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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와 논란의 중심에선 디아블로 3의 일반판 엿보기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게임팬들에게는 '디아블로의 달'이기도 합니다. 5월 15일 출시된 이후 숫한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디아블로 3. 이렇게 화제의 중심에 서있던 게임 타이틀이 그동안 있었나 싶을 정도로 디아블로 3의 인기는 단연 돋보입니다. 저 엘로스조차도 그 열기에 동참하여 요즘 열심히 디아블로 3 삼매경에 빠져있구요. 

이번에는 디아블로 3 일반판 패키지 오픈 케이스에 대해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벌써 이번이 세번째 디아블로 3 포스팅입니다. 실제 게임 리뷰까지 쓴다면 연달아 무려 4번의 포스팅을 디아블로 3에 할애할지도 모르겠네요. (앗 '케인의 기록'도 리뷰해야 하는군요.)


11번가에서 예약으로 구매를 한 디아블로 3 일반판 패키지입니다. 초기 예약자에게는 SANDISK의 4GB USB 메모리도 부록으로 증정되었습니다. 한정판의 붉은 영혼석 USB와 같은 소장가치는 없습니다만, 그런데로 쓸만한 부록.



포스 만점의 전면 케이스와 달리 후면에는 일반적인 패키지 게임 박스에서 볼 수 있는 게임 소개가 프린트 되어 있습니다. 디아블로 3의 특성을 한껏 살려 후면부도 별다른 텍스트나 스크린 샷 없이 무게감 있게 나가도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전면 케이스는 벨크로 테이프로 케이스를 여닫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실제 내용물은 케이스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열면 나오게 되어 있고, 이 전면부의 벨크로는 디아블로의 소개를 위한 페이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렇게 숨겨져 있는 페이지를 보니 더더욱 후면 케이스가 사족처럼 느껴지는군요.



왠지 이번 타이틀에서의 메인 캐릭터는 악마사냥꾼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저도 악마사냥꾼으로 캐릭터를 처음 만들었구요.



그런데 잘 살펴보면 뭔가 좀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띕니다. 두 페이지로 이루어진 스크린 샷에서 각 클래스에 대한 간략한 언급이 있는데, 위의 사진을 보면 다섯개 클래스 중 세 클래스만이 소개되었고, 나머지 부두술사와 수도사는 언급이 빠져있습니다. 부두술사는 다른 페이지에서 한 번 언급이 되지만 수도사의 경우는 케이스에서 언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더군요. 이런 부분에서는 구성이 조금 아쉽다 하겠습니다. 



외부 케이스에서 꺼낸 내부 케이스입니다. 검은색 골판지로 되어 있네요. 내부 패키지까지 컬러에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뒷면에 디아블로 3 DVD 케이스가 위치해 있습니다. 




실제 패키지의 내용물. DVD 디스크, 북클릿, 그리고 디아블로 3 무료체험권 두 장과 WOW 10일 체험권 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정판 일러스트 집에 비하면 초라하긴 하지만 이 북클릿에도 디아블로 3의 일러스트가 몇 장 추가되어 있어 나름의 아쉬움을 달래줍니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성역의 전체 지도. 워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에 비해서는 다소 스케일이 작은 편입니다. ACT 4까지 구성되어 있는 디아블로 3에서 이 모든 지역을 다 모험하지는 않습니다. 디아블로 2에서 모험했던 곳들도 간간이 눈에 띄는군요.



북클릿에는 게임 설치와 게임의 세계관, 그리고 각 클래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들어갑니다. 아무리 일반판이지만 너무 북클릿이 짧아서 아쉽네요. 명작 RPG로 기억되는 발더스게이트 시리즈의 일반판 패키지 북클릿만 되었어도 만족스러웠을텐데 말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본편 DVD 사진입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구성의 일반판 패키지입니다만, 소장판이 있어서인지 아주 평이한 구성의 패키지입니다. 일반판도 조그만 신경 써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군요.

포스팅이 좀 늦어서 김빠진 감이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디아블로를 점령하기 시작했으니까요.(저조차도 없는 시간 쪼개서 일반 난이도를 클리어 했네요.) 저번 주에 제품을 수령받자마자 진즉에 찍어놓은 사진입니다만, 게임 플레이에 정신이 팔려 이제서야 포스팅이 되었네요. 게다가 한정판에 대한 오픈 케이스도 아닌지라 좀 민망한 포스팅이 되었습니다. 이제 서버도 안정적으로 돌아서면서 많은 분들이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시작하셨을 텐데요. 너무 오랜 성역탐험은 몸에 무리가 따를 수 있으니 모두들 쉬엄쉬엄 즐기시면서 하시길 빕니다. : )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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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 마니아 계층을 인정하지 못하는 문화후진국의 현주소.

ⓒ Blizzard Entertainment


2012년 5월 14일부터 시작된 '디아블로 D-1 행사'는 이제껏 보기 힘들었던 한국 게임문화 새로운 형태입니다. 마치 서태지 컴백 콘서트나, 아이폰 발매에 앞서 밤을 세워가며 기다리던 팬덤현상의 데자뷰인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솔직히 디아블로 시리즈를 1편부터 경험해온 원년(?) 디아블로 유저(라지만 그다지 열혈 디아블로 마니아는 아닙니다) 엘로스이지만 이번 디아블로 3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놀랍습니다. 출시 몇주전 부터는 저희 회사 건물 휴게실에서도 심심치 않게 디아블로 3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10~20대의 젊은 세대들에게만 한정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디아블로 3는 비단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만의 이슈는 아닌가 봅니다. 유력 일간지들도 앞다투어 디아블로 3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다들 행사장에 모인 수천의 게임팬들에 대한 놀라움의 기사로 가득합니다만, 아니나 다를까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담은 기사도 눈에 띕니다. ('ㅁ'일보의 모기사입니다만, 일단 링크는 안하겠습니다) 하긴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입니다. 불과 몇달전 청소년 셧다운제를 도입하며 여전히 게임과 같은 일부 장르에 대해 인색한 편견을 보내던 한국의 문화적 잣대를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닌 셈이죠. 

개인적으로는 이같은 기사 하나에 대해서 우려감을 표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이상, 언론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제약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인데요. 게임에 대한 우려감을 표현한 기사부터 그것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담은 기사까지 그 어떤 제약 없이 다양하게 노출되고 또 이를 인정해주는 저변이 생겨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정부가 크게 못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이 언론의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기 때문임을 상기하면 시민들과 네티즌은 부디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야 겠지요.


다만, 우리가 상기해야할 것은 이런 게임과 같은 마이너(?)한 대중문화에 대한 보수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이 단순히 시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시대착오적 제도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사실일 겁니다. 7~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만화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이것이 얼마나 미개한 짓인지는 이제 많이들 인식하고 계실겁니다. 덕분에 한국의 만화는 오랜 세월 하청업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고, 요즈음에 와서야 비로소 조금씩 부활의 날개짓을 펴고 있지요. 만약, 당시 만화에 대한 인식이 전향적이었다면 한국은 지금쯤 훌륭한 문화 컨텐츠를 보유한 만화강국(비록 일본과 미국에는 못미칠지언정)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 문화적으로도 선진국의 위치에 올라야 할 시기에 한국은 다시금 그 옛날의 미개한 짓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자신들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자충수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인정할런지는 모르겠지만

만화강국인 일본도 과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주전함 야마토 극장판(1977)'과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I(1981)' 개봉당시 였는데요. 주옥같은 만화영화를 여러편 만들었으면서도 여전히 영화에 비해 만화는 아이들의 문화쯤으로 인식하던 일본 사회는 야마토 극장판을 관람하기 위해 밤을 세고 줄을 선 팬들과, 건담 극장판 상영 전 특별 이벤트로 개최한 아니메 신세기 선언에 모여든 만오천명의 건담 팬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이를 일제히 신문기사에 대서특필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일부 언론들은 이를 보수적인 시각으로 다루기도 했었겠죠. 하지만, 그로부터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일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다양성을 무시하지 않은 결과, 현재 일본은 미국만큼 엄청난 문화적 컨텐츠를 가진 국가가 되었습니다. 만성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이 변치않는 선진국 대열에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 문화적 선진성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한국이 문화적으로 일본을 월등히 앞서는 문화대국이었는지는 몰라도 20세기 들어와서는 분명 일본이 문화적 선진국입니다. 한국은 이를 따라잡는 입장이구요. 그것은 식민지 시대와 6.25 전쟁에 따른 역사적 암흑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후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인 일본과 그렇지 못한 한국의 서로 다른 선택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2차 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이 저렇게 선진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단순히 경제적 성공만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일본도 만화와 같은 일련의 '젊은 대중문화'를 저급한 문화로 인식하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문화적 전성기를 지났다고도 볼 수 있구요. 하지만, 그 다양성을 무조건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를 규제하지는 않습니다. 그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바로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는 기준 중 하나는 아닐까요. 선진국일 수록 마니아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러한 다양성과 선진국의 상관관계가 근거없는 가정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일 겁니다.

디아블로 3 행사장에 모인 수천명의 게임팬들을 게임 중독자로 비약해버리는 경직된 시각은 이런 점에서 몹시 위험스러운 생각입니다. 시각의 다양성을 인정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런 식의 가정은 이러한 시각의 기사를 싣는 보수언론의 문화적 가치관이 획일적이고 편향적이라는 비약적 가정도 가능하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한쪽에서는 게임의 부정적인 시각을 담은 사설과 기사를 쏟아내면서 자사의 게임 뉴스 사이트를 통해 게임 공략을 연신 쏟아내는 'ㅈ' 일보의 이중적 모습 또한 언론의 무책임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단면입니다. 디아블로 3의 출시는 하나의 게임 타이틀이 지닌 폭발적인 영향력과 함께 한국의 문화적 현주소를 또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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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izzard Entertainment


피터 정의 다이나믹한 콘티가 인상적인 디아블로의 과거 이야기

과 6일 앞으로 다가온 디아블로 3 서비스 시작에 앞서 5월 9일, 디아블로 3의 세계관을 담은 한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블리자드에 의해 공개되었습니다. 한국계 애니메이터로 미국에서 이름 높은 피터 정이 감독과 스토리보드를 맡은 이 단편 애니메이션의 제목은 'Wrath(분노)'. 태초에 인간이 세상에 등장하기 전, 천사와 악마들의 전쟁에서 일어났던 한 에피소드를 다룬 일종의 디아블로 프리퀄입니다.

디아블로의 세계관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기에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디아블로의 세상에서는 태초에 세계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아누(Anu)라는 존재와 그에게서 분리된 사악함이 실체화된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용 타타멧(Thathamet)이 있다고 합니다. 그 둘은 결국 영원한 싸움을 계속했고, 마지막 싸움에서 서로가 서로를 파괴하면서 세상이 태어나게 됩니다. 아누의 부서진 몸에서 새로운 세상과 천사들이 태어나고, 파괴된 타챠메트의 몸에서는 악마와 괴물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이때부터 다시 천사와 악마들의 끝없는 분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디아블로 세계에서 '영원한 분쟁(Eternal Conflict)'이라 불리는 전쟁입니다.

아누의 몸에서 태어난 천사들 중 가장 명성높은 다섯의 천사들, 즉 용기의 임페리우스(Imperius), 정의의 티리엘(Tyrael), 희망의 아우리엘(Auriel), 지혜의 말티엘(Malthael), 운명의 이테리엘(Itherael)과 조언자 이나리우스(Inarius)로 구성된 앙기리스 의회가 천상을 이끌게 되고, 타챠메트의 일곱 머리에서 태어난 7대 악마들, 즉 증오의 메피스토(Mephisto), 파괴의 바알(Baal), 공포의 디아블로(Diablo), 죄악의 아즈모단(Azmodan), 거짓의 벨리알(Belial), 고통의 두리엘(Duriel), 고뇌의 안다리엘(Andariel)이 악마들의 군주로 군림하게 됩니다.(7대 악마 군주는 최신 설정에서 바뀐 부분입니다) 이들 여섯천사들과 일곱악마들이 이끄는 천사와 악마들의 전쟁이 디아블로 세계관의 서장이 되겠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단편 애니메이션 분노는 이들이 벌이는 영원한 분쟁 중에 벌어진 에피소드로 보여집니다. 이는 이제까지 디아블로 세계관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에피소드로 추측되는데, 이번에 공개된 정황으로 보아 디아블로 3의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게 될 일종의 복선이 아닌가 싶네요. 애니메이션은 디아블로의 본거지로 다섯 천사들이 이끄는 천사대군이 쳐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디아블로가 인간계가 아닌 자신의 본거지에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이것이 영원한 분쟁 중에 벌어진 일임을 짐작케 합니다(물론, 데커드 케인이 영상의 서두에서 지나가듯 그런 언급을 합니다만). 그렇다면, 인간계와 인간이 아직 세상에 등장하기 이전의 이야기인 셈이죠. 엔딩의 장면으로 미루어보아 이는 디아블로 2에서 플레이어들에게 파괴된 디아블로의 귀환과 임페리우스에 얽힌 비밀을 위한 단서가 되리라 예상됩니다.


ⓒ Blizzard Entertainment


다이나믹하고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는 천사와 악마들의 전쟁씬은 피터 정이 직접 스토리보드로 그려낸 결과물입니다. 비록 작화 퀄리티가 최상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A급 대작 애니메이션이 아닌, 프로모션용 서비스 애니메이션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볼만하고 멋진 영상미를 선보이고 있죠. 다만, 디아블로나 일부 악마들의 디테일이 실제 게임 상의 아트웍에 비해 단순화되면서 그로테스크함이나 공포스러움이 상쇄된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이는 리소스의 한계상 작화 상의 부담을 줄여야 하는 제작 여건상의 문제로 보입니다. 즉, 못그려서 그렇게 한 것은 아니라는 것.

분노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는 디아블로의 세계관 총괄담당하고 있는 블리자드의 크리스 멧젠(Chris Metzen) 부사장과 블리자드의 수석 스토리 개발자인 제임스 와흐(James Waugh)가 담당했습니다. 디아블로 세계관과의 연계는 무리가 없는 셈이죠. 캐릭터 디자인은 감독인 피터 정과 함께 한국 애니메이터인 원성구씨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원성구 씨는 '알렉산더(1998)', '애니매트릭스(2003)'에서 피터 정과 함께 작업을 한 경력이 있으며, '누들누드(1997)', '원더풀 데이즈(1999)', '아치와 씨팍(2002)' 등에서 레이아웃, 캐릭터 디자인 등을 맡아온 베테랑 애니메이터입니다.

☞ 정글 매거진에 소개된 원성구씨 프로필 (바로가기)

원성구 씨 외에도 DNA 프로덕션과 스튜디오 고인돌이 참여하는 등, 한국 스탭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컨셉 디자인과 아트웍은 블리자드의 스탭들이 담당하거나 이미 그려낸 것들을 사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피터 정과 원성구 애니메이터 등이 콘티와 디자인을 완성한 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작화를 그리고, 음향과 더빙, 음악을 미국 스탭들이 입히는 형태로 애니메이션이 완성된 것으로 보이는군요. 한미 합작 작품이라고 불러야 겠습니다.

게임 상에 등장하는 시네마틱 트레일러도 그렇고, 이번 단편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블리자드의 컨텐츠들은 한편의 이야기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오래 전부터 영화화가 이야기되어왔던 워크래프트(그런데 도대체 언제 등장할런지...)와 함께 이번 분노를 통해 디아블로도 영상 컨텐츠로 매력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증명한 셈인데요. 과연 디아블로는 영상화의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번 피터 정의 참여로 인해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추가로 보여준 셈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Blizzard Entertainment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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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WoW 두번째 확장팩이 시작할 즈음 제 네이버 블로그에 썼던 글을 세번째 확장팩에 발맞춰 재활용하는 포스트입니다. 네번째 확장팩이 나올 때는 재활용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쩝)

 다른 듯 서로 닮은 두 세계의 카리스마 악역들

ⓒ BLIZZARD Entertainment


으로 약 한달 뒤인 2010년 12월 9일이면 블리자드의 인기 MMORPG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번째 확장팩 '대격변(Cataclysm)'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와우저들에게는 다시금 피를 끓게 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비록, 오픈베타 때 만렙 찍고 쉬고, 첫번째 확장팩인 '불타는 십자군, 아니 성전' 때 70렙 찍고 바로 쉬고, 두번째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 때 80렙 찍고 바로 쉬어버린 레이드 경험 전무의 '어쩌다 와우저'인 엘로스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까지 와우를 계속 플레이하고 있는 까닭은,

방대하고 치밀한 세계관과 그 속에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죠. 영상 매체든 게임 타이틀이든, 소설이건 코믹스이든 간에 이 스토리텔링은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 수가 없는 것입니다. 특히, 블리자드가 창조해낸 아제로스의 이야기는 TRPG 세계관으로서 방대한 스케일과 영웅들이 즐비한 포가튼 렐름의 세계나 J.R.R 톨킨 교수가 창조해낸 모든 중세 판타지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중간계의 세계관(이하 톨킨의 세계관) 만큼이나 치밀하고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한데요. 물론, 그 오랜 역사나 스케일 등에 있어서 앞선 두 세계관이 여전히 우위에 있음은 사실입니다만, 아제로스의 이야기도 그에 못지 않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제로스의 이야기에서 항상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게 되는 악마들과 악당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톨킨의 세계관에도 이와 비슷한 위치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떠오르게 되었는데요. 두 시리즈의 주요 악역들이 모두 서로 대칭되는 위치에 있어서 몹시도 흥미롭다 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어떤 면에서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이 톨킨의 세계관에 많은 영향를 받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판타지 세계가 모두 톨킨의 세계관에 많게든 적게든 영향을 받았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악역들의 대칭은 주목할만하지 않을까 싶군요.

자, 그래서 이번 시간은 워크래프트 세계에 등장한 악역들과 톨킨의 세계관에 등장한 악역들을 서로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모르고스 vs 살게라스

저, 톨킨의 세계관에서 가장 강대한 악의 원흉은 멜코르로, 후에 모르고스라 불리게 되는 한 발라(톨킨의 세계관에서는 창조주 일루바타르를 섬기는 존재들로 쉽게 기독교에서의 천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입니다. 절대신 일루바타르를 섬기는 발라들 중에서도 가장 총명한 존재였던 그는, 일루바타르가 창조해낸 선율(이 톨킨의 세계에서 세상을 창조하는 신들의 힘은 바로 음악으로, 개인적으로 참으로 낭만적이면서도 멋진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습니다.)에 의문을 품고 발라들의 합창 중에 홀로 자신만의 음색을 만들어내려다 큰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결국 천계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천계에서 쫓겨난 그는 앙심을 품고 일루바타르가 창조해낸 새로운 세상 중간계와 중간계의 생명체인 엘프들을 증오하게 되는데요. 중간계로 숨어든 그는 때로는 감언이설로, 때로는 압도적인 폭력과 증오로 엘프들과 멘족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끝없는 전쟁을 일삼다가 결국, 중간계의 발라들과 엘프들이 힘에 의해 세계 저편으로 추방되기에 이르릅니다.

기독교 세계관의 타천사 루시퍼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모르고스는 처음에는 선량한 존재였다가 신을 의심하고 악마로 타락한다는 점에서 고귀한 청동거인에서 악마의 제왕으로 변화하는 살게라스와 비교된다고 하겠습니다.

살게라스(좌)와 모르고스 (우)



아키몬드 vs 고스모그, 킬제덴 vs 사우론

라들은 마이어라 불리는 존재들을 휘하에 두고 있습니다. 마이어들은 발라들을 보좌하는 일종의 하급천사와 같은 존재들로, 발라들에게는 못미치지만 강대한 힘을 갖고 있는데요. 타락한 발라 모르고스를 따르던 마이어들은 모르고스와 함께 사악함에 물들어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버리고 끔찍하고 흉측한 모습들로 변하게 됩니다. (모르고스를 따르던 엘프들 또한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오크들입니다.)

이런 마이어들 중에는 모르고스의 총애를 받는 두 존재가 있었는데, 발록(영화 '반지의 제왕' 1편과 2편에서 회색의 간달프와 사투를 벌이던 거대한 악마)의 대장인 고스모그와 영화 '반지의 제왕'을 통해 모르고스보다 더더욱 유명해진 악의 제왕 사우론이 그들입니다. 강대한 힘을 지닌 고스모그가 모르고스의 왼팔이라면, 사악하고 교활한 사우론은 모르고스의 오른팔이라고 해야겠지요. 실제로, 누메노르 왕국을 술수로 멸망시킨 것도 사우론이며, 절대반지를 통해 중간계의 엘프와 멘족, 그리고 드워프들을 타락시킨 것도 사우론입니다.

이 둘은 그 위치와 성격에 있어서 살게라스의 군대를 이끈 총사령관 아키몬드(워크래프트 3편의 하이잘 산에서 세계수와 함께 폭사)와 책략가 킬제덴(리치왕을 만들어내고, 일리단을 수하로 부려 아제로스를 괴롭히는 악마)의 모습과 비교됩니다. 힘을 앞세워 정면공격한 아키몬드는 발록을 이끌고 수차례의 엘프와 멘족의 전쟁에서 앞장을 선 고스모그와 비슷하며, 술수와 책략을 좋아하는 킬제덴 역시 사우론의 스타일과 비슷하다 하겠지요.

킬제덴(좌측상단)과 사우론(우측상단), 아키몬드(좌측하단)와 고스모그(우측하단)



리치왕 아서스 vs 앙그마르의 마술사 왕

르고스가 발라들과 엘프들에 의해 세계저편으로 영원히 추방된 후, 조용히 숨어서 때를 기다리던 사우론은 강대한 누메노르 왕국을 술수와 책략으로 파멸시키고 중간계로 숨어듭니다. 중간계로 돌아온 그는 엘프와 멘족, 그리고 드워프들에게 환심을 산 뒤에 각 지도자들에게 마법의 반지를 선물하게 되는데요. 그 와중에 사우론은 몰래 어둠의 산에서 이 반지들을 지배할 수 있는 절대반지를 만들어내어 중간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냅니다. 엘프들은 사우론의 흉계를 눈치채고 반지를 버린 체 몸을 피했고, 드워프들은 보물에 대한 탐욕이 너무 강했던 나머지 반지를 끼고 있었음에도 사우론의 힘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지만, 반지를 선물받은 9명의 멘족 왕들은 절대반지의 마력에 사로잡혀 사우론의 충실한 수하들이 되지요. 이들 9명이 바로 사우론의 측근인 나즈굴들이며, 그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나즈굴이 앙그마르의 마술사 왕(Witch King of Angmare)인 것입니다.

이쯤되면 눈치채셨겠지요? 이 마술사왕은 서리한(Frost Moune)에 의해 타락한 데스나이트가 되었다가, 후일 킬제덴이 만들어 낸 리치왕 넬쥴과 한 몸이 되어 새로운 리치왕으로 거듭나게 되는 비운의 인간족 왕자 아서스 메네실의 운명과 유사하다 하겠습니다. 게다가 리치 킹(Lich King)이라는 이름은 위치 킹(Witch King)이라는 이름과 발음마저 유사하기까지 하지요.

리치왕 아서스(좌)와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우)




론, 세세한 설정과 이야기는 다릅니다만, 두 세계관에서 동일한 구도를 갖고 있는 악역들의 모습은 상당히 흥미로운 발견이었습니다. 마침 워크래프트의 실사영화까지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 과연 이런 매력적인 악당들이 영화 속에서 다시 등장할지 어떨지도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군요.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세번째 확장팩의 시작, 이런 숨겨진 뒷 이야기를 알고 와우를 즐긴다면 좀 더 재미있는 아제로스의 모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참, 이번 대격변의 최대 악인 데스윙은 과연 톨킨의 세계관에 무엇과 비유할 수 있을까요. 톨킨의 세계관에는 용이 모르고스의 사악한 부하들로 등장하는지라 숭고한 존재에서 타락한 악의 용이 된 데스윙의 모습과는 대비될만한 존재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굳이 비슷한 드래곤을 꼽자면,

톨킨의 세계관에서 모든 용들의 시조로, 핀로드 펠라군드의 나르고스론드 왕국을 멸망시킨 고룡 글라우룽이나 날개 달린 용으로 발라들과 에아렌딜의 군세에 맞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던 흑룡 앙칼라곤이 어떨까요. (생김새로는 앙칼라곤이 더 비슷하겠군요.)

빈킬로트에 탄 에아렌딜과 사투를 벌이는 앙칼라곤. 에아렌딜에게 패한 앙칼라곤은 모르고스의 당고르드림 위로 떨어져 탑과 함께 최후를 맞이한다. (Illustrated by Simone G. Des Roches)

투린의 칼에 깊은 상처를 입는 글라우룽. 여기서 글라우룽은 최후를 맞이한다. (Illustrated by Guy Gondron)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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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틱한 전개로 강렬한 흡입력 선사

☞ 이번 스타크래프트 2 리뷰는 싱글 플레이 캠페인에만 한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편의 주인공인 반란군의 총사령관 짐 레이너, ⓒ Blizzard Entertainment


난 7월 27일부터 오픈베타를 시작한 블리자드의 최신작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수년간 게이머들의 기대를 받아온(그리고 끝끝내 출시를 질질 끌었던) 이 타이틀은 WoW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패키지 형태가 아닌 온라인 다운로드 형태로 제공되며, 온라인 게임과 같이 오픈베타 기간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입니다만,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하는 신규 유저들, 그리고 패키지를 사서 게임을 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지 않은 온라인 게임 세대에게는 적합한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일단, 오픈베타 기간에 무료로 이용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 그 덕에 이렇게 공짜로 플레이하고 리뷰도 쓰고 말입니다.) 하지만, 배틀넷의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야 싱글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시스템이기에 온라인 다운로드 외에도 팬들을 위해 한정판 형태의 패키지 구입방식도 제공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는군요.

배틀넷을 통해 통합 아이디를 만들어서 접속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온라인 게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실 스타크래프트 2는 패키지 게임의 성격을 갖고 있는 타이틀이라 하겠습니다.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 게임 세대의 스타일에 적절하게 맞춰 개발한 블리자드의 아이디어는 제법 참신하다고 해야겠네요. 현재 개발 중에 있는 디아블로 3(스타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개발기간이 늘어지고 있습니다만) 역시 이런 형태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디아블로 3 역시 국내에서는 온라인 다운로드 형태로 제공한다는 얘기가 될까요.

테란의 유령요원이었던 캐리건(위)과 칼날여왕이 된 캐리건(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이번 오픈베타 기간 동안 스타크래프트 2의 캠페인 모드를 진행하여 완결을 본 소감은, '시네마틱한 게임 진행으로 한 편의 SF 영화를 감상한 것과 같은 멋진 감동을 주었다.'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과 완결된 후에는 항상 3D 캐릭터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체화면 스케일의 동영상이 추가되어 게임의 진행을 계속적으로 이어가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서는 보다 높은 퀄리티의 시네마틱 동영상으로 몰입감을 높여주고 있구요. 이러한 전개는 이미 WoW를 통해 거의 완성되었던 형태를 스타크래프트 2에 맞춰 이식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배틀 스테이지가 끝난 다음에는 주인공인 짐 레이너의 기함 내부를 재현한 배경에서 레이너가 직접 각종 무기시스템과 능력의 업그레이드를 수행하고 NPC들과의 대화, 뉴스의 시청, 게다가 미니게임의 플레이까지 가능하도록 구현하여 미션 클리어 후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중간의 과정이 삭제되었던 이전 시리즈에 비해 훨씬 더 스토리의 연계성과 몰입감을 높여주었지 않나 싶습니다. 마치 RPG와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공간은 초기 시작시에는 행성의 한 주점에서, 전개 과정에서는 함선 내부의 여러 공간, 그리고 클라이막스의 무대가 되는 '차' 행성에서는 전선의 한 캠프로 변경되면서 스토리의 진행에 따른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짐 레이너의 기함 내 휴게실(위)와 차 행성의 야전사령부(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이 공간에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재미있는 컨텐츠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먼저 TV를 통해 시청이 가능한 UNN 뉴스는 게임의 배경적인 설명을 들을 뿐만 아니라 자치령의 대변인격인 앵커 도니 버밀리언의 개그라는 부가적인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함선 내부의 휴게실에는 쥬크 박스와 오락실용 게임기도 구비되어 있는데, 쥬크 박스를 클릭하면 배경음악이 바뀌며, 오락실용 게임기에서는 미니 게임을 실행할 수도 있네요. 과거 인베이더 형 슈팅게임으로 휴식 삼아 하는 것도 꽤 괜찮은 듯. 거기에 게임 진행 중 1편에 등장했던 프로토스의 영웅 제라툴이 레이너에게 건낸 수정은 제라툴의 기억을 담은 물건으로, 이 수정을 통해서 프로토스의 유닛을 컨트롤한 캠페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과거의 단선적인 진행방식에 비해서 업그레이드된 미션 진행방식이라 하겠습니다. (그 외에 두어가지 재미있는 설정도 눈에 띄던데 한 번 찾아보시길)

스토리의 진행은 전작의 확장팩인 '브루드 워' 이후부터 이어집니다. 특히, 프로모션 영상으로 알려져 있는 해병대 장갑슈트 장착 영상은 단순한 프로모션 영상이 아닌, 스토리와 연계를 가진 장면으로 이후의 전개를 암시하는 복선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는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하지만, 복선의 깊이나 반전은 예상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며, 스토리의 전개나 캐릭터의 모습도 모두 헐리웃의 어느 영화에서 한번씩은 봄직한 설정입니다. 드라마틱한 전개는 워크래프트에는 좀 미치지 못하는 감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스토리의 완벽한 일체감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것이 아닌, 마치 자신이 영화 속에 들어가 플레이를 하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이러한 일체감과 적절한 드라마틱함으로 인해 캠페인 플레이의 흡입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의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겨하는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이 캠페인 모드는 꼭 한번은 해볼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짐 레이너(위)의 친구로, 그의 몫까지 감옥에서 썩다가 특별 석방된 의문의 사나이 타이커스(아래), ⓒ Blizzard Entertainment


특히, 스토리의 흡입력에는 누가 뭐라해도 완벽한 한글화가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우들의 뛰어난 싱크로율, 거기에다가 배경의 사소한 부분까지 손이 미친 한글화 작업(벽의 낙서, 탄피에 새겨진 글자까지... 이 정도의 한글화는 다시 없을지도 모를 듯)은 훌륭하다 못해 혀를 내두를 지경인데요. 이러한 완벽한 한글화는 스토리의 몰입감을 100%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또한, 건물을 짓는 방식이나 유닛의 사용법은 전작의 것을 거의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 위화감을 최소로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상성이 강화되어 네트워크 플레이의 양상은 전작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만, 싱글 플레이에서는 그 차이를 크게 느낄 수가 없는 것 같군요. 어찌 보면 (전작에 비해) 너무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냐 싶은 생각도 있지만, 블리자드로서는 모험보다는 안전한 방향을 선택한 듯 싶습니다. 검증이 되지 않은 유닛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이 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소극적인 전개는 전작과 유사한 친밀감을 주는 동시에 신선함이 떨어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전작과 디자인마저 거의 유사한 건물과 유닛들, ⓒ Blizzard Entertainment


캠페인 모드에서는 현재 테란 플레이와 제라툴의 기억 속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프로토스 플레이만이 지원됩니다. 즉, 저그를 이용한 캠페인 모드가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이것으로 미루어볼 때 스타크래프트 2 역시 확장팩으로 게임이 계속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보게 됩니다. 이야기 자체가 완전하게 마무리되었다고 보기에는 여러가지 해결되지 못한 상황과 이야기들이 남아 있기에 아마도 이 예상은 어긋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2의 백미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네트워크 대전 플레이에 있습니다. 이것을 빼고 스타크래프 2를 논하는 것 자체는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구요. 그러나, 캠페인 모드의 훌륭한 완성도는 분명 스타크래프트 2가 가진 매력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실제, 전세계적인 빅히트작인 WoW 역시 완성도 높은 게임성 못지 않게 정교한 세계관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흥행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구요)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스토리, 저사양부터 고사양을 모두 커버하는 최적화된 그래픽, 뛰어난 게임성, 3박자를 모두 갖춘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력은 이번 스타크래프트 2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로딩화면마다 등장해주시는 멋진 포스의 배틀크루져, ⓒ Blizzard Entertainment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Blizzard Entertainment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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