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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엘렌 실:라 루:멘 오멘티엘보 at NAVER'의 '기신병단 (1993), 애매한 역사관과 복고주의가 뒤섞인 스팀펑크 액션물'을 본 블로그로 옮긴 글입니다.

기신병단 DVD 표지© 山田正紀 / 中央公論社 / PIONEER LDC, INC


<스탭>

◈ 감독: 이시야마 타카아키
◈ 원작: 야마다 마사키  
◈ 제작: 은하제국, 파이오니어 LDC


<시놉시스>

2차 세계대전 중, 미지의 외계인과의 전투를 대비하여 통칭 ‘모듈’을 만든 다카무라 박사는 이를 노리는 관동군 대좌 신타이와 외계인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다. 미녀 의사 마리아 브라운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다카무라 박사의 아들 다이시는 ‘모듈’을 간직한 체 거리의 아이들과 살아가지만, 전란의 소용돌이는 다이시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한편, 마리아의 쌍동이 언니 에바 브라운은 모듈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다카무라 박사가 남긴 모듈을 되찾기 위해 관동군에 협력하고 있었다. 마리아라고 믿었던 에바에게 아이들은 모듈을 빼앗기게 되고, 바로 그 시각 하늘에서는 보라색 빛과 함께 외계인들의 침입이 시작된다. 관동군과 외계인의 위협 속에 절체절명 놓인 다이시, 바로 그 순간 지축을 울리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거대로봇 뇌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1. 작품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

기신병단은 90년대 초반 일본 아니메의 침체기가 시작되면서 유행처럼 번졌던 복고주의 작품 중 하나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여 복고적 그림 스타일, 스팀펑크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메카와 중량감 넘치는 액션씬, 그리고 유럽과 중국 등 전세계를 누비는 방대한 스케일의 로봇 액션물입니다.  

7~80년대 대호황기를 누리던 일본경제의 거품이 꺼지면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던 90년대 초반, 아니메 시장 역시 시장의 포화, 컨텐츠의 부족이라는 업계의 상황이 맞물려 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했는데, 결국 이것은 흥행이 보장되는 그만그만한 작품들이 일색인 상황으로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 시기가 90년대 초반인 것이죠. 시기적 특성상 90년대 초반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을만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보다는 이전에 인기를 끌었던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는 복고주의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새로이 만들어 낼 컨텐츠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호황기였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일본인들의 정서도 어느 정도 반영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복고주의 열풍으로 이전에 흥행했던 작품들을 리메이크 하거나 그 속편을 만드는 사례가 늘어나게 됩니다. ‘바벨 2세(1992)’, ‘철인 28호 FX(1992)’, ‘마크로스2(1992)’, ‘마크로스7(1994)’, 마크로스 플러스(1994)’, ‘플란다스의 개(1992)’, ‘신조인간 캐산(1993)’, ‘요술공주 밍키(1993)’, ‘더티 페어 플래쉬(1994)’, ‘독수리 5형제(1994)’ 등은 모두 이런 복고주의와 리메이크의 바람을 타고 제작된 7~80년대의 인기작들이었죠. 이러한 현상은 95년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등장하기 전까지 일본 아니메를 지배하며 아니메 업계에 기나긴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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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복고주의 대표작 '자이언트 로보'(좌).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원작으로 90년대 복고주의 리메이크 작품 중에서는 단연코 걸출한 작품. 70년대의 초히트작 '독수리 5형제'를 우메츠 야스오미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새롭게 리메이크 한 '독수리 5형제(1994)'(우).


2. 거대한 스케일의 복고주의 메카 애니메이션

'기신병단'은 90년대 초반 복고주의 열풍의 선두에 섰던 작품 중 하나인 '자이언트 로보(1991)'와 여러 곳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나리오나 연출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이 두 작품은 그동안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해오던 늘씬하고 멋진 로봇이 아닌, 육중하고 투박한 스타일의 로봇이 등장하여 건담으로 대표되던 80년대의 리얼로봇과는 다른 또다른 기계적인 리얼함을 보여줍니다.

각각 뇌신, 풍신, 용신으로 불리는 ‘기신병단’의 로봇들은 전차, 비행기, 그리고 잠수함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지금까지 일본 만화영화에서 익히 보아오던 인간형 로봇과는 달리 병기나 기계의 느낌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 중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걸맞게 수동으로 엔진을 돌리고 발전기가 최고치에 다다를 때 동작하는 로봇의 모습은 와다 카오루의 웅장한 음악과 어울려 고풍스러운 멋을 보여주고 있구요. 그 외에도 ‘기신병단’의 이동수단인 중갑 기관차, 대형 프로펠러 수송기, 뇌신의 조종사 바레이오가 운전하는 클래식 자동차 소백룡 등, 작품 내내 복고주의적 향수를 일으키는 메카들은 시종일관 클래식한 멋스러움, 즉 스팀펑크 스타일의 멋을 선사합니다. 

스케일이 큰 연출 역시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입니다. ‘자이언트 로보’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나라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주인공들의 모험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 배경과 어울려 스펙타클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거기에 수상 프로펠러 비행기에서 연인을 향해 던지는 스카프 씬이라든지, ‘인디아나 존스’의 한 장면 같은 아시아 어느 도시의 한 복판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씬 등은 스팀펑크스러운 메카 액션씬 사이사이에 펼쳐지면서 감칠 맛나는 애피타이저의 역할을 해줍니다. 

그 와중에도 만화적인 연출(뇌신의 조종사 바레이오의 자동차 액션씬이나 주인공 다이시의 자전거 씬 등에서 보이는 함축과 과장의 대표적 만화적 연출)을 잃지 않음으로 인해 저 옛날의 ‘바벨 2세’나 ‘사이보그 009’ 등과 같은 모험 아니메에서 느끼던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라고 할까요. 이렇게 작화와 연출은 아동용 스타일인데 비해 작품의 배경이나 이야기의 전개는 성인들도 보기에 무난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전체관람가로 아주 적절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즉, 대중적인 오락물로서의 요건을 거의 다 갖춘 셈인 것이지요.

삽입그림2© 山田正紀 / 中央公論社 / PIONEER LDC, INC

기신병단의 주역메카들. 좌측부터 뇌신(육전형), 풍신(공중형), 용신(수중형). 조종사가 탑승하면 바로 눈에 불이 들어오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비사들이 각 부의 엔진을 일일이 수동으로 가동시키고 엔진예열이 끝나야지만 비로소 움직일 수 있다.


3. 침략행위가 슬그머니 축소되어 버린 안스러운 설정

(최고의 수준은 아니지만) 좋은 퀄리티의 작화와 음악, 멋진 메카들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 그리고 큰 스케일의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기신병단’은 한가지 점에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작품이 일본의 태평양 전쟁을 왜곡하고 있는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1화의 시작부터 일본의 대륙침략에 대해 격한 논쟁을 벌이는 엑스트라들의 대사는 현대 일본인들의 침략전쟁에 대한 사죄일까요. 아니면, 일본의 역사적 오점을 미화하는 모습일까요. 

혹자는 제국주의적 성향이 강한 작품이라고 이 작품을 평하기도 하지만, 제 생각은 선대의 잘못을 후대에서 잘 각색하여 이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솔직하게 반성하기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도록 최대로 미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치스, 관동군, 에일리언과 싸우는 ‘기신병단’의 멤버의 중요인물들이 모두 일본인이라는 것은 특히나 과거의 역사를 어떻게든 지워버리고 싶은 일본인의 욕구의 발로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러나, ‘기신병단’은 분명 기존의 일본의 침략전쟁의 역사를 다룬 작품들 중에서는 꽤나 이 부분에 있어서 인정을 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침략전쟁의 주원인을 나치스로 돌리고, 일본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관동군이라는 일개 군대에 그 잘못을 모두 돌려버리는 점이라든지, 관동군의 주 활동무대가 만주, 즉 실제 침탈을 행했던 아시아 쪽이 아닌 유럽 쪽에 치중되어 있는 것, 나치스와 에일리언의 입장은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일본에 대한 언급은 빠진 체 관동군의 주요 간부인 신카이 대령과 그의 몇몇 부하들만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한계 역시 보이고 있지만 말입니다. (자기네 손으로 자기네 나라를 악으로 규정 짓기에는 아직 마음에 준비가 필요했었던 때였나 봅니다. 지금도 안되긴 하지만.) 

☞ 다음 단락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거기에 재미있는 사실은 작품 종반에 등장하는 원폭투하에 관한 이야기 인데, 최초의 원폭은 일본의 히로시마에 투하되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원폭투하라는 역사적 사실은 등장시키되 이를 일본이 아닌 나치스의 영토에 위치한 에일리언 기지에 투하하려 함으로써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작품에서 원폭이라는 단어 역시 사용하지 않고 폭탄의 코드네임인 ‘글래머 걸’이라는 명칭만 사용합니다. ‘글래머 걸’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코드네임이죠.)

삽입그림3© 山田正紀 / 中央公論社 / PIONEER LDC, INC

몇가지 확인하고 싶은 대사들. 그림(좌)의 '만주를 꿈의 대룩이라고 믿고...'에서 꿈이란 것은 일본의 대륙진출을 의미하는 것일까? / 그림(중앙)의 '쓸데 없는 싸움이...'이라는 대사는 한국과 중국의 침략에 대한 일본의 생각을 반영한 것일까? '뿐이잖아'라는 대사가 몹시 거슬린다. / 마지막 그림(우)의 대사에는 아까와는 달리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들어있지만, 피해를 입힌 상대국에 대한 사죄의 마음은 찾아볼 길이 없다.

삽입그림4© 山田正紀 / 中央公論社 / PIONEER LDC, INC

또 다른 의문들. 그림(좌)의 '하얼빈에는 731 특제 자백제...'라는 대사는 731 부대의 존재와 인체실험을 인정하는 발언? / 그림(중앙)의 나치스의 동맹이었음을 시사하는 '동맹국인 일본도 그 작전에 참가해줘야 겠다.'는 작품 내에서 몇 안되는 일본의 전쟁 참여사실 인정발언. / 그림(우)의 '나치와 일본은 동맹국이다.'라는 대사 역시 좀전의 대사에 이어 다시금 2차 대전의 전범국이었음을 인정하는 대사. 작품의 종반부에 이르러 제작진도 일본의 침략전쟁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하는 듯. 


4. 껄끄러운 역사적 배경이 깔린 흥미로운 스팀펑크 액션?

재미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역사적 상황과 애매한 일본의 태도가 엿보인 이 작품 ‘기신병단’은 우리나라에서도 몇 번씩 케이블 TV를 통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영어로 된 오프닝/엔딩 크레딧을 보니 수출 염두에 두었거나, 후에 수출이 된 작품이라는 생각은 듭니다만.) 제 경우에는 이러한 작품을 통해 태평양 전쟁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이런 팩션(Fact[사실]+Fiction[소설]의 합성어)류의 작품의 경우, 그 사실 왜곡 여부에 있어서 가끔 논란의 여지가 생기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태평양 전쟁 같은 근대의 역사의 경우에는 일본의 침탈을 받은 나라의 입장에서는 그 정도가 심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겠죠.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에서 중국의 대한 언급은 가급적 회피하고 있으며, 한국의 이야기는 아예 배제가 되어 있습니다.

일본 아니메의 경우는 현재 정상적인 루트가 아닌 P2P와 불법복제물을 통해 상당부분이 우리에게 접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성인이 된 분들이나,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아직 역사의식이 정립되지 않은 팬들에게는 이렇게 노골적인 왜곡이 아닌 가벼운 왜곡과 역사적 진실이 슬그머니 덮여진 작품이 오히려 안 좋은 건 아닐까 하는 노파심도 가져 봅니다. 

삽입그림5© 山田正紀 / 中央公論社 / PIONEER LDC, INC

그 외의 재미있는 것들. 그림(좌)에 등장하는 알버트 박사는 외모도 그렇고 바이얼린을 즐겨 연주하는 데다가 E=mc²라는 공식까지 쓴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이 양반은 과연 누구일까요? / 그림(중앙)의 대사  '글래머 걸은 나치스의 에일리언 기지에 투하하는 것이 결정되었습니다.'라는 대사. 원폭투하는 일본인에게 있어서는 만화영화로 재현되기에도 너무 쓰라린 현실인 듯 싶다. 투하장소를 슬그머니 바꿔주시는 제작진... / 그림(우)의 일본 대신 원폭에 맞을 위기에 처한 에이리언들. 명색이 에일리언인데 따발총이 왠말인가. 보통 따발총이라면 소련제 기관단총을 말하는 것인데... 그럼 혹시, 댁들 공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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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 시리즈 목차>


그레이트 마징가 (1974), グレートマジンガー / Great Mazinger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나가이 고, 다이나믹 프로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外
◈ 캐릭터 디자인: 모리시타 케이스케
◈ 레이아웃: 후지카와 케이스케, 안도 토요히로 外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주제가 歌: 미즈키 이치로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4.09.0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헬박사의 지구정복의 야망이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에 의해 좌절되자 기나긴 세월 동안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기계제국 미케네 군단의 지상침공이 시작되었다. 헬박사의 기계수를 훨씬 상회하는 강력한 전투수 군단의 파워 앞에 마징가 Z가 속절없이 패배하는 찰나, 천둥과 번개에 부르며 또다른 정체불명의 마징가가 전투수 군단 앞에 그 당당한 위용을 드러낸다.

죽은 줄만 알았던 카부터 코지의 부친 카부토 겐죠 박사가 과학연구소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겐죠 박사에게 훈련을 받아온 츠루기 테츠야. 이제 마징가 Z의 뒤를 이어 압도적인 미케네 제국의 전투수 군단과의 결전을 위해 그레이트 마징가가 움직인다.


<소개>

'마징가 Z (1972)'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징가 Z의 대인기는 도에이 동화에게 새로운 히트작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고, 포피에게는 특촬물 외에 또다른 거대로봇 장르의 완구라는 히트 상품을 마련하게 해주었지만, 시리즈가 종결에 가까워질수록 마징가 Z의 뒤를 이을 새로운 인기작의 탄생은 새로운 고민거리로 다가오게 된다. 이 시기에 나가이 고는 자신이 창조한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에 대한 무한 애정을 선보이며, 이들을 계속 신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쓰고 싶어했지만, 이미 시장에 팔릴만큼 팔린 마징가 Z가 다시 신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포피 측으로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사실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스폰서인 포피는 나가이 고에게 신 시리즈를 이어갈 새로운 마징가를 제안하기에 이른다. 

나가이 고가 초반에 제안한 갓마징가는 모종의 이유로 스폰서에게 승인을 받지 못한다. 스폰서의 요청을 받아들여 나가이 고가 만든 두번째 컨셉이 바로 그레이트 마징가인 것이다. 주인공 역시 카부토 코지가 아닌 보다 더 전사로서의 이미지에 가까워진 츠루기 테츠야가 등장하고, 거의 모든 인물이 신 캐릭터로 교체된다. 마징가 시리즈의 아이콘이라 보스보롯트와 보스 3인조, 코지의 동생 카부토 시로 등이 출연하여 전 시리즈와의 연계점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그레이트 마징가의 계획은 사실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 계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징가 Z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연장방영을 하면서 74년 9월까지 방영하게 되자 제작진은 자연스러운 시리즈의 교체를 위해 마징가 Z 시리즈 전개 중 그레이트 마징가의 새로운 적이 될 미케네 제국과 고오공 대공을 등장시켜 헬 박사에 이은 새로운 적의 등장을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게 된다. 그리고, 74년 7월말에 개봉된 '마징가 Z 대 암흑대장군(1974)'를 통하여 TV 시리즈보다 앞서 마징가 Z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충격적인 교체를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리즈 자체는 상당히 무난하게 마징가 Z에서 그레이트 마징가로 이전하게 된다. 이미 마징가 Z에서 상대해야할 적과 새로운 주인공, 그리고 새로운 마징가들이 등장한 셈이니 시리즈라는 느낌 자체도 강하게 느껴지고, 이로 인해 기존의 시청층을 그대로 잡아둘 수 있을 것이었다.

시리즈 자체는 속편으로서 무리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드라마적인 측면에서도 사이보그가 되어 자신이 아버지라는 것을 카부토 시로에게 숨긴 체 살아가는 카부토 겐죠 박사와, 각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테츠야나 준과 같은 캐릭터 설정은 당시 아동용 로봇 만화영화의 주인공으로서는 보기 드문 인간적 면모를 보여준 셈이었다. 시청률도 마징가 Z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마징가 Z에 비해 56화라는 짧은 편수로 종영한 것은 시청률이나 작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스폰서의 완구 판매가 생각보다 시원치 않았던 것에 있었다. 74년도에 그레이트 마징가의 완구매출은 4위에 그쳤는데, 이시기 마징가 Z의 매출은 1위를 기록하고 있었으며, 다음해에는 5위권 밖으로 떨어지게 된다. 예상 외의 완구부진은 결국 제작진에게 또다른 새로운 시리즈의 구상이라는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며, 동시에 마징가라는 브랜드의 재고를 의미했다. 즉, 마징가 시리즈가 아닌 보다 더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봇 (1975)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원작: 나가이 고, 이시카와 켄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키쿠치 슌스케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ISHIKAWA KEN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5.03.2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나가이 고의 후배이자 다이나믹 프로에 몸을 담고 있는 이시카와 켄의 원작의 또다른 히트 로봇물 겟타 로보가 마침내 그레이트 마징가와 조우했다. 나가이 고의 자식들인 마징가들만의 대결에서 벗어나 비록 같은 다이나믹 프로의 형제지간이지만 이런 형태의 크로스오버는 분명 당시의 어린이 팬들에게는 크나큰 기대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러한 타장르 간의 로봇을 크로스오버로 등장시키는 전개는 후일 반프레스토의 빅히트 게임 슈퍼로봇대전의 모티브가 된다고도 할 수 있을 듯.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봇 G (1975)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원작: 나가이 고, 이시카와 켄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키쿠치 슌스케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ISHIKAWA KEN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5.07.2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보의 히트로 인해 당시 각 작품의 판권을 가지고 있던 강담사와 소학관은 1회성으로 한정했던 양자간의 크로스오버를 다시금 이 작품으로 재현하기에 이르른다.([5] 참조) 예상치 못한 적의 공격으로 대파되는 겟타로보를 대신하여 겟타로보 G로 교체되는 이야기 전개는 이제 도에이 로봇물의 어떤 스타일로 자리잡은 듯 싶다.

이런 식의 주역 로봇 교체는 후일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성전사 단바인(1983)', '중전기 엘가임(1984)', '기동전사 Z 건담(1985)' 등에서 유사한 형태로 계승되는데, 전자(도에이 동화의 슈퍼로봇물의 주역로봇 교체)의 형태가 시청률이나 흥행성적을 고려한 기획의도였다면, 후자(리얼로봇물에서의 주역메카 교체)는 스폰서의 프라모델 판매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획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참고 사이트>

[1] Great Mazinger (TV), Anime News Network
[2] グレートマジンガー, Wikipedia Japan
[3] 거대로봇 연구 - 그레이트 마징가 편 - by 백금기사, 백금기사의 1호 연구소
[4] 마징가 Z는 이렇게 탄생했다 by 잠본이, 잠보니스틱스
[5] 마징가 Z 극장판 시리즈 1973-1976 by 캅셀, 캡슐☺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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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永井豪 / ダイナミック企画 ・くろがね屋

열혈의 대명사, 슈퍼로봇의 레전드 마징가 Z가 드디어 TV 시리즈로 부활했습니다, '진 마징가-충격 Z 편'으로.

속속들이 옛 명작들이 리메이크되는 이 마당에 마징가 Z의 재림은 어찌보면 시간 문제였겠습니다. 더군다나 그 옛날 도에이 동화에 의해 처절히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버렸던 나가이 고의 마징가 Z이니만큼 어찌보면 원작자인 나가이 고의 원래 바램대로의 마징가 Z가 돌아온다는 것은 여타의 리메이크 작과는 또다른 감흥을 안겨주는 일이겠군요.

마징가 Z의 뒷 이야기에 대한 참고 포스트:

Ani Index: 마징가 Z (1972)
Ani Index: 그레이트 마징가 (1974)

이미 '마징카이져'를 통해 한바탕 마징가 월드를 뒤섞어 버린 상황에서 마징가의 이야기는 이전 도에이 동화의 작품과는 다른 전개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 과연 어떤 마징가가 나타날 것인가가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얌전한(?) 마징가와는 달리 나가이 고 선생의 작품 세계가 반영된 광기에 찬 마징가가 나오지 않을까 싶은 예상을 조심스레 하던 찰나, 이 시리즈의 감독의 이름을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이마가와 야스히로.

이미 '자이언트 로보 - 지구가 정지하는 날(1991)'을 통하여 고전 슈퍼로봇의 멋진 재해석을 보여주었던 그가, '진 겟타로보 - 세계 최후의 날(1999)'에서 못다한 열혈파워의 모든 것을 이 새로운 마징가 시리즈에 쏟아부은 듯 합니다.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진 켓타로보 연출 당시 제작진과의 마찰로 중도 하차한 불운을 겪었습니다.)

ⓒ 2009 永井豪 / ダイナミック企画 ・くろがね屋



뭐, 두말하면 서러울 정도의 광기와 뜨거움이 가득한, 열혈 그 자체의 첫 화였는데요. 그러다보니 대중적인 공감대를 자아내기에는 첫 화만로서는 조금 우려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은혼의 캐릭터 디자이너인 타케우치 신지가 맡은 캐릭터 디자인도 현대적인 깔끔함보다는 투박한 옛스러움의 재현에 더 포커스를 맞춘 듯 싶은데, 이마가와 감독의 광기어린 연출에 의해 퀄리티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애매한 모습도 느껴지는군요. 게다가 첫 화는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와 다양한 시점, 그리고 다양한 시간축에서 동시다발적인 전개를 보여주어 스토리의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근래의 흥행 코드에 따르기 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뚝심있는 감독의 작품이기에 나름 기대도 큽니다. 자이언트 로보, 겟타로보(비록 하다가 말았지만), 철인 28호(2004년 작)에 이어 마징가까지 모두 이마가와 야스히로의 손에 의해 재탄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열혈 슈퍼로봇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인물로는 단연코 그를 꼽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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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 시리즈 목차>


마징가 Z (1972), マジンガーZ / Tranzor Z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나가이 고, 다이나믹 프로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세리카와 유고, 카츠마타 토모하루 外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야마무라 히로야스, 타카쿠 스스무, 후세 히로카즈
◈ 캐릭터 디자인: 모리시타 케이스케, 하네 요시유키
◈ 작화감독: 하네 요시유키
◈ 미술: 시모카와 타다미, 츠지 타다나오, 카츠마타 게키 外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미즈키 이치로 (주제가 歌)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2.12.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92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고대 미케네 제국의 발달된 과학문명을 발견한 헬 박사는 미케네 제국의 유적에서 발견한 부부 미이라를 기본으로 암수 한몸의 인조인간 아수라 남작을 탄생시킨다. 아수라 남작을 필두로 하여 철가면 군단을 결성한 헬 박사는 세계정복의 야망을 이루기 위하여 기계수 군단을 이끌고 본격적인 침공작전을 개시하게 된다.

한편, 헬 박사와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카부토 쥬죠 박사는 초합금 Z를 기반으로 거대한 로봇 마징가 Z를 완성하여 손자인 카부토 코지(한국방영판 이름 쇠돌이)에게 맡기려 한다. 아수라 남작과 철가면 군단의 습격으로 카부토 쥬죠 박사가 살해되고, 이제 마징가 Z는 헬박사의 기계수 군단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데... 영문도 모른체 할아버지를 잃고 마징가 Z를 넘겨받은 카부토 코지는 과연 Z를 움직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침공해오는 기계수 군단을 무찌를 수 있을 것인가.


<소개>

더이상 말이 필요치 않은 로봇 만화영화의 기린아. '철인 28호(1963)'가 슈퍼로봇 아니메의 태동을 알렸다면, 본격적인 시작은 마징가 Z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오리지널 아니메의 시대를 열었던 故 이시노모리 쇼타로 문하에서 수업을 쌓고 있던 나가이 고가 창조해낸 이 기묘한 슈퍼로봇은 로봇 아니메 역사상 최초로 로켓트 펀치, 광자력 빔, 루스트 허리케인 같은 독창적인 무기 시스템을 선보이며, 일약 70년대 초반의 아니메 역사를 뒤흔들게 된다. 당시 TV 애니메이션은 히트작의 감소로 인해 일대 위기를 맡고 있었는데, 마징가 Z의 등장으로 인해 이러한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되어 버린다. 일본에서의 평균 시청률은 20%가 넘는 것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도에이 내의 저작권 수입 비율에서 만화영화가 실사영화를 누르는 신호탄이 되었고, 제과업계가 주도하던 만화영화 스폰서 시장이 완구업체로 방향을 이전하게 하는 등, 만화영화 업계 전반에 걸친 지각변동을 일으킨 작품이라 하겠다.

초창기에는 오토바이가 로봇의 등을 타고 올라가 머리 부분에 합체되어 조종석이 된다는 설정으로 당시의 명칭은 에네르가 Z라는 명칭을 갖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비행기 형태의 조종 시스템이 머리에 합체된다는 보다 더 안정적인 설정으로 바뀐다. 에네르가 Z의 설정은 후일 마징가 Z의 사이드 킥은 다이아난 A(아프로다이 A의 후계기)의 콕핏트 탑재 방식에 적용되기도. 주역로봇인 마징가 Z외에도 아프로다이 A라든지 보스보롯트 같은 사이드 킥들이 등장하면서 극의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러한 설정은 캐릭터의 성격을 로봇에 감정이입한 형태로 이제까지 등장했던 거대 로봇물인 '철인 28호(1963)'나 '아스트로 강가(1972)' 와는 다른 형태의 접근방식이었다. 실제로 극중에서 로봇들이 공격을 받으면 탑승자 역시 같은 고통을 느끼고, 탑승자가 분노하면 로봇도 같이 분노(보스보롯트는 특별히 표정까지 변한다. 어쩌면 이쪽이 더 높은 하이테크놀로지가 적용된 놈일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퀀스는 아이들에게 로봇에 대한 감정이입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로봇. 그것이 마징가 Z가 보여준 또다른 차별적 요소였다.

일부 캐릭터들은 나가이 고의 문제작 '파렴치 학원'의 인물들을 베이스로 하여 만들어졌다. 나가이 고의 가학적 에로티시즘과 폭력미학이 살아 있어 원작만화는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문제적인 작품이었지만, 만화영화로 제작되며 이러한 나가이 고의 색체는 상당히 배제되었다. 허나, 헬 박사나 아슈라 남작, 브로켄 백작과 같이 원작의 색체를 반영하는 광기에 찬 무시무시한 악역 캐릭터들은은 선악의 구분을 확실하게 나누는 요소가 되었다. 그들의 기괴한 외모가 마징가 Z와 주인공 카부토 코우지의 히어로적인 측면을 오히려 강화시킨 셈. 뜨거운 정의감으로 넘치는 카부토 코우지의 모습 역시 어떤 면에서는 헬 박사나 아슈라 남작의 광기와도 일치하는 점이 있지만, 이러한 악역들의 카리스마로 인해 카부토 코우지의 광기는 열혈이라는 테마로 승화되어 이후 열혈 캐릭터의 전형적인 인물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발동시킬 무기 시스템의 명칭을 외치는 카부토 코지의 독특한 연출방식은 후일 로봇 만화영화의 하나의 공식으로 오랫동안 자리잡게 된다.)

당시 특촬물의 제작 축소로 인해 상품라인업을 상실한 완구 업체에 마징가는 새로운 대안이 되었다. 특히, 스폰서인 포피의 디자이너 무라카미 카츠시에 의해 출시된 초합금 시리즈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으며, 이로 인해 추후의 만화영화 비즈니스 전개는 완구회사를 스폰서로 하여 이들이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의 구축으로 인해 로봇 만화영화는 70년대 들어 단숨에 일본 만화영화의 주력 장르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마징가 Z의 대성공은 도에이와 스폰서인 포피에게 있어서 또다른 딜레마로 다가오게 된다.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하면서 마징가 Z 이후의 비즈니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계속해서 마징가 Z를 후속 시리즈의 주역 메카로 등장시키려 하는 나가이 고의 의지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탐탁치 않은 아이디어이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 속에 마징가 Z는 서서히 새로운 주인공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압력이 나가이 고와 제작진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제 마징가 Z는  헬박사의 기계수 군단보다 더 강력한 스폰서 군단의 위협을 받기에 이르는 것이다.


마징가 Z vs 데빌맨 (1973)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각본: 타카히사 스스무
◈ 작화감독: 카츠마타 소노하루 (?)
◈ 치프 애니메이터: 츠노다 코이치
◈ 미술감독: 우라타 마타지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3.07.1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1972년 초반, 마징가 Z보다 먼저 방영을 시작했던 나가이 고 원작의 TV 시리즈 '데빌맨(1972)'을 등장시킨 크로스오버 작품. 이러한 형태의 크로스오버는 당시의 아니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것으로, 그 시너지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데빌맨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순간 갑자기 등장한 마징가 Z의 강렬한 위용은 극장 안의 온 어린이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도에이 동화의 기획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마징가 Z vs 암흑대장군 (1974)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각본: 타카히사 스스무
◈ 작화감독: 츠노다 코이치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 와타나베 츄메이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4.07.25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 / 전연령가 (G)


<소개>

마징가 Z의 TV 시리즈 완결보다 앞서 극장판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미케네 제국이라는 새로운 적수의 등장과 함께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의 처절한 패배를 묘사하며, 일약 팬들에게 놀라운 충격을 선사한다. 그리고 마징가 Z의 몰락과 함께 클라이막스에서 등장한 그레이트 마징가! 어린이 팬들의 카타르시스는 극에 달했고, 마징가 Z를 닮았으면서도 훨씬 더 강력한 파워로 미케네 제국과 맞서 싸우는 그레이트 마징가의 위용 앞에서 부서진 마징가 Z와 카부토 코지는 쓸쓸하게 퇴장하게 된다.

이로써 도에이의 성공적인 마징가 교체작전은 완료되었던 것이다. 비록 나가이 고가 만들어낸 그레이트 마징가 였으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도에이의 기획력과 스폰서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점에 있어서 그레이트 마징가는 골수 마징가 팬들이나 나가이 고, 그리고 다이나믹 프로에게 있어서는 분명,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였다. 그리고, 이런 도에이의 마징가 퇴출(?) 작전은 'UFO 로봇 그렌다이져(1975)'에 이르러 절정을 맞이하며, 서서히 로봇장르에서 나가이 고 월드의 퇴장을 알리고 있었다.


<참고 사이트>

[1] Mazinger Z (TV), Anime News Network
[2] Mazinger Z, Wikipedia
[3] マジンガーZ, WIkipedia Japan
[4] 마징가 Z 극장판 시리즈 1973-1976 by 캅셀, 캡슐☺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5] 거대로봇 연구 - 마징가 Z편 by 백금기사, 백금기사의 1호 연구소
[6] 마징가 시리즈는 이렇게 탄생했다 by 잠본이, 잠보니스틱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NAGAI GO·DYNAMIC Pro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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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 강가 (1972), アストロガンガー / Astroganger


ⓒ KNACK

<정보>

◈ 원안: 스즈카와 테츠히사
◈ 감독: 니타 마사시
◈ 각본: 안도 토요히로, 타무라 타츠오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타나카 에이지
◈ 미술감독: 무쿠오 다카무라
◈ 음악: 코모리 아키히로
◈ 주제가 歌: 미즈키 이치로
◈ 제작: Knack, 니혼 TV
◈ 저작권: ⓒ KNACK
◈ 방영일자: 1972.10.04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 전연령가(G)


<시놉시스>

플래스터 성인 침략으로 고향별이 멸망당하고 지구로 망명하게 된 마야는 호시 박사를 만나 플래스터의 위협을 알린다. 플래스터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마야가 고향별에서 가지고 온 벽돌 크기의 살아있는 금속을 인간 모양으로 조각하여 화산 속에 넣자, 화산의 용암 에너지를 먹은 금속이 의지를 가진 거대한 강철 거인으로 태어나게 된다. 강철 거인의 이름은 강가. 호시박사와 마야 사이에서 태어난 킨타로는 강가와 함께 플래스터의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중대한 사명을 안게 되는데... ([2] 참조)


<소개>

72년 10월에 방영한 로봇물로, '철인 28호(1963)' 이후로 제작된 70년대의 최초 로봇 아니메. 강가는 거대로봇이지만 인간처럼 말하고 생각하며 주인공과 함께 싸우는 하나의 생명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단순한 로봇 이상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내게 된다. 생명체에 거의 가까운 형태라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특촬물인 '울트라맨' 시리즈의 거대 히어로들과도 그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 강가는 아쉽게도 두달 뒤 도에이 동화가 새롭게 내세운 '마징가 Z(1972)'에 의해 뜨기도 전에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게 된다. 당시로서는 혁신에 가까웠던 마징가 Z의 화려한 무기 시스템과 아수라 백작을 위시한 강렬한 캐릭터들의 파워는 아무런 무기도 없이 우직하게 완력으로 악당들과 싸우는 강가의 그것을 너무도 초라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에서는 거의 레어급에 가까운 작품으로 전락해버렸지만, 라스트 씬에서 킨타로와 여자친구를 지구로 탈출시키며 장렬하게 전사하는 강가의 모습은 유년 시절의 어린이들에게는 꽤나 가슴 찡한 명장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짱가'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으며, 미즈키 이치로가 불렀던 장렬한 주제가는 번안(번안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맞는지 조금 애매한데, 정식 허가를 받고 번안했는지 잘 모르겠다.)되어 국내에서는 여타 인기 만화 주제가들과 함께 응원가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오기도 했다.

ⓒ KNACK



<참고 사이트>

[1] Astroganger (TV), Anime News Network
[2] 1972년 아스트로 강가 by 메비우스, 메비우스의 비밀창고
[3] 짱가 / 아스트로 강가 by 블루, 태권브이의 꿈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KNACK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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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28호 (1963), 鉄人28号 / Gigantor

ⓒ 横山光輝 &middot; エイケン


<정보>

◈ 원작: 요코야마 미츠테루(横山 光照)
◈ 연출: 오니시 키요시, 야마모토 이사오, 카와구치 이사오, 와타나베 요네히코 外
◈ 각본: 아시에 그룹
◈ 작화: 코무로 츠네오, 와카바야시 타다오 外
◈ 미술: 호시 슌로쿠
◈ 음악/노래: 미키 토리로, 고시베 노부요시, 아라시노 히데오 / 듀크 에이세스
◈ 제작사: 에이켄, 후지 TV
◈ 저작권: ⓒ 横山光輝 · エイケン
◈ 일자: 1963.10.20~1965.11.24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97화) / 초등생 관람가(PG)


<줄거리>

태평양 전쟁 말기, 전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은 극비리에 철인병기 계획을 세우게 된다. 수많은 실패를 거쳐 28번째의 철인이 완성단계에 들어선 즈음, 원폭의 투하로 일본은 패망하고 철인병기 계획과 그 완성품인 철인 28호는 사람들에게 잊혀진 체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리게 된다.

그로부터 십여년 뒤, 전후의 상처가 겨우 아문 일본. 철인병기 계획의 생존자이자 철인 28호를 개발한 시키시마 박사는 사라져버린 철인의 존재를 계속 찾고 있는 중이었다. 이 일에는 그가 친아들처럼 아끼는 소년 탐정 가네다 쇼타로도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철인의 존재가 시키시마 박사와 쇼타로 말고도 국제 스파이들과 범죄조직에게까지 알려지며, 철인을 탈취하기 위한 이들의 경쟁이 시작되는데...


<소개>

1956년 월간 '소년'에 연재되었던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TV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1963)'보다 약 10개월 정도 늦은 10월 20일에 방영을 시작함으로써 일본 만화영화의 두번째 TV 시리즈 만화영화가 되었다. 또한, 일본 만화영화에 거대로봇이라는 소재를 처음 등장시킨 작품으로서, 아톰과 함께 일본 만화와 만화영화를 대표하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월간 소년에 연재 중이던 1959년에 라디오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코믹스로서는 최초로 미디어로 등장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60년에는 TV 드라마로 만들어지기까지 하였으니 당시 철인 28호의 인기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후로 TV 시리즈와 극장판 만화영화, 실사영화를 거쳐 3D CG 영화로까지 제작예정에 있고, 2009년에는 코베시의 와카마츠 공원에 1:1 실제모형(높이 15.6m)까지 세워지는 등, 반세기가 넘도록 변치않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철인 28호는 요코야마 미츠테루 자신에게 있어서도 인기 만화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작품이다. 애초에 소년 탐정물로 방향을 잡았던 이 작품은 원격조종기에 의해 조종되며, 조종하는 사람에 따라 선하게 사용될 수도 있고, 악용될 수도 있다는 로봇의 한계성을 부여하여, 정의의 사도로만 싸우는 후대의 슈퍼로봇물에 비해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사이버펑크적인 컨셉을 보여주었다. 소년만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펼쳐지는 긴박한 전개와 서스펜스 구조는 왜 그가 전설적인 만화가로 현재까지도 추앙을 받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시대배경은 1955년으로 실제 연재되던 시대와 동일한 시간대이며, 철인 28호는 제국주의 시절 일본군이 불리한 전황을 만회하기 위해 개발했던 비밀병기로서, 패전과 함께 그 존재가 잊혀졌다가 주인공인 소년탐정 가네다 쇼타로가 우연치 않게 철인을 손에 넣어 활약한다는 것이 이야기의 얼개이다. SF 만화로서는 이례적으로 동시대에 진행되는 현실적인 설정 또한 눈에 띈다. 연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2차 대전중 개발되었던 일본의 비밀병기인 철인은 단역으로 쓰일 예정이었으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던 이 거대한 로봇이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게 되고, 이로 인해 철인 28호는 시리즈의 주축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전개는 단역으로 등장했다가 독자들의 인기를 얻어 주인공으로 재탄생하게 된 아톰의 탄생과 동일한 상황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시대를 넘어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되는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준 셈이다.

63년에는 30화와 31화를 묶어 도에이 만화축제를 통해 극장에 상영되기도 하였다. 철완 아톰을 영어버전으로 제작한 경험이 있는 미국의 프로듀서 프레드 래드에 의해 52화만 골라 'Gigantor'라는 제목으로 뉴욕 WPIX TV에서 방영되면서 일본산 만화영화의 해외수출의 물고를 트기도 했다. 그러나 원작 코믹스는 소재고갈이라는 요코야마의 이유로 인해 같은 해인 1966년에 연재가 종료되고 만다. 테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과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사이보그 009, 그리고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철인 28호와 요술공주 샐리 등은 일본 오리지널 만화영화의 장르를 개척해낸 전설적인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평가받고 있다.


태양의 사자 철인 28호 (1980)

ⓒ 光プロダクション・TMS


<정보>

◈ 감독: 이마자와 테츠오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아라키 요시히사, 사쿠라이 마사아키 外
◈ 콘티: 사다미츠 신야, 야마자키 카즈오 外
◈ 작화감독: 스즈키 킨이치로
◈ 메카닉디자인: 마에다 미노루
◈ 작화: 모토하시 히데유키, 카메가키 하지메, 야마시타 마사히토 外
◈ 미술감독: 이시가키 츠토무
◈ 음악/노래: 시미즈 야스아키 / 기믹
◈ 제작사: 도쿄무비 신사, NTV
◈ 저작권: ⓒ 光プロダクション・TMS
◈ 일자: 1980.10.03~1981.09.25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51화)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무려 17년 뒤에 제작된 철인 28호의 두번째 TV 시리즈. 한동안 잊혀졌던 철인 28호는 78년 라디오 드라마로 다시 부활하여 관심을 받게 된 후 1980년에 다시금 TV 시리즈로 제작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원작 리메이크는 '제트 마스(1977)'를 거쳐 2기 시리즈로 제작된 '철완 아톰(1981)'과 유사한 형태의 부활인 셈이다. 리메이크 된 철인 28호는 원작 시리즈와는 그 방향성을 달리 했는데, 우선 탐정물과 로봇물을 크로스오버시켰던 원작과는 달리 온전히 슈퍼로봇물의 공식을 적용한 작품으로 새롭게 해석되었고, 디자인 역시 과거의 뚱뚱한 체형에서 벗어나 슈퍼로봇스러운 늘씬한 외형으로 변모하게 된다.

당시의 현란한 변신합체 로봇에 비하면 철인 28호는 별다른 기믹이 탑재되지 않은 밋밋한 모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사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인상으로 인해 다른 로봇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매력을 보여주었으며, 철인 28호의 라이벌이자 동료인 블랙 옥스 역시 본작에서는 유려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지닌 조형미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칠흑의 몸체에서 풍기는 강렬한 이미지는 철인 28호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어 이후의 시리즈에서 계속적인 라이벌 형태로 등장하게 되며, 철인 28호 뿐만 아니라 '패트레이버'의 그리폰과 같이 압도적인 강함을 자랑하는 라이벌 기체의 대명사로 자리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원작 시리즈보다 더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프라모델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각 관절부가 모두 가동되는 구조, 가슴 부위 등에 구현된 내부 메카닉 디테일 등, 높은 완성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초전동로보 철인 28호 FX (1992)

ⓒ 光プロダクション・TMS


<정보>

◈ 감독: 이마자와 테츠오
◈ 각본: 소노다 히데키, 츠기무라 료우에, 시모 후미히코 外
◈ 콘티/연출: 이마자와 테츠오, 아오야마 히로시, 모토나가 케이타로, 나가오카 야스치카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모토하시 히데유키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創一機, 무라타 고로 / 카메가키 하지메, 와타나베 케이스케
◈ 미술감독: 光元博行
◈ 음악/노래: 콘도 히로아키 / 나가사와 히로
◈ 제작사: ASATSU, 도쿄무비 신사, NTV
◈ 저작권: ⓒ 光プロダクション・TMS
◈ 일자: 1992.04.05~1993.03.30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47화)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TV 시리즈 1편의 시퀄 형태로 기획된 작품. 80년대의 TV 시리즈가 원작의 이야기와는 별도의 창작물이었다면, 이 시리즈는 원작의 주인공 가네다 쇼타로가 중년의 탐정으로 설정되고, 그의 아들인 가네다 마사토를 주인공으로 삼아 새로운 철인 28호를 등장시키고 있다. (원작의 철인 28호도 작품에 등장해주고 있다.) 90년대의 로봇 컨셉을 적극 수용하여 원작과는 다른 현란한 이미지의 철인 28호가 디자인되었는데, 이 이질적인 디자인 컨셉은 원작 팬들로부터는 외면을 받았으나 정작 당시의 시청층인 아이들로부터는 좋은 반응을 얻어 완구는 출시 1개월 만에 7만4천대를 판매하며 대히트하게 된다. 라이벌 로봇인 블랙옥스 역시 리디자인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철인 28호 (2004)

ⓒ 光プロダクション・敷島重工

<정보>

◈ 감독/시리즈 구성: 이마가와 야스히로
◈ 각본: 이마가와 야스히로, 야마구치 료타, 기타지마 히로아키 外
◈ 캐릭터 디자인: 나카무라 타카시
◈ 미술감독: 히가시 쥰이치
◈ 음악/노래: 센쥬 아키라 / 롯뽄기 남성합창단
◈ 제작사: 바룸 스튜디오, GENCO, 갠지즈, 시키지마 중공업
◈ 저작권: ⓒ 光プロダクション・敷島重工
◈ 일자: 2004.04.07~2004.09.29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TVA(26화)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재해석의 달인', '폭주하는 열혈의 대가' 이마가와 야스히로가 맡은 철인 28호는 속편이나 스핀오프가 아닌 완벽한 원작의 리메이크 재해석 작품이다. TV 시리즈 1기부터 계속되어온 철인 28호의 영상물에 대해 그다지 좋은 평을 주지 않았던 원작자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만약 이 작품을 평했으면 어땠을까 궁금했지만 1화가 방영되고 난 뒤 불과 일주일 만에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자택에서 화재에 의한 화상으로 유명을 달리함으로써 그의 생각을 듣는 것은 결국 불가능한 것이 되고 말았다.

원작자의 비극적인 죽음과 함께한 이번 작품은 그동안 로봇 철인 28호에 주안점을 두었던 과거의 작품들과는 달리 태평양 전쟁 당시에 극비리에 개발된 전쟁의 잔재 로봇 철인 28호와, 전쟁이라는 참상을 겪지 않은 소년 가네다 쇼타로의 만남이라는 다소 드라마틱한 주제를 풀어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방영 당시 철인 28호의 액션 비중이 너무 적다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있었으나, 제작비 감소를 목적으로 편당 300컷, 매수 3,000매 이내로 작품을 제작하라는 스폰서측의 요구에 의해 부득이하게 로봇 액션장면의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자이언트 로보(1992)'를 통해 요코야마의 캐릭터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재해석한 이마가와에게 만약 충분한 제작비가 주어졌다면, 보다 더 멋진 작품이 될 수도 있었으나 아쉽게도 이러한 상상은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철인 28호를 용광로에 녹여버리는 결말로 해달라는 유지(?)를 그대로 받아들여 최종화에서 철인 28호는 용광로 속에 들어가 흔적도 없이 녹아버리고 마는데, 제국주의의 잔재였던 철인 28호가 소년에 의해 세계평화를 위해 사용되다가 용광로 속에 흔적도 없이 들어가는 결말은 일제 치하에 놓여있던 동아시아의 아니메 팬들에게는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나게 해준다.


철인 28호 실사판 (2005)

ⓒ NIKKATSU Corporation

<정보>

◈ 감독: 토가시 신
◈ 각본: 사이토 히로시, 야마다 코타
◈ 촬영감독: 야먀모토 히데오
◈ 음악: 센쥬 아키라
◈ 캐스트: 이케마츠 소스케, 아오이 유우, 야케시마루 히로코 外
◈ 제작사/배급: T-28 프로젝트 / 쇼치쿠
◈ 저작권: ⓒ NIKKATSU Corporation
◈ 일자: 2005.03.19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철인 28호의 최초 오리지널 극장영화. 철인 28호는 만화영화가 아닌 실사영화로 먼저 극장을 밟은 셈이다. 64년도에 극장판이 방영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는 오리지널 극장판이 아닌, TV 시리즈의 에피소드를 합쳐서 방영한 것이기에 정식 극장판은 이 실사영화가 최초라고 해야겠다. 철인 28호와 블랙 옥스만을 CG로 구성하고, 주인공인 쇼타로의 성장이야기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보니 로봇은 그저 들러리일 뿐 일반적인 성장 드라마의 형태를 띈 다소 기묘한 모습이 되었다. 이것은 제작비 부족으로 제대로 된 액션활극을 보여주지 못한 2004년의 TV 아니메와 뭔가 비슷한 상황에서 제작된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CG로 로봇을 처리한 이상 제대로 된 액션활극을 보여주려면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야 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던 셈이다. 게다가 스크린에 구현된 CG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완성도로 극장을 찾은 팬들을 실망시키게 된다.


철인 28호, 백주의 잔월 (2007)

ⓒ 光プロ/鉄人計画2007

<정보>

◈ 감독/각본/콘티: 이마가와 야스히로
◈ 캐릭터 디자인: 나카무라 타카시, 이시카와 신고
◈ 작화감독: 사쿠라이 쿠니히코, 이시카와 신고
◈ 미술감독: 마츠모토 히로키
◈ 음악/노래: 센쥬 아키라 / 롯뽄기 남성합창단
◈ 제작사: 바룸 스튜디오, GENCO, 갠지즈
◈ 저작권: ⓒ 光プロ/鉄人計画2007
◈ 일자: 2007.03.31
◈ 장르: SF,모험,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관람가(PG)


<소개>

이마가와 야스히로의 또다른 철인 28호 리메이크 작. 이마가와 감독의 첫번째 극장 영화로 2005년 개봉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된 이후 2007년에야 단관 개봉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자이언트 로보(1992)'의 제작지연, '진 겟타로보 - 지구 최후의 날(1998)'의 중도 강판, '철인 28호(2004)'의 제작비 삭감 등 이마가와의 연출 히스토리는 대체적으로 평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른 감독들도 이 같은 경험을 자주 겪긴 하지만, 이마가와 감독은 유독 연출한 작품들 중 난항을 겪는 작품의 비중이 높은 듯한 느낌이 든다.)

태평양 전쟁시절 가네다 박사의 양자로 철인 28호의 원래 조종사로 길러졌던 쇼타로가 행방불명되고, 가네다 박사의 친아들인 가네다 쇼타로가 태어나 철인 28호의 주인이 된 뒤, 10년만에 다시 양자였던 쇼타로가 돌아온다는 극적인 설정은 작품이 단순한 액션활극이 아니라 복잡한 인과관계를 내포한 작품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마가와의 로봇물은 대게 복잡한 은원관계와 인과관계를 숨겨놓은체 폭주하는 열혈과 감성으로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장기인데, 이 작품도 그러한 패턴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셈이다. 불편한 과거를 받아들여 진정한 미래로 향하자는 형태의 주제의식은 TV 시리즈와 비슷하되 보다 더 긍정적인 형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다만,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같은 일본 사회나 정치권의 액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주제의식을 이야기하다보니 한국이나 중국의 만화영화 팬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심경을 줄 여지가 있다고 해야겠다. 거기에 TV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도입부의 이야기가 너무 길어 로봇이 등장하는 의미가 자체가 오히려 무색해진 드라마적인 작품이 되어버렸다.

코베시의 와카마츠 공원에 세워진 높이 15.6m의 철인 28호 실제모형.



<참고 사이트>

[1] 鉄人28号 (テレビアニメ第1作), Wikipedia Japan
[2] 太陽の使者 鉄人28号, Wikipedia Japan
[3] 超電動ロボ 鉄人28号FX, Wikipedia Japan
[4] 鉄人28号 (2004年版アニメ), Wikipedia Japan
[5] 鉄人28号 (映画), Wikipedia Japan
[6] 鉄人28号 白昼の残月, Wikipedia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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