다 시청률은 20%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이는 전작인 라퓨타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일어났던 현상이기도 하다. 토토로의 봉제인형도 큰 인기를 끌어 1991년 당시 판매 개수는 약 210만개에 이르기도 했는데([1], [3] 참조) 이는 지브리의 캐릭터가 시장에서 통한 최초의 사례로, 토토로에 이르러 캐릭터 사업이 지브리의 고정적인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비디오나 DVD로도 쾌조의 순항을 지속하였으며, 모 공원에서는 작품에 등장하였던 사츠키와 메이의 시골집이 실제로 재현되기에까지 이른다. 명실공히 지브리와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평단의 찬사도 줄을 이었다 방영해인 1988년 일본의 저명한 영화잡지 키네마준보 베스트 10에서 일본영화 베스트 10 1위를 차지했으며, 독자선정 일본 영화 베스트 1위, 독자선정 일본영화 감독상 등 그해의 일본 실사영화들을 모두 제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또한 마이니치 영화콩쿨 일본영화 대상, 제6회 일본 애니메이션 대상·아톰상 최우수 작품상/각본부분 최우수상/미술부문 최우수상/주제가부문최우수상, 제20회 성운상 미디어부분 수상 등 수상경력 역시 화려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계속적인 극장흥행 부진은 지브리와 미야자키의 불안요인이기도 했다. 나우시카를 통해 뭔가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건만 흥행은 계속 저조한 상황에 흐르고 있었고, 지브리에게는 무언가 결정적으로 큰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 二馬力 · 徳間書店


<참고 사이트>

[1] となりのトトロ, Wikipedia Japan
[2] となりのトトロ, allcinema.net
[3] 이웃집 토토로, 위키피디아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二馬力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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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노 감독의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목차>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1988), 逆襲のシャア / Char's Counter Attack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총감독/각본: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 보조연출: 카와세 토시후미(川瀬敏文), 타카마츠 신지(高松信司)
◈ 캐릭터 디자인: 키타즈메 히로유키(北爪宏幸)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出渕裕), 사야마 요시노리(佐山善則), 스즈키 마사히사(鈴木雅久), GAINAX
◈ 디자인 협력: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키타즈메 히로유키,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이나노 요시노부(稲野義信), 이소 미츠오(磯光雄)
◈ 작화감독보: 온다 나오유키(恩田尚之), 고바야시 토시미츠(小林利充), 나카자와 카즈노리(中沢数宣), 시게타 아츠시(重田亜津史)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池田繁美)
◈ 음악/노래: 사에구사 시게아키(三枝成彰) / TM NETWORK
◈ 기획/제작/프로듀서: 야마우라 에이지(山浦栄二) / 이토 아키노리(伊藤昌典) / 우치다 켄지(内田健二)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8.03.12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고교생 이상 관람가 (R)


<시놉시스>

하만 칸이 이끄는 네오 지온과 에우고 간의 제1차 네오 지온 항쟁(U.C0088~0089)이 에우고의 승리로 막을 내린 지 4년이 흐른 우주세기 0093년. 그리프스 전쟁 당시 종적을 감추었던 샤아 아즈나블이 돌아왔다. 그는 미네바 자비를 수령으로 받들었던 하만 칸의 네오 지온이 아닌, 지온공화국의 창시자이자 자신의 아버지이기도 한 지온 줌 다이쿤의 유지를 이어가는 새로운 네오 지온을 세우고, 지구 연방에게 선전포고를 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제2차 네오 지온 항쟁의 시작이었다.

전쟁의 재발을 두려워 한 연방의 지도자들은 샤아와 협상을 원하게 되고, 실제 연방과는 전력 면에서 열세였던 네오 지온은 이를 기회 삼아 소행성 기지 액시즈를 연방에게서 인도받은 뒤 이를 지구에 낙하시켜 지구를 더 이상 사람이 살지 못하는 땅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이는 어스노이드와 스페이스노이드의 갈등 자체를 없애버리고, 지구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오염시키는 인류를 벌하기 위한 샤아의 전략으로, 그로 인해 벌어질 결과는 엄청난 희생을 초래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끔찍한 것이었다.

한편, 미적지근한 연방의 태도와 달리 독립부대 론도벨에 소속된 왕년의 에이스 아무로 레이는 샤아와 네오 지온의 재등장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자신이 직접 설계에 참여한 사이코뮤 프레임이 적용된 최신형 모빌슈트 ν(뉴) 건담의 개발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14년 동안 지속되어온 둘의 질긴 인연은 이제 그 최종장을 향해 접어들고 있었다.


<소개>

1987년,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를 끝으로 리얼로봇은 사실상 종언을 고했지만, 건담에게만은 예외였다. 이미 거대한 팬덤과 관련 비즈니스의 폭넓은 성장으로 인해 원작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관성 항행을 계속하고 있던 건담 시리즈는 리얼로봇의 몰락과는 별개로 계속해서 후속작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처한 것이다. 특히,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서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이나 중반부 이후 작품에서 모습을 감추었던 '영원한 에이스' 아무로 레이가 후속작인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에서도 등장하지 않자 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고, 사실상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분위기를 반전하려던 토미노 감독의 시도 역시 팬들에게는 먹혀들지 않았다. 이로 인해 토미노 감독은 더블 제타 시리즈를 제작하는 도중 우주세기의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새로운 후속 시리즈에 착수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우주세기의 사실상의 종장이라 할 수 있는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1988)'인 것이다.

제목 역습의 샤아는 제타 건담 기획 초기 토미노 감독이 기획하던 소설의 타이틀이기도 하다. 소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퍼스트 건담의 속편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기획 과정에서 메인 스토리의 뼈대가 바뀌면서 이 타이틀은 본작에 이르러서야 빛을 본 것이다. 당시 기획했던 역습의 샤아는 극장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아무로와 샤아가 주인공이자 같은 동료로 활약하는 이야기로 전개될 예정이었다. 사실 이러한 구도는 둘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제외하면 제타 건담에서 그대로 적용된 것이었으나 극장판에 이르러서 우주세기의, 그리고 건담의 진정한 결말을 위해 토미노는 이를 수정하여 아무로와 샤아의 리턴 매치로 이야기 방향을 바꾸게 된다.

메카닉 디자인에 가이낙스가 참여한 것이 이채롭다. 특히, 가이낙스의 창립멤버로 건담과 토미노 감독의 열혈 팬이던 안노 히데아키의 경우는 자신이 건담에 참여하게 된 사실을 무척이나 기뻐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그러한 기쁨과 달리 스스로가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했던 뉴건담의 러프 디자인은 토미노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러프 스케치가 발기발기 찢어지는 치욕을 겪기도 했다. 퍼스트 건담의 그늘에서 탈피하고 싶었던 토미노에게 안노가 그려간 뉴건담의 디자인은 퍼스트 건담과 너무 유사한 디자인이었으니 어찌보면 욕먹을 짓을 했다고 볼 수도.

☞ 안노가 그려간 뉴건담 러프스케치. 엔하위키 '토미노 요시유키' 설명 중 12.14 항목에 링크된 MAFTY님의 포스트. (바로가기)

뉴건담의 디자인 및 등장 MS는 거의 대부분 이즈부치 유타카의 손길을 거쳐갔다. 더블제타 건담부터 건담 시리즈에 합류한 그는 본작을 통해 건담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 MS 디자인을 그려내며 일약 차세대 메카닉 디자이너로 거듭나기도. 이즈부치는 소설판인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벨토치카 칠드런'에 등장하는 주역메카 Hi-ν 건담이나 극장판의 사자비를 대신한 나이팅게일 역시 디자인하여 큰 인기를 얻는다. 그 외에 오하타 코이치나 사야마 요시노리 등 제타와 더블제타에 이어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러프 디자인을 그려내고 이를 한 두명이 클린업하는 형식으로 메카닉 디자인이 전개된다.

캐릭터 디자인은 더블제타에 이어 키타즈메 히로유키가 맡아 활약을 펼친다. 제타부터 역습의 샤아에 이르기까지 80년대의 후속 건담 시리즈가 모두 키타즈메의 손을 거치게 된 셈. 키타즈메 외에도 오오모리 히데토시와 온다 나오유키 등 코가와 토모노리 직계의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애니메이터들이 다수 작화진에 가세하여 건담의 정체성 중 하나인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그늘을 완벽하게 걷어내고 있다. 이런 면에서 역습의 샤아 이후 제작된 '기동전사 건담 F-91(1991)'의 캐릭터 디자인이 야스히코인 것은 원점으로의 회귀라고도 볼 수 있다.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아무로와 샤아의 복귀작이었지만, 그 전개는 그렇게 팬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인다. 제타 건담을 통해 라이벌인 아무로와 교감했으며 지온의 반대편에 서서 싸우던 샤아가 다시 지온의 수장으로 돌아오면서 팬들에게는 어리둥절함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아무로도 마찬가지로, 반연방 소속의 카라바에 몸담고 있던 그가 어떻게 다시 연방의 장교가 되었는지, 그리고 제타 당시 연인이었던 벨토치카의 존재는 사라진체 그 자리를 첸 아기가 차지하고 있는 등 어떤 면에서 제타와 더블제타의 이야기가 대거 삭제된 리부트의 느낌을 주고 있다. 애시당초 굉장히 많은 사전지식을 필요로 하는 이 작품에서 제타 이후 5년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아무로와 샤아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삭제되었기에 건담의 팬조차 조금은 생소한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여기에 이제까지와는 달리 악의 축으로 돌아서서 모든 인류를 말살하려 하는 샤아의 모습은 그의 아버지인 지온 줌 다이쿤의 사상과도 대치되는 것으로, 어찌보면 스스로 그 당위성을 상실하고 있는 셈이었다.

퍼스트 건담 시절 연인이었던 라라아의 환상에 사로잡힌 체 부관인 나나이 미겔이나 철모르는 뉴타입 소녀 퀘스 파라야의 마음을 이용하는 그의 모습은 샤아의 팬들에게는 큰 반감으로 다가왔다. 사실 다소 비정한 샤아의 이런 모습은 이미 복수를 위해 자신의 친우를 음모에 빠뜨려 숨지게 한 퍼스트 건담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기도 했으나 이미 샤아를 일종의 신화적인 인물로 생각해오던 당시의 팬들에게는 그다지 원치 않는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유부단한 캐릭터에서 패기와 여유로움을 가진 지휘관으로 성장한 아무로 레이는 이전의 입체적인 모습에 비해 오히려 그 개성은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작품의 히로인 격인 퀘스의 경우는 제타의 히로인 포우 만큼이나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웠는데, 그녀의 변심과 그녀를 사랑한 브라이트 노아의 아들 하사웨이의 엇갈림과 그로 인해 벌어진 여러 비극은 전형적인 토미노식 파국을 보여주고 있다.

ⓒ SOTSU · SUNRISE

우주세기의 끝을 보려는 토미노의 계획은 본 작품에서 상당히 대담하면서도 그다운 방향으로 진행된다. 샤아가 지구로 추락시킨 거대한 소행성 액시즈를 무모하게도 모빌슈츠로 막아선 아무로와 아무로에게 패해 탈출포트 째 사로잡힌 샤아가 액시즈의 추락을 극적으로 막아내면서 대기권의 고열로 인해 산화해버리는 엔딩은 팬들로서는 충격 자체였다. 이야기의 엔딩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계속되는 우주세기의 재생산을 막기 위해 토미노는 시리즈의 아이콘이기도 한 두 주인공을 아예 우주세기의 역사에서 완벽하게 퇴장시켜 버린 것이다. 아무로와 샤아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일부 팬들의 예상이나 매체들의 추측성 기사와 달리 토미노는 공식석상에서 둘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하지만, 몰살의 토미노다운 강수에도 불구하고 건담 시리즈의 재생산은 결코 멈출 수 없는 거대한 소행성의 낙하와도 같이 토미노 자신을 짓누르게 된다.

주제가인 'Beyond the Time'은 TMN이 불러 화제가 되었다. '시티 헌터(1987)'의 엔딩 테마 'Get Wild'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TMN의 13번째 싱글로 싱글 음반 판매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건담 OST로서, 아니메 OST로서 우주세기의 대미를 장식한 명곡으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건담 극장판이라는 네임 밸류에 걸맞는 뛰어난 작화와 훌륭한 미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우주세기의 대미를 장식하려 했던 뉴건담은 건담 시리즈의 극장 애니메이션 중에서 현재까지도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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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에 선 스필버그의 신작

ⓒ 2011 Paramount Pictures


벨기에의 작가 죠르쥬 레미(Georges Rémi)가 에르제(Hergé)라는 펜네임으로 1929년 창조한 고전명작 '틴틴의 모험(혹은 땡땡의 모험)'이 블록버스터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와 '반지의 제왕'의 명장 피터 잭슨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올해 최대의 기대작 중 하나가 될 이 작품 '틴틴의 모험(2011)'은 이번 겨울 블록버스터로 팬들을 만나게 될 예정이라는군요.

스티븐 스필버그의 틴틴의 모험은 애초부터 3부작으로 기획된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입니다. 원작의 9편에 해당하는 '황금집게발을 가진 게'와 11편인 '유니콘의 비밀', 그리고 12편 '레드 라캄의 보물'을 베이스 스토리로 삼아 제작될 계획인 것 같네요. 아마 각 편마다 별도의 에피소드를 갖고 진행되는 이야기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깐 반지의 제왕 3부작처럼 연결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편이 끝나면 사건이 일단락 되는 형식의 전개가 될 것 같다는 의미죠.

사실 스필버그로서는 이번 틴틴의 모험은 꽤나 염원하던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가 루카스와 합작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바로 이 틴틴의 모험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영화이기도 하니까요. 원작의 빅팬이기도 한 그는 83년 에르제가 사망 직후 틴틴의 판권을 가져왔다고 합니다.(당시 에르제는 틴틴의 실사영화를 스필버그의 상의하려던 참이었지요) 그것은 언젠가는 이 작품을 반드시 영화화 하겠다는 생각이었다는 뜻인데요. 이러한 그의 의지는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지연과 난항을 거답하다가 결국 실사영화가 아닌 만화영화로 그 방향이 변경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방향전환이 괜찮다고 보입니다. 이런 고전 소년 모험물을 실사영화로 만들어낼 경우 자칫하면 너무 뻔한 전개가 될지도 모를테니까요.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의 방향성을 선회시킨 것은 프로듀서인 피터 잭슨이라고 전해집니다)

만화영화는 기존의 CG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형태로, 실사영화에 근접한 비주얼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퍼포먼스 캡쳐라 불리는 기법으로, 가깝게는 올초 디즈니가 제작한 '화성인은 엄마가 필요해(2011)'가 있구요. 좀 멀리는 로버트 져메키스의 '폴라 익스프레스(2004)'와 '베오울프(2007)' 등이 있습니다. 이 세 작품 모두 로버트 져메키스가 세운 이미지무버스 필름의 퍼포먼스 캡쳐 기법을 사용하고 있지요. 다만, 이미지무버스 디지털이 화성인은 엄마가 필요해를 끝으로 문을 닫았기에 이번 틴틴의 모험에 사용된 퍼포먼스 캡쳐 기술은 이미지무버스의 것이 아닌,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피터 잭슨이 설립한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이 맡은 것으로 보입니다.
 

웨타 디지털은 '반지의 제왕' 3부작부터 '킹콩(2005)', 그리고 '아바타(2009)'에 이르는 2000년대 최고의 특수효과 영화들을 제작했으니 만큼 그 실력과 명성에 있어서는 져메키스의 이미지무버스 디지털을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는데요. 다만 이번의 경우는 100% 퍼포먼스 캡쳐로 진행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그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까지 100% 퍼포먼스 캡쳐의 영화들이 작품성에서는 인정을 받을지언정 대부분 흥행에서는 쓴잔을 마셨다는 점에서 틴틴의 모험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또한 '인디아나존스: 해골왕국의 비밀(2008)'에서 주인공인 인디아나 존스 만큼이나 노쇄함을 보여주었던 스필버그의 엔터테인먼트 감각이 얼마나 빛을 발휘할지도 궁금하군요. 자칫 이전 스필버그식 가족 오락영화의 수준에 그친다면 작품의 볼거리는 잘 만들어진 CG 애니메이션 외에는 그닥 내세울게 없는 작품이 될지도 모릅니다. 뻔한 스토리를 갖고도 드라마틱하고 볼거리 넘치는 작품(구체적으로 아바타)을 탄생시켰던 제임스 카메론마냥 스필버그도 이번 작품에서 강한 임팩트를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1 Paramount Pictures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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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수격투 강의 귀 (1987), 大魔獣激闘 鋼の鬼 / Demon of Steel


ⓒ AIC · 徳間書店

<정보>

◈ 원작/각본: 아이카와 쇼(會川昇)
◈ 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貴)
◈ 캐릭터 디자인: 온다 나오유키(恩田尚之)
◈ 메카닉 디자인/특수효과: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온다 나오유키,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
◈ 미술감독: 아라이 카즈히로(荒井和浩)
◈ 음악/노래: 가와사키 마사히로(川崎真弘) / J-WALK
◈ 기획/제작: 오가타 히데오(尾形英夫) /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横尾道男)
◈ 제작사: AIC, 토쿠마 서점
◈ 저작권: ⓒ AIC · 徳間書店
◈ 일자: 1987.12.10
◈ 장르: SF, 괴수,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1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서기 1999년, 외딴 섬에 위치한 군사연구시설 '산사라'는 신 에너지 입자를 실험하던 도중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만다. 차원 공간을 통해 하늘에서 나타난 정체불명의 물체, 산사라 소속의 연구원인 타쿠야와 하루카는 목숨을 걸고 이 물체의 샘플을 회수하지만 연구책임자였던 가룬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의해 실망한 타쿠야는 산사라를 떠나게 된다.

그로부터 3년 뒤, 친구인 하루카의 편지를 받은 타쿠야는 다시금 산사라에 돌아온다. 하지만 하루카는 타쿠야가 알던 예전의 하루카가 아니었다. 타쿠야와 연인사이였으나 산사라를 떠난 후 하루카의 연인이 되어버린 리즈, 하루카의 옛연인이기도 한 동료 루이 역시 하루카가 변한 것을 염려하고 있었는데... 타쿠야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카, 도대체 3년 사이에 이곳 산사라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소개>

AIC가 제작한 독특한 느낌의 OVA 괴수물. '파사대성 단가이오(1987)'과 함께 중지된 '대마징가' 기획을 활용하여 제작된 두번째 작품이다. 단, 전통적인 슈퍼로봇물의 스타일에 미소녀 SF 액션을 접목시켰던 단가이오와 달리 이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는 차원을 넘어온 이형의 존재와 생체 병기라는 설정, 호러 괴수물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로 단가이오와는 다른 색다른 맛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세기말적, 혹은 묵시록적인 작품색을 보여주는 나가이 고와의 세계관과도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

원작과 각본은 아이카와 쇼로, 단가이오에 이어 이번 강의 귀에서도 스토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그가 애초 대마징가 기획초기부터 참여한 멤버였기 때문이며, 특촬물에서 주로 활약한 아이카와 덕분인지 로봇과 생물을 혼합한 듯한 거대한 괴물들의 모습은 특촬물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같은 해 그가 '三陽五郎'라는 필명으로 참여하는 '초신전설 우로츠키 동자(1987)'에 등장하는 초신이나 마신 역시 이런 면에서 유사한 모습인데, (우로츠키 동자의 원작자는 마에다 토시오지만) 아이카와가 이런 스타일의 작품과 궁합이 잘 맞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호러적인 분위기에서도 두 작품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 AIC · 徳間書店

생체병기를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메카닉 디자인은 오하타 코이치의 것으로, 여기에 오바리 마사미의 터치가 더해져 기괴하면서도 육감적인 멋을 선사하고 있다. 금속을 근육질과 같은 형태로 스타일링하는 오바리의 디자인 감각이 생체병기와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감각적인 메카 작화를 구사하는 사노 히로토시가 가세하여 환상의 원투펀치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본작에서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두 주인공의 메카닉을 오바리 마사미와 사노 히로토시 나누어 원화를 담당함으로써 저예산 OVA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퀄리티의 메카 작화가 라스트에 펼쳐지는 부분은 본 작의 백미라 하겠다. ("대마수 격투 강의 귀, 대마징가의 추억", CAPSULE 블로그: 총천역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애초에 같은 기획에서 출발한데다가 비슷한 스탭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단가이오와 여러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 두 작품의 이질감이 큰 이유는 호러 괴수물을 연상시키는 스토리와 상이한 캐릭터 디자인에 있다.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온다 나오유키가 가세하면서 히라노 토시키/카기노우치 나루미로 대표되는 단가이오의 미소녀적인 취향과는 대조적인 느낌인데, '메가존 23 파트 1(1985)'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를 맡았던 히라노와 '메가존 23 파트 3(1989)'에서 작화감독 보조로 활약한 온다의 관계가 본 작품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된 듯.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온다 나오유키의 그림체는 완성되지 않은 단계였지만 작화는 준수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호러괴수물이라는 점에서 히라노의 스타일보다는 온다의 그것이 작품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당시 아니메에서는 그다지 보기 힘든 스타일의 작품으로, 완성도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나 당시 AIC가 자사의 히트작인 메가존 시리즈나 버블검 크라이시스 시리즈 등 여러 작품들을 프로듀싱하고 있는 과정에서 본 작품은 단 1화만 제작된다. 애초에 4부 이상을 제작할 예정에 있었던 단가이오와는 달리 강의 귀는 소재의 마이너함으로 인해 애초부터 1화만 기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 사이트>

[1] 大魔獣激闘 鋼の鬼, Wikipedia Japan
[2] 大魔獣激闘 鋼の鬼 (1987), allcinema.net
[3] Daimaju Gekito Hagane no Oni (OAV), AN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AIC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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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메 삼총사 (1987), アニメ三銃士 / Anime Sanjushi


ⓒ NHK (Italian Version DVD Box Cover)


<정보>

◈ 원작/번안: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 몽키펀치(モンキー・パンチ)
◈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汤山邦彦)
◈ 각본: 타나미 야스오(田波靖男)
◈ 캐릭터 디자인/서브 캐릭터 디자인: 오자키 신고(尾崎真吾) / 츠지 하츠키(辻初樹)
◈ 작화감독: 츠지 하츠키, 신도 미츠오(進藤満尾), 사토 마사토(佐藤真人)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中村光毅)
◈ 음악/노래: 타나카 코헤이(田中公平) / 사카이 노리코(酒井法子)
◈ 프로듀서: 카네코 야스오(金子泰生)
◈ 기획사/제작사/협력사: NHK 엔터프라이즈 / 각켄, KORAD / 스튜디오 갤럽, 세영동화
◈ 저작권: ⓒ NHK
◈ 일자: 1987.10.09 ~ 1989.02.17
◈ 장르: 모험, 시대물, 액션
◈ 구분/등급: TVA (52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줄거리>

때는 17세기 전반, 부르봉 왕가 루이 13세가 통치하던 프랑스에서도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드의 남부 지방 가스코뉴. 귀족집 도련님과 한 소년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날쌔고 민첩한 이 소년의 이름은 달타냥. 둘이 다투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으로, 귀족 도련님은 자기집 소가 제일 크다고 한 반면 달타냥은 파리에 있다는 코끼리가 더 크다고 받아치면서 싸움이 벌어진 것이었다. 다툼 끝에 도련님은 달타냥에게 지고 말았지만, 도련님은 다름아닌 영주의 아들이었다. 용서를 구하려면 달타냥이 직접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야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은 절대 굽히기 싫어하는 달타냥은 파리에 가서 직접 코끼리를 보고 오기로 결심한다. 

한밤 중에 집을 떠나려는 달타냥에게 달타냥의 할아버지는 달타냥의 아버지가 사용하던 검을 건낸다. 아버지의 전우였던 트레빌의 얘기를 해주며 트레빌이나 리슐리외를 찾아 도움을 청하라는 할아버지. 뒤이어 나타난 할머니에게서 받은 모자와 봇짐, 그리고 할아버지가 건네준 검과 말 로시난테를 타고 달타냥은 파리로 향한다. 코끼리를 확인하기 위해 떠난 달타냥의 이 소소한 여정은 훗날 프랑스, 아니 유럽 전역을 뒤흔드는 거대한 모험의 서막이었으니...


<소개>

알렉상드르 뒤마의 고전명작 '삼총사'를 각색한 TV 시리즈 아니메. NHK 엔터프라이즈가 기획하고 출판사로 더 유명한 각켄(학연)사와 한국의 KORAD가 제작한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이다. 실제 제작 역시 스튜디오 갤럽과 세영동화가 한일합작으로 제작했다. NHK 종합 TV에서 금요일 5:30에 방송되었는데, 본작의 성공을 기점으로 NHK의 금요일 5:30 시간대가 '푸른색 링크(1989)',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1990)', '아니메 비밀의 화원(1991)'으로 이어지는 아니메 시간대로 바뀌게 된다. 당시 아니메 삼총사의 인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삼총사를 모티브로 삼았지만, '루팡 3세'의 원작만화가 몽키 펀치가 번안에 참여하면서 설정에 있어서 여러가지 변화가 가미되었다. 먼저 어린이용 만화영화로 기획되면서 주요 등장인물들의 연령대가 대폭 낮춰졌는데, 달타냥은 10대 후반의 소년으로, 그의 파트너인 콘스탄스 역시 16살의 어린 소녀로 그려지면서 성인들의 모험극에서 어린이를 위한 모험극으로서의 눈높이를 조절했고, 이에 보조를 맞춰 삼총사인 아토스와 포르토스, 아라미스도 20대의 청년들로 연령이 조정된다. 다만, 아토스의 경우에는 콧수염으로 인해 그다지 그런 느낌이 들어보이지는 않은 듯. 원작에 등장하지는 않는 소년 쟝 역시 어린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만화영화의 활력소로서 그 역할을 100% 수행하게 된다.

모험의 시작은 고향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치기어린 다툼으로 인해 달타냥이 파리로 떠난다는 것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총사가 되겠다는 출세욕을 안고 파리로 떠나는 원작의 달타냥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작의 변주가 소년 만화영화라는 작품의 색깔에 적절하게 맞춰진 변형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총사 중 한명인 미남 아라미스를 남장 여자로 변주해낸 제작진의 시도는 신선한 충격이자 센세이션 그 자체. 이로 인해 주인공인 달타냥이나 히로인 콘스탄스보다 아라미스가 더 주목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야기도 물론 (원작이 그랬듯이) 흥미로운 편이지만, 그보다는 아라미스라는 캐릭터의 변주가 삼총사의 성공에 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판단된다. 아라미스는 이후에도 아니메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인기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다.


'요술 공주 밍키(1982)', '환몽전기 레다(1985)' 등 인상깊은 작품을 연출해온 유야마 쿠니히코가 감독을 맡으면서 소녀적 감성과 소년만화스러운 모험이 공존하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태어났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인기 아이돌 사카이 노리코의 주제가도 큰 히트. 삼총사라는 고전 소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당시 시대 트렌드에 맞는 형태로 각색되어 고전이 갖고 있는 원래의 매력 외에도 다른 여러가지 현대적인 인기요소를 갖춘 셈이다. 

1987년 5월에 25분짜리 파일럿 판이 방영된 뒤 약 5개월이 지나서 본방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파일럿판 영상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TV 시리즈의 내용전개와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본 방송은 87년 10월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듬해인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시작으로 NHK가 올림픽 방송을 시작하면서 방송일정에 차질이 생겨 89년에 이르러서야 방송을 마칠 수 있게 된다. TV 시리즈가 종영된 후 약 1개월 뒤에는 인기 캐릭터 아라미스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 극장판 '아라미스의 모험(1989)'이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비너스 전기(1989)'와 함께 동시 상영으로 공개되기도 하였다. 러닝타임 46분이라는 한계로 아라미스의 이야기 외에 많은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는데, 아쉽게도 이후로 아니메 삼총사의 후속작은 만들어지지 못했다.

일본 내에서 종영된 뒤에는 한국에서도 KBS를 통해서 방영되었다. 방영당시 제목은 '달타냥의 모험'. 닛폰 애니메이션이 만들었던 '천하무적 멍멍기사(1981)'와 함께 삼총사의 만화영화판 중에서는 꽤 인지도가 높은 편으로, 천하무적 멍멍기사 방영당시 경쟁작이 국민적 캐릭터 '도라에몽'이었던 것처럼 아니메 삼총사는 방영 당시 경쟁작이 '호빵맨(앙팡맨)'이라는 것도 묘하게 대칭되는 부분이다.

☞ 만화영화 연대기: 천하무적 멍멍기사 (바로가기)

ⓒ NHK



<참고 사이트>

[1] アニメ三銃士, Wikipedia Japan
[2] アニメ三銃士(1987), allcinema.net
[3] 달타냥의 모험,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HK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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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대성 단가이오 (1987),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 Dangaio 


ⓒ AIC · EMOTION


<정보>

◈ 원작/감독/캐릭터디자인/총작화감독: 히라노 토시키(平野俊貴)
◈ 각본: 아이카와 쇼(會川昇)
◈ 콘티: 히라노 토시키,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1,3편 / 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1편 / 니시모리 아키라(西森章)-2편
◈ 메카닉 디자인: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오바리 마사미
◈ 몬스터 디자인: 와타나베 슌이치(わたなべぢゅんいち)
◈ 작화감독: 오오누키 켄이치(大貫健一), 오바리 마사미, 니시이 마사노리(西井正典)-3편
◈ 작화감독보: 카기노우치 나루미(垣野内成美)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渡辺宙明), 미즈타니 카오루(水谷薫)-3편
◈ 노래: 미즈키 이치로(水木一郎), 호리에 미츠코(堀江美都子)
◈ 프로듀서: 미우라 토오루(三浦亨), 아시누마 마코토(浅沼誠), 스즈키 토시미치(鈴木敏充)
◈ 제작사: AIC
◈ 저작권: ⓒ AIC · EMOTION
◈ 일자: 1987.09.2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뛰어난 과학자이자 무기상인인 타산 박사에 의해 초능력자로 개조된 미아 아리스, 롤 크랑, 파이 산다와 란바 노무. 과거의 기억을 잃은 그들은 현재 영문도 모른체 소행성 기지에 갇혀 있다. 기지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타산 박사의 목소리. 5분 내에 기지를 탈출하지 않으면 기지와 함께 폭사할 운명에 놓인 그들은 초능력을 사용하여 추격하는 전투 메카닉들을 물리치고 격납고로 향한다. 가까스로 격납고로 향한 네 명, 격납고에는 4기의 우주비행기가 놓여있었고 미처 탑승하기도 전에 아리스들은 수많은 전투 메카닉들이 그들을 포위당하고 만다.
 
힘을 다 써버린 3인과 달리 아직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줄 모르는 아리스는 점점 조여드는 메카닉들의 포위망에 어쩔줄 몰라한다. 메카닉들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된 절체절명의 순간, 아리스의 초능력이 마침내 발동한다. 강력한 능력으로 기지를 통체로 폭파시킨 아리스, 폭발의 한가운데서 거대한 강철 거인이 어두운 실루엣을 드러내는데...


<소개>

'싸워라 익저 1(1985)'에 이어 AIC가 제작한 오리지널 로봇물. 원래 다이나믹과 합작으로 기획 예정이던 '대마징가'의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대마징가를 위해 기획되었던 아이디어의 일부를 재활용하여 AIC의 오리지널 아니메로 거듭나게 된 작품이다. '메가존 23 파트 1(1985)'의 캐릭터 디자이너에 이어 익저 1을 감독하면서 OVA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히라노 토시키(본명 히라노 토시히로)가 원작과 감독,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에 이르는 원맨쇼를 펼쳤으며,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 등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메카닉 애니메이터 오바리 마사미와 베테랑 메카닉 디자이너 오하타 코이치, '마크로스(1982)'의 창조자 카와모리 쇼지가 가세하여 캐릭터 디자인 만큼이나 매력적인 메카닉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1987년부터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게 되는 각본가 아이카와 쇼(본명 아이카와 노보루)가 각본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아이카와를 포함하여 이들 중 상당수는 대마징가의 기획에 참여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단가이오는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아니메 마니아들의 핵심 키워드를 훌륭하게 조합했던 마크로스 시리즈의 영향으로 인해 탄생한 일련의 작품들의 계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마징가의 부활 프로젝트인 대마징가의 아이디어가 조합되어 특이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메카닉과 미소녀를 결합한 일련의 아니메들은 그 뿌리가 원래 리얼로봇물(정확히 말하면 마크로스)에 있었기에 슈퍼로봇과의 조우는 상당히 특이한 사례라 하겠다. 이는 87년도를 기점으로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된 리얼로봇 아니메의 흐름과도 어느 정도 연관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총작화감독까지 해낸 히라노 토시키의 열정으로 캐릭터들은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인이자 작화감독보로 참여한 카기노우치 나루미의 터치가 더해지면서 히라노 본래의 스타일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그려진 듯한 느낌이며, 개인적으로 본 작품의 히로인 미아 아리스는 히라노가 그려낸 캐릭터들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다만, 비주얼에 비해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밋밋하고 싱거운 느낌이다. 히로인 3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캐릭터들의 개성이 떨어지는 점도 아쉬운 점. 
 
고혹적인 캐릭터와 함께 단가이오의 눈길을 끄는 또하나의 매력은 마징가로부터 이어져온 슈퍼로봇의 혼이 오바리 마사미를 통해 세련되고 육감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미 드라고나를 위시한 몇몇 작품에서 메카닉에 육감적인 라인을 살려내는 천부적인 능력을 보여준 오바리의 단가이오야말로 마니아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감각적인 메카닉 라인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루어지는 세밀하고 뛰어난 합체 메커니즘은 메카닉의 귀재 카와모리 쇼지의 작품이다. 이 두명의 합작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단가이오는 작품과는 별개로 아니메史에서 유니크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나 싶다. 리얼로봇과는 다른 박력이 넘치는 전투씬 역시 가슴을 뜨겁게 하는 매력을 보여주엇다.

멋진 메카닉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조화를 이룬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오바리가 직접 그려내 강렬한 잔상을 남겼던 드라고나의 오프닝보다는 떨어지지만, 작품의 매력을 잘 살려낸 멋진 오프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아니메 주제가의 형님 미즈키 이치로와 호리에 미츠코라는 두 레전드가 듀엣으로 부른 주제가는 열혈 슈퍼로봇 아니메의 정수를 담아낸 듯한 박력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작곡가 역시 슈퍼로봇 아니메 불멸의 작곡가 와타나베 츄메이.

뛰어난 퀄리티로 팬들의 환호 속에 야심차게 시작한 단가이오였으나, 제작과정의 난항으로 인해 초반부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한 체 3화를 끝으로 돌연 시리즈가 종료되고 만다. 이로 인해 시리즈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우주해적 벙커와의 본격적인 대결은 그려지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고 서두의 전개도 다소 엉성한 편이라 눈길을 잡아끄는 캐릭터나 메카닉 디자인에 비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작품이다. AIC는 단가이오 외에도 '대마수격투 강의 귀(1987)'를 연이어 선보이며, 엎어진 대마징가 기획을 멋지게 재활용하는 내공을 보여준다.

ⓒ AIC · EMOTION



파사거성 G 단가이오 (2001), 破邪巨星Gダンガイオー


ⓒ 平野事務所 / AIC · SHO-PRO · テレビ朝日 · avex

<정보>

◈ 원작/감독: 히라노 토시키
◈ 각본: 우에다케 스미오(植竹須美男)
◈ 캐릭터 디자인: 야마다 마사키(山田正樹)
◈ 메카닉 디자인: 오가와 히로시(小川浩), 무타라 고로(村田護郎)
◈ 총작화감독: 타카오카 쥰이치(高岡淳一), 야마다 마사키
◈ 메카닉 총작화감독: 카모가와 히로시(鴨川浩), 하시모토 타카시(橋本敬史), 니시이 마사노리
◈ 미술감독: ?(佐藤勝)
◈ 음악/노래: 와타나베 토시유키(渡辺俊幸) / 타카하시 코우(たかはしごう), 미즈노 나나비(水野愛日)
◈ 기획/제작: 미우라 토오루, 나가사와 타카유키(長澤隆之), ?(赤羽根徳則)
◈ 제작사: AIC, 소학관 프로덕션, TV 아사히, avex
◈ 저작권: ⓒ 平野事務所 / AIC · SHO-PRO · テレビ朝日 · avex
◈ 일자: 2001.04.05 ~ 2001.07.05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1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PG-13)


<소개>

단가이오의 속편에 해당하는 작품. 실제로 내용상의 연관은 크게 없으며, 원작의 히로인인 미아 아리스의 텔레파시를 들은 여성과학자 미야가 설계한 탄핵왕 단가이오를 타고 싸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단가이오는 원작의 단가이오와는 그 디자인의 거의 일치하지 않으며 오히려, 단가이오의 모티브였던 대마징가의 기획의 마징가 디자인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야마다 마시키로, '버블검 크라이시스 도쿄 2040(1998)'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26화로 기획되어 있었으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지 13화를 끝으로 종영한다.


<참고 사이트>

[1]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Wikipedia Japan
[2] 破邪巨星Gダンガイオー, Wikipedia Japan
[3] 破邪大星ダンガイオー (彈劾凰) (1987), allcinema.net
[4] 파사대성 단가이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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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스타 (1987), Bravestarr


ⓒ Filmation Associates (?)


<정보>

◈ 연출: 밥 아크라이트(Bob Arkwright), 로우 주코(Lou Zukor)
◈ 각본: 밥 포워드(Bob Forward), 스티브 헤이즈(Steve Hayes)
◈ 아트디렉터: 존 그러스드(John Grusd)
◈ 캐스팅: 팻 프레일리(Pat Fraley), 에드 길버트(Ed Gilbert), 챨리 애들러(Charlie Adler)
◈ 기획: 로우 슈이머(Lou Scheimer)
◈ 제작사/배급: 마텔(Mattel), 필메이션(Filmation) / 그룹 W 프로덕션(Group W. Productions)
◈ 저작권: ⓒ Filmation Associates (?)
◈ 일자: 1987.09.14 ~ 1988.02.24
◈ 장르: SF, 모험, 액션(웨스턴)
◈ 구분/등급: TVA(65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시놉시스>

행성 뉴텍사스를 수호하는 우주보안관 브레이브스타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그의 애마이자 동료인 써티 써티와 서장 퍼즈와 함께 뉴텍사스를 위협하는 스탬피드 갱의 리더 텍스 헥스의 음모에 맞서는 용감한 보안관이다. 브레이브 스타는 보통 보안관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몸에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동물들의 영혼의 힘을 자신의 몸에 빌려와 보통의 인간을 능가하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영혼들의 힘을 갖게 된 브레이브 스타는 텍스 헥스를 비롯한 뉴텍사스의 악랄한 악당들과 맞서게 되는데...


<소개>

히맨 시리즈를 제작한 마텔과 필메이션이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제작한 스페이스 웨스턴 모험물. '히맨과 우주의 지배자(1983)'와 마찬가지로 액션 피규어는 마텔이, 애니메이션 제작은 필메이션이 맡았다. 마텔이 기획한 완구 브랜드를 애니메이션화한 히맨과는 달리, 브레이브스타는 필메이션의 스태프 아티스트가 창조한 악당 캐릭터 텍스 헥스에서 힌트를 얻은 프로듀서 로우 슈이머의 지시로 인해 필메이션에서 원작을 맡게 되고, 이를 마텔 측이 상품화한 케이스이다.([1] 참조) 원작이 기획된 시점에서 마텔의 완구 브랜드는 애니메이션보다 빠른 1986년에 시장에 출시된다.
 
기본적인 모양새는 필메이션이 제작했던 60년대의 슈퍼맨, 배트맨 애니메이션 시리즈부터 히맨 시리즈에 이르는 히어로 액션물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히맨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벌어지는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되 고대/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히맨과는 달리, 웨스턴 장르라는 만화영화로서는 다소 신선한 시도를 도입한 것이 본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다. SF와 히어로, 여기에 웨스턴 장르가 혼합된 이 색다른 시도는 지금에 이르서도 그다지 찾아보기 힘든 색다른 스타일이다. 

인디언의 전통문화에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동물들의 영혼이 빙의되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주인공 브레이브스타는 본 작품 최고의 키포인트로, 히어로적인 요소를 갖추었으면서 동시에 인디언의 샤머니즘적인 매력, 즉 동양적인 세계관이 적용된 브레이브스타의 능력은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컨셉이었다. 조악하긴 하지만 곰이나 늑대, 매의 영혼이 빙의되는 순간에는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는 참신한 연출을 선보여, 극적인 효과를 배가시키기도 하였다. 타고 다니는 말에서 순식간에 인간형의 전투형태로 변신하여 브레이브스타와 함께 싸우는 써티 써티도 히어로물의 사이드킥으로는 꽤 색다른 설정이다.

ⓒ Filmation Associates (?)

다만, 워낙에 퀄리티에서는 그다지 좋은 평을 줄 수 없는 필메이션의 작품이기에 이 멋진 컨셉들이 온전히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 것 같다. 필메이션의 경우는 예로부터 셀의 재사용으로 인한 반복적인 장면의 등장, 풀 프레임 애니메이션이 아닌,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기법에 따른 낮은 퀄리티의 동화 완성도 등으로 인해 악명높은(?) 제작사이기에, 애니메이션의 완성도 측면에서 본 작품 역시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애매한 작품이기도. 시리즈는 65화를 끝으로 종영되었으며, 종영 후 약 3주 뒤인 88년 3월 18일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되었는데, 예상대로 평단의 반응은 좋지 못한 편이었다.

88년 그룹 W 프로덕션에서 화장품 회사로 유명한 로레알로 필메이션의 소유권이 넘어간 뒤 1989년 3월에 스튜디오가 문을 닫게 되면서 브레이브스타는 원치 않게 필메이션의 마지막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이로 인해 제작중이던 스핀오프 시리즈 역시 무산되고 만다. 매력적인 아이디어이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시리즈는 완구판매나 애니메이션 시청률, 극장 흥행 등 모든 면에서 기대에는 못미치는 작품이 되고 만 것이다.

같은 해인 87년 10월 21일, MBC를 통해 한국에서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미 서부극의 인기가 시들해진 89년이었으나 SF 히어로물과 웨스턴 장르를 접목시킨 브레이브스타의 인기는 꽤 높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과거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로 토요명화 등을 통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장고'에서 힌트를 얻었는지 제목은 '우주보안관 장고'라는 생뚱맞은 네이밍 센스로 재탄생된다. 마카로니 웨스턴이랑은 거리가 먼 인디안 태생이 주인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제목은 '우주보안관 늑대와 함께 춤을'을 정도가 어땠을까나.(물론, 그때는 '늑대와 함께 춤을'이 개봉하기 전이었지만 말이다)



<참고 사이트>

[1] Bravestarr, Wikipedia
[2] Bravestarr, AndyMangels.com
[3] Bravestarr,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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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카니발 (1987), ロボットカーニバル / Robot Carnival


ⓒ A.P.P.P


<정보>

◈ 오프닝/엔딩 애니메이션:
    감독·각본·콘티: 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 / 캐릭터디자인·원화: 후쿠시마 아츠코(福島敦子) / 미술: 야마모토 니죠(山本二三)
◈ 에피소드1 - 프랑켄의 톱니바퀴: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모리모토 코지(森本晃司) / 미술: 이케하타 유지(池畑祐治)
◈ 에피소드2 - DEPRIVE: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오오모리 히데토시(大森英敏) / 미술: 마츠모토 켄지(松本健治)
◈ 에피소드3 - PRESENCE: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 / 작화협력: 테라사와 신스케(寺沢伸介), 후타무라 히데키(二村秀樹) / 미술: 야마카와 아키라(山川晃)
◈ 에피소드4 - STARLIGHT ANGEL: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키타즈메 히로유키(北爪宏幸) / 미술: 시마자키 ?(島崎唯)
◈ 에피소드5 - CLOUD: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원화·미술: 오오하시 마나부(大橋学) - 감독, 각본, 캐릭터 디자인은 마오라무도라는 필명으로 참여.
◈ 에피소드6 - 메이지 꼭두각시 문명기담, 붉은 머리 사람의 습격사건:
    감독·각본: 키타쿠보 히로유키(北久保弘之) / 캐릭터 디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메카닉 디자인: 마에다 마히로(前田真宏) / 작화협력: 모리야마 유지(森山雄治), 모우리 카즈아키(毛利和昭) / 미술: 사사키 히로시(佐々木洋)
◈ 에피소드7 - 닭 남자와 빨간 목:
    감독·각본·캐릭터 디자인: 나카무라 타카시(なかむらたかし) / 미술: 사와이 ?(沢井裕滋)
◈ 음악: 히사이시 조(久石譲), 후지타 ?(藤田意作), 타케이치 마사히사(武市昌久)
◈ 제작: 노무라 카즈푸미(野村和史), A.P.P.P 컴퍼니
◈ 제작사: A.P.P.P 컴퍼니
◈ 저작권: ⓒ A.P.P.P
◈ 일자: 1987.07.21
◈ 장르: 드라마, 사이버펑크, 옴니버스
◈ 구분/등급: OVA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소에이신샤와 함께 일본 최초의 성인용 OVA 아니메인 '크림레몬(1984~1987)' 시리즈와 OVA 시대의 최고 히트작 중 하나인 '프로젝트 A코(1986, 1987)'를 제작했던 A.P.P.P 컴퍼니의 세번째 OVA 작품. 소위 오타쿠적인 취향이 짙게 베인 상업적인 작품을 제작하던 그들이 내놓은 세번째 작품은 공교롭게도,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작가주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작품이었다. 특히, 기존의 감독이나 연출가들이 아닌 캐릭터 디자이너나 작화감독 출신의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연출과 각본까지 담당한 단편작들이 하나로 묶인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것은 본 작품 '로봇 카니발(1987)'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환마대전(1983)'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으며 아니메 업계에 데뷔한 인기만화가 오토모 가츠히로가 환마대전 이후 두번째로 참여한 애니메이션으로 오토모는 로봇 카니발에서 오프닝과 엔딩 애니메이션을 맡게 되는데, 본작을 통해 기존의 아니메와는 느낌을 달리하는 오토모 만의 독특한 비주얼의 서막을 느낄 수 있다. 오토모 외에도 환마대전의 제작을 위해 특별히 결성되었던 프로젝트 팀 '아르고스'의 멤버인 모리모토 코지, 우메츠 야스오미, 나카무라 타카시가 본 작품에서 각각 단편작을 연출하기 때문에 로봇 카니발은 이들 아르고스 멤버들의 스타일이 짙게 베여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여성 애니메이터 후쿠시마 아츠코는 모리모토 코지와 부부지간이기도.

오토모와 더불어 독특하고 컬트적인 영상미를 선사하는 모리모토 코지의 단편이 끝난 뒤에는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 '기갑전기 드라고나(1987)'와 같은 선라이즈 계열의 작품에서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오오모리 히데토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오오모리의 경우는 네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한 당대 최고의 인기 캐릭터 디자이너 키타즈메 히로유키와 같은 스튜디오 비보 출신의 애니메이터로, 둘다 코가와 토모노리의 제자이기도 하다.그런 연유로 두 에피소드는 어딘지 모르게 작화적인 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실험적이고 비대중적인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 당대 주류의 느낌이 살아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하겠다. 특히, 전체적으로 템포가 느리고 난해하고 어두운 전개 속에 달콤하고 트렌디한 느낌을 선사하는 키타즈메의 단편은 본 작품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키타즈메 이전의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로봇 카니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천재 애니메이터 우메츠 야스오미의 에피소드이다. 제타 건담 오프닝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하는 그는 '메가존 23 파트 2(1986)'을 통해 업계와 팬 모두에게 강렬한 비주얼 쇼크를 안겨준 바 있는데, 10여분의 러닝타임에 불과한 이번 에피소드 '프레센스'에 와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듯한 압도적인 작화 퀄리티를 선사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게 된 로봇을 두려워하게 된 남자의 인생사가 잔잔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본편의 비주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하겠다. 

ⓒ A.P.P.P

그외에도 중학교 졸업 직후 도에이 동화에 입사한 뒤 다양한 스튜디오를 거친 오오하시 마나부(마오라무도)의 다섯번째 에피소드는 그가 혼자서 연출과 각본, 캐릭터 디자인과 원화, 미술까지 1인 제작 시스템으로 그려낸 독특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의 작품이며, 여섯번째 에피소드의 경우는 '크림레몬 4탄 팝체이서(198?)'에서 원안과 감독, 각본, 콘티 등 1인 다역을 수행한 키타쿠보 히로유키와 90년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떠오르게 되는 당시 신예 사다모토 요시유키, 가이낙스의 설립자 중 한명이며 후일 곤조를 설립하게 되는 마에다 마히로, 프로젝트 A코에서 감독과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으로 대활약한 모리야마 유지가 참여하는 등 에피소드 중 가장 많은 인재들이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아르고스 멤버 중 한명으로 '미래경찰 우라시맨(1983)'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활약한 나카무라 타카시가 맡았다.

 

로봇 카니발은 당대의 아니메의 조류를 따르지 않고 실험적인 영상미를 선보인 작가주의 정신이 가득한 작품이다. 상업적인 고려보다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본 컬트적인 성격의 작품이며, 그렇기에 여전히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숨겨진 걸작 아니메라 할 수 있다. 오토모 가츠히로나 후쿠시마 아츠코, 나카무라 타카시 등은 이후에도 매드하우스의 옴니버스 작 '미궁물어(1988)'에 참여하게 되며, 오토모 가츠히로는 모리모토 코지와 함께 '메모리즈(1995)'를 통해 세번째로 옴니버스 스타일의 컬트 작품을 선보이게 되니, 로봇 카니발은 어떻게 보면 이들 두 작품에게 일종의 모티브를 제공한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ロボットカーニバル, Wikipedia Japan
[2] Robot Carnival, Wikipedia
[3] Robot Carnival (OAV), ANN
[4] 로봇 카니발, 베스트 아니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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