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tions/Ani Times 2011.10.08 09:00

             

카미야마 켄지의 사이보그 009가 기대되는 이유

ⓒ Production I.G / ⓒ ISHIMORI PRODUCTION INC


년 이맘때쯤 2010 CEATEC Japana 쇼의 파나소닉 부스에서 오시이 마모루의 사이보그 009 프로모션 영상이 공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오시이 감독의 사이보그 009를 위한 일종의 프로모션 영상이 아닌가하는 기대를 갖기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파나소닉 프로모션용 영상에 불과했었는데요. 그로부터 1년이 지나 사이보그 009의 최신 시리즈가 아니메 팬들에게 전모를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공각기동대 SAC' TV 시리즈와 '정령의 수호자(2007)', '동쪽의 에덴(2009)'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카미야마 켄지(神山健治) 감독의 '009 RE: CYBORG(2012)'가 바로 그것.

☞ 부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사이보그 009 3D (바로가기)

2012년 가을에 극장 아니메로 개봉 예정인 신작 사이보그 009는 2001년 TV 시리즈로 제작된 '사이보그 009 The Cyborg Soldier(2001)' 이후로 11년만의 작품이며, 동시에 '사이보그 009 초은하전설(1980)' 이후로는 32년만의 사이보그 009 시리즈의 극장 아니메가 되겠습니다. 일본 히어로물과 전대물의 방향성을 제시한 이 작품이 세월을 뛰어넘어 새로운 감성으로 리메이크 되는 모습은 올드팬들에게는 그야말로 벅찬 감동과 추억을 느끼게 하는 기회가 될 듯 싶군요.

☞ 만화영화 연대기: 사이보그 009 시리즈 (1966~2001) (바로가기)

뭐랄까, 시로 마사무네의 공각기동대 시리즈를 철학적이고 현학적인 뉘앙스로 재해석했던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1995)'와 달리, 범죄수사물과 블레이드 런너 스타일의 싸이버펑크 장르를 적절히 혼합하여 인상적인 성인용 엔터테인먼트 물로 완벽하게 해석해내었던 카미야마 켄지의 감성이 고전적인 히어로물로서의 정체성이 깊이 배어있는 이번 사이보그 009의 리메이크에서도 크게 빛을 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고 한다면 너무 섣부른 판단일까요. 그만큼, 켄지 감독에게 거는 기대는 개인적으로 무척 큰 편입니다. 공각기동대 TV 시리즈에서부터 정령의 수호자, 동쪽의 에덴에 이르기까지 켄지 감독은 항상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와 엔터테인먼트의 절묘한 앙상블...이라고 감히 이야기 하고 싶군요.

그렇다면, 이번 사이보그 009에서도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카미야마 켄지만의 스타일, 즉 스토리가 확실히 살아있는 웰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물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에 저는 긍정적인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공각기동대와 정령의 수호자를 지나 동쪽의 에덴에서 그는 연출가로서의 자질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러로서의 자질도 범상치 않음을 우리에게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의 (스토리 텔러로서의) 첫번째 도전이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었기에 이번 새로운 사이보그 009의 이야기 역시 기대를 가질 수 밖에 없군요. 게다가 인간과 로봇의 경계선에 위치한 사이보그라는 설정은 그가 일류 연출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공각기동대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즉, 이번 사이보그 009는 원작자인 이시노모리 쇼타로가 창안해낸 사이보그의 정체성에 켄지 감독이 경험했던 공각기동대의 전뇌화된 사이보그의 개념이 조합된 모습을 취할 것 같은 예감도 든다 하겠습니다. 그가 이미 한 번 경험했던 익숙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창조작업이라면 좀 더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할 법하다는 추측이 드는군요. 

☞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Production I.G / ⓒ ISHIMORI PRODUCTION INC


이번 작품의 스탭은 그의 전작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요. 우선 캐릭터 디자인은 정령의 수호자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아소 가토우(麻生我等)가 참여하고 있으며,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2005)'에서 3D 감독을, 그리고,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 시리즈에서 CGI 감독과, CG 감수를 맡았으며, 최신작 '타이거 & 버니(2011)'에서 CG를 맡았던 CG 전문회사 산지겐(삼차원) 출신의 스즈키 다이스케(鈴木大輔)가 작화감독을 맡아 이전과는 다른 켄지 스타일의 CG 아니메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확실히 예고편 영상으로 본 이번 사이보그 009는 켄지 감독의 작품에서 익히 볼 수 있는 극화풍의 캐릭터에 툰 쉐이딩 기법을 연상시키는 CG와 셀 애니메이션의 조화로 인해 기존의 아니메와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타케다 유스케(미술감독), 카와이 켄지(음악 담당) 등 켄지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인물들이 그 뒤를 받쳐주고 있어 비주얼에서만큼은 이번에도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음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꽤나 묵직한 스타일의 실사영화에 가까운 내러티브를 보여주는 켄지 감독의 화법이 캐주얼한 아니메 팬들에게는 어떤식으로 다가올지가 관건이라 하겠으며, 동시에 그만의 해석으로 전혀 새롭게 그려진 사이보그 009가 올드팬들에게도 어떤 형태로 받아들여질지는 본 작품의 상업적 성공을 좌우하는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쪽의 에덴의 경우에는 우미노 치카의 샤방샤방한(?) 캐릭터로 인해 켄지 감독의 무거운 화법이 다소 상쇄된 부분이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캐릭터에서도 그러한 타협점을 찾기가 힘들어 보이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이 극화풍의 캐릭터가 나름 맘에 드는 편입니다만, 원작의 사이보그들의 매력을 중요시 하는 분들에게는 과연 잘 먹힐까 궁금한 부분도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불고 있는 히어로 코믹스의 인기에 못지않게 일본 아니메도 작금의 이슈는 히어로 물인 듯 합니다. 선라이즈는 '타이거 & 버니'와 '세이크리드 세븐'으로 히어로 아니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본즈 또한 '히어로맨'에 이어 '토와노 쿠온'을 선보이며, 그들만의 히어로 아니메를 만들어 나가고 있죠. 여기에 전통의 제작사 매드하우스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을 아니메 식으로 재해석한 '울버린', '엑스맨', '블레이드' 등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 프로덕션 I.G까지 사이보그 009를 리메이크하여 가세하게 되는군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작금의 비주얼 엔터테인먼트 이슈는 슈퍼 히어로가 아닌가 합니다.

ⓒ Production I.G / ⓒ ISHIMORI PRODUCTION INC


※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권리는 ⓒ Production I.G / ⓒ ISHIMORI PRODUCTION INC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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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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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 누구냐, 니들은???

    2011.10.08 11: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랜만에 보는 사이버그 009...

    2011.10.09 19: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히어로

    대지진과 후쿠시마원전사고로 미래가 불투명해진 일본인들의 절박함이 과거에 대한 향수와 영웅탄생의 기대로 전이중인듯

    2011.10.11 1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음, 그럴수도 있겠군요. ^^ 하여간에 아니메업계에서 리메이크는 대지진 이전부터 제법 자주 있어오긴 했습니다. 이미 90년대들어 일본이 장기침체에 접어든 시점부터 과거를 그리워하는 복고주의가 아니메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여져 왔었죠. ^^

      2011.10.12 18:08 신고 [ ADDR : EDIT/ DEL ]
  4. 볼쇼이

    아!!!! 정말 기대되는데요.
    다만 아쉬운 건, 아홉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려면 TV판으로 만들어주는 쪽이 훨~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4편짜리 사이보그 009를 저는 보고 싶네요. 제 국민학교때의 영웅들......

    그나저나 그림만 보면, 플루토와 같은 완벽한 재해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2011.10.11 11: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사실 TV 시리즈는 힘들어도 요즘 유행인 5~6부작 극장판이나 OVA 정도가 어땠을까 싶어요. 다만, 009가 완전 오리지널 작품이 아니다보니 다른 극장 아니메에 비해 캐릭터 각각의 소개에 할애되는 시간은 절약되느니 만큼 좀 더 유리한 입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극장 아니메로서 과연 얼마만큼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도 되네요. ^^

      2011.10.12 18:10 신고 [ ADDR : EDIT/ DEL ]
  5. 보러 갔더니 유튜브에 동영상 막혔음.... 젠장.....

    2011.10.11 14: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포스팅에 링크건 공식사이트로 들어가봐. 저기는 괜찮을거다. ㅎㅎ

      2011.10.12 18:10 신고 [ ADDR : EDIT/ DEL ]
  6. 오시이가 선사해 준 여자 이소룡 쿠사나기의 비주얼 쇼크를 재연하나요... ㅡ_ㅡ;;

    공식 사이트에서도 재생을 막아놓았네요.

    정체성이 깊이 베여있는 ---> 정체성이 깊이 배어있는

    2011.10.12 2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이.... 이건....

    2011.10.14 1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작품의 전반적인 면에 걸쳐서 중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지요.

    당시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전형적인(?) 로봇 히어로물에 익숙해져있던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그 이외에 관심이 가는 부분이라면, 아무래도...

    엘로스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최근의 경향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인데, 다소 무게감 잇는 시나리오의 작품으로써 신세대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궁금해지네요~ +_+)

    2011.10.25 18: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나의 003은 저러치 아나~~~
    내심 유키노씨가 다시 해주었음 싶은데 저 얼굴에 그 목소리는 영..

    2012.06.29 11: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너무 다른 모양새긴 한데, 전 이건 이대로 만족스러워요. 원작과는 다른 켄지판 사이보그 009가 기대됩니다. ^^

      2012.07.01 08:50 신고 [ ADDR : EDIT/ DEL ]