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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방울방울 (1991), おもひでぽろぽろ / Only Yesterday / Memories of Teardrops


ⓒ 岡本螢 ・ 刀根夕子 ・ GNH


<정보>

◈ 원작: 오카모토 호타루(岡本螢), 토네 유코(刀根夕子)
◈ 감독/각본: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
◈ 장면설계/스토리보드: 모모세 요시유키(百瀬義行)
◈ 캐릭터 디자인: 콘도 요시후미(近藤喜文)
◈ 작화감독: 콘도 요시후미, 콘도 카쯔야(近藤勝也), 사토 요시하루(佐藤好春)
◈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노래: 호시 카츠(星勝) / 미야코 하루미(都はるみ)
◈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
◈ 제작 프로듀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 저작권: ⓒ 岡本螢 ・ 刀根夕子 ・ GNH
◈ 일자: 1991.07.20
◈ 장르: 드라마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줄거리>

동경 토박이로 자란 27살의 처녀 오카지마 타에코. 어렷을 적부터 방학 때 시골로 내려가는 학우들을 동경해오던 그녀는 회사에 열흘간의 여름 휴가를 내고 시골로 내려갈 계획을 세웠다. 큰 언니가 결혼하면서 시골에서 살게 되자 그녀에게도 찾아갈 시골이 생긴 것이다. 모처럼만의 귀향에 들뜬 타에코는 이것저것 시골로 떠날 준비를 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이었던 자신의 옛 추억 속으로 빠져 드는데...


<소개>

오카지마 호타루()와 토네 유코(그림)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극장 아니메. 미야자키 하야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브리의 거장 타카하타 이사오의 작품으로, '반딧불의 묘(1988)'에 이은 그의 두번째 지브리표 아니메이다. 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던 그가, 지브리에 들어온 이후로는 연출보다는 미야자키의 작품에서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등, 지브리의 안살림에 주력하면서 작품 활동이 눈에 띄게 더디어진 점은 어떤 면에서 아쉽다고 하겠다. (1987년에 '柳川堀割物語'라는 실사 다큐멘터리영화를 연출하는 등, 80년대 중후반부의 그의 행적은 확실히 아니메에서 한발 멀어진 느낌이었다.)

도에이 동화부터 A 프로덕션, 즈이요 영상, 닛폰 애니메이션, 텔레콤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의 과거 행적과 대표 연출작들에서 볼 수 있는 다카하타 이사오의 가장 큰 특징은 섬세한 일상의 묘사와 서정적인 전원 드라마에 있다. 동료이자 후배로서 그와 오랜 세월 같이 일해온 미야자키가 거대한 스케일과 흥미진진한 어드벤쳐, 그리고 디테일한 표현력이 발군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소소함과 전원적인 리얼리즘으로 인해 타카하타의 작품에는 항상 인간적이고 따뜻함이 넘쳐 흐른다. 타카하타의 이런 성향들은 미야자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어 그의 작품에서도 타카하타의 취향을 심심치 않게 엿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이것이 지브리 아니메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브리의 아니메는 그런 면에서 타카하타의 토양 위에 서있는 미야자키의 성과 같다.

3년만에 만들어진 추억은 방울방울에는 반딧불의 묘에서도 활약한 콘도 요시후미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그의 뒤를 받치고 있다. 미야자키와는 달리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 타카하타에게 콘도는 어찌보면 손과 같은 존재였을지도. 장면설계와 레이아웃은 역시 반딧불의 묘에서 활약한 모모세 요시유키가 맡았다. 모모세 역시 타카하타의 이후 작품에서도 계속 활약한다는 점에서 콘도와 모모세 둘은 타카하타의 수족과도 같은 스탭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이웃의 토토로(1988)'를 통해 지브리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오가 카즈오가 미술을 맡아 그의 특기인 녹색의 풍경을 화면 위에 펼쳐 보인다.


전작인 반딧불의 묘가 비극적인 전쟁 드라마였던 것에 비해 '추억은 방울방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소소한 일상의 드라마를 다루고 있다. 1980년대와 1960년대의 일상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는데, 60년대 일본의 풍경을 빛바랜 느낌으로 묘사하고, 작품의 현재 시점에 해당하는 80년대를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하는 부분은 현재와 과거를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이 작품만의 개성적인 특색이다. 섬세한 일상의 묘사는 여기서도 여전한데, 파인애플을 칼로 깎는 다든지 베니바나를 수확한다든지 하는 부분은 당대의 작업환경이 수작업이었음을 감안했을 때 실로 놀라운 수준. 현실적인 묘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첫 고백을 받은 타에코가 구름 위를 걷는다거나 순정만화의 소녀처럼 눈이 반짝거리거나 하는 부분에서는 만화영화의 장점을 살린 부분도 엿볼 수 있다.

디즈니적인 아니메를 지향하던 지브리의 작품답게 프리스코어링(선녹음 후작화) 방식으로 진행된 점도 특기할만 하다. 특히, 주인공인 타에코와 토시오의 경우는 성우를 맡은 이마이 미키와 야나기바 토시로의 실제 모습을 연상하여 캐릭터를 디자인한 것이 특이한 점.([1] 참조) 그래서인지 만화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웃거나 입을 움직일 때 생기는 볼의 주름을 묘사하는 등, 상당히 세세한 곳에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진다.

10일간의 휴가를 내어 동경하는 시골로 향하는 타에코가 여정 중에 떠올리는 그녀의 12살 기억은 평범함 속에 소소함과 재미가 넘쳐 흐른다. 만화영화이긴 하지만, 구성방식은 실사영화에 가까운 전개이며 어떤 면에서는 서정적인 수필을 연상시키게 한다. 특히 자신의 어렷을 적 추억을 떠올리는 27살의 처녀의 이야기는 굳이 만화영화의 팬이 아니더라도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전원적인 농촌생활과 어린 시절의 추억 등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향수라는 테마를 불러 일으키게 하고 있으며, 잔잔한 드라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면서 타카하타 감독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おもひでぽろぽろ, Wikipedia Japan
[2] おもひでぽろぽろ(1991), allcinema.net
[3] 추억은 방울방울,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岡本螢 ・ 刀根夕子 ・ GNH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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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마녀의 택급편 (1989), 魔女の宅急便 / Kiki's Delivery Service


ⓒ 角野栄子 • 二馬力 • 徳間書店


<정보>

◈ 원작: 카도노 에이코(角野栄子)
◈ 감독/각본/프로듀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 콘티: 미야자키 하야오, 콘도 요시후미(近藤喜文)
◈ 캐릭터 디자인: 콘도 카츠야(近藤勝也)
◈ 작화감독: 오오츠카 신지(大塚伸治), 콘도 카츠야, 콘도 요시후미
◈ 미술감독/배경: 오오노 코지(大野広司) /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감독: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
◈ 음악/노래: 히사이시 조(久石譲) / 아라이 유미(荒井由実)
◈ 연출보조: 카타부치 스나오(片渕須直)
◈ 기획/제작: 야마시타 타츠미(山下辰巳) 外 / 토쿠마 야스요시(徳間康快)
◈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
◈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 저작권: ⓒ 角野栄子 • 二馬力 • 徳間書店
◈ 일자: 1989.07.29
◈ 장르: 드라마,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G)


<시놉시스>

한적한 어느 시골마을, 한 소녀가 풀밭 위에 누워 라디오를 듣고 있다. 뉴스를 듣던 소녀는 날씨 예보를 듣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다. 보름달이 뜨는 오늘 출발하겠다는 소녀. 엄마는 소녀를 말리려 하지만 소녀는 이미 마음을 결정한 뒤다. 소녀의 이름은 키키, 마녀인 엄마와 평범한 인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키키는 오래된 마녀의 관습에 따라 13살이 되는 해에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마녀수행을 떠나려 하고 있다. 마녀가 인간의 삶 속에서 사는 것이 익숙한 시대, 하지만 마녀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세상은 산업화의 시대를 걷고 있는 중이다. 점점 예전의 것을 잃어가는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서 꼬마 마녀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그녀의 말하는 고양이 친구 지지와 함께 빗자루에 몸을 싣고 하늘로 향하는데...


<소개>

카도노 에이코의 6권 짜리 소설 중 1권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극장용 만화영화.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히트작으로 '안녕, 우주전함 야마토. 사랑의 전사들(1978)'이 세운 극장용 아니메의 일본내 흥행기록을 11년만에 경신한 작품이다. 이제까지의 작품들이 모두 비평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극장개봉시 시원치 않은 성적을 기록했었기에 본 작품은 어떤 면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에 대한 평가를 새로이 하는 일종의 터닝 포인트와 같은 작품이 된 것이다. 오늘날 미야자키 하야오를 보면 당연시 하게 되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명감독이라는 이미지 역시 본 작품부터 시작되기에 이른다. (이전까지 하야오가 연출했던 극장용 아니메는 모두 주옥같은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흥행에서는 모두 실패를 거두었었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2)' 이후 오리지널 작품으로만 승부해오던 미야자키가 연출한 첫번째 지브리표 소설 원작 작품이다. (지브리의 첫번째 소설 원작 작품은 타카하타 이사오의 '반딧불의 묘(1988)'이다.) 그로 인해 이전까지의 미야자키 작품에 담겨져 있던 환경주의적 메시지는 본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마녀라는 환상적인 소재와 19세기 유럽을 연상시키는 배경요소는 분명 미야자키의 작품세계와도 접점이 닿아 있다. 이는 후일 미야자키가 연출하게 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과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마술이라는 판타지스러운 소재, 유럽적인 배경, 비환경주의적 메시지의 채택, 타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미야자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둘은 확실히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 또하나 키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또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애초에 이 작품이 미야자키의 연출작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카도노의 작품을 아니메화할 것을 결정한 후 지브리는 후계자 양성차원에서 연출은 새로운 인물에게 맡기고 미야자키는 프로듀서를 맡아 후방을 지원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인물은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도큐무비신사 산하의 해외합작 애니메이션 제작용 하청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도 예전에 몸을 담았던 곳) 시절부터 미야자키나 타카하타 이사오 등과 작업을 해왔던 30살의 신예 가타부치 스나오. 하지만, 제작이 진행되면서 각본과 콘티 등에 미야자키의 손길이 가해지면서 작품의 스케일이 애초 기획단계보다 커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스폰서들이 네임밸류가 있는 감독을 원하면서 결국 가타부치는 감독에서 연출보조로 물러나게 된다.

가타부치의 연출보조 격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감독으로 내정되었다가 도쿠마 서점의 의사에 의해 조기 강판당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가타부치는 후일 스튜디오4℃를 거쳐 매드하우스로 자리를 옮겨, '블랙 라군(2006~2010)' 시리즈로 아니메 팬들에게 그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버림받은 뒤 매드하우스에서 연출가로 대성하는 점 역시 호소다 마모루의 궤적과 같음을 알 수 있다. 키키가 제작되던 시점부터 이미 지브리의 구조는 미야자키나 타카하타 이외의 연출가가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였는지도 모른다.

키키에는 한가지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일본판 원제인 마녀 택급편에서 택급편이라는 명칭이 당시 일본의 운수회사인 야마토 운수의 등록상표였던 점. 이는 원작자인 카도노가 택급편이 등록상표인줄 모르고 제목에 사용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으나 이 실수로 인해 본 작품은 야마토 운수가 결국 스폰서로 참가하게 되며, 나중에는 야마토 운수가 역으로 작품을 자사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게 된다. 본 작품의 히트 이후 야마토 운수는 자사의 CF에 키키의 컷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여기에 야마토 운수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고양이가 우연치 않게 이야기에 등장하는 등, 본 작품은 카도노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묘하게 야마토 운수와 여러 면에서 얽혀 있는 부분이 있다. 
 
거대한 스케일과 화끈한 모험은 없었지만, 아기자기하고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은 흥행에 큰 장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직전 작품인 '이웃의 토토로(1988)'와 다를바 없었지만, 오리지널 작품이었던 토토로에 비해 키키는 유명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어느 정도의 네임밸류를 확보하고 있었고, 여기에 야마토 운수와 니혼 TV와 같은 거대 스폰서의 참여로 홍보면에서도 전작에 비할 바 없이 큰 물량이 투입되었다. 이는 결국 많은 이들을 극장으로 오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막상 극장에서 접한 미야자키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하게 된다. 이는 제대로 된 홍보전략이 있었다면 앞선 작품들 역시 키키 못지 않은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케하는 대목으로, 실제 미야자키의 작품들이 지금도 지속적인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음을 상기한다면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또한, 본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프로듀서로 참가하게 되는 스즈키 토시오의 등장이다. 미야자키가 스튜디오 지브리에 참가하게 되는 데 있어서 일익을 담당한 스즈키는 1989년 도쿠마 서점에서 스튜디오 지브리로 자리를 옮긴 후 키키의 프로듀서로서 지브리 아니메에 처음 참여하게 되는데, 니혼 TV 제휴와 같은 적절한 전략으로 작품의 흥행에 있어서 크나큰 역할을 해내기에 이른다. 키키를 시작으로 '미야자키-스즈키'라는 극장 아니메 시장의 미다스의 듀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참고 사이트>

[1] 魔女の宅急便_(スタジオジブリ作品), Wikipedia Japan
[2] 魔女の宅急便 (1989), allcinema.net
[3] Kiki's Delivery Service (movie), ANN
[4] 마녀배달부 키키, 엔하위키 미러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角野栄子 • 二馬力 • 徳間書店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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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아니메 시리즈>

1.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1979)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
3. 명탐정 홈즈 (1984)
4.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5. 이웃집 토토로 (1988)
6.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7. 붉은 돼지 (1992)
8. 원령공주 (1997)
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10.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11. 벼랑위의 포뇨 (2008)
12. 바람이 분다 (2013)

명탐정 홈즈 (1984), 名探偵ホームズ / Sherlock Hound 


ⓒ RAI · TMS


<정보>

◈ 원작/원안: 아서 코난 도일, 마르코 파곳, 지 파곳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1~6화) / 미쿠리아 쿄스케 (7~26화)
◈ 연출/콘티: 미야자키 하야오, 하야카와 케이지, 오쿠다 세이지
◈ 시리즈 구성/각본: 야마자키 케이지, 시마자키 마유미 / 아라키 요시히사, 카타부치 스나오, 이토 츠네히사 外
◈ 캐릭터 디자인: 콘도 요시후미
◈ 작화감독: 콘도 요시후미, 키타하라 타케오, 타나카 헤이하치로, 코사카 키타로 外
◈ 미술감독: 야마모토 니죠, 카게야마 진
◈ 음악/노래: 하네다 켄타로 / 다 카포
◈ 프로듀서: 타카하시 요시미츠
◈ 제작사: 도쿄무비신사, RAI, REVER
◈ 저작권: ⓒ RAI · TMS
◈ 일자: 1984.03.04 (극장판) / 1984.11.06 ~ 1985.05.20 (TVA)
◈ 장르: 모험, 세계명작, 스팀펑크, 우화, 코미디
◈ 구분/등급: 극장판, TVA (26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날카로운 추리력과 관찰력을 지닌 명탐정 셜록 홈즈와, 그의 절친한 친구인 의학박사 왓슨은 베이커가의 허드슨 부인의 하숙집에 기거하면서 사건의 의뢰를 받고 있다. 기발한 발명품으로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모리어티 교수와 그의 두 어벙한 조수 토드, 스마일리가 사건을 벌일 때마다 홈즈와 왓슨은 항상 그들의 음모와 범죄를 막아내지만, 모리어티 일당은 항상 아슬아슬하게 체포되지 않고 탈출한다. 홈즈와 왓슨이 TV 시리즈를 위해 제작사 측으로부터 모리어티 교수를 체포하지 말라는 암묵적 요청을 받은 것으로 추정... 어흠.


<소개>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가 기획한 홈즈의 이야기를 일본의 아니메 제작사 도쿄무비신사와 합작하여 만든 작품. 실제 제작은 이탈리아의 경우 RAI의 하청을 받은 REVER사가, 일본 측은 도쿄무비신사 산하의 텔레콤 애니메이션이 맡았다. 도쿄무비신사는 81년도에 프랑스의 DIC 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으로 '우주전설 율리시즈 31(1981)'을 제작한 바가 있는데, 이들 사례를 보듯 다른 제작사에 비해 외국 합작 애니메이션의 사례가 많은 편이라 하겠다. 

이탈리아 측 스탭으로는 파곳 형제가 참여하여 시리즈의 얼개를 만들어 냈으며,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 성(1979)'를 통해 도쿄무비신사로 이적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연출을 담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후일 미야자키의 후계자로 지목받기도 했던 비운의 애니메이터 콘도 요시후미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를 맡고, '미래소년 코난(1978)' 이후 미야자키와 호흡을 자주 맞춰온 야마모토 니죠(후일 지브리 대표 미술감독 중 한명),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1982)'의 음악감독 하네다 켄타로 등 일류급 인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홈즈의 영상미는 현재의 애니메이션의 그것과 비교해도 그다지 뒤지지 않는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를 개로 만들도록 제안한 것은 이탈리아 측의 요청이었다고 전해지며, 이것에 대해 미야자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지는데, 이미 도에이 동화시절부터 자주 동물의인화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그의 이력을 생각해보면 이같은 그의 반대는 작품을 접근하는 그의 의식변화로 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미야자키는 동물 캐릭터들이 출현하는 유아용 작품이 아닌 명탐정의 유쾌한 모험이 가득한 전연령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을까.

6화까지 진척중이던 명탐정 홈즈는 돌연 이탈리아 측 사정으로 인해 제작이 무기한 지연되게 된다. 일본판 위키피디아에는 제작 중에 코난 도일 유족과의 저작권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측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당시 '리틀 니모(1989)'의 제작 의뢰를 받게 된 텔레콤 애니메이션 측이 제작을 중단했기 때문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명탐정 홈즈는 82년도에 전면 제작이 중단되고 만다. 이대로 묻혀질 작품이었지만 사태는 의외의 곳에서 해결조짐을 보였다. 텔레콤 애니메이션을 퇴사한 미야자키가 토쿠마 서점의 지원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개봉하는 와중에 토쿠마 서점이 발간한 잡지 아니메쥬에서 명탐정 홈즈의 소식을 간간히 소개하던 인연으로 인해 그제까지 제작되었던 에피소드를 극장용으로 편집하여 나우시카와 동시 개봉하는 형태로 84년 3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던 것이다.

ⓒ 二馬力 · 徳間書店 · 博報堂


작품의 반응은 의외로 좋았던 듯 싶다. 이로 인해 홈즈가 다시 제작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니 말이다. 당시 텔레콤 애니메이션 측 역시 리틀 니모의 지지부진한 제작지연의 문제를 겪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다시금 명탐정 홈즈의 제작으로 스탭들이 복귀하게 된다. 다만, 미야자키는 이미 텔레콤 애니메이션을 퇴사한 관계로 후임 연출가에는 도쿄무비신사가 제작했던 '루팡 2기(1977)'에서 연출과 콘티를 맡았던 미쿠리야 쿄스케가 맡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탭진을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9화와 10화에서 연출과 콘티를 맡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작품에 대해 미야자키도 나름의 애착을 갖고 있었기에 퇴사 후에도 잠시 도움을 주었던 것은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다. 특히, 미야자키가 연출과 콘티를 맡은 4화와 10화는 명탐정 홈즈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완성도 높은 에피소드로 회자되고 있다.

모리어티 교수와 두 명의 어벙한 조수가 기발한 발명기계로 사건을 벌일 때마다 홈즈와 왓슨이 이를 해결하는 구도는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어드벤쳐물이라 할 수 있다. 전설적인 추리물을 유쾌한 어드벤쳐물로 변주한 미야자키의 감각은 최근에 개봉된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2009)'보다 오히려 뛰어나지 않나 싶다. 특히, 매번 홈즈에게 패퇴한 체 다음을 기약하며 초라하게 도망가는 모리어티 일당의 모습은 흡사 타츠노코의 '얏타맨(1977)'에 등장하는 도론보 3인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모리어티 교수가 사용하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기계들에서는 스팀펑크적인 메카닉 취향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미야자키의 다른 작품들에서 그 편린을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제작 당시 미야자키는 다른 캐릭터는 모두 개로 의인화 해도 허드슨 부인만은 인간으로 그리길 희망했다고 전해진다. 여기에 그녀의 활약상도 단순한 하숙집 여주인으로서의 주변인물이 아닌 보다 적극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미야자키의 페미니즘 적인 색깔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 <명탐정 홈즈>(1984년): 전설의 멍멍이 홈즈, 혹은 번개 by 키웰 (보러가기)


ⓒ RAI · TMS



<참고 사이트>

[1] 名探偵ホームズ, Wikipedia Japan
[2] Sherlock Hound (TV), ANN
[3] 명탐정 홈즈, 베스트아니메
[4] 박창선의 애니산책 <명탐정 홈즈>, 씨네 21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RAI · TMS 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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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 (1979), 赤毛のアン / Anne of Green Gables


ⓒ NIPPON ANIMATION Co., Ltd.


<정보>

◈ 원작: 루시 모드 몽고메리
◈ 감독: 타카하타 이사오
◈ 각본/스토리보드: 타카하타 이사오 外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콘도 요시후미
◈ 장면설정/화면구성: 미야자키 하야오 (1~15화)
◈ 미술감독: 이오카 마사히로
◈ 음악/노래: 모우리 크루도 / 오오와다 리츠코
◈ 기획/제작: 사토 쇼지 / 모토하시 코이치
◈ 제작사: 닛폰 애니메이션, 후지 TV
◈ 저작권: ⓒ NIPPON ANIMATION Co., Ltd.
◈ 일자: 1979.01.07
◈ 장르: 드마라, 세계명작
◈ 구분/등급: TVA (50화) / 전연령가 (G)


<시놉시스>

독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매튜와 마릴라 남매는 농장일을 거들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고 한다. 입양을 맡은 스펜서 부인이 일러 준데로 기차역에 나가는 매튜, 하지만 그곳에는 남자아이가 아닌 왠 빨간머리의 여자아이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스펜서 부인의 실수로 생긴 일이었지만, 매튜는 꾸밈없고 순수한 모습이 맘에 들어 소녀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소녀의 이름은 앤 셜리. 하지만 집에 도착하자 누이인 마릴라는 앤에게 우리 집에는남자아이가 필요하다는 매몰찬 말을 한다. 인정많은 매튜는 앤을 그냥 기르자고 하지만, 마릴라는 앤을 돌려보내기 위해 스펜서 부인에게로 간다.

앤을 데리고 스펜서 부인에게로 가는 마릴라는 앤의 불우한 과거를 듣게 되고, 또 상냥하고 착한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펜서 부인이 앤을 맡기기로 한 곳은 일꾼들을 험하게 부리기로 유명한 블뤼엣 부인의 집. 험한 곳에 앤을 보내고 싶지 않은 마릴라는 앤을 자신이 키우기로 맘먹게 되는데... (위키피디아 빨건머리 앤 및 알라딘 빨간머리 앤 DVD 소개 참조)


<소개>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섯번째 세계명작극장 시리즈.(실제로 세계명작극장이라는 부제가 붙은 작품은 이 빨간머리 앤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는 '칼피스 어린이 극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감독을 맡았으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비운의 인재 콘도 요시후미가 작화감독을 맡았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에서 15화까지만 설정 및 디자인에 참여한 후, '루팡 3세 - 칼리오스트로의 성(1979)'의 참여를 위해 하차하게 된다. 이것이 미야자키 하야오와 세계명작극장의 마지막 만남이 된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직접 탐방하여 그려진 유려한 배경과 묘사는 많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앤 때문에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도 있다고 전해진다. [4] 참조) 이야기와 연출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장면의 구성에서 일반적인 TV 시리즈를 능가하는 고증과 완성도를 추구한 것은 이제까지도 세계명작극장 시리즈를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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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이쁘지도 않은 주근깨와 빨간머리 외모이지만, 소녀다운 생기발랄함과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주인공 앤은, '캔디 캔디(1976)'의 캔디와 함께 순정만화를 대표(물론, 이 작품은 순정만화가 아닌 세계명작극장이지만)하는 진취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라 하겠다. 특히, 이러한 앤의 성격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춘기 소녀들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겠는데, 어린소녀다운 기발하고 다양한 상상력이라든지 자신의 외모에 하나 둘 쯤 크고 작은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그 나이 때 소녀들의 감성을 너무도 잘 표현해 내어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십대 소녀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부분 뿐만 아니라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능동적인 여성상을 표현하는 등, 전체적으로 남성 시청자들보다 여성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놀리던 얄미운 남자 아이가 자라서 연인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 역시 드라마적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당시 세계명작극장 시리즈 중에서는 처음으로 주인공이 작품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깡마르고 볼품없던 빨간 머리의 소녀가 어느덧 매력적인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은 팬들에게 큰 즐거움이 되었다.

평균 시청률은 16.2%로, 전 26편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 중에서 8위에 해당하는 시청률이다. (위키피디아 世界名作劇場 참조) 시청률 상으로는 평균보다 약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셈이다. 한국에서는 85년 KBS를 통해 방영을 시작하여 큰 사랑을 받았는데, 한국 애니메이션 주제가의 대모 정여진 씨가 부른 한국판 주제가 역시 오리지널 주제가에 뒤지지 않는 포스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애창곡이기도 하다.

ⓒ NIPPON ANIMATION Co., Ltd.



<참고 사이트>

[1] 赤毛のアン (アニメ), Wikipedia Japan
[2] Anne of Green Gables (TV), ANN
[3] 빨간머리 앤 (애니메이션), 위키피디아
[4] 빨강머리 앤, 엔하위키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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