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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재팬의 건프라 작례모음 특별집인 건담 웨폰즈의 세번째 한글판 '기동전사 건담 - 역습의 샤아 II'편(이하 역습의 샤아 2편)을 얼마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번역판인 건담 시드 데스티니 편과 두번째 편인 건담 더블오 편이 최신 건담 시리즈의 건프라들을 다루었다면,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은 과거로 회귀하여,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두번째 극장판 아니메이자 4번째 건담 시리즈로, 건담 시리즈의 최고의 히어로인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의 마지막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타이틀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 등장하는 건프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올드 건담팬들에게 있어서는 감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편이라는 제목처럼 이 역습의 샤아편은 1편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1편에 등장하는 건프라 작례들이 상당히 오래된 제품들의 것인지라 이번 2편은 새롭게 출시된 MG와 HG를 위주로 한 작례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너무 오래된 1편을 굳이 번역하기보다는 신제품에 포커싱이 맞춰진 2편을 번역한 것은 출판사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듯 싶군요. 어지간한 매니아가 아니고서야 이전 구식 킷들의 작례의 한글 번역판을 살리가 만무하겠거니와, 그 정도 매니아라면 이미 일본판 원서로 구입했을 수도 있겠지요.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첫째, 1/100 MG의 작례를 다룬 SIDE-A.R.과 1/144 HGUC의 작례를 다룬 SIDE-C.A.,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프라 제작기와 설정집, 작례 해설 등으로 이루어진 부록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요. 역습의 샤아 시리즈 자체가 많은 MS가 등장하는 작품이 아닌지라, 실제 작례로 등장하는 킷의 종류는 많지가 않습니다.
 
알파 아지에루 같은 초대형 모빌 아머의 경우도 예전 1/400 킷 외에는 아직 출시된 것이 없구요. 론드벨 측의 양산형 M.S인 제간 같은 경우도 금년에야 HGUC로 출시가 예정된 상황인지라 건프라의 라인업이 가장 옅은 시리즈 중 하나가 이 역습의 샤아 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비인기 작품들이었던 F-91이나, G건담, V건담, X건담 등은 아예 라인업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출시된 킷이 적지만.)


첫 페이지에는 하이뉴 건담의 기원과 현재 출시된 하이뉴 건담 제품에 대한 짤막한 소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아니메에 등장한 기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완성도를 가진 제품으로 등장했다는 것이 하이뉴 건담의 인기를 증명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금번에 1/144 HGUC 킷으로도 출시가 되었지만, 이 책의 출간시기보다 뒤늦게 출시되어 아쉽게도 이번 작례집에는 HGUC 하이뉴를 볼 수가 없습니다.


1/100 MG 킷의 경우도 현재 출시된 모델이 뉴건담, 리-가지, 사자비, 하이뉴 건담 정도 밖에 없는데요.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에는 MG 사자비의 작례만 빠진 체 하이뉴와 뉴건담에 그 작례가 맞춰어져 있습니다. 1/100 하이뉴 건담이 세 가지, 뉴 건담이 세 가지 버전의 작례로 등장합니다. 하나의 모델을 여러 작례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만, 다양성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라는 것이 아무래도 큰 아쉬움일 듯. 개인적으로는 MG 사자비의 작례가 실리지 않은 것이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의 가장 큰 아쉬움이군요.


MG 뉴건담을 기반으로 한 '기동전사 건담 이볼브' 버전의 뉴 건담 작례. 이볼브 편에서 엄청난 디테일을 보여준 뉴건담을 멋지게 재현내어, 개인적으로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의 하이라이트 작례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1/100 뉴 건담의 작례는 이 외에도 하이 뉴 건담 킷을 소체로 한 작례라든지, 전혀 색다른 느낌의 하이 스트리머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디테일이 떨어졌던 MG 리-가지도 무척 깔끔한 작례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의 주력 작례는 MG 하이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HGUC 제품의 작례를 다룬 SIDE-C.A.의 시작. 2대의 HGUC 사자비의 작례로 MG 사자비가 빠진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자비와 뉴건담의 마지막 격전을 다룬 디오라마 작례도 포함되어 있군요. 여기서도 총 다섯 개의 HGUC 뉴 건담의 작례가 포함되어 역습의 샤아편 건프라 라인업의 빈약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의 작례는 모델러들의 강한 개성보다는 원작의 기본에 충실한 작례가 주를 이루지 않았나 싶은 느낌도 드는데요. 좀 더 다양한 작례로 빈약한 라인업의 부족함을 메워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그래도 뒷부분의 HGUC의 기라도가와 야크트 도가 등의 작례는 다양성에 대한 이번 편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는 부분이군요.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에는 그동안 독특한 디테일로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전문 모델러 세이라 마스오의 작례들만을 모아서 낸 특별 페이지가 뒷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세이라 마스오의 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뉴건담에서부터 리-가지, 사자비, 야크트 도가, 기라 도가 등 전 HGUC 킷에 걸쳐 세이라 마스오식 작례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특히나, 위와 같이 샤아 전용 야크트 도가와 같은 세이라 마스오만의 작례는 확실히 이번 편에서 부족했던 다양성에 대한 부분을 정곡으로 찔러주는 멋진 작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HGUC 킷들이다보니 아무래도 MG 킷에 비해서는 세이라 마스오만의 독특한 디테일을 100% 느끼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물론, 그의 작례는 도저히 HGUC 킷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만큼 세밀하고 독특한 디테일로 무장되어 있지만, 역시 킷의 크기가 크기인지라 어느 선에서 멈추어진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만약, 이 모두가 MG 급의 크기였다면 분명 엄청난 디테일로 인해 세이라 마스오 편이 이 작례집의 하이라이트가 되었을지도.

 
이번 편 역시 건프라 간단 제작법이 추가되어 초보 모델러들에게 간단한 제작팁을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이 간단 제작법 외에도 HGUC 뉴건담 제작강좌와 HGUC 사자비 제작강좌가 별도로 추가되어 상세한 제작비법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좀 더 제작법에 대해 자세한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작례집다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으나, HGUC 뉴건담의 간단 제작법과 철저 제작강좌로 두 번이나 뉴건담의 제작기가 언급된다는 점에서 역시 중복이라는 느낌을 받게 하는 듯 합니다. 할당된 페이지가 별도의 작례를 넣기에는 애매한 양이어서 그랬을까요?
 

그러나, 각각의 제작강좌 뒤에 다시금 이 제작기로 완성된 뉴 건담과 사자비의 작례 사진이 실린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부분을 축소하고 하나라도 더 참신한 모델러의 작례를 추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역시 드는군요.



설정 자료에 이어 마지막으로는 각 작례에 대한 모델러들의 자세한 해설이 추가되었습니다. 일본의 우철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서적이기에 작례 해설 역시 일본식 세로쓰기가 적용이 되고 있는데요. 요즘 한국 세대에겐 아무래도 낯설은 방식이라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나, 10 페이지에 달하는 긴 내용이기에 부담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비록 번역서이고 우철 편집이라 부득이하다 할지라도, 편집의 창의성과 운용의 묘를 발휘해서 한국의 실정에 맞게 편집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텍스트가 10페이지씩이나 실리는 것을 보면서 이번 작례집의 빈약한 제품 라인업을 다시 한 번 느끼기도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역습의 샤아 2편은 아주 깔끔하고 멋진 작례들로 가득한, 올드팬들이나 역습의 샤아 건프라 시리즈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작례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빈약한 라인업 덕분에 다양성이 부족한 작례집이기도 합니다. 중복성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작례들이 모두 우수하기 때문에 음식 맛으로 치자면 약간 싱거운 맛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군요.
 
올 후반기에는 마침내 제타 건담 편이 번역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역습의 샤아 2편을 통해 우주세기 건담의 새로워진 모습을 본 뒤라 앞으로 출간될 제타 건담 편에 대한 기대 몹시도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역습의 샤아 2편은 제타 건담 편을 위한 애피타이저 정도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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