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초시공세기 오거스 (1983), 超時空世紀 オーガス / Super Dimension Century Orguss


ⓒ BIGWEST · TMS


<정보>

◈ 원작: 스튜디오 누에, 아트랜드 (협력)
◈ 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미카모토 야스미
◈ 시리즈 구성/협력: 마즈자키 켄이치 / 미야타케 카즈타카, 오오노기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 미키모토 하루히코
◈ 메카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케이시 데이비드 랜킨
◈ 기획/제작: 大西良昌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마이니치 방송
◈ 저작권: ⓒ BIGWEST · TMS
◈ 일자: 1983.07.03 ~ 1984.04.08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35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서기 2062년, 셔틀을 이용하지 않고 지구에서 우주로 이동이 가능한 궤도 엘리베이터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지구는 두개의 세력으로 갈라져 대립을 시작한다. 카츠라기 케이가 속한 자유우주군(Freedom Space Corps)는 최신병기인 시공진동탄을 사용하여 궤도 엘리베이터의 에너지 플랜트 파괴작전을 감행하지만, 적의 격렬한 저항에 의해 패퇴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상부의 지시에 의해 케이는 아직 조정이 끝나지 않은 시공진동탄을 작동시키게 되고 그 폭발력에 의해 시공이 그만 뒤틀리는 이상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뒤틀린 시공에 의해 우주는 다차원의 세계가 존재하는 상극계가 되어버리고, 케이는 이 뒤틀린 시공에 의해 현재의 우주에서 그만 튕겨져 나가고 만다. 

케이가 도달한 곳은 혼란시공세기 20년의 어느 세상, 즉 시공진동탄에 의해 세상이 뒤바뀐 뒤 20년이 흐른 세상이었다. 이 세계의 상업국가이자 모계사회인 에만의 사람들에 의해 구조된 케이는 자신이 이 시공의 뒤틀림을 수복할 수 있는 '특이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케이의 존재는 시공의 뒤틀림 이전 지구의 후손들이 주축이 된 전투민족 '치람'에게도 노출이 되고 만다. 이제 특이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에만과 치람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세상은 또다른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되는데...


<소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대히트 이후로 제작된 초시공시리즈 제2탄. 세계관은 마크로스와 전혀 별개의 것으로, 그저 초시공이라는 타이틀과, 제작진 등이 공유된 작품이다. 마크로스의 정체성이라 불릴 수 있는 카와모리 쇼지가 이 작품에서는 참여하지 않고 있음은 아쉬운 일이지만, 마크로스 SF 설정의 전반을 책임졌던 창작팀 스튜디오 누에와 마크로스의 정체성을 책임지는 또하나의 인물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인하여 마크로스와의 연계성이 어느 정도 느껴진다고 하겠다.

시공진동탄에 의해 다차원 우주가 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SF와 판타지가 적절히 혼합되어 만화영화로서는 수준높은 설정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발키리의 창조자 카와모리 쇼지가 빠졌다지만, 스튜디오 누에의 간판 메카닉 디자이너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디자인한 오거스는 발키리의 획기적인 변신컨셉을 이어받아 특유의 독특한 라인을 자랑하는 메카닉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비행형태와 이족보행의 거워크 형태, 인간형태 뿐만 아니라 지상전차 형태로 까지 탈바꿈하는 오거스의 컨셉은 발키리의 재탕임에도 불구하고 SF 병기로서 수준급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에서는 하루히코 특유의 미소녀들이 화면을 가득 수놓아 메카닉 + 미소녀라는 아니메 오타쿠의 전형적인 기호를 충족하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TV 시리즈로서는 파격적으로 연출된 주인공 케이와 히로인들의 베드씬 또한 보다 고연령대의 시청자들을 상정하고 만든 작품임을 짐작케 한다. 물론, 그 수준은 R 등급 수준으로 소프트하지만 당시 TV 만화영화에서 베드씬의 등장은 상당한 센세이션이라 하겠다. 극중 바람둥이로 묘사되는 주인공 케이가 하룻밤 불장난으로 태어난 딸이 시공을 뛰어넘은 세계에서 아버지와 적으로 만나는 등, 골육상잔의 비극(?)이라는 성인드라마적 전개도 보이지만 이는 비극적이거나 막장 전개라기 보다는 다소 가벼운 터치로 묘사되고 있다. 주인공 케이는 히로인 밈지와도 관계를 통해 아이를 낳게 되니 SF 만화영화 주인공으로서는 전무후무한 정자왕... 아니 바람둥이라 하겠다.

여러가지 볼거리와 멋진 세계관을 보여준 오거스였으나 시청률은 기대 이하였다. 이는 초시공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마크로스와 별개의 스토리로 인해 인기의 후광에 편승하지 못했다는 점 외에도 생각보다 복잡한 세계관이 대중적 관심을 끄는데 실패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건담 이후 등장한 리얼로봇들은 마크로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시청률에서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오고 있었다. 타카하시 료스케의 '태양의 어금니 더그람(1981)'과 '장갑기병 보톰즈(1983)' 역시 시청률에서는 그저그런 성적에 그치고 말았으며, 토미노 요시유키의 '전설거신 이데온(1980)'이나 '성전사 단바인(1983)' 역시 시청률에서는 암울한 성적을 거두었던 것이 그 예라 하겠는데, 이런 측면에서 오거스 역시 시리어스한 로봇물이 대중적인 평가는 좋을 수 없다는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보여준 셈이다.

스폰서의 완구 및 프라모델 매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더그람이나 보톰즈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장기 시리즈로 연재되었던 반면, 매력적인 컨셉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오거스의 완구 비즈니스는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둔다. 이로 인해 스폰서를 맡았던 타카토쿠 토이즈가 그만 파산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고 만다. (타카토쿠토이즈는 오거스 외에도 타츠노코의 '이타다키 맨(1983)'과 '은하질풍 사스라이거(1983)'에서도 시청률 실패, 완구 판매 부진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게 된다. 말 그대로 손대는 족족 꽝이었던 셈) 이는 미야타케의 메카닉 디자인이 SF적인 측면에서는 두말할 나위없는 명작이지만, 상업적으로는 하자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미야타케가 디자인에 참여했던 단바인 역시 완구와 프라모델에서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두어 스폰서인 크로바가 파산하게 되는 원인을 가져왔음은 이를 뒷받침하는 또하나의 사례이다.

하지만 상업적인 성공과는 별개로 매력적인 세계관과 메카닉이 등장하는 오거스의 세계는 리얼 SF 로봇장르를 이야기할 때 언급하고 넘어가야할 걸작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와 하드 SF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오거스는 마크로스를 이어 또 하나의 계보를 구축한 셈이다. 초시공 시리즈는 이듬해인 84년 다시 '초시공기사단 서던크로스(1984)'를 통해 분위기를 일신해보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되면서 결국 막을 내리고 만다. 그리고 이들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후속 시리즈를 제작한 마크로스의 인기 속에 초시공 시리즈는 어느덧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버리고 만다.

미국으로 수출된 마크로스 시리즈는 원작과는 별도로 '기갑창세기 모스피다(1983)'와 서던크로스를 묶어서 '로보텍 시리즈'로 방영하게 된다. 마크로스와 모스피다, 서던크로스가 모두 타츠노코 프로가 제작을 맡았던 것과는 달리 오거스는 도쿄무비신사가 제작했기 때문으로 로보텍 시리즈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Illustrated by Haruhiko Mikimoto

ⓒ BIGWEST · TMS



초시공세기 오거스 02 (1993)


ⓒ BIGWEST · ORGUSS 02 PROJECT

<정보>

◈ 원안/감독: 타카야마 후미히코
◈ 각본: 세키지마 마요리, 야마구치 히로시, 키시노 유지
◈ 캐릭터 디자인/원안: 카와모토 토시히로 / 하루히코 미키모토
◈ 메카닉 디자인: 아베 쿠니히로, 스튜디오 누에 (협력)
◈ 디자인 웍스: 모리키 야스히로
◈ 미술감독: 고바야시 시치로
◈ 음악: 히카슈, Torsten Rasch
◈ 제작사: 히로, J.C.STAFF, 반다이, 빅웨스트, 마이니치 방송, 소학관
◈ 저작권: ⓒ BIGWEST · ORGUSS 02 PROJECT
◈ 일자: 1993.12.05 ~ 1995.01.21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6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전혀 다른 스탭진으로 재시동된 오거스의 후속편. 원안과 감독을 맡은 타카야마 후미히코가 원 시리즈에 참여했던 아트랜드 출신이라는 점과 디자인 협력으로 스튜디오 누에가 참여했다는 것 외에는 원작과의 특별한 교집합은 눈에 띄지 않는다. 후일 '카우보이 비밥(1998)'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 특급 작화가로 성장하게 되는 카와모토 토시히로의 초창기 캐릭터 디자인이 눈에 띄며, 타카야마 감독 역시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1989)'울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기에 이 작품은 오리지널 오거스 시리즈보다는 선라이즈 계열의 리얼로봇 아니메들과 비슷한 색체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원 시리즈와 내용적 연관성은 거의 없다. 시공진동탄에 의한 시공간 왜곡을 해결해낸 뒤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시공의 균열이 이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정으로, 원 시리즈로부터 200여년 뒤의 다른 차원의 세계를 다룬 스핀오프 형태의 작품이다. 왕정시대와 근대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시간대에서, 시공의 균열로 인해 생겨난 인간형 병기 아머를 발굴하여 서로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아머를 탐지하고 염력을 사용하여 아머를 기동하는 시커 같은 존재가 등장하는 등, 세계관은 크로스오버적인 색체가 눈에 띈다.

포켓 속의 전쟁 편이나 'WXIII 기동경찰 패트레이버(2001)' 등에서 선보인 타카야마 만의 색체는 이 작품에서도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원안을 갖고 그려낸 캐릭터의 경우, 전반적으로 깔금하고 무난하지만, 하루히코의 스타일이 보다 사실적인 극화체의 카와모토 토시히로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싶다. 스케일 큰 전쟁 드라마로 90년대 초반의 작품으로서는 꽤 참신한 설정이었으나 에반게리온 이후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일련의 시리어스한 SF물과 비교할 때 차별점은 그다지 없는 듯 싶다.


<참고 사이트>

[1] 超時空世紀オーガス, Wikipedia Japan
[2] The Super Dimension Century Orguss (TV), ANN
[3] Orguss 02 (OAV), ANN
[4] 초시공세기 오거스, 엔하위키 미러
[5] 초시공세기 오거스 (1983) by 리얼보이, 리얼보이의 열혈 블로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장갑기병 보톰즈 (1983), 装甲騎兵ボトムズ / Armored Troopers Votoms


ⓒ SUNRISE


<정보>

◈ 원안/원작: 야다테 하지메 / 다카하시 료스케
◈ 감독: 다카하시 료스케
◈ 연출: 카세 미츠코, 토모부키 아미, 야다베 카츠요시 外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 요시카와 소지, 토리우미 진조
◈ 콘티: 요시카와 소지, 마츠노 타이키, 타키자와 토시후미 外
◈ 캐릭터 디자인/총 작화감독: 시오야마 노리오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미술감독: 東絛俊寿
◈ 음악/노래: 이누이 히로키 / TETSU
◈ 프로듀서: 하세가와 토루
◈ 제작사: 선라이즈, TV 도쿄
◈ 저작권: ⓒ SUNRISE
◈ 일자: 1983.04.01 ~ 1984.03.23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52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아스트라기우스 은하를 양분하는 길가메스와 발라란트 진영은 원인도 모른체 100여년간 지루한 전쟁을 반복해오고 있었다. 국지전으로 시작했던 사소한 전쟁이 은하계에 급속히 번져 200개의 행성이 전화의 불길에 휩싸이는 거대한 전쟁으로 번지고만 것이다. 종전의 소문이 지친 전장 사이로 조심스럽게 들려오던 어느날, 길가메스 군 메르키아 방면 군에 소속된 키리코 큐비 상사는 모종의 임무를 띈 작전에 참여하여 목적지도 모른체 강습함을 타고 우주를 날고 있었다. 강습함의 미사일 공격 직후 어느 기지로 침투한 키리코의 장갑기병(AT) 부대는 거기서 응전하는 아군을 목격하게 된다. 키리코 큐비의 군대는 아군을 공격하고 있던 것이다. 영문도 모른체 아군을 제압한 키리코, 작전의 목적을 묻는 그에게 지휘관은 그저 명령에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 의문을 품은체 키리코는 경계 근무에 선다.

한편, 살아남은 기지 생존자의 기습을 가까스로 피해낸 키리코는 생존자의 포격으로 뚫려버린 벽 너머에서 캡슐형태의 장치를 목격한다. 알 수 없는 호기심에 캡슐을 열어보는 그는 캡슐 속에 잠들어 있는 나신의 여인을 발견하게 된다. 눈을 뜨고 아무런 감정없이 키리코를 바라보는 여인. 때마침 키리코의 동료들이 캡슐 주의에 당도하고, 여전히 의문을 품은체 키리코는 정찰임무에 나서지만 순간 기지가 폭발하면서 키리코와 그의 장갑병은 그만 우주로 튕겨나가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정체불명의 장소에 결박된 키리코. 이번에도 그는 영문도 모른체 작전의 목적을 말하라는 의문의 인물에게 심문을 받게 된다. 키리코를 심문하는 이는 길가메스 군의 롯치나 대위로 결백을 주장하는 키리코를 그는 무참하게 고문한다.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심문을 견뎌낸 키리코는 방심의 틈을 타 탈주에 성공하게 되지만, 자존심에 상처받은 롯치나 대위는 키리코가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는데...

과연, 키리코는 이 지옥의 전장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누명을 씌운 사건의 전모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그가 보았던 캡슐 속의 여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길가메스와 발라란트의 전쟁은 휴전을 맞았지만, 키리코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개>

'태양의 송곳니 더그람(1981)'을 통해 본격적인 리얼로봇의 이야기를 펼친 다카하시 료스케는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선배 토미노 요시유키가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창안해낸 '리얼로봇'의 세계를 보다 더 현실적이고 세심하게 묘사하고자 했다. 즉, 군용병기로서의 의미를 가진 로봇에 맞는 본격적인 전쟁 드라마를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동시기에 토미노가 '전설거신 이데온(1980)'이나 '전투메카 자붕글(1982)' 등으로 리얼로봇 보다는 SF에 가까운 아니메를 만들 즈음, 그는 리얼한 전쟁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일련의 시도를 행하게 된다. 이전보다 더 병기에 가까운 로봇을 만들기 위해 작품의 주역 메카라 할 수 있는 스코프 독 이하 장갑기병의 크기를 4m 정도의 크기로 제한했고, 돔 형태에 카메라 렌즈를 부착한 실로 밀리터리적인 느낌에 충실한 이미지의 로봇물이 탄생시키니 이것이 바로 다카하시 료스케의 대표작이자 리얼로봇 궁극의 완성작이라 할 수 있는 '장갑기병 보톰즈(1983)'인 것이다.

크로바와 반다이를 스폰서로 삼았던 토미노 감독와 달리 타카하시 감독은 완구업체 타카라와 손을 잡게 된다. 건담 기획 당시스폰서인 크로바는 파워드 슈츠라는 장갑복 개념의 메카닉에 난색을 표했으나, 타카라는 4m 밖에 안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장갑기병의 컨셉을 받아들여 상품화에 착수한다. 3개의 렌즈를 상황에 따라 회전시키는 장갑기병의 모습은 1화 방영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았고, 건담과 같은 커스텀 기체가 아닌 완벽한 대량생산형 기체로 장갑기병이 등장하며, 주인공조차 시리즈의 대부분을 이 양산형 기체에 탑승하여 활약하게 된다. 이는 직전년도에 방영을 시작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와 함께 '군용병기로서의 로봇'이라는 이미지에 가장 부합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SUNRISE

제목의 VOTOMS는 'Vertical One man Tank for Offence & Maneuver'의 약자로 공격과 작전을 위한 세로형 1인 탱크라는 뜻을 가진 본작의 주역메카인 장갑기병(AT: Armored Troopers)를 의미하는 것 외에도 밑바닥이라는 뜻의 영어 Bottoms의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1] 참조) 이것은 병사들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활약한 장갑기병 탑승자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며, 전쟁의 비극 속에 몰락해버린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을 일컫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키리코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해설은 전쟁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데, 키리코의 성우는 코미디언 고다 호즈미가 맡아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특히, 이 작품은 리얼로봇의 대표작임에도 불구하고 양산형 군용병기라는 장갑기병의 이미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로봇이 핵심적인 테마가 아닌 그저 하나의 소품에 불과한 작품이기도 하다. 키리코의 여정 중에 그저 상황에 따라 이용하는 병기라는 점에서 장갑기병은 일반 영화에서 주인공이 운전하는 자동차나 애용하는 총 이상의 의미가 아니었던 것이다. 리얼로봇 아니메임에도 불구하고 로봇 중심이 아닌 드라마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점에서 이 작품은 현실적인 전쟁의 이야기를 다룬 진짜 리얼로봇이라는 평을 팬들로부터 듣게 된다.

전쟁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전쟁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전쟁의 막바지에 치달을 무렵 정체불명의 작전에 참가했다가 누명을 쓴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탈출한 뒤 거대한 비밀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로봇 만화영화와는 다른 전개로, 보다 높은 연령대를 타깃으로 했던 리얼로봇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그 서사는 영화적인 시퀀스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전쟁이라는 큰 사건 속에서 아픔을 통해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그때까지의 리얼로봇 아니메와는 달리 이미 정신적으로 성장한 주인공(하지만 키리코는 18세)이 자신을 누명에 빠지게 한 현실과 거대한 음모에 맞서 싸워간다는 전개는 성인용으로 적합한 이야기로서, 여기에 퍼펙트 솔져(PS)로 인공적으로 태어난 히로인 피아나와 인간성이 결여된 키리코의 운명적인 사랑 역시 시리즈를 관통하는 테마이다.

성인취향의 작품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 디자인은 '무적강인 다이탄3(1978)'을 통하여 캐릭터 디자인으로 데뷔한 시오야마 노리오가 맡았다. 시오야마는 더그람에서도 작화감독으로 활약하며 이후 '기갑계 가리안(1984)'에 이르기까지 타카하시 감독과 함께 명콤비를 과시하게 된다. 한편, 이 작품에 작화감독 스탭으로 참여한 타니구치 모리야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키리코를 그려내 시오야마 팬들의 원성을 듣게 되지만, 각 작화감독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시오야마의 배려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후,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1985)'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타니구치가 데뷔하면서 레이즈너의 캐릭터와 보톰스의 캐릭터는 어떤 면에서 서로 유사한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둡고 우울한 남성취향의 드라마로, 로봇의 비중이 크지 않았던 로봇 만화영화라는 점에서 시청률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다만, 밀리터리 색체를 완벽하게 받아들인 완구와 프라모델이 큰 히트를 기록하면서, 스폰서의 별다른 간섭없이 52화의 장편으로 마감하게 된다. 전작인 더그람도 그렇고, 이번 보톰스도 그렇듯이 다카하시 감독의 작품은 시청률 면에서는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폰서의 비즈니스 성적이 원활했기에 크리에이터의 뜻대로 작품을 마무리 짖게 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반면,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지나치게 시리어스한 드라마는 타카하시 작품의 맹점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후에 제작되는 타카하시의 작품들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한 체 조기종영의 쓴 아픔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보톰스는 토미노 감독이 만든 건담의 우주세기, 단바인의 바이스톤 월드와 함께 방대한 세계관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카하시 감독의 대표작으로, 이후로도 지속적인 시리즈가 등장하게 된다. TV 시리즈를 총집편으로 편집한 '장갑기병 보톰즈 Vol 1(1985)'과 '장갑기병 보톰즈 Vol 2(1985)'가 발매된 이후, '우도(1986)'편, '쿠멘(1986)'편, '산사(1988)'편, '쿠엔토(1988)편'으로 TV 시리즈의 일부분을 총집편으로 편집한 OVA가 출시된다.


장갑기병 보톰즈 The Last Red Shoulder (1985)


ⓒ SUNRISE

<정보>

◈ 감독: 타카하시 료스케
◈ 각본: 요시카와 소지
◈ 콘티: 카세 미츠코, 야타베 카츠요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시오야마 노리오
◈ 메카닉 작화감독: 요시다 토오루
◈ 미술감독/미술설정: 미야마에 미츠하루 / 오카다 카즈오 外
◈ 음악: 이누이 히로키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일자: 1985.08.21 (OVA 발매일) / 1986.08.02 (선라이즈 아니메 페스티벌 개봉일)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TV 시리즈를 종결 지은 후에도 보톰스는 TV 스페셜 형태로 몇 편이 제작되기에 이른다. 이 작품은 TV 스페셜 '우도' 편과 '쿠멘' 편 사이의 시간대의 에피소드를 다룬 이야기로 TV 시리즈의 초반부의 시점과 시간대과 겹쳐지는데, 두번째 퍼펙트 솔져인 입실론의 탄생과 키리코와 입실론의 조우, 레드 숄더의 창시자 페일젠의 최후 등을 이야기로 다루고 있다. OVA로 제작된 후, 이듬해인 86년 8월 선라이즈 아니메 페스티벌에서 극장판으로 개봉된다. 제목의 레드 숄더는 제 24 메르키아 방면군 전략기갑병단 특수임무반 X-1 부대의 별칭으로, 주인공인 키리코 큐비가 TV 시리즈의 시점 전에 몸을 담고 있던 기갑부대를 의미한다. 제3회 일본 아니메 대상에서 최우수 OVA 상 수상.


장갑기병 보톰즈 BIG BATTLE (1986)


ⓒ SUNRISE

<정보>

◈ 감독: 타카하시 료스케
◈ 각본: 하마 마사노리
◈ 콘티: 타키자와 토시후미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시오야마 노리오
◈ 미술: 오카다 카즈오
◈ 음악: 이누이 히로키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일자: 1986.07.0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TV 시리즈의 쿠엔토 에피소드 이후부터 최종화에서 키리코와 피아나가 동면에 들어가기 전의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납치된 피아나를 구출하기 위해 발라란트에 단신으로 뛰어든 키리코와 발라란트가 독자적으로 창조해낸 퍼펙트 솔져 네바와의 결전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이다. 각본을 쓴 하마 마사노리는 TV 시리즈와는 무관한 인물로, 보톰즈의 외전격인 라이트노벨 '청기사 베르제르가의 이야기(1984)'를 쓰기도 했다. 본작에 등장하는 광기에 찬 퍼펙트 솔져 네바는 흡사 타카하시 감독의 후속작인 레이즈너에 등장하는 악당 고스테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장갑기병 보톰즈 Red Shoulder Document - 야망의 뿌리 (1988)


ⓒ SUNRISE

<정보>

◈ 감독: 타카하시 료스케
◈ 각본: 요시카와 소지
◈ 콘티: 타키자와 토시후미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시오야마 노리오
◈ 미술감독: 미야마에 미츠하루, 오카다 카즈오
◈ 음악: 이누이 히로키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일자: 1988.03.19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보톰즈의 세번째 OVA는 TV 시리즈 이전의 에피소드를 다룬 프리퀄이다. 키리코가 악명높은 레드 숄더 부대에 처음 배속되는 시점의 이야기로, 레드 숄더의 창시자 페일젠과 키리코의 악연이 처음 시작되는 작품이다. 살인병기로 길러진 키리코와 키리코의 과거의 이야기가 다루어지는 이야기 구조는 마치 영화 '제이슨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과 그가 소속했던 '트레드스톤'과의 악연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기갑엽병 메로우링크 (1988), 機甲猟兵メロウリンク


ⓒ SUNRISE

<정보>

◈ 감독: 칸다 타케유키
◈ 시리즈 구성: 타카하시 료스케
◈ 연출: 이마니시 타카시, 와타나베 신이치로 外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 야마구치 히로시, 히라노 야스시 外
◈ 콘티: 타키자와 토시후미, 이마니시 타카시, 타카마츠 신지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타니구치 모리야스
◈ 메카닉 작화감독: 요시다 토오루
◈ 미술감독: 平川英治
◈ 음악: 이누이 히로키
◈ 제작사: 선라이즈, VAP
◈ 저작권: ⓒ SUNRISE
◈ 일자: 1988.11.12 ~ 1989.04.28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12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키리코 큐비를 주인공으로 하는 보톰즈 시리즈와는 세계관만 같을 뿐 공유되는 부분이 없는 별도의 스핀오프. 누명을 쓰고 탈주병이 된 메로링크가 자신과 자신의 동료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여행을 하는 내용으로, 장갑기병을 상대하여 대 AT용 라이플 하나만을 들고 맨몸으로 싸우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인간이라는 한계를 지닌 체 각종 지형과 상황을 이용하여 4m 크기의 장갑기병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메로링크의 복수극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준다. SF의 세계관이라지만 장갑기병 외에는 거의 SF적인 요소가 등장하지 않는, 밀리터리적 색체가 강한 작품으로 마니악한 느낌을 주는 하드 액션 아니메라 하겠다. 감독은 토미노 요시유키, 타카하시 료스케와 함께 선라이즈 리얼로봇 아니메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칸다 타케유키가 맡았다. 타카하시 감독의 그것과는 또다른 밀리터리 리얼로봇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장갑기병 보톰즈 빛나는 이단 (1994), 赫奕たる異端


ⓒ SUNRISE

<정보>

◈ 총감독: 타카하시 료스케
◈ 감독/콘티: 이마니시 타카시
◈ 각본: 요시카와 소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시오야마 노리오
◈ 메카닉 작화감독: 요시다 토오루
◈ 디자인 웍스/서브메카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사야마 요시노리
◈ 미술: 와키 타케시, 오카다 토모아키, 니시카와 마스미
◈ 음악: 이누이 히로키
◈ 제작사: 선라이즈, 유멕스, 무비프로 모터서비스
◈ 저작권: ⓒ SUNRISE
◈ 일자: 1994.03.21 ~ 1995.01.21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5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TV 시리즈 최종화에서 키리코와 피아나가 동면에 들어간지 32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 동면에서 깨어난 뒤, 또다시 거대 종교결사에 의해 쫓기면서 헤어진 피아나를 찾는 키리코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TV 시리즈에 등장했던 롯치나 대위가 키리코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로 여생을 보내는 초로의 노인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짧은 수명을 가진 퍼펙트 솔져라는 숙명을 가진 비운의 히로인 피아나는 결국 이 작품을 통해 키리코의 품안에서 최후를 맞는데, 이 전개는 팬들 뿐만 아니라 제작스탭으로부터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3] 참조)


장갑기병 보톰즈 페일젠 파일스 (2007), ペールゼン・ファイルズ


ⓒ SUNRISE

<정보>

◈ 감독: 타카하시 료스케
◈ 각본: 요시카와 소지, 스즈키 요시타케
◈ 연출/콘티: 타케우치 카츠요시, 야마구치 타게시 外
◈ 총 작화감독: 타케우치 카츠요시
◈ 미술감독: 스즈키 슌스케
◈ 음악: 시누이 히로키 (이전 시리즈의 음악이 BGM으로 사용), 마에지마 야스아키
◈ 제작사: 선라이즈, Answer 스튜디오
◈ 저작권: ⓒ SUNRISE
◈ 일자: 2007.10.26 ~ 2008.08.22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12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빛나는 이단'편 이후 한동안 동면에 들어갔던 보톰즈 시리즈는 타카라가 2005년 원더페스티벌에서 보톰즈 컨텐츠의 부활을 선언하면서 다시 재시동에 들어가게 되었다. (타카라, '보톰즈 부활' 선언 by ZAKURER™. 바로가기) 그로부터 2년 뒤, 전 12화의 OVA로 등장한 작품이 바로 '페일젠 파일스'편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장갑기병은 3D CG로 묘사되고 있다. 부제 페일젠 파일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레드 숄더의 창시자 페일젠의 파일과 관련된 이야기로 TV 시리즈보다 앞선 시간대의 프리퀄이다. 시점으로 보면 OVA '레드 숄더 다큐먼트, 야망의 뿌리'편과 TV 시리즈 사이의 시간대를 다루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장갑기병의 CG 만으로도 보톰즈의 팬들에게는 큰 의의를 가지며 새롭게 그려진 신작화는 과거와는 다른 깔끔함으로 눈길을 끈다.


장갑기병 보톰즈 환영편 (2010)


ⓒ SUNRISE

<정보>

◈ 감독: 타카하시 료스케
◈ 시리즈구성: 스즈키 요시타케
◈ 총 작화감독: 타케우치 카즈요시
◈ 미술감독: 노무라 마사노부
◈ 음악: 시누이 히로키 (이전 시리즈의 음악이 BGM으로 사용), 마에지마 야스아키
◈ 제작사: 선라이즈, Answer 스튜디오
◈ 저작권: ⓒ SUNRISE
◈ 일자: 2010.03.26 ~ 2010.10.27 (OVA 발매일) / 2009.01.17 (극장 개봉일)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6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OVA 빛나는 이단 편 뒤의 이야기를 다룬 보톰즈의 후일담 겸 현재까지 출시된 보톰즈 세계관의 가장 나중 시점의 이야기. TV 시리즈에서 키리코와 함께 했던 코코나와 바닐라가 결혼 후, 사라진 키리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야기이다. 키리코를 사모하고 있었으나 피아나와 키리코의 관계를 인정한 코코나가 자신의 곁에 있던 바닐라와 결혼하는 전개는 마치 '북두의 권'의 켄시로(키리코)와 유리아(피아나), 그리고 링(코코나)과 바토(바닐라)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타카하시 감독은 보톰즈 외에도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1987)'의 주인공 에이지나 누나인 쥬리아, 르카인과 고스테로 등의 인물 설정에 북두의 권의 스타일을 상당수 반영시키는 등 식지 않는 북두의 권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장갑기병 보톰즈 케이스;어바인 (2010), Case;IRVINE


ⓒ SUNRISE

<정보>

◈ 감독: 이가라시 시쇼
◈ 각본: 사토 타쿠야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히사유키 히로카즈 
◈ 메카닉 디자인/작화감독: 오카와라 쿠니오, 테라오카 켄지 / 前田淸明 (마에다 ??)
◈ 미술감독: 카토 야츠타다
◈ 음악: 이케 요시히로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일자: 2010.11.06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페일젠 파일스' 편과 '환영' 편으로 재시동한 보톰즈 부활 프로젝트는 2010년 시작된 보톰즈 페스티벌을 통해 각기 다른 세 개의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게 되는데, 첫번째로 등장한 작품이 바로 이 '케이스;어바인'이다. 장갑기병 기술자로 놀라운 조종기술을 숨긴체 장갑기병 지하 결투장에서 돈을 받으면서 일부러 지는 역할을 자처하던 어바인이 페이간과 진정한 대결을 벌이게 된다는 이야기는 원 TV 시리즈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스핀오프로, 기존 시리즈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원작자인 타카하시 감독 스스로도 이 작품에 대해 일절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감독인 이가라시 시쇼는 이 작품이 거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신인이지만,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2005)'로 유명한 각본가 겸 연출가 사토 타쿠야나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와 '마이 히메'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이너 히사유키 히로카즈 등 쟁쟁한 스탭들이 눈에 띈다. 특히, 메카닉 디자인의 테라오카 켄지는 '코드 기어스 시리즈'와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의 메카닉을 디자인한 인물로서, 현실적인 병기로서의 장갑기병의 이미지를 잘 살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장갑기병 보톰즈 파인더 (2010)


ⓒ SUNRISE

<정보>

◈ 감독: 시게타 아츠시
◈ 각본: 세키지마 마요리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하야마 쥰이치
◈ 메카닉 디자인: 시게타 아츠시, 후쿠치 히토시, 오카와라 쿠니오
◈ 몬스터 디자인: 안도 켄지
◈ 미술감독: 타니구치 쥰이치
◈ 음악: 이와모토 마타루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일자: 2010.12.04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두번째로 등장한 보톰즈 파인더는 기존의 보톰즈 세계관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다룬, 이제까지 등장한 보톰즈 시리즈 중 가장 이채로운 색체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판타지에 가까운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제까지의 보톰즈가 전쟁 드라마였다면 이 작품은 보다 가볍고 상쾌한 액션 어드벤쳐의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밝은(?) 전개는 이제까지의 보톰즈와는 사뭇 이질적인 느낌이겠지만 신선한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감독이자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시게타 아츠시가 '오버맨 킹게이너(2002)'의 작화감독으로 참여한 이력 때문인지 새롭게 디자인된 장갑기병의 모습에는 왠지 킹게이너의 흔적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존의 보톰즈 시리즈에 비해 좀더 로봇 아니메의 느낌에 충실한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갑기병 보톰즈 다시 외톨이 (2011), 孤影再び


ⓒ SUNRISE

<정보>

◈ 총감독: 타카하시 료스케
◈ 각본/콘티: 이케다 마사시
◈ 캐릭터 디자인: 시오야마 노리오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스페셜 디렉터/총작화감독: 타케우치 카즈요시
◈ 미술감독: 노무라 마사노부
◈ 음악: 이누이 히로키, 오다 테츠로
◈ 제작사: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일자: 2011.01.08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세번째 시리즈는 보톰즈 시리즈의 정체성을 잇는 내용으로 타카하시 료스케가 직접 연출을 맡았다. 히로인 피아나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결말 속에 막을 내렸던 '빛나는 이단' 편 이후 세상을 떠도는 키리코와 '빛나는 이단'편에 이어 등장한 테이타니아, 그리고 바닐라와 코노나의 딸 스테비아 등이 등장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보톰즈 시리즈의 가장 마지막 시간대를 다룬 '환영' 편 이전의 키리코의 행적이 그려지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装甲騎兵ボトムズ, Wikipedia Japan
[2] 機甲猟兵メロウリンク, Wikipedia Japan
[3] 装甲騎兵ボトムズ 赫奕たる異端. Wikipedia Japan
[4] 装甲騎兵ボトムズ ペールゼン・ファイルズ, Wikipedia Japan
[5] 装甲騎兵ボトムズ 幻影篇, Wikipeida Japan
[6] 装甲騎兵ボトムズ 孤影再び, Wikipedia Japan
[7] Armored Trooper Votoms (TV), ANN
[8] Armored Trooper Votoms: The Last Red Shoulder (OAV), ANN
[9] Armored Trooper Votoms: Big Battle (OAV), ANN
[10] Armored Trooper Votoms: Red Shoulder Document - Roots of Treachery (OAV), ANN
[11] Armored Trooper Votoms: The Heretic Saint (OAV), ANN
[12] Armored Trooper Votoms: Pailsen Files (OAV), ANN
[13] Armored Trooper Votoms Case;Irvine (OAV), ANN
[14] Votoms Finder (OAV), ANN
[15] Sōkō Kihei Votoms: Koei Futatabi (OAV), ANN
[16] 보톰즈 공식 홈페이지
[17] 장갑기병 보톰즈, 엔하위키 미러
[18] 장갑기병 보톰즈&은하표류 바이팜 1986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 SUNRISE / SOTSU Agency


성전사 단바인 (1983), 聖戦士ダンバイン / Aura Battler Dunbine


ⓒ SOTSU · SUNRISE / ADV Films(Eng Edition)

<스탭>

◈ 원작: 야다테 하지메,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연출/콘티: 토미노 요시유키, 이우치 슈지, 이마가와 야스히로, 스즈키 이쿠, 세키타 오사무, 키쿠치 카즈히토 外
◈ 각본: 토미타 스케히로, 와타나베 유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가와 토모노리
◈ 메카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이즈부치 유타카 (게스트 디자이너)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
◈ 음악/노래: 츠보노 카즈히로 / MIO(MIQ), 코이데 히로미
◈ 기획: 나카가와 히로노리, 모리야마 토루, 오니시 쿠니아키
◈ 제작: 선라이즈, SOTSU, 나고야 방송국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3.02.05 ~ 1984.01.21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판타지
◈ 구분/등급: TVA (49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바다와 대지 사이에 존재하며, 영혼이 휴식과 수련을 하는 신비로운 세계 바이스톤 웰, 이곳은 현재 영주 드레이크가 이끄는 군대에 의해 전화의 불길에 휩싸여 있다. 현세에서 넘어온 쇼트 웨폰과 제트와 같은 기술자들에 의해 오라력에 의해 움직이는 곤충형 인간병기 '오라 배틀러'를 개발한 드레이크 영주는 이 오라 배틀러를 이용하여 바이스톤 웰의 지배를 꿈꾸고, 바이스톤 웰 세계의 인간들보다 훨씬 강한 오라력을 지닌 현세의 인간들을 소환하여 성전사로 삼아 침공의 선두를 맡긴다.

한편, 부모의 무관심 속에 반항심에 가득차 삐뚤어진 사춘기를 보내고 있던 소년 쇼 자마는, 모터 사이클을 몰던 도중 갑작스런 사고를 맡게 된다. 사고와 동시에 바이스톤 웰로 소환되버린 쇼, 쇼를 소환한 드레이크 영주는 그에게 성전사의 지위를 주고 자신을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 지구의 생활에 미련이 없던 쇼는 드레이크의 제안을 받아들여 바이스톤 웰 침공의 선두에 서게 되고, 마침내 바이스톤 웰의 전란 속에 몸을 맡기게 된다.


<소개>

기동전사 건담을 통해 '리얼로봇'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토미노 감독이 전설거신 이데온과 전투메카 자붕글에 이어 선보인 네번째 리얼로봇 작품. 당시 리얼로봇 장르는 같은 무시 프로덕션 문하의 동문이자 선라이즈의 동료이기도 한 다카하시 료스케 감독의 역작 '태양의 어금니 다그람(1981)'과 이듬해 스튜디오 누에를 주축으로 한 젊은 애니메이터들의 힘으로 리얼로봇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불세출의 명작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 등으로 인하여 전성기에 진입하고 있던 즈음이었다. 이러한 리얼로봇의 강대한 흐름 속에 등장한 토미노 감독의 후속작이 바로 이 성전사 단바인이다.

리얼로봇의 구도를 취하고 있으나, 이 작품은 바이스톤웰이라는 이(異)차원의 세계와 중세유럽 풍의 시대배경, 그리고 곤충형태의 생체병기 오라 배틀러라는 특이한 설정으로 인해 당시만해도 아니메에서는 보기드물었던 중세 판타지의 세계관을 적극 도입한 최초의 퓨전 판타지 로봇물이기도 했다. 일설에 이런 작품의 기획 배경에는 82년도부터 잡지 아니메쥬에 연재를 시작하고 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코믹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의식했단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많이들 알다시피 토미노 감독은 미야자키 감독에게 일종의 컴플렉스 내지는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여러번의 작품을 거쳐 로봇물에 드라마틱한 설정을 적용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 토미노 감독스럽게 이번 작품의 전개 역시 몹시도 드라마틱하고 시리어스하다. 최초에는 적의 편에서 서서 싸우다가 뒤에서야 진실을 깨닫고 전향하게 되는 주인공의 결정도 당시 로봇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 이러한 드라마틱한 작품색에 전설거신 이데온을 통해 야스히코 요시카즈와 함께 선라이즈의 양대 작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는 코가와 토모노리의 캐릭터 디자인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거기에 SF 창작집단으로 이미 기동전사 건담의 기획단계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스튜디오 누에의 메카닉 디자이너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디자인한 생체병기 오라 배틀러의 디자인은 혁신과 조형미를 동시에 갖춘 아니메 사상 가장 유니크한 메카닉 디자인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이 독특한 메카닉 디자인은 그 독특함 만큼이나 상품화가 힘들어 스폰서였던 클로버 측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주역 메카인 단바인이 후반기에 들어 변형이 가능하고 생체병기의 느낌이 많이 거세된 빌바인으로 교체되며, 팬들의 원성을 듣기도. 당시 신예였던 메카닉 디자이너 이즈부치 유타카가 이 작품에서 게스트 디자이너로 참여하기도 하는데, 이후 84년작 '기갑계 가리안(1984)'에서도 미야타케 카즈타카와 공동으로 메카닉 디자인을 맡기도 한다. 이즈부치는 후일 '역습의 샤아(1988)'의 뉴건담과 '기동전사 건담 0080(1989)'의 메카닉 디자인을 맡으며 선라이즈의 작품에 깊이 관여하게 된다.

작중에서 작은 요정으로 등장하면서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참 화우는 이듬해 토미노 감독의 작품 '중전기 엘가임(1984)'의 요정 리리스 화우로 다시 태어나 생명력을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감독 자신도 공헌했듯이 나우시카를 뛰어넘는 작품이 되고 싶었던 단바인의 세계관은 그 방대한 설정을 모두 이 시리즈에 풀어내지 못한 체 다시 후일을 기약하게 된다.

ⓒ SUNRISE / SOTSU Agency / ADV Films(Eng Edition)

ADV Films에 의해 북미에 출시되면서 최근에 다시 그려진 일러스트.


성전사 단바인 OVA (1988)


ⓒ SOTSU · SUNRISE

<스탭>

◈ 원작/감수: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타키자와 토시후미
◈ 각본: 고부 후유노리
◈ 캐릭터 디자인: 하타이케 히로유키
◈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작화감독: 다니구치 모리야스
◈ 제작: 선라이즈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8.02.25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판타지
◈ 구분/등급: OVA (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TV 시리즈의 이야기 이후 700년 뒤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원 시리즈의 주인공 쇼 자마의 환생인 시온 자바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원 시리즈에서 게스트 메카닉 디자이너를 맡았던 이즈부치 유타카가 메인 메카닉 디자이너를 맡아 혁신적이고 유려한 곤충형 로봇인 오라 배틀러에 고급스러움을 가미한 디자인으로 새롭게 그려냈다. 이러한 형태의 고급스러운 메카닉 스타일링은 후일 이즈부치 유타카가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기갑계 가리안 TV 시리즈와 OVA 시리즈에서의 기갑병 디자인 변화와 유사하다.

ⓒ SUNRISE / SOTSU Agency

이즈부치 유타카에 의해 고급스럽게 스타일링된 새로운 주역기 써바인.


바이스톤 웰 이야기, 가제이의 날개 (1996)


ⓒ TOMINO YOSHIYUKI · Garzey's Wing Production Committee

<스탭>

◈ 감독/각본/스토리보드: 토미노 요시유키
◈ 캐릭터 디자인: 오누키 켄이치
◈ 음악: 사기쓰 시로
◈ 제작: J.C.Staff, BMG Japan
◈ 저작권: ⓒ TOMINO YOSHIYUKI · Garzey's Wing Production Committee
◈ 일자: 1996.??.??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판타지
◈ 구분/등급: OVA (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기동전사 V 건담의 실패와 오랫동안 팬들과 스폰서로부터 끊임없는 건담의 재생산을 요구받으며 피폐해질 때로 피폐해진 토미노 감독이 20여년의 세월을 바친 선라이즈를 잠시 떠나있던 시절 만든 작품. 

바이스톤 웰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토미노 감독의 소설 가제이의 날개를 기본으로 하여 제작된 OVA 작품으로, 재미있는 것은 바이스톤 웰의 세계관이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내내 오라 배틀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로봇물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토미노 감독의 심중이 표현된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 원작의 경우 오라 배틀러가 등장하지 않은체 토미노 감독의 만들어낸 바이스톤 웰의 세계관을 근거로 한 판타지 소설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린의 날개 (2005)


ⓒ SUNRISE · BANDAI Visual · BANDAI Channel

<스탭>

◈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토미노 요시유키, 타카야마 지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쿠도 마사시
◈ 메카닉 디자인: 시노하라 타모츠, 사쿠라 타쿠미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
◈ CG 디자이너: 카타야마 아유키
◈ 비주얼 컨셉: 오카마
◈ 음악: 히구치 야스오
◈ 제작: 선라이즈, 반다이 비쥬얼, 반다이 채널
◈ 저작권: ⓒ SUNRISE · BANDAI Visual · BANDAI Channel
◈ 일자: 2005.12.16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판타지
◈ 구분/등급: ONA (6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가제이의 날개로부터 거의 10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제작된 토미노 감독의 또다른 바이스톤 웰 이야기. 역시 그가 직접 집필한 소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했으며, 기존의 TV 시리즈나 OVA, 극장상영이 아닌 반다이 채널의 인터넷을 통한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되었다. ONA(Original Network Animation)이라 불리기도 한다.

곤충형 로봇인 오라 배틀러의 구현은 CG 기술의 접목에 의해 더더욱 생체병기로서의 모습에 충실해졌다. 몸체 일부의 기관들이 마치 살아 있는 생물의 것인냥 움직이는 부분은 단바인의 올드팬들에게는 꽤 감격적인 모습이었을지도. 바이스톤 웰에서 넘어온 호우죠 국의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전과는 달리 중세 유럽의 스타일이 아닌 일본 전국시대의 복식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블리치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쿠도 마사시, 기동전함 나데시코의 사쿠라 타쿠미, 가면라이더 시리즈의 시노하라 타모츠의 디자인도 현대적인 감각과 잘 맞는 느낌을 주고 있다.

단, 21세기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는 토미노식 연출방식은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는 듯 싶으며, 원작의 경우에는 오라 배틀러가 등장하지 않고 있으나 아니메로 제작되면서 오라 배틀러를 등장시켜 전작이었던 가제이의 날개와는 묘한 대조를 이룬다.

ⓒ SUNRISE / BANDAI Visual / BANDAI Channel



<참고 사이트>

[1] Aura Battler Dunbine (TV), ANN
[2] 聖戦士ダンバイン, Wikipedia Japan
[3] New Story of Aura Battler DUNBINE, Wikipedia Japan 
[4] リーンの翼, Wikipedia Japan
[5] Aura Battler Dunbine, Wikipedia
[6] Garzey's Wing, Wikipedia
[7] The Wings of Rean, Wikipedia
[8] 거대로봇 연구서설 - 단바인 편 by 백금기사, 백금기사의 舊 연구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초합금 로보트 쏠라 원.투.쓰리 (1982)


ⓒ 서울동화


<정보>

◈ 감독/제작: 김청기
◈ 각본/구성: 조항리
◈ 원화: 마현덕
◈ 동화: 김종진, 김종광, 서문진 外
◈ 선화/채화: 장혜란, 정미희 / 최희숙, 이명선 外
◈ 배경: 강세건, 정경숙
◈ 음악/노래: 정민섭 / 정여진
◈ 기획: 김춘범
◈ 제작사/협찬: 서울동화 / 보물섬, 어깨동무, 꿈나라
◈ 저작권: ⓒ 서울동화
◈ 일자: 1982.12.??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서기 3001년의 우주. 사이콘별은 마스터를 리더로 하는 로봇 반란군에 의해 점령되고 소수의 인간들이 우주로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유일한 희망 지구를 찾아 우주를 떠돌던 중 마스터의 군대에게 발각되어 공격당하는 사이콘 별의 생존자들. 에너지가 고갈된 우주선에는 오직 한명만이 탑승할 수 있는 구명선이 있을 뿐이다. 제비뽑기로 탈출할 수 있는 1명을 고르는 사이콘 별 사람들. 제비뽑기로 뽑힌 인물은 금발의 여인 피가로이다. 피가로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 대신 아들 에스퍼를 구명선에 태워 떠나보내게 된다. 마스터 군대에 의해 산산조각나는 우주선. 홀로 우주를 떠도는 에스퍼는 마침내 은하계의 푸른 별 지구에 도착하게 되는데...


<소개>

82년 '슈퍼 태권브이(1982)'를 통해 일본 로봇 아니메의 제작 시스템인 완구 스폰서/애니메이션 제작사의 협업이라는 시스템을 시험해본 뽀빠이 과학과 김청기 감독은 같은 해 겨울, 또다른 애니메이션을 준비한다. 불과 6개월이라는 시간에 로봇 만화영화의 주역 메카 완구가 출시될 수 있었던 것은 안타깝게도 발전된 한국의 완구 기술 때문이 아닌, 일본에서 직접 완구 금형을 가져와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제작방식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긴 했으나, 아직까지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던 당시의 한국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기도 했고, 저작권 측면의 고려 역시 당시로서는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기도 했다.(당시 한국의 의식수준은 마치 현재의 중국 수준과 비슷했다. 사회적인 시스템 자체가 열악한 시절에 벌어진 헤프닝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여건 속에 완구 스폰서가 개입된 두번째 로봇 만화영화가 바로 초합금 로보트 쏠라 원투드리(당시에는 쓰리가 아니라 드리였다. 노홍철처럼 번데기 발음이 정착되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이다.

'전투메카 자붕글(1982)'의 완구를 태권브이 완구로 리패키징했던 뽀빠이 과학은 이번에는 패키징에 좀 더 업그레이드를 더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상이한 두 제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패키징하는 것이었다. 3대의 로봇이 주역메카인 이 작품에서 쏠라 원과 투는 '육신합체 갓마즈(1981)'에서 갓마즈의 왼쪽 팔이 되는 '타이탄'과 왼쪽 다리가 되는 ''를, 솔라 쓰리는 특촬물 '로봇8쨩'의 '로봇8쨩'을, 그리고 쏠라 원투쓰리의 모함으로 맹수의 얼굴 형상이 인상적인 우주선은 특촬물 '태양전대 썬발칸(1981)'의 '재규어 발칸'을 가져다 사용하게 된다. 만화영화에서는 이들 도용작의 메카닉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쓰지 않고 여러가지로 독자적인 해석을 시도하려 했지만 디자인 도용에 있어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쏠라 투의 경우에는 모체가 된 타이탄 외에도 갓마즈의 오른쪽 다리가 되는 신과 디자인이 겹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쏠라 원이나 투는 가슴부분은 동일한 디자인이지만 얼굴이나 팔 다리는 원래 갓마즈와는 차이가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쏠라 원,투,쓰리의 완구는 갓마즈의 것이 그대로 패키징 된 것이기에 색상이나 디자인에서 만화영화와는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더군다나 갓마즈의 팔과 다리를 모티브로 했기에 쏠라 원과 투의 완구는 실제 작품과는 달리 둘의 크기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기도. 로봇 디자인 뿐만 아니라 주인공 에스퍼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피가로의 경우 '은하철도 999(1978)'의 히로인 메텔과 거의 동일한 코스튬으로 등장한다. 여러 작품에서 디자인을 도용하다보니 일일이 이를 찾아내는 것도 의외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정도.

잘못된 인식 속에 구축된 스폰서/제작사간의 제작 시스템으로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부끄러운 오점이 많이 담겨진 작품이었지만, 김청기 감독 특유의 로봇 어드벤쳐 스타일은 이 작품에서도 유효하다. 적어도 로봇 만화영화에 있어서 김청기 감독의 연출력은 당대 한국 만화영화 연출가 중에서는 독보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물론, 냉정한 관점에서 당시 한국 만화영화 대부분이 밀도가 몹시 떨어지는 스토리와 각본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전과는 달리 3대의 로봇이 활약하는 시퀀스도 한국 만화영화 중에서는 처음 등장한 시도였으며, 조금은 높아진 연령대를 고려한 듯한 서비스 컷의 등장도 눈에 띈다. 히로인인 미나의 위험을 감지한 주인공 에스퍼가 속옷만 입고 자는 그녀 방에 난입하는 씬 같은 경우는 당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작품만을 제작하던 한국 만화영화로서는 파격적인 설정이다. 금발의 푸른눈을 지닌 외계인 미소년 에스퍼를 주인공으로 삼은 설정 역시 씩씩하고 남자다운 동양소년을 주인공으로 세웠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디지털로 복원되어 롯데 시네마와 메가박스 등에서 개봉되기도 하였다. 이미 오랜 세월이 흐른데다가 조악한 완성도로 인해 극장 애니메이션에 특히 인색한 한국 극장시장에서 완벽하게 흥행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DVD로 제작되는 등, 과거의 만화영화들이 새시대에 맞춰 새옷을 입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원본 필름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아 유실되거나 우여곡절 끝에 해외에서 복사본 필름을 구해와 작업을 한 여타의 만화영화들과는 달리 쏠라 원투쓰리는 원본을 보관했던 관계로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보다 용이했다. 한국 만화영화 주제가의 대모 정여진이 부른 주제곡은 세월이 흘러서도 변치않는 아우라를 보여주고 있다.

ⓒ 서울동화



<참고 사이트>

[1] 초합금 로보트 쏠라 123, 네이버 영화
[2] 추억의 애니메이션 '쏠라원투쓰리' 재상영, 한국일보
[3] 쏠라 원 투 쓰리 개봉! 그리고 감상편 by 탁상, 탁상의 먹고 사는 이야기
[4] 초합금 로보트 쏠라 원 투 쓰리(1982) by 잠뿌리, jampuri님의 블로그
[5] [완구]쏠라원투드리 - 뽀빠이과학 (1989) by 어른왕자, 에그머니
[6] [리뷰]초합금로보트 쏠라 원.투.쓰리 DVD by lennono, lennono님의 블로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서울동화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1982), 超時空要塞マクロス / The Super Dimension Fortress Macross


마크로스 크로스오버 라이브 포스터ⓒ 1982, 1984 BIG WEST / ⓒ 2007 BIG WEST / MACROSS F 製作委員會 · MBS


<스탭>

◈ 원작: 스튜디오 누에
◈ 총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시리즈 구성: 마츠자키 켄이치
◈ 각본: 마츠자키 켄이치, 이시구로 노보루, 카와모리 쇼지, 토미타 스케히로
◈ 캐릭터 디자인: 하루히코 미키모토
◈ 메카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카와모리 쇼지
◈ 메카닉 작화감독: 이타노 이치로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이이지마 마리 (린 민메이 성우)
◈ 제작사: 빅웨스트, 아트랜드, 아니메 프렌드, 타츠노코 프로
◈ 저작권: ⓒ BIG WEST
◈ 방영일자: 1982.10.03
◈ 장르: SF, 드라마, 로맨스,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서기 1999년, 도시규모의 거대한 외계인 우주선이 지구에 불시착한다. 지구통합군은 외계인의 기술력을 기본으로 삼아 이 거대한 우주선을 지구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여 마크로스라 명명하고, 다가올 우주인과의 전투를 대비하게 된다.

그로부터 10년 후, 민간인 파일럿인 소년 이치죠 히카루는 마크로스의 진수식을 구경하기 위해 남 아타리아 섬에 오게 된다. 진수식이 막 시작될 무렵, 갑작스레 시작된 외계인 젠트라디군의 공격, 지구통합군은 젠트라디군을 맞아 곧바로 전투에 돌입하게 되고, 진수식을 구경나온 시민들은 급히 거대전함 마크로스 안으로 피신하게 된다.

통합군의 신형 전투기 VF-1 발키를 타고 젠트라디군과 맞서 싸우던 히카루는 우연치 않게 진수식을 구경온 화교 소녀 린 민메이를 구출하게 되고, 마크로스는 젠트라디 군의 공격을 피신하기 위해 대기권을 이탈을 시작한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젠트라디군의 공세에 결국 마크로스는 폴드(공간이동)을 시도하게 되지만, 시스템 이상으로 인해 폴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체 마크로스와 히카루들은 미지의 우주공간으로 튕겨나가 버리게 된다.

과연, 마크로스의 승무원과 민간인들은 정처없는 우주공간 속에서 젠트라디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소개>

리얼로봇 장르의 태동을 알린 기동전사 건담에 이어 건담을 보고 자란 젊은 세대들의 힘으로 완성해 낸, 리얼로봇 장르의 또다른 마스터피스. 전투기가 로봇으로 변하는 건담보다 더 리얼해진 병기로서의 설정, 거대한 우주항모 마크로스와 젠트라디 군과의 박진감 넘치는 우주 전쟁과 멋진 전투씬, 히카루, 민메이, 미사로 이어지는 3인의 젊은 남녀의 엇갈리는 멜로 드라마, 미소녀 아이돌이라는 컨셉을 아니메에 멋지게 이식한 민메이의 노래와 사랑스러운 모습 등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팬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특히, 이 작품은 (비록 타츠노코 프로라는 거대 제작사가 힘을 받쳐주고는 있지만), 카와모리 쇼지, 하루히코 미키모토, 이타노 이치로와 같은 젊은 애니메이터들이 주축이 되어 제작된 작품으로, 마침내 아니메 세대가 시청자와 팬의 입장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의 입장에서 만들어 냈다는 가치를 갖게 된다. 극장판 역시 안노 히데아키를 비롯, 마에다 마히로, 사다모토 요시유키 등 후일 가이낙스의 핵심인물들이 되는 젊은이들이 대거 참여하여 신구 애니메이터의 조화를 멋지게 이루어 내면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1] 참조)

스튜디오 누에의 활약 역시 돋보인다. 이미 기동전사 건담의 기획 등에 참여하며, 제작사가 아닌 창작 크리에이터 집단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스튜디오 누에는 이 마크로스의 기획에까지 참여하며, 명실상부 SF 아니메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로서 그 명성을 날리게 된다. 특히, 미야타케 카즈타카의 멋진 메카 디자인들은, 약관의 카와모리 쇼지가 디자인한 변형 전투기 발키리와 더불어 아니메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이후 아트랜드, AIC 등과 함께 스튜디오 누에가 참여한 걸작 SF 아니메들이 80년대 아니메의 전성기를 수놓게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젊은 애니메이터들의 참여에 따른 경험미숙에서일까, TV 시리즈의 경우는 작화 퀄리티가 들쑥날쑥하여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반면 후일 '이타노 써커스'라 불리게 되는 메카닉 작화감독 이타노 이치로의 유도 미사일 발사장면은 마니아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전설적인 작화기술로 남게 된다. (현재 이렇게 자신의 이름이 붙은 아니메 연출기법은 얼마전 작고한 故 카나다 요시노리의 '카나다 버스'와 이타노 이치로의 '이타노 써커스'가 유일.)

들쑥날쑥한 작화수준과 미흡한 제작 진행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성공과 그에 따른 업계와 팬들의 반응은 엄청난 것이었다. 미국의 TV 제작배급사인 Harmony Gold는 마크로스의 판권을 사들여 84년 '로보텍(Robotech)'라는 제목으로 미국 내에 방영을 시작하게 된다. 로보텍이라는 제목은 '기갑창세기 모스페다' 외에도 초시공 시리즈라 명명되는 일련의 마크로스의 후속작에까지도 이어져 똑같은 제목으로 미국에 방영되기도. 특히, 건담으로 당시 아니메 세계에서 로봇물을 주도하고 있던 선라이즈의 경우는 마크로스에 대한 견제(?)로 83년부터 연속으로 엄청난 수의 리얼로봇 아니메를 제작해내는 폭주를 시도한다. 이러한 양상은 후일 에반게리온의 등장과 90년대 후반의 선라이즈의 폭주와도 묘한 데자뷰를 갖고 있기도 하다.

☞ 마크로스와 에반게리온의 데자뷰... 반복된 선라이즈의 폭주 (보러가기)

그제까지의 아니메 중에서 미소녀와 로봇이라는 마니아들의 상이한 코드를 가장 성공적으로 융합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1984) 


마크로스 극장판 포스터ⓒ BIG WEST

<스탭>

◈ 총감독: 이시구로 노보루
◈ 감독/스토리 구성/각색: 카와모리 쇼지
◈ 캐릭터 디자인 및 작화감독: 하루히코 미키모토
◈ 메카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카와모리 쇼지
◈ 작화감독: 이타노 이치로, 히라노 토시키
◈ 주요 애니메이터: 마에다 마히로, 모리모토 코지, 안노 히데아키, 야마가 히로유키, 유키 노부테루, 이즈부치 유타카 등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이이지마 마리
◈ 프로젝트 기획: 요시다 켄지, 오오니시 요시마사
◈ 제작사: 빅웨스트, 타츠노코 프로
◈ 저작권: ⓒ BIG WEST
◈ 개봉일자: 1984.07.07
◈ 장르: SF, 드라마, 로맨스,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외계의 전투종족 젠트라디군의 공격으로 지구를 떠나 망명의 길에 오른 우주통합군 소속 거대 전투함 마크로스. 수천명의 시민과 군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작은 도시인 마크로스는 현재 지구로 귀환하고 있는 중이다. 마크로스의 슈퍼아이돌이자 인기여가수인 린 민메이는 마크로스의 지구인들에게 있어서는 유일한 삶의 낙. 민메이의 콘서트가 한창이던 어느날, 젠트라디 군의 습격이 시작되면서 마크로스는 다시금 전화의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스컬소대 소속의 이치죠 히카루 중위의 발키리 편대가 젠트라디군과 전투를 벌이던 와중, 일단의 젠트라디 병사들이 마크로스 함내에 침투하게 된다. 그들이 불시착한 곳은 우연치 않게도 민메이의 콘서트 장, 지구군의 병기 발키리에 육박하는 거대한 몸을 가진 전투종족 젠트라디는 남자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종족으로, 여자들만으로 구성된 멜트란디 종족과 오랜 세월 대립중이다. 추락한 젠트라디 병사들은 여자와 남자가 같은 곳에 어울려 있는 민메이 일행의 모습에 크게 놀라게 되는데...


<소개>

82년 방영을 시작하여 83년에 성공적으로 종영한 마크로스는 마침내 이듬해 극장용 아니메로 다시 제작되게 된다. TV 시리즈 이후 혹은 이전의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닌 원 스토리를 축약하고 재구성하는 스핀오프 형태로 방향을 잡았으며, 대신 완전히 새로운 작화로 작품을 일신하게 된다. TV 시리즈 자체의 퀄리티가 높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극장판을 위해서는 신작화로 갈 수 밖에 없었을 듯 싶다.

84년 당시 제작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으리만치 놀라운 작화 퀄리티는 마크로스 극장판의 가치를 지금까지도 높게 평가하게 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그 영상적 완성도는 십수년 후, 에반게리온 이후 시작된 고퀄리티 작화의 작품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며, 최근의 CG 아니메와 비교해도 그닥 떨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 풀프레임 애니메이션이 아닌, 게다가 세밀한 묘사가 수반되어야 하는 SF 로봇 아니메에서 그 영상적 완성도는 아니메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번 극장판은 TV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사랑과 노래라는 테마를 더더욱 부각시켜 SF 로봇 아니메임에도 메인 테마는 멜로물에 더욱더 근접한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준다. 민메이의 콘서트 장면이나 민메이와 히카루의 데이트, 속칭 '민메이 어택'이라 명명되는 클라이막스에서의 주제가와 우주전쟁과의 기막힌 매치업은 로봇 아니메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하게 음악과 액션씬을 융합시키며 아니메 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인식된다. 

엔딩테마 '천사의 그림물감'이 흘러나올 때는 스탭롤과 함께 민메이들의 미래의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이 사용될 예정이었지만, 제작 여건상 스탭롤만이 올라가는 일반적인 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기획은 87년도 OAV 'Flash Back 2012(이하 플래쉬백)'에 사용되며, 이후 출시되는 마크로스 극장 아니메 매체에는 이 플래쉬백에 사용된 영상이 추가된 엔딩으로 교체된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Flash Back 2012 (1987) 


마크로스 플래시백 DVD 표지ⓒ BIG WEST

<스탭>

◈ 감독/구성: 카와모리 쇼지
◈ 캐릭터 디자인 및 작화감독: 하루히코 미키모토
◈ 음악: 하네다 켄타로
◈ 노래: 이이지마 마리
◈ 주요 스탭: 기타쿠보 히로유키, 이이다 후미오
◈ 제작사: 아니메 프렌드, 타츠노코 프로
◈ 저작권: ⓒ BIG WEST
◈ 출시일자: 1987.06.21
◈ 장르: 뮤직비디오
◈ 구분/등급: O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애초에 극장판의 엔딩 스탭롤에 배경 영상으로 사용되어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에필로그로 보여줄 기획이 무산되면서, 기존의 TV 시리즈와 극장판, 그리고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일러스트를 편집하여 뮤직비디오 형태로 제작된 작품.

앞서 선보이려 했던 에필로그 형태의 뮤직비디오 영상은 이 플래쉬백에서의 인트로와 엔딩을 장식하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사용되었다.

압도적인 작화퀄리티를 보여주었던 극장판의 영상미에서 한발 더 나아가 87년도 당시로서는 거의 극한에 이르른 작화 퀄리티는 다시금 팬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편집된 뮤직 비디오 스타일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크로스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인트로와 엔딩에 사용된 천사의 그림물감 뮤직 비디오는 극장판에서의 종결 이후 민메이를 중심으로 한, 주인공들의 뒷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새로운 발키리나 우주 이민선 메가로드의 등장 등, 여러가지 흥미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플래쉬백에 등장한 거대 이민선 메가로드는 이후 '마크로스 프론티어(2007)'에서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거대이민선 메가로드에 몸을 싣고 우주 저편으로 사라져버린 린 민메이처럼 그녀의 목소리와 노래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이이지마 마리 역시 마크로스를 끝으로 조용히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기 시작한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II: Lovers Again (1992) 


마크로스 II 포스터ⓒ BIG WEST

<스탭>

◈ 감독: 야타가이 켄이치
◈ 스토리 컨셉/각본: 토미타 스케히로 外
◈ 캐릭터 디자인: 하루히코 미키모토
◈ 메카닉 디자인: 오하타 코이치, 후지타 카즈미 外
◈ 오프닝 애니메이션: 오바리 마사미
◈ 음악: 사기쓰 시로
◈ 제작사: AIC
◈ 저작권: ⓒ BIG WEST
◈ 방영일자: 1992.05.21
◈ 장르: SF, 드라마, 로맨스,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전작 마크로스로부터 80년이 흐른 뒤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 작품으로, 몇몇 부분에서 이전 시리즈의 흔적을 찾을 수 있지만, 작품의 시대 배경상 그다지 큰 연관을 지을 수는 없는 작품이다.

초시공 시리즈로 일컬어지는 마크로스 이후의 일련의 시리즈(오거스, 서던 크로스)들이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상황에서 마크로스 10주년을 기념하여 진정한 마크로스의 후속 시리즈를 표방하며 등장한 작품이었지만, SF 아니메가 거의 몰락한 당시의 시대적 정황, 그리고 마크로스의 핵심이라할 수 있는 카와모리 쇼지와 스튜디오 누에가 빠진 반쪽짜리 제작진 등, 전작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 스탭진 구성과, 후속시리즈로서 전작의 테마를 그대로 답습하는 시대의 변화를 감안하지 못한 시나리오 등 전반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명작곡가 사기쓰 시로의 참여가 그나마 위안을 주는 편.


마크로스 플러스 (1994) 


마크로스 플러스 포스터ⓒ BIG WEST / MACROSS PLUS Project

<스탭>

◈ 총감독/원안/스토리보드/메카닉 디자인: 카와모리 쇼지
◈ 감독/스토리보드: 와타나베 신이치로
◈ 각본: 노부모토 케이코
◈ 캐릭터 디자인: 마사유키
◈ 작화감독: 모리모토 코지, 모리야마 유지, 아오노 아쯔시
◈ CG 감독: 카타아마 미츠노리
◈ 스페셜 애니메이터: 이타노 이치로
◈ 키 애니메이터: 안노 히데아키, 카와모토 토시히로, 카츠라 켄이치로 外
◈ 음악: 칸노 요코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 저작권: ⓒ BIG WEST / MACROSS PLUS Project
◈ 개봉일자: 1994.08.25
◈ 장르: SF, 드라마, 로맨스, 리얼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마크로스 II의 참여를 고사한 카와모리 쇼지가 2년 뒤 만들어 낸 마크로스의 후속작. 와타나베 신이치로를 감독으로 세우고 그 자신은 총감독으로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으나, 원작부터 스토리보드, 메카닉 다지인에 이르기까지 전분야에 걸쳐 참여하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와타나베 신이치로나 극본을 맡은 노부모토 케이코, 음악을 맡은 칸노 요코 등은 후일 '카우보이 비밥 (1998)'의 스탭들로 다시 뭉치게 된다. 이 작품에서의 인연 때문인지 카와모리 쇼지 역시 후일 카우보이 비밥의 제작에 관여한다.

부진한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잊혀졌던 마크로스 II와 달리 이 작품은 하루히코 미키모토라는 마크로스의 또다른 핵심멤버가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타노 이치로의  수준높은 메카닉 액션연출과 칸노 요코의 멋진 음악, 그리고 이전의 마크로스와는 또다른 색다른 이야기 전개로 성공을 거둔다. 특히, 컴퓨터 아이돌 샤론의 등장은 마크로스의 영향력 하에서 마크로스 스탭들에 의해 탄생된 OVA 시대의 걸작 메가존 23 시리즈와도 연계되는 측면이 있다.

이전까지의 마크로스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 디자인과, 우주인과 지구인의 전쟁이라는 마크로스 원래의 테마가 아닌 삼각관계 속에 얽힌 숨겨진 비화나 AI(인공지능)의 폭주와 같은 소재를 다룸으로써 후속작이면서도 마치 별개의 작품인냥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CG 등이 적극적으로 사용된 작품이지만, 당대 기술력의 한계로 그것이 발키리를 포함한 메카닉 연출씬에 적극적으로 묘사되지는 못한다. 이러한 아쉬움은 십여년 뒤 마크로스 제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항공기 CG 전투씬을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에드워드 공군기지까지 답사하면서 현실적인 항공기의 움직임과 모습을 담으려 했던 카와모리 쇼지와 이타노 이치로 등의 힘으로 탄생된 항공기 전투씬은 전작에 이어 여전히 명불허전의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네다 켄타로(원작 음악), 사기쓰 시로(마크로스 II 음악)에 이어지는 칸노 요코의 참여와 모리모토 코지, 모리야마 유지 등이 만들어낸 몽환적인 콘서트 씬 또한 음악을 메인 테마로 내세우는 마크로스만의 특징을 잘 살린 멋진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마크로스 7 (1994) 


마크로스 7 DVD 표지ⓒ BIG WEST


<스탭>

◈ 원안/감수: 카와모리 쇼지
◈ 감독: 아미노 테츠로
◈ 스토리 구성: 토미타 스케히로 外
◈ 캐릭터 디자인 원안: 하루히코 미키모토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카츠라 켄이치로
◈ 메카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카와모리 쇼지 外
◈ 오프닝 애니메이션: 오바리 마사미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 저작권: ⓒ BIG WEST
◈ 방영일자: 1994.10.16
◈ 장르: SF, 드라마, 로맨스, 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마크로스 플러스와 동시에 기획되어 TV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 카와모리 쇼지와 스튜디오 누에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92년작 마크로스 II보다는 보다 더 정통적인 마크로스의 후속 시리즈로 봐야할 듯 싶다. 이야기 배경도 원작으로부터 약 30여년 뒤의 이야기로, 원작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80년 뒤의 세계를 묘사했던 마크로스 II가 시퀄이라는 의의를 무색케 했다.

하루히코 미키모토가 캐릭터 원안에는 참여했지만, 실제 작품에서는 다른 애니메이터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을 맡았기에 이 작품 역시 하루히코의 느낌이 그다지 묻어나지는 않는다. 액션연출을 맡아왔던 이타노 이치로의 불참도 아쉬운 부분.

특히, 이 작품은 병기로서 현실적인 모습을 중시하던 이전의 메카닉 디자인에서 벗어나 용자 시리즈마냥 입과 코를 지닌 발키리의 디자인이 등장하고 음악 연주로 발키리가 기동하는 등, 여러모로 원작과는 다른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찬반양론에 휩싸였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것은 전작과는 항상 다른 패턴을 선보이려 하는 카와모리 쇼지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시도에 의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팬들에게는 큰 원성을 듣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시리즈 자체의 인기는 좋았던 편이어서 마크로스 시리즈로서는 이례적으로 극장판 '은하가 나를 부른다(1995)', OVA 시리즈인 '마크로스 7 Encore'와 '마크로스 7 Plus', '마크로스 7 다이너마이트' 등, 마크로스 7만의 별도의 후속작이 생기게 된다. (베스트 아니메 참조)

원 시리즈에서 통합군과 멜트란디 군의의 천재 파일럿으로 각각 등장했던 조연급의 맥시밀리언과 밀리아의 딸 밀레느가 이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마크로스 제로 (2002) 


마크로스 제로 표지ⓒ BIG WEST / MACROSS ZERO 製作委員會


<스탭>

◈ 감독/원안/스토리보드/메카닉 디자인: 카와모리 쇼지
◈ 각본: 오오노기 히로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사이토 타쿠야
◈ 메카닉 디자인: 이시가키 쥰야
◈ 프로덕션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 스페셜 애니메이터: 이타노 이치로
◈ 음악: 하이시마 쿠니아키
◈ 제작: 사테라이트
◈ 저작권: ⓒ BIG WEST / MACROSS ZERO 製作委員會
◈ 츨시일자: 2002.12.21
◈ 장르: SF, 드라마, 로맨스,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O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마크로스 탄생 2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OVA. 원작 시리즈의 프리퀄로서 원작보다 1년 앞선 시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원 시리즈에서 멋진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로이 포커가 이 작품에 등장하면서 원 시리즈와의 끈을 이어가고 있으며, 십여년 전 기술적 제약으로 마크로스 플러스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3D CG 전투장면이 마침내 추가되어 박진감 넘치는 발키리 전투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이 놀라운 항공 전투장면의 묘사는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었던 곤조의 '바람의 요정 유키카제'와 더불어 아니메에서 한차원 높은 3D CG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이라는 마크로스의 주요 테마는 원작의 아이돌 가수에서 인공지능 사이버 가수(마크로스 플러스), 그리고 그룹 사운드(마크로스 7)를 거쳐 본작에서는 원주민 무녀의 샤머니즘적인 노래로 바뀌어 새롭게 묘사되고 있다. 원주민과 전투기 파일럿의 사랑 이야기는 구태의연한 감이 있지만, 압도적인 CG 영상미가 백미인 본작의 성격상 큰 의의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남녀 간의 아기자기한 멜로 드라마와 CG 효과를 십분 살린 강조된 액션씬, 통합군과 반통합군 간의 갈등구조, 새사람으로 일컬어지는 외계문명의 전설이 모두 밀도 있게 다루어지기에는 5화라는 길이는 짧다는 생각이 든다.


마크로스 프론티어 (2007) 


마크로스 F 극장판 포스터ⓒ 2007 BIG WEST / MACROSS F 製作委員會 · MBS


<스탭>

◈ 총감독/원안/발키리 디자인: 카와모리 쇼지
◈ 감독: 키쿠치 야스히토
◈ 시리즈 구성: 요시노 히로유키
◈ 캐릭터 디자인: 에바타 리사, 타카하시 유이치
◈ 메카닉 디자인: 이시가키 쥰야, 타카쿠라 타케시
◈ 컨셉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
◈ 음악: 칸노 요코
◈ 제작사: 사테라이트
◈ 저작권: ⓒ 2007 BIG WEST / MACROSS F 製作委員會 · MBS
◈ 방영일자: 2007.12.23
◈ 장르: SF, 드라마, 로맨스,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마크로스 7의 이야기로부터 14년 뒤의 이야기를 다룬 시퀄로서 마크로스 탄생 25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되었다. 플래쉬백에서 등장했던 거대 우주이민선 메가로드와 유사한 우주 이민선 마크로스 프론티어를 타고 새로운 인류의 보금자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랑, 전쟁을 그리고 있다. 카와모리 쇼지는 총감독으로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원안부터 발키리 디자인에 이르는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마크로스 제로에 이어 높은 수준의 3D CG 기법이 메카액션 연출에 적용되어 팬들이 기대치를 높였고, 에바타 리사가 디자인한 아이돌 셰릴 놈은 민메이부터 이전까지 등장했던 마크로스의 히로인과는 다른 도도하고 성숙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각본을 맡은 요시노 히로유키의 스타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2000년대 아니메의 트렌드인 미소녀와 모에성이 상당히 짙은 작품으로 메카와 미소녀, 그리고 음악이라는 시리즈의 3대 테마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리즈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원작의 스타일과 달리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마크로스 7보다 더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이것이 항상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가진 카와모리 쇼지의 작품관 때문인지, 아니면 시청률과 현재의 트렌드를 고려한 기획단계에서의 마케팅적 접근방법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입체적이고 관능적인 셰릴에 비해 너무 미약하게 설정된 란카의 캐릭터는 이 시리즈의 치명적인 미스 중 하나. 보호본능을 자극해야할 캐릭터가 팬들에게 외면을 받은 것은 시리즈의 테마라 할 수 있는 삼각 멜로라인의 형성을 불안하게 가져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상대적으로 셰릴의 포스는 무척이나 강해서 민메이에 버금갈 정도는 아니라하더라도 상당한 인지도를 보여줬는데, 베스트 콤비인 칸노 요코와 사카마토 마야의 환상적인 음악과 보이스의 환상적인 궁합 또한 셰릴을 더더욱 돋보이게 한 요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크로스 프론티어는 2009년 극장판으로도 제작되었다.


<참고 사이트>

[1]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2] The Super Dimension Fortress Macross (TV), ANN
[3] The Super Dimension Fortress Macross: Do You Remember Love? (movie), ANN
[4] The Super Dimension Fortress Macross: Flashback 2012 (OAV), ANN
[5] The Super Dimension Fortress Macross II: Lovers, Again (OAV), ANN
[6] Macross 7, ANN
[7] Macross Plus (OAV), ANN
[8] Macross Zero (OAV), ANN
[9] Macross Frontier (OAV), ANN
[10] 超時空要塞マクロス, Wikipedia Japan
[11] 超時空要塞マクロス_愛・おぼえていますか, Wikipedia Japan
[12] 超時空要塞マクロス Flash Back 2012, Wikipedia Japan
[13] The Super Fortress Macross,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전투메카 자붕글 (1982), 戦闘メカ ザブングル / Combat Mecha Xabungle


ⓒ SOTSU · SUNRISE


<정보>

◈ 원안/원작: 야다테 하지메 / 토미노 요시유키, 스즈키 요시타케
◈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연출: 카시마 노리오, 후지와라 료지, 카세 미츠코, 세키타 오사무 外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 이토 츠네히사, 아라키 요시히사, 요시카와 소지 外
◈ 콘티: 토미노 요시유키, 타키자와 토시후미, 야마자키 카즈오 外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코가와 토모노리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이즈부치 유타카 (게스트 메카닉 디자인)
◈ 미술감독: 이케다 시게미
◈ 음악/노래: 마카이노 코지 / 쿠시다 아키라 (오프닝/엔딩), MIO (삽입곡)
◈ 프로듀서: 森山涇, 普入弘, 나카가와 히로노리
◈ 제작사: 선라이즈, 나고야 TV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2.02.06 ~ 1983.01.29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황량한 혹성 조라. 혹성의 지배계급인 이노센트가 정한 3일법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고도 3일 동안만 범죄 혐의를 피할 수 있으면 무죄가 되는 이곳은 무법지대나 다름없는 세상이다. 이 3일법에 의해 자신의 부모를 살해하고 무죄를 선고받은 팀프 샤론에게 복수하기 위해 지론 아모스는 3일법을 무시하고 그를 추적한다. 이 세계에서 평민계급인 시빌리언은 이노센트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 사실 시빌리언은 황량한 혹성을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대지로 만들기 위해 이노센트들이 창조해낸 유전자 조작 인간들. 돔 안의 세계에서만 살고 있는 이노센트와 달리 황량한 혹성의 환경에서도 적응이 가능한 시빌리언들은 이제까지 이노센트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론과 같은 특이한 종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사태는 점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려 하고 있었다.


<소개>

희대의 문제작이었던 '전설거신 이데온(1981)'에 이은 토미노 요시유키의 차기작. 아동용 로봇물에서 지나치게 우울한 설정과 엔딩을 보여주었던 '무적초인 점보트3(1977)'에 이어 유쾌한 하드보일드 액션 로봇물인 '무적강인 다이탄3(1978)'을 선보이고, '몰살의 토미노'라는 악명을 안겨준 문제작 이데온 뒤에는 이 자붕글을, 우울한 판타지 로봇물 '성전사 단바인(1983)' 뒤에는 유쾌한 스페이스 판타지 로봇물인 '중전기 엘가임(1984)'을, 그리고 주인공이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시리즈 최고의 인기 캐릭터를 졸전 끝에 행방불명 시켜버린 '기동전사 제타건담(1985)' 뒤에는 건담의 모든 패턴을 바꾸려 했던 '기동전사 더블제타 건담(1986)'을 선보이는 등 토미노 요시유키는 항상 직전작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차기작으로 만들어내고는 했다. 이 자붕글 역시 이데온과는 전혀 다른 유쾌함과 기존의 패턴을 벗어나는 파격을 선보인 작품이다. 어찌보면 반골정신이 강한 토미노 감독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
 
서부극이라는 컨셉을 대입하고 활극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등, 로봇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스타일의 작품으로, 작품의 분위기도 밝은 코미디 터치로 그려지고 있다. 이노센트와 그에 의해 창조된 유전자 조작 인류인 시빌리언의 구도는 무척 무거운 주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과거의 유적들로 볼 때 혹성 조라는 핵전쟁으로 멸망해버린 지구의 먼 미래의 모습이라 추정되는 등, 세계관 자체는 토미노 감독의 작품답게 무겁고 암울하지만, 작품에 앞서 성까지 계명하고 아무도 죽지않는다는 홍보를 할 정도(이것이 토미노 감독의 의지인지 제작사의 권유에 의한 것인지는 불명)로 이야기는 우울한 것과는 거리가 있으며 결말도 미래지향적이다.

주역메카인 자붕글의 경우는 변신 기능이 탑재된 몹시도 슈퍼로봇스러운 형태를 띄고 있는데, 건담과 이데온을 거치며 스폰서로 토미노와 지속적으로 인연을 쌓은 완구 업체 크로바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토미노 감독이 골치 아픈 스폰서와의 논쟁을 피하기 위해 이데온에 이어 스폰서의 생각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스폰서의 과도한 작품 간섭은 분명 작가주의를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로봇 만화영화를 계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이를 마냥 나쁘게 볼 수 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특히, 한국의 완구업체인 뽀빠이 과학의 경우는 이러한 스폰서-제작사 간의 기획단계부터의 협의 시스템에 큰 감명을 받게 되고 이를 최초로 한국의 만화영화 제작 시스템에 도입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세간에는 태권브이 표절의 결정판으로 알려진 '슈퍼 태권브이(1982)'인 것이다. 당시 슈퍼 태권브이는 자붕글의 완구를 가져와 얼굴만 태권브이의 것으로 교체하여 판매하게 되는데, 이는 악의적인 의도라기 보다는 당시 자체완구를 만들 여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표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이 행해진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시점에서 이는 명백한 표절행위이다.)

주인공 지론은 시리즈 중간에 자붕글에서 워커 갤리어로 메카를 바꿔 타게 되는데, 이는 당시 로봇물로서는 파격적인 모습이었다. 주역메카가 시리즈 중간에 교체되는 것은 이례적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슈퍼로봇의 모습을 한 자붕글 외에는 모두 기계에 가까운 메카가 등장하는 작품의 세계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토미노 감독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었는데, 후일 단바인이나 엘가임, 제타 건담 등에서 계속적으로 이같은 주역메카의 교체가 시도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제타 건담의 경우는 주역메카의 프라모델 제작일정이 늦춰지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중반부에 이르러서 메카가 교체된다는 형태로 이야기가 수정되기도 한다. 이것은 후일 주역메카의 교체가 스폰서의 비즈니스적 사정이나 스케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거대한 함선에서 로봇 형태로 변신하는 아이언기어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보다 먼저 거대 전함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캐릭터 디자인은 이데온에 이어 코가와 토모노리를 기용하면서 토미노의 작품에서 하나의 정체성(라이딘부터 건담까지 그는 계속 야스히코와 일해왔다. 아, 다이탄3은 제외)이기도 했던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그늘을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가와 토모노리와의 호흡은 차기작인 단바인까지 계속되며, 이후에는 코가와의 제자인 기타즈메 히로유키가 그 바톤을 이어받게 된다. (제타 건담에서는 캐릭터 디자인은 야스히코가, 작화감독은 기타즈메와 온다 나오유키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맡게 되면서 구 파트너와 신 파트너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둥글둥글한 자붕글의 캐릭터 디자인은 이제까지 미남 주인공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토미노의 작품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독특함을 자랑하고 있는데, 일설에는 토미노마저도 이 이질적인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데온부터 자붕글에 이르기까지 토미노가 선보인 로봇 장르는 엄밀히 표현하면 이제와서는 '리얼 로봇'이라 일컬어지는 장르적 특색과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데온과 자붕글 모두 슈퍼로봇물에 가까운 변신 합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토미노는 리얼 로봇의 구축보다는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롭고 참신한 작품을 만들어내려 했음을 짐직할 수 있다. 그리고 이후로도 토미노 감독의 새로운 도전은 단바인과 엘가임으로 계속지만 결국 팬과 스폰서의 압력에 의해 제타 건담으로 다시 리얼 로봇의 세계로 복귀하게 된다.

83년에는 7월에는 기존의 TV 판에 신작컷을 추가한 편집 극장판 '자붕글 그래피티(1983)'가 개봉되기도 하였다. '태양의 송곳니 더그람 극장판(1983)'과 함께 개봉되었으며, 일부 조연 캐릭터를 죽지 않게 만드는 등 TV 시리즈의 결말과는 다른 전개를 보여주었다.

ⓒ SOTSU · SUNRISE



<참고 사이트>

[1] 戦闘メカ ザブングル, Wikipedia Japan
[2] 전투메카 자붕글, 엔하위키 미러
[3] 전투메카 자붕글&태양의 어금니 더그램 1983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태양의 송곳니 다그람 (1981), 太陽の牙ダグラム / Fang of the Sun, Dougram


ⓒ SUNRISE


<정보>

◈ 원안/원작: 야다테 하지메 / 다카하시 료스케, 호시야마 히로유키
◈ 감독: 칸다 타케유키 / 다카하시 료스케
◈ 연출: 요코야마 유이치로, 미우라 마사노리, 야다베 카츠요시 外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와타나베 유지, 토미타 스케히로 外
◈ 콘티: 타카하시 료스케, 요코야마 유이치로, 타키자와 토시후미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요시카와 소지 / 시오야마 노리오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노래: 후유키 토오루 / 아사다 마모루
◈ 기획/프로듀서: 야마우라 에이지, 沼本清海 / 이와사키 마사미
◈ 제작사: 선라이즈, TV 도쿄 (방송)
◈ 저작권: ⓒ SUNRISE
◈ 일자: 1981.10.23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75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스타페라스 성계의 혹성 데로이아는 지구에 의해 개척된 이래 생산되는 식량과 광물을 지구로 보내는 식민 혹성국가가 되었다. 그로부터 130년의 세월이 흘러 데로이아를 개척하기 위해 지구에서 온 이주민의 후예들은 지구와는 다른 빈곤한 삶과 차별 대우로 인해 점점 지구에 대한 애정이 사라지고, 자신들을 핍박하고 업수이 여기는 지구인들에 맞서 독립을 꿈꾸게 된다. 이들은 스스로를 지구인이 아닌 데로이아인으로 부르게 된다.

한편, 지구연방 평의회 의장 도난 카심과 평의회 의원들이 지구연방군 제8군 소속의 폰 슈타인 대령의 부대에 의해 납치되고, 이들에 의해 데로이아 독립을 선언하는 일대 사건이 발생한다. 민심은 데로이아의 독립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나뉘고, 도난의 아들 그린 카심은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구출부대에 자원하게 된다. 극적으로 아버지를 구출하는 그린.

하지만, 이것은 모두 카심 의장의 계략이었다. 이 사건을 통해 데로이아의 독립을 지원했던 세력을 색출하고 데로이아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함이었던 것. 권력의 비열함에 눈을 뜬 그린은 고뇌하던 중, 데로이아 독립운동을 벌이는 지도자 데이비드 사마린 박사를 만나게 되는데...


<소개>

리얼로봇물의 거장 다카하시 료스케의 첫번째 로봇 아니메 연출작이자 그의 첫번째 리얼로봇 아니메. '기동전사 건담(1979)'에서 시작된 리얼로봇의 흐름을 이은 두번째의 본격적인 리얼로봇 작품이다. (이데온은 하드한 SF 드라마로서의 모습은 충분했지만, 엄밀히 말해서 리얼로봇물이라 부르기는 힘들다.) 원제인 '太陽の牙 ダグラム'에서 牙(키바)는 보통 동물들의 송곳니나 앞니가 변하여 길게 튀어나온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쉽게 생각하면 멧돼지의 튀어나온 이빨이라 생각하면 된다. 보통 이것을 한국어로는 '엄니'라 부르나, 엄니가 와전되어 한국에서는 어금니로 더 많이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한국식 제목은 태양의 엄니 다그람이라 할 수 있으나 어머니가 생각날 우려가 있는지라 본 포스팅에서는 태양의 송곳니로 바꿔 표현하고 있다.(쩝;)

'용자 라이딘(1975)'나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 등에서 콘티를 맡았을 뿐 로봇 만화영화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다카하시 료스케는 '리본의 기사(1967)'와 같은 초창기 무시 프로덕션의 작품에서부터 연출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애초에는 로봇 만화영화에 관심이 없었지만 선배이자 라이벌 관계(?)라 할 수 있는 토미노 요시유키가 건담을 통해 로봇과 드라마의 접목을 시도하자 이를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그람의 기획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당시 로봇물의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그는 라이딘과 건담 등에서 연출을 맡았으며, '우주대제 갓시그마(1980)'의 초반부까지 총감독을 맡아 자신보다는 로봇물의 경험이 풍부했던 칸다 다케유키와 함께 공동으로 이 시리즈를 이끌어가게 된다. 이 둘이 토미노 요시유키와 함께 선라이즈의 3대 리얼로봇 거장이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그람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전쟁 드라마의 형태를 띄고 있다. 핍박받는 식민지 민중의 독립운동, 이를 저지하기 위한 지구연방의 정치술수, 그리고 지구연방 평의회의장의 아들로 아버지에 반기를 들고 데로이아 군의 편에 서서 독립운동에 앞장서는 주인공 그린 등, 전체적인 구도는 기동전사 건담의 지구연방과 지온공화국을 연상시키고 있다. 구세대에 맞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신세대의 모습 역시 대동소이한 점. 다만, 드라마적 구성과 밀리터리적 요소는 건담의 그것을 능가하고 있다. 병기로서의 컨셉을 대입했으나 슈퍼로봇의 잔재를 떨어버리지 못한 건담과 달리, 다그람은 그 모습부터 군용기계를 연상시키는 투박한 모습과 로봇을 일개 병기로 취급하면서 극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리얼로봇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겠다. (물론, 병기로서의 현실적 효용성이나 논리적인 전개에서는 여전히 만화영화의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75화라는 방영편수는 선라이즈 로봇물 사상 가장 긴 편수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니혼 TV에서 방영되고 있던 '육신합체 갓마즈(1981)'가 미형 캐릭터 마그를 앞세워 여성팬까지 확보하며 큰 인기를 끈 반면, 다그람은 이야기나 설정, 캐릭터 모든 면에서 어둡고 진지한 노선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이것은 작품 자체의 인기나 높은 시청률이라고 보기보다는 스폰서인 타카라가 출시한 프라모델이 인기를 끌며, 제작진의 연출 방향에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오카와라 쿠니오가 디자인한 로봇형태의 병기 콤뱃아머는 얼굴 전면이 군용헬기의 콕핏트 형태로 디자인되어 사람이나 괴물의 얼굴을 형상화한, 그래서 반드시 로봇의 얼굴에 눈이 존재했던 이제까지의 로봇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4족 보행병기 등, 프라모델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매력을 보여준 메카들이 다수 디자인 되는데 이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밀리터리적 스타일이 강한 디자인으로 기억된다. 83년 7월 TV 시리즈를 편집한 극장판으로 제작되며 이것은 타카하시 료스케 단독 연출로 토미노 요시유키의 '전투메카 쟈붕글 극장판'과 함께 개봉되었다.

ⓒ SUNRISE



<참고 사이트>

[1] 太陽の牙 ダグラム, 선라이즈 공식 홈페이지
[2] 太陽の牙 ダグラム, Wikipedia Japan
[3] 태양의 엄니 다그람, 엔하위키 미러
[4] 전투메카 자붕글&태양의 어금니 더그램 1983 by 캅셀, CAPSULE 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은하선풍 브라이거 (1981), 銀河旋風ブライガー / Braiger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스탭>

◈ 감독: 요쓰지 타카오
◈ 시리즈 구성: 야마모토 유우
◈ 캐릭터 디자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 메카닉 디자인: 히구치 유이치
◈ 오프닝 애니메이션: 故 카나다 요시노리
◈ 음악/주제가: 야마모토 마사유키 / 타이라 이사오(노래)
◈ 기획: 쯔보타 시게오
◈ 제작: 국제영화사, TV 도쿄
◈ 저작권: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 일자: 1981.10.0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9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서기 2111년, 인류는 본격적으로 우주에 진출하고 있었다. 혹성 개발을 위해 거대한 자본이 유입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부패한 권력과 거대한 범죄조직이 서로 결합하여 거대조직 '커넥션'을 형성하기에 이르른다. 커넥션의 횡포는 극에 달했고, 무법천지의 우주에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지구의 북구 귀족출신으로 통칭 '면도날 아이작'이라 불리는 아이작 고드노프는 무법천지의 우주에서 커넥션과 대항하고자 해결사 조직인 코스모레인져 J9을 결성하고, 사격의 명수 '블라스터 키드' 키도 죠타로, 폭발물 전문가 '엔젤 오마치' 마치코 발렌시아, 프로 카레이서 '토바시야 보위' 스티븐 보위을 영입하여 이들의 범죄와 맞서게 되는데...


<소개>

중소제작사였던 국제영화사의 로봇 시리즈물. 74년 창업하여 도에이 동화 등에서 하청작업을 해오다가 79년부터 아시 프로덕션과 공동제작을 해온 국제영화사는 아시 프로덕션의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를 통해 로봇 아니메의 노하우를 얻은 다음, 이듬해인 81년 자신들의 오리지널 로봇 아니메를 제작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80년대 로봇물 중에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J9 시리즈가 되겠다.

업력이나 규모 등 여러 면에서 열세였던 국제영화사는 대표이사인 쯔보타 시게오가 직접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하고, '갓챠맨' 시리즈나 '타임보칸' 시리즈, '대공마룡 가이킹(1975)', '초합체마술로보 깅가이저(1977)', '투사 고디안(1979)' 등의 로봇물에도 참여한 베테랑 각본가 야마모토 유우와 당대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이자 작화감독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등을 캐릭터 디자이너로 영입하여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여 지금에도 많은 올드팬들이 기억하는 명작 시리즈를 만들어 내는데, 그 1번 타자가 바로 '은하선풍 브라이거'이다.

당시의 로봇 아니메는 '기동전사 건담'이 사회적 현상으로 떠오르면서 기존의 슈퍼로봇 아니메 노선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는 과도기였다. 브라이거는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발 맞춰 기존 로봇아니메보다 높은 연령대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성인취향의 하드보일드 액션물의 성격이 가미되었으며, 주인공들이 멋진 액션영화의 등장인물들처럼 멋진 포즈를 취하거나 대사를 읊조리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보여주었다. 특히 주인공들의 이런 연극과도 같은 모습은 당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인기 시대극 '필살' 시리즈에서 모티브를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이런 드라마적인 요소에 의해 보다 더 높은 연령층의 시청자들도 이 작품을 즐겨보게 되는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로봇 아니메이지만 캐릭터들의 매력이 더 돋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드보일드한 액션물로 주인공인 키도 죠타로나 히로인인 마치코 발렌시아 등 브라이거의 주연 캐릭터들은 몽키 펀치의 명작 하드보일드 액션 코믹스 '루팡' 시리즈에서 모티브를 받았다고 전해지는데([1] 참조), 실제 마치코의 경우에는 루팡의 히로인 미네 후지코와 유사한 헤어스타일을 보여주었으며, TV 시리즈에서 일본 아니메 최초로 베드씬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그 표현수위는 TV 시리즈의 성격상 소프트한 편이었지만, 아니메에서 그것도 81년도에 베드씬이 등장했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시대물적 요소를 가미한 연출방식(시대물적인 나레이션의 삽입과 대사처리)이나 성인취향의 코믹스 루팡 시리즈에서 모티브를 얻은 유쾌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거기에 흥겨운 음악까지 더해져 많은 팬을 확보했다. 로봇물치고는 이례적으로 여성팬이 많다는 특징이 있기도.

오프닝의 애니메이션은 당대 최고의 액션작화가로 70년대 최고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는 '볼테스 V(1977)'의 오프닝을 만들었던 카나다 요시노리가 맡아 예의 역동적인 화면을 보여주었다. (아차, 혹시 오프닝을 보신 분들 중에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적군의 메카가 어디서 많이 본 건데라고 하실지도 모르는데, 안타깝게도 김청기 감독의 '혹성로봇 썬더에이'의 클라이막스에 등장하시는 메카되시겠다.)

☞ 오프닝 영상 보러가기 (클릭)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은하열풍 박싱거 (1982), 銀河烈風バクシンガー / Boxinger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스탭>

◈ 감독: 닛타 요시오
◈ 시리즈 구성: 야마모토 유우
◈ 캐릭터 디자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 메카닉 디자인: 大西博 (오니시 ?)
◈ 오프닝 애니메이션: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 음악/주제가: 야마모토 마사유키 / 야먀가타 유키오, 사카베 사토루 (歌)
◈ 기획: 쯔보타 코이치
◈ 제작: 국제영화사, TV 도쿄
◈ 저작권: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 일자: 1982.07.0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9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브라이거의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에 제작된 J9 시리즈의 2탄이라 할 수 있는 '은하열풍 박싱거'는 은하선풍이라는 부제가 붙은 첫 작품이 유쾌하고 신나는 이야기였던 반면에 막부시대의 대표적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사무라이 경호조직인 신선조를 소재로 보다 더 강렬하고 장렬한 작품이 되었다. 부재인 은하열풍에 어울리는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과 동일하게 J9이라는 조직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지만, 전작으로부터 무려 600년 후의 이야기로 내용의 연계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코마츠바라 카즈오에 의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신선조를 기본으로 한 검객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다보니 낭만적이면서 동시에 비장미가 느껴진다고 할 수 있다. 전작이 루팡의 등장인물들을 모티브로 삼아 캐릭터들을 만들었다면, 이번 작품은 신선조에서도 실존 사무라이들을 모델로 주인공 캐릭터들을 창조했다고 한다.

신선조를 컨셉으로 삼았지만, 등장인물들의 의상은 유럽식 망토와 SF다운 의상이 혼합된 스타일이다. 소지하고 있는 검도 일본도가 아닌 펜싱 검이나 세이버에 가까워 전체적으로 일본보다는 유럽의 느낌에 더 가까운데, 로봇물에 망토를 두르고 검을 찬 검객들이 등장하는 모습은 이전의 슈퍼로봇 시리즈나 이후의 리얼로봇 시리즈의 캐릭터들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최강로보 다이오쟈(1981)'외에는 그때까지의 로봇물에서는 보기 힘든 낭만적인 모습인데, 소년들이 등장하는 다이오쟈에 비해 박싱거는 보다 더 성인취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팀의 홍일점인 라이라의 경우는 도발적인 의상과 함께 당시 로봇물에서는 보기힘든 섹스어필을 발휘하기도.

여러 매력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인기는 전작만 못했으며, 신선조의 운명을 따르듯 주인공들 역시 장렬한 최후를 마치게 된다.

☞ 오프닝 보러가기 (클릭)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은하질풍 사스라이거 (1983), 銀河疾風サスライガー / Sasuraiger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스탭>

◈ 감독: 요쓰지 타카오
◈ 시리즈 구성: 야마모토 유우
◈ 캐릭터 디자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 메카닉 디자인: 서브마린
◈ 미술감독: 이토 이와미츠
◈ 음악/주제가: 히사이시 죠 / MOTCHIN (歌)
◈ 기획: 쯔보타 코이치
◈ 제작: 국제영화사, TV 도쿄
◈ 저작권: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 일자: 1983.04.05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22세기(브라이거), 28세기(박싱거)에 이어 30세기를 배경으로 시작된 J9 시리즈 제3탄. 자동차 혹은 비행기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브라이거와, 오토바이가 합체되어 변신하는 박싱거에 이어 우주를 여행하는 증기기관차가 로봇 사스라이거로 변신하게 된다. 필살 시리즈와 루팡의 모티브를 가져온 1탄과, 신선조의 모티브를 가져온 2탄에 이어 이번 3탄은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소재로 하여 갱스터 무비적인 요소를 결합시켰다. 증기기관차 형태의 사스라이거가 우주를 항해하는 모습은 '은하철도 999(1978)'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20세기 초반의 미국 시대를 배경 컨셉으로 사용하였기에 당시 미국의 주요 교통수단인 증기기관차를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83년도에 이르러서는 로봇 아니메의 주도권이 거의 리얼로봇으로 기울어진 상태였으며, 동시에 SF와 리얼리즘이 로봇 아니메의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던 참이다. 그런 점에서 J9 시리즈의 성격은 83년도의 트렌드와는 어울리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연유때문이었는지 시리즈의 인기는 세 작품 중 가장 저조했고, 결국 규정된 방송횟수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조기종영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제작사인 국제 영화사 역시 이러한 조류에 휘말려 그로부터 2년 뒤인 85년도에 문을 닫게 된다. 

☞ 오프닝 보러가기 (클릭)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



<참고 사이트>

[1] 銀河旋風ブライガー, Wikipedia
[2] 銀河烈風バクシンガー, Wikipedia
[3] 銀河疾風サスライガー, Wikipedia
[4] Braiger, Wikipedia
[5] J9 시리즈,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国際映画社 · Tsubota Shigeo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백수왕 고라이온 (1981), 百獣王 ゴライオン / Voltron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야츠데 사부로
◈ 총감독: 타구치 카즈히코
◈ 연출: 아키야마 카즈히토, 코지마 에이키치 外
◈ 구성/각본: 타카쿠 스스무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나카무라 카즈오
◈ 미술감독: 이케다 시케미
◈ 음악: 타케이치 마사히사
◈ 디자인 협력: Submarine 外
◈ 제작: 도에이 동화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81.03.04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2화)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아득히 먼 옛날, 전 우주에 그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함을 자랑하던 전설의 거대로봇 고라이온은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신에게까지 반기를 들었으나 그 벌로 다섯마리의 사자로 신체가 분리되어 알테이아 왕국의 곳곳에 봉인되고 만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미래, 전 우주는 가루라 대제국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아름답던 알테이아 왕국은 가루라에 의해 폐허가 되어버리고, 왕국민들은 노예로 끌려가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지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압도적인 가루라의 힘 앞에 굴복하고 수많은 지구인들이 가루라의 노예로 끌려가게 된다.

한편, 알테이아 왕족으로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파라 공주는 군사인 라이블과 함께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의 힘에 의해 먼옛날 봉인된 고라이온을 해방시킬 열쇠를 가지고 있었는데, 파라 공주가 15살이 되는 날 하늘에서 내려온 5인의 용사가 고라이온을 부활시켜 가루라 제국을 물리치리라는 예언에 희망을 걸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때마침, 가루라 제국의 노예로 잡혀온 5인의 소년들이 탈출을 감행하게 되고, 가루라 군의 추격 속에 알테이아 왕국에 불시착하게 되는데... (시놉시는 베스트 아니메와 위키피디아, 그리고 바이칸님의 포스트를 참고로 하여 작성)


<소개>

도에이의 로봇만화에 있어서 80년대 초반은 중대한 기로이기도 했다.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를 강판시킨 후 도에이 자체 인력으로 제작을 시도했던 마그네 로보 시리즈가 뚜렷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체 막을 내린 뒤, 후일 선라이즈로 성장하게 되는 소규모 하청제작사 소에이샤와 걸출한 연출가 나가하마 타다오에 의해 시작된 낭만로봇 3부작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도에이 로봇의 2차 전성기를 열었지만, 선라이즈의 독자적인 로봇물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면서 역으로 도에이를 강력하게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라이즈의 '기동전사 건담(1979)'이 재방송을 통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도에이의 로봇물은 상당히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된다.

나가하마 타다오 감독이 별세하기 직전에 제작했던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는 기대한 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며, 낭만로봇부터 이어져온 변신 합체 컨셉을 확장 적용한 '우주대제 갓시그마(1980)' 또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81년도부터 건담을 필두로 선라이즈의 로봇 시리즈들이 속속 제작되면서 SF 로봇 장르에서 그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국제영화사의 'J9 시리즈', 후일 매력적인 로봇물을 연달아 제작하는 아시 프로덕션의 '전국마신 고쇼군(1981)', 게다가 타츠노코 프로까지 '골든 라이탄(1981)'으로 가세하면서 리얼로봇의 시동과 슈퍼로봇의 마지막 러쉬가 겹쳐지는 로봇물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자 로봇 만화영화에서 도에이의 입지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열세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선 두 작품의 실패를 통해 나가하마 감독의 부재를 뼈저리게 깨달은(?) 도에이가 제작한 시리즈가 바로 '백수왕 고라이온(1981)'이다. 다섯마리의 사자가 합체하는 전설의 로봇 고라이온은 당시 상당히 매력적인 컨셉이었다. 이미 달타니어스를 통해 동물형태의 메카닉이 로봇의 일부분이 되는 컨셉을 이어 받은 변신합체 메커니즘은 프로포션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완구판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그 외에 낭만로봇 3부작에서 이어져온 5인 전대의 컨셉과, 역시 낭만로봇 시리즈에 영향을 받은 미남 악역 싱크라인 왕자의 등장(사실 이 시기에 로봇물에서 미남 악역의 등장은 그다지 신선하지 못한 모습이 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등 매력적인 설정들이 곳곳에 보였지만, 나가하마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상력의 부재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인육을 먹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등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 보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고어적인 장면의 묘사는 이 작품의 정체성을 상당히 흔들어 놓는 것이었는데, 리얼로봇의 등장으로 성인취향이 로봇물이 제작되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는 하지만, 드라마적 측면이 아닌 표현 수위에서의 등급상향은 당시 TV 시리즈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였다. 거기에 등장하는 적군의 메카 또한 메카닉 형태의 로봇이 아닌 특촬물에서나 볼법한 괴이한 괴수의 형태로 그려져 고어적인 표현과 어우러져 다소간의 불쾌함을 시청자에게 선사했을 듯 싶다.

시청률은 갓시그마의 시청률 5.6%를 넘어선 6.5%로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완구판매의 호조와는 반대로 작품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못했던 셈이지만, 미국에 수출되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볼트론'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TV 시리즈는 미국 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고, 도에이에서 차기작으로 내놓은 '기갑합대 다이라가 XV(1982)'와 '광속전신 알베가스1983)'마저 볼트론 시리즈로 미국에서 연이어 방영된다. 볼트론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상당히 각별하여 도에이 측에 52화로 종결된 볼트론 시리즈의 후속 시리즈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까지 있었으며, 88년에는 자신들이 직접 3D 애니메이션으로 볼트론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유럽에서 그렌다이저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면, 미국에서는 볼트론이 그런 셈이다. (인기있었던 시리즈의 제목으로 다른 작품까지 모두 통칭해서 연달아 방영하는 형태는 후에 마크로스와 모스피다 등을 로보텍이라 불리는 시리즈로 방영한 것과도 동일하다.)

볼트론의 미국 사랑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않았는지 현재 프로듀서 마크 고든의 지휘하에 실사영화로 제작 중에 있으며,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제작 중이라고 전해진다. 미국인들의 이 열정이 새로운 볼트론 시리즈를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TOEI Animation


고라이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바이칸님의 포스트를 참고하면 더 좋을 듯.

아니메 집중분석 25 [백수왕 고라이온] by 바이칸, 바이칸의 비주얼 아일랜드


<참고 사이트>

[1] Voltron (TV), Anime News Network
[2] Voltron, Wikipedia
[3] 百獣王ゴライオン,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황금전사 골드 라이탄 (1981), ゴールドライタン / Gold Lightan


ⓒ TATSUNOKO Pro


<정보>

◈ 원작: 타츠노코 기획실
◈ 감독: 마시모 코이치
◈ 시리즈 구성: 사카이 아키요시 
◈ 각본: 슈도 타케시, 츠즈이 토모미, 사쿠라이 마사아키, 니시쿠보 미즈호 外
◈ 캐릭터 디자인: 쿠리 잇페이
◈ 메카닉 디자인: 무라카미 카츠시 (포피), 카와모리 쇼지 (스튜디오 누에)
◈ 작화감수/작화감독: 미야모토 사다오 / 키무라 케이이치로, 나카무라 타카시 外
◈ 미술담당: 나카무라 미츠키, 오가 카즈오
◈ 오프닝 애니메이션: 츠다 마사미
◈ 음악/노래: 진보 마사아키, 야마모토 마사유키 / 미야우치 료 (오프닝), TOMO (엔딩)
◈ 기획/제작: 쿠리 잇페이, 야나가와 시게루 / 요시다 켄지
◈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 TV 도쿄 (방송)
◈ 저작권: ⓒ TATSUNOKO Pro
◈ 일자: 1981.03.0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2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이 아닌 또다른 시공간인 메카차원. 이 메카차원의 일부가 굴절되어 악마 이바르다 대왕이 생겨난다. 이바르다 대왕은 3차원 세계인 지구로 나오게 되고, 수하들과 함께 3차원 세계인 지구 정복을 꾀한다.

한편, 평범한 소년 다이카이 히로시는 어느날 길에서 금색 라이터 하나를 줍게 된다. 애연가가 아닌(-.-;) 히로시는 라이터를 집으로 가져와 담배불을 붙이는 대신 분해를 시도해보는데, 그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낀(-.-;;) 라이터가 소형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은 해칠 의사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하는 히로시에게 로봇은 자신이 이바르다 대왕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 메카차원에서 온 전사 골드 라이탄이라 소개한다.

그리고 히로시가 위기에 처한 순간 이 조그만 라이터 크기의 골드 라이탄은 거대한 황금전사 골드 라이탄으로 변신하여 금연 홍보(-.- !), 아니 이바르다 대왕의 수하들과 맞서게 되는데... (줄거리 요약은 [3] 참조. 헛소리 제외해도 이야기는 들어맞음.)


<소개>

'고왓퍼-5 고담(1976)', '투사 고디안(1979)'에 이은 타츠노코 프로의 세번째 로봇물. 이보다 앞서 2월에 방영한 타임보칸의 다섯번째 시리즈 '얏토데타맨(1981)'에도 거대 로봇이 등장하고 있으니 정확히 표현하면 네번째 로봇 만화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타임보칸 시리즈 외에 타츠노코 다수의 작품을 기획한 사카이 아키요시가 시리즈 구성을 맡았으며,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을 통해 하드 SF를 선보였던 슈도 타케시, 츠즈이 토모미가 각본에 참여하고 있다. 발디오스에서도 호흡을 맞춘 이들 삼인이 다시 모인 작품이지만, 이번 작품은 발디오스와는 달리 기존의 아동용 로봇 만화영화의 노선으로 복귀했다고 하겠다. 감독은 '타츠노코의 4대 천왕'으로 불리던 마시모 코이치. 마시모 코이치의 최초이자 하나뿐인 로봇 아니메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는 전형적인 로봇 만화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당시 로봇 만화영화의 전형적 패턴인 주인공 탑승. 각 메카가 합쳐 하나의 로봇으로 변신하여 싸운다는 컨셉이 아닌, 평상시는 조그만 라이터 형태의 메카가 위기의 순간 거대화된 로봇으로 변신하여 스스로의 의지를 갖고 적들과 싸운다는 컨셉이 대입되어 있다. 특히, 평상시에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라이터의 형태였다가 로봇이라는 상상의 기계로 변형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허구적인 로봇 만화영화와는 다른 실제감을 부여하고 있다고 해야겠다. 실존하는 메카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컨셉으로는 골드 라이탄이 최초이며, 이는 후일 실존가능한 자동차나 비행기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나 용자 시리즈보다 앞서 시도된 의미있는 컨셉이라 하겠다.

특히, 이 작품은 주역 메카인 골드 라이탄 외에도 스코프 라이탄, 타임 라이탄 등 다채로운 사이드 킥들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독자적인 라이터 형태의 모양과 특화된 능력으로 서로를 보좌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로봇 만화영화에서 주역메카의 뒤를 받쳐주었던 조역 메카들과는 다른 구성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별다른 무기 시스템 없이 육탄적으로 싸우는 로봇 액션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보여주며 흥미를 더했다. 적 메카의 가슴을 당수로 뚫고 들어가 동력원을 직접 파괴하는 박력 넘치는 전투 묘사는 리얼한 붕괴장면의 묘사나 역동적인 액션 작화에서 정평이 난 나카무라 타카시 등이 참여한 작화진에 의해 멋지게 재현되어 큰 호평을 얻는다.

초합금 시리즈로 일세를 풍미한 포피의 디자이너 무라카미 카츠시가 아이디어를 내고, 스튜디오 누에 소속으로 이제 막 업계에 발을 들인 신예 카와모리 쇼지 등이 디자인한 라이터 모양의 변신 로봇들은 완구로 제작되어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단순한 전개였음에도 불구하고 호쾌한 액션과 매력적인 변신 메커니즘을 가진 골드 라이탄은 당시 시리어스한 로봇 드라마가 대세가 되는 풍조 속에서도 52화로 성공적인 시리즈를 마친 것이다. 골드 라이탄은 후일 삼부 프로덕션을 통해 한국에서 비디오로도 출시되었으며, 한국 발매 당시에는 골든 라이탄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 TATSUNOKO Pro



<참고 사이트>

[1] ゴールドライタン, Wikipedia Japan
[2] 황금전사 골드 라이탄, 엔하위키 미러
[3] 로봇대백과 사전 11 [황금전사 골드라이탄] by 바이칸, 바이칸의 비주얼 아일랜드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ATSUNOKO Pro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최강로보 다이오쟈 (1981), 最強ロボ ダイオージャ / Saikyō Robo Daiōja


ⓒ SUNRISE · SOTSU Agency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 감독: 사사키 카츠토시
◈ 시리즈 구성: 호시야마 히로유키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토미타 스케히로, 이토 츠네히로 外
◈ 캐릭터 디자인: 사사카도 노부요시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게스트 메카닉 디자인: 이즈부치 유타카
◈ 미술 디자인: 고바야시 시치로
◈ 음악: 와타나베 미치아키
◈ 제작: 선라이즈, 나고야 TV
◈ 저작권: ⓒ SUNRISE · SOTSU Agency
◈ 일자: 1981.01.3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 시리즈 (5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51개의 혹성국가를 평정한 에돈 왕국. 에돈 왕국의 왕위계승자에게는 16세가 될 때까지 이 모든 영지를 시찰하고 경험을 쌓아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현 왕위계승자인 미토 왕자 또한 마찬가지. 성 안의 답답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미토 왕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 임무를 받아들인다. 미토 왕자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을 담당한 스케이드 공작과 무예지도를 담당한 카쿠스 남작, 그리고 왕비의 호위를 맡고 있던 여닌자 플로라 또한 가세하게 된다. 겉보기에는 평화롭지만 지방에는 백성들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들 또한 여전하다. 그들을 심판하기 위해 미토 왕자들에게는 에돈가의 상징인, 3대의 로봇합체로 궁극의 형태를 완성하는 거대 로봇 다이오쟈가 주어지게 되는데...


<소개>

'무적로보 트라이더 G7(1980)'에 이어 사사키 카츠토시가 다시금 연출을 맡은 로봇 작품. 'UFO 전사 다이아포론(1976)'에서 선보였던 '인간형의 로봇 복수개가 합쳐져 하나의 거대한 로봇으로 이루어진다.'라는 컨셉을 이어받고 있으며, 오카와라 쿠니오의 디자인이 가세하여 보다 더 세련되어진 모습으로 그려지게 된다. 메카닉 디자인 컨셉은 점보트 3에서부터 다이탄 3, 트라이더 G7로 이어지는 디자인 컨셉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으며, 특히 어깨나 머리의 장식, 가슴 부분과 같은 특정 포인트는 다이탄 3의 느낌이 짙게 느껴진다. 게스트 메카닉 디자이너로 참여하는 이즈부치 유타카도 눈길을 끄는데, 이즈부치는 후일 단바인과 가리안 등의 작품에서 메카닉 디자인을 거쳐 패트레이버와 뉴 건담의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재방송을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기동전사 건담의 열풍과 함께, 토미노 감독의 문제작 '전설거신 이데온(1980)'과 리얼로봇계의 또다른 거장 다카하시 료스케의 '태양의 어금니 다그람(1981)' 사이에 방영된 과도기 시대의 작품으로, 기존의 슈퍼로봇물의 형태에서 조금씩 벗어난 변형들이 가해지고 있다. 트라이더 G7의 경우 중소기업이 슈퍼로봇을 소유하고 있다는 컨셉이라면, 다이오쟈는 지구와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일본의 전국시대와 유럽의 중세시대가 혼합된 형태의 혹성국가 에돈왕국의 왕자와 가신들이 정체를 숨긴체 자신의 왕국을 잠행하다가 탐관오리들을 발견하면 로봇을 타고 이들을 무찌른다는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는 상당히 색다른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세계관 자체가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 다른 행성이라는 설정과 왕이 존재하는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설정은 후일 '성전사 단바인(1983)'을 시작으로 로봇물에서 간간히 보여지는 로봇 + 판타지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데, 어찌보면 판타지 로봇물에 있어서 가장 선구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세계관 자체에만 왕정시대라는 설정이 반영되었을 뿐 이야기 전개는 기존의 슈퍼로봇물과 거의 다를 바가 없기에 성전사 단바인에서 엘가임과 가리안을 거쳐 후일 에스카플로네까지 연결되는 선라이즈의 판타지 로봇물 시리즈와 연관짖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오히려 3인 전대라는 설정이나 지구가 아닌 다른 세계, 청소년보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슈퍼로봇 계열의 아니메라는 점에서 89년 작 '마동왕 그랑조트(1989)'에 영향을 준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81년부터 선라이즈의 작품 노선이 리얼로봇으로 옮겨진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후일 '마신영웅전 와타루(1988)'가 등장하기 전까지 선라이즈의 마지막 슈퍼로봇 계열의 작품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 SUNRISE · SOTSU Agency

스케이드 공작과 아오이다

ⓒ SUNRISE · SOTSU Agency

카쿠스 남작과 코바루타

ⓒ SUNRISE · SOTSU Agency

플로라와 다이오쟈


<참고 사이트>

[1] Saikyo Robo Daiohja (TV), Anime News Network
[2] 最強ロボ ダイオージャ,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 · SOTSU Agency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우주전사 발디오스 (1980), 宇宙戦士バルディオス / Space Warrior Baldios


ⓒ Production REED · TOKUMA Shoten


<정보>

◈ 원작/구성: 사카이 아키요시
◈ 감독: 히로카와 카즈유키
◈ 각본: 사카이 아키요시, 토리우미 진조, 츠즈이 토모미, 슈도 타케시 外
◈ 캐릭터 디자인: 카미조 오사무 
◈ 메카닉 디자인: 사토 켄, 카메가키 하지메
◈ 작화감독: 카미조 오사무, 타나카 타모츠, 이이노 히로시 外 
◈ 미술감독: 아라이 토라오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이세 코이치
◈ 기획/제작: 사토 토시히코, 쯔보타 시게오 / 쯔보타 주죠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국제영화사, TV 도쿄
◈ 저작권: ⓒ Production REED (舊 ASHI Production)
◈ 일자: 1980.06.30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31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고도의 과학문명을 자랑했으나 방사능에 오염되어 지표가 아닌 지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S-1 행성. 방사능 오염과 식량부족으로 인해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져 있었다. 대기 정화장치를 개발하여 환경을 복구하자는 온건파와 군사력을 앞세워 이주가능한 타행성을 침략하자는 주화파로 나뉘어져 대립을 계속하던 중, 주화파의 수장 가틀러의 심복 아프로디아의 계략에 의해 황제가 암살당하는 이변이 발생한다. 황제 암살의 혐의는 온건파의 핵심인물 레이건 박사의 아들 마린 레이건에게 씌워지게 되고, 레이건 박사 또한 정화 시스템의 개발에 성공했으나 정권을 독차지한 가틀러에 의해 살해당한다. 반대파를 숙청한 가틀러는 흉흉한 민심을 강력한 철권통치로 휘어잡고 타행성 침략을 위해 출격한다. 우주를 떠돈 끝에 그들이 발견한 행성은 바로 지구.

아버지를 잃고 황제암살의 누명을 쓴 청년 과학도 마린은 가까스로 지구로의 탈출에 성공한다. 가틀러가 이끄는 알데바론군의 침략을 받은 지구는 투항한 마린을 스파이로 단정하여 심문을 하지만, 마린이 이를 끝끝내 부인하고 S-1 행성의 과학기술을 이전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그를 받아들이게 된다. 여전히 지구인들의 차별적인 시선 속에 마린은 자신이 전수한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거대로봇 발디오스를 타고 자신을 버린 조국 S-1과의 일전에 돌입하게 된다.

한편, 마린이 탈출하면서 사랑하던 자신의 동생 미랑을 살해했음을 알게된 아프로디아 역시 마린에게 복수의 총구를 겨누게 되는데... (줄거리는 엔하위키 자료 참조)


<소개>

타츠노코 프로 출신으로 '타임보칸 시리즈'를 기획했던 사카이 아키요시가 원작하고. 역시 타츠노코에서 CM 제작과 저작권 영업 등을 맡고 있던 사토 토시히코, 카토 히로시 등이 분사하여 설립한 아시 프로덕션이 제작한 아시 프로덕션의 두번째 로봇 아니메. '기동전사 건담(1979)'로 인해 심화된 인간 드라마가 로봇 만화영화에 적극적으로 이식되는 리얼로봇 풍조가 로봇 아니메에 일대 터닝 포인트를 일으킨 시점에 등장한 작품으로, 동시기에 방영된 토미노 요시유키의 '전설거신 이데온(1980)'과 함께 시리어스한 전개,  비극적인 드라마, 그리고 충격적인 전개를 보여준 숨겨진 걸작 SF 로봇물이다.

극작가 출신으로 이미 '과학닌자대 갓챠맨 시리즈'나 '신조인간 캐산(1973)' 등에서 각본을 맡아 드라마적인 감성을 SF 만화영화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던 사카이 아키요시와, 만화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도 활약한 일본의 유명 여류 극작가 츠즈이 토모미, '요술공주 밍키(1982)'나 '포켓몬스터 시리즈'로 유명한 슈도 타케시 등이 포진한 각본 스탭은 이 작품의 드라마적 완성도를 짐작케 한다. 특히, 압도적으로 우울한 작품의 분위기와 비극적인 결말은 3단 합체라는 전형적인 슈퍼로봇의 형식을 띈 이 작품의 정체성과 타겟 시청층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되고 있다.

고향별에서 누명을 쓰고 버림받은 이성인이 지구의 편에서 싸우는 이야기는 이미 'UFO 로봇 그렌다이저(1975)'나 '그로이저 X(1976)' 등, 여러 로봇물에서 사용되어온 흔한 설정이지만, 발디오스에서는 주인공 마린이 지구인들에게 인정받지 못한체 차별을 당하는 비극적인 구조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는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성숙하고 시리어스한 전개였지만, 동시에 시리즈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어둡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혹성로보 당가드 에이스(1977)'에서 지구를 배신했다는 누명을 쓴 아버지를 둔 타쿠야, '초전자머신 볼테스 V(1977)'에서 지구 침공군인 보아잔별 출신으로 밝혀지는 고우 형제, '무적초인 점보트3(1977)'에서 비알성인의 후예들인 진 일가 역시 주인공이면서도 그들의 과거와 출신성분에 의해 주변인물들에게 오해와 천대를 받는데, 이러한 설정 들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에서도 발디오스의 드라마틱한 설정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S-1 행성과 알데바론군과 지구와의 관계는 이 작품의 중요한 극적 장치로, 발디오스의 암울함 작품세계를 매듭짓는 충격적인 진실이기도 한데, 이 설정은 SF영화의 걸작인 프랭클린 J 샤프너의 'XXXXXXXXXX'에서 보여진 것이기도 하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작품의 제목을 삭제했지만, 감독의 이름으로 유추는 가능하게 했다. 발디오스를 보실 분들이라면 찾아보지 마시길) 이러한 시리어스한 전개 위에 마린에게 황제암살범이라는 누명을 씌운 알데바론군의 사령관 아프로디아와의 아프로디아의 하나 뿐인 동생을 살해한 마린과의 비극적 로맨스는 작품의 드라마틱함을 배가시켜주고 있다고 하겠다. 적과의 로맨스는 이미 '투장 다이모스(1978)'이나 '기동전사 건담(1979)'에서 등장한 적이 있지만, 서로에게 직접적인 상처를 입힌 원수지간의 남녀가 증오의 마음을 간직하면서도 서로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는 내용은 만화영화로서는 보기드문 극적 장치가 아닌가 싶다.

다만, 이러한 시리어스함과 드라마 중심적인 전개는 필연적으로 로봇물로서의 재미와 정체성을 급감시켰다. 이로 인해 충격적인 S-1과 지구와의 관계라든지, 마린과 아프로디아의 로맨스들이 모두 제대로 결말이 지워지지 못한체 이야기는 지구의 멸망이라는 비극적인 최후와 함께 조기종영이라는 결말로 끝을 맺게 된다. 실제 내용은 39화까지로 이미 각본과 콘티까지 완성이 되어 있었으나, 압도적인 우울함과 시청률의 부진, 거기에 완구판매의 부진까지 겹치며 31화로 시리즈는 막을 내리고 만 것이다. 후에 LD, DVD나 재방송분에는 미방영된 이야기가 포함되었으며, 실로 충격적인 비극의 대미를 장식하는 전개로 극장판의 이야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주전사 발디오스 (1981)


ⓒ Production REED

<정보>

◈ 총감독: 토리우미 히사유키
◈ 작화감독: 아시다 토요오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TONY
◈ 제작사: 아시 프로덕션, 국제영화사
◈ 저작권: ⓒ Production REED (舊 ASHI Production)
◈ 일자: 1981.12.19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비록, 충격적인 설정과 비극적인 드라마로 로봇 만화영화로서의 매력을 상실한 발디오스였지만, SF 드라마로서는 대단한 역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발디오스는 조기종영을 아쉬워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의하여 극장판 아니메로 제작되기에 이르른다. 비인기 조기종영작이 극장판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발디오스의 팬층이 두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 극장판은 특히, TV 시리즈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 전개로 인해 비중있게 묘사하지 못한 마린과 아프로디아와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춰 보다 더 드라마적인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극장판의 감독은 과학닌자대 갓챠맨 시리즈의 감독 토리우미 히사유키가 맡았고, 아시다 토요오가 작화감독을 맡아 미형 캐릭터 라인을 더더욱 강조했으며, 일본의 유명 패션브랜드 NICOLE의 설립자 겸 패션디자이너 마츠다 마츠히로의 의상 디자인이 더해져 마린과 아프로디아의 비극적인 로맨스를 더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제복과 안경을 착용했을 때는 차갑고 냉정한 지휘관이었다가 제복과 안경을 벗었을 때는 눈부신 녹색머리의 미녀로 변하는 아프로디아의 모습은 원수로서 적대했던 마린을 사랑하게 되는 비극적 히로인의 모습과도 너무나 잘 매치되는 모습이다.

발디오스나 이데온은 모두 비극적이고 하드한 SF 로봇 만화의 걸작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비운의 작품이었다. 두 작품 모두 조기종영의 아픔 속에 기동전사 건담이 몰고 온 리얼로봇의 바람을 타고 극장판으로 제작되지만, 발디오스는 건담 극장판의 흥행 폭풍 속에 극장에서조차 큰 조명을 받지 못하면서 끝끝내 비운의 작품으로 잊혀지게 된 것이다. 아시 프로덕션은 발디오스 이후 '전국마신 고쇼군(1981)'을 히트시키며, 로봇 아니메 도전 3수 만에 대표적인 히트작을 갖게 되고, 이후로도 '특장기병 돌바크(1983)', '초수기신 단쿠가(1986)', '머신로보(1986)'로 이어지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로봇월드를 구축하며 의미있는 행보를 계속하게 된다.

ⓒ Production REED


☞ 발디오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 by 키웰
☞ 발디오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10 [우주전사 발디오스]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宇宙戦士バルディオス, Wikipedia Japan
[2] 우주전사 발디오스, 엔하위키 미러
[3] 우주전사 발디오스(宇宙戦士バルディオス) 1981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 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Production REED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전설거신 이데온 (1980), 伝説巨神 イデオン / Space Runaway Ideon


ⓒ SUNRISE


<스탭>

◈ 원작: 토미노 요시유키, 야다테 하지메
◈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토리보드: 토미노 요시유키, 타키자와 토시후미 外
◈ 연출: 타키자와 토시후미 外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코가와 토모노리
◈ 작화감독: 다니구치 모리야스 外
◈ 메카닉 디자인: 서브마린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 스기야마 코이치
◈ 제작: 선라이즈, 소츄 에이전시, TV 도쿄
◈ 저작권: ⓒ SUNRISE
◈ 방영일자: 1980.05.08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장르/등급: TVA (39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인류의 타행성에 대한 식민지화가 한참이던 서기 2300년, 코스모 유키를 필두로 한 고고학자 집단이 안드로메다 성운의 솔로 행성에 탐사차 도착한다. 그들은 솔로에서 미지의 문명과 조우하고 거대한 우주선 솔로와 이데온이라 불리는 거대한 3개의 병기를 발굴하게 된다. 지구인들이 이데온의 복구에 힘을 쓰는 동안, 버프 크란이라 불리는 휴머노이드 에일리언 역시 거신전설을 쫓아 솔로 행성에 발을 들여 놓는다. 갑작스런 이성인과의 조우, 그리고 엇갈린 오해 속에 두 종족간의 전투는 벌어지고, 거대 로봇으로 변신한 이데온에 의한 버프 크란의 패퇴는 지구인과 버프 크란에게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소개>

'기동전사 건담 (1979)' 직후 만들어진 토미노 감독의 로봇물. 후일 조이드 시리즈로 유명세를 타게 되는 토미가 스폰서가 되어 현실적인 병기로서의 건담이 아닌 삼단변신 합체를 보여주는 슈퍼로봇물의 외형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건담의 실패 이후 다시 토미노에게 기존의 공식을 따른 로봇물을 제작하라는 의도였던 같은데, 그 외형과는 달리 내용물은 하드한 SF로서 기동전사 건담을 뛰어넘는 시리어스함에 점보트 3의 충격적인 결말을 넘어서는 일본 만화영화史에 길이남을 문제작이 되었다.

스폰서의 의지대로 완구적 성격이 짙은 삼단변신 합체의 컨셉을 그대로 작품에 도입한 토미노 감독이었지만,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녹여내었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갈등과 대립이라는 테마에, 건담에 이어 이번에도 어느쪽도 옳은 편이 아니다는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호함을 통해 양측이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는 긍정적인 전개가 아닌, 종국에는 모두 파국을 맞는다는 충격적인 전개로 이야기는 흘러갔다. 시리어스한 드라마에 시종일관 우울한 색체로 인해 로봇물에서 드물게 암울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또한, 이데온의 작품색에 맞는 비주얼을 선보이기 위해 그동안 토미노의 작품에서 단골 작화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던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아닌, 극단적인 명암효과와 사실적인 작화로 이름 높은 코가와 토모노리를 영입하였는데, 당대 미형 캐릭터의 묘사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던 야스히코와 대치되는 코가와의 독특한 캐릭터 라인은 작품의 성공과는 별개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높은 지지를 얻어냈고, 결국 '전투메카 자붕글(1982)'과 '성전사 단바인(1983)'에 이르기까지 작화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며, '중전기 엘가임(1984)'와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에 가서는 그의 제자 기타즈메 히로유키가 그 바톤을 이어받게 되니, 작화 면에서 이데온은 토미노 작품의 터닝 포인트이기도 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지나치리지만치 암울하고 어두웠으며, 무거운 주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강대한 에너지 '이데'를 얻기 위해 반목과 갈등을 거듭하는 인류와 버프 크란의 대립은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면들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 사이에 끼어버린 유우키 이하 주인공들조차 뚜렷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체 제어가 불가능한 이데온에 탑승하여 버프크란의 공격을 피하기 바빳으니 여전히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던 당시의 로봇 아니메에 있어서 이데온의 이야기는 재미도 감동도 느끼지 못할 만큼 난해한 것들이었다. 게다가 '무적초인 점보트 3(1977)'에서 그 전조를 보여주었던 캐릭터들의 비극적인 대량 살상은 그 난해함만큼이나 우울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전개는 당연히 스폰서의 불만을 사 방영 내내 토미노와의 갈등을 야기하게 되었고, 기대에 못미치는 완구의 판매실적(디자인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다. 단, 극 중에서 묘사되는 그 파괴력은 모든 로봇물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만큼 무시무시했다.)까지 겹치면서 조기종영이라는 결단이 내려지게 된다. 갑작스런 종결로 인해 마지막 화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 체 되지 않은 체 파국의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고, 기동전사 건담의 후폭풍에 휘말린 체 이데온은 쓸쓸히 무대에서 내려오게 된다.


전설거신 이데온 극장판: 접촉편, 발동편 (1982)


ⓒ SUNRISE

<스탭>

◈ 원작/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타키자와 토시후미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코가와 토모노리
◈ 메카닉 디자인: 히구치 유이치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감독: 스기야마 코이치
◈ 제작: 선라이즈
◈ 저작권: ⓒ SUNRISE
◈ 개봉일자: 1982.07.10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장르/등급: 극장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기동전사 건담의 후폭풍은 건담의 재평가와 함께 극장판의 제작이라는 전기를 맞게 된다. 이 시기는 이데온의 TV 시리즈가 방영되는 시점이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상영된 건담의 첫번째 극장판이 '아니메 신세기 선언'과 같은 사회적인 현상으로 번지면서 그 영향은 같은 형태로 조기종영된 이데온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하여 미처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최종화의 내용과 TV 시리즈의 앞부분을 총집편 형태로 재편집한 극장판 이데온의 기획이 마침내 발동하게 된다.

난해한 내용 덕분에 편집 축약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에 건담과 마찬가지로 몇부작 형태로 제작하려 했던 이데온이었으나 건담보다 더 어둡고 우울한 내용 덕분에 결국 3시간짜리 장편 1부작으로 탄생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TV 시리즈의 암울함과 난해함의 대미를 장식한 전대미문의 극장판 '전설거신 이데온, 접촉/발동편'이다.

조기종영으로 인해 서둘러 마무리되었던 39화의 결말은 원래의 4부로 재구성되었다. 결론적으로 모든 인류가 절멸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동일한 결론으로 가고 있지만, 그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보다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에서 극장판의 충격은 전율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당대의 만화영화, 아니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전멸을 이야기하는 만화영화는 좀체로 보기가 힘들다. (이데온과 같은 시기에 방영된 '우주전사 발디오스(1980)'나, 이데온의 영향을 받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을 제외하고는) 종말론이 대두하던 90년대 말이나 현재의 몇몇 재난영화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고는 하지만, 블록버스터급의 비주얼 묘사에만 그치는 헐리웃들의 영화에 비해 이데온의 종말론은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게 강렬한 잔상을 남기게 되었고, 이로 인해 토미노에게는 '몰살의 토미노'라는 악명이 주어지게 된다.

극장을 찾은 수많은 소년들을 충격에 빠뜨린 이데온의 결말은 그로부터 십오년 뒤 또다른 형태의 인류 멸망의 발동을 알리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안노 히데아키의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Death&Rebirth / End of Evangelion(1997)'이다. 에바의 극장판은 총집편과 라스트 에피소드의 재해석편으로 구성된 2부작이라는 형식에서조차 이데온의 모습을 연상시키는데,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된 것이 아닌, 정상적인 결말(물론, 에바 TV 시리즈의 결말은 그 전개의 충격에 비해 너무도 이상한 형태의 결말에 이르르지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엔딩을 새롭게 쓴 것은 아무리봐도 애초에 이데온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하지만, 정작 토미노 본인은 이러한 안노 감독의 행동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이로 인해 둘의 사이가 소원해지게 되는 결과를 맞이했으니, 현실에서조차 이데온은 사제지간의 파국의 전조를 알린 셈이다.


<참고 포스트>

[1] Sunrise Official Site
[2] Space Runawat Ideon, Wikipedia
[3] 伝説巨神イデオン, Wikipedia Japan
[4] Densetsu Kyojin Ideon(TV), ANN
[5] 전설거신 이데온 1982 by 캅셀, 캡슐☺블로그: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6] 전설거신 이데온,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무적로보 트라이더 G7 (1980), 無敵ロボ トライダーG7 / Trider G7


ⓒ 1980 SUNRISE · SOTSU Agency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 감독: 사사키 카츠토시
◈ 시리즈 구성: 호시야마 히로유키
◈ 캐릭터 디자인: 사사카도 노부요시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작화감독: 카나야마 아키히로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음악: 茅蔵人
◈ 제작: 선라이즈, 나고야 TV
◈ 저작권: ⓒ 1980 SUNRISE · SOTSU Agency
◈ 일자: 1980.02.02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타케오 제너럴 컴퍼니는 사장을 포함해 다섯명 밖에 안되는 영세기업이지만, 토목이나 쓰레기 처리와 같은 소일거리부터 행성개발과 탐사, 지구를 침공하는 정체불명의 괴수들을 물리치는 일까지 못하는 일이 없는 만능회사다. 이런 회사의 엄청난 능력은 외계의 로봇제국에서 망명해온 나바론이라는 과학자가 현재 타케오 컴퍼니의 사장인 타케오 왓타의 아버지에게 선물한 만능 거대로봇 트라이더 G7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데, 사장인 타케오 왓타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 트라이더 G7을 몰 수 있는 유일한 인물, 아니 소년이다.

수업을 받다가도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회사의 전무인 카키코우지씨가 자전거로 타케오 사장을 데리러 온다. 회사주변의 공원 놀이터에 얼굴을 반쯤 내민 체 묻혀있는 트라이더 G7은 로봇제국의 침략을 비롯한 각종 회사 업무가 발생하면 어김 없이 타케오 사장과 함께 일터로 힘차게 출발하는데...


<소개>

무적로보 트라이더 G7이 나온 시점은 꽤 의미있는 시기였다. 직전에 제작되었던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기동전사 건담이 시청률 참패를 겪자(물론, 후일 재방송을 기점으로 건담의 신화가 열리기 시작하지만, 첫방 당시 시청자들의 관심은 냉담할 정도여서 조기조영되는 치욕을 겪었다.) 다시 기존의 로봇 아니메 스타일로 작품 노선이 변경되는 시점에서 제작된 첫번째 작품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작품의 스타일은 건담 이전에 선라이즈가 선보였던 점보트 3이나 다이탄 3의 그것을 물려받은 형태이며, 지상형과 비행형으로 변신하는 로봇완구의 상품가치를 만족시키는 메카닉 컨셉 등 여러 면에서 건담이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을 만족시킨 전형적인 슈퍼로봇 아니메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다만, 이 트라이더 G7은 몇가지 측면에서 이전의 슈퍼로봇들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은 지구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초과학문명 집단과의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측 그룹구성이 이전까지의 연구소 또는 특수부서와 같은 비영리 단체나 초국가적 단체가 아닌 일개 중소기업이라는 점이었다. 이런 기업적인 활동을 강조하기 위해 트라이어 G7은 평상시에는 전투업무가 아닌 운송이나 탐사와 같은 비전투적인 업무까지 맡는 등 여러 면에서 일상생활과 관련된 묘사가 등장하여 이전의 로봇 아니메에 비하여 디테일하고 성숙한 세계관이 도입되고 있었다. 비록 건담의 실패로 인해 과거로 회귀했지만, 로봇 아니메도 전반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일개 기업이 로봇을 사용한다는 이러한 설정은 비슷한 시기 타츠노코 프로가 제작했던 타임보칸 시리즈 '역전 이파츠맨(1982)'의 설정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후일 XEBEC이 제작하게 되는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1999)'의 컨셉과도 연결된다.

ⓒ 1980 SUNRISE · SOTSU Agency

타케오 제너럴 컴퍼니의 모든 임직원들

ⓒ 1980 SUNRISE · SOTSU Agency

수업 중 전무의 출동 콜을 듣고 일어서는 타케오 대표이사 (참...)

<참고 사이트>

[1] Muteki Robo Trider G7 (TV), Anime News Network
[2] 無敵ロボ トライダーG7, Wikipedia Japan
[3] Trider G7,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 · SOTSU Agency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투사 고디안 (1979), 闘士ゴーディアン / Gordian Warrior


ⓒ TATSUNOKO Pro


<정보>

◈ 원안: 야나가와 시게루
◈ 감독: 오치아이 마사무네 (1~35화), 오카자키 쿠니히코 (36~73화)
◈ 시리즈 구성: 야마모토 유우
◈ 캐릭터 디자인: 쿠리 잇페이
◈ 메카닉 설정: 카와모리 쇼지 (스튜디오 누에 소속으로 참여)
◈ 작화감독: 우다가와 카즈히코, 무라나카 히로미, 나카무라 타카시 外
◈ 미술감독: 카토 세이
◈ 음악/노래: 진보 마사아키, 야마모토 마사유키 / 시오미 다이지로 (CBS 소니)
◈ 기획/제작: 쿠리 잇페이, 미야타 토모유키 / 요시다 켄지
◈ 제작사: 타츠노코 프로, 요미우리 광고사, TV 도쿄
◈ 저작권: ⓒ TATSUNOKO Pro
◈ 일자: 1979.10.07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73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혜성의 이상 접근에 의한 대재앙(Big Catastrophe; 원작에서는 영어발음이 안되어 비끄 카타스트로푸 정도로 발음되고 있음.)으로 지구는 천재지변과 함께 수많은 문명이 파괴되고 만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폐허가 된 대지 위에 타운이라는 단위의 도시국가를 만들어 살아가게 된다. 그즈음, 수수께끼의 마독터 군단이 각지의 타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한편, 고아 소년인 다이고 오오타키는 성장하여 죽은 줄로 알았던 아버지가 자신의 기억을 컴퓨터에 이식하고 누이인 히로미와 함께 그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유산이었던 합신로봇 고디안을 받게 된 다이고. 3기의 로봇이 합체하는 고디안은 오로지 다이고만이 조종할 수 있도록 그의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비밀병기다. 고디안의 정체를 숨긴 체 다이고는 미국 서부의 마을 빅토리 타운의 메커니컬 컴뱃 18연대에 입대하게 되는데...


<소개>

히어로물의 본가 타츠노코 프로에서 제작한 로봇 아니메. 타츠노코 최초의 로봇 아니메인 '고왓퍼-5 고담(1976)'을 통해 히어로물에서 서서히 로봇 아니메로의 접근을 모색한 타츠노코의 두번째 로봇물이라 하겠다. 고왓퍼-5 고담의 경우 슈퍼로봇=거대 변신합체로봇이라는 테마에는 다가갔으나, 당시의 늘씬한 슈퍼로봇과는 다른 뚱뚱하고 비대한 몸집으로 이질감을 선사한 반면, 고디안의 경우는 늘씬한 형태의 인간형 로봇이 되었다.

3기의 로봇이 합체하여 하나의 로봇이 된다는 설정은 당시 합체 컨셉 중에서는 꽤 참신한 것이었는데,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주인공 고다이고가 첫번째 로봇 프로뎃사의 몸 안에 포개지고, 다시 프로뎃사가 두번째 로봇 데린가의 안에 포개지며, 마지막으로 데린가가 거대 로봇 가빈의 몸 속에 포개져 고디안으로 완성된다'라는 아이디어는 상당히 이색적이고 독특한 것이었다 하겠다. 합체보다는 합신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로봇이라 하겠는데, 이러한 합체 컨셉은 후일 '육신합체 갓마즈(1981)'에서 몸체가 되는 로봇 스핑크스에 가이아가 들어가는 형태에도 영감을 주고,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1986)'에서는 거의 유사하게 오마쥬되기도 한다.

폐허가 된 지구를 미국의 서부시대와 같은 배경으로 묘사한 부분도 당시의 로봇물과는 다른 신선한 개념이었다.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로봇 아니메의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타츠노코 자체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다 쓴 작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이고의 애완 로봇표범 클린트는 타츠노코의 전작 '신조인간 캐산(1973)'에 등장하는 로봇개 프렌더를 연상시키며, 로봇 내에 위치한 별도의 조종석에서 사람이 조종하는 것이 아닌, 로봇의 특정공간에 사람이 들어가는 컨셉 역시 타츠노코의 '우주의 기사 테카맨(1975)'에서 로봇 베가스의 다리에 들어가 변신하는 테카맨의 것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

일요일 아침 7:00라는 애매한 시간대에 방영한 관계로 시청률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3화라는 긴 방영기간을 모두 채운 것은 스폰서인 포피가 출시한 완구 고디안이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높은 완성도 때문에 잘 팔렸던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 마땅한 경쟁작도 없는 시간대에 완구는 잘 팔리니 굳이 작품을 일찍 내릴 필요는 없었던 듯. 한국에서는 80년대 비디오 업계의 대부 삼부 프로덕션에 의해 비디오로 출시되었고, 그 전에는 프라모델이나 완구로도 등장하는 등, 올드 팬들에게는 꽤 오래된 추억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금에 와서도 한가지 의문점으로 남는 것은 각각의 몸에 포개지는 성격상, 안으로 들어가는 로봇의 팔꿈치 관절은 몸체가 되는 로봇의 어깨 관절에, 무릎관절은 고관절에 포개진다는 점으로 다리를 앞으로 들어올리거나 어깨 관절을 마구 돌릴 경우, 과연 재대로 된 움직임이 가능하겠냐는 것이었다. 로봇이야 그렇다쳐도(덕분에 당시 완구나 프라모델에는 전혀 고관절이 작동이 안되었지만, 최신완구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도록 무릎관절에 기믹이 추가된다.) 주인공 다이고와 합체하는 첫번째 로봇 프로뎃사는 다리를 앞으로 구부릴 경우 다이고의 무릎이 앞으로 꺾이는(!) 대참사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당시의 로봇들이야 모두 합체 메커니즘에서 일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고디안의 경우는 방금 말한 예처럼 조종사의 관절과 연관된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다보니 어린 시절 고관절이 움직이지 않는 프라모델을 두고 수없이 고민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 TATSUNOKO Pro

ⓒ TATSUNOKO Pro

고디안에 타기 위해서는 자신의 팔꿈치와 무릎을 포기해야만 한다. 그렇다. 지구를 지키는 용사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아?


<참고 사이트>

[1] 闘士ゴーディアン, Wikipedia Japan
[2] Gordian Warrior, Wikipedia
[3] 투사 고디안 (闘士ゴーディアン) by 아리엘마스터, 아리엘마스터의 신화
[4] 闘士ゴーディアン / 투사 고디안 / 용사 골디안 by 탁상, 탁상의 먹고사는 이야기
[5] 투사 고디안 by 잭 바워, Your Friendly Neighborhood!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ATSUNOKO Pro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토미노 감독의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목차>


기동전사 건담 (1979), 機動戦士ガンダム / Mobile Suit Gundam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아오키 린'이라는 필명으로 주제가 작사)
◈ 각본: 호시야마 히로유키, 마츠자키 켄이치, 아라키 요시히사, 야마모토 유우, 토미노 요시유키
◈ 스토리보드: 토미노 요시유키, 사다미츠 신야, 야마자키 카즈오, 후지와라 료지 外
◈ 연출: 토미노 요시유키, 사다미츠 신야, 후지와라 료지, 코지카 에이키치, 칸다 타케유키
◈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노래: 와타나베 타게오, 마츠야마 유우지 / 이케다 고
◈ 기획/프로듀서: 선라이즈 / 関岡渉, 大熊信行, 渋江靖夫
◈ 제작사: 선라이즈, 나고야 TV, 소츄 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79.04.07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TVA (43화)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시놉시스>

지구인들이 우주에 삶의 터전을 넓히면서 살아가기 시작하며, 서기가 아닌 우주세기를 사용한지 어언 반세기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인류는 스페이스 콜로니를 구축하고 이 원통형 거주공간에서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구축하여 살게 되지만, 우주 개척민이라는 지구인들의 차별 속에 스페이스 노이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구에 사는 인류인 어스노이드와 달리 참정권과 같은 여러가지 기본적인 권리를 부여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었다. 이즈음, 지온 줌 다이쿤이라는 사상가는 우주에서 태어난 인류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뉴타입론에 입각하여 스페이스 노이드의 권리를 외치며 지온공국을 수립하게 된다.

하지만, 지온 줌 다이쿤은 측근이었던 데긴 소도 자비에 의해 암살되고 권력은 자비 가문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자비 공왕의 장남 기렌 자비는 곧바로 지온의 독립전쟁을 선포한 다음, 레이더 및 전파병기를 무력화시키는 미노프스키 입자와 일반 병기를 상회하는 기동성을 지닌 인간형 기동병기 모빌슈트 자쿠를 도입하고, 콜로니를 지구에 낙하시키는 과격한 방법을 통해 수적으로 우세에 있던 연방군을 제압하게 된다. 연방군은 뒤늦게 모빌슈트의 위력을 절감하고 V작전을 통해 모빌슈트의 연구개발에 힘쓰지만, 파상적인 지온공군의 공세 앞에 지구마저 침공당하며 열세에 몰리게 된다.

한편, 지구로 진격한 지온군이 낯선 환경 속에 연방군과 고착상태에 놓여있던 우주세기 0079년, 연방군의 모빌슈트 개발계획을 눈치챈 지온의 젊은 전쟁영웅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 소령은 연방군 세력권인 스페이스 콜로니의 사이드 7으로 3기의 자쿠를 급파하게 된다. 하지만, 호승심에 불탄 지온병사가 수송중이던 연방군의 모빌슈트를 독단으로 공격하면서 사이드 7은 전화의 불길에 휩싸이고 만다. 연방군 모빌슈트 개발계획의 담당자인 템 레이 중령의 아들로 사이드 7에 살고 있던 내성적인 소년 아무로 레이는 피난 중에 지온군의 습격을 받게 되고, 친구인 후라우 보우와 주민들이 포화 속에 고립된 모습을 보는 순간 충동적으로 수송중이던 연방군의 모빌슈트 건담에 올라타게 되는데...


<소개>

리얼로봇이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킨 최초의 리얼로봇을 표방하는 작품. 이때까지 완구라는 굴레에 갇혀 있던 로봇을 SF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 작품이며, 동시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로봇 만화영화를 성인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여러가지 현실적이고 다양한 인간 드라마를 보여준 선구적인 작품이다. 물론, 나가하마 타다오에 의해 기존 만화영화보다 수준 높은 드라마를 가진 로봇물이 이미 등장하고 있기는 했으나, 그보다 훨씬 현실적인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 처한 아이들과 수많은 사연을 가진 인물들의 삶과 죽음은 당시 로봇물에 비해 보다 더 높은 연령에 적합한 SF 드라마의 모습이었다.

'무적초인 점보트3(1977)'과 '무적강인 다이탄3(1978)'을 통해 스폰서인 클로버에게 만족할만한 성과를 안겨준 토미노 요시유키는 영화학도였던 자신의 정체성과 특유의 반골기질에 의해 보다 더 현실적이고 치밀한 스토리텔링을 만화영화에 도입하고자 했다. 이는 아마도 너무도 유아적이고 낭만적인 당시 로봇 만화영화의 단순한 전개에 대한 일종의 반감으로 보인다. 이미 나가하마 타다오 밑에서 로봇 만화영화의 성장을 지켜본 토미노는, 로맨틱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나가하마와는 달리, 보다 더 하드하고 비극적인 SF를 추구하고 싶었고, 이러한 비참한 현실 속에서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 SF로 기획된 기동전사 건담은 쥴 베른의 모험소설 '15소년 표류기'와 로버트 A. 하인리히의 SF 소설 '우주의 전사', 그리고 본격 SF 만화영화의 시작을 알린 '우주전함 야마토(1974)'의 컨셉을 활용하여 우주 전쟁 속에 휘말린 소년 소녀들과 모빌슈트라는 인간형 병기, 그리고 스페이스 콜로니로 대표되는 우주세기를 창조하게 된다. 여기에 로봇이라는 요소를 주인공 일행이 움직이는 절대병기라는 개념이 아닌, 수많은 병기 중 하나라는 컨셉으로 접근하게 된다. 물론, 건담은 아직 슈퍼로봇의 잔재를 떨어내지 못하고, 단 1기의 시작품이라는 고유성을 부여받고, 1기로 다수의 모빌슈트를 물리치는 초인적인 활약을 펼치지만, 당시로서는 가장 병기의 모습에 가까운 시도였던 셈이다.

SF적 설정과 함께, 다양하고 현실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의 얽힌 인과관계도 만화영화로서는 일보진전한 컨셉이었다. 이제는 전설이 된 지온군의 에이스 파일럿 샤아 아즈나블은 주인공 아무로 레이를 능가하는 인기 캐릭터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으며, 이 외에도 란 바랄, 가르마 자비, 하몬 랄, 마틸다 중위, 라라아 슨, 류 호세이 등 다양한 인물군상과 그들만의 이야기는 로봇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적 비중을 커지게 했다. 상당수의 팬들이 모빌슈트라는 신개념의 로봇과 치밀하고 방대한 우주세기의 설정에 심취하고 있지만, 건담의 진정한 매력은 로봇 만화영화라는 장르의 한계 속에서 보여준 전쟁 드라마라는 스토리에 있다고 하겠다.

당시의 시청층을 고려하지 않은 이같은 과도한 드라마성과 로봇 만화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깬 건담의 이야기는 첫방 당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거기에 완구판매의 부진까지 겹쳐 건담은 49화를 다 채우지 못한 체, 43화로 종영을 맞게 된다. 하지만, 작품을 열렬히 시청하고 있던 일부 시청자들과 잠재해 있던 건담 팬들의 요청에 의해 시작된 재방송부터 건담은 사회적 현상으로 부활하게 된다. 한 자리수에 불과하던 평균 시청률은 첫번째 재방송에서 가뿐하게 10%를 넘기고 82년도의 재방송에 이르르면 25%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건담의 뒤늦은 인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점점 크게 번지기 시작했다. 완구 판매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반다이에서 출시한 프라모델은 고연령대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 컨셉처럼 고연령대의 프라모델 마니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며, 건담의 팬들에 의해 시작된 설정 보강작업은 '건담 센츄리'나 'MSV' 등이 나오는 원동력이 되며, 보다 더 건담의 세계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작품 뿐만 아니라 프라모델과 서적 등으로 미디어 믹스되며 건담은 마침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건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기동전사 건담 사가' 코너의 첫번째 이야기 '기동전사 건담 (3부작)'을 참고하시길.

☞ 기동전사 건담 (1부) - 건담, 대지에 서다. (보러가기)
☞ 기동전사 건담 (2부) - SF 로봇전쟁 드라마의 서막. (보러가기)
☞ 기동전사 건담 (3부) - 부활하는 하야 거인. 발동, 아니메 세컨드 임팩트! (보러가기)


기동전사 건담 (1981)


ⓒ SOTSU · SUNRISE


<정보>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탭: TV 시리즈 총집편으로 상세 스탭진은 TV 시리즈와 동일.
◈ 주제가: 타니무라 신지 (작사,작곡) / 야시기타 가진 (노래)
◈ 기획/제작: 이토 마사노리 / 키시모토 요시나리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1.03.14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재방송으로 인해 건담의 인기가 재점화되자 자연스레 극장판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TV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제작하게 되는 당시의 상당수 작품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건담 역시 자연스레 TV 시리즈의 컷들을 편집한 형태의 작품으로 기획된다. 하지만 총 43화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한 편의 극장판으로 압축하기에는 무리가 따랐고, 이로 인해 1화부터 13화까지의 내용만을 압축한 프롤로그 성격의 극장판이 만들어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 극장판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 제작사측에서는 이번 편의 성공여부를 통해 차기작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로 인해 후일 3부작이 되는 극장판의 첫번째 편에는 1편이라는 부제는 붙지 않는다.

1편의 상영일인 3월에 앞서 2월 22일에는 신주쿠역에서 특별 이벤트인 '아니메 신세기 선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일개 만화영화의 이벤트 행사에 무려 만오천여명의 팬들이 몰려들며, 건담의 인기는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이 자리에는 후일 '중전기 엘가임(1984)'과 '기동전사 제타 건담(1985)'의 메카닉 디자이너로, 그리고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크리에이터로 명성을 떨치게 되는 선라이즈의 신참 애니메이터 나가노 마모루와 건담에서 라라아의 성우를 맡았던 한 케이코가 샤아와 라라아의 코스튬을 입고 등장하여 팬들의 큰 성원을 얻기도 했다. ([1], [3] 참조) 아니메 신세기 선언이 보여준 건담의 파급력은 만화영화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는 후일 오타쿠의 부정적인 측면, 즉 자신의 취미에 과도하게 심취된 나머지 보편적인 사회적 관계를 거부하는 지나치게 맹신적인 팬덤을 양산하게 되는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이기도 하지만, 당시로서는 실로 놀라운 기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기동전사 건담 II - 슬픈 전사 (1981)


ⓒ SOTSU · SUNRISE


<정보>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탭: TV 시리즈 총집편으로 상세 스탭진은 TV 시리즈와 동일
◈ 주제가: 아오키 린 (작사) / 이노우에 다이스케 (작곡, 노래)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1.07.11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극장판 1부의 대성공으로 건담 3부작은 온전히 3부작으로 방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당시 TV 시리즈를 감독이 연출한 직후에 총집편 극장판의 경우는 판권을 갖고 있는 방송사와 제작사가 임의로 연출가를 선임하여 편집 방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미래소년 코난(1978)'의 경우도 방송사인 NHK가 미야자키와의 상의 없이 임의로 편집하여 극장판으로 제작하는 바람에 미야자키가 진노하기도 했는데, 토미노 감독은 이를 염두에 두었는지 애초에 극장판 감독 역시 자신이 맡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게 된다. 이리하여 건담의 극장판은 온전히 토미노 요시유키의 의도대로 편집되어 극장에 상영되었다. 

극장판 2부는 TV 시리즈 16화부터 31화까지를 편집한 작품으로, 코어 부스터와 같은 극장판 오리지널 메카가 등장하는 등, 일부 신작 컷도 눈에 띈다.([3] 참조) 작사가인 아오키 린은 토미노 요시유키의 필명이기도 하다.


기동전사 건담 III - 해후의 우주 (1982)


ⓒ SOTSU · SUNRISE


<정보>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스탭: TV 시리즈 총집편으로 상세 스탭진은 TV 시리즈와 동일
◈ 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 주제가: 아오키 린 (작사) / 이노우에 다이스케 (작곡, 노래) / 사기쓰 시로 (편곡)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에이전시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82.03.13
◈ 장르: SF, 드라마, 리얼로봇, 액션, 전쟁
◈ 구분/등급: 극장판 / 중학생 이상 관람가 (PG-13)


<소개>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되었던 TV 시리즈의 이야기를 그린 32화부터 43화까지의 편집판. 병으로 인해 TV 시리즈 후반부에 제작일선에서 물러났던 작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TV 시리즈에 사용된 원화를 자신이 일일이 직접 수정하여 그려냄으로써 TV 시리즈의 영상을 기대하여 TV 시리즈를 방영한 뒤 극장을 찾은 건담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주었다. 3편인 해후의 우주편은 극장 아니메의 대표적인 캐쉬 카우라 할 수 있는 도라에몽 극장판 시리즈를 뛰어 넘어 82년도 아니메 흥행랭킹 1위, 전체 극장 흥행랭킹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참고 사이트>

[1] 機動戦士ガンダム, Wikipedia Japan
[2] Gundam, Wikipedia
[3] 기동전사 건담(機動?士ガンダム) 1981-1982,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미래로봇 달타니어스 (1979), 未来ロボ ダルタニアス / Daltanias


ⓒ TOEI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전반부) / 사사키 카즈토시 (후반부)
◈ 각본: 스즈키 요시타케, 타구치 카즈히코, 츠지 마사키 外
◈ 스토리보드: 사사키 카즈토시, 타카하시 모토스케 外
◈ 캐릭터 디자인 원안: 유키 히지리, 카나야마 아키히로
◈ 메카닉 디자인: 서브마린, 무라카미 카즈시, 이즈부치 유타카 (디자인 협력)
◈ 작화감독: 카네야마 아키히로, 사사카도 노부요시, 타카하시 모토스케 外
◈ 미술감독: 内田建彦
◈ 음악/노래: 쯔즈이 히로시 / 호리에 미츠코 外
◈ 프로듀서: 이이지마 타카시, 스즈키 타케유키 
◈ 제작사: 도에이, 도쿄 12채널, 선라이즈 (협력)
◈ 저작권: ⓒ TOEI
◈ 일자: 1979.03.21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7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시놉시스>

서기 1995년. 인류는 외계 침략자 자루 성간제국에 의해 손을 쓸 사이도 없이 정복 당하고 만다. 자루 성간제국의 지배 하에 비참한 삶을 이어가는 지구인들. 전쟁고아인 다테 켄토와 히이라기 단지, 시라토리 사나에, 하타 타노스케 등 7명의 아이들은 우연치 않게 피신한 한 동굴의 지하 속에서 거대한 우주선과 알 박사를 만나게 된다. 알 박사는 자루성단에 의해 고향별인 에리오스가 멸망 당하고 지구로 피난해 있던 우주인이었다.

알 박사와 우주선이 기동하자 이를 감지한 자루 성간제국의 공격이 개시되고, 자루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알 박사는 켄토와 단지를 각각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와 비행형 메카 검퍼에 탑승시켜 자루 성간제국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게 된다. 그러나, 이 미지의 메카인 아틀라스와 검퍼는 아직 완전한 머신이 아니었다. 스스로의 의사로 움직이는 기계 사자 베라리오스와 합치는 순간 자루 성간제국군도 두려워하는 거대로봇 달타니어스로 변신하게 되는것이다.


<소개>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부터 '초전자머신 볼테스 V(1977)'과 '투장 다이모스(1978)'에 이르기까지 '낭만로봇 시리즈'라 불리는 독자적인 컨셉을 선보이며 70년대 후반의 로봇물의 트렌드를 다시 쓴 나가하마 감독은 투장 다이모스에서 기대 이하의 시청률과 완구판매 부진에 따른 스폰서와의 갈등으로 작품이 조기 종영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작품이 조기종영된 만큼 그 시간을 메꿀 다른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아사히 TV는 도쿄 12채널과의 협약을 통해 '배틀피버 J'라는 전대물 시리즈를 가져오게 된다.(일본 위키 및 키웰님 포스팅 참조) 당연히 프로그램을 가져간 도쿄 12채널로서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터, 이로 인해 다이모스의 조기 종영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다시금 나가하마 타다오의 새로운 로봇 아니메가 도쿄 12채널의 전파를 타게 되니 이것이 바로 나가하마 타다오의 최후의 로봇 아니메 '미래로봇 달타니어스' 인 것이다.

전작인 다이모스를 통해 스폰서의 과도한 압력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나가하마는 이번에는 스폰서에게 메카닉의 전권을 위임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시금 변신합체 로봇이 등장하게 되는데, 전작과의 차별을 위해 이번에 부여된 컨셉은 바로 야수라는 컨셉의 도입이었다. 거대한 사자모양의 메카닉이 로봇의 일부가 되어 가슴에 거대한 사자의 얼굴을 드러낸 체 합체한 달타니어스의 모습은 당시로서는 너무나 매력적인 모양새가 아닐 수 없었다. 로봇의 얼굴 외에 신체에 또다른 얼굴이 있는 컨셉은 이전에 나가이 고의 '그레이트 마징가(1974)'에 등장한 미케네 제국의 로봇에서 볼 수 있듯이 강렬한 야만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주역 메카에 있어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컨셉이었던 셈이다. 후일 사자로봇 5대가 합체하는 '백수왕 고라이온(1981)'부터 선라이즈 최후의 용자물 '용자왕 가오가이거(1997)'에 이르기까지 이 야수적 컨셉이 자주 애용됨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삼총사의 컨셉을 도입했다고 알려지는데, 이것은 스토리가 아닌 달타니어스의 메카닉 디자인(총사의 십자가 문양이 로봇에 표시)과 무기 시스템(검)에만 영향을 준 것이다.

투장 다이모스에서 과도한 드라마성으로 인해 스폰서와의 불협화음을 일으켰던 나가하마는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버린 듯 싶다. 콤배틀러 V부터 계속적으로 높아지던 주인공의 연령대가 달타니어스에 와서는 다시 어린 소년 소녀들로 낮아진 것은 바로 이러한 부분은 의식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유의 드라마적 감성은 유효해서 전쟁 통에 가족들을 잃어버린 그들의 불우한 사연과 긍정적인 그들의 성장기를 로봇 드라마 군데군데 넣어주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뒤에서 등장하는 복제인간과 그들에게 얽힌 기구한 이야기는 복제인간이라는 소재가 너무도 낯선 1970년대 후반, 만화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이버펑크적 색체마저 띄고 있다. 결국, 전작에서 지적되었던 드라마적 감성을 굽히지는 않은 셈이다. (달타니어스에서 등장하는 복제인간에 얽힌 에피소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2005년작 '아일랜드'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즉, 시대를 앞서간 이야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복제인간 이야기)는 작품의 중, 후반부에 등장하는 것들이었고, 이러한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달타니어스의 시청률은 기대치 이하였다. 투장 다이모스의 재현을 우려한 스폰서 업체의 당연스러운 간섭이 시작될 무렵, 나가하마 감독은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를 연출하기 위해 홀연 달타니어스에서 손을 떼게 된다. 이것은 나가하마 감독이 이미 달타니어스 연출에 어떤 미련도 갖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며, 그만큼 완구 스폰서의 도를 넘은 간섭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까지 로봇 아니메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시는 아니었을까 싶다. 결국 감독 자리는 연출을 맡고 있던 사사키 카즈토시에게로 돌아갔는데, 희한한 것은 이후에도 복제인간의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시리어스한 전개는 그대로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사키 감독이 나가하마의 연출 스타일을 뚝심있게 이어갔다는 이야기도 되겠지만, 고가로 출시된 달타니어스 완구가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불티나듯 팔려나가면서 스폰서가 굳이 작품에 간섭을 할 필요가 없었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가의 로봇완구의 성공 가능성과 시청률과 완구 판매에는 불변의 상관관계가 없음을 달타니어스가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나가하마의 조기 하차로 결국 달타니어스는 낭만로봇 시리즈의 마지막 칸에는 오르지 못하며, 이 전설적인 시리즈의 후광에서 한발짝 밀린 판정을 받게 되지만, 복제인간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로봇 만화영화에 대입한 스토리텔링은 지금에 이르러서도 상당히 성숙한 관점으로 인정받을만 하다. 이후 사사키 카즈토시는 선라이즈의 '무적로보 트라이더 G7(1980)'과 '최강로보 다이오쟈(1981)'를 계속 연출하면서 나가하마 감독이 포기한 슈퍼로봇 아니메의 끈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나가하마의 퇴장과 함께 마침내 로봇 아니메는 새로운 레전더리의 탄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TOEI


☞ 달타니어스에 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보러가기: 미래로봇 달타니어스(未来ロボ ダルタニアス)(1979) by 키웰 (보러가기)
☞ 달타니어스에 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24[미래로보 달타니어스] by 바아킨 (보러가기)


<참고 사이트>

[1] 未来ロボ ダルタニアス, Wikipedia Japan
[2] Mirai Robo Daltanias (TV), ANN
[3] 미래로보 달타니어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무적강인 다이탄 3 (1978), 無敵鋼人ダイターン3 / Daitarn 3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야다테 하지메, 토미노 요시유키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아라키 요시히사, 호시야마 히로유키, 요시카와 소지 外
◈ 스토리보드: 오노야 미노루, 사다미츠 신야, 히로카와 카즈유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시오야마 노리오, 오쿠니 이치카즈(小国一和)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작화감독: 토미자와 카즈오, 야마자키 카즈오, 가토 시게루 外
◈ 미술: 메카맨
◈ 오프닝 애니메이션: 카나다 요시노리
◈ 음악/노래: 와타나베 타케오, 마츠야마 유지 / 후지와라 마코토 (오프닝)
◈ 기획/제작: 선라이즈 /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 에이전시, 나고야 TV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78.06.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화성에 기반을 둔 메가노이드 종족은 화성 개척을 위해 사이보그가 된 사람들로, 메가노이드의 총수인 돈 자우저는 전인류의 메가노이드화를 목표로 지구 침공을 개시한다. 메가노이드에 의해 부모를 잃고 지구로 피신한 하란 재단의 젊은 총수 하란 반죠는 이들 메가노이들과 맞서기 위해 스스로 거대로봇 다이탄 3에 탑승한다. 충실한 집사인 게리슨과 육감적인 금발 미녀인 비서 타치바나 뷰티가 반죠의 뒤를 지원해주는데다가 여기에 인터폴 출신의 지적인 미녀 산죠 레이카가 메가노이드를 조사하던 중 반죠의 도움을 받으며 가세한다. 부잣집 도련님에 그녀를 따르는 두 명의 미녀, 거기에 이것저것 뒤를 봐주는 충직한 집사까지 무엇하나 부러울 것 없는 반죠이지만, 메가노이드와 그의 과거에는 어두운 과거가 숨겨져 있었는데...


<소개>

'무적초인 점보트 3(1977)'에 이은 선라이즈의 두번째 자체제작 로봇물이자 토미노 요시유키의 세번째 로봇물. 점보트 3부터 다이탄 3, 그리고 '무적로보 트라이더 G7(1980)'으로 이어지는 무적로보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점보트 3와 마찬가지로 타이틀에 3이라는 숫자가 대입되었는데, 콤바트라 V나 볼테스 V가 5기 합체에 5인이 조종한다는 점에서 V라는 로마숫자를 타이틀에 넣은 것과 같은 의도로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3기 합체에 3인 조종방식의 점보트 3에 비해 다이탄 3은 3기 합체도, 3인 조종도 아닌 합체 기능이 제거된 하란 반죠 1인이 조종하는 거대로봇이다. 다만 비행기와 탱크, 로봇 형태의 3가지 형태로 변신이 가능하다.

전작에서 궤멸과 몰살의 전조를 보이며 로봇물에서 이례적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준 토미노이지만, 이번에는 왠일인지 상당히 밝은 형태의 활극으로 승부를 걸었다. 아무래도 점보트 3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로 보이지만, 역시 토미노답게 그 기저에는 비극적인 노선이 깔려 있다. 하란 반죠와 대적하게 되는 메가노이드의 수장 돈 자우저와 그의 오른팔 코로스가 하란 반죠의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설정, 거기에 괴력을 가진 하란 반죠의 실제 정체가 인간이 아닌 메가노이드가 아닌가 하는 의문점 등 여러가지 설정이 깔려 있지만 실제 작품 내에서는 이것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부모를 잃고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부자짓 도련님, 거기에 각종 전투보조 업무를 수행하고 메카닉에도 일가견이 있는 집사라는 설정은 아무리봐도 배트맨의 컨셉을 가져왔다고 보여진다. 여기에 타치바나 뷰티와 산죠 레이카라는 매력적인 미녀 캐릭터의 등장은 여러모로 007 시리즈의 본드걸을 연상시키기도. 로봇물이지만 이런 점에서 성인 액션물의 요소를 차용한 코믹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여타의 로봇물과는 또다른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다.

메카닉 디자인은 오카와라 쿠니오가 맡았다. 타츠노코 프로에 몸을 담고 있던 그는 타츠노코에서 나와 나카무라 미츠키와 함께 디자인 오피스인 메카맨을 설립하고 '합신전대 메칸더 로보(1977)'에서 메카닉 디자인을 맡으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번 다이탄 3를 통해 마침내 선라이즈와 조우하게 된다. 이듬해 '기동전사 건담(1979)'를 통해 메카닉 디자이너로서 큰 명성을 떨치게 되니 선라이즈를 선택한 오카와라 쿠니오로서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라 하겠다. 메카맨 오피스는 볼테스 V와 점보트 3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미술작업으로 참여하고 있었기에 선라이즈와 이전부터 인연이 있어왔던 셈. 나카무라 미츠키도 후일 기동전사 건담의 배경미술 감독으로 큰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매력적인 다이탄 3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높은 시청률과 호조의 완구판매라는 결과로 다가왔다. 이에 마침내 토미노 요시유키는 스폰서인 클로버에게 이번에는 자신의 뜻대로 작품을 연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바야흐로 로봇아니메와 아니메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이건 좀 의도적으로 올렸.... ⓒ SOTSU · SUNRISE

ⓒ SOTSU · SUNRISE / ⓒ Tokuma Shoten



<참고 사이트>

[1] 無敵鋼人ダイターン3, Wikipedia Japan
[2] Invincible Steel Man Daitarn 3, Wikipedia
[3] Muteki Kojin Daitarn 3 (TV), ANN
[4] 무적강인 다이탄 3, 엔하위키 미러
[5] 로봇대백과 사전 3 [무적강인 다이탄 3] by 바이칸, 바이칸의 비주얼아일랜드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투장 다이모스 (1978), 闘将 ダイモス / Daimos


ⓒ TOEI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총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 연출: 요코야마 유이치로, 키쿠치 카즈히토, 사사키 카츠토시 外
◈ 스토리보드: 야스히코 요시카즈, 타카하시 모토스케, 키쿠치 카즈히토, 사사키 카츠토시 外
◈ 각본: 타구치 쇼이치, 사쿠라이 마사아키, 고부 후유노리 外
◈ 캐릭터 디자인: 유키 히지리
◈ 메카닉 디자인: 스튜디오 누에, 이즈부치 유타카 (디자인 협력)
◈ 작화감독: 카나야마 아키히로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
◈ 기획: 오치아이 카네타케, 이이지마 타카시, 스즈키 타케유키
◈ 제작사: 도에이, TV 아사히, 선라이즈
◈ 저작권: ⓒ TOEI
◈ 일자: 1978.04.01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고향별을 잃어버리고 우주를 떠돌다 지구로 찾아온 바암성의 외계인들은 아름답고 푸른 별 지구에 정착하기 위해 지구인들과 평화협상을 시도하게 된다. 류자키 박사를 포함한 지구인 대표단과 리온 대원수를 주축으로 한 평화협상이 진행되던 도중, 리온 대원수가 누군가에 의해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리온 대원수의 아들인 리히텔은 이것을 지구인의 음모로 단정하고 그 자리에서 지구인들에게 응전을 명한다. 이 난리 중에 류자키 박사를 위시한 지구인 대표단들이 죽음을 당하며 리히텔의 동생인 에리카마저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바암성인과 지구인들은 피할 수 없는전쟁의 소용돌이 휘말리게 된다.

한편, 우주비행사로 우주선 스페이스 다이모빅에 새로운 에너지원 다이모라이트를 싣고 지구로 귀환하던 류자키 박사의 아들 카즈야와 그의 동료 쿄시로는 바암성인의 지구 침공 사실과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다. 이즈미 박사가 개발한 거대로봇 다이모스에 다이모라이트를 탑재하여 아버지의 원수 바암성과의 결전을 준비하는 카즈야. 그러나 전투 중 기억을 잃고 배회하던 여인 에리카를 만나게 되는데... (바이칸님의 '아니메 집중 분석 23 투장 다이모스' 참조)


<소개>

나가하마 타다오의 낭만로봇 제3부작. '초전자'라는 소제목을 쓰던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에 비해 이번에는 '투장'이라는 부제를 사용하고 있다. 작품의 성격 자체가 기존의 두 시리즈와는 다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볼테스 V에서 로봇 만화영화의 고급화를 이끈 유키 히지리가 이번에도 캐릭터 디자인을 맡으면서 낭만로봇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어주고 있으며, 도에이 본사가 기획하고 선라이즈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TV 아사히가 방영하는 구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도에이 동화의 마그네 로보 3부작(강철로보 지그, 마그네로보 가킨, 초인전대 바라타크), 그리고 선라이즈 단독제작물인 속칭 무적로보 3부작(무적초인 점보트 3, 무적강인 다이탄 3, 무적로보 트라이더 G7)과 함께 나가하마 타다오의 대표적인 3부작 시리즈로 로봇 아니메史에 한획을 긋게 된다.

이번 작품은 변신합체 컨셉을 대입한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와는 달리, 합체 컨셉을 배제한 변신로봇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형태로 변신 전의 트레일러가 전투능력을 지닌 병기보다는 그저 이동 형태의 모습에 그친다는 점에서 기존 두 작품에서 보여준 변신합체의 컨셉 자체가 모두 배제된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완구로서의 가치가 이전 시리즈의 것들만 못하다는 뜻이기도 했으며, 이러한 변신 합체 컨셉의 배제는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변신합체 장면의 삭제를 가져오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여유 시간만큼 나가하마 감독이 공을 들인 것은 바로 드라마성의 강조였다.

이를 위해 이전의 로봇 만화영화에서 간헐적인 에피소드로 사용되었던 적과의 로맨스가 이 작품의 메인 테마로 자리하게 된다. 스토리 컨셉 자체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적측의 주요 인물인 에리카와 다이모스의 파일럿 카즈야와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강조된 작품이었던 것이다. 주적인 바암성의 인물들도 모두 악인이 아니다라는 나가하마의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거기에 지구인 쪽에도 악한 인물들이 있다는 설정을 가해 드라마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볼테스 V의 비극적인 미남 악역 하이넬을 계승하는 리히텔 제독과, 일본의 방위청 장관으로 편향적 시각과 출세욕에 눈이 먼 잔인한 인물 미와의 경우가 바로 이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캐릭터들이라고 볼 수 있다.

카즈야와 에리카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테마였지만, 인간 본연의 선함이라든지 로맨틱한 결말을 선호하는 나가하마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의해 작품의 이야기는 결국 화해와 평화라는 대단원의 테마로 귀결되는 착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비극적인 설정을 캐릭터에게 부여하되 그 결말에 있어서는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낭만 로봇 시리즈의 전형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변신합체 컨셉이 사라지면서 밋밋해진 로봇 액션 부분에서는 육탄격투전을 수행하는 격투로봇이라는 컨셉이 적용되게 된다. 격투로봇을 조종하는 이론적 조종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종사의 몸에 케이블이 연결되는 설정은 당시 로봇 아니메에서 신선한 설정이기도. 드라마성의 강조와 함께 5인 전대의 캐릭터를 2명의 조종사로 줄이는 것 역시 격투 로봇이라는 다이모스의 컨셉에 맞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조종방식은 한국의 경우 '로보트 태권 브이(1976)'에서 먼저 선보인 방식이기는 하지만, 케이블과 같은 격투용 조종방식을 위한 설정에 있어서는 역시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일본의 다이모스가  앞서 있다고 하겠다.

다만, 격투로봇이라는 특성상 이전의 무기중심의 로봇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TV 시리즈에서 작화부분에 큰 부담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가장 흥미진진하다 할 수 있는 변신합체 장면의 생략과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선보여야 하는 격투 로봇이라는 부담, 거기에 다양한 무기 시스템이 거세된 다이모스는 여러 면에서 전작에 비해서는 로봇으로서의 매력이 감소된 것도 사실. 시청률에 있어서는 볼테스 V와 비슷한 정도였으니 이러한 로봇 자체로서의 맹점에 비해 작품 자체는 좋은 반응을 얻었던 셈이다. 다만, 문제는 완구판매에 있었는데 변신합체 컨셉이 빠지면서 밋밋해진 완구로서의 가치 때문인지 완구판매는 부진했었고, 이로 인해 스폰서와 제작진과의 불협화음이 일어나게 된다. 이전작에서 스폰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서 드라마적 완성도에 치중한 나가하마 감독으로서는 조금 이례적인 상황에 처한 셈이다.

완구판매의 부진과 스폰서와의 불협화음은 드라마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던 작품의 발길을 조여오게 되었고, 이로 인해 다이모스는 44화로 조기종영되며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계속적으로 낭만로봇 시리즈를 이어가고자 한 나가하마 감독은 이어서 네번째 작품인 '미래로봇 달타니어스(1979)'를 연출하지만, 저조한 시청률과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의 연출을 위해 시리즈 중반 작품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결국 사실적인 낭만로봇 시리즈는 다이모스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디어 소프트로 발매되지 못하던 비운의 낭만로봇 3번째 시리즈는 2007년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DVD로 그 부활을 알리게 된다.

ⓒ TOEI / ⓒ Tokuma Shoten


☞ 투장 다이모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투장 다이모스>(闘将ダイモス)(1978) 낭만로봇 3부작의 대미 by 키웰
☞ 투장 다이모스에 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23 [투장 다이모스]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闘将ダイモス, Wikipedia Japan
[2] General Daimos Credits, EncicloRobopedia
[3] 투장 다이모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무적초인 점보트 3 (1977), 無敵超人ザンボット3 / Zambot 3


ⓒ SOTSU · SUNRISE


<정보>

◈ 원작: 스즈키 요시타케, 토미노 요시유키
◈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고부 후유노리, 아라키 요시히사, 요시카와 소지 外
◈ 연출/스토리보드: 토미노 요시유키, 사다미츠 신야, 히로카와 카즈유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야스히코 요시카즈
◈ 메카닉 디자인: 히라야마 료지 / 오카와라 쿠니오, 스튜디오 누에 (디자인 협력)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주제가: 와타나베 타케오, 마츠야마 유지 / 호리 코이치 外 (노래) 
◈ 기획: 선라이즈
◈ 제작사: 선라이즈, 소츄 에이전시, 나고야 TV
◈ 저작권: ⓒ SOTSU · SUNRISE
◈ 일자: 1977.10.08
◈ 장르: SFf, 퍼로봇,액션
◈ 구분/등급: TVA (23화) / 초등생 이상가 (PG)


<시놉시스>

정체불명의 외계인 가이조크의 침략으로 모성을 잃고 지구로 피신하게 된 비알성인의 생존자인 진 일가. 지구에 도착한 진 일가는 각각 진, 카미에, 카미기타의 세가문으로 나뉘어져 살아가게 된다. 가이조크가 머지 않아 지구에도 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을 한 카미기타 가문의 헤이자에몬 장로는 지구에 묻혀진 비알 성인의 유물인 이동요새 킹 비알과, 변신합체 로봇 점보트 3를 발굴하는 한 편, 진 가문의 캇페이와, 카미에 가문의 우츄타, 그리고 자신의 손녀인 키미기타 가문의 케이코 셋을 점보트 3의 파일럿으로 키워 다가오는 가이조크의 침략에 맞서게 하는데...


<소개>

'용자 라이딘(1975)'을 통해 로봇 아니메에 발을 들인 선라이즈는 도에이 동화의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와 '초전자머신 볼테스 V(1977)'의 하청작업을 통해 히트 로봇 아니메의 제작경험을 쌓게 된다. 비록 나가하마 타다오라는 불세출의 연출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으나, 이 작품들이 이 정도의 완성도를 내는데 있어서 선라이즈가 보여준 능력은 영세 제작사로서는 돋보이는 것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SF 창작집단인 스튜디오 누에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빼놓을 수 없기는 하다.)

특히, 라이딘을 통해 연출가로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던 토미노 요시유키는 나가하마 타다오 밑에서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의 연출과 콘티를 맡아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거장의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한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로맨티스트적인 세계관을 보여준 나가하마 감독과는 달리, 영화학도 출신이자 현실주의자였던 토미노는 드라마와 로봇 아니메를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나가하마의 노하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데, 그것이 토미노의 두번째 로봇 아니메이자 리얼로봇과 슈퍼로봇 사이의 전환기를 마련하게 되는 '무적초인 점보트 3 (1977)'인 것이다.

토호쿠 신사(東北新社)의 자회사로 선라이즈와의 공동출자로 출범한 창영사(創映社)는 토호쿠 신사로부터 독립하여 선라이즈와 합병한 후, 독자적인 로봇 만화영화를 만들어 자사를 홍보코자 했다. 여기에 자사의 이미지 향상을 노리고 있던 완구업체 클로버가 가세하여 스폰서와 제작사라는 구도가 형성된다. 또한 소규모 광고 에이전시인 소츄 에이전시를 통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초기 선라이즈의 사업구도가 구색을 갖추게 된다. ([1] 참조)

당시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합체로봇물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던 선라이즈였기에 자연스레 로봇의 컨셉 역시 이들 두 작품의 영향을 받게 된다. 다만, 5기 합체의 컨셉은 점보트 3에 와서 3기 합체로 간소화하게 되는데, 일각에서는 아직은 영세한 규모와 부족한 노하우를 가진 선라이즈의 작업량을 줄이자는 의도와 함께, 중소업체였던 클로버가 5기 합체라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구현할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1] 참조) 어찌되었건 간에 3기 합체라는 이 컨셉은 차기작 '무적강인 다이탄 3(1978)'을 거쳐 '전설거신 이데온(1980)'에 까지 이어지면서 선라이즈 변신합체 로봇의 어떤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다. (건담 역시 상반신과 하반신, 그리고 코어파이터로 3단 분리되니 3기 합체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고도 봐야할지도)

점보트 3은 총을 사용하는 거대 로봇이라는 개념과 함께 양산형 로봇이 등장하는 병기적인 컨셉이 도입되는 리얼로봇의 초창기 모습이 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토미노 스타일의 현실적이고 비극적인 드라마가 도입되었다는 점에 그 진정한 의의를 찾아야 할 듯 싶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주변의 인물들이 차례로 희생되고, 외계인의 침략을 불러오는 원흉이라며 주인공들이 사람들에게 매도당하며, 이로 인해 주인공들이 전투중에 부서지는 건물과 주변상황을 의식해야 하는 등, 기존의 로봇 아니메에서는 보기 힘든 드라마적인 모습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표현에 있어서도 로맨티스트였던 나가하마의 그것과는 달리 지극히 현실적이고 비관적이어서 보는 내내 어린 시청자들에게는 어필할 수 없는 시리어스함이 가득한 작품이라 하겠다.

특히, 최종결전에 이르러 하나둘씩 생을 마감하는 주조연급의 희생은 로봇물을 넘어 아니메로서는 이례적인 충격의 장면이기도 했는데, 3인의 주인공급 인물들 중 오로지 캇페이만이 살아남아 지구에 귀환하여 절규하는 모습은 로봇물로서는 이례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그로 인해 그동안 주인공들을 박해하던 지구인들이 캇페이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감격스러운라스트조차 해피엔딩이 아닌 쓸쓸한 느낌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적은 편수에 우울하고 충격적인 전개였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으며 완구판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 결국, 이 아슬아슬한 전개가 성공적인 결과물로 자리하게 되면서 선라이즈는 차기작을 제작할 수 있는 탄력까지 얻게 되니 상업적인 면에서나 작품 내적인 면에서나 점보트 3의 성공은 드라마틱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점보트 3가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면, 토미노의 의지는 다시 한 번 꺾일 수 밖에 없었으며, 불과 3년도 체 안되는 훗날 일어나게 되는 기동전사 건담의 신화 역시 어떻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 SOTSU · SUNRISE

ⓒ SOTSU · SUNRISE



<참고 사이트>

[1] 無敵超人ザンボット3, Wikipedia Japan
[2] 무적초인 점보트 3, 엔하위키 미러
[3] 거대로봇 연구서설 - 볼테스 대 점보트 편 by 백금기사, 백금기사의 舊 연구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초인전대 바라타크 (1977), 超人戦隊 バラタック / Balatack


ⓒ TOEI Animation

<정보>

◈ 원작: 이케바라 시게토, 小林檀
◈ 총감독: 니시자와 노부타카
◈ 시리즈구성: 마루야마 마사오 
◈ 캐릭터 디자인: 코마츠바라 카즈오
◈ 메카닉/미술 디자인: 츠지 타다나오
◈ 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주제가: 코모리 아키히로 / 미즈키 이치로 (노래)
◈ 기획: 요코야마 켄지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7.07.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1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지구에서 11광년 떨어진 엡실론 별의 총통 샤이딘은 행성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가토 박사가 개발한 이론에 흥미를 갖고 친선사절단인 샤이니잭을 지구에 파견하여 가토 박사와 공동개발을 제안하고자 했다. 하지만, 샤이니잭의 책임자인 사령관 고르테우스는 개인적인 욕심에 눈이 멀어 가토 박사를 납치하고 단독으로 지구 침략을 개시하게 된다.

영문도 모른체 미식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던 가토 박사의 둘째 아들 유지는 갑작스레 4명의 젊은이들에게 이끌려 다목적 변신 로봇 바라타크에 올라타게 된다. 초능력을 가진 5명의 젊은이들이 힙을 합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바라타크. 유지 역시 나머지 4명처럼 초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바라타크는 지구방위를 위해 비밀리에 만들어진 로봇으로, 마침내 5인의 힘에 의해 지구 침략을 개시한 고르테우스 총통과 맞서 싸우게 된다.


<소개>

'강철 지그(1975)', '마그네로보 가킨(1976)'에 이어 제작된 세번째 마그네로보 시리즈. 일부에서는 마그네로보 시리즈에서 강철 지그를 빼고 '대공마룡 가이킹(1975)'을 넣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타카라에서 출시된 구체 관절과 자석부품을 지닌 로봇 완구 강철 지그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시작된 브랜드가 마그네 로보이기에 가이킹보다는 지그를 포함시키는 것이 맞다고 보여진다. (가이킹은 작품 내에서 특별히 마그네로보의 정체성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그네로보 라는 타이틀은 두번째 작품인 가킨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본격적인 마그네로보 시리즈는 가킨과 바라타크 두 작품이라고 봐도 될 듯 싶다.

강철 지그를 끝으로 나가이 고와 사실상 결별한 도에이였지만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차기작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나가이 고에게서 아이디어를 구걸(좀 표현이 과격하지만 어떻게 보면 구걸이 맞지 않을까 싶다)하여 만든 가이킹에 이어 가킨 역시 강철 지그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작품이었기에 바라타크는 그런 면에서 도에이가 마그네로보 시리즈를 확실히 자기화시킨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5인전대라는 설정은 아무래도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로 당시 로봇 아니메의 트렌드를 좌지우지 하던 나가하마 타다오 작품들의 인기요소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메카닉 디자인에 있었는데, 다소 우스꽝스러운 산업용 로봇같은 인상을 풍기는 디자인으로 인해 바라타크는 스스로의 상품가치를 깎아 내리게 된다. 전 시리즈인 지그나 가킨의 경우는 기괴한 외모였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의 멋과 스타일리쉬함이 살아있었으나 바라타크의 경우는 일반적인 슈퍼로봇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인해 멋진 주역메카를 기대하던 아이들에게는 많은 실망감을 주었을 듯. 더군다나 당시는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와 같이 멋드러진 변신합체를 보여주는 로봇 완구가 등장한 이후인지라 상대적으로 열악한 외모가 더더욱 경쟁력을 상실했을 터이다. (그 독특한 모양새 덕분에 오히려 요즘 보면 신선한 느낌도 있다.)

주인공들이 바라타크에 직접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합체 비행선인 펜타고라스에 탑승하여 초능력으로 바라타크를 움직이는 것은 이색적이다. 여기에 마그네 시리즈의 특성을 적극활용하여 자유롭게 파츠를 교환하여 물속과 땅속 등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컨셉은 다른 로봇물에서는 보기 힘든 신선한 모습이었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도 당시 로봇물과는 달리 코믹한 요소를 대거 도입하였는데, 아동틱한 로봇 디자인과 함께 이러한 모습은 당시 로봇물의 시청층이 점차 고연령대로 이전하는 것과는 달리 역행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적측인 엡실론의 우주인들은 파충류 인간들인데, 그 모습 역시 아동용 만화영화에서 볼법한 디자인이다. 컨셉면에서나 이야기면에서 일부분은 타츠노코적인 취향이 엿보인다.

국내 렌탈 비디오 시대가 열리면서 타이거마스크 2세와 함께 당시 아니메 비디오의 첫 신호탄을 알린 작품으로 기억된다. 일본에서도 한동한 미디어화 되지 않으면서 레어 타이틀로 전락해 있었으나 2010년 3월 마침내 DVD로 발매되었다.

ⓒ TOEI Animation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マグネロボシリーズ, Wikipedia Japan
[2] 超人戦隊バラタック, Wikipedia Japan
[3] [애니]초인전대 바라타크 by 우람솔, 우람솔님 블로그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초전자머신 볼테스 V (1977), 超電磁マシーン ボルテスV / Voltes V


ⓒ TOEI


<정보>

◈ 원작: 얏테 사부로
◈ 감독: 故 나가하마 타다오
◈ 연출: 야마자키 카즈오, 요코야마 유이치로, 타카하시 모토스케, 테라다 카즈오, 토미노 요시유키
◈ 각본: 고부 후유노리, 사쿠라이 마사아키, 츠지 마사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유키 히지리
◈ 메카닉 디자인: 메카맨 (오카와라 쿠니오), 스튜디오 누에
◈ 작화감독: 사사카도 노부요시, 사카모토 사부로, 시오야마 노리오, 카나야마 아키히로, 타카하시 모토스케,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오프닝 애니메이션: 故 카나다 요시노리
◈ 음악/주제가: 쯔즈이 히로시 / 호리에 미츠코, 귀뚜라미73 합창단 (노래)
◈ 기획: 우스이 유쇼우, 이이지마 케이
◈ 제작사: 도에이, TV 아사히, 선라이즈, 토호쿠 신사 
◈ 저작권: ⓒ TOEI
◈ 일자: 1977.06.04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발달된 문명을 가진 행성 보아잔. 머리에 뿔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신분이 나뉘어지는 봉건제 국가인 보아잔 별의 황제 즈 잔바질은 조카인 프린스 하이넬을 원정군 사령관으로 삼아 지구침공을 개시한다. 저명한 과학자부부인 고우 켄타로와 고우 미츠요는 은사인 하마구치 박사와 함께 보아잔성의 침공을 예견하고 볼테스 V를 만들어 이동요새 빅 팰콘을 만들고 그 침략에 대비하지만, 볼테스 V의 완성 후 켄타로 박사는 홀연 모습을 감추고 만다. 사실 그는 보아잔 별의 제1 황위계승자로 뿔이 없다는 이유로 이복동생인 잔지발에게 황위를 뻬앗기고 지구로 추방된 외계인이었던 것이다. 잔바질 황제의 침공에는 바로 이복형인 켄타로 박사를 제거하려는 음모 역시 숨어 있었다. 이러한 사실도 모른체 켄타로의 세 아들들은 볼테스 팀을 구성하여 보아잔 별의 침략에 맞서 지구를 지키게 된다.


<소개>

'용자 라이딘(1975)'의 호평, 그리고 연이은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의 대성공은 나가하마 타다오에게 로봇 아니메의 거장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부여해주고 있었다. 콤배틀러 V가 당시 로봇물의 트렌드를 바꾸어버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게 되자 종영도 되기 전에 후속작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콤배틀러 V의 종영한 뒤 일주일 만에 방영을 시작한 작품이 바로 콤배틀러 V와 함께 나가하마 타다오의 걸작 로봇물로 평가받고 있는 '초전자머신 볼테스 V(1977)'다.

전작 콤배틀러 V의 경우는 용자 라이딘의 속편을 기획하던 와중 도에이의 요청에 의해 급거 프로젝트를 무산시키면서 급하게 제작한 전례가 있었는데, 이 작품 역시 그 정도는 아니지만 꽤 촉박한 스케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나가하마 감독은 메인이 되는 주역 로봇의 디자인에 대한 권한을 스폰서에 완전히 위임하게 된다. 주역메카에 대한 논쟁으로 제작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 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도중 스폰서의 요청에 따라 청공검이라는, 로봇 최초로 검이라는 무기의 컨셉이 늑장투입되는 바람에 작화부터 여러 설정에서 대거 수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1] 참조)

스폰서에게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위임한 후 나가하마가 신경쓴 것은 스토리였다. 이미 기획단계에서 정해진 것은 직전작인 콤배틀러 V의 흥행요소, 즉 변신합체 로봇과 전대물이라는 설정이었다. 이대로라면 전작과의 차별점이 없는 아류작에 그칠 것이 자명한 바, 나가하마 감독은 콤배틀러 V와의 차별을 이야기의 구조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드라마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로봇물로 유명해진 그였지만 기실 그는 '거인의 별(1968)'이라는 열혈 스포츠물로 유명한, 드라마에 능한 감독이기도 했다. 세계명작극장 '엄마찾아 삼만리(1976)'에서 힌트를 얻은 나가하마는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는 아들이라는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전쟁 속에 펼쳐지는 비극적인 가족史를 강조한 작품세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1회로 에피소드가 종결되는 전작과는 달리, 대하드라마 형태로 연이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로봇 아니메로서는 한단계 성숙한 스토리텔링을 추구하게 된다.

또한, 전작의 미남 악역인 가루다의 설정을 더더욱 발전시켜 비극적인 드라마를 한가득 품은 캐릭터를 탄생시키게 되는데, 그가 바로 올드팬의 뇌리에 지금까지도 뚜렷이 남아있는 프린스 하이넬이다. 이전까지의 악역에 비해서 보다 더 드라마틱한 사연을 부여받은 하이넬은 그 최후마저도 고고하고 비장했으니, 당대 로봇 아니메에서 건담의 샤아 아즈나블이 등장하기 전까지 악역 캐릭터로서 가장 독보적인 아우라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실제 주인공인 고우 삼형제나 히로인인 오카 메구미보다도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셈이다. 유키 히지리에 의해 그려진 하이넬은 순정만화와도 접점을 이루면서 로봇물의 캐릭터로는 이질적인 매력을 보여주었는데, 후일 나가하마 타다오가 연출하게 되는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의 주인공인 남장 여인인 오스칼과의 이미지와도 묘하게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비극적인 고우 삼형제와 하이넬의 드라마 외에도 뿔이 있는 귀족과, 뿔이 없는 평민으로 양극화된 보아잔 성의 구조적 문제 역시 로봇물로서는 드물게 자세히 다루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볼테스 V의 주제는 바로 이 양극화된 사회를 주인공들이 개혁한다는 것이라 하겟는데, 이런 사회적인 메시지는 당시 로봇물로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이 볼테스 V를 기점으로 로봇물이 성인층도 접할 수 있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나가하마는 현실주의보다는 낭만주의를 선택하였고, 이러한 그의 스타일로 인해 초전자 시리즈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콤배틀러 V와 볼테스 V는 후일 '낭만로봇 시리즈'라는 실로 로맨틱한 별칭을 얻게 된다.

계층 간의 갈등을 타파한다는 사회적인 메시지는 일본보다는 해외에서 주효했다. 78년도에 필리핀으로 수출된 볼테스 V의 인기는 마치 프랑스에서의 'UFO 로보 그렌다이저(1975)'의 그것과도 같았는데(평균시청률 58%), 이런 류의 만화영화를 필리핀 아이들이 접하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불신이 바로 이 볼테스 V의 보아잔 별의 상황에 투영되면서 성인층도 이 작품을 즐겨보았다는 이유도 있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는 최종화 직전 볼테스 V의 방영을 금지했으니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라 하겠다. ([1], [4] 참조)

오프닝 주제가는 호리에 미츠코가 불러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전대물(비밀전대 고렌쟈)에서는 주제가를 부른적이 있는 그녀였으나 로봇 만화영화의 주제가는 여성으로서는 최초였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기도 했다. 또한, 오프닝 원화는 일본 최고의 작화가 중 한명으로 손 꼽히는 故 카나다 요시노리가 맡아 특유의 역동적인 카메라워크와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폭발적인 지지를 얻게 된다. (연도별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꼽을 때 70년대 오프닝 중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오프닝. 캅셀님 포스트 참조)  

ⓒ TOEI / ⓒ Tokuma Shoten


☞ 볼테스 V에 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초전자머신 볼테스 V (파이브)> (1977) by 키웰
☞ 볼테스 V에 대한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22 [초전자머신 볼테스 V]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超電磁マシーン ボルテスV, Wikipedia Japan
[2] Chōdenji Machine Voltes V, Wikipedia
[3] Choudenji Machine Voltes V (TV), ANN
[4] 초전자머신 볼테스 V, 엔하위키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혹성로봇 당가드 A (1977), 惑星ロボ ダンガードA / Wakusei Robo Danguard A



<정보>

◈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
◈ 감독: 카쯔마타 토모하루
◈ 각본: 야마자키 하루야, 요시오가 소지, 타무라 타쯔오 外
◈ 캐릭터 디자인: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 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外
◈ 미술: 우치카와 후미히로, 이토 이와미츠 外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영 플래쉬 (노래)
◈ 기획/제작: 카스가 아즈마, 베쇼 코지, 카쯔타 미노루 / 미야자키 카즈야, 요시오카 오사무
◈ 제작사: 도에이 동화, 아사츠 DK, 후지 TV
◈ 저작권: ⓒ TOEI Animation
◈ 일자: 1977.03.0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6화) / 전체연령가 (G)


<시놉시스>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과 천연자원의 보고, 녹색 행성 프로메테. 이 미지의 행성 프로메테를 향한 이주계획 통칭 프로메테 계획이 오오에도 박사를 중심으로 한창 진행되고 있다. 순조롭게 프로메테 계획이 진행되던 도중, 첫번째 우주선 발사가 폭발과 함께 실패를 맞게 된다. 대참사의 배후는 오오에도 박사와도 인연이 있었던 도플러 박사였으나, 사건은 우주선의 파일럿인 이치몬지 단테즈의 짓으로 꾸며지고 그는 프로메테 계획을 저지하려 한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고 만다.

그로부터 10년 후, 이치몬지 탄테즈의 아들인 16세 소년 이치몬지 타쿠야가 2차 프로메테 계획의 파일럿이 되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게 된다. 배신자라는 누명을 쓴 아버지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으며 자라온 타쿠야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프로메테 계획의 총괄 책임자인 오오에도 박사에 의해 키워졌다. 프로메테 계획이 재개됨과 동시에 도플러 박사는 선택된 엘리트만이 프로메테 계획에 이주할 수 있다는 명분하에 도플러 군단을 세우고 스스로를 총통으로 칭하며, 프로메테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전세계에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데...


<소개>

마츠모토 레이지가 원작한 처음이자 마지막 로봇물. 선굵은 SF 드라마를 보여주었던 마츠모토 레이지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그것은 당시 도에이 동화의 노선 다변화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 나가이 고와 사실상 결별하게 된 도에이는 나가이 고의 로봇물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로봇물을 제작함과 동시에, 선라이즈와 공동 합작으로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를 대히트 시키게 된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아무래도 선라이즈의 인력들이 주축이 되어 완성시킨 콤배틀러 V의 기대이상의 인기는 한편으로는 도에이에게는 불편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당시 '우주전함 야마토(1974)'로 인해 주가가 크게 오른 레이지에게까지 로봇물을 의뢰하게 되는데, 마츠모토 레이지 원작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미 기획실에서 구색이 잡혀진 것으로, 레이지는 여기에서 세부적인 이야기 설정과 캐릭터 디자인만 가담하게 된다. 말 그대로 레이지의 이름만을 빌려온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겠다.

다만, 이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로봇물과는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마츠모토 레이지만의 스타일이 가미된 로봇물로 거듭나게 된다. 특히, 주역로봇인 당가드 에이스가 13화에 이르러서야 등장하는 것은 로봇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12화까지 주인공은 당가도 에이스의 파일럿이 되기 위한 훈련과 훈련 중 도플러 군단의 공격로봇 메카사탄을 맞이하여 전투기를 몰고 나가 싸우는 등, 철저히 로봇물의 공식을 외면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것은 스토리를 다듬는 과정에서 로봇물을 싫어한 마츠모토 레이지가 변형시킨 것으로 추정되는데, 결국 스폰서의 압력에 의해 당가드 에이스가 13화에 비로소 등장하게 되니, 스폰서만 없었으면, 로봇물의 탈을 쓴 그냥 SF 드라마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실제로 TV 시리즈와 동시에 병행하여 연재된 월간 만화잡지에서는 최종화에만 달랑 등장하게 된다.)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행방불명된 아버지가 도플러 군단에서 탈출한 정체불명의 인물로서, 타쿠야 등의 엄격한 훈련교관인 가면의 남자 캡틴 단이라는 설정은 인상적이다. '신조인간 캐산(1973)'이라든지 '합신전대 메칸더 로보(1977)' 등에서도 적군에 몸담고 있는 어머니와 주인공 아들이라는 비극적인 설정이 가미된 적이 있지만, 누명을 쓴 체 행방불명된 아버지가 기억을 잃고 돌아와 서로가 부자인지도 모른체 교관과 훈련생으로 만나는 설정은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드라마틱한 설정이었다. 교관으로서의 캡틴 단은 악독하다고 할 정도로 훈련생들에게 엄격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와 팬들(특히 여성팬)의 공분을 사게 되면서 조기하차가 결정되었고, 덕분에 중반부에 가면을 벗고 아들과 극적인 상봉을 한 후 세상을 뜨게 된다.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원성으로 부자간의 이별을 더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버린 셈이다. (70년대 일본아이들에게도 엄격한 아버지는 비호감의 대상이었을지도)

중반부에는 토니 하켄이라는 미형 캐릭터가 등장하며, 콤배틀러 V의 가루다 장군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데, 특히 마츠모토 레이지의 원안에, 아라키 신고, 히메노 미치 부부의 절정의 캐릭터 스타일링 덕에 레이지 스타일보다 더 미형의 캐릭터들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히로인인 키리노 리사는 레이지 히로인임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숱의 단발 커트가 인상적인 미인이었지만, 주인공인 타쿠야와의 멜로 라인을 포함하여 극중에서의 활약이 거의 두드러지지 않는 평면적인 캐릭터로 그려져 생각만큼 기억에 남을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이래저래 로봇물로서는 애매한 모습과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기는 하지만 레이지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여러가지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가미된 데다가 도에이 동화가 두 팔을 걷어붙히고 밀어준 덕택인지 조기종영 없이 56화라는 무난한 길이로 마무리되었고, 77년 '혹성로봇 당가드 A 대 곤충군단'과 78년 '혹성로봇 당가드 A 우주대해전'이라는 25분짜리 극장판이 연이어 제작되었다. 1986년에는 '날아라 스타에이스'라는 제목으로 MBC에서 방영했으며, 강병철과 삼태기가 부른 주제가는 사사키 이사오의 주제가 이상으로 원작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 TOEI Animation



<참고 사이트>

[1] 惑星ロボ ダンガードA, Wikipedia Japan
[2] Wakusei Robo Dangard A (TV), ANN
[3] 혹성로보 단가드 A, 엔하위키 미러
[4] 혹성로봇 당가드 A (惑星ロボ ダンガードA) 1977 1978 by 캅셀, CAPSULE:총천연색 리스트 제작위원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합신전대 메칸더로보 (1977), 合身戦隊メカンダーロボ / Mechander Robo


ⓒ Wako Production

 
<정보>

◈ 원작: 와코 프로덕션 기획실
◈ 감독: 닛타 요시타카
◈ 각본: 혼다 타케시, 陶山智, 海堂清彦
◈ 캐릭터 디자인: 오카사코 노부히로
◈ 메카닉 디자인: 오카와라 쿠니오
◈ 미술: 미야모토 세이지 外
◈ 음악/주제가: 와타나베 츄메이 / 미츠키 이치로, 콜롬비아 요람회 (노래)
◈ 기획/제작: 와코 프로덕션, 동급 에이전시 / 타카하시 스미오
◈ 제작사: 와코 프로덕션, 도쿄 12 채널
◈ 저작권: ⓒ Wako Production
◈ 일자: 1977.03.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5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콘키스타 군단의 침략으로 멸망한 가니메데 별의 왕자 지미 오리온은 지구로 피신한다. 하지만 콘키스타 군단의 마수는 지구에까지 이르르고, 압도적인 콘키스터 군단의 힘 앞에 지구는 속수무책으로 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특히, 콘키스터 군단은 지구의 주 에너지 원인 원자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원자로가 가동하는 순간 5분안에 위치를 찾아내 이를 파괴하는 오메가 미사일 발사대를 위성궤도 상에 설치하고 지구의 반격을 무력화시키기고 있었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시키시마 박사가 개발한 항공모함 킹 다이아몬드와 메칸더 로보 밖에 없는데... 지미 오리온을 위시한 메칸더의 용사들은 과연 콘키스타 군단의 압도적인 힘으로부터 지구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인가. 


<소개>

로봇아니메의 붐을 타고 '안데스 소년 빼빼로의 모험(1975)'을 통해 하청제작사에서 막 독립제작사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와코 프로덕션에서 의욕적으로 제작한 로봇 아니메. 기이하게 생긴 로봇 디자인과 몇가지 참신한 설정이 돋보였으나 아니메 기획/제작에 있어 일천한 경험과 메인 스폰서 기업인 부루마쿠(ブルマァク)가 방송도중 도산하면서 후속 스폰서를 찾지 못하는 등의 악재로 인해 결국 35화라는 어정쩡한 형태로 결말을 맺는다. 제작 도중에 발생한 일이었기에 중도 하차 밖에 길이 없었지만, 스탭들의 의지에 의해 이전 편에서 사용된 씬들을 짜집기 하면서 후반부에는 총집편과 같은 형태의 방송으로 결국 나름의 완결까지 이르게 된다. 덕분에 시리즈의 완성도는 몹시 낮은 편이고, 뱅크샷이 너무 많이 남발되는 등 일본 내에서는 거의 잊혀지다시피한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가지 흥미로운 설정들도 눈에 띄는데, 우선 지구의 유일한 동력원인 원자로가 반응하는 순간 이를 찾아내어 5분안에 격침시키는 콘키스타의 오메가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콘키스타 군단의 로봇과 5분 내에 전투를 끝마쳐야 하는 메칸더 로보의 설정은 당시로서는 꽤나 신선한 것이었다. 이러한 부분은 20여년 뒤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에서 에너지원 케이블을 달고 제한된 공간에서 움직이며, 케이블이 분리되면 시간제한을 갖는 에바에서 다시 재현되게 된다.

또한, 슈퍼로봇치고는 이례적으로 양산형 로봇이 등장하면서 이전의 작품과의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부분은 만화영화 상의 설정을 고려했다기보다는 같은 로봇을 등장시킴으로써 이전의 셀을 재사용하기 위한 제작상의 이유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겠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일보진전한 설정이었던 것이다. (사실, 건담조차도 양산형 모빌슈트의 구상에 있어서 어느 정도 제작여건을 고려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외에 주인공 지미 오리온과 콘키스타 군단의 부사령관 메두사의 관계에 있어서 드라마틱한 설정을 부여하는 등 드라마 부분에서도 나름의 신경을 쓰고 있었지만, 낮은 수준의 완성도와 스폰서의 도산으로 인한 여러가지 악조건으로 이러한 이야기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무려 9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방영되어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으며(개인적으로는 이미 너무 눈이 높아진 관계로, 70년대에도 낮은 수준이었던 메칸더 브이의 작화 퀄리티를 보고는 곧바로 채널을 돌렷지만) 김국환 씨가 부른 한국판 주제가는 멜로디부터 가창력에 이르기까지 미즈키 이치로의 원 주제가를 완벽하게 압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김국환 씨의 만화영화 주제가는 대부분이 원 주제가를 능가하는 포스를 부여준다. 만약, 당시 김국환이 일본에서 활약했다면, 어쩌면 미즈키 이치로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지는 않았을까 상상하기도.)

☞ 아, 한가지 더. 트랙백에 걸린 나이트세이버즈님의 포스팅을 보고 추가로 한가지를 더 이야기하면 메칸더 브이에는 무려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가 연출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 비록 에피소드 9화의 연출로만 잠깐 등장하고 계시지만 말이다. '방랑의 초스피드 콘티맨'이라는 예전의 명성에 걸맞게 9화만을 후다닥 연출하고 빠지신 걸까.


<참고 사이트>

[1] 合身戦隊メカンダーロボ, Wikipedia Japan
[2] Mechander Robo, Wikipedia
[3] 메칸더 브이, 베스트아니메
[4] 합신전대 메칸더로보,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ko Production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로보트 태권 브이 (1976)


ⓒ (주)로보트 태권브이


<정보>

◈ 감독: 김청기
◈ 제작: 유현목
◈ 각본: 지상학
◈ 기획: 김일환
◈ 원화: 임정규 外
◈ 촬영: 김복동
◈ 효과: 김벌레
◈ 배경: 오응환
◈ 음악/주제가: 최창권 / 최호섭 (최창권 음악감독의 아들)
◈ 제작: 서울동화, 유프로덕션
◈ 저작권: ⓒ (주)로보트 태권브이
◈ 일자: 1976.07.24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세계적인 로봇 권위자로 김박사의 동료이기도 했던 카프 박사는 왜소하고 못생긴 외모 때문에 뛰어난 두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아왔다. 세계 물리학자 모임에서 망신을 당한 카프 박사는 외모 지상주의(?)의 세계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맹세하며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로부터 수년 뒤, 각종 격투기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과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납치되는 의문의 실종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게 된다. 세계 태권도 대회에 출전했던 김박사의 아들 훈이의 결승전상대 리챠드 쇼도 그 중 하나. 이 일련의 사건에 과거 자신의 동료인 카프 박사가 연루되어 있지 않을까 하고 김박사는 의심하게 된다. 때마침 붉은제국이라는 정체불명의 조직이 이들 실종사건의 배후에 있음이 알려지게 된다. 지구 정복을 꿈꾸는 붉은 제국은 과연 카프 박사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한편, 김박사는 강력한 거대 로봇 태권브이의 완성을 서두르려 하고 있다. 김박사가 개발에 몰두하고 있을 무렵, 카프 박사의 딸이라며 메리라는 소녀가 찾아오게 된다. 그녀에 말에 의하면, 카프 박사가 자신이 개발한 인조인간 말콤의 손에 살해당하고 지금 말콤이 붉은제국을 이끌고 있다는 것. 김박사는 메리를 거둬들이게 되지만, 동료 윤박사의 딸인 훈이의 여자 친구 영희는 훈과 가까워지는 메리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실상 그녀의 정체는 붉은 제국의 스파이이자 사이보그. 훈과 영희에 의해 정체가 들통난 메리는 탈출에 성공한 후, 붉은제국 군대를 이끌고 태권브이의 설계도를 탈취하기 위해 기습을 시도한다. 격투 끝에 훈이들은 붉은제국의 부하들을 물리치지만, 김박사가 그만 적에게 치명상을 입고 만다.

오열하는 훈이를 향해 최후의 힘을 다해 태권브이의 완성을 알려주고 숨을 거두는 김박사. 마침내, 태권브이가 붉은제국의 야욕에 맞서 일어설 때가 되었다.


<소개>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1967)', 그리고 후속작인 '호피와 차돌바위(1967)' 이후로 다시 암흑기에 접어든 한국 만화영화의 부흥을 일으킨, 한국 만화영화의 최대 히트작이자 대표 아이콘. 로봇 만화영화의 종주국인 일본 외에 유일하게 거대로봇 장르에 도전한 한국의 첫 SF 로봇 만화영화로서, 서울에서만 동원관객 약 13만명이라는 당시로서는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하면서 실사영화를 제치고 76년도 흥행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하게 된다. 만화영화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전무한, 아니 대중 문화 전반에 있어서 아직 초보단계에 있던 70년대의 한국 사회에 있어서 이 현상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마치 '우주전함 야마토(1974)'와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1981)'이 일본 사회에 강렬한 충격을 안겨준 것과 대동소이한 일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태권 브이는 로봇 만화영화에 있어서 최초로 전문적인 격투기 기술을 선보인 로봇으로서, 인간과 거의 흡사한 동작으로 태권도를 구사하여 한국적인 로봇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특히, 일부 작화에 있어서 로토스코핑 기법(실사촬영 후 이를 베이스로 그림을 그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성하는 기법)을 활용하여 섬세하고 다이나믹한 태권도 동작을 구현해 내었으며, 짧은 제작기간과 영세한 제작비에 의해 뱅크샷이 여러번 사용되는 아쉬움 속에서도 주요 장면에서는 풀 애니메이션에 근접한 작화기술을 보여주며 어떤 면에서는 리미티드 기법의 일본 로봇 아니메를 능가하는 컷들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것은 일본 만화영화 기법과 미국 만화영화 기법이 뒤섞인 한국 만화영화만의 스타일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태권브이의 태권 동작을 구현해내기 위해 직접 훈이의 정신이 태권브이와 연결되는 설정 역시 로봇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진일보한 설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아니메에서 발기술과 같은 섬세한 무술동작을 거대한 로봇이 해내는 것은 그로부터 2년 뒤 '투장 다이모스(1978)'에서 였다.)

줄거리에 있어서는 못생긴 외모로 인해 세상을 증오하게 되는 카프 박사나 사이보그로서 자신의 적인 주인공 훈을 사랑하게 되는 메리 등, 드라마틱한 인간관계가 강조된 작품이다. 특히, 태권 브이가 시리즈 중반 이후에나 출격하는 전개임에도 당시 아동 만화영화로서는 상당히 밀도 있는 스토리와 극적인 전개로 인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잘 안배된 구성을 보여주었다. 음악에 있어서도 최창권 음악감독이 만들고 그의 어린 아들 최호섭이 직접 부른 주제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으니, 만화영화 뿐만 아니라 만화영화 최초의 OST라는 의의 등 여러 면에서 한국 만화영화의 큰 족적과 함께 새로운 앞날을 제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태권 브이는 그 밝은 면 만큼이나 어두운 부분 또한 공존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30년이 넘은 지금에서도 태권브이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게 만드는 마징가 Z의 표절작이라는 꼬리표이다. 거대로봇 장르는 일본 만화영화 밖에 없던 시절(물론, 지금도 거의 그렇지만)에 만화영화 후진국인 한국이 로봇 만화영화를 만든다면 어쩔 수 없이 그 레퍼런스는 일본 만화영화일 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일본 로봇 만화영화는 '마징가 Z(1972)', '그레이트 마징가(1974)', '겟타로보(1974)', 'UFO로봇 그렌다이저(1975)', '강철 지그(1975)'와 같이 다이나믹 프로와 나가이 고의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거의 같은 디자인 컨셉(겟타로보나 강철 지그는 좀 다르지만)을 가진 이 작품들의 로봇 디자인을 참고하면서 벌어진 표절 혹은 도용의 문제는 '의도적'이라기 보다는 '상상력의 빈곤과 역량의 부족'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듯 싶다. 76년도에는 '대공마룡 가이킹(1976)'이나 '초전자로보 배틀러 V(1976)'와 같은 비 다이나믹 계열의 작품도 등장하지만 제작 시점으로 보았을 때, 태권 브이 제작진이 참고할 수 있는 것은 마징가 류의 작품들 뿐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애초에 작품의 가제도 '마징가 태권'이었다고 전해지는데, 지금으로 치면 말도 안될 이 타이틀 역시 의도적인 표절이라기 보다는 (접착용 메모지를 '포스트 잇'이라는 3M의 브랜드명으로 무의식적으로 부르는 것처럼) 당시 로봇하면 무조건 마징가라고 생각했던 시대적 문제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것이 마징가 표절의 결정적인 증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표절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작품에 표절작의 이름을 거는 것도 넌센스는 아닐까. 물론 이것은 그만큼 표절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뜻도 되겠지만 말이다. 결국, 이러한 상상력의 빈곤과 역량의 부족은 후일 태권 브이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기도 하였으며, 표절에 대한 절대적인 의식 부족은 국내 만화영화 시장의 계속되는 고전 속에서 피치못할 표절에서 의도적인 표절로 서서히 그 모양새를 바꾸어가게 된다.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깡통로봇이라는 캐릭터의 등장 역시 고철 등을 사용해 만들어진 마징가 Z의 사이드 킥(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옳은지는 조금 의문이지만 하여튼) 보스보롯트의 설정에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태권 브이를 개발하고 살해당하는 훈의 아버지 김박사나 김박사의 친구로 태권브이의 광자력 빔 발사장치를 개발하는 윤박사와 그의 딸 영희 등 캐릭터의 설정은 마징가 Z와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극중 윤박사는 마징가 Z의 등장인물인 유미 교수의 한국방영시 이름 윤박사와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권브이는 마징가 Z, 그것도 한국방영판 마징가 Z를 참조했다는 이야기가 되려나.) 이쯤되면 훈이, 영희, 철이라는 지금으로서는 너무도 뻔한 네이밍 센스는 제작진의 상상력 부족을 탓하기 보다는 당시의 열악한 사회 분위기 속에 만들어진 웃지못할 에피소드로 봐줘야 될 듯도 싶다. (당시 초등학교인 국민학교 교과서에 최초로 등장하는 이름이 철이와 영희였던 걸로 기억된다.)

인트로씬에 등장하는 평화로운 자연의 풍경, 그리고 동물들의 일상묘사와 중간에 등장하는 메리와 훈이의 뮤지컬스러운 상상씬 역시 디즈니 만화영화의 일부 시퀀스와 같다며 후대에 이의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이 부분은 디즈니 만화영화가 당시 모든 아동만화영화의 바로미터였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실제로 데즈카 오사무조차 자신의 연출작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스 존(1980)'에서 이와 거의 유사한 씬을 뜬금없이 작품 중간중간에 끼워넣어 주시고 있다. 이 디즈니적 센스는 작품을 가리지 않고 80년대 초반까지 한국 극장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단골 씬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권 브이가 후세에 부끄러운 오점만으로 남을 수 없는 이유는, 당시의 제작 여건상의 한계와 함께 문화적 인식 부족이라는 70년대의 사회적 현실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징가 Z는 75년 9월 한국에서 방영되어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는데, 마징가 Z가 한국에서 종영한 76년 2월부터 불과 5개월 만에 태권브이가 스크린에 등장했을 때 극장을 찾은 그 어떤 어린이의 부모들도, 하물며 언론들까지 로봇의 표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것은 창작자든 일반인이든 간에 표절(혹은 도용)에 대한 당시의 절대적인 인식 부족을 의미하는 하나의 사례이다.

일본 문화 자체가 국내에 유입되는 것이 금지된 당시의 폐쇄적인 상황과 만화영화를 유해한 것으로 인식하는 시대 분위기 속에서 마징가 Z 방영으로부터 불과 1년도 체 안되는 시간 안에 거대로봇물의 노하우가 전무한 스텝들, 그것도 일본 만화영화보다 더 영세한 인력구조(태권브이에 참여한 스탭 수는 약 60명) 안에서 이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해서는 인정해줘야할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말하면, 로봇 디자인과 일부 컨셉의 표절 혹은 도용이라는 결과로 인하여 불모지에서 우리만의 만화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했던 스텝들의 의도와 노력과 같은 과정을 인정하지 않은 체 이 작품을 폄훼하는 것은, 한국 고유의 로봇물이라는 이유와 추억만으로 이 작품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는 것만큼이나 편향적인 생각은 아닐까.

작품의 표절과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한국 만화영화史의 어두운 면은 반성하되, 불모지에서 우리만의 만화영화를 키우고자 했던 애니메이터들의 노고와 좌절, 그리고 작품의 의의에 대해서는 인정해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로보트 태권 브이 2탄 우주작전 (1976)

ⓒ (주)로보트 태권브이

<정보>

◈ 감독: 김청기
◈ 각본: 조항리
◈ 원화: 임정규, 김주인 外
◈ 효과: 김벌레
◈ 음악: 최창권
◈ 제작: 서울동화
◈ 저작권: ⓒ (주)로보트 태권브이
◈ 일자: 1976.12.1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태권 브이는 1편이 개봉된 7월부터 불과 5개월 만에 속편을 발표하게 된다. 이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5개월만에 극장 만화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은 만화영화 선진국인 미국이나, (당시 만화영화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던) 일본에서조차 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놀라운 제작속도는 한국 만화영화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사례라기보다는, 겨울방학 특수를 노린 스폰서의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를 오로지 태권 브이 하나만 믿고 달려온 스탭들이 어쩔 수 없이 수용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듯 싶다. 

영세한 제작비와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할 때 작화의 완성도는 놀랍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로 인해 많은 정성을 요하는 전투 장면에서는 뱅크 샷이 계속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었지만, 태권 브이의 영상미는 당시의 열악한 제작여건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었다. 또한, 전편에 이어 SF 로봇 만화영화에 디즈니적 시퀀스나 동화적 감성을 대입하였는데, 2편의 악의 축인 녹의 여왕의 설정이 마치 디즈니 동화의 마법사 여왕처럼 보이거나, 팅커벨 같은 요정의 모습으로 부활한 메리가 클라이막스에서 사람으로 환생하는 장면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물론, 이러한 설정들은 디즈니의 하청작업 등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를 그저 관성적으로 대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덕분에 1편에 이어 로봇 만화영화라는 아니메적 스타일과, 판타지 동화라는 디즈니적 스타일이 혼재하는 독특한 느낌의 로봇물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작은 요정 캐릭터가 로봇물에 등장하는 설정은 일본의 로봇 아니메 '성전사 단바인(1983)'이나 '중전기 엘가임(1984)'에 등장하는 '화우'라는 요정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작품의 요정 소녀와  태권브이의 메리와의 상관 관계는 전무하다.)

☞ 속편열전: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 - 사라진 태권 브이의 전설을 찾아서 by 페니웨이 (바로가기)


로보트 태권 브이 3탄 수중특공대 (1977)

ⓒ (주)로보트 태권브이

<정보>

◈ 감독: 김청기
◈ 총지휘: 전태규
◈ 제작: 유현목
◈ 각본/구성: 지상학 / 조항리
◈ 기획: 김춘범
◈ 원화: 김주인 外
◈ 효과: 김벌레
◈ 음악: 최창권
◈ 제작: 서울동화
◈ 저작권: ⓒ (주)로보트 태권브이
◈ 일자: 1977.07.20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3편 역시 2편의 방영으로부터 불과 7개월만에 상영을 시작하게 된다. 방학특수를 노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러한 제작방식은 치명적인 문제점이 존재하게 되는데, 바로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기획단계를 거쳐 각본, 설정, 디자인 등을 수립하고 색채설정과 콘티에 이르는 만화영화 제작의 사전작업을 의미)을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애니메이터들과 몇몇 뜻있는 이들에 의해 한국의 SF 만화영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태권브이였지만, 메카닉 디자인이나 캐릭터 디자인을 위한 절대적인 역량과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편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자 태권브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외면한 체, 계속적인 수익의 창출을 위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연속으로 속편을 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참가한 스탭들의 탓이라기보다는 프리프로덕션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상황에서 스폰서나 극장 측에서 개봉일정을 잡고, 그 때까지 작품을 완성하지 않으면 상영이 곤란해지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기인하고 있다.(또는, 그 일정에 맞추기 위해 제작진 스스로가 무리를 자처했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두 입장 모두 돈이라는 문제에 직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초에 새롭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위해 신경을 쓸 여력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어떻게든 작품을 완성시키고 흥행에 성공하다보면 나중에는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된 좀 더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미래를 꿈꾸며 스탭들 대부분이 묵묵히 살인적인 스케줄을 견디며 작업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원화 작업과 동화 채색, 촬영과 녹음 같은 실제 제작 작업만으로도 벅찬 시기에 디자인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방법은 이미 검증된 일본 만화영화 디자인의 표절이나 일부 도용 외에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작된 태권브이 3편은 개봉과정에서 또다른 복병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1, 2편에서 원화를 담당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던 임정규가 삼도필름으로 자리를 옮겨 제작한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였다. 거의 반년 단위의 살인적 제작 스케줄 속에 창작의 추진력을 잃어버린 3탄과 임정규 감독의 지휘하에 한국식 히어로 액션물을 표방한 마루치 아라치와의 대결은 결국 마루치 아라치의 판정승으로 끝나게 되고, 태권 브이의 비상은 3탄에서 멈춘 체 잠시 동안의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된다. 


로보트 태권 브이와 황금날개의 대결 (1978)

ⓒ (주)로보트 태권브이

<정보>

◈ 감독: 김청기
◈ 각본: 조항리
◈ 기획: 김상호
◈ 제작: 박상호
◈ 촬영: 이성휘
◈ 효과: 김벌레
◈ 음악: 최창권
◈ 제작: 서울동화
◈ 저작권: ⓒ (주)로보트 태권브이
◈ 일자: 1978.07.2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77년 여름 마루치 아라치와의 대결에서 패한 김청기 감독은 역시 이듬해인 1월 방학 시기에 맞추어 태권브이가 아닌, 히어로 액션물 '황금날개 1,2,3(1978)'을 개봉시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다. 고무된 스탭진은 같은 해 여름 바로 황금날개 1,2,3과 로보트 태권브이를 한 작품에 등장시키는 크로스오버 작품 '로보트 태권 브이와 황금날개의 대결(1978)'을 개봉시키게 되는데, 이것은 도에이 동화가 선보인 일련의 마징가 군단의 크로스오버 작품과 같은 기획의도를 갖고 있었다. 히트작의 주인공과 그 주역메카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당시의 아이들에게는 실로 흥분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여기서도 역시 고질적인 디자인 표절의 문제는 꺼지지 않고 등장하게 되는데, 이미 마징가의 디자인을 도용한 태권 브이와 함께, '마그네로보 가킨(1976)'의 이미지와 흡사한 황금날개 3호 청동거인, 그리고 '신조인간 캐산(1973)'의 캐산과 가킨의 주인공 호죠 타케루의 전투복을 믹스매치한 황금날개 1호, 마지막으로 '바벨 2세(1973)'의 퓨마형 로봇 로뎀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황금날개 2호 등 온갖 아니메의 설정이 골고루 차용된 황금날개의 모습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황금날개 1,2,3은 바벨 2세를 모티브로 삼아 여러 아니메의 다양한 디자인을 가져다가 혼합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것은 디자인 도용 혹은 표절에 가까운 모양새이지만, 반년 정도의 제작기간과 프리프로덕션이 전무한 상황에서 하나의 작품의 디자인을 도용하는 것이 아닌, 여러 작품의 디자인을 가져와 혼합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제작진의 마인드를 읽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시도가 조금 더 탄력을 받았더라면 어쩌면 몇 작품 뒤에는 보다 더 오리지널 캐릭터를 창조해낼 수 있는 여력이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79년의 12.12 사태 80년의 5.18 사태를 거치며 사회적 분위기는 급속히 냉랭해졌고, 이러한 대외적 여건 속에 만화영화 역시 정부의 지시에 의한 반공 만화영화 만들기라는, 정부의 선전용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3] 참조)


날아라 우주전함 거북선 (1979)

<정보>

◈ 감독: 송정률
◈ 기획: 정태규
◈ 각본: 지상학
◈ 제작: 유현목, 송재홍
◈ 효과: 손효신
◈ 저작권: ⓒ MBC 영상사업단
◈ 장르: SF, 모험,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포스터부터 우주전함 야마토의 잔재가 물씬 풍기는 이 작품은 태권 브이의 후속작이나 스핀오프는 아니다. 지구의 오염을 구하기 위해 탈레스 별로 떠난 우주전함들이 정체불명의 공격으로 연이어 실패하자 우주전함 거북선이 못다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시놉시스 역시 야마토의 이야기와 대동소이하다. 포스터부터 스토리 구조까지 작품의 이야기는 야마토의 그것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작품의 백미는 스토리나 영상미가 아닌 클라이막스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주전함의 부품으로 사용된 태권브이가 극적인 순간에 우주선에서 사출되어 태권브이로 합체된다는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태권브이의 등장에 당시의 극장 안은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가득차게 된다.(물론, 엘로스도 그 중 하나였다) 한국 만화영화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슈퍼 태권 브이 (1982)

ⓒ (주)로보트 태권브이

<정보>

◈ 감독/제작: 김청기
◈ 각본: 조항리
◈ 기획: 김춘범
◈ 배경: 강세건
◈ 음악: 최창권
◈ 제작: 서울동화, 뽀빠이과학 (협찬)
◈ 저작권: ⓒ (주)로보트 태권브이
◈ 일자: 1982.07.30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5공화국 정부의 주도에 의해 똘이 대장군과 같은 반공 만화영화 제작에 몰두하던 김청기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다시금 SF 로봇만화영화를 부활시키고 싶었지만, 벌어들인 제작비를 다시 차기작에 올인하고 다시 벌어들인 제작비를 차기작에 올인하는 과정에서 태권브이를 제작할 여력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시피 했다. 특히, 70년대보다 훨씬 더 벌어진 일본 만화영화와의 격차와 일본산 TV 만화영화의 국내 지상파 방영은 아이들로 하여금 한국의 극장 만화영화를 멀리 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쳇바퀴처럼 돌고 도는 제작 스케줄 속에 프리프로덕션과 같은 필수적인 작업을 등한시하며 기획력을 상실한 한국 만화영화로서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열심히만 한다고 알아주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즈음 완구회사인 뽀빠이 과학이 김청기 감독에게 달콤한 제안을 하게 된다. 일본에서 수입한 로봇 완구를 프로모션해야 하는데, 태권브이의 제작비를 지원할테니 태권브이의 디자인을 수입한 로봇완구와 같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SF 만화영화의 부흥을 꿈꾸던 김청기 감독에게 이 제안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고, 결국 이 완구를 기반으로 하여 제작된 4번째 정통 시리즈이자 태권브이 멸망의 전조를 알린 작품이 바로 슈퍼 태권브이였다. (김청기 감독이 먼저 뽀빠이 과학에게 태권브이의 스폰서를 요청했을 수도 있다. 누가 먼저가 되었건 이 완구를 태권브이의 디자인에 사용한 것은 비즈니스적인 결정이었다고 보여진다.)

당시 만화영화를 만들 제작비가 부족했던 김청기 감독은 뽀빠이 과학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기에 이르른다. 애니메이션 제작비를 전액 뽀빠이 과학이 지원해주는 대신 뽀빠이 과학의 완구로서 태권 브이를 판매하자는 것. 그 직전에 일본의 완구회사를 방문하여 스폰서인 완구 회사가 로봇을 디자인하고 그에 따라 작품이 만들어지는 일본 로봇 아니메의 제작현장을 목격하며 큰 인상을 받았던 당시 뽀빠이 과학의 신현환 사장은 이 제안에 응하여 태권 브이의 완구제작에 착수하지만, 독자적인 금형과 캐릭터를 갖추지 못한 당시 한국 완구업계의 상황과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에 대한 무지했던 당시의 인식 속에 뽀빠이 과학은 일본의 한 로봇완구의 금형을 들여와 여기에 태권브이의 얼굴을 붙여 로봇 완구를 제작하게 되고, 바로 이 로봇 디자인을 토대로 김청기 감독은 작품을 제작하게 되니, 이것이 태권브이의 4번째 정통 시리즈이자 태권브이 멸망의 전조를 알린 슈퍼 태권브이였다. (애초에 썼던 부분이 일부 사실과 다른 관계로 꾸브와제님의 포스팅을 참고로 다시 수정합니다.)

☞ 뽀빠이 과학, 한국 애니메이션 장난감의 첫발을 쏘아 올리다 by 꾸브와제, 테마파크 파라다이스 (바로가기)

태권브이의 원조가 된 로봇 완구는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82년작 '전투메카 자붕글(1982)'의 주력 메카 자붕글이었다. 국내에서는 거의 인지도가 없다시피한 이 작품의 완구와 태권브이와의 결합을 생각하면서 시작된 이 작품은, 태권브이 뿐만 아니라 상대편 메카에 앗가이나 구프와 같은 퍼스트 건담의 모빌슈트부터 자붕글의 거대 이동로봇 요새인 아이언 기어가 여과없이 등장하는 등, 70년대에 비해 한발짝도 나아지지 않은 한국 만화영화의 현실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1편의 로토스코핑 기법이나 풀 애니메이션에 근접했던 일부 움직임이 모두 사라진 태권브이는 말그대로 우스꽝스러운 탈을 쓴 광대에 불과했으며, 그나마의 창의성마저 사라진 기대 이하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건담류의 메카를 도용한 모습은 왠지 김청기 감독의 직전년도 작품 '혹성로봇 썬더에이(1981)'에서 이어져 온 듯 싶다. 즉, 김청기 감독도 당시에 건담을 의식하고 있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70년대에 태권브이를 보면서 자란 아이들이 청소년으로 성장하고 일본 만화영화를 TV와 무판권 설정집으로 접하면서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것이다.(일부는 태권브이의 표절사실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더이상 태권브이에 열광하지 않는 아이들을 향한 태권브이의 처절한 몸부림은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게 된다.


84 로보트 태권 브이 (1984)

ⓒ (주)로보트 태권브이

<정보>

◈ 감독/제작: 김청기
◈ 기획: 김춘범
◈ 각본/각색: 양정기/조항리
◈ 작화감독: 김주인
◈ 배경: 강세건
◈ 음악: 최창권
◈ 제작: 서울동화, 뽀빠이과학 (협찬)
◈ 저작권: ⓒ (주)로보트 태권브이
◈ 일자: 1984.08.03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2년 뒤 다시금 뽀빠이 과학과 김청기 감독의 밀월이 시작되었다. 이것으로 보아 당시 슈퍼 태권브이로 인한 뽀빠이 과학의 매출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태권브이 얼굴을 한 자붕글 완구는 엘로스도 샀던 기억이 난다. 그전 또는 그후에는 원래 얼굴을 한 동일한 자붕글 완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번에 제안한 프로모션용 로봇 완구는 이전까지와는 좀 다른 물건이었으니, 그것은 바로 아니메가 오리지널이 아닌 완구 자체가 오리지널인 일본 완구업체 타카라의 브랜드 '다이아아크론'이었던 것이다.

☞ 트랜스포머의 원조 '다이아크론'을 아십니까 by 무희, 무희의 주절주절 포스 (보러가기)
☞ 트랜스포머: 하스브로 + 타카라 이야기 by 워드나, 워드나의 던전 (보러가기)

다이아크론 브랜드의 한 제품인 3단 합체 다이아배틀스를 수입한 뽀빠이 과학은 역시 전처럼 태권브이의 머리만을 교체하여 만화영화로 인한 매출을 노리고 있었는데, 이러한 기획의도 속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태권브이 최후의 애니메이션 판인 '84 태권브이'가 되겠다. 로봇 만화영화의 스폰서가 로봇 완구업체이고 스폰서가 만든 완구의 판매를 위해 만화영화는 극중 로봇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수 있게 최대한 멋진 액션을 선보이는 것은 당시 로봇 만화영화의 기본 공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남의 제품을 수입해서 허가없이 제품을 수정한 뒤, 이것을 홍보하기 위한 만화영화를 제작한다는 점에서 80년대에 있어서도 인식의 진전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겠다.

그러나, 이번에는 태권브이의 디자인에 이전보다 좀 더 독자적인 스타일이 더해진다. 당시의 투박한 금형기술로 만들어진 다이아배틀스 완구(물론, 당시에는 기가 막힌 완성도였다. 역시 이것도 오리지널 완구와 태권브이 머리가 달린 제품을 모두 구입했던 기억이...)는 아무래도 그대로 만화영화에 이식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있었고, 그로 인해 3단 변신이라는 컨셉 외에는 거의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되어 이제까지의 태권브이 중에서는 오히려 가장 독창적인 디자인의 메카로 거듭나게 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디자인은 시대에 뒤쳐지거나 디테일이 부족했으며, 분리합체 메커니즘은 조악한 수준이었다. 등에 달린 날개의 경우는 희한하게도 모티브가 된 다이아배틀스보다는 전작인 슈퍼태권브이의 오리지널 자붕글의 날개와 거의 흡사하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표절 또는 도용의 흔적은 완벽히 지워지지 않았다. 극중 악역으로 등장하는 훈의 친구인 현의 사이보그 모습은 '우주해적 코브라(1982)'에 등장하는 해적 길드의 보스 크리스탈 보이의 디자인의 완벽한 표절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전작인 슈퍼 태권브이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콘티의 엉성함은 76년도 원작의 명성을 무색케 할 정도였다.

이러한 악재 속에 마침내 태권브이의 시계는 84년을 끝으로 멈추고 말았으며, 결국 '스페이스 간담 브이(1984)'라는 희대의 괴작을 만들어내며 스스로의 명성을 허물기 시작(이전까지 작품의 메카디자인 표절했음에도 디자인에 여러가지 다른 시도를 하려한 흔적이 있다면, 스페이스 간담 브이는 완벽하게 발키리를 그대로 표절한 작품)한 김청기 감독은 85년작인 '똘이와 제타로보트(1985)'를 끝으로 만화영화의 제작에 손을 띄게 된다.


로보트 태권 브이 90 (1990)

<정보>

◈ 감독/제작: 김청기
◈ 각본: 조항리, 채동근
◈ 기획: 김춘범
◈ 촬영: 정운교
◈ 음악/주제가: 남우영 / 김흥국
◈ 출연: 이승형, 강민경, 남궁원, 장덕수, 이재은 外
◈ 저작권: ⓒ (주)로보트 태권브이
◈ 일자: 1990.07.28
◈ 장르: SF, 로봇, 액션, 특촬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만화영화에서 물러난 후에도 인기개그맨 심형래와 특촬 히어로물을 결합시킨 우뢰매 시리즈로 여전히 활발한 창작활동(이 시기에 김청기 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한 획(?)을 긋게 되는 박중훈 주연의 초괴작 '바이오맨(1988)'을 연출하기도 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B급 감독의 포스가 느껴지고 있었다.)을 벌이던 김청기 감독은 돌연 90년, 오랜세월 동안 동면에 들어간 태권브이를 소재로 다시금 작품을 만들게 된다. 당시의 한국 극장 만화영화 시장은 완전히 사장된 체로 기나긴 잠에 빠진 뒤였다. 이 즈음에 다시 부활한 태권브이의 소식은 기대와 우려가 반반 섞인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뚜껑을 연 태권브이는 한가닥의 기대는 커녕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게 하는 괴작의 모습이었다. 그동안 저예산의 특촬물을 촬영하면서 쌓은 김 감독의 노하우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합성이라는 독특한 제작방식을 선보인 이 태권브이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였다. 캐스팅 파워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엉성한 연기와 열악한 특수효과는 오히려 작품의 독이 되었고, 만화영화 씬에 등장하는 태권브이는 디자인에 있어서 여러 고심을 한 흔적에도 불구하고, 실사부분의 낮은 완성도에 맞물려 큰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 

결국, 이 작품은 과거 태권브이를 기억하는 청장년 세대에게도, 우뢰매를 보면서 커온 당시의 어린이들에게도 모두 인정받지 못하며 철저하게 외면받은 체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만다. 김청기 감독 역시 이후로 계속 우뢰매 시리즈를 통해 근근히 창작활동을 병행하게 되지만, 과거 한국 만화영화계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던 인재는 B급 특촬물의 제작 속에 어느덧 과거의 명성과 총기를 잃고 서서히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기 시작한다.

☞ 괴작열전: 로보트 태권브이90 by 페니웨이,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보러가기)


<참고 사이트>

[1] 로보트 태권브이, 위키피디아
[2] 로보트 태권브이, 네이버영화
[3] 한국만화영화40년사① 뿌리내리지 못한 나무, 캡슐 블로그
[4] 태권V, 엔하위키 미러
[5] 로보트 태권브이, 화려한 등장과 몰락까지 by Mullu, NEOSTAR.NET 
[6] 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 by 디제, 오리지널 태권V의 마지막 출연작,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
[7] 날아라! 우주전함 거북선-최고의 반전을 선사하다 by 페니웨이,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그로이저 X (1976), グロイザーX / Gloizer X


ⓒ Ota Gosaku · Knack

 
<정보>

◈ 원작: 오우타 고사쿠
◈ 총감독: 타이센지 히로시
◈ 감수: 나가이 고
◈ 시리즈 구성: 안도 토요히로
◈ 캐릭터 디자인: 스즈키 타카오
◈ 작화감독: 다나카 에이지, 長谷川憲生
◈ 음악: 가와치 쿠니 (OP,ED 작곡) / 이케다 코우 (노래)
◈ 제작: Knack, 동경12채널
◈ 저작권: ⓒ Ota Gosaku · Knack
◈ 일자: 1976.07.0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9화) / 전체연령가 (G)


<시놉시스>

북극에 전진기지를 갖춘 이성인 가이라 제국이 겔돈 제왕의 명에 따라 지구 침공을 계시한다. 반전파인 가이라별의 천재과학자 얀박사는 자신이 만든 공폭로봇인 그로이저 X에 딸인 리타를 태워 가이라 제국에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그로이저 X와 딸인 리타만이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지구로 불시착한 리타는 토비시마 박사의 민간 항공사에 의해 구조되고, 가이라 제국의 침략을 전해들은 토비시마 박사는 팀의 에이스 파일럿인 카이사카 죠를 리타와 함께 그로이저 X에 태워 가이라 제국의 침략에 맞서게 한다.


<소개>

'아스트로 강가(1972)'에 이은 Knack의 두번째 로봇 아니메. 다이나믹 프로 출신으로 나가이 고의 어시스턴트이기도 했던 오우타 코사쿠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과거 Knack의 첫번째 로봇 아니메였던 아스트로 강가는 TV 시리즈 최초의 로봇 아니메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두 달 뒤에 방영된 나가이 고의 '마징가 Z(1972)'의 폭발적인 인기에 밀려 잊혀졌던 일화가 있다는 것. 일본판 위키에는 나가이 고가 감수를 맡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묘사되어 있는데, 오우타 코사쿠가 다이나믹 프로 출신임을 감안하면, 비공식적으로도 어느 정도 도움을 받지 않았나 싶다. 당대 로봇 아니메에서 독보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던 나가이 고였기에 제작진 측에서도 그 이름을 빌리는 것이 시청률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에서 넣지 않았나 싶은 추측도 해볼 수 있다.

외계인이 만든 최고의 로봇이 외계인을 배신하고 지구인의 편에서 싸운다는 설정은 Knack의 이전 작인 아스트로 강가의 컨셉과 비슷하면서 동시에 나가이 고의 'UFO 로봇 그렌다이저(1975)'와도 유사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설정은 당시 아동물에서 상당히 극적인 요소를 부여하기에 자주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비행기에서 로봇으로 변신한다는 그로이저 X의 공폭(공중폭격기)로보의 개념은 UFO에서 로봇으로 분리되는 그렌다이저와도 비교되며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다만, 동시기에 등장한 '초전자 로봇 콤배틀러 V(1976)'에 비하여 조악한 변신 메커니즘이나 부족한 드라마 등 여러 면에서 콤배틀러 V에 비교되면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컨셉 자체가 마징가 Z에서 이어져온 작품인지라 컴배틀러 V로 인해 높아진 아이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던 셈이다. 어찌보면 다이나믹 프로 계열의 작품과 선라이즈 계열의 작품이 맞부딛힌 결과로 볼 수 있는데, 76년이 로봇 아니메의 트렌드가 변화하는 길목이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2009년 이마가와 야스히로의 최신 마징가 시리즈 '진 마징가, 충격의 Z편(2009)'에서 기계수 중 하나로 그로이저 X가 잠시 등장하기도 하는데, 오우타 코이치와 나가이 고, 그리고 다이나믹 프로와의 관계를 알고 나면 납득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진 마징가에서 그로이저 X를 보고 깜짝 놀라신 분들 당시에 많았다고 전해진다. 눈썰미가 없는 엘로스는 눈치도 못챘지만.)

유럽에 출시된 그로이저 X DVD 커버. 나가이 고와 마징가의 유명세를 이어가기 위해 마징거 X라는 명칭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아차, 빼먹은 거 한가지. 그로이저 X의 남자 주인공 성우는 후루야 토오루(건담의 아무로 레이 성우)가 맡으셨다는.


<참고 사이트>

[1] グロイザーX, Wikipedia Japan
[2] Gloizer X,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Ota Gosaku · Knack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 (1976), 超電磁ロボ コンバトラーV / Combattler V


ⓒ TOEI · TV ASAHI


<정보>

◈ 원안: 얏테 사부로 (도에이 영상본부 TV 프로듀서 공동필명)
◈ 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 각본: 츠지 마사키, 후지카와 케이스케 外
◈ 스토리보드: 야스히코 요시카즈, 이시구로 노보루, 타카하시 료스케, 토미노 요시유키 外
◈ 캐릭터 디자인: 야스히코 요시카즈
◈ 메카닉 디자인: 스튜디오 누에 (미야타케 카즈타카)
◈ 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外
◈ 미술감독: 미야노 타카시
◈ 오프닝 애니메이션: 카나다 요시노리
◈ 음악/주제가: 쯔즈이 히로시 / 미즈키 이치로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방송), 선라이즈, 스튜디오 누에, 스튜디오 딘, 토후쿠 신사 (제작협력)
◈ 저작권: ⓒ TOEI · TV ASAHI
◈ 일자: 1976.04.17
◈ 장르: SF, 드라마,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오랜 세월 동안 지구의 지하에 터전을 잡고 지구 정복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캠벨 성인들, 이들의 존재를 눈치 챈 난바라 박사는 캠벨 성인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5대의 메카가 합체하여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는 콤배틀러 V를 완성하고 이를 조정할 5명의 용사를 일본 각지에서 선출한다. 팀내 리더로 스피드광이자 열혈소년인 아오이 효마, 냉철한 사격의 달인인 나니와 쥬죠, 여유로운 성격의 유도 달인인 니시카와 다이사쿠, 천재소년으로 초등학생의 나이에 미국 명문대에 재학중인 키타 코스케, 그리고 난바라 박사의 손녀로 박학다식하고 다재다능한 소녀 난바라 치즈루까지... 마침내 캠벨 성인들의 지구 침공이 시작되고, 콤배틀러 팀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개>

1976년도의 도에이의 로봇 애니메이션 스케줄은 실로 놀라울 정도이다. '대공마룡 가이킹(1976)'이 후지 TV에서 4월 1일 방영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초전자로보 콤배틀러 V(1976)'가 불과 2주 정도 후에 아사히 TV를 통해 방영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나자 '마그네로보 가킨(1976)'이 아사히 TV에서 일요일에 방영을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지금 소개할 콤배틀러 V는 슈퍼로봇 아니메의 역사를 새로 썼으며, 도에이의 로봇 전성기의 정점을 찍고 동시에 도에이 로봇 아니메 몰락의 전조가 되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기억될만한 걸작 로봇 아니메이다.

애초에 이 작품은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아닌 도에이 본사 측에서 기획되었다고 한다. 원작을 맡은 야츠데 사부로는 특정인물이 아닌 도에이 영상본부의 PD들의 공동필명으로, 이들이 로봇 아니메를 기획하여 도에이 애니메이션측으로 위탁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도에이는 가이킹을 제작하고 있던 와중이었기에 도에이 본사의 기획은 결국 외주 제작 형태로 처리하는 것으로 내부결정이 난 듯 싶다. 그리고 여기서 슈퍼로봇 제작의 판도를 바꾸게 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발생하게 된다.

당시, 로봇 아니메의 제작에 있어서 압도적인 파워를 갖고 있던 도에이 외에 아니메를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집단으로는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가 있었으나 이들은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창작집단으로 아니메 제작능력이 전무했었다. 그 외에 토호쿠 신사 측에서 75년 소에이샤라는 작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통해서 '용자 라이딘(1975)'을 제작한 전례가 있었을 뿐이다. (토호쿠 신사는 76년 당시 에이켄이라는 제작사와 함께 'UFO 로봇 다이아포론'을 제작, 방영중에 있었다.) 용자 라이딘은 시청률에서도 생각 이상의 선전을 보였던 바, 외주제작은 결국 이 용자 라이딘 팀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라이딘의 속편을 기획하고 있던 감독 나가하마 타다오 이하 쇼에이샤의 제작팀들은 급거 차기 프로젝트를 접고 바로 도에이의 외주제작건에 돌입하게 된다. 시간이 무척 촉박했던 관계로 제작진은 상당한 고충을 겪었다고 전해지지만, 스폰서의 요청을 십분 반영한 완벽한 합체로봇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라이딘에서 그 실력을 선보인 작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를 캐릭터 디자인으로 고용하여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창조해냈으며,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가 나가하마 타다오가 총지휘를 맡은 콤배틀러 V는 기대이상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며 일약 로봇 아니메의 초인기작으로 탄생하게 된다.

미야타케 카즈타카의 한차원 일보진전한 합체 시스템은 그때까지의 어떤 로봇보다도 현실적인 합체씬을 선보이며, 완구와의 싱크로를 100% 이룩해내었다. 게다가 제작팀에 고안해낸 각종 무기 시스템은 로켓펀치나 미사일, 레이저 광선에 한정된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신개념이었다. 갓챠맨의 5인 전대를 매력적으로 이식한 캐릭터 설정, 라이딘부터 시작된 미형의 악역 캐릭터의 등장과 악역치고는 너무도 드라마틱한 설정의 부여, 단순한 로봇 아니메 이상의 에피소드와 사연이 실린, 실로 70년대 로봇 아니메의 궁극의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토미노 요시유키, 야스히코 요시카즈, 이시구로 노보루, 타카하시 료스케 등으로 이루어지는 연출가 집단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이 모두 후일 리얼로봇 아니메의 거장들이 된다는 점에서도 콤배틀러 V의 완성도는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다. 동시에 이 정도의 인력들이 도에이가 아닌 소에이샤에 몰려 있다는 것은 훗날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들은 다이나믹 프로의 기획력과 도에이의 제작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마침내 도에이의 로봇 천하를 끝낼 새로운 뉴페이스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 TOEI · TV ASAHI


☞ 콤배틀러 V의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초전자로보 콤바트라 V>(1976) 낭만로봇 시리즈, 서장을 장식하다 by 키웰
☞ 콤배틀러 V의 괜찮은 리뷰 하나 더 보러가기: 아니메 집중분석 21 [초전자로보 콤바트라 V] by 바이칸


<참고 사이트>

[1] Cho Denji Robo Combattler V (TV), Anime News Network
[2] 超電磁ロボ コン・バトラーV,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TOEI · TV ASAHI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대공마룡 가이킹 (1976), 大空魔竜ガイキング / Gaiking


ⓒ 1976 Toei Animation


<정보>

◈ 원안: 스기노 아키오, 나카타니 쿠니오 外
◈ 연출: 카츠마타 토모하루 外
◈ 시리즈 구성: 마루야마 마사오
◈ 캐릭터 디자인: 타케시 시라도
◈ 작화감독: 타케시 시라토, 스기노 아키오 外
◈ 미술감독: 우치카와 후미히로 (内川文広)
◈ 음악/주제가: 키쿠치 슌스케 / 사사키 이사오
◈ 제작: 도에이 동화, 후지 TV, 다이나믹 프로 (제작협력)
◈ 저작권: ⓒ 1976 Toei Animation
◈ 일자: 1976.04.01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4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블랙홀에 의해 멸망의 위기에 처한 제라별 사람들은 거대한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들어 멸망을 피하고자 했다. 그러나 자아를 가진 컴퓨터는 스스로를 다리우스 대제라 칭하고 제라성인들을 자신의 노예로 만든다. 제라성인들을 개조하여 암흑호러 군단을 결성한 다리우스 대제는 제라성인들이 이주할 땅이라는 명목하에 지구 침공을 명한다.

한편, 제라성인들의 침략을 예상하고 있던 다이몬지 박사(한자로 쓰면 대문자 박사, 작명 센스 대~박)는 거대요새 대공마룡과 로봇 가이킹을 만들어 그들에 맞설 준비를 하고, 야구선수인 츠와부키 산시로 등 특수한 능력을 지닌 소년, 소녀들이 다리우스 대제와 암흑호러 군단에 대적할 전사로 선택된다. (베스트 아니메, 위키피디아 재팬 참조)


<소개>

'그레이트 마징가(1974)'와 'UFO 로봇 그렌다이저(1975)' 등을 통해 원작자인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와 손을 잡고 일하면서도 그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견제해왔던 도에이 동화였지만 여전히 딜레마는 존재하고 있었다. 당대 로봇 아니메 장르를 석권하고 있었지만, 막상 로봇 아니메를 기획해낼 기획력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나가이 고나 다이나믹 프로 역시 비슷한 처지였는데, 로봇 아니메에 대한 기획력은 당대 최고였으나 막상 이것을 아니메로 제작할 노하우를 갖춘 곳은 당시에는 도에이 동화가 유일했었다. 결국 이러한 둘의 딜레마는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여전히 손을 잡게 하는 상황을 제공했는데, 그렌다이저와 동시기에 방영된 '강철로봇 지그(1975)' 역시 그런 맥락에서 둘이 합작한 결과로 보면 어떨까 싶다.

하지만, 이듬해에 이르러 도에이는 마침내 모험을 단행하기로 한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독으로 로봇 아니메를 제작할 심산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도에이 최초의 단독 로봇 아니메 '대공마룡 가이킹'이었다. 부족한 기획력을 커버하기 위해서 무시 프로출신의 스기노 아키오와 마루야마 마사오 등이 이 기획에 투입된다. 데즈카 오사무와 과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도에이의 입장에서 데즈카 오사무의 후학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을 제작에 포함시킨 것 역시 나가이 고의 영향력을 떨쳐내기 위한 의지의 발로는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스탭진 목록에 다이나믹 프로가 제작협력으로 포함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독자적인 프로젝트에도 나가이 고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듯 싶다. 실제로 가이킹을 포함하여 후일 '마그네 로봇' 시리즈라고 일컬어 지는 일련의 작품들에서 로봇의 각 파츠가 자력으로 결합되는 설정은 분명 강철로봇 지그에서 시작된 컨셉(사실 이 자석 합체의 컨셉은 나가이 고가 생각한 것이 아니라 스폰서인 타카라 완구 측에서 고안한 아이디어이긴 했지만, 이를 갖고 작품을 기획한 것은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이다)이었는데, 이로 인해 마그네 로봇 시리즈에 지그가 포함되느냐 아니냐(또는 가이킹이 마그네 로봇 시리즈냐 아니냐)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와 함께 기획 과정에서 나가이 고를 배제시키면서 나가이 고와 도에이 동화의 사이가 더 악화되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간에 나가이 고를 자의든 타의든 실제 기획에서 배제시킨 도에이 측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괴수적인 컨셉의 작품을 만들어내게 된다. 대공마룡이라 불리는 공룡형태의 요새와, 해골 형상의 대공마룡 머리와 각 파츠가 결합하여 가슴에 거대한 공룡의 머리를 달고 있는 가이킹의 디자인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괴기적인 것이었다. 직전년도의 지그, 그리고 다음에 제작되는 '마그네로보 가킨(1976)' 등과 함께 이 일련의 기괴한 로봇 디자인은 마징가를 벗어나기 위해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비록 몇 주의 시간차를 두고 방영된 도에이의 또다른 마스터피스 '콤배틀러 V(1976)'(도에이의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나가하마 타다오와 선라이즈의 결과물)와 비교되면서 실패의 쓴잔을 맛보긴 했지만, 나가이 고라는 당대 최고의 로봇 크리에이터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단독으로 작품을 제작했다는 데에서 이 작품은 그 의의를 둘 수 있다.

가이킹은 2005년 리메이크 아니메를 거쳐 현재 2012년에 개봉을 목표로 현재 미국에서 실사영화로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도쿄 아니메 페어에서 CG로 제작된 박진감 넘치는 티져 영상이 공개되어 지대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1976 Toei Animation


☞ 가이킹에 대한 괜찮은 리뷰 보러가기: <대공마룡 가이킹>(大空魔竜ガイキング)(1976) 도에이의 슈퍼로봇 홀로서기 by 키웰


가이킹, Legend of Daiku-Maryu (2005)


ⓒ 2005 Toei Animation · TV Asahi


<정보>

◈ 감독: 호소다 마사히로
◈ 원안: MK 기획
◈ 각본: 산죠 리쿠
◈ 캐릭터 디자인: 야마자키 켄지, 야마자키 노리요시
◈ 메카닉 디자인: 오츠카 켄, 사토 겐
◈ 미술감독: 나카무라 미츠키
◈ 음악: 테즈카 리치
◈ 키 애니메이터: 오바리 마사미, 이마이시 히로유키, 하마수 히데키, 하세가와 신야 
◈ 제작: 도에이 동화, TV 아사히
◈ 저작권: ⓒ 2005 Toei Animation · TV Asahi
◈ 일자: 2005.11.12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9화) / 전연령가 (G)


<소개>

과거 슈퍼로봇 아니메들의 리메이크 붐을 타고 가이킹 또한 2005년 새로운 시리즈로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새로운 신예 애니메이터들이 주축이 된 스탭진의 구성에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육감적인 메카닉 디자인으로 80년대를 풍미했던 오바리 마사미와,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1992)'부터 '소녀혁명 우테나(1997)'의 오프닝,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의 오프닝 등에서 절정의 작화력을 뽐냈던 하세가와 신야,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으로 후일 연출가로서도 범상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 이마이시 히로유키, '퍼펙트 블루(1998)'부터 콘 사토시 감독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작화감독으로 맹활약하게 되는 하마수 히데키 등 걸출한 애니메이터들이 원화맨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스토리 전개도 작금의 미소녀, 모에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가기보다는 오히려 주인공의 연령대를 낮추어 아이들에 눈높이에 맞는 로봇물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과거 슈퍼로봇물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주었다고 하겠다. 다만, 홍보에 있어서 큰 힘을 쏟지 않았기에 초기 반응이 대단치 못했고, 초기에는 스폰서마저 제대로 구하지 못하여 작화 퀄리티가 최악으로 치닫는 등 30여년 전과 다름없이 도에이 자체 제작 로봇물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참고 사이트>

[1] Daikuu Maryuu Gaiking (TV), Anime News Network
[2] Gaiking: Legend of Daikû-maryû (TV 2/2005), Anime News Network
[3] Gaiking, Wikipedia
[4] 大空魔竜ガイキング, Wikipedia Japan
[5] ガイキング LEGEND OF DAIKU-MARYU,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마징가 시리즈 목차>


 UFO 로봇 그렌다이저 (1975), UFO ロボ グレンダイザー / UFO Robo Grendizer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원안: 나가이 고, 다이나믹 프로
◈ 총감독: 카츠마타 토모하루
◈ 스토리보드: 카츠마타 토모하루, 이시구로 노부로
◈ 각본: 안도 토요히로, 후지카와 케이스케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키 신고, 코마츠바라 카즈오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 키쿠치 슌스케, 사사키 이사오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후지 TV
◈ 저작권: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5.10.05 ~ 1977.02.27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74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베가성(星)의 난폭한 정복왕 베가 대왕의 군대에 의해 처참히 짓밟힌 프리드성. 프리드성 최후의 생존자이자 왕족인 듀크 프리드 왕자는 프리드성과 베가성의 기술이 합쳐진 원반 로봇 그렌다이저를 탈취하여 극적으로 태양계로 탈출하게 된다. 일본 후지산에 불시착한 프리드 왕자는 우주 과학 연구소의 소장 우몬 박사에 의해 구조되고, 프리드 왕자의 사정을 들은(프리드 왕자는 지구에 불시착하는 과정에 인터넷의 일본어 교육 사이트에 접속하여 생활 일본어를 배웠다고 전해진다...쿨럭, 결제는?) 우몬 박사는 그렌다이저를 자신의 연구소에 숨기고 프리드 왕자를 자신의 양자로 삼게 된다. 지구에 (불법) 체류하게 된 프리드 왕자의 이름은 다이스케 우몬. (신분증이 없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다이스케는 연구소 근처의 단페이씨 농장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한편, 마징가 Z의 조종사로 질풍노도의 십대를 보냈던 카부토 코우지는 (그레이트 마징가에 의해 주인공 자리를 빼앗기고는 쓸쓸히) 미국으로 건너가 NASA에서 UFO 연구를 하다가 자신이 직접 설계한 UFO인 'TFO'를 타고 일본으로 되돌아 온다. 때마침 프리드 왕자를 쫓아 수년간 우주를 헤매던 베가 대왕은 지구의 존재와 프리드 왕자의 행방을 알게 되고, 휘하의 군대에게 지구 침공을 명하게 된다. 블라키 장군과 간달 장군이 이끄는 베가성의 원반수가 지구로 침공을 계시하자 (몇 년 쉬는 바람에 감각이 무디어진) 코우지가 (스타일에 맞지 않게 대화로 해결하겠다며) TFO를 타고 맞이하러 나갔다가 원반수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코우지, 바로 그 때 오랜 세월 연구소 지하 속에서 잠자고 있던 원반로봇 그렌다이저가 듀크 프리드와 함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다.


<소개>

'마징가 Z(1972)'와 '그레이트 마징가(1974)'를 통하여 몇 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그레이트 마징가를 기점으로 도에이 동화에서 제작되는 마징가 시리즈는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가 비록 원작을 맡았으되, 실제로는 스폰서인 포피와 도에이의 기획과 요청에 맞춰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가 구상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 싶다. 한마디로 나가이 고나 다이나믹 프로의 의지보다는 도에이 동화의 스타일이 더 강한 작품들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후의 작품들이 완성도나 흥행면에서 결격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덕분에 슈퍼로봇 장르에서, 특히 마징가 시리즈에서 나가이 고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었다.

75년 3월, '이것이 UFO다! 하늘을 나는 비행접시'를 통하여 UFO에 대한 이야기로 프로모션을 시작한 UFO 로봇 그렌다이저는 마징가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당시 사회적 이슈였던 UFO와 로봇 아니메를 결합한 이색적인 작품이었다. 마징가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그렌다이저의 컬러링이나 무기 시스템의 유사함을 제외하고는 디자인 적으로도 상당한 수정이 가해졌다. 오히려, 로봇의 디자인보다는 작품에서 조연격으로 출연하는 마징가 Z의 히어로 카부토 코우지의 존재가 마징가 시리즈와의 끈을 이어준다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후속작이라기보다는 스핀오프에 가까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외계별에서 지구로 탈출한 왕자 지크프리드와 그렌다이저의 설정은 영화 '슈퍼맨'이나 72년도에 도에이에서 방영을 했던 '아스트로 강가(1972)'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정체를 숨긴 체 숨어사는 망국의 외계인 왕자라는 로맨틱한 설정은 열혈소년인 카부토나 마초적인 테츠야에 비해 훨씬 여성들(이라 쓰고 여자아이들이라 읽는다)에게 어필할만한 모습이기도 했다.

원반 비행체와 합체된 형태로 운용되다가 원반에서 사출되어 로봇 형태로 싸우는 컨셉은 마징가 시리즈의 비행용 보조장비 스크란다 시스템에 비하여 일보 향상된 전투 시스템이며, 동시에 겟타로보 시리즈에 비해서 보다 더 현실적인 합체 방식이었다. 극 후반에는 원반 비행체 스페이자 외에도 더블 스페이자, 마린 스페이자, 드릴 스페이자 등 특정 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한 보조 무장의 등장으로 극의 흥미를 더했다.

특히, 이 그렌다이저의 의의는 해외에서 대성공한 최초의 로봇 아니메라는 것을 들 수 있는데, '골도락'이라는 희한한 이름으로 유럽에 수출되어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기록한 시청률 100%(믿거나 말거나)는 앞으로도 결코 나올 수 없는 전무후무한 기록일 것이다.

☞ 전유럽을 강타했던 그렌다이저 by 캅셀, CAPSULE 블로그: 총천연색 리스트 제작 위원회 (보러가기)

이탈리아에서는 팬 필름으로 3D 그렌다이저 영상이 제작되고 있으니 훗날 그렌다이저 실사영화가 나온다면 그것은 아마도 헐리웃이 아닌 유럽에서 일지도 모른다.

C4DTeam에서 제작한 그렌다이저, 아니 골도락 3D 필름.


물론, 한국에서도 그렌다이저에 대한 사랑은 각별(?) 했다. 비록 삐뚤어진 사랑이었지만.

☞ 괴작열전: 달려라 마징가 X - 표절만화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by 페니웨이™,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보러가기)

마징가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 그런 것일까? 그렌다이저의 표절작 마징가 X는 공교롭게도 마징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UFO 로봇 그렌다이저 대 그레이트 마징가 (1976)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카사이 오사무
◈ 각본: 후지카와 케이스케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코마츠바라 카즈오
◈ 음악: 키쿠치 슌스케, 와타나베 츄메이, 사사키 이사오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 저작권: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6.03.20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TV 시리즈로 그렌다이저가 방영 중일 때 개봉한 극장판 로봇 대전 시리즈. 그렌다이저의 이야기에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하는 전개인지라 속편이라기보다는 스핀 오프에 가까운 작품이다. 지구로 침공한 베가군이 박물관에 전시된 그레이트 마징가를 이용하여 그렌다이저와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로, 전작의 주인공인 테츠야는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옆에 세워진 마징가 Z는 그냥 그대로 세워진 체로 끝난다는... 카부토, 뭐하는 것이냐!


 그렌다이저, 게타로보 G, 그레이트 마징가 · 결전! 대해수 (1976)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정보>

◈ 감독: 아케히 마사유키
◈ 각본: 타카히사 스스무
◈ 작화감독: 키노 타쓰지
◈ 미술감독: 츠지 타다나오
◈ 음악: 키쿠치 슌스케, 와타나베 츄메이, 사사키 이사오 (주제가)
◈ 제작: 도에이 동화, 다이나믹 프로, 후지 TV
◈ 저작권: ⓒ DYNAMIC Pro · TOEI Animation
◈ 일자: 1976.07.1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소개>

마징가 시리즈의 크로스오버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렌다이저에 겟타로보까지 등장하여 극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특히, 각 작품의 주역 로봇 뿐만 아니라 조연급의 로봇들이 모두 등장하면서 작품 자체가 도에이 로봇 아니메의 거대한 축제 형태가 된다.

이제까지의 마징가 크로스오버 작품들이 그러하듯 서로 간의 대결이 아닌, 정체불명의 괴수에 맞서 모든 마징가 군단이 힘을 합쳐 싸운다는 내용으로 시리즈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UFO Robo Grendizer (TV), Anime News Network
[2] UFO ロボ グレンダイザー, Wikipedia Japan
[3] Grendizer,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DYNAMIC Pro · TOEI Animation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용자 라이딘 (1975), 勇者ライディーン / Brave Raideen


ⓒ 東北新社


<정보>

◈ 원작: 스즈키 요시타케
◈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1~26화), 나가하마 타다오 (27~50화)
◈ 스토리보드: 토미노 요시유키 (전반부), 오노야 미노루 (후반부), 야스히코 요시카즈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 메카닉 디자인: 무라카미 코우지, 스튜디오 누에
◈ 음악: 코모리 아키히로
◈ 제작: 토호쿠 신사, 소에이샤 (선라이즈), NET TV (TV 아사히)
◈ 저작권: ⓒ 東北新社
◈ 일자: 1975.04.04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고대 무제국을 침략했던 요마제국은 무제국이 해저로 가라앉을 때 그 운명을 같이하며 12,000년의 긴 잠에 빠져들게 된다. 12,000년 후 긴 잠에서 깨어난 요마제국의 요제 바라오는 자신의 아들인 샤킨 왕자를 지휘관으로 내세워 지상침공을 개시하게 된다. 지구에 다시 절체절명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어느날, 아키라 히비키는 자신의 마음 속에 들리는 환청을 따라 나서게 된다. 신비한 목소리는 아키라에게 요마제국의 부활과 지구의 위기를 알려주며, 마침내 아키라를 고대 피라미드로 인도한다. 그곳에는 고대 무제국의 수호신이었던 신비한 거대로봇 라이딘이 잠들어 있었는데...


<소개>

마징가 Z와 겟타로보 시리즈로 당시 로봇 만화영화를 장악하고 있던 도에이 동화에 맞서 토호쿠 신사가 제작한 로봇 만화영화. 소에이샤라는 소규모 제작사에 실제 제작을 맡기고, 바다의 트리톤을 통해 연출가로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신예감독 토미노 요시유키를 감독으로, 우주전함 야마토에서 콘티를 맡았던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캐릭터 디자인을, 역시 우주전함 야마토를 통해 이름을 얻기 시직한 크리에이터 집단 '스튜디오 누에'를 메카닉 디자인에 참여시켜 마징가 Z에 맞서기 위한 진용을 구성한다.

특히, 마징가 Z에서 보여준 현대과학으로 만들어진 최첨단의 로봇이라는 설정과 반대로 라이딘은 고대 무제국이 만든 신비한 로봇이라는 설정과, 로켓 펀치나 레이저 광선과 같은 현대적 무기가 아닌, 화살과 부메랑, 그리고 갓버드 형태의 몸통 박치기와 같은 고전적인 무기를 통해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간결한 변신 형태는 완구제작시에도 쉽게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폰서들이 만족스러워 하였고, 이집트의 파라오를 연상시키는 얼굴 디자인과 같은 디자인 역시 아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게 된다. (개인적으로 70년대 슈퍼로봇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 되신다.)

또한, 그동안의 악역들이 주인공과 대비되기 위해 추하고 사악한 모습으로 그려졌던 것에 비해 가면을 쓴 미남자가 적의 편으로 등장하는 설정은 당시 로봇만화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아시다시피 이 가면 쓴 미남자 프린스 샤킨은 후일 기동전사 건담의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의 모티브가 되는데, 덕분에 로봇 만화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많은 여학생들 팬을 거느린 작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습 역시 후일 기동전사 건담에서 나타나는 데자뷰이다.

참신한 설정 등으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던 라이딘이지만, 속칭 오컬트라 불리던 라이딘의 설정(무제국이나 초능력의 등장과 같은)들이 제작을 담당했던 NET TV측에서 아이들의 교육에 이롭지 못하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으며 흔들리기 시작한다.([4] 참조) 이러한 외부에서의 압력은 당시 경험 부족이었던 토미노 감독이나 제작사인 소에이샤 측을 갈팡질팡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며, 시리즈의 분위기가 느닷없이 바뀌는 등 스토리 전개 상의 불협화음을 야기한다.

결국, 토미노 감독은 26화를 끝으로 물러나게 되고, 그 자리에는 '거인의 별' 등의 열혈 스포츠 애니메이션을 연출했던 베테랑 나가하마 타다오 감독이 교체 투입된다. 나가하마 감독의 대체 후 시리즈는 안정적으로 다시 순항하게 되는데, 감독에서 강판되어 연출가로 내려앉은 토미노 감독은 이런 나가하마 감독의 역량에 큰 감동을 받으며 그의 밑에서 로봇 아니메를 연출하기 위한 여러 노하우를 전수받게 된다.

도에이 동화가 주름잡던 70년대 로봇물에서 라이딘의 선전은 여러가지 면에서 큰 의의를 갖게 된다. 먼저, 나가하마 타다오라는 명감독이 70년대 후반의 로봇물을 주도하게 되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점, 두번째로 토미노 요시유키라는 미완의 대기로 하여금 로봇 아니메의 귀중한 경험을 쌓게 하였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개 영세 제작사였던 소에이샤가 이 작품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로봇 아니메에 뛰어들어 마침내 도에이 동화를 뛰어넘는 거대한 제작사로 성장하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소에이샤는 후일 로봇 아니메의 메카가 되는 제작사 선라이즈로 사명을 바꾸게 된다.

라이딘의 디자인 컨셉은 후일 선라이즈에서 분사한 제작사 BONES의 로봇물 라제폰의 디자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이름이나 사용하는 무기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 東北新社



 초자 라이딘 (1996)


ⓒ SUNRISE, 東北新社

<정보>

◈ 감독: 카와세 토시후미
◈ 원안: 야다테 하지메
◈ 캐릭터 디자인: 타카야 히로토시
◈ 메카닉 디자인: 아오키 켄타, 야마네 마사히로
◈ 메카닉 컨셉: 오카와라 쿠니오
◈ 제작: 선라이즈, TV 도쿄
◈ 저작권: ⓒ SUNRISE, 東北新社
◈ 일자: 1996.10.02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38화) / 전연령가 (G)


<소개>

75년작 용자 라이딘을 모티브로 삼고 있지만, 이야기의 연결점도 없으며 더욱이 방향성 자체가 전혀 다른 노선의 작품이다.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성팬 층을 노린 다수의 미형 남자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로봇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상과는 달리 좋은 반응을 얻어 2쿨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3쿨로 연장 방영되었다. 탑승시 남자 주인공들이 나체로 변한다는 점이 당시 여학팬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일까. 만화영화 주인공도 일단 몸 좋고 볼일이다.



 REIDEEN (2007)


ⓒ Production I.G, 東北新社

<정보>

◈ 감독/스토리보드: 혼고 미츠루
◈ 시리즈 구성: 혼고 미츠로, 요코타니 마사히로
◈ 각본: 요코타니 마사히로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사토 타쿠야
◈ 메카닉 디자인: 아라마키 신지, 타케우치 아츠시
◈ 음악: 이케 요시히로
◈ 제작: 프로덕션 I.G, TFC, Bee Train, WOWOW
◈ 저작권: ⓒ Production I.G, 東北新社
◈ 일자: 2007.01.26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TVA (26화) / 전연령가 (G)


<소개>

2000년대 라이딘의 후속 프로젝트는 특이하게도 선라이즈가 아닌 프로덕션 I.G에서 추진되었다. 3D 애니메이션 쪽에 조예가 있던 프로덕션 I.G는 역시 여신후보생이나 IGPX와 같이 3D 로봇 아니메를 감독했던 혼고 미츠루를 감독으로 기용하고,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메가존 23, 버블검 크라이시스와 같은 80년대 명작 SF 아니메의 메카닉 디자인을 맡았으며, 애플시드 3D 극장 아니메의 감독을 맡으며 3D 기술에도 조예가 깊은 아라마키 신지를 메카닉 디자인으로 영입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라이딘의 디자인이나 3D 액션은 수준급이었다. TV 시리즈의 특성상 뱅크샷이 자주 사용된 단점이 있지만, 다채로운 라이딘의 병기 시스템이나 독특한 외계인의 메카들, 특히 라스트 엔딩의 우주 액션씬은 상당히 높은 퀄리티로 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서 드라마적인 구성은 상당히 허술한 측면이 있어서 몰입감을 방해하고 있으며, 캐릭터의 설정도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한 듯 싶다. 주인공 준키가 나신으로 라이딘에 탑승하는 설정은 '초자 라이딘'과 비슷하지만, 아쉽게도 준키는 몸짱이 아니다. (응?)

ⓒ Production I.G, 東北新社

ⓒ Production I.G, 東北新社



<참고 사이트>

[1] Yuusha Raideen (TV), Anime News Network
[2] Chouja Reideen (TV), Anime News Network
[3] Reidden (TV), Anime News Network
[4] 勇者ライディーン,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