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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을 노려라! 건버스터 (1989), トップをねらえ!Aim for the Top! GunBuster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정보>

◈ 원작/기획: 오카다 토시오(岡田斗司夫)
◈ 감독: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 각본: 안노 히데아키, 오카다 토시오
◈ 콘티·설정: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樋口真嗣)
◈ 캐릭터 디자인: 하루히코 미키모토(美樹本晴彦)
◈ 메카닉 디자인/로봇 디자인: 미야타케 카즈타카(宮武一貴) / 오하타 코이치(大畑晃一)
◈ 작화감독: 쿠보오카 토시유키(窪岡俊之), 모리야마 유지(森山雄治)
◈ 미술감독: 키쿠치 마사노리(菊地正典), 사사키 히로시(佐々木洋)
◈ 음악/노래: 다나카 고헤이(田中公平) / 사카이 노리코(酒井法子)
◈ 제작총지휘: 무라하마 쇼지(村濱章司)
◈ 제작사: 가이낙스, 반다이, 빅터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 일자: 1989.10.07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시놉시스>

2015년, 우주로 진출한 인류는 돌연 우주괴수의 습격을 받는다. 이 습격으로 우주군의 제독이자 전함 룩시온의 함장이었던 타카야 제독 이하 수많은 승무원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우주군 제독이었던 아빠 타카야 제독을 동경하던 소녀 노리코는 아빠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우주 파일럿이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룩시온의 비극으로부터 6년 뒤 우주괴수에 대항하기 위해 지구는 RX 계획을 발동하고, 노리코는 파일럿의 등용문인 오키나와 여자 우주고교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우주 파일럿으로의 길은 생각보다 고되고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개>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를 통한 가이낙스의 야심찬 시도는 커다란 실패로 귀결되었으나, 문제는 단순히 작품의 실패에 그치지 않았다. 반다이를 통해 거둬들인 거액의 투자비가 가이낙스의 부채로 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애초에 왕립우주군을 위해 한시적으로 조직된 프로젝트 집단이었던 가이낙스는 이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체를 뒤로 미루고 수익을 벌어들일 방법을 모색해야할 상황에 처한다. 왕립우주군을 통해 보여주려했던 정통 SF 드라마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음을 통감한 가이낙스는 아니메의 수요가 여전히 오타쿠를 중심으로 한 특정계층에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그로 인해 그들 오타쿠의 근원이기도 했던 '우주전함 야마토(1974)'와 함께, '기동전사 건담(1979)'을 보고 자란 그들 세대가 처음으로 스탭으로 참여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82)'의 컨셉을 다시금 활용하기로 마음먹게 되니, 이것이 바로 가이낙스의 본격적인 태동을 알린 동시에 그들의 정체성에 있어서 하나의 기준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1989, 이하 건버스터)'인 것이다.

☞ 만화영화 연대기: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보러가기)

건버스터는 마크로스를 시작으로 80년대 OVA시장을 주름 잡고 있던 미소녀와 메카닉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의 테마로 삼아, 여기에 우주전함 야마토의 장중한 SF 드라마를 얹은 전형적인 오타쿠용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80년대 당시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던 이들 오타쿠들이 모여 오타쿠라는 편견을 벗어나기 위해 야심차게 만든 첫작품이 실패로 돌아가자, 결국 오타쿠들의 입맛에 맛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는 당시 아니메를 보는 시청층의 저변이 한정적이라는 문제도 있었지만, 과거 5~60년대를 풍미하던 도에이의 극장용 만화영화들이 70년대를 기점으로 쇠퇴한 후, 지나치게 일본적인 스타일(특히, 로봇물)에 아니메가 한정되면서 보편적인 감성을 잃어버린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아니메의 한계를 벗어나려 했던 가이낙스였으나 그들의 첫 시도인 왕립우주군 또한 보편적인 감성보다는 마니악한 측면이 강했고, 이로 인해 커다란 실패의 아픔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은 가이낙스의 초대 멤버로 왕립우주군에서 첫 작화감독을 맡았던 신예 안노 히데아키가 맡아 이례적으로 감독으로 데뷔한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30세로, 나우시카와 마크로스 등 불과 몇 작품에서의 작화스탭 경력이 전부였는데, 당시 안노와 동년배 중 감독으로 데뷔한 인물은 마크로스 극장판에서 25살의 나이에 공동감독으로 데뷔한 카와모리 쇼지 정도가 유명해졌을 뿐이다.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데뷔한 카와모리에 비해 안노는 다소 주목을 덜 받으며 등장했지만, 건버스터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가로서의 재능은 후일 카와모리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게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소녀와 메카닉, 그리고 SF 드라마라는 키워드를 접목한 건버스터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미 그런 작품은 당대에 넘치고 찰만큼 유행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안노는 이 기본 구도 위에 몇가지 색다른 시도를 첨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건버스터는 이전까지의 마크로스 아류작을 뛰어넘는 스타일과 매력을 겸비하게 된다. 우선, 특촬물에 근원을 둔 히어로와 괴수라는 대결구도는 리얼로봇으로 인해 경직되어버린 당대 로봇 아니메의 구도를 일신하는 새로운 참신함을 부여하게 된다. 울트라맨이라는 히어로가 아닌 버스터 머신이라는 로봇이 그 자리를 대체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버스터의 액션은 틀촬물의 히어로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스타일과 멋이 넘쳤다. 재미있는 것은 로봇의 내부 메커니즘은 리얼로봇의 그것에 근거한 하이테크놀로지적인 모습이었지만, 실제 로봇이 움직이고 싸우는 모습은 특촬물과 슈퍼로봇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모양새였던 것이다.

안노만의 감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건버스터의 초반부는 SF 액션물이 아닌 학원물을 연상시키는데 이 부분은 야마모토 스미카 원작의 '에이스를 노려라(1972)'의 구조를 그대로 패러디한 것으로, 주인공인 타카야 노리코는 에이스를 노려라의 주인공인 오카 히로미를, 학교의 히로인 아마노 카즈미는 류자키 레이카를, 코치 오오타 코이치로는 무나가타 진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렇게 소녀들의 경쟁을 다룬 학원물에서 본격적인 우주의 모험으로 넘어가는 전개를 취하면서 건버스터는 기존의 SF 액션물과는 다른 다양한 맛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한다. 안노의 패러디(내지 오마쥬)는 단순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작품의 곳곳에 드러나게 되는데, 오오타 코치의 바둑판에 부착된 전자계기판이나 우주전함 엑셀리온의 기관부 등 많은 부분에서 우주전함 야마토의 오마쥬를 확인할 수 있으며, 등장인물의 방에서 볼 수 있는 미야자키 아니메의 포스터나 만화잡지 등에서는 감독과 스탭들의 오타쿠적 취향마저도 느껴진다.

여기에 한가지 더, 건버스터는 정통 SF 이론을 접목하여 극의 또다른 흥미를 유발하게 되는데, 바로 광속과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시간이 더 느리게 흘러간다는 우라시마 효과의 도입이 그것이다. 아광속의 속도로 날아간 주인공들이 지구로 돌아왔을 때 그녀들이 겪은 시간은 불과 수개월이지만 지상에서는 이미 십수년이 흐른 뒤라는 이 설정은 단순한 극적 재미 이상의 의미를 작품에 부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초반부만 하더라도 다소 가벼웠던 극의 분위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무거워지는데, 이렇게 몇가지 과학적, 철학적 소재를 극에 적절하게 도입하고 활용하는 안노의 재능은 후일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에 이르러 만개하여 작품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과 해석, 추측과 가십을 낳는 매개로 발전하게 된다.

ⓒ BANDAI VISUAL · JVC Entertainment · GAINAX

전형적인 SF 아니메의 특장점과 정통 SF적인 요소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지만 부정적인 요소 또한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불필요한 성적 표현과 노출이다. 버스터 머신에 탑승하는 여성 파일럿들의 복장이 에어로빅 유니폼인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듯. 여기에 이미 과거에 안노가 DAICON III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 선보였던 바스트 모핑(여성의 가슴이 흔들리는 모습을 묘사한 씬을 일컫는 용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든지, 필요 이상으로 목욕씬과 속옷 씬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80년대 OVA의 대표적인 상술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불필요하게 많아 극의 흐름을 끊는다. 이는 이 작품이 그럴듯한 테마와 중후한 설정으로 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상업적인 노선을 걷는 작품임을 증명하는 사례로, 이후 에반게리온을 위시한 여러 가이낙스 작품에서도 이러한 노선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캐릭터 디자인을 하루히코 미키모토가, 메카닉 디자인을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맡고 있다는 것은 이 작품이 마크로스의 적자임을 증명하는 뚜렷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장귀병 MD 가이스트(1986)', '대마수격투기 강의 귀(1987)' 등에서 특촬물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메카닉을 선보인 오하타 코이치나, '프로젝트 A코(1986)'를 통해 미소녀와 SF를 그전과는 다른 형태로 접목시켰던 모리야마 유지, 스튜디오 비보 출신으로 당시에는 미완의 대기였던 쿠보오카 토시유키, 후일 특촬물 감독으로 성장하게 되는 가이낙스의 멤버 히구치 신지 등의 진용도 믿음직스럽다. 

작품은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간 제작비 역시 만만치 않았기에(제작비의 압박 때문이었는지 최종화에서는 채색이 되지 않은 콘티가 그대로 작품의 컷으로 사용되는 씬이 등장한다. 이는 에반게리온을 포함한 후대 가이낙스의 작품에 종종 엿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가이낙스의 재무상황은 더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가이낙스는 아니메 제작 외에 제작 하청과 컴퓨터 게임 등 닥치는 대로 수익사업에 매진하게 되니 이 때까지만 해도 가이낙스의 앞길은 어두운 터널 속이었다.



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2004), トップをねらえ2!


ⓒ GAINAX · TOP2 委員会


<정보>

◈ 원안/감독: 츠루마키 카즈야(鶴巻和哉)
◈ 감수: 안노 히데아키
◈ 각본: 에노키도 요지(榎戸洋司)
◈ 콘티: 안노 히데아키, 히구치 신지, 히라마츠 타다시(平松禎史) 外
◈ 캐릭터 디자인: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버스터머신 디자인/퓨처 비주얼: 이즈나요시쯔네(いづなよしつね) / OKAMA
◈ 메카닉 디자인: 이시가키 쥰야(石垣純哉), 코야마시게토(コヤマシゲト) 外
◈ 작화감독: 사다모토 요시유키, 시바타 유카(柴田由香), 스시오(すしお), 니시고리 아츠시(錦織敦史) 外
◈ 3D 감독/CG 모델링: 나스 신지(那須信司) / Viewworks
◈ 미술감독: 가토 히로시(加藤浩)
◈ 음악/노래: 다나카 고헤이 / ROUND TABLE, ACKO
◈ 기획/제작: TOP2 제작위원회
◈ 제작사: 가이낙스, 반다이 비주얼, JVC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 ⓒ GAINAX · TOP2 委員会
◈ 일자: 2004.11.?? ~ 2006.08.??
◈ 장르: SF, 로봇, 액션
◈ 구분/등급: OVA(6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가이낙스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제작된 건버스터의 후속편. 건버스터를 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부채에 허덕이며, 어두운 내일 밖에 보이지 않았던 가이낙스가 이제는 일본 아니메를 대표하는 제작 스튜디오가 되어 당당히 20주년 창립작품을 내놓는 모습은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바로 그 기념작이 그들의 최초 히트작인 건버스터라는 사실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20년이 흘러 아니메의 트렌드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로봇 아니메나 미소녀와 SF를 접목하던 트렌드는 모두 과거의 일이 되었으며, 가이낙스 스스로가 아니메의 흐름을 바꾸었던 에반게리온 이후의 아니메 부흥기를 지나 업계가 다시금 매너리즘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그리고 가이낙스 자신도 에반게리온 이후 로봇 아니메에서 손을 뗀 채 말랑말랑한 연애, 메이드물에 주력하고 있을 당시, 가이낙스의 새로운 도전이 이 20주년 기념작 '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2004, 이하 다이버스터)'에서 그 전조를 알렸다면 다소 과장된 표현일까.

후속편이라 하지만, 시대배경은 건버스터에서 무려 1만 5천년 후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조차도 작품의 초반부에서는 언급되지 않는다. 시대 배경도, 캐릭터도 완전히 상이한 모습과 전개인지라 후속편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색할 정도. 캐릭터 디자인은 가이낙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또 한명의 인물 사다모토 요시유키가 맡았는데, 사다모토 특유의 슬림한 소녀적 취향에, 가이낙스의 만화영화적 표현이 접목되어 비주얼은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그것은 레트로풍의 슈퍼로봇스러운 매력을 진하게 풍기는 버스터 머신들도 마찬가지. 슈퍼로봇스러운 모습을 간직했지만 그 내부 메커니즘에서는 리얼로봇과 정교한 변신합체로봇의 컨셉을 간직했던 건버스터와 달리 다이버스터는 과거 비현실적인 변신합체 컨셉을 보여준 겟타로보와 같은 뉘앙스가 느껴진다. 건버스터라는 타이틀을 떼고 보면 오히려 이러한 다이버스터의 모양새는 근 몇년간의 가이낙스적 취향에 근접해 있다 하겠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다이버스터는 건버스터의 후속이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특히, 라스트에서 건버스터의 히로인인 노리코를 맞이하는 라르크와 지구의 모습은 과거 건버스터에서 인류를 구하고 1만5천년 후의 시간으로 튕겨나가버린 히로인 노리코와 카즈미의 엔딩을 그들의 관점이 아닌 그들을 맞이하는 지구인의 관점으로 바라본 모양새다. 이러한 결말은 상당히 극적인 재미를 작품에 부여하는데, 이로 인해 다이버스터는 종장에 이르러 건버스터의 후속임을 완벽하게 관객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애초에 다이버스터의 각본은 엔딩부터 거꾸로 써졌다는 후문이 있다)

ⓒ GAINAX · TOP2 委員会

레트로풍의 슈퍼로봇적 컨셉과 더불어 본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또하나의 비주얼적 매력은 속칭 '카나다버스'라 불리는 다이나믹한 화면처리 기법에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일본 아니메업계의 전설적인 작화가 카나다 요시노리가 창안한 이 기법은 같은 액션장면도 보다 더 역동적으로 묘사할 수 있어 이를 통해 다이버스터의 액션을 거대한 스케일과 함께 실로 과장과 함축이라는 만화영화의 특성이 십분발휘된 영상미를 관객에게 선사하게 된다.

다만, 주제의식이나 여러면에서는 원작에 비해 신선도나 깊이는 부족하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역동적인 화면은 과거의 슈퍼로봇을 가이낙스적인 것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모자람이 없었지만, 20주년 기념 스페셜 작품답게 다소 이야기에는 무리함이 따른다고나 할까. 이는 과거와 달리 지나치게 소년, 소녀들 위주로 진행되는 드라마 구조의 한계이며, 동시에 작금의 아니메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이버스터의 여러가지 시도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카나다버스에 입각한 감각적인 영상미와 뜨거운 열혈과 근성, 그리고 통쾌하면서도 극적인 이야기 구조는 그로부터 3년 뒤 가이낙스의 또다른 작품에 이르러 진정한 결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참고 사이트>

[1] トップをねらえ!, Wikipedia Japan
[2] トップをねらえ2!, Wikipedia Japan
[3] トップをねらえ! (1988), allcinema.net
[4] トップをねらえ!2 (2004~2005), allcinema.net
[5] 톱을 노려라!, 위키피디아
[6] 톱을 노려라!, 엔하위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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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매되었던 '에반게리온: 1.01 You are (not) alone'(이하 에바 序)의 초회 한정판 DVD 패키지를 얼마전 구입했습니다. 초회 한정판이라면서 1년 이상 판매되고 있군요.


에반 序 DVD는 일본의 원 패키지를 거의 100% 그대로 옮겨온 제품으로, 일단 기본 이상의 충실한 구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초회 한정판에는 DVD 외에 OST CD가 패키지 형태로 포함되어 있지요. 원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대본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CD 패키지의 구성은 무난합니다. 사기스 시로의 묵직한 음악들이 전편을 장식하고 있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우면서도 긴장감을 자아내는 음악 구성이죠. CD 북클릿에는 각 수록 음악의 키와 템포, 그리고 그에 대한 간단한 주석과 함께 작곡가와 세션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너스 트랙까지 포함하여 총 26곡 수록.


본 DVD 패키지의 모습. 심플하고 강렬한 빨간색의 하드 커버 속에서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색 디지팩 패키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1.01이라는 상당히 소프트웨어적인 라벨링으로 패키지를 묘사하고 있는데요. 최상위 1은 이번 4부작 극장판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임을 표현하는 듯 싶고, 0.01은 말 그대로 이 새로운 극장판 시리즈의 버전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블루레이 버전의 경우에는 1.11이라는 버전이었죠. 소제목인 'You are (not) alone.'은 주인공인 신지, 혹은 작품을 보는 당신이 혼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는 상반되는 조합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작품 전체의 주제를 미리 암시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디지팩 패키지의 내부는 다시 붉은 색으로 컬러링이 되어 있습니다. 작 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붉은 LCL 용액을 표현하는 듯한 느낌인데요. 어찌보면 지나치게 심플한 감도 있습니다. DVD 커버 역시 메탈릭 레드의 바탕에 빛을 받아야지만 식별이 가능하도록 라벨링이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타이틀과 같은 정보를 노출하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듯한 디자인 컨셉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내부 부록의 구성은 북클릿과 스티커, 그리고 수록된 일러스트 코팅 필름을 끼울 수 있는 종이 앨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차, 패키지 구성시 실수로 북클릿이 접혀진 체 패키징이 되어버렸나 보군요. 이정도는 뽑기운이라고 위로하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총 14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 북클릿은 비록 짧지만 나름대로 알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의 제작 의도, 이번 극장판의 제작 키워드인 'Rebuild'의 의미(물론,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등장인물 및 각종 작품 속의 키워드에 대한 짧은 설명. 셔플먼트 디스크의 수록 내용 설명 및 스탭진 리스트. 셔플먼트 디스크에 수록된 'Rebuild of Evangelion: 1.01'에 대한 해설. 만화영화 제작에 사용되는 용어들에 대한 간단 해설 및 DVD 챕터 리스트. 마지막으로 총감독이자 원작작인 안노 히데아키의 인사말 등이 북클릿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위의 사진처럼 신지와 레이의 전신 일러스트도 수록되어 있구요.



위의 사진은 디스크의 메뉴 구성으로, 그 중 위의 세 컷은 본편인 디스크 01의 메뉴 구성이며, 마지막 컷은 셔플먼트 디스크인 디스크 02의 메뉴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 네 컷의 공통점은 모두 메뉴가 실행된 이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서서히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점인데요. 본편에서도 그렇고 몇 번씩 무지개에 대한 묘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 작품에 있어서 꽤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설정 메뉴에는 돌비 디지털 EX 6.1과 2.0, 그리고 돌비 디지털 ES 6.1의 세가지 사운드 방식을 제공하는군요. 하지만, 집에는 달랑 2.1채널 스피커만 있는지라 사운드 리뷰는 아쉽게도 통과.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제품 설명에는 일본어 자막도 지원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어 자막 밖에 지원되지 않습니다. 지원되는 언어 역시 일본어 뿐.

 

챕터 리스트 역시 다른 작품들과 달리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는데요. 얼핏 보면 메뉴 제작을 위해 쓰이는 스크립트 언어를 미처 제대로 된 라벨로 바꾸지 못하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는 음악감독인 사기스 시로가 OST 작곡시 부여한 곡의 이름으로 이를 그대로 챕터에 적용하여 음악이 바뀌는 시점으로 각 챕터를 나누었다고 하는군요. 역시 안노 감독 이하 스탭들만의 독특한 센스를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셔플먼트는 안노 감독이 각 장면마다 텔롭 형태의 주석을 첨부한 에바 序의 본편 영상과, 실제 만화영화가 완성되기 전의 레이아웃과 원화, 동화들을 촬영한 'Rebuild of Evangelion: 1.01' 영상(배경음악만 다른 사기스 시로 버전과 죠셉 버전의 두 가지로 보여짐), 그리고 본편의 영상을 재구성하여 편집한 Promotion Video인 'Angel of Doom PV', 마지막으로 트레일러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에 안노 감독이 직접 텔롭을 입혀 다시 재구성한 본편은 흥미로운 시도이지만, 동시에 텔롭 연출 이외에는 본편과 완벽히 중복되는지라 DVD 패키지로서의 가치에는 약간 의문이 드는군요. 특히, 왠만한 셔플먼트에는 기본적으로 수록되는 스탭들과의 인터뷰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바 序 (좌측) / 에바 TV 시리즈 (우측)


원 TV 시리즈와의 비교 영상(좌측이 이번 에바 序, 우측이 원 TV 시리즈). 전체적으로 선명하고 풍부한 색감입니다. 아울러 현대적인 취향에 맞는 좀 더 샤프한 느낌으로 그려졌구요. 원 시리즈에 비하여 훨씬 CG 작업이 많이 추가되어 업그레이드 되어진 원화/동화와 함께 현대적인 감각에 어울리는 영상미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전 시리즈의 퀄리티가 워낙 좋았기에 12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리빌드 작품과 비교해도 굉장히 떨어진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어쩌면 1.01이라는 이번 시리즈의 버전 표기는 이런 시각적인 측면에서 꽤 타당한 버전 명기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첫번째 시리즈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이전 TV 시리즈의 총집편의 일부라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개봉된 두번째 시리즈 인 '破'의 전개로 보아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띌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시리즈의 마지막 즈음에 등장한 카오루의 대사 '여전히 세번째구나.'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은 이번 리빌드 4부작의 전개를 암시하는 키워드가 아닌가 싶군요. (뭐랄까, 윤회적인 세계관이 그 테마가 될 듯한 느낌인데요. 자세한 얘기는 후일 극장판 리뷰를 쓰게 된다면 다루도록 하구요.)

 

전체적으로 충실한, 그러나 몇 몇 부분, 특히 셔플먼트 디스크의 구성 측면에서는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패키지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에반게리온의 팬들에게는 나름 훌륭한 패키지가 아닐까 싶군요. 무엇보다도 다시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에바의 DVD라는 점에서, 이번 버전업은 괜찮았다고 생각되는군요. (확실히 제타 건담 3부작보다는 나은 모습이 될 듯 한데요. 제타 건담을 완전히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이번 에바의 리빌드를 볼 때마다 드는 개인적인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에반게리온 : 서(序) 1.01 SE [한정판] + O.S.T - 10점
안노 히데아키 외 감독/아인스엠앤엠(구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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