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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zzle Animation Studio / Shanghai Media Group

금번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7.16 ~ 7.26)의 '애니 판타'에서 무협팬들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이 개봉예정이라고 합니다.

홍콩의 인기 만화가 마영성 원작의 '풍운'을 만화영화한 'Storm Rider - Clash of Evils(2008)'가 그것인데요. 풍과 운이라는 두명의 주인공이 난세의 강호를 헤쳐 나가는 무협액션물로, 89년부터 20년에 걸쳐 장기간 연재되는 중국을 대표하는 무협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년 동안의 장기 연재이니만큼, 풍운의 소재는 상당히 식상해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만큼 무협만화에서 풍운이라는 두 글자를 빠뜨릴 수 없을 정도로 굳건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런 작품을 만화영화로 한만큼, 이번 극장판 만화영화는 중국 애니메이션의 자부심이 집결된 작품이라는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트레일러로 감상한 풍운의 영상미는, 적극적인 CG의 사용으로 인해 현란한 비쥬얼을 자랑합니다. 애니메이션 계통에서는 아직 연륜이 깊지 않은 중국이기에 디테일한 작화 퀄리티에 있어서는 여전히 한 수 아래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겠지만, 기대 이상이라고나 할까요. 문제는 스토리와 그것을 작품에 적절히 적용하는 감독의 스토리보드 및 연출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그러고보니 풍운의 원소스 멀티유즈(일본식 용어로는 미디어 믹스)는 이번 극장판 만화영화가 처음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폭발적인 코믹스의 인기에 힘입어 풍운은 최초로 영화화 되었던 것이죠.


ⓒ Golden Harvest Pictures

 고혹자 시리즈와 함께 후일 무간도 시리즈로 명성을 얻게 되는 유위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곽부성, 정이건이 주연을 맡은 실사영화 '풍운(1998)'은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CG 특수효과를 접목시켜 무협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조합해 냅니다. 아크로바틱한 무술 연출에만 집중되어 있던 홍콩 무협영화에 헐리우드식 스케일과 특수효과가 접목되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던 것이죠.

 

거기에 당대 최고의 꽃미남 배우였던 반항적인 이미지의 곽부성과, 긴머리가 인상적이었던 부드러운 이미지의 정이건 투톱은 만화와의 싱크로를 100%로 이끌어 줍니다. 지금까지의 홍콩 영화들 중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 대부분이 너무나 동떨어지는 주연배우와 원작 주인공과의 미스매치와 조악한 설정재현이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면, 이 풍운은 적어도 곽부성과 정이건, 그리고 웅패 역의 소니 치바(당시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일본 배우가 홍콩영화의 배역을 맡은...)와 같은 주요 배역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로 멋진 캐스팅을 보여주었으며, 설정이나 장면연출 등에 있어서도 당시의 홍콩 영화들에 비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유위광 감독이 촬영감독 출신이었기에 그만큼 영상미에서 당시의 홍콩영화와는 궤도를 달리한 스타일리쉬한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나도 싶습니다. 유위광 감독은 풍운 후 정이건을 원톱 주연으로 내세워 역시 마영성 원작의 '중화영웅(1999)'를 선보입니다만, 초반부의 너무도 긴 배경설명 덕에 무협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지루함을 주었습니다. 결국 라스트 씬의 액션 외에는 볼거리가 전혀 없는 '팥없는 찐빵'이 되어버렸고, 각본의 완성도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드러내며 전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전작인 풍운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단, 라스트 씬의 액션 연출과 CG는 그 나름대로 괜찮은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 2009 UNIVERSE Entertainment

풍운은 그 외에도 PC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도 찾아오게 됩니다. 조악한 게임성을 보여주었던 첫 패키지 게임(98년도였나 싶은데, 무려 정품으로 구입하셔서 좋아라 플레이했던...)에 이어 속편이 출시되고 온라인 게임으로까지 등장했죠. 그 외에도 대만에서는 2002년과 2004년에 각각 TV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그로부터 무려 4년이 흘러 만화영화로써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풍운 극장 만화영화를 통해 다시금 풍운의 폭풍이 극장가에 불듯 합니다. 2008년 불기 시작한 만화영화의 바람이 다시금 영화에까지 미쳐 올 12월 마침내 풍운의 속편이 개봉예정에 있다는군요.  

주연은 풍운 1편의 곽부성과 정이건이 다시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감독은 '방콕 데인져러스'나 '디 아이' 등으로 이름을 알린 팽 형제가 맡았는데요. 최근의 헐리우드의 진출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그들이 다시금 홍콩으로 유턴해서 만든 작품인지라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헐리우드에서의 실패가 이들 형제에게 좋은 약이 되었으면 싶습니다만...

 

트레일러의 영상미는 오랜 만의 속편답게 1편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CG 들로 가득합니다. 어찌보면 2년전에 개봉되었던 '300'과 같은 매우 독특한 색감의 비주얼인 듯 싶은데요. 역시 이번에도 관건은 액션과 스토리의 적절한 배치와 연출이 아닐까 합니다. 액션 위주로 흐를 경우, 이야기의 흐름이 무너지고, 이야기에 집중할 경우 지리한 액션 작품이 되어버릴 공산이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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