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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멜로디, 하모니의 감동을 전하다.


몇몇 연예인들의 불법적인 행동으로 의기소침해져버린 예능 프로그램에 보석처럼 빛나는 코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 에피소드죠.

이 프로그램은 현재 예능프로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감동을 전하는 새로운 전달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연예인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일반인들과 함께 힘을 합쳐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어가는 성장 드라마의 형식을 취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메인 캐스트인 남자의 자격 멤버들보다는 그 외 초짜 합창단원들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일반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만큼은 올 예능 그 어떤 코너보다 탁월한 감동과 재미를 보여주지 않을까 이른 예상을 해봅니다.

이미, 초반부에 혜성처럼 등장한 배다해 양이나 선우, 서두원과 같은 새로운 인물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클라이막스를 향해 다다른 남자, 그리고 하모니 편은 어제 마침내 최종장의 직전에 도달했습니다. 그들의 목적지이자 종착지이기도 한 거제 합창대회에 입성한 것이죠.

그러나, 어제의 에피소드는 주인공은 그들이었으되 스포트라이트는 그들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합창대회에 참가한 바로 (남자의 자격 표현대로) 문제의 팀 때문이었죠. 60세 노인들로만 구성된 '한사랑 Silver 합창단'이 바로 어제 에피소드의 진정한 주인공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부른 '그대 있는 곳까지 (Eres Tu)'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애잔한 가사에 황혼의 나이에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듯한 은백의 합창단의 어설프지만 아름다운 하모니로 객석과 시청자들을 크게 감동시켰습니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흘린 감동, 아니 정체모를 그 눈물은 그들만의 눈물이 아닌, 이 광경을 시청한 모든 이들에게도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아름답고 짠 해지는 순간이었죠.

아, 그러고 보니 이 멜로디... 어디선가 들은 듯한, 마치 잊어버린 첫사랑의 추억인 듯 아련하네요. 과연 어디서 들었던 것일까요.


2009년 강대규 감독이 연출하고 김윤진, 나문희 등이 출연한 '하모니'는 교도소에 수감된 여자죄수들이 합창을 통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진정한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휴먼 스토리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비록 너무 상투적인 전개나 얼기설기 짜여진 엉성한 스토리는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악재가 되기도 하였지만, 적어도 하모니라는 명제 아래 하나가 되어가는 합창단의 감동만큼은 진한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해야겠지요. 바로 이 하모니에도 이 음악 Eres Tu가 쓰였습니다.

올드팬들에게는 이 영화의 OST보다는 오히려 7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혼성 6인조 '쌍투스'의 곡으로 더 많이 기억하실 겁니다. 원곡은 스페인의 7인조 대학생 보컬그룹인 '모세다데스'의 음악이기도 하지요.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젊은이들이 애절한 사랑의 마음을 서정적인 멜로디로 연인에게 전달하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톨릭 성가로도 번안되었죠. 그래서 이 곡은 왠지 종교적인 정갈함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의 애절한 사랑의 마음은 종교적인 경건함을 지나 죄수들의 한많은 세상을 향한 그리움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남자의 자격에 이르러 인생을 되돌아보며 아련한 추억과 변치않는 사랑의 마음을 부르는 멜로디로 승화되었습니다. 부르는 이들에 따라 어찌도 이리 느낌이 다를 수 있을까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적셔주는 감동을 선사해준다는 점입니다.
 
마치, 그대를 향했던, 혹은 그대를 향하는 그리움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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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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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nk of Me, 천상의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압도


즈음 방영되는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은 여러모로 흥미진진합니다. 일반인과 방송 연예 관계자들로 구성된 아마츄어 합창단원이라는 소재 자체도 왠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나 만화영화 '노다메 칸타빌레' 등에서 등장했던 흥미로운 소재와 중첩되는데다가, Britain's Got Talent와 같이 숨겨져 있던 보석같은 목소리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는지라 개인적으로는 몹시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이번 남자의 자격 에피소드는 해피 선데이의 간판격인 1박 2일을 압도하는 듯 합니다. 신선한 아마추어리즘이 능숙한 프로페셔널리즘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청량음료처럼 느껴지는 듯 싶네요. (물론, 이런 느낌의 이면에는 KBS의 파업과, 각종 구설수로 인해 여러 악재에 시달리는 1박2일 자체의 문제도 있습니만...)

앞선 에피소드에서는 종합 격투기 선수 서두원 씨가 시청자들과 네티즌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었습니다. 과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어떤 신데렐라가 등장할지 큰 관심이었는데요. 마침내 한 신인 여가수가 혜성처럼 등장하고 맙니다. 바로 바닐라 루시의 리드보컬 배다해 양입니다.

어제 남자의 자격 에피소들 보신 분들은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에 깜짝들 놀라셨을 겁니다. 마치 Britain's Got Talent의 폴 포츠나 수잔 보일을 만난 듯한 느낌을 받으셨을 텐데요. 우연치 않게도 그녀가 선택한 곡은 뮤지컬 오페라 유령의 삽입곡 'Think of me'입니다.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곡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무명의 크리스틴이 혜성처럼 무대에 등장하면서 관객의 뜨거운 찬사를 받을 때 부른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은 몹시 좋아하는 장면으로, 저보고 영화 명장면을 뽑으라 한다면 꼭 선택하고 싶은 장면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마치 작중 무명에서 순식간에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크리스틴처럼 배다해 양도 이 노래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군요.


청아한 그녀의 목소리는 원곡을 부르며 뮤지컬 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하게 되는 뮤지컬계의 전설 사라 브라이트만의 압도적인 가창력에는 못미치겠지만, 적어도 영화에서 크리스틴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었던 에미 로섬의 목소리에 비견될 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사라 브라이트만도 에미 로섬도 모두 이 노래를 부른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는데요. 이 곡, 혹시 무슨 마법이라도 있는 걸까요?

저작권 문제로 동영상이나 음원파일을 걸어놓을 수 없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만, 마음만 먹으시면 인터넷을 통해 그녀의 멋진 목소리를 들어보실 수 있을 터이니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한 번 찾아보세요. 에미 로섬이나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곡도 한 번 들어보시구요. 개인적으로 뮤지컬 곡 중에서는 가장 좋아라 하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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