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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TSU · SUNRISE


<스탭>

◈ 감독: 미즈시마 세이지
◈ 각본: 쿠로다 요스케
◈ 제작: 선라이즈


<시놉시스> 

선구자 이오리아 슈헨베르그가 만든 인공지능 베다의 생체단말인 이노베이드 이면서도 그의 의지에 반해 스스로가 인류를 이끌고자 했던 리본즈 알마크가 진정한 이노베이터로 각성한 솔레스탈 비잉의 세츠나 F 세이에이에 의해 격퇴된지 2년 후인 서기 2,314년, 130년 전에 목성으로 떠났던 유인 탐사선 유로파의 잔해가 지구로 접근한다. 거대한 우주선의 지구 추락을 우려한 지구군의 공격에 의해 유로파는 파괴되었지만, 그 파편들은 지구의 곳곳에 흩뿌려지게 된다. 

그러나, 파편이 추락한 주변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자동차와 지하철 등이 무인으로 움직여 사고를 냈던 것. 특히, 이것은 뇌양자파가 일반인들보다 더 높은, 즉 이노베이터로서의 자질을 가진 이들의 주위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솔레스탈 비잉은 이 이상한 현상에 주목, 세츠나와 록온이 지구권으로 돌아가 알렐루야와 소마와 조우하게 된다. 탐사선의 잔해에 붙어 있던 미지의 금속 유기체에 의한 사건임을 파악한 지구 연방정부는 이노베이터의 자질을 가진 이들을 뇌양자파 차단 시설로 급히 옮기고 이 정체불명의 금속체에게 ELS(Extraterrestrial Living metal Shapeshifter)라는 이름을 붙인다. 

한편, 그 시각 목성권에 이변이 발생한다.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가 소멸할 정도의 거대한 중력이상이 생기면서 거대한 ELS와 그 군대가 태양계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제 지구 연방과 솔레스탈 비잉은 미지의 생명체와 인류의 존망을 건 사투를 눈앞에 두게 되었는데...


미지의 우주와의 조우, 이노베이터로 각성한 인류의 첫 시련

담 시리즈의 특징이자 정체성이라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갈등과 오해,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전쟁과 드라마라 할 수 있습니다. 매번 시리즈가 리부트되고 새로운 건담과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이 기본적인 구도는 바뀌지 않았었죠. 토미노 요시유키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턴에이 건담도, 결국은 인간과 인간의 갈등을 테마로 했으며, 새로운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건담 시드 시리즈와 건담 더블오 시리즈 역시 미흡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갈등과 드라마를 작품의 축으로 삼았다 하겠습니다. 

2009년 종영되며, 시드 이후 새로운 건담 시리즈로, 우주세기의 그늘을 나름 성공적으로 탈피한 건담 더블오가 2010년에 이르러 새로운 극장판을 공개하게 됩니다. 그것도 총집편 형태가 아닌, 오리지널 극장판으로 말입니다. 이는 91년 개봉되었던 '기동전사 건담 F91(1991)'이후 실로 19년만의 완벽한 오리지널 극장판으로, 더블오 시리즈가 독립된 세계관으로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왔으며, 동시에 상업적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라 하겠습니다. 특히, 제타 건담 이후 매번 이루어져 왔던 건담 시리즈의 주역기 교체는 이번 극장판에서도 그대로 이루어져 시즌1과 시즌2에 이어 극장판까지 전 건담 주역기가 교체되면서 프라모델 라인업에 있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19년만에 등장한 오리지널 건담 극장판은 놀랍게도 인간과 인간의 갈등을 다룬 것이 아닌, 인간과 외우주에서 온 이상생명체와의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전체 로봇 아니메로 볼 때는 그닥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입니다만, 항상 인간과 인간, 집단과 집단의 갈등을 테마로 내세웠던, 건담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이야기라 하겠는데요. (물론, 퍼스트 건담의 최초 기획안은 우주인과의 전쟁을 이야기로 하려 하긴 했지요.) 뉴타입과 시드에 이은 인류의 진화의 테마 이노베이터로 각성을 시작한 인류가 외우주로의 진출을 모색하면서 우연치 않게 미지의 우주생명체와 조우하게 되고, 이를 통해 지구가 아닌 새로운 세상으로 한발을 내딛으려는 인류가 낡은 가치관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미래의 존재로 각성하기 위한 첫번째 갈등과 시련을 겪는다라는 주제를, 제작진은 미지의 우주와의 조우라는 소재로 풀어 나가려 했다고 보입니다.


엔터테인먼트와 드라마의 조율에 실패한 19년만의 오리지널 건담 극장판

간형 생명체가 아닌 생체와 비생체에 자유로이 침식이 가능한 금속 유기생명체라는 점에서 더블오에 등장하는 인류의 적 ELS는 위협적이고 대적하기 힘든 존재로 묘사됩니다. 게다가 그 수 역시 지구 연방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지요. 이는 항상 비슷한 세력을 갖추고 국지적으로 반목과 소요를 거듭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했던 기존의 건담 시리즈와는 다른 전개를 보여줍니다. 압도적인 ELS의 힘 앞에 인류 절멸의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모빌슈트라는 개인용 병기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싸움에 나서는 이야기는 거대한 스케일과 위압감으로 관객을 압도하려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풀어나가야할 이야기가 너무 많은나머지 여러 숙제를 안은 체 구멍난 서사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거대한 스케일에, 이제까지 등장한 시리즈의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등장하여 이야기의 한 조각씩을 책임집니다만, 이로 인해 원작을 감상하지 않은 이들은 이야기의 전개를 알 길이 없고, 동시에 2시간이라는 짧은(물론, 극장 아니메로서는 꽤 긴) 러닝타임을 수많은 인물들이 나눠가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필연적인 깊이의 부족은 TV 시리즈에 이어 여전히 서사가 엉성한 더블오의 맹점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TV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무거운 소재를 다룬 방대한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풀어나가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여러 등장인물들이 각각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하니 결국 깊이와 밀도를 모두 상실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 결과 위기에서 절정까지는 그럭저럭 얼개를 유지하지만, 세츠나와 퀀터가 등장하여 모든 갈등을 해소하는 절정과 결말에 이르는 부분은 시간에 쫓기듯 부실하고, 결과적으로 직전까지의 전개에 비해 허술하고 허망한 느낌을 줍니다. 뭔가 대단한 여러가지를 잔뜩 풀어넣고 서투르게 중요한 것들만 주섬주섬 해결하게 되는 것이죠.

TV 시리즈에서도 그랬듯이 더블오는 만화영화로서는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려 했으면서도 드라마 보다는 볼거리에 치중하려하면서 생긴 불협화음을 극장판에서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너무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극의 흐름을 자꾸 끊어버리고 있지요. 지구연방 소속의 이노베이터 데카르트 대위 같은 경우, 상당히 강렬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극 중간에 허무하게 퇴장했으며, 몇 컷만 등장해도 되었을법한 사지 크로스로드와 루이스 할레비는 가뜩이나 이야기거리가 많은 극장판의 많은 부분을 침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지가 극 초반에 관람하는 영화(라 쓰고 용자물이라 읽는다) '솔레스탈 비잉'도 이야기와 그닥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러닝타임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히 연출 상의 미스라고 부를만 합니다.

거기에 건담 시리즈에서 항상 변하지 않고 등장하는 거대한 레이저 병기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여 식상함을 안겨주고 있으며, 상상 이상의 스피드로 싸우는 모빌슈트의 모습은 과연 모빌슈트가 필요한 전투일까 싶을 정도로 그저 쏘고 피하고 할 뿐입니다. 일부 팬들의 말마따나 모빌슈트로서의 정체성, 즉 인간형 기동병기 다운 모습이 등장하지 않음으로써 모빌슈트의 매력은 상실되었으며, 그것은 솔레스탈 비잉의 주역 건담 4기도 마찬가지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오히려 그레함 에이커의 브레이브와 그의 브레이브 편대가 전투기 형태와 MS 형태의 적절한 조합과 연계 전술로 인해 이 작품에서 건담 마이스터들보다 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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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스케일, 익숙한 전개. 상실된 혁신의 의지

지의 우주인과의 조우는 이미 건담 시리즈와 쌍벽을 이루는 마크로스 시리즈를 통해 끊임없이 다루어져 온 것으로, 특히 더블오 극장판은 그 중에서도 마크로스 시리즈의 84년도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1984)'와 비교할만 합니다. 많은 등장인물들을 늘어놓지 않고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면서 드라마와 로맨스, 볼거리의 균형을 이룬 마크로스 극장판에 비해 더블오 극장판은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로 인해 드라마는 빈약하고, 펠트의 로맨스는 애절함이 느껴지지 않으며, MS 전투씬은 자체로서는 현란하고 스피디합니다만, 결말에서는 진부하고 지루하게 전개됩니다. 

형체가 불분명한 압도적인 우주 생명체와의 일전은 곤조의 디지털 TV 로봇물 '반드레드(2000~2001)'을 연상시키는데요. 화끈한 로봇의 액션에서 더블오는 장면장면에서는 10년전의 CG로 완성된 반드레드에 뒤지지는 않습니다만, 서사의 밀도와 짜임새는 오히려 한수 아래의 작품인 반드레드에 비해 부실해 보입니다. 보다 더 높은 관객층을 상정한 듯한 더블오의 이야기가 반드레드의 그것보다 짜임새가 덜한 것은 TV 시리즈로 구성되어 서사의 여유가 생긴 것임을 감안할 때 명백히 더블오의 이야기가 2시간 안에 풀기에는 너무 방대했다는 뜻입니다. 또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제작된 로봇물 중 가장 출중한 완성도와 재미를 보여준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의 그것에 비하면 더더욱 세련되지 못합니다. 익숙한 전개 속에 차별화된 볼거리는 그저 현란하게 움직이는 MS의 전투씬 밖에 없었으며, 주인공인 세츠나와 주역기인 퀀터가 미지의 우주생명체와 싸우는 것이 아닌 대화와 소통을 위한 키로 사용되면서 주인공의 활약이 거의 없는 이상한 모양새의 로봇 액션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로봇물로서 더블오는 지나치게 성숙한 주제의식을 담으려 했던 것이 폐인이라 봅니다. 오히려 반드레드나 그렌라간처럼 압도적인 적을 맞이하여 이노베이터의 힘을 최대한 각성하여 싸우는 세츠나와 솔레스탈 비잉의 모습을 화끈하게 그리는 엔터테인먼트에 치중했으면 더 좋은 완성도와 짜임새를 보여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엔터테인먼트라는 정체성을 가진 체 심오한 드라마와 주제를 연출하려 했습니다만, 연출가의 역량의 부족, 그리고 각본의 허술함은 이러한 두 상반된 요소의 조율에 있어서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 하겠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작품의 완전한 망작이라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8억4천만엔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2010년 아니메 흥행랭킹 11위에 오르는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었죠. 재미 역시 허술한 짜임새가 거슬리긴 했지만, 극장을 뛰쳐나오거나 모니터를 꺼버릴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이 사실입니다. 솔직하게 표현하면, 좀 유치하긴 하지만 볼만합니다.

여러 아쉬움 속에서 더블오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 듯 합니다. 극장판의 전개로 보아 사이드 스토리를 다룬 스핀오프나 프리퀄 외에 더블오 시리즈의 시퀄이 계속될 여지는 없어 보이는군요. 이야기의 짜임새는 아쉬웠고,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 사실들도 많았습니다만, 어찌되었든 가장 깨끗하게 마무리를 지은 시리즈 중 하나라 하겠습니다.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더블오는 새로운 건담 시리즈로서 많은 것을 시도한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공업 디자인적 컨셉을 도입한 더블오의 MS는 이전까지의 건담 시리즈와는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으며, 미지의 생명체와의 전투를 소재로 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인상적이었다 하겠습니다. 이제 건담은 다시 우주세기의 이야기로 바톤이 넘어간 듯 싶지만, 새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건담의 시도는 아직도 멈추지는 않을 듯 싶네요. 그땐 부디 이야기에 있어서도 완성도가 보장된 작품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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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1) 타이틀을 책임지고 있는 건담 더블오는 그 어떤 활약도 하지못한체 타이틀의 의미를 퇴색시키신다는...

덧붙임 2) 엔딩 크레딧이 끝난 뒤에는 무려 이오리아 슈헨베르가가 젋었을 적 모습으로 등장해서 작품의 주제와 테마를 다시 한번 거창한 어조로 설명 해주십니다만, 본편의 서사가 엉망이라 그닥 와닿지는 않습니다.

덧붙임 3) 연극에서 독백을 하듯 자신의 생각을 토해내는 등장인물들은 토미노 요시유키가 처음 만들어낸 씨퀀스로 당시에는 신선하고 극적인 느낌이지만, 30년 가까이 일본 아니메 단골 시퀀스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뭔가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느낌입니다. 뭔가 어설픈 개똥철학을 서로서로 읊조리고 있으니 이야기가 더 유치해지는 듯.  

덧붙임 4) 최초에 ELS와 결전을 벌이는 지구연방합대의 사령관은 김 중장님이랍니다. 멋진 대사를 일어로 날려주시는 걸 보니 제일교포시겠군요. -0-;

덧붙임 5) 퀀터의 진정한 매력은 극장판이 아니라 프라모델로 감상할 수 있을 듯.


<참고 사이트>

[1] 劇場版 機動戦士ガンダム00 -A wakening of the Trailblazer-, Wikipedia Japa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NRISE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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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마침내 우주인과 조우하다.


11월 18일에 개봉예정으로 조금씩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극장판 건담 더블오 'A Wakening of the Trailblazer'의 일부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8월 31일자 닛칸 스포츠 21면에 자그맣게 그 내용이 실렸다고 하더군요.

☞ Gundam vs Alien? by Ngee Khiong (클릭)

제목 그대로 우주인과의 전쟁이 다루어질 것 같습니다. 드디어 건담의 세계에 우주인이 등장하는군요, 허허.

벌써부터 올드팬들은 이런 더블오의 전개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봇과 우주인의 대결하면 슈퍼로봇 아니메에서 익히 사용된 장르이기에 이 상태로라면 리얼로봇이라는 껍데기만 쓰고 있던 요즘의 건담 시리즈들이 본격적으로 슈퍼로봇 장르로 넘어갈 것 같은 모양새라 그런 것 같은데요. 하지만 잘 만들면 황당하지 않은 전개로 기존의 드라마틱한 얼개를 유지하면서 극을 이끌어 나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형태의 이야기는 이미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에서 증명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우주인은 많은 SF 아니메에서 그러했듯이 인간형의 우주인이 아닌 자유자재로 형상을 바꿀 수 있는 생명체로 묘사될 것 같습니다. 이 외계생명체가 과연 침략의 목적으로 태양계에 발을 들이고 이를 맞이하여 지구인들이 힘을 합쳐 싸우다가 전력의 열세를 느끼는 순간, 솔레스탈 비잉이 구세주처럼 등장한다... 뭐, 이런 전형적인 시퀀스가 될 지, 아니면 건담 시리즈의 특성답게 좀 더 입체적인 이야기로 전개될지는 두고보아야 하겠습니다.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금속 생명체라는 외계인의 특징으로 미루어보아 이들이 모빌슈츠의 형상으로 모습을 바꾸어 싸울 것 같은 예감도 드는군요.

사실, 이제 인간과 인간의 대립과 갈등을 다루는 건담의 이야기는 꽤 많이 식상해진 느낌입니다. 뉴타입에서 시드로, 다시 이노베이터로 명칭만 바꾸어 등장하는 신인류들의 모습도 그렇고,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반목을 거듭하는 구태의연한 대립관계도 그렇고 말이죠. 원래 더블오 TV 시리즈가 등장했을 때는 뭔가 더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어찌보면 극장판에서야 기존 건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군요. 차라리 마크로스와 비슷한 이야기로 애초부터 외계인과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UNRISE · SOTSU Agenc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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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하비재팬이 만들고 AK 커뮤니케이션즈가 한글판으로 번역하고 펴낸 한글판 건담웨폰즈 시리즈 8번째,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 II 편, End of World(이하 더블오 2편)입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

더블오 팬들이라면 눈치를 체셨겠습니다만, 이번 더블오 2편은 TV 시리즈 스페셜 에디션인 2부 End of Word에 대응하는 작례집이 되겠습니다. 그 얘기인즉슨, 3부작인 TV 시리즈 스페셜 에디션과 같이 건담 웨폰즈 더블오 3편 역시 출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표지는 PG 더블오입니다. 그동안 출시되었던 한글판 건담 웨폰즈가 대부분 커버를 MG로 장식했었으나, 더블오의 경우에는 MG 라인업으로 출시된 제품이 두 개 밖에 안되는 데다가 더블오는 아직 출시가 안된 관계로 PG가 출연해주었습니다. 덕분에 표지에서 느껴지는 포스는 훌륭하군요.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2

목차구성입니다. GN 입자로 빛나는 PG 더블오의 모습이 어우러져 상당히 화려한 목차군요. PG 스케일 덕분인지, GN 입자 효과가 가미된 촬영효과 덕분인지 이제까지의 한글판 목차 사진 중에서는 가장 중량감과 현실감이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목차는 건담웨폰즈 더블오 1편과 같이 4대의 주역 건담의 작례가 카테고리로 묶여져 여러 작례가 선보인 후, 다른 MS의 작례가 소개되는 형식입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3

작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PG 더블오의 작례입니다. 최신 PG이다보니 별다른 개수작업이 추가되기 보다는 주로 디테일을 높여주는 마무리 작업에 주력한 작례라고 하는군요. 꼼꼼한 마무리에 의해 상당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더블오가 되었습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4

사실, 개인적으로 PG 더블오는 몸통에 비해 너무 긴 다리와 팔 길이로 인해 프로포션이 조금 애매해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편입니다. 스탠딩 시에는 괜찮은 비율인 듯 하다가도 막상 특정 자세를 취하면 눈에 띄게 어색한 느낌이 들거든요. 이번 작례 역시 전체적인 비율의 변화는 없는 관계로 몇몇 포즈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느낌을 주긴 합니다만, PG 본연의 정교함과 중량감, 그리고 모델러의 세심한 후가공 작업이 어우러져 세밀하 질감만큼은 손가락을 치켜줄만한 작례입니다. PG 더블오의 작례는 총 8페이지에 걸쳐 소개됩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5

별도로 소개된 PG 더블오 컬러 클리어 버전의 작례. 내부 도색이 이루어져 기가막힌 느낌으로 탄생되었습니다. 다른 내부 프레임 도색모델과는 다르게 밝은 회색계열로 도색된 것도 특징. 아쉬운 것은 지면관계 상 위의 두 페이지 분량만 소개되었다는 것입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6

헤드라인이라 할 수 있는 PG 작례 소개에 이어 본격적인 4기의 주역 건담 작례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1편에서와 같이 작례된 모델을 이용한 포즈와 설정 일러스트가 합성된 타이틀 페이지가 나가고, 1:144 스케일과 1:100 스케일의 작례가 소개되는 구성입니다. 더블오 제품들은 MG가 거의 없고 모두 1:100과 1:144 HG 급 모델이 주로 출시되다 보니 모델러 입장에서도 좀 더 디테일 강화나 후가공 등에 신경을 쓰게 되는 작례일 듯 합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7

모등급 1:100 더블오(좌)와 HG 더블오(우)의 작례(합성사진). 둘 다 명품킷이라고 불리는 제품들이기에 비록 무등급과 HG 급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프로포션을 보여주는 제품들입니다. 디테일 강화를 통해 실린 작례 또한 상당히 좋은 느낌. 특히, 무등급 더블오는 절제된 디테일과 강화된 프로포션이 돋보이는 작례군요. 개인적으로는 PG 보다 마음에 드는 프로포션입니다. 데칼을 생략하다보니 조금 싱거운 느낌이 있긴 합니다만, 모델러의 작례의도에 의해 의도적으로 생략된 듯. (디테일이 단순하니 조금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8

두번째 섹션은 켈딤(케루딤) 건담의 작례가 되겠습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9

사실 켈딤 건담은 이전 기종인 듀나메스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녀석인지라 그런지 작례 또한 그다지 특별한 느낌이 오지는 않는군요. 작례 포인트 역시 압도적인 디테일의 추가나 모델러만의 개성있는 개수작업이 더해졌다기 보다는 기본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에서의 디테일 강화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하겠습니다. 설정 일러스트에 비해 HG나 무등급 모델 모두 좀 더 육중하고 단단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겠군요.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0

켈딤 작례에서 한가지 특색은 무등급 제품의 허리회전 개조 방법이 공개되었다는 건데요. 이전까지의 건담 웨폰즈가 작례 소개 중에 개조 방법이 설명된 적이 없었기에 모델러들에게는 유용한 팁이 될 듯 합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1

이번 섹션의 또 하나의 볼거리, 바로 극중 켈딤 파일럿으로 등장하는 록온의 승용차인 란치아 037 랠리 머신의 작례. 1:24 스케일의 몬테카를로 랠리 머신을 베이스로 해서 개조한 작례입니다. 매번 MS의 작례만 볼 수 있던 건담 웨폰즈에서 이렇게 스케일 모형의 작례를 보니 신선하면서 색다른 느낌이군요. 고전미와 란치아 랠리 머신만의 독특한 라인업이 가미된 멋진 녀석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란치아 스트라토스를 무척이나 좋아하는지라 이 녀석을 보게되니 반가웠다는...)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2

세번째 섹션은 아리오스 건담의 작례입니다.

4기의 솔레스탈 빙의 후계 건담 중 개인적으로는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녀석은 이 녀석 뿐인데요. 프라모델 역시 이전 큐리오스보다 향상된 프로포션과 고정성 등으로 인해 더 멋진 자태가 나오는 녀석인 듯 합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3

무등급 작례(좌)와 GN 아쳐와의 결합 작례(우). 무등급 아리오스의 작례는 상당히 훌륭합니다. 샤프한 면 다듬기로 질감이 몹시 뛰어나고 색감도 진하게 처리되어 굉장히 입체감이 뛰어난 작례라고 할까요. HG 작례인 GN 아쳐도 좋은 느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기수부를 개수하여 내부 디테일을 가미하고 클리어 부품을 사용하여 디테일을 향상시킨 부분은 이 작례의 하이라이트.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4

4번째 섹션은 세라비 건담입니다. 버체와 같은 묵직한 중량감이 일품이고 무엇보다 백팩 형태로 존재하는 세라핌의 존재가 인상적인 MS이죠.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5

이 세라비 역시 무등급의 디테일업이 상당히 좋은 느낌입니다. 특히, 머리를 띄어내고 변형을 하던 세라핌은 개조작업을 통해 머리가 가슴안으로 들어가는 형태로 바뀌는 등 여러 면에서 많은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세라비나 버체 중 하나는 꼭 MG로 좀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6

메인 섹션의 작례가 끝난 이후에는 여러 기체들의 작례가 펼쳐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이후의 구성은 약간 중구난방스러운 느낌이 드는데요. 워낙에 많은 작례가 나오다보니 풍성한 느낌도 동시에 들긴 합니다.

먼저, 첫번째로는 시리즈 최초에 등장한 건담 O 건담입니다. 시리즈 말미에 등장했던 O 건담이 아닌, 1화에서 소년 세츠나가 처음 만나게된 O 건담의 작례인데요. 이번 작례에는 출시된 HG 제품이 아닌, HG 육전형 건담과 FG의 일부 부품을 사용하여 개조된 작례가 되겠습니다. 발바닥 디테일 재현까지 했다는 설명이 있지만 실제 발바닥 디테일을 볼 수 있는 사진은 안 실려 있지요. : )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7

엑시아 리페어의 1:144 스케일 작례. 출간 시점에 이미 MG 엑시아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례에 실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추후 출간될 3부에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1:144 스케일이지만 상당히 좋은 느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왼쪽에 걸쳐진 망토의 질감이 좋군요.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8

알리 알 서세스의 탑승기였던 아그리사의 1:144 스케일 작례. 1:144 이낵트는 출시된 제품을, 하단 부의 아그릿사는 풀 스크래치 빌드로 제작하여 멋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낵트와의 합체 기믹이나 거대한 6개의 다리 부분의 가동 기믹 등 기믹 적인 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작례군요.

전체적으로 이번 더블오 2편은 티에렌 시리즈가 많이 다루어졌던 1편에 비해 플래그와 이넥트 시리즈가 많이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워낙 다양한 모델들이 후반부에 대거 등장하는지라 많이 다루어졌다는 느낌이 무색하긴 합니다만.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19

언제봐도 좋은 느낌을 주는 1:100 티에렌 작례(좌). 더블오의 엑스트라 MS는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떠나 기존의 디자인에 얽메이지 않은 참신한 도전정신과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마음에 든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1기의 티에렌 시리즈와 플래그 시리즈는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들을 포함해서도 인정을 해줘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주역 4기 건담의 후계기나 이노베이터들의 MS 보다도 더 낫지 않나 싶군요. 티에렌 정도면 MG로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20

1기의 최종 보스 알바토레의 작례. 역시 풀 스크레치 빌드로 제작된 작품으로 1:220 스케일이만 길이가 30cm에 달할 정도로 큰 스케일이기도 합니다. 뒷면에 7기나 장착된 GN 드라이브나 충실하고 세밀한 내부 디테일 등이 압권. 단, 아쉽게도 알바아론은 얼굴과 몸통부분만 구현되었네요.

건담웨폰즈 더블오 2편 그림21

최종 작례는 서세스의 전용기인 아르케 건담의 1:100 풀스크래치 빌드 작례.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기체의 특성상 다른 키트의 부품 사용이 힘들어 거의 대부분을 프라판으로 제작한, 압도적인 외계인의 작례라 할 수 있습니다. 스크래치 빌드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기믹의 구현이나 관절 가동 역시 손색이 없습니다.

이번 더블오 2편은 1부와 3부를 거쳐가는 중간 편이라 불리는 것이 무색하도록 다양하고 풍성한 작례가 가득한, 많은 볼거리를 간직한 작례집입니다. 덕분에 후반부에는 조금 구성이 난잡한 느낌이 있긴 합니다만, 쉴새 없이 펼쳐지는 많은 작례 덕분에 큰 불만 없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책 초반부에 으례 실리던 줄거리 요약이나 후반부의 작례해설과 같은 텍스트 페이지들이 대거 생략되어 그만큼 작례 쪽에 할애된 내용이 많은 편이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아울러, 건담 웨폰즈 발간마다 늘 한국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안겨주었던 세로쓰기 편집이 이번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은 점 역시 특색이라고 하겠군요.

이번 편에 등장하지 않은 리본즈 건담이나 MG 엑시아, MG 징크스 등의 작례는 3편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군요. 제타 건담 3부작처럼 신세대 건담을 위한 새로운 3부작 작례집이 되리라 봅니다. 어쩌면 올해 개봉되는 극장판 작례가 3편에 포함되거나, 별도의 작례집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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