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 Chronicles/1990s 2012.10.04 09:30

             

추억은 방울방울 (1991), おもひでぽろぽろ / Only Yesterday / Memories of Teardrops


ⓒ 岡本螢 ・ 刀根夕子 ・ GNH


<정보>

◈ 원작: 오카모토 호타루(岡本螢), 토네 유코(刀根夕子)
◈ 감독/각본: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
◈ 장면설계/스토리보드: 모모세 요시유키(百瀬義行)
◈ 캐릭터 디자인: 콘도 요시후미(近藤喜文)
◈ 작화감독: 콘도 요시후미, 콘도 카쯔야(近藤勝也), 사토 요시하루(佐藤好春)
◈ 미술감독: 오가 카즈오(男鹿和雄)
◈ 음악/노래: 호시 카츠(星勝) / 미야코 하루미(都はるみ)
◈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
◈ 제작 프로듀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 저작권: ⓒ 岡本螢 ・ 刀根夕子 ・ GNH
◈ 일자: 1991.07.20
◈ 장르: 드라마
◈ 구분/등급: 극장판 / 초등생 이상 관람가 (PG)


<줄거리>

동경 토박이로 자란 27살의 처녀 오카지마 타에코. 어렷을 적부터 방학 때 시골로 내려가는 학우들을 동경해오던 그녀는 회사에 열흘간의 여름 휴가를 내고 시골로 내려갈 계획을 세웠다. 큰 언니가 결혼하면서 시골에서 살게 되자 그녀에게도 찾아갈 시골이 생긴 것이다. 모처럼만의 귀향에 들뜬 타에코는 이것저것 시골로 떠날 준비를 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이었던 자신의 옛 추억 속으로 빠져 드는데...


<소개>

오카지마 호타루()와 토네 유코(그림)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극장 아니메. 미야자키 하야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브리의 거장 타카하타 이사오의 작품으로, '반딧불의 묘(1988)'에 이은 그의 두번째 지브리표 아니메이다. 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던 그가, 지브리에 들어온 이후로는 연출보다는 미야자키의 작품에서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등, 지브리의 안살림에 주력하면서 작품 활동이 눈에 띄게 더디어진 점은 어떤 면에서 아쉽다고 하겠다. (1987년에 '柳川堀割物語'라는 실사 다큐멘터리영화를 연출하는 등, 80년대 중후반부의 그의 행적은 확실히 아니메에서 한발 멀어진 느낌이었다.)

도에이 동화부터 A 프로덕션, 즈이요 영상, 닛폰 애니메이션, 텔레콤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의 과거 행적과 대표 연출작들에서 볼 수 있는 다카하타 이사오의 가장 큰 특징은 섬세한 일상의 묘사와 서정적인 전원 드라마에 있다. 동료이자 후배로서 그와 오랜 세월 같이 일해온 미야자키가 거대한 스케일과 흥미진진한 어드벤쳐, 그리고 디테일한 표현력이 발군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소소함과 전원적인 리얼리즘으로 인해 타카하타의 작품에는 항상 인간적이고 따뜻함이 넘쳐 흐른다. 타카하타의 이런 성향들은 미야자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어 그의 작품에서도 타카하타의 취향을 심심치 않게 엿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이것이 지브리 아니메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브리의 아니메는 그런 면에서 타카하타의 토양 위에 서있는 미야자키의 성과 같다.

3년만에 만들어진 추억은 방울방울에는 반딧불의 묘에서도 활약한 콘도 요시후미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으로 그의 뒤를 받치고 있다. 미야자키와는 달리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 타카하타에게 콘도는 어찌보면 손과 같은 존재였을지도. 장면설계와 레이아웃은 역시 반딧불의 묘에서 활약한 모모세 요시유키가 맡았다. 모모세 역시 타카하타의 이후 작품에서도 계속 활약한다는 점에서 콘도와 모모세 둘은 타카하타의 수족과도 같은 스탭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이웃의 토토로(1988)'를 통해 지브리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오가 카즈오가 미술을 맡아 그의 특기인 녹색의 풍경을 화면 위에 펼쳐 보인다.


전작인 반딧불의 묘가 비극적인 전쟁 드라마였던 것에 비해 '추억은 방울방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소소한 일상의 드라마를 다루고 있다. 1980년대와 1960년대의 일상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는데, 60년대 일본의 풍경을 빛바랜 느낌으로 묘사하고, 작품의 현재 시점에 해당하는 80년대를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하는 부분은 현재와 과거를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이 작품만의 개성적인 특색이다. 섬세한 일상의 묘사는 여기서도 여전한데, 파인애플을 칼로 깎는 다든지 베니바나를 수확한다든지 하는 부분은 당대의 작업환경이 수작업이었음을 감안했을 때 실로 놀라운 수준. 현실적인 묘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첫 고백을 받은 타에코가 구름 위를 걷는다거나 순정만화의 소녀처럼 눈이 반짝거리거나 하는 부분에서는 만화영화의 장점을 살린 부분도 엿볼 수 있다.

디즈니적인 아니메를 지향하던 지브리의 작품답게 프리스코어링(선녹음 후작화) 방식으로 진행된 점도 특기할만 하다. 특히, 주인공인 타에코와 토시오의 경우는 성우를 맡은 이마이 미키와 야나기바 토시로의 실제 모습을 연상하여 캐릭터를 디자인한 것이 특이한 점.([1] 참조) 그래서인지 만화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웃거나 입을 움직일 때 생기는 볼의 주름을 묘사하는 등, 상당히 세세한 곳에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진다.

10일간의 휴가를 내어 동경하는 시골로 향하는 타에코가 여정 중에 떠올리는 그녀의 12살 기억은 평범함 속에 소소함과 재미가 넘쳐 흐른다. 만화영화이긴 하지만, 구성방식은 실사영화에 가까운 전개이며 어떤 면에서는 서정적인 수필을 연상시키게 한다. 특히 자신의 어렷을 적 추억을 떠올리는 27살의 처녀의 이야기는 굳이 만화영화의 팬이 아니더라도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전원적인 농촌생활과 어린 시절의 추억 등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향수라는 테마를 불러 일으키게 하고 있으며, 잔잔한 드라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면서 타카하타 감독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게 된다.


<참고 사이트>

[1] おもひでぽろぽろ, Wikipedia Japan
[2] おもひでぽろぽろ(1991), allcinema.net
[3] 추억은 방울방울, 베스트아니메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岡本螢 ・ 刀根夕子 ・ GNH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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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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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브리작품들 중에서 이건 못봤는지 안봤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요런 풍의 작품중에선 바다가 들린다를 좋아하는데 요것도 함 챙겨봐야겠군요.
    (언젠가는 바다가 들린다도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군요. 흠흠...)

    2012.10.18 14: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바다가 들린다는 지브리의 작품으로서는 조금 독특한 작품이죠. 감독도 지브리 출신이 아니었고... 그러고보니 이것도 기회가 되면 포스팅 해봐야할 듯. ^^

      2012.10.19 10:54 신고 [ ADDR : EDIT/ DEL ]
  2. 볼쇼이

    개인적으로는 미야자키보단 다카하타에게 더 점수를 주는 편입니다.
    취향적으로도 더 맞기도 하거니와, 디테일과 여백의 미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어째 밀려버려서, 제가 알기로 이 작품도 미야자키 생산품으로 잘못 아는 분들도 많더군요.
    스튜디오 탓인 건지 어떤 건지......

    2012.10.18 2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뭐 지브리에서 나오거나 지브리스럽게 그린 만화영화면 모두 미야자키가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이 큰 것도 있죠. 잘 모르는 분들에게야 다카하타 감독은 생소한 양반이니... ^^

      2012.10.19 10:55 신고 [ ADDR : EDIT/ DEL ]
  3. 지브리 작품 가운데서 제일 좋아하는 건데, 원작이 있었군!!!!!!!!!!!!!!!!!!!!! 몰랐다....
    이거 삐자 테입 애지중지 하다가 첫 회사 실장한테 빌려줬더니만 먹튀했던 쓰라린 기억이.... 그래서 그 이후론 책이고 비됴테입이고 디비디고 안 빌려주는 습성이 생겼지.
    근데 사실 연출의 디테일로 치면 미야자키보단 다카하타가 더 지존 아닌가???? 실사가 아닌데 실사같은 느낌의 연출을 보다보면 아 실사가 아니네 하면서 더 디테일이 극대화되는 느낌...... 심지어는 완전만화체인 [이웃의 야마다군]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말야.... 암튼 다카하타의 그런 위화감 드는 디테일한 연출감이 참 좋더군.

    2012.10.25 16: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연출의 디테일은 다카하타가 한 수위라는 말은 100% 공감. 다만, 미야자키가 그걸 배워서 자신의 작품에 대입한 케이스라서 그의 작품들도 나중으로 가면 갈수록 디테일도 발군이지. 물론, 미야자키 옹의 작품은 스케일이 큰 어드벤쳐가 많다보니 이런 디테일이 그다지 도드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다카하타 쪽이 디테일에서 더 한 수 위라는 느낌을 주게하는건 아닐까 생각.

      오랜만에 들렸구만. 잘 살고 있는가?

      2012.10.25 16:16 신고 [ ADDR : EDIT/ DEL ]
    • rss 구독하니 들르긴 곧잘 들르지. 댓글을 안 달아서 그렇지.
      난 잘 못 살고 있으니 자네라도 잘 사시게나.... 콜록콜록

      2012.10.26 18:10 신고 [ ADDR : EDIT/ DEL ]
    • 나도 그리 잘 살지는 못한다네, 안타깝게도.

      2012.10.29 10:05 신고 [ ADDR : EDIT/ DEL ]
  4. 이건 봐야겠네요. ㅠ

    2012.10.25 17: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풋내나는 어린 시절로 소풍가는 즐거움이란, 이미 추억이 뇌를 야금야금 갉아먹을 때의 흥분을 아는 나이라면 더욱 깊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애니들도 이런 영향을 좀 제대로 받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도 좋지만 말이지요.

    2012.10.29 01: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개인적으로 기-기-기-결의 구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작품이로군요.^.^
    보다보면 말 그대로 추억이 방울방울... 그러다 갑자기 '난 한국사람인데 어째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2012.11.07 20: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