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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Lucas Film Ltd.

<스탭>

◈ 감독: J.J 에이브람스(J. J. Abrams)
◈ 각본: J.J 에이브람스, 로렌스 케스단(Lawrence Kasdan)
◈ 제작: 케슬린 케네디(Kathleen Kennedy), J.J 에이브람스 외


<줄거리> 

팰퍼틴 황제와 제국의 몰락 후 30여년이 흐르고... 마지막 제다이 였던 루크 스카이워크(마크 해밀 분)가 사라진다. 제다이와 공화국의 제거를 목표로 무너진 제국의 잔재에서 새롭게 일어난 '퍼스트 오더(First Order)'는 루크를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루크의 누이인 레이아 공주(캐리 피셔 분)는 퍼스트 오더에 대항하기 위해 다시금 저항군을 일으키게 된다.

레이아는 그녀가 가장 신뢰하는 저항군의 에이스 파일럿 포 다메론(오스카 아이삭 분)에게 루크의 행방을 알아낼 것을 비밀리에 명하고, 포는 사막 행성 자쿠의 마을 장로 로아 산 테카(막스 폰 쉬도우 분)에게 루크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는 지도를 받게 된다. 그러나 마을을 떠나려는 순간 퍼스트 오더의 기습이 시작되고, 탈출이 불가능할 것은 깨달은 포는 파트너 드로이드 BB-8에게 지도를 맡긴 체 자신은 퍼스트 오더의 지휘관이자 어둠의 포스를 사용하는 검은 마스크의 괴한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분)에게 잡혀가게 된다.

정처 없이 사막을 횡단하던 BB-8은 자쿠에서 폐품 팔이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청소부 소녀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를 우연히 만나고, BB-8과 떨어져 퍼스트 오더의 혹독한 고문을 받던 포는 퍼스트 오더의 방식에 환멸을 느끼고 탈영하려는 병사 핀(존 보예가 분)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여 자쿠로 돌아가게 된다. 과연 포는 BB-8을 만나 루크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우연치 않게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의 휘말리게 된 레이와 핀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고전 스페이스 오페라의 감동을 잘 살려낸 J.J식 리메이크

금으로부터 18년 전인 1997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스타워즈 IV, 새로운 희망>이 다시금 스크린에 걸리는 날,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아갔던 그때를 말입니다. 그것은 제가 혼자서 영화를 본 최초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2년 뒤인 1999년 역시 기억납니다. 당시 군복무 중이던 저는 면회를 오신 부모님 덕분에 외출을 나가 이 두 노인분을 설득하여 한 영화를 보고야 맙니다. 재미 없다는 두 분의 잔소리를 꿋꿋이 견디며 보았던 그 때의 영화는 바로 <스타워즈 I, 보이지 않는 위험>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스타워즈의 오랜 팬입니다. (스덕이라기엔 다소 모자랍니다만) 어렷을 적 TV에서 방영된 스타워즈 더빙판은 비디오로 녹화하여 십수번이 넘도록 돌려봤을 정도로 어린 시절의 제게 큰 영향을 미친 대중문화 컨텐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와 같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J.J 에이브람의 <스타워즈 VII, 깨어난 포스>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재회한 첫사랑(또는 그 첫사랑과 닮은 누군가)과 같은 떨림과 기다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재회의 기대 만큼이나 걱정과 기우가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흔히 프리퀄 3부작이라 불리는 에피소드 1, 2, 3 역시 이번 만큼이나 많은 스타워즈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잠 못 이루게 했지만, 실제로 그 재회는 설레임을 실망감으로 바꿔버린 아픈 기억이었죠. 그 시절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린 첫사랑의 모습(그래도, 그 옛모습이 남아 있었기에 재회를 후회할 정도는 아니었지만)처럼 프리퀄 3부작은 스타워즈 팬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J.J가 여러 감독들의 고사 끝에 마침내 감독으로 낙점되었을 때, 이번 에피소드 7이 프리퀄 3부작의 실망감을 훌륭히 상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가 <스타트렉> 리메이크 시리즈에서 보여준 만큼만 해낸다면, 분명 에피소드 7은 오리지널 3부작의 명성에 흠집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할까요. 이동진 평론가의 말마따나 그는 제임스 카메론이 갖고 있는 '속편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이을 만큼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재해석이 돋보인 속편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비록 <E.T>에 대한 오마쥬였던 <Super 8>의 평가가 국내에서는 그닥 좋지 못했지만, 영화의 만듦새나 글로벌 흥행 성적은 꽤 준수한 수준이었기에 J.J의 스타워즈 역시 어느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리라 믿게 되었죠.


이런 저의 스타워즈 팬으로서의 입장과 J.J에 대한 나름의 (근거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의 첫 감상은 프리퀄의 실망스러운 기억을 모두 잊을 만큼의 포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한국을 제외하고 북미와 글로벌 흥행성적은 그야말로 근래의 모든 블록버스터 대작들을 압도하고 있지요. 이 기세라면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갖고 있는 <아바타><타이타닉>, 그리고 <쥬라기 월드><어벤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그들 중 일부를 압도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스타워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미국인들의 시각도 감안해야 겠지만, 스타워즈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J.J의 스타워즈는 거부할 수 없는 감동이 있습니다. 오리지널 3부작의 미장센과 클리셰가 작품 곳곳에서 느껴지는데, 팬들이라면 반가움을 느끼지 않고는 못 베긴다고나 할까요. 사막 행성 자쿠의 마을이나 밀레니엄 팔콘을 필두로 한 빈티지 느낌이 가득한 SF 설정은 오리지널의 감성이 잘 살아있는 재해석이 돋보입니다. 과거 프리퀄 시리즈의 만화적 느낌과는 확연히 차별된다 하겠습니다.

백병전이나 우주선 간의 공중전은 아이맥스 스크린과 어우러져 스케일과 리얼리티가 돋보입니다. 오리지널이 보여주었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우주 전투씬에 무게감과 박진감, 그리고 현장감이 더해졌다고 할까요. 반면 라이트 세이버 듀엘씬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프리퀄에서 건질만한 몇 개 안되는 장점 중의 하나가 CG의 도움으로 펼쳐지는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현란한 광선검 결투에 있었는데, 깨어난 포스에서는 그 현란함이 사라진 대신 좀 더 파워가 넘치는 고전 결투로 표현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건 이대로의 맛이 있더군요.

신규 등장인물과 기존 인물의 설정은 무난한 편입니다. 특히, 한 솔로의 첫 등장은 스타워즈 팬들의 감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만큼 인상적이더군요. 다만, 너무나 모습이 변해 버린 레이아 공주는 과연 캐리 피셔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여서 조금 아쉽다 하겠습니다. 루크의 모습은 글쎄요... 그에 대한 감상은 스크린에서 직접 확인하시는게 좋을 듯 하군요. 그 외에도 츄바카나 C3PO, R2D2, 액크바 장군까지 익숙하고 반가운 특수분장 캐릭터들도 놓칠 수 없는 추억의 향연입니다.

새로운 캐릭터들은 무난합니다. 설정 파괴의 주범으로 일부에서 회자되는 주인공 레이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상당히 좋은 느낌입니다. 핀 역할을 맡은 존 보예가는 기대 이상이었고, 오스카 아이삭의 포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고 할까요. 카일로 렌의 아담 드라이버는 이번 깨어난 포스에서 가장 저평가를 받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에피소드 8과 9에서 최종 평가를 내리려 합니다. 성장하는 악역이라는 많은 분들의 평가처럼 카일로 렌은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리라 기대가 되네요.

전반적으로 이번 J.J의 스타워즈는 속편이라기보다는 리메이크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입니다. 설정 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흐름, 익숙한 대사의 등장 등 여러 면에서 에피소드 7은 에피소드 4의 오마쥬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 작품은 에피소드 4의 리메이크가 아닌가 할 정도로 과거의 스타워즈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내는데 중점을 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 에피소드 7 자체의 특색이라든지 발전된 모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인만큼 과학적 측면에서의 설정 오류는 차치하더라도 많이들 지적하는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급작스러운 전개방식은 J.J의 영화라는 것을 고려할 때 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확실히 J.J는 에피소드 7을 얼마나 스타워즈스럽게 만드냐에 더 신경을 쓴 듯 싶군요. 그런 점에서 그가 연출한 스타 트렉에 비해 하나의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아쉽습니다.

에피소드 7은 모든 팬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많은 팬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성공적인 스타워즈 프렌차이즈 부활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문제는 깨어난 포스를 뒤이들 에피소드 8과 9의 감독이 J.J가 아니라는 점이랄까요. 대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완벽한 승리를 쟁취하지 못해 앞으로 다가올 전투를 걱정하는 장수의 마음처럼 우려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이번 에피소드 7을 보면서 들었던 또다른 감정이기도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5 Lucas Film Ltd.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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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정받기는 했으나 딱히 리뷰 요청을 받고 쓰는 서평은 아닙니다. 

아니메 60년사를 덕력 만렙의 시점으로 바라본 바이블

ⓒ 만보 · 스튜디오 본프리

년 8월 즈음에 지인이신 캅셀(CAPSULE 블로그)님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안부 인사를 가장한 한 가지 부탁이었는데요. 무려, 만보(Habest Days)님과 함께 진행 중이신 애니메이션 입문 서적에서 소개할 작품 리스트의 선정에 제 의견을 물어보시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좁은 소견을 적어 보냈으나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도 들리지 않더군요. 그렇게 저도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 그 때의 일은 완전히 잊어버린체 지내다가 무려 1년 2개월 만에 캅셀님으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루어졌던 책이 마침내 출간을 앞두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작품 리스트에 뭔가 의견을 드렸다는 기억이 스물스물...

이렇게 잊고 지내던 만보님의 신간 <애니 보기의 정석>이 2015년 12월 8일 마침내 발간되었습니다. 캅셀님께서 제게 추천사를 써달라고까지 하셔서 염치불구하고 몇 자 적었는데. 특히 이 바닥에서 나름의 포스를 갖추신 분들의 추천사와 함께 제 글이 실린 기분이란 뭐랄까...

이 책 애니 보기의 정석 표지에서도 언급되는 덕력에 있어서 사실 저는 추천사를 쓰신 분들이나 저자분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많이 모자란 블로거입니다. 만화영화 블로거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 블로그의 글들은 제가 이제까지 쌓아온 덕력의 흔적이 아닌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 조사하고 정리한 발자취입니다. 저 자신이 한국의 아니메 1세대(그냥 무늬만)로서 오랫동안 만화영화를 보아왔고, 실제로 제 친구들 중에는 제법 깊은 덕력을 가진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저는 저만의 기준(?)에 의해 일반인의 시점을 유지하면서 마니아적인 취미를 즐겨왔었지요.


그래서랄까, 책의 서두에 등장하는 덕력 테스트에서 제 덕력은 상급에 못미치는 중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보님의 말마따나 오덕인과 취미인의 경계에 선 셈인데요. 이런 이유로 제가 이 책의 출간 초기 추천했던 작품 리스트나, 이제부터 이야기할 이 책에 대한 감상평은 모두 이 취미인과 오덕인의 경계에서의 관점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애니 보기의 정석의 구성은 일단 독특합니다. 표지부터 뭔가 수험서나 참고서를 보는 듯한 느낌인데, 기획 자체가 만렙 덕력의 고수가 오덕후에 입문하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족집게 강의를 컨셉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책 서두에 등장하는 덕력 레벨 테스트도 그러한 기획의도의 하나이겠죠. 참고서 컨셉 외에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컨셉은 모바일 세대를 타겟으로 삼은 태블릿 스타일의 페이지 디자인입니다. 마치 태블릿 PC에서 일본 아니메 입문을 위한 전자책을 보는 듯한 컨셉이 애니 보기 정석의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eBook으로 출간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형식적인 특색보다 이 책을 더 특색있게 보이게 하는 것은 책의 내용 입니다. 특히, 선별된 작품 리스트가 그러한데요. 우리가 흔히들 명작 아니메로 많이 알고 있는 작품 외에도 상당히 레어한 작품들이 언급되고 있으며,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아온 스테디 셀러가 등장하지만 최신 아니메들도 그에 못지 않은 비중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보통 아니메 관련 책이 나온다면 소개하는 작품들은 명작 아니메나 스테디 셀러, 베스트 셀러가 되는 것 일반적인데, 이 책은 한정된 페이지 속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독자들을 압도합니다. 이는 저자의 아니메 감상폭이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합니다.

각 작품에 대한 저자의 소개는 한마디로 DVD나 블루레이 타이틀의 작품 소개를 연상시킵니다. 즉, 평론가가 한 작품에 대한 소개를 팬들에게 들려주는 형태라고 할까요. 이런 점에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작품조차 좀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묘미가 있습니다. 반면, 처음 아니메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난해함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애니 보기의 정석은 아니메의 세계에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이들에게 포커싱이 맞춰져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 선정에 대한 시각도 독특합니다. 예를 들어 건담 하면 다들 떠올릴만한 79년작 <기동전사 건담>이나 85년작 <기동전사 제타 건담>, 2002년작 <기동전사 건담 SEED>와 같은 작품들이 아닌, <기동전사 건담 포켓 속의 전쟁>이나 <턴 에이 건담>을 소개한 점은 그 시리즈만으로도 책 몇 권을 쓸 수 있는 방대한 건담 월드에서 이미 많이들 알고 있는 작품보다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 작품들을 언급함으로써 이 책만의 가치를 드러냅니다. 그래서랄까 애니 보기의 정석은 아니메 좀 본 사람들에게도 생소한 리스트가 가득합니다. 올드 팬들에게는 처음 접하는 신기한 신작들이, 신규 팬들에게는 듣도 보도 못했던 과거의 명작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죠. (초창기 선정된 작품 리스트에는 레어한 작품들이 더 많았었던 것 같은데 그나마 많이 완화된 것 같네요)

책에서 볼 수 없는 작품의 스틸을 QR 코드를 통해 동영상 소개로 대체한 것은 독자들을 감안한 저자와 출판사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작품의 스틸을 책에 넣었더라면 지면의 증가와 제작비 상승 등 여러 제작 상의 난항이 있었겠죠. 텍스트 만으로도 500페이지가 넘는 책에 부여되는 부담을 모바일 세대의 취향에 맞는 방법으로 풀어낸 부분은 나쁜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과거의 세대보다 지금의 세대는 분명 일본 문화나 아니메에 개방적입니다. 10대의 경우 저희 때보다 훨씬 많은 아니메들을 감상하고, 그 문화를 적극 수용하면서 살고 있지요. 아마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꽤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거의 모든 아니메를 망라해온 저자의 노하우가 책에 스며들어 작품을 고르는 혜안을 키우는데 이만한 책은 없을 것 같군요. 책을 정독하겠다는 자세보다는 틈틈히 골라서 챙겨보는 것이 이 책을 대하는 더 올바른 자세일 것 같습니다. 애니 보기의 정석은 교과서보다는 레퍼런스에 가까운 책이니까요.

☞ 취미지만 취미이니까 재미있게 by 만보
☞ 오덕후라면,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 애니 보기의 정석(만보) by 캅셀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만보 · 스튜디오 본프리에게 있습니다.

애니 보기의 정석 - 8점
만보 지음/스튜디오본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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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조금일지는 몰라도 이 글에는 영화의 일부 내용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단 1%의 스포일러도 원치 않으신다면 영화 포스터까지만 봐주세요. :-)

ⓒ 2014 Paramount Pictures


<스탭>

◈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 각본: 조나단 놀란(Jonathan Nolan), 크리스토퍼 놀란
◈ 제작: 에마 토마스(Emma Thomas), 린다 옵스트(Lynda Opst), 크리스토퍼 놀란


<줄거리> 

근 미래의 지구. 인류는 번성의 시기를 지나 쇠락의 길로 다가가고 있다. 땅은 더이상 농작물이 자랄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지고, 강력한 황사가 수도 없이 인류를 덮치자, 오랜동안 인류를 꿈꾸게 했던 우주도, 과학도 더 이상 인류의 관심사가 아니게 되었다. 이제 인류는 황폐해진 땅에서 자랄 수 있는 몇 안되는 농작물을 키우는데 온 힘을 쏟으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해가고 있었다. 농경사회로의 퇴행인 것이다.

한 때는 NASA의 우주비행사였던 쿠퍼(매튜 매커너히 분)는 장인 도널드(존 리스고우 분), 아들 톰(티모시 찰라멧 분), 딸 머피(멕켄지 포이 분)와 옥수수 농장을 꾸리며 살고 있다. 이제는 더이상 NASA도, 우주비행사도 없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탐험과 발견, 그리고 우주를 사랑하는 쿠퍼와 그를 똑같이 빼닮은 딸 머피는 둘도 없는 막역한 부녀 사이. 머피는 자신 방 책장에서 책이 스스로 떨어진다면서 유령의 짓이 아닐까 걱정하지만, 쿠퍼는 그런 딸에게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당부한다. 그러나, 황사 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날, 딸의 방에 들이닥친 모래 먼지가 일정한 패턴을 그리는 것을 본 쿠퍼는 이것이 유령의 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상대성 이론, 신비로운 우주, 그리고 가족애. 부침은 있지만 감동은 살아있다.

군가가 제게 인터스텔라가 재미있냐고 물어보신다면, 아마도 저는 그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것에 망설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스텔라가 괜찮은 영화냐 물으신다면 망설임 없이 '예'라는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인터스텔라에 대한 제 감상평은 이 정도가 가장 알맞은 정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터스텔라는 블록버스터 급의 스케일과 제작비를 자랑하는 영화지만, 그 속내는 정통 SF의 모습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와 같은 선상에 놓여져 있습니다. 우주의 신비를 스크린 위에 표현하는 인터스텔라의 영상미는 근래 등장한 많은 SF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으뜸입니다. 단지 정통 SF 관점에서 이를 풀어냈기에 놀라움은 있어도 재미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물론, 인터스텔라가 천체 물리학적인 측면에서 완벽한 영화냐 라고 한다면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성 이론을 영화의 주요 소재로 삼은 인터스텔라는 고증에 있어서도 기존 SF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물리학적 지식을 요구하기에, 이 글에서 일일이 짚어가기에는 무리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황된 우주를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통 SF 영화로서의 가치는 유효합니다. 이는 작년에 개봉되어 많은 이들에게 극찬을 받은 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2013)'가 과학적 오류에도 불구하고 웰 메이드 SF 영화로 평가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만화영화 블로그라는 이곳의 관점에서 이야기 해보면, 인터스텔라는 두 가지 작품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안노 히데아키의 '왕립 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987)'와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1989)'가 그것인데요, 전자는 블록 버스터급의 제작비를 투여하여 정통 SF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후자는 우주여행과 시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과학적 이론을 영화의 핵심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와의 교집합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는 인터스텔라의 소재가 완벽히 참신하지는 않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참신성이라는 측면에서의 감점 요소에도 불구하고 인터스텔라가 그려낸 우주는 물리학자들이나 이야기할 법한 심도 깊은 이론의 실체를 관객들에게 최대한 쉽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 그래비티가 중력의 영향력이 미치는 근거리 우주를 (많은 고증상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놀라우리만치 현실적으로 묘사했던 것처럼, 인터스텔라는 또다른 은하계를, 그리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SF 장르물에서나 볼 수 있는 웜홀이나 블랙홀을 관객들에게 최대한 현실적인 모습으로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펼쳐지는 5차원의 세계는 그런 면에서 SF의 레전더리라 일컬어지는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마지막 챕터와 비교할만 합니다. 좀 더 감성적이지만 말이죠.


사실, 러닝타임이 거의 세시간에 이르는 인터스텔라의 전개는 기승전결로 볼 때 기와 전이 늘어지는 측면이 있어서 영화를 보면서 계속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부가 늘어진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주인공인 쿠퍼와 딸인 머피의 관계를 보다 관객들에게 공감시키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부분이었다라고 보는데요. 반면 후반부의 클라이막스는 다소 갸우뚱 거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통 SF로서 큰 호평을 받은 그래비티와 비교해도 분명 이야기의 흐름이 앞서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정통 SF에 가족이라는 구태의연한 테마를 조합한 이야기는 괜찮은 감정이입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매튜 매커너히와 어린 머피역을 맡은 멕켄지 포이의 호연 덕분이기도 할텐데요. 작년 아카데미 상에 빛나는 매커너히의 연기는 인터스텔라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군요. 전개에 이르러서는 광활한 우주의 모험이 이야기를 주도하면서 가족애라는 테마가 다소 희석되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녹화된 화상 데이터를 통해 느껴지는 애틋한 부성애와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외롭고 메마른 우주여행에 쏟아지는 잔잔한 빗줄기처럼 촉촉한 느낌을 줍니다.

로봇들도 영화에서 상당히 큰 역할로 자리매김합니다. 전반적으로 심각함이 지배하는 인터스텔라에서 로봇들의 역할은 일종의 쉬어가는 페이지처럼 잔잔한 유머를 선사하는 존재들인데요.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모노리스와 유사한 형상은 분명 큐브릭의 영화에 대한 오마쥬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인공의 존재들은 선배 SF영화에 비해 상당히 인간친화적인 모습으로 인간의 편에 섭니다. 어찌보면 이 메마른 SF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존재들인지도 모르겠군요.

인터스텔라는 분명 놀란 최고의 영화는 아닌 듯 보입니다. 다크나이트는 물론 이거니와 인셉션과 비교해도 인터스텔라의 뒷맛은 약간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영화 크레딧이 올라올 때의 느낌은 이 영화를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다소 난처할 정도였는데요. 굉장히 몰입하면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분명 지루함을 느꼈던 부분이 있고, 또 어떻게 흘러갈지 대강 예측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장면들도 있었던 것처럼 한마디로 결론을 내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인터스텔라는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1977)'가 스필버그의 필모그라피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슷한 위치를 놀란의 필모그라피에서 담당하지 않을까 조심히 예상합니다. 스스로가 만들고 싶었던 영화를 높은 기대치로 탄생시킨 이 영화는 분명 놀란 최고의 작품은 아닐지라도 놀란의 필모그라피에 있어서 반드시 회자될 작품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 2014 Paramount Pictures


덧붙임) 본문에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매튜 매커너히는 인터스텔라가 영감을 얻은 로버트 저메키스의 '컨택트(1997)'에도 주연으로 출연했었죠. 게다가 영화제작을 맡은 린다 옵스트는 컨택트의 제작자이기도. 인터스텔라의 과학적 고증에 참여한 물리학자의 킵 손 역시 컨택트 제작 당시 관여했던 인물이니 인터스텔라는 여러 측면에서 컨택트와 인연이 깊은 듯 합니다.

덧붙임) 제가 인터스텔라의 위치를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와 비교했는데, 사실 인터스텔라가 기획되었던 2006년 당시 감독은 스필버그였습니다. 스필버그가 조나단 놀란을 각본가로 고용한 뒤 내부 사정으로 하차하면서 그 뒤를 형인 크리스토퍼 놀란이 대신하게 되지요. 스필버그-파라마운트 조합에서 놀란-파라마운트 조합으로 뒤바뀌니 그 때가지 놀란의 파트너 격이었던 워너가 자사의 영화/TV 시리즈 판권까지 넘겨가며 인터스텔라의 배급에 참여한 듯 싶네요. 결과는 과연...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4 Paramount Pictures에게 있습니다.



인터스텔라 (2014)

Interstellar 
8.1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시 애플렉
정보
SF | 미국 | 169 분 | 2014-11-0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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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Marvel Studios

<스탭>

◈ 원작: 댄 애브넷(Dan Abnett), 앤디 래닝(Andy Lanning)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1969)'
◈ 감독: 제임스 건(James Gunn)
◈ 각본: 제임스 건, 니콜 펄만(Nicole Perlman)
◈ 제작: 케빈 파이기(Kevin Feige)
◈ 제작/배급: 마블 스튜디오/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쳐스


<줄거리> 

1988년, 백혈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어린 퀼은 슬픔을 체 가눌 사이도 없이 외계인 도적단 래비져(Ravager)에게 납치되어 우주의 고아가 된다. 그로부터 26년 후, 래비저의 일원으로 성장한 퀼(크리스 프랫 분)은 폐허가 된 모라스 행성에서 정체불명의 오브를 탈취하여 노바 군단의 행성인 쟌다라로 향한다. 래비져의 두목인 욘두(마이클 루커 분)는 혼자서 오브를 가로챈 퀼의 목에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그를 뒤쫓기 시작한다.

한편, 이터널의 뮤턴트로 강력한 힘을 가진 악의 화신 타노스(조쉬 브롤린 분)의 힘을 빌어 쟌다라 행성을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던 크리 제국의 폭군 로난(리 페이스 분)은 타노스의 명령으로 오브를 찾기 위해 자신의 부하들을 모라스로 보냈지만, 눈 앞에서 퀼에게 오브를 빼앗기고 만다. 로난은 자신을 돕기 위해 타노스가 보낸 두 딸 중 가모라(조 샐다나 분)에게 오브를 되찾을 것을 명하고, 쟌다라에서 퀼과 조우하는데 성공한 가모라는 쉽게 오브를 탈취하는 듯 했으나, 퀼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타기 위해 난입한 로켓(브래들리 쿠퍼 목소리), 그루트(빈 디젤 목소리)로 인해 난전 끝에 네 명 모두 노바 군단에게 체포되고 마는데...

히어로물보다는 정통 스페이스 오페라에 충실한 작품

제는 마블산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쿠기 영상이 나온다는 것쯤은 많은 영화팬들도 알고 있듯이, 마블 히어로 무비는 자신들만의 특징적인 개성과 독자적인 세계관을 영화팬들에게 조금씩 각인시켜 왔습니다.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외에도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 코믹스의 다른 히어로들도 속속 출격할 준비를 마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닌 당당한 주류 장르로 성장하고 있지요.

'어벤져스(2012)'의 대성공 이후 마블 영화들은 페이즈(Phase) 1,2,3으로 나뉘어져 차근차근 예정대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페이즈 2의 포문을 연 '아이언맨3(2013)'을 시작으로 페이즈 2는 어벤져스의 후광을 바탕으로 페이즈 1보다 더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데요. 페이즈 2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어벤져스 속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이 내년에 개봉되는 것이 확정된 상황에서 페이즈 2의 2014년 여름을 책임지는 마블의 다음 타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질적인 친구입니다. 우주를 무대로 활약하는 영웅들의 모험 이야기,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가 그들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는 거대한 세계관 중 하나의 조각으로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타 마블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장르적 매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올 봄, 히어로 물과 첩보액션물을 크로스오버하면서 장르적 매력을 선보였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같이 근래의 히어로 영화들이 다른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색다른 시너지를 내려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가오갤은 SF 액션물 그 자체로서 히어로 영화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히어로 영화가 아닌 SF 액션물인 셈입니다.

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가오갤은 스페이스 오페라로 불리는 일련의 장르 소설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오갤의 주인공들은 코믹스와는 달리 히어로적인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는데요. 주인공인 스타 로드를 포함, 원작의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그 능력이 너프된 드렉스 더 디스트로어이어(데이브 바티스타 분) 등, 가오갤의 멤버들은 하나 같이 초인적인 능력이 사라진 전사나 무법자들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루트가 비록 인간을 훨씬 상회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희귀한 외계종족이라는 점에서 히어로와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구요. 지구인들이 아니라는 설정을 십분 활용하여 감독은 히어로 장르를 약간 비트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스페이스 오페라로 훌륭하게 변주해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점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노골적으로 복고적인 성향을 곳곳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나 '스타 트렉' 시리즈 등 일련의 스페이스 오페라는 70~80년대를 수놓던 장르로서 새로움과는 거리가 먼데요. 이런 장르적 매력을 극대화화면서 제작진은 스페이스 오페라 시리즈가 유행하던 당시의 올드 팝들을 영화의 OST로 적극 활용하여 영화가 복고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분명히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스타트렉 시리즈를 리부트하고 스타워즈 시리즈도 리부트하려는 J.J 에이브람스와 좋은 비교거리가 될 수도 있겠군요)

개인적으로 이 포인트는 상당히 취향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가오갤에 대한 제 평가는 객관적 태도를 유지하려 하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영화 초반 어린 스타 로드가 소니 워크맨으로 듣는 10cc의 'I'm not in love'를 비롯, 가오갤의 메인 테마라고도 할 수 있는 블루 스웨이드의 'Hooked on a feeling', 스타 로드가 모라스 행성에 도착했을 때 들리는 유쾌한 레드본의 'Come and get your love', 스타 로드가 가모라를 유혹할 때 사용하는 엘빈 비숍의 'Fooled around and fell in love' 등, 영화에 등장하는 올드 팝들은 노래 모음 제목인 'Awesome mix' 뜻 그대로 엄청(awesome)납니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OST가 극에서 담당하는 역할 역시 매우 크구요.

어벤져스의 세계관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의 이야기지만, 이곳저곳에서 접점을 보여주면서 기존 시리즈와 연결시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벤져스 3에서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블 히어로 세계관의 가장 강력한 빌런인 타노스의 등장이나, '토르, 다크월드(2013)'의 엔딩 부분에 등장했던 컬렉터(베네치오 델 토로 분)의 재등장 등, 가오갤은 이번 페이즈 2는 아니더라도 페이즈 3부터는 뭔가 어벤져스와 세계관을 공유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즉,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로, 히어로 물과는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오갤은 엄연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한 부분으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멋진 OST와 함께 멤버들의 개그스러운 모습 또한 가오갤의 영화적 재미를 십분 살리고 있습니다. 로켓 라쿤과 그루트의 콤비 플레이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며, 스타 로드의 크리스 프랫은 정말 신의 한수가 아닌가 할 정도로 기막힌 캐스팅입니다. 그가 '레고 무비(2014)'의 덜떨어진 주인공 에밋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는 것을 알고 나니 더더욱 스타 로드로서 보여줄 그의 코믹 연기가 기대됩니다. 홍일점인 가모라의 뇌쇄적인 매력 역시 빼놓을 수 없구요. 조 샐다나는 인간으로서도 외계인으로서도 그 치명적인 매력을 가릴 수가 없군요.

결말이 너무도 뻔한 이야기 전개와 부족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가오갤은 OST와 개그라는 투톱을 활용하여 히어로 물을 스페이스 오페라로 멋지게 탈바꿈한 영리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한계를 센스있는 연출로 극복한 제임스 건의 엔터테인먼트 접근 방식은 분명 이번 가오갤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그렇기에 페이즈 3에 다시 등장할 가오갤의 속편 또한 몹시도 기대된다 말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어벤져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4번 타자라면, 가오갤은 어벤져스와는 다른 모습으로 마블 시리즈의 활력을 불어넣는 멋진 테이블 세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4 Marvel Studios에게 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

Guardians of the Galaxy 
8.1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1 분 | 2014-07-31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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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1992), 美少女戦士セーラームーン / Sailor Moon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원작: 타케우치 나오코(武内直子)
◈ 감독: 사토 쥰이치(佐藤順一)
◈ 시리즈 구성/각본: 토미타 스케히로(富田祐弘) / 야나가와 시게루(柳川茂), 스미사와 카쯔유키(隅沢克之) 외
◈ 스토리보드/연출: 사토 쥰이치, 이쿠하라 쿠니히코(幾原邦彦), 이가라시 타쿠야(五十嵐卓哉), 코사카 하루네(小坂春女) 외
◈ 캐릭터 디자인: 타다노 카츠코(只野和子)
◈ 작화감독: 타다노 카츠코, 안도 마사히로(安藤正浩), 이토 이쿠코(伊藤郁子), 카가와 히사시(香川久) 외
◈ 미술디자인/미술감독: 무쿠오 다카무라(椋尾篁) / 쿠보타 타다오(窪田忠雄)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有澤孝紀) / DALI, 高松美砂絵(사쿠라 사쿠라), 하시모토 우시오(橋本潮), 애플 파이(アップルパイ)
◈ 기획: 이즈마 이리야(東伊里弥), 오오타 켄지(太田賢司)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2.03.07 ~ 1993.02.27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46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줄거리>

츠키노 우사기는 15살의 덜렁거리는 울보 여중생. 언제나처럼 지각으로 급하게 등교하던 우사기는 동네 꼬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한 고양이를 구해주게 된다. 우사기가 고양이의 머리에 붙은 밴드를 띄어내자, 초승달 모양의 문양이 드러나면서 고양이의 분위기가 돌변한다. 뭔가 묘한 분위기를 느끼던 우사기는 지각 때문에 학교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한편, 다크 킹덤의 여왕 퀸 베릴은 염원하는 환상의 은수정을 찾아올 것을 명하면서, 그 사이 인간들의 에너지를 모아오라는 임무를 부하들에게 내린다. 다크 킹덤의 사천왕 중 한 명인 제다이트가 퀸 베릴의 명을 받들어, 그의 수하인 몰가로 하여금 우사기의 친구 나루의 엄마로 변장하여 보석가게의 세일로 여성고객들을 유인하게 된다. 보석을 통해 인간들의 에너지를 빼앗으려 하는 것이다.

한편, 시험을 망쳐 울상이 된 우사기 앞에 아침의 그 고양이가 나타난다. 놀랍게도 우사기에게 말을 거는 고양이. 자신을 루나라고 소개한 고양이는 우사기에게 초승달 모양의 양각이 새겨진 펜던트를 선물하면서 그녀가 세일러 전사임을 밝히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공주를 찾아야 함을 역설하지만, 펜던트에 쏙 빠진 우사기는 루나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조급해진 루나는 우사기에게 '문 프리즘 파워 메이크 업'를 외치라 해보고 우사기의 외침과 함께 그녀는 사랑과 정의의 세일러 전사로 변신하게 되는데...


<소개>

타케우치 나오코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TV 아니메. 코믹스는 강담사의 만화잡지 '나카요시'를 통해 1992년 2월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원래는 나오코의 91년 단편 '세일러V 첫등장! - [채널 44] 판도라의 야망'이 강담사의 또 다른 만화잡지 '룬룬'에 소개된 뒤 연재를 허가받게 된 것이 그 시작. 이후 세일러 V는 '코드네임은 세일러 V'라는 제목으로 룬룬을 통해 별개로 연재를 시작하며(아시다시피 세일러 V는 세일러 문의 멤버 세일러 비너스와 동일인이다.), 최초에 공개된 단편은 이 코믹스의 3화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코믹스가 92년 2월에 연재를 하고, TV 아니메가 92년 3월부터 방영을 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TV 아니메 기획은 코믹스가 연재를 시작하기 이전, 혹은 동시기에 기획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012년 7월 '세일러 문 20주년 기념 토크 이벤트' 당시 강담사 담당 편집자의 말에 빌리면, 당시 나오코가 그렸던 세일러 V 단편이 도에이의 관심을 끌면서 아니메 제작이 결정이 되었다고 하니 세일러 문은 아니메와 코믹스가 동시에 제작된 일종의 미디어 믹스였던 셈이다. 반년 간의 짧은 제작기간을 거쳐 코믹스는 92년 2월, TV 시리즈는 동년 3월에 TV 전파를 타기 시작하였으며, 아직 인기가 검증되지 않았던 세일러 문에 대한 도에이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되었음은 두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검증되지 않았던 작품이었기에 세일러 문은 원래 1기 정도의 분량만 방송 전파를 탈 계획이었다고 한다. 초반의 반응도 그닥 좋지는 않아서 관련 완구상품의 판매부진으로 스폰서인 반다이의 압력도 거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일러 문의 변신도구인 문스틱의 완구 매출이 급증하면서 세일러 문은 초반의 부진을 만회하고 고공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시리즈 평균 시청률은 11.6%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의 코믹스 단행본 발행부수는 약 1,200만부, 방영을 시작한 92년부터 5기가 종료되는 97년까지 캐릭터 상품 매출액은 약 1,000억엔에 이르는 그야말로 메가톤 급 대작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1] 참조) 흔히들 90년대 일본 아니메의 부흥을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이 일궈냈다고들 하지만, 그 시작은 세일러 문이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임밸류가 부족했던 이 마법소녀물이 이토록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번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소녀만화이면서도 소년층을 아우르는 장르의 크로스오버에서 첫번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원작자인 나오코가 밝혔듯이 세일러 문은 도에이 동화 코미디 시리즈인 '미소녀 가면 포와트린(1990)'에서 영감을 얻고 여기에 전대물의 설정들을 적극 활용한 것이 그 기원이다. 결국 세일러문은 전대물/특촬물에 대한 여성적 관점의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대물이라는 소년 취향의 장르가 여성적 시각으로 그려지면서 세일러 문은 보다 포괄적인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는 저변을 만든 것이다. 이는 변신소녀를 남성적 관점에서 그렸던 나가이 고의 '큐티 하니(1973)'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순정물을 지향하는 세일러 문의 분위기는 특촬물의 폭력적인 부분을 상쇄시키는 세일러 문의 또다른 대중적 코드다. 큐티 하니의 팬더 크로와 마찬가지로 세일러 문의 적 다크 킹덤은 특촬물의 괴물들을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전자가 원작자의 성향과 맞물려 마니악한 성향을 띄었던 반면, 후자는 턱시도 가면, 제다이트 등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특촬물에 여성적 취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마법소녀 특유의 변신씬과 특촬물/전대물에서 익숙한 세일러 전사들의 대사나 포즈는 상당히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클리셰들은 세일러 문을 통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리소스가 적게 투입되면서 일부 에피소드가 성의 없게 그려지는 등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여성과 아동 취향의 작품을 주로 다루어 온 사토 쥰이치가 시리즈 디렉터로 나서서 특별한 무리없이 1기를 마무리 지었으며, 그의 제자격인 이쿠라하 쿠니히코와 이가라시 타쿠야는 본작의 연출파트를 거쳐 차기 시리즈의 감독으로 활약하게 된다. 특히 세일러 문은 고바야시 시치로와 함께 아니메 미술의 양대 거장으로 일컫는 무쿠오 다카무라의 마지막 유작이기도 하다. 당시 암투병 중이었던 다카무라 감독을 대신해 무쿠오 스튜디오 출신의 쿠보타 타다오가 미술 감독을 맡았으며, 본작에서 다카무라 감독은 미술 디자인으로 이름을 올린다. 이후 세일러 문 시리즈의 미술은 무쿠오 스튜디오가 맡아 스승의 유지를 이어가게 되며, '빛과 그림자와 질감의 시인'이라는 칭호를 듣던 아니메의 거장은 결국 92년 6월, 세일러 전사들이 브라운관을 수놓는 와중 세상을 뜨고 만다.

한국의 경우는 97년 4월 KBS 2TV를 통해 방영되었다. 예상대로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 다만 강한 일본색과 당시 한국의 기준에서는 선정적이라 여겨지는 장면에 대해 까다로운 심의가 가해졌으며, 이로 인해 상당 장면이 통편집되거나 덧칠이 되는 등, 영상매체로서의 가치는 많이 훼손되어 버린다. 심의상 진통을 겪던 시리즈는 방영을 시작한지 약 5개월만인 9월에 방영중단이 결정되는데, 이로 인해 PC 통신을 중심으로 방송재개 서명운동이 일어나는 등, 팬들의 항의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이러한 팬들의 요청을 폭력/선정성이 난무하는 저질만화에 물든 청소년들로 치부하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고, 사회적 문제가 될 뻔했던 세일러 문 사태는 방송심의위원회와 KBS의 합의로 3개월만에 다시 방영이 결정되며 일단락 된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R (1993)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 시리즈 구성/각본: 토미타 스케히로 / 야나가와 시게루, 스미사와 카쯔유키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쿠하라 쿠니히코, 이가라시 타쿠야, 시바타 히로키(芝田浩樹) 외
◈ 캐릭터 디자인: 타다노 카츠코
◈ 작화감독: 하세가와 신야(長谷川眞也), 타메가이 카츠미(爲我井克美), 모토하시 히데유키(本橋秀之) 외
◈ 미술디자인/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DALI, 이시다 요우코(石田よう子)
◈ 기획: 이즈마 이리야, 오오타 켄지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3.03.06 ~ 1994.03.12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43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4쿨 방영을 목표로 제작되었던 세일러 문은 소년 만화의 장점과 소녀 만화의 장점, 여기에 뛰어난 캐릭터 성과 완구판매의 호조를 등에 업고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발발한다. 애초에 아동물을 지향하고 있었으나 1기가 종료될 즈음에는 기성 아니메 팬들까지 흡수하며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에 도에이는 다급히 시리즈의 연장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아니메와 병행하여 연재되던 코믹스가 체 후속 에피소드를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초반부의 13회 분은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제작이 되는데, 이것이 소위 말하는 '마계수' 편에 해당된다

코믹스의 2부격인 '블랙 문'편은 미래의 네오도쿄에서 온 수수께끼의 소녀 치비우사와 새로운 적 블랙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새로운 세일러 전사로 외행성 전사인 세일러 플루토가 등장하기도 한다. 93년 12월에는 시리즈 최초의 극장판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R'이 개봉되었으며, 94년 일본 방화중 배급수익 7위를 기록(일본 위키피디아 참조)하며 세일러 전사들의 흥행파워가 극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동시 상영으로 '메이크 업! 세일러 전사'라는 단편 아니메가 있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S (1994)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 시리즈 구성/각본: 토미타 스케히로 / 야나가와 시게루, 에노키도 요우지(榎戸洋司)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쿠하라 쿠니히코, 사토 쥰이치, 이가라시 타쿠야, 시바타 히로키 외
◈ 캐릭터 디자인: 이토 이쿠코
◈ 작화감독: 하세가와 신야, 쿠로다 카즈야(黒田和也), 토미나가 마리(とみながまり) 외
◈ 미술디자인/미술감독: 무쿠오 타카무라 /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사쿠라코 클럽 사쿠라구미(桜っ子クラブさくら組), 미츠이시 코토노(三石琴乃) 외
◈ 기획: 이즈마 이리야, 오오타 켄지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4.03.19 ~ 1995.02.25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38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원작의 '데쓰 버스터즈' 편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일러 플루토 외에 외행성 세일러 전사인 세일러 우라누스, 세일러 넵튠이 등장하여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특히, 세일러 넵튠과 세일러 우라누스는 동인작품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여성간의 동성애, 즉 백합 커플로서 크게 유명세를 떨치게 되는데, 당시 TV 시리즈 아니메에서는 무척 드문 시도로서, 그 중에서도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텐오 하루카(세일러 우라누스)의 경우는 소녀 팬들에게 큰 지지를 얻게 된다. 세일러 새턴도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등장하여 많은 팬들을 양산하기도.

S 시리즈는 기존의 세일러 내행성 전사들과, 세일러 외행성 전사들의 갈등과 대립구도를 활용하여 전작들에 비해 복잡해진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었고, 다양한 세일러 전사들의 등장으로 캐릭터적으로도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 되었다. 1994년 12월 4일에는 극장판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가 개봉하게 된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Super S (1995)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 시리즈 구성/각본: 에노키도 요우지 / 야마구치 료타(山口亮太), 요시무라 켄지(吉村元希)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쿠하라 쿠니히코, 사토 쥰이치, 이가라시 타쿠야 외
◈ 캐릭터 디자인: 이토 이쿠코
◈ 작화감독: 하세가와 신야, 토미나가 마리 외
◈ 미술디자인/미술설정: 타지키 켄(田尻健) / 무쿠오 타카무라, 쿠보타 타다오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사쿠라코 클럽 사쿠라구미, 후지타니 미와코(藤谷美和子)
◈ 기획/제작: 이즈마 이리야, 오오타 켄지, ???(有迫俊彦)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5.03.04 ~ 1996.03.02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39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원작의 '데드 문'편에 해당하는 이야기. S 시리즈에 등장했던 우라누스, 넵튠, 새턴, 플루토 등 외행성 전사들이 모두 등장하지 않고, 치비우사가 다시 등장하여 극을 이끌고 있다. 단, 세일러 스타즈에 시작에 해당하는 167화에는 다시 외행성 전사들이 등장해 172화까지 극을 이끌어가게 되며, S 시리즈의 빌런이었던 데드 문의 여왕 네헤레니아가 부활하는 등, 데드 문 편의 실질적인 아니메 완결은 세일러 스타즈에서야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1995년 12월 23일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Super S, 세일러 9 전사 집결! 블랙 드림 홀의 기적'이 개봉된다. 감독은 R 시리즈부터 연출 파트로 참여했으며, S 시리즈의 극장판을 감독한 시바타 히로키. 동시 상영작으로는 '스페셜 프레젠트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SuperS 외전, 아미의 첫사랑'이 상영되었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Sailor Stars (1996)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이가라시 타쿠야
◈ 시리즈 구성/각본: 야마구치 료타 / 고도 카즈히코(神戸一彦), 마에카와 아츠시(前川淳) 외
◈ 스토리보드/연출: 이가라시 타쿠야, 사토 쥰이치, 시바타 히로키 외
◈ 캐릭터 디자인: 타메가이 카츠미
◈ 작화감독: 타메가이 카츠미, 시모가사 미호(下笠美穂) 외
◈ 미술설정·디자인/미술감수: 타지리 켄 / 무쿠오 타카무라
◈ 음악/노래: 아리사와 타카노리 / 하나자와 카에(花沢加絵), 미즈키 아리사(観月ありさ), 문립스(ムーンリップス)
◈ 기획/제작: 야다 코우이치(矢田晃一), 오오다 켄지, 有迫俊彦
◈ 제작사: 도에이 동화, 도에이 에이전시, TV 아사히
◈ 저작권: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1996.03.09 ~ 1997.02.08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TVA(34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데드 문편의 완결과 함께 원작의 마지막 에피소드 '쉐도우 갤럭티카' 편을 다루고 있다. 쉐도우 갤럭티카 편에 해당하는 173화부터는 기존의 세일러 내행성 전사들과 외행성 전사들 외에 세일러 스타 라이츠라 불리는 새로운 세일러 전사들이 등장하는데, 평상시에는 남성이었다가 변신 후에는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저연령층 작품으로서는 무척 파격적인 설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일러 전사들과 대치하는 빌런 역시 세일러 전사들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 시리즈의 모든 세일러 전사들이 등장하고, 적까지 세일러 전사라는 점에서 세일러 전사들을 위한 완벽한 피날레라 할 수 있지만, 5년 동안 계속되어온 이 시리즈도 초반의 참신함은 많이 잃어버린 뒤였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Crystal (2014)
ⓒ 武内直子・PNP・テレビ朝日・東映アニメーション

<정보>

◈ 감독: 사카이 무네히사(境宗久)
◈ 시리즈 구성/각본: 코바야시 유지(小林雄次)
◈ 스토리보드/연출: 사카이 무네히사 외
◈ 캐릭터 디자인: 사코우 유키에(佐光幸恵)
◈ 작화감독: 코마츠 코즈에(小松こずえ), 타나카 미호(たなかみほ) 외
◈ 미술감독: 쿠라하시 타카시(倉橋隆), 호사카 유미(保坂有美)
◈ 음악/노래: 타카나시 야스하루(高梨康治) / 모모이로 클로버 Z(ももいろクローバーZ)
◈ 제작사: 도에이 동화, 강담사
◈ 저작권: ⓒ 武内直子・PNP・東映アニメーション
◈ 일자: 2014.07.05 ~ (방영중)
◈ 장르: 마법소녀, 순정, 액션, 판타지
◈ 구분/등급: Web Anime(26화) / 초등생 이상 관람가(PG)


<소개>

9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세일러 문 시리즈는 97년 세일러 스타즈의 종방과 함께 한동안 영상매체에서 그 모습을 감춘다. 그러다가 6년 후인 2003년에는 (특촬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답게) 특촬물로 파격 등장했었는데, 여자아이들을 시청 대상으로 한 시험적인 특촬물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마니아들에게도 나름 어필 하면서 21세기에도 여전히 세일러 문의 팬덤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속편은 그로부터 무려 10여년이 지난 2012년에서야 언급되었으니, 2012년 7월 니코파레에서 개최된 세일러 문 TV 아니메 20주년 기념 이벤트에서 신작 아니메로 2013년 여름에 공개한다는 계획이 발표된 것이 바로 그것. 제작 상의 난항이 있었는지 몰라도 이 기획은 몇 번의 연기를 거쳐 실제 방영은 1년이 지난 2014년 7월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다. 신작 세일러문 크리스탈은 TV 방영이 아닌 니코니코 동화와 반다이 채널을 통합 웹 아니메(또는 Original Net Anime;ONA) 형태로 방영되었으며, 월드와이드 방영방침 덕분에 한국에서도 니코니코 홈페이지를 통해 한글 자막과 함께 감상이 가능하다.

세일러 문 크리스탈은 기존 시리즈의 시퀄이 아닌 리부트를 표방하고 있으며, 원작의 다크 킹덤 편이자 첫번째 TV 아니메 시리즈의 이야기를 다시 그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코믹스의 이야기를 기본 구조로 삼고 있으며, 캐릭터에 있어서도 기존과 달리 원작의 순정만화풍 스타일을 살려낸 것이 본 시리즈의 특징. 단,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으며, 디자인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나, 작화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레전드의 리부트치고는 다소 격이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격주 방영으로 현재 2화까지 방영된 상태이며, 세일러 문 크리스탈이 코믹스의 이야기를 다 다룰 수 있을지는 첫 시리즈의 흥행여부에 달린 듯 하다. 허나, 달라진 캐릭터 디자인과 CG로 구성된 변신씬만으로 오리지널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아성을 넘기에는 아직은 버거워 보인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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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s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건담 센티넬 이후 AK가 출간하는 또 한번의 대작 설정집

봄 출시 예정이던 '마스터 아카이브 모빌슈트 MSZ-006 Z 건담'이 감감 무소식이라 다소 실망하던 차, AK에서 '건담 센티넬' 이후 약 3년 만에 대작 설정집을 출시했습니다. 전격 하비 매거진 편집부가 만든 '기동전사 건담 MS 대전집 2013'(이하 MS 대전집 2013)이 바로 그것.

아니메, 코믹스, 소설, 게임 등 건담의 거의 전 컨텐츠를 망라하는 MS 대전집은 'MS 대전집 98' 이후로 출시할 때마다 기존의 내용에 신작 또는 미처 기재하지 않았던 시리즈의 MS를 추가하는 형태로 계속 몸집을 불려왔습니다. 이번 MS 대전집 2013은 270여 페이지로 이루어졌던 MS 대전집 98에 비해 무려 두 배 이상이 늘어난 560여 페이지의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하는데요. 분량만으로는 이제까지 AK가 출시한 설정집 중 가장 대작이라할 만 합니다. 일본에서는 컬러 설정만 별개로 편집한 일반판과, 컬러 설정과 선화 설정이 모두 포함된 완전판의 두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완전판만 출시되었군요. 분량이나 컨텐츠의 질을 봤을 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이전에 출시했던 설정집에 편집을 수정하고 일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다보니 제작비가 아무래도 신간보다는 저렴한가 봅니다.

모빌슈트를 색인별로 모두 나열했다는 점에서 MS 대전집 2013은 일종의 바이블과 같은 설정집입니다. 설정 일러스트 등은 많이 보아왔던 익숙한 것들로 되어 있어서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거의 모든 MS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의를 가지고 있지요. 98년부터 시작되어 2003년, 2006년, 2009년 등 3년 마다 계속 버전업 되는 것도 사전이나 바이블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MS 대전집 2013은 일본에서는 2012년 말에 출시되었습니다. 

직전에 출시된 'MS 대전집 2009'와 비교하면 퍼스트 건담의 설정자료들이 보강되어 전면과 후면 일러스트가 추가되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띕니다. 이번에도 크로스 본 건담은 여전히 추가되지 않았기에, 바이블이라 하지만 여전히 완벽한 버전은 아닌 셈입니다. 대신 건담 에이지와 같은 신작이 추가되어 MS 대전집 2009에 비하면 약 100여 종의 MS가 더 보강되었습니다.



MS 대전집 2013의 커버는 카토키 하지메가 그린 건담 유니콘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과거 4번의 MS 대전집이 2006년 판의 Z 건담을 제외하고 모두 퍼스트 건담이었음을 생각할 때 건담 유니콘의 현재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단면이랄까요. MS 대전집 2013의 완전판은 이렇게 유니콘이지만, 일반판의 커버 일러스트는 여전히 퍼스트 건담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주세기의 MS들이 MS 대전집 2013의 첫번째 챕터를 장식합니다. 퍼스트→제타유니콘 순서로 그려져 있는데, 유니콘이 직계 시리즈로 자리를 굳혀가는 모양새네요. 더블 제타가 제외된 부분은 좀 안타깝습니다.



전작들에 비해서 일러스트는 더 작아지고, 후면 일러스트까지 추가되면서 페이지 구성이 오밀조밀해진 느낌입니다.



아니메가 아닌 코믹스에 등장하는 즈다. 깔끔한 일러스트 덕에 이전보다 세련되어지고 기존 MS와는 다른 느낌의 이질감도 이 일러스트에서는 많이 완화된 느낌입니다.




Advance of Z 시리즈는 과거 명 디자인의 MS들이 즐비했던 제타 건담 시리즈의 MS들을 베이스로 한 것들이다보니 매력적인 MS가 상당수 눈에 띕니다.



그 압도적인 포스로 인해 여전히 매력적인 자태를 과시하는 센티넬 건담의 페이지.



유지 우시다의 코믹스에 등장하는 D 건담 시리즈도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등, 마니악한 시리즈의 MS들도 꼬박꼬박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카와라 쿠니오 옹이 디자인한 MSV들. 최근의 MS와는 다른 구수한(?) 맛이 느껴지네요.



여러가지 논란과 아쉬움이 있기는 합니다만, 건담 UC는 이제 어엿한 우주세기의 한축으로 자리를 꿰찬 것 같습니다. 첨에는 그저 그랬는데 자꾸 보니 유니콘 건담의 디자인도 나름 매력이 있는 듯.



건담 UC 이후 애니화를 바라는 팬들이 점점 더 늘어간다고 전해지는 소설 '섬광의 하사웨이'의 주역 기체 크시 건담. 기존의 건담과는 다른 파격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비우주세기 MS의 첫시작은 G 건담 시리즈가 장식하고 있습니다.



신구 건담세대를 나누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던 건담 시드. 여전히 시드 아니메의 설정 일러스트는 매력적이지 못한 것이 흠.



반면 아스트레이 시리즈는 건담이라는 타이틀을 띄고 봐도 여러가지로 매력적인 디자인인 것 같구요. 




신건담 시리즈라는 정체성에 맞게 기존의 올드 건담과는 다른 참신한 디자인적 시도가 돋보였던 더블오 건담의 MS들. 개인적으로도 엑시아 건담은 Favorite MS Top 10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이번 MS 대전집 2013에 새로이 추가된 건담 에이지 섹션은 거의 마지막에 등장하구요. 



게임 및 기타 콘텐츠를 포함하여 에이지 시리즈의 MS도 만만치 않은 분량을 자랑합니다. 대략 80개가 조금 못되는 MS가 에이지 시리즈에서 소개되고 있네요.



건프라 빌더즈 비기닝 G에 등장하는 독특한 MS들. 특히나 베앗가이는 프라모델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제품입니다.



건담무쌍 시리즈는 단 4대만 소개되고 있지만 나름 강렬한 포스를 보여주는군요.




선화 설정집은 이제까지 컬러 페이지에서 다룬 MS들의 선화 일러스트를 보여줍니다. 프론트/리어 뷰외에도 깨알같이 세부 설정 일러스트를 추가하여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기대되는 대작 시리즈 '건담 오리진'의 설정 일러스트.



하루히코 미키모토의 단편 코믹스 '건담 에꼴 드 시엘'에 등장하는 루 시뉴 건담.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독특함이 있습니다.



MS 대전집 2013은 이제까지 국내에 출시된 건담 설정집 중에서는 가장 정통파에 가까운 설정집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거의 전 건담 시리즈의 MS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남다른데요. 600 페이지에 근접하는 무거운 서적보다는 웹 페이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 더 활용가치가 높은 요즘 세태이지만, 소장이라는 가치 측면에서 봤을 때 여러모로 남다른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특히나, 이런 취미 서적이 많지 않은 국내 실정을 감안할 때 MS 건담 대전집은 일본보다는 오히려 한국에서 그 가치가 높지 않나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RISE / ⓒ SOTSU · SURISE · MBS / ⓒ KADOKAWA Corporation ASCII Media Works / ⓒ AK Communications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MS 대전집 2013

저자
전격 하비 매거진 편집부 지음
출판사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06-18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총 1200체 이상의 방대한 모빌슈트 설정을 상세한 데이터와 함...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기동전사 건담 MS 대전집 2013 - 10점
전격 하비 매거진 편집부 엮음, 김정규 옮김/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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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읽지 마세요. 사실 읽은 후에도 감상에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 2014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 가렛 에드워즈(Gareth Edwards)
◈ 원작/각본: 혼다 이시로(本多猪四郎) / 맥스 보렌스테인(Max Borenstein), 데이빗 칼라햄(David Callaham)
◈ 제작: 토마스 툴(Thomas Tull), 존 제시뉘(John Jashni)
◈ 기획: 패트리샤 윗쳐(Patricia Witcher), 반노 요시미츠(Banno Yoshimitsu)


<줄거리> 

비밀리에 미지의 존재를 조사하는 범지구적 단체 모나크. 모나크 소속의 세리자와 박사(와타나베 켄 분)는 필리핀의 한 광산을 방문한다. 우라늄을 채굴하는 도중 이상환 광경을 목격했다는 관계자의 말을 듣고, 광산 안으로 들어간 세리자와는 그곳에서 거대한 생물의 뼈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두 개의 알집(?)을 발견하게 된다. 두 개 중 하나는 이미 열려 있었는데, 그곳에 있던 무언가는 이미 해변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간 상태. 세리자와 박사는 그것이 그들 모나크가 오랫동안 찾애 해메던 그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한편, 일본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 잔지라, 죠 브로디(브라이언 크랜스톤 분)와 아내 산드라(줄리엣 비노쉬 분)은 이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이다. 산드라가 점검을 위해 발전소 원자로로 들어간 바로 그 때, 잔지라에서 원인모를 진동이 감지된다.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거대한 충격과 굉음이 발생하고, 곧 발전소에서 급격하게 방사능이 노출되기 시작한다. 브로디는 방사능의 누출을 막기 위해 아내가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원자로를 폐쇄하고, 잠시후 잔지라는 산드라와 무수히 많은 인명들을 끌어안은 체 붕괴되고 만다.

그로부터 15년, 브로디와 산드라의 아들 포드(애론 테일러 존슨 분)는 그날의 트라우마를 가슴에 묻은 체 아내 엘르(엘리자베스 올슨 분)와 아들 샘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 일본에서 여전히 잔지라의 사고원인을 파헤치는 아버지와는 한동안 연락을 끊고 사는 상태. 하지만, 아버지가 출입금지구역이 된 잔지라에 무단침입하려다가 체포된 것을 계기로 포드는 이제는 더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은 15년 전의 악몽에 다시 한 번 맞딱드리게 되는데...


블록버스터로서는 밋밋하지만 마니아에게는 만족스러운 리메이크

다 이시로가 창조해 낸 일본 괴수영화의 원전 '고질라(1954)'는 일본의 서브컬쳐의 한 축을 당당히 책임지는 마니아적인 평가 외에도 핵무기에 대한 일본인들의 트라우마를 원자력에 대한 경종과 대자연 앞에 무력한 인간의 단상으로 이끌어낸 영화적인 완성도도 제법 좋았던 작품입니다. 이후 이 장르는 특촬물과 괴수물의 원전으로서 서브컬쳐 마니아들에게만 인정되어 왔지만, 영화가 가진 주제의식에 있어서는 특촬물을 능가하는 단순한 괴수물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셈입니다.

이후로도 2000년대까지 20여편이 넘는 고질라 스핀오프가 제작되어지지만, 1954년작 고질라를 능가하는 작품은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만큼 오리지널 고질라는 영화적 완성도에 있어서 수십년 뒤의 후속작들을 상회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비약적인 특수 촬영기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이 갖고 있는 주제의식과 내러티브를 후속작이 계승하고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는 헐리우드의 첫 리메이크 작인 롤랜드 에머리히의 '고질라(1998)'도 마찬가지로, 고질라라는 이름만 가져온 이 작품은 그럴듯한 주제의식도 없이 그저 커다란 괴물이 인간들을 위협한다는 단순한 이야기를 단순한(그리고 비싸기만한) 특수효과로 어설프게 그려내면서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제의식도, 자기만의 특색도 가지지 못한 그저그런 B급 블록버스터로 태어나고 맙니다.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2014)'는 그런 면에서 에머리히의 B급 고질라를 훨씬 상회하는 결과물이자 오리지널 시리즈에 상당히 충실한 헐리우드판 리메이크 작입니다. 괴수물에 인색한 한국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고질라는 북미시장에서는 약 1억6천만 달러(14년 5월25일 기준), 글로벌 마켓에서는 약 3억9천만 달러(14년 5월25일 기준)를 벌어들이며 준수한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출처: IMDb) 서브컬쳐 장르에 우호적인 외국인들의 평가라 하더라도 형제 격 영화인 길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2013)'이 최종 수익 4억달러에 그친 것을 생각하면 이것이 단순한 장르에 대한 취향 때문이 아니란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퍼시픽 림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고질라지만, 괴수들이 격돌하는 격투 장면의 압도감과 속도감은 퍼시픽 림보다 못하며, 서스펜스에 있어서는 매트 리브스의 '클로버필드(2008)'가 더 좋은 느낌입니다. 블록버스터로서 이 영화의 호흡은 다소 느린 편으로, 점점 긴장감이 고조되다가 갑자기 중간에 맥없이 풀려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와!'라는 외마디보다는 '음...' 하면서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질라가 등의 뿔 만을 내놓은 체 바다 속을 가로지르는 장면이나 샌프란시스코에 떨어진 원폭의 해체를 위해 낙하를 감행하는 군인들이 고질라의 거대한 몸체와 조우하는 장면 등, 고질라의 압도적인 위압감을 십분 살려낸 장면들은 꽤나 인상적입니다.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고질라와 무토의 도심 속 결전도 파워와 스케일이 살아있구요.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정통(?)괴수물로서의 모습에서도 충실합니다. 단지 임팩트가 부족한 편이죠.

줄리엣 비노쉬나 브라이언 크랜스톤은 네임밸류로만 봐서는 주연급이었지만, 아쉽게도 초반에 일찍 하차합니다. 괴수가 주인공인 이 영화에서 다소 떨어지는 주연급 캐스팅 파워를 메우기 위해 사용된 카드로 보이는데요. 이는 '슈퍼맨(1978)'에서 말론 브란도의 역할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극 중 부부로 출연하는 주인공 애론 테일러 존슨과 엘리자베스 올슨이 '어벤져스 2 - 울트론의 시대(2015)'의 퀵 실버와 스칼렛 위치 역할을 맡았다는 점은 영화와는 별개로 반가운 부분입니다.

고질라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서브컬쳐나 괴수물에 열광하는 마니아라면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제법 괜찮은 작품입니다. 오리지널의 주제의식을 살짝 변주하여 원자력의 위험을 일깨우고 대자연의 분노를 거대한 괴물들의 묵시록적인 대결로 표현해 낸 부분은 인상적이며, 덕분에 고질라는 단순한 괴수물 이상의 내러티브가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말마따나 고질라의 초, 중반부는 괴수물보다는 재난 영화에 가까운 모양새로 액션보다는 드라마에 충실하죠. 이로 인해 호흡은 비록 느리지만, 스토리텔링은 여타 블록버스터보다 좋습니다.

모든 사건이 끝난 뒤 바다 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고질라의 뒷모습은 오리지널 일본 시리즈들에 대한 오마쥬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후속편이 등장할 것만 같은 엔딩이었는데, 리메이크작의 성공적인 흥행성적을 볼 때 아주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일본 서브컬쳐의 헐리우드 두드리기는 고질라로 인해 비로소 인상적인 결과를 낸 것 같네요.

ⓒ 2014 Warner Bros. Pictures


덧붙임) 본문에서는 퍼시픽 림보다 고질라를 좀 더 높게 평가햇지만, 사실 제 개인적인 평가는 고질라 별 3개, 퍼시픽 림 3개 반으로, 퍼시픽 림이 좀 더 높습니다. 서브컬쳐 오락물로서 보면 아무래도 고질라가 좀 늘어지는 느낌이... 아니 제 수준이 딱 그 정도여서요. :)


덧붙임) 예고편에서 크랜스톤의 혼신(?)의 연기 장면을 보고 왠지 이 영화가 괴수물보다는 재난영화스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얼추 예상이 맞았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4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고질라 (2014)

Godzilla 
5.6
감독
가렛 에드워즈
출연
애론 테일러-존슨, 브라이언 크랜스턴, 엘리자베스 올슨, 줄리엣 비노쉬, 와타나베 켄
정보
액션, SF | 미국 | 123 분 | 2014-05-15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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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Marvel Studios


<스탭>

◈ 감독: 안소니 루소(Anthony Russo), 조 루소(Joe Russo)
◈ 원작: 에드 브루베이커(Ed Brubaker)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외
◈ 제작/배급: 마블 스튜디오 /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줄거리> 

아스가르드인 로키와 치타우리 종족의 뉴욕 침공이 있은지도 벌써 2년, 캡틴 아메리카로 불리는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는 쉴드의 일원으로 점차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가는 중이다. 알제리안 해적들에 의해 나포된 쉴드 소속의 함선의 구출임무를 맡은 로저스.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던 도중, 함께 작전에 참여한 나타샤(스칼렛 요한슨 분)가 독자적으로 함선의 컴퓨터에서 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에게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별개의 임무를 나타샤에게 맡긴 것에 실망한 로저스는 닉 퓨리(사우엘 L. 잭슨 분)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고, 그런 로서스에게 퓨리는 쉴드가 극비리에 진행 중인 인사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그것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세 대의 헬리케리어가 상공에 대기하면서, 위성 연결을 통해 테러 분자 또는 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를 찾아내어 미연에 제거하는 것이었으니...


캡틴, 마블 페이즈 2의 진정한 주역이 될 것인가

블 페이즈 1의 라인 업을 기억하시는지? '아이언 맨(2008)'부터 시작하여 '퍼스터 어벤져(2011)'까지 이어온 마블 히어로 영화는 마침내 '어벤져스(2012)'를 통해 압도적인 파워를 뿜어냈습니다. 그러나 '아바타(2009)', '타이타닉(1997)'에 이은 역대 흥행성적 3위라는 타이틀은 온전히 어벤져스 한 편의 영화가 이룩한 것이 아니죠. 아이언 맨부터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로 이어지는 단독 영화들의 힘이 뒷받침이 된 것입니다.

페이즈 1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대단원이 되는 어벤져스의 직전에 개봉되면서 페이즈 1에서 제법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성이나 위치에 비했을 때 1편에서의 그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죠. 그것은 어벤져스에서도 마찬가지. 어찌보면 마블 히어로 중에서 가장 극적인 과거사를 가지고 있지만, 평면적인 그의 캐릭터는 그의 제한된 능력만큼이나 많은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어벤져스의 대성공으로 인해 각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도 그 위상이나 부담감이 예전같지 않게 되었습니다. 톱 플레이어 격인 아이언 맨 시리즈야 독자적인 팬덤을 구축하고 있으니 차치하더라도, 헐크, 토르, 거기에 캡틴 아메리카는 모두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기로에 선 셈이죠. 캡틴보다 앞서 개봉한 토르의 두번째 속편은 어벤져스를 통해 달라진 토르 브랜드의 위상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모로 슈퍼히어로의 주인공으로서는 미약한 힘을 갖고 있는 캡틴은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크리스토퍼 놀란이 성공적으로 해냈던, 히어로 장르와 타 장르영화의 융합은 캡틴의 두번째 속편인 윈터 솔저의 키워드입니다. SF를 적절하게 융합시킨 '맨 오브 스틸(2013)'이나 하이틴 영화의 감성을 더한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2012)' 등, 근래의 히어로 영화들은 사실 타 장르와의 융합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마블산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는 캡틴 아메리카가 가장 그 부분에 적극적이랄까요. 전쟁물과의 접목을 시도한 퍼스트 어벤져에 이어 이번에는 첩보액션물과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군요.

놀라운 것은 윈터솔저를 연출하고 뒤이어 캡틴의 세번째 속편까지 연출할 것으로 알려진 감독 루소 형제가 주로 TV 시리즈 시트콤이나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온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터 솔저는 웃음기가 100% 빠진(물론, 닉 퓨리와 인공지능의 대화와 같은 깨알같은 유머가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진지한 첩보액션물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첩보물로서의 이야기 흐름도 물론 준수합니다만, 윈터 솔저가 인상적인 것은 적당히 개연성 있는 스토리와 함께 캡틴의 장점을 120% 활용한 정교한 액션 연출에 있습니다.

어벤져스를 보아온 영화 팬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다시피 캡틴의 능력은 인간을 다소 상회하는 신체적 능력과 어떤 충격이든지 반사시키는 비브라늄 방패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슈트나 천둥을 부르는 초능력, 녹색 괴물의 압도적 파워가 그에게는 없지요. 당연히 이들과 보여주는 액션의 질감이 틀릴 수 밖에 없는데요. 이것을 이 영화에서는 그야말로 멋지게 맞춤 재단해 냅니다. 그로 인해 이 영화는 첩보 액션물과 다소 빈약한 능력의 히어로라는 조합으로 훌륭한 한편의 오락물을 만들어 냅니다.

팀의 일원, 국가를 위한 희생(물론 이 부분은 영화에서 변주되지만) 등, 전통적인 가치관에 충실한 로저스가 그가 믿었던 것들에 의해 배신당하는 부분은 평면적인 그의 캐릭터를 입체적인 상황에 노출시켜 극적인 긴장감을 부여하게 합니다. 그 사이사이 배치해 놓은 70여년의 시간을 거슬러 홀로 미지의 세상에 떨어진 외로운 인간으로서의 로저스를 묘사하는 점도 제법 인상적이구요. 개인적으로 미국적인 히어로라는 한계 속에서도 페이즈 1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인물이 캡틴이었는데 이번 페이즈 2에서도 그 평가는 변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액션, 스토리, 캐릭터 모든 면에서 페이즈 2의 스타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가 아닐까 합니다.

ⓒ 2014 Marvel Studios



덧붙임) 많은 분들도 느끼셨겠지만, 윈터 솔저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의 캐릭터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 정도 레벨의 배우를 그 정도로만 소비했다는 점에서 아직 루소 형제의 내공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좀 잔인하게 말하면 레드포드 옹은 영화의 홍보를 위해 희생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덧붙임) 스칼렛 요한슨은 콜슨에 이어 이제는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는 빠져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어버린 걸까요? 이번에는 단순한 스페셜 출연이 아니라 캡틴의 사이드킥으로서 맹활약합니다. 부족한 캡틴의 능력을 커버하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이쯤되면 블랙 위도우 단독 시리즈가 나와도 될 정도.

덧붙임) 사실, 어벤져스 2 직전 페이즈 2의 마지막 타자는 캡틴이 아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입니다. 일단은 서로 활동하는 지역구가 다르니 이 친구들은 살짝 포지셔닝을 달리해도 될 것 같네요. 그래서 페이즈 2의 스타는 캡틴 아메리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만.

덧붙임) 쿠키 영상이 두 개인 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남은 관람객이 저랑 와이프 둘 밖에 없다보니 조금 뻘쭘해서 하나만 보고 나와버렸습니다. 이럴 땐 좀 천연덕스럽게 버텨서 보고 그래야 하는데, 저도 그런 성격이 못되다 보니... ㅠㅠ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4 Marvel Studios에게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8.5
감독
조 루소, 앤소니 루소
출연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사무엘 L. 잭슨, 로버트 레드포드, 세바스찬 스탠
정보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36 분 | 2014-03-2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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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2년만에 돌아온 건담코믹스의 탕아(?)

7권으로부터 무려 2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마침내 등장한 '기동전사 건담씨' 제8권. 일본에서는 작년 10월에 단행본 10권이 발매되었다고 하지요. 꽤 오랜 시간 끝에 마침내 AK가 한국어판을 내놓았습니다. 이 코믹스의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겠군요. 개인적으로는 갑자기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느끼게 하는 출간이었습니다. AK의 서적들을 리뷰해온지도 벌써 4년이 되어가는군요. 요즘 들어 거의 잠수에 들어간 이 블로그가 종종 수면 위로 올라올 수 밖에 없는 이유도 AK 서적 리뷰 때문입니다.

☞ 기동전사 건담씨 일곱번째 권 리뷰 (보러가기)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코믹스는 그대로입니다. 일본사람, 또는 일본 문화에 정통한 사람들만 이해가 가능한 개그들이 난무하는 4컷 만화와, 단편 만화들로 구성되는 옴니버스식 전개는 여전하구요. '건담 창세의 창'은 이제 막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건담 에이스에서는 24편으로 연재가 종료되었는데, 8권에서 20편까지 연재되었으니 건담 창세의 장은 9권에서 엔딩을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서는 올해 건담 창세의 장만을 별도의 단행본으로 발행할 예정인가 보네요.

8권에서는 3권과 6권에서 연재되었던 개그 외길 인생의 장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샤아와 가르마가 사관학교에 들어가 군인이 되기전의 시점에서 개그맨을 꿈꾸는 인생을 산다는 황당한 가정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설정은 황당한데 이야기는 의외로 진지하게 흘러가고 있죠. 마니아가 아니면 접근하기 힘든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7권에 비해 조금 더 분량이 늘어난 건담 창세의 장. 개그 외길 인생의 장이 더해지면서 8권은 4컷 만화보다는 단편 만화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전한 일본식 개그. 일본의 대중문화를 모르면 전혀 웃음 포인트를 잡을 수 없습니다.




가르마가 샤아의 음모에 휘말려 화이트베이스의 공격을 받고 전사하기 직전 샤아에게 내뱉었던 '속였구나'라는 대사가 그가 개그맨으로서 대성하는 유행어로 쓰인다는 우스꽝스러운 설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그 외길 인생의 장의 전개는 지극히 드라마적입니다. :)



뜬금없는 토미노 감독의 노출장면...



이번 창세의 장에서는 신화가 되는 건담 극장판 3부작의 제작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건담 신화의 발판이 된 1/144 스케일 프라모델의 판매 붐. 건프라 붐과 함께 건담 역시 날개를 달고 비상하게 되지요.



그리고 훗날 마크로스의 유도 미사일 씬으로 고 카나다 요시노리와 함께 일본에서 '스페셜 애니메이터'라는 칭호를 얻게 되는 단 두명의 인물 중 하나인 이타노 이치로의 등장. 마크로스의 핵심 애니메이터들은 대부분 야마토의 건담의 영향을 받고 아니메 업계에 뛰어든 인물들입니다.



부록으로 건담 오리진 22권 부터 시작되는 세이라의 이야기를 패러디한 기동전사 건담씨 디 오리진 편. 개그인지 정극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작가의 전개는 이 편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건담 창세의 장이 이제 곧 종결을 앞두고 있어서 건담 팬들에게는 다음의 9권이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편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권은 이번처럼 2년씩 걸리지는 않겠죠. 개인적으로는 건담 창세의 장만을 편집한 단행본 역시 AK가 번역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Hideki OHWADA / SOTSU · SUNRISE / AK 커뮤니케이션즈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씨 여덟번째 권 - 6점
오와다 히데키 지음, 김정규 옮김, 야타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안/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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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T Disney


<스탭>

◈ 감독/각본: 크리스 벅(Chris Buck), 제니퍼 리(Jennifer Lee)
◈ 원작: 한스 크리스챤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
◈ 제작 총지휘: 존 라세터(John Lasseter)
◈ 제작: 월트 디즈니 픽쳐스/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줄거리> 

아렌델 왕국의 첫째 공주 엘사는 태어났을 때부터 눈과 얼음을 다룰 수 있는 신비한 마법을 쓸 수 있다. 마법을 이용하여 동생인 둘째 공주 안나와 함께 눈 사람을 만들고 썰매를 타며 즐겁게 보내던 어느날 밤, 그만 실수로 엘사의 마법이 안나를 다치게 하고 만다.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가는 안나를 구하기 위해 왕과 왕비는 숲속의 요정들인 트롤을 찾아나서게 되고, 안나를 고쳐주며 트롤은 왕에게 주의를 준다, 심장이 얼었다면 안나를 고칠 수 없었다며, 엘사가 마법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을 때까지 조심하라고.

엘사 공주의 마법이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왕은 궁 안의 시종 수를 줄이고 성문을 굳게 걸어 잠근 뒤 엘사를 칩거시킨다. 심지어 안나마저도 엘사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어버리자, 트롤들에 의해 언니의 마법에 대한 기억이 지워져 버린 안나는 갑자기 자신을 멀리하고 혼자 지내는 언니를 이해할 수 없게 되는데...

그렇게 세월이 흘러, 왕과 왕비가 세상을 떠나고 엘사가 여왕에 등극하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마침내 닫혀있던 아렌델의 성문이 열리고, 바깥 세상에 대한 동경으로 들떠 하는 안나와 달리 아직도 자신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는 엘사는 이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하다. 엘사는 대관식을 무사히 마치고 여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그리고 안나는 그토록 바라던 운명의 사랑을 만나 답답한 아렌델을 떠날 수 있을까.


라푼젤의 뒤를 잇는 디즈니 스타일의 화려한 귀환

'어공주(1989)'를 시작으로 전세계를 강타했던 디즈니의 르네상스는 '라이온 킹(1994)'에서 정점을 찍은 뒤, '포카혼타스(1995)'부터 서서히 사그러들기 시작했습니다. 디즈니 르네상스의 쇠락과 함께 픽사가 선보인 3D 애니메이션은 점점 그 입지를 굳혀가 21세기부터는 픽사와 드림웍스의 투톱으로 디즈니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버리고 말았죠. 2006년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디즈니=픽사'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만화영화 팬들에게는 이제 디즈니 스타일은 과거이고, 픽사가 창조해 낸 스타일이 현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3D 애니메이션이 전세계적인 추세가 되기는 했지만, 사실 3D가 셀 애니메이션이 가진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는 디즈니가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로 대표되는 일본산 셀 애니메이션의 것이 되지요. 물론 이들조차 디즈니가 해외배급을 맡고 있으니 어떤 면에서 승자는 디즈니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디즈니가 보여주었던 그들만의 만화영화는 점점 더 보기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디즈니의 르네상스를 화려하게 열었던 뮤지컬 애니메이션은 과거의 전설로만 사람들에게 회자되어집니다.

'겨울왕국(2013)'은 과거 디즈니 만화영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성공적인 부활을 알린 작품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 인어공주와 버금가는 위치에 오를만한 작품인 셈이죠. 오히려 근래의 폭발적인 흥행열풍은 인어공주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실제 겨울왕국의 흥행성적은 라이온 킹에 이어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2위로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지요. 그렇다면 과연 이 만화영화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명작일까요?

사실, 디즈니가 '타잔(1999)' 이후로 한동안 봉인시켜왔던 디즈니 스타일의 부활을 시도한 것은 겨울왕국이 처음은 아닙니다. 인어공주의 두 감독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를 기용하여 '공주와 개구리(2009)'를 제작한 것이 첫 번째 시도였었죠. 한국에서의 흥행은 신통치 않았지만, 공주와 개구리는 영미권에서 꽤 인상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흑인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참신함이 돋보이는 이 작품에 하나의 한계가 있다면, 그것은 트렌드에서 벗어난 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는 정도일까요. 하지만, 디즈니는 이 작품에서 디즈니 스타일이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듯 합니다. 그리고, '라푼젤(2010)'로 다시 한 번 그 가능성을 타진하게 되지요.

사실, 라푼젤은 가능성을 타진했다기 보다는 디즈니가 승부수를 띄운 작품입니다. 2억6천만 달러의 제작비(디즈니 만화영화는 '노틀담의 꼽추(1996)'에서 처음으로 1억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입합니다)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디즈니 역사상 기록적인 제작비였었죠. 주목할 것은 라푼젤이 디즈니의 장점인 뮤지컬 애니메이션과 픽사가 발전시켜온 3D 애니메이션을 조합한 작품이었다는 점입니다. 픽사의 수장 존 라세터가 프로듀싱을 맡으면서 라푼젤은 비로서 디즈니와 픽사의 장점을 제대로 융합해 냅니다. 그것은 존 라세터가 프로듀싱한 이번 겨울왕국도 마찬가지죠.


겨울왕국은 공주와 개구리, 라푼젤을 통해 자신들의 스타일, 그리고 만화영화 팬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조합점을 찾아낸 디즈니의 최종(?)결과물인 셈입니다. 3D 애니메이션이라는 트렌드를 가져오되, 디즈니가 선보였던 셀 애니메이션의 서정성을 살릴 수 있는 세심한 터치가 이루어졌으며, 뮤지컬 애니메이션과 코미디의 환상적인 조합이 특징인 과거 디즈니 스타일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죠. 핵심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세련된 스타일을 가미한 이 방식은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겨울왕국의 흥행돌풍은 작품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오히려 개봉 시기와 음악에 더 공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겨울왕국의 이야기는 공주와 개구리나 라푼젤에 비해서 단선적이라 다소 싱거운 느낌입니다. 무언가 얘기가 진행되는 듯 하더니 그대로 결말에 이르렀다고나 할까요. 눈사람 올라프는 인어공주의 세바스찬이나 알라딘의 지니와 같은 디즈니의 대표적인 감초 캐릭터의 뒤를 이을만큼 인상적이지만, 트롤과 같은 다른 캐릭터들의 활용은 다소 아쉽습니다. 캐릭터들도 엄밀히 말해 이제가지의 디즈니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캐릭터의 입체감보다는 캐릭터들이 이끌어내는 이야기의 방향성이 이제까지 디즈니의 그것과는 다소 다르기 때문입니다. 언니와의 행복한 시간을 그리워하는 안나는 이제까지 디즈니의 여주인공처럼 밝고 건강하며 사랑스럽지만, 남자에게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나아가려 하지요. 언니인 엘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강대한 마력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하는 소심한 여인이면서도 얼음궁전을 만들어낼 때는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강렬한 매력을 뿜어내지요. 겨울왕국은 이 두 자매의 매력과 가족애가 멋진 앙상블을 보여줍니다.

압도적인 얼음궁전의 위용과 함께 청아하게 울려퍼지는 엘사의 'Let it Go'로 대표되는 겨울왕국의 OST는 마치 마법과 같이 영화팬들을 스크린으로 빨려들게 합니다. 초반부에 나오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엘사의 이 씬은 겨울왕국 중 가장 인상적이기까지 하지요. 오리지널판의 엘사역을 맡은 이디나 멘젤의 음색도 훌륭하지만, 한국어 더빙판에서 엘사의 노래파트를 맡은 뮤지컬 배우 박혜나의 목소리도 이에 견줄만 합니다. 디즈니 측의 철저한 시스템 덕에 검증된 성우들이 기용되어 겨울왕국의 더빙판은 오리지널판 못지 않게 훌륭합니다.

크리스마스, 연말과 어우러진 개봉 역시 흥행에 큰 일조를 하지 않았나 합니다. 실제로 북미에서 11월에 개봉한 겨울왕국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를 등에 업고 다시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게 되지요. 한국에서는 늦게 개봉한 것이 오히려 여타 경쟁작들을 피하는 결과를 가져와 흥행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나 하는 예상도 되구요. 결국 이런 안팎의 요소들이 겨울왕국의 기록적인 흥행에 도움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때를 잘만난 셈이죠.

겨울왕국은 디즈니를 대표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성공적인 부활을 알렸다는 점만으르도 디즈니 만화영화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야기 구성이 조금만 더 밀도가 있었다면 좋았을테지만, 사랑스러운 엘사와 안나로 대표되는 캐릭터들을 3D로 성공적으로 이식한 점이나 가슴을 울리는 OST 등 겨울왕국이 보여준 여러가지 클리셰들은 과거 디즈니의 전성기를 연상시킬만큼 인상적입니다. 물론, 이 성공으로 디즈니가 두번째 르네상스에 접어들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앞으로도 계속 제작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 것은 사실입니다. 겨울왕국은 디즈니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오랜만의 작품입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LT Disney에게 있습니다.



겨울왕국 (2014)

Frozen 
8.4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박지윤, 소연, 박혜나, 최원형, 윤승욱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 미국 | 108 분 | 2014-01-1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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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s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퍼스트 건담에 초점을 맞춘 세련된 건담 Only 무크지

프트 뱅크 계열의 출판사(?)인 SB Creative Corp의 GA Graphic 편집부에서 만든 '마스터 아카이브 모빌슈트 RX-78 건담(이하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은 마스터 아카이브 시리즈의 두번째 편으로, 최초의 건담인 RX-78 건담만을 다루고 있는 설정집입니다. 마스터 아카이브 시리즈는 RGM-79부터 Z 건담, GP01 제피랜더스까지 4권이 현재 발매된 상태인데, AK에서 연이어 마스터 아카이브 Z 건담도 발매할 예정이라하니 기대가 큽니다.

하나의 모빌슈트 라인업에 대한 집중 해설서라는 점에서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은 후타바샤가 발행한 모빌슈트 전집과도 비교할만 합니다. 건담 뿐만 아니라 자쿠와 구프 등 지온의 모빌슈트도 다루는 모빌슈트 전집에 비해 아직 연방 모빌슈트만 다루고 있는 마스터 아카이브 시리즈가 다소 아쉽긴 합니다만, 내부의 프레임과 구조를 포함해 기존의 설정 일러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100% 새로운 설정 자료로 대치한 마스터 아카이브 시리즈가 모빌슈트 전집에 비해 좀 더 가치가 있어 보이긴 합니다.

☞ 모빌슈트 전집1 RGM-79 짐 BOOK, 후타바샤의 모빌슈트 전집 1번 타자 (보러가기)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은 MSV의 설정을 토대로 RX-78 계열의 바리에이션 타입을 일목요연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유의 마니아적인 시각으로 인해 마치 실제하는 병기에 대한 해설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전개는 AK가 이제까지 번역한 건담 관련 무크지 중에서는 발군입니다. '건담 센티넬' 같은 마스터피스는 아니더라도 2009년 한국에도 번역출간되었던 각켄사의 '기동전사 건담 일년전쟁사'와 같은 전문적인 느낌이라고 할까요. 공교롭게도 건담 일년전쟁사와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은 모두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높은 건담 전문가 자쿠러(zakurer.egloos.com)님이 번역을 하셨습니다.

아니메의 장면들이나 아니메 기획 당시 그려졌던 설정 일러스트를 사용하지 않은 이 설정집은 건담이 마치 실제 존재하는 병기인 듯한 느낌을 주게 합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이 마니아들의 눈을 사로잡는 이유는 아무래도 깔끔한 편집과 정교한 메카닉 일러스트에 있는데, 메카닉 일러스트를 담당한 쿄시 타키가와(滝川虚至)는 키타즈메 히로유키의 코믹스 '기동전사 Z 건담 Define'의 메카닉 디자인으로 근래 이름을 알리고 있지요. 인터넷을 통해서도 몇 번 접해본 적이 있는 그의 메카닉은 컴퓨터를 사용하여 오차가 거의 없는 메카닉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어, 근래의 디자인 취향과 잘 맞는 편입니다.

메카닉 일러스트 개인의 역량도 역량이지만,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의 설정 일러스트들은 거의 대부분 반다이가 프라모델 기획을 위해 작업했던 설계를 토대로 그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다보니 여타의 건담 설정집과 다르게 이 마스터 아카이브 시리즈는 프라모델 제품라인업과 상당히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할까요. 실제로 코어파이터의 변형 구조나 합체 기믹, 관절 구동부, 외부 장갑의 디테일 등은 아니메 쪽보다는 프라모델 시리즈의 내부 프레임과 기믹 등에서 그 유사점을 더 찾을 수 있습니다. 



멋진 CG 일러스트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표지에서부터 기대감이 커지는 느낌... 이라고 한다면 좀 지나치게 주관적인 판단일까요.



속지는 새로운 일러스트로 인해 이 무크지가 기존의 무크지와는 차별점을 갖고 있다라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RG 퍼스트 건담의 영향을 상당히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구요.



마치, 일년전쟁 당시의 V 작전 프로파일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속표지.



목차는 일관적인 느낌을 줍니다. RX-78-1부터 RX-78NT-1에 이르기까지 현재 MSV와 각종 설정 자료 등을 통해 언급된 RX-78의 라인업이 모두 이 한권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우측 페이지에 건담이 들고 있는 빔 세이버가 미노프스키 입자 간섭에 의해 흐릿하게 보이는 부분과 이를 묘사한 주석은 집필진의 건담 지식이 보통 이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설정 일러스트를 제외한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의 일러스트는 모두 이렇게 CG로 그려져 있습니다. 실제감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는 프라모델 작례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도 주는군요. 다분히 의도된 효과일지도.



일반 번역가가 했다면 다소 불만스러웠을지도 모를 번역은 건담에 해박한 전문가가 맡으면서 말끔히 해소되었다 하겠습니다.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은 아니메의 관점이 아닌 병기라는 관점에서 건담에 접근하고 있기에 텍스트는 상당히 메마르고 딱딱한 군사 매뉴얼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마니아가 아닌 이상 집중해서 읽기에는 상당히 어렵고 난해한 편입니다.



편집이 번잡하던 기존의 설정집들과 달리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은 삽입되는 일러스트와 텍스트의 조화가 깔끔한 편집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많은 컬러 스크린 샷이나 설정 일러스트가 난무하는 설정집과 달리 상당히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이는 AK에서 출시한 그동안의 설정집들 중에서는 단연 발군입니다. 심플하고 세련된 편집 디자인을 좋아하는 제 취향에는 딱인 것 같군요. 게다가 설정 일러스트들이 이 책을 위해 직접 작업되어 있다보니 그 가치도 더 높은 듯 합니다. 같은 급의 설정집에 비해 비싼 가격도 아마 그 때문이겠죠.



프라모델 설정과 연관이 있어서 그런지 AK가 작년 이맘 때 출시했던 '카토키 하지메 Design&Products Approved Gundam'에서도 볼 수 있었던 데칼만 전문으로 설명하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단, 카토키의 설정집이 프라모델에 사용할 데칼을 다루었다면, 마스터 아카이브의 데칼들은 실제 군용 병기에 사용되는 것처럼 상정한 것이서 다소 느낌은 다릅니다.



마스터 아카이브 건담의 백미 중 하나는 정교한 내부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묘사한 설정 일러스트라 하겠는데, 그런 점에 이 페이지는 그 장점을 한 장으로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조 해설 챕터에서는 외장 장갑, 구동부, 헤드 센서 등 기체 각부에 대해 상당히 전문적인 느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집필진이 어느 정도의 공학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추측이 드네요.




특히, 다른 설정집보다 코어 파이터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들어가 있는 부분은 이 책이 갖고 있는 뚜렷한 특색 중 하나로, CG와 내부 메카닉 일러스트가 세밀한 묘사와 함께 수반되는 코어파이터 해설은 건담 해설 이상으로 인상적입니다. 단,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설정집에서 G 파츠에 대한 부분은 비교적 간단한 설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코어파이터 챕터 다음으로는 2nd lot으로 분류되는 RX-78-4부터 NT-I ALEX에 이르는 건담 해설이 후반부를 책임집니다. 설정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체들이지만, 이 설정집에서 다루어지는 비중은 앞선 1st lot의 주요 건담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으며, 일러스트도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삽입되어 있습니다. RX 시리즈의 후기 기종에 대한 정보를 원하시던 건담팬들에게는 기다리던 순간이 되겠네요.



마지막으로는 화이트 베이스를 다루고 있습니다만, 이제까지의 챕터에 비해 화이트 베이스 챕터는 다소 내용이 부족한 편인지라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냥 보너스 챕터 정도의 느낌이네요.


마스터 아카이브 시리즈는 건담 설정집 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퀄리티와 컨텐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몇번이고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컨텐츠의 재해석 내지는 재조합이라는 점에서 냉정하게 보면 별다를 내용은 없습니다만, 고급스러운 신 일러스트와 깔끔한 편집 디자인만으로도 건담 팬들에게는 단연 소장 가치를 갖고 있는 설정집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올 봄에는 마스터 아카이브 Z 건담도 출간된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매우 큽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OTSU · SURISE / ⓒ SB Creative Corp / ⓒ AK Communications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마스터 아카이브 모빌슈트 RX 78 건담

저자
GA Graphic 편집부 지음
출판사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01-01 출간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책소개
이 책은, 지구연방군이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일년전쟁 최강의 모...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마스터 아카이브 모빌슈트 RX 78 건담 - 10점
GA Graphic 편집부 엮음, 장민성 옮김/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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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스탭>

◈ 감독: 피터 잭슨(Peter Jackson)
◈ 원작: J.R.R 톨킨(Tolkien)의 '호빗'
◈ 제작: 뉴 라인 시네마, MGM, 워너 브러더스


<줄거리> 

외로운 산으로의 여정이 시작되기 1년 전, 프랜싱포니 여관에서 간달프(이안 멕켈런 분)와 소린(리처드 아미티지 분)이 비밀스럽게 만남을 갖는다. 흩어진 드워프들을 규합하기 위해 아르켄스톤을 찾아야 한다고 드워프 왕자를 설득하는 간달프. 사악한 용 스마우그(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가 차지한 자신의 왕국 에레보르로의 발길을 주저하는 소린에게 간달프는 용으로부터 아르켄스톤을 빼내오기 위해서는 솜씨 좋은 도둑을 고용해야 한다고 귀띔을 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아르켄스톤을 찾기 위한 드워프의 원정대에는 솜씨 좋은(?) 도둑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 분)가 함께 하고 있었다. 아조그가 이끄는 오크 무리들의 끈질긴 추격을 피해 머크우드 숲까지 다다른 원정대. 숲에서 사악한 기운을 감지한 간달프는 그 자신의 원래 목적, 즉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악한 악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소린들에게 잠시동안의 작별을 고한체 사악한 이들이 잠든 곳으로 향하게 되고,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준 마법사와 이별하게 된 빌보와 소린의 드워프들은 신비함과 사악함이 묻어있는 머크우드 숲의 미로 속으로 향하게 되는데...


흥미진진한 모험과 액션, 그리고 부족한 참신함

킨의 '반지의 제왕'에 비해 이야기, 스케일 등 모든 면이 부족했던 톨킨의 습작 '호빗'을 3부작의 대작 시리즈로 제작하는 것이 결정났을 때 사실 영화 '호빗'의 한계나 우려는 있을 수 밖에 없었다. 3부작으로 영화화하기에는 내용이 많이 부실했던 호빗을 2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을 가진 대작 3부작으로 만든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전작인 반지의 제왕을 의식한 행보였고, 애초에 볼륨의 차이가 나는 두 작품을 비슷한 체급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호빗은 상당 부분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새로이 창조하고 구성하는 작업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MGM의 파산으로 야기된 제작 지연(호빗 1편 확장판의 제작비화를 보면 그만큼 스토리를 각색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제잔진들은 언급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 결과물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느낌이다.), 프리 프로덕션 중에 델 토로에서 잭슨으로 감독이 교체되는 등, 여러 부침을 겪은 호빗은 출발부터가 사실 상당한 부담과 불안요소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영화사의 레전더리가 되어버린 전작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부담이었고, 호빗은 아무리 피터 잭슨이라 할지라도 잘해봐야 반지의 제왕과 엇비슷한 수준에 머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2편까지 공개된 현재의 상황에서 이 부정적인 예상은 아쉽게도 거의 들어맞고 있다.

이번 2편 '호빗:스마우그의 폐허', 그리고 1편인 '호빗:뜻밖의 여정'까지 통틀어서 이 시리즈의 가장 거슬리는 점은 바로 참신함의 부재이다. 안타깝게도 호빗 시리즈는 2편까지의 줄거리 전개, 설정 등이 전작인 반지의 제왕을 그대로 답습하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머크우드 숲으로 향하는 소린 원정대의 모습은 팡고른 숲으로 향하는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의 아라고른 일행의 모습과 겹쳐진다. 도중에 원정대를 이탈하여 돌 굴드르로 향하는 간달프의 행보 역시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에서 오르상크의 탑으로 갔다가 사루만에게 사로잡히는 간달프의 모습과 너무도 동일하다. 독에 중독된 드워프 킬리를 치료하는 엘프 타우리엘(에반젤린 릴리 분)의 모습 또한 반지원정대에서 프로도를 치료하는 아르웬의 그것 그대로다. 이런 유사함은 긴 러닝타임과 지루한 전개와 어우러져 일부 관객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캐릭터의 사용도 많은 이들이 지적한 듯이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이미 많이 언급된 원정대의 주축 드워프들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 그것. 1편에서는 전작의 핵심 인물들인 엘론드, 갈라드리엘, 사루만, 골룸에 라다가스트 등이 등장하여 드워프들의 매력이 초반부를 제외하고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면, 스마우그의 폐허에서는 레골라스, 타우리엘, 스란두일, 바드와 같은 인물들로 인해 역시 드워프들이 끼어들 틈이 없다. 이는 많은 인물들의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개성과 이야기가 살아있던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면 분명히 비교된다. 전작의 인기인이었던 레골라스의 경우는 용맹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했던 모습과 달리 차갑고 사나운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러한 캐릭터의 성격 변화의 이유가 극중에서 설명되지 않아 어리둥절함을 안겨주고 있다. 타우리엘과 킬리의 다소 생뚱맞은 로맨스와 함께 레골라스의 캐릭터와 이야기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각색과 설정상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호빗은 분명 블록버스터급 하이판타지 어드벤쳐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즉, 극적인 전개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스케일과 액션의 웅장함, 그리고 고급스러움은 전작인 반지의 제왕 외에 마땅히 비교할만한 판타지가 없는 것 역시 사실인 것이다. 급박한 전개 속에서도 간간히 보여주는 서정적인 모습들이나 유머러스한 대사는 능숙한 완급조절을 보여주고 있으며, 머크우드 숲에서 사악한 거미들과 사투를 벌일 때 반지의 사악함에 선한 마음을 잠시 잃어버린 빌보의 모습에서도 그저 치고 받고 싸우는 액션물 이상의 감상을 보여줌은 분명 이 작품의 격이 그저그런 블록버스터와는 몇 차원이 다름을 느끼게 해준다.

배급사와 극장사의 부율전쟁 등으로 인해 일반 디지털 극장에서 관람했는데, 많은 이들의 평으로 보아 이번 액션들은 보다 더 HFR에 맞춰진 느낌이 아닌가 싶다. 특히, 통나무 통을 타고 급류에서 펼쳐지는 엘프들과 드워프, 오크들의 속도감 넘치는 추격전은 HFR에서 더 진가를 발휘할 듯. 다만, 아직도 관람객들의 시각은 HFR에는 다소 적응이 안되어 있는 듯 싶다. 그에 비해 후반부는 다소 늘어지는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아우라가 빛을 발휘하는 스마우그의 압도적인 위용이 극을 좌지우지 한다. 어떤 면에서 스마우그와 빌보의 시퀀스는 1편 뜻밖의 여정에서 보았던 골룸과 빌보의 시퀀스와 대비되는 느낌이다. 음성변조가 아닌 실제 목소리로 펼쳐지는 베네딕트의 연기는 스마우그와 완벽한 싱크로를 보이며, 드라마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프리먼이 연기하는 빌보의 능청스러움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클라이막스가 되는 스마우그와 드워프들의 사투는 돌 굴드르에서 펼쳐지는 간달프와 네트로맨서의 대결과 교차편집되면서 흥미를 안겨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전개였다. 다만, 그것이 연속극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멈춰지는 부분은 많은 관람객들에게 그다지 와닿는 부분은 아닌 듯. 반지의 제왕이 1편이나 2편 모두 그 안에서 기승전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비해 이번 2편은 기승전에서 이야기가 갑자기 중단되어 허망함을 주는 느낌이다. 다만, 이 시리즈를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감상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다음 편을 몹시도 기다리게 하는 기대감이 공존하는 엔딩이 아닐까 한다.

호빗 시리즈는 앞서도 말했듯이 3편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반지의 제왕의 아성을 결코 넘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의 이야기 전개에서 보여준 너무도 많은 전작의 기시감, 캐릭터의 설정과 이들을 극 안에 녹아들어가게 하는 부분에서의 허술함은 분명 디테일한 각색에 있어서 많은 허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십여년 사이 진화되어온 특수효과를 기반으로 한 스펙타클한 영상미와 흥미로운 모험, 그리고 고급스러움은 여전히 이 작품과 비교할만한 판타지가 반지의 제왕 외에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라면 3편 역시 상당히 많은 전작의 기시감을 떠안게 되겠지만, 그 재미만큼은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201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덧붙임)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늘어놓기는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몹시 재미있게 감상했다. 그런 점에서 엘로스의 영화 감상기준이 그다지 세심하지 않음을 유추할 수 있다.

덧붙임) 간달프와 더불어 꽃미남이었던 레골라스마저 반지의 제왕보다 설정상 수십년 전의 이야기에서 더 나이가 들어보임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의 한계인가.


덧붙임) 사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스마우그의 최후가 2편에서 그려지고, 다섯 부족의 전쟁이 3편에서 다루어질 걸로 예상했는데, 이게 3편으로 넘어갔다. 볼그와 레골라스의 추격전까지 더하면 3편은 그야말로 마무리 짖지 못한 액션들이 몰아치는 액션의 홍수가 되어버릴 듯. 이야기의 부재를 액션으로 메울 기세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3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에게 있습니다.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2013)

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7.4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차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 올랜도 블룸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뉴질랜드 | 161 분 | 2013-12-12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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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소주제

타니 토모코가 그린 '별을 쫓는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극장 아니메 '별을 쫓는 아이(2011)'의 미디어 믹스의 일환으로 2011년 6월부터 월간 코믹 플래퍼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연재만화의 단행본입니다. 한국에서는 AK 커뮤니케이션즈가 2013년 1월에 1권을 발간한 이후, 8월과 10월에 걸쳐 3권까지 발행했구요. 작품은 3권으로 완결됩니다. 미타니 토모코의 코미스 외에도 히다카 아시히가 그린 '별을 쫓는 아이, 아가르타의 소년'이라는 또다른 코믹스가 2권 분량으로 완결이 되어 있지요. 한국에는 토모코의 코믹스만 발행되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만의 서정적인 스타일이 코믹스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좀 평준화된 느낌입니다. 그의 작품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세심한 배경은 그저 비주얼적인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이야기와 주제의식에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 이것이 코믹스에서는 평이한 묘사에 그치며 뭔가 결정적인 양념이 빠진 요리와 같은 맛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미디어 믹스 형태로 발간되는 코믹스가 대게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그런 측면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한 편입니다.




사실, 아니메를 아직 감상한 것도 아닌데다가 1권을 건너뛴 상태에서 2, 3권의 리뷰를 하게 되어서 포스팅이 다소 날림이 되어버린 느낌이 있습니다. 





지하세계 아가르타로 향하게 되는 아스나와 모리사키. 여행 도중 이조쿠라는 생물에게 납치되는 위기를 맞지만 가까스로 신에게 구조된 아스나. 그녀는 아가르타에 확고한 목표를 갖고 온 모리사키를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지요. 



3권의 목차. 전체적인 인물묘사는 평이한 편입니다. 사견이지만 아직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하게 만들어진 작화 스타일은 아닌 듯.




신은 결국 아스나를 구하기 위해 아가르타의 맹세를 저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가르타의 신과 조우하게 되는 모리사키.


신카이 감독이 밝혔듯이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일련의 작품들에 대한 오마쥬가 깔려 있어서 보시면서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주제의식만큼은 신카이 감독의 이전 작품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죠. 코믹스가 아닌 라이트노벨로 감상했을 때 오히려 좀 더 나은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취향과 상관없이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일 듯.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2 Tomoko Mitani / Makoto Shinkai, ⓒ Makoto Shinkai / CMMMY, ⓒ AK 커뮤니케이션즈(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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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 노출이 있으니 굳이 이를 원치 않는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2013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ón)
◈ 각본: 알폰소 쿠아론, 요나스 쿠아론(Jonás Cuarón)
◈ 제작: 데이빗 헤이맨(David Heyman), 알폰소 쿠아론


<줄거리> 

미션 스페셜 리스트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 분). 그녀는 익스플로어 호에 탑승하여 지구궤도에 떠있는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에 올라와 있다. 베테랑 우주 비행사이자 이번이 마지막 비행이기도 한 매트 코왈스키(조지 클루니 분)가 그녀와 함께 했는데, 시종일관 유쾌하게 수다를 떨며, 우주를 비행하는 그와 달리 이번이 첫 비행인 스톤은 다소 긴장한 듯 컨디션이 별로 좋지는 않아 보인다.

한창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면서 코왈스키의 의미없는 수다를 건성으로 흘려듣던 그 때, 컨트롤 센터인 휴스턴으로부터 다급한 무선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폐기 위성을 처리하기 위해 발사된 러시아의 미사일에 의해 파손된 위성의 파편이 근처 궤도의 위성과 충돌하면서 연쇄반응이 일어나 익스플로어 호로 다량의 잔해가 접근중이라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다급하게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려던 스톤과 코왈스키에게 위성의 잔해들이 맹렬한 속도로 접근하고, 손쓸 틈도 없이 익스플로어호는 케슬러 신드롬에 휘말려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CG미학의 결정체와 휴먼드라마의 완벽한 캐미스트리

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그래비티(2013)'는 분명 훌륭한 작품이다. 혹자는 이 영화를 2013년 최고의 영화로 꼽는다고 하는데, 그 의견에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래비티가 SF 영화사의 레전더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영화냐 하면 그건 아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오딧세이(1968)'처럼 거대한 철학적 담론과 완벽한 영상미가 조화를 이룬 심오한 SF 레전더리도 아니며, 오딧세이와는 완벽한 대칭점에 있는 SF 판타지의 기념비적인 전설 '스타워즈(1977)'의 상상력과 기발함을 담고 있지도 않다. 프랭클린 J 샤프너의 '혹성탈출(1968)'이 보여준 충격적인 미래상,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1977)'가 선보인 포스트모더니즘과 스릴러의 절묘한 조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런너(1982)'에서 느꼇던 디스토피아적이고 느와르적인 컬트함도 없다.

그래비티는 특수효과 측면에서는 스필버그의 뒤를 잇는 블록버스터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의 완벽함에 근접해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는 생존과 삶을 향한 의지, 자연을 마주한 인간성의 되물음에서는 이전의 수많은 비슷한 영화(SF는 아니지만, 다른 재난영화)들과 비교하여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어보인다. 그러나, 실제 현실과 가깝게 재현해낸 우주라는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생존을 향한 한 여성의 투쟁은 무척이나 현실감이 있고, 흡입력이 있으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 특수효과를 통해 감독이 보여준 실제와 유사한 영상적 체험으로 인해 우리는 주인공 스톤과 한자리에서 우주의 미아가 되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진다.

이 영상적 체험이 다른 여타의 영화들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 영화가 조난 영화이기 때문이다. 액션, 미스테리, 스릴러, 판타지 등 SF 영화와 어울릴 수 있는 수많은 장르 중 재난 영화의 코드를 사용하여 미지의 우주에서 겪는 있을 법한 사고를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기시감으로 표현한 시각적 효과는 단순한 특수 효과 이상으로 관객들의 감정을 파고든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스토리는 비록 단순하지만 뛰어난 CG와 맞물려 완벽한 캐미스트리를 뽐내고 있다. 만약, 이 압도적인 영상미와 어우러질 이야기의 깊이와 신선함이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온 SF 걸작들에 견줄 정도였다면 그래비티는 분명 그들과 같은 자리에 올라설 만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 2013 Warner Bros. Pictures



스톤과 코왈스키, 그리고 후반부는 거의 스톤 혼자서 이끌어가는 영화의 구도는 온전히 캐릭터와 메인 테마에게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이는 이미 '127시간(2010)'이나 '베리드(2010)'에서 우리가 보아왔던 것인데, 이런 영화는 당연하게도 주연배우의 연기 내공이 영화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산드라 블록은 분명 탁월한 캐스팅이다. 그녀는 이 작품에서 딸을 잃고 생에 대한 의지를 상실한 여성 우주인 스톤을 실로 훌륭하게 표현해냈는데, 나약한 여성에서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는 강인한 여성으로 일어서는 모습은 흡사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1979)'의 시고니 위버를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다. (ISS의 소유즈에 극적으로 랑데뷰한 뒤 우주복을 벗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스톤의 모습은 구명정을 타고 노스트로모 호를 탈출하여 동면에 들어가기전 속옷 차림으로 잠깐 동안 여유를 취하는 리플리를 연상시킨다.)

초반부에 펼쳐지는 20여분에 달하는 롱테이크 씬은 이 영화의 압권 중 하나다. 마치 우주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이 인트로는 아마도 21세기 들어 만들어진 영화들 중 가장 인상적인 인트로 중 하나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이 외에도 계속적으로 영화에는 긴 롱테이크가 사용되는데, 뛰어난 3D CG와 함께 롱테이크 촬영기법은 관객들에게 실제와 같은 체험을 전달하는 그래비티만의 백미이기도 하다. 3D 역시 이 영화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 실제로 케슬러 신드롬에 의해 위성의 파편들이 맹렬한 속도로 날아오는 장면들은 입체 영상에서 더 빛을 발한다. 우주공간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리얼리티를 영화에 부여함으로써 영화는 시각적인 체험에 관객들을 더더욱 집중시킨다.

날카로운 과학적 고증의 잣대를 들었을 때, 그래비티 역시 많은 부분에서 그 점을 피해갈 수는 없다. 케슬러 신드롬이 발생하게 되는 과정과 조건, 제트팩만을 이용하여 ISS의 소유즈로 이동하는 여정, 소화기를 이용해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으로 이동하는 설정 등은 분명 극적인 상황을 위해 현실감을 무시한 부분이기도. 그러나, 우주공간에서 관성으로 인해 계속 빙글빙글 도는 우주인들의 모습, 우주 정거장의 해치를 열 때 기압 차이로 폭발하듯 열리는 장면, 극적으로 지구에 귀환한 스톤이 우주공간에서의 생활 덕분에 근육이 풀어져 한참동안 대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부분들은 분명 많은 SF 영화들이 놓치고 지나갔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비티는 2013년을 수놓은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고 놀라운 작품이다. 특히, 관객들이 우주 한복판에 있는 듯한 시각적인 체험을 통해 우주의 미아가 된 여주인공이 극적으로 지구로 귀환하는 여정을 마치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 점은 이제껏 다른 영화에서 느껴보지 못한 부분이다. 경이적인 영상효과를 이토록 이야기와 완벽하게 융합시킨 작품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영화를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에 올려놓는 일부의 성급한 평가도 그런 점에서 그다지 과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 2013 Warner Bros. Pictures


덧붙임) 이제까지의 SF 영화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그래비티지만, 많은 부분에서 선배 SF 영화들의 클리셰를 등장시키고 있다. 본문에서 언급한 스톤의 탈의 장면도 그렇고, 'I've Got bad feelings about this'라는 코왈스키의 대사는 스타워즈의 한 솔로가 자주 말하던 대사. 여기에 미션 컨트롤 센터에서 스톤들과 교신하는 목소리는 이 영화와 유사한 장르라 할 수 있는 론 하워드 감독의 '아폴로 13(1995)'에서 컨트롤 센터 팀장으로 등장했던 에드 해리스.

덧붙임) 삶의 의지를 포기했던 스톤이 지구의 아마추어 무선 통신사 아닌강과 대화하는 장면은 쿠아론의 아들로 공동 각본가로 이름을 올린 요나스 쿠아론의 단편작 '아닌강'에서 아닌강의 시점으로 다시 그려진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라비티 DVD, 블루레이 타이틀에 포함될 듯. 아닌감?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3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그래비티 (2013)

Gravity 
8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90 분 | 2013-10-17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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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1년만에 돌아온 G건담과 도몬의 새로운 여정

년 10월 4권 출시 이후 무려 1년만에 출시된 기동무투전 G 건담 5권. 일본에서는 이미 스테이지 3이 시작되면서 단행본으로 16권이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소 문제가 있었는지 상당히 오랜만에 후속편이 나왔습니다. G건담의 팬들이라면 기다림에 지쳐 반쯤 포기했을지도. 5권을 기점으로는 다시 출간 속도가 앞당겨질지도 모르겠군요.

5권의 내용은 형인 코우지를 쫓는 도몬의 또다른 여정이 펼처집니다. 네오 멕시코와 네오 캐나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꽤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주었던 4권에 비하면 이번 5권은 코우지의 흔적을 뒤쫓는 도몬의 여정과 여행 도중 만난 또다른 건담 파이터들의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건담 파이트 역시 샤이닝 건담보다는 에피소드 별로 등장하는 각 건담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군요. (하지만, 워낙 건담들이 뭉게져서 묘사되다보니 어느 건담이 어느 건담인지 분간이 안가서 샤이닝 건담이 나온건지 안나온거지 별 상관이 없을지도..... ^.^;)

개별 에피소드의 완성도는 개인적으로 이제까지의 에피소드들 중에서 가장 흡입력이 떨어지는 듯 합니다. 코우지의 행방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만, 그것과 별개로 전개가 그리 깔끔하지 못하고 엉성한 부분들이 있군요. 물론, 시마모토의 G건담이 세심한 내러티브를 자랑하는 코믹스가 아니긴 합니다만, 그러다보니 액션보다 이야기 전개가 주를 이루는 에피소드에서는 그 단점이 눈에 자주 들어오긴 합니다.



이제까지 출시된 한국어판 단행본 중 가장 많은 건담이 등장하는 5권의 커버. 왠지 이전보다 MS 묘사가 조금 더 세심해진 듯. (물론, 본편에서는 전과 같은 모습)



첫번째 에피소드인 Round 9의 배경이 되는 네오 멕시코는 데빌 건담과 코우지가 지상으로 떨어진 첫번째 장소입니다. 그곳에서 그는 테킬라 건담의 파일럿인 리코를 만나게 됩니다.



바다에 숨겨져 있던 테킬라 건담. 테킬라라니 불현듯 한 때 무척이나 즐겨마시던 테킬라 생각이 간절하네요. :)



3권에 등장했던 나스타샤와 아르고. Round 10은 나스타샤와 아르고가 잠깐이나마 등장합니다.



Round 10에 등장하는 럼버 건담. Round 10은 럼버 건담과 아르고의 볼트 건담과의 일전이 클라이막스를 장식합니다. 5권에서 샤이닝 건담은 거의 활약을 하지 않고 있네요. 그것은 주인공인 도몬도 마찬가지.



Round 10에서도 코우지의 이야기가 등장은 하지만 큰 진전은 없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Kazuhiko SIMAMOTO / Yasuhiro IMAGAWA / SOTSU · SUNRISE / AK 커뮤니케이션즈 (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초급! 기동무투전 G건담 5 - 4점
시마모토 카즈히코 지음, 이마가와 야스히로 각본, 김정규 옮김/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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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 각본: 트레비스 비챔(Travis Beacham), 길예르모 델 토로
◈ 제작: 토마스 툴(Thomas Tull), 존 제시니(Jon Jashni), 메리 패어런트(Mary Parent)


<줄거리> 

근 미래, 카이쥬(Kaiju)라 불리우는 외계 거대생물체의 위협이 시작되었다. 태평양 심해의 포탈에서 나타난 그들은 무차별적으로 인류를 습격했고, 인류는 카이쥬의 압도적인 공포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대한 위협에 직면하여 힘을 합하기 시작한 인류는 거대한 카이쥬에 맞서기 위해 과학력을 모아 거대 인간형 병기 '예거(Jaeger)"를 만들고, 거대한 예거를 완벽하게 컨트롤하기 위해 두 명의 파일럿이 서로의 정신을 공유하는 '드리프트'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드리프트 시스템과 막강한 예거의 전투력으로 세계 각지의 카이쥬들은 하나 둘 격퇴되기 시작하고, 이제 예거와 파일럿들은 인류의 구원자이자 히어로로 거듭나게 된다.

얀시 베켓(디에고 클래튼호프 분)와 롤리 베켓(챨리 헌냄 분) 형제는 예거 '집시 데인저'의 파일럿이었다. 바다 한복판에서 펼쳐진 카이쥬와 혈투에 의해 형 얀시를 잃고 반파된 예거를 혼자서 조종해 해안까지 다다른 롤리는 그 트라우마로 인해 파일럿을 그만두고 카이쥬를 방어하기 위한 장벽 공사의 인부로 살고 있었다. 인류의 지도자들이 갈수록 강해지는 카이쥬의 공격에 한계를 느끼고 예거 계획을 취소하고 장벽 만들기에 전력을 쏟자 예거 부대의 사령관 펜터코스트(이드리스 엘바 분)는 남아있는 예거들과 파일럿을 모아 카이쥬를 향한 최후의 반격을 시도하기 위해 은퇴한 롤리를 찾아나서는데...


마니아를 위한 압도적인 스케일의 헐리우드식 특촬물

'시픽 림(2013)'의 압도적인 예고편이 인터넷에 소개되기 시작하자 소년 시절의 로망으로 로봇을 품고 살았던 마니아들은 '트랜스포머(2007)' 이후 한동안 명맥을 잃었던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실사영화에 대한 또다른 기대로 이 영화의 개봉을 학수고대 했을 듯 싶다. 만화영화 블로깅을 취미로 삼고, 어린 시절부터 거대 로봇의 로망에 몸을 맡긴 체 중년이 되어서도 가끔씩 프라모델을 사면서 그 끈을 놓치않고 사는 글쓴이에게도 이것은 마찬가지. 트랜스포머가 보여준 실사로 살아 움직이는 로봇을 넘어 아니메에서 보았던 거대 로봇이 미지의 괴수와 싸운다는 테마 하나만으로도, 퍼시픽 림은 분명 마니아들에게 있어서는 반드시 극장을 사수해야할 가치가 있는 물건인 셈이다.

트랜스포머 이후 활발했던 거대로봇 실사영화의 흐름이 한동안 주춤하고 있는 (마니아들에게는) 안타까운 현상은 그만큼 이 장르가 실사영화로 이식되기에는 여러가지 난제를 갖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아니메에 기원을 둔 거대로봇은 그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로컬라이징이 그닥 쉽지 않은 마니아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아니메 스타일에 충실하면 대중성을 잃고, 대중성에 충실하면 특유의 색깔을 잃은 이도저도 아닌 물건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북미 TV 시리즈로 오랜 세월동안 자연스럽게 로컬라이징이 되어온 트랜스포머의 경우는 운이 좋았던 셈이랄까.

실사영화로의 이식이 어렵다는 것은 해당 장르에 대한 스탭들의 이해도도 한 몫을 한다. 한마디로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감독이 이런 마니아적인 소재를 실사로 이식하는 작업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벤져스(2012)'의 죠스 웨던이 마블 코믹스의 열렬한 팬이었이다는 것은 이를 증명하는 사례이며, 그런 점에서 길예르모 델 토로는 이 장르를 실사영화로 이식하기에는 적합한 연출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그가 얼마나 로봇 아니메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을 연상시키는 격납고와 거대 로봇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표현해낸 육중한 연출, 흡사 '자이언트 로보(1991)'처럼 디지털 방식의 동력이 아닌 원자로가 장착된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 등 여러 장면에서 로봇 아니메의 향수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퍼시픽 림은 디테일하게는 로봇 아니메의 많은 장면과 설정들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전체적인 구도는 특촬물(특수촬영물)의 그것을 따르고 있다. 외계에서 온 거대 괴수와 거대 히어로의 대결은 츠부라야 프로덕션의 '울트라맨(1966)'의 구도를 따르고 있으며, 일본식 특촬물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혼다 이치로의 '고지라(1954)'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로봇 아니메와 특촬물, 이 일본의 양대 서브컬쳐를 오마쥬한 퍼시픽 림은 과연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와 결합하여 대중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퍼시픽 림이 대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느냐는 박스오피스의 수익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Box Office Mojo(바로가기)가 집계한 퍼시픽 림의 월드 와이드 수익은 현재 약 1억8천만 달러로 제작비 1억9천만 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치를 기록 중이다. 개봉한지 약 2주가 지났음을 감안할 때 이는 실망스러운 수치라 하겠다. 북미 박스오피스 권에서도 퍼시픽림은 주말 수익 1천6백만 달러로 18일 개봉한 'RED2(2013)'의 1천8백만 달러에 뒤쳐지며 현재 6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퍼시픽 림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어내는데는 사실상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퍼시픽 림의 흥행이 저조한 이유는 마니악한(물론, 어떤 관점에서 일본 서브컬쳐는 마니악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는 않는다) 일본 서브컬쳐와 블록버스터의 조합이 실패했기 때문일까. 일본 아니메를 오랫동안 보아온 마니악한 입장에서 퍼시픽 림의 아니메/특촬물의 실사영화 이식은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압도적인 중량감과 스케일로 펼쳐지는 거대로봇 예거와 카이쥬와의 혈투는 그 장면만을 놓고 볼 때 단연 극장에서 볼만한 가치를 지닌 장면들이다. 힘과 힘의 격돌 뿐만 아니라 위기의 순간 튀어나오눈 예거의 각종 무기 시스템, 지형지물을 이용한 카이쥬와의 혈투 등은 그야말로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도 탄성을 가져올만한 부분. 이 액션 시퀀스에서만큼은 직전에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2013)'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압도적인 스케일의 로봇과 괴수의 액션 사이사이를 이어가는 이야기의 얼개와 밀도는 다소 황당할 정도로 엉성한데, 바로 이것이 퍼시픽 림이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캐스팅에서 보다 유명한 배우들이 기용되었다면 어느 정도 스토리의 단점들이 감춰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보인다. 무명의 인물을 기용하고도 대히트한 블록버스터의 예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특히, 마코 역을 맡은 기쿠치 린코는 그녀의 연기력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작품의 캐릭터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 듯 싶으며,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트라우마와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과정이 영화에서 너무 안이하게 그려져 마코 자체가 스토리의 가장 큰 오점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안타깝다.

주인공인 챨리 허냄은 이런 부실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주인공으로서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실상 퍼시픽 림의 주인공은 예거와 카이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형을 잃은 트라우마와 마코와의 관계형성에서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할만한 구도를 만들어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카이쥬의 등장부터 완벽한 격퇴가 러닝타임 안에 모두 그려지면서 그 기회를 잃은 듯 싶다. 그 와중에 등장한 두 박사나 특히 특별출연에 가까운 론 펄만의 하니발 챠우는 가뜩이나 풀어갈 숙제가 많은 이야기에 커다란 짐으로 작용한다. 개인적으로 론 펄만의 팬이지만, 이 작품에서 론 펄만은 등장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니발 챠우의 에피소드를 삭제하고 메인 스토리에 치중했다면 좀 더 이야기 구조가 짜임새 있어지지는 않았을까.

퍼시픽 림은 극단의 성향을 보여준 작품이다. 거대 로봇과 괴수라는 마니아적인 소재를 블록버스터에 어울리는 압도적인 영상미로 재현한 부분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지만 그로 인해 감수해야만 하는 스토리의 부실함은 그만큼 안타깝다. 이런 류의 오락물, 특히나 로봇 또는 특촬물에 관심이 큰 마니아들을 위한 장르물에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크게 문제가 안될지는 몰라도 퍼시픽 림이 완성도 높은 오락물로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적어도 최소한의 스토리 완성도는 보장되어야 했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2억불짜리 오마주의 그저그런 흥행 성적이 추후 이런 장르의 작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길예르모 감독의 도전은 절반의 성공 혹은 안타까운 실패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 Warner Bros. Pictures


덧붙임) 객관적인 이 영화의 평점을 이야기해보라면 5점 만점에 3.5점을 주겠지만, 주관적인 평점을 이야기하라면 5점 만점에 4점이다. 그러니까 마니아 층에는 나름 어필한 작품인 셈이다.

덧붙임) 카이주에 매달려 하늘로 끌려가는 집시의 비장의 무기인 검이 나오는 부분은 말 그대로 델 토로의 오덕스러움이 만개하는 장면. 검 모양의 아이콘이 그려진 집시의 버튼은 마치 '마징가 Z(1972)'와 같은 슈퍼 로봇의 그것을 연상시키며, 조각조각 나누어져 있던 검이 하나의 완전한 검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흡사 '기갑계 가리안(1984)'이나 '천공의 에스카플로네(1996)'의 데자뷰가 느껴진다.

덧붙임) 마코의 기억 속에 등장하는 일본의 시가지와 카이쥬의 습격은 특촬물의 향수가 상당히 진하게 베어 나오는 장면이다. 이 영화는 사실 오마주 그 자체나 다름없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트랜스포머와는 확실히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퍼시픽 림 (2013)

Pacific Rim 
7.2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찰리 헌냄, 이드리스 엘바, 키쿠치 린코, 찰리 데이, 로버트 카진스키
정보
SF | 미국 | 131 분 | 2013-07-11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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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풀 프론탈과의 만남, 전장의 무게를 깨닫기 시작하는 바나지

'동전사 건담 UC 반데시네' 5권은 약 2개월 정도의 텀을 두고 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5권의 내용은 OVA 2편의 후반부부터 3편의 초중반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풀 프론탈과 바나지의 만남, 그리고 넬 아가마의 팔라우 침공에 의한 모빌슈트 교전 크게 두 개의 챕터로 내용이 나누어 진다고 하겠습니다. 전반부는 스토리, 후반부는 볼거리에 집중한 형태라 하겠네요.

아니메와 코믹스의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소데츠키에게 생포된 바나지가 탈출하는 부분에서, 에코즈의 첩자로부터 지령을 받아 움직이는 아니메의 바나지와는 달리 코믹스의 바나지는 론도벨의 팔라우 침공이 자기와 유니콘 때문임을 직감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유니콘과 함께 탈출을 감행합니다. 이야기의 앞뒤는 아니메 쪽이 좀 더 나아보이는 부분이 있네요.

팔라우 공방전에 등장하는 모빌슈트도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아니메에서 등장했던 가자 시리즈가 본 코믹스에서는 등장하지 않고 있구요. 캐틀링 포를 장착한 유니콘에게 공격을 가하는 모빌슈트도 아니메의 드라이센에서 도벤 울프로 바뀌어 있습니다. 특히, 코믹스의 마지막 장에 등장하여 델타 플러스와 교전을 예고하는 안젤로 대위의 크라케 줄루는 OVA에서 등장하지 않은 기체이기도 하지요.



5권 표지는 리디 마세나스 소위와 델타 플러스가 장식하고 있습니다. 리디 소위는 아니메나 실제 설정에 비해 좀 더 어른스러운 외모(?)를 갖고 있네요.



풀 프론탈과 안젤로 대위. 안타깝지만 5권의 분량은 오오모리 코조의 인물 작화력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인 듯 보입니다. 연재가 진행될수록 더 나아지겠죠.




풀 프론탈이 자신의 정체를 에둘러 표현하는 부분. 이번 컷은 다소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프론탈은 그럭저럭 무난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유니콘 탈환을 위해 팔라우로 출격하는 넬 아가마의 MS들. 델타 플러스 등 메카닉의 묘사는 매우 좋습니다.



드라이센의 출격은 왜인지 모르게 검은 삼연성과의 데자뷰가 느껴지는 듯. 어느 정도 의도적이지겠지만요.



유니콘과 일전을 벌이는 도벤 울프. 소데츠키의 도벤 울프는 카토키에 의해 리파인 된 버전을 기반으로 그려져 오리지널과는 차이가 다소 있습니다.



권말에 등장하는 크라케 줄루. 아마도 6권의 시작은 크라케 줄루와 델타 플러스와의 일전을 앞두고 유니콘의 그 앞을 막아서는 정도의 내용이 될 것 같군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Kouzoh OHMORI / ⓒ Harutoshi FUKUI / ⓒ SOTSU · SUNRISE / ⓒ AK Communications (Korean Edition)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UC 반데시네 5 - 6점
후쿠이 하루토시 지음, 김정규 옮김, 오오모리 코조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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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더리 타이틀에 걸맞는 패키지 구성

난 5월 31일, 약 한 달 정도의 연기 끝에 마침내 '자이언트 로보, 애니메이션 - 지구가 정지한 날 얼티메이트 에디션 블루레이 한국어판(이하 자이언트로 로보 UE)'이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4월 초에 주문한 후 근 두달 만에 이 타이틀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척박한 국내 미디어 시장, 그중에서도 애니메이션 파트에서는 보기드문 패키징으로 기다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타이틀이었습니다.

이번 자이언트 로보 UE는 2012년 10월에 일본에서 발매된 20주년 기념 얼티밋 에디션의 한국어판이 되겠습니다. 다만, OST 블루레이 디스크가 수록되어 총 4장의 블루레이 디스크로 구성되었던 일본판과 달리 한국어판은 OST 블루레이 디스크가 빠지고 그 자리를 '철완 긴레이' OVA DVD가 대신한다는 점이 차이가 있네요. 어떤 면에서 이 구성은 일본판보다 나아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OST도 탐나는 물건이긴 하지만, 철완 긴레이 OVA는 국내에서 희귀한 편이다보니 마니아들에게는 나름 좋은 부록일 것 같군요. 일본판 블루레이에 대한 정보는 城島勝님의 포스트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로가기)


박스 커버 일러스트는 고급스러운 재질과 함께 인상적입니다. 타이틀을 일본어 그대로 프린팅한 것도 기존의 다른 타이틀과는 다른 점인 듯. 앞 부분의 일러스트는 자이언트 로보와 국제 경찰기구의 엑스퍼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후면 일러스트는 대괴구 포그러와 환야, 그리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십걸집들이 차지하고 있군요.



내용물은 3가지로 구성됩니다. 본편 블루레이 스틸 케이스, 설정집, 마지막으로 철완 긴레이 DVD 부록.



스틸 케이스의 느낌은 중후하고 멋스럽습니다. 



디스크는 GR 프로젝트로 탄생된 BF단의 로봇들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디스크 1에는 1편부터 3편까지를, 디스크 2에는 4편부터 6편까지가 실려 있습니다. 마지막 디스크 3에는 7편과 함께 셔플먼트 영상들이 수록되어 있구요.  




철완 긴레이 DVD 부록은 스폰지와 종이 커버로 구성된 케이스 위에 한장의 디스크로 구성됩니다. 케이스에는 총 다섯 면에 걸쳐 긴레이의 일러스트를 그려놓아 말 그대로 긴레이를 위한 긴레이에 의한 DVD가 되었네요.




GR 계획서라 명명된 설정집. 20주년 기념판 답게 금색으로 포인트를 준 검은색의 고급스러운 책자입니다.



영상 매체의 부록답게 평론가의 아니메 비평이 첫장을 장식합니다. '오버 스펙'이라는 단어는 이 작품과 꽤 잘 어울리는 어휘 선택인 듯. 그래서인지 이번 블루레이의 영상 리마스터링도 만화영화 치고는 다소 오버 스펙이라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최초 기획서 당시의 자이언트 로보의 설정화.



기획서용 일러스트. 본편에서는 대괴구 포그러와의 사투로 왼쪽 눈이 파괴되지만, 기획서는 오른쪽 눈이군요.



초기 캐릭터 디자인. 다소의 변화가 있지만, 캐릭터의 상당부분은 기획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온 듯 합니다.



설정 일러스트도 풍부하게 제공됩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로보의 자료라 더 인상적이네요.




국제 경찰기구와 BF단의 인물관계도, 그리고 캐릭터 해설이 등장하는 챕터. 블루레이 부록이지만, 거의 자이언트 로보 설정 무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이언트 로보 UE는 작품의 명성에 걸맞는 블루레이 타이틀입니다. OST가 생략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흠잡을 데 없는 구성이기도 하구요. 미디어의 소장에 익숙치 않은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적인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정도의 구성이라면 납득이 안될 정도의 가격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몇 개월 후에는 가격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요즘 국내 블루레이 시장에 무늬만 한정판 타이틀이 난무하는 와중에, 얼티밋 에디션에 어울리는 구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애니메이션 마니아나 블루레이 마니아라면 한번 쯤 소장해도 될만한 타이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덧붙임) 화질/음질 비교는 제 식견이 턱없이 부족한 고로 생략합니다. 타이틀 메뉴 구성과 스크린 샷 등은 틈나는대로 캡쳐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블루레이] 자이언트 로보: 애니메이션 - 지구가 정지한 날 UE (4disc: 3BD+DVD) 스틸북 한정판 - 10점
이마가와 야스히로 감독, 요코야마 미츠테루/미라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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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스탭>

◈ 감독: 잭 스나이더(Zack Snyder)
◈ 각본: 데이빗 S. 고이어(David S. Goyer), 크리스토퍼 놀란
◈ 제작: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챨스 로번, 에마 토마스, 데보라 스나이더


<줄거리> 

무차별적인 자원개발로 붕괴의 위기에 놓은 행성 크립톤. 크립톤 최고의 과학자 조 엘(러셀 크로우 분)은 원로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크립톤의 정수를 담은 코덱스를 자신에게 맡겨 달라 제안하지만, 원로들은 조 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때마침 과격파인 조드 장군(마이클 섀논 분)이 이끄는 쿠데타 군이 원로원을 급습하고, 혼란을 틈타 조 엘은 코덱스를 탈취하여 자신의 거처로 급히 피신한다. 인공적으로 출산을 조절하는 크립톤에서 자연 출산으로 태어난 그의 갓난 아들 칼 엘(헨리 카빌 분)과 코덱스를 태양계에 위치한 행성 지구로 피신시키려는 조 엘 부부. 그러나, 칼 엘이 탄 비행선이 출발하기 직전, 조드 장군의 반란군이 조 엘의 거처를 급습하고 사투 끝에 간신히 아들을 떠나보낸 조 엘은 그만 조드에 의해 숨을 거두고 만다.

쿠데타는 실패로 끝나고 조드 장군과 쿠데타 군은 원로원에 의해 팬텀 존에 유배되는 형벌에 처해진다. 하지만, 조 엘의 예언대로 크립톤은 결국 멸망에 이르르고, 크립톤의 마지막 생존자 칼 엘은 코덱스와 함께 낯선 행성인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그를 처음 발견하는 조나단 켄트(케빈 코스트너 분)와 마사 켄트(다이안 레인 분)에 의해 칼 엘은 클라크 켄트라는 이름의 지구인으로 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태양에 의해 세포가 강화된 클라크는 평범한 지구인과는 다른 초능력을 보유하게 되고,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 체 방황을 거듭하게 되는데...


SF로 풀어낸 신화적 이야기,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다.

금으로부터 약 30여년전인 80년대 초반 쯤일까, 리차드 도너의 슈퍼맨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흥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존 윌리암스의 시대를 초월하는 테마와 함께 시작하는 '슈퍼맨(1978)'은 비록 TV 브라운관에서의 시청이었지만, 당시 어린 나에게는 강렬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아있다. 엘로스에게 있어서 슈퍼맨은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와 함께 이제까지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보아온 영화 시리즈이기도 한데, 슈퍼맨은 미국의 히어로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 아이들에게는 상당한 임팩트를 준 캐릭터였음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슈퍼맨의 첫 극장영화는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 내에서만 알려져 있던 슈퍼맨이라는 만화 주인공을 전세계에 깊이 각인시킨 장본인이다. 비록 다른 나라의 만화 캐릭터이지만, 영화라는 영상매체를 통해 슈퍼맨은 글로벌한 대중 문화의 아이콘으로 수십년 동안 사람들의 뇌리에 남게 되었으며, 굳이 코믹스의 팬이 아니더라도 슈퍼맨과 그를 연기한 故 크리스토퍼 리브라는 두 인물은 이제 미국인을 포함하여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신화적인, 혹은 상징적인 무언가로 자리매김했다고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신화가 되어버린 슈퍼맨과 크리스토퍼 리브에 대한 노골적인(?) 오마쥬였던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2006)'가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이것은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많은 이들이 슈퍼맨에게 걸었던 기대 심리를 관점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엘로스의 관점에서 싱어의 슈퍼맨은 꽤 잘만든 '오마쥬'였다. 물론, 많은 한국 관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듯 하지만)로 막을 내렸을 때, 이제 DC의 간판 히어로는 슈퍼맨 보다는 크리스토퍼 놀란에 의해 새롭게 그려진 배트맨으로 바뀐 듯 보였다. 더 이상 빨갛고 파란 스판 덱스를 입은 우스꽝스런 철의 사나이가 등장할 무대는 그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히어로 장르 무비에서조차 없는 듯 싶었으며, 더군다나 2010년대에 이르러 히어로 장르의 주도권은 DC가 아닌 라이벌 마블에게로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도너 감독에 의해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코믹북 히어로가 미국을 대표하는 신화적인 캐릭터로 재창조된 후부터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슈퍼맨은 끝까지 잊지 않고 싶은 노스텔지어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세계화에 의해 그 미국적인 색깔이 비판받는다 할지라도 슈퍼맨은 많은 이들에게 그러한 존재이고 그러한 컨텐츠는 아닐까. 그리고 결국 그러한 사람들의 바람이 모아져 마침내 2013년 강철의 사나이가 우리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배트맨 시리즈를 완벽하게 부활시킨 각본가 데이빗 S. 고이어와 그의 단짝(?)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맨 오브 스틸(2013)'에 참여하는 것이 결정되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했던 것이 사실이다. 놀란이 감독을 맡지 않더라도 고이어의 각본이라면 충분히 슈퍼맨을 매력적으로 그려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나 할까. 비록 몇 차례의 작품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잭 스나이더가 감독이었지만, 그의 영상 미학 만큼은 계속 인상적으로 여겨왔기에 스토리만 잘 받쳐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과연 맨 오브 스틸은 이 기대를 100% 충족한 영화일까.


고이어와 스나이더, 그리고 놀란이 그려낸 슈퍼맨은 우선, 기존의 슈퍼맨 시리즈를 다시금 리부트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리하여 크립톤에서부터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고 있는데, 이미 도너 감독이 거의 완벽하게 그려냈던 설정에 대한 고이어판 해석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물론,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인상적인 크립톤의 모습과 말론 블란도의 '조 엘'이 보여준 카리스마를 넘어서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퍼스트이자 베스트였던 것을 재해석해야하는 난제를 풀어낸 이번 방식은 오리지널을 능가하진 못했어도 충분히 준수한 모습이었으며, 러셀 크로우의 '조 엘'은 블란도의 그것을 넘어서지는 못해도 충분히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슈퍼맨 1편과 2편의 이야기를 한 편으로 재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맨 오브 스틸은 사실 개봉 전부터 이 거대한 이야기를 한 편 안에 다 담아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스토리에 치중하면 볼거리를 상실한 드라마가 되어버릴 것이고, 볼거리에 치중하다는 스토리의 밀도가 떨어진 그저 그런 블록버스터에 그치지 않겠는가. 그렇게 볼 때 맨 오브 스틸은 주어진 러닝타임에서 나름 최선을 다한 각본이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시간 순에 의한 전개가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클라크가 과거를 부분부분 회상(플래쉬 백)하면서 관객들에게 그의 이방인으로서의 삶과 고뇌를 풀이하는 부분은 많은 것을 담아내야 했던 이 영화에 있어서 적절한 선택이었다. 다만, 그가 방랑의 길에서 지구를 구원하는 메시아로 재탄생하기 위한 심경의 변화를 관객들에게 납득시키기에는 아무래도 짧았던 것이 사실이고, 마찬가지로 히로인인 로이스 레인과의 유대관계가 깊어지는 부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SF 장르로 슈퍼맨이라는 히어로물을 풀어낸 모양새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원 시리즈만큼 독창적이진 않지만 크립톤 행성의 묘사와, 조드 장군의 일행이 지구를 침략하는 부분도 인상적. 다만, 많은 SF 영화들, 특히 최근에 개봉했던 작품들('우주전쟁', '트랜스포머', '스카이라인' 등등)이 반복적으로 보여준 모습이다보니 다소 식상한 것도 사실이다. 이와는 별개로 연출 부분에서도 식상한 점들이 눈에 띄는데, 기존의 스나이더 식 슬로우 액션이 사라진 대신 급격스러운 줌 인으로 마치 핸드 헬드를 연상시키는 촬영기법은 분명 현장감을 더해주기는 했지만, 이미 '아바타(2009)'에서 보았던 인상적인 방식이다보니 그 역시 다소 신선도가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설정과 멋진 영상기법이 펼쳐지고 있지만, 독창적인 면이 부족함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예고편을 통해 많은 이들을 열광시킨 슈퍼맨의 강렬한 액션은 확실히 압도적인 스펙타클함으로 관객들을 빠져들게 한다. 이제껏 보아온 모든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 그 강력함과 스피드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다만 비교적 최근 히어로물인 '어벤져스(2012)'와 비교하면 그 흐름이 단조롭다. 파워는 대단하지만 그 세기(디테일)가 모자란 셈이다. 상당히 몰입하며 감상한 것은 분명한데, 끝나고 나서 뭔가 알 수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고나 할까. 그런 면에서 조드 장군과 슈퍼맨의 라스트 클라이막스는 그 파괴적이고 압도적인 힘의 대결만큼은 기대를 넘어섰지만 영화 전체적인 맥락 면에서는 다소 호흡을 끊는 부분이 있다.

맨 오브 스틸은 신화적인 초인의 이야기를 상당히 고급스럽고 또한 흥미진진하게 풀이했다. 다만, 영웅의 탄생과 성장, 방황과 각성, 그리고 세상의 구원을 모두 한편의 이야기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로 인한 캐릭터의 소비도 매우 아쉬운데, 데일리 플래닛의 편집장인 페리 화이트역의 로렌스 피쉬번과 같은 인물은 실제 캐릭터나 배우의 비중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에서는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었다. 다만, 맨 오브 스틸의 성공이 확실해 보이는 지금, 1편이 성공 여부에 따라 후속편을 제작한다는 워너의 기획이 실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이 캐릭터들은 후속 시리즈에서 제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조나단 켄트로 분한 케빈 코스트너도 마찬가지. 비록 클라크의 회상으로 계속 얼굴을 내밀지만, 인상적인 아버지의 연기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등장시간이 짧아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함은 아쉽기 그지 없다.

여러가지 인상적인 모습들에도 불구하고 맨 오브 스틸의 완성도는 아쉬움이라는 단어를 생략하고 이야기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고이어-스나이더의 투톱 시스템이 상당히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맨 오브 스틸의 완벽한 평가는 3부작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가 끝난 즈음에야 좀 더 확실해질지도 모르겠다. 완성도에서는 일말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SF 영화로 재탄생한 슈퍼맨의 리부트는 꽤 만족스러운 편이다.

ⓒ Warner Bros. Pictures

덧붙임) 맨 오브 스틸은 어떤 면에서 '매트릭스'와 맞닿아 있다. 자연출생이 아닌 인공 수정란에서 태어나는 크립톤인의 설정, 지구를 테라포밍하기 위해 지표를 꿰뚫는 크립톤의 우주선 등은 매트릭스의 그것과 닮은 부분이 있으며, 심지어 로렌스 피쉬번과 함께 스완익 장군으로 등장하는 해리 레닉스는 매트릭스 시리즈의 락 장군을 연기했던 인물이다.

덧붙임) 비록, 신화적인 존 윌리암스의 테마가 구축한 아성과 고정관념을 무너뜨릴 수는 없겠지만, 한스 짐머의 테마는 맨 오브 스틸과는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그만큼 이번 슈퍼맨은 어두운 편이었고, 그것이 기존 팬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측면도 있을 듯.

덧붙임) '이모탈스(2011)'에서 헨리 카빌을 보는 순간, 그전까지는 반신반의로 생각했던 그가 슈퍼맨에 상당히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른건 몰라도 슈퍼맨의 캐스팅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덧붙임) 다이안 레인. 매혹적인 미모의 이 여배우조차 세월의 흐름에는 어쩔 수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오히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체 마사 켄트를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비록 짧은 등장이었지만 꽤 인상적이었다.

덧붙임) 조드 장군 역을 맡은 마이클 섀논을 보는 순간, 정웅인 씨가 오버랩된 것은 나뿐만이었을까.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게 있습니다.


맨 오브 스틸 (2013)

Man of Steel 
7.5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헨리 카빌, 에이미 아담스, 마이클 섀넌, 케빈 코스트너, 다이안 레인
정보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43 분 | 2013-06-13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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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깔끔하고 세밀한 작화, 읽기는 다소 불편한 구성.

년 말에 한국판으로 번역 발간되었던 '신 기동전기 건담 W Endless Waltz 패자들의 영광(이하 패자들의 영광)'에 이어 약 반년 만에 AK 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발간된 패자들의 영광 2권. 오가사와라 토모후미의 깔끔하고 디테일있는 필력으로 인해 비주얼 퀄리티가 뛰어난 건담 코믹스 중 하나인 작품입니다. 일본에서는 2013년 1월 말에 4권이 발간된 상태이구요. 월간잡지 '건담 에이스'에서 계속 연재중이기도 합니다.

듀오 맥스웰의 관점으로 풀어가는 전개이지만, 이번 2권에서 듀오의 등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1권의 후반에 등장했던 카토르와 트로와의 MS 전투를 시작으로, 창 우페이, 잭스 마키스 등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건담 W의 과거와 현재 시점이 뒤엉키는 전개로, 건담 W의 세계관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꽤 불편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워낙 사물 하나하나를 디테일있게 표현하다보니 컷에 들어가는 정보량이 많아 읽기 불편한 것도 아쉬운 부분.

다만, 이 세심한 필력 덕분에 MS의 묘사는 어떤 면에서는 아니메를 능가하는 디테일과 멋이 있으며, 시각적인 만족감도 꽤 높은 코믹스입니다. 글쎄요. 제 관점에서는 이야기를 즐기는 만화책이라기보다는 그림 자체가 매력적인 코믹스로 보이는군요.



일러스트는 변함없이 화려합니다. 프로즌 티어드롭, 엔드리스 왈츠 소설판 등 건담 W의 출판물들은 하나같이 커버 일러스트가 뛰어난 편이네요.



카토키 버전의 건담 W MS들이 코믹스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듯 합니다. MS 묘사가 특히 뛰어난 패자들의 영광은 프라모델 프로모션에도 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듯.






메카닉, 인물묘사 등 전체적으로 발군의 필력입니다. 좀 더 스토리가 잘 녹아들어간 코믹스였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코믹스의 마지막에는 MG 건담 에피온을 홍보(일본에서 MG 에피온은 2012년 6월, 2권은 2012년 11월에 출시)하는 단편 코믹스도 실려 있습니다. 각 상품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건담 비즈니스 시스템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부분.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Katsuyuki SUMIZAWA 2011 / ⓒ TOMOFUMI OGASAWARA 2011 / ⓒ SOTSU · SUNRISE / ⓒ AK 커뮤니케이션즈(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신기동전기 건담W Endless Waltz 패자들의 영광 2 - 6점
스미사와 카츠유키 지음, 김정규 옮김, 오가사와라 토모후미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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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오퍼레이션 미토스, 리리나를 제거하라.

AK를 통해 3개월 만에 출간된 '신기동전기 건담 W 프로즌 티어드롭, 속죄의 윤무' 편의 하권. 속죄의 윤무편은 이 두 권으로 마무리가 되고 후속은 연쇄의 진혹곡편이 시작됩니다. 전편에 이어 아사기 사쿠라의 깔끔한 일러스트와 스미사와 카츠유키, 카토키 하지메로 이어지는 원 시리즈 핵심멤버들의 가세로 건담 W의 정통후속편으로서 구색을 갖추고 있는 라이트 노벨이기도 하지요.

☞ 신기동전기 건담 W 프로즌 티어드롭, 속죄의 윤무 상편 리뷰 (바로가기)

2권의 전개도 1권과 비슷하게 현재와 과거의 시점이 서로 교차하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독자들에게 W의 세계관을 복기시키고자 하는 듯한 의도가 있는 것 같네요. 문체나 이야기 구성은 전형적인 라이트노벨의 수준입니다만, 파더 맥스웰이나 듀오 멕스웰, W 교수가 되어버린 콰토르 등 등장인물들이 다소 혼선을 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오히려 새롭게 W를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어렵게 다가올 것 같네요.

수 십년 만에 깨어난 히이로 유이가 '오퍼레이션 미토스'라는 작전에 의해 과거 동료들의 후계자들과 힘을 합쳐 리리나 피스크래프트의 제거 명령을 수행하게 되는, 다소 충격적이지만 전형적인 전개(이미 여러 아니메 등에서 보았음직한 소재)와 새로운 건담 후계기들의 등장은 센세이셔널하지는 않지만 팬들에게는 충분한 흥미거리를 선사할 듯 합니다. 특히, 카토키 하지메가 선보이는 새로운 건담 라인업의 호응도에 따라서는 유니콘과 같이 영상화도 가능하리라 보구요.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는 프로즌 티어드롭 입니다.



아사기 사쿠라의 일러스트도 깔끔하긴 합니다만, 역시 카토키 하지메의 건담 일러스트가 삽입되면서 커버 일러스트의 무게감이 살아나는 듯 싶네요.



단, 캐릭터는 요즘 추세인 로리타 취향으로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W 팬들도 거의 30대에 접어든 만큼 좀 더 성인취향으로 그려져도 좋을 법 한데 말이죠.



인물 삽화만 있었던 상편과 달리 하편에서는 모빌슈트 일러스트도 등장합니다. 단, 신형 모빌슈트가 아닌 과거의 모빌슈트들인 듯. 참고로 이번 프로즌 티어드롭에서 화성 연방정부가 생산하는 MS는 화성인의 모빌슈트라는 의미에서 마즈 슈츠(Mars Suits)로 명명된다고 하는군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1 Katsuyuki SUMIZAWA / ⓒ SOTSU · SUNRISE / ⓒ AK 커뮤니케이션즈(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신기동전기 건담W 프로즌 티어드롭 2 - 6점
스미사와 카츠유키 지음, 김정규 옮김, 아사기 사쿠라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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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읽지 마세요. : )

ⓒ CJ E&M


<스탭>

◈ 연출: 김병수
◈ 극본: 송재정, 김윤주
◈ 기획/제작: TvN / 초록뱀 미디어, JSPICTURES


<줄거리> 

안나푸르나 원정대 취재를 위해 네팔에 머물고 있던 CBM 기자 주민영(조윤희 분)은 5년 동안 열렬히 짝사랑 중인 선배기자 박선우(이진욱 분)가 온다는 소식에 단숨에 공항으로 달려가 그를 맞는다. 그런 민영에게 선우는 다짜고짜 진한 키스를 하고, 그동안 끊임없는 애정공세에도 꿈쩍않던 선우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민영에게 선우는 6개월만 같이 살자는 농담섞인 프로포즈를 한다.

한편, 형인 정우(전노민 분)가 1년 전 히말라야에서 동사했다는 사실은 확인한 선우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형을 만난 그날, 한눈에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던 형을 붙잡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한다. 그날 밤,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던 선우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출처: TvN 나인 공식 홈페이지)


시간여행을 다른 관점으로 묘사한 보기 드문 수작

시간여행, 혹은 타임 슬립이라 불리는 소재는 H.G 웰스의 SF 소설 '타임머신(1895)' 이전부터 그 후의 많은 영화와 소설 등에 사용되면서 우주여행과 함께 인간의 또다른 로망으로 오랫동안 자리잡아 왔다. 헐리웃에서도 상당히 많은 수의 영화들이 시간 여행을 테마로 삼아 만들어져왔지만, 아쉽게도 그 중에 우리의 뇌리에 남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새긴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은 시간 여행자가 과거에서 행한 어떤 행동이 현재의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제법 일리 있는 가정 덕택에 매력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험난한 창작의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말 그대로 어려운 소재인 셈이다.

몇 년전부터 한국에서도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제법 등장하기 시작했다. 의미 있는 시도였지만 이들 모두 완성도를 떠나 시간 여행을 완벽하게 드라마 속에 녹여내지는 못했다. 대게의 작품들은 주인공이 과거로 혹은 현재로 넘어와 겪는 단선적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는 시간 여행이 그저 단순한 설정에만 그쳤을 뿐 시간을 거스르는 주인공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기게 했다.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2013)'은 이런 시간 여행을 다룬 한국의 많은 드라마와 영화 중 가장 발군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품이다.

나인이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세심한 설정에 있다. 20년 전으로 돌아간 선우가 바꾸어 버린 과거가 시간대에 영향을 미쳐 현재가 뒤바뀐다는 가정은 이 드라마의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포인트다. 이를 통해 나인은 빠른 극 전개와 맞물려 매회 시청자들에게 놀라운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는데, 덕택에 우리는 선우의 연인인 주민영이 그의 조카 박민영으로 뒤바뀌고, 뇌종양으로 시한부 인생을 마감하는 선우가 다음 순간 극적으로 부활하며, 악독한 사업가 최진철이 순식간에 비루한 의료기기 판매점 사장님으로 전락하는 것과 같은 짜릿한 반전을 여러차례 경험하게 된다.

향이 정확히 20년 전의 그 시간으로만 시간을 되돌리게 한다는 점, 그리고 과거에 머무는 시간 역시 30분으로 제한된다는 점은 나인에서 극적인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이끌어내는 또하나의 매력적인 설정이다. 그 제한된 시간 안에서 선우는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 최진철에게 복수하며, 형인 정우를 살리고, 연인인 민영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펼쳐지는 이 긴박한 스릴과 서스펜스는 시청자들에게 영화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 탄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와 설정에 혼을 불어넣은 것은 다름 아닌 연기자들이다. 주연을 맡은 이진욱과 조윤희는 나인을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캐릭터와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주었다. 만약, 이 드라마가 지상파를 통해 방영되었다면, 이진욱과 조윤희(특히 이진욱)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지금의 몇 배를 상회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특히, 절제된 감정 연기를 선보인 이진욱은 (최고는 아닐지라도) 이 드라마에 가장 잘 맞는 최선의 연기였다.

박선우와 대척점에 서있는 최진철 역의 정동환은 오랜 그의 연기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악역(정동환 씨는 점잖은 연기도 일품이지만, 악역에도 일가견이 있는 연기자이다)이었으며, 러블리한 캐릭터를 잘 표현하며 드라마의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조윤희와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전노민, 이진욱의 아역을 인상적으로 표현한 박형식 등 초호화 캐스팅은 아니었어도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인상적인 대본과 어울려 최상의 화학작용을 보여주었다.

물론, 나인에서 보여준 시간여행이 반드시 논리적으로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연인에서 조카로 변해버린 박민영이 과거 주민영일 당시 선우에게 남겼던 레코드 판의 메시지가 뒤바뀐 현재에서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민영이 뒤바뀐 과거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소재로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굳이 논리적인 문제점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 회에서 20년 넘게 보관되어온 선우의 스마트 폰이 배터리를 교체하자 바로 동작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 하지만, 이런 사소한 오류를 무시해버릴 만큼 나인의 극적 완성도와 몰입감은 뛰어나다.

나인은 근래 들어 만들어진 한국의 드라마 중 가장 인상적이고 완성도 높은 드라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판타지와 서스펜스를 적절하게 잘 조화해낸 장르적 완성도도 그렇지만, 시간을 되돌리며 벌어지는 인과관계를 오락물로서는 제법 근사하게 표현한 부분도 뛰어나다. 엔딩이 이렇게 아쉬웠던 한국 드라마가 근래에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지난 10주간의 시간 여행은 시청자에게 매우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덧붙임1) 마지막 회의 과도한 PPL은 나인이니까 봐줄 수 있었다. 타임슬립이 소재이다보니 PPL 측면에서는 빈도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도 있었고.(VIPS는 아시다시피 CJ 계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이번 나인에서는 제작 지원을 겸했다) 극 중에서 CBM의 기자들과 선우와 정우가 입는 아웃도어 브랜드 EIDER 역시 제작 지원에 참여했다. 재미있는 건 선우의 스마트폰으로 주요 PPL 중 하나였던 갤럭시 노트 II는 삼성 전자의 제품. 그룹사 간의 앙금이 남아있지만, PPL은 통크게(?) 서로 상부상조하는 듯.

덧붙임2) 나는 19화에서 숨을 거둔 현재의 선우가 부활하기 위해서 과거의 어린 선우가 무언가의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결과는 반은 맞고 반을 틀린 셈?

덧붙임3) 열린 결말을 예상했는데, 이건 열린 결말이라기보다는 뫼비우스의 띄와 같은 무한으로 반복되는 결말이 아닐까. 선우는 자신의 과거를 뒤바꿈으로 인해 현재의 무언가를 잃어버렸지만, 굴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또다시 과거로의 여행을 계속 택한 셈이다.

덧붙임4) 나인에서 살인청부업자 '박'으로 열연한 이는 연극배우 출신의 김원해씨. 김원해씨는 지난해 SNL 코리아에서 '여의도 텔레토비' MB와 진중건 캐릭터로 활약했다. 덕분에 초반에는 이미지가 겹치면서 몰입이 안되더라는.(물론, 그는 극중의 청부업자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CJ E&M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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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Marvel Studios


<스탭>

◈ 감독: 쉐인 블랙(Shane Black)
◈ 각본: 드루 피어스(Drew Pearce), 쉐인 블랙
◈ 제작: 케빈 파이기(Kevin Feige)
◈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 DMG 엔터테인먼트, 월드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쳐스


<줄거리>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1999년 세기말 파티에 매혹적인 여과학자 마야(레베카 홀 분)와 함께 참석한다. 마침 이곳에 남루한 차림의 과학자 앨드리치 킬리언(가이 피어스 분)이 스타크를 찾아온다. 자신의 회사인 AIM에 대해 열띈 설명을 늘어놓는 킬리언이 귀찮았던 토니는 수 분 뒤에 옥상에서 만나자는 거짓 약속으로 그를 바람 맞힌다. 그리고 1999년의 그 밤은 그에게 완전히 잊혀져버린 옛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로부터 수년, 어벤져스와 함께 외계인 치타우리의 침공을 극적으로 막아낸 스타크는 그로 인해 심한 불면증과 불안증세에 시달리고 있었다. 불안감을 잊기 위해 더 강력한 아이언맨 수트를 만드는 것에 열중하는 토니. 그로 인해 연인인 페퍼(귀네스 팰트로 분)와도 종종 마찰을 일으키는 등, 스타크의 사생활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스타크 앞에 스스로를 만다린이라 칭하는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벤 킹슬리 분)가 등장한다. 그는 파편이 전혀 남지 않는 정체불명의 폭탄을 사용하여 미국 사회를 공포에 빠트리는데...


엔터테인먼트만으로는 3부작 중 최고의 모습.

'벤져스(2012)'는 2008년부터 시작된 마블의 야심찬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대단원이기도 했지만, 이후로도 계속될 마블 히어로 월드의 두번째 단계를 위한 관문이기도 했다. 어벤져스로 인해 비로소 마블의 히어로 월드는 이전까지와는 달리 거대한 한 편의 세계관으로 영화팬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시작되는 모든 마블산 히어로 영화는 곧 마블 히어로 월드의 한 단면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지워진다.

어벤져스의 1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레 이어질 마블의 두 번째 페이즈는 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제 마블의 히어로 무비는 그저 한 편 한 편이 어찌되는가 보다는 그 한 편이 이후에 미칠 파급효과와 인과관계까지도 생각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좀 더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바로 이 두 번째 페이즈의 첫 단추를 아이언맨이 채운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마블 히어로 월드의 첫 시작 역시 아이언맨이었으니 말이다.

'아이언맨 3(2013)'는 그런 면에서 마블의 두 번째 페이즈를 여는 성공적인 시작과 어벤져스의 열기를 이어가는 멋진 가교로, 그리고 삼부작으로 만들어지면서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성공적인 시리즈 히어로 무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속편으로 유감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평가는 레전드가 되어버린 여타의 히어로 영화들과 비교하기에 부족할지는 몰라도 아이언맨 3는 마블 히어로 월드와 어벤져스의 지속적인 성공을 희망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멋진 결과물이 되었다는 것만큼은 강한 긍정을 표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감독이 1편과 2편의 존 파브로에서 쉐인 블랙으로 교체되었지만, 시리즈는 커다란 부침이 없는 것 같다. 특히, 블랙이 '리썰 웨폰(1987)', '리썰 웨폰 2(1989)'의 각본가라는 점을 상기하면 오히려 이번 3편은 앞선 두 편에 비해 보다 더 짜임새 있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영화로 변모했음을 느낄 수 있다(블랙은 아이언맨 3에서 연출 겸 공동 각본가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그가 '키스키스 뱅뱅(2005)'을 통해 이미 로다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호흡을 맞춰봤다는 것도 호재. 재미있는 것은 전편의 감독이자 경호원 호건 역의 존 파브로가 3편에도 출연하여 비교적 극 초반부에 이야기 중심에서 멀어진다는 점. 블랙으로 감독이 바뀐 부분과 어울려 이 장면은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파브로는 감독 대신 제작 프로듀서로 작품에 참여한다)


어벤져스 직후에 등장한 마블의 첫 히어로 시리즈이지만, 사실 아이언맨 3의 내용 자체는 어벤져스를 위한 가교나 그 어떤 복선과 단서도 제공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치타우리의 침공 이후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된 토니 스타크만의 이야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물론, 국내에서 아이언 맨의 인기가 여타 히어로 영화들과 비교하여 좀 더 높다는 어드밴티지가 있지만, 한국의 흥행 성과가 단순히 아이언 맨이나 로다주에 대한 충성도에 의한 결과는 아닌 것이 당연할만큼 이 영화는 재미있다.

특히, 이전 시리즈와는 달리 수트를 입고 아이언맨으로 변한 토니가 아닌 토니 그 자신에 보다 더 포커스를 맞춘 영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전작에 비해 보다 더 로다주의 매력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 측면에서는 전작들을 능가하는 스펙타클함을 보여주는데, 특히 초반부 만다린의 습격으로 토니의 저택이 붕괴되는 부분은 어벤져스에서 보여주었던 스케일 큰 액션에서 이어지는 시각적 쾌감과 서스펜스를 선사하고 있다. 익스트리미스로 인해 압도적인 힘을 얻게된 병사들과의 사투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액션 전개는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서 스타크의 빠른 판단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아슬아슬함을 비교적 잘 묘사하고 있다.

감독이 교체되었지만 전편에서부터 이어져온 아이언맨만의 개그는 본편에서도 여전하다. 개인적으로 쉐인 블랙의 아이언맨이 존 파브로의 아이언맨보다는 좀 더 낫다는 생각이고, 이번 3편의 성공으로 인해 아이언맨 4편의 전망 역시 밝아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갈수록 커져가는 로다주의 몸값을 마블이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따라 변할 수도 있지만, 이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서 아이언맨을 띄어낸다는 것은 조니 뎁을 이야기할 때 잭 스패로우를 언급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만큼 스타크와 다우니는 동일시되고 있으며, 그것이 아이언맨의 가장 중요한 성공 포인트일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수트보다는 스타크에게 중점을 두었던 이번 3편의 선택은 옳은 결정이었다 보인다.

그렇지만 제법 인상적인 이 작품에서 아쉬운 점은 히로인인 페퍼의 엔딩에서의 역할이다. 어느 정도 현실적인 부분과 적정한 타협을 이어가던 아이언맨 3편에서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 또한 어벤져스에서 토르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던 아이언 맨의 수트가 3편에서는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한 강화인간들에 의해 맥없이 파괴되는 부분도 기존 설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엔딩 스탭롤 이후의 쿠키 영상을 기대했었는데, 그것이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점 또한 아쉬움. 어벤져스의 쿠키 영상에서 히어로들이 슈와마를 먹는 만큼 일상적인 이야기로 꾸며진 아이언맨 3의 쿠키 영상은 페이즈 2의 시작을 여는 작품의 것으로는 다소 미흡하지는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쉐인 블랙은 마블의 히어로 월드에 속한 아이언맨을 연출했다기보다는 스타크에 집중한 좀 더 대중적인 아이언맨을 보여준 것은 아닌가 싶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3 Marvel Studios에게 있습니다.




아이언맨 3 (2013)

Iron Man 3 
7.9
감독
쉐인 블랙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돈 치들, 가이 피어스, 벤 킹슬리
정보
액션, SF | 미국 | 130 분 | 2013-04-25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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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가볍지만 제법 잘 정리된 UFO 사건파일

'해 UFO'는 2010년 3월에 발행된 AK 트리비아 북 제19권으로, 도해(図解)라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UFO 사건들을 그림으로 풀어쓴 일종의 사건파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신기원사에서 'F-Files' 시리즈 제14권으로 2008년 4월에 발행된 사쿠라이 신타로의 책을 AK에서 번역 출간했는데요. 트리비아(Trivia; 잡학)라는 뜻에 제법 걸맞는 주제라 하겠습니다. AK 트리비아 시리즈는 밀리터리 병기부터 판타지 신화, 마술, SF에 이르는 제법 다채로운 주제들을 부담없이 다루고 있는 시리즈로, 심심풀이로 읽기에 상당히 안성맞춤입니다. 물론,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거의 대부분이 남성취향적이고 마니아적이지만 말이죠.

총 101개로 구성된 UFO 사건파일은 상당히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건 개요를 설명하는 첫 페이지와 사건의 내용을 한 페이지의 그림으로 도식화한 2페이지의 구성은 상당히 컴팩트한 편입니다. 트리비아 답게 깊이 있게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성의없이 정리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상당히 꼼꼼하고 깔금하지만 그렇기에 트리비아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는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말 그대로 역사상의 UFO 사건을 잘 정리한 책이지만, 이를 통해 UFO의 진실에 접근할만한 논리와 가설을 제시하는 책은 아닌 셈이죠.

하지만 잘 정독해 두면 제법 체계적인 UFO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인 것도 사실입니다. 소위 잡학다식한 이야기꾼의 소재로서 이만큼 잘 정돈된 파일도 보기 힘들 것 같군요. 우리가 한 번 쯤은 궁금증을 가졌을 법한 UFO에 대한 이야기를 고맙게도 저자는 이 책 안에 상당히 잘 분류하고 정리해 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지식의 깊이보다는 이 책에 UFO 사건과 관련된 사진이 한 장도 안실려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가벼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책에 각 사건과 관련된 사진을 싣기 위한 시간적, 경제적 투자가 다소 부담스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사건과 관련된 실증 자료가 실리지 않다보니 그만큼 책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아마존에서 본 일본 원서와는 다른 번역판 표지. 표지는 번역판 쪽이 더 낳아 보입니다.


트리비아의 정의를 친절하게 설명해준 커버.


책은 총 101개의 사건파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건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사건 내용을 그림으로 도식화한 2페이지로 구성된 사건 파일은 101개 내내 일관되게 그 포맷을 유지합니다. 페이지도 정확히 2페이지를 준수하구요. 다소 편집증적인 구성.


챕터 말미에는 번외의 이야기가 실립니다. 저자의 친구가 겪은 UFO 관련 에피소드도 실려 있군요.


색인도 갖추고 있습니다.


참고 문헌과 자료도 빠짐없이 나열하고 있는 등, 가벼운 책이지만 기본적인 부분을 확실하게 지켜주고 있는 모습.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Shintaro Sakurai / ⓒ (주)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한국어판)에게 있습니다.


도해 UFO

저자
사쿠라이 신타로 지음
출판사
AK TRVIA BOOK | 2013-03-25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도해 UFO』는 총 4장으로 구성하여, UFO 사건부터 UFO...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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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UC 코믹스의 신간

'동전사 건담 UC'의 코믹스 버전인 '기동전사 건담 UC 반데시네' 4권이 지난 달 마침내 한국어판으로 발행이 됐습니다. 작년 7월에 발행된 3권으로부터 8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 UC 반데시네의 팬들이라면 무척이나 긴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군요. 원작 소설이 이미 완간되고, OVA 아니메마저도 1편만을 남겨놓은 상황이지만, 코믹스 자체가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갖고 있다보니 나름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2012년 11월까지 7권이 발행된 상태이고 지금쯤이면 8권이 발행되었을 것 같군요 8권에는 유니콘의 무장이기도 한 아머 DE가 별책부록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안타깝지만 후일 한국에서 8권이 발행될 때 아머 DE가 딸려오지는 않을 듯.

4권의 내용은 OVA 아니메 2부 초중반부부터 중반부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챕터를 보면 알겠지만 샤아의 망령이라 불리는 수수께끼의 인물 풀 프론탈의 활약상이 주를 이루고 있지요. 거기에다가 프론탈의 시난주를 요격하기 위해 출격한 넬 아가마의 리젤을 OVA의 일반 타입과 커맨더 타입 리젤이 아닌 디펜서 A타입과 디펜서 B타입으로 바꾸면서 팬들의 눈길을 확실히 잡아끌고 있습니다. 인물 묘사가 그다지 출중하지 않고, 스토리 자체가 원작이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기대 이상의 메카닉 묘사와 MSV들의 적절한 활용으로 UC 반데시네는 건담 팬들에게 자신만의 가치를 십분 보여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4권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풀 프론탈과 시난주의 투톱이 조화를 이루는 4권의 표지.


속지는 디스트로이어 모드로 변환한 유니콘의 측면 페이스로 꾸며져 있습니다. 인상적이네요.


모든 챕터가 붉은 혜성입니다. 4권의 내용이 한마디로 그를 중심으로 그려진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인물 묘사는 아직도 온전히 자신의 스타일로 그리고 있다기보다는 원작의 캐릭터라인을 의식하면서 그리는 듯 합니다. 맨 아래 컷에 등장하는 리젤 디펜서 B 타입의 모습은 건담 팬들에게는 '엇!' 하는 반응을 가져올 듯.


개인적으로 풍성한 장발 퍼머로 등장한 풀 프론탈의 모습은 좀 실망스러웠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샤아(비슷한 누군가)를 등장시킨 설정 자체가 그닥 맘에 들지는 않지만.


이제는 너무 많이 오마쥬 되어서 그냥 식상한 클리셰가 되어버린 건담의 복부에 옆차기를 날리는 장면. 퍼스트 건담과 거의 비슷한 구도로 그렸던 아니메와는 달리 좀 더 앞쪽에서 그렸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기의 상황 속에서 디스트로이어 모드로 변화하는 건담. 과연 압도적인 전투력을 가진 풀 프론탈의 시난주에 맞서 유니콘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라고 쓰기는 하지만 이미 결과는 대부분이 아실 듯)

이미 대부분의 팬들이 그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UC 반데시네는 자신만의 특징, 즉 훌륭한 메카닉 묘사와 MSV의 활용으로 인해 원작 소설이나 OVA 와는 다른 독자적인 매력을 가진 컨텐츠입니다. 많은 건담 관련 코믹스들이 미디어 믹스 형태로 전개되면서 오리진과 같은 작품 외에는 어떤 뚜렷한 특징이나 개성을 가진 작품이 드문 편인데, UC 반데시네는 비록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합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Kouzoh OHMORI / ⓒ Harutoshi FUKUI / ⓒ SOTSU · SUNRISE / ⓒ AK Communications (Korean Edition)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UC 반데시네 4 - 6점
후쿠이 하루토시 지음, 김정규 옮김, 오오모리 코조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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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구도로 다룬 흥미로운 영화사, 그 끝이 아쉽다.


'문의 불여일견'이라는 고언처럼 글자로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그림으로서 전달하는 시각적 접근방식이 보다 이해하기 쉽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들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과학이나 역사와 같은 학문들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만화를 그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글쓴이의 어린 시절에도 이렇게 만화를 통해 과학과 역사 등을 접하여 흥미를 키웠던 적이 있었다.

시대가 흘러갔지만 그러한 접근방식은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유효하다. 비단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이는 유효한 접근방식인데, 특히나 방대한 역사를 갖고 있는 분야의 지식을 쉽게 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화라는 수단은 정말이지 유용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120년에 이르는 방대한 영화의 역사를 만화책 한권으로 풀어낸 황희연,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는 그런 면에서 그 시도가 의미있는 책이다.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한국 자체로도 영화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대중의 영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도 점점 커져가는 상황에서 영화의 역사를 한번쯤 되짚어 보는 것은 무척이나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무려 120년 동안 축척된 방대한 역사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날의 영화를 있게 한 기라성 같은 감독들과 배우들,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세계 영화의 상업적 시스템이 구축되어온 뒷 이야기, SFX 등 특수촬영 기법의 발전사 등 영화는 각 분야별로도 엄청난 규모의 이야기들을 쌓아왔다. 정석으로 영화사를 보려한다면 왠만한 전공 분야를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터. 영화사 개론이야 이미 많은 좋은 책들이 시중에 나와있지만, 그마저도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는 다소 어렵고 지루한 것 역시 사실이기도 하다.

그 장대한 역사를 만화책 한권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알기 쉽게 그림으로 그릴 수록 그것에 담길 많은 이야기를 정리하고 추상화하는 작업은 독자들이 읽기 쉬운 것에 정 반비례로 고난한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들의 노력과 결과는 박수를 칠만큼 훌륭한 편에 속한다. 특히, 시대별 대표 영화인들을 라이벌 구도로 잡아서 이야기를 풀어간 것은 본서의 백미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비록 많은 것들을 다루지 못하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화사의 흐름을 비교적 명확하고 간단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것도 불과 몇시간 만에.



다만, 남무성 작가의 전작 'Jazz it Up'이나 'Paint it Rock'에 비교하면 이 책이 비교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많은 독자들의 이야기는 아쉽지만 사실인 듯 싶다. 차라리 단행본이 아닌 시리즈로 엮어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만큼 영화사의 이야기에는 음악사와 버금가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인물들이 있는데, 이를 한권의 책으로 그려내면서 글쓴이나 그림을 그린 이나 모두 책을 완성하기 위해 커다란 어려움을 겪은 듯 싶다. 특히, 현대 영화사로 넘어가는 마지막 챕터는 그전까지 깔끔하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본서의 말미를 그다지 훌륭하게 마무리하지는 못한 듯 하여 못내 아쉽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1960년때까지를 1부로, 블록버스터와 SF가 태동하는 1970년대부터를 2부로 하여 2권 정도로만 만들었어도 보다 더 멋진 책이 되었으리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히치콕이나 웰스, 큐브릭과 코폴라 등 과거의 명장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도 보고 싶고, 그들과 시대를 같이 했던 또다른 명장들과 명배우들의 이야기도 같이 읽고 싶으며, 최근의 거장들의 행적도 좀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뇌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어찌보면 그만큼 이 책이 펼쳐내는 영화사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저자들이 이 책을 시작으로 영화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또다른 이야기도 그려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흥미진진한 영화사와 인물들 똑같은 형식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라는 것은 비단 글쓴이 뿐만은 아니리라.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각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 6점
남무성 그림.각색, 황희연 글/오픈하우스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저자
남무성 지음
출판사
오픈하우스 | 2013-02-26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영화의 역사를 만화로 만나다!『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라이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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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3 아이즈 (1991), 삼지안 / サザンアイズ / 3X3 Eyes


ⓒ 高田裕三/講談社


<정보>

◈ 원작: 타카다 유조(高田裕三)
◈ 감독: 니시오 다이스케(西尾大介)
◈ 각본: 엔도 아키노리(遠藤明範)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아라이 코이치(新井浩一)
◈ 미술감독: 사누키 토시카츠(佐貫利勝), 타니구치 준이치(谷口淳一)
◈ 음악: 와다 카오루(和田薫)
◈ 제작사: 도에이 동화, TAVAC / 반다이 비주얼, 강담사, 킹 레코드
◈ 저작권: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 일자: 1991.?.?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4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줄거리>

가족을 돌보지 않고 삼지안 운가라의 전설을 쫓아 세계를 방랑하는 후지이 교수의 아들 후지이 야크모. 가족을 소홀히 한 아버지를 원망하며 혼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던 야크모는 어느날 길에서 우연치 않게 외국인 소녀를 스쿠터로 치일 뻔 하는 사고를 겪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 소녀는 야크모를 찾아서 티벳에서부터 일본까지 온 파이라는 인물로, 후지이 교수의 유골과 그가 남긴 편지를 야크모에게 건낸다. 


편지에는 파이가 후지이 교수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삼지안 운가라족의 생존자라는 것, 그리고 그녀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삼지안은 인간과는 다른 요괴 종족으로 신비한 힘을 쓸 수 있는 종족이다.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파이를 위해 후지이 교수는 야크모에게 파이를 도와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는데...


<소개>

타카다 유조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4부작 OVA 아니메. 원작은 코단샤(강담사)의 월간지 '영 매거진 증간해적판'에서 1987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하여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며, 1989년부터는 본지인 주간 영매거진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총 40권의 단행본으로 연재를 마감하였는데, 아시아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국적인 세계관과 설정, 그리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90년대 아니메의 판타지 부흥에 일조한 작품이기도 하다.

3X3 아이즈는 세 개의 눈을 가진 전설의 종족인 삼지안 운가라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인 파이와, 얼떨결에 그녀의 모험에 휘말려 인간이 아닌 불사의 몸이 되어버린 야크모가 파이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떠나는 긴 여정이 이야기의 주된 줄거리이다. 여행 중에 등장하는 수많은 요물들과 맞서는 파이와 야크모의 싸움은 상당히 처절하고 강렬한 묘사가 인상적이며, 고어적인 묘사와 상반되는 천진한 소녀 파이의 매력과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던지는 야크모의 멜로 라인이 작품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인도, 티벳 등 아시아 권에서도 다소 생소한 지역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적 설정은 3X3 아이즈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신선한 시도다. 타카다 유조 특유의 정교한 설정 능력이 더해져 3X3 아이즈의 세계관은 일본의 코믹스 중에서도 꽤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자랑하고 있다. 이는 오컬트적인 설정과 일본의 전통 설화 등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했던 '공작왕'과 비교할만하다. 다만, 초반부의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과 설정은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액션에 치중하면서 그 힘을 잃고 만다. 좋은 평을 들었던 초중반부에 비해 후반부의 이야기들은 팬들에게도 많은 질타를 받았으며, 작가 자신도 이를 순순히 인정하고 있는 듯 하다. (다만, 이러한 아쉬움은 비슷한 장르의 공작왕이나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드래곤 볼에서조차도 어느정도 보여졌던 문제이기도 하다.)

아니메는 반다이 비주얼과 도에이 등이 주축이 되어 OVA 4부작으로 제작되었다. 코믹스의 1부격인 성마편을 다룬 OVA는 '드래곤 볼'의 TV 시리즈와 극장 아니메를 연출해온 니시오 다이스케가 감독으로 낙점되었다. 3X3 아이즈는 다소 어둡고 칙칙한 컬러로 원작의 오컬트 적인 느낌을 재현하려고 했는데, 이는 니시오 감독의 이전 연출작인 '크라잉 프리맨' OVA와 다소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선택이 오히려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리지는 못한 듯 싶으며 같은 측면에서 캐릭터도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지는 못했는데,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아라이 코이치 역시 크라잉 프리맨 OVA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3X3 아이즈 성마전설 (1995), サザンアイズ 聖魔伝説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정보>

◈ 감독: 타케노우치 카즈히사(竹之内和久)
◈ 각본: 타카다 유조, 타케노우치 카즈히사
◈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 쿠마가이 테츠야(熊谷哲矢)
◈ 미술감독: 히로시 카토(加藤浩)
◈ 음악: 와다 카오루
◈ 제작사: TAVAC, 스튜디오 쥬니오
◈ 저작권: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
◈ 일자: 1995.07.25
◈ 장르: 액션, 판타지, 호러
◈ 구분/등급: OVA(3화) / 고교생 이상 관람가(R)


<소개>

코믹스의 2편 격인 성마전설 편을 원작으로 한 OVA. 제작은 도에이 동화가 아닌 도에이 동화의 하청 작업을 주로 했던 스튜디오 쥬니오(여러가지 제작 실패를 겪으며 현재는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이 아닌 저작권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에서 맡았다. 기억을 잃고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아가는 파이와 그녀를 찾아 정처없는 여행을 떠난 야크모의 재회와 모험을 그리고 있다. '말예의 장', '열쇠의 장', '귀환의 장' 총 3부로 제작되었으며, 코믹스 중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참고 사이트>

[1] 3×3 EYES, Wikipedia Japan
[2] 3×3_EYES(1991), allcinema.net
[3] 3×3_EYES ~聖魔伝説~(1995), allcinema.net
[4] 3×3 EYES, 엔하위키 미러
[5] 3×3 아이즈,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高田裕三/講談社 ・ バンダイビジュアル ・ キングレコード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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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1991), Beauty and the Beast


ⓒ Walt Disney

<스탭>

◈ 원작: 쟌 마리 르 프랭스 드 보몽(Jeanne Marie Le Prince de Beaumont)의 '미녀와 야수(La Belle et la Bête)'
◈ 감독: 게리 트러스데일(Gary Trousdale), 커크 와이스(Kirk Wise)
◈ 각본/스토리: 린다 울버튼(Linda Woolverton) / 로져 알러스(Roger Allers), 브렌드 채프먼(Brenda Chapman) 외
◈ 음악/작사: 알란 멘켄(Alan Menken) / 하워드 애쉬먼(Howard Ashman)
◈ 기획: 하워드 애쉬먼
◈ 프로듀서: 돈 한(Don Hahn)
◈ 제작 프로듀서: 존 레스터(John Lasseter), 사라 맥아더(Sarah McArthur)
◈ 편집: 존 카노찬(John Carnochan)
◈ 프로덕션 디자인: 브라이언 맥엔티(Brian McEntee)
◈ 미술 스탭: 켈리 아스베리(Kelly Asbury) 외
◈ 애니메이터 스탭: 글렌 키엔(Glen Keane) 외
◈ 제작/배급: 월트 디즈니 피쳐 애니메이션 / 월트 디즈니 픽쳐스
◈ 저작권: ⓒ Walt Disney
◈ 일자: 1991.11.22 (북미) / 1991.11.13 (월드 와이드)
◈ 장르: 드라마, 로맨스, 뮤지컬,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극장판 / 전연령가 (G)


<캐스팅>

◈ 벨: 페이지 오하라(Paige O'Hara)
◈ 야수: 로비 벤슨(Robby Benson)
◈ 가스통: 리차드 화이트(Richard White)
◈ 루미에: 제리 오바치(Jerry Orbach)
◈ 콕스워스: 데이빗 오그던 스타이어스(David Ogden Stiers)
◈ 폿트 부인: 안젤라 란스베리(Angela Lansbury)


<줄거리>

거지로 변신한 마녀의 구걸을 거절했던 이기적인 왕자가 마녀의 저주를 받아 흉측한 괴물로 변하고 만다. 마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왕자 뿐만 아니라 그의 하인들과 성까지 모두에게 저주를 걸었으니,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21살이 되기 전까지 누군가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것. 인간의 모습이었을 때도 이기적이고 못된 심성으로 사랑을 할 수 없던 왕자는 이제 외모까지 흉측한 괴물로 변해 과연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날, 근처 작은 마을에서 괴짜 발명가 아버지를 모시고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소녀 벨은 같은 마을의 청년 가스통의 끈질긴 구혼을 받고 있었다. 마을 최고의 인기남이지만, 거만하고 배려심 없는 가스통에게 관심이 없는 벨. 꿈많고 낭만적인 그녀의 시선은 작은 마을이 아닌 미지의 어느 곳을 향하고 있다. 어느 날 길을 떠났던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고 타고 갔던 말만 돌아오자, 벨은 아버지를 찾아서 용감하게 길을 나선다. 말의 안내로 저주받은 성까지 다다른 벨, 벨의 아버지는 그 성에 갇혀 있었는데, 놀랍게도 말을 하는 무서운 야수가 그녀의 아버지를 강금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벨은 용감하게도 자기가 대신 야수의 죄수가 되겠다는 말을 꺼내는데...


<소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1937)'를 시작으로 해서 디즈니가 만들어온 만화영화 중 30번째 극장 만화영화이자 '인어공주(1989)'로 새로운 부흥기에 접어든 디즈니의 두번째 빅히트작. 직전년도에 '코디와 생쥐구조대(1990, The Rescuers Down Under)'가 제작되긴 했으나 흥행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디즈니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세번째 작품이지만, 실질적으로 인어공주의 바통을 이어간 두번째 주자는 이 작품 미녀와 야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미녀와 야수의 기획 역시 인어공주와 동일하게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만들어졌던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백설공주의 후속작 중 하나로 미녀와 야수를 기획했던 창립자 월트 디즈니는 실제 스토리 작업까지 진행시키지만, 최종 제작까지는 이르지 못했었다. 세월이 지나 198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디즈니는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는가(1988)'에 참여했던 리챠드 윌리암스를 영입하여 미녀와 야수의 프로젝트를 부활시켰으나 연출자가 교체되는 등, 프로젝트의 진행은 그다지 순탄치 못했던 듯 싶다.

1989년 인어공주가 성공을 거두자, 디즈니 스튜디오의 수장 제프리 카첸버그는 인어공주의 두 감독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를 이 작품의 감독으로 다시금 기용하고자 했지만, 인어공주에 온 힘을 쏟아부었던 그들은 이 제안을 거절하고 만다. 결국 미녀와 야수의 연출은 당시 신예였던 게리 트러스데일과 커크 와이스에게까지 넘어가게 되는데, 두 신예 연출자의 기용이 후일 신화로 거듭날 이 작품의 발목을 잡을 정도의 선택이 아니었음은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디즈니의 인프라는 그러한 것들을 보충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다.

미녀와 야수에서 특이한 점은 각본가의 영입이다. 일반적으로 만화영화는 스토리보드가 영화의 각본을 대신하는데, 미녀와 야수는 이런 전례를 깨뜨리고 각본을 먼저 쓴 다음,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지게 된다.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에서는 인어공주와 같은 뮤지컬 드라마로 제작할 것이 결정되는데, 이로 인해 하워드 애쉬먼과 알란 멘켄이 다시금 의기투합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미녀와 야수가 인어공주의 성공방식을 이어가는 작품임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당시 AIDS에 걸려 있던 하워드는 미녀와 야수의 개봉을 미쳐 보지도 못한 체 91년 3월에 세상을 뜨고 만다. 미녀와 야수는 하워드와 알란 콤비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셈이다.

전작인 코디와 생쥐구조대에서 사용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던 CAPS(Computer Animation Production System) 기법은 이 작품에서도 당당하게 한축을 담당한다. 인어공주를 마지막으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제작에서도 셀 애니메이션이 아닌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아직 3D가 등장하기 전에 디즈니가 선보인 이 CG 기법은 뛰어난 선명도로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게 되는데, 특히 벨과 야수의 무도회 장면은 2D임에도 불구하고 다중 레이어와 다중 시점 등을 사용하여 3D에 가까운 비주얼을 구현해 내 영상적으로도 이전 디즈니의 작품보다 진일보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게 된다. 단, 이 CAPS에 픽사의 기술이 투입되었다는 사실은 이후 북미 애니메이션 판도의 변화를 가늠케 하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기존의 동화적 스토리에 현실적인 터치를 가미하고 주변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코믹한 상황을 연출시키며, 감동과 코미디를 오가는 맛갈스런 이야기의 향연은 인어공주를 거쳐 미녀와 야수에서도 변함이 없다. 전작의 인기 캐릭터(아니 가재) 세바스찬에 버금가는 루미에와 콕스워스 콤비부터 '제시카의 추리극장'으로 올드 미드팬들에게 익숙한 안젤라 란스베리가 분한 포트 부인의 포근함, 원작에 없는 캐릭터이지만 매력적인 악역으로 작품의 한쪽을 빛나게 한 가스통 등 캐릭터들의 아우라는 인어공주에 이어 이번 미녀와 야수에서도 발군이다. 인어공주보다 더 다양해진 캐릭터들의 군상은 미녀와 야수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야수와 미녀의 사랑이라는 이야기 주제 또한 인어공주에 비해 보다 더 성인층, 특히 여성층이 공감할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사납지만 우스꽝스럽고 서툰 야수의 매력이 화면 내내 영리하고 아름다운 벨과 잘 어우러지며 멋진 화학작용을 보여주는 부분은 미녀와 야수의 코미디적인 요소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단단한 버팀목이다. 클라이막스에서 극적으로 인간 남자로 부활하는 야수의 모습 역시 극의 대미와 판타지를 완성하는 상투적이지만 감동적이고 적절한 클리셰이기도 하다. 이후 제작되는 디즈니의 르네상스 시기의 어떤 작품보다도 멜로 드라마로서의 완벽한 공식을 갖춘 작품이 바로 이 미녀와 야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미녀와 야수는 박스오피스로 무려 4억불을 상회하는 수입을 거둬들이는데, 이는 인어공주의 두 배를 뛰어넘는 성과였다. 흥행뿐만 아니라 비평에서도 찬사가 끊이지 않았으며, 만화영화로서는 사상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아쉽게도 작품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양들의 침묵'이 작품상 수상)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그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만화영화로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이 놀라운 사건은 이 픽사의 'UP(2009)'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 전까지 무려 18년 동안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게 된다. '라이온 킹 3D' 버전의 성공과 함께 미녀와 야수도 3D로 다시 제작되어 2012년 1월 북미에서 재개봉되어 큰 호평을 얻게 된다.



미녀와 야수, 마법의 크리스마스 (1997), Beauty and the Beast, Enchanted Christmas


ⓒ Walt Disney

<스탭>

◈ 감독: 앤디 나이트(Andy Knight)
◈ 저작권: ⓒ Walt Disney
◈ 제작/배급: 디즈니툰 스튜디오 / 월트 디즈니 홈 비디오
◈ 일자: 1997.11.11
◈ 장르: 드라마, 로맨스,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전연령가 (G)


<소개>

벨과 야수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맞이하여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비디오 애니메이션. 극장 애니메이션에서 인간으로 돌아온 왕자가 다시 야수로 등장하는 등, 극장판의 뒷 이야기라기보다는 스핀 오프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미녀와 야수, 벨의 마법세상 (1998), Beauty and the Beast, Belle's Magical World


ⓒ Walt Disney

<스탭>

◈ 감독: 쿨렌 블레인(Cullen Blaine), 다니엘 데 라 베가(Daniel de la Vega) 외
◈ 저작권: ⓒ Walt Disney
◈ 제작/배급: 디즈니툰 스튜디오 / 월트 디즈니 홈 비디오
◈ 일자: 1998.02.17
◈ 장르: 드라마, 로맨스, 세계명작, 판타지
◈ 구분/등급: OVA / 전연령가 (G)


<소개>

옴니버스 형식의 비디오 애니메이션. '완전한 세상', '피피의 어리석은 행동', '폿트 부인의 파티', '부러진 날개'의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 사이트>

[1] Beauty and the Beast (1991 film), Wikipedia
[2] Beauty and the Beast (1991), IMDB
[3] 미녀와 야수, 엔하위키 미러
[4] Beauty and the Beast: The Enchanted Christmas, Wikipedia
[5] Beauty and the Beast: Belle's Magical World, Wikipedia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Walt Disney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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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s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카토키와 함께 하는 건담UC 모빌슈트 뒷 이야기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2013년 2월에 발간한 '기동전사 건담 UC 카토키 하지메 메카니컬 아카이브스(이하 UC 아카이브스)'는 카도카와 코믹스 에서 2010년 8월에 발간된 동명의 무크지를 번역한 건담 UC MS 설정집입니다. 2010년에 시작된 건담 UC OVA와 보조를 맞추어 발간되었던 비교적 신간이라 할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일반적인 무크지의 크기를 예상했다가 문고판의 크기로 발간된 이 책을 보고 다소 의외(약간의 실망을 포함)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물은 문고판을 무색케 하는 알찬 내용과 풀 컬러라는 하이 스펙으로 무장하고 있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문고판으로 출간되다보니 UC 아카이브스는 일반 무크지보다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입니다. 물론, 같은 문고판 크기의 설정집들과 비교하면 비싼 것이 사실이지만, 마치 HG 크기에 MG의 디테일을 가진 RG 등급 건프라처럼 작은 크기에 훌륭한 내용과 적정한 가격을 겸비한 것이 UC 아카이브스의 특징이라고 할까요. 물론, 크기로 인해 몇몇 페이지에서는 지나치게 폰트도 작고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만, 그런 부분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볼만한 설정집이 아닌가 싶네요.

건담 UC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메카닉의 설정이 제법 꼼꼼하게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애니메이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설 연재 당시 의뢰를 받아 작업해온 것들임을 생각하면 놀라울 뿐입니다. 소설의 설정이라는 것 때문인지 디테일이 기존 MS를 상회하는 것도 인상적이지요. 물론, 후에 아니메로 제작되면서 이 디테일의 거의 대부분이 아니메로 완벽하게 이식되기는 합니다만, 어찌보면 아니메를 상정하지 않고 디자인에 들어갔기에 상당히 세심한 디테일이 가해진 MS들을 만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건담 UC에서 보여준 카토키의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참신함보다는 기존 MS를 연상시키는 익숙함 위에 극강의 디테일을 더한, 메카니컬 스타일링에 가까운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 덕분에 이것을 디자인한 카토키보다는 이것을 실제 영상화하고 프라모델로 상품화한 선라이즈의 애니메이터들과 반다이의 프라모델 설계자들이 놀라워 보이더군요. 소설을 위한 디자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UC 아카이브스에서 등장하는 MS들은 하나같이 상품화만 된다면 올드 팬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디자인들로 가득합니다. OVA가 출시될 때마다 잠깐 잠깐 등장하는 MS들조차도 꼬박꼬박 프라모델로 출시되는 상황을 보면 이 MS들 모두 애초에 상품화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듯.

이렇게 독창성에서 다소 아쉬울지는 몰라도 카토키의 MS들은 건담 팬들, 특히 올드 팬들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면에서 카토키는 오카와라 선생을 비롯하여 건담 시리즈를 거쳐간 수많은 명 메카닉 디자이너를 통틀어서 가장 건담 MS에 해박한 디자이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존의 MS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되는데요. 독창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이러한 특색으로 인해 UC 아카이브스에서 보여지는 카토키의 MS들은 하나같이 예전 오리지널 디자인을 일신하는 멋진 스타일링으로 매력적인 아우라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176 페이지 동안 독자들은 이런 매력적인 MS들의 디자인 웨이브를 만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푸른색 톤을 띄고 있는 컬러링. 차분하면서도 튀지 않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목차부분도 검은색 폰트로만 표시되어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는데, 뭐랄까 여러모로 상당히 신경을 쓴 설정집 같다는 인상이 드는군요.



책의 소개 부분에는 건담 UC의 메카닉 디자인이 시작된 경위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범위에 대해 디자이너 겸 저자라 할 수 있는 카토키의 간단한 코멘트가 등장합니다. 



UC 아카이브스의 최초 등장시점과 함께 본서의 전개 순서를 설명한 우측의 코멘트. UC 아카이브스는 대체적으로 소설의 전개와 발맞춰 그 시점에 등장하는 MS들을 우선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몇몇 예외는 있지만 말이죠. 좌측 페이지를 보면 다음 페이지부터 소개될 MS 및 메카닉 디자인을 두개씩 짝지워서 간략하게 보여주는 다이제스트 페이지가 먼저 등장합니다. 이 부분의 경우는 번역하지 않고 원본 그대로 보여주고 있군요.



1화에 등장하면서 유니콘 만큼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크샤트리아 코너. 이렇게 컬러 일러스트로 전면부와 후면부를 보여준 뒤 간략한 MS의 개요와 스펙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으로 하나의 MS 코너가 시작됩니다.



유니콘의 경우는 유니콘 모드와 디스트로이 모드를 별도의 코너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디테일한 설정 페이지도 모두 올컬러 페이지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설정집도 카토키 하지메의 것이라면 이렇게 고급스럽다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 설정집 Ver. Ka라도 되는 것 같군요. :)



제 취향의 디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고급스러움과 스타일리쉬한 설정 디자인은 확실히 눈길을 끄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소설 전개 순서로 MS를 소개하고 있기에 중간중간 이렇게 소설의 커버와 간략한 내용설명이 등장하여 챕터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저 단순한 MS 설정집이 아니라 어느 정도 내용에 대한 숙지도 가능한 구성이지요.



특히, 팔라우 공략과 같은 스토리 상 주요했던 전투에서의 양세력간 전력 배치도와 같은 부분은 꽤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건담 팬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라고 하겠죠.



MSV를 위한 최고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UC에서는 일년전쟁부터 그리프스 전쟁을 지나 네오지온 항쟁에 이르기까지 등장한 많은 MS들이 아주 잠깐 동안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찰나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런 MS들 역시 모두 이 UC 아카이브스에서 카토키 버전으로 새로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권말에는 빠지지 않고 카토키의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원작자인 후쿠이 하루토시와의 대담. UC라는 소설의 제작비화와 건담 유니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네요.



빠지지 않는 프라모델 이야기. MG 유니콘 건담과 MG 시난주 제작에 대한 뒷 이야기가 역시 카토키와 반다이의 키시야마의 대담을 통해 간략하면서도 제법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끝에는 보기드문 색인 페이지까지... 건담 설정집이지만, 이 책의 아웃라인은 다른 분야의 무크지나 디자인 잡지를 연상시키는 정형화된 고급스러움이 언듯언듯 눈에 띕니다.



UC 아카이브스는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알찬 내용으로 가득찬 설정집입니다. 소장가치를 생각한다면 좀 더 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가격적인 고려를 한다면 이런 작은 문고 크기의 고급스러운 컨텐츠를 가진 경제적인 설정집이라는 가치도 부족하다고만은 할 수 없겠죠. 부담없이 건담 UC의 멋진 설정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는 꽤 매력적인 설정집이라는 점은 확실한 듯 싶습니다.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2010 Hajime KATOKI / SOTSU·SUNRISE / AK Communications (한국어판) 에게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UC 카토키 하지메 메카니컬 아카이브스 - 8점
카토키 하지메 지음, 김정규 옮김/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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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 AK Communication에서 증정받은 서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건담 W로부터 수십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또다른 건담 W

AK 커뮤니케이션즈에 의해 2013년 1월부터 한국어판으로 발행을 시작한 '신기동전기 건담 W 프로즌 티어드롭, 속죄의 윤무 상편(이하 프로즈 티어드롭)'은 카도카와의 건담 전문지 건담 에이스를 통해 2010년 8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라이트 노벨입니다. 속죄의 윤무 2편과 연쇄의 진혼곡 2편, 비탄의 야상공 2편을 거쳐 일본에서는 2013년 1월 26일 적요의 광시곡 상권이 발행된 상태죠. 요즘 들어 건담 W의 컨텐츠가 여러모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데, 어쩌면 이 프로즌 티어드롭도 영상화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소설을 집필한 스미사와 카츠유키는 원작이기도 한 TV 시리즈 '신기동전기 건담 W'의 시리즈 구성과 각본을 맡은 인물로, 이미 일전에 소개드린 소설판 '엔드레스 왈츠'를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오랜 세월이 흘러서도 건담 W 세계관을 아끼고 발전시키고 있음을 느낄 수 있군요. 본 소설의 일러스트와 삽화는 엔드레스 왈츠 판의 일러스트를 맡기도 했던 아사기 사쿠라가 맡고 있습니다. 아사기는 건담 W의 라디오 버전인 '블라인드 타겟'의 코믹스도 그렸다고 전해지는군요. 여러모로 건담 W에 애착을 갖고 있는 크링에이터들의 작품이다보니 건담 W의 팬들에게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컨텐츠가 아닐까 합니다.


이야기는 원 시리즈로부터 수십년 후의 이야기입니다. 듀오나 창과 같은 원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모두 초로의 인물들로 등장하고 있으며, 히이로 유이와 리리나는 동면 상태로 수십년을 잠들어 있다가 깨어나게 되는 설정입니다. 듀오 대신 그의 아들인 듀우 맥스웰이 히이로와 콤비를 이루며, 원 시리즈의 젝스 마키스와 동명이인인 젝스 마키스가 등장하는 등, 잘 모른 체로 접한다면 후속 등장인물들의 같은 이름에 다소 혼란이 올 수도 있습니다. 수십년 후인 현재와, 원작의 시간대였던 AC(애프터 콜로니) 이전의 과거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요. 여러가지 사정으로 내용을 못본 체 글을 쓰는지라 보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일단 이번 속죄의 윤무 상편은 과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깔끔한 일러스트는 마치 신 TV 시리즈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합니다. 여러모로 건담 W라는 컨텐츠가 건담 에이스에서 그저 그런 대접을 받고 있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는군요. 커버 일러스트의 건담 W 일러스트는 카토키 하지메의 작품입니다.



냉동 캡슐 위에 앉아 있는 히이로를 그린 속 표지 일러스트.



히이로가 잠들어 있는 냉동 캡슐도 디자인되어 있네요.



무언의 전주곡 편과 속죄의 윤무 편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 이번 프로즌 티어드롭은 제목만으로도 일단 과거의 이야기가 주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일러스트의 듀오는 원 시리즈의 주인공 듀오가 아닌, 그의 아들 듀오 맥스웰입니다.



권말에는 2권의 광고도 등장합니다. 인터넷을 보니 프로즌 티어드롭과 관련해 인물 일러스트는 꽤 여러장이 그려진 듯 싶네요.


프로즌 티어드롭은 벌써 총 7권이 발매되어 있다는 것으로도 이미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건담 W 사이드 스토리보다는 정통 후속편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이트 노벨이 어느 정도 반응을 얻는다면 영상화가 가능할 법도 한 컨텐츠이구요. 건담 W 팬들이라면 관심있게 지켜볼만한 작품인 듯 싶습니다. 무엇보다 깔끔한 일러스트가 매력적인 책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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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동전기 건담W 프로즌 티어드롭 1 - 6점
스미사와 카츠유키 지음, 김정규 옮김, 아사기 사쿠라 그림/에이케이(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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